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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있는 책읽기] 아동문학가 이오덕

온통 남의 말과 글의 홍수에 떠밀려 사는 오늘, 굳이 내일이 한글날이란 핑계가 아니더라도 지난 8월 세상을 떠난 이오덕 선생이 그리워진다. 어려운 세월을 살면서도 언제나 꼿꼿하고 정직한 사람으로 평가받은 선생은 우리 민족의 얼은 올바른 말과 글에 달려있다는 한 가지 믿음을 늦춘 적 없었고, 교육자·아동문학가·우리말 운동가로서 한결같은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의 버팀목이 돼 주었다. 우리가 그 어떤 일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외국말과 그 말 법에서 벗어나 우리말을 살리는 일. 21세기를 사는 우리가 여전히 '우리글 바로쓰기'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선생은 책머리에 "말을 마음대로 마구 토해 내는 사람, 그렇게 토해 내는 말들이 모두 살아 있는 구수한 우리말이 되어 있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반갑다”고 적었다. 이런 사람의 말에서 비로소 잊었던 고향으로, 우리의 넋이 깃들인 세계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완고한 한글 전용론자'가 아니었다. 우리말에 대한 그의 고집은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정신이 담긴 우리말”일 경우에만 적용된다. 우리말로 써도 될 것을 구태여 한자말이나 서양말로 쓰지 말자는 것이 선생의 주장인 셈이다. 선생이 청소년을 위해 쓴 '무엇을 어떻게 쓸까'와 교사·학부모를 위해 쓴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는 "우리말을 살려 쓰는 것이 바른 삶을 찾는 방법”이며, "참된 사람을 기르는 방법은 글쓰기 교육”이라고 믿는 저자의 생각이 올곧게 담겨 있다. 선생을 교육사상가로도 일컫는 까닭은 처음 마음을 끝까지 가져가면서 실천하는 자세에서 나타난다. 특히 그의 교육철학을 뭉뚱그린 '참교육으로 가는 길'을 통해 본 참교육의 고갱이는 '겨레교육'. 선생이 교육현장에서 있었던 당시에 쓴 '이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삶과 믿음의 교실''삶을 가꾸는 글쓰기교육''이 땅에 살아갈 아이들 위해' 등을 통해 그가 얼마나 잘못된 교육풍토를 바로잡으려 고민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70년대 출판한 '시 정신과 유희 정신''일하는 아이들''우리도 크면 농부가 되겠지'와 80년대 '어린이를 지키는 문학' 등은 절판돼 찾기 힘들지만 도서관에서 간혹 발견할 수 있다. 선생은 많은 책을 썼지만, 아쉽게도 그의 책을 살갑게 읽은 사람은 많지 않았던 모양이다. 헌 책방을 뒤적이다 행운을 발견하는 일이 쉽지 않다. '개구리 울던 마을'은 선생의 주요 작품을 모은 시선집. 가난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생활과 자연의 아름다움, 평화를 바라는 마음, 잘못된 사회와 교육 환경에서 아이들 생활이 빗나가는 모습을 마음 아프게 여기는 심정, 참됨을 정직하게 말하고 아이들 앞날에 꿈을 보여주는 시편들이 담겨 있다. 따르고 싶은 어른이 드문 이 시대. 또 한 분의 어르신이 우리 곁을 떠나신 것에 안타깝고 허전한 마음 감출 길 없다. 부디 영면하소서.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0.08 23:02

