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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합창음악에 바쳐 온 원로음악가 박종의씨가 오랜 만에 무대에 선다. 28일 오후 7시30분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전주시립합창단 제73회 정기공연의 객원 지휘 무대다. 주제는 ‘산과 나무와 꽃과 새들의 합창’. 종교적 색채가 짙은 성가와 우리의 정서가 느껴지는 한국 합창곡 무대로 꾸며진다.모짜르트의 대관식 미사곡 전곡으로 막을 여는 이날 공연에서는 ‘추억의 합창’이라는 테마로 ‘새야새야 파랑새야’ ‘청산에 살리라’ ‘추억’ ‘꽃구름 속에’ 등 한국 합창곡을 선사하며, 한국 찬송합창곡으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전주시립합창단의 이번 정기공연에는 무지카 까메라타 심포니 오케스트라(상임지위자 이일규)가 협연하고, 박성은씨가 반주를 맡는다.연세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박씨는 전북대 교육대학원을 거쳐 미국 웨스트 민스터 콰이어칼리지와 스위스 칼빈대학에서 교회음악 합창지휘법을 이수했다. 40년간 교직에 몸담아오면서 합창음악에 열정을 쏟았으며 군산YMCA합창단, 전주KBS합창단, 전북여성합창단 지휘자를 역임, 현재 전주필그림(부부선교)합창단 지휘자로 있다.
자유로운 사고와 역동적인 힘이 만났다. 젊은 춤꾼들의 신선한 문제제기 ‘2005 젊은안무자 춤판’이 30일부터 5월 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역량있는 젊은 안무가들을 무대로 끌어내기 위해 전북무용협회(회장 김숙)가 매년 열어온 ‘제4회 전국 신인 안무가대전’(5월 1일 오후 3시)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 신인 콩쿨’(4월 30일 오전 10시)을 새롭게 만들었다. 올해 ‘전국 신인 안무가대전’에는 한유선(발레) 황규선 변은정(한국무용) 문성연 이은숙씨(현대무용)가 출전한다. ‘발레의 불모지’ 전북에서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온 한씨는 암탉과 뻐꾸기의 사랑을 의인화한 ‘암탉과 뻐꾸기의 결혼식’을 출품한다. 고전발레 특유의 형식인 ‘파드되(발레에서 두 사람이 추는 춤)’를 강조했다. 전북대와 원광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한양대와 숙명여대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황씨는 개발과 환경파괴, 지구 온난화 현상 등의 심각성을 ‘혼자 노는 괭이 갈매기’ 독무로 표현한다. 전북대를 졸업한 정읍시립국악단 단원 변씨의 ‘눈물꽃’은 눈물을 참는 여인의 모습을 통해 탄생과 역사의 시작을 전한다. 전북대를 졸업하고 러시아 모스크바 문화대학에서 연수를 마친 문씨는 ‘변화’라는 작품을 내놓는다. 신체의 움직임에 대한 관심으로 실체와 본질,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읽어낸다. 이씨의 ‘관계’는 겉으로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환상 속에서 빛으로 채색된 거미줄을 발견한다는 내용. 원광대를 졸업하고 한성대 대학원을 수료했으며, 알타비아현대무용단 훈련장을 맡고있다.15분∼20분 분량의 창작 초연을 발표하는 이번 무대는 여성 안무가들만의 도전이어서 더욱 흥미롭다. 전북도지사상과 상금 50만원을 수여하는 대상 1명과 연기상 2명 등을 시상한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전북무용제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전국 신인 콩쿨’은 전국의 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올해 신설한 대회.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창작 등 4개 부문에서 20명이 참가한다. 대상 1명에게는 전주시장상과 상금 30만원이 주어지며, 부문별로 1∼3등을 선정한다.
(사)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이 오는 9월 9일∼11일 제21회 정기공연에 올릴 창작오페라 ‘서동과 선화공주’에 출연할 배우를 공개 모집하고 있다. 오디션은 5월 7일 오후 2시 전주우진문화공간 3층에서 실시되며, 서동(테너)과 선화(소프라노) 등 주연배우를 비롯해 왕과 왕비, 서동모 등 각 배역의 출연진을 선발할 예정이다.참가자는 오페라 아리아 또는 한국가곡 중 1곡을 택해 오디션을 치르면 된다. 신청자 접수는 5월 5일까지며, 원서는 호남오페라단 사무실(전주시 서노동송 568-1 성지빌딩 5층)에서 교부한다. 시립합창단원인 경우 지휘자의 승인서를 별도 제출해야 한다. 문의 063) 288-2214
자신을 “전북 화단의 젊은 피”라고 소개하는 박정용씨, “오랜만에 준비하는 전시라서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된다”는 곽승호씨. 젊은 작가들의 만남은 유쾌했다.전북미술협회(회장 이강원)가 주최하는 ‘2005 JBAF 전북아트페어’ 초대작가 30명이 26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중회의실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45세 미만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올해 아트페어는 지난해 보다 한층 더 젊어진 작가군이 전북 미술의 밝은 미래를 전했다. 이강원 회장은 “미술시장 활성화와 미술의 대중화 등 아트페어 기능 못지 않게 전북미술을 발전시키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다. 총 30명의 전북지역 작가가 초대된 군집 개인전 ‘2005 전북아트페어’는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린다. 정찰제로, 작품을 판매한 가격의 20%는 전북미협에 기증하게 된다. 아트페어 운영위원과 도내 언론사 기자, 일반 관람객이 투표해 선정하는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내년 아트페어 특별 초대작가 자격이 주어진다.올해는 참여작가들의 애장품과 소품을 판매하는 아트샵과 퍼포먼스, 작은 음악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로 관객들의 참여도 적극적으로 이끌어낼 계획이다.
