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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나래펴고 신화세계로 "하륵이야기"

해태 처럼 툭 튀어나올 듯한 눈을 가진 귀여운 아이 ‘하륵’. 쌀밥을 먹고 끝없는 배고픔에 시달리게 된 하륵은 자동차와 기차·비행기는 물론 해와 달을 먹어버리고, 급기야 노부모까지 삼켜버린다.신화의 색채를 띤 아름답고 정겨운 인형극 ‘하륵이야기’가 여름방학을 맞아 전주를 찾는다.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들이 모여 만든 극단 ‘뛰다’가 제작한 ‘하륵이야기’는 생활용품을 활용한 음악연주와 인형, 한지의상 등이 어우러진 아름답고 정겨운 인형극이다. 자칫 진부할 수도 있는 옛날 이야기 한토막을 흥겹고 정겹게 만들어 2002어린이연극상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지난 3월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12회 공연하는 동안 관객이 무려 1천3백명이나 들었고 동숭아트센터와 예술의전당에서 초청공연을 제의받기도 했다. 대학로에 첫 입성한 무명극단으로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올 가을 일본 ASSITEJ초청공연과 과천세계마당극축제 초청공연이 예정되어 있을 정도로 작품성을 공인받았다. 작품을 직접 쓰고 연출한 배요섭씨가 풀어놓은 상상의 세계는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든다는 평을 이끌어냈다.배우가 하륵 인형을 조정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는 한지로 만든 하회탈 비슷한 가면을 쓰고 나온다. 배우들은 악사로, 진행자로, 극중 인물로, 인형 조정자로 출연하면서도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펼쳐놓는다.비닐봉지와 생수통, 빈 병, 바가지 등 일상의 평범한 물건들로 다양한 효과음을 만들어내는가 하면 신문지 한 장을 접거나 펼치는 것으로 코끼리나 인어, 슈퍼맨이 되기도 한다. 연극은 그림자극으로 끝을 맺는다. 배고파 우는 하륵을 위해 스스로 먹혀버린 할머니 할아버지가 하륵의 뱃속 집에서 뜨개질하고 신문을 읽으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스크린에 비쳐질 때 따스한 감동은 객석까지 밀려든다.방학을 맞은 아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이 인형극은 20일과 21일 오후 2시와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공연된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7.19 23:02

[문화가] 여름 강습회, 특강

전북국악교육연구소 여름국악강습회90년 호남좌도굿연구회로 창단, 풍물굿 보존과 연구·보급에 앞장서온 전북국악교육연구소가 여름 국악강습회를 연다.직장인과 주부, 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여는 이번 강습회는 8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열리며 풍물과 민요, 태평소 강좌가 마련된다.풍물반은 중요무형문화재 11-마호로 지정된 호남좌도 임실필봉굿을 알려주며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진행된다. 장단과 남도민요를 익히는 민요반은 매주 화·목요일 오후 3시에 열리며 태평소반은 같은 날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악보와 음계, 굿거리, 자진모리 등을 강연한다. 참가 및 문의는 063-276-1902.아중문화의집 여름방학 특강 프로그램전주시 아중문화의집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여름방학 특강 프로그램을 개설한다.홈페이지 제작 교육인 ‘컴퓨터 안에 내 집을 만들자’를 비롯해 동화구연, 단소, 수화, 종이공예, 키성장 스트레칭, 영상제작 등 8개 프로그램이다. 정보화·영상시대를 맞아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영상제작 특강인 ‘내가 만드는 6mm세상’도 마련된다.25일까지 선착순 접수를 받으며 29일부터 8월 24일까지 한달동안 진행된다. 문의는 241-1123이나 전자우편 ajung@hanmail.net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2.07.19 23:02

