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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김사모'와 대통령 평가

국가의 통치 형태를 대통령제로 처음 채택한 나라는 미국이다.봉건왕조의 압제를 벗어나기 위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에 건너온 청교도들은 종교의 자유와 인권을 최고 가치로 하는 민주주의를 국가의 기본틀로 삼았다. 그 산물이 대통령제이고 이를테면 미국은 대통령제 국가의 종주국이 된 셈이다.1776년 건국이래 미국의 대통령은 초대 조지 워싱톤을 위시하여 현재의 조지 W 부시까지 모두 43명이나 된다. 미국인들은 이들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통해 가장 이상적인 대통령상을 정립하고 있다.시대 상황에 따라 평가기준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미국인들에게 변함없이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에이브러험 링컨과 조지 워싱턴, 프랭클린 루즈벨트등이 꼽힌다.미국의 대통령들이들은 모두 전쟁중에 대통령직을 수행했다.워싱턴은 독립전쟁을 통해 건국의 기틀을 다졌으며 링컨은 남북전쟁의 승리로 노예해방이라는 기념비적인 인권신장의 길을 텄다. 루즈벨트는 연합국과 힘을 모아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들은 전쟁중에도 국민적 통합을 바탕으로 국정을 차질없이 이끌어 미국의 저력을 키웠다.반면 워린 하딩, 캘빈 쿨리지, 허버트후버등 3명의 대통령은 '최악의 대통령'이란 불명예를 안고 있다. 재임중 뇌물수수 정실인사등 갖가지 스캔들에 휘말렸기 때문이다.한편 2차대전후 50여년간 미국을 이끌어온 해리 트루만등 11명의 대통령들은 어땠을까. 이들은 저마다 독특한 모습으로 당대 미국의 영광과 좌절을 대표해 왔다. 연전에 뉴욕타임스의 러셀 베이커라는 칼럼니스트가 그들에게 붙여준 별명이 흥미롭다.'보스'라는 별명을 얻은 트루먼은 한국전쟁때 맥아더원수와의 갈등으로도 유명하지만 그는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문제에 정통한 측근 보좌관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였다. 아이젠하워는 '퇴장', 케네디는 '스타대통령'이었다.빈곤과 인종차별 교육등 국내문제는 물론 베트남전을 비롯한 세계 모든 문제를 주도하려 했던 존슨은 '위대한 제우스'로 불렸으며 언론이나 진보주의자들로부터 핍박받았다고 생각했던 닉슨은 '어리석은 자(Egg Heard)'로 경멸당했다.이밖에 포드는 '보통사람', 카터는 '호민관', 레이건은 '가부장'조지 부시는 '신사', 클린턴은 '골든보이'로 불렸다.그렇다면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어떤가. 불행하게도 존경받는 대통령을 찾을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았던 이승만은 말년에 독재자로 낙인찍인후 망명지에서 생을 마감했고 자질면에서 가장 뛰어났다는 박정희도 심복의 총탄에 맞아 비참한 최후를 마쳤다.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전두환노태우의 말로도 그렇고 무지무능했다는 평가를 못벗은 김영삼은 스스로 '골목 강아지'로 깎아 내렸던 상대방으로부터'주막강아지'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건국 초기의 혼란과 개발독재에 이어 군사통치의 암울함과 민주화의 긴 역정을 거치면서도 우리는 지도자가 갖춰야 할 용기와 확신, 자신감과 열정, 의지와 도덕성을 국정에 제대로 반영해온 대통령을 갖지 못했다는 말이다.영광과 좌절의 역정5년전 온갖 질시와 편견, 주류사회의 배척을 이겨내고 청와대에 입성했던 김대중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왔다.그에 대한 평가는 물론 아직 이르다. 그가 성공한 대통령이 될지 실패한 대통령이 될지는 자신의 표현대로 후세 사가들이 판단할 몫이다.하지만 우선 동교동 사저로 돌아간 그를 '김대중을 사랑하는 모임'회원들이 따뜻이 맞이 했다는 사실을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아직 그를 기다리고있는 정치환경의 시련은 잠깐이다. 그가 영광과 좌절의 지나온 역정을 '역사보다 더 가치있는' 회고록으로 펴낸후 불편한 다리에 단장을 짚고 국민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김승일(본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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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2.28 23:02

[전북칼럼] 경제 우려할 정도 아니다

최근 각종 경제관련 지표들이 국내외의 불확실한 경제 여건때문에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대외 경제여건에 민감한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은 미국의 경기회복 지연 우려 등으로 1월말 1,170.1원까지 하락하였다가 2월 11일 무디스사가 북핵 문제를 들어 우리나라에 대한 신용평가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1,209.1원까지 상승하는 등 급등락 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유가는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 가능성에 더해 베네수엘라 파업사태, 계절적 수요 증가 등으로 상승세를 지속하여 최근에는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산 원유의 가격이 배럴당 30달러를 넘어서면서 우리 경제에 커다란 부담을 미치고 있다.북핵 유가급등 큰 부담이에 따라 자칫 각 경제주체들의 심리적인 위축으로 경기가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세계 경기회복 지연으로 수출 신장세가 둔화되고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격 하락에 따라 가계소비도 부진해지면서 당초 기대했던 성장률을 달성하기가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다.실제로 미국 경기는 지난해 4/4분기중 성장률이 0.7%에 그쳤으며 유로지역과 일본경기도 부진이 심화되거나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계 및 기업의 경기전망이 밝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기대지수가 1월중 92.8로 4개월째 기준치인 100에 미치지 못하였으며 한국은행이 조사한 기업들의 경기전망 지수도 지난해 8월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져 금년 1월 들어서는 84까지 하락하였다.하지만 국내 경제의 경우 불안한 심리지표와는 달리 실물경제지표는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우선 1월중 수출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전년동월대비 27.3% 늘어난 145억달러를 기록하여 역대 1월 실적중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였다. 소비는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는 있으나 이는 지난해 소비수준이 높았던 데 따른 반사효과에 상당부분 기인한 것으로 현재로서는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1월중 제조업 생산활동은 지난해 12월의 9.8%라는 신장세 보다는 부진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설 연휴 등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면 2월 들어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전국 평균 성장률을 하회하던 전북지역의 제조업 생산이 지난해 12월 11.3% 증가하여 전국 평균을 넘어선 점은 주목할 만 하다.사실 최근 대내외 경기의 불확실성은 주지하다시피 미국의 대이라크 전쟁 가능성 고조와 북한 핵문제의 돌출 등 경제 외적인 요인에 크게 기인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말부터 이미 제기되었던 문제들이다.따라서 최근의 유가 및 환율 움직임에 적절히 대처한다면 우리 경제가 심리적 불안감으로 인한 소비 및 설비투자 위축과 그에 따른 생산감소라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불안심리에 동요말자다만 유가 상승과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시중자금의 지나친 부동화와 일부 부유층의 금사재기 등 투기로 불안감이 확산될 경우 거시경제지표의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정책적 대응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따라서 불안심리에 부화뇌동하기보다는 에너지 절약의 생활화로 일시적인 유가 상승의 충격을 완화하고 계획성 있는 소비를 통해 급격한 경기하강을 방지함으로써 성장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가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생각된다.정부도 과거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 수행과정에서 발생한 신용카드 남용, 급격한 가계부채 증가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건전한 소비생활을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윤승일(한국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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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2.21 23:02

[전북칼럼] 정치싸움 끝낼 수 있을까

정당개혁에 관한 논의가 한창 진행중이다. 정당의 무엇을 개혁할 것인가? 민주당 개혁특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개혁과제를 "싸움정치 청산"이라고 생각한다.세계 어디에도 정당이 우리처럼 매일같이 싸움으로 지새우는 나라는 없다. 원래 정당은 선거를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따라서 총선대선 기간 중에는 정당을 중심으로 캠페인을 전개하고 선거가 끝나면 정치의 무대를 국회로 옮겨서 국회를 중심으로 여야간 정책경쟁을 벌이는 것이 정상적인 모습이다.정당은 선거위한 조직그런데 우리의 경우는 선거시에는 물론이고 평상시에도 매일같이 각 당이 회의를 연다. 그 회의의 결론이란 예외없이 상대당을 비난하는 내용이고, 대변인은 이를 원색적으로 가공하여 국민 앞에 쏟아낸다.이에 대응하기 위해 상대당에서는 더욱 수위를 높여 직격탄을 퍼붓는다. 그러다 보니 정치싸움이 그칠 날이 없는 것이다.그렇다면 왜 이렇게 비정상적인 정치싸움을 벌여왔는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정치가 각당 보스의 대권전쟁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분석한다. 얼마전까지 여당총재는 대통령이었다.대통령은 여당의 당권(공천권, 인사권, 재정권, 당론결정권)을 장악하여 이를 무기로 제왕적 총재로 군림해 왔다. 여당의원들은 총재인 대통령의 정권수호를 위한 첨병으로 동원될 수밖에 없었다.아무리 정부의 정책이 잘못되었어도 이를 비판할 수 없었다. 잘못된 당론에 반하는 소신을 펴는 것은 정치적 죽음을 무릅쓰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었다.야당도 사정은 똑같았다. 야당총재는 당권을 독점하였고 당연히 차기 대통령후보가 되었다. 야당의 모든 활동은 총재의 다음 대선을 위한 것이었다. 야당의원들은 정권쟁탈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었다. 총재에 밉보인 야당의원은 살아남기 어려웠다.이런 구조 속에서 정치의 주역은 여당총재인 현직 대통령과 차기 야당 대통령후보인 야당총재 두 사람 뿐이었다. 나머지 정치인들은 이들의 들러리에 지나지 않았다.그렇다면 소모적인 정치싸움은 어떻게 청산 가능한가?첫째, 여당은 당정분리를 제도화하여 당권의 독과점적 지배구조를 혁파해야 한다. 당정을 분리하여 대통령이 여당의 당직을 갖지 못하게 함으로써 여당의원들이 대통령의 사병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그리고 국회의원의 공천권을 소수 몇몇 수뇌부가 좌우하지 못하도록 국민참여가 허용된 상향식 공천을 실시해야 한다. 또 여야 모두 이미 채택된 제도이지만, 국민경선으로 대통령후보를 선출함으로써 누가 차기후보가 될 것인지 불확실하게 하면 대권경쟁으로 인한 정치싸움을 막을 수 있다.당-정분리 국민참여 확대둘째, 중앙당의 역할과 기능을 선거관련 업무로 국한시켜 대폭 축소개편하고 정책과 관련된 모든 업무는 국회의원 중심의 의원총회로 이관하는 이른바 원내정당화를 꾀해야 한다.그리고 국회의원들의 정책활동과 입법활동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당의 정책위원회를 의원총회 산하로 이관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정책정당을 지향해야 한다.셋째, 국회 내에서는 당론을 뛰어넘는 자유투표(크로스보팅)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의원들간의 정책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지금까지와 같이 "당론"이라는 울타리 속에 국회의원들의 소신을 가둬 버린다면 여야간 정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이상의 조치가 여야간에 실현된다면 한국정치의 질적 변화가 가능할 것이며, 국민들도 혐오스럽고 지긋지긋한 정치싸움을 보지 않아도 될 것이다./이강래(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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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2.14 23:02

