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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솟아오르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바다가 보였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하늘이 보였다. 바다와 하늘이 뭉클거리며 만나는 지점에 그들이 춤을 추고 있다. 사부작거리는 모래를 딛고, 혹은 거칠고 울퉁불퉁한 바위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 모래가 구름이 되고 바위가 구름이 되고 파도가 구름이 되고, 그래서 결국 바다가 하늘이 되는 그 지점에 그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아니 춤을 추며 승천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제 안으로 숨어 들어가지 않고 밖으로 나가려나 보다. 여태껏 그녀는 자신의 내면의 세계에 침잠해왔었다. 그녀의 작품에 매료된 시기는 그녀가 연출한 2007년 작 상사화(相思花)부터다. 그녀는 상사화에서 사랑을 노래했다. 사랑으로 만나 사랑으로 헤어지고, 믿음으로 만나 믿음으로 헤어지고, 소망으로 만나 소망으로 헤어지는 그런 행복한 만남을 가지고 싶다는 그녀는 상사화를 통해 슬픈 사랑을 노래했다. 잎이 나오면 꽃이 지고 꽃대가 나오면 잎이 말라 버리는 엇갈리는 운명 탓에 슬픈 연인의 꽃으로 불리는 상사화. 열매를 맺지 못하는 꽃의 운명은 얼마나 비극적인가. 그녀는 그 슬프고도 안타까운 꽃의 이야기를 연지홀 무대 곳곳에 풀어놓아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그리고 몇 년 뒤에 다시 보게 된 그녀의 작품에서 그녀는 이제 신들의 이야기를 채워 놓는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절대권력 제우스와 여러 신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인 질투, 분노, 슬픔 그리고 로망스를 표현했다. 레테의 강은 저승에 있는 다섯 개의 강 중의 하나로, 죽은 자는 명계로 가면서 레테의 강물을 한 모금씩 마시고 인간 세상의 모든 기억을 깨끗이 지우고 전생의 번뇌를 잊게 된다. 사랑아! 레테의 강이라는 작품을 통해 역시 그녀는 궁극적으로 엇갈리는 인연과 만남을 통해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고자 했다. 그녀의 작품 속에서는 언제나 사랑이 충만했지만, 정작 그녀의 내면은 고독해 보였다. 그러나 오늘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그녀는 더는 고독해 보이지 않는다. 지난 20여 년간 내면의 세계에 천착해 사랑을 노래해 왔던 그녀가 앞으로 20년, 아니 더 오랫동안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자신의 세계를 표현하길 바란다. 오늘 만난 그녀는 너무도 밝고 당당해 보였다. 거센 파도와 풍랑을 지지대 삼아 더 높게 도약하려는 무용수의 힘찬 몸짓을 보며 앞으로의 당당하고 멋진 강명선을 기대해본다. 그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향미 전주부채문화관장
전주 한옥마을에 위치한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이 전주부채와 사진이 결합한 기획전을 연다. 8일부터 27일까지 전주를 보다 Digital 선면전(扇面展)기획전. 김영채, 박노성, 유백영 3인의 사진작가가 전주를 찍고 조충익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선자장 이를 부채로 만들었다. 세 명의 작가가 담은 전주는 어떤 모습일까. 김영채 사진작가는 전주팔경-덕진채련을 선보인다. 전주팔경은 기린토월(기린봉), 한벽청연(한벽루), 남고모종(남고산성), 다가사후(다가산), 비비낙안(삼례 한내면), 덕진채련(덕진공원), 위봉폭포(완주 소양면), 동포귀범(완주 용진읍)이다. 어린 시절부터 바라본 덕진공원 풍경에 매료돼 40여 년간 이를 촬영한 그. 전주팔경과 덕진공원에 자생하는 연꽃을 다양한 각도로 담은 작품도 보여준다. 2001년부터 한국소리문화전당의 모든 공연을 촬영해온 유백영 사진작가. 그가 20여년 간 카메라에 담은 사진은 한국소리문화전당의 역사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새로운 작품면모를 볼 수 있다. 주제는 전주유람.유 작가는 전주를 찾은 관광객이 처음 도착하는 곳인 전주역부터 덕진공원, 한벽루, 전주한옥마을, 전주향교, 전동성당, 풍남문을 사진에 담았다. 그는 도시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한옥마을 외에도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사진을 통해 전주를 유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사진작가의 길을 걸어온 박노성 작가. 이번 전시에서 생명을 주제로 전주천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조류들을 보여준다. 부채꼬리딱새, 물총새, 동박새, 황조롱이, 쇠백로 등이다. 작가는 언제 날아오를지 모르는 새의 움직임을 포착해 자연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조충익 선자장 역시 사진을 최대한 잘 보여주기 위해 작품마다 부채 모양을 달리했고 부채 손잡이를 대나무 뿌리 모양 날 것 그대로 살렸다. 이향미 전주부채문화관장은 사진작가 3인의 진지한 성찰과 장인의 길을 묵묵히 걸어오신 선자장의 손을 통해 새롭게 전주를 읽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주 문화예술의 우수성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부채문화관은 전주를 담은 아름다운 사진과 대표 무형문화재인 부채를 소개하기 위해 순회 전시를 진행한다. 전시는 4월 5일부터 4월 30일까지 전주지방법원에서 이어진다.
