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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m짜리 사진으로 담은 태조로

한옥마을 태조로의 역사를 이색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6~11일 전주교통아트스튜디오에서 열리는 사진가 김영구씨(57)의 세 번째 개인전 '태조의 시대, 조선을 걷다'를 통해서다. 지난해 전시에서도 13m가 넘는 대작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던 그는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 크기를 더 키웠다. 세로 90㎝, 가로 77m에 이르는 작품은 전시장 벽면은 물론 바닥을 따라 건물 외벽과 교동아트스튜디오 뒤 정원까지 이어진다. 그는 이 작품을 찍는 데만 5시간 넘게 공을 들였다. 인간의 시야 각도와 가장 유사한 50㎜ 표준렌즈를 이용해 300컷의 사진을 찍고 이를 10m 길이로 8장을 실사출력한 뒤 이어 붙였다. 그가 이처럼 대작에 천착하는 이유는 태조로가 가진 역사성을 흥미롭게 보여주기 위함이다. 관람객들은 자유롭게 바닥에 놓인 사진 위를 걷고 때로는 그 위에 앉기도 하면서 파노라마 사진 속 태조로를 걷게 된다. 태조로의 사방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태조로에 서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태조로의 길이와 한옥마을의 역사적 사건이 벌어진 연대에 주목해 의미를 부여했다. 태조 이성계가 1380년 오목대에 들렸고, 전동성당은 1931년 완공됐다. 인근에 위치한 남고산성 견훤의 이야기 등 숱한 과거사를 끌어들이지 않아도 태조로를 걷는 것만으로도 551년의 역사이야기를 해볼 수 있다는 것.전동성당에서 오목대 입구까지 태조로 길이가 대략 530m, 여기에 풍남문까지의 거리를 더하면 551m에 근접한다. 풍남문에서 오목대 입구까지 1m를 1년으로 생각하며 걷는다면 이 또한 재밌는 일이고 이번 작업에서는 이런 시간들을 축약해 냈다는 설명이다.그는 "태조로 551년의 역사를 사진 한 컷, 한 컷에 담아보려 했다. 인화된 결과물들은 현재의 모습이지만 어떤 이는 사진 이면에서 역사를 읽어낼 지도 모를 일이다. 더불어 사진을 보고 내 뜻에 공감하는 이가 있다면 태조로를 지나갈 때 차에서 내리지는 못할망정 속도를 줄이는 소극적 동참 정도는 해줄 수도 있겠다는 기대도 가져본다"고 말했다. 공주사대를 졸업했으며, 현재 전일중학교 과학교사로 재직 중이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3.08.06 23:02

