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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화전 부쳐 먹으며 새봄 반긴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월 삼짇날(음력 3월3일). 진달래꽃을 따다가 화전을 부쳐 먹으며 봄의 절기를 즐기는 우리 민족 고유의 세시풍속일이다. 오는 11일 삼짇날을 즈음해 옛 선인들이 즐기던 풍류를 재현해보는 다채로운 문화행사들이 곳곳에서 마련된다. 전주전통문화센터는 휴일인 10일, 삼짇날을 하루 앞당겨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삼짇날 세시풍속을 펼쳐보인다. 오후 2시 음식마당에서는 둥글납작하게 빚은 찹쌀가루 반죽 위에 진달래 꽃잎을 올려 지져내는 삼짇날 절기음식인 진달래화전을 만들어보는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이어 오후 3시 놀이마당에서는 광대의 재담섞인 아슬아슬한 줄타기 공연이 펼쳐진다. 삼짇날에 맞춰 전통문화센터의 ‘일요 풍류 한마당’에 올려질 이번 줄타기 공연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보유자인 김대균씨(38)가 초대됐다. 줄타기는 주로 단오와 한가위에 행해지는 놀이로, 줄 위를 앞 뒤로 걸으며 걸터앉고 드러눕는 다양한 기교를 선보이며, 파계승과 타락한 양반을 풍자하는 익살로 관람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10일 완주 대원사(주지 석문스님) 경내에서는 ‘모악산 진달래 화전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5회째로 호·영남 화합을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사찰신도회와 자원봉사자들이 찹쌀과 진달래꽃잎으로 만든 화전(꽃잎 부침개)과 농주(農酒)를 무료로 공양한다. 승무 공연, 헌다(獻茶) 시연, 전통민속놀이 체험, 청소년 그림·글짓기 대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마련된다. 전라세시풍속보존회는 ‘학교로 찾아가는 세시풍속 축제’를 주제로 11일 오전 한국전통고등학교에서 삼짇날 화전놀이를 진행한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 민족의 세시풍속을 알리고, 실천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삼짇날 화전놀이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이어진다. 도교육청과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도내 초·중·고등학생 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04.09 23:02

LG전자, '제2회 휘센 합창 Festival' 개최

5년 연속 세계판매 1위를 달성한 휘센이 2004년에 이어 올해 ‘전국 주부합창단과 함께하는 제2회 휘센 합창 Festival’을 개최한다. 2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전국 아마츄어 주부합창단의 활성화와 합창 문화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휘센과 한국합창총연합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YTN미디어가 후원한다. 이러한 전국 규모의 주부합창대회는 이 행사가 유일하며, 해를 거듭하면서 권위를 더해가고 있다. 이번 합창대회는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순수한 주부 아마츄어 합창단이면 누구나 참가가 가능하고, 4월중 전국 6개 지역별 본선을 거쳐 진출한 최종 12개팀이 5월11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결선을 치르게 된다. 이번 제2회 대회부터는 창작 지정곡(푸르른 바람아) 1곡과 자유곡 1곡을 통해 공정한 심사를 하게 되며, 대상 수상팀에게는 상금 1,000만원과 트로피가 수여되는 등 많은 상이 준비되어 있다. 각 지역별 본선에는 ‘7080’을 대표하는 포크송 가수 김세환과 유명 성악가의 공연이 준비되어 참가팀 및 행사 초정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결선에서는 SBS ‘좋은 아침’에서 유쾌한 진행을 하고 있는 김승현씨가 사회를 맡아 심사 발표전에 재미있는 토크쇼도 진행할 계획이다. LG전자 행사 관계자는 “휘센이 5년 연속 세계 1등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가전제품의 주고객인 한국의 주부님들의 휘센 사랑 덕분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조그만 감사의 뜻으로 이 행사를 마련했다”며 “이번 행사로 바쁜 가사일에서도 그 동안 갈고 닦은 노래 실력을 마음껏 뽐내고, 참가자와 가족이 함께 축제의 장을 만들어 전국의 주부 합창단의 활성화와 합창문화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4.07 23:02

