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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연잎 -빗속에서

貯椒八百斛하여 千載笑其愚커늘 如何碧玉斗로 竟日量明珠오?저초팔백곡 천재소기우 여하벽옥두 경일량명주 뇌물을 좋아한 당나라 사람 원재(元載)가 후추마저도 뇌물로 받아 800곡(斛:1斛은 10섬)이나 쌓아두는 바람에 천년이 지난 후세에도 웃음거리가 되었거늘 너 연잎은 어인 일로 푸른 옥으로 만든 말(斗)을 들고서 하루 종일 빛나는 구슬을 되고 있느냐?조선시대 문인인 최해(崔瀣)가 쓴 〈우하(雨荷:빗속의 연잎)〉라는 시이다. 연잎은 다른 풀잎이나 나뭇잎과 달리 비를 맞더라도 전체가 다 젖지 않고 마치 기름종이처럼 물방울을 동그랗게 모아들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연잎 위에 맺히는 그런 물방울을 보면 마치 연잎 위에 아름다운 구슬이 구르는 것과 같다. 빗방울 하나가 떨어지면 그 빗방울은 하나의 구슬이 되어 떼구르르 구르다가 연잎의 가운데로 모여 점점 더 큰 구슬로 변해간다. 그 구슬이 커질 대로 커져서 더 이상 연잎이 감당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연잎은 살짝 고개를 기울여 그 구슬을 다 쏟아내고 다시 떨어지는 구슬을 받기 시작한다. 시인은 이러한 연잎의 아름다운 모습을 놓치지 않고서 연잎을 향해 "어인 일로 푸른 옥으로 만든 말(斗)로써 하루 종일 빛나는 구슬을 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것도 그냥 물은 게 아니라, 뇌물을 많이 받기로 유명한 당나라의 탐관오리를 끌어들여 하루 종일 보석을 말로 되고 있는 너 연잎은 당나라의 탐관오리보다 더 하지 않느냐는 농을 섞어 묻고 있다. 발상이 너무나도 참신한 시이다. 명작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지금 덕진 연못에는 푸른 연잎 속에 연꽃들이 아름답게 피어있다. 비 오는 날, 덕진 연못에 가거든 이 시를 한번 읊조려 보도록 하자. 貯:쌓을 저 椒:후추 초 斛:휘 곡 載:해 재 愚:어리석을 우 竟:마침 경 量:헤아릴 량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7.22 23:02