여름 산사 템플스테이

TV 프로그램에 템플스테이 체험이 방영된 후로 전국적으로 템플스테이 참가자가 많이 늘고 있다. 금산사에도 참가자 수가 지난 해와 비교해 2~3배가 됐으니 바야흐로 템플스테이가 이 시대의 문화아이콘이 된 듯 하다. 참가자들의 목적을 살펴보면 단순히 사찰문화를 체험하러 오는 사람도 있고, 휴가를 겸해 힘들고 지친 몸과 마음을 편하게 쉬었다 가고 싶은 사람들도 있으며, 수련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중에서도 금산사 템플스테이 브랜드인 '나는 쉬고 싶다'에 걸맞게 이것 저것 내려놓고 편하게 쉬었다 가는 이들이 제일 많다. 암에 걸려 어찌 해야 될지 고민이 많아서 온 중년 부인, 연애 문제로 어머니와 갈등이 심해 가출했다는 의대 수련의, 졸업을 앞두고 진로 문제로 부모님과 말다툼을 한다는 대학생, 남편의 건강 악화와 직장 생활의 고충 등이 한꺼번에 찾아왔다는 40대 여성, 주변인의 자살과 사망으로 괴로움을 호소하는 재독 교포 2세 여성 등 많고도 다양한 사연을 안고 산사를 찾아오고 있다.템플스테이 중 스님과의 대화 시간은 차와 과일을 나누며 참가자들과 대화하는 시간이다. 여기서 가장 많이 질문하는 것은 관계에서 오는 괴로움을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 때 나는 주로 씨앗의 비유를 든다. "씨앗이 싹을 틔우는 결과를 맺으려면 햇빛과 수분, 온도와 같은 조건들이 필요하다. 이 때 씨앗은 원인이고 싹은 결과다. 햇빛·수분·온도 등은 조건이다. 싹은 원인이 되는 씨앗에서 나는 것이지 조건에서 나는 것이 아니다."결국 당신은 씨앗이며 당신의 화나 분노·괴로움은 싹이다. 당신이 대상으로 삼고 있는 그는 햇빛·수분·온도와 같은 조건에 불과하다. 그 사람은 당신을 화나게 하는 조건을 제공하긴 했으나, 정작 원인은 당신에게 있다는 것. 당신의 마음이 그 사람의 조건에 따라 당신에게 화를 나게 한 것이다. 지금 화나 괴로움은 당신에게서 일어나지 않는가. 이것은 당신 마음이 당신 화와 괴로움의 원인이라는 증거다.똑같은 사람을 보고도 어떤 이는 화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사람은 씨앗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씨앗이 없는 콘크리트 바닥에 햇빛을 비추고 물을 주며 온도를 맞춰 준다고 싹이 나겠는가. 그래서 환경을 탓하기 전에 행복을 위해서 내 마음부터 잘 보호하고 가꾸는 것이 필요하다. 내 마음이 건강하고 튼튼해야 여러 괴로움의 조건으로부터 내가 괴롭지 않게 되는 것이다.지금은 연중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여름 휴가철이라 우리 실무 담당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을 정도다. 특히나 가족 단위로 사찰을 많이 찾고 있어서 더욱 참가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부부는 물론이고, 시부모와 친정부모까지 함께 데리고 오는 부부도 있으며, 이웃 가족과 외국인 친구까지 11명이나 되는 대가족이 있기도 하다. 바야흐로 템플스테이 호황이라고 할 만하다.이 더운 여름, 산사에 와서 잠시라도 몸과 마음을 쉬며 자기를 돌아보고 재충전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얻어가면 어떨까. 참가자들 모두에게 건강과 자유와 행복이 함께하길 두 손 모아 바란다.

  • 문화일반
  • 기고
  • 2013.08.06 23:02

사제지간 母子, 살풀이 한무대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사장 이세섭)이 주최하는 '2013 명인명창 상설 공연 - 비상 Ⅱ'에 김 숙 전북무용협회장(64)과 그의 아들 김무철(43한량무 예능보유자)이 초청됐다. '사제동행, 흥을 즐기다'를 부제로 가무악의 명인과 그를 전수하고 있는 후계자와 합동 공연으로 기획된 이번 무대는 부모와 자녀로 전통의 맥을 잇는 두 명인, 스승과 제자로 대를 이어가는 두 명인을 한 번에 만난다. 허리 디스크로 삐끗한 뒤 "무대에 서는 게 겁이 났다"는 김 숙 회장은 지난 6년 간 몸을 사렸다. 생전에 남편인 금파 김조균 선생(전북무형문화재 제517호 한량무 보유자)이 환갑 때 같이 무대 서자고 했던 세월이 야속하게 흐르는가 싶더니, 환갑을 넘기고 나서야 찾아온 기회. 살풀이는 점과 선의 조화, 곡선미와 여백미, 정중동의 아름다움이 뛰어난 춤으로 이들이 소화할 호적구음 살풀이는 태평소 연주와 구음이 첨가 돼 신비스러운 분위기까지 더해진다. 김무철은 "몇 시간을 쉬지 않고 파김치가 되도록 연습하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것 자체가 당근이자 채찍"이라며 어머니에게 고개를 숙였고, 김 숙 회장은 아들을 바라보며 "시작하면 끝장을 보겠다는 자세가 기특하다"며 다독였다. 모자(母子)가 주거니 받거니 조용하고 은근하면서 깊이 뿌리박는 춤을 선보일 듯. 공연은 4일 오후 6시30분 서울 필동 한국의집에서 만나볼 수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8.02 23:02

실상사에서 만난 응묵스님 "지리산 불교는 새 패러다임 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있어"