공연만나기

△장사의 꿈9일까지 전주 창작소극장. 간척사업으로 설 자리를 잃은 부안 계화도의 뱃사람 출신 시골 청년이 ‘몸뚱이’ 하나 믿고 무작정 상경했다가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 공연은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과 휴일은 오후 4·7시. 문의 063) 282-1810△노아의 홍수9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사)예술기획 예루가 영국 출신의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의 ‘노아의 홍수’를 원작으로 성서에 나오는 노아와 홍수의 이야기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한 가족 오페라다. 공연은 7일 오후 7시30분, 8~9일 오후 3시·7시30분. 문의 063) 288-0789△웃찾사 개그콘서트9일 오후 4·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SBS 인기 개그 버라이어티 쇼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지방 순회 콘서트를 갖는다. 로보캅, 단무지 아카데미, 그런거야. 택아, 동남아보이즈 등으로 꾸며진다. 문의 063) 255-6030△할렘 흑인 영가단 내한공연14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미국 흑인음악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음악가 중 한명인 흑인 영가의 권위자 린다 트와인이 이끄는 ‘할렘 흑인 영가단’이 2년 만에 한국팬을 다시 찾았다. 문의 063) 270-7848 △행복한 가족17일까지 소극장 ‘판’. 신종 서비스업이 난무하는 요즘, 가족마저 대여해 주고 대신 제사까지 지내주는 용역업체가 생겨난다면…. 도시인의 비애와 현대사회의 비극을 그린 작품. 공연은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과 공휴일은 오후 4·7시. 문의 063) 232-6788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4.07 23:02

전시만나기

△ 전북서도대전 9일부터 14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서예 관련 공모전 중 최초로 금석문부문을 신설한 제1회 전라북도서도대전 수상작 전시다. 대상을 수상한 금석문부문 조동권씨의 ‘숙인상산황씨지묘(淑人尙山黃氏之墓)’를 비롯해 입상작 279점을 전시한다. 시상식은 9일 오후 3시 전시장에서 열린다. △ 편성진 개인전17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예원예술대 편성진 교수 초대전. 정적인 작업에서 동적인 작업으로 변화한 편성진 교수는 ‘시간 여행’을 주제로 인간의 이중성과 희노애락 등을 표현해 냈다. 유약의 사용으로 흙이 가지고 있는 기본 색깔을 살렸다. 063) 285-4403△ 중국미술의 오늘17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2004년 중국 문화부와 중국미술가협회가 공동주최한 제10회 전국미술전람회 수상작 141점이 소개된다. 과거 이념적인 면을 탈피해 현대적 감각과 힘 있는 표현양식으로 다양한 주제에 접근하고 있는 중국 작가들의 예술성과 독창성을 확인할 수 있다. 063) 222-0097△ 돌아보다10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 하반영 박민평 유휴열(평론 구혜경), 오무균 이동근 이종만(평론 손청문), 이흥재 김두해 선기현(평론 김선태) 등 세 개의 삼인전을 통해 전북미술을 회고하고 전망해 본다. 소리전당 ‘전북 현대미술 다시읽기’ 두번째 기획. 063) 270-7800△ 아픔 나눔 전시회5월 28일까지 익산 갤러리아레스토랑. 그동안 자체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해 온 갤러리아 레스토랑 이재성 대표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최주연 박미서 강옥자 정동규 임성욱씨가 ‘쉼, 나눔, 자연’을 주제로 전시를 연다. 작품 판매 수익 중 60%를 백혈병 어린이 돕기 후원성금으로 기부한다. 063) 834-6664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4.07 23:02

[김준영 교수의 재미있는 '익은말'] 네 말도 옳고 네 말도 옳다

네 말도 옳고 네 말도 옳다이 사람 말에도 흥, 저 사람 말에도 흥 하는 경우나, 두 사람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모두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때 인용되는 익은말이다.<근원설화>이 이야기는 이기(李기)의 송와잡기(松窩雜記)를 비롯한 수 십 가지 문헌에 보이는 세종 때의 황희(黃喜)의 일화다.황정승의 계집종 둘이 서로 싸우고 나서 한 종이 황정승에게 말하기를 저년이 이러저러했으니 나쁜년이라 하니 황정승이 “네 말이 옳다” 하였다.조금 뒤에 이제는 다른 종이 와서 저년이 이러저러했으니 나쁜년이라 하니 황정승이 또 “네 말이 옳다” 했다. 그때 황정승 옆에 있던 조카가 그 말을 듣고 황정승에게 말하기를 두 사람이 싸웠으면 옳고 그름을 가려 주어야지 두 사람에게 모두 네 말이 옳다고만 하시니 그럴 수가 있습니까 하니 황정승이 또 “네 말이 옳다”고 하며 계속 책만 읽고 있었다는 이야기다.남대문 문턱은 대추나무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하고 고집을 부리는 사람을 꼬집는 말이다. <근원설화>서울에 갔다 온 사람이 남대문에는 문턱이 없더라 하니 가 본 일이 없는 사람이 반박하기를 세상에 문에 문턱이 없을 수가 있냐며 예로부터 남대문 문턱은 대추나무 문턱이라 했는데 그대가 잘못 보았다고 우겨 가보지 않은 사람이 이겼다는 이야기다.이 이야기로 또 “서울에 가 본 사람과 가보지 않은 사람이 우김질하면 안 가본 사람이 이긴다” 는 말도 생겼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4.07 23:02