[문화광장] 공연과 전시

공연송세운 심청가 완창발표회20일 오후 2시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 명창 재목으로 촉망받고 있는 송세운씨(전북대 한국음악과 4년)가 심청가를 완창한다. 동초제의 맥을 잇고 있는 어머니 임화영씨로부터 심청가 등을 사사했다. 동초제 심청가는 서편제와 동편제의 중간 가락으로 슬프면서도 힘있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 855-3791이은미 ‘한여름 밤 콘서트’20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 폭발적인 가창력과 열정적인 무대매너가 돋보이는 이은미가 베스트앨범 ‘Passion’출반을 기념하는 전국 투어콘서트의 첫번째 무대다. 리듬 앤 블루스, 재즈, 발라드, 소울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다.샌드위치나 김밥 등 간단한 먹을 거리를 가지고 입장이 가능한 포틀럭 콘서트다. 270-7825여름밤 국악의 향기I 26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1년동안 내홍을 겪었던 도립국악원이 본격적인 활동을 알리는 무대. 국악원 관현악단(단장 김광복)이 국악가요와 창작 관현악곡을 연주한다. 254-2391제3회 전북여성합창대회 19일 오후 1시30분 전북예술회관. 전북여성단체협의회에서 제7회 여성주간 기념행사로 여는 대회. 도내 16개 합창단이 참여, 우리 가곡은 물론 유모레스크 등 클래식곡 등 아름다운 선율로 열띤 경연을 벌인다. 284-4445전시이순구 한국화전 19일부터 25일까지 전북예술회관. 한국화동질성회, 의식의 새물결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화가 이순구씨의 첫 개인전. 도시의 세밀한 구석구석을 화폭에 담아 공동체적 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현대인의 삶에 대한 연민과 통찰을 표현했다. 284-4445전국서화백일대상전 19일부터 25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사)창암이삼만선생선양회(이사장 김영구)가 풍남제 행사로 치렀던 제18회 전국서화백일장대상전 입상·입선 작품을 전시한다. 287-9638김기숙 개인 칠예전 19일부터 25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주대 산업미술학과를 졸업한 김기숙의 첫번째 개인전. 전통 칠 기법으로 만든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옻칠 등 다양한 기법을 만날 수 있다. 284-4445전양배 한지의상전8월 5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한지기획관. 패션디자이너 전양배씨가 고구려 벽화 등 전통문양을 직조와 누비기법으로 디자인한 한지의상 12점을 선보인다. 285-4403해학과 풍자의 미학-탈展31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기획관. 하회별신굿탈 등 우리나라 전통탈 12종 1백20여점과 중국 이탈리아 잠비아 태국 네팔 등 15개국 30여점 전시. 탈제작 체험도 열리고 있다. 285-4402헤르만헤세전 3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 ‘데미안’의 작가 헤르만 헤세의 문학세계와 삶을 조명하는 자리. 헤세의 대표적인 문학작품 초판본과 회화, 육성 레코드 등 유작과 유품 2백50여점 전시한다. 중앙공연문화재단이 여는 여름방학 기획전이다. 270-7829고객사랑 1호 그림전20일까지 전주우체국. 작가 79명이 정물과 추상, 풍경, 수채화 등 다양한 장르작품 1백50여점을 출품했다. 전주 얼화랑이 주최하고 전주우체국이 주관하는 자리로 수익금은 연말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 28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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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7.19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연꽃(1)-진흙속에서 자랐어도

予獨愛蓮之出 泥而不染하고 濯淸漣而不妖라.여독애연지출어니이불염. 탁청련이불요.나는 유독 연꽃이 진흙 속에서 피어났으면서도 진흙의 추함에 물들지 않음과 맑고 잔잔한 물에 씻기었음에도 요염하지 않음을 사랑한다.송나라 때의 학자인 주돈이(周敦 )가 쓴 〈애련설(愛蓮說:연(蓮)을 사랑하는 까닭을 밝힌 글)〉에 나오는 말이다. 연은 정말 진흙탕 속에서 자란다. 그렇게 더러운 진흙탕 속에서 어떻게 저런 아름다운 꽃이 피어날 수 있을까 하고 의심할 만큼 더러운 오물과 진흙에 뿌리를 내리고서 자라는 게 바로 연인 것이다. 열악한 환경에 전혀 물들지 않고 맑은 자신의 모습을 지키고 있으니 그 얼마나 고고한가? 뿌리를 내린 연못의 바닥은 비록 온통 진흙탕이지만 그 진흙탕이 가라앉은 물의 표면은 더없이 맑다. 연은 꽃을 피운 후에는 이 맑은 물에 꽃잎을 씻고 또 매일같이 맑은 이슬로 세수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꽃은 그저 고아할 뿐 다른 꽃처럼 요염하지가 않다. 이 얼마나 진실하고 소박한 모습인가? 장미는 우아하지만 소박하지는 않은 꽃이며 민들레는 소박하지만 우아하지는 않은 꽃이다. 그러나 연꽃은 고고하면서도 요염하지 않고 우아하면서도 오히려 소박한 꽃이다. 이런 연꽃을 누구인들 사랑하지 않으랴! 연꽃이 사랑을 받는 까닭은 바로 양면(兩面)의 미를 겸비한 완벽성에 있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진정으로 아름답기 위해서는 양면뿐 아니라 사면 팔면을 갈고 닦아 전인(全人)의 인품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 덕진 연못엔 연꽃이 한창이다. 가서 보고 배우자.予:나 여 :진흙탕 어 泥:진흙 니 染:물들 염 濯:씻을 탁 漣:물결 연 妖:요염할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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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7.19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지기(知己)