"지리산에는 구산선문 최초의 실상사를 비롯해 화엄사, 쌍계사, 대원사 등 오래되고, 규모가 큰 사찰들이 참 많습니다. 성철스님, 향곡스님 등 많은 큰스님들이 수행처로 삼았던 곳입니다"지난 7월 17일 실상사에서 만난 응묵스님(부주지)은 우리 역사에서 지리산의 불교, 사찰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해 왔다고 설명했다. -지리산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지리산은 풍수지리적으로 살펴볼 때 사람의 꽁지뼈에 해당합니다. 꽁지뼈를 다치면 힘을 못쓰잖아요. 지리산은 그만큼 중요한 산입니다. 우리나라 정기를 뿜어내는 산이고, 그래서 어머니의 산이요, 영산입니다. -지리산에서 불교는 어떤 위치에 있었습니까.지리산의 불교는 단순히 종교적 역할에 그치지 않고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이끌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 마음이 곧 부처다'라는 선종불교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죠. 당연히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역할을 담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왜구들이 진주 남강을 통해 침략하고, 후백제 견훤의 세력이 지리산까지 뻗쳐있는 것이 원거리에 있는 경주에는 거슬렸을 것입니다. 실상사는 왜구와 후백제 견제세력이었고, 화엄사는 신라 통일의 기반이 된 화랑도를 육성했고, 쌍계사는 범패와 차문화를 발달시켰습니다. 지리산의 불교는 정치, 군사, 경제,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습니다. -불교가 지리산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불교는 지리산 주민들에게 정신적 지주였을 것입니다. 조선 중엽에 불이 난 실상사에는 탑과 철부처님(보물 제41호, 최근 철불 안에서 수인이 발견돼 아미타불로 밝혀짐)만 남았죠. 주민들이 철불을 찾아 병을 낫게 해 달라고 빌었고, 많이 나았던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약사여래가 돼버렸어요. 실은 아미타불인데 약사여래가 된 것입니다. 이처럼 많은 세월이 지나면서도 주민들의 정서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고, 불교는 주민들과 교감하며 발전해 왔던 것이죠.

  • 문화일반
  • 김재호
  • 2013.08.02 23:02

국립무형유산원 준공·CI 선포식 열려

무형유산의 보존전승교류 기능을 수행할 국립무형유산원 준공식 및 CI선포식이 31일 오후 4시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렸다. 이날 준공식에는 변영섭 문화재청장, 박성일 전북도 행정부지사, 송하진 전주시장, 김윤덕 국회의원, 유병하 국립전주박물관장, 이흥재 전북도립미술관장, 선기현 전북예총회장 등 정치문화계 인사들과 이생강(대금산조), 김대균(줄타기) 등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전승자 100여명이 참석해 준공식을 축하했다. 변영섭 청장은 인사말에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무형유산을 지켜온 179명의 인간문화재 선생님들이 오늘의 주인공"이라며 "국립무형유산원은 전 세계에서도 모범이 되는 커다란 발자취로 새로운 차원에서 무형문화재를 전승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대 간 소통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무형유산의 가치를 표현한 국립무형유산원 CI도 이날 공개됐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전승자들은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특히 차부회(은율탈춤), 구혜자(침선장), 정춘모(갓일) 등 3명의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스승과 부모의 유품을 국립무형유산원에 기증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3.08.01 23:02