임금님은 한자어 인군(人君)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지만, 전혀 근거가 없다. 인군이라는 단어는 중국에도 없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삼국사기에 보면 화백회의 참여자 모두를 왕으로 일컬었는데 화백 6명을 모두 왕이라고 했으니 마땅히 대왕이 있어야 했다. 화백회의 주최자인 대왕을 마마라고 할 때의 존칭인 마가 붙어서 마립간 곧 매금이 된 것이다. 매금은 마+임금이다. 대왕-매금(임금 중의 임금)처럼 왕과 대왕을 구분하기 위해 임금이 아닌 매금(마립간)이 쓰였다. 그런데 여기서 ‘금’은 잇다, 이어가다, 연결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말 금은 선이고 선은 잇는 것이다. 임금의 금과 신라왕 김 씨의 금이 같은 점이 중요하다. 황금 씨족을 자처하는 황금이란 우수한 혈통을 의미한다. 박혁거세는 알에서 나왔는데 알이 금이니 금에서 나왔다. 왕=황금=알=금이라는 전통이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임금은 금님일 수 있다. 임금은 님+금, 잇는 금(繼君)으로 보는 사람(양주동)도 있다. 우리말로 쓰이는 임금의 ‘금’도 여기에 속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끝의 ‘님’은 존칭 접미사다.
진궁이 보낸 남용이 다시 칠봉성에 도착했을 때는 오전 진시(8시) 무렵이다. 남용은 밤을 새워 달려온 것이다. 백제령에 들어온 후에는 성(城)에서 말을 빌려 탈 수가 있다. 이번에는 성의 청으로 들어온 남용이 계백에게 말했다. 나솔,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땀과 먼지로 얼룩진 얼굴을 들고 남용이 말을 이었다. 서문(西門) 수문장 여진이 성문을 열기로 했습니다. 대아찬이 서둘라고 합니다. 청 안에는 화청과 해준 등 결사대 무장들만 모여 있었는데 계백이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이틀만 이곳에서 기다려라. 내가 방령께 허락을 받고 바로 날짜를 잡을 테니까. 그러지요. 내가 지금 방성(方城)으로 가겠다. 자리를 차고 일어선 계백이 무장들을 둘러보았다. 출전 준비를 해놓고 기다리도록. 청 안의 분위기에 활기가 일어났다. 마치 야수가 피냄새를 맡은 것 같은 분위기다. 그날 저녁 술시(8시) 무렵, 칠봉성에서 방성인 고산성까지 2백여리 길을 달려온 계백이 윤충과 마주앉아 있다. 청 안에는 무장(武將) 대여섯명이 둘러앉아 있었는데 모두 이번 전쟁에 출전할 무장들이다. 계백의 말을 들은 윤충이 어깨를 펴면서 크게 숨을 들이켰다. 때가 되었구나. 나솔, 준비는 다 되었겠지? 예, 신라군 군복과 장비도 다 준비되었습니다. 신라 땅으로 들어서면 갈아입을 것입니다. 나는 대군(大軍)을 이끌고 가는 터라 변복할 수가 없어. 그대 뒤를 선봉군 3천이 따라가겠지만 아무리 빨라도 하루는 걸릴 거야. 알고 있습니다. 대야성 서문을 하루 동안 지켜야 되네. 지키지요. 대왕께도 전령을 보내겠네. 이제는 길게 숨을 뱉은 윤충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계백을 보았다. 나솔, 살아있어야 하네. 청을 나온 계백이 매어놓은 말고삐를 풀 때 방좌 연신이 서둘러 다가왔다. 연신은 이번 전쟁에 출전하지 않는다. 방령 윤충을 대신하여 남방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보게 나솔, 진궁의 딸을 집에 두었나? 다가선 연신이 낮게 묻자 계백이 목소리를 낮췄다. 왜 그러시오? 진궁이 그대에게 딸을 맡겼다니 나솔의 부인으로 대우해야 되겠는가? 연신의 시선을 받은 계백이 쓴웃음을 지었다. 제가 혼인은 하지 않았지만 내 부인으로 대우해 주시지요. 알겠네. 머리를 끄덕인 연신이 말을 이었다. 진궁한테 내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전해주게. 고맙습니다. 연신이 말에 오른 계백을 올려다 보면서 웃었다. 살아 돌아와서 혼인을 하도록 하게. 말고삐를 챈 계백은 대답하지 않았다. 연신은 만약 계백이 전장에서 돌아오지 않았을 때의 경우에 대비해서 고화의 처분을 상의한 것이다. 이제 계백의 말을 들었으니 고화는 계백의 부인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었다. 계백은 호위장 무독 곽성과 둘이서 칠봉성과 고산성을 오갔다. 그날 밤 다시 말을 달려 2개의 성에서 말을 바꿔타고 칠봉성에 닿았을 때는 오전 사시(10시) 무렵이다. 길가에서 잠깐 말을 세워놓고 눈을 붙인 강행군이다. 하루 반나절만에 2백여리 길을 왕복한 셈이었다. 잠깐 쉬려고 사택으로 돌아온 계백이 덕조에게 말했다. 오시(12시)에 날 깨워라. 아씨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이 다 같이 혼불 한 바퀴 참가자를 모집한다. 다 같이 혼불 한 바퀴는 10권 분량인 소설 <혼불>의 완독을 돕기 위해 매년 진행하는 프로그램. 매회 혼례장례설화동백꽃음식방언전통놀이 등 각 권의 특징을 살린 주제로 강연하고, 참가자가 책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눈다. 올해는 3월 9일부터 9월 29일까지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금요일 오전 10시 최명희문학관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강사는 최명희문학관 이진숙 전문위원(HPA 수석연구원)이다. 