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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문화행사] 김정수 체전문화행사 추진기획단장

"지역 주민은 축제의 완성을 위한 소품이 아니라, 축제들이 지역 주민들의 삶과 감성을 위해 기능하는 것입니다” 지난 9일 전국체전 경축 전야제를 통해 도내 예술단의 역량을 전국에 알린 제84회 전국체전문화행사 추진기획단 김정수 단장(43·도립국악원 공연기획실장 겸 상임연출)의 철학은 '사람이 중심'. "진정 아름다운 축제는 축제를 향유할 사람들을 사랑할 때 만들어진다”며 어떤 축제든 사람이 중심에 있어야 하고, 사람냄새 없는 축제나 사람들을 위하지 않는 축제는 축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전야제를 도내 예술단으로만 구성하는 등 도민의 참여를 대폭 늘린 것도 이 때문이다. 전국체전을 계기로 도내 예술인들의 역량을 자랑하겠다는 포부. 그래서 이번 행사에서 전국 시·도의 민속예술단과 전북의 우수 문화예술단체들이 함께 하는 공간으로 연출한 경기장 주변문화행사에 가장 주목한단다. 이 무대를 통해 "전북의 삶과 문화를 널리 알리고 전라북도와 전국을 잇는 문화예술의 가교역할 수행할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축제는 크게 세 공간. 우리네 정겨움을 그대로 담은 소품과 그 멋을 한층 더해줄 예술단의 무대가 전주한옥마을에서 펼쳐지고, 젊은 예술인들이 참여해 신선한 미래 도시를 엿보일 걷고싶은 거리, 전국 시·도 민속예술단이 함께 하는 대동한마당은 전주종합경기장 주변 문화행사에서 연출된다. "'공간'자체가 행사의 중심입니다. 새로운 도심의 풍광을 연출할 이번 행사는 뿌리깊은 천년도시 전주와 약동하는 젊음·신선한 미래도시 전주의 문화 이미지를 경험할 것입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0.11 23:02

[전국체전:문화행사] '페이스페인팅&차향기 봉사대'

"페이스 페인팅도 하고 은은한 차향기도 즐기세요!”전주종합경기장 입구 전라북도 종합안내소에 자리잡은 전주공업대학 산업디자인과 '페이스 페인팅& 차향기 봉사대'(지도교수 고웅상).1학년 학생들이 4∼5명씩 번갈아가며 봉사활동에 참여, 경기장을 찾은 아이들의 얼굴에 형형색색의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준다. 지난해 월드컵때와는 달리 어린이들뿐 아니라 아주머니와 할머니까지 얼굴을 내민다는 게 자원봉사 학생들의 설명이다.또 이곳에서는 전북대 평생교육원 다도 전담교수인 김동희씨가 직접 녹차를 대접한다.페이스 페인팅은 물론 차도 무료. 경기장을 찾은 도내·외 선수단과 관중들에게 인심을 전하면서 어느새 가장 인기있는 부스가 되고 있다. 고웅상 교수는 "내년 체전 개최지인 충청북도 공무원들이 방문, 깊은 관심을 보였다”면서 "얼굴에 그림을 그려주고 또 차를 대접하면서 상대방과 직접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봉사활동”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봉사대는 전주월드컵대회 당시 관중들에게 페이스 페인팅 봉사활동을 실시, 인기를 모았다. 월드컵 이후에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쳤고 최근에는 고교수의 부인이기도 한 김동희씨가 가세, 페이스 페인팅에 차향기를 보탰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3.10.11 23:02

국립전주박물관 기획특별전 '수몰된 옛 사람의 흔적 용담'

