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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에 가면 돌탑이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하나 정성껏 돌을 쌓아 소원탑이 되었죠. 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쳐도 용케 무너지지 않는 돌탑들을 보면 감동을 받습니다. 「만인보」도 그와 같습니다. 「만인보」를 쓰는 동안 한 인물에 집착하지 않았습니다. 나의 작품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돌이 되어 탑이 될 수 있었습니다."공연 첫 날 극장 한 구석. 어둠 속에서 그의 가슴이 설레였다.전주시립극단의 '만인보'가 초연된 지난 18일 전주를 찾은 고은 시인은 "만인보는 이미 내 세계 밖의 것"이라면서도 "고향의 내 후배들이 이렇게 소원탑을 만들어줘 고맙다"고 했다."그 때만 해도 지금처럼 상대적으로 행복한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나도 정치적으로 아주 부자연스러운 때였고, 내 작품을 공연한다는 것은 정치적 모험을 뚫고 해야만 하는 것이었죠."「만인보」는 1980년 시인이 내란음모 혐의로 육군교도소에 수감 중일 때 구상한 것. 1986년 1∼3권이 처음 출간된 이래 25년의 세월을 지나 올해 전30권이 완간됐다.1990년 「만인보」 1∼3권을 무대화한 시립극단은 6·25전쟁 60년을 맞은 올해, 16∼18권을 기초로 '전쟁과 사람'을 주제로 다시 무대를 열었다. 군산이 고향인 시인은 "나는 한국전쟁때문에 고향을 떠난 사람"이라며 "전쟁에서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보고 더이상 고향에 있을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이제 고향은 없고 아파트만 있다"며 변해버린 고향을 안쓰러워 했다."마치 그리스 비극을 보는 것처럼 감동적이었습니다. 전북 연극의 수준은 이미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고 있습니다. 특히 시각적 측면에서 효과가 뛰어났던 것 같아요. 일단 서울 공연을 했으면 좋겠고, 나중에 유럽에 가더라도 유럽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연극적 코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18일과 1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세차례 공연된 '만인보'는 곽병창 우석대 교수가 대본을, 조민철 시립극단 상임연출이 연출을 맡았다. 「만인보」의 방대함을 고려했을 때, '용말'이라는 가상의 마을을 배경으로 전쟁에 시달리며 한 시기를 견디다 간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것은 적절해 보인다. 그러나 극 속에서 고은 시인의 숨결이 느껴지지 않고 이야기가 전라북도와 좀더 밀착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막간극의 형식을 이용했지만, 전체적으로 본래의 극 흐름이 살아나지 못하고 막간극과의 연결고리도 매끄럽지 않았다. 또한 한 배우가 여러 배역을 맡게 되면서 각각의 캐릭터들이 분명하게 살아나지 못하고 대사가 객석까지 전달되지 않았다. /도휘정기자 hjcastle@사단법인 마당이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좀더 새롭고 감동적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10월 1일과 2일 1박2일동안 진행되는 '국악평론가 윤중강과 함께 하는 제126회 마당 백제기행'.개막특별기획공연 '천년의 사랑여행'과 해외초청공연 '티티 로빈', 한국월드뮤직열전 '소리 프론티어' 등 소리축제의 주요 공연들만 모아 볼 수 있으며, 분위기 있는 한옥마을에서 소리축제와 월드뮤직에 대한 윤중강의 특별강연도 들을 수 있다.전북일보 주최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전북의 자화상-60년의 기록, 전북의 역사가 되다'전도 감상할 수 있다. 전북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은 이 사진전에는 김은정 전북일보 편집국장의 설명이 함께 한다.선착순 25명을 모집한다. 문의 063) 273-4823∼4 /도휘정기자 hjcastle@'2010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알리기 위한 플래쉬몹이 26일 오후 2시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에서 펼쳐졌다.