이 전문위원은 <혼불>은 우리의 전통문화, 예술, 역사, 지리, 의식주 등을 가장 뚜렷하게 살려낸이라며 작가가 17년간 심혈을 기울인 이 작품은 오랫동안 음미해야 하고, 혼자 읽는 것보다 여럿이 같이 읽고 감상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고 소개했다. 올해는 10번의 강연 외에도 혼불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는 생각 수첩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과 문학 기행, 문학 특강도 마련했다. 영화평론가 신귀백 씨가 강사로 참여하는 문학 기행은 <혼불>속 전주 옛길 돌아보기를 주제로 소설 속 배경이 된 전주의 길을 살핀다. 소설가 서철원 씨가 참여하는 문학 특강은 모든 참가자가 창작자가 되어 미완성으로 끝난 <혼불>의 뒷이야기를 상상해본다. 이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한다. 신청은 3월 8일까지다. 문의 063-284-0570.
양태규 전 전주덕진경찰서장이 논어 평론서를 정리한 <곡부에서 온 편지> 123권(도서출판 씨앤씨월드)을 펴냈다. 무질서하게 나열된 논어의 경문을 주제 별로 정리해보고 싶었다는 양 전 서장. 1권엔 논어의 주인인 공자와 그의 충실한 제자들, 인(仁)사상이 유학과 융화돼 어떻게 세계적인 학문으로 발전했는지 서술한다. 2권에서는 나를 지켜내는 수신(修身)을 중심으로 화락(和樂)과 변화를 통한 최고선(至善)의 의미를 풀이했다. 3권에는 덕치를 펼친 왕과 그의 현신(賢臣)들, 혼란을 자초한 망군(亡君)들을 소개하며 현군의 지혜와 덕망을 제시했다. 주제별로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체계적인 해설을 뒷받침했다. 초학자들이 논어 경문에 대한 배경 이해와 구조파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수차례 논어를 해석할 때마다 어려움과 좌절을 겪었지만 또 도전하는 만용을 부렸다며 충효와 어짊 등으로 무장된 무질서한 글의 전개, 함축성과 상징성으로 대표되는 수없는 자왈(子曰)들은 여전히 넘기 힘든 산이었지만 보석글에 매료돼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더불어 빈약한 재주와 필력은 들은 것도 다 소화해내지 못했고 생각은 늘 그 수위를 넘지 못했다. 그래도 늘 공자를 생각하고 그 속에서 그를 익힌 것은 큰 기쁨이자 수확이었다. 아직 부족하니 다른 고수들의 질책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양 전 서장은 여행서 <터키의 유혹 이스탄불의 향기(2008)>와 수사전문서 <과학수사론(2005)>, <수사종결론(2004)>등 저서 6권을 펴냈다. 현재는 중앙경찰학교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시인 아빠와 열 살 딸이 함께 걷고, 보고, 듣고, 느낀 순간을 기록한 글이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박성우 시인의 딸 박규연 양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작가의 꿈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규연이는 열 살 때부터 아빠와 함께 여행하면서 경험한 것을 글로 쓰고,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아빠는 규연이를 따라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규연이와 아빠가 기록한 순간이 모여 한 권의 예쁜 책으로 탄생했다. <아빠, 오늘은 뭐하고 놀까?>는 규연이의 성장 일기와도 같다. 아이는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하면서 한뼘 한뼘 자랐다. 할머니 집, 동네 골목길, 세월호 광장 등 규연이와 아빠가 거닐었던 공간은 특별한 여행지는 아니다. 규연이는 궁금한 것을 아빠에게 묻고, 설명을 들으면서 생각을 키웠다. 규연이와 아빠의 여행을 세상책 읽기라고 부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 책은 두 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자연에서 세상책 읽기에는 규연이가 산수유 마을, 갯벌, 바다, 산, 섬진강, 아빠가 가꾸는 구절초밭 등에서 경험했던 것들이 담겨 있다. 풀 이름, 나무 이름, 열매 이름을 익히면서 규연이가 자연책을 읽었던 순간이다. 2장 도시에서 세상책 읽기에서는 세월호 광장, 도서관,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 국립과천과학관 등에서 마음을 키워간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규연이는 세월호 광장에서 유족들을 만나고,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에서 쪽방 체험을 하면서 아프고 소외된 이웃들과 마음을 나누는 법에 대해 깨닫는다. 나를 둘러싼 세상을 알게 되는 세상책 읽기다. 각 글의 말미에는 규연이의 그림이 실려 있는 규연이의 그림일기와 아빠와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을 키우는 아빠랑 생각 나누기가 수록돼 있다. 딸의 말을 그대로 받아써서 동시집을 낸 경험이 있는 박성우 시인은 규연이의 글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서툴고 어색한 문장이라 하더라도 아이다운 생각이라 여기고 존중했다. 그렇게 규연이의 섬세한 관찰력, 천진한 상상력, 엉뚱한 생각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책이 나왔다. 