求知己於朋友還易하고 求知己於兄弟猶難이라 구지기어붕우환이 구지기어형제유난 친구들 가운데에서 지기를 구하기는 쉬워도 형제 중에서 지기를 구하기는 오히려 어렵다.청나라 때의 문인인 장조(張潮)라는 사람이 쓴《유몽영(幽夢影)》에 나오는 말이다. 지기(知己)란 나에 대해서 나 이상으로 잘 아는 절친한 사람을 칭하는 말이다. 이런 절친한 사람을 갖기란 정말 쉽지 않다. 부모님으로부터 피와 살을 나누어 받은 형제 사이는 천륜의 끈으로 묶여 있어서 누구보다도 나를 잘 알아주고, 또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이해하며 살 것 같지만 기실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피와 살이 섞이지 않은 남보다도 더 미워하고 시기하며 사는 경우가 많다. 청나라 사람인 장조(張潮)가 "형제 중에서 지기를 구하기가 오히려 어렵다"고 꼬집어 말한 것을 보면 요즈음만 그런 게 아니라 옛날에도 형제간에 우애를 못하는 사람이 많기는 마찬가지였나 보다. 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많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사이인 형제 남매가 서로 우애하지 못하고 불목하며 산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면 불목의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욕심이다. 내가 형이나 동생보다 더 잘 살아야 하고 내 자식이 누이나 동생의 자식보다 잘 되어야 한다는 욕심 때문에 서로 반목하며 살게 되는 것이다. 생각만 한번 바꾸고 나면 형제자매간에 정말 우애하며 살 수 있을 텐데..... 아내는 남편의 형제들에 대해 남편은 아내의 형제들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은 성찰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求:구할 구 還:도리어 환 易:쉬울 이 猶;오히려 유 難:어려울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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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7.18 23:02

전주월드컵문화행사 평가토론회 "축제 평가는 형식절차?"

전주시가 올해 40억원을 들여 개최하거나 지원했던 월드컵문화행사와 4대 문화축제에 대한 평가가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비난이 높아지고 있다.특히 축제 운영진의 자화자찬식 자체평가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다음 축제 준비를 위한 효율성 제고와 경험 축적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오후 2시 전주 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2002 전주 월드컵 문화행사 평가토론회’. 이날 월드컵 문화행사를 비롯해 전주 풍남제, 전주종이문화축제, 전주국제영화제 등 4개 축제 관계자들이 참석해 자체 작성한 평가보고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는 행사취지나 개요, 프로그램 구성, 관객수 등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한 뒤 성공작이었다는 개괄적 수준에 그쳐, 평가없는 평가회로 전락하게 했다. 더욱이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는 평가 토론회에 불참한데다 이날 참석자들도 4개 행사 관계자들과 시청공무원 20여명만 참석, 객관성과 전문성이 결여되고 말았다. 평가서의 질적 수준도 문제. 대사습보존회는 예산집행과 대회결과만을 정리, 전주시에 제출했을 뿐 이번 평가에 대한 준비는 전무했다. 이는 다른 축제들도 마찬가지로 평가결산서의 주요 내용이 관람객 집계나 운영전반에 걸친 개선점 찾기 정도의 수준에 그쳤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종진씨(시민행동21 문화센터소장)는 “수많은 예산이 투입됐는데도 기획단계부터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평가회만 여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라며 “객관적 평가작업이 선행될 때 평가회가 비로소 의미를 지닌다”고 일침했다. 축제 기획자나 운영진이 해마다 ‘처음 시도하니까’‘처음 섭외하니까’라고 토로하는 것도 제대로 된 평가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라는 게 이소장의 설명이다. 이정덕 교수도 축제의 평가잣대 신뢰도에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4개 축제 주최측에서 발표한 관객 수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교수는 축제 참여자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는 상황에서 축제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도, 다음 계획을 수립할 수도 없다고 분석했다. 문화전문가들은 관객 집계 시스템과 함께 축제 평가 틀을 만들고 사후평가를 철저하게 집행, 축제의 전문성과 효율성 제고과 함께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단순한 프로그램 분석 뿐아니라 조직운영, 예산까지 포괄적이고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축제예산에 평가부문이 포함되어야 하고 외부평가단 선정과 객관적 마련이 시급하다는 견해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7.18 23:02

[夏, 판소리기행] (1)남원 "소리香 끊이지않는 명창의 고향"

