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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단체 재정확보 대책 ‘비상’

사회단체에 대한 보조금지원 운영 방법이 바뀌었다. 전북예총과 14개 시·군 문화원, 바르게살기운동본부, 새마을운동협의회 등 정부와 자치단체로부터 매년 일정액을 지원 받던 13개 특정 사회단체(관변단체)의 정액보조금 지급제도가 폐지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연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일정금액을 지원 받던 단체 중 활동 목적이 불분명하고 자체 회비 조달 능력이 없는 단체들은 자치단체 지원결정 여부에 의해 사라지는 곳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정액보조를 받던 문화단체로서는 새로운 환경을 맞은 셈이다. 전북도는 지난 8일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자율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2004년 지방예산편성 기본지침’에 따라 정액보조단체와 임의보조단체를 통합, 사회단체 보조금이 모든 민간단체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까지 정액보조단체와 수시로 신청을 받아 지급하던 시민·사회단체(임의보조단체)를 구분·지원, 특정단체 편중 지원에 따른 형평성 논란이 계속 제기되어온데다가 일부 지원 대상 단체의 형식적인 정산 등 시비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전북도의 사회단체 보조금 지원액은 16억9천1백만원(전액 도비). 지난해까지 각 해당 실·과에서 담당하던 것에서 자치행정과로 통합, 일원화한 예산이다. 전북도는 사회단체대표와 학계 인사 등 14명으로 구성된 사회단체보조금공모배분지원심의위원회를 통해 정액보조단체를 포함한 모든 민간단체에게 보조금 지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동일(또는 유사) 사업으로 보조금(국비·도비)과 관련해 타 부서에 중복 제출한 경우 심사에서 제외하고, 사업의 독창성과 전문성·경제성·파급효과·주민욕구 충족도·신청예산의 타당성·자체부담 비율의 적정성·최근의 공익활동실적 등을 반영해 심사한 후 단체별 지원액을 확정한다는 계획. 전북도 자치행정과 이영덕 사무관은 “심사위원들의 점수를 합산해 최종평균점수를 산출하는 복수평가제를 시행하고 심사위원 중 관련단체 전문가의 심사기피제도를 운영해 평가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년도 사업평가결과를 반영(신규신청단체 가점)해 과잉 청구나 지출 증빙자료 미제출, 간이 영수증 처리 등 결산이 부실한 단체는 일정기간 지원 대상에서 제외시킬 방침이며, 선정된 사업도 공익사업평가위원회에서 현지조사를 포함한 평가를 실시해 불이익을 주게 된다. 전북도의 이같은 정책 변화에 맞춰 문화예술 분야의 기존 정액보조 단체들도 새로운 방향 모색이 불가피해졌다. 회원 배가운동과 재정자립 확보 등 시대흐름과 각 단체의 특성에 맞는 활동방향을 모색해 이미지 변신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 문화예술계의 여론. 이 기회로 문화예술단체의 체질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이 사무관은 “정액보조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지침이 폐지됐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이들에 대한 지원이 완전히 끊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천5백만 원의 정액보조를 받은 전북예총의 안병두 사무처장은 “도 문예진흥기금 등 관련예산이 확정되지 않아 올해 사업을 명확하게 확정짓지 못한 상태”라며 “정액보조금이 폐지된 만큼 사업을 더 내실 있게 꾸리는 일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회단체보조금 공모 신청(문의 280-2226)은 이 달 말까지며, 결과를 4월 하순 경 전북도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한다. 전북도는 사회단체보조금 공모배분지원과 관련해 11일 오후 2시 전주 갤러리아 웨딩타운 3층 컨벤션홀에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4.03.11 23:02