[전북칼럼] 전북인의 자랑

"고향이 전북이시군요. 참 좋은 고향을 두셨네요. 음식도 좋고 사람들은 얼마나 따뜻한데요""제가 학교 다닐 때 친구들과 전북 지방을 여행하다가 돈이 떨어져 난처한 상황에 처 했었는데 낮 모르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큰 고생 않고 무사히 집에 돌아온 일이 있었읍니다."참 듣기 좋고 고마운 전북[인]에 대한 찬사들이다. 전북지역에 직장 때문에 살다가 간 많은 타 지역 분들이 자기가 근무하면서 느꼈던, 전북인의 좋은 점을 이야기하고, 고마워하고, 그리워하는 이야길 들으면 이들에게 전북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게 하고, 잊지 않게 하는 마음의 씨를 뿌려준 얼굴 모르는 많은 고향 분들에게 가슴속으로 부터 뜨거운 존경심이 솟아 오른다.따스한 정의 고장필자가 10여년 전에 고향의 어느 시장에 재직하다가 서울로 전속되어 온 후 얼마쯤 있다가 시장으로 재직하던 지역에서 기관이나 회사에 근무하셨던 분들이 그 지역의 정을 못 잊어 서울에서 모임을 만들자고 제의해 왔다.상당히 많은 분들이 앞다투어 참여해 조그만 친목 모임을 만들어 지금까지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옛정을 풀고, 자신들이 경험했던 지역인들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이야길 할 때 정말 내가 전북인임이 자랑스러워지며 어떤 자리에서든 고향 이야기기가 나올 땐 이 모임을 보배스럽게 이야기하면서 전북인의 그윽한 향기를 느끼게 한다.개인이든 조직이든 또 어느 지역이든, 크게는 한 나라도 몇 마디로 그 전체를 총체적으로 평을 할 때가 있다. 어느 면으로 보면 참 무서운 것인데 이러한 평은 단기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고 오랜 동안에 걸쳐 외부인이 보고 느끼면서 또 토론도 겪어지면서 형성되어지며, 입에서 입으로 자연스럽게 전달되고 알려진다.우리 전북{인}은 어떻게 이야기[평]될까? 이 질문은 일반적으로 자연 여건, 배출 인물, 풍습 , 문화, 전통 등 복합된 상황의 질문인데 전북인의 품성, 마음씨 등에 한정되어 말하고자 한다.이에 대해서는 많은 훌륭한 분석이 있고, 전북 애향의 단체도 있기 때문에 감히 거론하는 것이 외람됨을 깊히 알지만 감수성이 강한 고등학교 때부터 고향을 떠나 타 지역에서 오랜 동안 살면서 체험에서 체득한 것이라는 점에서 너른 이해를 바라고 용기를 낸다.전북[인]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총체적 평은 무엇보다도 "예의 바른 사람들 이다" 라는 평이리라. 이 말은 여러 각도로 분석 될 수 있으나, "도의에 어긋나지 않는 사람들, 인륜과 사람 사는 도리를 알고 그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 급박한 현대에 살면서 설사 손해보는 일을 겪어도 결코 정당치 못한 방법으로 사리를 취하려 하지 않는 소위 군자의 길을 가는 사람들, 그러다 보니 어느 땐 바보 스럽다 라는 평을 듣지만 굳이 이런 평을 벗어 날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양보 하면서 아귀다툼하지 않는 삶의 참 멋을 아는 사람들.... 이렇게 풀이 한다.또 하나 든다면, 아무래도 "전북인은 따뜻하고 인정이 많다" 라는 평이다. 외부인들에게, 어려운 사람들 한테 전북인들은 남다른 따뜻한 마음을 펼쳐준다.이러한 우리 전북인들에 대한 좋은 평은 곧 우리 전북인의 자랑이며, 이 고장에 살다 가신 조상님들과, 현금에 살고있는 우리가 만들어 놓은 것이다.예의바른 고장 지켜나가길여기서 냉철하게 생각 해야 할 게 있다. 이러한 전북 인에 대한 좋은 평이 계속 이어 질 수 있는 가이다.이를 논하기 전에 먼저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즉 " 좋은 점이라고 했지만 계속 그렇게 손해{?}보면서 사는 것이 진정 잘 사는 것이냐 ?" "우리를 나쁘게 평하는 측면은 없느냐, 이의 치유도 해야 하지 않느냐?" 이에 대한 답은 정말 어려운 것이나, 어느면에서 보면 한가지로 귀결되어질 수 있다.즉 위에서 언급한 우리에게 주어진 좋은 평을 더욱 높게 이루면 된다는 생각이다. 진정 얼마나 가치있게 사느냐는 외부인이 전북인에게 준 면의 평가 점수를 얼마나 잘 받느냐가 아닐까?복잡하고 다양한 가치관의 21C 현대에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빠르게 돈 잘 벌고, 출세 하는 사람 보다는 예의있고 따뜻한 인정있는 사람을 더 높게 평가하는게 진정한 우리의 속내가 아닐까? 그래서 전자 보다는 후자같은 집과 사돈 맺으면 더 안심하고, 그런 집안을 선호하지 않는가 한다.여기서 보면 우리가 해야 할 과제가 주어진다. 전북 인에게 주어진 자랑스런 평가항목을 시대에 뒤떨어지고, 안 맞는다고 평가 절하하지 말고, 현대에 맞고 산뜻하게 연구하고 발전시켜 이 고장, 이 나라를 세계 속의 전북,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이끌어 갈 후손들을 가르치고, 본받게 하며, 미래의 세대들은 태어나면서 부터 살아 가는 최고의 가치로 느끼게 할 구체성 있는 계획을 우리가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느냐이다. 깊이 깊이 생각해야 함을 강조 하고 싶다.민선 자치의 시대가 열린지 벌써 3기째를 맞이 했다. 우리 고장의 후손들이, 우리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세계인으로 살아가면서 자랑스럽고 존경받게 만드는 가장 최고의 덕목인, 전북인에게 주어진 찬사의 말, 예의바르고 따뜻한 인간으로 자라 날 수 있도록 훌륭한 시책들이 그 어느 것보다 비중있게 마련되기를 민선 대표 분들께 간절히 기대한다./권형신(한국소방검정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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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2.07 23:02

[전북칼럼] 2003년,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해가 바뀌면 우리는 새로운 각오와 희망을 갖고 새해를 설계한다. 담배를 끊는다거나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겠다거나 또는 자기계발을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하겠다는 다짐을 한다.하지만 이와 같은 다짐들이 끝까지 지켜지는 일은 흔치 않은 법이어서 작심삼일이라는 사자성어도 생겨났다.새천년의 시작을 돌이켜 보면 그때 우리의 각오도 대단했다. 지난 세기말 외환위기와 IMF 구제금융이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를 극복한 우리에게 새천년의 의미는 더욱 남다른 것이었다.빛바랜 새천년 다짐 아쉬워우리는 21세기가 남북 화해의 시대로, 또 세계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펼쳐지기를 간절히 기도했다.또한 정부는 새천년을 맞아 가까운 시일에 반도체 생명공학 영상 신소재 정보기술 등을 G7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일자리 창출, 소득분배 개선, 서민주택문제 해결 등을 통한 생산적 복지정책을 추진하며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3개년 기획단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그러나 지난 3년은 새천년의 희망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남북화해는 큰 진전이 있었으나 최근 북한의 핵개발시설 가동 재개 등에 따른 북미간 긴장 고조로 순탄하지 못한 모습이다. 국내 경제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지난해 우리는 주택가격 급등으로 내집마련이라는 서민의 소망이 멀어지고 수도권과 지방간의 성장 격차가 벌어지며 소득분배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전반적인 세계경제의 부진과 벤처거품의 퇴조로 신기술 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의 달성도 어려웠다. 개인의 새해 다짐이 대부분 작심삼일로 끝나듯이 우리의 새천년 바람과 다짐도 빛을 바랜 느낌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다시 새해다. 우리는 지난 월드컵에서 열광과 질서의 조화라는 무한한 민족의 에너지를 확인하였으며 연말에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대통령도 뽑았다.또한 지난해 우리 경제는 세계경기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6%대의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한번 새로운 각오로 새해를 이끌어갈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물론 어려움이 없지 않다. 세계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지난해 우리 경제성장의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국내소비도 다소 부진해 질 전망이다.결국 이러한 난제들을 올 한해 어떻게 극복해 내느냐에 따라 우리의 새천년 희망과 다짐들이 작심삼년의 표본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최근 만나본 전북지역의 기업인들은 환율 하락, 유가 상승, 내수 및 수출 수요의 부진 등 경영환경의 어려움을 토로한다.그러면서도 금년 생산 및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맞추고 있다. 경영의 효율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품질향상과 마케팅 능력의 제고를 통해 세계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환황해권 주도세력 기대이처럼 기업인들이 어려움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것을 극복할 각오와 대책이 있다면 새해 우리 경제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덧붙여 새해 전북지역 경제와 관련해서 나름의 바람이 있다면 전북지역이 환황해권 경제의 중심지로서 신공항 건설 등 물적 토대를 갖추는 외에 그에 걸맞는 인적 토대를 갖추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이제는 우리 도민들이 배타성과 소극성에서 벗어나 환황해권 시대를 이끌어 나갈 열린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담금질해 나가야 할 것이다./윤승일(한국산업개발연구원장)* 49년 서울 출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뒤 71년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파리사무소 조사역 및 물가조사금융통계 과장 등을 역임하는 등 국내외 경제동향 분석 전문가이다. 특히 부산 강릉 대전 목포 등 지역본부를 두루 거쳐 지역경제 문제점 및 발전방안과 관련 식견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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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타
  • 2003.01.10 23:02

[전북칼럼] 호남, 지역감정의 고도(孤島)인가?