[자연과 생명] 日, 江의날대회 그랑프리

콘크리트 건물로 둘러싸인 도심하천에서 미역감고 고기잡는 아이들의 모습이 더이상 낯설지 않은 전주천. 전주천이 갑작스레 유명해졌다. 시민들의 품에 다시 돌아온 도심하천 전주천이 생태하천 복원 우수사례로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00년 4월부터 자연형하천 조성사업을 본격 시행, 환경부로부터 전국 우수사례로 선정된데 이어 이번에는 환경선진국 일본에서 그 이름을 부각시킨 것. 지난 13∼14일 일본 동경 요요기올림픽기념청소년센터에서는 일본의 대표적 환경단체인 ‘전국 수환경교류회’가 주관한 ‘제5회 강의날 대회’가 열렸다. 시민단체들이 하천 생태계 복원사례를 발표하는 이 대회에는 한국과 일본·중국등 동북아 3개국에서 모두 79개팀이 참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환경정의시민연대가 실시한 ‘한국 강살리기 운동사례 공모’에서 당선된 5개 시민단체가 참가, 안양천과 남대천·도림천·전주천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1천여명이 참석한 이번 대회에서 전주천자연형하천 조성사업 민·관공동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는 ‘시민행동21’은 전주시 담당 공무원및 시공업체 관계자와 함께 참가, ‘전주천 자연형하천조성및 하천생태체험교실 활성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리고 3차례에 걸친 공개심사 결과 전주천은 그랑프리에 해당하는 ‘히로 마쓰쓰다에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민·관공동협의회를 구성, 자치단체와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짧은 기간에 하천 생태계 복원에 성공했다는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었다. 또 시민단체(시민행동21)가 3년동안 1백50여회에 걸쳐 초·중학생 3천여명을 대상으로 ‘하천생태체험교실’을 운영, 학생들에게 하천을 매개로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지난 2000년 4월 착공, 올해 마무리되는 전주천 자연형하천 조성사업은 한벽보에서부터 삼천 합류지점까지 7.2km에 달하는 전주천의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복원하는 사업. 사업시행전 2∼5급수였던 수질이 1∼2급수로 개선됐고 콘크리트 호안과 주차장, 그리고 오염된 물로 황량하기만 했던 하천이 쉬리와 갈겨니·돌고기·참종개·모래무지등 각종 어류와 백로·왜가리등이 찾는 예전 개울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 미완의 생태하천이 풀어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강의날 대회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게 전주천 하류의 모습이다. 쉬리가 서식하고 있는 상류로부터 불과 4∼5km 떨어진 곳에서 하천은 그 모습이 판이하게 바뀐다. 백제교 아래 수역에서는 대규모 콘크리트 보로 인해 하천 흐름이 막히면서 수질오염 현상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덕진보 인근 주민들은 여름철 악취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아직 자연형하천 조성사업이 마무리되지 않은만큼 전주천의 모습을 국제적인 생태하천으로서의 명성에 걸맞게 완성해야 한다. 생태계 복원에 성공한 도심하천으로 국내는 물론 일본과 중국에까지 그 이름을 알린 전주천에 국내·외 환경전문가들의 발길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시민행동21 환경센터,신진철 사무국장 “시민 주인의식이 관건” “일본에서 인기를 끈 우리 영화 ‘쉬리’의 덕을 보았어요.”지난 13·14일 도쿄서 열린 일본 전국수환경교류회 주최 ‘제5회 강의날 대회’에서 전주천 자연형하천 조성사례를 발표, 79개 참가팀중 그랑프리를 차지한 시민행동21 환경센터 신진철 사무국장(34).우리 영화 ‘쉬리’가 일본에서 유명세를 탄 덕에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이 토종물고기가 도심하천에 돌아왔다는 설명을 일본의 심사위원들이 쉽게 이해, 운이 좋았다는 너스레로 수상소감을 대신했다.“하천 생태계 복원과 함께 환경에 대한 주민들의 의식변화가 가장 큰 성과입니다.”“너무 많은 비용을 하천에 쏟아붓는 것 아니냐며 생태하천 조성사업에 반대했던 시민들의 태도가 점차 바뀌고 있다”고 소개한 그는 “좋은 환경으로 인한 혜택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느냐의 여부는 시민들의 주인의식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시민의식이 확립되지 않고 생활속의 실천이 없다면 하천은 또다시 오염될 수밖에 없다는 것. 한벽루 아래 전주천에서 미역감고 고기잡던 어릴적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그는 한동안 잃어버렸던 동심속의 전주천을 아이들에게 되돌려 줄 수 있게된 게 무엇보다 뿌듯하다.그는 아직 수질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전주천 하류 오염의 원인으로 복개천인 건산천을 지목했다. 평상시에는 하수관을 통해 복개하천의 오염된 물이 차집되지만 큰 비가 올 경우 생활하수와 빗물이 섞여 전주천으로 유입된다는 설명이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2.07.22 23:02