국악 양악 퓨전까지 아우른 릴레이 무대

우진문화재단(이사장 양상희)의 연중 기획시리즈 ‘우리소리 우리가락’이 4월 10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릴레이 무대를 이어간다.올해 처음 도입된 공모를 통해 선정된 7명의 국악·양악 연주자들은 12월까지 매월 둘째주 일요일 오후 8시 우진문화공간 무대에 초대된다.10일 ‘2005 우리소리 우리가락’ 첫 무대의 주인공은 군산 출신 피아니스트인 임동창(49). 군산남중과 군산농고를 거쳐 서울시립대에서 작곡을 전공한 그는 지난 95년 서울연극대상 특수부문상을 수상하고, 같은해 연극 ‘메디아 판타지’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96년에는 ‘그냥 임동창 피아노 치네’라는 톡특한 타이틀로 피아노 독주회를 열기도 했다.오래 전부터 전통 음악을 피아노로 표현해온 그는 ‘피아노 명인’이라는 퓨전식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피아금’(琴)이라는 용어도 만들어냈다. 최근 정악을 피아노곡으로 옮기는 작업에 몰두해온 그는 ‘동창아 밝았느냐’를 주제로 한 이번 무대에서 아악의 백미로 꼽히는 수제천을 모티브로 한 창작곡과 석가모니가 설법하던 영산회의 불보살을 노래한 영산회상을 선사하고, 관현악 반주에 맞춰 시조시를 노래하는 전통 성악곡인 ‘가곡’을 피아노곡으로 연주한다.우진문화재단이 전주시 후원을 받아 기획한 올해 ‘우리소리 우리가락’은 국악, 양악 독주와 혼합 퓨전 무대로 꾸며진다. 5월 8일 이항윤(대금·전북도립국악원 부단장), 6월 12일 장윤미(해금·전북도립국악원 수석), 9월 11일 오정선(피아노·전주대 강사), 10월 9일 최영호(바이올린·한일장신대 강사), 11월 13일 박희전(가야금·전주시립국악단 수석), 12월 11일 국악·양악 2중주 초연 공연이 예정돼 있다. 우진문화공간에서는 주민들의 문화 향유를 위해 매공연마다 관람석의 1/3(약 50석)를 무료 개방한다. 관람료 1만원(학생 5천원) 문의 063) 272-7223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04.07 23:02

옴니버스로 문 연 예술영화전용관

전주아카데미아트홀이 예술영화전용관으로 탈바꿈하고, 8일 거장들의 옴니버스 영화로 문을 연다.예술영화와 예술영화전용관 개관을 알리기 위해 일반시민 270명(선착순)을 대상으로 두차례 무료 시사회를 연다. ‘텐 미니츠 첼로( Ten minutes Cello)’가 상영되는 오후 7시에는 예술영화전용관 소개와 진행일정 발표 등이 이어지고, 오후 9시30분에는 ‘텐 미니츠 트럼펫(Ten minutes Trumpet)’을 상영한다.‘텐 미니츠 트럼펫’은 2002년 11월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돼 화제가 됐던 작품. 개팔자가 상팔자 ‘개에겐 지옥이 없다(감독 아끼 까우리스마끼)’와 흑백사진을 보는 듯한 풍부한 질감의 영상이 돋보이는 ‘생명줄(감독 빅토르 에리스)’, 문명과 접촉한 이후 정체성을 잃어버린 우르유족과의 인터뷰 ‘만 년의 시간속에서(감독 베르너 헤어조그)’ 외에도 짐 자무쉬(실내-트레일러-밤), 빔 벤더스(트로나까지 12마일), 스파이크 리(우린 도둑맞았다), 첸 카이거 감독(깊이 숨은 100송이 꽃) 등 7명의 거장 감독들이 들려주는 시네마 재즈 클래식을 만날 수 있다. ‘텐 미니츠 첼로’는 우아하고 매혹적인 첼로 선율 위에 시간의 흐름을 담아내고 있다. 시간과 삶, 인간과 우주 그리고 영화에 대한 사유가 다채로운 표현과 스타일 속에 담겨있다. 우화 속 이야기 ‘물의 이야기(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단절된 기억에 관한 10분의 시간 ‘시간에 대해서(감독 마이크 피기스)’, 배우와 삶, 시간의 얼굴 ‘단 한 번의 순간(감독 이리 멘젤)’을 비롯해 ‘10분 뒤(감독 이스트만 자보)’, ‘낭시를 향해서(감독 클레르 드니)’, ‘계몽(감독 폴커 슐렌도르프)’, ‘별에 중독되어(감독 마이클 레드포드)’, ‘시대의 어둠 속에서(감독 장 뤽 고다르)’ 등 시간을 주제로 한 여덟작품이 소개된다.9일부터 매일 오전 11시에는 ‘텐 미니츠 트럼펫’을, 오후 1시부터 9시까지는 두시간 간격으로 ‘텐 미니츠 첼로’를 상영한다.아카데미아트홀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아트플러스 시네마 네트워크’ 지원사업에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지원·선정됐다. 333석 규모의 예술영화전용관을 갖추고 전주독립영화협회와 프로그램 기획과 관련 협약을 맺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4.07 23:02

