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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도 네티즌들의 기발한 상상력을 비켜 가진 못했다. 인터넷 성장의 급류를 타면서 무차별적으로 감행돼 온 패러디 문화가 한국축구팀의 선전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한 네티즌들 사이에서 월드컵과 영화포스터를 합성한 작품들이 독특한 융합으로 선보이며 유행되고 있는 것. 히딩크 감독은 이미 단골소재가 됐다. 안정환 선수의 어깨에 기대 만족스런 웃음을 띤 히딩크 감독이 “축구하니까 참 좋다”고 말하는 ‘내 마음의 축구(내 마음의 풍금)’,‘한국 압박와오 되다(해적, 디스코왕 되다)’, 신나는 필승의 16강 ‘일단 넣어(일단 뛰어)’, 스파이더맨 대신 히딩크 감독이 벽을 기어오르는 ‘히딩크맨’ 등등 포복절도할 네티즌들의 아이디어는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엽기패러디의 백미인 영화 포스터 패러디가 월드컵 열풍에 빠질 수 없는 일. 이 작품들은 어디선가 본 듯한 친숙함을 바탕으로 통렬한 웃음을 선사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도 패러디 됐다. 작품의 주인공은 단연 히딩크. 제목은 ‘센과 히딩크의 4강진출!’ “한반도를 흔든 축구경기! 스페인과의 맞짱이 시작된다”는 이 포스터 패러디는 돼지들과 함께 출연한 히딩크의 모습이 깜찍하게 표현됐다. 이탈리아戰을 앞두고 퍼진 ‘이탈리아야 놀자(달마야 놀자)’는 조폭들을 한국팀으로, 스님들을 이탈리아 선수들의 얼굴로 바꿔 “실력으로 걷어내기”와 “목숨걸고 버텨보기”를 담은 패러디 포스터를 선보였다. 배우 유오성 대신 히딩크가 웃고 있는 영화 ‘챔피언’. 이 포스터엔 “히딩크, 당신의 어퍼컷을 또! 보여주세요.”라는 멘트를 넣어 승리의 염원을 담고 있다. 굳이 제목을 바꾸지 않아도 되는 영화 ‘반지의 제왕’도 있다. 영화의 원래 제목만으로도 안정환 선수의 세러머니를 떠올리게 된다. 포스터에 담긴 멘트 “반지에 키스하는 자, 골대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도 패러디인지 원래 포스터인지를 의심케 한다. 그저 웃음으로 넘기기엔 너무 슬픈 패러디도 있다. 16강에 탈락한 국가에게 헌정한 포스터들. 포르투갈의 피구와 프랑스 지단 주연의 ‘집으로’는 “피구와 지단, 그들의 귀(?)막힌 동거를 시작한다”는 애틋한 여운을 담고 있다. 익살스런 비극으로 대표되는 작품은 “우린 벌써 8강이야”라는 미국팀 브루스 아레나 감독과 “월드컵 우승하고 싶다”는 일본의 트루시에 감독을 풍자한 포스터. 그들에게는 “두 감독의 말도 안 되는 헛소리” ‘우승은 미친짓이다(결혼은 미친짓이다)’를 선사했다. 월드컵을 통해 한국축구뿐 아니라 한국의 패러디문화의 에너지도 한층 더 세진 것 같다.
△주말극장가-전주대한 뚫어야 산다(286-6211) 명보 패닉 룸(288-9696)명화 예스터데이(284-6994)씨네21 1관 해적 디스코왕 되다(231-5533)2관 레지던트 이블3관 묻지마 패밀리아카데미아트홀 1관 패닉 룸(271-1235)2관 워크 투 리멤버3관 해적 디스코왕 되다피카디리 1관 집으로(254-2526)2관 미션 바라바-군산국도 머더 바이 넘버(445-2460)시네마우일 1관 뚫어야 산다(445-3613)2관 패닉 룸-익산뉴코리아 뚫어야 산다(852-4567)아카데미 1관 스파이더맨(841-5404)2관 취화선3관 해적 디스코왕 되다씨네마 레지던트 이블(841-5226)-정읍중앙 스파이더맨(535-5170)현대 소림축구(532-6353)-남원제일 스파이더맨(625-2332)비디오 대여순위(비디오코리아 제공)1.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2. 13 고스트 3. 공공의 적 4. 바닐라 스카이 5. 더 원 6. 생활의 발견 7. 정글 쥬스 8. 아이언 팜 9. 알리 10. 세렌디피티
문광부는다음달10일까지 18일 동안 지난해 7월부터 이 달까지 초판 발행된 학술도서를 대상으로 2002년도 우수학술도서 선정 신청을 받는다. CD롬 등 전자출판물은도 포함되지만 다른 국가기관에서 우수도서로 선정된 도서는 제외된다. 선정분야는 ▲순수과학 ▲종교ㆍ철학 ▲역사 ▲문학 ▲예술 ▲총류ㆍ어학 ▲사회과학 ▲기술과학 ▲문화일반ㆍ문화재 등 9개 분야.문화부는 올해 선정 종수를 400종으로 늘리고, 선정 도서 당 약 550만원 상당의 도서를 구입하여 공공도서관 및 해외문화원 등에 보급할 방침. 신청서 교부 및 접수는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하며, 신청시 해당도서 2부와 도서내용 개요를 첨부해야 한다. 결과는 8월 8일 발표할 예정이다. 6년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지난해 21억원을 들여 총280종을 지원했다.(문의 735-5651)