최동현교수의 판소리 길라잡이가 여름기획으로 기행을 떠납니다. 8월까지 매주 목요일에 연재되는 '여름에 떠나는 판소리기행'은 명창들의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판소리 땅을 찾아가는 기획입니다.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가족들이 함께 떠나는 판소리기행이라면 문화적 체험과 함께 교육적인 즐거움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판소리 한 대목 함께 실어가면 더위도 저만큼 비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1. 송흥록, 송광록, 송우룡, 박초월: 남원 운봉 비전리2. 권삼득 : 완주 용진 구억리3. 신재효 : 고창읍4. 김세종 : 순창 복실리5. 장자백, 장득진, 이화중선, 박복남 : 순창 적성 운림리6. 장판개 : 순창 금과 삿갓테7. 전도성, 전계문 : 태인 8. 진채선, 김성수 : 고창 심원(1) 남원 "송흥록 박초월, 그리고 비전리"예나 지금이나 남원은 판소리의 고장이다. 남원은 ‘춘향가’와 ‘흥보가’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춘향이나 흥보, 놀보는 남원 사람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노래의 왕으로 일컬어지던 송흥록, 그의 동생 송광록, 아편중독자였지만 일제강점기 대명창이었던 김정문, 근세 최고의 여창 박초월, 동편제 판소리의 전통을 고집스럽게 지켜왔던 강도근, 당대 최고의 인기 소리꾼인 안숙선에 이르기까지 판소리사에 길이 남을 명창들을 줄줄이 배출한 곳이다. 남원에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시립국악원과 우리나라 민속음악의 총본산임을 자처하는 국립민속국악원이 있어서, 열년 열두 달 판소리와 전통음악의 향기가 피어오르는 곳이기도 하다.남원은 지리산 발치에 놓여 있는 고을이다. 여름 피서철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어머니의 품과도 같은 넉넉한 지리산 골짜기에서 지친 몸들을 쉴 것이다. 이 시기에 남원을 찾는 사람들은 남원시립국악단의 국악공연을 덤으로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7월 20일부터 24일까지는 매일, 그 외에는 매주 화, 목, 금, 토요일 저녁에 공연이 펼쳐진다. 지리산 가는 길에 국악의 성지로 알려진 운봉을 들러 잠시 쉬었다 가는 것도 좋다. 운봉에서 함양 쪽으로 가다보면 왼편에 황산대첩비지를 알리는 큰 돌이 서 있다. 황산대첩은 고려말 이성계가 왜구 아기발도와 싸워 대승을 거둔 전투를 가리키는데, 이를 기념하는 비각이 있는 곳이 운봉면 화수리이다. 본래 황산대첩비는 여러 조각으로 깨진 채 버려져 있고, 그 곁에 새로 비석을 세웠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자기들의 조상들이 대패한 것을 기리는 비라는 이유로 넘어뜨려 깨버렸다고 한다. 비를 무너뜨린다고 패배한 역사가 사라질 리 있겠는가. 깨진 비석은 왜인들의 옹졸한 마음까지를 증언해 준다. 바로 이 비가 있는 마을이 가왕 송흥록이 살았다는 동네이다. 그러니까 송흥록의 동생 송광록도 당연히 이곳 출생이다. 송광록의 아들 송우룡은 구례 사람이라고 하지만, 출생지는 이곳일 것이다. 송우룡의 아들이 바로 일제시대 최고 명창 중의 한 사람인 송만갑이다.그뿐인가. 근세 최고의 여창 중의 한 사람인 박초월도 이 마을에서 자랐다. 지금은 비록 송흥록의 탄생지라는 조그마한 표석 하나가 놓여 있을 뿐이지만, 이곳은 우리나라 판소리 최고의 성지이다. 실제 남원시에서는 이 부근에 국악의 성지를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박효관과 함께 ‘가곡원류’를 편찬한 안민영의 ‘금옥총부’라는 시조집에는, 그가 1842년 가을 순창에 내려갔다가 주덕기와 함께 남원 운봉의 송흥록 집에 들러, 그곳에서 신만엽, 김계철, 송계학 등 명창들을 만나 수십 일을 잘 놀았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은 큰길에서도 한참 들어가야하는 한적하고 보잘 것 없는 마을이, 한 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명창들이 모여 소리를 주고받던 곳이었던 것이다.모름지기 우리 민족이라면 우리 민족 최고의 음악가가 살던 곳에 들러 잠시 전통의 향기를 떠올려 봄 직하지 않은가. 그곳이 마침 왜구를 대파한 전적지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마을 입구의 시원한 솔숲과 정자도 잠시 땀을 식히기에는 그만이다. 올여름엔 피서 가는 길에 우리 문화 역사의 현장도 꼭 들러 보자./최동현(군산대 교수, 판소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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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7.18 23:02