전북지노위, "국악원 전원해촉 부당해고" 판결

지난해 12월 31일 전북도의 도립국악원 위촉직원에 대한 전원 해촉과 관련,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19일 ‘인사권 남용에 의한 부당해고’라는 판결을 내렸다.전북지방노동위는 올해 초 도립국악원 노조가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해 이같이 판결하고 “피신청인(전북도)은 복직되지 않은 11명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신청인들에게 해고기간 동안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립국악원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부당해고와 일방적인 국악원 폐쇄 및 연수중단 사건에 대해 이제라도 전북도민과 노동조합에게 공개 사과하라”면서 “법률적 판단에 따르기로 약속한 전북도는 지방노동위의 명력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노조는 이어 지난 5월부터 시작된 단체교섭이 국악원장의 불성실한 태도와 지방선거를 이유로 지지부진해졌다면서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도의 책임자가 단체협상에 임해 조속한 시일안에 단체협약을 체결하라”고 주장했다.전북도는 지방노동위의 판결이 인사권 남용에 의한 부당해고라고 적시했을 뿐 법적인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즉시 재심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조세현 도립국악원장은 “부당해고 부분은 최종 법적 판단에 따르겠지만 단체협상 부분에 대해서는 노조와 지속적으로 접촉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7.20 23:02

사찰 여름수련회 준비는 이렇게

처음 떠나는 사찰에서의 여름 수련회.일반 수련회와는 사뭇 다를 것으로 예상은 되는데 옷은 몇벌이나 준비해야 할지, 휴대폰은 가져가도 될지, 잠자리를 위해 따로 준비할 것은 없는지 등등 어른이나 어린이나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다.사찰 여름 수련회에 꼭 준비해야 할 것과 절대로 필요 없는 것은 무엇인지 전북불교회관 이원일 사무국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세면·필기도구는 필수비누와 칫솔, 치약 등 개인적인 세면도구는 반드시 챙겨야 한다. 속옷과 양말, 수건도 넉넉히 준비한다. 옷은 편안한 복장을 기본으로 산 속에서 새벽이나 밤,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는 경우에 대비해 긴 팔 옷을 여분으로 싸간다. △간식·게임기·만화책은 금물놀기 위한 수련회가 아니다. 따라서 불필요한 간식이나 게임기 만화책 등은 가져가지 않는 것이 좋다.간식을 먹으면 단체 공양 등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요인이 된다. 대부분 사찰에서 공양 이외에도 과일 등 간식을 조금씩 준비하기 때문에 식사량이 부족하거나 입맛에 맞지 않을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이 마음대로 군것질 거리를 사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간혹 아이들이 부모 몰래 게임기나 즐겨보는 만화책 등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는데 수련회 분위기를 흐트리고 참가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으므로 단속한다. △어른은 담배·귀중품·휴대폰 금지어른들의 경우 담배를 가져오지 않도록 한다. 경내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몰래 나가서 피는 경우가 있는데 수행 때문에 민감해진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귀중품도 절대로 가져가지 말아야 한다. 불미스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찰측에 맡길 수도 있겠지만 행사 준비로 바쁜 사찰측을 더 번거롭게 하지 않는 매너는 기본이다. 휴대폰은 가져가도 좋지만 계속 꺼놓고 있다가 급하게 사용할 때만 켜도록 한다.△알레르기 약 등은 미리 챙겨야사찰에서 대부분 상비약 정도는 준비하고 있지만 알레르기 등 때문에 꾸준히 상용하는 약은 개인적으로 잘 챙긴다. 부모는 사찰측에 아이의 특이체질 등을 미리 알려준다.

  • 문화일반
  • 김남희
  • 2002.07.20 23:02

도내 사찰 여름수련법회 풍성 "짧은 산행, 긴 깨달음"