1400년에 이르는 오랜 도시 역사와 함께 전통문화를 생활 속에 소중히 간직해 온 전주.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향한 전주가 세계의 전통문화도시들과 연대를 시작했다.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단장 이종민)과 (사)호남사회연구회(회장 소순열), 전주시가 전통문화자원을 바탕으로 세계화에 성공한 국가의 전문가들을 전주로 초대한다. 3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전북대 진수당 최명희홀에서 열리는 ‘전통문화창조도시(Creative City)만들기 국제 학술대회’.일본 고유의 전통이 살아있는 가나자와와 나라, 역사문화중심도시를 추진하고 있는 경주의 성장 비전과 문화정책, 현재까지의 추진과정과 성과 등을 파악해 보는 이번 학술대회는 문화행정의 변천 과정과 문화행정을 뒷받침하는 조례 제정 등 전주 전통문화중심도시 추진의 구체적인 전략을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해외의 전문가들에게 전주 전통문화의 가치를 알리고, 세계적 문화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계기도 기대할 수 있다.전주 전통문화의 경쟁력과 가능성을 집중토론하는 이날 학술대회는 장명수 전주사랑실천연합 대표의 기조강연 ‘전통문화 세계화의 비전과 방향’을 시작으로, 제1부 ‘가나자와(일본) 전통문화 세계화 정책’과 제2부 ‘나라(일본) 전통문화 세계화 정책’ 으로 이어진다. 하우봉 전북대 교수가 진행하는 1부에서는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그 맥을 지켜나가면서도 미래를 위해 창조적이고 새로운 것을 지향하는 혁신이 있는 도시 가나자와의 전략을 만난다. 가나자와시의 문화정책 브레인으로 꼽히는 오오바 요시미 가나자와대학 교수가 ‘전통문화 세계화 정책(가나자와 사례)’을 발표한다. 채병선 전북대 교수와 김은정 전북일보 부국장이 토론한다. 김영정 전북대 교수가 진행하는 2부에서는 수많은 사찰과 신사가 도심 속에 남아있는 고대의 수도 나라의 전통을 알아본다. 2010년 천도 1300주년을 맞아 추진하고 있는 ‘평성천도 1300년 기념사업’의 배경과 비전을 이찌류 시게루 평성천도 1300년 기념사업 준비사무국 업무부장이 발표한다. 이정덕 전북대 교수와 김규원 한국문화정책연구원 문화정책팀장이 토론자로 나선다. 3부 종합토론 ‘문화중심도시와 전통문화의 세계화 전략’에서는 국내 문화도시 추진 상황을 짚어본다. 경주역사문화도시 테스크 포스팀에 참여하고 있는 박은실 추계예술대 교수가 ‘경주의 예-역사문화중심도시’를, 문윤걸 전주시정발전연구소 연구원이 ‘전주의 예-전통문화중심도시’를 소개하고 이종민 단장의 사회로 참가자들의 전체토론 ‘지역적 특성에 맞는 비전 및 문화도시육성 전략’이 진행된다. 이날 학술대회에 맞춰 일본 가나자와 문화예술 관계자 10여명이 3박 4일 일정으로 전주를 찾는다. 전주 4대 축제가 열리고 있는 한옥마을 팸투어를 통해 전주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지역 문화예술인들과의 간담회도 갖는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최효준)이 개관 6개월 여만에 관람객 10만명을 돌파했다.도립미술관은 26일 “지난해 10월 14일 개관 이후, 무료 입장객수를 포함한 전체 관람객수 집계결과 지난 25일로 1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도립미술관은 관람객 10만명 돌파 기념 행사로, 10만번째로 미술관을 찾은 전주시 삼천동의 강현미씨(26)에게 2년간 무료관람권과 도록 등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했다. 도립미술관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지난 22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어린이 등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미술관 속 동물원전’을 열고 있다.