故문동리 선배님 영전에

먼저 내 마음속 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의 호곡으로 선배 어른의 영전에 무릎을 꿇는다. 내가 젊음의 전반기 20년을 몸 담아 뛰던 언론계에서 이 무례와 교만의 야생마 기자를 부하로 거느리시면서도 한 마디의 꾸중이나 호통 없이도 순순히 순복하게 만드셨던 그 인격과 덕성 앞에 교개를 숙인다. 내 언론인 선배 중에서 두 세분밖에 없는 존경하는 참 어른중 한 분이기에 아쉽고 서러운 충격의 마음 가다듬고 두 손을 모아 빈다. 부디 고히 잠 드소서. 천국 가소서.생각할 수록 고인은 참으로 찾기 힘든 참 언론인(신문인)이셨다. 신문사 편집국장과 주필과 사장까지 지내신 간부 언론인이셨으면서도 언론인이 아닌 것같은 언론인이셨고 그러나 또 언론인이 아닌것같은 참 언론이셨다. 언론인에게 필요한 정확한 판단력과 분석력에 바탕한 날카로운 예견력으로 필봉을 휘두르고 편집을 지휘하시면서도 언론인의 필수 기호품이라 할 담배에 손 대지 않는 청렴거사요 이른바 기자의 티를 내기는 커녕 티 한점 묻지 않은 결백지사이셨다.어쩌면 고인의 이름인 「동리」(東籬:동쪽 울타리)는 고인의 성품 그 자체의 표현이지 싶다. 항상 떠오르는 태양만을 바라며 기다리는 동녁 울타리.. 그렇다. 유명한 시인 도연명(陶淵明)의 시귀 한 귀절이 고인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기도 하다. ‘채국동리하(採鞠東籬下) 유연견남산(悠然見南山)’. 동녘켠 울타리에 국화 꽃송이 꺾어들고 여유로이 남산을 바라보는 선비의 모습. 동리(東籬)의 다른 말이 국화라고 하니 가히 오상고절(傲霜孤節),찬 서리에도 시들음 없이 고고히 절개 지키는 국화와 같은 분이셨다는 회상을 하게된다. 서두르지 않고 화 내지 않고 탓하지 않으시면서도 우뚝 버텨 선 의인. 아니 어쩌면 차라리 청순하고 단아한 학(鶴)이라고 해야 적합할 지도 모르겠다. 용모가 서구인을 닮아 짙은 일자 눈썹에 우뚝한 매부리코와 움푹한 크고 맑은 눈. 그 눈가에 이는 잔잔한 웃음이 하얀 피부에 투영되어 시원한 바람을 몰고 다녔었다. 내 기억에 단 한번도 고함은 커녕 기침 한번 크게 지른 장면을 본 적이 없으니 호수같은 마음이었다 할까. 그렇다, 호수에 학!신문사 편집국장시절엔 날고 뛰는 젊은 기자들의 무례방자한 소란속에서도 조용히 말 없이 지켜보시며 제풀에 식고 이성으로 돌아와 정좌하기만 기다리시던 그 조용한 인내. 주필로 옮겨 앉으셔서는 한 자, 한 귀절을 다듬고 갈아 정론필직(正論筆直)이 무엇인지를 증명하시던 그 정제된 교양.하지만 고인의 진가가 제대로 인정받고 인격이 대우 받으신것은 전북의 세 신문사가 하나로 통합되어 그 사장직을 맡아 하셨을 때였다. 몇 갈래로 나눠 싸우던 주주와 경영자와 권력이 엉켜 풀어진 실타래같은 분규속에서도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군소리없이 사장으로 추대했던 그 놀라운 실력과 인격. 그리고 마침내는 혼란속에 사장자리를 숙명처럼 조용히 내놓은 뒤 하루아침에 종적을 감추다시피 칩거해 버리신 그 결백. 그 후 20여년이 지났지만 고인은 시정잡세에 그림자도 보이지 않으셨고 집안 일 한건 알림이 없으셨다.당연히 고인의 아내 사랑과 자녀교육은 타의 모범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깨끗한 남편으로 시력을 잃은 아내의 지팡이 노릇을 맡아 하시다가 슬프다! 그 아내가 먼저 저승으로 떠난 지난 1월 12일, 아내를 고이 묻고 온 그날로 고인 또한 기력을 잃고 병석에 누워버리셨다지 않은가. 아내의 사망소식도 절대로 통보하지 말라시던 고인은 자신의 죽음 앞에서도 ‘절대로 남에게 알리지 말라’고 유언하셨더란다. 끝까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피해주지 않으려는 그 고고한 영혼이 어찌 천국으로 인도되지 않으랴.국장일 때 부국장으로, 주필일 때 논설위원, 사장 때엔 편집국장으로 모시며 마음으로는 존경하면서도 행동은 묻어오던 이 무례방자한 배은의 후배가 여기 진심과 신앙의 정성으로 선배 어른의 명복을 빌어 무릎 꿇고 고개 숙인다. 영혼 편안하소서./이 호 선(언론인 문학박사)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4.03.10 23:02