[새로나온 책] 옛 책의 한글판본/윤형두 등

△ 옛 책의 한글판본/윤형두지음한글이 나타난 옛 문헌 36종을 선별해 본문 사진과 해설을 곁들였다. 저자는 1446년 반포된 '훈민정음'에서 하늘을 의미했던 '·'가 '용비어천가'·'월인석보'에는 막대형 획으로 변형돼 표시된 것을 사진 비교를 통해 밝혀, 창제 당시부터 '·'는 원본의 의미일 뿐 실제 사용은 막대형 획의 사용을 허용했음을 드러냈다. 범우사 펴냄/9천원.△사람이 다르잖아요/장세진지음문학·영화의 평론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장세진씨(전주공고 교사)의 스물 다섯 번째 책이다. '교단을 떠날 각오하고 쓴 교육개혁 비판''학교가 무너져야 나라가 산다''나도 잡아가라'에 이은 '학교 살리기'연작의 4부다. 저자는 "대부분이 '씹는' 이야기이고, '까는' 소리들이지만, 독자들이 후련하거나 통쾌한 기분은 맛볼 것으로 확신”한단다. 신아출판사 펴냄/8천5백원△비키니를 입은 공룡/홍종화지음제목부터 웃음을 자아낸다. 현실을 바라보는 작가의 장난기 있는 시선과 빠른 전개가 페이지를 쉽게 넘기게 하지만, 불륜·혼외정사·스와핑·매매춘 등 성과 관련된 인간의 욕망이 넘쳐흐르는 현대사회의 비극을 그린 이 소설은 침울하다. 부안출신인 저자는 2002년 문예지'문학과의식'여름호에서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도서출판 찬섬 펴냄/9천원.△부안에 살고 있는 姓氏考/양만정 지음향토문화연구회장을 지낸 양만정씨의 역작이다. 부안저널에 만3년6개월 동안 1백36회에 걸쳐 연재한 부안의 성씨에 관한 자료들을 모아 펴낸것. 왕족이나 귀족계급에 국한되었던 성씨가 대중에 퍼지기까지 배경과 성씨의 유래와 역사가 담겨있다. 부안에 살고 있는 58성의 배출인물들을 비롯, 성씨의 개관을 성씨별 인구수, 부안출신 과거합격자 등의 수치자료를 근거로 요약했다. 한 가족의 가계를 나타내는 것에 그치지않고, 부안의 씨족사를 그림처럼 보여주는 역사자료. 부안저널사 펴냄/1만5천원.△천재의 방식 스프레차투라 이탈리아말인 스프레차투라(sprezzatura)의 원뜻은 '거만하게 굴다'. 르네상스기를 거치면서 '힘든 일을 쉽고 세련되게'하는 '천재의 방식'을 지칭하는 말로 진화했다. 이 책은 신화와 우화의 보고 오비디우스, 서방 수도전통의 아버지 성 베네딕도, 사실주의 문학의 선구자 보카치오, 인간예술의 축도 미켈란젤로 등 이탈리아 역사에 나타난 천재 50명을 선별해 그들의 스프레차투라를 말한다. 서해문집 펴냄/1만8천9백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10.08 23:02

[문학소식] 문예연구 신인문학상 추인환·이명화씨 당선 등

문예연구 신인문학상 추인환·이명화씨 당선지난 6월 시집'개불알 풀꽃'을 펴낸 추인환씨(순창북중·고등학교 교사)와 행촌수필문학회 회원인 이명화씨(대한생명 전주지점 전북F.P영업소 대표)가 제29회 문예연구 신인문학상 시부문과 수필부문에 각각 당선됐다. 당선작은 시'비 갠 후'외 3편과 수필'어미니'. 문예연구는 심사평을 통해 '추씨의 시편들은 어조와 시적 비유에 활력과 참신성이 돋보여 시를 읽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이씨의 작품은 적절한 비유와 설득력 있는 예화를 활용해 수필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 시부문의 심재숙씨와 소설부문의 이윤진씨도 당선의 영예를 누렸다.2003최명희청년문학상 당선작 발표전북대신문사와 혼불기념사업회가 공동 주최하는 '2003 최명희청년문학상'당선작품이 발표됐다. 소설 부문은 김보현군(대학부·서강대 인문학부 1년)의 '옻나무'와 전아리양(고등부·서울 이화여고 2년)의 '쌔미이야기', 시 부문은 정 훈군(대학부·전남대 국문과 2년)의 '입석'과 유인선양(고등부·경기 과천여고 1년)의 '구워내는 말'이다. 올해 응모작품은 지난해에 비해 40여명 늘어난 2백63명의 7백68편. 심사위원들은 "응모작품 모두 실험적이기보다는 평범한 내용과 형식이었지만 수준 높은 작품들이었다”며 "문단의 굵직한 신인상 마감이 겹쳤음에도 작품이 대거 출품돼 최명희청년문학상이 청년들 사이에 '진검승부의 장'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심사는 소설에 송하춘(고려대 교수)·임명진(전북대 교수)·이병천(소설가)·김병용(백제예술대 교수)씨가, 시부문은 최승범(심사위원장, 시인)·전정구(전북대 교수)·박남준(시인)·안도현씨(시인)가 맡았다. 시상식은 최명희 선생의 기일인 12월 11일 제3회 혼불문학제와 함께 열린다.전북대 국문과 백일장전북대학교 국어국문과가 주관하는 제4회 전국고교백일장이 25일 전북대 인문대학 1호관에서 열린다. 참가분야는 운문과 산문. 대상 및 우수상 수상자는 전북대 대학입학전형(수시모집) '문학 특기자 분야'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학교장 및 국어과 교사의 추천을 받은 학생이면 참가할 수 있다. 20일부터 23일까지 우편과 팩스 인터넷 이메일 등을 이용 접수하면된다. 대회신청서는 http://www.korean.chonbuk.ac.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이 날 행사에서는 김윤식 교수(명지대 석좌교수)의 특강도 함께 열린다. 문의 063) 270-3166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10.08 23:02