근대문화유산 문화재 된다

전통과 현대를 이어주는 근대. 오늘과 내일을 이어주는 중요한 시기에 만들어진 근대문화유산은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반영하고 있는 소중한 사료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 치욕의 역사로 인식돼 외면되거나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개발 논리에 밀려 그 흔적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문화재청(청장 유홍준)이 전북지역 10개 시·군에 남아있는 근대문화유산 25건에 대해 문화재 등록을 예고, 우리 지역 근대문화유산에 대해 정당한 가치를 부여하고 재조명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근대문화유산들이 제대로 보존받지 못한 채 훼손되고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 방안이 세워지는 통로를 확보한 것이다. 1900년 전라지역 최초의 근대교육 시설로 설립돼 지역 내 항일민족운동의 상징적인 건물인 ‘전주신흥고등학교 강당 및 본관 포치’, 일제강점기 한국인 사업가 김연수가 대규모 간척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세운 ‘고창 삼양사 해리농장 사무소’, 근대기 한국에서 개창된 익산시 신용동 ‘원불교 익산성지’, 일제강점기 미곡, 토지, 미술품 등 경제·문화 분야의 수탈사를 보여주는 ‘군산 구 시마타니 농장 귀중품 창고’와 ‘구 장기십팔은행(長崎十八銀行) 군산지점 및 창고’ 등을 비롯해 ‘전주 구 박다옥(博多屋)’ ‘전주 다가동 구 중국인 포목상점’ ‘전주 중앙동 구 삼성 전당포’ ‘정읍 신태인 구 도정공장 창고’ ‘구 고창고등보통학교 강당’ ‘구 부안 금융조합’ ‘군산 구 옥구합동주조장’ ‘군산 신흥동 구 히로쓰(廣津) 가옥’ ‘군산 해망굴’ ‘익산 구 이리농림학교 축산과 교사’ ‘익산 중앙동 구 삼산의원’ ‘익산 구 익옥수리조합 사무소 및 창고’ ‘익산 함열주조장’ ‘김제 증산법종교 본부 영대 및 삼청전’ ‘김제 구 백구 금융조합’ ‘김제 신풍동 아리따(宥田) 설계 가옥’ ‘임실 오수망루’ ‘장수 천주교회 수분공소’ ‘장수 호룡보루’ ‘진안 전영표 가옥’ 등 한국의 근대 교육·산업의 발달사를 엿볼 수 있는 문화유산 25건이 등록문화재 대상으로 포함됐다.‘근대문화유산 목록화 및 조사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지역의 근대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 온 전북도는 지난해 전주신흥학교 강당 등 40여건의 등록문화재 지정을 문화재청에 신청했다. 이번 등록예고는 전북도가 요청한 근대문화유산을 대상으로 문화재청이 지난해 10월 실사하고 문화재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지역적 특색이 강하고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을 지정예고한 것이다. 홍승재 원광대 건축학부 교수는 “전북에는 질적·양적으로 중요한 근대문화유산이 많이 남아있지만, 급속하게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문화재 등록예고를 통해 가치있는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방안을 기대할 수 있게 됐으며, 나아가 이를 근대 역사의 흔적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연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등록예고 기간 동안 문화재 소유자와 관리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 문화재위원회의 최종심의를 거쳐 6월 중 문화재로 정식등록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4.07 23:02