이은상 시인의 일제말 광양 은거지 공개

노산(鷺山) 이은상(李殷相.1903-1982) 시인이 일제말기에 살았던 은거지(전남 광양시 광양읍 칠성리 334번지)가 지방 문예지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최근 발간된 계간 「경남문학」 여름호는 "노산이 1938년 조선일보를 사직한 뒤해방때까지 전라남도 백운산과 광양을 중심으로 은둔 생활을 했다"면서 "노산은 그동안 광양시 진상면 신황마을과 지랑마을 등 백운산 자락의 마을에서 은거생활을 한것으로 알려졌으나 광양읍 칠성리에서도 상당기간 은거한 것이 추가로 밝혀졌다"고공개했다.시조시인 김교한씨가 이 잡지에 기고한 특집기사 '노산 선생의 은거지 백운산은말한다'는 광양 현지 답사를 통해 얻은 생존자들의 증언, 1983년 발간된 「광양군지」와 1995년 출판된 「이경모 사진집」(눈빛 刊) 등을 근거로 노산의 은거지와 일제말기 행적에 대한 의문을 파헤쳤다.증언자 가운데 현재 광양읍 읍내리에 거주하는 이용학(79.전 광양 교육장)씨는"일제말기에 부친이 경영하던 한의원에서 노산 선생을 자주 뵈었다"면서 취재자인김씨에게 광양읍 칠성리에 남아있는 노산의 은거지를 안내했다.이 집은 해방 후 장차남(79) 할머니가 인수해 지금까지 거주하고 있다. 나지막한 3간 슬레이트 지붕의 이 집은 당시 초라한 초가집이었고, 조그만 갓방이 노산의서재였다고 이씨는 증언했다.이씨는 "노산 선생은 일제의 감시를 받아온 민족운동가로 기억한다"면서 "해방직후 노산 선생의 지시를 받고 태극기를 여러 개 만들어 광양서초등학교 운동장에열린 군민대회에 참가했으며, 그때 노산 선생이 단상에 올라 강연을 했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덧붙였다.「광양군지」는 "노산이 광양경찰서 유치장에서 해방을 맞았다"고 기록했고, 「이경모 사진집」은 해방되던 날 오후 광양경찰서 무덕전에서 시국수습 군민회의를열었던 노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기고가 김씨는 이같은 증거를 토대로 노산이 조선일보 사직 후 해방때까지 백운산 및 광양에서 은거생활을 했고,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1942년 10월 홍원경찰서와함흥교도소에 구금됐다가 1943년 9월 기소유예로 석방돼 다시 광양에서 은거했다고일제말 행적을 밝혔다.「경남문학」 발행인 정목일씨는 "국가 지원을 받아 경남 마산에 '노산 문학관'을 설립하려는 과정에서 일부 시민단체들이 노산의 친일행적을 시비삼아 문학관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면서 "노산이 친일행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일제말기 8년간 은둔생활을 했던 광양지역을 샅샅이 취재해 지난해 가을호에 이어 이번에 새로운 사실을 추가로 발굴해 공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 잡지는 노산의 시조집에 실리지 않은 시조 '백계산 동백림'을 1988년광양에서 간행된 「마을 유래지」에서 발굴, 공개하기도 했다. 백계산 동백림은 광양시 옥룡면에 있는 산으로 고려시대 도선국사가 창건한 옥룡사 인근 동백숲을 일컫는다.몇 년전 옥룡사에서 도선국사의 것으로 보이는 석관이 발굴된 바 있다. 노산이시제로 삼은 동백림은 도선국사가 풍수사상에 근거해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경남문학」이 공개한 시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백계산 동백림에 봄이 하마 어지렸다 가슴속 옛 기억이란 이리도 쓰라린 건가 동백꽃 백년 핀데도 내사 어이 보겠나.백계산 동백림에 꽃 한창 피거들랑 그대들 부디 와 눕고 앉아 거닐어 보세 내 차마 못 보는 뜻을 그제사 짐작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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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2.07.18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마음과 힘을 다하여

理在當行이면 不以行之難易爲作輟也하고 盡心竭力而爲之라이재당행 불이행지난이위작철야 진심갈력이위지이치로 보아 응당 해야할 일이라면 실행상의 쉽고 어려움을 따져 일을 그만두려 하지말고 마음과 힘을 다해 실행하도록 하여라.송나라 때의 학자인 주희(朱熹)가 쓴 〈여예국기(與芮國器:예국기에게)〉라는 편지글에 나오는 말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정말 하기 싫지만 안 해서는 안될 일을 만나기도 하고 정말 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하지 않고서 그냥 넘길 수 없는 일을 만나기도 한다. 두 경우 다 사람을 매우 곤혹스럽게 한다. 바로 이런 때에 용기가 필요하다. 일의 어려움에 대해 미리 겁을 먹고서 손도 대보기 전에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안 해서는 안될 일을 포기한다는 것은 곧 인생의 포기를 의미한다. 한번 포기하기 시작한 사람은 다음 일을 맞았을 때에도 용기를 내지 못하고 나약하게 가장자리만 맴돌다가 그만두고 만다. 결국 실패한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월드컵대회를 통하여 용기와 자신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눈으로 확인하였다.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과감하게 도전하다보면 웬만한 어려움은 다 극복하고 찬란한 결실을 얻을 수 있다. 과감한 도전과 무모한 도박은 분명히 다르다. 과감한 도전은 치밀한 계획과 사전 연구를 토대로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고 덤벼드는 것이고, 무모한 도박은 계획이나 연구가 부족한 상태에서 '설마 실패하지는 않겠지'하는 요행을 바라는 마음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도박이 아닌 도전에 마음과 힘을 다 한다면 실패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理:이치 이 當:마땅 당 難:어려울 난 易:쉬울 이 輟:그칠 철 盡:다할 진 竭:다할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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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7.17 23:02

전주월드컵문화행사 토론회 "축제 통합운영해야"

