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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송이씩 매화가 핀다. 2003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10월 19일)의 본전시장인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시실 입구에 놓인 두폭 대형 가리개 '소한도(消寒圖)'. 무심히 지나칠 수 없는 사연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한도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사상과 삶의 정서를 상징하는 그림. 매화꽃 여든 한송이를 그려넣는다해서 '구구매화도(九九梅花圖, 9×9=81)'라고도 한다. 입동(立冬)부터 입춘(立春)까지는 꼭 81일. 지금은 지구 현상의 변화로 지켜지기 어렵지만 예전에는 9일 단위로 추워졌다가 다시 따뜻해지는 것이 상례였다. 입동부터 9일 단위의 날씨 변화를 여덟번 거치고나면 입춘을 맞게 되는 것. 조선 선비들은 입동이 되면 추위를 잊기 위해 소한도를 그려놓고 날마다 한송이씩 붉은 색을 칠하며 하루가 지나고 오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서예비엔날레에 등장한 소한도는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인 석향 정의주씨의 작품. 시인인 최승범조직위원장의 시 '소한도'를 화제로 힘찬 필력이 돋보이는 매화나무를 그렸다. 꽃 81송이 중 51송이는 작가의 붓끝에서 이미 피었고, 남은 30송이는 개막일부터 폐막일인 10월 19일까지 조직위가 한송이씩 피워가고 있다.이용 서예비엔날레 총감독은 "번잡한 일상에 기어 삶의 소중한 부분을 잊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옛 선비들이 지녔던 삶의 여유와 가치관은 낮설지만, 하루를 뒤돌아보고 다시 하루를 새롭게 시작했던 진지한 삶의 태도는 배움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소한도의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정씨가 그린 30송이 매화도 인쇄본을 결혼·졸업·시험 등 특별한 날을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나누어주는 행사도 기획했다.
젊은 작가 이진영씨(25)가 29일까지 익산 원갤러리에서 첫번째 개인전을 열고있다. 그동안의 작업을 통해 자신을 나타내고 싶었다는 그의 전시 주제는 '꽃'이다.젊은 시선은 신선하고 진지하다. 열다섯점 전시작품은 대부분 백합이 소재여서 단조로울 법도 하지만, 장지에 채색을 한 후 그 위에 돌가루를 뿌리는 등 제작 기법을 달리한 그의 작품은 색다른 멋을 냈다. 정작 꽃은 무색으로 표현하고, 바탕을 꽃 색깔로 나타낸 작품도 특징적이다. 한국화를 전공했지만, '한국화답지 않은 한국화'로 평가될만큼 실험적인 형식이 결합되어 있다. "비구상과 구상을 조화시킨 현대생활에 맞는 한국화를 하면서, 공부도 계속하고 싶다”는 그는 원광대 대학원에 재학중. 미술협회·원묵회·봄바람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22일 오후 세계서예비엔날레 본전시가 열리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시장 로비. 낯선 나라의 화가가 그림 그리기에 빠져있다. 화가의 시선은 엄마와 함께 온 한 여자아이를 향한다. 화선지에 올라탄 화가의 도구는 크기가 다른 붓 3개와 먹물 한통. 느닷없는 이방인의 시선에 아이는 서둘러 몸을 숨기지만, 고개는 빼꼼이 내민다. 곧 그림속 아이가 자신인 줄 알고…. 즉석 퍼포먼스를 펼친 화가는 '세계미술가서예전'에 초청된 벨기에 출신 조각가 끌로드 라이르씨(67·Claude Rahir). '이상한 화'(Strange spleen)'머리카락 한 올'(Only one hair of you) 등 출품한 두 작품에 한글로 시를 붙여 화제를 모은 그는 당초 예정에 없던 이 행사를 제안, 21일과 22일 관람객들을 위해 최고의 서비스를 선사했다. "화선지와 붓을 처음 다루지만 짙고 옅은 먹물과 자연스러운 붓 터치가 큰 매력”이라는 그가 보여준 작품은 즉석 초상화외에도 한복을 입은 개막식 도우미, 아쟁을 켜는 여인 등 다양했다. 특히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그리듯 연결한 한글은 관람객의 특별한 관심. 그는 "평소 한글을 창제해 일반인들에게 글을 알려준 세종대왕을 존경해 왔는데, 전주가 이씨의 본산지임을 알게 돼 더 반갑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 모자이크와 부산 유엔평화공원 화강석조각이 그의 작품. 지난해 서울 조흥은행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배금자씨(48)가 첫번째 수필집 '질경이도 꽃이 핀다'를 펴냈다. 결코 순탄하지 않았던 삶을 살아온 저자의 지난 시간들을 담은 책이다.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가 아닌 공장으로 갈 수 밖에 없던 기억, 아수라장이었던 집, 습기로 축축했던 자취방. 힘들고 어두웠던 기억을 딛고 일어선 이야기까지 인생을 되돌아보며 쓴 51편의 수필이 실려있다.상처투성이의 삶에는 작은 기쁨도 소중하듯, 수필집 곳곳에서도 숨쉬고 있는 잔잔한 기쁨이 독자들에게는 희망을 준다.91년 서림저널에 '무상을 넘어서'를 연재했던 그는 수필가 이전에 소설가로 10여년을 활동했다. 그래서인지 소설적 기법들을 활용한 그의 수필은 자칫 밋밋해질 우려를 벗고 팽팽한 긴장감이 살아난다. "수필은 작가 자신을 내보이는 것이라 부끄럽다”는 그는 거짓으로 쓸 수 없는 영역, 작가와 독자가 가장 솔직하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수필이라고 말한다. 부안 출신으로 95년 현대수필로 등단했으며 고창 선동초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이다. 세손출판사, 9천5백원.