차라리 말없이 지내고 싶은 때가 있다.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소리 없는 하루는 생각만으로도 두렵고 긴 시간으로 짐작된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표정과 몸짓만으로 충분히 감동을 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침묵 속에서 자유를 찾는 사람들. “손가락 하나 숨쉬는 동작 하나에도 모두 의미가 있어야 하고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달란트 연극마을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어, 사람이네. 나도 풍선인형 만들어 줘.” 곁을 지나던 한 꼬마가 겁도 없이 반말을 내던진다. 익숙한 듯 후~ 풍선을 불더니 꼬깃 소리를 내며 금새 갖가지 모양의 인형을 만들어 선물한다. “아이들은 피에로를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상상 속 어딘가에 있는 친구일 뿐이죠.”마임을 단순한 코미디나 서커스가 아닌, 연극의 한 형태가 아닌, 독립예술의 한 장르로 만들고 있는 사람, 그가 바로 ‘달란트 연극마을’최경식 대표(37·전주시립극단)다. 익살스런 표정연기와 장대를 신지 않아도 키다리가 되는 그의 모습만으로도 아이들의 상상력은 한껏 커진다. 마임은 흔히 피에로나 광대를 떠올린다. 그만큼 우리 일상에 보편적으로 자리잡은 예술장르는 아니다. 오늘날 마임이 소수에 의한 희귀한 예술장르로 알려져 있는 것도 공연자와 관객의 행위 사이에서 빚어지는 괴리가 큰 원인일 것이다. 이지역 거리에 마임이 선 것도 불과 삼년전이다. “무언의 행위예술, 표현하는 동력이 몸짓이기 때문에 어느 예술장르보다 공연자와 관객의 동시호흡이 요구되는 무대예술입니다.”최경식씨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허진옥(27) 전복현씨(23)도 달란트 연극마을 식구. 이벤트 회사에서 프리랜서 공연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허씨는 몸놀림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전북체고 펜싱부출신답게 손을 이용한 마임은 상당한 수준. 2년전 풍선마술을 배우기 위해 최대표를 찾은 걸음이 인연이 됐다. 처음 거리에 섰을 땐 쑥스러움을 많이 탔지만 마임의 맛을 경험하면서 익숙해졌다. 전씨는 지난해 봄 거리공연에서 만났다. 콧바람으로 6개의 풍선을 연속으로 불어 ‘기인열전’에 출연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넉살이 좋다. 지난해 오페라 ‘유쾌한 아낙네’에 출현해 독특한 움직임으로 10여분간 공연을 하기도 했다. 지금 군산에서 공익요원을 하고 있는 탓에 더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최대표는 84년 ‘볏단’(전주대)에서 연극을 시작, 2년 뒤 극단 ‘황토’에 입단했다. ‘물보라’에 출연한 후 곧 입대했다. 마임을 접한 건 이때다. 기필코 보리라, 탈영(?)을 감수하며 찾아간 곳은 10년만에 무대에 선 마임이스트 유진규씨(한국마임협의회장)의 공연장. 유씨 역시 연극배우로 시작, 불모지였던 국내 마임 계에서 홀홀 마임예술을 일궈온 독보적인 인물로 춘천과 마임을 결합시켜낸 장본인이다. 최대표는 그와의 인연을 남모르게 간직하고 있다. 세계적인 마임의 거장인 마르셀 마르소의 공연을 지켜본 96년 마임배우를 결심했지만 그 역시 권태를 떨치기 위한 돌파구로 광고업, 연기학원도 경험했다. 하지만, 여건만 허락한다면 마임만을 고집하고 싶은 것이 그의 소망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병원, 교도소,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갇힌 자를 위한 공연’도 하고 춘천마임페스티벌 등 축제현장을 찾아다니며 해마다 1백여회가 넘는 공연을 펼치면서도 늘 허기가 진다. 서울·경기를 제외하면 마임연기자는 한 손으로 꼽힐 정도. 전주대학교 연극과 강의를 하며 ‘동지’를 찾고 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그는 홀로 무대에 선다. 그래서 그는 “여럿이 함께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그가 이번 월드컵 문화축제에 전주대 학생들과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과 함께 거리공연에 참여한 것도 그 이유다. 그는 2년전 중국과 몽골 단기선교 활동을 하며 말없이 표정과 느낌만으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했다. 일종의 마임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생긴 것. 그리고 우리 것을 표현하는 일에 대한 중요함도 느꼈다. 이번 공연에서 "무사복장"이나 "축구공을 든 유관순"은 그의 이러한 고민의 결실이다. 지난 5월에는 정읍동학농민혁명기념공연에서도 우리 음악을 틀고 그 가락에 맞춰 마임을 연출했다. “피에로보다 한국의 전통적 복장에 훨씬 더 정감이 있습니다. 한국의 것, 전북의 것을 소재로 한 마임연기를 더 연구해야지요.”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들의 ‘몸굿’이 지금 소리 없는 몸짓의 향연으로 피어나고 있다.