전주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의 효과 극대화와 예산 효율성 제고를 위한 축제간 통합과 운영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오후 열린 2002전주월드컵문화행사 평가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이정덕 교수(전북대)는 월드컵을 맞아 6월 한달동안 월드컵 문화행사와 풍남제, 종이문화축제를 평가하고 축제간 프로그램의 연계성이 전무했다고 밝혔다. 이교수는 월드컵문화행사집행위와 풍남제가 잇따라 거리퍼레이드를 개최하는 등 프로그램이 중복됐고, 같은 공간에서 열린 풍남제와 종이축제도 유기적 관계가 실종됐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획단계부터 각 운영자들이 협의하고 프로그램을 조율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안상철 총감독(월드컵문화행사집행위)도 예산의 중복투자 방지 측면에서 축제가 통합 운영되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축제를 관장하는 상설기구를 설립, 축제 기획부터 정체성 모색, 행사시기와 프로그램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안감독의 제안. 매년 되풀이 되는 축제의 ‘기획력 부재와 시간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7.17 23:02

"우물"에서 길어올리는 영혼의 소리

어디선가 철문 닫히는 소리가 났다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찬물로 오래 눈을 씻었다―‘우물 무덤’ 중에서정인섭 시인(47·해성고 교사)이 네번째 시집 ‘꿈을 꾼 뒤에’(문학동네)를 펴냈다. 80년대 말 ‘어둔 밤’(문학과지성사·1987)‘무진 일기’(문학과지성사·1989) 이후 13년 만에 낸 시집이다. 안도현 시인이 “전주 하늘 아래 같이 살면서도 몇 년째 정인섭 형은 두문불출”이라고 말한 것처럼 매주 한번 서점에 들러 책 한 무더기를 안고 사라지는 모습만 보였을 뿐 그 어느 모임에서도 시인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모처럼 펴낸 그의 시집은 그래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술집과 유곽 대신 상처의 마을을 쉬지 않고 들락거렸던 것”으로 보이는 그의 시들은 13년의 여백속에 침묵하며 90년대를 건너왔지만 여전히 역사와 종교 안에서 세상을 보는 일에 더 치열해져 있다. ‘내 종교 외투가 다 낡아서 몸은 춥고/옛사랑 역사는 내 귀싸대기를 치며/넋에 울타리를 치는군/나 지친 사나이, 낭떠러지를 더듬더듬 가는 사람’(‘사람처럼’ 중). 90년대 초 잠시 트라피스트 수도회에서 수도생활을 한 경험때문이었을까. 그는 지난 시대에 그랬던 것처럼 종교와 역사의 속박을 끝내 벗어 던지지 않는다. 문학평론가 김수이씨는 “역사와 종교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생생한 언어와 육화된 사유를 확보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역사와 현실에 놓였던 무게중심은 보편과 서정으로 옮겨갔고 명료한 표현에 담긴 그의 메시지는 구체적인 속내를 털어놓으면서 더 의미심장해졌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시인 스스로도 “소박하고 개인적인 것에 관심을 보였고… 예전보다 서정적인 모습이 많아진 것도 같다”고 털어놓는다. 그 동안 시인이 끈질기게 매달려온 이미지는 ‘우물’. 김현 김주연 성민엽 등 문학평론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처럼 시인이 그려낸 우물은 비극의 역사와 수난의 종교사, 민중의 생명력과 화합, 어두운 내면의 상징으로 다양하게 그려지고, 그것은 시인과 세상을 연결하는 통로로서의 기능을 갖는다. 시인은 “이 시집에 나타난 우물도 ‘만지니 묻어나는 다 못 한 사랑’처럼 개운하지 않다”며 “끝까지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하지만 많은 평론가들은 ‘먼 땅 밑 우물의 나라’(어둔 밤, 1987)가 표상 했던 지하·죽음의 세계는 이번 시집을 통해 삶과 죽음의 고리를 잇는 ‘부활의 우물’을 거쳐 화합과 연대의 공간으로 변화했다고 평가한다. “오랫동안 하나의 상징을 탐구하고 완성시킨 끈질긴 노력은 이즈음의 시단에서 발견하기 힘든 귀하고 귀한 덕목”이라고 말하는 김수이씨의 평이 아니더라도 그의 시들은 우리 시에서 ‘우물’이 보여주는 최대 진경을 정말 진진하게, 감동적으로 선사한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2.07.17 23:02