수필가 김학씨, 제19회 펜 문학상 수상자 선정중진수필가 김학씨가 국제펜클럽 한국본부(이사장 성기조)가 제정한 제19회 '펜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지난 7월 출간한 여덟 번째 수필집 '아름다운 도전'. 개인적인 사색과 고뇌, 도내 문인들에 대한 추억, 이 땅에 대한 간절한 소망 등 현 세태를 여운 있게 비판하며 바라본 세상풍경을 알알이 담고 있는 책이다. 1980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한 그는 전북수필문학회와 전북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제펜클럽 전북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북문학상·백양촌문학상·신곡문학상·영호남수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전북작가회의 26일 월례문학토론회전북작가회의(회장 김용택)가 26일 오후 6시 30분 홍지문화공간에서 월례문학토론회를 연다. 문학의 깊이를 더하고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작가와 독자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마련된 자리. 토론작품은 수필가 배금자씨의 첫 수필집'질경이도 꽃이 핀다'(세손 펴냄). 김기찬 시인(부안 중학교 근무)이 발제자로 나서 작가와 작품에 대한 문학적 성과를 짚으며 격의 없는 토론을 이끈다. 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문의 063-275-2266
'카우보이 모자에 권총만 차면 흡사 서부활극에 나오는 멋진 의리의 사나이와 같아 보일 것이다. 파격적으로 자유롭다. 그가 넥타이를 맨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연구실 책장에 술과 마른안주를 상비하고 땅거미가 밀려오면 혼자서도 한두 잔 기울인다…' 전북대 철학과 신광철 명예교수가 소개한 '술친구 서정인'이다. 신교수의 글을 통해 작가의 사적영역에 침범할 수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작가에게는 다소 불경스럽지만) 지난 22일 전북대 치대건물에서 만난 그의 인상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설가 서정인(67·본명 서정택·전북대 영문과 명예교수)의 일상과 문학세계를 조명한 '달궁가는길-서정인의 문학세계'(서해문집 펴냄)가 나왔다. 당초 그의 정년퇴임에 맞춰 출간할 계획이었지만 다소 늦게 출간된 이 책은 쉽게 읽기 힘든 작가의 작품과 삶에 관한 탁월한 안내서이자 비평집이다. 같은 학교의 동료교수이자 마음 터놓고 지내는 후배 이종민교수가 각오하고(?) 앞장서 일을 꾸몄다. 이 책은 신교수와 작고한 문학평론가 김현을 비롯해 김만수·김연호·김종욱·김태환·신정현·우찬제·유종호·윤혜경·이경수·임명진·임희종·정호웅·조은하·황종연·정철성 등 문학평론가들이 참여했다. 준비기간만 1년 6개월. 그는 '자신이 더 유명한 사람이었다면 책을 내는데 고생이 덜했을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 '서정인'은 백과사전에 소개되어 있을 정도로 이름이 높다.'개성적인 문체와 치밀한 구성이 돋보이는 소설작법으로 단편소설 미학의 전범을 보여줌으로써 문단의 '스타일리스트' '말과 소리의 리얼리스트'로 평가받는 소설가다'(두산세계대백과사전)"재직 중에 고생 좀 한 모양입니다. 강의가 없으니까 편안하고 좋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있다고 해서 글이 써지는 것도 아닙디다” 그는 현실을 허구로 평하는 타고난 소설가다. "재주가 없고 게으르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었지만 시속에 영합하지 않는 그의 문학은 독보적이다.'생활에서 얻은 단상'을 소재로 하는 그의 작품은 이야기로서의 소설이 아니라 시적 암시와 여운의 소설 세계로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한다. 서울 돈암동 삼선고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1968년 창작과비평에 발표한 단편소설이자 그의 첫 소설집의 제목이기도 한 '강'은 그러한 특징의 백미다. '서정인 소설의 가장 큰 특색은 문체이다. 귀중한 돌을 갈듯이 말 하나하나를 경건하게 다듬는다'는 김현의 평이 닿아있는 소설은 이밖에도 '나주댁''산''후송''물결이 높던 날' 등으로 이어진다. "'강'을 지배하는 우울한 분위기는 그 시대의 심경이예요. 독자들은 그땐 그랬었구나하고 생각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통해서 오늘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예요” 2003년, 우리가 그의 작품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다. 그의 소설은 '잘 팔리는 책'이 아니다. 