관립 문화예술단체 활로 찾기 ⑧ 주요 쟁점과 남겨진 과제

'예향의 도시'라 자부하는 전북의 관립 문화예술단체는 어디쯤 와 있나. 그 지역의 문화 수준은 관립단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도내 단체들은 지자체의 무관심으로 허울 좋은 이름만 남게 생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왜 이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관립 단체는 "단체장이 예술단을 외면하는데 누가 열심히 하고 싶겠느냐"고 하고, 행정은 "예술단 체질 개선을 위한 현안이 노조의 단체협상으로 묶여 해결이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지자체와 예술단이 상생의 답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이유다. '관립 문화예술단체, 활로 찾기'에서는 전북도립국악원전주시립예술단전북도립미술관을 둘러싼 남은 과제를 정리한 뒤 일부 전문가 고견을 참고했다.△ 순환직 공무원 원장의 리더십 부재가 현안 해결 어렵게 만들어= 회심의 승부수일까, 장고 끝의 악수(惡手)일까. 단원(23명) 충원 요구로 촉발된 전북도와 도립국악원 노조의 불협화음은 도의회 주도로 열린 국악원 활성화 토론회가 '조율 카드'가 됐다. 그러나 갈등의 불씨가 꺼진 건 아니다. 부지사급 공무원 수장을 전제로 한 예술감독제 도입부터 오디션 강화를 통한 예술단의 선순환 구조 조정까지 암초는 이곳저곳에 남아 있다. 두 차례의 국악원 활성화 토론회에서 나온 대강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절반의 합의'를 이룬 민간인 국악원장 대신 고위직 공무원 원장을 앉히되 예술감독제를 도입하자는 것. 노조는 옥상옥(屋上屋)을 우려해 예술감독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으나, 문윤걸 예원예술대 교수는 "재단법인화 한 경기도립예술의전당의 예술감독제를 예로 들면서 인사복무행정 등 권한을 부여하고 책임을 매년 평가해 재위촉 여부를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주장했다. 앞으로 전개될 뜨거운 감자는 오디션 강화를 통한 예술단 체질 개선 외에 교수실공연기획실학예연구실 등의 역할 점검이다. 일각에서는 "선순환 구조를 고민하면서 20명이나 되는 교수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관한 고민은 왜 없었느냐"고 지적하고 있으나, 도가 2011년 노조의 동의 없는 예술단교수실 교류 인사로 노동위원회에 패소했던 경험을 감안할 때 쉽사리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카드 같다. 전국 최초로 설치운영 돼 모범 사례로 평가받은 학예연구실의 연구기능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문화계는 공연기획실학예연구실 통합을 제시하고 있으나 노조가 이를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도와 도의회, 노조의 '불편한 동거'가 서로가 원하는 '당근'을 얼만큼 갖고 마침표를 찍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차별적인 기획력마케팅 뒷받침되는 전담팀 요구 돼= 도립국악원 보다 속이 더 탔던 쪽은 전주시립예술단이었을 것이다. 지난해 예술단이 몇 년의 노력 끝에 오디션 강화 등을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가 담당 공무원들의 인사 이동으로 없던 일이 되면서다. 전문성이 취약한 공무원 순환 인사는 예술단을 쥐락펴락하며 갈등을 심화시키기도 했다. 지난해 전임 공무원이 안팎의 불만을 산 전임 합창단 지휘자의 재임용에 앞서 단원들에게 의사를 묻는 찬반 투표는 공무원이 지휘자 임용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안좋은 선례를 남겼다. 그럼에도 전주시는 시립예술단 예산 줄이기에만 관심을 두는 것처럼 보인다. 시가 올해 예술단의 공연 예산이 적으니 정기기획 공연을 줄이라는 지침 역시 예술단 체질 개선과는 거리가 있는 것. 지역 문화계는 시립예술단의 경쟁력 있는 기획력과 마케팅이 뒷받침되는 공연을 위해 전문성을 담보한 기획홍보팀을 요구하고 있다. 티켓가격이 싸긴 해도 유료공연을 해온 시립예술단의 홍보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감안한 판단. 공연의 브랜드를 인정받은 수원인천시립예술단이나 대전시립교향악단의 경우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획홍보팀공연기획팀이 있거나 예술경영을 전공한 마케팅 담당자를 별도로 두고 공연 기획, 홍보, 유료 회원 관리까지 하고 있어서다. 전국적으로 낮은 수준에 속하는 전주시립예술단의 처우를 강화시키되 단원들의 옥석을 가려낼 다각도의 고민도 요구되고 있다. 은희천 전주대 교수는 "잘하는 단원들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워크숍이나 연수제 등을 적극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 내년 10주년 도립미술관 '초상전문미술관' 특성화 등 정체성 고민해야= 아마도 전북도립미술관에서 가장 바쁘게 일하는 사람은 이흥재 관장일 것이다. 학예사가 4명 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외부 전시기획자를 수혈하고, 문턱 낮춘 미술관을 위해 프로그램을 내놓는 일까지 팔을 걷어부친 결과다. 하지만 5급 상당 계약직(최대 5년)이라는 관장의 신분은 결국 행정의 눈치만 봐야 하는 정치적 자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도도 이같은 점을 감안해 관장의 직급을 올리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내년 개관 10주년을 맞는 도립미술관은 앞으로 어떤 경쟁력을 가져야 할까. 최근에 도립미술관 세미나에서 윤범모 가천대 교수가 제안한 국립초상화미술관 건립 제안은 밖에서 바라보는 도립미술관의 경쟁력과도 일맥상통했다. 지난해 호평을 받은 '채용신과 한국의 초상미술'展이나 태조 어진이 보관된 어진박물관으로 인해 전북이 초상화 전통이 강한 것으로 비춰져 도립미술관이 '초상전문미술관'으로 특성화해도 무방하다는 것. 스타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창작스튜디오 건립도 도립미술관이 안고 가야할 역할 중 하나다. 이흥재 관장은 "앞으로 도립미술관이 가나아트센터가 운영 중인 장흥아뜰리에와 프랑스의 시떼의 일부 공간을 확보해 도내 작가들이 '스타 작가'로 발돋움 하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피력했다. 〈끝〉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8.01 23:02