시인이 치유못할 상처…최형시인의 새시집 '들길'

원로시인 최형선생(75)이 모처럼 시집을 냈다. 서사시집 '다시 푸른 겨울'에 이어지는 '들길'(신아출판사)이다. 시집의 시편들은 10여년의 세월을 안고 있다. 시인은 "서사시집 '다시 푸른 겨울'에 끼어들지 못한 시편들을 모아냈으니 근작들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고 말한다. 76편 그의 시들은 예전의 시에 비해 한결 소리 낮추어져 있지만 여전히 '푸른' 빛이고 뜨겁다. 자청해 교직에서 물러난지 20년. 익산 용동면의 시골집에 칩거해 창작에 전념하면서도 민주화와 관련된 싸움현장에서 여전히 청년으로 살아온 그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사회 현실에 가하는 비판, 농촌의 암울한 풍경을 향한 절박함, 확연한 역사의식이 관통하는 이 시들은 시인이 치유할 수 없는 상처이자,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다. 단정하지만 여운이 깊은 시들의 존재는 고통스러운 역사를 기꺼이 자신의 것으로 껴안는 시인의 고행을 그대로 보여준다. '눈 덮인 들을 걷는다. 논두렁 밭두렁도 지워지고 들을 누벼나간 강줄기 허연데 억새풀 동둑만 둥두렷이 이어졌다.-중략- 억새풀은 눈 속에 엎디어 비록 흐린 날일수록 꽁꽁 추울수록 되레 환한 빛을 안고 눈 덮인 들을 걷는 것이다./들길4' 치열한 운동의 현장에서 가쁜 숨쉬며 목소리 높였던 노시인이 숨 고르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시인은 '역사에 대한 각성과 그 각성 끝에 얻은 낙관과 기대감'으로 서정성 짙은 '들길' 연작을 얻었을 터였다. 1부와 2부가 사회와 개인적 삶에 대한 비판과 성찰의 의식이라면, 3부는 역사에 대한 그의 신념이 그대로 살아나는 영역이다. 시인은 이러한 특성을 살려 비교적 비판적이거나, 좀더 긍정적 시각의 서정적인 것, 그리고 저항적이고 투쟁적인 것들을 나누어 엮었다. 독자들을 위한 배려라고 했다.시인은 저항적인 시를 '사나운 것들'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그의 시에서 사나운 시와 사납지 않은 시의 경계는 없다. 현실에 역사에, 그리고 삶을 향해 한결같이 깨어있는 그의 시들은 개인적 성찰을 통해 생명을 얻은 것들. 그러나 그 생명은 사적인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곧 최동현시인의 말처럼 '민족적 보편성을 획득'하는,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함께 안을 수 밖에 없는 그런 상처이고 각성이다. "시골에서 자란 나로서는 이제 내 진짜 삶터를 찾아돌린 시늉이다. 그런 시골살이다. 땀 흘릴 수 있는 젊음이 가버린 것만 허전하다.”고 말하는 시인은 "몸이 부실해지니 창작도 예전 같지 않다”지만 사회변혁을 위한 뜨거운 현장에 나서는 일만은 지금도 미뤄놓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파장의 호박잎처럼 내놓았다'는 시인의 시들은 우리에게 역사를 일깨우고,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그것은 때로 절망이지만 종국에는 희망이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3.10.08 23:02

이순단 명창과 그의 제자들 '해설이 있는 판소리'

