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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교실] 가격연동제(價格連動制)

가격연동제(價格連動制)이을 연(連), 움직일 동(動), 제도 제(制)기본 품목의 가격 변동에 따라 이에 관련되는 다른 품목의 가격도 조절해 나가는 제도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거의 모든 상품에 가격연동제(價格連動制)가 적용되고 있다. 가격연동제는 생산비나 사들이는 값이 상승하거나 하락하면 상품의 가격도 거기에 따라 변하게 되는 제도이다. 특히 농수산물은 자연적 조건에 따라 생산량이 다르고, 저장도 용이(容易)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연동제가 강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다. 이을 연(連)에 움직일 동(動)을 쓴 연동(連動)은 원래 기계 따위에서 한부분이 움직이면 그와 연결된 다른 부분도 함께 움직이는 일을 일컫는 말이었다. '책받침 部'를 일반적으로 '책받침'이라고 하지만 원래 이름은 '쉬엄쉬엄 갈 착'이다. 그래서 이 '책받침 部'가 들어 간 글자는 '달리다' '뛰어넘다' '관통' '통행' '속도'라는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道는 '길 도', 迹은 '흔적 적', 逕은 '지름길 경', 通은 '통할 통', 透는 '통할 투', 達은 '통달할 달', 速은 '빠를 속', 遲는 '더딜 지'인 것이다. 또 '책받침 部'가 들어가면 물러날 퇴(退), 쫓을 추(追), 갈 서(逝), 나아갈 진(進), 쫓을 준(遵), 쫓을 축(逐)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가다' '쫓다' '물러나다'는 의미의 글자이다.동용모 사원폭만의(動容貌斯遠暴慢矣), 정안색 사근신의(正顔色斯近信矣), 출사기 사원비배의(出辭氣斯遠鄙倍矣)라는 말이 있다. 얼굴이나 몸을 움직이는데 있어서 난폭하거나 교만함을 멀리해야 하고, 표정을 올바르게 해야 사람들의 신뢰를 가까이 할 수 있으며, 말을 입 밖에 내는데 조심하여 비루(鄙陋)하고 사리(事理)에 어긋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증자(曾子)의 말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02.04 23:02

[전북문화 마주보기] 하나의 마음되는 마을공동체 놀이문화

사라져가는 것들이 있다.어느 판이나 판이 돌아가는 원리를 말할 것 같으면, 전통과 새로움이 똑같이 중요하게 존재한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는 너무도 많은 전통을 새로움이라는 이름으로 돌보지 않고 외면해 왔다. 설을 앞둔 지금, 그동안 우리 선조들이 쌓아왔던 공동의 문화는 찾아보기 어렵게 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지금은 많은 부분이 자취를 감추었지만 오래동안 마을이라는 테두리로 묶여진 농촌과 해안의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만을 빌기보다는 마을사람 모두의 안녕을 빌고 서로에게 한해의 고단함을 함께할 단결된 마음을 보이며 한해를 시작했다. 특히 쌀농사를 바탕으로한 농경문화에 익숙했던 농촌사람들에게는 한해 마을사람들의 단결된 힘이 곧바로 한해 농사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었던 까닭이다. 예나 지금이나 농경문화의 중심이었던 전북지방은 세시풍속이라는 절기에 익숙해져 있다. 특히 지금과 달리 전통사회에서는 모든 일상생활이 철저하게 24절기에 따라 움직였다. 세시풍속이란 일년을 단위로 일정 기간에 정기적으로 수행하는 자연에 대한 일종의 통과의례와 같은 것이었다. 마을사람들 모두의 축제적 의미를 담은 세시풍속은 당산제나 마을굿이라는 제의 호은 놀이로 담아졌다. 당산제나 마을굿은 마을사람들이 주축이 돼 마을 주민들의 안녕과 풍농·풍어를 기원하며 매년 한해가 시작되는 정월에 정기적으로 열렸다. 그러나 이런 마을굿은 외래문명이 들어오면서 민간신앙, 토속신앙, 향토신앙 등으로 불리면서 천대받아 오다가 급기야 미신이라고까지 멸시당하게 되었으며 근대화의 억센 바람은 이들을 하나둘씩 사라지게 만들었다. 예전보다 많은 수가 줄었지만 지금도 전국의 도처에 전통문화로 그 맥이 이어져 오고 있풍속들은 그 지방에 따라, 자연환경에 따라, 그 명칭이나 제의(祭儀) 행태 등이 조금씩 다를 뿐, 마을 수호신을 경건히 받들고 축원하는 본래의 내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전북의 당산제나 마을굿도 변화와 소멸을 거쳤지만 설과 정월 대보름에 즈음한 제의(祭儀)들은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전국민속예술 경연대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재연된 세시풍속은 10여개. 이외에도 널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마을별로 치러지는 크고작은 마을축제는 사실 파악하기 어렵다. 널리 알려져 있는 풍속중에 고창 오거리 당산제의 ‘중거리 당산제’가 중요민속자료 14호로, 부안 위도 띠뱃놀이가 중요무형문화재 제82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고, 부안읍 동중리 솟대제가 중요민속자료 19호로, 부안 계화면 대벌리의 쌍조솟대제 ‘솟대’는 道 민속자료 17호로 지정돼 오늘에 까지 전통과 명맥이 비교적 원형에 가깝게 이어지고 있다. 우리 세시풍속중에 한해 마을의 안녕을 비는 이런 마을굿은 다양하게 펼져지고 있지만 절기상으로 보자면 정월초하루부터 정월 대보름 사이에 집중되어 있다. 마을마다 각기 당산제 지내는 날을 정하는데 마을에서 회의를 통해 손(액)없는 날을 받아서 지내거나 고정적으로 정해진 날에 당산굿을 지낸다. 도내의 당산제는 정월 초삿날, 열낫날, 보름날, 열엿세 중에서 특히 정월 보름날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정월보름날은 전통 농경사회에서 상원(上元)이라 하여 일의 시작을 의미한다. 즉 길고도 모진 겨울을 다 보내고 농사일을 시작하는 절기이고, 농사일을 하기 위해서는 마을공동체의식을 회복해야 집단노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의식을 통해 묵은 감정을 씻어내고 풍년을 예축하는 의미를 갖는다.전북지역의 정월 풍속은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거나 지역적인 특성이 두드러진 것은 아니지만 산간지역과 해안를 끼고 있는 지역간의 차이를 보인다.소백산맥의 서편기슭인 무주 진안 장수, 임실 순창 남원, 그리고 정읍의 일부지역이 포함되는 산간지역과 금강이남의 익산 옥구 김제 완주 정읍 부안의 일부 평야지역과 옥구 김제 부안 고창지역의 해안과 고군산열도와 해안 도서지역간의 당산의 구조나 형태, 제의 등에서 의미나 형태가 서로 다른 면을 보이고 있는 것.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래의 겨레신앙과도 같은 마을축제는 쇠퇴해 가고 있으며 그나마 남아있는 것들도 상당 부분 편의주의에 따라 변형되거나 의례가 생략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북대 박물관이 지난 98년에 부안과 고창지역의 당산제를 조사해 발간한 ‘전북해안지역 마을공동체신앙’에 의하면 39개의 당산제 가운데 15개의 당산제가 20∼30여전부터 또는 최근 몇년 사이에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2.04 23:02