전주시 태평동에 사는 함명선씨(30·경찰공무원)는 2년 전 산사에서 보낸 색다른 여름휴가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함씨는 백양사 여름수련회에 참가해 4박5일 동안 자신을 되돌아 보고 ‘나’를 찾는 시간을 가졌다.“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좀 고단하긴 했지만 짧은 출가를 통해 얻은 것이 너무 많았다”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삶의 의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이 함씨의 추천사.올 여름 피서는 한적한 산사에서 치열한 구도를 통해 긴 깨달음을 얻어 보는 것은 어떨까?도내 근교 사찰에서 펼쳐지는 여름 수련법회 일정을 소개한다.△김제 금산사 ‘행복한 삶, 구도자의 성불’이란 주제로 열리는 여름 수련회는 △어린이부 21일부터 23일(초등학교 3학년 이상) △청소년부 25일부터 27일(중·고생) △일반인부 8월3일부터 6일, 10일부터 13일까지 금산사 보제루에서 예불과 발우공양, 참선, 레크리에이션 등으로 진행된다. 마지막 날 새벽에는 일주문에서 진표율사가 세운 방등계단까지 삼보일배로 정진, 미륵십선수계식도 봉행한다.△고창 선운사어린이와 성인 대상 여름 수련회가 각각 26일부터 28일, 8월2일부터 5일까지 펼쳐진다. 오후 9시 취침해 오전 3시30분 기상하고 거의 말을 하지 못 하게 하는 일정이 다소 답답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예불 및 1백8참회, 좌선, 청소 및 운력, 불교 기초 교리와 선의 사상 설법, 참회기도 산행 등을 모두 거쳐야 수계식에 참여할 수 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재미와 마음공부 시간을 골고루 편성했다. 다도와 예절을 배우는가 하면 부처님 일대기·선운사 유래·불교와 다른 종교의 차이점을 알아보고 노래부르기·신문을 이용한 광고 만들기·물놀이·연등의식 등 즐거운 시간도 갖는다. 준비물은 세면·필기 도구와 모포, 여벌 옷, 슬리퍼 등이며 어린이는 80명, 성인은 50명을 모집한다.△장성 백양사하계 참사람 수련회를 25일부터 28일(1차), 31일부터 8월4일(2차), 8일부터 11일(3차), 14일부터 18일(4차)까지 개최한다. 생사를 초월한 영원한 존재로서의 참사람을 깨닫고, 인간 본래의 자각적이고 능동적인 주체성을 회복하자는데 수련회 목적이 있다. 프로그램은 일반인들도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신경을 섰으며 일반 사찰 수련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각 기수별로 20세 이상 60세 미만 1백명을 모집하며 정원이 거의 차 서둘러야 한다. △전주 정혜사초등학생 1백명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여름불교학교’가 8월3일부터 4일까지 정혜사 경내 어린이 불교회관 2층에서 열린다. 찬불가 배우기, 사찰예법 배우기, 담력 테스트, 예불 및 1백8배, 참선, 선체조, 반야심경 사경, 촛불의식, 탑돌이, 캠프파이어, 장기자랑 등이 펼쳐진다.

  • 문화일반
  • 김남희
  • 2002.07.20 23:02

[믿음의인물] 가섭존자 "무소유 실천한 불교 제일대조사"

우리가 결코 소유해서는 안 될 것들이 있다. 누구든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비우고 놓아버려야 한다. 청순하고 향기롭게 자기 삶과 인생을 누리고자할진대 교만하지도 않아야 하며, 의심하기 시작하다보면 천길, 만길 깊어만 가는 의심을 끊고 상호 신뢰의 기반을 닦아 나가야 한다.그리고 진정한 자아의 모습을 숨김없이 비추어 볼 수 있는 마음의 거울을 깨끗이 닦아 놓아야 할 것이다. 세상사 모두가 덧없음을 알아서 한시적으로 주어진 자기 시간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사무치게 깨달아서 아집과 애욕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갖은 방법을 다 써보아도 결국 인생은 고해이다. 험난하고 암울한 시간들과의 싸움에서 뒤로 물러서거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 마치 흐르는 물처럼 가득 차게 되면 걸림돌을 넘어서 흘러가고 장애물에 막히면 기다리거나 옆으로 돌아서 갈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어야 한다. 괴로움과 슬픔, 고통들을 오히려 밑거름삼고 디딤돌 삼아서 힘차게 미래를 지향하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삶의 지혜가 성숙해 질 때 일체의 모든 것들이 다 공함을 완벽하게 깨쳐 나가게 되는 것이다.그러므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극복하게 되고 무상(無常),무아(無我),고(苦), 공(空)의 이치를 자기 내면에서 산소처럼 녹여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때에 이르게 되면 얼굴의 표정이 바뀌게 된다. 아무런 바램이나 댓가성 없이 자신의 모든 것들을 남김없이 베풀 수 있는 넉넉함에 환희심이 넘치게 되는 것이다.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가장 검소하고 부지런하였던 가섭존자가 부처님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아 부처님의 법을 이어가는 제일대조사가 되었음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사려 깊게 살펴볼 일이다./원행스님(금산사 부주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7.20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연꽃(2)-손댈 수 없는 아름다움