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플래쉬몹은 불특정다수가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 나타나 특정행동을 하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행위다.이날 플래쉬몹을 펼친 이들은 올해 소리축제에서 춤극 '타고남은 적벽'을 선보이는 널마루무용단(단장 장인숙) 단원들. 트랜치코트를 입고 등장한 무용수들은 순식간에 코트를 벗고 격렬한 춤사위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플래쉬몹이 끝난 뒤에는 소리축제 직원들이 리플릿을 나눠주며 올해 축제를 홍보했다. /도휘정기자 hjcastle@
'위기의 인문학'이 광장으로 나와 시민들과 더 가까이 호흡한다.KBS 전주방송총국과 전북도교육청이 '2010 KBS 전주 인문학 콘서트(연출 이휘현)'를 다시 마련한다. 27일부터 10월1일까지 오후 7시30분 전주 경기전 수복청 안뜰에서 열리는 이번 강좌는 '몽유미인도(夢有美人道) - 꿈이 있는 자가 아름다운 사람에 이른다'를 주제로 펼쳐진다. 초청 강사는 물리학자인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 교육평론가 이 범, 방송인 주철환, 김택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시사평론가 김어준(딴지일보 총수).장회익 교수(27일)는 자신이 출간한 책「공부도둑」을 주제로 칠십 평생을 '공부의 즐거움'에 빠졌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과학과 인문사회학, 서양학문과 동양학문간의 '통섭'이 왜 중요한가에 관한 화두를 던진다. 이 범(28일)은 아이들이 진정으로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교육의 조건, '행복한 교실'을 만들기 위한 그만의 교육철학을 소개한다. 주철환(29일)은 텔레비전 프로듀서로, 대학교수로, 방송국 사장으로, 최근에는 가수로까지 데뷔하며 끊임없이 변신을 추구해온 별난 삶의 이력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김택근 논설위원(30일)은 베스트셀러 「김대중 자서전」의 저자로 민주주의, 인권, 평화, 통일 등에 관한 논의를 '김대중'을 통해 들여다본다. 김어준(10월1일)은 날카로운 시선과 거침없는 입담으로 사회 모순과 부조리에 관한 난상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인문학 콘서트'는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방문객들에겐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된다. 063) 270-7355, 270-7339
'올 가을에는 전주에서 음식축제를 즐겨보자.'맛의 고장, 전주에서 축제의 계절 10월 한달간 다앙한 음식관련 문화행사가 펼쳐진다.전주시는 다음 달 전주한옥마을과 전주월드컵경기장 일원에서 음식 또는 식품과 관련해 크고 작은 6대 문화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우선 다음 달 21일부터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펼쳐지는'전주비빔밥축제(21일24일)'를 시작으로, 월드컵경기장 일원의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21일24일)'와 '한국음식관광축제(21일27일)'가 잇따라 개최된다.전통 한식을 주제로 한'한국음식관광축제'에서는 한국의 건강한 음식문화와 식품을 주재료로 한 음식들이 선보일 계획이어서 벌써부터 식도락가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이어 이튿날인 22일부터는 전주한옥마을 전통술박물관에서 '전주전통주대향연(22일23일)', 전주한옥마을 공영주차장에서 '전주약령시한방엑스포(22일24일)'가 열린다.뒤이어 23일에는 전주한옥마을 공영주차장에서 '전주향토음식조리경연대회(23일24일)'가 열리는 등 다양한 음식문화 관련행사가 가을 하늘을 수놓는다.