우리영화가 있어 설날연휴 즐겁다

예년처럼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은 헐리웃 대형 블록버스터를 만나기는 어려울 듯 싶다. 하지만 러브레터의 뒤를 이을 만한 영화 ‘철도원’, 디카프리오의 ‘비치’와 한국영화 ‘춘향뎐’, ‘반칙왕’, ‘박하사탕’은 올 설연휴동안 영화팬들을 즐겁게하기 충분하다.◎ 춘향뎐=한국을 대표하는 임권택감독 작품인데다 판소리 형식을 빈 ‘춘향전’이라는 점에서 ‘국민영화’대접을 받고 있다. 이미 전주와 남원에서 시사회를 가지면서 관객들로부터 일단 합격점을 받은 춘향뎐은 조상현씨의 판소리 완창중 2시30분 분량에 맞춰 판소리 춘향전 원본의 이야기를 접목했다. 영화와 판소리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향식적 시도를 한 것이다.◎ 반칙왕=말단 은행원인 임대호(송강호). 예금유치실적은 바닥을 기고 매일 출근시간이 지키지 못하는 지각회사원. 어느날 힘없이 발걸음을 옮기던 그에게 레스링체육관은 뜻밖에 프로레슬러의 제의를 받는다. 프로레슬러에 대한 그의 도전은 그에게 새로운 세계를 펼쳐보이게 한다. 영화 ‘조용한 가족’으로 코믹잔혹극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던 김지운감독은 관객의 허를 찌르는 기묘한 상상력을 발휘한다.◎ 박하사탕=소설가 출신의 이창동감독이 만든 ‘박하사탕’은 다루는 주제의 묵직함 때문에 진지한 관객들로부터 꾸준한 반응을 얻어가고 있다. 한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박하사탕 상영은 올 설에도 상당한 관객들을 불러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정치적으로 암울햇던 70년대와 80년대, 경제적인 풍요속에서 개인들간 욕망의 충돌이 전면화되는 90년대 풍경이 시간의 축을 따라 흐르면서 한국 현대사를 고찰하고 있다. ◎ 철도원=하얀 눈으로 뒤덮힌 일본 훗카이도 시골마을 종착역. 빨간 깃발을 흔들며 평생 역을 지켜온 철도원 오토. 영화 철도원은 한때는 꽤 북적거렸던 한 폐광마을의 역장으로 평생을 바쳐온 한 철도원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담아낸 영화다.한장의 엽서를 보듯 사랑과 삶을 영상미로 담아낸 이 영화는 오토의 삶을 수채화처럼 그려내고 있다.◎ 비치=타이타닉으로 유명한 디카프리오의 출연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미국 청년 리처드는 끊임없이 일탈을 꿈꾸는 여행광. 이번에 그가 찾은 곳은 태국의 수도 방콕이다. 그곳에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낙원이라는 어떤 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 섬을 찾는 리처드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2.04 23:02