可遠觀而不可褻翫焉이라.가원관이불가설완언멀리 두고 바라볼 수는 있으나 가까이 다가가 외설스럽게 가지고 놀 수는 없다.주돈이의 〈애련설〉에 나오는 말이다. 주돈이는 연에 대해 "진흙 속에서 피어났으면서도 진흙의 추함에 물들지 않고 맑고 잔잔한 물에 씻기었음에도 요염하지 않다"고 칭찬한 후, 다음과 같은 찬사를 이어나간다. "줄기는 텅 비어 위아래가 서로 통하면서도 외모는 곧고, 거추장스럽게 넝쿨이 있거나 가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향기는 멀리서 맡을수록 더 맑게 풍기고 자태는 우뚝 솟아 말쑥하게 서있는 모습이다. 멀리 두고 바라볼 수는 있으나 가까이 다가가 외설스럽게 가지고 놀 수는 없다." 연꽃의 아름다움을 참으로 잘 표현한 명구(名句)이다. 특히 "멀리 두고 바라볼 수는 있으나 가까이 다가가 외설스럽게 가지고 놀 수는 없다"는 말이 가슴을 찌른다. 물에 들어가지 않는 한, 연꽃은 꺾고 싶어도 꺾을 수 없고 만져보고 싶어도 쉽게 만져 볼 수 없다. 그저 멀리 두고서 바라만 보아야 한다. 그래서 연꽃은 어느 꽃보다도 더 아름다운 것이다. 쉽게 꺾이고 쉽게 손을 타게 하는 외설의 대상은 결코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니다. 한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인 연꽃도 외설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저만치 물 속에서 피고 있거늘 하물며 내 발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아무에게나 손을 타는 존재가 되어서야 어디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덕진 연못에 나가 연꽃의 아름다움을 배우도록 하자. 遠:멀 원 觀:볼 관 褻:더러울 설 翫:가지고 놀 완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7.20 23:02

