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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예총 전라북도연합회(회장 황병근) 제45차 정기총회가 지난 17일 오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회장에서 열렸다. 전북예총 산하 10개 협회와 9개 시·군지부 대의원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기총회에서는 2005년 결산감사와 올해 사업계획 및 예산안 등에 대한 심의가 이뤄졌다.전북예총은 올해 전북문화예술 발전관련 세미나와 문화소외지역 전국순회사업, 학교와 지역사회 연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운영, 호·영남예술교류행사, 사랑티켓운영사업, 정읍사회문화예술교육 시범사업, 전라예술제, 전북예총지 발간 등의 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2006년 사업예산은 5억5000만원 수립됐다. 정기총회에서는 신영무 건축협회 전북지회장이 수석부회장에 선임됐으며, 감사에는 소재호(전북문인협회) 이경노(전북음악협회)씨가 각각 선출됐다. 또 이연희(전북문인협회)씨가 예총 기획국장으로 선임됐다. 황병근회장은 “올해도 전북예총은 사업을 보다 내실있게 꾸려내 예총의 위상을 높이고, 창의적이고 기획력있는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 내는 등 도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예술마당을 다양하게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라예술제 개최장소는 전주와 군산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지만 결정하지 못했다.
한국문학의 원로 문학평론가 야천(也泉) 김교선 선생이 17일 작고했다. 향년 94세.1912년 함남 함흥 출생으로 일본 동경 법정대학 문학과를 졸업하고 전주고등학교 교감과 교장을 역임한 고인은 1954년부터 전북대학교 교수로 몸담았다. 전북대 교학처장과 문리과대학장, 도서관장 등을 지내고 1978년 정년퇴임 이후 10년 간 전주대 국문학과 객원교수로 활동했다. 전북대 국문학과 교수 재임시 많은 문학인들을 길러내 한국문학에서 큰 공적을 남겼다. 이기반 천이두 허소라 황길현 이운룡 장경룡 송하선 오하근 신현근 김익두 최명희 등 한국문학 중심에 서있는 시인, 소설가, 수필가, 문학평론가들이 그의 제자들이다. 「현대문학」에 ‘불안문학의 계보와 이상’, ‘현대적 배리의식의 원형’이 추천 완료돼 문단에 데뷔한 그의 평론은 실증주의적 비평방법을 바탕으로 원형비평에의 접근을 꾀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있다.평론집으로는 「소설의 이해와 평가」(1972), 「관념과 생리」(1996)가 있으며, 「야천 김교선 선생 정년기념 논총」(1977) 등을 발표했다. 제17회 현대문학상, 전라북도문화상, 제1회 목정문화상 등을 수상했다.유족으로는 부인과 1남 3녀가 있으며, 발인은 20일 오전 9시 30분이다. 문의 063) 285-2312 예수병원 영안실.
“우리들이 가져왔던 고통의 흔적을 어루만지고 함께 치유할 수 있는 내일을 위한 준비로 지금을 성장통이라 말하겠습니다. 초기의 소박함을 잃고 규모만 커져 외향적으로 비춰질까봐 내실을 기하려고 합니다. 지역의 영화감독들이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기도 하죠.”지금, 2006전주시민영화제가 ‘성장통’(成長痛)을 앓고있다.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영화의 환경들 속에서 지역의 독립영화 역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숨고르기가 필요할 때다.지역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상영하는 온고을섹션 출품작가들을 17일 오후 7시 전주옥성문화센터에서 열린 ‘프레스 데이’에서 만났다. “어떤 대가도 없이 극장에서 내 작품을 상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죠. 지원비 액수가 크지 않더라도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지역감독들에게는 시민영화제의 의미가 큽니다.”서른도 넘기지 않은 어린 나이에 빚을 지고 있는 이들. ‘영화감독’ 명찰과 바꾼 대가다. 지난해 시민영화제 대상을 수상해 제작지원을 받은 함경록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아쉬운 소리를 하는 일이 일상화된 감독들에게 시민영화제의 제작지원금과 장비 사용권 등은 실질적인 제작환경에 대한 지원”이라고 말했다. “시민영화제 출품비율을 보면 영화과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비율이라면 오히려 영화제 이름에서 ‘시민’을 빼는것이 출품감독들을 키워내는 데도, 타 지역 감독들의 작품을 가져오는 데도 유리할 것 같습니다.”진영기 감독은 성장통을 겪고있는 시민영화제의 고민을 건들었다. 진감독은 “시민들을 교육하는 미디어센터와 시민들이 출품하는 영화제가 생겨나는 등 지역 영화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시민영화제가 지역 영상인력을 발굴하는 보다 전문적인 영화제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온고을섹션 출품작가들은 우석대와 전주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작품의 색이 비슷하다는 지적에 대해 감독들은 “지역에서 영화를 만드는 대부분이 학교를 통해 공부하고 인력이 부족해 겹치기 출연을 하는 경우가 많아 그럴 수 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감독들과 기자들이 만나는 ‘프레스 데이’를 올해 처음 신설한 시민영화제는 3월 20일부터 25일까지 메가박스전주에서 열린다. 해외 작품 상영이 시민영화제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내부 의견에 따라 올해는 국내 작품 상영에 충실했다.