종합대상제로 전환, 역량있는 작가와 작품에 집중도를 높인 제11회 전국한지공예대전에서 문화상품부문 최윤정씨(34·광주 남구 봉선동)가 대상을 차지했다. 금상은 전통부문 나상례씨(48·광주 북구 운암동)와 신미금씨(38·익산 팔복동)가 수상했다.전국에서 158점(전통 67점·현대 44점·문화상품 47점)이 출품된 이번 대전은 지난해(220점)에 비해 출품작 수는 줄었지만, 전통분야의 진지한 연구자세와 전통계승의 역할 등이 잘 어우러진 공모전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철량 심사위원장(전북대 교수)은 “수상작들의 완성도가 높았지만, 문화상품이 산업화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을 참고해 문화상품을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전통부문은 세심한 노력이 돋보였지만, 구성요소들 간 색채와 문양의 조화가 흐트러지고 지나친 장식성으로 절제의 미덕이 아쉽다는 평을 받았다. 현대부문은 소중한 옛 문화와 지혜가 담긴 한지를 재해석하는 시각이, 문화상품부문은 소재와 표현기법 등 기존 문화상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작품들이 주목을 모았다. 그러나 전통부문과 현대부문의 출품작은 경계를 분명히 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호한 개념의 작품들이 많았다. 전국적으로 두 개의 공모전이 신설된 올해 출품작이 줄어든 만큼, 대회의 권위와 위상 찾기도 중요한 과제로 주어졌다. 대상에게는 문화관광부장관상과 상금 7백만원이 주어지며, 시상식은 5월 1일 오후 2시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다. △대상=최윤정(문화상품) △금상=나상례(전통) 신미금(현대) △은상=김선애(전통) 박민영(현대) 심로사(문화상품) △동상 김옥환(전통) 최형준(현대) 김현숙(문화상품) △특별상=정유리 김미희 김명숙(전통) 임아영 김만자(현대) 최정화 김수지(문화상품) △특선=김은주 김지수 심명숙 이영숙 홍성아 신영숙 한경림 정계화 유은숙 김덕희 김송이(전통) 신순단 박천양 김영옥 조임분 한오경 강지혜·김희순 백철옥 문선경(현대) 이효진 윤장호·김유미 조영하 박진하 박미송 이숙정 박인숙(문화상품) 대상 수상 최윤정씨“전통과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대회에서 큰 상을 받게돼 기쁩니다. 색다른 시도라서 결과가 좋았던 것 같아요. 한경희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제11회 전국한지공예대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문화상품부문 최윤정씨(34·광주 남구 봉선동). “한지공예를 시작하면서 한지의 전통이 살아있는 전주에서 배울까 고민도 했었다”는 그는 “너무 빨리 큰 상을 받게 된 것 같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수상작은 닥종이 인형을 활용한 모빌과 액자, 스탠드 등 ‘닥종이 인형 모빌과 소품’. ‘하늘’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최씨의 작품은 가볍고 포근한 소재의 특성을 활용해 곧바로 문화상품으로 제작될 수 있을 만큼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전통과 현대공예도 배웠지만 닥종이를 좀더 오래 했어요. 문화상품 부문에 출품했기 때문에 예술성은 물론, 실용성을 강조하려고 노력했죠.”그는 “이번 작업을 통해 한지공예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느낄 수 있었다”며 “닥종이 인형을 활용한 문화상품과 전통 지승을 현대적 측면에서 작업한 작품 등 한지공예의 다양성을 넓혀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섬유공예를 전공하던 대학 시절 부터 닥종이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2002년 부터 한지공예가 한경희씨를 사사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여대 공예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광주에서 ‘메타미술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원주한지공예대전에서 입선했으며, 광주 예지회를 통해 여러 단체전에 참여해 왔다.
말 못 참는 도둑놈 같다말을 참지 못하여 제게 해로운 말도 무의식중에 튀어나오는 사람이나 옳은 말이지만 할 자리가 아닌데 할 때 꼬집는 말이다.<근원설화>성격이 경박하여 말을 참지 못하는 도둑놈이 밤에 도둑질을 나갔다.어느 집에 들어가 주인이 자는지 깨어 있는지 살피기 위하여 뒷문 가까이 가서 방안의 동정을 살피니 부부간에 한참 즐기고 있었다. 남자가 헐떡헐떡 숨을 몰아쉬다가 “어이구 숨이 가뻐. 좀 쉬었다 해야겠어” 하니 도둑놈이 씀뻑 말하기를 “그러면 부인보고 위로 올라가라지” 했다주인이 그 말을 듣고 “어떤 놈이” 하고 외치는지라 이제는 죽자 살자 도망 칠 수밖에 없었다.이런 이야기로 두 사람이 장기나 바둑을 둘 때에 옆에서 끊임없이 훈수하는 사람이 있으면 말을 참지 못한다는 뜻으로 “말만은 도둑놈 말이 옳지”한다.문틈으로 들여다본 사람 같다말도 없이 소리도 없이 자기 혼자 벙글벙글 웃을 때 비유하는 말이다.<근원설화>이 설화에는 음란한 이야기가 따르기도 하지만 결국 남의 부부의 그 장면을 몰래 문틈으로 들여다보면서 혼자서 웃는다는 비유다.장한종(張漢宗)이 쓴 어수신화(禦睡新話)중 ‘주인행방(主人行房)’조 외에도 그 이야기가 나온다.