2004년도 강사풀제 사업, 301개 초·중·고 혜택

올해 전북지역 3백1개의 초·중·고교에 국악·연극·영화의 전문인력이 직접 방문해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한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5일 2004년도 강사풀제 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는 전국 4천2백24개교(국악 3천8백55개교, 연극 2백69개교, 영화 1백개교)에 각 분야별 전문강사 1천1백2명이 파견된다. 전북지역 해당학교는 국악분야가 2백86개교(초등 2백13개교·중등 73개교)이며, 강사파견 대상학교와 연극교육 시범학교로 나뉘어진 연극분야는 각각 11개교(초등 1개교·중등 4개교·고등 6개교)와 3개교(삼례초등·군산남중·전주여상) 등 14개교다. 올해 신설된 영화분야는 단 1개 학교(전주여울초등)만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전북은 국악분야에 고등학교의 신청이 전혀 없어 국악의 본향이란 말이 무색해졌으며, 영상산업 육성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북도와 전주시의 방침과 달리 영상분야의 신청학교도 단 1개 학교에 그쳤다. 강사풀제는 학교 문화예술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예술 전공자와 관련 전문가들의 교육현장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 문화부는 지난 2000년부터 국악강사를, 2002년부터 연극강사를 일선 학교에 파견했으며 올해부터 영화분야 전문강사를 신설, 총 3개 분야의 전문 강사를 교수법 등 현장 교육에 필요한 실무 연수를 거쳐 초·중·고에 파견한다. 올해는 8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국악 60억원(국고 30억, 지방비 30억), 연극 20억원, 영화 15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문광부는 이후 연극 부문 대상 학교를 3백38개교까지 확대하며, 일선 학교 교사들을 위한 연수프로그램을 마련해 교사들의 문화예술 분야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영화교과에 대한 논의가 아직 정리되지 않고 있는데다, 실제 운영상의 미숙함과 강사 선정과정의 투명성 확보 등 운영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문광부는 문화예술교육과의 신설에 따라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종합계획 연구, 문화예술교육진흥법 제정,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설립, 관련 법령 및 제도 개선 등 앞으로 문화예술교육의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각종 연구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4.03.10 23:02

‘메이드 인 전북, 전북을 세계로’

KBS 전주방송총국(총국장 오태수) 특집 프로그램 ‘메이드 인 전북, 전북을 세계로’ 홍보단이 전북을 대표하는 상품들을 들고 10일과 11일 광주와 부산을 차례로 방문한다.이번 홍보에 동행하는 전북 명품들은 달콤쌉싸름한 고창의 복분자주·전주 이강주,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임실 치즈·매운 맛이 눈물을 쏙 빼놓는 순창 고추장, 고풍스런 전주 태극선 등. ‘광주 상륙 이벤트’ ‘오 광주 퍼포먼스’등 거리 공연으로 시작되는 10일 광주 홍보투어는 전주 합죽선이 추가로 따라나선다. 11일 부산 홍보투어는 ‘전북을 세계로’이벤트를 비롯해 김제 지평선쌀 시식회와 쌀 무료 배포 행사가 이어진다.락그룹 노스텔지어의 ‘오 광주’ ‘돌아와요 부산항에’ 공연과 행위예술가 심홍재의 퍼포먼스 ‘첫구멍’ ‘신주단지’, 개그맨 홍석우의 ‘개그전북’도 맛깔나게 펼쳐진다.3단계 계획으로 전북 명품 알리기에 나선 홍보단은 1단계 한반도 남부지역 광주·부산을 거쳐, 2단계 대구·대전(6월 중), 3단계 수원·서울(9월 중)을 방문한다.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북명품선정위원회가 선정한 전북명품 33선을 세계적인 상품으로 확인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전북이 자랑하는 유·무형 상품을 홍보하기 위한 이번 홍보투어는 19일 오전 11시(KBS1TV)부터 3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KBS전주 연중기획 ‘메이드 인 전북, 전북을 세계로’ 프로그램에 방송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3.09 23:02