한여름밤 무료영화 즐기세요

‘공짜 영화도 보고, 더위도 피하고’ 주민들을 위한 알뜰 무료 영화관이 도내 지역 곳곳에 설치, 운영되면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연꽃향 흐드러진 공원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가 하면 맑은 물 흐르는 천변에서 밤하늘의 별을 헤면서 스크린에 빠져들 수도 있고, 시원한 냉방장치가 가동되는 안락한 공간에서 더위를 잊으며 영화감상을 즐길 수 있다.현재 영화를 무료로 상영하고 있는 곳은 전주 덕진공원과 삼천 둔치를 비롯해 전주 아중문화의집, 정읍여성회관, 부안예술회관, 무주 등. 각 지역마다 최신 영화 등을 내세워 극장 못지 않은 관객몰이에 나설 정도로 주민들의 호응이 크다.덕진공원과 삼천 둔치는 전주시가 오는 10월말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마다 문을 여는 ‘2002 야외극장 영화상영’. 2000년부터 지금까지 3년째 이어오고 있는 이 야외상영장은 최근 개봉된 영화를 위주로 가족단위의 명작들만 엄선해 상영하고 있다.20일 덕진공원과 21일 삼천 둔치에서는 오후 8시 20분부터 코미디 영화 ‘달마야 놀자’를 상영한다. ‘달마야 놀자’는 강성진 김수로 박신양 정진영 등 인기배우들이 출연하는 조폭영화다.가벼운 산책과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이 야외상영장의 한가지 흠은 비가 올 때 상영이 취소된다는 점이다. 반딧불의 고장 무주에서도 야외영화관이 가동된다. 한풍루 등나무운동장에 3천석이 넘는 규모로 마련된 이영화관은 지난 15일 개장, 매일 밤 8시 30분에 영사기를 가동한다. ‘재밌는 영화’와 ‘타임머신’을 이미 상영한 이 영화관은 20일에는 ‘뷰티풀 마인드’를 21일과 22일에는 청춘 하이틴영화 ‘후 아유’를 선보인다.야외상영과는 달리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 실내 무료영화관도 눈길을 끈다.전주 아중문화의 집은 IMAX 영화가 특징. ‘IMAX의 웅장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함께 하세요’를 주제로 내걸고 영화를 상영한다. 20일 오후 3시에는 ‘이집트의 비밀’을, 27일에는 ‘매혹의 하와이’를 내건다.부안예술회관과 정읍여성회관도 무료 영화상영을 통해 지역민과의 친밀도를 높인다.부안예술회관은 2층 공연장을 상영관으로 치장하고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와 8시 두차례에 걸쳐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18일 ‘더 원(The One)’을 선보인데 이어 25일에는 지난해 어린이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상영한다.정읍여성회관 문화의집은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다양한 영화를 마련하고 2층 문화관람실로 시민들을 초청한다. 20일부터 이달말까지 ‘잔다르크’ ‘블랙호크 다운’ ‘아웃 오브 아프리카’ ‘존 큐’ ‘발토, 모험의 세계를 찾아서’를 잇따라 보여준다.상영장소 일시 영화 문의덕진공원 20(토) 오후8:20 달마야 놀자 281-2850삼천둔치 21(일) 오후8:20 달마야 놀자 281-2850무주 등나무운동장 20(토) 오후8:30 뷰티풀 마인드 320-2581∼2무주 등나무운동장 21(일) 후 아 유무주 등나무운동장 22(월) 후 아 유 아중문화의집 20(일) 오후3:00 이집트의 비밀 241-1123 아중문화의집 27(일) 매혹의 하와이부안예술회관 25(목) 오후2:00/오후8:00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580-4318정읍여성회관 20(토) 오후2:00 잔다르크 537-3005정읍여성회관 21(일) 오후2:00 블랙호크 다운정읍여성회관 25(목) 오후7:00 아웃 오브 아프리카정읍여성회관 26(금) 오후3:00 아웃 오브 아프리카정읍여성회관 27(토) 오후2:00 존 큐정읍여성회관 28(일) 오후2:00 발토, 모험의 세계를 찾아서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7.20 23:02

동학농민혁명기념관 유물 고작 270점 그쳐

동학농민혁명기념관 전시시설에 전시할 동학관련 유물이 적어 전북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에따라 전북도는 동영상과 모형인형, 음성 등을 다양하게 활용해 전시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전북도에 따르면 동학농민혁명기념관과 교육관 사업이 올 10월에 마무리됨에 따라 8월중 전시시설 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다.그러나 전시시설은 연면적이 1천2백여평에 이르는 반면 이곳에 전시할 유물은 2백70여점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관련유물을 모집하기도 했지만 당시의 유물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데다 앞으로도 추가로 발굴될 유물이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따라서 전북도의 고민은 이처럼 넓은 전시시설 면적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해 전시효과를 높이느냐 하는 문제. 지난 15일 열린 동학기념관자문위원회에서도 이에대한 의견이 집중적으로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전북도는 동영상시설을 중점적으로 설계, 관람객들이 당시의 화면이나 모형을 보면서 목소리를 직접 듣는 등 체험형 전시시설로 꾸밀 예정이다.또 관람객이 공초상황에서 직접 전봉준으로서 답변해보는 등의 체험기회를 확대하고 동학농민혁명을 아시아적, 세계사적 흐름에서 파악할 수 있도록 전시시설을 꾸밀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앞으로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 자랑스런 도민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상징적인 기념현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성원
  • 2002.07.19 23:02