△ 박시교 시인 ‘제25회 가람시조문학상’ 수상박시교 시인(58)이 제25회 가람시조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익산시 가람시조문학상 운영위원회는 “박시교 시인의 「독작(獨酌)」에 수록된 ‘북한산 더불어’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지난해 출간한 「독작」은 단아한 형식 속에 삶에 대한 성찰과 관조의 무게가 실려있다는 평을 받았다. 수상작 ‘북한산 더불어’는 자연과의 긴밀한 조응이 삶의 지혜로 승화됐으며, 가람의 시맥과도 상통하는 큰 울림이 있다고 주목받았다. 경북 봉화에서 태어난 박시인은 197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과 「현대시학」 추천으로 등단했다. 시조 시형의 폭과 깊이를 아우른 시를 추구해 온 그는 제1회 오늘의시조문학상과 제15회 중앙시조대상, 제7회 이호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시상식은 5월 10일 오전 10시 익산공설운동장에서 열리며, 상패와 상금 1천만원이 주어진다. △ 시각장애인 독후감 현상공모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관장 송경태)이 독서문화에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시각장애인 독후감 현상공모’를 실시한다. 대상은 도내 등록 시각장애인. 점자지 3∼4매 또는 200자 원고지 12매 내외 분량을 5월 30일까지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으로 전자우편(whitecane@naver.com), 일반우편 또는 방문접수하면 된다. 상패와 상금 20만원이 주어지는 대상 1명을 비롯해 금상 2명, 가작 3명 등을 시상한다. 당선작은 공모집으로 발간되며, 점자·묵자판 합본으로 제작해 장애인 관련 단체와 시설에 무료 배포할 계획이다. 문의 063) 244-4247∼8
‘아줌마’라는 말에는 왠지 모르게 비아냥이나 조롱이 섞인 듯한 뉘앙스가 짙다. 결혼여부와 나이에 관계없이 생명 잉태와 탄생의 숭고한 뜻을 담고 있는 ‘아기주머니’에서 나온 말이지만, 그 의미가 변질되거나 퇴색된 지 오래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양성 평등시대, 사회에 짓눌린 아줌마들이 여권 신장을 등에 업고 대반격을 시작했다. 남편, 자녀 뒷바라지에 등살이 휘던 시절도 이제는 옛말이다. 가족에 무조건적으로 헌신하는 ‘신화적이고 초인적인 존재’에서 고뇌하고 때로는 일탈하는 인간의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아가씨와 아줌마 사이(야마다 구니코 지음/ 큰나무) 전철 안에서 빈자리 빼앗기의 고난도 테크닉을 구사하며, 뽀글뽀글 파마를 선호하는 한국 아줌마. 아줌마가 소화하기는 어려울 정도의 패션을 즐기며, 생머리를 고수하는 일본 아줌마. 이 책은 일본의 아줌마를 대표하는 유명 탤런트이자 소설가로 맹활약 중인 야마다 구니코가 아가씨와 아줌마 사이를 넘나드는 여자들의 쩨쩨하면서도 눈물겨운 노력과 건투를 4편의 따뜻한 에피소드로 풀어내고 있다. 작가의 재치와 풍자가 재미난 작품이다. 문화는 달라도 언제나 아가씨이고 싶은 마음은 여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소망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처진 팔뚝, 똥배, 주름살 등의 아줌마 조짐은 언제나 예고 없이 나타나는 법. 저자는 결혼을 아가씨와 아줌마의 경계선으로 아는 여자들의 상식에 가차없는 채찍질을 가한다.△대한민국 아줌마 유쾌하게 밥 짓고 통쾌하게 일하는 법(김소담 지음/ 글로리아) 가정과 직장을 동시에 꾸려나가는 이 시대의 ‘워킹맘’의 이야기를 담은 책. 남자와 똑같은 시간을 일하고 똑같은 시간에 퇴근하지만, 집안일과 육아의 몫은 여자의 독차지다. 저자는 결혼한 직장여성의 일상을 ‘나는 슈퍼우먼’ ‘그래도 내 새끼들’ ‘남편, 그 애증의 이름’ ‘인생은 아름다워’ 등 4편의 에세이로 엮어냈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아줌마의 능력과 역할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 지를 일깨워주면서 동시에 아내의 고된 일상을 묵묵히 지켜만 보는 남편에게 따끔한 충고의 메시지를 전한다. 인터넷 사이트 다음 미즈넷에 2년간 연재되기도 했던 이 내용은 ‘워킹맘’의 마음을 파고든다. 울고 웃고 공감하는 사이, 아줌마들은 어느 새 새로운 용기와 활력을 얻는다. △담배 피우는 아줌마(이숙경 지음/ 동녘) 우리 사회에서 ‘아줌마’라 지칭되는 것은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어른 여자’를 정답게 일컫는 사전적 정의와는 전혀 다르게 사실은 아줌마는 우아함과 여자임을 그리고 부끄러움을 포기했다는 뜻에서 ‘3포족’으로 불릴 정도 였기 때문이다.저자는 체험담을 통해 아줌마 스스로 자신과 자신의 삶에 자긍심을 가져야한다고 일깨운다. 여자가 하면 안되는 것 중의 하나로 담배피우기를 지목한 저자는 책 제목에 담배를 내세웠다. 그리고 담배 피울 자유와 밥 안할 자유, 빨래 안할 자유, 밤에 외출할 자유, 내 보약 먼저 챙겨먹을 자유 등 아줌마에게 허락되지 않은 자유를 누리도록 부추긴다. 아내와 며느리, 어머니 노릇을 다해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아줌마 편에서 진솔한 얘기들이 펼쳐진다.