계절이 되면 저혼자 피고 지던 논둑길 들꽃들도 집 앞마당 감나무도 물에 잠겼다. 번듯하진 않았지만 손때묻은 정으로 치자면 아깝지 않은 것 하나 없는 세간살이도, 대물려 온 문접옥답도 모두 잠겼다. 삶의 자취는 오간데 없고 물만 넘치는 그 자리. '용담댐'을 유물로 만난다.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형식)이 가을 기획특별전으로 마련한 '수몰된 옛 사람의 흔적 龍潭'이 9일부터 11월 16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용담댐이 세워진 수몰지역 안에서 발굴된 유물들이 전시되는 자리다. 이주가 시작된지 10년째. 사람들이 떠난 진안의 크고 작은 마을들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기억으로만 만날 수 있는 그 자리에 옛사람들이 남겨놓은 유물은 유일한 삶의 자취다. 전시유물은 지난 1995년부터 2001년까지 모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던 조사로 발굴 된 것들. 구석기시대의 문화층, 신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의 집터, 돌널무덤, 고인돌과 밭, 삼국시대의 돌덧널무덤과 토성, 고려이후의 움무덤와 돌덧널무덤 등에서 출토된 유물들이다. 눈길을 끄는 유물들이 적지 않지만 전북지역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구석기시대 유적인 진그늘의 유물은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의 길이로만도 그 의미가 크다. 몸돌과 슴베찌르개, 밀개, 돌날 등 다양한 종류의 석기로 만나는 구석기시대를 지나면 네모난 문양을 새긴 빗살무늬토기의 아름다움이 신석기 문화사를 전한다. 청동기 시대의 유적인 여의곡은 당시 학계의 큰 관심을 모았던 지역. 고인돌 덮개돌을 운반한 흔적과 넓은 밭이 조사되면서 당대의 사회상을 밝혀내는 자료적 가치가 높게 평가되었던 곳이다. 삼국시대의 유적인 황산고분군과 백제토기와 대가야토기가 함께 출토된 와정토성은 역사의 흔적이 더 흥미롭다. 신라문화의 영향을 보여주는 승금유적과 고려이후의 유물이 쏟아져나온 수천리 유적은 보다 친근하다. 시대별로 진행되는 전시형식은 이지역 문화사를 정리한 공간. 다양한 유물을 한자리 모아 전시하는 의미 뿐 아니라 한 지역의 문화가 발생기부터 소멸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양상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김재홍학예연구사는 "지난해 조사 보고서가 완간된데 이어진 유물전은 용담댐의 역사를 정리하는 의미와 함께 90년대 전북지방의 발굴수준을 가늠하는 계가 된다"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에는 용담댐의 자취를 화폭에 담아온 진안출신 한국화가 김학곤씨의 기록화도 함께 전시됐다. 그 스스로 수몰민이기도 한 김씨의 그림은 입지적 특성과 자연적 환경, 유적의 형성과정의 이해에 새로운 통로가 된다. 역시 진안출신인 여태명씨의 화제가 덧붙여져 예술작품인 동시에 학술자료로서의 가치를 담고 있다.그러나 아쉬움이 없지 않다. 유물로 만나는 유적의 역사성이 크게 다가오는 전시의 한편에 민속이나 근현대사가 숨쉬는 보다 생생한 공간이 빠져 있는 탓이다. 김재홍씨는 "당초 발굴이후의 상황이나 실향민들이 남긴 삶의 자취를 보다 생생하게 전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했었으나 움직일 수 있는 것은 흩어지고, 움직일 수 없는 것은 물속에 남아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아쉽게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이 유물들은 기획전이 끝난 이후 상설전시실로 옮겨져 전시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3.10.10 23:02