관립예술단체 체질개선 해법은

현재로선 관립 예술단체의 법인화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지자체는 정기 평정·임금 체계 개선, 전보 인사 등 관련한 대부분의 사안을 노조와의 단체협약으로 합의를 이뤄내야 하지만, 법인화가 되면 강도높은 예술단 쇄신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예술단 단원들은 "법인화를 명목으로 예술단을 구조 조정하려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법인화가 만능열쇠처럼 비춰지게 된 것은 노조가 자초한 면도 크다는 게 문화계 시각이다. 지금껏 전국 관립 문화예술단체(법인화 된 단체 제외) 중 오디션을 통해 해촉·해임된 사례가 없음에도 예술단이 정기 평정 강화에 대해 유독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 노조는 "단원을 해촉·해임시키기 위한 정기 평정이 아닌 기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오디션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개인 기량 외에도 각 단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비전과 목표에 부합하는 활동에 관한 평가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공연작품의 성격에 따른 다양한 능력을 가진 출연자들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문윤걸 예원예술대 교수는 "인위적 탈락은 최소화 하되 적정 수준의 긴장감을 가질 수 있도록 최상위 그룹과 최하위 그룹은 적게 가고 중위 그룹을 넓히는 정기 평정 시스템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면서 "거꾸로 단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도록 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공 모델로 꼽힌 서울시향은 법인화를 통해 한때 국내 최고로 꼽혔던 KBS 교향악단을 제쳤다. 이미 KBS 교향악단은 서울시향에 비해 예산과 관객 동원 숫자가 절반 정도에 그치고, 연주의 '질'도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법인화가 만병통치약까지는 아니어도 예술단 개혁의 필요조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술단 체질 개선이라는 해묵은 숙제를 꺼내든 도내 관립 문화예술단체들은 이번에 어떤 해답을 내놓게 될까. 법인화를 통해 얼마든지 '플러스 셈법'도 가능하다는 걸 인정할 때도 됐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8.01 23:02

창단 공연 앞둔 보육원생 30명 무주 부남서 신나는 국악 연습

온몸을 홧홧하게 하는 폭염은 예술가들도 지치게 한다. 도내 문화예술단체들은 더운 여름을 잊기 위해 오히려 대중 속으로 파고 드는 여름캠프 등을 연달아 열고 있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의 현장 속에서 땀을 흘리는 그들에겐 2013년의 여름은 잊지 못할 계절이 될 것이다. 그 뜨거운 시간으로 안내한다. 숨이 턱턱 막히는 퇴약볕이 내리쬐는 29일, 무주군 부남면에 위치한 금강레저클럽은 갑작스레 연주회장으로 둔갑된 듯 했다. 래프팅 등 여름 레포츠를 즐기는 공간에 난데없는 국악 연주가 흘러나오면서다.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신현창)이 현대자동차 전주공장노동조합 등과 손을 잡고 전국 최초로 마련한 '국악판 엘 시스테마'인 '바람꽃 국악 오케스트라'가 12월 창단 공연을 앞두고 여름 캠프에 온 것. 가야금거문고해금아쟁대금소금신디피리 등이 총출동된 이날 캠프는 재능 기부는 물론 캠프 후원금까지 모아준 도립국악원 단원 12명이 전주 삼성보육원의 아이들 30여 명에게 선물한 '2박 3일의 달달한 휴가'였다. 지휘봉을 든 박지중 국악원 지도위원은 "밖에 나오니까 훨씬 집중한다. 기량이 100% 좋아진 것 같다"며 아이들을 격려했다. 아이들이 '아리랑 접속곡'을 연주하는 동안 기자의 귀를 사로잡은 것은 목탁 소리였다. '탁, 탁탁탁탁' 낭랑한 목탁 소리가 울려퍼지자 마치 산사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휘자는 목탁을 두드린 강모 군(15삼우중 2)을 향해 씽긋 웃으며 "좀 더 예쁘게 결을 내보라"고 재촉했고, 주변 선생님들은 오히려 "이 녀석 때문에 놀랄 때가 많다. 징 등 쇠붙이 악기를 다루는 감각이 있다"며 추켜세웠다. 유일하게 아쟁을 연주하는 정모 양(14삼우중 1)은 "비교적 악보 보기가 쉽고, 많이 연주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면서도 "혼자 연주하니까 '삑사리' 날까봐 걱정된다"며 까르르 웃었다. 오후 연습이 끝나고도 거문고 연주자인 이혜정 관현악단 부수석 연주자는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아이들이 더 빨리 따라주길 바라는 욕심에 이씨는 더 정확한 소리를 내기 위해 대나무 술대로 어느 부분을 어떻게 꺾어야 하는지 조목조목 짚어줬던 것. 이씨는 여름캠프가 끝나면 아이들을 데리고 산공부까지 들어갈 작정이라고 귀띔했다. 임시변통한 연습실에서 더위와 싸우며 연습하는 아이들은 행복한 표정이었다. 김미애 전주 삼성보육원 교사는 "거의 1년의 노력이 열매를 맺었다. "연습하기 싫다" "집에 가고 싶다" "너무 어렵다"며 도중에 빠진 아이들도 있었으나 의욕이 없고 겉돌던 아이들이 이제는 수업을 먼저 챙기기 시작했다"면서 "연주에 재미를 붙이며 서로 배려하고 자신감 있는 태도를 갖게 된 아이들을 보는 게 정말 기쁘다"고 국악원에 고마움을 전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7.31 23:02

