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감에게 듣는다 - 우리 교육의 현주소
2∼3년 전부터 "교육위기" 또는 "교육붕괴"라는 우려의 보도가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 어느 국가이든지 교육적인 문제는 항시 내재되어 왔다.교육에 대한 우려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사유에서 비롯된다.첫째, 인류사회의 문명사적 대전환에서 기인한다. 인류사회에서 농경사회의 시작, 문자의 발명과 활용, 동력의 발명과 활용은 인류 삶의 양식과 사회 전반적인 구조, 제도 변화를 초래하였다. 마찬가지로 지식·정보사회의 확산은 기존의 교육인프라에 대한 급격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새로운 교육인프라 구축과 기존의 교육제도의 변화, 교육방법, 교육과정의 변화에 따른 적응의 부족에서 비롯된다. 둘째, 변화된 한국보통교육의 내용에 대한 사회와 학부모의 인식부족과 일부 교원들의 실행의지 결여에서 비롯된다. 예를 들면, 암기위주 및 주입식교육에서 학생 스스로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배양교육으로의 전환과 교과성적의 결과만을 중시하는 평가에서 학습의 전과정을 평가하는 수행평가로의 전환, 석차에 의한 서열식 교육에서 분야별 적성과 소질에 따른 창의성 신장 및 계발 교육으로의 전환, 학생 위에 군림하는 교육행위에서 학생의 인권과 인격을 존중하는 민주화교육으로 전환되었음에도, 이를 사회와 학부모가 인지하지 못하고 일부 교원의 실행의지 부족이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우리사회가 정직과 규범, 절제를 실행하지 못함에 있다. 사회는 광의의 교육의 장이요, 교육적 내용을 실천하는 실행의 장임에도 불구하고, 학교교육의 가르침과 사회현상과는 괴리되고 있다. 즉, 학교가 정직과 규범, 절제를 위한 교육에 역점을 두어도 사회가 이를 따라주지 못하고 이완된 상태로 남아 있다면 학교에서 익힌 정직과 규범, 절제는 한낱 구호에 그치게 될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넷째, 대다수의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경제적 여건에 비하여 당장 접근키 어려운 교육환경을 기대하거나, 새로운 교육 인프라에 의한 교육효과가 나타나기 전에 성급한 개선과 효과를 기대하는데 있다. 한 나라의 교육여건은 그 나라의 경제적인 여건에 비례할 수밖에 없다. 우리모두, 국가의 여건에 접근키 어려운 과도한 기대나, 개선되기까지 소요되는 일정기간을 인내치 못함에 부족함이 없는가를 공동인식 할 필요가 있다.다섯째, 우리의 교육현장에 감동과 감화가 식어 가는 현상이다. 학교는 지식만을 전달하는 장소가 아니다. 학교는 스승과 제자와의 인격적 만남의 장이요, 친구와 선후배간의 상호존중이 이루어지는 교류의 장이다. 감동과 감화가 일어나지 아니하는 교육현장은 진정한 의미의 학교라 할 수 없으며, 감동과 감화를 주고받지 못하는 스승과 제자는 사제지간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시대가 변할지라도 소망하는 유토피아적인 인류사회는 겴寬>?가 뜨겁게 교감하는 사회이다. 우리모두 겞챴에 대한 집착으로 인하여 인간으로서 사랑을 잃어가고 있지 않는가 자성해 보아야 하겠다. 여섯째, 미래대비를 위한 교육과정과 수업방법의 부적정성, 학생개개인의 긍정적 자아개념 형성을 위한 생활지도 방법의 미흡과 소홀, 학생과 지역사회를 위한 교육행정의 기능 미흡 및 교육예산 편성, 집행의 합당성 결여가 교육전반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제 미래를 대비하고 학생개개인에게 긍정적 자아개념을 정립시키며, 학생과 지역사회를 위한 교육행정의 기능이 발현되어야 하고, 학생을 위한, 국익을 위한 예산의 편성과 집행이 이루어지도록 인식의 대전환이 시급히 요구된다.일곱째, 가정은 최초의 교육의 장이며, 부모는 자녀에 있어서 최초의 교사이다. 백 명의 교사보다 훌륭한 부모 한 분의 영향이 더욱 클 수 있다. 이러한 가정의 교육적 기능이 심대함에도 불구하고 가정의 붕괴현상(부모의 이혼 및 실직 등)과 가정교육의 소홀은 학교교육의 효과를 더욱 난망하게 만든다. 가정은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지상 낙원이요 보금자리이다. 따라서 사회적 영향에 의하여 가정교육의 기능이 약화되지 않도록 모든 부모의 특별한 각오가 더욱 요구된다. 여덟째, 기성세대의 학생문화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다. 시대가 변화하면, 문화와 생활양식 또한 변화한다. 인간의 기본적인 덕목이 위협받지 아니하는 범주의 학생문화는 자연스럽게 수용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문화의 몰이해는 학생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교육이 이루어 질 수밖에 없으며, 부적절한 반항만을 유발시킬 수 있다. 교육이 인간을 변화시키는 과정이라면, 기성세대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이러한 노력이 가정과 교육현장에서 행해질 때 겴寬@?변화시키는?교육의 목적달성에 자연히 접근될 것이다.제4 : 궛甦壎?교육관을 위한 우리 교육의 지향점? 교육에 대한 문제와 위기가 발생할수록 겚뭐括?결집된 교육관궮?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된다. 