글을 쓴 평자들도 '앞으로도 상당기간 그런 상태가 계속되리라'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그의 작품은 적어도 행복한 단편소설 쓰기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의지할 만한 하나의 모범'이라는 데에는 한결같이 동의한다. "순전히 인간 서정인에 대한 '흠모의 정'때문에 이 책을 기획했다”는 이종민 교수는 "이 책이 그의 소설에 대한 더욱 심층적 논의의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료 후배 제자들이 마음 합쳐 펴낸 이 책은 서정인 문학의 결산이 아니라 새로운 좌표를 눈앞에 둔 한 탐험가의 도근점이다. 강의시간에 쫓겨(그는 주역 강좌를 듣고 있다) 짧은 인터뷰가 더 짧아지는 순간, 과감히 떨쳐 일어서는 그의 발걸음이 더욱 힘차보였다. "왜 쓰냐고? 글쓰기는 완성이 아니라 끝없는 시도야. 그것은 설명이나 해설이 아니라 탐험이고 방황이지”서정인의 독자되는 일이 그래도 버거운 일일까.
양정숙(60)씨의 첫번째 수필집 '엄마, 이 세상 살기가 왜 이렇게 재밌당가'가 나왔다. 인생의 적지않은 시간을 살아오면서 만났던 '구름을 뚫고나와 비추는 햇살과 같은 순간들'을 엮었다. 아주 일상적인 것들에도 주목하는 저자는 '이것이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하고 빗겨나갈 만한 소재들에도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다섯 테마 역시 작가의 삶 주변 이야기. '버선 두짝'에서는 유년시절의 기억을, '딸을 유학 보내며'에선 가족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무등산 꿩알'과 '아이비리그 사람들'은 그가 만난 사람들과 재밌는 경험들이 담겨있다. '메이플라워호를 찾아서'는 작가의 호주 여행기.나이가 들어 쌍커풀 수술이 하고싶다는 고백이 담긴 '쌍커풀 수술'부터 창작 작업에서 느끼는 작가의 고뇌를 털어놓은 '나의 글쓰기'등 솔직한 글들이 많다.호남대 정주환교수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재미난 소설이나 드라마를 읽는 것 같다”고 말한다. 부안 출신으로 95년 수필과 비평을 통해 등단했다. 엠아이지, 9천원.
이혼 후 사회보장국 지원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하던 조앤 롤링.그녀는 후에 그 유명한 해리 포터 시리즈를 탄생시킨다. 퇴임시 가장 인기없는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 그는 백악관에서 물러난뒤 초라하리라는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을찾아다니며 평화의 사도로 활약하다 노벨상을 받는다. 노인성 치매질환인 파킨슨씨 병에 걸린 영화배우 마이클 J 폭스. 하지만 그는 병마와 싸우면서 자신의 투병기를 담은 자서전을 출간하고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다."위기는 결코 막다른 골목이 아니다. 인생이라는 기나긴 여정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길이 단 하나일 리는 없다.” 이 책의 저자인 스테판 M 폴란의 말이다. "2막”은 한마디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한 안내서이다. 이른바 "사오정”세대인 중장년층의 힘찬 재출발을 위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수많은"희망의 증거”를 보여주고 있다./홍지서림 전무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변신을 거듭했던 운보 김기창(金基昶·1913∼2001) 화백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된다. 23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전주 솔화랑(대표 서정만)에서 열릴 미술품 콜렉션을 위한 모색전Ⅰ'운보(雲甫)'. 1950년대부터 운보가 발표한 청록산수, 바보산수, 화조, 풍속화 등 40여점을 선보인다. 그림 속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돼 버린 옛 한국의 아름다움이 청록의 색채와 무작위적인 구도, 호방한 붓질에 살아 있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산수·인물·화조·영모(翎毛)·풍속 등에 능했던 운보는 형태의 대담한 생략과 왜곡으로 추상과 구상의 모든 영역을 망라한 인물. 활달하고 힘찬 붓놀림, 호탕하고 동적인 화풍으로 한국화에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인물이다. 1만 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세종대왕의 얼굴이 그의 가장 대중화된 작품(?). 1993년 예술의 전당 전시회에서 하루 1만명이 입장한 진기록도 가지고 있다. 그는 우리 미술사의 거목이지만 친일행적으로 논란 대상이 되었던 작가. 그는 생전, 자신의 친일행적에 대해 "존경하는 스승 김은호와의 정 때문에 친일활동을 했을 뿐 이다”는 변명으로 더 큰 아쉬움을 갖게 했었다.