전국체전기간 문화행사 풍성

전국체전이 열리는 일주일동안 전주에서는 시민들을 유혹하는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마련된다. 전국체전문화행사추진기획단이 준비한 공연과 설치작품, 전주한옥마을 마임축제, 전주를 묵향의 도시로 물들이고 있는 제4회 세계서예비엔날레, 퍼포머들의 행위예술을 엿보는 행위예술제 등이다. 또 전주의 문화공간에서도 다채로운 공연과 전시회가 시민들을 기다린다. 전국체전문화행사추진기획단은 15일까지 태조로·걷고싶은 거리·덕진경기장 등 전주시 일원에서 도시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할 문화행사를 준비했다. 도내 프로와 아마추어 예술인들이 대거 출연해 신나는 대동한마당을 연출한다. 경기·충남·제주 등 각 도를 대표하는 예술단도 가세한다. ◇전주한옥마을 마임축제11일부터 15일까지 전주한옥마을 일대와 걷고싶은 거리(전주 고사동)에서 열린다. 한국적 정서와 전통의 맛을 살린 축제다. 삶과 예술이 살아 숨쉬는 공간에서 보여줄 국내·외 16개 팀의 몸짓 퍼포먼스는 고정된 시각의 예술 범위를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행위예술제11일 전주 전동성당 앞마당에서 열릴 행위예술제도 놓치면 후회할 공간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북예술회관·국립전주박물관·강암서예관 전시실은 20개국 1천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제4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장 최승범)로 시민을 만나고 있다. 한·중·일 3국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본전시를 비롯한 특별전과 풍성한 부대행사가 함께 한다. 11일 서예심리치료와 12일 무료 가훈써주기 행사가 소리전당 전시실에서 열린다. ◇대중음악과 연극 그리고 판소리모악당에서는 가수 패티김이 한국가요와 함께 한 삶을 노래할 '패티김 45주년 기념 전국투어'(11일 오후 4시와 7시)를 갖는다.12일 오후 6시에는 팝페라 가수 이지(IZZY)가 매혹적인 목소리로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 크로스오버를 들려준다. 전국체전의 성공적인 폐막을 기념할 정읍시립정읍사국악단의 '가무악극 정읍사'(15일 오후 7시)도 같은 무대에 마련됐다. 소리전당 연지홀은 전북의 대표극단 창작극회가 유생 이석용의 삶을 그린 '선비 그리고 칼'(11일 오후7시/12일 오후4시·7시), 전북대학교 무용학과와 CDP현대무용단의 '벽'(14일 7시), 전북피아노듀오협회의 정기연주회(15일 7시 30분)가 열린다. 전북예술회관 공연장에서는 15일 오후 7시 30분 정영찬 호른독주회가 특별한 함성을 준비하고 있다. 전통문화센터는 이순단 명창과 그의 제자들이 엮는 '해설이 있는 판소리'(10일·14일 오후7시30분)로 전주의 풍류를 알리고, 한벽예술단이 전국체전의 '흥'(11일·12일 오후7시30분)을 돋운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0.10 23:02

마당 포럼…특화된 문화산업 성장 '행동' 필요

전주시의 문화영상산업 미래를 조명하는 포럼이 열렸다. 8일 오후 7시, 사단법인 마당(이사장 정웅기)이 주최한 수요포럼에서 전주정보영상진흥원 이규창 원장은 '전주영상산업에 대한 몇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발제했다. 이원장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처럼 영상산업은 지역혁신시스템 없이 단순한 사업 구상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며, 영상산업의 성장을 위한 주요과제로 지역혁신시스템이 우선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내 다양한 주체들이 영상산업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상호작용하고 협력함으로써 형성되는 지역혁신시스템이 우선되어야 지역내 관련된 기반 산업부터 대학, 공공기관들 간의 효과적인 네트워크의 구축이 이뤄진다는 것이다.전주 영상산업의 비전을 제시한 이원장은 전주영상산업의 키워드로 엔터테인먼트로의 영역 확대와 비즈니스맨과 글로벌 시장 겨냥을 내세웠다. 그 예로 외국 유명 대학의 영상산업관련 프로젝트를 연계하는 모델을 보여주기도 했다. 참석자들의 의견도 다양했다. "지역 문화산업이 비슷해 경쟁자가 많다”며 "전주만의 특화된 문화 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지역보다 먼저 시행하는 '행동'이 필요하다”(조법종 우석대 교수), "기획력과 과감한 추진력이 오히려 문화자산을 왜곡시킬 수 있다. 서두르기보다는 순서를 밟아가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한다”(이종민, 전북대교수), "전주의 전통문화와 영상이 결합할 때 전주 영상산업의 힘이 나온다”(김건, 전북대 영상사업단)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원장의 지적재산권 서비스센터 설립 제안에 김병철씨(친구만들기 모바일 NITEL)를 비롯한 참가자들은 "캐릭터나 지적 재산권 소유 문제로 상품 자체를 만들지 못하는 현실”을 들어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이 날 포럼은 전주 영상산업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지만, 현실에 대한 진단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사회는 이재규씨(시민행동21 대표)가 맡았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3.10.10 23:02

창작극회, 정기공연 '선비 그리고 칼'