선거등록 직전까지만 해도 전혀 가망이 없어 보이던 노무현 후보의 당선으로 16대 대통령 선거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과 언론에서는 지역주의는 상당부분 완화된 데 비해 세대격차가 크게 두드러져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처럼 침소봉대하고 있다.또한 호남에서 노 후보의 몰표를 보고 다른 지역에서는 지역주의가 약화되었는데 호남에서는 시대 역행적으로 몰표가 나왔다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과연 그러한가?노후보 몰표 부정적 시각노무현 후보의 요청에 의해 필자는 작년 지방선거 직후 대선기획단에서 이번 선거의 전략과 기획을 수립하는 책임을 맡았다.97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영남과 호남의 유권자의 인구격차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선거전략의 기본과제였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도 지역변수는 결정적 요인이었다.필자는 선거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호남의 득표율을 90% 이상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선거결과도 예상대로 나왔다. 그렇게 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호남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이회창 후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민정당의 후신인 한나라당을 어떻게 호남이 수용할 수 있겠는가? 또한 야당 총재 5년 동안 사사건건 반DJ와 반호남만 추구해 왔고, 그에 기대어 정치적 이익을 한껏 누려온 이회창 후보가 어떻게 호남유권자들에게 표를 요구할 수 있겠는가?선거는 후보로 나온 사람 중 누군가를 선택하는 과정이다. 선거에서 지지의 강도와 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순한 지지의 양만 결과에 나타날 뿐이다.이번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는 호남에서 97년 김대중 후보와 거의 같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또한 그가 얻은 1200만표 중 600만표 이상은 호남출신들의 표일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97년의 호남 몰표와 이번 호남몰표의 성격은 같은 것일까?97년 호남의 몰표는 그동안의 한을 풀겠다는 집단적 염원의 표출이었다. 김대중 후보가 흔들릴 때도 요지부동의 절대적 지지였다.거기에 비해 노무현 후보에게 몰린 표는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을 수용할 수 없어서 나타난 상대적 지지이며 이회창 후보가 당선됐을 때 벌어질 지긋지긋한 호남 소외현상이 두려워 결집된 결과물로 볼 수 있을 것이다.노무현 후보가 흔들리는 시점에서는 오히려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이 호남지역에서도 높았던 상황을 상기한다면 호남몰표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97년의 몰표가 적극적 공격적이라면 이번의 현상은 소극적 방어적인 것으로 설명 가능할 것이다.영남 지역주의 벽 높아필자는 호남의 득표율과 투표율을 극대화시키고 노무현 후보가 PK지역 출신인 것을 십분 활용하여 영남지역에서의 노무현 후보의 득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영.호남 지역의 격차를 10만표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영남지역의 반DJ, 반호남이라는 벽에 걸려 투표결과는 97년보다도 격차가 더 커졌다. 97년에는 영호남의 격차가 29만 7천 표였는데 이번에는 36만 4천 표로 나타났다. 영남의 지역주의 벽이 여전히 견고함을 반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아직도 지역주의 구도는 요지부동의 성곽으로 우리 앞에 버티고 서 있는 것이다. 이 두터운 벽을 허물지 못하는 한 우리의 미래는 밝지 못할 것이다./이강래(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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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1.03 23:02

[전북칼럼] 느리고 조용한 혁명

유럽에서는 매우 천천히 진행되는 혁명이 우리 눈앞에서 소리도 없이 전개되고 있다. 대략 3 세기 전에 유럽은 흔히 근대 국민 국가라는 새로운 정치의 틀을 시작하였는데 이 것이 당시로는 예상할 수도 없는 큰 성공을 거두어 마침내 온 세계가 거의 아무런 빈틈도 없이 국민 국가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런데 정작 유럽에서는 지난 세기 후반부터 새로운 실험을 시작하여 이 과정이 느리고 조용하지만 착실한 성과를 이룩하면서 계속되고 있는데 이 것이 장기적으로 인류의 운명과 역사에 미칠 영향은 적어도 근대 국가의 경우만큼이나 심대하리라고 상상할 수 있다. 이제 막 종말을 고한 지난 20 세기를 정치사적인 관점에서 회고하여 보면 한 마디로 거대 정치의 시대이었다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정치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큰 결과 이 세상과 사람의 모든 일을 정치를 통하여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고 그만큼 정치에의 열정이 컸었다. 토마스 만이 "현대에서 모든 문제들이 점점 더 정치의 영역에서 정의된다"한 것은 이런 현상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일 것이다. 그 결과는 모두 아는 바와 같이 20세기가 혁명과 세계대전 같은 거대한 정치적인 사건들과 이른 바 "위대한 지도자"들로 점철되게 된 것이다. 이 거대 정치의 화두들은 이념, 국가, 민족 같은 것들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사람들에게 막대한 희생을 요구하였던 반면에 일반인들의 생활의 질이나 도덕적인 수준 면에서 보면 아무런 향상도 이루지 못한 셈이다. 2차 대전 이후에 서구에서 시작된 유럽 통합 운동은 거창한 이념이나 정치적인 슬로간도 없이 그리고 "위대한 지도자"도 없이 진행이 되어 왔지만 역내의 기능적인 협력을 추진하고 민족주의적인 갈등을 해소하며 지역의 안정을 도모하면서 자유민주주의적인 가치를 창달하고 보급하는데도 큰 역할을 담당하여 왔다. 또한 이른 바 "유연한 세력(soft power)"으로서 세계에서 평화를 담보하는데 일익을 담당하여 왔다. 지난 12-13일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 연합 정상회담에서는 2004년 5월 1일을 기하여 중동구 10개국이 새로이 유럽 연합에 가입하도록 합의가 이루어짐으로서 조용한 혁명의 새로운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이로서 EU는 회원국 25개 나라, 인구 4.5억, 총 교역 규모 4.5조 유로의 거대 경제권으로 성장하게 된다. 영토와 인구 면에서 증가에 비하면 신규 회원국들의 형편에 따라 GDP나 총 교역 규모의 증가는 미미한 편이다. 그러나 이 번 EU확대의 의미는 미래 지향적인 면에서 더욱 큰 것이다. EU는 수많은 차질과 느린 속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체제라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신규 가입 합의국들 중에 몰타와 사이프러스를 제외하면 모두가 이전의 공산 국가들이다. EU는 요란한 정치적인 수사를 동원하지 않고도 착실하게 정치적인 이상을 보급해온 것이다. 아울러서 이 번의 확대를 통하여 EU의 경제권은 25개국의 회원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자유무역지대를 형성중인 지중해 연안 및 북 아프리카 국가들에까지 미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터키와도 2004년 이후에 가입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함으로써 물리적인 것 이상의 새로운 확장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셈이다. 확대된 유럽 연합은 현실적인 면에서 우리나라에게 기회와 함께 문제도 제기한다. 당분간 한국과 EU의 교역 규모는 큰 변화는 없으리라고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세계 최대의 선진화된 단일 경제권 출현으로 교역과 투자 확대의 기회가 마련되는 셈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유럽 역내의 단일 시장 확대로 인한 무역 전환 효과 및 역외 국가에 대한 새로운 무역 장벽과 비무역 장벽의 우려도 있다. 우리는 EU확대로 인한 긍정적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부정적인 요인 극복에 지금부터 마음을 써야한다. 그러나 EU의 부단한 확대에서 우리가 얻을 가장 큰 교훈은 새로운 정치적 공간의 창출과 새로운 정치 스타일에 대한 모색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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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2.27 23:02

[전북칼럼] 내가 만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지난 2001년 9월 26일 전주 모 호텔에서 현재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만났다. 당시 필자는 전북의대 산부인과 교수이면서 "열린전북" 잡지의 운영위원 자격으로 7-8명의 위원들과 함께 약 1시간 동안 좌담회를 가진 자리였다.어떤 특별한 주제가 주어지지는 않았지만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노동문제에 있어서는 그분이 가진 이력답게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의약분업에 대한 질문에는 필자의 강한 반박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의 입장을 옹호하였다.달변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눈빛에서 진지함을 엿볼 수 있었고 강하고 부드러움을 겸비한 말솜씨를 가지고 있었다.가끔 튀어나오는 발언 속에서 사고의 경직성이 있지는 않은가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서민적인 외모와 순수함은 그분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강점이었다.지역감정이 없는 나라그분은 이런 말을 했다. "지역감정이 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호남출신 정권에 영남출신 후보가 나오면 이 모든 것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이번 선거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특정 후보에 따라서 지역별 편차가 큰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아직도 이해관계에 따른 지역 감정이 존재하고 있다는 증거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 많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분의 주장이 일리가 있었던 것이다.그 후 우여곡절 끝에 당내 국민경선을 통하여 단일 후보가 되는 큰 성취감을 맛보았지만 곧이어 불어닥친 노무현 흔들기는 참으로 힘든 기간이었을 것이다.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 갈팡질팡하는 철새 정치인들의 모습은 그분에게 한없는 슬픔을 안겨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정몽준씨와의 후보 단일화는 멋진 한판 승부이었으나, 너무도 어처구니없이 투표하루전날 발표한 지지철회는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그러나 그분은 이제 해냈다. 우리 앞에 자랑스런 대통령 당선자가 되어 있는 것이다. 필자는 당시에 좌담회를 마치면서 이런 말을 한마디 했다."세월이 흐른 뒤 우리 역사책 속에 당신 '노무현' 이라는 이름 석자가 대통령으로 기록되고 당신의 사주팔자가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면 젊고 싱싱할 때 꼭 이번에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말이다.그것은 솔직히 말하면 당시 필자도 전북대학교 총장 선거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였는지도 모른다.젊은 대통령을 원하는 마음은 젊은 총장을 필요로 하는 전북대학교의 입장을 나 스스로 해석해서 얻은 결론이었던 것이다.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와 신중하게 결정하지만 일단 결정하면 강하게 밀어 부치는 추진력이야말로 젊은 지도자가 갖는 좋은 덕목이다.통합의 나라로 이끌길이제 게임은 끝났다. 서민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경제를 발전시키며 남북문제를 평화적으로 잘 이끌어 갈 것을 믿는다.행정수도 이전으로 수도권 과밀현상을 치유하고 지방분권으로 지역을 균형발전 시켜 지역감정을 없애고 지방대학 육성으로 지역인재의 외부유출을 막아서 지역발전을 통한 나라발전의 기틀을 만드는 일도 꼭 해 낼 것으로 기대한다.미국과는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불거진 불평등한 SOFA를 개정하고 우방으로서의 관계는 유지하면서 당당하게 그들과 대화할 수 있는 강한 나라를 만들 일만 남아있다.아울러 부정부패를 없애고 밝고 맑고 바른 나라를 만들어서 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긍심 속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우리 모두는 바라는 것이다.선거는 언제나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좋은 대통령을 뽑았다면 우리에게는 패자는 없고 승자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동안 선거와 관련하여 애쓴 모든 분들에게 위로와 찬사를 함께 보내고 싶다./두재균(전북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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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2.20 23:02