홍지서림(대표 양귀자)과 민중서관(대표 강준호). 전북 서점계의 역사인 두 서점은 곧 전북 문화, 전북 사회를 일궈낸 지역의 느티나무다. ‘홍지’와 ‘민중’이란 이름만으로도 마음 속이 꽉 차오르는 듯한 두 서점. 특히 타향살이를 하는 출향인사들에게는 ‘전주 출신 인물들을 키워낸 사관학교’랄 정도로 두 서점의 존재감은 더욱 크다. 탄생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경쟁관계가 아닌, 보완관계를 유지하며 지역 문화의 자산으로 커 온 두 서점. 곡절과 부침의 세월 속에서도 굳굳하게 서 있는 두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다. △ 전북서점계 역사 1963년 5평 판자집으로 시작한 홍지서림은 지역에서 현존하는 서점 중 가장 오래됐다. 전북 서점계의 산증인으로 불리는 천병로 회장이 세워 지금은 본점 규모만 1·2층 200평으로 커졌다.민중서관은 당시 사전전문 출판사 민중서관 전북지사장이 1973년 같은 이름으로 서점을 냈다. 경원동 본점 1·2층 80평 규모다. 보수성이 강한 출판계에서 홍지서림과 민중서관은 각각 2천500개, 1천개 출판사와 거래하는 종합서점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독서인구가 적고 출판물이 많지 않았던 시절, 1960·70년대는 학생들이 보는 참고서가 서점의 주 수입원이었다. 새학기가 되면 서점 앞 큰길까지 참고서를 사려는 학생들로 붐벼 경찰이 배치돼 교통정리를 해야 할 정도였다. 70년 후반 단행본이 조금씩 팔려나가면서 두 서점도 교양서적과 전문서적을 늘려가며 종합서점으로 발판을 마련했다. 시대가 암울했던 80년대, 두 서점은 다양한 성격의 책을 갖춘 종합서점으로 태어난다. 책을 팔아 돈을 버는 장사가 아닌, 사회에 대한 책임감 때문이었다. 90년대 전주시 경원동 번화가에 자리잡은 두 서점은 만남의 장소가 된다. 약속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거나 약속 장소로서 또하나의 기능을 얻게 된다. 이 시기 대학 입학원서를 판매했던 민중서관에는 입학 시즌이 되면 원서를 구하려는 수험생들이 대거 몰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IMF로 위기를 맞은 두 서점의 부도는 지역사회에 큰 충격이었다. 1999년 전주 출신 소설가 양귀자 대표가 “문학의 꿈을 키우게 한 홍지가 자칫 식당이나 주점으로 바뀌게 할 수는 없다”며 홍지서림을 인수했고, 이에 앞서 1992년에는 역시 전주가 고향인 강준호 대표가 민중서관을 이어받았다. 당시 대기업에 다니고 있던 강대표는 “지역에 민중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서점을 이어가게 됐다”며 “지금은 서점이 사양사업이 됐지만 적어도 내 대까지는 서점을 지켜가고 싶다”고 말했다.△ 차별화 노력상호는 그대로지만, 경영진이 바뀌면서 두 서점의 성격도 달라졌다. “홍지를 서점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가장 사랑받는 문화공간으로 키우겠다”고 말한 양대표는 2001년 지하 1층 50평 규모의 ‘홍지문화공간’을 만들고 ‘우리시대 문화읽기’와 ‘작가와의 대화’ 강연을 1년여 동안 진행했다. 세계 책의 날 행사나 어린이날 일기 콘테스트 등 고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문화행사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다.직접 카운터를 맡아 볼 정도로 서점에 대한 애정이 큰 강대표는 책 판매 뿐 아니라 고객들을 위한 부가적인 서비스도 대행하고 있다. 도내 유일의 한국방송대학교 지정서점과 티켓링크 지정업체로 소비자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 새로운 도전온라인 서점과 도서정가제, 대한문고 오픈 등으로 이미 변화의 몸살을 앓은 두 서점은 교보문고의 4월 입성에 비교적 담담하다. 젊은세대 중심으로 브랜드 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만큼 마일리지 적립과 분점 개설 등 현대적이고 합리적인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아중점과 효자점, 서신점 등 3곳의 분점을 가지고 있는 홍지서림은 송천동과 평화동 등 신시가지에 분점을 더 낼 계획이다. 민중서관도 경원동 본점 이외 아중점과 평화점을 가지고 있다. 본점과 분점의 컴퓨터 네트워크 연결로 배송시스템을 더욱 원활하게 할 생각이다.5% 마일리지 적립을 실시하고 있는 민중서관은 세달 사이 1000여명의 고객을 회원으로 확보했다. 홍지서림도 3% 마일리지 적립을 최근 결정했다. 두 서점 모두 어느 정도 회원이 확보되면 ‘맞춤형 타켓마케팅’에 들어갈 예정이다. 홍지서림 경우 3∼4천만원의 시상금이 걸린 ‘홍지문학상’ 제정과 홍지문화공간 재오픈, 포털 사이트 기능을 가진 홈페이지 개설 등 이미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놓았다.
전통공예 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전북공예품대전'이 올해에는 5월2일부터 18일까지 전주시 덕진동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공예품 대전의 출품작 접수는 5월 2-4일이며 출품 품목은 목과 칠, 도자, 초자, 금속, 섬유, 석, 피혁, 종이 등 전통 공예 기능에 의한 향토성과 창의성이 담긴 개발품이다.수상작은 1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5월 15일 선정될 예정인데 대상에는 500만원, 금상과 은상, 동상은 각각 250만원과 100만원, 5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전북도 내에는 이달 현재 349개의 공예업체가 있으며 지난해 경진대회에는 1천176점이 출품됐었다.