야나첵 필하모닉오케스트라 특별초청연주회가 24일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관에서 열린다. 열린문화진흥회 전북지부가 주최하는 연주회. 피아니스트 김예지(숙명여대 4년)와 전북대 출신 바이올리스트 강재선씨(경기도립오케스트라 상임단원)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과 비탈리의 샤콘느를 협연한다. 야나첵 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체코의 천재적 작곡가인 야나첵의 음악세계를 추앙하기 위해 1954년 국립라디오 오케스트라를 모태로 창단한 교향악단. 플라시도 도밍고·호세 칼레라스·파바루티 등 세계 3대 성악가를 비롯해 천재적 첼리스트인 슈타커 등과 협연을 통해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다이내믹한 선율과 지휘자 라두 포르타의 곡해석이 특징이다. 공연시간 110분.문의 063)229-0774
피리연주가 김원선씨(전북대 한국음악과 교수)가 24일 오후 8시 전주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에서 독주회를 연다. '우리 소리 우리 가락'의 초청무대. 민중 예술적 악기로서의 피리와 악기 개량을 시도하고 있는 피리의 실험적 연주를 만날 수 있다.어머니의 품 같은 고향의 따뜻함을 피리와 피아노로 표현한 '사향'(작곡 조원생)과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심장박동소리로 인간본연의 따뜻한 심성을 일깨울 '온정'(작곡 오혁) 등 초연곡과 남도 무속음악(시나위)을 피리만이 연주할 수 있는 독특한 경기 시나위조로 만든 '박범훈류 피리산조', 피아노와 해금의 조화를 느끼게 해줄 해금독주곡 '석양'(작곡 김원선) 등을 연주한다. 피리 삼중주 '춤을 위한 메나리'(작곡 박범훈)는 세 종류의 피리가 함께 연주할 수 있도록 처음 시도하는 곡. 김교수는 중요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 김광복·박인기·박범훈·김찬섭·정재국 선생을 사사했으며 KBS 국악관현악단 부수석과 국립국악관현악단 악장을 지냈다.
'세계 미술가 서예전'이 열리고 있는 한국소리문화전당 3층 전시실에 들어서면 묵향이 풍겨오는 은은한 분위기가 아닌 낯선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이다. 세계 16개국 31명의 작가들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서예의 세계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다.회화·디자인·설치미술·퍼포먼스 등을 전공한 참여작가 대부분은 서예를 처음 접한 이들.조직위에서 이들에게 보낸 것은 두 자루의 모필과 깔판, 전주 한지와 서예관련 도록·자료들. 도록에서 만나는 생소한 작품들을 직접 연구하고 흉내내면서 작가들이 자기만의 느낌을 살려 보내온 작품들이다. 피오나 스미스(캐나다)의 작품 '언어'는 진한 농으로 글씨를 쓰고 붓과 사람의 눈 등을 한쪽에 옅게 그려 한지를 꽉 채웠다. 여백의 미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한지 위에 나타나는 입체적인 글씨가 매력적. 나타냈다 주노 윤(캐나다)의 작품 '무지개'와 '판타지'. 바탕에 화려한 색으로 동심원을 그리고, 그 위에 먹으로 쓴 영어는 동양의 서예보다는 서양미술에 가까운 듯하다. 이번 전시에 사용된 여러 기법들은 낯설지만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있다.낙관 역시 또하나의 볼거리. 정통 서예작가들이 작품 완성 후 한쪽 귀퉁이에 정성스럽게 찍는 낙관은 작품들과 어우러진다. 이들의 낙관은 손으로 터치하거나 이름을 사인하는 등 위치와 방법이 기존의 것과 다르게 자유롭다. 붓을 능숙하게 다루는 손끝의 야무진 맛이나 서예의 고유한 정신을 담아내지는 못하지만 서예와 서양 미술기법이 만나는 동과 서가 소통하는 자리다. 서양문화권의 정서가 담긴 낯선 작품들이지만 동양의 관객들은 서예의 새로운 세계를 보게된다.이용 서예비엔날레 총감독은 "참여작가들이 작품에 영향을 줄 만큼 좋은 경험이었다”는 반응과 함께 국가간 경계를 넘어서 서예의 세계화를 위한 참신한 기획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토기는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존재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죠. 토기의 유혹에 빠져보세요”섬유공예가 유경희씨(42)가 '고분유물의 숨결'이란 이름의 첫 전시회를 연다(23일∼28일. 전주공예품전시관 전시실). 천연 면을 소재로 실크스크린 기법을 활용해 나염과 발염을 고루 조화시킨 '고분 유물'(35회 전북미술대전 공예부문 대상 수상작)을 비롯해 고대 인류의 생활과 의식, 제례, 부장품 등에서 찾은 모티브에 시대성과 조형적 의미를 담은 20여점이 전시작품이다. 