이 책은 어린이 독자에게는 또래 친구의 친근하고 재미있는 글 모음집, 어른 독자에게는 자녀와 소통하고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안내서와 같다. 박규연 양은 2007년 수원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학교도서관 저널>에 시인 아빠랑 세상책 읽기를 연재했다. 박성우 시인 박성우 시인은 1971년 정읍에서 태어났다.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거미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거미><가뜬한 잠><자두나무 정류장><웃는 연습>, 동시집 <불량 꽃게><우리 집 한 바퀴>, 청소년시집 <난 빨강><사과가 필요해>등을 썼다. 신동엽문학상, 윤동주 젊은작가상 등을 받았다.
민화의 책거리 양식처럼 일상을 한옥 이미지 속에 담았다. 부감 시점으로 책갈피 속 꽃잎처럼 평면화했다. 넓게 펼쳐진 한옥의 마당은 지난 시간을 품고 있으며 관자의 시선을 노닐게 한다. △김도영은 서울 전주 세종에서 개인전 3회, 전라북도미술대전 초대작가,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동아미술제·한국화대전·무등미술대전 등 다수의 공모전에 출품했다. <작품 안내 = 이문수(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전주 한옥마을 내 교동미술관(관장 김완순)이 사계절의 시작인 봄을 맞아 젊은 미술인들을 초대했다. 청년 미술가 7명이 참여한 젊은 미술, 2018 시작을 말하다가 3월 11일까지 교동미술관 2관(옛 교동아트스튜디오)에서 열린다. 교동미술관은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청년 미술인 한 명을 선정해 창작 지원과 젊은 미술전! 이 작가를 주목하라 전시를 하고 있다. 전북의 역량 있는 청년 미술인을 양성하기 위해서다. 이번 전시는 그간 선정됐던 이보영이호철(2011), 황유진(2012), 서완호(2013), 김성수(2014), 정소라(2015), 이주원(2016) 씨를 초대해 근작들을 소개한다. 김완순 교동미술관장은 청년작가들이 그동안 얼만큼 발전했는지 질적으로 평가받는 기회를 마련했다며 오셔서 전북을 대표하는 작가로 성장해나가는 이들을 통해 지역미술의 미래를 가늠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성폭력예방치료센터 등 전북 여성단체가 극단 대표의 위치를 이용해 소속 단원을 성폭력한 최경성 씨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본인이 갖고 있는 모든 공적 지위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성폭력예방치료센터와 전북여성단체연합 등 도내 22개 단체는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자숙으로는 그 어떤 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며 잠잠해지길 바라지 말고 피해자가 눈물로 힘겹게 폭로한 범죄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와 공인으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전북 문화예술계는 뿌리 깊은 성차별적 문화와 위계구조를 바꾸기 위해 성인지 교육을 철저히 시행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성차별적 사회구조를 바꾸기 위해 용기 내 #Me too(미투) 말하기를 한 피해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사)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도 28일 입장문을 내고 피해자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협회는 가해자에게는 엄중한 책임을 묻고 연극계도 성찰하겠다며 피해자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가능한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미투 운동으로 인한 2차 피해 방지, 성폭력 방지 대책 등을 논의하고 나아가 실망한 도민들이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 채용신 작권기수 초상. 국립전주박물관이 역사실에서 석정 이정직(1841~1910)과 석지 채용신(1850~1941)의 작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 전시 작품은 이정직의 서화첩, 묵매도, 괴석도, 8폭 행서 병풍을 비롯해 채용신이 그린 김관, 김영구, 권기수의 초상이다. 석정 이정직은 19세기 김제에서 활동한 학자이자 화가, 서예가이다. 그는 사군자와 괴석(怪石) 그림을 즐겨 그렸고, 그림과 글씨 분야에서 여러 제자를 배출했다. 또 서양 철학자인 베이컨과 칸트의 철학을 처음으로 조선에 소개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그의 삶은 학예(學藝) 일치를 추구한 조선의 선비정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석지 채용신은 조선 말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활동한 화가로 1905년 관직을 마친 후 전주에 내려와 여러 인물의 초상을 화폭에 담았다. 그는 최익현, 전우, 황현 등 많은 우국지사의 초상을 남겨 호남의 선비문화를 살피는 데 도움을 주었다.