전북대 미술학과 김진석 교수(55). 1940년대 세계 미술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잭슨 폴락(1912∼1956)의 영향을 받은 김교수는 국내 미술계에서 손꼽히는 추상화가다. 80년 ‘녹색공간-그림자-802’로 국전 대상을 수상했고 84년부터는 전북대에서 후학을 양성할 정도로 화가로, 교육자로 탄탄한 길을 걸어왔다. ‘시련’이란 단어를 모를 것 같은 김교수에게 2000년 봄 중풍(뇌출혈)이라는 병마가 기습, 붓을 꺾어야 했다. 움직이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병상 신세를 져야했던 2년의 투병생활은 김교수의 몸과 마음을 황폐화시켰고 미술계에서도 그의 이름이 희미해졌다.한국이 월드컵 8강이라는 기적을 연출한 6월, 김교수도 작은 기적을 일구어내며 전시장으로 돌아왔다. 21일부터 27일까지 전북대 삼성문화관에서 열리는 ‘2002 김진석 1호전’.한국이 8강에 오르기까지 고된 훈련과 모험이 뒤따랐듯이 이번 전시도 김교수의 창작열정과 굽힐줄 모르는 의지가 병마를 이겨내고 만들어낸 결실이다. 오른손 외에는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김교수가 지난해 12월부터 작업해 완성한 작품은 모두 34점. 환자용 침대에 앉아 이불과 손, 잠옷에 온통 색깔 투성으로 범벅을 만들며 손바닥만한 종이 위에 파스텔로, 유화물감으로 그려낸 노작들이다.“우습게 여기던 그 참새가 내 그림의 소재가 됐다”는 김교수의 말처럼 그의 작품속에서는 새가 하늘을 훨훨 날아다닌다. 병상을 훌훌 털고 일어나 자유롭게 비행하고픈 의지를 화폭에 담아낸 것. 투병전에 보여줬던 초현실주의 추상을 버리고 구상에 가까워졌지만 일어나야 한다는 강렬한 메시지가 느껴진다.가족에 대한 사랑을 담은 작품도 애틋함을 더한다. 파스텔로 그린 ‘태양과 가족’에는 김교수와 부인 강미정씨(42), 그리고 딸 현산양(11)이 새가 되어 빨간 태양을 비껴 나들이 간다.작업실을 겸하고 있는 김교수의 집은 찾은 19일 오후 부인 강씨는 “남편의 그림에 대한 열정이 오른손을 움직이게 한 것 같다. 새벽 3∼4시에 일어나 환자용 침대에 앉아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김교수의 손과 발, 입이 되어준 강씨는 “수개월동안 그림을 그려내고, 재기전을 갖는다는 중압감 때문에 요즘 남편의 몸상태가 좋지 않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인터뷰 내내 눈물짓던 김교수는 손가락으로 ‘아파. 손 다리가 아파’라고 쓰며 힘들어했다.이번 전시를 계기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는 김교수는 마지막까지 화가로서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2학기부터 학교에 나가야 하는 김교수는 목소리만 제대로 틔인다면 휠체어에 앉아서라도 강의할 수 있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 그의 말문이 터졌다 어눌하고 목이 메인듯한 소리였지만 똑바로 귀에 박혔다. “고맙습니다”. 그 말 속에서 2학기부터 제자들 앞에 서 있는 그의 모습이 교차됐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작가의 작품세계를 비교, 감상할 수 있는 2인전이 열리고 있다. 민촌아트센터에서 25일까지 열리는 ‘강정진&차종순 초대전’.두 작가 모두 서양화가, 예원대 교수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추구하는 작품세계는 다르다. 강교수는 자연의 세계를 오롯이 화폭에 옮겨놓은 구상화가라면, 차교수는 묘사적인 표현보다는 창조적인 조형미를 앞세운 추상화가다.끊임없이 자연을 작품에 담아온 강교수는 이번 전시에서도 우리 지역의 산하를 힘있는 조형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울긋불긋한 산과 나즈막히 흐르는 강물, 넉넉한 들판은 자연의 외적 아름다움에 빠져드는 상투적인 작업에서 벗어나 자연과 마주하며 느낄 수 있는 경외가 고스란히 전해진다.차교수는 ‘휴지기(休止期)’연작을 통해 한국적인 조형미와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재료의 물성을 한껏 살려낸 작품들로 생성-성장-소멸을 수없이 반복하는 생명과 삶의 근원에 대한 존재론적 탐구를 추상으로 담아낸 것들이다.두 교수는 “방법론적으로 전혀 다른 작품세계지만 오히려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재미를 관객들에게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기대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아 앞으로 해마다 이 전시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북응원가를 공모합니다”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위원장 천이두)는 2002전주세계소리축제 기간동안 도민 모두가 다함께 부를 수 있는 전북응원가 ‘소리아리랑(가칭)’의 노랫말을 공모한다.메기고 받는 방식의 민요가락에 노랫말을 붙이는 형식의 이번 공모는 전북의 참맛을 노래하고 애향정신을 2음보(8자 내외)와 4음보(16자 내외)의 노랫말로 지어서 응모하면 된다. 노래에 맞는 율동도 제안할 수 있다.한 소절이라도 채택된 응모자에게는 기념품과 소리축제 공연 관람권에 제공되며, 당선작은 소리축제 공식행사에서 합창된다.7월 10일까지 조직위 사무실에 제출하거나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된다. 제출양식은 소리축제 홈페이지(www.jsf.or.kr)에서 다운로드하거나 조직위 사무실에서 받아가면 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기획팀(280-3324)으로 문의.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곽영효)이 2002 국악문화학교 2기 강습생을 모집한다. 올해 처음 개설한 국악문화학교는 일반인들이 국악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편 국악인구의 저변확대를 위해 마련한 자리다.‘신나는 우리가락 배우기’를 주제로 25일 개강, 9월 17일까지 10주간 열린다. 직장인은 물론 주부, 대학생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금과 한국무용, 판소리 등 3개 강좌가 마련되며 국악원 각 강의실에서 진행된다. 강의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7시시부터 8시30분까지 열린다.24일까지 국악원 장악과(남원관광단지 내)로 접수하면 되고 수강료는 2만원. 문의는 063)620-2332 또는 전자메일 ki2415@kukak.go.kr