국립무형유산원 오늘 준공식…CI 선포식도

예산인력 부족으로 정식 개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립무형유산원이 31일 준공식을 연다. 문화재청(청장 변영섭)은 지난 29일 무형유산의 보존전승교류 기능을 수행할 국립무형유산원 준공식과 함께 CI 선포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국립무형유산원의 성공적인 준공을 기념하고 앞으로 국립무형유산원의 활동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 마련됐다. 이날 준공식과 CI 선포식은 식전행사와 본 행사, 기념식수, 시설관람 순으로 진행되며 무형문화재 전승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공개되는 국립무형유산원 CI는 무형유산을 '어울림'으로 형상화해 보존전승을 위한 세대 간 소통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무형유산의 가치를 표현했다. 변영섭 청장은 "앞으로 '어울림'이라는 CI의 의미와 같이 무형유산 전승자 및 국민과 하나가 되어 무형유산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무형유산원은 대지 5만 9930㎡, 연면적 2만 9615㎡,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앞으로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의 이행과제와 새롭게 제기되는 다양한 무형유산보호 정책과제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3.07.31 23:02

[⑫ 미디어 아티스트 송대규] "예술은 재미있는 놀이…관객과 소통 중요"

피에로 만초니는 자신의 똥을 작은 깡통에 채운 뒤 '미술가의 똥, 1961년 저장됨'이라는 문구를 달았다. 이 깡통은 수천 만원을 호가한다. 한 미술가는 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바닥에 누워 있다 비가 그친 뒤 일어나 젖지 않은 몸 형태를 사진으로 찍어 '청동기 시대의 흔적'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내놨다. 이 작품도 현대미술에서 퍼포먼스와 사진이 결합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와 같이 현대 예술에는 "이게 뭐야?"라는 물음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관객들을 혼란에 빠트리는 작품들이 많다. 흔히 예술을 인간 정신의 고유활동, 진정한 가치를 지닌 것에 대한 모방, 아름다움이라고 정의내리는 것과는 거리가 먼 작업들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송대규(36)는 이처럼 기존의 예술에 대한 굳건한 통념들을 해체한다. 작품을 생산하는 작가로써 위상을 내려놓고 관객과의 소통을 통해 즉석에서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것. "작가는 작품을 표현하고 생산하는 주체가 아닌 작품을 통해 화두를 던지는 역할을 한다. 이 화두를 통해 관객이 작가에게 응시와 충동을 보여줌으로써 하나의 유의미한 현상을 만들어낸다."그는 '예술'을 하나의 '재미있는 놀이'라고 표현하면서 '몸이 붓'이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그의 놀이는 무용, 퍼포먼스, 무대디자인, 미디어아트 등을 넘나드는 파격적인 행보였다. 전북도청 사거리 한 가운데서 크레인을 이용해 큰 소나무를 매달고 피아노를 치며 삭발을 하는가 하면 10명의 아티스트들이 머리에 어항을 쓴 채 객사 앞길을 막기까지 했다. 또 온 몸에 물감을 바르고 캔버스 위에서 춤을 춘 뒤 남은 흔적을 작품으로 내놨다. 그는 전위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작품 활동에서 '조형적 결과물'을 산출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퍼포먼스에서 던져진 '응시'라는 화두에 대한 관객의 반응이 현실이며, 이 자체를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작가들이 작품을 생산한 뒤 '내가 표현한 것은 이것'이라며 관객들에게 수동적 관람을 강요하는 것에 반기를 드는 행위였다. "작품 활동에서 깨닫는 철학적 사유와 경험이 곧 삶의 화두이자 문제인식이 된다. 이 때문에 관객과 철학적 사유에 대해 자유롭게 소통하는 방식을 계속해서 탐구해왔다."그는 지난 2009년 관객에게 좀 더 다양하게 화두를 던질 방법을 찾기 위해 프랑스로 떠났다. 