우진문화재단이 시대의 삶을 노래하는 소극장용 창작소리극을 공모한다. 1991년부터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을 통해 판소리 원형보존에 힘써온 전주 우진문화재단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반영한 공연 레퍼토리를 만들고자 한다. 창작소리극 공연계획 공모사업을 통해 2014년 김대일의 별소릴 다 하네 (수궁가), 2016년 이제학의 춘향, 봄 향기를 그리는 자두 꽃 (춘향가), 2017년 김소라의 레디메이드 인생 (흥보가)을 발굴했다. 올해는 적벽가 또는 심청가를 주제로 한 새로운 형식의 창작소리극을 제작 지원한다. 공연은 오는 12월 14일과 15일 우진문화공간에서 올릴 계획이다. 전북에서 활동하는 개인 또는 단체면 신청 가능하다. 단 문예진흥기금 등 다른 지원사업과 중복될 수 없다. 신청은 소극장용 소리극 공연계획서 등을 3월 23일까지 방문해 제출하거나 우편, 이메일로 보내면 된다. 문의는 063-272-7223.
국가무형문화재는 1962년 제도 도입 이후 지난 50여 년간 140여 종목이 지정됐고, 500여 명의 보유자가 인정됐다. 종목별 보유자들은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문화를 꿋꿋이 지켜왔다. 이들을 기억하는 공간이 생겼다.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작품과 각종 기록물 등을 전시하는 국립무형유산원 어울마루 1층 무형문화재기념관, 사라지지 않는 빛이다. 이 공간은 3월 1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무형문화재기념관은 종목별 성격에 따라 6개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작고 보유자, 명예보유자, 현 보유자 등 과거와 현재 보유자들의 사진을 비롯해 그들이 남긴 도구, 작품, 각종 기록물, 저서 등을 전시한다. 우리 소리를 잇다는 입으로 부르는 소리부터 악기 연주 등 우리의 소리를 지켜온 사람들이 주제인 공간이다. 보유자들의 삶과 관련된 악기, 음반, 의복 등을 볼 수 있다. 우리 무용과 연희를 잇다는 궁중무용부터 민속춤까지 다양한 춤과 탈놀음 등 연희 종목에 관한 전시관이다. 우리 맛과 맵시를 잇다에서는 음식과 복식을, 우리 솜씨 잇다에서는 공예품을 전시한다. 또 우리 의례와 의식을 잇다에서는 유교의례, 불교의례, 무속의례 등 다양한 의례에 쓰이는 복식과 도구를 소개한다. 우리 축제와 놀이를 잇다에서는 과거 다양한 축제와 놀이에서 사용된 도구를 통해 흥 많은 우리 민족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무형문화재기념관 안에서는 무형문화재 종목을 주제로 한 체험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관람객이 색칠한 탈 캐릭터가 대형 스크린에 나타나 춤을 추는 탈놀이 한마당,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단청을 꾸며보는 단청 색칠하기, 전국 각지의 아리랑을 들어보는 아리랑 듣기 등이다.