오늘의 농촌학교는 쓸쓸하다. 농촌의 위기는 학교의 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갈수록 줄어드는 학생수로 더이상 연명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학교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어쩌다 폐교 직전까지 갔던 학교들이 간신히 회생하거나 본교로 승격하는 뜻밖의 행운을 얻기도 하지만 그것은 아주 특별한 예다.올해도 전북 도내에서는 농촌의 3개 초등학교가 문을 닫는다. 부안의 고성·대수초등학교와 고창의 신왕초등학교다. 그중의 하나인 신왕초등학교는 전교생 10명의 미니학교다. 올해로 개교 30년을 맞은 신왕은 여러해전부터 ‘학교지키기’에 나섰던 주민들의 소망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됐다. 졸업식을 일주일 앞둔 지난 9일, 고창 무장면의 신왕초등학교를 찾았다.2학년 유경이부터 6학년 현진이까지 10명 아이들은 모두 맑고 예뻤다. 전교생이 사진을 찍는 자리.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웃지 않았다. 병남이는 “햇빛 때문에 그렇다”고 했지만 아이들이나 선생님이나 모두 웃지 못하는 이유가 다른데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무슨 사진 찍는 거예요?” 4학년 득주가 물었다. 6학년 아이들은 못들은 척 딴청을 피웠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유스오케스트라(지휘 이일구) 2006년도 첫 정기연주회가 18일 오후 7시 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유스오케스트라는 악기를 익히고 있는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의 연주자들로 구성된 도내 유일의 청소년 교향악단. 매년 두차례의 정기연주회와 청소년 협연무대, 독주회 등과 문화소외지역을 찾아가는 음악회 등 왕성한 연주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연주회는 방학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무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베토벤의 ‘5번 교향곡’을 연주하며, 세계적인 첼리스트 레슬리 파나스와 하이든의 ‘첼로협주곡’과 슈만의 ‘판타지 피이스’를 협연한다. 270-7837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일반대회와 학생대회를 통합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행사를 효율적으로 치르기위한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대사습보존회와 전주시 등지에 따르면 그동안 5월과 10월에 분리해 개최했던 전주대사습놀이 일반대회와 학생대회를 올해부터 함께 치르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국악공연행사를 두차례 여는 등 국악인뿐 아니라 전주시민들이 함께하는 축제형 행사로 개최하기로 했다. 경연중심의 대회에서 시민참여형 행사로 재정립함에 따라 대사습대회를 효율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조직위원회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조직위원회를 통해 대사습행사의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고, 보다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축제모델을 만들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조직위원회는 대회를 주관하고 있는 대사습보존회와 MBC, 후원기관으로서의 전주시, 그리고 국악인 학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형태로 구성하기로 했다. 규모는 12명선으로 예상된다. 조직위를 구성, 28일 오전 11시 대사습보존회 사무실에서 행사 준비를 위한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올해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4월 30일부터 5월 3일까지 4일동안 전주실내체육관을 비롯한 전주시내 일원에서 치르기로 했으며, 국악인 축하공연과 장원자 합동공연 등의 부대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전북동노회 소속 임마누엘교회(목사 고민영)와 전주희년교회(목사 김정곤)가 3·1절 연합예배를 드린다. 19일 오후 2시30분 희년교회 예배당에서 열리는 연합예배에서는 이만열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 ‘3·1운동과 한국 교회’를 주제로 강연한다. 고민영 김정곤 목사는 “우리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역사의식을 일깨우고 3·1절 정신을 다시한번 되새기기 위해 연합예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063) 272-7838
김원선(45) 전북대한국음악학과 교수와 배석호(49)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예술사업부장이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래머로 위촉됐다.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상임위원장 안숙선)는 16일 소리축제 프로그램 선정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동·서양 음악에 정통한 전문가 2명을 프로그래머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국내공연분야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게 되는 김원선교수는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며, KBS국악관현악단·영동난계국악단 지휘자를 거쳐 2002년부터 전북대 한국음악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해외공연분야 프로그래머로 위촉된 배석호부장은 월간객석 기자출신으로, 방송프로그램과 클래식관련잡지 등의 칼럼니스트와 패널로 활동해왔다. 현재 소리문화의전당 예술사업부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두 사람은 2007년까지 소리축제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게 된다.