이들 행사에서는 전주와 전북지역의 다양한 먹거리를 직접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 관람객들이 직접 만들어서 가져갈 수 있는 체험행사도 마련될 예정이어서 풍성한 음식한마당 잔치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외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은 물론, 전주시의 음식문화를 세계적인 관광상품의 하나로 적극 육성해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시 관계자는 "올 행사는 전주시가 세계적인 음식도시라는 것을 다시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각 부서별로 종합행정준비계획을 수립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음식의 고장이라는 명성에 손색이 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추석 연휴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쉬는 곳이 대부분이라 '이번만큼은 맘 편히 쉬어 볼까'라는 생각으로 충남 서천 부근 바닷가에 오래 전부터 자리를 얻어 놨다.내 짧은 계산으로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공휴일이라 그 다음날인 금요일 신문은 당연히 쉴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그것은 한낱 망상(?)에 불과했다. 오히려 이 글을 화요일까지 서둘러 마감하고 휴가지로 떠나야 한다는 부담감만 커졌을 뿐….지난 20일 안부도 물을 겸 김준희 기자와 통화했다."지금 어디신가요?"하고 물었더니 "아, 저는 오늘부터 연휴라 집에서 쉬는 중입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순간 '나는 빡세게(?) 돌리고 김 기자는 편히 쉬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살짝 분통이 터졌다.처음에는 '대충 블로그에 있는 글이나 하나 퍼 넘길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휴가라야 컴퓨터 앞이나 기껏 방바닥에 배 깔고 엎드려 잔업할 게 뻔한 김 기자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럼, 이쯤에서 마음을 고쳐 먹어야 하는 건가?전주 '장가네 왕족발'은 영락없이 서울 동대문 부근 족발집 '와글와글'을 연상시킨다.샐러리맨들에게 전폭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와글와글'처럼 착한(저렴한) 가격은 기본이고, 푸짐하고 꾸밈없는 모습까지 그대로 닮았다.물론 '장가네 왕족발'도 그날그날 족발을 삶고, 직접 엄선한 좋은 족발을 고집한다. 아침부터 준비해 오후 3시경 문을 열지만, 1시간 뒤 방문을 권한다. 1시간이 지난 뒤부터 족발이 쫄깃해지기 때문이다. 쫄깃해지기 전 따뜻하고 보들한 족발이 주는 식감도 그리 나쁘지 않다.쫀득쫀득한 커피색 껍질 아래로 부드러운 지방층이 드러나고, 껍질과 지방층을 절묘하게 섞어 놓은 듯한 연한 분홍빛 속살은 잡냄새마저 꼼꼼하게 걸러냈다.'야!'하고 탄성을 지르고야 마는 것은 꼭 족발 맛에 반해서만은 아니다. 따로 콩나물국밥집을 차리고도 남을 만큼 가슴속까지 시원하고 코끝이 찡하게 매운 서비스(무료) 콩나물국밥이 있기 때문이다.곁 음식은 대도시 족발집과 달리 너무나(?) 푸짐하다. 요즘은 찹쌀가루로 부드럽게 국물 맛을 낸 백김치와 싱싱하고 맛깔스러운 제철 나물, 신선한 가지무침, 꽈리고추볶음, 연근들깨탕 등을 볼 수 있다.참고로, 족발을 주문할 때에 한해 콩나물뚝배기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고즈넉한 한옥마을 정취를 만끽하고 돌아서는 길목에 어울리는 '장가네 왕족발'은 동문에 모이는 지역 예술인들의 뒷담화(?) 장소로도 알음알음으로 알려져 있다.▲ 메뉴: 족발 1만8000원∼2만3000원, 목삼겹 1인분 8000원, 오리로스·오리주물럭 2만8000원▲ 영업시간: 오후 3시∼오후 10시(일요일 포함)▲ 위치: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2가 6-2(구 조약국 사거리에서 기린로 방향 50m)▲ 전화: 063-282-7476김병대(블로그 '쉐비체어'(blog.naver.com/4kf) 운영자)
