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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작은소·동', 제1회 익산시 청소년 연극축제 연다

전문 연극인들이 직접 찾아가 연기를 지도하고, 무대장치·음향·조명 등 부대시설까지 지원해주는 연극제가 8월 초 익산에서 열린다. 극단 '작은소·동'(대표 이도현)을 주축으로 한 연극인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엮을 '제1회 익산시 청소년연극축제'다. 이번 연극제는 세계아동·청소년 공연예술축제나 전국청소년 민속예술제 등 청소년 공연예술에 큰 관심을 보여왔던 익산시의 행보가 기반이 되었다. 청소년 무대에 대한 시의 꾸준한 관심이 익산내 각 문화행사에 연극이 빠지지 않을 만큼 청소년과 공연예술을 가깝게 만들어낸 것. 특히 '한솔'(원광여고), '야누스'(이리고), '우연한'(이리여고) 등 익산 고교 연극동아리는 전북연극제(주최 전북연극협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거나 전문 극단과 연합 공연을 펼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근래 들어 청소년들의 연극동아리들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 중·고교 연극반은 대부분 특별활동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고 그나마 동아리가 있는 곳도 몇몇 학교에 불과하다. 연극 한편을 올리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고 발표할 수 있는 무대를 찾는 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는 학교 동아리간 교류나 극의 완성도를 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청소년들의 연극무대 위축을 안타까워하며 청소년 연극 활성화에 나선 사람은 십오년동안 익산을 무대로 활동해온 연극인 이도현씨(37). '하녀들''어머니''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배꼽''돼지와 오토바이''서동요' 등의 무대를 통해 관객들과 얼굴을 익힌 배우다.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는 그는 "올해 놓치면 안될 것 같아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그의 의욕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익산시 연극축제'. 연극동아리의 활동이 활발했던 남성여고, 남성여중, 영등중은 물론, 연극동아리가 없는 익산지역의 중·고교 전체를 대상으로 연극 보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연극제 운영을 위해 마련해야할 예산은 8백만원 정도. "자급할 수 있는 대책은 아직 없지만 열정이 있으니 암담하지 만은 않다”고 이대표는 말한다.그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청소년연극축제를 들고 나선 이유는 또 있다. 고교생 연극 지망생들의 교류를 넓혀 배우를 늘려나가는 기반으로도 삼을 수 있다는 기대다. 청소년 연극의 한 단계 성숙이어내겠다는 민간 극단의 의욕이 뜨겁다. 문화적 환경이 여전히 척박한 익산에 새로운 활기가 엿보이는 이유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3.06 23:02

도립국악원 노조, "우리는 지금 무대위에 서고 싶다"

"우린 정말 공연하고 싶다”광고 문안 같지만 올해를 '새롭게 태어나는 도립국악원'의 원년으로 설정하고 공연활동에 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도립국악원 노조(위원장 이항윤)의 외침이다.국악원 노조가 '공연활동 주력'을 올해 목표로 세운 이유는 '노조 때문에 도민과 함께 해온 도립국악원 활동과 역할이 약해지고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바로 잡기 위해서다. 실제로 이러한 인식은 도의회의 예산심의에까지 반영돼 국악원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노조는 올해초 "공연은 공연대로, 노사협상은 협상대로 진행해 국악원을 하루 빨리 정상화하겠다”며 공연기획실이 제안한 2003년도 공연계획을 수용, 집행부와 공연일정을 협의했다.올해 공연계획에는 3∼6월, 9∼11월 등 봄 가을 동안 매주 금요일 명인홀에서 공연하는 상설공연도 있다. 상설공연은 노사갈등이후 3년만에 부활되는 프로그램. 여름에는 청소년을 위한 국악무대, 겨울에는 특선공연 등 기획공연과 정기공연도 포함돼 있다.하지만 노조 계획은 국악원 집행부의 원칙론에 부딪혔다. 공연예산은 정기공연 '심청전'에 들어갈 4천만원만 편성돼 있고 공연할때 단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공연수당은 편성되지 않은 만큼 공연을 할 수 없다는 원론에 부딪친 것. 추경에서 예산을 확보한 뒤 공연활동을 시작하자는 게 국악원 집행부의 입장이다.윤태섭 원장은 "원장으로서 공연수당 없는 공연을 요구할 수는 없다”면서 "예산을 확보하는 대로 공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노조는 공연활동을 위해서라면 수당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공연예산 4천만원을 상반기 공연에 활용해 줄 것을 집행부에 제안했다. 그러나 국악원 집행부는 "정기공연 예산의 항목변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요지부동.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집행부의 이같은 태도는 3월말까지 마무리 하기로 한 조례·규칙 개정 노사협상을 유리한 쪽으로 유도하기 위해 노조를 압박하는 전략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낳고 있다.이항윤 노조위원장은 "국악원 예산이 삭감된 뒤 전북도와 도의회가 예산을 효율성 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약속했었다”면서 "위에서는 융통성을 강조하고 있는데도 정작 예술단의 활동을 지원해야 할 국악원 집행부는 경직된 사고로 예술단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반발했다.실제 국악원 집행부의 '공연불가 방침'은 공연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다. 국악원이 올해 벌인 공연은 지난 2월 치른 정월대보름 행사 단 1건. 외부 지원공연도 마찬가지다. 최근 전북대 치의대와 라이온스클럽 등에서 초청공연을 요청했지만 '공연수당'지급이 걸림돌로 작용, 성사되지 못했다.이같은 상황은 그간 눈부셨던 도립국악원 활동에 견주어 볼때 안타까운 대목이다. 도민들의 혈세로 운영되는 예술단이 정작 공연활동의 발목이 묶여있는 것이나 다름 없는 셈이다. 국악원은 2000년 이전까지 연간 평균 2백회에 이를 정도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쳤고 민간위탁 파동을 겪은 2001년에도 1백회의 공연활동을 했다. 예술단원 전원이 해촉되는 등 파행으로 얼룩진 지난해에도 8개월동안 40여회의 공연을 치렀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3.06 23:02