한지·닥섬유·면섬유·실크 등으로 매체를 넓혔고, 발염·나염·콜라쥬·오브제 차용·한지 캐스팅 등 섬유공예의 기법과 활용을 확대시켜 평면에서 반입체·입체에 이르는 장르의 확장을 시도한 것이 특징이다. "공간을 활용하는 형식의 작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평면작품에서 반입체 작품으로, 그리고 요즘은 동선 엮기 등 입체작품에 관심이 있어요”작가는 토기·토우 등의 형태를 역사적·시대적으로 관찰해 분석하고 섬유라는 매체를 사용해 재현하거나 변형시켜 보는 이로 하여금 재해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단조롭고 소박한 갈색과 회색 톤이 주를 이루지만, '빗살무늬토기'가 지닌 중첩되거나 혹은 중첩되지 않는 다양한 이미지를 차별화시킨 것은 특징이다.가정교육을 전공한 그가 '토기의 유혹'에 깊이 빠지게 된 것은 오래 전부터. 5년전에서야 비로소 섬유공예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대학원(전주대 미술학과 섬유공예전공)에 입학해 이론 공부를 겸하고 있다. "늦게 시작한 일이지만,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체로 즐겁다.”는 그는 지난 2000년 이후 전국한지공예대전·전라북도 산업디자인 공모전·한국공예대전 등 다양한 공모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기품있는 작품들로 일본에서 호평 받고있는 일본서예가 모모세 타이부씨(64, 전일본서도연맹 사무국차장)는 서예비엔날레에 올해 처음 참가했다."훌륭한 전시시설과 작품을 효과적으로 전시하고, 서예 역사를 정리해 소개하는 등 기획이 매우 훌륭했습니다.”워낙 많은 관객들이 몰려 여유있게 감상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을 정도로 볼거리가 많았다고 밝힌 그는 특히 본전시의 한국서예가 작품을 관심있게 지켜보았다고 말했다. "전통적 서예기법을 활용해 한국인의 감각이 살아있는 안온하고 격조 높은 작품들이 많았다”는 것이 그의 평가.디자인 서예전도 주목했다. 서예의 멋을 살려낸 작품을 통해 한글의 조형성과 아름다움에 새삼 눈떴다는 그는 "세계에서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요소들을 한글에서 발견했다”고 말했다. "전통서예를 기반으로 한 한글은 한국 특유의 서예미를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소재라는 것”이 그의 생각.모모세씨는 일본 서예가 전통 한자·가나작품·일자서·현대문·전위작품 등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분야를 개척해 정착시켜가고 있다며 최근에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일본글자를 서예작품화하는 운동이 높아지고있다”고 소개했다.그 자신도 일본식으로 변형된 한자들을 작품의 주소재로 삼고 있지만 이번 출품작은 전통 고전한자를 선택했다고. 일본 한자에 낯설어 할 한국관객들의 이해를 돕기위해서다. 나가노현 출신으로 현재 동경에서 활동중인 모모세씨는 이번 전시에 중국 고대의 갑골문자를 모필이 아닌, 죽필(대나무대)쓴 '칠언절구(七言絶句)'를 출품했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중국과 일본의 서예가들에게 지명도가 높다. 길지 않은 연륜에도 세계 유일의 서예축제로 자리잡은 이 행사는 각국 서예가들에게는 이미 선망의 대상이다. 중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서예가들이 전주를 찾았다.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주를 방문한 중국 하남성서법가협회 주준걸(周俊杰·조우준졔·63) 부주석. 지난 3회에 이어 두 번째 전주방문인 그는 "2년전, 참여작가의 수와 품목, 문화시설 등 겁을 먹을 정도로 놀라웠다”며 "올해도 작품을 모두 돌아보지 못했지만, 책자를 통해 본 내용만으로도 긴장된다”고 말했다. 서예의 본질을 벗어나지 않는 응용성과 생활과 결합시킨 창조성을 높이 평가한 그는 이 기획과 실행에 '고개를 숙인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정보화로 인해 중국도 뚜렷한 지방색을 찾기가 어렵다.”고 밝힌 그는 "도시의 크기(외래문물의 수용 정도)에 따라 서예문화의 차이가 있고 큰 도시일수록 현대화 서구화된 서예가 퍼져있지만, 다행히 시골에서는 고유색을 발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론과 실기, 고전과 현대에 모두 탁월한 서예가로 정평이 나있다."한국은 중국에 비해 서예의 정통성을 잘 보존하고 있는 나라지만 법도와 전통을 중시하는 의지가 너무 강해 과감한 표현에 인색한 것 같다”는 것이 한국서예에 대한 그의 평가.'문화가 흐르는 도시'라고 전주를 평한 그는 "식당이나 숙소, 관광지 등에서 만난 일반 시민들이 인정이 넘쳐 감사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관립 서예원에서 전업작가(국가공무원)로 활동한 그는 전주의 서예비엔날레는 각나라에서 치러지는 서예전 중에서 가장 알차고 지명도가 높은 축제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산서사범대학 객좌교수, 미국 DUKE대학 서법석사연구생 지도교수, 정주대학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본전시에 초대돼 '自作詩'(자작시)를 출품했다.