[전북칼럼] 열린사회와 폐쇄사회

산업화는 뒤졌지만, 정보화는 앞서나가 선진국으로 도약하자는 구호아래 노력한결과 디지털경제의 기반은 세계 일류국가의 반열에 올라선 것은 자랑스런 일이 아닐수 없다.2002년 12월 현재 초고속인터넷 보급율은 100명당 17.6 명으로 카나다의의 8.4명, 미국의 4.47명에비해 월등히 앞서있고, 네티즌(netizen)들의 인터넷 이용시간도 월평균 19 시간 20 분으로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하드웨어 측면에 성공했다고해서 우리나라가 디지털강국이라 할수 있을까? 과연 우리나라가 하드웨어를 이용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주는 소프트웨어 에서도 그러할까?일찍이 죠셉 나이 하바드대 교수는 미국이 세계를 주도하고 명실공히 강대국의 역할을 할수 있는 것은 민주주의제도, 시장경제, 개방화, 개척정신 등 인류가 공감할 소프트파워를 생산 확산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바 있다.흔히들 미국과 일본경제간 역전 드라마의 動因으로 미국 정보 통신산업과 금융산업 및 아이비리그(Ivy League) 대학의 경쟁력을 꼽는다. 그러나 일본 매킨지 콘설팅의 컨설턴트인 한다 준이치(半田純一) 박사는 이와는 다른 관점에서 답을 찾는다.바로 열림여부가 미국 일본간 격차의 근본 원인 이었다는 것이다. 폐쇄적이고 내부지향적 자기완결을 지향하는 집합체적 특성을 갖는 일본의 닫힌시스템은 산업화 시대에는 힘을 발휘했으나, 디지털시대에는 오히려 경쟁력 약화 요인이 되고 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경제에서도 모든 제품의 중간재 최종재를 일본에서만 생산하는 자기완결형 경제(one set economy)를 고집하여, 이웃국가들의 무역역조를 심화시켜온 것은 잘알려진 사실이다.이와 다르게 미국기업과 정부가 지향한 열린 시스템은 내부의 비효율적 서비스를 아웃소싱하고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강점을 키워 나감으로써 1980 연대에 고전했던 미국을 다시 세계 최강국의 위치로 올려 놓았다고 말한다.디지털사회에 가장 적합한 화두를 꼽으라면 필자는 주저없이 열림(openness)이 라고 말하겠다. 기업경영, 정부, 문화, 예술, 체육도 활짝 열어제치지 않고선 생존할 수가 없다. 월드컵 4강의 감격도 열림의 결과라는 것은 우리모두 공감하는 바 아닌가?열린사회의 힘은 창조력, 즉 끊임없는 혁신의 여건을 만드는데서 나온다. "열린사회와 그적" 들을 쓴 "칼 포퍼"가 열린 사회의 주요특징으로 언급한 자유로운 토론문화가 창조력을 가능하게 만든다. 스티븐 코비 박사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 가지 습관에서도 열린마음으로 공감적 경청을 하라고 강조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수긍이 간다.열린사회인가 아닌가는 선진국과 개도국을 구분하는 잣대로도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선진 사회일수록 열린사회이다. 열린사회는 상식과 정직이 통하고, 투명성이 보장되는 사회다.필자가 좋아하는 글중의 하나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上善若水" 인데, 최고의 선은 흐르는 물과 같다는 뜻이다. 물은 투명하고, 순리와 상식대로 움직이므로 구김살이 없다. " 상식선에서 모든일이 이뤄지는 것이 가장 선하다 " 는 뜻이다.따라서 최상의 사회는 바로 "상식이 통하는 열린 사회" 라 할 수 있다. 한사람의 독단 보다는 여러사람의 衆智 가 중시된다. 민주적 토론의 분위기가 자리잡고 건전한 비판이 허용된다. 선진국일수록 창조력이 왕성하도록 여건이 조성된 열린사회라 할 수 있다.이에 비해 폐쇄 사회는 "地代追求( rent-seeking)" 행위가 횡행한다. 지대추구는 미국 아리조나주립대학의 공공경제학자인 털록(G. Tullock)이 창안해낸 개념이다. 지대추구란 생산(pie)은 증가하지 않는 상태에서 독점적 권리만을 얻고자 하는 행위다.독점적권리를 위해 쓰이는 비용은 가치를 창출하는데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 이를테면, 진입제한이 돼있는 사업권을 따려고 부당한 로비를 한다든지, M&A나 빅딜등에서 서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고 노력하는 행위가 모두 지대추구의 일종이다.털록에 의하면, 지대추구행위는 이중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증대시킨다. 하나는 해당 집단들이 로비과정에서 쓰는 자금자체가 비생산적으로 쓰인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로비자금이 다른 생산적 용도로 사용됐을 경우 얻게될 사회적 후생이 무산된다는 점이다. 일종의 기회비용인 셈이다.한국은 열린사회인가? 열린사회라면 열림의 정도는 어느 정도인가?국제적으로는 OECD 에 가입을하고, UN을 비롯한 많은 국제기구의 회원이 되고 경제적으로는 WTO 체제에 동참하는등 열린사회의 틀은 잘갖추고 있다고 본다.국내적으로도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이래 개혁의 지향점을 " 열린 사회,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성과도 적지않았다고 할수 있다.과감한 금융구조조정, 기업의 투명성 제고, 공공개혁, 등을 통해 IMF 통제도 최단기간에 벗어나고, 무역도 많은 흑자폭을 유지하여, 지난달에는 대한민국 건국이후 누적적자를 말끔히 청산하고 사상최초의 누적흑자를 기록하는등 디지털사회에 희망있는 국가로 발전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그러나 아직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말하지 않을수 없다. 종종 우리는 상식이 잘 통하지 않는 사례를 보고 있다.겉으로는 지역감정청산을 외치면도, 교묘히 부추기는 행위,기업의 발전보다는 자기의 보상만을 우선시하는 행위,국민의 건강보다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 환자도 돌보지않는 행위등, 아직도, 후진국적인 사례를 흔히 보고 있다. 오죽하면, 우리나라에는 헌법위에, 정서법이있고, 그위에는 떼법이 있다고 하지않는가?전문가의 연구에의하면, 사회 각 구성원간 신뢰도가 높을수록 자본주의는 발전한다고 한다. 싱가포르, 미국, 영국등이 다 그렇다. 남을 믿을수 있고 미래를 예측할수 있을 때 창조력은 왕성하게 발현되는 것이다.기업, 정치권, 중앙정부, 지방정부 모두 열려야 한다. 단 상식이 통하도록 열려야 한다.언론도 열리되 상식이 통하고 순리가 제자리를 차지할 때 진정한 의미의 열린 언론이 되는 것이다. 전북에는 전북일보를 비롯하여 많은 언론기관이 열린 전북의 길잡이 역할을 훌륭히 해왔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인구수에 비해 적정수의 언론기관 이 있는가는 공정경쟁과 경제성측면에서, 염려가 되는 것은 필자만의 기우일까?/유희열(前과기부차관, 카이스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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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2.06 23:02

[전북칼럼] 주둔군인가, 점령군인가

지난 6월,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지방도로에서 두 여중생이 미군 전차 구난차량에 의해 사망케 된 사건에 대해 미군 영내 형사재판에서 두 사병 모두에게 무죄 평결을 내린데 대해 온 국민들은 연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어쩌면 도시, 제어장치가 풀린 미국의 힘의 논리는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다. 인간의 신성한 자유와 인권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앞세울 뿐만 아니라 걸핏하면 남의 나라 평가의 잣대로 삼고 있는 미국이 이럴수가 있을까?만일 이와 유사한 사건이 미국에서 일어났다면 어찌 되었을까 결단코 좌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계가 미국의 도덕성을 또 한번 의심케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미국의 도덕성 의심케 해잘 알다시피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은 연간 3천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일 만치 미국의 한 상징물이 되고 있다.이 여신상은 자유와 희망, 그리고 진리와 정의를 상징하며 자유를 찾는 모든 사람들을 환영하는 표상물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발아래의 쇠사슬은 노예해방을, 높이 치켜든 횃불은 세계를 비추는 자유를 뜻하고 있다.1883년 엠마가 유태인을 위해 쓴 시 「새로운 거인」이 그녀는 세상을 향해 불꽃을 피우고 있다 지치고 가난한 사람들 모두 나에게 보내다오 나는 그들을 위해 불을 밝히고 있다.라는 구절과 함께 새겨져 있다.그러나 자유와 평등의 등가물로 우뚝 서 있는 이 여신상은 동시에 미국이 안고 있는 불평등과 부자유의 역설적 상징이 되기도 한다.잠시 눈을 밖으로 돌려보자. 지난 1991년 걸프전에서 패배한 이라크가 지금 11년 전의 전쟁 후유증으로 매월 수천여명이 죽음을 맞고 있으나 치료약이 없어 속수무책이라는게 현지 보도이다.한 때 중동 제일의 산유국이었던 이라크가 지금 식량과 의약품 부족으로 신음중이며 당시 탱크를 뚫기 위해 사용한 우라늄탄의 방사능으로 인해 숱한 어린이가 질펀하게 누워있고 산모는 곧잘 기형아를 낳고 있다.결국 독재자 사담 후세인 한 사람을 제거키 위해 2,200만의 이라크인이 담보로 잡혀 신음하고 있는 셈이다.이를 두고 세계의 이목들은 미국의 중동의 원유통제전 때문으로 보려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어 노암 촘스키 같은 교수는 궁극적으로 미국보다 더 강한 나라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로마적 정책추구가 그 핵심이라면서 그 남은 과제가 빈 라덴과 이라크와 북한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다시 시선을 안으로 돌려본다. 지난 1964년 2월, 아직 채 눈이 녹지 않은 추위 속에 배고픔을 참지 못한 한 소년이 당시 경기도 운천리에 주둔중인 미군부대의 철조망을 몰래 숨어들다가 초병의 총격으로 무참히 사살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다.당시 중앙 일간지들은 눈치만 보며 가까스로 사회면 1단으로 싸늘하게 처리하고 말았다.너무도 어이가 없어 필자가 본보에 「목종(木鐘)」이라는 제목으로 이 소년의 죽음을 시에 담자 곧이어, 석정 시인이<-素羅의 목종에 괘념하여>라는 부제가 달린 「슬픈 서정」을 발표하였고 그 때 눈 속에 흘린 소년의 피는 시방쯤 다냥한 햇볕에 녹아 인젠 한강으로 금강으로 낙동강으로 철철 흘러갈 것이다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뒷날 시집 『산의 서곡(序曲)』에 담겨져 하나의 증어록으로 남아 있다.세계 자유와 평화 기여하길이 당시에 비하면 그래도 항의의 목소리도 내고 형식상으로나마 미국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낸, 진일보의 한미관계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사이엔 무려 40여년의 세월이 누워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누가 뭐래도 지금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 되어 있다. 미국이 그동안 주장해온 슈퍼 파워역시 군사적 파워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 그 힘이 다른 곳으로 유도되어져야 한다.자유의 여신상이 뜻하는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하여라는 오직 인도적 목적 아래에서만 발휘되어져야 한다.그럴 때에만 주둔군이 점령군으로 의심받지 않게 된다. 미국의 힘이 축복으로 비쳐질 날을 기대해 본다./허소라(시인군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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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1.29 23:02

[전북칼럼] 文化 産業의 열매는?