전주영상위원회 홈페이지 봄맞이 새단장

지난 2001년 12월 인터넷홈페이지를 개설한 뒤 영화제작사와 지역 영화관련 종사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온 전주영상위원회(운영위원장 이장호) 홈페이지(http://www.jjfc.or.kr)가 봄맞이 새 단장을 했다. 홈페이지 이미지를 파스텔 톤의 서정적인 분위기로 바꿨고 접속 할 때마다 메인 페이지 상단 이미지가 바뀌도록 해 단아한 전북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연출했다. 촬영에 대한 정보제공도 강화됐다. '로케이션가이드' 부분을 촬영지 검색과 추천로케이션, 나도 로케이션 매니저 등의 항목으로 세분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새롭게 신설된 '영화상영정보'는 도내 극장의 위치와 정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입체감 있게 표현했다. 전주·전북 정보에 있는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한 지역을 소개한 '영화 속 여행지'에서는 지난 1999년 1월부터 5개월 동안, 1950∼60년대 국내 영화촬영지로 각광받던 도내 일대를 되짚어 본 전북일보 기획특집 '전주, 21세기 한국영화의 푸른 꿈' 기사들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영상위 오현경씨(홍보담당)는 "웹사이트를 통해 1차 헌팅이 가능하도록 촬영이 가능한 전라북도 전지역을 사진으로 담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며, 외국어사이트도 개발해 세계영상위원회(AFCI)와 연계하는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상위는 홈페이지 개편 기념 이벤트로 홈페이지 회원 가입자를 대상으로 10일 오후 7시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있을 '대한민국 헌법1조'(감독 송경식) 시사회 초대권을 제공한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03.06 23:02