[옛 문서의 향기]조선시대 교육, 과거(2)

요즘은 국가가 주관하는 시험에서 답안지를 돌려받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그렇지 않았다. 제출된 답안지는 채점을 거친 후 반드시 응시자에게 되돌려졌다. 오늘날 과지(科紙)라고 부르는 조선시대 과거 답안지를 개인들이 소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제부터 한 유생이 과거에 응시하고 시험지를 돌려받기까지 과정을 따라가 볼까 한다. 임실에 사는 심진표(沈鎭杓)는 나이가 26살이다. 그는 그동안 몇 차례 과거에 응시했지만 운이 없었다. 을유년 5월 13일 증광진사시(增廣進士試)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는 이번에는 좋은 결과를 얻어야겠다고 굳게 다짐하였다. 시험 볼 차비를 하여 길을 떠난 뒤 그가 시험장소에 도착한 것은 5월 1일이었다. 이렇게 일찍 올라온 이유는 시험이 있기 열흘 전에 본인이 준비한 시험지의 우측 상단에 그 자신은 물론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외할아버지 등 사조(四祖)의 인적사항을 적어 담당 관청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관련사무를 맡고 있던 관리가 그 내용을 검토하고 과거응시에 대한 결격사유 여부를 살펴본 뒤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시험지를 그에게 돌려주었다. 시험을 치르기까지 열흘 남짓 동안 그는 과거에 응시하러 온 다른 유생들과 함께 과거를 준비하면서 겪었던 이런 저런 일들과, 이번 진사시에 어떤 시제(試題)가 나올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의견을 교환하였다. 마침내 시험날이 되었다. 그는 아침 일찍 일어나 시험에 갈 준비를 하였다. 시험장으로 들어서는데 문앞에서 관리들이 옷과 소지품을 검사하였다. 이를 통과하여 들어가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자신들이 준비해 온 벼루에 먹을 갈고 있었다. 가운데 자리가 비어 있어서 얼른 들어가 앉아 시험 볼 준비를 했다. 조금 지나자 시험관이 들어와 시제를 게시하였다. '덕이 만물을 생육하고 키운다(陽常居大夏以生育長養爲事)'는 내용의 제목이었다. 그는 머리를 싸매고 답안지를 작성한 뒤 옆을 돌아다 보았다. 다른 응시자들이 끙끙거리며 답안을 적고 있었다. 그는 이번 시험에서 비교적 만족할 만한 답안을 작성하여 편한 마음으로 시험장을 나올 수 있었다. 시험이 끝나자 시험관들이 시험지를 거두어 들였다. 이렇게 거두어 들인 답안지는 서리들이 붉은 글씨로 베껴 쓴 다음 시험관에게 넘겨졌다. 혹시라도 시험관이 응시자들의 필체를 알아보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였다. 이때 심진표가 쓴 답안지를 평가한 것은 정규회(丁奎會)라는 관리였다. 며칠 뒤 합격자 발표가 있었고 시권(시험답안지)이 심진표에게 전해였다. 심진표가 합격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온마을은 축제의 분위기가 되었고 그의 부모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시험답안지를 왜 돌려 주었을까 ? 평가에 대한 자신감인지 모르겠지만, 시험과 평가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지금 뒤돌아볼 일이다./이병규, 전북대 박물관 고문서팀, 원광대 강사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4.03.09 23:02