10월 한달 이순단 명창(56, 전북도립국악원 교수)과 그의 제자들이 '해설이 있는 판소리'(전주전통문화센터 시민교육관 경업당 오후 7시 30분) 무대에 오른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소릿제도 많이 개작되고 있지만, '고집스럽다' 할 정도로 정통소리의 길을 걷고있는 이명창의 소리를 대물림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다. 그는 남성적 성격이 강하고 힘있는 통성으로 부르는 소릿제인 '박유전-박녹주-박송희'로 이어지는 동편제 '흥보가'의 맥을 잇고 있는 명창. 장월중선 오정숙 박송희 명창을 사사했으며 도지정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다. 도립국악원 예술감독을 역임한 고 은희진 명창이 남편. 부부명창으로 활동, 관심을 모아왔다. 그의 무대는 10일. '흥보가'대신 춘향가 눈대목 '춘향이와 이도령 이별하는 대목'(고수 주봉신)을 부른다. 그에 앞선 7일에는 제자 이자람씨(25·서울대 음악대학원 재학)가 '춘향가'를, 14일에는 문명숙씨(32·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가 '심청가'를, 17일에는 이정택씨(53가 '흥보가'를 부른다. 마지막 무대인 24일에는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장원출신 명창 송재영씨(44·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 부단장)가 '심청가' 중 '심봉사 탄식하는 대목'과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부른다.최동현 교수(군산대 국문과)가 해설을 맡아 판소리 이해를 도와주며, 조용수 김형태 권혁대 조용안씨가 장단을 맡는다. 문의 063) 280-7042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3.10.07 23:02

옛 조상의 숨결이 되살아나는 전통공예전

전라북도 전승공예연구회(회장 김종연)의 회원전이 7일부터 13일까지 전주 공예품전시관에서 열린다. 전통의 멋과 장인(匠人)들의 치열한 정신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전북전승공예연구회는 "전통공예의 활성화와 계승 발전을 위한 마음”으로 만나 지난 96년 겨울에 창립한 단체. 이후 전통공예를 선보이는 자리를 해마다 열어왔다. 올해 전시는 일곱번째.한지, 자수, 목공예, 천연염색 등 17개 분야에 한 명씩 장인들이 모여 시작했지만 지금은 고문위원을 포함해 22명 회원이 연구회를 꾸려가고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명장·명인은 20명. 전시작품도 특별하다. 옛것의 재현을 위해 고증작업을 철저하게 거쳐 완성된 작품들이다. 특히 올해 전시에서는 천년 전 사라진 악기 '공후'를 만날 수 있다. '공후'는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노래 '공무도하가'의 전설을 담고있는 신비한 소리를 담고 있는 악기다. 자료가 부족해 줄의 선택이나 형태에 있어 고민이 많았지만, 고수환 명장이 문헌을 토대로 재현한 것이다. 고운 선과 바탕에 아름다운 산수화 한 폭을 옮겨놓은 '합죽선', 부처의 기품과 마음이 닮고 싶어지는 '석불'도 전시된다. 그 밖에도 매끈하게 깎고 섬세하게 새긴 공예품, 한 뜸 한 뜸 정성을 수놓은 자수와 침선 등 현대적 변형보다는 전통을 그대로 잇고있는 작품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운다. 모두 장인들의 예술혼과 손 끝에서 나오는 솜씨가 합쳐져 완성된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에 '생장생항아리 오리목'을 내놓은 김종연 회장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독특한 문화를 지키는 일은 중요하다”며 "회원들 모두가 그런 사명감으로 기능을 지켜가고 있다”고 말했다.세월 속에 사라지지않고 지금껏 전해져온 전승공예처럼, 유난히 비가 잦았던 지난 여름 축축한 습기를 이겨낸 50여점의 작품이 옛 조상의 숨결처럼 조용히 관객을 맞는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3.10.07 23:02