‘할머니 똥 푼 데 지나며 / 코를 막으면 / 야 이놈아! 네 똥 삼 년만 안 먹으면 / 너는 죽어 / 똥이 밥이여 이놈아!’‘똥’이란 말 조차도, 말하는 그 입이 더 귀여운 것이 아이들이다. 지금도 고향 섬진강 강가 덕치초등학교에서 2학년 어린이 네 명과 함께 열심히 공부하고 신나게 노는 김용택 시인(57).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출 줄 아는 시인이 「내 똥 내 밥」(실천문학사)을 펴냈다. 맑고 아름다운 동시집이다. 7년 만에 새로 내는 시집이어서 더욱 반갑다. “나는 다른 책보다 동시집이 나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하루하루를 어린이들과 지낸 지가 벌써 36년이 되었거든요. 여기 실린 동시들은 다 우리 반 2학년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쓴 것입니다. 우리 반 아이들이 동시를 쓸 때 나도 시를 쓴 것이지요.”서울 매미는 차 소리가 너무 커서 우는 게 아니라 악을 쓴다는 기발한 생각도, 나무하러 간 우리 아빠 비 내려서 나뭇단이 다 젖을까 걱정하는 예쁜 마음도, 꽃과 나무, 산과 강, 논과 밭에 둘러싸여 어우러져 노는 시골 어린이들의 하루가 동시 안에 담겨있다. 동시만큼 재밌는 시집 속 그림은 2003년 김용택 시인의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의 삽화를 그린 박건웅씨가 맡았다. 시골의 풍경들을 풋풋하게 펼쳐냈다. “어린이 여러분! 눈을 들어 푸른 하늘을 보세요. 선 자리에서 몸을 빙 돌리며 우리가 사는 주위의 모든 것들을 다시 한 번 바라보세요. 우리는 그런 모든 것들과 더불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동시를 쓰며 어린이들과 함께 웃고 울었던 시인은 어린이들에게 살아있는 푸른 생명을 바라보라고 말한다. 시인은 어린이들을 통해 파란 꿈을 꾸고 있었다.
“열한번째 시집을 세상에 내보내면서 어떻게 하면 어린 초등학생과 늙은 시인이 같이 읽을 수 있는 시를 쓸 수 있을까 무척 고민했지요. 사람들은 양보다 질이라고들 하지만 나같은 둔재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 같습니다.”마음에 흡족하게 차지않고 걸림세 많고 속을 썩이던 것들도 세상 밖으로 내놓고 나면 어떤 독자 눈에는 좋은 작품으로 들지도 모른다. 요행수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글에 대한 시인의 겸손한 표현이다.조기호 시인(67)이 「백제의 미소」(오감도)를 펴냈다. “얼마전 일흔아홉살의 여류시인이 열다섯번째 시집을 내면서 ‘내 생전에 다시 시집을 엮어낼 수 있을는지 나도 모르겠다’는 서문을 썼어요. 그 글을 읽고 가슴이 싸아해지며 눈물이 돌더군요.”몇 권의 시집을 펴낼 건강과 시심이 언제까지 뒷받침되어 줄 지 두렵다는 그에게 시 한 편 한 편은 인생의 순간 순간과도 같다. 갑작스럽게 병원에 실려가 죽음의 문턱을 넘긴 시인은 술까지 끊고난 허한 마음을 시로 달래고 있다. 평소 글을 젊게 쓰려고 노력했던 그의 시 곳곳에 ‘저승’이란 말과 ‘부처’라는 말이 처량하게 놓여있는 이유다. 그러나 나약한 존재에 대한 성찰은 더욱 깊어졌다.“시의 본질은 아무래도 서정인 것 같습니다. 피부에 와닿는 감촉이 좋을 것 같거든요. 참여시에 가까운 서정시를 쓸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요.”그는 “내 나이에는 우리말을 시어로 다듬어서 넣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평상시 쓰는 전라도 말을 시어로 적합하게 깎고 문지르고 아귀를 맞춰 집어넣는 작업을 하고싶다”고 말했다.1998년 오랜 공직 생활을 마감한 후 “내 안에 쟁여져 있던 글들이 쏟아지는 것 같다”는 그는 “다작이 즐겁다”고 덧붙였다.전북문인협회 이사와 전북시인협회 고문, 전북예총 감사 등을 맡고있으며, 전북문학상과 우리문학상, 표현문학상, 시인정신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7년만이다. 지난해 가람 이병기 선생의 생가가 있는 시골마을로 들어가 촌가에 묻혀 쓴 것들인 줄 알았더니, 오래 전 묵혀뒀던 것까지 끄집어내 고른 것들이라고 했다. 심호택 원광대 교수(58)가 시집 「자몽의 추억」(청하)을 펴냈다. “책이 얼마 걸린다는 규칙이 있나요? 요새 남의 시 70∼80편을 끈기있게 읽어주는 사람도 없어 단촐하게 엮었습니다.”여자와 연애, 사랑의 시편을 한 권으로 묶었지만, 프랑스에 머물던 30년 전 이야기부터 90년대 말 작품까지 적어도 5년은 지난 것들이다.하루하루가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세상, 소설가 이병천씨는 시인을 두고 ‘장난기 가득 머금은 가면을 쓴 채 한없이 가벼운 농담과 유희로 독자들을 희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교수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고 답했다. “인생이라는 것이 진지한 탐구로만 되는 것이 아니죠. 어떤 때에는 유희와 휴식도 필요해요. 그런 면에서는 맞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집을 내는데 어떤 의도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그는 손에 잡히지 않는 간지러운 이야기들 보다 현실적인 사랑을 노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낭만적이지만 비현실적인, 그동안의 연애시에 대한 지겨움이자 색다르게 써보려는 노력이었다. “내 시가 이야기성이 강하지만, 메세지만 읽어내고 탈탈 털어버리면 서운하지요. 다른 시적 장치나 고심했던 흔적들에 접근하려고 한 번 더 생각해 줬으면 좋겠습니다.”「자몽의 추억」은 ‘그림이 있는 시’다. 안도현 시인의 「연어」와 소설가 전경린의 「여자는 어디에서 오는가」의 삽화를 그린 엄택수씨가 그림을 그렸다.“원래 잘 안 받아들일 사람인데, 20년이란 시간 덕분인지 허락해주더군요. 시를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런 간섭 안하고 마음대로 해달라고 했어요.”어떤 사람은 그림이 시를 압도한다고 하지만 시인은 개의치 않는다. 다소 자극적인 삽화가 시 감상을 돕든지 저해하든지, 그것은 독자의 몫이다. ‘카타르시스’라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썼고 묶었기 때문이다.