설연휴 가족과 함께 볼만한 비디오

자신이 영화광이라고 생각된다면 설 연휴엔 비디오숍으로 나들이를 가보자. 어디 멀리 갈 계획이 없다면 오랫만에 집안에서 긴장을 풀고 느긋하게 비디오를 보며 휴식하기 좋은 설 연휴. 비디오 제작사마다 이때를 겨냥해 내놓은 각 장르의 작품이 신규프로 코너에 꽂혀 있다. 이 가운데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는 비디오 몇편을 권한다. -빅 대디 아담 샌들러. 코미디 배우이자 프로듀서, 시나리오 작가 겸 작곡가로 현재 할리우드에서는 ‘잘 나가는 엔터테이너’다. 이 작품은 전적으로 ‘아담 샌들러’표 영화다. ‘어느날 갑자기 그에게 아이가 배달되었다!’ 법대를 졸업한 소니 코폭스(아담 샌들러)는 변호사로 한창 잘 나가는 친구들과는 달리 일주일에 딱 한번 통행요금 징수원으로 일한다. 어영부영 허송세월을 보내는 그의 곁에서 여자친구 바네사마저 떠나버린다. 절망에 빠진 그 앞에 어느날 5살짜리 꼬마 줄리안이 배달되는데…. -졸업 더스틴 호프만이 열연했던 67년 작품 ‘졸업’의 현대판. 데이빗 쉬머의 어눌한 말투와 자신감 없는 태도는 더스틴 호프만이 보여주었던 연기를, 바바라 허쉬의 집요한 집착은 미세스 로빈스를 떠올리게 하며, 기네스 펠트로의 청순한 이미지는 캐서린 로스와 흡사한 느낌을 갖게한다. 이러한 출연진의 이미지로 인해 이 영화의 원제‘The Pallbearer(관을 드는 사람)’는 국내로 들어오면서 졸업으로 탈바꿈했다. 67년 작품보다 상큼한 로맨틱 드라마로 태어났고 간간히 터져나오는 크고작은 웃음들은 신세대들의 감각을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미이라 1923년, 탐험가들이 황금과 유물을 찾아 고대 이집트의 유적지 ‘하무납트라’를 찾아가지만 하나같이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박물관 사서인 이비와 그의 오빠 조나단은 릭이란 사람에게서 하무납트라의 비밀을 듣는다. 이비 일행은 죄수인 릭을 구해주는 대신, 함께 하무납트라를 향해 탐험을 떠난다. 이비 일행은 배에서 한 무리의 도적떼를 만나는데 도적들은 이비가 지니고 있는 비밀의 열쇠와 지도를 뺏으려 한다. 결국 사막 한가운데서 잃어버린 황금의 도시를 발견하는 이비 일행. 모래폭풍 등의 첨단 특수효과가 볼거리를 제공한다. -캐리 2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공포영화 캐리의 후속편. ‘캐리2’는 여성감독 캣 쉬아가 연출했다. 캐리의 이복동생 레이첼(에밀리 버글)을 주인공으로 삼아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여고생의 분노를 공포영화의 그릇에 담았다. ‘캐리’가 사춘기 소녀의 성장에 대한 공포와 억압을 한순간에 터져버리는 분노로 표현했다면 ‘캐리2’는 별다른 능력이 없는 17세 소녀의 정서에 바탕을 두고 보다 일상적인 분노를 그린다. 여기에 10대 시절 있을 법한 소녀들의 우정과 러브스토리를 덧붙여 공포의 강도를 높인다. -블로우 백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연을 맡은 코만도를 연출했던 액션감독 마크 L. 레스터가 메가폰을 잡았다. 형사 돈 모렐(마리오 반 피블스)은 예수의 재림을 믿는 광신도이자 연쇄살인마인 위트만에게 죽을 고비를 넘기는 악몽을 꾸며 시달린다. 마침내 위트만의 사형집행일, 가스실에서 게거품을 머금은 채 죽어가는 그의 모습을 보며 악의 최후를 확인한다. 그러나 그가 가스실을 나간후 정부조직의 은밀한 계획에 따라 위트만은 응급실에 옮겨져 다시 생명을 건지고, 성형수술을 하여 살인병기로 특수훈련을 받는데…⊙ 지난주 비디오 대여순위1.미이라2.와일드 와일드 웨스트3.노팅힐4.형사 가제트5.엔트랩먼트6.매트릭스7.빅대디8.인정사정 볼것없다9.카라10.유령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2.04 23:02

[전북문화 마주보기] 공동체 문화의 명맥 잇는다

우리 민족의 공동체문화 뿌리는 깊고 단단하다. 명절은 그 뿌리를 가장 정통적으로 이어내는 통로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현대에 이르러 공동체 문화의 바탕이 단절되고 훼손되어 그 모습을 찾기 어렵게 되었긴 했지만 고향과 명절로 이어지는 그 절기의 한복판에서 우리는 끊어질듯 그러나 끊기지 않고 명맥을 이어온 많은 공동체 문화의 현장들을 만난다. 전북에는 아직도 대를 잇는 세시풍속들이 많이 남아있다. 물론 더 많은 풍속들은 이농과 도시집중화의 환경속에서 자의타의로 모습을 감추었지만 아직도 절기를 찾아 마을단위로 행해지는 풍속은 얼마든지 있다. 그중에서도 정월대보름의 세시풍속은 더욱 활발하다. 그 까닭은 정월대보름의 놀이나 제의들이 개인적 차원의 것이 아니라 마을 단위의 공동체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북도립국악원 학예연구실 김성식실장(민속학)은 “팔월 보름이 가족 중심의 명절이라면 정월 보름은 마을 중심의 명절이고, 팔월 보름이 각자의 가을 걷이 수확물로 각자의 집에서 조상께 예를 올린다면 정월 보름은 마을의 안녕과 풍년 예축을 위한 대동 단위의 예(禮), 즉 마을굿이다”고 말한다. 명맥은 전에 비해 보잘것 없거나 축소된 예들이지만 피폐한 농촌과 젊은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오늘의 현실속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그 맥을 이어온다는 것은 대단한 일임에 틀림없다. 김성식실장은 오늘날처럼 공동체의식이 해체되어가는 현실에서 공동체문화를 살리려면 새로운 방법이 모색되어져야 한다고 제안한다. 김실장이 그 전형으로 소개하는 정읍시 산외면 정량리의 원정마을의 정월대보름 마을굿. 원정마을도 여늬 마을처럼 이농현상 등으로 마을인구가 적지만 정월대보름이면 어김없이 풍성한 마을굿이 열린다. 그 마을을 떠나있는 출향민들이 이때면 고향으로 모이기 때문. 특시 재경향우회의 경우는 정월보름에 버스를 빌려 마을을 방문한다. 이들은 자금을 마련해 마을 정자를 새로 지었는가하면 당산나무의 주변도 깨끗히 다듬었다고 한다. 고향을 지키고 있거나 떠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벌이는 마을굿은 따뜻하고 활기가 넘치며 풍성하다. 함께 줄을 꼬고, 음식을 장만하고 굿을 치고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 이들에게 안겨지는 무엇일까. 삭막한 도시 생활로부터 벗어나 더불어 사는 의미와 서로의 복과 안녕을 기원하는 이 축제의 자리를 김실장은 우리민족 심성을 되살려내는 소중한 산교육의 현장이라고 강조한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02.04 23:02