전북연극계도 속으로만 앓던 환부가 결국 곪아 터졌다. 이윤택 연출가, 배우 조민기조재현오달수 등 연극계 성폭력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전북에서도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공개발언이 처음 나온 것. 도내에서 활동하는 여배우 송원 씨는 지난 26일 지역 극단인 명태의 최경성 전 대표가 저지른 성추행을 8년 만에 폭로했다. 하지만 사과 문자를 기자에게 전달한 가해자의 대처에 면피성이라는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북 연극계에서도 비판과 방조에 대한 반성, 미투에 대한 지지 목소리가 높다. △ 가해자 사과 진정성 논란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하겠다. 덧붙여 나로 인해 열악한 환경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연극계 선후배들이 매도당하지 않았으면 한다. 최경성 극단 명태 전 대표는 지난 26일 미투 기자회견 후 취재가 시작되자 기자에게 문자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연락은 없었다. 이를 두고 면피성 사과 발언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온라인 기사와 SNS에는 등 떠밀려하는 사죄, 진정 선후배를 걱정했다면 더러운 짓을 하지 말았어야지, 조건을 다는 사죄는 사죄가 아니다. 후배들을 매도당하게 하는 것은 본인이라는 것을 모르나, 문자로 한마디 남기면 해결되나 등 가해자의 진실한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는 댓글이 빗발치고 있다. 피해자 역시 27일 SNS를 통해 이렇게 쉬운 사과였다면 우리가 마주쳤던 수많은 자리에서 말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랬다면 괴롭고 힘들게 8년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연극 선후배를 매도한 사람으로 만들며 왜 고백했을까 후회하게 만드는 사과문에 마음이 약해진다고 심경을 밝혔다. 노현정 (사)전북여성단체연합 정책실장은 가해자의 일방적인 대처는 회피로밖에 볼 수 없다. 또 물의를 일으킨 공인으로서 문화사업을 하는 사단법인과 시설 등의 대표 직위에서 물러나고 전북연극협회에서 제명당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 영주만 들켰을 뿐, 왕도 있다? 도내 한 연극인은 우리 스스로가 용납했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지만 터질 게 터졌다고 말했다. 극단 명태에 대한 추문은 수년 전부터 파다했다. 이미 5년 전 전북일보에서 기사화되기도 했다. 당시 제보했던 도내 연극인은 총 억대에 이르는 국가자치단체 공모 사업은 물론 유수의 연극제에 참가수상하는 등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지만 지역 연극계 내부에서는 대표의 스킨십과 신인배우 노동력임금 착취 등으로 유명했다며 그 당시 대표가 부인하면서 흐지부지 되더니 결국 또다시 터져버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극인은 SNS와 전북일보 인터뷰를 통해 아직 멀었다. (최 전 대표는) 지주에 불과하고, 부정한 왕이 몰락할 것이다. 오태석, 이윤택의 작품뿐 아니라 여성관까지 복사한 괴물이 근처에 살고 있다. 다른 피해자들도 용기를 내길 바란다고 밝혀 파장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단지 한 극단 대표의 그릇된 행태가 아니라 정도의 차이일 뿐 과거부터 예술이란 미명하에 성추행 등이 묵인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는 게 도내 연극인들의 중론이다. 가해자에 대한 수사와 처벌은 철저하게 하고 연극계 내부적으로 실태조사단, 감시기구 등을 꾸려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전주연극협회와 전북연극협회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전북연극의 명예를 떨어뜨린 최 전 대표를 제명하기로 결정했다. 협회 활동, 협력관계 등에서도 배재한다. 극단 명태에게는 해체 권고를 내렸다. 또 협회는 회원들과 함께 재발 방지책도 강구할 계획이다. 전주시도 전주 우아문화의집 관장이었던 최 전 대표가 낸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그가 대표로 있는 (사)공연문화발전소 명태가 우아문화의집 민간 위탁을 받았지만 이번 사태로 계약 해지될 예정이다. 내부 직원 고용 승계 여부는 논의 중이다. 극단 명태가 선정된 전북문화관광재단 소극장 지원사업 등 기금 사업도 회수 방안을 논의 중이다.
▲ 권경미 회장 권경미 신임 회장이 이끄는 전주YWCA가 올해 탈핵생명, 성평등, 평화통일, 청(소)년 활동 증진을 목표로 다양한 세부 사업을 펼친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권경미 전주YWCA 회장은 선배 회장들이 아름답게 이끌어 주신 것처럼 최선을 다하겠다며 올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7주기를 맞아 매달 1회 탈핵 캠페인을 열고 평창올림픽에서 보여준 평화정신을 기억해 평등평화통일 운동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전주YWCA 본부에서 펼치는 성평등 운동으로는 남녀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동일임금의 날 제정운동 및 캠페인(5월), 양성평등 영화관람 및 토크(7월), 성평등(인권) 교육과 캠페인(6~12월)이 있다. 평화통일 운동으로는 북한 어린이돕기 모금운동, 대북지원을 위한 지역시민사회단체 교류 사업을 펼친다. 청(소)년의 주체성 확립을 위한 사업도 연다. 대학생과 청소년이 모인 대학Y, Y-틴을 꾸려 활동을 지원한다. 청소년을 위한 금육교육과 유해환경 감시활동도 꾸준히 연다. 전주 YWCA가 통일부로부터 위탁받은 전북 하나센터는 도내 북한이탈 주민의 취업 지원사후관리에 힘쓴다. 지난해는 목표 취업자수(22명)를 넘어 51명을 취업시켰다. 전주시로부터 위탁받은 전주시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에서는 일반중도위기학업중단찾아가는 청소년으로 분류해 상담을 진행한다.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맞춤형 취업 지원을 하는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는 27일 오전 10시 센터 4층에서 인력개발교육과정 설명회를 열고 취업 교육생을 모집한다.