음악 무용 설치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교류하면서 그는 미디어 아트를 접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난 2011년 전주 풍패지관(옛 객사)에 미디어 파사드 작품 '연연(戀戀)'을 내놨다. 이 작품은 13분 짜리 영상으로 계절의 변화와 인간의 생활과 삶, 역사의 변화가 맞물리는 영상을 통해 삶과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해 재조명했다.그는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순수미술이 기업의 마케팅과 결합하면서 보다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갈 기회로 여겼다. 두 분야 모두 대중과의 소통이 필수적이라는 점에 매력을 느낀 것. 공연에서 소리를 디지털화해 영상으로 담는 실험적 작업도 병행하며 미디어 아트 분야에 작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예술은 종말을 고했다. 현대 예술은 작품 활동에서 깨닫는 철학적 사유가 곧 작품이다. 지역에서 이와 같은 예술 활동을 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문화적 다양성은 더욱 풍부해 질 것이다."그는 미디어 아트 작업을 더욱 정교하고 세련되게 만들기 위해 '30days'라는 팀을 만들었다. '30days'는 음향 영상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그와 함께 미디어 작업을 생산해 내고 있다. 다음달 15일부터 17일까지는 전주 동문예술거리에서 헌책방, 예술가, 상인 등 동문거리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야기를 담아 '미디어 파사드 동문예술거리 쇼케이스'를 열 예정이다. 나아가 미디어 아트가 활성화 되지 않은 도내 상황을 바꿔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지역에서 미디어 아트를 공부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곳이 없다. 동문거리의 창작공간 등을 이용해 '미디어랩'을 만들어 미디어 아트를 접하고 싶은 젊은 예술가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겠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3.07.31 23:02

문화 향기로 시원한 부안의 여름

부안군은 여름방학을 맞아 하우스 콘서트와 최신 영화 상영 등 문화와 함께하는 특집프로그램을 마련했다.먼저 기존 공연의 형태를 벗어나 관객이 객석이 아닌 무대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하우스 콘서트는 오는 31일 오후 7시 30분에 '브라스 마켓'을 시작으로 다음달 2일 오후 3시 '피아니스트 김예지 공연', 다음달 29일 오후 7시 30분 'Trio brillante'로 공연을 진행한다.이 가운데 브리스 마켓은 금관악기 연주자로 트럼펫, 호른, 트럼본, 튜바로 구성됐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금관악기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줄거리와 무대기술로 관람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예정이다.또한 피아니스트 김예지씨는 두 살 때 시력을 잃었지만 피아노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연주자로 체코 야나첵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강남 심포니 오케스트라, 블라디보스톡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KBS 교향악단 등과 협연했던 실력파로 솔로 및 실내악 활동과 광고 모델로도 활동 중이다. 이어 'Trio Brillante'는 러시아의 연주자들로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로 구성된 연주 팀이다.이와 함께 최신 영화로 장철수 감독 김수현 주연의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다음달 1일 오전 10시, 오후 3시, 오후 7시 30분 등 3회에 걸쳐 상영된다. 웹툰으로 인기를 끌었던 이 작품은 올 상반기 흥행에 성공한 최신영화다.군 문화체육시설사업소 관계자는 "공연과 영화를 통해 부안군민들에게 무더운 여름을 문화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한편 하우스 콘서트는 2002년에 단독 주택을 연주회장으로 개조해 '하우스 콘서트'라는 문패를 걸고 300회 이상 공연이 진행됐다.