영화만나기

△ 전주프리머스 1관 주먹이 운다(231-5533)프리머스 2관 잠복근무프리머스 3관 엄마프리머스 4관 마파도프리머스 5관 마파도프리머스 6관 주먹이 운다프리머스 7관 화이트 노이즈프리머스 8관 달콤한 인생프리머스 9관 쿨전주시네마 1관 주먹이 운다(283-7722)전주시네마 2관 쿨전주시네마 3관 호스티지전주시네마 5관 달콤한 인생전주시네마 6관 Mr.히치전주시네마 7관 미스 에이전트2전주시네마 8관 엄마CGV 전주 1관 달콤한 인생(276-5601)CGV 전주 2관 마파도CGV 전주 3관 주먹이 운다CGV 전주 4관 잠복근무CGV 전주 5관 주먹이 운다CGV 송천 1관 유희왕CGV 송천 2관 달콤한 인생CGV 송천 3관 마파도CGV 송천 4관 엄마CGV 송천 5관 잠복근무CGV 송천 6관 달콤한 인생CGV 송천 7관 주먹이 운다CGV 송천 8관 주먹이 운다롯데시네마 1관 달콤한 인생(289-2945)롯데시네마 2관 달콤한 인생/지금, 만나러갑니다롯데시네마 3관 잠복근무/주먹이 운다롯데시네마 4관 화이트 노이즈롯데시네마 5관 엄마롯데시네마 6관 엄마롯데시네마 7관 블랙아웃롯데시네마 8관 마파도메가박스 1관 마파도메가박스 2관 엄마메가박스 3관 잠복근무메가박스 4관 주먹이 운다메가박스 5관 쿨메가박스 6관 블랙아웃메가박스 7관 달콤한 인생/밀리언달러 베이비메가박스 8관 미스 에이전트2/주먹이 운다메가박스 9관 마파도메가박스 10관 화이트 노이즈△ 군산시네마우일 1관 달콤한 인생(445-3613)시네마우일 2관 엄마시네마우일 3관 마파도시네마우일 4관 잠복근무△ 익산CGV 익산 1관 유희왕/잠복근무CGV 익산 2관 주먹이 운다CGV 익산 3관 달콤한 인생CGV 익산 4관 마파도CGV 익산 5관 엄마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4.07 23:02

[영화세상]어머니 사랑 끝이 없어

엄마….‘우리 엄마’라는 말에서는 막 지어낸 뜨거운 밥과 보글보글 끓고있는 된장찌개 냄새가 난다. 두툼한 솜이불 같은 따뜻함과 자장가를 불러주던 목소리가 아련하게 묻어나는 말, 엄마. ‘당신 딸로 태어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세상에는 제 딸로 태어나기를…’다소 직절석이지만 어쩔 수 없이 가슴이 찡해지는 카피를 내세운 구성주 감독의 7년만의 작품 ‘엄마’.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로 방영됐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트렌디하지 않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만, ‘진짜 우리 엄마’의 모습을 찾아내기에는 힘이 부쳤던 것 같다.“자식을 낳아보니 부모님이 짓던 한숨이 그냥 한숨이 아니라 피눈물이었던 것 같다”는 연기자 고두심.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와 ‘한강수 타령’에서도 엄마 역할을 했던 고두심이 TV 속에서 걸어나와 영화로 나들이했다. “처녀 때부터 처녀 역을 해본 적이 없다”는 그는 “이번 영화는 특히 내 어머니를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어지럼증이 있어 죽어도 차를 못 타는 우리 엄마(고두심). 땅끝마을 해남에서도 차를 타고 1시간쯤 들어가야 하는 마을에 살고 있는 엄마는 막내딸(채정안)을 낳은 이후로 한번도 차를 타 본 적이 없다. 심지어 다른 자식들 결혼식 조차 가보지 못했다.배를 타고, 열기구를 띄우고, 가마에 태우고, 수면제를 먹이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 보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가고, 엄마가 막내딸 결혼식에 갈 수 있는 방법은 오직 걷는 것 뿐이다. “금지옥엽 내 새끼 시집 간다는디…. 사부짝 사부짝 걷다 보면 기일 안에 당도하겄제. 그러고 막둥이 결혼식에는 나가 꼭 가야 할 이유가 있당께.”싸구려 운동화와 긴 치마 사이로 드러나는 엄마의 앙상한 다리. 예순여덟의 늙은 엄마가 해남 집에서 목포 결혼식장까지 무사히 이백리 길을 걸어 도착할 수 있을까. ‘억척 어머니’ 역할에 고두심 말고는 특별하게 떠오르는 연기자가 없지만, 영화 포스터 속 엄마는 어쩐지 여성스런 세련미가 부각돼 있다. “뙤약볕 아래서 하루 종일 밭에서 일해도, 추운 겨울 냇가에 앉아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며 빨래를 해도, 찬 밥 한 덩어리로 부뚜막에 앉아 대충 점심을 때워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세상 모든 어머니의 본질은 같다. 사랑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4.07 23:02