21일 추석 날 비는 추적추적 왔다. 날씨가 궂은 탓인지 전주 한옥마을 내 승광재를 찾는 시민들은 많지 않았다. 꼬마 방문객들이 황손 이 석씨(69)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으려 하자, 호기심을 보이며 순순히 응해줬다. 마치 자신의 손자·손녀를 보는 듯 했다. 그는 생존해 있는 고종황제의 3세. 무너진 왕조의 허망한 역사와 비애를 대변해온 대한제국 황제의 마지막 혈육이다. 1941년 사동궁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상궁들의 시중을 받는 '왕자마마'로 자라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도 잠시. 생애 대부분은 역마살의 질곡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민생활과 절을 전전하면서 가난과 고독으로 아홉 번이나 자살을 기도하는 삶이었지만, 그 모든 걸 견뎌냈다."내 방엔 아버지 유필 '참을 인(忍)'자가 걸려 있어요.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말은 아니죠."승광재 마당 한쪽에선 방문객들이 전을 부치고 있었다. 궁중에서 먹었던 추석 음식이 생각난 듯 음식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추석이니 구정이니 하면, 상궁들이 으레 다했어요. 특히 추석은 먹는 잔치지. 음식도 수백 가지였어요. 나는 떡하고 약식을 좋아했어요. 허연 떡, 백설기를 그렇게 좋아했다고. 어머니가 나만 백설기 주고 그랬습니다. 호주머니 넣고 다니면서 먹고 그랬어요."그는 어머니 음식 솜씨가 남달랐다고 기억했다. 그는 "아버지가 어머니 얼굴도 예쁘지만, 음식에 반한 것 같다"며 "특히 깍두기를 그렇게 맛있게 담갔다"고 했다."아버지가 딴 집엔 안 갔어요. 그래서 전화가 많이 왔죠. '전하는 왜 그 집에만 가요' 그랬다고."궁중음식은 대개 맵고 짜고 시지 않고, 심심한 편이었다. 물도 찬 물이나 뜨거운 물은 못 먹게 해 미지근한 물만 먹어야 했다고 하더니 "그래서 사람들이 강하질 못했던 가봐"라고 말하며 웃었다. 웃음은 헛헛해 보였다."내가 다섯 살 때 해방이 됐으니까, 열 살 때까지 상궁들이 도시락을 가져다 줬어요. 도시락 반찬에서 계란찜이 그렇게 맛있어요. 고기를 잘게 다져서 만든 장조림도 입에 넣으면 녹아요. 잣 밤 대추가 들어간 보쌈김치는 또 어떻고."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과에 입학한 그는 대학 다닐 형편이 안 돼 미8군 전속가수가 됐다. 황실에서 '딴따라'가 나왔다고 힐난이 심했지만, 삶은 곧 현실이었다. 1966년엔 군위대 요원으로 입대해 베트남에서 복무까지 했다. 그가 부른 히트 가요 '비둘기 집'은 당시 비둘기 부대에서 있었던 일을 노래로 푼 것이다. 제대하고 보니, 노래 부르는 게 '밥벌이'가 됐다.10·26사태 이후 분위기는 냉혹해졌다. 황실가족들과 칠궁에 살던 그는 새로운 군부세력에 의해 쫓겨났다. 모든 것이 답답하고 화가 나 미국행을 감행한 그는 밑바닥생활부터 안 해본 게 없었다."새벽 6시부터 일어나서 남의 집 잔디 깎아주고, 수영장 청소도 하고, 경비도 했어요. 먹을 것이라곤 눈물 젖은 햄버거와 콜라가 전부였죠."10년 만에 미국 시민권을 버리고, 한국을 다시 찾았다. 영친 왕비 이방자 여사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그런데 한국에 오자마자 흑인 폭동이 일어났어요. 작은 어머니가 절 살린 겁니다. 하지만 세상은 많이 변해 있었고, 살 길은 더 막막해졌죠. 오죽하면 아홉 번씩이나 자살을 기도했겠어요."오랜 방황으로 술로 허기진 마음을 달랜 적도 많았다. 막걸리를 하루 종일 먹기도 했고, 양주를 두 병씩 마시기도 했다."나라 뺏기신 마음에 아버지는 매일 저녁 양주병을 들고 와서는 '내가 죽어야지, 내가 죽어야지' 하면서 술로 속을 달래며 우셨습니다. 허공에 권총을 '빵빵' 쏘기도 했다고. 그게 벌써 65년 전입니다."고희를 눈앞에 둔 그는 살아온 길을 돌아보며 말했다. 모든 인생은 '꿈'이라고. '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는 옛말이 주는 여운은 참 길었다."내가 황손이지만 결코 황실을 복원하거나, 군주국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습니다. 사라져가는 조선왕실의 문화, 잊혀져가는 조선의 역사를 복원하고 계승했으면 좋겠어요."
씨름은 샅바나 띠를 넓적다리에 걸친 두 사람이 서로 부둥켜 잡고 힘과 재주를 부려, 상대방을 먼저 넘어뜨리는 것으로 승부를 내는 한국 고유의 운동이다.예절을 중시하는 씨름은 기업팀 해체와 기술 씨름이 사라지면서 최근 상황이 많이 어려워졌다. 그러나 여전히 명절이면 온 식구들을 TV 앞으로 불러들이는 인기 스포츠다.운동으로 씨름을 선택하기가 부담스럽다는 생각에 시작부터 겁내는 사람들이 대다수지만 전문가들은 멋진 한판승부의 매력에 빠져 대회에서 상금을 거머쥐는 동호인으로 진화하는 일반인들도 상당수라고 입을 모은다.특히 요즘에는 국민생활체육 전국씨름연합회 주관 대회 등 일반인들이 참가할 수 있는 씨름대회가 활성화되고 있다.씨름은 밀어내기만 하면 이기는 일본의 스모와는 확실히 다른 매력이 있다. 원 테두리 안에서 순발력을 요구하는 다양한 기술을 사용해 승부를 내야 한다. 초보자의 경우 밭다리·안다리 기술을 쉽게 배울 수 있어 호신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교육적 효과도 크다.