임양순(66) 전북여성단체협의회 제16대 회장이 취임식을 가졌다. 전북여성단체협의회 신종화 제15대 회장과 임양순 신임 회장의 이취임식이 26일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송일 전북도 행정부지사, 정동영김광수 국회의원,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권경미 전주YWCA 회장, 전북여협 회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임하는 신종화 전 회장은 전북 여성계를 대표하는 전북여협이 앞으로도 연대의식을 가지고 여성의 지위향상과 권익신장을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양순 회장은 지역사회와 여성의 발전 및 권익신장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성의 존엄성 인식과 삶의 질 향상, 건전한 가치관을 추구하면서 양성평등 및 여권신장, 능력 있는 여성인재 발굴육성, 전북여협 회원들의 화합과 단결 등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와 연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임 회장은 전주 근영여고 교사, 한국부인회 전북도지부장과 홀트아동복지 전북지회 후원회장, 전북도청 노사민정협의체 위원, 전북도청 공직자윤리위원, 전북도청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전북여협을 끌어갈 새로운 임원진으로 박선행김덕순 부회장, 박찬숙 총무이사, 마옥연 재무이사, 김유진정명숙 감사가 함께한다.
클래식의 본고장 러시아에서 한국 국악을 전파하는 민간 외교관들이 있다.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교류해 온 결과, 지난해에는 러시아 명문 음대인 차이콥스키음악원 국악 강좌 개설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이 모든 것은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러시아에서 유학하면서 지휘를 전공한 오석신 익산국악관현악단장으로부터 시작한다. 이어 이항윤 전북도립국악원 대금 수석, 장재환 전주시립국악단 단원 그리고 가장 최근 설미화 여밈선 원장까지 함께하게 됐다. 이들은 우스갯소리로 다단계 같다며 웃어 보였다. 이들은 올해 6월 24일부터 8박 9일 일정으로 차이콥스키음악원을 방문한다. 6월 28일에는 차이콥스키음악원 라흐마니노프홀에서 국악 공연과 한복 패션쇼를 할 예정이다. 나머지 기간에는 매일 2시간 동안 가야금, 거문고, 대금, 아쟁 등 악기별 강습을 진행한다. 이는 지난해 한국대사관과 차이콥스키음악원이 체결한 국악 강좌 개설운영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따른 것. 차이콥스키음악원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매년 두 차례에 걸쳐 국악인을 초청해 학부와 대학원 학생, 교수 등을 대상으로 국악 강좌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국대사관 산하 러시아 한국문화원이 관련 비용을 지원하는 형식이다. 차이콥스키음악원은 장기적으로 동양음악학부 설치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음악, 이란 등 동양음악학부 설치를 위한 사전 단계인 셈이다. 사실 오 단장은 2008년부터 러시아 국제음악페스티벌인 소리의 우주에 개별 초청 형식으로 참가해 왔다. 알음알음으로 몇몇 국악인이 합류했다. 전북권 국악인들 외에도 김용호 전 국립부산국악원 원장, 유소희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거문고 수석, 조정아 가야금 연주자도 힘을 보탰다. 지원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전부 사비로 행사를 치러왔다. 그리고 일종의 국악팀이 꾸려지니 차이콥스키음악원 측에서 러시아 한국문화원에 비용 지원을 건의했다고 한다. 활동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오 단장은 내가 할 일이라고 짧게 답했다. 그리고 마치 숨 쉬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장기적인 목표로 러시아 현지 학교를 대상으로 한 국악 강사풀제를 언급했다. 러시아 한국문화원과 연계해 추진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2012년부터 함께한 이 수석은 대금산조 연주를 감상한 외국인들이 기립박수로 앙코르를 외칠 때, 새삼 국악의 우수성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우리 문화를 우리가 모르고 있었다며 제자를 기르듯 열심히 가르쳐 국악을 좋아하는 외국인이 늘고, 이들로 인해 한국 문화가 해외에 뿌리내리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장 단원은 이 수석의 권유로 지난해, 설 원장은 장 단원의 추천으로 올해 합류하게 됐다. 장 단원은 선배들에게 보탬이 되고자 참여하게 됐다며 K-POP도 한국 문화이지만, 이게(국악) 한국 문화의 실체라는 걸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설 원장은 한복으로 시각촉각적인 한국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전 매일 죽고 다시 태어납니다. 20세기 천재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가 남긴 말이다.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 1901~1966) 한국특별전이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미술관에서 지난해 12월 21일부터 4월 15일까지 열리고 있다. 조각, 회화, 판화, 사진, 영상 등 총 120점이 전시된다. 알베르토 자코메티는 1901년 스위스 이탈리아 국경 인근마을에서 태어났다. 