文化의 시대가 만개하고 있다. 文化란, 사회구성원인 인간에 의해 습득된 무형의 총합체 로서 지식, 신념, 기술, 도구, 도덕, 법, 관습 및 관련능력을 포함하는 광범의한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이러한 文化의 범주에는 음악, 미술, 전시, 영화, 문학, 드라마 등을 들 수 있고, 文化의 전달방식도 기술의 발전에 따라 콘텐트( 미디어 ), 이벤트, 축제, 광고, 디자인 등으로 다양화 되고 있다.이러한 文化 의 시대가 과거와는 다른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 국가, 기업, 지역, 개인의 경쟁력 원천이 물질적, 기술적 힘에서,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점차 감성적, 문화적 힘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지식정보시대서 감성적 시대로미국 하버드大 교수 였던 Joseph S. Nye 博士에 의하면, 역사적으로 강대국들의 힘의 源泉은 시대를 따라 변화해 왔다고 한다.16 세기 강대국이었던 스페인은 금, 식민지 무역, 용병부대, 왕실과의 유대를 힘의 원천으로 하였고, 17 세기 네델란드는 무역, 자본시장, 해군을, 18 세기 프랑스는 인구, 농업, 공공행정, 근대를, 19세기 영국은 산업, 정치적 단합, 금융 및 신용, 해군, 자유주의적 규범, 섬 (방어에 유리한 지리 )을 힘의 원천으로 하여, 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고 한다.20 세기에는 미국이 보편적 문화, 초국가적 커뮤니케이션, 경제규모, 과학기술의 우위, 군사력과 동맹관계, 자유주의 국제체제를 힘의 원천으로 하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초강대국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고 본다.많은 전문가들은, 기술과 지식이 우위를 점하는 정보화 시대이후에는 문화와 예술의 전성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펜하겐 미래학 연구소장 롤프 예센에 의하면, 이제 정보화 시대는 지났고 앞으로 소비자에게 꿈과 감성을 제공해주는 것이 차별화의 핵심이 되는 꿈 의 사회 ( Dream Society ) 시대가 온다고 한다.1997년의 한국 외환위기에 대해서 프랑스의 문화비평가 이자 경제학자인 기 소르망은 한국이 겪는 위기는 단순한 경제문제가 아니라 세계에 내세울 만한 한국의 문화적 이미지 상품이 없다는 데서 비롯됐다 고 평가한 바 있다.시대적 변화에 가장 민감한 기업들도 최근 고객의 소비패턴이 품질중심에서 품격중심으로 이행함에따라, 종래의 저원가나 고품질로는 차별화가 어려움을 간파하고, 문화욕구를 충족 시키는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문화를 매개로 한 마케팅을 통해, 차별화, 고급화하면서 신규수요를 창출해가고 있다.세계 초일류 기업일수록 독특한 문화 이미지를 화보하고, 문화마케팅에서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2002년 포츈誌 선정 가장 존경 받는 기업 빅3 중 1 위를 차지한 GE 의 경우, 1926년 조직된, Elfun ( Electrical Funds )을 중심으로, GE 사업장 지역의 공동체 문화, 교육, 복지 사업에 대한 재정적 지원, 서비스 참여 등 문화마케팅 활동을 실시하고 있는 것은 좋은 사례라 할 것이다.이러한 문화 마케팅은 편익과 기능을 강조하고 합리적 소비를 전제로 하는 전통적 마케팅과는 차이가 있어, 고객의 감성을 터치하고, 체험하도록 해주며, 이벤트에 은근하게 숨어서 하는 체험, 감성, 매복 마케팅 등의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문화마케팅으로 공략해야제품( 서비스) 에 문화이미지를 차별화해 성공한 기업으로는 1987 년 미국 시애틀에서 6 개 매장으로 스타박스 프랜차이저 사업을 시작한 이후 전세계 커피점 문화를 일대 혁신한 스타벅스 ( Starbucks )를 들수 있다.이탈리아 에스프레소의 맛과 커피 문화를 미국 스타일에 접목 시켜 현재 전 세계 5688개 매장을 갖춘 거대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한잔의 이미지를 판다는 목표에 맞게 매장분위기를 연출하여, 커피 맛과 향기 외에 인테리어와 음악을 통해 매장을 집이나 직장과는 차별화된 "제 3 의 장소" 로 포지셔닝 되고 있어, 대중매체를 통한 광고를 하지 않으면서도, 스타벅스는 브랜드 관리와 일관된 분위기의 매장 홍보를 통해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우리나라에서도, 문화 마케팅에 성공한 기업으로 " 나들이에서 축제까지" 한국 미래형 놀이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에버랜드를 들 수 있겠다.1976 년 개장한 에버랜드의 이후 역사는 한국 놀이문화의 진화과정이라 할수 있다.창업초기인 70 년대는 "놀이"에 대해 다소 소극적이었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여 " 자연농원 국민 관광지, 동물원"을 사용했으나, 80 년대 중반부터, 장미, 튤립 축제 등을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가족 및 연인의" 놀이공원" 으로 변신하여, 세계 6 대 테마파크로 성장하였다.계절별 축제, 야간 시간대의 "멀티미디어 쇼" "문라이트 어드벤쳐", 대학 문화와 연계한 캠퍼스 개강 파티 등의 다채로운 문화 이벤트를 개최하고, 에버랜드 공간 시설의 환상적 분위기를 활용하여 TV 의 드라마 장소로도 제공되고 있다.문화 자원이 풍부한 전북은 문화 마케팅에 눈을 돌리면 스타박스나 에버랜드 못지않은 문화기업을 창출 할수 있을 것으로 본다.전국민이 즐겨하는 全州비빔밥에 스타박스 같은 독특한 문화이미지를 살려준다면, 전세계인이 즐겨 찾는 문화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또한, 全州 와 南原 사이에 춘향전의 정취를 심어 놓고, 최명희의 "혼불" 이미지를 각인 시켜 놓는 다면, 에버랜드보다 훌륭한 전통놀이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머지않아, 세계 최대의 전주비빔밥 프랜차이저 사업이 번창하고, 연간 1000 만명이 즐겨 찾는 에버랜드를 능가하는 한국판 디즈니랜드가 전북에 설립되어, 세계인이 부러워 하는 놀이공간으로 발전할 것을 바라는 것은 筆者만의 바람일까?/유희열(前과학기술부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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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1.08 23:02

[전북칼럼] 이 가을에 ‘나’로 돌아오자

거대한 여름이 육중한 둔부를 내밀며 쓰러지는가 싶더니 벌써 가을이 져물어 가고 있다. 바람에 지는 낙엽이 실연한 자에게는 비애의 끝자락이요 복권에 당첨된 자에게는 하늘에서 뿌려지는 지폐장으로 보일수도 있다. 이처럼 사물과 인생은 보는 자의 위치와 관점에 따라 다르다.지금 내가 앉아 있는 벤치앞으로도 장의사의 육중한 차체가 구세기의 회색 엔진소리를 내며 나른한 오후를 가르는가 하면 그 뒤로 갓난아기를 태운 유모차가 지나가고 곧 이어 비타민 C가 뺨에 넘쳐흐르는 수녀들이 지상의 모든 고뇌를 우리에게 넘겨달라는 듯 밝고 화사한 표정으로 지나간다.자신을 비추는 거울 들여다봐야이제는 모든 축제가 끝나고 조용히 나로 돌아와야 할 시간, 텅빈 광장에서 나를 찾아야 할 시간이다. 나를 비치는 거울, 그 깨진 거울을 다시 마춰야 할 시간이다. 영국의 어부들은 그물질을 할 때 큰 고기만 잡고 그물 속에 담긴 새끼 고기들은 자비를 베풀어 바닷속에 다시 놓아준다. 이 때 그들은 큰 소리로 빽 홈을 합창한다.우리에게도 진정한 의미의 빽 홈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실내악이 준비된 그 마음의 고도(古都)를 찾아가자. 그곳엔 지난 여름의 요트도 없고 하얀 별장도 없지만 우리를 위해 안락의자가 있고 기름등잔이 있고 몇권의 책도 가즈런히 놓여있다. 우리의 위대하고도 허황된 꿈을 위해 상상의 자유도 마련돼 있다. 이 자유를 통해 내가 선택하고 만들어 낸 내 인생의 형태위에서 구축된 세상만이 확실한 존재이며 그 밖의 일체는 불안정한 것이라고 한 싸르뜨르의 말처럼 새로운 나를 구축할 수도 있을 것이다.독자여, 어서 우리 조용히 책장을 넘기자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로 시작되는 김현승의 「가을의 기도」도 좋고 내일의 새로운 꿈을 다짐하는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면서」를 읽어도 좋으리라. 그리하여 혼미스런 어제의 환각속, 그의식의 기념관에다 우리도 낙엽을 긁어모으고 강한 겨울과 강한 밤바다와 싸우지 못하는 그 허상(虛像)들을 불태우자.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자기자신을 읽는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어떤 사람이든지 그것이 우수한 작품이라면 그것을 읽으면서 자신의 내부 깊숙이 감추어져 있는 여러 가지 형태의 감정들과 해후한다. 그 감정들에는 정확한 이름이 붙여져있지 않지만 우리는 다른 작가들이 살 작품을 통해 자기의 이름 없는 감정들에 이름을 붙이게 된다. 작품이 주는 감동이라는 것은 자신도 모르고 있던 자기 내부의 충동과 감정을 의식앞으로 이끌어 내게 하는 심적 구조를 말한다. 좋은 책 읽어 정신적 풍요 갖길그러므로 좋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은 한 개인의 내적, 지적 성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자기 속에 있는 많은 충동, 또는 감정이 밖으로 드러날수록 그의 판단 범위가 넓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판단 범위가 넓어진다는 것은 인생을 그만치 다양하게 사색하며 정신의 풍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우리 모두의 고단한 꿈의 구리거울을 닦아주며 가을이 사르르 눈감으면 또 하나의 낯선 계절이 군화소리를 내며 진주하게 될 것이다.지금은 얻은 것과 잃은 것을 냉정히 가려야 할 시간. 그리하여 신의 언약을 챙겨넣은 묵직한 가방을 들고 또 재난의 세계 속을 달려가야 한다.그 이전에 나로 돌아와야 한다. 나로 돌아오는 시간처럼 쓸쓸할 수가 없다. 그러나 진정한 나로 돌아오는 시간처럼 기쁠 수가 없다./허소라(시인군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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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25 23:02