▲ 씨름 어디에 좋나요?자신의 신체를 이용하여 상대방의 균형을 잃게 하는 씨름은 복부 근육 강화에 도움을 준다. 또한 전래 씨름은 온몸의 힘과 기술을 필요로 하나 변형된 여러 씨름들은 신체의 각 부분들을 나누어 각 부위에 체중과 힘을 적절하게 싣거나 빼서 승부를 겨룬다. 때문에 신체의 특정 부분을 집중적으로 발달시키고자 할 때 유용하다.또 팔이나 다리를 이용하여 몸의 균형을 잘 유지하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쓰러뜨려 이기는 씨름은 신체 균형 유지 능력과 근력·지구력을 키워준다.씨름은 힘이 센 쪽이 유리하기는 하지만 무조건 힘만 세다고 다 이기는 것은 아니다. 전래 씨름도 그렇고 변형된 씨름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의 마음을 미리 계산하고 자신의 힘을 조절해 가는 지혜와 상황에 따른 힘 조절 능력이 생긴다. 또 서로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스릴을 느끼고 힘과 민첩한 상황 판단 능력도 길러진다.원래의 씨름판이 요즘의 장사 씨름대회와 본질적으로 다른 점은 구경꾼과 씨름꾼을 따로 구별하지 않고 누구나 나서서 싸울 수 있다는 데 있다.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승부와 관계없이 공격성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산시키는 기회를 통해 정서순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씨름을 하며 흥미로운 놀이 상황에 접하는 아동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며 상황에 적절한 언어를 사용하게 되면서 사회적 효과도 얻는다.샅바를 너무 자주 잡으면 손이 거칠어 진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생활체육으로 즐기는 경우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씨름을 지속적으로 하게되면 체지방이 분해되면서 탄력있는 피부를 유지할 수 있고 체중이 감소하기 때문에 다이어트 효과도 크다.▲ 어디에서 배울 수 있나요?씨름 프로팀이 사라지면서 인기가 떨어지기도 했지만 현재 전국 씨름 실업팀은 15개 시·도에 21개팀이 있다. 특히 도내에서는 지난 11일 장수군청이 실업팀을 창단, 기대를 모으고 있다.비용이 저렴하다는 것도 씨름의 큰 장점이다. 선수용의 경우 시합용 바지는 2만2400원, 샅바는 1만50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도내에서는 현재 전주대와 전주 신흥고, 김제 자영고, 김제 중앙중, 전주 풍남중, 김제 초등학교, 전주 신성초등학교, 부안초등학교 등 다수의 학교에서 일반인들을 지도하고 있다.문의, 전라북도씨름협회 (063)250-8525
언젠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세계 각국의 자판기를 소개한 적이 있다. 계란이나 바나나 같은 음식은 물론이고 그 자리에서 끓여주는 라면이라든지 카레 같은 즉석요리도 있었다. 그 중 우리나라에도 있는 담배 자판기는 외국 몇몇 나라에서는 신기하게 보는 물건. 나이제한이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담배에 이어 술도 자판이가 등장했다.미국 펜실베니아주가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와인 자판기를 슈퍼마켓에 설치했다. 더군다나 소비자들에게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소비자들은 자판기의 터치 스크린을 통해 자신이 사고 싶은 와인을 택하고, 운전면허증 인식기로 본인 및 음주 여부 확인 절차를 거친 후 와인을 구입하게 된다. 전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단 20초. 와인전문가가 아닌 요리와 함께 마시길 원하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초 간단 자판기가 아닐 수 없다. 현재는 가장 잘 팔리는 와인들이 진열돼 있으며 앞으로 시험운영 후 재평가를 통해 와인 종류를 바꿀 예정이라고 한다.와인 자판기를 제공한 회사는 심플 브랜즈로, 자판기를 통한 '셀프 계산대'를 만드는 회사다. 심플 브랜즈는 대형 마켓에서 35% 이상을 셀프 계산대가 차지하고 있다며, 자판기를 통해 고객들이 스스로 계산하는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예상치 못한 자판기를 만나게 될 지도 모르겠다.