‘지도를 보고 있자면, 행정구역상 전북에 속하는 서해안 지역은 한반도의 주름진 아랫배처럼 보인다. 기름진 아랫배에서 더 많은 소출을 거두길 원하는 무리가 창궐할 때마다 이 땅과 개땅쇠들은 그 어느 곳보다 먼저 아팠고, 누구보다 오래 신음했다. 서해는 이같은 설움으로 인해 늘 탁한지도 모른다.’‘전북문학지도’ 첫 답사지는 쓰라린 신음의 현장들이다.전라북도의 지원을 받아 문학으로 이 땅의 역사를 되짚고 있는 전북작가회의(회장 이명진) 전북문학지도가 서해안 지역을 돌아 「땅은 바다를 안고」(동방미디어)를 펴냈다. 지난해 4월 문학평론가 임명진 전북대 교수를 간행위원장으로, 정양 안도현(시인·우석대 교수) 이대규(문학평론가·전북대 전임연구원) 김병용(소설가) 장창영(시인·전주대 객원교수) 박성우씨(시인) 등이 참여하는 간행위원회를 구성한 후 첫 결실이다. 간행위원회는 전북의 문학 지형을 하나하나 더듬으며 차곡차곡 쌓여있던 이 땅의 삶과 꿈의 지층을 발견해 냈다. 책은 ‘굽이쳐서 탁하다-군산’ ‘땅이 곧 하늘이다-김제’ ‘푸르러 애달프다-부안’ ‘마음부터 붉어진다-고창’ 등 스물일곱편의 이야기로 짜여졌다.「탁류」를 따라 근대의 상처를 더듬기도 하고, ‘붉은 울음, 동백꽃’이 피어난 선운사도 찾아간다.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임’과 다시는 만날 수 없었던 매창. 자신의 거처를 푸른 언덕 ‘청구원(靑丘園)’이라 이름 짓고 ‘그 먼 나라’를 꿈꿔야 했던 석정. ‘미당이 머물던 그 자리’의 흔적을 더듬고, ‘허무를 넘어 희망을 노래하는’ 고은 시인을 만나면서 이 땅의 문학은 새롭게 태어난다. 윤흥길, 조정래, 박형진, 이광웅, 이병훈, 서정인의 작품과 신재효와 판소리 ‘소리판, 그 질긴 삶의 목청들’ 등도 비중있게 다뤘다. 간행위원들의 글솜씨로 버무려낸 지도와 사진 등 150여장의 자료는 전문적인 깊이를 확보하면서도 대중적인 감동을 전한다. 우리 문학이 탄생된 현장을 맨발로 찾아다니며 문학사에 업적을 남긴 근현대 문인들의 흔적을 뒤쫓은 결과다.간행위원회는 “문학지도는 문학의 미래에 대한 애정으로부터 비롯된 작업”이라며 “서해안 지역의 문화적·문학적 특성을 최대한 잘 드러낼 수 있는 작가와 작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우두커니 해찰하듯, 먼 곳으로 눈을 돌리듯, 우리들의 땅과 이 땅의 문인들의 만날 일이다.올해 서해안 지역 작업을 끝낸 전북문학지도는 지역의 삶이 녹아있는 나머지 작품들을 정리하기 위해 산간부와 도회지로 눈을 돌린다.
극단 ‘명태’(대표 최경성)의 ‘이화우 흩날릴제’가 제21회 전북연극제 최우수작품상을 차지했다. 수상작 ‘이화우 흩날릴제’는 부안 출생의 조선시대 기생 ‘매창’의 애달픈 사랑 이야기를 뮤지컬 형식으로 그려낸 작품. 다양한 연극적 요소가 돋보인 이 작품은 많은 등장인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안정된 연기력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특히, 호소력 있는 안무는 텍스트 안에 숨겨진 메시지의 전달력을 높였고, 오케스트라와 합창 연주의 배합은 보다 다듬어야할 과제를 남겼으나 극적 다양성을 살렸다는 평이다. 김길수 전북연극제 심사위원장(순천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은 “모든 작품들이 성의있고 짜임새 있게 구성됐다”면서 “‘이화우 흩날릴제’는 전북 연극 발전의 전환점이 될 이번 대회에서 종합예술로서의 연극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전북연극제에는 극단 창작극회의 ‘삽 아니면 도끼’, 극단 명태의 ‘이화우 흩날릴제’, 극단 하늘의 ‘남자충동’, 극단 토지의 ‘아그네스’ 등 4편이 참가해 역량을 겨뤘다. 극단 명태의 최경성 대표는 “전통연극들이 각축을 벌여온 전북연극제에서 뮤지컬 작품의 수상은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며 “지역 특색을 살린 뮤지컬 작업이 전북에서도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전국대회를 통해 부각시키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연극제에서는 극단 하늘(대표 조승철)의 ‘남자충동’이 우수작품상을, 극단 창작극회(대표 홍석찬)의 ‘삽 아니면 도끼’가 장려상을 수상했다.연출상은 최경성 대표가 지난해에 이어 연속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고, 무대예술상은 ‘이화우 흩날릴제’ 안무를 맡은 김선희씨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연기상은 ‘남자충동’의 이덕형씨가 차지했고, 우수연기상은 ‘이화우 흩날릴제’의 국영숙과 최경희, ‘삽 아니면 도끼’의 이혜지, ‘아그네스’의 최초우, 그리고 축하공연한 극단 ‘작은소동’의 ‘셜리 발렌타인’에서 셜리역을 맡은 이도현씨가 공동 수상했다. 시상식은 24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렸다.한편 올해 전북연극제가 첫 선을 보인 ‘제1회 대학생 독백 경연대회’에서는 ‘돼지와 오토바이’ 작품으로 참가한 두희정씨(전주대)가 대상인 전주대학교 총장상을 받았다.