[문화게릴라] 시네마 팩토리 최광석씨

전주시 중노송동 멀티미디어센터 3층. 늦은 10시를 넘겨서야 최광석씨(33)를 만날 수 있었다. 영상관련 단체를 설립하기 위한 모임 때문에 부안에서 오는 길이라고 했다. 헝클어진 고수머리에 나이 들어 보이는 까무잡잡한 얼굴, 정돈되지 않은 수염, 작업복을 아무렇게나 걸치고 다니는 그의 외모로부터 영화제작소 ‘Cinema Factory’(이하 시팩) 대표나 영상 프로덕션 ‘EID6’(ettect in digital) 경영자란 직업을 읽어내는 일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소탈하고 텁텁한, 항상 얼굴 가득 웃음을 쏟아내는그에게서는 듬뿍, 정이 묻어났다. 89년 지금은 독립영화협회로 합쳐진 ‘영화마당 우리’에서 활동, ‘16㎜필름워크숍’에 참여했다. 초창기 일용노동조합에서 일하며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영상운동에 관심을 두게 됐다. 나이 어린 시팩 식구들에게서 간혹 마르크스나 체게바라 등의 이름이 튀어나오는 것은 모두 그로 인해서다. 고향에 돌아온 90년대 중반쯤 부안에서 공동체 생활에 합류한 당시 그의 생활은 윤구병 선생(변산공동체)이 쓴 ‘잡초는 없다’(보리·1998)에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윤선생은 그를 ‘어리석은 어부’로 칭했지만 그 글속에는 그에 대한 신뢰가한아름 담겨 있다. 시팩이 만들어 진 것은 4년전. 프리랜서 활동을 하던 그가 우연히 합석하게 된 박동기(27), 전은서(28), 신기록씨(27)와의 술자리에서였다.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푸념 섞인 그들의 대화를 놓치지 않았던 것.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인 만남인 셈이다. 그 후 전주영화제 워크숍과 시민영화제 등을 거치며 이런 저런 인연들이 이어졌다. 현재 ‘EID6’를 함께 하고 있는 노윤(28) 이경아씨(22)나 시팩에서 활동중인 김효정(25) 이승애(25) 김민경(22) 현재영(22) 김반지(21) 장광수씨(21) 등이 그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이다. 시팩은 지역에 처음 만들어진 단편영화제작단체였지만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노출을 꺼리는 그들의 성격 탓이다. 그러나영화제작공장이라는 그들의 이름에 걸맞게 벌써 10여편의 영화를 발표하며 지역 영화제작열기를 달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해 ‘항문파열기’(연출 박동기)로 TTL영화제 본선에 진출했고 전북시민영상제에서는 ‘거리’(연출 노윤)로 장려상을 수상했다. 또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게릴라 CF’에 출품한 작품이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 초부터 퍼블릭엑세스 프로그램을 제작·상영, 그는 VJ리포트란 칭호도 낯설지 않다. 두 차례 치러진 전주시민영화제에도 ‘출근길 삼종경기’(연출 박동기) ‘그, he’(연출 최광석) ‘칼의 뼈는 인쇄한다’(연출 김민경) 등의 작품을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출품했다. 구성원 대다수가 지역 영상일꾼으로 각 영화제에서 스텝으로 참여했고 지난해 시팩의 이름으로 작은 영화제를 열기도 했다. “영화는 특정계층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문화이니만큼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누구든 와서 작업할 수 있도록 시팩의 문을 열어 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그가 시팩 식구 세명과 함께 시작한 것이 영상 프로덕션 ‘EID6’다. 디지털 단편영화 제작 단체와 전북에 처음 생긴 단역배우 에이전시로서 많은 극영화의 보조출연과 장소 섭외·세트제작 등을 지원하고 있다. 요즘 부쩍 영화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 지역에 꼭 필요한 단체인 셈이다. “멤버들의 졸업시기가 되면서 생활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왕이면 영상관련 단체에서 일하면서 더 가까이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법이다’‘아프리카’‘재밋는 영화’‘복수는 나의 것’ 등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영화와 뮤직비디오는 수십 편에 이른다. 아직 큰 수입을 얻진 못했지만 수익의 대부분은 가능한 영화제작에 쏟아 부을 생각이다. “일정한 재정의 확보는 준비단계부터 더 치밀해지고 과감해질 수 있을 것”이라며 벌써부터 흥에 겨워 있다. 그는 지난해 제6회 부산국제영화제 커미션 박람회에 참여한 기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전 세계의 자발적인 영화 관련 단체들의 활동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영화제작뿐 아니라 전북의 영화촬영지에 대한 자료를 전산화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달지도 맵지도 않지만 결코 질리지 않는 표정을 지닌 최광석씨.많은 영화가 전북인들의 손으로 전북땅에서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은 멀지 않은 것으로보인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07.19 23:02