공연-평화의 소리 앙상블 22일 오후 6시 전북예술회관. 관현악 악기를 중심으로 구성된 동호회 ‘평화의 소리 앙상블’의 정기연주회. 베토벤의 ‘로망스’, ‘캐논’, ‘Somewhere over the rainbow’ 등 클래식과 팝음악을 연주한다. 284-4445 -왕주철 독주회 23일 오후 3시 전북예술회관. 중앙대 음대를 졸업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왕주철씨의 연주회. 슈베르트의 ‘concerto in D Major No. 17’ 등 다양한 클래식 곡을 연주한다. 284-4445 -대서사음악극 ‘혼불’ 22∼24일 오후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다이나믹코리아 전주문화축전 2002’의 특별기획. 고 최명희의 장편소설 ‘혼불’을 음악극으로 창작한 작품. 전주시립국악단과 극단, 합창단 등 지역예술인 1백80여명이 참여했다. 284-4445 -제4기 전주금파춤 추모정기 대공연 27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금파 김조균 선생의 후학들이 여는 추모 무대. 김숙·정승희·국수호·신관철씨 등 중견 무용가를 비롯해 금파춤연구보존회와 금파무용단, 크누아 무용단 등이 무대에 오른다. 271-2259 -최관 독창회 27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바리톤 최관씨가 차이코프스키와 김광순 교수(전주대)의 가곡, 모짜르트의 아리아를 선보인다. 소프라노 오유정씨와 함께 베르디의 오페라중 ‘일트로바토레’를 열창한다. 232-8335 -하버드 크로커딜로스 아카펠라 28일 오후 7시30분, 29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미국 하버드 대학의 아카펠라 중창단 ‘크로커딜로스’의 전주 연주회. ‘마법의 성’ ‘편지’ ‘Sing Sing Sing’‘Johnny O’Conner’등 18곡을 선사한다. 270-7800 전시 -제8회 전국세미누드촬영대회 21일부터 27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 전북사진협회가 주관한 전국세미누드촬영대회 입상, 입선작을 전시한다. 278-5701 -헤르만헷세전 28일부터 7월3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 중앙공연문화재단이 여름방학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전시. ‘데미안’의 작가 헤르만 헷세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미술과 문학, 유물을 통해 보여준다. 270-7800 -김귀복조형전 19일부터 25일까지 얼화랑. 김귀복 교수(예원대)의 열세번째 전시회. 원초적 생명의 뿌리를 날카로운 금속 조각에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285-0323 -황순칠 초대전 21일부터 27일까지 경원아트홀. 95년 국전에서 대상을 받았던 황순칠씨가 공동체적 삶의 문화와 농촌의 정서를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286-0345 -제23회 근묵회展 21일부터 2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북서예학원(원장 송명석)에서 붓글씨를 연마하고 있는 근묵회 회원 40여명이 여는 정기전. 284-9419 -제2회 원화회전 21일부터 2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주대 평생교육원 한국화반에서 한국화가 김문철씨에게 그림을 배운 14명이 참여한다. 부채그림 50여점을 선보인다. 284-4445 -이원숙 개인전 21일부터 2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이화여대 조소과를 졸업한 이원숙씨가 여는 두번째 개인전. 조각과 회화가 어우러진 회화 작품들이 전시된다. 284-4445 -투사와포착 정기전 21일부터 2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주대 미술대학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이 모인 ‘투사와 포착회’가 실험주의 성격이 강한 조각과 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40여점을 선보인다. 284-4445 -디지털 플라워전 21일부터 2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익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 유성수씨의 개인전. 카메라에 담은 다양한 꽃들이 소복하게 피어나는 사진전시회다. 284-4445 -김재환작가 초대전 21일부터 2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불우학생을 위한 장학금을 마련하고 독거노인 돕기를 위한 자리. 김재환씨와 동료작가의 작품 30여점이 전시된다. 284-4445 -이현배 손내옹기전 14일부터 23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 진안 손내마을에서 옹기를 굽고 있는 옹기장이 이현배씨가 ‘기억속의 풍경, 그 아늑함’을 주제로 옛 생활옹기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개발한 옹기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마당이 주최하는 자리. 270-7800
임아론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 「엔젤」과 재미유학생 조예원 감독의 「트라일레머(Trilemma)」가 8월 22∼29 일본에서 개최될 제9회 히로시마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히로시마 애니메이션 영화제의 경쟁부문은 단편만을 대상으로 하며 「엔젤」과「트라일레머」는 73편의 출품작과 함께 대상과 히로시마상 등을 놓고 경합을 벌이게 된다.지난 2000년 8회 영화제에서는 이명하 감독의 「존재」가 데뷔상을 받았다.「마리이야기」와 함께 프랑스 안시 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도 진출했던 「엔젤」은 현재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상영중이며 7월 21∼26일 미국텍사스에서 개최 예정인 시그래프 컴퓨터애니메이션페이트벌에서도 초청장을 받았다.