5년째 자원봉사 참여하는 서하나씨

“4년동안 가장 큰 사건요?! 2002년 영화제 때 남자친구랑 같이 자원봉사를 했었는데, 이 남자가 같은 팀에 있던 다른 여자랑 눈이 맞은 거 있죠.”한 해도 거르지 않고 전주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만 벌써 다섯번째인 서하나씨(23·쓰리디컴넷 디자이너). ‘배신감’과 ‘치욕스러움’에 치를 떨게했던 아픈 추억을 안긴 전주국제영화제에 그는 또다시 참여한다. “자봉도 중독되는 것 같아요. 남을 돕는 일, 쓰레기 줍는 일 등 생활 속에서는 하고 싶어도 부끄러워서 못했던 일들을 영화제를 통해 실천하다 보니 봉사의 참맛을 알게되는 것 같아요.”첫해 서씨는 우연히 포스터를 보고 자원봉사자에 도전했었다. 물론 영화제 자원봉사 경험이 영화 관련 직업을 갖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흑심’도 있었다. 외국어 실력이 ‘조금’ 부족한 탓에, 그동안 그가 거친 분야는 사랑방·티켓팅·상영장 등. 올해는 또다시 티켓팅을 맡게됐다. 표만 팔면 되는 쉬운 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티켓팅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사람과 돈을 동시에 상대하는 일이라 만만치 않다. 깎아달라 떼 쓰는 사람부터 무작정 재밌는 영화를 추천해 달라는 사람, 추천 영화가 끝난 후 왜 재미가 없냐며 따지러 오는 사람까지, 티켓 부스 앞은 언제나 복잡하다. 그러나 “어느새 사람 대하는 노하우가 생겼다”는 ‘자봉 5년차’ 서씨는 오히려 “영화 추천해 주려면 프로그램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여유롭다. “가끔 혼자서 전주국제영화제 실무자인 것으로 착각할 때가 있어요. 애정 덕분이겠죠. 자원봉사 첫해에는 대학 새내기였는데, 올해는 직장 새내기잖아요.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웃는 얼굴로 열심히 하려구요.”입사한 지 한 달된 신입사원 서씨는 일 익히기에도 바쁘지만 마음씨 좋은 사장님 배려로 이번 영화제도 무사히 치를 수 있게됐다.전주국제영화제 첫해부터 다섯해를 맞는 2004년까지, ‘전주국제영화제의 산 증인’ 서씨의 눈부신 활약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3.08 23:02

폭설뚫고 전국서 온 250여명, 전주영화제 자원봉사자 교육

찬바람 사이로 눈꽃이 하나 둘 날리던 날, 샛노란 꿈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노란 점퍼’의 신화, 제5회 전주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 전체교육이 6일 오후 2시 전주시청 강당에서 있었다.작년 영화제에서 보여준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상과 올해 열린 자원봉사자 심사 장면을 담은 영상물. 2백50여명의 또랑또랑한 눈망울이 한 곳으로 쏠렸다. 플룻을 연주하는 고상한 지원자나 ‘체면은 저리 가라’ 막춤을 선보인 지원자들 모두 자신의 모습이 스크린에 나올 때마다 여기저기서 쑥스러운 웃음을 터뜨려 첫 만남의 어색함을 풀었다.제1회 영화제 자원봉사자 매니저 박영란씨는 영화제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선배 자원봉사자들의 속내어린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자원봉사자들은 “힘들때면 영화제를 통해 내가 얻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물어라”는 당부를 가슴 속에 새겼다.전체스탭 소개와 팀별 만남이 이어진 이날 전체교육은 서울·대전·부산 등지 자원봉사자들이 최악의 폭설을 뚫고 전주 입성에 성공해 더욱 반가운 자리였다.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 스무살 막내들부터 일흔다섯의 ‘최고 형님’ 신현용씨(게스트 서비스)까지 설레임과 유쾌함으로 4월 찾아올 전주국제영화제를 준비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4.03.08 23:02