[신작 비디오] 주유소 습격사건

◈ 주유소 습격사건돈만 밝히는 코치가 싫어 운동을 그만둔 야구천재 노마크. 단순무식하지만 무식하다는 말에 유난히 민감한 무대포. 음악을 들어야 소화가 되는 딴따라 등.무지막지하게 때리고 의기양양하게 주유소를 점령한 이들의 이야기. 개봉당시부터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꼬리를 물어 서울관객 96만명을 동원한 화제작. 쉬리와 서편제에 이어 역대 한국영화 흥행 3위에 오른 영화로 각 캐릭터의 개성이 돋보여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는 영화.◈ 애널라이즈 디스마피아를 다룬 시추에이션 코미디. 뉴욕 최강의 마피아 대부인 폴 비티는 마피아 총회를 앞두고 정신 불안에 시달린다.자신의 후견인이던 마네타가 라이벌 조직에 의해 살해된 것이다. 어린 시절 부친이 암살당한 기억이 되살아나기 시작한 폴은 몰래 정신과 의사를 찾아간다. 긴장하면 계속 눈물만 흘리기 때문이다. 로버트 드 니로와 빌리 크리스탈의 연기 콤비가 볼 만하다.◈ 타잔캐릭터의 세밀한 손놀림 뿐 아니라 감성에 대한 포착력도 뛰어난 애니메이션. 부모를 잃은 타잔이 고릴라의 손에 의해 성장해 가는 과정이 실감난다. 고릴라 무리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 등 결코 가볍지 않다. 월트 디즈니가 겨냥하는 타깃이 어린이만이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사랑과 영혼’에 출연했던 토니 골드윈이 타잔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링공포물의 요건을 고루 갖춘 영화. 갑작스레 귀신이 등장하는 고전적 수법은 사양한다. 탄탄한 이야기 구성을 바탕으로 반복되는 몇가지 이미지가 갈수록 공포감을 자아낸다. 일본에서 1백5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히트작. 국내에서 리메이크한 ‘링’ 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2.04 23:02

알뜰살뜰 설 차례상 이렇게 차려요

온가족이 함께 모인 설날 아침. 올해는 여느 해보다 의미있게 차례를 지내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 조상께 새천년의 시작을 알리고 희망찬 앞날을 다짐하려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알뜰한 설 차례상차리는 방법과 차례지내는 법을 소개한다.차례상은 형편에 맞게 차리되 정갈하고 정성스럽게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예로부터 차례지내는 법은 ‘가가례(家家禮)’라 할만큼 지방과 집안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형식에 얽매이는 것보다 예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검소하게 차리는 것이 지혜롭다.설 차례상에는 밥(메)대신 떡국을 올린다. 떡은 썰지않은 백설기를 올리고 삼탕(육탕·어탕·소탕), 삼적(육적·어적·소적), 삼색나물(시금치·고사리·도라지), 포(북어·대구포·육포), 유과류와 과일 등을 형편에 맞게 준비한다. 또 차례음식에는 마늘 파 고춧가루를 쓰지 않는다.차례상은 북쪽으로 놓고 제주가 젯상을 바라보아 오른쪽을 동, 왼쪽을 서라 한다. 차례상 가장 윗쪽에는 지방이나 고인의 사진을 놓고 그 양옆에 촛대를 세운다. 두분을 모실경우 남자조상은 서쪽, 여자조상은 동쪽에 모신다.신위에서 가장 가까운 제1열에는 시접과 잔반, 떡국을 놓는다. 2열에는 전과 적 편을 왼쪽부터 순서대로 놓는다. ‘어동육서’ ‘두동미서’를 원칙으로 한다. 전도 소전 어전 육전중 한가지만 올려도 무방하며, 양념장을 해 찐 것을 말하는 적도 한가지로 줄이거나 합적할 수 있다. 어적으로 조기 찐 것을 놓기도 한다.3열에는 탕을 놓는다. 전에는 육탕, 어탕, 소탕을 모두 올렸지만 요즘은 세가지를 합한 합탕을 올리기도 한다. 4열에는 나물과 포를 ‘생동숙서’ ‘좌포우혜’에 따라 놓는다. 날것은 동쪽 익힌 나물은 서쪽에 놓고 포는 왼쪽에 식혜는 오른쪽에 놓는다. 포는 한가지만 올리면 되며, 나물은 삼색(푸른색 갈색 흰색)을 갖춰 한제기에 올린다. 나물은 고사리와 무나물이나 숙주, 시금치나 쑥갓 등을 마련한다.제5열에는 과일을 놓는다. 과일은 ‘조율이시’와 ‘홍동백서’에 따라 왼쪽부터 밤 배 곶감 약과 사과 대추 등의 순서로 놓고 종류는 반드시 홀수로 한다. 사과 다식 등을 올릴 수 있다. ⊙ 차례지내기차례는 기제사(忌祭祀)와는 차이가 많다. 원칙적으로 무축단작(無祝單酌)이라해서 축문을 읽지 않고 술잔도 한잔만 올린다. 또 촛불은 조상의 식사자리를 밝힌다는 의미로 차례상에 올리지만 켜지 않는다.지방을 중심으로 동쪽에 남자자손이 서고 서쪽에 여자자손이 자리한다. 제주가 술잔을 올리고 재배한다. 참가자 전원이 큰절한다. 지방을 태우고 상을 물린다. 음복한다.절을 할때 남자는 왼손이 오른손을 잡은후 양손을 모은다. 허리를 굽혀 손을 바닥에 짚고 왼쪽 무릎을 먼저 바닥에 꿇는다. 일어설때는 오른발을 먼저 세우고 양손을 무릎 위에 댄 뒤 왼발을 세운다. 두번 절한다. 여자는 오른손이 왼손을 잡고 두팔을 어깨 높이로 올려 이마쪽으로 당긴다. 남자와 같이 왼쪽 무릎을 먼저 꿇고 일어날때는 수평으로 올렸던 양손을 원래 위치에 놓는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02.03 23:02