아마추어 사진동호회가 20년의 시간을 이어오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껏 걸어온 과정 과정 마다 회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무번째 회원전은 현회원들과 O·B 회원들이 함께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전주영상회(회장 이준택)가 성년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며 28일까지 전북학생종합회관에서 ‘전주영상회 합동회원전’을 열고있다. 창립한 지는 22년이 지났지만 전시는 20회다.참여작가는 이준택 손승국 김용규 박종권 정만식 이영석 서효석 차승원 이찬복 이상견 김종고 이현숙 김기자(현회원) 엄진섭 정준모 오희웅 임정무 백진길 민병석 서경희 최기석 이철수 이현숙 최기호 홍용국 임일태 송창섭 김독진 이금용(O·B회원). 현회원은 4점씩, O·B회원들은 1점씩 출품했다.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펼쳐놓은 회화적 사진이 대부분이지만, 주제없이 자유롭게 만난 회원들의 시선은 그 폭이 넓다. 새로운 사진 기술과 다양한 촬영기법을 접할 수 있는 자리다. 이준택 회장은 “요즘 전북사단이 복잡하지만, 여전히 선배는 후배를 아끼고 후배는 선배를 존경하고 있다”며 “지난 시간들을 함께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지금까지 몸담았던 모든 회원들을 초대했다”고 소개했다.
업혀온 중이 가겠는가저 사람의 요구에 따라 이루어진 일을 그가 취소하려고 할 때 인용되는 말이다.<근원설화>한 처녀가 그 마을 총각과 내통하고 있었다. 총각이 밤에 처녀의 집 담을 넘어 짚더미 사이에 숨어 부엉이가 우는 양 부엉부엉 하면 처녀가 나와 짚더미에 숨어 있는 총각을 맞아 사랑에 겨워서 업고 자기 방에 가 사랑을 속삭였다.이런 기미를 어느 중이 알고 어둔 밤에 자기가 그 짚더미 사이에 가서 앉았으니 처녀가 나와서 중을 업고 자기 방으로 갔다.불을 켜고 보니 모르는 중인지라 깜짝 놀라 어서 나가라고 하니 중이 “업혀온 중이 어데로 가겠냐”며 동침을 강요하므로 별수 없이 몸을 맡기고 말았다는 이야기다.이 이야기는 인조 때 사람 성여학(成汝學)이 쓴 ‘속어면순(續禦眠楯)’ 중 ‘부승언왕(負僧焉往)’조에 보인다.경진 무과(庚辰武科)군인으로서 제 구실을 못하거나, 또는 공직자 채용시험에 합격하여 어떤 직책을 맡겼으나 그 직무를 감당하지 못할 때 인용되는 말로 그 근원은 역사적 사실에서 나온 이야기다.<역사상 사실>조선 세조 5년인 경진년의 무과 과거에 응시한 2천 8백명을 모두 급제시켜 자격이나 무술이 없는 자가 많았다는 점에서 생긴 말이다.이 이야기는 서거정(徐居正)이 쓴 태평한화(太平閒話) 2권 ‘경진무과(庚辰武科)’로 시작되는 이야기나 ‘무인전제경차관(戊寅田制敬差官)’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에도 나온다.