[전북칼럼] 전북을 실버산업의 메카로

10월 1 일은 유엔이 정한 "世界老人의 날"로 고령인구의 증가는 전세계인의 관심사가 되었다. 2002년 유엔 인구국이 발간한 " 고령화 보고서" 에 따르면 세계의 60세 이상인구는 약 6억명으로 10명당 한명꼴인 셈이다.유엔은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의 7 %를 넘으면 " 高齡化 社會(aging society)", 14 %를 넘으면 "高齡社會(aged society)", 20 %를 넘으면, "超高齡化 社會"로 분류하고 있다.2002년 현재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자는 전체 인구의 8 %로 이미 고령화사회로 접어 들었고, 2019 년에는 14 %를 넘어 본격적인 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일본의 경우, 75 세 이상인구 가 약 2000만명 이고, 85세 이상 인구 도 250만명이나 된다고 하니, 한국은 일본보다는 아직도 젊은 인구국가 에 속한다고 할수 있겠다.그러나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프랑스가 115년, 스웨덴이 85 년, 영국이 45년, 대표적인 노인국가인 일본도 26 년이 걸린데 비해 한국은 불과 16 년만에 고령사회로 변모하는 놀라운 속도를 보이고 있어, 선진국과는 달리 압축고령화사회에 걸맞는 대책이 요망된다 하겠다.고령화사회 빠르게 진행옛부터, 無病長壽는 모든이가 바라는 바다. 최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박상철교수팀이 전국의 100세이상 노인 과 85세이상 노인등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과 장수비결등에 대한 흥미있는 조사를 한바있다.장수비결은 원만한 부부생활, 가족과의 다정다감한 유대, 작은 일이라도 쉬지않고 끊임없이 일하기, 편식하지않기등 특별한 비결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따라서, 누구든지, 조금만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한다면, 장수할수 있을 것으로 본다.한편, 우리는 급속하게 진행될 인구 고령화의 도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것인가 ?필자는 이 挑戰이 단지 문제만을 야기하는 것이아니라, 무엇인가 새로운 機會를 제공하는 시각에서 접근하여, 복지과학기술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인구 고령화의 도전이 노령인구의 삶의 질과 사회적 기회를 제고함과 동시에 새로운 수요에 부응하는 산업활동의 경쟁력을 증강하기위한 기회들을 科學技術에 대하여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미국, 일본 유럽연합등 선진국들의 고령화에 대비하는 정부 정책에는 노인을 위한 기술수요와 기술공급의 연계구축, 제품, 서비스개발, 표준화등 다양한 과학기술정책을 펼치고 있다.이는 노인의 복지와 삶의 질을 증진하기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인구 고령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시장부문에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들 선진국에서 "실버産業"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노령인구의 수요를대상으로 하는 "실버산업"을 住居관련분야, 保健醫療분야, 餘暇분야, 生活분야 등으로 나누어 2000년 현재, 한국의 실버산업 시장규모를 약 24조 7800억원으로 추정하였으며, 2005년에는 38조원, 2010년 경에는 54조원으로 급격히 성장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여기서 우리가 강조해야할 사실은 , 세계화와 시장개방의 진전에따라, 노인들의 필요에 적합한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과 공급을 노인용이라고 해서 국제경쟁에서 특별히 제외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실버산업분야에서, 한국이 국제경쟁력을 갖지 못한다면, 국내시장이 잠식당함은 물론, 급성장하는 세계 시장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이처럼 새로히 부상하고있는 새로운 산업에 대하여 기업들이 적응하고 대응하는 일은 단순히 기업만의 책임은 아니다. 이러한 제품과 서비스의 연구개발과 시장창출 및 규제, 공정경쟁측면에서, 정부의 역할 적지않다 할것이다.이의 일환으로, 과학기술부에서도 2003년 국가대형사업으로 연간 100억원씩 10년간 지원하는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의 하나로 실버산업기술을 지원할 계획이고, 보건복지부, 정통부, 산자부등에서도, 부처별로 관련 실버산업기술개발을 지원할 것이다.노인 여가선용 기회 확대를한편,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실버산업중에서도, 특히 여가분야의 市場規模가 가장크고 성장이 빠를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노인들은 많은 시간을 활동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유휴시간을 유익하게 보낼수 있는 餘暇善用의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여가생활을 통해, 노후생활이 보다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모 될 수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노인을 위한 여가상품은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되고, 생활관습이나, 문화적차원에서, 노인들의 접근이 용이한 상품이어야 하고, 노인의 특성을 연구하여, 이를 바탕으로 개발되어야하며, 단순한 재미보다는 생산적이며 성취감을 느낄수 있는 여가 활동이 되도록 유도해야한다.노인들의 여가활동에 적합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 운동중에서도 시장규모가 클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즐길수 있는 것이 있다면, 골프가 아닐까 한다. 프로시합중에 유일하게 시니어 투어가 있는 것을 보면 쉽게 알수 있을 것이다.필자가 미국생활 시절에, 70대의 노부부들이 골프장에서 여가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자연스럽고, 부러워서, 이들과도 함께 어울려 운동을 한 것이 한두번은 아니었다.미국은 대지가 넓고, 골프장도 많고 또한 노인들은 할인요금을 내기 때문에 쉽게 즐길수 있다. 한국은 어떠한가 ? 노인우대 는커녕, 일반인들도 접근하기가 용이하지 않다.다행스럽게도 최근 노인을 위한 골프게임 과 장비를 개발하여 시험생산에 들어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全北大學校의 生體工學科 金南均 교수가 개발한 미니골프 장비가 한국여건에 맞고, 노인들에게도 적합한 장비로 각광을 받을 수 있을것같다.18홀 기준으로 정규골프장이 20 만평 이상 소요되는데 비해, 김교수가 개발한 미니골프게임은 10,000평이면 足하고, 장비도 일반골프장비의 10분의 1 가격인데다, 입장요금도 파격적으로 저렴하면서, 정규골프장의 규칙에 맞추기 때문에 운동량도 정규골프와 차이가 없도록, 고안되어있기 때문이다.특히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에도 경제적인 운동이 될 수 있을것으로 본다.이러한 사업이 전북도에서 시범적으로, 운용된다면, 조만간 전국적확산은 물론, 세계시장 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누릴수 있을것으로 본다.英國이 세계골프 의 메카로 알려져 있듯이, 전북도에서 조만간, 세계최초로 노인은 물론 일반인을위한 세계미니골프선수권대회개최등을 통해 전북을 미니 골프의 메카로 발돋움시키고, 실버산업으로 많은 고용창출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나아가, 건강한 고령화(healthy aging), 활기찬 고령화(active aging), 그리고 성공적 고령화(successful aging)라는 국가정책의 전반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할수 있는 날이 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은 필자만의 바람일까?전북에 長水가 있는 것은 長壽산업의 메카가 될것이라는 선조들의 慧眼이었을까?/유희열(前과학기술부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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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11 23:02

[전북칼럼] 승리는 그 과정이 중요

세계 제1차대전 후에 간행된 시펭글러의 「서구의 몰락」은 20세기 초엽의 유럽에 심각한 인상을 주었었다. 그는 서구의 미래에 대하여 화폐가 그 마지막 승리를 자랑하고 이를 계승할 케사르주의가 소리없이, 그러나 확고하게 다가오고 있다.역사의 필연성에 의하여 이미 설정된 붕괴과정은 개인외 호오(好惡)에 관계 없이 그대로 성취될 것이다라고 아주 운명적으로 비관하고 있다.한편 역사의 지배는 오로지 힘이라고 주장하는 이 군국주의자 시펭글러와는 본질적인 견해차를 가지고 있는 석학토인비 까지도 서구문명의 붕괴는 시인하고 있어 더욱 주목을 끌게 하였다. 그러나 토인비가 서구문명을 진단하면서 표현한 붕괴의 개념은 그 양태가 다르다.즉 역사의 변화발전이란 도전과 응전과정의 산물로서 서구의 최근 역사에 암울과 불안이 감돈다면 그것은 어떤 반성과 행동을 촉구하는 도전이지 그들의 의욕을 종결짓는 사형선고가 아니라는 것이다.그러므로 서구문명이 자진하여 사회적 자살을 꾀하며 역사적 전례를 거역한다면 그것(붕괴)을 면할 도리가 없지만 스스로의 노력으로 역사의 새로운 발전과 전환을 기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서구문명의 붕괴조짐은 이미 16세기 종교전쟁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되어 있다.힘의 환상에 사로잡힌 미국아무튼 브레이크가 풀린 서구문명에 갖가지 암울한 징조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며 이를 진단하고 각성을 촉구하는 뜻있는 학자들의 저술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특히 미국의 낙천문화와 일방적 패권주의에 대한 깊은 우려의 목소리도 그 시기는 다를지 언정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미국의 외교 전문가이자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조지프 나이(65)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장이 쓴 「제국의 패러독스」도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 족하다.저자는 지난 911테러는 미국이 아무리 막강한 파워를 지녔더라도 다른 나라들의 참여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글로벌 이슈의 등장을 예고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진단하고 있다.세계화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테러, 국제금융, 마약밀매, 지구기후 변화 등의 글로벌 이슈들은 미국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국제사회의 신뢰와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이 힘의 환상에 사로잡혀 새로운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몰락의 길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진단과 처방을 함께 내놓고 있다.각설하고 미국은 지금 조지프 나이의 표현대로 협박수단인 군사력과 경제력을 앞세운하드파워와 다른 나라의 인권과 환경문제, 경제지원등의 호감을 수반하는 소프트 파워라는 두 개의 카드를 손에 쥐고 있다.그러나 조금전 뉴스에 백악관 대변인이 가장 저렴한 전쟁비용은 후세인의 암살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쏟는가 하면 미 의회가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 결의안을 합의해놓고 있어 일촉즉발 세계는 긴장하고 있다. 솔직히 미국의 눈을 벗어나 온전할 수 있는 나라는 지금 어디에도 없다.그만치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막강하다. 근래에 들어 미국이 딱 한번 패배한 것은 지난 월드컵 축구에서 뿐이다.문제해결 국제사회 협력 필요지금 한국의 부산에서는 아시안 게임이 한창이다. 북한을 포함한 모든 아시아의 젊은이들이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뽐내며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종 목표는 물론 우승이다.그러나 우승보다 소중한 것은 그 과정이 정당하고 올바르야 한다.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그때문에 유도 영웅 계순희도 억울한 판정에 승복하고 동메달을 따냈다.바야흐로 개방모델로 신의주 특구가 생기고 미국의 케리특사가 평양행 비행기를 탔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정황을 역시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평화요 순리요 우리의 의사가 존중되는 민족 지존이다./허소라(시인군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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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04 23:02

[전북칼럼] 제4의 계기

올해의 월드컵 행사는 여러모로 커다란 행사이었다. 해외에서 느끼는 효과는 특히 대단하였고 국가나 민족의 집단적인 차원을 떠나서 개인적인 면에서도 교민들이나 주재원들에게 외국 생활에서의 보람과 자부심을 심어주는 기회가 되었다.교민들 중에는 마지막의 대 독일 전과 대 터키 전에서 우리 팀이 부진한 것에 심리적인 타격을 받고 며칠을 일하러 가지도 못하고 자리를 보전하고 누어서 지낸 분도 있다고 들었다.더구나 이 행사는 비단 한국의 입장에서만 성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세계축구협회로서도 72년의 FIFA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한다고 한다.우리에게 이 "성공"의 의미는 경제적인 면에서 홍보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겠고 정부는 정부 나름대로 이 "성공"의 효과를 여러 면에서 극대화하고 이를 사후 관리하는 방안들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월드컵성공 지구촌 큰 관심다른 한 편으로 좀 더 긴 시간의 관점에서 보면 이 번의 행사는 중요한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신화 시대를 포함하여 5천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지만 수많은 자랑할만한 업적이나 성취에도 불구하고 세계사의 큰 차원에서 보아 세계무대에서 사람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거나 인류 역사의 큰 흐름에 영향을 주는 계기는 몇 차례에 불과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우리에게는 큰 의미를 갖는 사건들일지라도 세계사에 끼친 영향의 면에서 보면 그렇게 중대한 일은 아니었을 수도 있었고 세계 사람들의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였던 경우를 가끔 생각할 수도 있다.우리 민족의 입장에서 매우 통분하고 부정(不正義)의한 일이지만 3.l 운동은 수 많은 희생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열강이나 세계인들의 큰 관심을 차지하는 사건은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8.l5 광복도 2차 대전이라는 큰 사건의 종결에 관련된 적은 부분적인 현실에 불과하였다.현대사에 있어서 한국이 처음으로 세계사 무대의 중앙에서 관심의 초점으로 등장한 계기는 유감스럽게도 반세기 전에 일어난 한국 전쟁이었다.그 당시 미국과 소련의 두 초강대국을 축으로 세계가 첨예한 양극 대결로 치닫는 상황에서 동북아시아의 적은 반도에서 일어난 전쟁은 급속히 세계 전쟁으로 발전하면서 온 세계가 어떤 형태로든지 이 전쟁에 참여하는 이른 바 "세계 시민 전쟁으로(weltburgerliche kriege)" 된 것이다.이 전쟁은 세계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었다. 이 전쟁으로 동 서 양진영의 대결 양상이 매우 경직되었고 이 대립은 단지 정치. 군사적인 면에서만이 아니고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전 영역에 걸친 것으로 되었다. 서방측은 이 때부터 본격적인 재무장으로 돌입하였고 이 것은 경제적으로도 온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두 번째로 한국이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88 올림픽이었다. 한국이 파멸적인 전쟁이 끝 난지 불과 4 반세기만에 놀라운 경제적인 발전을 이룩하여 올림픽을 주최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사실은 세계의 주목을 끌만한 사건이었다.이 대회에 오랜만에 처음으로 두 초강대국을 포함하여 동서 양진영의 여러 나라가 대거 참여하여 모처럼 명실 상부한 평화의 제전을 만든 것도 큰 성과이었다. 그러나 가장 큰 충격은 사회주의 진영에서 일어났다. 한국의 올림픽은 한 세기가 넘도록 계속되어온 논쟁을 정리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한 셈이었다.일반 사람들은 지식인들이 백 여 년이 넘도록 토론에 토론을 거듭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하는 문제를 자신의 눈과 귀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떤 체제가 더 우월한가하는 문제는 이제 상식으로 된 것이다. 이어서 일어난 동구에서의 벨 혁명에는 '88년의 올림이 숨겨진 기여를 한 셈이었다.한국 세계사에 어떤 영향올해의 월드컵은 세 번째로 한국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기회이었다. 한국은 단지 경이적인 경제 발전을 이룩하고 어려운 금융위기를 쉽게 극복한 나라일 뿐만 아니라 위기를 활용하여 경제 구조를 새롭게 조정하고 세계화에 긴요한 개혁을 단 시일 내에 시행하고 지식 기반의 경제를 짧은 시일 내에 발전시키는 나라인 만큼 축구 경기도 잘 할 뿐만 아니라 그 조직도 빈틈 없이 해내는 나라인 것이다.그러나 정말로 세계인의 관심을 끈 것은 일반 시민들의 공적 정신이었다고 느꼈다. 특히 구라파 사람들에게 그렇게 격렬한 열기에 찬 경기에 한 건의 폭력 사태도 없었다는 사실은 믿을 수가 없는 일이기도 한 것이었다. 이제 우리의 관심은 지난 일의 축하가 아니다.경기의 마지막 날에 발생한 서해에서의 불상사는 우리에게 다시 한 번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경고이었다. 할 일이 산적해 있는 한 반도는 이제 우리가 언제, 어떻게, 어떤 일로 다시 한 번 세계를 경탄시킬 일을 하겠는가, 그리하여 불우했던 지난 세기의 청산이 우리에게 새로운 미래를 열게 할 뿐 만 아니라 온 세계에 산재한 난제들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겠는가 하는 각성을 요구하고 있다./라종일(주영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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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9.27 23:02