“프랑스는 사진이 처음 만들어진 곳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에게 사진의 역사와 사진 속에 담겨진 그들의 생각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28일까지 전주프랑스문화원에서 ‘사람이 있는 풍경-파리’를 여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박성민씨(34). 프랑스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돌아온 지난해 ‘프랑스 파리의 성당’을 주제로 사진전을 열었던 그가 이번에는 파리의 풍경을 펼쳐놨다. “어떠한 기술이나 장비를 이용해 포장한 것이 아니라 사실적인 풍경들을 담담히 바라봤습니다. 파리에 있는 3년 동안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찍었습니다.”파리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프랑스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 그는 ‘작가와의 만남’(18일 오후 4시)도 마련해 놓았다. 말주변이 없어 사진을 통해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익숙하기 때문이다.전북대와 파리사진학교를 졸업, 현재 전북대 평생교육원에 출강 중인 박씨는 전주의 밤 풍경과 자신의 눈에 비친 아름다운 가게들을 사진에 담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전북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자산을 기초로 한 지역 특성을 살린 문화산업 정책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중앙집권적이었던 문화정책이 지역의 여건과 환경을 기초로 한 특화된 문화정책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에서 변화에 적응하려는 전북도의 노력이 미흡하고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거버넌스 구축이 형식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15일 오후 7시 전주정보영상진흥원 세미나실에서 열린 마당수요포럼. ‘2006 전라북도 문화정책’을 주제로 한 이날 포럼에서는 전북도의 문화예술 관련 정책이 개발사업이 없고 문화관광부 사업을 실행하거나 시·군 단위의 개발사업 지원에 치우쳐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김동영 전주시정발전소 연구원은 “문화예술 기준이 장르에서 생산자와 향유자 관계로 이동되는 등 중앙의 문화정책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파악해 도의 사업 발굴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지역문화진흥법에 따라 실질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지역문화예술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석 도 문화예술과장은 “지방비의 적은 재원으로 실현가능성있는 사업을 확정해야 하다보니 국가사업을 전북에 유치하고 각 시·군 사업을 조정하는 역할이 중요했다”며 “전북도의 중점사업에 문화예술이 놓여있으며, 도에서는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영상산업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문윤걸 예원대 교수는 “부산과 경쟁하고 있는 정읍 제2종합촬영소 유치는 지역 영상산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국가 사업을 유치하기 위한 강력한 지역 추진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성엽 전통문화사랑모임 사무처장은 “영상산업 관련 구조물들은 영상물의 인기가 식고나면 흉물로 변하기 쉽다”며 영상산업 인프라 구축에 있어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4년 결성한 좋은연극만들기 추진위원회(대표 김정숙). 창작극회에서 활동했던 김정숙씨가 이끌고 있는 이 모임에는 젊은 연극인 7명이 참여하고 있다. 순수 창작극, 괜찮은 배우 만들기, 무료공연, 이 세가지를 원칙으로 삼고 있는 모임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하며, 작품으로만 이야기하고 싶은 바람이다. 극단이라는 틀을 갖추기 보다 좋은 작품과 괜찮은 배우를 키워내는 일에 더 힘을 쏟으며, 연극 관객 저변확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바람도 있다. 모임 발족 첫 해, 창작극 ‘봉숭아 꽃’으로 신고식을 치른 후 2년여만에 두번째 작품을 들고 나타났다. ‘천국 안내소’. 김정숙씨가 기획하고 쓴 작품을 창작극회 김영현씨가 손질하고 연출을 맡아 올린다.천국안내소는 자살을 소재로 삶의 진정성을 묻는 작품. 취직에 실패한 후 투신자살을 결심한 주인공이 우연히 천국안내소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 사업을 시작한다. 죽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 죽지 못하는 이들에게 돈을 받고 자살방법을 교육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진정한 천국은 삶에서 오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김대표는 “우리의 현실과 꿈을 신랄하게 보여줌으로써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를 묻고 싶었다”며 “이 작품을 통해 풍자와 해학 등 연극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미덕을 십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미정 한화중 이영경 김혜령 최복희회원이 무대에 서며, 객원으로 정상식 김준씨가 함께 한다. 17일부터 19일까지 전주 창작소극장에서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7시에 공연.
유난히 눈도 많았둔 올 겨울, 가끔 찾아온 매서운 추위는 사람들을 움추리게 만든다.특히 두달 가까운 긴 겨울방학과 봄 방학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많은 시간적 여유가 생겼으나 마땅한 놀이문화가 없는 이들은 TV나 컴퓨터에 탐닉하는 경우가 많다.이런 때 물에서 뛰어놀면서 몸도 튼튼해지고 정신건강도 다지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보기에도 활기차고 무척 즐거워 보인다.지난 15일 오후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 아중체련공원에 있는 수영장.길이 25m짜리 6개 레인과 유아풀장에는 많은 어린이들이 강습을 받거나 물놀이를 즐기면서 환호성을 지른다.초등학교 2, 3학년부터 중학생까지 다양한 연령의 어린이들은 수영을 시작한지 한달여밖에 되지 않아 발차기를 연습하거나 호흡법을 익히면서 강사의 지도에 따라 본격적인 영법을 배운다.강습받는 팀은 한 반에 보통 20명 안팎으로 오전에는 주로 가정 주부들이 많고 오후에는 어린이들이 많다.과학의 발달로 모든 사회구조가 자동화됨에 따라 자동차, 엘리베이터, 세탁기를 비롯한 모든 기구들이 신체활동을 대신하고 있어 사람들은 항상 운동부족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에 단순히 물에서 걷거나 놀기만 해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게 강사들의 귀띔.특히 발육이 왕성한 어린이들의 경우 수영을 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 식욕이 왕성해져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지게 되며 쾌활한 성격을 갖게되는 장점도 있다.전문수영강사인 정상국씨(26)가 지도하는 펭귄반의 어린이들은 이날 배영을 막 배우는 중이었다.중학생인 김도현, 이성규, 배현우와 초등생인 나소진, 나경수, 김나은, 김주영 등은 정상국 강사로부터 팔돌리는 동작을 배우느라 여념이 없다.정 강사는 자신이 천천히 팔 돌리는 동작을 천천히 시범 보이면서 어린이 한명씩 자세를 교정하기도 했다.실내 수영장의 물 온도는 항상 섭씨 28.5∼29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수영을 즐기는 어린이들은 밖의 날씨와 관계없이 땀을 뻘뻘 흘리며 물살을 가른다.“수영을 처음 해보는 애들이 많아 호흡 기초부터 시작했는데 벌써 제법 시원스럽게 나가는 것을 보면 언제 이렇게 늘었나 감탄하곤 한다”는 정 강사는 “사람은 원래 수영하는 잠재능력을 가진것 같다”고 말했다.펭귄반 나소진·나경수 남매 "수영을 하면서 컴퓨터 하는 시간 줄었어요"“처음엔 물이 좀 무서웠는데 이젠 즐겁기만 해요.”펭귄반에서 함께 수영을 배우고 있는 나소진(인봉초 6년)-나경수(인봉초 5년) 남매.이번 겨울 방학때 수영을 처음 시작했다는 이들 남매는 “물 속에서 노는게 너무 즐겁다”고 신이나서 목소리를 높인다.수영을 좋아하는 엄마와 함께 이곳 수영장을 찾는 이들은 “수영을 하면서 컴퓨터 하는 시간이 줄었다”고 말한다.물속에서 놀다보면 시간 가는줄 모른다는 이들 남매는 앞으로 계속 수영을 해서 물개처럼 유연하게 물살을 가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한달밖에 안됐지만 수영을 통해 친구를 사귄것도 이들에겐 기억에 남는다.“수영을 못할 줄 알았는데 강사 선생님이 친철하게 영법을 가르쳐줘 그대로 따라하면 얼마 안가서 잘하게 될 것 같다”는 이들 남매는 수영을 배우는것도 흥미롭지만 어린이들답게 물장구치고 노는 재미에 푹 빠졌다.