[도전] 카레이서 이종태씨

2일 오후 전주월드컵 경기장 앞 도로. '부웅∼'. 고막이 찢어질 듯한 굉음을 내며 스포츠카가 질주한다. 출발한 지 불과 몇 초만에 시속 2백km를 넘는다. 일반도로에서 이렇게 달리면 폭주족이지만 정해진 룰과 안전수칙이 있다면 정식 스포츠. 제4회 KATA 전북 드래그 레이스 현장이다.자동차로 빠르기를 경쟁하는 드래그 레이스(Drag Race)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자동차 경주여서 '스피드광'을 더욱 열광시킨다. 전주에서 자동차 튜닝숍 '가제트'를 운영하고 있는 이종태씨(28)도 드래그 레이스에 빠지지 않고 참가해온 레이서다. '드래그의 꽃'으로 불리우는 C클래스(터보차량)에 출전,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실력파다."무한 속도로 달리는게 얼마나 짜릿한 지 모릅니다. 흔히 인류가 발명한 최고 걸작품이라고 하는 차를 이용해 한계에 도전하는 레이싱은 생활의 활력소나 마찬가지 입니다.”무한질주가 꿈인 그의 애마는 티뷰론을 튜닝(개조)한 경주용차. 사실 외관만 티뷰론이지 엔진과 내부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그만의 차다. 터보엔진을 장착하고 엔진을 연결하는 부품까지 교체했다. 튜닝 비용만 2천만원. 웬만한 신형차 한 대 가격을 훌쩍 넘는다. 그 결과는 놀랍다. 티뷰론이 보통 1백37마력 정도라면 그의 차는 최대 출력이 5백15마력까지 나온다. 4백m를 주파하는 드레그 레이스 기록도 12초대. 통과 속도만 2백20km를 넘는다. 땅위를 날아다니는 셈."경주용 차의 출력도 중요하지만 운전실력도 뛰어나야 합니다. 출력이 높을 발생하기 쉬운 휠스핀(헛바퀴 도는 현상)을 조절해야 합니다.”운전실력도 남다른 그의 장기는 속도가 높아질 때 흔들리는 차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핸들 조작. 가속기 페달 밟기로 속도를 조절하며 핸들의 균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그가 말하는 고속차량 운전 비법이다.그가 운전대를 처음 잡은 것은 중학교 3학년때. 아버지가 세차를 맡긴 자가용을 겁없이 타고, 아파트 단지내 주행에 성공했다. 3년이 흐른 고교 3년에는 면허증을 획득한 뒤 부모님 몰래 중고차를 구입, 몰고 다닐 정도로 차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모 대학 자동차학과에 합격한 그는 부모님의 뜻을 거스를 수 없어 원광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지만 자동차를 향한 열망을 더 뜨거워졌다. 1학년 때 튜닝을 처음 접한 그는 자동차 잡지를 구독하거나 서울로 쫓아다니며 튜닝기술을 배웠다."당시 전북은 튜닝 불모지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혼자 독학으로 배울 수 밖에 없었다”는 그는 대학 4학년 때인 2000년 12월 지금의 튜닝숍을 차렸다.개업 당시 불었던 드래그 레이스 열풍도 그가 자동차에 푹 빠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2001년 용인에서 열리는 KATA드래그 레이스에 참가, 2000cc 프로스테이지에서 1등을 거머쥐며 레이서로서의 가능성을 열었다."초를 다투는 경주의 긴박감과 스피트가 주는 짜릿한 매력이 최고”라며 드레그레이스의 매력을 설명한 그는 자동차 튜닝이 '무조건 잘 달리게 뜯어고치는 것'으로 잘못 인식돼 안타깝단다."무조건 출력을 높인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닙니다. 5백마력이나 시속 2백km 이상의 차는 일반도로가 아닌 경주용 트랙에 적합할 뿐입니다.”튜닝은 자동차 공장에서 붕어빵 처럼 찍어내는 차를 소유자가 취향에 맞게 개선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튜닝의 그릇된 인식을 없애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더 빨리 달리는 차'를 만들고 그 차를 능숙하게 운전할 수 있는 기술을 익혀 드래그 레이스의 강자로 남는 것이다.KATA 전북 드래그 레이스KATA(한국자동차 튜닝협회)전북지부(지부장 이남종)가 주최하고 전주시와 전북대(총장 두재균)이 공동 주관하는 대회. 지난해부터 전북대총장배 형식으로 전주월드컵 경기장내 도로에서 치러지고 있다. 겨울철만 빼고 3월부터 11월까지 두달에 한 번씩 열린다.현재 국내에서 펼쳐지고 있는 정기 드래그 레이스는 KATA가 주최하는 용인경기 등 2개 대회에 불과해, 전북경기에 대한 매니아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드래그 레이스는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단거리 스피드 게임. 차종과 배기량을 구분, 7∼8개 종목으로 나눠 4백m 직선 도로를 달린 뒤 골인 시간으로 승부를 가린다. 경기장 여건에 따라 8백m나 1천m 경주도 가능하다.전북 드래그 레이스는 일반전A(1500∼2000cc) 일반전B(1500cc 이하) 일반전C(터보, 슈퍼차져) 일반전D(RV전) 일반전E(오토, 2500cc 이하) 프로전(숍 데모카), 튜닝카 페스티벌 등으로 나눠 진행한다. 214-9006∼7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3.06 23:02