묵향 그윽한 천년고도 전주가 소리로 깨어난다. 20일부터 시작된 2003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서예 본향 전주의 도심을 한데 엮어 묵객들을 유혹하고 있는 사이, 이제 '소리'가 전주로 세계를 부른다. 2003전주세계소리축제와 전주산조예술제가 여는 주말 무대는 만남과 소통으로 새로운 축제의 역사를 쌓는다. 27일 개막하는 소리축제는 26일 저녁, 전야제를 시작으로 '소리 길 만남'을 주제로 한 축제의 문을 연다. 10월 5일까지 열리는 올해 축제는 세계로 나가는 '판소리'의 가능성을 보다 새롭게 여는 자리. 올려지는 40여개의 무대는 익숙한 소리와 음악이나 낮선 미지의 소리로 관객들을 맞는다.해마다 전주 한옥마을의 가을밤을 낭만과 서정으로 물들였던 전주산조예술제는 26일 첫 무대를 열어 28일까지 사흘동안 다섯번째 산조여행을 떠난다. 산조의 자유정신과 지역정서가 절묘하게 결합한 산조예술제는 30·40대 소장 문화예술인들이 주축인 전주산조예술제 조직위원회(위원장 장세환)가 주최하는 민간 주도의 자생적 문화운동. 규모는 작지만 "전주가 지닌 전통문화의 정체성을 다져나가 작은 축제의 전형을 보여 주겠다”는 의욕이 넘치는 예술제다. 올해는 음악의 범주에서 벗어나 본질적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 영역으로 확산이 이뤄지는 산조의 특성을 이용해 현대무용·선춤(zen dance)과의 만남을 시도하는 '산조 즉흥춤'과 예술성과 국제성을 인정받는 명인을 초청해 국내 최고의 연주자들과 함께 완성도에 도전하는 '산조 엑스타시'가 중심이다. 지금까지 검증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산조의 현재와 미래에 주목, 새로운 산조의 완성도에 대한 도전과 다른 장르로의 확산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산조 즉흥춤'은 전통 산조가 이끌어내는 즉흥 춤의 무대(26일 오후 7시 30분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전주전통술박물관 다음 관장의 사회로 춤꾼 정신혜씨와 박태이씨가 출연, 산조와 현대무용·선춤(Zen Dance)과의 만남을 시도한다. 중요 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인 정신혜씨(동아대 강사)는 제10회 전국무용제와 제5회 한국안무가 페스티발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며, 자신의 이름을 딴 무용단을 운영하고 있다. 동아대·동서대·부산여대 출강. "춤을 통해 삶을 보게 되었고 자유를 느끼기 시작했고 아름다움을 알아채기 시작했다”는 박태이씨는 '그림을 그리며 춤추는 여자'. 동양화를 전공한 화가이자 유럽과 인도에서 5년 넘게 춤과 명상을 공부한 이색 이력의 소유자다. 올해 4월 인천 법명사에서 열린 나왕케촉과의 공연을 통해 지명도를 높였다. 전자거문고를 창안한 김진희의 초연작 '산조 엑스타시'(27일 오후 7시 30분 전주경기전)는 산조의 에너지와 미학을 추출해내는 올해 산조예술제의 역작. 전자거문고·가야금·해금·장구·드럼이 전통 산조와 프리재즈를 넘나들며 연주자들의 즉흥 감성이 맘껏 표출·융합되는 곡이다. 황해도만신 김매물씨(굿춤 굿소리·중요무형문화재 제82-나호 전수조교)가 출연, 접신 상태의 황홀경이 춤과 소리를 통해 어우러지는 무대를 연출한다. 김씨는 20여년간 미국에서 한국음악의 특성인 '시김새'를 서양악기에 접목시키는 작업에 힘써왔으며, 미국뿐 아니라 유럽·아시아·뉴질랜드·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일류 재즈음악가들과 거문고 즉흥연주를 하고 있다. 판소리와 대중의 접점을 찾아가는 시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또랑깡대 콘테스트도 세 번째 '깡대'를 찾아 나선다(28일 오후 2시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올해 산조예술제에는 강은일(해금·한양대 강사) 지애리(가야금) 박근영(장구·송원장단연구회 회장) Gelly Hemingway(퍼쿠션) 등이 연주자로 동참한다. "올해 산조예술제는 산조의 예술성에 바탕을 두었다”는 박흥주 예술감독(굿연구소 소장)은 "올해는 예년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양이 줄었지만 검증된 프로그램이기에 질적으로는 우세하다”고 소개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문의 063)284-2131 www.jjsanjo.net소리축제의 개막은 '소리스펙타클-백제물길의 천음야화'가 알린다. 한국 고대의 백제인들이 개척한 황해에서 동남아에 이르는 해상물길의 문명교류사 자취를 찾아가는 길고 긴 여정. 