판소리 공연장 찾은 키르키즈스탄 교환학생 아나라·아미나룰씨

“영어가 서툴러서 어떤 내용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노래하는 분의 음성과 표정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인 무대였어요. 몇 번 더 들으면 내용도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눈발이 세차게 흩날리던 5일 오후 7시 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경업당. 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가 마련한 ‘판소리 영문자막 시연 및 현대어 개작 판소리 시연회’에서 유달리 초롱한 눈망울로 공연을 지켜보고 있던 아나라(23·전북대 경제학과)·아미나룰씨(21·전북대 교육학과). 자신들의 모국어로 대화하는 것을 엿듣지 않았다면 자칫 한국인인 줄 알았다. 이들은 두 달 전 중앙 아시아 북부에 있는 나라인 키르키즈스탄에서 교환학생으로 전북대에 유학온 꿈많은 20대. 한국에서 공부하며 한국어를 전공하는 것이 꿈이었다는 이들은 키르키즈스탄 동양대학교에서 3년간 한국어를 배워 이미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한국어에 능숙하다. “판소리 선율이 고향을 떠올리게 할 만큼 친근하게 느껴졌다”는 이들은 영어는 잘 하지 못하지만 무엇을 뜻하는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판소리를 처음 접한 것은 지난 2월 설날 무렵. TV를 통해 들었던 판소리는 ‘마나스’를 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줘 큰 여운을 남겼다. 마나스는 ‘고무르’(기타보다 작은 발현악기)라는 전통악기를 어깨에 두르고 손가락으로 줄을 뜯으며 노래를 부르는 키르키즈스탄 고유의 전통음악. 아나라씨는 “오늘 본 판소리 공연은 TV로 봤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다”며 “앞으로 판소리 공연장을 자주 찾아야겠다”고 말했다. 아미나룰씨도 “한국에 머무르는 시간은 짧지만 기회가 되면 한국 전통음악인 판소리를 듣는 것뿐 아니라 배워서 고국에 알리고 싶다”며 판소리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을 묻기도 했다. 전북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들은 오는 9월 고국으로 돌아간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4.03.08 23:02