[역사속 오늘] 3월 6일

▲일력(日曆)3월 6일(木). 음력 2월 4일.경칩(驚蟄) ▲출생이탈리아 화가.조각가 부오나로티 미켈란젤로(1475-1564), 영국 여류시인 엘리자베스 브라우닝(1806-1861), 전 대만총통 장제스(蔣介石)의 부인 쑹메이링(宋美齡.1901- ), 미국 프로농구 선수 샤킬 오닐(1972- ) ▲타계`남부군' 쓴 소설가 이태(본명 李愚兌.1922-1997), 미국 여류소설가 펄 벅(1892-1973), 헝가리 민족음악가 졸탄 코다이(1882-1967) ▲국내외 주요사건 1853년 =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초연 1883년 = 태극기가 조선 국기로 제정 1905년 = 조선인 멕시코 이민자 1천33명, 인천항 출발 1922년 = 미국, 중국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 1926년 = 일제, 동아일보 2차 무기정간 조치 1936년 = 조선일보사, 월간 여성지 `여성' 창간 1944년 = 미공군 폭격기들, 2차대전 당시 베를린 첫 공습 1946년 = 프랑스, 베트남을 인도차이나 연방내 자유국가로 승인 1953년 = 게오르기 말렌코프, 사망한 스탈린에 이어 소련 총리에 취임 1958년 = 납북된 KNA기 승객 34명중 26명 판문점 통해 귀환 1970년 = 체코 공산당, 민주화 주도한 알렉산드르 두브체크 당 제1서기 축출 1979년 = 한국과 멕시코, 일반사증 면제협정 체결 1983년 = 헬무트 콜 서독총리 재선 성공. 서독 녹색당, 의회 진출 성공 1985년 = 전두환 대통령, 김대중.김영삼.김종필씨등 14명에 대한 정치해금 단행 1993년 = 정부, 문민정부 출범 맞아 4만1천여명에 대한 대규모 사면 단행 1995년 = 유럽연합(EU), 20여년을 끌어온 터키와의 관세동맹 체결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3.06 23:02

[최동현교수의 판소리 길라잡이] 춘향이는 기생?(2)

춘향의 신분에 일관성이 없는 점은 오히려 '춘향전'을 훌륭하게 만드는 요인이다.춘향의 신분을 제도적인 면에서 살펴보자. 춘향이는 천민인 기생의 딸이다. 천민의 신분은 어머니를 따른다. 따라서 춘향이는 당연히 천민이며, 기생이어야 한다. 방자나 군로사령들, 기생들이 춘향에게 반말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춘향이가 기생이라면 당연히 사또의 수청을 들어야 한다. 이를 거역하면 관의 권위에 도전하는 일이 된다. 변학도가 호색한 인물로 묘사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춘향에게 수청을 들라고 하는 일이 아주 부당한 것은 아니다. 변학도의 행위도 제도나 법으로 보았을 때는 당연하다는 말이다.그런데 왜 춘향의 신분에 일관성이 없는 것일까? 당시의 시대 상황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왜란과 호란을 거친 후에 조선의 신분제도는 많이 흔들리게 된다. 조선조 후기에 이르면 이는 더욱 심해진다. 물론 이렇듯 신분제도가 흔들리게 된 것은 신분제도의 부당함을 느껴 이를 깨부수려는 민중들의 의지 때문이지만, 양반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양반의 특권적 지위를 유지해 줄만한 경제적 기반을 갖지 못한 이른바 몰락 양반의 증대, 그리고 상업과 농업의 발달로 인한 요호부민(재산이 많은 평민)의 등장 등이 서로 어우러진 결과였다. 이런 사회상황 속에서 춘향이는 제도적으로나 관습적으로나 자신의 신분이 기생인 데도 불구하고, 이를 부정하고 양민임을 주장하게 된다. 춘향의 신분에 일관성이 없는 것은 바로 이런 '현실'과 '주장'이 교차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이 가능하지 않다면 '춘향전'은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춘향전'은 춘향의 신분의 일관성이 무너지는 데서부터 출발하고 있는 셈이다.신분제도는 조선이라는 봉건 체제를 지탱하는 핵심적인 제도였다. 춘향이가 자신이 더 이상 기생이 아니며, 따라서 수청을 들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조선왕조를 지탱하고 있던 신분제를 부정하는 일이다. 이렇게 되면,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춘향이 기생이 아니기 때문에 수청을 들 수 없다는 주장은 춘향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조선왕조의 체제 전체에 대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춘향이가 목숨을 걸고 항거하는 것이나, 변학도가 잔혹한 형벌로 이를 다스리는 행위 모두가 사실은 이러한 중대한 한의를 지니고 있다.그러나 춘향의 주장은 실현된다. '춘향전'의 일차적인 위대성은, 당시의 현실적인 제약을 뚫고 춘향으로 하여금 기생이 아니라는 인간해방의 주장을 앞장서서 펼치게 하고, 또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판소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는 데 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3.06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놀다보면 아무 생각도 없게 되지