惠子曰:"子非魚일진대 安知魚之樂이리오?"하니 莊子曰:"子非我일지대 安知我不知魚之樂이오?"라하더라.혜자가 장자에게 말하기를, "그대가 물고기가 아닌 바에야 물고기가 즐거워하고 있다는 것을 어찌 아시겠오?"라고 하자, 장자가 말하기를, "그대가 내가 아닌 바에야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모른다는 사실을 어찌 아시오?"라고 하였다.《장자》〈추수(秋水)〉편에 나오는 말이다. 물고기가 아닌 바에야 물고기의 마음을 알 수 없듯이 내가 아닌 바에야 내 마음을 나같이 아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할지라도 내 마음속을 나처럼 들여다보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자칫 상대방의 마음을 다 헤아리고 있다는 듯이 행동하기도 하고, 때로는 상대가 처한 상황이나 마음은 아예 아랑곳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행동하기도 한다. 두 경우 다 오만하고 방자한 행동이다. 내 마음과 나의 경우를 통하여 상대의 마음과 상대가 처한 경우를 근접하게 이해하고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덕인(德人)이 되는 길이며 인(仁)을 실천하는 길이다. 그런데, 요즈음 세상을 보면 너무 내 중심으로 사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자기가 번 돈이라고 해서 가난한 이웃의 입장 같은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허드레 물 쓰듯 돈을 쓰는 사람도 있고 좀 많이 배웠다고 해서 못 배운 사람을 내려보는 사람도 있다. 다 못난 짓이다. 남 보기 미안해서 내 돈이지만 내 맘대로 쓰지 못하는 마음을 가져야 다같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아직 우리 사회엔 결식 아동도 있고 소년 소녀 가장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도록 하자. 惠:은혜 혜 魚:고기 어 安:어찌 안 樂:즐거울 락
Can you hold, please?기다려 주시겠습니까?A: Hello. 여보세요. May I speak to Mr. Jones?존스 씨 좀 바꿔주시겠어요?B: Can you hold, please?A: Sure. 물론입니다.Thank you.고맙습니다.B: You're welcome.천만에요.전화 상에서 대화할 때 "잠깐 기다리세요."라는 표현에는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표현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Hang on. / Hang on. / Just a minute(second). / Let me put you on hold. / Stand by. / Wait a minute. / Hold the line."잠깐!"이란 의미로서 "Hold on!", "Hang on!"보다 정중한 표현을 하고자 할 때에는 "Excuse me, but….", "Pardon me, but…."등의 표현을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나의 얘기는 들으려고 하지 않고 자기 주장만 하는 상황에서 화를 내면서 "내 말 좀 들어보세요!"라고 말하고자 할 때에는 "Listen!"이라고 표현하면 됩니다.< 기억해 둘 만한 표현들 >* The sound goes on and off.목소리가 들리다 안 들리다 하는데요.* Now, can you hear me better?이제, 더 잘 들립니까?* I guess the lines are crossed.혼선이 된 것 같군요.
‘거기 가시거든 향물 쑥물로 잘허고 오셨다고진 세상의 입든 옷은 저녁 보신 낭구에 걸고염불로 질 닦을 테니 마른 옷 입고 오셨다고부디 들어 보고 극락 세계로 잘 가시오 그려’대서사 음악극 ‘혼불’은 청암부인의 넋을 위로하는 ‘상여소리’와 ‘초혼가’로 끝을 맺는다.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마음’을 혼불에 심다 절명한 故 최명희씨의 혼과 작가정신을 기리는 마음을 담아낸 것 처럼. 故 최명희의 장편소설 ‘혼불’속에 담긴 긴 세월과 방대한 이야기가 대서사음악극으로 태어난다. 2002한일월드컵 전주개최를 기념하는 ‘다이나믹코리아 전주문화축전 2002’의 특별기획, 대사서 음악극 ‘혼불’. 22일 오후 7시30분과 23일 오후 3시·7시30분, 24일 오후 7시 30분 등 모두 네차례에 걸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초연된다. 우리 민족의 시련과 애환을 가장 토속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한 원작 ‘혼불’을 다른 장르로 창작한 작품이다. 생전 ‘혼불을 사랑하시는 많을 분들을 위해 흥겨운 잔칫상을 준비’하고 싶었던 고인의 소망을 고인의 고향, 전주에서 이루어낸 셈이다. 혼불의 향기를 나눌 잔치상은 전주시립예술단과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열정으로 차려졌다. 심인택 총감독(우석대 교수)을 중심으로 소설가 이병천(전주MBC PD)·최기우(전북일보 기자)씨가대본을 썼고 지성호 교수(전북대)가 작곡했다. 또 박희태 교수(우석대)가 연출을, 시립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구천씨가 합창지도, 장인숙 교수(전북대)가 안무를 맡아 음악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여기에 전주시립국악단과 극단, 합창단을 비롯해 장인숙 널마루 무용단, 소리꾼 등 모두 1백80여명에 달하는 출연진이 3월부터 개별연습을 해왔고 지난주부터는 모악당에서 실제 공연이나 다름없는 총연습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있다. “창극과 연극, 춤, 합창 등 모두 장르가 어우러진 종합예술입니다. 보통 생각하는 음악극보다 스케일이 더 클겁니다. 대본부터 작곡, 출연자까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친 만큼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혼불을 전북을 대표하는 음악으로 만들 수 있다는 감동이 오히려 부담으로 짓눌렸다는 심인택 총감독은 2시간 40분동안 지속되는공연이지만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제작진은 물론 전주시는 짧은 시간이지만 2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작품인 만큼 1회성 공연에 그치지 않고 각 장르별로 완성도를 높이고 계획이다. 가곡으로, 판소리로, 합창으로, 무용으로, 창극으로 각각의 ‘혼불’을 무대에 올리며 예술적 완성도를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꽃심을 지닌 땅’ 전주에서 원작 ‘혼불’이 새로운 예술, 새로운 혼불로 피어오를지 주목된다.