독립운동사의 첫머리를 장식한 의병 항쟁은 그 자체의 역사적 가치만이 아니라, 그 불 뿜는 투쟁정신과 전통이 뒤를 이었던 모든 독립운동을 불러일으킨 선구가 되었던 것에 더 큰 의의가 있다. 일제 강점기, 호남 최대 규모의 의병을 이끌며 민족봉기에 앞장섰던 임실출신 정재(精齋) 이석용(李錫庸·1878∼1914) 의병장. 그의 삶은 의로운 학자로서의 모습도 보여준다…. 창작극회의 제106번째 정기공연작품 '선비 그리고 칼'(임정용 작, 류경호 연출)은 이석용 의병장과 주변인물들의 업적을 소재로 옛 선열들의 자주독립 정신을 기리고자 한 작품이다. 11일 오후 7시와 12일 오후 4시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관람포인트는 1900년대 초반, 조선을 둘러싼 전체주의 국가들에 대한 유쾌한 풍자. 중견연극인 조민철씨가 주인공 이석용 의병장 역할을 맡아 1년 2개월만에 무대 복귀식을 갖고, 김기홍, 류영규, 박상원, 이덕형, 배건재, 홍석찬, 김영주, 정경선, 서형화, 권오현, 이혜지, 김정영, 이병옥, 박규현씨 등이 출연한다. 남자배우가 귀한 도내 연극계의 현황에서 출연진 대부분이 남자인 '특별한' 작품이다. 2003 전라북도 무대공연 지원작품. 문의 063)282-1810 http://www.drama.toro.co.kr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0.10 23:02

[교육] 박동수 전주대 산학협력단장

"지역공동체와 함께하는 대학으로서 학내 연구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민·관·산·학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지역발전에 앞장 설 계획입니다” 전주대 산학협력단 박동수 단장(사회과학부 교수)은 "지방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혁신체제가 구축돼야 하고, 그 중심 역할을 대학의 산학협력단이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대학내 산학협력단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달 19일 공포, 시행에 들어간 '산업교육진흥법 시행령 중 개정령'에 따른 것. 법령에 따르면 각 대학들은 특허를 비롯한 지적재산권 취득 및 사용과 기술 이전·학교기업 등 교내 수익사업을 총괄하는 독립법인인 산학협력단을 총장 소속으로 설치할 수 있고, 산학협력단은 모든 수입과 지출을 자체 회계 처리·관리하게 된다.이에따라 전주대는 지난달 22일 도내 대학중 가장 먼저 총장 직속기관으로 산학협력단을 출범시켰다.이 대학 산학협력단을 이끌게 된 박교수는 주요 업무로 △교수들의 연구비 지원및 관리와 △학내 연구소를 통한 외부 용역수주 △창업보육센터및 중소기업센터 운영 △기술혁신센터(TIC) 운영등을 들었다.박교수는 특히 "지난해 교수 1인당 3.63편의 논문을 중앙학술지등에 게재했을 정도로 학내 연구역량이 뛰어나다”며 "구성원들의 연구역량을 더욱 강화, 지역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그는 또 산업체와의 계약에 의한 직업교육훈련과정 운영과 이공계 교육과정의 산업교육인증제 확대 시행·협력연구소 설치와 신기술 개발·지적재산권 관리등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박교수가 산학협력단 차원에서 무엇보다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내년 3월부터 설립이 가능한 학교기업이다. 그는 "특정학과 또는 교육과정과 연계, 물품 제조·판매및 용역제공을 통해 학교 수익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신기술등 타 대학과 중복되지 않는 분야를 특성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대학내에서 사회과학대학장과 행정대학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지방자치연구소장을 겸하고 있는 박교수는 한국행정학회 이사와 한국지방자치학회 이사·전북지방자치학회장을 맡아 대외 학술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각종 위원회 활동으로는 지방행정연구원 자문위원과 전북도 도시계획위원을 역임, 현재 전북도 투자심사위원·행정정보공개 심의위원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지방자치행정 분야 권위자인 박교수는 또 전북수필문학회장을 역임한 문인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저서로는 수필집 4권과 '지방자치이야기'·'지방자치의 이해'등이 있으며 전라북도 문화상(학술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10.09 23:02