설연휴 건강조심하세요

오랜만의 가족 친지들과의 만남으로 즐거워야 할 명절에 자칫 주의를 게을리하면 건강을 해치기 쉽다. 먹고 마시며 노는 것에 명절의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설연휴를 재충전과 새출발의 기회로 삼으려면 무엇보다 건강부터 챙겨야 한다.명절기간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는 오랜 귀향과 귀경으로 인한 피로의 누적. 운동부족과 과식, 연휴 후유증 등도 주의해야 한다.▲귀향·귀경길 안전승용차를 이용해 귀향길에 나서는 사람들은 운전중 피로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오랜시간 운전하려면 한시간에 적어도 한번정도는 차에서 내려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간단한 체조나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고 심호흡을 하는 것이 좋다.오랜운전으로 인한 허리통증을 막기위해서는 등받이를 90도로 세우고 엉덩이를 뒤로 밀착시키며, 운전대와의 거리도 발로 가속페달을 밟았을때 무릎이 약간 굽혀지는 정도가 바람직하다.평소 지병이 있거나 임산부의 경우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심장병이 있는 사람은 항공여행은 피하도록 하고 심부전증이나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이 있을때는 미리 의사와 상의하고 약을 준비해야 한다. 임산부는 장거리여행은 피해야하며, 임신초기 3개월과 마지막 달에는 여행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과식과 과음명절에는 과식과 과음을 하기 쉽다. 또한 운동부족까지 겹쳐 생활의 리듬이 깨기지 일쑤다.상비약을 준비해두거나 연휴기간에 문을 여는 병원, 약국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음과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다.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신장질환 등이 있는 사람은 명절음식에 고열량 고콜레스테롤 음식이 많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식혜 떡 각종 부침과 고기 등 탄수화물음식과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삼가하는 것이 좋다. 과식 과음으로 인한 설사 구토 복통 등도 만성질환자에게는 위험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평소의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책이다.▲연휴후유증연휴가 끝난뒤 피로누적과 생활리듬 파괴로 직장에서의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 연휴후유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명절기간 내내 부엌에서 긴장하며 일하다 보면 피로가 누적돼 긴장성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연휴후유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연휴라도 충분히 잠을 자는 것이 피로예방법이다. 명절피로의 대부분은 수면부족과 변경에 의한 생체리듬 파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전문의의 설명.일상복귀전에 완충기간을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연휴마지막날 밤이나 새벽에 귀가하는 것보다 여유있게 돌아와 휴식을 취하며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사람들이 많이 모이다 보면 독감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갑자기 높은 열이 나고 목이 쑤시면서 아프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손을 자주 씻고 양치질을 제때 하는 것만으로도 독감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02.03 23:02

[한자교실] 폐활량(肺活量)

폐활량(肺活量)허파 폐(肺), 살 활(活), 양 량(量)숨을 한 번 들이쉬고 내쉼에 따라 폐에 출입하는 최대의 공기량사과를 하루에 한 개씩만 먹어도 폐활량(肺活量)이 많아지며 흡연(吸煙)의 해독(害毒)도 일부 차단(遮斷)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폐(肺)에 관한 질병을 총칭하여 폐병(肺病)이라 하고, 폐의 염증을 폐렴(肺炎)이라 하며, 폐에 결핵균이 침입하여 생기는 만성 전염병을 폐결핵(肺結核)이라 한다. 활(活)은 '살다' '생기있다' '응용하다'는 의미로 쓰인다. 살아 움직이는 힘인 활력(活力), 활발한 기운이나 활동적인 원기(元氣)인 활기(活氣), 이리 저리 잘 이용한다는 활용(活用) 등이 그 예이다. 살아 움직이는 사진이라 해서 활동사진(活動寫眞)이고, 다시 살아난다 해서 부활(復活)이며, 가난한 사람들을 살리는 무리라 해서 활빈당(活貧黨)이다. 량(量)은 수량계(水量計)·측량(測量)에서는 '헤아리다', 계량(計量)에서는 '용량', 도량형(度量衡)에서는 '부피를 재는 기구'라는 의미이고, 아량(雅量)에서는 '도량'의 의미이다. 지출의 비용을 헤아려 이에 따르는 수입의 양을 만든다(생각한다)는 것을 양출제입(量出制入)이라 하고, 그 반대를 양입위출(量入爲出)이라 한다.한문공(韓文公)은 사람을 부리는 비결을 이야기하면서 [量力而任之 度才而處之(양력이임지 도재이처지)]라는 말을 하였다 한다. 그 사람의 역량(능력)을 조사해 보아서 적소(適所)에 임명하고, 그 사람의 재능을 헤아려 보고 나서 적당히 조처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02.03 23:02