판소리 영어자막·현대어 개작 시연회

김연 명창의 소리와 주봉신 명인의 북장단으로 흥보 내외가 박을 탄다. ‘요순 시절 태평 노인 나 정도나 먹었으며, 배부르고 등 따순들 나 정도나 즐겼던가 (중략) 형제는 원망도 화도 없다. 어이 그리 모르는가…’. 소리꾼의 발림과 아니리, 고수의 추임새가 워낙 좋은 탓에 웃음보와 눈물샘에 흥이 절로 난다. ‘강구노인 함포고복 날만치나 먹었으며, 엽피남묘 전준지회 날만치나 먹고 즐기든가’나 ‘형제는 불장노 불숙원을 어이 그리 모르는가’ 식의 한시나 고사성어·한자어 사설이 우리말로 바뀌어 불리는 소리여서 내용을 알아듣기도 쉽다. 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 판소리연구단이 마련한 ‘판소리 영문자막 시연 및 현대어 개작 판소리 시연회’가 5일 오후 7시 전주전통문화센터 경업당에서 열렸다. 한국학술진흥재단 기초학문 육성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판소리 사설의 채록 정리 주석 번역 및 실용화시스템 개발에 관한 연구’ 두 번째 보고회다. 지난해 5월 영문자막을 선보인 첫 번째 보고회처럼 각 대학에서 강의하는 외국인 강사나 미국·베트남·키르키즈스탄 등 외국인 교환학생, 판소리연구자, 판소리 매니아들로 객석은 발디딜 틈 없이 찼다. 영문자막 스크린을 배경으로 젊은 소리꾼 장문희가 박봉술 바디 적벽가 중 ‘군사 설움 대목’을 불렀고, 김연 명창은 김연수 바디 흥보가 중 ‘흥보 박타는 대목’을 현대어 사설 판소리로 바꿔 불렀다. 낯선 현대어 사설 초연이 떨리기도 했을테지만 김연은 무르익은 발림으로 예전보다 더 흥이 나 소리를 풀며 좌중을 휘어잡았다. 하지만 기대가 커진 탓인지 이번 보고회를 앞세운 판소리 현대화에의 주문도 적지 않았다. 보고회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주최측은 “창자와 청중을 배려해 쉬운 부분으로 준비했다”고 했지만 현대어로 개작된 사설 ‘흥보 박타는 대목’은 의태어·의성어가 많고, 다른 사설들에 비해 그다지 한자투가 많지 않아 굳이 현대어 개작사설의 예로 선보이기에는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 또랑광대의 새 판소리 등 현대어로 개작된 사설의 갈 길도 여럿있다는 사실은 소리꾼들의 반응으로 증명되었다. 이 날 참석한 이일주 명창은 “뜻을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어 객석에서 이해하기 쉽겠다”면서도 “스승(김연수)이 오랜 소리길을 통해 남긴 사설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보였다. 한 참석자는 “판소리 현대어 사설의 의미는 현재까지 불리던 판소리 사설과 현대어 사설이 교체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존하며 각각의 향유층을 늘려나가는 것이어야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군산대 최동현 교수는 “판소리 사설을 현대어로 바꾸는 작업은 거의 끝냈지만 완벽하게 번역된 상태가 아니고, 원문과 번역물의 차이도 있다”며 “쌓여진 자료를 바탕으로 판소리전문가와 영문학자, 문학인 등의 지속적인 감수를 받아 예술성을 갖춘 사설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시간이 갈수록 계속 늘어갔던 이 날 객석의 풍경. 변화를 꾀하는 21세기 판소리의 여정은 충분한 가능성이 엿보였다. 판소리 현대어 사설 공연에 참가한 키르키즈스탄 교환학생 “영어가 서툴어서 어떤 내용인지 잘 알 수는 없었지만, 노래하는 분의 소리와 표정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인 무대였어요. 몇 번 더 들으면 내용도 알아 들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두 달 전 키르키즈스탄 교환학생으로 전북대와 인연을 맺은 아나라씨(23·전북대 경제학과)와 아미나룰씨(21·전북대 교육학과). “키르키즈스탄 동양대학교에서 3년간 한국어를 배웠다”는 두 사람은 “판소리 선율이 고향을 떠올리게 할 만큼 친근하게 느껴졌다”고 익숙한 한국어로 대답했다. 판소리를 처음 접한 것은 지난 2월 설날 무렵. TV를 통해 듣게된 판소리는 ‘마나스’를 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줘 큰 여운을 남겼다. 마나스는 ‘고무르’라는 전통악기를 기타처럼 어깨에 띠를 두르고 손으로 줄을 치며 노래를 부르는 키르키즈스탄의 전통음악. 두 사람 모두 “한국에 머무르는 시간은 짧지만 기회가 되면 한국 전통음악인 판소리를 듣는 것뿐 아니라 배워가고 싶다”며 판소리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을 물기도 했다. 현재 전북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들은 오는 9월 고국으로 돌아간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4.03.08 23:02

[아침명상]그림퍼즐

어린이들의 지능을 개발하기 위한 그림퍼즐이 있습니다. 그림퍼즐은 여러 개의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그림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조각들을 알맞게 맞추어 전체적인 그림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그림조각 가운데 어떤 조각은 그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루기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어떤 조각은 그림의 배경으로 쓰이기에 그다지 쓸모없는 것처럼 보이며, 없어도 그만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쓸모없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조각이 없으면 완성된 그림이 될 수 없습니다. 비록 하찮은 것처럼 보일지라도 전체적인 그림을 구성하는 데에는 모든 조각이 꼭 필요합니다. 때문에 각 조각들은 나름대로 모두가 소중하고 귀한 것입니다.그림퍼즐을 만든 이는 사랑과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여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에 필요한 조각을 알맞은 모양으로 만들어 그림퍼즐을 만들었습니다. 때문에 비록 하찮게 보일지라도 모든 조각들은 대단히 소중한 것입니다.이 세상도 하나의 그림퍼즐과 같습니다. 창조주 하느님께서는 열정과 사랑을 가지고 세상을 만드셨습니다. 그래서 세상을 창조하신 후 “참 좋다.”라고 여러 번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만드신 세상의 모든 것을 귀하게 여기십니다. 하찮은 티끌이나 돌멩이까지도 소중히 여기십니다. 더욱이 사람은 당신의 모습대로 만드셨기에(창세 1,27) “머리카락까지도 낱낱이 다 세어 두실”(마태 10,30) 정도로 소중히 여기십니다.비록 내가 부나 학식, 명예나 지위 등 아무 것도 가지지 못했을지라도 나는 세상이라는 그림퍼즐을 완성하는 데에 꼭 필요한 조각입니다. 설사 나 스스로는 자신을 무가치하고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세상을 창조하신 창조주 하느님께 있어서는 나는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하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자신의 소중함과 고귀함을 생각하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합니다./경규봉(전주 중앙주교좌성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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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4.03.06 23:02