알베르토 아버지 조반니 자코메티는 어린 알베르토가 예술적 재능이 있음을 알아본다. 1919년 제네바 미술공예학교에 진학한 자코메티는 아버지의 지원과 격려를 아낌없이 받았다. 졸업 후 1922년 파리로 간 자코메티는 프랑스 시인 앙드레 부르통을 중심으로 한 초현실주의자들과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와 교류하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 10여년이 지나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자코메티는 초현실주의에서 벗어나 경이로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자코메티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거칠고 강한 인상의 입상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는 조각이든 그림과 데생이든 대상이 주변과의 관계와 거리, 크기, 색깔, 움직임, 심지어 생명력 등을 자신의 시각을 통해서 표현하고자 새로운 시도를 한다. 그리하여 전후 위태로운 인간의 실존을 딛고, 만지기만 해도 부서질 것 같은 앙상한 뼈대로 죽을 힘을 다해 걸어가는 사람이 완성되었다. 걸어가는 사람은 일생동안 예술적 모험과 도전을 끊임없이 모색한 자코메티의 불멸의 작품이 되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걷는다. 그렇다. 나는 걸어야만 한다.라고 자코메티는 연극 대사의 독백처럼 글을 남겼다. 사무엘 베케트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우리는 왜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걸까요? 그건 말이야 인간이 더 이상 갈 곳이 없기 때문이지.라는 대사가 나온다. 무대장치는 자코메티가 맡았다. 문학과 미술에서 두 거장이 만나 불후의 연극이 만들어졌다. 굴러 내려오는 바위를 끝없이 올려야만 하는 운명을 가진 시지푸스가 떠오르는 전시다. 한 예술가의 고독과 불안, 지난한 삶의 여정이 추위를 무색케 한다. 나는 제대로 걸어가고 있는가 자문해본다. /서유진 기자
소셜미디어(SNS)에서 쏟아졌던 미투(#MeToo) 운동이 가상공간 밖으로 나왔다. 글 안에 과거의 분노를 담는 것에서 나아가 지금 우리들의 이야기를 꺼내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한 성차별적이고 폭력적인 문화를 정화하자는 취지다. 지난 24일 전주한옥마을 경기전 앞마당. 한복을 차려입거나 셀카봉을 든 방문객들이 모여 포스트잇에 글씨를 쓰고 있었다. #미투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페미니즘 활동모임 언니들의 병원놀이가 마련한 #MeToo 필리버스터운동이었다. 이들이 평범한 여성들로부터 익명으로 제보받은 피해 사례를 인쇄해 전시하고 일부 여성들이 피해 증언과 현상에 대한 비판을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시민 임대현(28) 씨는 가해자는 떳떳한데 피해자는 숨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밖으로 나오기 쉽지 않았을 텐데 용기 내줘서 고맙다며 우리 주변의 누구라도 성폭력으로 상처 입을 수 있다는 걸 느껴서 더욱 마음 아프고 더이상 다른 여성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계속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언니들의 병원놀이의 박슬기 씨는 주위에서 한 번이라도 성희롱을 당하지 않은 여성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도 말한다. 일상적인 사회생활, 회식, 농담에서 벌어지는 성폭력이 묵인되면서 현재로 치닫게 됐다. 성범죄를 일으킨 몇몇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벌어져 온 성폭력 문화가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 W미술관이 이달 23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한 달간 기획전 ‘(通) 같음, 다름’을 연다. 이번 전시의 공통된 주제는 ‘봄’이다. 박남재, 김상태, 이승우, 신철, 박부임, 송수남, 이대원, 이수억, 신정자, 조재천, 황나영 등 작가 11명의 작품을 전시한다. 김상태 작가의 ‘봄의 미소’는 원색의 색채와 반복되는 다양한 모티브로 자신의 개성을 강조한 작품. 아크릴 컬러를 캔버스에 쌓아 올리는 무수한 덧칠과 컷팅으로 아이콘을 생성했다. 송수남 작가(1938-2013)의 작품 속 들판의 꽃도 그의 붓끝을 통해 개체로서의 꽃이 아닌 마음의 꽃으로 피어나 화사한 봄기운을 전해준다. W미술관 신주연 관장은 “이번 기획전은 자연과 생명, 희망 등 깊은 사유와 철학이 녹아든 작품들로 채웠다”며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한눈에 감상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 문화예술인들, "문화예산 삭감 도의원들 사퇴 촉구"
하송 시인, '2024년 한국 예인문학 문학대상' 수상
추위 녹이는 클라리넷 연주⋯신재훈 독주회
박용근 의원 제기한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법률상 '위법 사항 없음'
삭감된 예산에 뿔난 지역예술인, 반면 전북예총·전북민예총은 '무덤덤'
전주사진센터 부설 사진연구소 1983, 회원전 '새만금' 연다
정가 선율에 취하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
전북특별자치도 콘텐츠융합진흥원 입주기업 ‘아가미림’, OTT 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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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미소능력개발센터, 방화선 선자장 홈페이지와 쇼핑몰 제작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