전북작가회의 여름시인학교 8월 2일부터 4일까지

‘때묻지 않은 자연과 전통 한옥, 그리고 모깃불에 피워내는 문향(文香)’매년 문학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여름시인학교를 열어온 (사)전북작가회의(회장 최동현)가 올해는 8월 2일부터 4일까지 임실군 정월리 구수골 ‘녹색마을 자연’에서 문을 연다.올해로 ‘10회’를 꽉 채운 여름시인학교는 자연과 문학이 어우러지고, 독자들이 평소 글로만 대하던 문인들과 직접 만나 창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초청된 문인은 시인 송찬호·소설가 하성란·철학자 정종환·평론가 이재규씨 등 4명. 2000년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언어와 사물의 경계를 붉은 동백꽃에 비유한 시집 ‘붉은 눈, 동백’을 발표한 송씨는 ‘상상력의 그물짜기’를 통해 자신의 장기인 독특한 상상력을 독자들에게 전수한다. 최근 5년간 25편의 작품을 발표, 다작이면서도 주목받는 소설가 하씨는 ‘소설과 인물’을 주제로 글쓰기의 실재에 대해 강연한다. 철학자이자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씨는 논리적인 글쓰기 방법을 차분하게 설명하고 이씨는 문학단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한다.‘녹색마을 자연’의 주인 이태근씨는 특별강사로 참여,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시인 김용택·안도현·박태건, 소설가 이병천·김병용·최기우, 극작가 곽병창씨 등 전북작가회의 문인들도 시인학교 교사로 참여해 2박3일동안 독자들과 함께 호흡한다.특히 첫째날 열리는 월례문학토론회는 독자들에게 이색적인 무대. 글이 아닌 토론으로 문학의 열정을 피워내는 문인들의 작품세계와 작가관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인섭 시인의 ‘꿈을 꾼 뒤에’를 오용기시인이 발제한다.살아 숨쉬는 자연속에 푹 빠져드는 프로그램도 여름시인학교만의 별미. 작가와 참여자가 직접 우리 밀로 인절미를 만들어보는 ‘인절미 만들기’, 산과 들에 함초롬히 피어있는 야생화를 알아보는 ‘우리 땅 우리 꽃 알기’ 등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이 적지 않다. 소리꾼 김옥자씨가 부르는 ‘판소리로 듣는 문학’도 마련되며 독자들이 참여하는 ‘작품 속 인물들에게 편지 쓰기’와 백일장대회가 열린다.참가 회비는 6만원. 접수 및 문의는 전북작가회의(063-275-2266).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7.17 23:02

[문학소식] 전북대 수필 창작반 모집 등

-초등학생 다독왕선발대회한국사립문고협회 전북협의회(회장 정기원)가 ‘제5회 전북 초등학생 다독왕선발대회 및 어머니 독서왕대회’를 개최한다.다독왕선발대회는 도내 초등학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6월부터 9월까지 읽은 책명과 줄거리 요약·느낌을 적은 독서기록장을 9월 16일까지 전북협의회로 제출하면 된다.독서왕 1명에게는 도지사상이 수여되고 학년별 다독왕(6명)에게는 교육감상이 주어진다. 이외에도 다독상과 우수상, 장려상, 최우수지도교사상과 우수지도상 등이 시상된다.올해 처음 열리는 어머니 독서왕대회는 책읽는 엄마들을 격려하고 엄마가 책을 읽을 때 가정의 독서환경도 자연스레 조성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대회. 응모요령과 시기는 다독왕선발대회와 같다.자세한 문의는 224-0473(전주시 완산구 평화동2가 404-1). 독서기록장은 www.reading.or.kr에서 다운받으면 된다.-전북대 수필창작반 수강생 모집지난해 도내 대학 평생교육원중 수필창작반을 독립교과 과정으로 처음 개설한 전북대 평생교육원이 2002학년도 2학기 수필창작반 수강생을 모집한다. 김학 국제펜클럽 전북위원회 회장이 강사로 나와 수필 창작 기법과 감상법, 창작 실기, 직장인을 위한 이론 및 실기 등을 지도한다. 심화반(금요일 오전 10시)과 기초반(목요일 오전 10시), 그리로 야간반(목요일 저녁 7시) 등 3개반으로 나누어 8월부터 11월까지 15주 동안 진행된다. 평생교육원 수료생이나 재학생은 행촌(杏村)수필문학회 입회자격이 부여된다.평생교육원 행정실(구 전북대 치과대학 자리)을 직접 방문해 등록하거나 전화접수(288-0022)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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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2.07.17 23:02