暖風熏得遊人醉하니 直把杭州作 州라난풍훈득유인취 직파항주작변주따뜻한 바람에 감싸인 채 놀이꾼들 술 취해 놀다보니 금새 항주가 변주로 변하였네.송나라 사람 임승(林升)이 쓴〈제임안저(題臨安邸:임안의 저택에 제하여)〉시의 3, 4구이다. 항주는 남송 시대의 수도이고 변주는 북송시대의 수도이다. 송나라는 개국초기에는 부강한 나라였으나, 잇단 경제 정책의 실패로 인하여 국력이 기울어 결국은 북쪽의 금(金)나라에게 장강(長江) 이북의 땅을 내주고 남쪽으로 내려와 반쪽만의 나라를 세우게 되었다. 이게 바로 남송이다. 그리고 전 중국을 통일하여 세워졌던 본래의 송나라를 북송이라고 한다. 북쪽 땅을 빼앗기고 막 남쪽으로 내려왔을 때는 끝까지 싸워서 잃어버린 국토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고 국민들의 애국심도 강했었다. 그러나, 남쪽의 따뜻한 날씨와 풍부한 농산물을 바탕으로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살기가 편해지자 금세 사람들은 잃어버린 북쪽의 땅을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은 잊은 채 안일에 빠져 태평세월을 즐기기에 바빴다. 항주가 임시 수도라는 생각을 깡그리 잊고 오히려 중원에 있던 본래 수도인 변주인 것으로 생각하며 중원의 수복은 아예 염두에도 두지 않게 된 것이다. 국민들의 이러한 정신적 해이를 풍자하여 임승은 "강남의 따뜻한 바람에 감싸인 채 놀이꾼들 술 취해 놀다보니 금세 항주가 변주로 변하였네"라고 한 것이다. 취해서 놀다보면 이렇게 아무런 생각이 없게 된다. 국민들이 의식이 없이 그저 즐겁게만 사는 나라는 결코 태평한 나라가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暖:따뜻할 난 熏:연기 낄 훈 遊:놀 유 醉:취할 취 直:곧바로 직 把:잡을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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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3.06 23:02

정겨움으로 다가온 빼어난 경관, '아름다운 부안댐 이야기~'

치수(治水)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댐. 하지만 댐이 들어서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댐건설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평생을 살아온 삶의 터전, 어린시절의 추억을 안고 있는 정겨운 산과 들이 물에 잠기는 아픔을 고스란히 껴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댐을 얻는 대신 수몰민의 슬픔이 물과 함께 잠기는 일은 섬진댐 용담댐 등 댐이 들어설 때마다 되풀이 됐다.삶의 기본질서를 사이에 두고 건설의 성취감과 실향의 아픔이 함께 놓여있는 '댐'을 소재로 한 문집이 나왔다. '아름다운 부안댐 이야기-물 속을 들여다 보면 산 아래서도 산꼭대기가 보인다.'한국수자원공사 부안댐관리소(소장 지준기)가 한국예총 부안지부(지부장 양규태)와 손잡고 펴낸 문집이다. 지역 문인을 비롯해 부안과 고창지역 학생들이 부안댐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냈다. 부안댐이 세워지기 전 변산반도의 빼어난 경관을 정겹게 그려낸 故 신석정 선생의 '변산일기' 5편을 비롯해 김영 김형철 배금자 송희철 심재기 송수권 양규태 주봉구씨 등 지역문인 16명의 작품이 부안댐과 변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초중고 학생들의 마음을 옮겨낸 아름다운부안댐 백일장 당선작 111편도 함께 실렸다. 이 문집은 댐관리소가 지난해부터 '지역과 함께 하는 댐'행사를 지속해오면서 얻은 결실. 댐광장시화전을 비롯해 부안문학·석정문학 발간, 부안예술제·부안댐망향제 등을 부안예총과 함께 열거나 후원, 지역문화 활성화에 견인차 역할을 하며 문화예술인들과 유대관계를 돈독히 했다. 문집은 부안과 고창지역 초등·중학생 1천275명이 참여했던 '물사랑학교'가 계기가 됐다. 물의 소중함과 자연사랑을 갖게 된 학생들이 부안댐을 주제로 지은 글을 보내왔고, 댐관리소의 활동을 눈여겨봤던 양규태 문협지부장 등 지역 문인들 역시 부안댐 주제의 시와 수필을 모아 문집으로 엮게 된 것.댐관리소 윤원기 경영과장은 "내변산과 조화를 이룬 부안댐이 최근 명소로 부상하면서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먹고 노는 위락시설로 전락하는 것이 안타까워 문화사업을 전개했다”면서 "앞으로도 시게시판 설치와 부안댐전경걸기 운동 등 문화행사를 지속적으로 열어 지역민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안예총과 함께 오는 7월부터 9월까지 '부안댐문화축제'를 여는 등 지역문화행사를 적극 지원하는 구상도 하고 있다.96년 완공된 부안댐은 변산반도 국립공원의 풍경과 잘 어울어지는 친환경적 요소를 살려 건설한 것이 특징이다. 미선나무와 호랑가시나무, 꽝꽝나무, 후박나무 등 천연기념물과 긴몰개, 부안종개, 눈동자개, 얼룩동사리 등 고유어종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환경의 보고(寶庫). 높이 50m 연장 282m 유역면적 59㎢ 저수량 4,154만톤 규모로 년간 3,510만톤의 용수를 부안군과 고창군에 공급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3.05 23:02