가을날의 뜨락음악회, 나팔꽃 전주 무대

'좋은 시에 노래가 흐르고 좋은 노래에 시가 숨어 있다' 이름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시인과 가수들이 운치있는 가을무대를 선사한다. 우리 시와 노래의 만남을 꿈꾸는 시노래모임 '나팔꽃'의 전주연주회. 월간 문화예술전문지 '문화저널'이 창간 16주년을 기념해 여는 '가을날의 뜨락음악회'가 초대한 무대다. (10일 오후 7시 국립전주박물관) '원래 한 몸에서 출발한 시와 노래를 다시 하나로 연결시켜 보자'며 1999년 봄에 만들어진 '나팔꽃'은 '왕나팔' 김용택 시인을 비롯해 정호승·도종환·안도현·유종화 시인과 작곡가이자 가수들인 백창우·김원중·김현성·배경희·류형선·홍순관·이지상·이수진·안치환 등 '실력파'들이 함께 한다. '잘 만난' 시노래로 시가 시집 밖으로 걸어 나오고 노래가 좀 더 깊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나팔꽃'의 씨앗. 이들은 '작게 낮게 느리게'를 내세웠다. 세칭 잘 나가는 사람들의 방식과는 정반대다. 시에는 리듬을, 노래에는 서정성을 회복시켜 줌으로써 따뜻한 감동을 주는 것이 이들이 함께 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나팔꽃'은 독자로부터 자꾸만 멀어지고 있는 시를 어떻게 하면 독자에게 친근감을 갖게 해줄 것인지 고심해온 사람들이 만들어낸 해법 중 하나다. 이들이 부르는 '시노래'는 자연과의 조화, 천천히 돌아보는 세상과 나, 사람을 따뜻하게 보듬는 마음, 아이들의 웃음소리, 느린 평화와 조촐한 행복이 가득 담겨 있다. 이날 뜨락음악회에서는 임실의 낮은 산들과 작은 굽이로 돌아가는 강을 닮은 시인 김용택, 한이 어리듯 아름다운 살풀이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시인 박남준, 전래·창작동요를 음반과 책으로 내고 있는 시인이자 가수·작곡가인 백창우, 광주항쟁의 이름으로 열리는 공연에서는 언제나 맨 앞에 서 있는 가수 김원중, 노래하는 사회주의자 홍순관, 이 시대에 드문 여성 싱어송라이터 이수진씨 등이 함께 한다. 1997년 '국악과 실내악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첫 발을 내디딘 '가을날의 뜨락음악회'는 흉흉한 세상, 노래가 된 시와 시가 된 노래들이 한데 어울려 지친 마음을 어르고 삶의 온기를 되살리는 무대. 뜻을 함께 하는 시민들의 후원과 정성으로 만들어지는 이 무대는 희망과 고통, 사랑과 어려움을 함께 나눠 보듬는 의미가 살갑게 다가온다. 회를 거듭하면서 국악과 클래식의 접목, 팝과 클래식의 조화, 재즈의 선율, 등 다양한 형태의 방향성을 모색하며 생활 속 공연문화의 정체성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무대를 주관하는 마당의 김승민 실장은 "뜨락음악회는 생활문화의 정착이라는 의의에서 출발했다”며 "정장한 사람들만이 폐쇄된 공간에서 향유하는 문화예술이 아니라, 가족의 손잡고, 슬리퍼를 신었지만 편안한 옷차림으로, 생활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문화예술의 참 의미를 되찾아 가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시의 정신과 노래의 몸이, 시의 몸과 노래의 정신이 만나 하나가 되고, 그런 시와 노래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적시고 때로 힘차게 때론 조용히 혹은 뜨겁게 울려 퍼지는 '좋은 시'와 '좋은 노래'가 그득한 세상. 가을 바람이 굳이 등을 떠밀지 않더라도 국립전주박물관 뜨락으로 슬쩍 발걸음을 옮겨보자. 문의 063)273-4823∼4 /기자 toro@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0.07 23:02