때론 진지하게 때론 우스꽝스럽게…한옥마을 마임축제

인간의 말은 몇 가지 정해진 의미밖에 담을 수 없지만, 몸짓은 다르다. 외국어를 몰라도 머뭇거릴 필요가 없는 이유는 '바디랭귀지'라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 몸짓으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도 있고, 다른 사물이 될 수도 있다.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몸짓은 그래서 자유롭다. 전통을 그대로 담고있는 전주 한옥마을에 서면 시간을 초월한 느낌, '지금'을 벗어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마임과 한옥마을은 닮아있다. 한국적 정서와 전통의 맛을 살린 전주한옥마을마임축제(위원장 최경식)가 11일부터 15일까지 전주한옥마을 일대와 걷고싶은 거리(전주 고사동)에서 열린다. 전북예술회관에서 제5회 한국마임페스티발이 열렸던 1993년 11월 이후 10여년만에 맥을 잇는 셈이다. 달란트연극마을·전국체전문화행사기획단 주관. 축제기간 한옥마을을 찾는 마이머들은 국내·외 16개팀. 프랑스 마임극단'르노'와 일본인 미찌로, 한국마임협의회 조성진 회장(㈔거리문화시민연대 대표)과 유흥영 전 회장(극단 사다리 예술감독), 이탈리아극단'로프'에서 활동한 김원범, 영국 에띠엔 드크루 마임학교를 졸업하고 그곳에서 극단생활을 했던 윤종연(극단 몸꼴 대표), 강한 메시지 전달로 각인된 타이거백, 가수 이은미의 콘서트에 '네츄럴'게스트로 참여해 이름난 고재경, 퍼포먼스'효순, 미선'으로 알려진 극단'유정', 춘천마임축제 무대에서 익숙하게 봤던 김봉석·유철민·강정균·현대철 등이 참가해 철학적인 메시지부터 일상에서 누구나 겪었을 황당한 사연들을 코믹하게 구성한 작품까지 다양한 마임의 세계로 인도한다. 전주에서 열린 이런저런 축제무대에서 만났던 김현철·손삼명·이두성·이태건·홍창종도 삐에로와 저글링 공연 등으로 다시 전주관객을 찾는다. 판소리 구음에 마임을 접목한 무대를 보여줄 소리꾼 김경호(도립국악원 창극단 단원)와 현장휘호를 보여줄 서(書)예술가 김진성은 이번 마임축제의 특별게스트. 조지훈의 시'승무'에서 얻은 영감을 가감 없이 보여줄 김봉석의 '나빌레라'와 윤효중의 목조작품 '물동이를 인 여인'을 바탕으로 미술작품에게 '동작'을 줄 극단 유정의 '정(情)'은 특히 눈여겨볼 만 하다. 프랑스극단'르노'의 전통마임 저글링과 우리 색을 가미한 김현철씨의 저글링을 비교해 감상하는 것도 이번 마임축제의 특별한 재미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무대는 무형문화재 남사당줄타기 이수자인 권원태씨(안산시립예술단 단원)의 '남사당패의 줄타기'. 축제가 많은 이 지역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공연이다. 삶과 예술이 살아 숨쉬는 공간에서 열릴 몸짓 퍼포먼스는 우리에게 고정돼있던 예술의 범위를 넓혀줄 예정. 그들의 몸짓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말을 걸고, 말보다 더 많은 감정을 담을 손짓과 표정으로 섬세하고 진지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전주공예품전시관 주변과 '걷고싶은 거리'에서 펼치는 19회의 공연은 무료이며, 교동다원과 다문찻집에서 열리는 10회의 유료공연은 '사랑티켓'(일반 5천원·학생 2천원)으로 구입할 수 있다. 문의 063) 287-1118 http://koreamime.imanito.net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0.09 23:02

전북 양대 문인단체, 바둑으로 '진검승부'

전북문인협회(회장 소재호)와 전북작가회의(회장 김용택)가 친선바둑대회를 연다. 11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전주한옥생활체험관. 몇 년 전부터 포석을 깔았지만 유야 무야 됐던 행사인데다 문인협회와 작가회의의 공식적인 첫 만남이자 대결(?)이라는 점에서 묘한 관심이 모아진다. 전북문인협회는 김남곤 전북예총회장(시인)을 필두로 허소라(시인)·이목윤(시인)·심재기(아동문학)·형문창씨(소설가) 등 10여명이 몸을 풀고 있고, 전북작가회의는 천이두 고문(시인)을 필두로 정양(시인)·전정구(평론가)·이병천(소설가)·박두규(시인)·안도현씨(시인)가 대표선수로 나섰다. 알음알음한 실력으로는 작가회의 천이두 고문이 최고수. 서너 알을 잡고 둔다고 해도 맞설 상대가 없어 대결을 피하는 형국이다. 이번 대회는 단체전이 아니라 개인전. 대진 운에 따라 대회의 볼거리도 달라진다. 대회의 관심사는 각 단체의 중진급인 형문창 소설가와 안도현 시인의 대결. 급수는 형씨가 조금 위로 알려졌지만, 전국의 문인들을 상대로 '필살기'를 쌓아온 안씨의 실력도 만만치 않다고. 참가자 대부분 우승자에게 내건 '조훈현 구단이 친필 사인한 바둑판'을 걸고 '진검승부'를 펼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바둑협회 전북지회도 심판을 자청하고 적극 나섰다. 바둑에 문외한인 다른 회원들을 위해 장기·오목·알까기 등 다양한 번외경기도 열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0.09 23:02