고단여사가 들려주는 설 이야기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 설이 예전같지 않다. 우리 전통문화가 서양문물에 밀려 본래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는 까닭이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조상을 찾아 예를 차리고, 또 가족과 이웃들과의 정을 나누는 소중한 시절로 보냈던 설이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삶으로부터 밀려나고 있다. 전통유가의 큰며느리로, 아내로, 어머니로 60해동안 전통적인 풍습과 가치관을 지켜와야 했던 고단여사가 들려주는 우리 고유의 명절 설은 농경민족의 문화가 배인 우리만의 아름다운 전통이다. 규방가사집을 내는 등 전통문화에 남다른 관심과 애착을 갖고 있는 고단여사와 함께 설은 어떠한 의미를 지닌 명절인지, 또 어떻게 지켜왔는지, 잊혀져가는 설의 본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예전과는 많이 변했지요. 세배객도 줄고 음식장만하는 것도 줄었고… 명절이 많이 간소화됐어요.” 고단(高단·78)여사는 시대변화에 따라 우리 전래의 미풍양속도 많이 쇠락하는 느낌이라며 안타까워한다. 예전에는 명절이면 경제적 여유가 없더라도 훈훈한 인심과 정으로 이웃간의 나눔이 많았지만 요즘은 지나치게 가족주의와 개인주의로 흐르는 것 같다고. 고단여사는 변화에 따르는 것이 순리지만 아름다운 전통은 지켜야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새해가 시작되는 첫날 하루종일 복을 빌고 좋은 말만하면 일년내내 그러하고, 또 좋은 음식을 배부르게 먹으면 일년내내 배부르다고 했어요.”고단여사는 설은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미를 담은 특별한 명절이라고 들려준다. 설에는 남녀노소와 빈부귀천의 구분없이 일손을 놓고 새옷인 설빔을 입고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또 집안의 어른들과 이웃 친지들을 찾아 세배를 드리는 데, 세배할때는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고 축복하는 덕담을 주고 받는다. “설날에는 사돈집사이에서도 문안비를 보내 새해인사를 나눴습니다. 또 설날부터 한동안은 길거리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시오’ ‘돈을 많이 버시오’ ‘건강하시오’등 좋은 일을 들추어 인사하고 다녔어요.”고단여사는 이밖에도 설에는 조상의 무덤을 찾아 새해를 맞이했다는 인사를 드리고, 닭이나 호랑이그림을 그려 벽이나 문옆에 붙여 악귀와 역신을 쫓아내는 풍습도 있었다고 전한다.“일년동안 사용할 조리를 사서 부엌에 매달아두면 1년동안 복을 받는다고 해서 새해 이른아침에 복조리도 팔고 다녔어요. 지금은 형식만 남아 있는데다 그마저도 물질주의로 치닫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고단여사는 예전에는 정월초하루부터 보름까지의 15일동안이나 잔치가 벌어졌었다고 들려준다. 조상에게 새해를 알리는 차례를 지내고 집안어른과 이웃에게 세배하고 그후부터는 이웃들과 널뛰기 연날리기 윷놀이 줄다리기 등 민속놀이를 즐기면서 가족간에 또 이웃과의 유대를 다졌다.지난 1939년 전남장흥에서 정읍칠보로 시집을 와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등 고난했던 시절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유교방식에 따라 명절을 지내왔다는 고단여사는 전주향교 전교를 지낸 부군 김환재(金煥在·80)선생 덕분에 전통문화에 대해 자세하게 익힐 수 있었다. “한때는 집안에 손님이 몇이나 들었는지 셀 수 없을 정도였지만 이제는 자녀들과 가까운 친척정도만 찾아오는 정도예요. 단촐해졌지요.”8남매의 큰며느리로 집안의 대소사를 다 치러내고, 슬하의 7남매를 모두 출가시킨 고단여사는 주부는 늘 가족을 넉넉하게 끌어안을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젊은사람들중에는 명절을 연휴로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명절은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조상께 예를 갖추고 가족간의 정을 나누고 또 주위의 이웃들도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떡쌀을 담그는 일로부터 명절준비가 시작된다는 고단여사는 요즘은 시장에 가서 쉽고 편리하게 준비할 수 있지만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해도 정성을 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양과자점이나 피자집은 도심의 번화가에 번듯하게 자리하고 떡집은 시장골목안으로 숨어버리는 세태를 보면서 우리문화가 천대받는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자신의 문화를 지키지 못하는 민족은 발전이 없다고 지적한다.“편리만 추구하다보면 정신적 지주조차 잃게 될 것입니다. 우리것을 잘 지켜가는 것이 요즘 사람들이 강조하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단여사는 설 명절을 맞아 젊은 세대들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 ‘천목귀이(賤目貴耳)- 많이 본 것은 천하게 여기고 귀로 듣기만한 것은 귀하게 생각한다’우리 것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는 것을 경계하라는 뜻이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02.03 23:02

전통한과 만들어 설 선물 '어때'