“지난번에는 생일 선물로 고추볶음을 받았습니다. 어머니께서 제 생일 선물을 고민하시길래 맛있게 고추볶음이나 만들어 달라고 했죠.”올 초 전주시 인사에서 덕진구청으로 자리를 옮긴 이현웅 전주덕진구청장(44). “현장 중심 행정인 구청일이 처음이라 아직은 생소한 업무 익히기에 바쁘다”는 그는 ‘맛있는 이야기’에 고추볶음과 깻잎김치를 꺼내들었다. 그가 권하는 고추볶음과 깻잎김치는 맵지 않은 고추나 깻잎에 멸치, 양파를 넣어 볶고 절인 형태. 매운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탓이다.“옛날에는 상추가 임금님 상에나 올라갈 정도로 아주 귀한 채소였다고 해요. 평소 채소류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까 고기 한 점에 상추랑 깻잎이 서너장은 필요해요.”고기 한 점을 먹어도 상추, 깻잎, 야채, 고추를 차곡차곡 싸먹는다는 이청장. 채소때문에 고기맛을 알겠냐는 타박에도 그는 채소 맛이 좋아서 고기를 먹는 거라며 응수한다. 이청장은 “채소류를 좋아하기 때문에 밥상 재료비가 별로 들지 않고, 워낙 잘 먹어 밥상 쓰레기도 별로 안나올 것”이라며 웃었다. “일 때문에 손님들을 만날 때면 주로 전주한정식을 대접합니다. 푸짐한 밥상을 보면 정성이 느껴지거든요. 참, 한정식 마무리는 콩나물죽을 권하고 싶어요. 누룽지나 밥 보다 담백하고 부담이 적거든요.”이청장은 한정식에도 깻잎김치는 꼭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번 죽는 것과 맞먹는 맛’.중국 송나라의 시인 소동파가 극찬한 것은 바로 복요리다.깊고 깔끔하다는 말, 먹어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맛이다. 복어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바로 이맘때, 살이 찌는 초겨울부터 봄이 오는 무렵까지 살이 도톰하게 오르고 맛이 가장 좋다. 또 이맘때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많이 잡힌다. 무엇보다 복어는 ‘술꾼들’에게 최고의 해장국. 복어는 각종 아미노산, 무기질, 비타민과 단백질을 다량 함유함은 물론 지방성분은 거의 없는 건강 다이어트 음식. 또 알코올과 숙취의 주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를 활성화 시켜 숙취해소와 해장에 아주 그만이다.그러나 가격이 만만치 않다. 1인분에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까지 받는다. 그러나 ‘절반 가격에 제대로 속을 풀 수 있는 곳’이 있다.군산시 영화동의 복·아구 전문점 ‘덕수궁’(대표 최영택). 3년전 월명동에서 영화동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가격을 절반으로 내렸다. 최대표(51)와 부인 김행자씨(47)가 주방과 홀을 오가며 인건비를 줄였다. 무엇보다 일정한 수요를 유지하면서 일정한 품질의 복을 공급받는 것도 이곳의 가장 큰 경쟁력. 최대표는 손질이 복잡한 복어를 직접 손질한다. 물론 비용절감차원이다. 손질을 마친 복어는 주방에서 부인에게 넘겨진다. 둘만에 확실한 분업(?)이 이뤄지고 있다.저렴한 가격 때문에 ‘혹시 맛이 떨어지는 건 아닐까’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집의 가장 큰 경쟁력은 국물맛이다. 복어는 손질 과정에 손이 많이 가지만, 정작 요리는 간단하다. 복어 자체의 담백한 맛을 살려내는 게 복요리의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멸치와 새우, 다시마로 우려낸 국물은 확실히 다르다. 국물맛이 텁텁하지 않고 맑은 맛을 내는 비결이다. 주방에서 김씨만 요리를 하기 때문에 늘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 것도 이 집을 찾는 이유중 하나다. 복요리를 찾는 사람들도 많지만 아구찜이나 대구찜, 아구탕 등도 다른 음식점보다 30%가량 저렴한 비용으로 먹을 수 있다. 최대표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값을 내렸지만 음식맛만은 뒤질 수 없다”며 “무엇보다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맛은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부 둘만 일을 보기 때문에 미리 예약하는 편이 좋다. 짧은 점심시간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덕수궁 445-6661. /군산=이성각기자 (메뉴)아구탕·복탕 6000원대구볼찜 3만원(대)아구찜 4만원(대)복찜 3만원(대)<복어에 관한 몇 가지>해장용으로 즐겨 찾는 복어는 대표적인 겨울 생선이다. 알아두면 재미있는 복어의 특성들. 놀랐을 때 배가 갑자기 커지는데 이는 물 또는 공기를 들이 마셔 배를 크게 부풀린 것이다. 마시는 물의 양이 몸무게의 4배에 이를 때도 있다. 몸은 둥글고 긴 달걀 모양이서 헤엄치는 속도는 느리다. 하지만 복어 한 마리는 성인 33명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맹독을 갖고 있다.복어가 해장에 좋은 특별한 이유는 간 기능을 강화하는 타우린이 많기 때문. 그래서 간장 해독과 숙취제거, 알코올 중독 예방에 효과가 있다. 복매운탕에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한 콩나물, 정장 작용이 있는 미나리까지 넣어 먹으니 좋을 수 밖에 없다.