[소리축제] 취재 뒷이야기 '강지사, 황급히 퇴장한 사연' 등

2003전주세계소리축제가 9일동안의 소리여행을 마쳤다. 지난달 26일의 전야제부터 5일 폐막식에 이르기까지 짧지 않은 여정 뒤에 숨겨진 이야기가 적지 않다. 특별취재팀으로 소리축제 현장에 있었던 본사 기자들의 취재수첩에 담긴 파편들을 모았다. ◇ 악재 하나는 '불같은 태양''청명한 하늘''찜통더위''잦은 소나기''태풍 루사' 등은 역대 소리축제의 일등공신이기도 했고, 악재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가을 한 복판에 열린 2003소리축제는 '불같은 태양'이 의외의 악재였다. 이 때문에 오전 11시부터 열렸던 '미지의 소리를 찾아서-실크로드' 공연이 갑자기 오후 3시로 옮겨지는 해프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 여름에 열린 지난해에는 어떻게 공연을 했었는지, 모두들 궁금하다. ◇ 강지사, 황급히 퇴장한 사연창작판소리사습대회 출연자들의 갈라콘서트가 열린 폐막식 현장. 참가자 이규호씨가 '똥바다'를 열창하면서 '이런 놈''저런 놈'즉석에서 사설을 개작하며 몰아오니 관객들이 모두 박장대소. 갑자기 관객들을 긴장시킨 결정적인 순간은 이 때였다. "주민들이 싫다고 하는데도 위도에 방폐장 건설하려고 하는 놈도 똥”. 폐막식장에 참석해있던 강현욱 도지사는 이 순서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자리를 떴다. 객석에서 나온 말은 '하필∼'.◇ 통역은 어디에? 올해 소리축제에 참가한 나라는 20개국. 통역은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 등 몇 가지 언어에 불과해다. 우즈베키스탄 공연단의 경우, 통역자가 없어 러시아어를 하는 단원 한 사람이 러시아어와 우즈베키스탄어로 번갈아 가며 통역을 해줬다. 통역만으로도 소리축제의 세계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 말 많은 사습대회 올해 처음 시작한 창작판소리 사습대회는 참가자 6명뿐. 산조예술제의 '또랑강대'와 비슷한 컨셉과 시상금 규모 축소(1천만원에서 7백만원으로) 등 이런저런 사연도 많았는데, 시상식 당일 당초 5월 설명회에서는 1등·2등·3등으로 칭했던 수상자들의 이름을 '으뜸광대''버금광대''딸림광대''아차광대'라고 이름 붙여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걱정. ◇ 공연단은 공연만 하고 돌아가면 끝? 지난해도 그랬지만 이미 공연을 끝낸 단체들을 다른 공연의 객석에서 만나는 일은 어려웠다. 축제는 함께 즐기는 것. 공연이 끝났다고 곧 돌아가 버린다면 축제의 진정한 의미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그리고 그들의 기억에 소리축제는 어떻게 남아 있을까.◇ 시립예술단 노조, 전단지 배포 전주시립예술단노동조합이 소리축제가 열리는 동안 '예술인의 미소'라는 제목의 전단을 뿌려 주목받았다. 전야제와 개막식, 소리전당 로비 등에서 배포한 이 전단은 오디션제도 개선과 연봉제 폐지를 주장하는 내용. 그러나 대부분의 관객들은 "왜 전주시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도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와서 뿌리는 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남의 잔치 분위기 흐려놓는 일이 아니냐는 비판도 비등했다. ◇ 황병기는 없었다 1일과 2일 오후 10시 소리전당 명인홀에서 열린 '황병기와 나효신 만남'에서는 황병기씨가 참석하지 않아 많은 관객들이 실망. 축제 홈페이지나 안내책자 등에 연주단을 따로 소개하면서도 정작 '황병기씨의 연주는 없다'는 언급이 없어 같은 기획무대의 연주자들이 직접 무대에 서는 것 처럼, 황씨의 연주를 기대했던 것. 황씨는 소리축제 공연이 있던 2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기자회견장은 도내 기자들만 독식 축제기간 매일 두 세 건의 기자회견이 열렸던 기자회견장. 당초 언론사들의 활발한 취재를 기대했겠지만 국악방송과 문화관련 잡지사 기자들이 한 두 번 참가한 것을 제외하곤 대부분 도내 일간지와 방송사 기자들만 참석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소리축제가 여전히 전북권에 맴돌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 예였다. ◇ 평가는 없다올해 소리축제는 외부평가가 없어 평가공청회도 없을 전망이다. 원인은 평가결과가 축제 운영에 별 도움이 안되는데다 예산이 대폭 축소되었기 때문이라고. 그러나 문화계에서는 이지역에서 가장 큰 축제를 치르고도 외부 평가 없이 내부 평가만으로 대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 곳곳에서 관객들과 시비"티켓에 나이 제한이 써 있지 않았잖아”"아이가 화장실 좀 갔다 왔다고 못 들어가게 해” 등등 공연이 열리는 시간 소리전당 곳곳에서 관객과 소리전당·소리축제 관계자들간에 충돌이 빈번했다. 공연의 기본 에티켓을 모르는 관객이나 사전의 충분한 안내 없이 공연 예절만 강요하는 관계자들 모두가 문제라는 비판을 받았다.