원광대 나종우 교수, '전북의 역사와 인물' 펴내

우리가 태어나 살고 있는 이 땅, 전라도. 전북과 전남을 아울러 호남으로 불리우는 이 땅과 사람들은 어떤 역할과 지위로 남아있을까. 전라도는 기름진 땅에서 생산되는 곡식으로 이 나라를 먹여 살려왔고, 국난 때에는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지키는데 앞장서 왔던 곳. 그러나 역사적으로 승자의 편 보다는 패자의 편에서 소외감과 박탈감을 삭혀야 했던 땅이기도 하다. 전라도 땅에 점철됐던 영광과 좌절의 역사, 그 역사를 관통하는 민중의 삶과 의식을 추적한 책이 나왔다. 원광대 나종우 교수(57·사학과)가 펴낸 '전북의 역사와 인물'(원광대학교 출판국)"진정한 향토 사랑은 그 향토의 뿌리를 아는데서 출발한다”고 강조해온 나교수가 전라도 역사의 가치를 다시 새기는 마음을 담아 지난 20년동안 이어온 연구결과와 논문을 가려 뽑아 묶은 책이다.백제 최후의 결전장인 주류성과 백강을 고찰한 논문부터 임진왜란 당시 호남의병의 활약상을 정립한 글, 정치사적 관점이 아닌 실학사상에 의한 정신사적 연원을 따진 동학농민혁명 다시 보기까지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전라도 역사가 이 글속에서 되살아난다.특히 눈길을 끄는 논문은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사적 조명'. "전라도는 타지역보다 실학사상을 빨리 받아들여 민권의식이 강했습니다. 부안을 무대로 한 '허생전'과 '홍길동전'이 18∼19세기 민중문화가 전라도를 배경으로 싹텄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이러한 민중문화가 동학농민혁명으로 이어졌다는 고 나교수는 말한다. '전주사고 정신의 현대적 계승 방안'에서는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전라도 선비정신은 오늘 우리에게 기록 보존을 통한 민족문화의 주체성 확립이라는 과제를 안겼다”고 분석하고 기록보존의 주체성과 오늘의 자료를 새로운 매체에 담아 후대에 전수하는 작업을 전주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한다.전라도를 빛낸 인물 탐구도 이채롭다. 반계 유형원은 민중을 역사의 주체로 파악하고 민권사상에 주목한 학자로, 허균과 정신적인 사랑을 나누었던 매창을 '만인의 애인'으로 일컬었다. 전주출신으로 구한말 유학자였던 금재 최병심 선생을 배우고 익힌 것을 몸소 실천한 '지행합일의 학자'로 칭한 나교수는 김성수, 백관수, 김인후, 김구 등의 일생과 업적도 추적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3.05 23:02

살아숨쉰 유적들 발자취, 국립전주박물관 '얼,멋,길을 찾아서'

'어둠을 가르고 얕은 불빛이 이곳저곳 요사채를 중심으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잔잔한 움직임이 침묵속에 운문사 경내의 찬 공기를 조용히 흔들었다'.국립전주박물관 여성박물관회(회장 정송자)가 우리 국토 곳곳의 문화유적을 답사, 보고 느낀 글들을 모은 문화유산 답사기 '얼,멋,길을 찾아서'(신아출판사)를 발간했다.창립 5주년을 맞아 펴낸 이번 답사기에는 조숙희씨의 '구름속 선(禪)의 도량 선운사'와 전선자씨의 '음악이 있는 운문사 새벽예불'·이명화씨의 '통도사 연가'등 회원 40여명의 글이 실렸다.솔직·담백한 문체로 여행의 소감을 적은 답사기에서는 선운사와 금산사·미륵사지등 도내 문화재에 그치지 않고 여주 신륵사와 전남 소록도·경남 통도사·경북 운문사등 전국 각지의 문화유산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정송자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그동안 우리의 손길이 머무르지 못한 문화재를 찾으며 그들과 시공을 뛰어넘는 대화를 나눠왔다”며 "문집을 내면서 부끄러움도 있었지만 티도 그을음도 없는 정제된 발자취가 아름다울 것”이라고 말했다.출판기념회는 오는 7일 오전11시 전주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열린다.지난 1997년 10월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 현재 약 2백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박물관회는 전주박물관 문화유산대학에 적극 참여하면서 정기적으로 문화유산 답사에 나서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3.03.05 23:02