“신왕초등학교는 단순히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만 한 것이 아닙니다. 6-7개 마을의 공동체 문화를 이끌어가는 현장이자 마을 사람들의 연대감을 이어주는 끈이었어요.”이 학교에서 만난 김홍업운영위원장(49)과 김진업부위원장(47)은 학교를 끝내 못지킨 자괴감과 안타까운 심경을 털어놓았다. “입학생이 한명이라도 있었으면 결코 학교를 포기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김위원장은 초등학교 폐교로 마을 사람들이 안게될 상실감을 어떻게 회복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마을 사람들은 이미 10년전부터 거론되기 시작한 학교 통폐합을 둘러싸고 숱한 곡절을 거친 터다. 한해 387명까지 이르렀던 학생수가 줄어든 것은 80년대 초반부터.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신왕은 이미 여러해전에 문을 닫았어야 옳다. “저희 부모님대에 학교가 만들어졌어요. 학교를 지을때 부모님들은 땅을 일구고 바작지게로 흙을 나르면서 기꺼이 부역에 참여했습니다. 그 애정과 고생을 알고서는 학교를 포기할 수 없었지요.”큰아들부터 막내까지 삼남매 모두 ‘신왕’ 에 보냈던 김부위원장은 학교폐교를 앞세워 인터뷰를 하는 일조차 마뜩치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교 운영위는 전날밤 늦게까지 ‘언론사 취재’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폈다. “학교 문닫는 것도 가슴아픈 일인데 뭐 자랑이라고 여기저기 내놓느냐”는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학교 폐교는 마을 사람들에게 절실한 문제였다. 신왕의 학군에 속해있는 마을은 8개. 무장면의 신촌 석동 과실재 만화리와 공음면의 신대 용수 양성 축동 등이다. 학교 운동회나 봄가을 소풍은 아이들만의 몫이 아니었다. 운동회날이면 이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돼지 잡고 음식 장만해 서로 나누며 잔치를 열었고 봄가을 소풍도 학부모들이 함께 했다.“마을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뜻있는 사람이 인수해야 하겠지요.” 학교 발전에 열정을 쏟아온 김위원장과 부위원장의 남은 소망이다.
고창 무장면 만화리 신왕초등학교를 찾아가는 길. 지난 겨울, 폭설 피해의 흔적은 농촌마을 곳곳에 남아있었다. 여러번 길을 물어 찾아간 신왕초등학교는 쓸쓸했다. 질퍽하게 젖은 넓은 운동장이 더 을씨년스러웠다. 온기 없어진 학교 건물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아주 낮게 들려왔다. 전교생이라고해야 10명. 지난해부터 입학생이 없어 2학년 유경이가 막내다. 경한이와 병남이 민경이 민이 현진이 미주까지 6학년 여섯명 아이들이 졸업하고나면 4명 아이들만 남는 이 학교는 올해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남은 아이들은 무장과 공음초등학교로 두명씩 사이좋게(?) 나누어 옮겨간다. “농어촌의 현실속에서 폐교는 이미 여러해전부터 예상되어 왔지만 정작 폐교가 정해지고나서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는 고영태 교장(56)는 교장으로 승진해 처음 부임한 이 학교의 마지막 졸업식을 지켜볼 수 밖에 없게 된 것이 마음 편치 않다고 말했다. 개교 30년 역사 추억속으로 사라지다신왕초등학교는 올해 도내에서 폐교되는 3개 초등학교 중 하나다. 10여년전부터 통폐합 대상으로 꼽혀왔지만 주민들의 ‘학교지키기’에 대한 열정으로 간신히 명맥을 이어왔다. 더이상 버틸 수 없겠다고 판단한 것은 지난해. 1학년 입학생 맥이 끊어진 현실에서 주민들의 욕심만 앞세울 수 없게 되면서부터다 고교장은 눈물 머금고 폐교를 받아들이는 의견서를 교육청에 제출하면서 학부모들은 못내 안타까워했다고 들려주었다. 안타깝기는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5학년생이 없어 4학년과 6학년을 맡고 있는 박성우교사(37)는 “학교를 지켜주지 못한 것 같아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고교장과 박교사, 2학년과 3학년을 맡고 있는 신동현교사(28)는 폐교가 결정된 지난해 초부터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신왕 30년의 기록. 마지막 졸업식을 앞두고 발간된 ‘여시뫼봉의 얼이 담긴 신왕교육 30년’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100여쪽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책으로 묶여진 이 기록은 70년대 중반, 먼거리를 걸어다니지 않고도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돼 행복해하는 마을 주민들과 지금은 30-40대 중년이 된 어른들의 어린시절이 담긴 빛바랜 흑백사진부터 26회까지의 632명 졸업생 명단까지, 이 학교의 크고 작은 역사가 고스란히 담겼다.“자료를 찾고 사진을 수집하느라 꽤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했다”는 교사들은 아이들이 성장해서도 어릴 적 꿈을 가꾸었던 초등학교의 역사를 기억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서로 사랑하고 위하며 지냈던 10명 신왕아이들신왕 아이들은 그동안 2개 교실로 나뉘어 수업을 받았다. 학생수가 줄어든 이후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수업 환경이다. 득주는 4학년이지만 같은 학년이 없어 6학년 누나 형들과 함께 공부했다. “친구가 없어 재미 없었겠다”고 말을 붙였더니 “형들과 노는 것이 더 좋았다”고 했다. 같은 교실에서 공부한 2·3학년 3명도 다르지 않다. 싸움 꽤나 했을법 한데도 서로 형제같이 지내는 학교 분위기 덕분에 아이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위할 줄 알았다. 전교생 투표로 회장이 된 전병남군(6학년)은 “어차피 중학교에 입학하면 학교를 떠나야 되지만 늘 이 자리에 있을 것 같은 학교가 없어진다니 섭섭하다”고 말했다. “그런 것 있잖아요. 나중에 어른이 되면 자기 다녔던 학교에 장학금도 주고 또 찾아오기도 하고... 그런 것도 하고 싶었는데, 이제 못하게 되었잖아요.”키는 작지만 야무진 병남이에게는 폐교의 의미가 특별했다. 눈물바다된 마지막 졸업식16일 오전 10시. 신왕초등학교 2층 급식실을 꾸며 만든 졸업식장은 끝내 울음바다가 됐다. 개교 30년 역사를 접는 농촌 초등학교의 마지막 졸업식을 지켜보려 찾아온 마을 어른들과 학부모들, 각계 인사, 취재진까지 모두가 아쉬워하는 졸업식에서 고 교장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전했다. “비록 신왕은 없어지지만 초등학교 시절에 아름다웠던 추억들을 간직하고, 늘 세상을 도와가면서 착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농촌의 아름다웠던 초등학교 하나가 이제 이름을 잃었다.