  • 문화일반
  • 최기우·도휘정
  • 2003.10.07 23:02

[소리축제] 폐막 앞두고 만난 임진택 총감독

조직위의 구조적 한계, 운영의 묘 못살렸렸지만..."외부적으로는 사회적 분위기가 워낙 어수선해서 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어려웠고, 내부적으로는 시작부터 예기치 못했던 상황에 부딪쳐 혼란스럽고 추스르기도 버거웠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개막작의 문제 이외에 비교적 큰 흠없이 운영되지 않았나요."폐막을 하루 앞둔 4일, 창작판소리사습대회가 열리는 전통문화센터에서 만난 임진택총감독(53)은 많이 지쳐보였다. 임기 2년을 마무리 하는 시점. 그는 지난해보다 많은 부담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개인적으로 뿐 아니라 3회라는 횟수의 의미와 무게 때문이었다. "올해를 기점으로 소리축제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프리축제부터 친다면 네번째인데, 만약 정체성이나 가능성 모색이 여전히 화두가 된다면 정말 어렵게 된다고 생각했지요. 정말 잘 치르고 싶었습니다."그가 가장 큰 기대를 갖고 있었던 무대는 개막작이다. 소리스펙타클 공모가 무산되고, 내부적으로 작품 선정을 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을때 제안된 '백제의 물길 -천음야화'는 임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올해 주제를 확실하게 담아내는 이 실험적 창작품이 우리 음악사의 새로운 실현이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작품의 참신성, 명료한 주제 의식이 그에게 확신을 갖게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대는 무산됐다. 작품의 음악성과는 별개로 연출력 부재와 영상작업의 오류가 불거지면서 결과적으로는 총체적으로 부실한 무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아 축제 기간 내내 그는 마음 졸여야 했다.다시 마음의 평정을 찾아준 무대는 '오케스트라 아시아'. 의외로 관객들의 호응은 컸다. 곡 선정부터 조직위 기획팀이 철저하게 결합한 결과다.올해 축제의 중심을 온전히 '목소리'에 맞추었던 임감독은 우리음악과 서양음악의 비중은 따로 고려하지 않았다. 판소리 집중으로 소리축제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목소리'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발굴한 올해 기획물에 그는 만족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미지의 소리를 찾아서'는 올해도 역시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던 프로그램. "아쉬움이 컸습니다. 미지의 소리를 찾아서에 초청된 단체들은 각 나라의 문화재급이예요. 당초 참여형 축제를 위해 기획한 터여서 야외무대로 배치했는데, 그들의 예술성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극장 무대의 활용이 있었어야 했다는 생각이예요."소리축제를 준비하는 동안 줄곧 갈등해온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의 고민은 축제의 현장에서 다시 확인된 셈이었다. 공연예술축제로서의 성격이 강한 소리축제의 프로그램을 두고 지나치게 집객수의 외형적 관점에서만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그는 올해의 경우, 예술축제의 가능성이 확인되었다는 사실을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올해 말이면 계약기간이 끝납니다. 다시 소리축제와 인연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축제를 위해 제가 마무리해야할 일이 적지 않습니다. 조직위의 구조적 문제는 심각합니다.”권한은 주어지지 않고 책임만 강조되는 현재의 틀에서는 좋은 축제를 만들기 어렵다고 밝힌 임감독은 지원하는 자치단체와 실행하는 전문가들이 서로 신뢰하지 못하고 견제하는데만 급급하다면 결과가 뻔하다는 사실을 올해 축제에서 절감한 듯 했다. 소리축제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그의 할일이 분명해진 셈이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3.10.06 23:02

[소리축제] 마지막 장식한 도립국악원 창극 '심청'

창극 '심청(연출 김정수)'이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마지막을 '감동'으로 마무리했다. 4일과 5일 '심청'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려는 관객들이 소리전당 모악당을 메웠다. 공연작품 중 유일한 창극에다, 그동안 여러차례 만들어졌던 '심청'이 이번에는 어떤 변신을 했는지 관객들의 기대감과 설레임이 가득했다.뭐든지 '퓨전'이 되지 않으면 '촌스러운 것'으로 여겨지는 요즘, 창극 '심청'은 서로가 잘 섞였으면서도 창과 국악 관현악, 무용의 제 멋을 그대로 담아낸 무대. 젊은 명창들이 뽑아내는 힘찬 소리가 제대로 살아있었다.뻔한 줄거리로 관객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방법은 배우들의 소리와 무대가 만들어내는 시각적 효과. 그런 면에서 조금더 다듬고 세련되어질 필요는 있었지만, 꿈을 무용으로 처리 몽환적 분위기를 더한 장면이나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는 장면은 그동안의 작품들보다 한층 새로움을 더했다.지금껏 '심청'에서 생략됐던 상여장면이나, 서투르지만 어린 심청의 연기 등은 새로운 시도. 전북도립국악원 단원들의 땀과 노력들이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무대였다. 웅장한 관현악단과 창극단의 소리가 한 데 어우러지며 심봉사가 눈을 뜰 때 관객들도 창극에 눈을 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3.10.06 23:02