명절선물은 여간 고르기가 까다롭지 않다. 이것저것 고민하다 상품권으로 결정지을때가 많다. 그러나 류유순씨(55·대한주부클럽연합회 전북지회 회장)는 전통한과를 만들어 선물한다. 비용은 저렴하면서도 정성을 배이상 담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받는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할 수 없단다.류씨가 선물하는 것은 정과와 유과, 약과, 다식 등 우리 조상들이 즐겼던 전통과자. 이밖에도 명절이면 전라도지역과 이북명절음식을 아우르는 수십여가지의 먹을거리를 준비하지만 류씨는 유과만드는 것으로부터 본격적인 명절채비에 들어간다. 사실 명절준비는 일년내내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재료를 구입하는 것이 음식만들기의 첫단계라고 설명하는 류씨는 봄부터 차근차근히 재료를 장만해둔다고.어렸을때부터 보고 자랐기 때문에 한과 만드는 것이 번거롭다거나 어렵다고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류씨는 30여년이 넘는 결혼생활동안에도 명절이면 늘 한과를 만들어 평소 고마왔던 분이나 가까운 친지들에게 선물해왔다.지난달 31일 유과덖으기부터 시작한 류씨는 이번 설에도 약과와 다식 정과를 모두 만들었다. 전통음식은 전통의 방법으로 만들어야 제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이 류씨의 신조. 빠르고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요즘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류씨의 모습이 어리석어 보일지 모르지만 수대의 시행착오를 거쳐 전래되는 조상들의 지혜가 음식을 만드는 법에도 고스란히 배어 있다는 것이 류씨의 주장이다.보름여전에 담궜던 찹쌀을 반죽해 기름에 튀겨 유과를 만들었다. 약과는 밀가루와 참기름 청주만으로 반죽을 한 후 튀겨야 제맛이 난다고. 약식은 다섯가지 색으로 준비한다. 찹쌀가루와 콩가루 송화가루 시금자깨 벗지 또는 오미자로 색을 맞추고 이를 꿀로 반죽, 건강 간식거리로 장만한다.찹쌀엿에 과일이나 뿌리식품을 조려내는 정과도 귀한 음식. 동해 연근 우엉뿌리 인삼 더덕 도라지 당근 밤 등이 류씨가 사용하는 정과의 재료.그동안 혼자서 이러한 작업들을 해왔다는 류씨는 앞으로는 두며느리에게 비법을 전수할 계획이라고. 류씨의 음식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솜씨는 외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내림받았다. 현재 주부클럽에서 밑반찬만들기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류씨는 꽤 소문나 솜씨쟁이다. 잘하지 못하더라도 주부가 직접 음식을 준비해 나누면 가정의 화목과 건강에 많은 보탬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류씨는 이번 설에도 음식을 넉넉하게 장만해 명절준비를 하지 못하는 주변의 이웃들과도 나눌 계획이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02.03 23:02

설연휴 가족과 함께하는 민속놀이 한마당

민족최대의 명절인 설날. 연휴라는 기쁨속에서도 ‘여유시간엔 무엇을 할까’하는 고민이 슬금슬금 생겨난다. 이번 설엔 보채는 아이들과 어디를 가야 하나.민속명절이니 만큼 다채롭게 펼쳐지는 각종 공연 및 놀이에 참여하거나 가족이 함께 민속놀이 시간을 갖는 것도 뜻깊은 일이 될 것이다.국립전주박물관이 97년부터 매년 설연휴에 열고 있는 작은문화 축전이 올해도 역시 박물관 앞뜰에서 열리고, 설날인 5일에는 객사 앞마당에서도 민속놀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국립전주박물관이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과 정월 대보름을 맞아 지역민과 함께하는 전통민속몰이 마당을 연다. 박물관은 우리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함양하고 전통문화를 생활화하기 위해 전승놀이 한마당, 국악공연, 택견시연, 기세배놀이,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가훈 죄우명써주기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통해 신명나는 한마당 전치를 마련한다.특히 이번에는 익산지방의 전통적인 정월대보름 민속놀이인 기세배놀이를 초청, 조상의 얼과 슬기가 담긴 놀이문화의 체험을 통해 공동체의식을 북돋을 계획이다.오는 4일부터 열리는 작은문화 축전은 박물관 앞뜰에서 제기차기, 널뛰기, 윷놀이, 투호놀이, 팽이치기, 줄다리기, 연날리기 등 7종목과 골패, 유객주, 삼사면 주사위, 칠교놀이, 산가지 놀이 등 일반인들이 접할 기회가 적은 전승놀이 한마당을 펼친다.또 전북도립국악원 단원들이 비나리, 가야금 병창, 단막극 ‘뺑파전’을 비롯해 모듬북과 사물놀이 등을 공연한다. 설날인 5인 전주 객사 앞마당에서는 판소리 어울 마당으로 우리 가락을 듣고 연날리기, 널뛰기, 줄넘기, 팽이치기 등 그동안 잊혀져 가던 우리 고유의 전통놀이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된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2.03 23:02