소리에 담아낸 전북 발자취, 류장영 작곡발표회

류장영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연구실장(45)이 작곡발표회를 연다. 19일 오후 7시30분 전북대 예술대학 신관 아트홀.‘고향의 소리 찾기Ⅰ’를 주제로 전북의 역사와 발자취를 창작으로 옮겨낸 작품을 선보인다.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우리 지역의 민요나 무가 등을 새로운 곡으로 만들어 오늘에 되살려보겠다는 그의 작곡가로서의 꿈이 결실을 맺는 무대다. “91년 도립국악원 학예연구실에 몸 담은 뒤 11년동안 도내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며 민속음악이 자꾸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들을 수록 정겨운 소리인데’라는 생각과 함께 그 소리를 되살리는 길이 내가 해야 할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전북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정서와 가락을 만들어갈 생각이라는 그는 ‘오원강에 달 비추다’와 ‘모정’ 등 7곡을 발표한다. 전통가락에 대한 돋보이는 해석력과 고향에 대한 진득한 사랑이 물씬 배어있는 작품들이다. 초연되는 ‘오원강에 달 비추다’는 임실 사선대 옆을 흐르는 오원강에 얽힌 전설을 국악실내악곡으로 꾸민 곡이다. 임실군 삼계면 두월들노래 중 김매기때 부르던 ‘사랑가’선율이 중심을 이루는 것이 특징. ‘모정’은 도내 마을 곳곳에 퍼져있는 모정의 정경을 그린 작품이다. 순창군 금과면 모정리에서 전해지고 있는 토속민요 ‘연꽃타령’을 주제로 다양한 리듬의 변주를 통해 김매기 과정과 모정의 한적함을 그려냈다. ‘모정’과 전주10경 중 제8경에 해당하는 ‘동포귀범’과 이동희 시인의 ‘열무’와 ‘파라시’, 박석구 시인의 ‘구름’, 그리고 ‘진포의 불꽃’(작사 김정수)도 함께 연주된다. ‘고향의 소리 찾기’시리즈를 매년 한차례 이상 발표할 계획인 그는 전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음악학과를 수료했다. 현재 전북대와 백제예술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이날 연주에는 박지중(피리) 김건형(대금) 조용오(소금) 이승연(해금) 백은선(가야금) 황승주(아쟁) 장인선(타악·이상 도립국악원) 임영란(거문고) 김수현(신디) 강은진(타악·이상 전주시립국악단)씨가 참여하고 소리꾼 배옥진씨(도립국악원)와 바리톤 김영진씨(군산시립합창단)가 협연한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7.1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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