[도전!] 오지탐사 떠나는 대학생 5인방

전북대 산악부원인 성남주씨(22·과학학과 2년)는 난생 처음 외국을 나간다. 여름방학을 맞아 떠나는 배낭여행이나 단기 어학연수가 아니다. 전문 산악인도 가기 힘들다는 오지를 찾아간다. 인도 가르왈 히말라야 강고트리. “빙하로 덮힌 고산지대예요. 수개월 동안 등산과 달리기로 체력단련을 해왔지만 걱정이 앞서고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오지탐험을 해보겠어요.”여린 손을 불끈 쥐며 자신감을 보이는 남주씨는 요즘 동상연고와 안연고, 바세린 등을 챙기고 있다. 탐사기간 동안 동료들의 건강과 의료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무더위에 나른해지기 쉬운 여름, 큼직한 배낭에 도전정신을 가득 넣고 오지탐사를 떠나는 ‘젊은 그들’이 있다. 남주씨를 비롯해 전한알(22·전북대 화학 3년) 성혜경(24·원광대 건축 3년) 이병철(25·원광대 토목 3년) 김홍진(25·전북대 정밀기계 3년)씨 등 5명.19일부터 20여일간 세계의 오지를 찾아 떠나는 한국 청소년 오지탐사대의 일원들이다. 4월 심사를 통해 선발된 대원 71명중 전북지역 대학생은 이들이 전부다. 이들이 가는 오지는 페루의 안데스와 티벳 구게, 중국 천산, 시베리아 알타이, 인도 가리왈 히말라야 등 모두 5곳. 최하 4500m의 고산지대인데다 곳곳에 빙하까지 포진, 쉽게 여길만한 코스는 없다.온갖 악조건이 널려있는 오지에서는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도 소홀한 부분이 속출하는 법. 이들은 고도 적응훈련부터 고산병 예방까지 오지탐사를 위한 훈련을 4월부터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 대원들이 전국 각지에서 흩어져 있는 만큼 전라·경상·대전·서울 등 지역을 순회하며 만나거나 충주에 거점을 마련해 놓고 암벽타기 등 통합훈련을 지속한다. 수차례의 만남을 통해 팀워크를 다져야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도 훨씬 수월해진다.“전국에서 모인 대원들인지라 말투가 다 달라요. 전화 통화를 하면 절반만 알아들을 정도예요. 하지만 오지탐사라는 목표로 모여 연습하다 보니 이젠 한식구가 됐어요.”사투리 때문에 훈련 도중 애를 먹는 경우도 생긴다는 혜경씨는 티벳 구게로 떠난다. 유럽이나 미국 등은 나중에 얼마든지 기회가 있지만 오지탐험은 평생 한 번 올까말까한 기회라는 혜경씨는 촬영을 담당한 만큼 티벳에서 접하게 되는 그곳의 생활과 문화를 빠짐없이 카메라에 담겠다는 포부를 보였다.고산병을 예방하는 훈련방법도 가지가지다. 우황청심환은 기본이고 목욕탕서 잠수하기, 찜질방 가서 오래 참기 등 아이디어가 반짝인다.“나이가 적을수록 고산병에 쉽게 걸려요. 가장 좋은 방법은 산행을 많이 하고 짧은 시간안에 정상까지 주파하는 훈련을 거듭해야 한다”는 한알씨. 전북대 산악회가 아니었으면 이런 기회를 갖지 못했을 것이라는 한알씨는 탐사기간 내내 펜을 놓지 않을 작정이다. 페루 안데스산맥을 오가며 보고 느낀 점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기록하기 위해서다.이들의 오지탐사에 드는 비용은 만만찮다. 문화관광부가 후원하지만 1인당 1백만원을 내야한다. 명색이 오지탐험인데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도 없는 일. 중국 천산으로 떠나는 병철씨는 그래서 훈련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다.“돈 벌랴, 매주 산악훈련 참가하랴 피곤하죠. 오지여행은 대학생이라면 꿈꿀 수 있는 환상이잖아요. 벌써부터 중국 천산의 품이 그리워요.”병철씨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이상조 전북산악연맹 부회장(전북대 미술대학 교수)이 동행, 한결 안심된단다.히말라야를 찾는 홍진씨는 “오지탐사는 단순한 배낭여행 차원을 넘어 목표를 두고 이뤄지기 때문에 그곳의 문화와 환경을 배울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고 말한다. 유럽쪽으로 향하는 배낭여행족들도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 것에 비해 이번 탐사는 오지지만 산악전문가들이 동행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홍진씨는 덧붙였다.수개월째 반복되는 산악훈련으로 얼굴이 검게 그을린 이들의 얼굴에는 벌써 고산지대의 숲과 암벽, 그리고 눈밭을 헤쳐나가는 기쁨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20여일의 탐사를 통해 한 뼘 더 자랄 성장의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있었다.한국 청소년 오지탐사는…대학산악연맹이 주최하고 문화광광부가 협찬하는 행사로 올해가 두번째다. 청소년들이 오지를 탐사하는 과정에서 일상과 전혀 다른 세계를 체험, 도전정신을 기를 수 있도록 마련한 프로그램이다.지난 4월 전국 각 대학 산악부원들을 대상으로 선발한 71명이 참가한다. 이들은 5개조로 나뉘어 19일부터 20여일간 페루 안데스와 티벳 구게, 시베리아 알타이, 인도 가르왈 히말라야, 중국 천산산맥의 산간지대를 탐험하고 돌아온다.이들은 탐험기간 중 기록·사진촬영 등 맡은 과제를 이행, 귀국한 뒤 탐험 지역에 대한 인문·지리 및 등반 정보를 담은 종합보고서를 발간한다.산악인 엄홍길·박영석·박정헌씨를 비롯해 지역산악연맹 간부들이 지도위원으로 참여, 탐사대를 이끈다. 전북에서는 이상조 전북산악연맹 부회장이 중국 천산으로 동반한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2.07.1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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