"왕따·폭력없는 학교"

식목일 오후, 전주시 고등학교 청소년들이 ‘푸른 마음’을 실천으로 옮겼다. 우리 지역을 이끌어갈 청소년들이 고장을 사랑하고 참다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1회 전주시 청소년 푸름 캠페인’이 5일 오후 2시 전주천 일대와 롯데백화점에서 열렸다.전주시 고등학교 학생회 연합(이하 고학연)과 청소년 문화복지센터가 공동주최한 이날 캠페인은 청소년이 만들고 청소년이 채운 자리. 교육청이나 학교, 선생님의 도움없이 각 학교 학생회가 주축이 되어 1천여명의 학생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참여학교는 근영여고, 기전여고, 상산고, 성심여고, 솔내고, 신흥고, 온고을여고, 우석고, 중앙여고, 전주여고, 해성고, 완산고. “왕따와 폭력이 없는 밝은 학교를 우리 스스로 만들겠다”며 학교폭력 방지 선언을 한 청소년들은 다가교를 출발해 백제교까지 전주천 쓰레기 줍기 운동을 펼쳤다.정재웅군(해성고3)은 “청소년과 환경은 ‘푸름’이라는 공통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며 “환경을 보호하는 것 역시 나무를 심는 것 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식목일에 쓰레기를 줍기로 했다”고 말했다. “평소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는 남재은양(성심여고1)은 “쉬는 날을 이용해 우리 주변을 깨끗히 할 수 있어 더욱 보람차다”며 소매를 걷어붙였다. 고학연 회장을 맡고있는 조영준군(완산고3)은 “우리 고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전주천 환경 정화 활동을 벌이고, 동시에 전주시 고등학생들이 화합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고 싶었다”며 “청소년들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주의식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전주천 쓰레기 줍기 운동이 끝난 후에는 ‘라스트포원’, ‘스타피쉬’, ‘이오공감’, 유성욱, ‘댄싱93’ 등의 공연과 함께 ‘청소년 화합 한마당’이 롯데백화점에서 펼쳐졌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4.06 23:02

한옥마을 '막걸리지도' 완성

각박한 세상, 철철 넘치게 따라주는 막걸리 한 사발 걸치고 약간의 취기에 기대 큰소리 치는 호기도 부려보고 싶다. 좋은 막걸리는 단맛, 신맛, 쓴맛, 떫은맛이 잘 어울려 감칠맛이 나니 희노애락이 섞여있는 인생과도 같다. 한옥마을, 이 곳은 아직도 사람냄새가 풍긴다. 나즈막한 한옥이 그렇거니와 남루한 막걸리집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전주전통술박물관(관장 김병수)이 ‘한옥마을 막걸리지도’를 펴냈다. 동문네거리를 중심으로 멀게는 기린로 주변까지, 옛 인심과 맛을 30년째 간직하고 있는 막걸리집을 샅샅이 훑었다.‘친한 친구’를 뜻하는 순우리말 ‘아띠주점’, 주인 아주머니가 금방이라도 뛰어나와 맞아줄 것만 같은 ‘대장군왔소’. ‘경원집’ ‘완산주막’ ‘풍남주점’ ‘동부집’ 등은 멋 부리지 않고 평범하게 붙인 이름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술박물관이 엮은 막걸리집은 모두 스무곳. 과거 전주 시민들의 삶의 공간이었던 곳이다. ‘한옥마을 막걸리지도’는 술박물관 홈페이지(www.urisul.net) ‘전통술 산책’을 클릭하거나 술박물관에서 구할 수 있다. 사라져가는 동문거리 내 막걸리집과 우리 전통술을 지키기 위해 ‘한옥마을 막걸리지도’를 제작한 술박물관은 ‘막걸리 동창회’와 ‘봄기운 가득 일일 주막’도 열고있다.매달 둘째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진행되는 ‘막걸리 동창회’는 점차 줄어가는 동문사거리 내 막걸리집을 찾아가는 술시음회다. 동창회나 동호회 등 단체를 대상으로 접수를 받고있는 ‘막걸리 동창회’는 70∼8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통기타 라이브연주도 함께 한다. 봄을 맞아 새롭게 시작한 ‘봄기운 가득 일일 주막’은 매달 넷째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열린다. 맛깔스런 파전과 두부김치 등을 안주 삼아 술박물관에서 전통 그대로 빚은 청주와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술값은 ‘성의껏’ 계산하면 되는 부담없는 자리다. 063) 287-6305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4.06 23:02