지난 93년 발굴되어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킨 백제 금동대향로의 아름답고 빼어난 조각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옛 백제인들의 해상활동 물길을 따라 소리의 역사를 추적한다. 축제는 일상으로부터의 일탈. 익숙한 것 보다는 낮설고 새로운 것이 축제의 생명이다. 아시아와 유럽을 관통하는 비단길을 따라 각 민족음악을 찾아가는 '미지의 소리-소리길 실크로드'은 낮선 땅으로의 소리여행이다. 터키와 이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중국, 오만, 스리랑카, 미얀마, 베트남, 한국 등 10여개국의 전통음악이 공연된다. 각국의 전통상품이나 문화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실크로드장터와 학술대회도 함께 열린다. 올해 소리축제의 화두는 역시 '판소리'. 집중기획으로 엮은 판소리 프로그램은 판소리 유파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는 '판소리명창명가'을 비롯해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과 고독하고 험난한 자기와의 싸움으로 비로소 얻어지는 '득음의 길', 그리고 판소리의 대중화를 지피는 '창작판소리사습대회' 등이다.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대물림 현장인 판소리명창명가에는 조통달 김일구 오정숙 박송희 성우향 등 판소리 세대를 잇는 원로 중진명창들이 초대됐다. 해외예술인들의 발걸음도 잦아진다.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로 세계 비평가들를 사로 잡은 소프라노 '이네사갈란테', 드라마 모래시계로 너무도 익숙해진 음악 '백학'의 주인공 '러시아의 저음가수들', 문화의 차별성을 합창음악으로 극복했다고 평가 받는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이 소리축제에 초대됐다. '소리와 춤과 명상'은 새롭게 선보인 테마기획. 한국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추구하는 한국현대창작가야금곡을 연주하는 '황병기와 나효신의 만남'을 비롯해 실험적인 국악 뉴에이지의 개척자 '홍신자와 원일의 만남', 광대무변한 우주생태를 몸짓과 소리를 표현하는 '이애주와 훌의 만남'이 이어진다. 이지역 음악단체들의 무대도 빛난다. 호남오페라단의 '춘향'과 전북도립국악원의 창극 '심청', 전주소리오페라단의 판소리 오페라 '진채선', 전주시립국악단의 '매창뜸에 이화우 흩날릴제'는 오페라와 창극, 혹은 판소리와 오페라를 결합하거나 국악관현악의 새로운 양식을 고루 감상하고 비교할 수 있는 기회다.어린이를 위한 축제도 풍성하다. 소리축제와 우진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제작한 어린이창극 '다시만난 토끼와 자라'는 창극의 대중화에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하는 작품. '흥부놀부'와 탈인형극 '호노보노인형극', 우리소리를 배우고 체험하는 '소리놀이', 현장에서 음악교육을 받는 '마스터클래스', 어린이 음악경연의 장인 '꾸러기음악경연대회' 등 어린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행사가 많다. 축제의 자유로움이 그대로 분출되는 프린지페스티벌이나 학술적 성과를 축적해가는 학술대회도 소리축제동안 이어진다.
전주전통술박물관에서 꾸려온 우리술기행이 우리술풍류문화기행으로 이름을 바꾸고 다음 달 11일과 12일 부산으로 첫 나들이에 나선다. 전라도 풍류와 부산 가객들이 민속주 1호인 부산의 산성막걸리에 곁들여 술과 소리, 춤이 하나되는 시간으로 꾸밀 예정. 국내에서 전통 누룩으로 빚은 유일한 막걸리인 부산산성막걸리는 밀주시대를 힘겹게 겪어온 만큼 그 맛이 깊고 울림이 뭉쳐 있다. '풍경이 있는 우리술 기행'의 저자인 허시명 선생이 강사로 함께 한다. 선착순 40명. 참가비 7만원. 문의 063)287-6305
전주전통술박물관에서 25일 오후 4시 태풍 '매미'로 큰 피해를 입은 과수원 농가를 돕기 위해 '낙과사과 농축액을 이용한 사과와인 만들기' 공개 강좌를 마련했다. 인터넷 동호회 맥주만들기(http://cafe.daum.net/microbrewery)와 전통주 만들기(http://cafe.daum.net/Homebrewing)·술도가(http://cafe.daum.net/sooldoc) 등에서 시작한 사과농축액 구매 운동의 일환이다. 이 날 강좌에선 요구르트와 식초 만들기 행사도 함께 열린다. 농축액 구입은 전주전통술박물관 홈페이지(www.urisul.net).