[이희중의 문학편지] 문학과 담배에 대한 단상

글쓰는 사람들 중에 애연가가 많은 것은 확실하다. 웬 만한 자리에서는 공공연히 담배 피는 일이 금기처럼 되어서, 담배 한 가치를 빼어 물려면 주위 눈치부터 살펴야 하는 이 '흉흉한' 세상에, 흡연가가 항상 다수인 집단은 글꾼들의 모임 말고 별로 없을 것이다.'담배 끊으세요'라는 말은, 듣는 사람의 건강을 위하는 사랑 넘치는 충고에서 나아가, 말하는 자신의 건강을 해치지 말라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요구가 되었다. 아이나 어른이나 이 말을 하기에 망설임이 없다. 그런데도 글쓰는 사람의 흡연에 대해서는 아주 너그럽다. 여기에는 모종의 양해 사항이 있는 듯하다. 이는 문학하는 사람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고정관념 또는 환상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간혹 텔레비전 드라마에 글쓰는 사람이 등장하는데, 그들은 예외 없이 담배를 물고 있다. 그리고는 부수수한 머리로 책상 앞에 앉아 원고지를 구겨서 집어던진다. 이 짧은 장면이 우리들이 가진 작가, 시인이 글쓰는 모습의 전형이다. 요즘 대부분의 글꾼들은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해 글을 쓰므로 원고지를 구겨서 버리는 따위의 물자 낭비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담배는 여전히 많은 글꾼들이 아낀다. 글꾼들의 흡연에 대한 고정관념에는 글꾼들 스스로도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나는 20여년째 담배를 피운다. 그러나 애연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냥 담배를 피울 뿐이다. 대부분의 흡연자들처럼 호기심에서 배웠고 끊을 이유가 없어서 계속 피워왔다. 나는 이 나쁜 습관을 글쓰는 일로 변명하고 싶지는 않다. 요컨대 나는 많은 중독자들과 같은 이유로 담배를 피우고 있으며 때로 건강에 대해 걱정하지만 글을 쓰기 때문에 담배를 계속 피워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온 세상이 흡연자를 구박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으며, 의사와 과학자들은 담배가 지닌 긍정적인 연구결과는 숨기고, 나쁜 쪽만 과장하고 있다고 나는 가끔 농담을 한다. 이러다가 흡연자와 비흡연자들이 나뉘어 전쟁을 벌일지 모르겠다고도 가끔 생각한다. 아무에게나 담배 끊으라고 덤비는 사람들의 단순 논리도 우습지만, 글쓰는 사람은 담배를 피워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우습다. 언젠가 본 금연 캠페인 다큐멘터리에서, '담배에 포함된 독소에 의해 죽을 병에 걸리는 체질의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체질의 사람이 있는데, 미리 알 수 없으므로 담배는 피우지 않는 것이 좋다'는 과학의 권고도 우습다. 금연의 중요한 논리는 미래의 건강이다. 모범적인 시민은 미래의 건강을 오늘의 건강보다 더 걱정해 마땅하다. 그들은 미래를 위해 적금을 붓는 사람들이다. 그 말이 맞다면 흡연자들은 미래를 불확실한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된다. 글쓰는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일말의 허무주의와 회의주의를 공유한다. 이 회의적 사고는 '밝고 건강한 미래' 같은 유의 표어를 체질적으로 거부하게 한다. 담배까지 끊고 미래의 건강을 준비한 사람이 전혀 다른 이유로 세상을 일찍 하직하는 것을 보면서 흡연자들은 자위한다. 그들은 사람들이 하지 말라고 하면 더하는 유의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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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0.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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