해방이 되면서 창극을 ‘국극’으로 바꾸어 부르자고 해서 국극이란 명칭이 등장했다는 것은 이미 지난 회에서 말한 바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명칭이 바뀔 때쯤 해서부터 공연 작품도 야사나 전설 등에서 소재를 갖다가 만든 창작 창극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국극’이란 전통 판소리에 기반을 둔 창극이 아니라, 창작 창극을 가리키는 것으로 인식되게 되었다. 그래서 ‘춘향전’, ‘심청전’ 등은 지금도 창극이라고는 해도 국극이라고는 하지 않는 것이다.‘국극’은 한 때 크게 성공을 하기도 하였다. 이른바 4대 작품으로 일컬어지는 국극사의 ‘만리장성’, 국극협단의 ‘예도성의 삼경’, 조선창극단의 ‘왕자 호동’, 김연수 창극단의 ‘단종과 사육신’ 등이 바로 크게 성공한 작품들이었다. 그러나 국극은 음악 면에서 크게 취약하였다. 판소리는 수백 년 동안이나 갈고 닦은 소리들, 이른바 더늠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국극의 소리는 창작곡으로 만들어졌다. 한 사람이 금방 만들어낸 소리와 수백 년 동안 수많은 명창들에 의해 갈고 닦여진 소리의 차이는 불문가지였던 것이다. 당연히 국극은 쇠퇴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국극과 관련해서는 여성 국극의 등장을 빼놓을 수 없다. 여성 국극단은 1948년 여성들만으로 조직된 여성국악동호회로부터 출발하였다. 이들은 1949년 두 번째 공연 작품인 ‘햇님 달님’으로 크게 성공하였다. 이 작품을 보기 위해 극장마다 문전성시를 이루어 흥행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국극 하면 여성 국극이 먼저 떠오르게 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성 극단이 성공하게 되자 다른 극단은 완전히 실패를 거듭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결국에는 여성 극단만이 남게 되었는데, 그마저 6.25를 거치면서 사멸의 길을 걸었다. 여성국극단의 몰락은 그대로 판소리의 몰락으로 이어진다. 이런 점 때문에 어떤 이들은 창극과 판소리의 몰락이 여성 국극단에 의한 것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성 국극단이란 판소리와 창극이 몰락해 가는 과정에서 최후를 장식했던 형태였을 뿐이다. 이미 판소리나 창극은 사멸의 길로 들어서 있었고, 여성 국극은 잠시 동안 빛을 발했던 마지막 불빛이었을 뿐이다.지금도 여성 국극의 성공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여성 국극단이 다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옛 영화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여성 국극의 성공은 그 자체가 판소리의 실패와 동전의 앞뒷 면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화가 임대준씨(35)는 끊임없이 먹과 필의 운용을 실험하는 작가다. 수묵의 현대화를 시도하면서도 한국화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젊은 작가중 한명이다.수묵의 전통과 현대적 조형미를 화폭에서 조화시키고 있는 그의 근작들이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24일까지 전주 서신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임대준 초대전. 지난해 전북청년작가위상전 대상을 수상한 그를 전북미협(회장 이형구)이 초대한 자리로 그의 세번째 개인전이다.‘자연과 인간’을 주제로 먹과 붓, 그리고 작품소재에 대한 고민을 거듭한 작품 2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섬세함이 특징인 모필 대신 싸리붓을 들고 펼쳐낸 거친듯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필의 운용과 먹의 물성에 대한 실험이 도드라지는 작업들이다. 싸리붓은 먹이 튀기도 하고 선이 투박하지만 남성적인 힘이 느껴져 모필과는 다른 맛을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흑백의 대비와 필맛에 중점을 두고 작업했습니다. 즉흥적인 필법에 자연과 인간의 생성과 소멸을 담고 싶었어요. .”우리 삶에 깊이 박혀있는 민간신앙을 담아내기 위해 추상과 구상을 넘나든 그는 솟대를 담은 ‘기원’ ‘신화’ ‘샤만’연작 등을 통해 자연의 이치와 순응하는 삶을 표현했다.자신의 작품세계를 탄탄하게 다지기 위해 올해 전북대 미술대학원에 입학한 그는 “미술이론을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는 것이 작업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먹에 대한 실험을 지속하고 싶다고 말했다.우석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그는 우묵회와 의식의 새물결회, 동이회, 한국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자수는 길쌈과 바느질이 일상생활의 큰 몫이었던 옛 여인들의 소담스런 꿈과 감흥이 담겨 있는 규방예술이다. 옛 여인들이 갖추어야 할 기초교양이자 미학인 셈이다. 