[책과 세상] 새로 나온 책

-전북예총 제17호한국예총 전북연합회(회장 김남곤)의 기관지. 산하 10개 협회와 8개 지역예총이 지난 한해동안 전개한 사업을 정리한 '2002년을 이렇게 뛰었다'와 故 조병희 배형식 권진희 이세일 오영환 신상만 선생 등 지난해 작고한 문화예술인들의 예술세계와 정신을 기린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가 실렸다. 김학수 양만호 전량기 유봉희 박봉희 등 화가와 사진작가의 작품을 실은 '지상 갤러리'와 소설가 라대곤씨의 단편소설 '실종' 도 풍성함을 더한다.-소년문학소년문학사(대표 서재균)가 '어른에게는 동심을 어린이에게는 꿈을'기치로 펴내는 월간지. 세계명작동화 동극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과 창작동화 '텃밭의 감자꽃'(임교순) '파란색 털장갑'(김철수) 등을 소개했다. 연재동화 '팔삭둥이 만득이'(양경한)와 '너구리 만세'(김봉임) 마지막회가 실렸다. 재미있는 우리말의 뿌리를 찾아서와 한자 유래, 신기한 전설 등도 흥미롭다.(소년문학사)-성경과 삶이신형 김경래 김은수 현경식 신명숙씨 등 전주대 기독교학부 교수들이 함께 펴낸 책. 학생들에게 기독교 신앙 체계를 전달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고 내면하는 것을 돕기 위해서 집필했다.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을 바탕으로 인간의 기원과 타락,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신앙과 변화, 믿음의 공동체 등을 이야기 했다. (전주대학교 출판부)-생의 변방에서이재무 시인이 시로 못다한 자기 내면의 은밀한 삶의 기록을 담은 산문집. 그가 태어나고 자란 금강 지류에 터잡은 작은 산간 마을에 얽힌 유년의 추억담과 고향을 떠난 뒤 겪는 삶의 애환을 서정성 짙은 문체로 담아냈다. 그는 또 한국 시단의 문제점을 통렬히 비판하며 수많은 시인들에게 '독자에게 소통이 되는 시 쓰기'를 주문했다. 문학적 사제지간이자 각별한 친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신령림 시인에 대한 평전도 이채롭다. (화남출판사)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3.05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행락

山外靑山樓外樓하니 西湖歌舞幾時休리오산외청산루외루 서호가무기시휴산 밖엔 다시 청산, 누대 밖엔 다시 누대가 있으니 서호(西湖)의 노래부르고 춤추는 행락은 언제나 그치려나?송나라 사람 임승(林升)이 쓴 〈제임안저(題臨安邸:임안의 저택에 제하여)〉시의 처음 두 구절이다. 서호(西湖)는 중국의 절강성 항주에 있는 호수로서 풍광에 빼어나게 아름다운 곳이다. 산 밖엔 다시 청산이 있고 누대 밖엔 다시 누대가 있어서 놀기 좋은 곳이 많다보니 서호(西湖)에 행락이 그칠 날이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지금, 우리 주변에도 놀기 좋은 곳이 참 많이 있다. 관광을 산업화 하고자하는 정부의 정책에 부응하여 많은 관광지가 개발되었다. 관광지뿐이 아니다. 문화와 예술을 산업화한다는 이유로 각 종 축제와 축제성 놀이도 많이 행해지고 있다. 이제 봄이 되면 매화축제, 벚꽃 축제에다 산놀이, 들놀이, 꽃놀이 등 각 종 놀이가 경쟁적으로 벌어질 것이다. 물론 휴식을 위한 놀이는 무척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노는 사람들을 보면 왠지 불안한 생각이 든다. 외국인 근로자까지 고용하면서도 내국인 실업자는 날로 증가하는 가운데 일하자는 목소리보다는 놀자는 목소리가 더 높은 것 같아 불안한 것이다. 지난 6-70년대, 우리는 어느 핸가를 '일하는 해'로 선포하고서 전 국민이 "올해는 일하는 해 모두 나서라. 새 살림 일깨우는 태양이 떴다.......일하는 즐거움을 어디다 비기랴....."라는 가사의 노래를 부르며 정말 열심히 일을 했던 때가 있다. 왠지 그 시절이 그리운 건 나만의 향수일까? 外:밖 외 樓:다락 루 湖:물(호수) 호 歌:노래 가 舞:춤출 무 幾:몇 기 休:쉴 휴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3.05 23:02