[소리축제] 학술대회 한신평씨 "소비자 위한 국악 생산 중요"

전주세계소리축제 기간동안 소리를 근간으로 한 축제의 이론적 바탕을 견고히 해줄 학술대회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축제가 관객과 예술이 현장에서 직접 부치는 자리였다면, 전문가들의 깊이있는 토론과 그 방향이 제시된 곳은 학술대회. 국립국악원(원장 김철호) 주최로 3일과 4일 이틀간 마련된 '한국전통공연예술의 보존·전승정책'국악학 학술회의에서는 전통공연예술에 관한 정책 현황과 개선 방향 등이 논의됐다. 주로 국악교육, 무형문화재, 공연예술단체 운영과 정책관련 문제들을 짚어본 이날 한신평씨(KBS 심의위원)는 '언론매체와 국악'이란 발제로 눈길을 끌었다.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이 크기때문에 국악의 부흥을 위해서는 언론을 이용해야한다”는 그는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국악을 만들면 언론이 먼저 관심을 가지고 보도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을 위한 국악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4일과 5일 열렸던 판소리 학회(학회장 김진영)의 제43차 학술발표회의 주제는 '판소리의 세계화와 새로운 판소리의 길'. 판소리의 세계화 방안, 판소리 자료 전산화와 사전편찬을 위한 통합시스템 설계 등이 토론됐다. 최동현 교수(군산대)는 '연변 지역 판소리의 전승현황'을 통해 중국에 살고있는 조선족의 판소리를 조명했다. 창작 판소리, 즉 판소리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집중적 논의가 있었던 이 날, 권하경씨(이화여대 대학원)가 유관순 열사가 중 한 대목을 연창해 큰 박수를 받았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3.10.06 23:02

'창작판소리사습대회' 대상에 박성환씨

박성환씨(국립창극단 단원)의 '아빠의 벌금'이 올해 소리축제가 처음 시도한 창작판소리 사습대회 대상(으뜸광대상)과 판소리사설공모의 가작을 차지했다. 공공근로에 나가던 가장이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범칙금 3만원을 부과 받고, 이를 깎으려고 파출소에 갔다가 3차에 걸쳐 말썽을 일으켜 총 8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되었다는 이야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은 "현실을 잘 반영한 창작작품인데다, 판소리적 표현이 우수하다”는 평을 내렸다. 상금은 각각 3백만원. 전통문화센터 혼례마당에서 4일(예선)과 5일(본선) 오후 3시에 열린 이 대회는 판소리 다섯 바탕이 아닌 새로운 소리세계를 찾아 나선 발걸음. 판소리의 대중화와 현대화를 위한 의미 있는 시도다. 버금광대상은 '눈먼 부엉이'의 정유숙씨(하늘·땅·소리사랑 대표). 구전되는 옛 이야기를 소재로 뇌물 주는 사회를 풍자한 작품. 딸림광대상은 김수미씨(전남대 강사)의 '제미네 골', 아차광대상은 이규호씨(중앙대 출강)와 조영재씨(전 남원국립민속국악원 단원)가 차지했다. 각각 2백만원, 1백만원, 5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지난 2월 공개모집을 통해 응모한 창작판소리 소리꾼들은 모두 36명. 하지만 실제 무대에 선 소리꾼은 6명에 불과했다. 그만큼 쉬운 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선작이 없는 가작 1편과 장려상 2편을 낸 판소리사설공모의 장려상은 이춘강씨(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가 전문사과정)의 '샬롬 알레이몽'과 서혜씨(시인)의 '조개전'. 두 작품 모두 시사적인 문제를 잘 다뤘다는 평을 받았지만, 판소리적 표현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상금 1백만원. 심사는 이보형(판소리학회 전 회장)과 배연형(한국고음반연구회) 송태도(서울대 한국문화연구소)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성근씨(판소리고법 무형문화재)가 맡았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0.0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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