하지만 기계화에 바늘과 골무가 밀려나며 전통자수의 미학이 사그라들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자수에 한 땀 한 땀 놓인 실처럼, 숱한 바느질에 찔리면서도 변하지 않는 골무처럼 수십년간을 변함없이 전통자수의 맥을 이어온 한 장인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30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강소애 자수전. 공예품전시관이 전주의 전통문화와 숨은 장인을 발굴하기 위해 기획한 자리다.강 할머니(76)는 반백년동안 수를 놓을 바탕천을 짠 뒤, 올이 가느다란 꼰실과 올이 굵은 반푼실을 만들어 염색하고, 바늘에 꿰어 밑그림에 따라 한 땀씩 놓아 만들어낸 자수의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골무와 노리개, 화장대, 활옷, 족두리, 병풍까지 전통 규방문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다.“우리가 젊었을 때는 자수놓는 것은 기본이었어요. 생활과 함께 했던 자수가 세월이 흐르며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서른 한 살때 초등교사를 그만둔 뒤 본격적으로 자수를 시작한 강할머니는 판매목적이 아닌 전통의 숨결을 잇는다는 마음으로 예술미가 강조된 감상자수, 옷차림에 응용된 복식자수, 살림도구로 사용된 기용(器用)자수 등에 혼을 불어넣었다. 부와 명예를 의식하지 않고 전통을 이어온 장인정신이 수십년이 흐른 오늘에 꽃을 피워낸 셈이다. 전통자수의 아름다움과 함께 평수, 갈림수, 매듭수, 이음수, 가장 어렵다는 궁중자수 등 다양한 자수의 기법을 접할 수 있는 모처럼만의 기회다.2000년 국립박물관 전시와 일본 초청전을 가졌던 강할머니는 “전통자수의 맥이 끊기지 않고 전주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진양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할머니는 2000년부터 전북대 사회교육원에서 전통자수를 가르치고 있다.
政無舊新이니 以便民爲本하고, 人無彼此니 以得賢爲先이니라.정무구신 이편민위본 인무피차 이득현위선정치는 낡은 정치와 새 정치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니 백성을 편하게 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아야 하고, 사람은 이 사람 저 사람 특정한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니 어진 사람을 얻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송나라 사람 소철(蘇轍)이 쓴 〈부요유어사중승(傅堯兪御史中丞)〉이라는 글에 나오는 말이다. 선거 철이 되면 상대 당에 대한 공격이 심해지면서 '보수'니 '혁신'이니, '개혁'이니 '안정'이니, '새 정치'니 '낡은 정치'니 하는 말이 난무한다. 그러나 실지 정치에서는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고 혁신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보수든 혁신이든 백성을 편하게 하는 정치가 가장 잘 하는 정치이다. 옛것을 지키는 것이 국가 발전과 국민들의 생활 안정에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옛 것을 지켜야 할 것이고 새롭게 고치는 것이 국가 발전과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된다면 당연히 고쳐야 한다.따라서 처음부터 무조건 개혁을 강조할 필요도 없고, 애써 보수를 자처할 필요도 없다. 어떻게 해서든 백성들을 편하게 할 최선의 방도를 찾으면 된다.사람을 두고서 출신 지역을 따지고 출신학교를 따질 필요는 더욱 없다. 가장 현명한 사람을 고르면 그만이다. 지연과 학연에 묶여 현명치 못한 사람을 요직에 앉혀 놓으면 그 날부터 나라는 멍들기 시작한다. 요즈음처럼 빠른 세상에 지도자 한 사람이 잘 못 뽑혀 어리석은 정치를 하게 되면 금새 나라가 흔들리게 된다. 근래에 국가 존망의 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이 대부분 지도자를 잘 못 뽑은 탓에 그런 위기를 맞게 되었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가장 먼저 생각하도록 하고 국민들은 보다 현명한 사람을 뽑도록 해야 할 것이다.政:정치 정 舊:옛 구 便:편할 편 彼:저 피 此:이 차 賢:어질 현
월드컵 열기로 4천7백만 붉은악마의 몸과 마음이 뜨거워지고 있는 6월, 차분하게 앉아 가슴으로 월드컵을 만나는 책이 나왔다.태인 출신으로 축구선수를 지내다 독일 쾰른스포츠대학에서 스포츠과학을 공부한 이희태씨(57)가 펴낸 ‘세계 문명과 축구문화’. (신아출판사)저자는 문화와 문학, 심리학, 교육학, 사회학, 철학, 종교학 등 축구에 담겨있는 다양한 측면의 세계 문명과 학문을 펼쳐냈다. 독일 유학 당시 독일 축구용어는 1백%가 독일어임을 알게 된 그는 ‘축구경기규칙의 개요’에서 축구용어의 우리말화를 시도했고 이미 우리말로 토착화한 북한의 축구용어도 소개했다.이데올로기로서 축구를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과 남성들의 전유물인 축구에서 여성의 위치를 찾는 ‘여성스포츠와 여성축구’, 그리고 축구와 관련되 문학을 정리한 ‘스포츠문학과 축구소설’ 등도 실었다.한밝아카데미를 설립한 저자는 무크지 ‘온돌이’를 발행, 출간하고 있으며 논문 ‘태을상수역학’과 번역서 ‘축구선수를 위한 체조와 놀이’ ‘스포츠와 올림피아’ 가 있다.