열차를 타고 Kashi - Urumqi카스에서 트루판 까지 가는 기찻길은 드넓은 타클라칸 사막의 북쪽 끝, 천산 산맥을 따라 갑니다. 사막과 산이 만나는 경계선은 천산의 물을 공급받아 드문드문 오아시스 형태의 마을이 나오고 간혹 가다가 모래사막이 나오면 철길 옆으로 이상한 구조물을 만나게 됩니다. 1m 미만의 대나무 종류의 가는 나무로 발을 엮어, 몇 겹의 울타리를 벌집처럼 철길을 따라 세워 놓은 것인데요, 워낙 규모가 장대하여 이 울타리를 보면 한숨이 다 나옵니다. 바람에 날리는 모래가 이곳에 쌓여서 더 이상 철길을 덮지 말라는 뜻인데...그곳에 쌓이는 모래를 퍼내고 관리하는 일이 끔찍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여행자는 이국의 정취에 젖어 있는 동안, 현지 사람들은 모래와 사투를 벌이고 있겠지요.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아 숙연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더 이상 사막화가 되는 땅을 막기 위해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 있었지만 역부족이라는 생각도 들고...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여 황폐화가 가속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할 거라는 건 누구나 다 알면서 당장 먹고사는 문제 앞에 내일을 생각할 틈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4시 49분, 정시에 열차가 출발했습니다. 1등 침대칸은 달랑 나 혼자 탄 듯합니다. "머야 이거... 2등칸은 표가 없다면서 혹시 매표원이 장난 친 거 아닐까?" 궁금해서 옆 칸에 건너가 보았습니다. 정말 빈자리가 없이 사람이 꽉 찼습니다. 여기가 더 재미있을 텐데... 22시간을 혼자 머하고 노나? "비포 선 라이즈"를 꿈꾼 내가 바보였습니다. 중국 열차에서 쥴리 델피를 만날 확률은 로또 복권 당첨 될 확률보다 희박할 겁니다. 만난다 해도 말이 통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진짜 문제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시원하게 창 밖 풍경을 즐기고 싶은데 모든 창이 뿌옇습니다. 사막을 달리는 열차의 차창이 깨끗하리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 된 것입니다. 이거 우짜면 좋노~. 통창이라 창을 열 수 없습니다. 답답해서 미칠 것 같군요. 화장실에 갔다가 획기적인 발견을 했습니다. 환기를 위해 작은 창 일부가 아래로 45도 쯤 열리는 겁니다. 이곳에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면 200mm 망원은 거의, 28mm 광각은 절반가량 피사체가 잡힙니다. 얏호~~ 화장실에 쭈그리고 앉아 이 사진들을 찍었습니다.^^ 차가 설 때 복무원에게 물통을 빌려 걸레를 빨아 창을 닦았더니 웃으면서 거들어 주더군요. 다음 날 아침 복무원이 내 칸의 차창을 비눗물로 닦아주었습니다. 바깥 풍경 보기가 한결 나아졌네요. "두드리라 그리하면 열리리라!"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없고... 밤이 되니 외로움만 남습니다. 넓은 침대에서 빈둥거리는 것도 한계상황에 도달하여 차라리 흔들리는 버스라면 좋겠다는 배부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라 낚시질이나 하자. 누군가 불러줄 사람을 만날 거란 기대를 하며 옆 칸으로... 또 다음 칸으로... 세 번째 칸에서 재미있는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이 친구들이 제법 큰 역에서 차가 정차할 때 맥주랑 안주를 잔뜩 사왔습니다. "야 잘됐다. 내 방은 텅텅 비었는데 거기 가서 마시자." "어딘데?" "저 쪽 란워" 일등칸에 못 간다며 손을 졌습니다. "괜찮아... 내가 가서 문 열어 놓을게 5분 후에 와라. 아무도 없어~ ." 중국 친구들은 일등칸에 와 있다는 자체가 맘에 걸리나 봅니다. 맥주를 한 병 들고 복무원에게 가서 친구들과 마셔도 되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더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문을 열어놓고 떠들었더니 복무원이 웃으며 그냥 지나갔습니다. 어차피 빈칸인데 제지를 할 필요가 없었겠지요. 그 때부터 중국 아이들도 괜찮다는 걸 알았나 봅니다. 신나게 웃고 떠들면서 맥주를 마셨습니다. 20일 이상 술을 굶었더니 맥주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좋다~~ 비싼 일등칸을 제대로 활용하여 흐뭇하고... 알딸딸하게 취기가 오르자 외롭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이 밤이 행복하게 느껴졌습니다. 열차 여행은 이래서 좋습니다. 음악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타슈쿠르칸에서 들었던 그 노래... 아~ 정말 좋습니다. 