모두에서 밝혔듯이 교육은 인류사회와 국가, 개개인의 미래를 총체적으로 대비하는 책무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가 소망하는 국가건설과 자녀의 미래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국민적 교육관의 결집이 필요하리라 여겨진다. 첫째, 공동체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인간을 육성함이 마땅하다. 정직함과 규범의 지킴을 철칙으로 생활하며, 과분함을 경계하여 절제하는 삶의 철학을 심어주고, 남을 배려하는 인간교육을 교육의 최우선 과제로 실행해야 하겠다. 둘째, 국가를 구성하는 구성원으로서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꺊뮌沽耳굼?국민정신 함양을 교육의 강령으로 구현해야 한다.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국가의 장래를 위하여 국익에 합당한 생활을 하고, 교육행정 또한 국가의 목표와 국익에 접근하는 행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실행할 때 우리의 생존과 번영은 달성될 것이다. 셋째, 부존자원이 빈약하며, 자본의 축적이 미흡한 국가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육가족 모두가 교육을 통하여 국가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외국어 구사력을 신장시켜 세계의 부를 대한민국으로 끌어 모으며, 정보통신운용능력을 배양시켜 지식과 정보 강국으로 탄생함은 국가의 지상명제이다. 넷째, 교육을 학교에만 의존치 말아야 하겠다. 학교와 학부모 모두가 자녀에게 모범을 보이는 열정적인 교육자가 되어야 하겠다. 또한 사회 전체가 학교라는 공감대가 널리 확산되어야 하겠다. 자기자녀만을 위한 교육을 고집하고 사회 일각에서 학생들에게 탈선을 부추긴다거나 무책임과 방종을 묵인한다면 학교와 학부모, 사회의 상호 괴리감은 더욱 확대될 것이며, 우리가 소망하는 교육개혁은 요원하게 될 것이다. 다섯째, 미래대비를 위한 학력의 중요성을 재인식해야 하겠다. 종전의 석차와 암기 위주식 교육, 성적 결과만을 중시하는 학력관은 21세기에 능동적으로 적응ㆍ대응할 수 있는 학력관이 아님을 분명히 인식해야 하겠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의 발표에 의하면 전북도내 고교생들의 수능 성적이 98-2000년 3년 동안 해마다 향상되어 전국 16개 시·도 중 수능성적 상위권 10% 점유율이 8위라고 한다. 이는 7개 광역시를 제외하면 도 단위 교육청에서는 1위의 성적이라고 자랑 할 수 있겠으나 이러한 성적의 결과만이 결코 미래대비를 위한 학력이 아님을 깊이 재인식해야 하겠다. 더욱이 출신교가 어디냐에 따라서 직장과 승진이 결정되는 학벌 중심의 사회는 무한경쟁시대에 우리 조국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미래사회를 주도할 수 있는 민주시민 육성의 걸림돌이 될 뿐이다. 이제는 우리 학생들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하여 지식과 정보를 통합하여, 본인의 적성과 소질에 부합한 분야의 신지식 창출과 이의 활용, 훌륭한 인성과 사회적 적응능력, 자기관리능력 및 강한 심력이 미래사회에 필요한 학력의 요체임을 공동 인식해야 하겠다.여섯째, 교원을 존중하는 문화형성이 사회적으로 형성되어 확산되어야 하겠다. 교원존중문화 형성은 교사가 교사다워야 하며, 사회구성원 모두가 교원 존중에 동참할 때 가능하다. 또한 교권은 반드시 교육을 위하여 존중되어야 한다. 사회와 학부모가 교사를 자녀에게 험담, 매도할 때 그 자녀는 어떠한 교사로부터도 감동·감화를 받지 못하는 상태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교권의 추락은 교사에게도 기인되지만 사회와 학부모의 교사 경시 태도에서 더욱 기인함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일곱째, 변화하고자 하는 내용과 목적이 합당하다면, 국민 모두가 기꺼이 변화를 수용, 실행하여 희망찬 교육의 장을 창출해 나가야 하겠다. 혹자는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고 한다. 개혁은 구성원 전체의 이해와 협조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뜻을 집약한 교육개혁은 반드시 성공한다. 반면에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학력관, 교육관에 의한 교육개혁은 국민의 뜻을 집약할 수 없으며, 우리 교육의 실패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교육개혁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새로운 교육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학생들의 미래에 적합한 교육, 미래사회를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힘과 역량을 길러 줄 수 있는 교육, 우리 민족의 희망을 실현할 수 있는 교육을 위한 모든 것을 뜻하며, 그 성공은 국민 모두의 결집된 교육관에서 비롯된다. 이는 곧 학교와 교사, 교육 전문가를 신뢰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보아야 하겠다. /문용주 교육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