- 신정일 ‘한국사, 그 변혁을 꿈꾼 사람들’(이학사)동학 농민운동 3대 지도자 중 한 사람인 김개남장군. 새 시대를 열고자 온몸을 바친 혁명가이자 변혁을 꿈꾼 사람이지만 ‘그의 가족들은 도강 김씨 족보에서도 지워지고 성마저 박씨로 바꾼 채’ 어렵게 살아남았다. 한 맺힌 세월이 백년 넘게 흐른 뒤에야 그가 쓰러진 서문교회(전주시 다가동) 옆 서교장터에는 ‘김개남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새로운 백제를 건국했던 일세의 풍운아 견훤, 조선 건국을 주도했던 비운의 혁명가 정도전, 대동세상을 열고자 했던 정여립, 서자출신으로 혁명을 꿈꾼 반항아 허균, 민란을 일으킨 천민 망이·망소이와 만적, 민족에게 이상향을 제시한 종교사 상가 증산 강일순, 유배지에서 실학을 집대성한 정약용…. 지배 이데올로기에 맞서 새로운 이념과 사상, 행동으로 시대를 앞서간 사람들. 그러나 대부분 역적으로 몰려 비극적인 최후를 맞거나 비껴진 역사의 기록으로 남았다. 황토현문화연구소 신정일소장이 쓴 ‘한국사, 그 변혁을 꿈꾼 사람들’은 역적이나 패자로 묻혀 버린 11명의 삶과 의식을 재조명한다. 역사의 무대를 현장답사하며 기록한 삶의 궤적과 자료 등을 엮어 시대의 모순을 깨닫고 그 시대를 뛰어넘고자 처절하게 몸부림 친, 그러나 결국 역사의 변두리로 밀려나거나 잊혀진 선각자들의 삶과 역사를 담고 있다. 저자 변혁을 꿈꾸는 편치 않은 세월을 견뎌온 탓에 되새긴 역사에는 더욱 절절함이 묻어난다. 지역 문화와 묻혀진 역사 발굴에 힘써온 저자는 “오랜 세월 구천을 떠돌고 있는 모든 역신들의 삶의 궤적들을 다시금 이 땅에서 새롭게 조명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주류에 대한 기록만이 남기 마련인 이 땅의 역사서술에서 혹여 억울한 누명이 있다면 이를 되짚어보자는 것. “결국 우리가 꿈꿔야 하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는 저자가 역사를 재조명하는 이유다.
- 한승헌 문고집 "내마음속의 그늘"인권과 민주화운동에 앞장서온 한승헌 변호사(68)는 올곧음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법조인이다. 바른 삶을 살아온 그가 ‘바른 사람’으로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일까?‘험난한 세상에 빛을 남긴 분들의 삶’을 되새기는 저자의 뜨거운 가슴을 만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공인으로 활동해오면서 공개 석상에서 말했거나 읽은 바 있는 추모사와 인터뷰, 격려사, 축사, 인사말 등을 모은 문고판 ‘내 마음 속의 그들’(범우사). 함석헌 선생부터 민족변호사 허헌, 고암 이응노 선생, 한완상 전 통일부총리, 재야 사학자 이이화씨 등 이미 유명을 달리했거나 우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바른 세상 만들기에 진력했던 사람들을 향한 저자의 존경과 애정을 담고 있다.함석헌 선생 탄신 1백주년 기념 강연의 축사 ‘내 추억속의 함석헌 선생’에서 그는 함석헌 선생과의 인연과 만남을 이야기하며 “선생이 겨레를 위해 큰 자취를 남기고 가셨듯이 우리도 이세상을 위해서 베풀고 남겨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일성한다. 국회 갑오동학 농민혁명연구회 세미나에서는 ‘국가유공자가 되어야 할 역적’을 앞세워 ‘이나라에 애국정신이 살아나고 민족정기가 깃발처럼 펄럭’이게 하기 위해선 동학농민군의 명예회복 내지 국가유공자 예우를 위한 법적 조치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그의 인물론은 인물에 대한 평가에서 그치지 않고 바른 세상을 향한 진지한 바람과 따스한 인간애가 스며있어 가슴을 울렁인다. 의례문의 격식과 가식에서 벗어난 그의 진정성과 생각, 그리고 세상을 향한 온화함이 씨줄과 날줄로 엮여 활자로 고스란히 드러난 덕분이다.“나 자신의 고백이자 다짐을 공개한다”는 마음으로 함께 실은 언론과의 인터뷰는 그의 발자취와 자아반성을 엿볼 수 있는 이른바 ‘한승헌 고백서’이다. 한국인권문제연구소 인권상을 수상했을 때의 인사말 ‘‘실패한 변호사’의 민망함’과 로우시콤과의 인터뷰 ‘살면서 부끄러웠던 일 많지요’등에는 변호사로서, 지식인으로서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한 아쉬움’이 배어있다.(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역사 바로세우기에 여전한 열정을 쏟고 있는 한변호사는 ‘위장시대의 증언’ ‘정치재판의 현장’ ‘정보화시대의 저작권’ 등 10여권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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