[역사속 오늘] 3월 5일

▲일력(日曆)3월 5일(水). 음력 2월 3일 ▲출생시조시인 이병기(李秉岐.1891-1968), 네덜란드 지리학자 게르하르두스 메르카토로(1512-1594), 이탈리아 화가 조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1696-1770), 독일 여성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1871-1919) ▲타계이탈리아 물리학자 알레산드로 볼타(1745-1827), 러시아 소설가 니콜라이 레스코프(1831-1895), 구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1879-1953) ▲국내외 주요사건 1920년 = 조선일보 창간 1933년 = 나치당, 독일총선서 44% 득표 의회내 최대세력으로 부상 1941년 = 미국과 파나마 방위협정 체결 1946년 = 북조선 임시인민위원회, 토지개혁법령 공포.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 미국 미주리주 웨스트민스터 대학 졸업 초청연설에서 `철의 장막'(Iron Curtain) 이란 용어를 최초로 사용 1951년 = 정부, 120만 소작인에 농지분배 발표 1953년 = 북한, 부수상겸 외상 박헌영을 `반역자'로 몰아 숙청 1960년 = 수카르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의회기능 정지 1970년 = 세계 43개국이 비준한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발효 1973년 = 통일주체국민회의, 대통령추천 국회의원 73명 선출 1975년 = 쿠웨이트, 석유산업 국유화 1982년 = 소련 우주선 비너스 14호, 금성 첫 착륙 1988년 = 티베트서 독립요구하는 반중국 유혈폭동 발생 1997년 = 고건 30대 국무총리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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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3.03.05 23:02

[농어촌교육에 희망을] (7)시골학교 장점을 살리자

'섬진강 시인' 김용택교사(임실 덕치초등)는 지금도 전국의 많은 도시지역 학부모들로부터 농촌학교로 옮기는 것에 대해 자주 자문을 구하는 전화를 받는다. 김교사가 운암초등 마암분교 재직때 서울 등 대도시에서 김교사를 찾아 실제 마암분교로 전학해온 가정이 여럿 있기도 했다. 자녀의 교육 때문에 농촌을 떠나는 게 보편적이지만 반대로 자녀교육을 위해 도시탈출을 꿈꾸는 학부모들도 적지않다. 도시 학교들이 갖지 못한 장점이 농촌학교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교사는 "학교와 학원에 얽매여 정서적으로 불안해 하는 자녀들을 보며 농촌학교를 생각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며, "굳이 무엇을 가르치지 않고 시골에서 마냥 놀게 하는 것만으로도 어린이들의 감성이 풍부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도시 생활에 익숙한 어린이들의 경우 처음 얼마간은 적응을 못해 여러가지로 불편해 하지만 학원에서 해방된 자유스러움과 흙·물·자연과 친해지면서 정서적으로 금새 안정을 찾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전주시 중화산동 음식점을 운영하는 임계한씨는 "학원 혹은 개인 교습의 경우 성적만을 올리는 기계를 생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간됨이라고 생각하기에 자신의 두 자녀는 흙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전주 인근 구이면 소재 학교에 보내고 있단다.그러나 도시에서 농촌으로 학교를 옮기는 일이 현실적으로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생활 근거지를 벗어나는 것부터 쉽지 않고, '시험선수'를 기르지 않고는 좋은 대학에 진학시킬 수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도시학교에 없는 많은 장점들이 농촌학교에 있어 농촌학교의 희망이 되고 있다. 장수초등학교가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장기농촌체험학습의 장은 농촌학교의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이학교는 지난해 11월 서울 거여초등학교 학생 20여명을 받아들여 한달간 이학교 어린이들과 같이 공부토록 했다. 장수군의 도움을 받아 문화예술촌에서 숙식을 제공했다. 평일에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주말에는 장수군 관내에서 농촌체험과 문화관광체험 프로그램으로 운영했다. 물론 도시학생과 학부모들은 도시에서 경험하지 못한 살아있는 공부를 하며 소중한 경험을 했다. 이학교 어린이들은 막연하게 동경했던 도시 학교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도시학생들에게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장성렬교사는 말했다.이학교는 도시·농촌학생 모두에게 상당한 교육적 효과를 거두었다는 판단 아래 올해 횟수를 6회로 늘리는 등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장교사는 서울 강동교육청장이 더 많은 학교를 초대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도시학교가 갖지 못한 농촌 학교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교육정책이 필요함을 시사해주는 사례가 될 것 같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03.03.05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