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책을읽자] 어린이를 위한 추천도서
어린이들이 직접 좋은 책을 선택하는 일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중고등학생도 마찬가지. 눈에 띄는 책표지나 귀에 익은 제목의 책을 고르기 십상이다.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좋지만 어떤 책을 읽는가는 더 중요하다. 책을 고를 때는 각 단체나 기관에서 추천한 권장 도서 목록을 참고하게 하거나 어른들이 도와주는 것이 좋다.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읽어야 할 좋은 책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첫번째인 어린이를 위한 추천도서 선정은 동화 창작과 독서지도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는 동화작가 김자연 김종필씨가 자문했다. 두작가가 권한 책들은 특히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지니고 있는 창작동화가 많다.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에게 좋은 독서 길라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 ■ “1학년이 되었으니까 너 혼자 책 읽는 거야” 어린이들은 맑고 순수한 감성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든든한 힘이 있다. 이런 감성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한층 풍부하게 펼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의 경우,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고해서 문장에 담긴 뜻을 모두 헤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특히 아직 논리보다 감각과 직관으로 느끼고 표현하는 때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콧구멍 속의 비밀’은 자유롭게 놀 시간도 없이 늦은 시간까지 피아노 학원, 미술 학원, 영어 학원 등에 가야 하는 요즘 어린이들의 생활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이해해 주고, 부모님의 잔소리와 꾸지람 속에 사랑이 담겨 있다는 사실과 친구와의 우정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준다. 밝고 낙천적인 벌렁코 하영이와 괴팍하고 무섭게 생긴 주인집 할머니와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벌렁코 하영이’, 놀이나 친구를 통해 왕따를 극복하는 ‘양파의 왕따일기’ ‘짜장 짬뽕 탕수육’ ‘초대받은 아이들’이나 말썽꾸러기 어린이와 선생님의 갈등을 다룬 ‘나쁜 어린이 표’등도 권할 만하다. 가족과 친구들, 학교 그리고 다른 문화와의 다양한 접촉으로 아이들은 성숙해 지려 한다. 서서히 자기 중심의 세계에서 한발을 내딛고 있는 것.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아이쿠나 호랑이’ ‘오소리네 집 꽃밭’,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그림동화 ‘똥벼락’ 등도 권장도서. 천재작가 이상이 쓴 ‘황소와 도깨비’는 도깨비를 구해준 돌쇠를 통해 생명존중사상을 이야기한다. 아동문학가 김자연씨는 “이 시기에는 풍부하고 다양한 문학작품의 언어와 그림을 보여주면 좋다. 사실이나 정보를 다룬 과학그림책 또는 지식그림책도 권할만하다”며 “책읽기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활자가 너무 많지 않고 그림이 풍부한 책을 읽게 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 “이제 스스로 책을 선택해야지” 문장이 길고 줄거리가 복잡한 장편 동화도 즐겨 읽는 고학년은 다양한 독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때다. 나와 가족 중심의 세계를 벗어나 이웃과 사회, 역사에 대한 이해가 시작되는 시기. 시간과 공간 개념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독립된 인격체로 자기 주장을 강하게 표시하는 때이기에 스스로 책을 고를 수 있어야 한다. 편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은 사라진 옛 농촌 풍경이 12편의 동화로 그려진 ‘달걀 밥 해먹기’나 삶이 곧 동시임을 알게 해주는 동시집 ‘김치를 싫어하는 아이들아’ 등은 독서수준에 상관없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역사와 사회, 문화, 성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때이니 만큼 폭넓은 관심과 올바른 가치관,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을 권해 주는 것이 좋다. 오늘의 어린이가 어른이 될 무렵, 실제 일어날 법한 일을 속속들이 그려내어 현대 문명이 마주치고 있는 문제를 가상의 미래 사회를 통해 흥미롭게 보여 주는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이나 매향리 사건의 진실을 알려주는 동화 ‘그리운 매화 향기’, 서민 아이들의 삶과 고민에 대해 진지하게 다가가는 동화 10편이 담긴 ‘꽃골학교 아이들’처럼 시대의 진실을 엿볼 수 있는 풍경이 담긴 책은 그런점에서 권할 만 하다.아동문학가 김종필씨는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골라줄 책임이 있는 성인은 아이들의 성장과정과 특성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며 “특히 독서층이 형성되는 시기는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 책을 권해주신 주신 분김자연: 1985년 ‘아동문학’ 신인문학상과 199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2000년 제10회 방정환 문학상을 수상했고 이론서 ‘한국동화문학 연구’와 동화집 ‘반장 부반장’‘항아리의 노래’ 등이 있다. 현재 전주대 출강하고 있다. 김종필 : 1992년 ‘문예사조’ 동화 신인상과 94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됐다. 98년 제1회공무원문예대전에서 소설로 대통령상과 2000년 참교육문학상을 수상했다. 동화집으로 ‘땅아 땅아 우리 땅아’ ‘아빠와 삼겹살을’이 있으며 현재 전주팔복초등학교 교사다. ■ 추천 도서 목록□ 초등학교 저학년나쁜 어린이 표(황선미, 웅진)내 짝꿍 최영대(채인선, 재미마주)똥벼락(김회경, 사계절)벌렁코 하영이(조성자, 사계절)아이쿠나 호랑이(윤태규, 산하)양파의 왕따일기(문선, 파랑새어린이)오소리네 집 꽃밭(권정생, 길벗어린이)짜장 짬뽕 탕수육(김영주, 재미마주)초대받은 아이들(황선미, 웅진닷컴)콧구멍 속의 비밀(이은하, 여명미디어)황소와 도깨비(이상, 다림)□ 초등학교 고학년꽃골학교 아이들(강민경, 아이세상)그리운 매화 향기(장주식, 한겨레)김치를 싫어하는 아이들아(김은영, 창작과 비평)달걀 밥 해먹기(윤기현, 산하)다섯시 반에 멈춘 시계(강정규, 문원)문제아(박기범, 창작과비평)별볼일 없는 4학년(쥬디불룸, 창작과 비평사)수일이와 수일이(김우경, 우리교육)씨앗을 지키는 사람들(안미란, 창작과 비평사)조커(수지모건스턴, 문학과지성사)푸린들 주세요(앤드루클레먼츠, 사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