[전북칼럼] 全北의 미래는 科學英才의 양성에 달려있다

얼마전 이스라엘 예술과학학교 校長 에레즈 ( R. Erez) 博士는 英才敎育에 대하여 필자와 환담을 나누면서 이스라엘 영재교육을 다음과 같이 예를 들어주는 것이었다.우리학교에서 몇 년전 러시아에서 이민온 物理學科 학생이 물리학의 자기 공명장치를 이용하여 암세포를 죽일수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 硏究할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하였다.담당교사는 그의 주장이 황당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꾸지람을 주지않고 학생의 아이디어가 재미있다고 하면서 연구 할수있도록 조치를 하여 주었다. 1 년 의 연구 끝에 학생은 자기의 주장이 터무니 없다는 것을 밝히고 연구를 중단한바 있습니다.그러나 학생이 연구한 1년의 기간이 낭비라고만 할수 있을까요 ? 그렇지 않습니다. 자기 스스로 아이디어가 실현 불가능 한것이라는 것을 깨달을수 있었고, 학문적으로도, 문제해결에 한계가 있음을 자각하면서 자기의 상상력을 키운 귀중한 시간 이었지요. 그 학생은 지금 세계적인 물리학자를 꿈꾸면서 博士學位공부를 하고 있지요전북출신 숱한 인재 맹활약에레즈 박사는 이스라엘 교육의 핵심요소가 바로 "創意性"과 "問題解決力" 함양이라고 필자에게 강조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이스라엘 영재 교육의 사례는 너무도 인상적이었다.우리나라는 어떤가 ? 기회의 평등은 물론이요, 결과의 평등까지 요구하는 사회풍토하에서, 영재교육은 참으로 실현하기가 어려운 일이 아닐수 없다.다행히 2002년 4월에 발효된 英才敎育法 施行令에 따라 국가 과학기술 영재교육체계 구축 및 영재교육 기관간 연계 강화로 국가 과학영재 육성사업의 물꼬를 트게되었다.이의 일환으로 15 개 대학부설 과학영재 교육센터를 英才敎育 振興法상의 "영재교육원"으로 전환하여 영재교육 기능을 강화하였고, 아울러 KAIST 과학 영재 교육연구소를 영재교육 진흥법상의 "영재교육연구원" 으로 확대개편 하여 영재교육 전담 연구기능을 강화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참으로 다행이 아닐수 없다.특히 釜山科學高를 과학영재학교로 지정하여, 선진국 못지않은 교수 , 시설 , 장비를 지원 하고 , 3차에 걸친 엄격한 시험을 거쳐 선발된 144 명의 영재들을 교육시켜, 이들이 졸업후 미래 한국의 과학기술발전에 핵심역활을 할것이 기대된다. 선발된 영재들은 KAIST(한국과학기술원) 의 영재교육연구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최상의 교육프로그램과 우수한 교수들의 지도를 받을 뿐만 아니라, 출연연구소 , 대학, 민간기업등과도 공동연구를 할수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하고, 졸업후, 희망하면, 전원 KAIST에 입학할수 있도록 하였다.특히, 입시부담이 제거됨에따라, 창의력에 바탕을 둔 실험실습위주의 교육과 연구사업에 매진 할수 있도록 하여, 학문적으로는 노벨상에 도전하고, 경제적으로는 Bill Gates 같은 뛰어난 사업가 등 미래 한국의 장래를 짊어질 영재탄생이 예상된다하겠다.全北의 경우도, 과학고등학교를 빠른 시일내에 科學技術部 指定 英材學校로 선발되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全北의 경우, 우수한 영재를 발굴하여 양성하는 것이 全北發展의 첩경이 아닌가 생각된다.全北에는 예로부터 뛰어난 인재들이 많기로 잘알려져 있다. 科學分野만 보더라도, 이미 세계적인 物理學者로 슈퍼세레모니 理論을 발표하여 물리학계의 난제인 통일장이론을 받침한 슈퍼스트링이론의 기초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중성미자 연구에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여 노벨과학상에 근접한 김정욱 고등과학원장을 비롯해, 화학분야에 탁월한 연구실적을 내신 심상철 KAIST 교수, 과학자는 아니지만, 기술에 바탕을 둔 벤처기업의 신화를 창조한 정문술 회장 은 물론이요,또한 미국 심장부인 와싱턴에 소프트웨어회사를 설립하여, 國防省은 물론, P&G, J&J,등 미국 유수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수주를 성공적으로 획득하여 2003년에는 1000만$ 매출에 흑자까지도 예상되는 핸디소프트의 안영경 사장도 全北이 자랑하는 과학 인재다.지식정보화 일자리 창출 주역흔히들 全北을 農道라고 하지만,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고급과학영재가 수십만명의 일자리를 창조하고, 국부창출의 일등공신임을 고려하여, 과감히 農道가아닌 고급 과학인재를 주축으로 하는 科學技術道로 전환하여야 할것이다.최근 釜山市가, 과학기술의 날을 선포하고, 우수과학자에 대한 포상과 각종 과학관련 행사를 개최하여, 釜山市民들의 과학기술 마인드를 지속적으로 제고시키고 있는 것을 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全北의 인구 가 200만 미만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도,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가 없기때문일 것이다.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아,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과학영재를 많이 배출하여, 全北이 韓國은 물론 東北亞의 핵심기지로 발전할수 있도록 해야 할것이다./유희열(前과학기술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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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9.13 23:02

[전북칼럼] 오호, 통재라 정치 허무주의여

한 나라 한 민족이 흥왕 발전하는 데는 몇가지 주요 조건을 떠올리게 한다.미국의 국제정치학자 한스 모건소가 규정한 '국력'의 기본요소를 보면 첫째 국토의 지정학적 위치나 그 넓이, 식량과 원료의 자급자족 등으로 상징되는 '자연적요소(自然的要素)'와 공업화, 군비(軍備)등으로 이어지는 '산업적요소(産業的要素)', 더하여 인구나 국민성같은 '인적요소(人的要素)'와 정치의 수준이나 외교력 등으로 포괄되는 '정치적요소(政治的要素)'등을 들고 있다.정치수준 나라운명과 직결이중 '자연적요소'같은 것은 어느 나라 어느 민족에게나 대체로 미리 운명지어져 있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산업화가 어느 정도 본 궤도에 와 있는 우리에게 있어 이제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인적요소', 즉 정치의 수준과 그 역량이라 아니 할 수 없다.왜냐하면 경제, 사회, 노사, 학원 등 사회의 모든 분야가 바로 이 정치에 연관되어 있는 상황아래에서 정치의 수준과 질(質)은 바로 나라의 운명과 직결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정치 행태는 어떤가? 지난 월드컵때 '오 대한민국!' 하고 목이 터져라 외쳐대던 국민적 통합은 서서히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느낌이다.매스컴에서는 월드컵붐을 타고 관중석이 넘쳐나던 K리그가 벌써 관중석 곳곳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 원인을 잇단 판정시비와 톱스타들의 잦은 결장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대중이란 원래 환상을 지니며 살게 되어있다. 지구촌의 축제였던 월드컵이 국내 K리그에 그대로 이월되리라는 건 무리한 기대다. 월드컵 속의 환상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무너지게 되어있는 바 그들은 또다른 환상을 찾아 떠나게 되어있다.머리 좋은 히딩크가 어찌 이 원리를 모르겠는가. 그래서 그는 우리와의 영원한 밀월을 위해 알맞은 시점에서 알맞은 거리를 두며 일단 우리 곁을 떠난 것이다.그렇다면 월드컵 이후에 증대되는 대중의 거창한 문화적 식욕(?)을 무엇으로 채워야 했을까? 그것은 멋진 정치였다. 세계 어느 박람회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멋진 정치상품이었다. 그것은 압제와 분열, 갈등과 권모술수로 일관되어온 근대 한국정치사에 종지부를 찍고 국민 대통합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절대절명의 기회였다.그리하여 축구영웅 못지 않은 정치스타도 배출하고 아라비안나이트처럼 신명나는 정치판과 에피소드도 만들어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 독재정권치하에서 형성되던 국민의 저항적 통합에너지도 소멸되고 다만 태풍으로 날아간 월드컵 경기장에서 허탈에 젖어있다.정치월드컵에선 몇 위 할까참으로 묘하다. 국민소득도 올라가고 단군이래 가장 폭넓게 마련된 민주화의 광장에서 우리는 왜 이렇게 허탈감에 젖어있는가. 과거의 언론탄압때처럼 입에 재갈을 물려서인가? 그게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무서워서인가? 아니다. 이따금 TV에 비치는 그의 모습은 머리 짤린 삼손처럼 초라하기 그지없다.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친 한 나라의 행정수반이면서도 한낱 감독이었던 히딩크가 누리는 영광과 찬사의 백분의 일도 천신을 못하고 있다.그렇다면 파출소 순경이 두려워서인가? 아니다. 그 옛날 통금시간이 있을 때나, 걸핏하면 빨갱이로 몰던 때가 두려웠지 지금은 거꾸로 우리가 그들의 멱살을 잡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무기력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만일 정치판 월드컵대회가 열린다면 그때 우리는 세계 몇위나 할 것인가? 국가적 허무주의에로의 확산을 심히 우려한다./허소라(시인, 군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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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9.06 23:02