소리축제 체제재편 시급, 갈 길이 멀다

신임 조직위원장과 조직위원을 선임한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가 새 국면을 맞았지만 총감독 선임과 사무국 개편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아 보다 적극적으로 축제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직위는 지난 27일 2004년도 임시 조직위원총회를 열고 남원출신 국악인 안숙선씨(55·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를 신임 조직위원장으로 선출한데 이어,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조직위원을 확정하고 올해 축제 준비를 위한 본격적인 체제구축에 나섰다. 올해 소리축제의 실질적인 준비 작업이 시작된 셈이다. 그러나 사무국 계약직 공채 직원 12명 중 10명이 12일로 계약 완료된 데다 총감독 선임을 위한 심의위원도 구성돼 있지 않아 소리축제 사무국은 여전히 공황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직위는 4일과 5일 총감독 선임을 위한 심의위원 구성을 논의하고, 빠른 시일 내에 총감독을 선임하는 등 조직을 새롭게 꾸리겠다는 방침이지만 총감독 선임과 사무국 개편이 이루어진다해도 이미 10월로 예정되어 있는 소리축제 개최까지는 준비기간이 촉박하다. 예년의 예로 본다면 대략적인 프로그램이 확정되어 있던 시기. 때문에 모든 관심은 신임 안숙선조직위원장의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안위원장은 총회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선정된 판소리를 매개로 다양한 소리를 찾고 그 특성을 접목해 전통문화를 보존해 나가겠다”며 소리축제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동안 줄곧 논란을 빚어왔던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바로 찾겠다는 의지다. 특히 총감독의 권한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조직위원장과 총감독의 관계도 원만하게 정립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직위원장의 의지가 있다해도 소리축제 조직위와 도의 관계가 분명하게 설정되지 않은 어정쩡한 상황에서 소리축제의 방향을 찾고 정체성을 살리는 일은 요원하다고 말한다. 문화예술계는 안숙선 명창의 조직위원장 선임에 대해서도 줄곧 나돌았던 전북도의 ‘명창 내정설’이 확인됐다는 분위기다. 특히 조직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일었던 임시총회의 비상식적인 회의 절차나 합리적이지 못한 조직위원 구성 등 소리축제를 주도하고 있는 전북도의 불투명한 업무 처리에는 비난이 높다. 실제로 이날 총회 이후 일부 조직위원들이 사퇴했거나, 회의 절차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조직위원들이 적지 않아 후유증도 예상된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사퇴를 밝힌 조직위원은 소리축제를 추진하고 중심에 서왔던 판소리 연구가 최동현교수(군산대)와 문치상 전 도립국악원장. 당초 위촉을 의뢰했던 조직위원 중에서도 일부는 조직위원 참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예술인은 “안명창의 세계적인 명망성과 예술적 역량이 소리축제를 보다 새롭게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없진 않지만 과연 조직위원장의 직분에 적임자였는가 의문이 있고, 절차상의 문제도 분명히 있다”며 “현재의 상황에서는 전북도가 조직위를 독립된 민간전문기구로 인정, 효율적인 운영을 보장하리란 기대를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4.03.0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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