복무원에게 뛰어가 이 노래 제목이 머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칭장 꽁위엔 - "靑藏高原" 역시... 제 생각이 맞았습니다. 티벳을 뜻하는 장족의 노래입니다. 이 사진의 장소에서 "청장고원"을 들을 때의 느낌을 머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아침 해가 떠오르는 창밖의 풍경이 장난이 아닙니다. 밤새 차가 천산 산맥을 넘어 왔나 봅니다. 고도가 3,200m로 올라 와 있더군요. 혼자 이 길을 간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습니다. 저걸 꼭 기억해서 가져가야 하는데... 눈에 넣고 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풍경입니다. 카메라를 들고 화장실로 뛰어갔습니다. 열차가 지그재그로 산을 돌아 내려와서 아까 본 풍경을 다시 한 번 더 볼 수 있습니다. 문틈으로 내다보면서 닥터 지바고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저 멀리 군용 탱크를 실은 열차가 보일 때 그 생각이 더 짙어졌습니다. 이 차가 서면 분명히 붉은 기를 단 열차가 지나갈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아침 식사는 언제나 좋습니다. 묽은 흰죽 한 그릇, 달걀 하나, 만터우 한두 개, 김치 닮은 야채 한 접시. 느끼함하고는 거리가 먼 담백한 아침식사입니다. 간편하고 값도 싸고, 위에 부담도 없고... 이런 아침은 늘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겁니다. 우루무치를 들렀다가 트루판을 거쳐 란저우로 가려던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트루판을 먼저 들르고 우루무치에 가서 란저우로 직행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서... 조삼모사, 어차피 똑 같은 코스입니다. 어제 밤 일행들이 건너왔습니다. 한 시간만 지나면 트루판에 도착한다고... 카스역에서 산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술안주로 먹다 남은 죽순을 김치 삼아 함께 먹었습니다. 들고 온 과일과 과자도 나누어 먹고, 이메일 주소를 교환하고... 트루판에서 내릴 때 배낭을 들어주며 아쉬운 작별을 고했습니다. 덕분에 심심치 않게 잘 왔고, 중국 여행의 시작부터 잘 풀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흡혈형사 나도열(감독 이시명/출연 김수로/액션코미디)=루마니아 모기에 물린 비리형사가 성적으로 흥분만 하면 흡혈귀로 변한다. 못생긴 여성을 보면 원래의 인간으로 되돌아오는 비애를 아는가. 만년조연이었다 주연으로 수직상승한 김수로의 영화.△백만장자의 첫사랑(감독 김태균/출연 현빈 이연희/드라마)=10대들은 열광하고, 아저씨들은 심드렁해지는 전형적인 하이틴로맨스. 일명 ‘발렌타인데이’영화지만 현빈의 매력에 힘입어 쉽게 간판을 내리지는 않을듯.△뮌헨(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출연 에릭 바나/드라마)= 스필버그 특유의 영화적 상상력과 매끄러운 연출이 어우러져 ‘작가주의 블록버스터’의 전형을 보여준다.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낳는다’는 주제가 무거워서인지, ‘스필버그=SF대가’를 신봉하는 관객에게는 지루하다는 평가가 대세.△폭풍우 치는 밤에(감독 스기이 기사부로/애니메이션)=비를 피해 산속 오두막에 뛰어든 어린 염소와 늑대의 비밀친구이야기.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 보기에는 눈높이가 높은듯.△게이샤의 추억(감독 롭마샬/출연 장쯔이 공리 양자경/로맨스)=헐리우드 드림팀이 만든 평범한 감성드라마. 화면의 색감 만큼은 찬사를 보내도 아깝지 않다.△왕의 남자(감독 이준익/출연 감우성 정진영 강성연/드라마)=자세히 영화를 보면 부안과 고창 등 전북특유의 풍광이 느껴진다. 겨울극장가를 넘어, 이제는 한국영화의 지존이 됐다.△투사부일체(감독 김동원/출연 정준호 김상중/코미디)=‘DANGER’표지판은 ‘당거∼’, 패스포트는 여권이 아닌 양주이름! 무식한 조폭의 힘을 보여주마.△치킨 리틀(감독 마크 딘달/목소리 잭 브래프·조안 쿠삭/애니메이션)=애니메이션명가 디즈니의 첫번째 컴퓨터그래픽 장편이다. 그래도 디즈니만의 질감은 여전히 유효.
군산 선유도 해역서 조선시대 유물 220점 추가 발굴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아트컴퍼니 두루 '런어비스', 뮤지컬 불모지 전북에서 전 회차 전석 매진
사라지는 것의 쓸쓸함과 공허함…박찬웅 사진전 제35보병사단
그림에 정신을 담아내다... 미술관 솔, '해강 김규진․보정 김정회 사제 전'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하는 '조화와 공존'⋯관현맹인전통예술단,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군산 영광선교합창단, 스승‧제자가 함께하는 정기음악회 '호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