이 시대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 그 영혼의 소리

탁월한 기교의 맑은 음색과 심오한 서정이 어우러진 연주로 전세계 음악 애호가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이 시대 첼로의 거장’으로 이름짓기에 부족함이 없는 그가 2000년 벽두에 바흐 무반주 첼로모음곡을 품고 전주무대에 선다.전북일보사는 인간미 가득 담긴 첼로음색으로 인생의 희열과 번뇌를 노래하는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를 초청, 9일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독주회를 마련한다.수차례의 내한공연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지역팬들에게는 기회가 닿지 않았던 미샤 마이스키의 이번 공연은 흔치않은 기회. 여기에 바흐 서거 2백50주년 기념과 미샤 마이스키의 무반주 첼로모음곡 앨범 두번째 발매기념의 의미가 더해진 연주회다.바흐 서거 2백50주년을 맞는 올해 세계 곳곳에서 85회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연주회를 계획하고 있는 미샤 마이스키는 올해 대장정의 두번째 무대를 한국에서 연다.85년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발매해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마이스키는 탁월한 음악성과 개성어린 무대의상으로 수차례의 내한연주에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아온 우리에겐 친숙한 첼리스트다.옛소련의 수도인 리가에서 태어난 그는 일곱살때부터 첼로를 시작, 10년만에 전 러시아 음악콩쿨에서 우승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대 첼로의 거장 로스트로포비치와 피아티 고르스키 문하에서 공부한 뒤 카사도 국제콩쿨에서 1위로 입상, 피츠버그 심포니와의 카네기홀 데뷔공연이 성공을 거두면서 이름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필라델피아 필, 베를린 필, 런던 필 등 세계적인 악단과의 협연 등을 통해 세계정상의 첼리스트로 우뚝선 그는 한국이 낳은 첼로의 신동, 장한나의 스승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이번 연주는 그의 음악적 스승이기에 앞서 그를 세계적인 첼로 거장으로 만들게한 바흐의 서거 2백50주년을 기념한 마라톤 연주중의 하나다. ‘모든 음악은 바하에서 시작되어 바하 속으로 흘러간다’고 할 정도로 인류역사상 위대한 문화유산을 남겼던 바하의 서거 2백50주년이 되는 올해에 마이스키가 여는 이번 무대는 또다른 의미를 갖는다.‘음악이 내게 있어 종교라면, 여섯개의 바흐 첼로곡은 경전(經典)’이라고 말하는 마이스키는 이번 전주무대에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가운데 3곡(1번, 3번, 5번)을 들려준다.1번곡을 ‘고독한 독백’, 3번곡을 ‘춤의 휘황함’, 5번곡을 ‘희망과 사랑’(5번)으로 표현하는 마이스키는 ‘빠른 템포와 현대적 스타일의 특색있는 음악으로 음표의 행간을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채워내는’ 바흐의 음악을 전하게 된다. 2000년, 새천년의 기쁨과 함께 또다른 감동을 전해줄 미샤 마이스키의 첼로독주회. 영혼을 울리는 21세기 희망의 메시지, 그 신비의 음악속에서 ‘첼로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무대로 관심을 모으는 이번 전주공연은 지역 음악팬들에게 더없는 감동의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공연문의 250-5533∼6 전북일보사 문화사업팀.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2.02 23:02

[새얼굴] 5대 국립전주박물관 유형식관장

“전주와는 인연이 있나봅니다. 개인적으로는 큰 행복이라고 생각하지요. 두번째 인연을 소중하게 여겨 박물관과 지역사회 문화 발전에 두루 보탬이 되는 활동을 찾아가겠습니다. ”국립전주박물관 5대 관장에 취임한 유형식(55, 兪亨埴)관장은 지역주민들과의 적극적인 유대, 특히 어린이들의 문화의식을 높여가는 일에 박물관의 중심 사업을 두고 싶다고 말한다. 유관장은 전주박물관의 초창기 멤버. 박물관 활동이 척박했던 시절, 학예연구실장으로 부임해 만 3년동안 일했다. 서울 민속박물관과 중앙박물관을 거쳐 7년만에 다시 전주박물관으로 돌아온 유관장은 미술사(도자)가 전공. 학예연구실장으로 있을 당시에는 기반을 다지는 정리의 단계라고 파악했었다는 유관장은 그러나 지금은 박물관의 전반적인 기능을 폭넓게 모색해야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한다. “발굴 연구와 자료 보존, 전시활동 등 다양한 문화작업이 필요하지만 그러한 활동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교육에 있다”고 강조하는 유관장은 그럼점에서 전임관장들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사회교육동 건립이 아마도 전주박물관의 차별화된 특성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아 더욱 어깨가 무겁다는 유관장은 부임해보니 초창기와는 전혀 달리 전주박물관이 지역사회의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어 무엇보다도 반갑다고. “지역주민들과 친숙해지기까지 전임관장들과 박물관 식구들의 노력이 컸을 겁니다. 그 바탕을 더 새롭게 닦을 수 있도록 기왕에 있는 사업을 다지고 전북의 문화 색깔을 앉힐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사업을 주도적으로 꾸리고 싶다는 그는 그 첫번째 사업으로 이 진열장안의 전시품 감상으로 상징될 수 있는 박물관 행사를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열린공간의 행사들로 꾸리겠다고 밝혔다. 경희대 사학과를 졸업,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관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장,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수석연구관 등을 거쳤다. 한편 이영훈 전 국립전주박물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 고고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02.02 23:02

[한자교실] 유권자(有權者)

유권자(有權者)있을 유(有), 권리 권(權), 사람 자(者)선거할 권리가 있는 사람 시민 단체들의 낙천(落薦)·낙선(落選)·시민불복종 운동이 우리를 흥분시키고 있다. 혁명(革命)이라고 부르고 싶기도 하고, 어쩌면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운동으로 기록(記錄)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해 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유권자(有權者)이다. 혁명이 될 수 있을 지 그렇지 못할 지는 우리 유권자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권리(權利)를 버렸다고 해서 기권(棄權)이고, 외국에 있으면서 그 나라의 법률 적용을 받지 않고 자기 나라의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치외법권(治外法權)이라 하며, 선거를 당할 수 있는 권리라는 의미로 후보자로 나설 수 있는 권리를 피선거권(被選擧權)이라 한다. “전권(全權)을 위임(委任)했다”라고 하는데 이는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맡겼다’는 의미이다. 권(權)에는 ‘권세’나 ‘권력’이라는 의미만 있는 것 아니다. 형편에 따라 둘러맞추는 모략을 권모(權謀)라 하고, 목적 달성을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아니하고 남을 속이는 온갖 꾀를 권모술수(權謀術數)라 한다.者를 ‘놈 자’라고 한다 해서 이 말을 ‘낮춤말’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놈’이라는 말이 옛날에는 비칭(卑稱)이 아니라 평칭(平稱)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者)는 사물과 시간을 나타내는 데 쓰이기도 하고 어세(語勢)를 강하게 하거나 둘 이상의 사물을 구별하는 어조사(語助辭)로 쓰이기도 한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02.0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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