고향서 갖는 첫 리사이틀

첼리스트 홍안기(30·전주대 교수)가 개인 독주회를 연다. 8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와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홍안기는 지난해 8월 귀국 독주회 이후 첫 리사이틀을 고향 무대에서 갖는다. 첼로의 깊고 풍부한 선율을 선사할 이번 연주회에는 동료 교수인 피아니스트 김영신이 협연, 첼로와 피아노의 절묘한 조화를 이뤄낸다. 바하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2번 라단조’,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4번 다장조’, 스페인 첼리스트 카사도의 첼로·피아노 협주곡 ‘사랑의 말(言)’, 브람스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번 E단조’, 쇼팽의 ‘폴로네이즈 브릴란테 작품3’ 등 주옥같은 곡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월간음악 콩쿨 금상, 난파음악 콩쿨 1위, 뉴욕 아티스트 국제 오디션 우승 등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고 지난 2002년 전주세계소리축제의 프린지축제 서막을 장식하며 주목을 끌기 시작한 그는 그동안 전주시립교향악단과 글로리아스트링 오케스트라 등 지역 연주단체와 호흡하며 꾸준히 관객들을 만나왔다.지난해 ‘뉴욕 데뷔 독주회’로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섰던 그는 귀국 후 서울예고와 서울음대를 졸업한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연주자 3명이 뭉친 ‘Sonus Piano Trio’를 창단, 오는 24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첫번째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04.06 23:02

서정성 진한 화폭위로 찾아온 봄

살랑, 봄바람이 불었다.서정성이 짙은 화폭 위로도 봄이 찾아들었다.한국화가 한은경씨(37)와 이영욱씨(34)의 개인전. 한씨는 6년만에 두번째 개인전을, 이씨는 대학을 졸업 후 6년만에 첫 개인전을 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외출은 작가들을 더욱 설레이게 만든다. (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한은경 개인전 ‘채색화전Ⅱ’“조선시대 전통적인 화조화와 초충도를 보면서 그 순수함과 회화성에 감동했었어요. 틈틈이 자연의 경치를 보고 그리면서 고화(古畵)들과 비교도 해보고 새롭게 꾸며보기도 했습니다.”함박꽃으로 날아드는 벌과 나비, 촘촘히 매달려 있는 등꽃, 시들어가는 연잎…. 전통채색화 기법을 고집한 그림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차분한 색과 수묵의 깊이로 오래토록 간직하고 싶은 화폭이다. 한국화가 한은경씨는 “선조들의 화조화와 초충도는 기품이 있어 사색에 빠지게 한다”며 “공부를 하다보니 많은 공력을 쌓아야만 되는 장르같다”고 소개했다.지난해 진안 ‘이랑둥지공동체’에서 보낸 1년 간의 생활은 작품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였다. 한씨는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마음껏 호흡하고 체험하는 동안 자연을 보는 눈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6년 동안 항상 그림을 그려왔지만 자꾸 개인전이 늦어져 마음이 무거웠어요. 전시를 준비하면서 그간 밀린 숙제를 마무리하는 것 같아 조금씩 홀가분해지더군요.”“어떤 분야든지 확실하고 직접적인 것보다 은유적인 것이 더 많은 여운을 남기는 것 같다”는 그는 화훼와 초충의 모습 위에 부드러운 봄날의 기운을 옮겨놓았다. 덕성여대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줄곧 서울에서 활동했으며, 지난해 전북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왔다. △ 이영욱 개인전 ‘수줍음·설레임·기다림·바램’“‘수줍음’과 ‘설레임’은 첫 개인전이기 때문이고, ‘기다림’은 하늘 높이 서서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솟대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바램’은 솟대에 담겨있는 사람들의 기원입니다.”공예품전시관 전시교육팀에서 일하면서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던 솟대의 의미를 생각해 볼 기회가 많았다는 이영욱씨. 첫 전시를 여는 그의 마음은 ‘수줍음·설레임·기다림·바램’이다.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개인전을 미뤄왔는데, 이번 전시는 친구의 격려가 큰 힘이 됐습니다. 작업에서 한 발 물러나 있던 저에게 다시 작업을 하고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켜 준 친구죠.”같은 기간 전북예술회관에서 개인전을 열고있는 서양화가 임승한씨. 퇴근 후면 임씨의 작업실로 찾아가 틈틈이 전시를 준비해 온 이씨에게 이번 전시는 소중한 사람의 의미를 깨닫게 해줬다. 미술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작업하는 동안 자신의 옆을 지켜준 여자친구의 솜씨를 보고 같은 대상에 대한 표현의 다양성도 배울 수 있었다. 한지를 찢어붙이거나 흙으로 드로잉하고 먹으로 솟대를 그려넣은 화면은 무엇인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순수한 마음을 전한다. “바람을 좋아한다”는 이씨는 화폭 위로 조용히 흘러가는 바람 위에 솟대의 의미도 함께 실어놓았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4.06 23:02