[전북칼럼] 아프리카 이야기

근래에 영국의 주요 일간지 The Times에 눈길을 끄는 칼람이 있었다. 기고를 한 칼람니스트는 이 신문에 고정적으로 글을 쓰는 독자에게 익숙한 문이었는데 글의 내용인즉슨 이 즈음 구라파의 여론 주도층의 공개적인 의견치고는 조금 특이한 것이었다.글의 제목부터가 길고 이색적인 것이어서 "어째서 아프리카 인들은 자신들에게 알맞은 (나쁜) 지도자들을 갖게 되는가(This is why Africa gets the leaders it deserves)" 하는 것이었다. 거창한 제목과는 달리 글의 내용은 단순한 것이어서 필자가 아프리카에 여행을 가기 위하여 비행기 탑승 수속을 하는 몇 시간 동안 체험한 것을 기술한 것에 불과하다.36명 항공기 탑승수속이 3시간이 글에 의하면 런던의 공항에서 한 아프리카 항공사가 3인의 백인을 포함하여 36인의 승객 탑승 수속을 마치는데 무려 3시간 이상이 걸렸다. 문제는 항공사 직원에 있는 것이 아니고 승객들의 파렴치하고 무질서한 행동 때문이었다.우선은 줄서기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수속이 끝날 무렵에는 맨 마지막에 남은 것은 백인 3인이었다. 이들은 모두 런던에서 핑을 한 결과 엄청난 짐들을 갖고 가면서 화물에 제한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억지를 부렸다.탑승 시간이 되자 서로 먼저 타려고 뜀박질이 시작되고 몇 명은 2등 칸으로 들어가서 온갖 엉터리 이야기를 꾸며대면서 거짓말을 하였다. 이 글의 필자가 특별히 비판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이 승객들이 누군가 비난을 받을만한 짓을 하더라도 일단 성공만 하면 모두가 그를 부러워하고 축하한다는 점이다.어떤 특히 파렴치한 승객이 늦게 도착하여서 무리하게 사람들을 밀치고 변명을 하면서 앞자리로 나아가자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그가 앞자리를 차지하고 주변에 악수를 청하면서 딴 청을 하자 모두가 지난 일은 잊은 것처럼 이 "성공한" 파렴치한을 부러워하였다.말하자면 어떻게 하건 간에 성공만 하면 주변이 모두 그에게 관대하더라는 것이다. 이 승객은 다음에도 틀림 없이 꼭 같은 나쁜 짓을 할 것이다.더구나 이 승객들이 그 나라에서는 나름대로 지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며 구라파에 핑 여행을 다닐 수 있는 부유한 계층이라는 점이다.필자의 결론인즉슨, 흔히 외부 사람들이 아프리카의 일반 사람들이 인간미가 있고 재능과 인내를 갖춘 좋은 사람들인데 어쩌다가 나쁜 지도자들을 만나서 발전 도상에 온갖 왜곡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 실은 문제의 핵심이 일반 사람들에게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사회가 정치발전 유도할 수도이렇게 적은 경험에서 큰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또한 어떤 특별한 지역의 상황을 다른 지역과 쉽게 비교하는 것도 위험한 일이다.그러나 가끔 우리 자신도 생각의 방향을 달리 해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정치가 잘 되어서 사회가 잘 되는 것보다는 사회가 잘 되어서 정치가 잘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제대로 된 일이 아닌가. 그리고 때때로는 우리가 매우 싫어하는 현실에서 우리 자신의 반영을 발견하지는 않는가./라종일(영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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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8.29 23:02

[칼럼] 소리축제의 합창 음악, 제대로 즐기기

2002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악기의 소리를 중심으로 했던 제1회 축제와는 달리 인간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여러 사람이 모아 내는 소리인 '합창'이 두드러진다.본 행사전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축제 홍보사절로 활동하고 있는 '체코 보니 푸에리 합창단' 공연을 시작으로 2002명 합창의 전야제, 축제의 문을 여는 개막공연 '세계의 합창', 행사기간 내내 공연되는 '미지의 소리를 찾아서', 연지홀과 덕진예술회관에서 5일간 펼쳐지는 '온누리합창제', 지난 해 극찬을 받았던 전동성당에서 4일간 '필리핀 산미겔 합창단 공연' 등 합창음악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합창음악에 관심이 있거나 또는 이런 저런 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는 합창음악 애호가들에게 이번 소리축제는 진수성찬을 안겨줄 것 같다. 특히 그동안 유럽의 합창음악에 익숙한 우리에게 이번 소리축제는 제3세계의 합창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가 크다.합창음악은 인간의 목소리라는 단순해 보이는 도구를 이용한 음악이지만 합창단의 구성형태나 레퍼토리에 따라 매우 다채로운 느낌을 주는 훌륭한 음악 장르이다.올해 소리축제에는 소년합창, 혼성합창, 남성합창, 여성합창, 대편성합창 등 다양한 형태의 합창단이 무대에 오른다. 형태의 다양함보다도 더 관심을 끄는 것은 레퍼토리의 다양함이다.서양음악을 중심으로 한 합창단에서부터 내몽고, 아프리카, 벨라루스, 그루지아, 마오리족 등 쉽게 접하기 힘든 다양한 민족의 합창음악(서양음악에서는 이를 민족음악 또는 종족음악이라는 이름으로 서양음악과 차별화한다)이 소개된다.합창음악의 가장 중요한 감상포인트는 앙상블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 만들어내는 합창음악은 그 자체로 공동생산물, 집단창작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떻게 음악적인 조화와 균형을 유지해 가는가 하는 것이 합창음악의 포인트이다.앙상블을 이루어내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서양의 합창음악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서양식 발성법에 의한 합창을 선호한다.공명을 최대한 이용하여 잘 정제된 소리를 만들어내는 발성과 치밀한 음악적 계산을 통해 다양한 소리를 조화(blending)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서양 합창음악은 매우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세련된 음악을 만들어낸다.이러한 서양 합창음악의 특성은 서양의 합창음악이 카톨릭 미사에 기원을 두고 있다는 점이 강하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생각된다.우리의 음악교육은 서양음악의 영향아래에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 합창음악 또한 서양 합창음악의 영향아래에 있다. 그래서 다양한 민족의 합창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다.이들의 합창음악은 서양의 합창음악과는 전혀 다른 새로움을 우리에게 줄 것으로 기대된다. 민족마다 노래부르는 방법이 다르고, 노래를 구성하는 방법도 다르며, 또 음악적 감수성도 다르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번 소리축제의 합창음악을 즐기는 또다른 감상포인트는 각 민족마다 갖는 고유한 음악 구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더불어 천편일률적인 우리의 합창음악을 어떻게 새롭게 변모시킬 수 있을 것인지 그 가능성을 찾아보는 일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그래서 이번만큼은 선입견을 가지고, 또는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만 골라서 감상하지 말고 여러 합창음악 프로그램을 단일 프로그램으로 삼아 갖가지 메뉴들을 비교감상하는 것이 즐거운 일이 될 것 같다./문윤걸(문화평론가, 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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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8.24 23:02

[전북칼럼] ‘문화영웅’노릇 이제는 그만

올해에도 연변대학과의 약속에 따라 그곳에 갔다가 2주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 연길공항에서의 풍경이다. 출국수속을 마친 우리 관광객들이 남은 시간을 이용해 기념품을 흥정하고 있다.이곳에선 거의가 정가판매인데도 한사코 값을 깎으려고 실랑이를 벌이는가 하면 한쪽에선 진열대에 있는 물건들을 잔뜩 늘어놓고 이리저리 뒤적이다가 물건포장이 이게 뭐야, 한국같으면 이렇게 안만들지!하고는 핑 옮겨간다.그러나 조선족 여점원들은 아예 이런일에 이골이 나 있다는 듯 태연히 진열장에 다시 집어넣는다.외국에만 나가면 기세등등어디 이뿐인가, 식당에 왔으면 차분이 식사나 하고가면 좋으련만 바삐 움직이는 여종업원들을 골라 고향이 어디이냐에서부터 지금 몇살이냐월급이 얼마나 되느냐, 중신하랴?등등 집요하게 말을 건넨다. 이중 제일 궁금한게 월급인 듯 재차 케물으면 마지 못해 대답을 한다.그러면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한국에 와서 벌라고 한다. 한국에서 한달 벌면 이곳에선 1년을 살 수 있다며 내가 초청해줄까?하고 떠본다. 그러면 역시 이런류의 화두엔 이미 이골이 나있다는 듯 묵묵부답으로 나간다.관광철이 되면 이런 수준의 문화영웅들을 연변일대에서는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물론 소수이긴 하지만 고국에서는 잠잠하고 온순하던 사람들이 어찌된 영문인지 이곳에만 오면 느닷없이 갑부가 되고 문화우월주의자가 되어 기세가 등등해진다.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에 있을 우리 조선족은 55개 소수 민족중 인구서열 열 한번 째가 되는 한인 혈통의 공동체이다. 이중 약 40%가 두만강 건너의 연변조선족자치족에 살고 있으며 전체 인구는 200여만 이중 우리 조선족동포는 이미 80만을 넘어섰다.연변조선족자치족 산하에는 연길.도문.훈춘,화룡,돈화,용정등의 6개 시와안도,왕청의 2개 현(縣)이 소속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연변자치주의 수도라 할 수 있는 연길시를 통칭 연변으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광복절 연변으로 이주한 우리 동포들은 상당수가 애국지사나 그 후손들이었으며 여타는 일제의 수탈과 등쌀에 못이겨 광활한 천지가 기다리고 있다는 설레임으로 정처없이 두만강을 넘어온 것이다.막막한 황무지를 되땀으로 일궈낸 이주 1세때는 거의 작고행고, 세대가 교체될수록 타인족이 부러워할 정도로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그 위상이 높아가고 있다. 때문에 작금 중국 당국에서도 이곳 조선족과 모국이 되는 한국사회와의 유대관계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특히 우리 나라 사람들이 연변에 와 이곳이 옛날 고구려땅으로 우리 영토였음을 은근히 부추키는 대목과 다음으로는 기독교 전파, 즉 적극적인 선교활동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자국인들에게는 기독교를 위시하여 어느정도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으나 남의 나라 제3자가 와서 활동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노골적인 북한비방이나 탈북자 지원활동 등에도 예의 즉시하고 잇는 실정이다.'월드컵 국민 다운' 자세 필요이런 와중에서 우리 동포들은 국적은 엄선한 중국이요 되와 얼은 옛날 조선이라는, 그 중심에 서 있으며 때론 자신들의 이런 태생적 정체에 대해 고뇌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지난 월드컵대회 때에는 한국이 승리할 때마다 삼삼오오 얼싸안고 목이 메였었다.그들은 또 남북이 하루속히 통일되기를 갈망할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 있어 기회만 주어진다면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전혀 트릭이 없는 가장 공정한 거중조정역을 자임하고 있다.비단 연변에서 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 가서든 더 이상 서툰 문화영웅 노릇을 자제할때 월드컵으로 다져진 우리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것이다./허소라(시인, 군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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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8.1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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