“나에게 있어 작업은 삶의 체험이며, 주관적 감성들을 상징적인 형태와 회화적인 언어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몇 해전 병상에서 누워 희미해지는 생명과 링거액을 보며 ‘생명’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됐습니다.”양현자씨(51)의 첫번째 개인전 ‘생명-순환적 흐름’이 28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링거의 액체에서 삶과 죽음을 읽고, 끊임없이 흘러가는 순환적 과정에서 생의 고동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그는 죽음까지 갔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며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그려넣었다. “원초적인 삶을 영위하며 거듭 태어나는 자연의 생명력에 관심을 갖게됐어요. 그리기와 지우기를 반복하며 생성된 다양한 얼룩과 흔적으로 미묘한 깊이와 잔잔함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나무, 연꽃, 풀, 사람 등 그는 자연에서 생명력을 찾는다. 아크릴과 먹, 한지 등 혼합재료와 판화적 기법으로 구성한 화면은 동양적인 풍경이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작업에 대한 생각들이 정립됐다”는 그는 강한 색을 버리고 절제된 색과 여백을 선택하는 과감함도 보였다. “그림을 취미로 시작했던 초기에는 그 자체가 행복이었는데, 지금은 갈 수록 안개 속인 것 같아요. 이번 전시를 계기로 앞으로 10년 후를 생각하며 다시 시작해야 겠어요.”90년대 초 뒤늦게 서양화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1998년 백제예술대 미술과에 입학한 늦깎이 미술가다. “땀 흘린 공정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특히 판화를 좋아한다”며 “이번 전시는 서양화로만 꾸몄지만, 두번째 개인전은 판화로만 채울 생각이다”고 말했다. 전주대 미술학과를 졸업, 전북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최고의 명고수를 가리는 제25회 전국고수대회가 26∼2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다. 한국국악협회 전북지회(회장 김학곤)와 KBS 전주방송총국(총국장 윤흥식)이 공동주최하는 이 대회는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고수 등용문. 대명고수부(대통령상), 명고부(국무총리상), 일반장년부(문광부장관상), 일반여자부, 일반청년부, 신인장년부, 신인청년부, 노인부, 학생부 등 모두 9개 부문에서 기량을 겨룬다. 대명고수부 대상 수상자에게는 영예의 대통령상과 상금 1천만원이 수여된다. 올해 대회는 보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심사위원 수를 대폭 늘린 것이 특징. 집행부는 통상 7∼8명의 심사위원단을 구성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심사위원을 14명으로 늘리고, 이들을 2개조로 나눠 번갈아 심사를 맡겨 그동안 제기되어온 심사공정성의 논란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의도다. 김학곤 전북국악협회장은 “늘 국악경연마다 심사의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어 대회 위상에 걸맞는 투명한 심사를 위한 형식을 도입했다”고 밝혔다.명창과 호흡을 맞추는 고수의 기량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명창 비율도 높였다. 고수대회를 장식할 명창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출연자 16명 명창 중에는 역대 대통령상을 수상한 내로라하는 소리꾼만 11명.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인 송순섭 이임례 이용길 이순단 김소영 이난초 모보경 왕기철 송재영 김세미 장문희씨다. 또 함께 출연하는 양은희 강영란 이은숙 이정택 강정아씨도 모두 국무총리상과 장관상 등의 화려한 수상경력을 갖고 있는 중견들. 이른바 판소리 잔치라고도 할만하다.대회는 2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본선 출전자를 가리는 예선 경연, 27일 오전 9시부터는 각 부문 장원을 선발하기 위한 결선이 치러진다. 시상식은 27일 오후 5시 대회장인 소리전당 명인홀.
항일운동가 출신으로 1970년대 유신정권에 저항했던 대표적인 재야운동가 장준하 선생(1918∼75)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한 편의 뮤지컬로 살아온다. (사)장준하기념사업회(회장 이부영)가 기획·제작한 창작뮤지컬 ‘청년 장준하’(조한식 작·연출)가 27일 오후 3시,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은 그가 항일 독립운동을 펼치던 20대 청년 시절을 다룬다. 장준하와 33인의 젊은이들이 중국 중동부지역에 있던 일본군 부대를 탈출해 독립군이 되기 위해 중경으로 가는 6천리 대장정을 배경으로 연인, 친구, 가족간의 사랑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 왜곡, 아직도 잔존해 있는 친일의 흔적 속에서 일제 치하 독립을 위해 혼을 불사르던 청년 장준하의 고된 여정은 각별한 메시지를 전한다. 극 전체의 긴장감을 높인 이번 공연은 광복군의 전투 장면에서는 강렬한 비트의 록음악을, 장준하와 연인 김희숙의 사랑 장면에서는 팝발라드 음악과 해금과 사물놀이 등 국악을 조화시켰다. 국악, 발라드, 록 등 모두 20여곡의 창작곡을 선보이는 이 무대는 배우들의 라이브 음악으로 현장감을 더한다.연극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뮤지컬 ‘장발장’ 작가인 조한신씨가 연출을 맡고, 뮤지컬 ‘판타스틱스’의 조승룡(2002년 뮤지컬대상 남우조연상)이 장준하 역을 열연한다. 탤런트 임동진씨의 딸인 임유진이 장준하의 아내 김희숙 역을 맡았다. 1918년 기독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장준하 선생은 41년 일본신학교에서 수학하던 중 44년 학도병으로 징집됐다가 이후 일본 부대를 탈출, 광복군에 합류해 국내 진입을 기다리다 해방을 맞아 귀국했다.광복군 시절 잡지 ‘등불’과 ‘제단’을 창간한 그는 53년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월간 ‘사상계’를 창간했고, 5·16 쿠데타 이후 유신독재를 반대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대척점에 섰다. 67년 정계에 진출해 제7대 신민당 소속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그후 71년에는 신민당을 탈당하고 잠시 ‘사상계’ 사장으로 복귀했다가 73년 민주통일당 최고위원이 됐다. 같은해 박 정권의 ‘10월 유신’ 선포에 맞서 ‘민주회복을 위한 1백만인 서명운동’을 주도한 그는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 75년 8월 17일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 약사봉에 등산을 나섰다가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됐다.당시 박 정권은 장씨가 등반 중 실족했다고 발표했지만,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은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군산 선유도 해역서 조선시대 유물 220점 추가 발굴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사라지는 것의 쓸쓸함과 공허함…박찬웅 사진전 제35보병사단
아트컴퍼니 두루 '런어비스', 뮤지컬 불모지 전북에서 전 회차 전석 매진
그림에 정신을 담아내다... 미술관 솔, '해강 김규진․보정 김정회 사제 전'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하는 '조화와 공존'⋯관현맹인전통예술단,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군산 영광선교합창단, 스승‧제자가 함께하는 정기음악회 '호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