  • 문화일반
  • 양병대
  • 2013.07.30 23:02

전주문화재단 '상임이사 무용론' 대두

직원의 횡령 사건으로 파문을 겪은 전주문화재단이 환골탈태(換骨奪胎)를 하기 위해서는 조직 체계부터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주시는 조례에 명시된 대로 3개월 동안 선기현 전북예총 회장의 대행 체제를 이어가며, 8월 초에는 지역에서 연륜과 경험을 갖춘 명망가로 추대해 재단을 하루 빨리 정상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시는 문화계로부터 추천을 받아 후보자를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역 문화계는 현재의'이사장-상임이사 체제'가 아닌 '이사장-사무국장 체제'를 안착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애초부터 시는 '상임이사 카드'가 오히려 재단을 더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보는 쪽인 반면, 지역 문화계는 매번 이사장과 상임이사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등 의사 결정 과정이 복잡한 데다 사무국장을 들러리로 만들어 장점 보다는 약점이 많다고 보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로 전임 이사장상임이사가 지난해 조직 개편 등과 관련해 이견을 보이면서 갈등을 빚었고 직원들마저 이들을 사이에 두고 양분되는 분위기가 됐다. 여기에 경영지원문화기획문화사업홍보팀은 물론 3대문화관삼도헌 등 사업을 총괄해야 하는 사무국장이 늘 이사장상임이사의 지시에만 움직이다 보니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계속됐다. 이 같은 논란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단순히 행정만 전담하는 공무원 사무국장이 아닌 문화계에서 실무를 익히고 행정의 경험이 있는 사무국장으로 선임해 재단의 현안을 해결하고 취약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 문화계는 또 재단이 상근직 상임이사의 월급을 줄 여유가 있다면 박봉인 재단 직원들의 처우부터 개선시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2월 4~7년을 재직했던 직원 3명이 줄줄이 사표를 낸 것을 두고 문화계는 낮은 처우와 높은 업무 강도, 비전 부재 등을 이유로 꼽으면서 재단이 시의 위탁사업만 백화점 식으로 해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시가 신임 이사장 선임을 시작으로 상임이사 대신 실무형 사무국장을 앉힐 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이사회도 각 개별 사업의 멘토가 될 수 있을 정도의 전문성을 가진 이들로 재구성해 충분한 권한과 책임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3.07.29 23:02

전주에 국립초상화미술관 짓자

전주에 국립초상화미술관을 건립하자는 제안이 설득력 있게 제기돼 구체화 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정상수준의 초상화 전통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국립초상화미술관 건립은 필연적이며 그 장소는 초상화화 밀접한 인연이 있는 전주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25일 전북도립미술관에서 '한국 근현대 초상미술의 역사와 전망'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국내 미술평론의 권위자인 윤범모 가천대 교수는 "초상화미술관은 초상화라는 시각자료를 활용해 정리한 자국의 역사책이다. 과거와 미래와의 대화가 역사라고 할 때 훌륭한 내일을 맞이하려면 과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국립초상화미술관 건립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윤 교수는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초상화의 찬란한 전통을 가지고 있고 이를 계승해야만 한다"며 "초상화미술관은 작품수집, 연구, 전시, 교육, 초상화 보급운동과 함께 작가를 양성하는 전통이 살아 있는 문화공간으로 꾸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상화미술관이 건립된다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가 집중된 서울보다는 조선 말기 최후의 초상화가인 석지 채용신이 왕성하게 활동했고 태조 어진이 있는 전주에 건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주는 국내 그 어떤 도시보다 초상화 연고권을 주장할 수 있고 초상화미술관 건립 운동의 깃발을 든다면 바로 민족정기와 초상화 전통의 창조적 계승이라는 차원에서 관심을 끌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한 김선태 예원예술대 교수는 "국립초상화미술관의 건립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어진박물관 등과 중복되는 측면이 있고 실제 건립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면서 "초상화와 인물화를 지속적으로 구입해 다양한 기획전을 여는 방법을 통해 전북도립미술관을 '초상화전문미술관'으로 특성화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정엽
  • 2013.07.26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