전설적 무용가 최승희(崔承喜·1911~1969)를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는 조총련계 무용가 백향주씨(29)가 전주 무대를 연다. 24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지난 1998년 이후 해마다 한국에서 공연을 가졌지만 지방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그의 첫 온고을 나들이다. 어려서부터 조선민족 무용과 클래식 발레에 탁월한 기량을 보인 백향주는 열한살때에 김일성 주석 앞에서 무용을 선보였을 정도로 천재성을 인정받았던 춤꾼. 특히 최승희의 양아들이자 수제자인 무용창작가 김해춘(국립 만수대예술단 단장)에게 1991년부터 7년간 최승희의 춤을 전수 받아 관심을 모아왔다. '2003 백향주 무용공연, 최승희의 신화를 넘어서…'라 이름 붙인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우조춤' '무녀춤' '천상의 무희 - 관음보살무 또는 비천무'는 우리 춤판에서는 좀체 볼 수 없었을 뿐 아니라 무용사에서조차 잊혀졌던 최승희 특유의 춤사위를 그대로 전하는 작품들. 그는 국내 첫 공연(1998년 서울 국립국악원)에서 선보인 춤을 통해 '최승희의 재래'라는 찬사를 불러일으켰지만 일부 평론가들은 백향주의 춤을 '170㎝의 장신에 중성적 이미지였던 최승희에 비해 여성적'이라고 평한다. 백씨도 여러 차례 "최승희 춤의 답습이 아니라 재창조”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어 이번 공연에서 그 성과를 엿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백씨의 이번 무대에서는 도내 무용인들도 함께 한다. 지난해 도쿄 초청공연으로 백향주의 무대에 함께 섰던 명무 최선씨(도 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 춤 보유자)와 금파무용단 김숙 예술총감독(전북무용협회 회장), 남한에 살았던 최승희 수제자 김백봉과 최선을 사사한 전북대 장인숙 교수가 의미있는 백향주의 전주 무대를 빛낸다. 날렵함과 기교로 화려한 힘을 지닌 젊은 춤꾼과 숨결마다 여유가 넘치는 명인의 무대는 한국전통무용의 멋스러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총련계 재일동포 4세인 백향주는 북한 금강산가극단의 무용수였던 백흥천의 딸. 8세 때 조선민속무용을 배웠고, 중국 전국무용콩쿨 쥬니어부문 금메달(1991), 북경 창작무용콩쿨 1위(1993) 등 만만치 않은 이력이 있다. 올해 초 서울에 정착,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예술전문사(대학원) 과정에서 한국무용을 배우고 있다. 문의 063)270-8000
'해설이 있는 판소리'아흔세번째 무대가 23일 저녁 8시 전통문화센터 시민교육관 경업당에서 열린다. 김재근의 적벽가 '군사설움'과 '자룡 활 쏘는 대목'.'군사설움'은 적벽가의 원전인 '삼국지연의'에 본래 없는 내용이지만 판소리 창자들이 독창적으로 만들어 넣은 대목으모 '자룡 활 쏘는 대목'과 함께 적벽가의 백미로 꼽힌다.부르기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려워 소리꾼들에게 잘 불려지지 않는 적벽가를 거친 듯 부드럽고, 부드러우면서도 힘있는 목소리로 구성지게 풀어낼 김재근은 전남 해남 출신으로 명창 김일구 선생을 비롯 박계향 은희진 신영희 선생을 사사했다. 백남희씨로부터 북을 배웠으며 전국고수대회 일반부 장원을 차지했다. 전북도립국악원 고수반 교수 권혁대씨가 북을 맡는다. 해설은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연구실장 류장영씨.
군산 선유도 해역서 조선시대 유물 220점 추가 발굴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아트컴퍼니 두루 '런어비스', 뮤지컬 불모지 전북에서 전 회차 전석 매진
사라지는 것의 쓸쓸함과 공허함…박찬웅 사진전 제35보병사단
그림에 정신을 담아내다... 미술관 솔, '해강 김규진․보정 김정회 사제 전'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하는 '조화와 공존'⋯관현맹인전통예술단,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군산 영광선교합창단, 스승‧제자가 함께하는 정기음악회 '호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