[김준영 교수의 재미있는 '익은말'] 계집 팔아 명당 살 놈

이해 관계만 있으면 인정도 의리도 헤아리지 않는 사람이나 아내를 미끼로 목적을 달성하려는 사람에 비유하는 말이다.<근원설화>예전에 한 이름난 지사 (地師 ·地官)가 있어 그가 잡아 준 명당은 예외 없이 그의 말대로 맞아들었다. 그러나 그 지사는 백 냥을 주면 백 냥 값어치에 해당한 명당을 잡아 주고 천 냥을 주면 천 냥 값어치에 해당한 명당을 잡아 줄 뿐 친분이나 인정은 일체 헤아리지 않았다. 그런 일을 잘 아는 이웃마을 최씨가 한 꾀를 생각하고 그를 찾아가 말하기를 “내가 가난하여 명당에 대한 보수를 마련할 수가 없으니 나의 선친 묘소로 명당을 하나 잡아 주어 내 재산이 늘거나 자식들이 장차 벼슬을 하게 되면 우리 식구가 먹고사는 것 이외의 재산은 몇 천 냥이고 몇 만 냥이고 모두 지사에게 갖다 줄 터이니 나를 믿고 명당 한 자리만 잡아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지사가 한참 망설이더니 말했다. “만일 명당을 외상으로 잡아 준다면 하루에도 수백 명씩 찾아올 것이니 그것을 어떻게 감당하겠소. 돈이 없으면 차라리 다른 성의라도 보인다면 모르지만”.지사가 다른 성의라도 보이라고 한 것은 최씨의 부인이 미인으로 소문난지라 은근히 그것을 의식하고 한 말이었다.“성의라고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면 무슨 일이든 하겠으니 말씀해 주시오”“성의가 있다면 내가 무슨 말을 한들 탓하지 않겠지요” “그러구 말구요 맹세합니다” “별 힘든 일도 아니지만” “어서 말씀해 주십시오” “부인께서 내집에 와서 정성을 드리고 가면 명당 한 자리 잡아 드리겠습니다”최씨는 그 말의 뜻을 바로 알아차리고 망설일 것도 없이 “시일만 정해 주면 내가 그날 보내겠다”고 말했다.최씨는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우리가 자식을 여럿 두었으니 자식이 잘 되면 우리가 잘 되는 일이므로 그 일을 죄스럽게 여기지 말고 우리와 자식을 위해 하룻밤 정성을 들이고 오라고 부탁했다. 아내는 당신이 원하는 일이면 별 수 없다고 했다.그런 다음 최씨가 곰곰히 생각하니 지사 그놈이 돈의 액수에 따라 명당을 잡아 주는 놈이니 하루 저녁 값을 얼마를 칠지 모르지만 만일 백 냥을 친다 해도 큰 명당을 잡아 주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씨는 다시 아내에게 그 지사에게 얼마 값이의 명당을 잡아 주겠느냐고 물어보아서 만일 백 냥 정도라면 금후 정성을 몇 십번 몇 백번이고 더 드릴테니 가장 좋은 명당을 정해 달라고 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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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5.04.0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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