올해는 유독 화려한 신발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킬힐의 유행에 힘입어 올해 또한 여성들은 높은 굽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여기에 화려한 장식이 더해진 디자인이 인기를 얻은 것. 비단 높은 구두만이 아니다. 낮은 굽의 플랫 슈즈들도 큐빅 장식이나 리본, 끈 장식이 크게 들어간 디자인이 주류를 이뤘다.이번 가을 또한 화려한 구두의 뒤를 이어 신발이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여름이 끝나기가 무섭게 각광 받고 있는 것이 워커이기 때문. 특히 남성스러운 워커에 힐을 더한 '워커힐'이 벌써부터 여성들의 마음을 빼앗고 있다.워커힐은 특유의 투박함과 동시에 여성의 각선미를 살려주는 독특한 아이템. 이 때문에 보이시한 스타일로만 매치했던 예전과는 달리 여성스러운 원피스나 귀여운 분위기에도 매치가 가능하다. 또한 항상 사랑받는 청바지와는 100점짜리 조화. 긴 바지를 살짝 롤 업해 함께 신거나 짧은 반바지와 레깅스 위에 신어도 귀여운 이미지를 줄 수 있다. 또한 가을에 빠질 수 없는 밀리터리룩과 매치하면 보다 감각적인 스타일을 선보일 수 있다.단, 다리가 다른 신체 부위보다 두껍거나 휘었다고 생각되면 종아리를 많이 덮는 길이는 피하고 되도록 경계선이 생기지 않게 옷과 같은 컬러로 매치하는 것이 팁.
'여보게 이 사람아 뭘 그리 고민허나 이 차나 한 잔 먹고 가게/일천구백구십칠년 가을 새밝 여태명'찻주전자와 찻잔 두 개. 이 그림 안에 쓰인 글귀가 예사롭지 않다. 이른바 서각. 나무 등에 글씨나 그림을 새기는….이 작품이 걸린 곳은 전주 한옥마을(전주시 완산구 교동 142) 안 전통찻집 '예다원'. 이 작품을 만든 사람은 이곳 이선애 사장(53)이다.찻집 안에는 손재주가 좋은 이 사장이 만든 화분과 꽃병, 찻잔, 수반(水盤), 수저꽂이 등이 탁자며 선반, 주방 곳곳에 놓여 있다. 굳이 '이곳은 전통찻집입니다'라고 소개하지 않아도 이곳이 어떤 곳인지 말없이 증명한다.'해우소'(화장실) 문에는 '언제나 웃어주는 참 좋은 당신'이라는 글귀가 문 두드리는 이의 다급한(?) 마음을 누그러뜨린다. 벽마다 한국미술협회와 한국서예협회 등에서 주최한 대회에서 수차례 입선한 이 사장의 문인화와 서예 작품들이 찻집의 품격을 돋운다.지난해 4월 같은 장소에 먼저 다도 교육장을 연 그는 올 6월 헌 한옥을 수리해 전통찻집을 열었다. 찻집 밖 간판 글씨도 이 사장이 직접 민체(民體)로 썼다.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20일 '예다원'에서 만난 이 사장은 감물로 염색한 모시 저고리와 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가 손수 만든 생활한복이다. 가게 창가에 친 모시 발과 탁자 위에 깐 다보(茶褓)도 모두 그의 솜씨. 찻집 바로 옆에는 천연 재료로 염색한 생활 소품 판매장이, 안채엔 그의 가족이 사는 살림집과 천연 염색 체험실이 마련돼 있다.그가 건넨 명함에는 '차 예절 지도사 이선애'라고 적혀 있었다.그는 2002년부터 전주완산고와 호남제일고, 성심여고 등 도내 고등학교와 전북대·전주교대 등 대학 다도 동아리, 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 차 예절을 가르쳐 온 다도(茶道) 강사. 현재 전주기전대학 문화전통과 2학년에 다니는 '만학도'이기도 하다.예부터 차는 규방(閨房·부녀자가 거처하는 방) 문화이기 때문에 차 수업을 하다 보면, 염색부터 바느질, 도자기 굽기까지 다방면을 아우를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 사장은 지난달 전북도와 전주소상공인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소상공인 맞춤형 코디네이팅 지원 사업'을 신청했다. '차의 달인'인 그도 장사엔 문외한이기 때문이다.코디네이터 김현희 씨는 '예다원'에 대해 전주 한옥마을이라는 상권 매력도에 비해 입지 매력도-한옥마을 내에서도 외진 곳에 있다-는 떨어진다며, 산야초(山野草) 등으로 만든 점심 메뉴 개발을 제안했다.이 사장은 그래서 주먹밥 등 차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구상하고 있다. 가격대는 5000원 정도. 불경기에는 차만 마시기보다 밥 한 끼를 떼우려는 손님(특히 여성)들이 많다는 판단에서다."장사라는 게 쉬운 게 아니더라고요. 이윤을 추구해야 하니까요."차 교육만 하다가 넉 달 가까이 직접 차를 팔아 본 그는 장사가 녹록지 않다고 고백했다. 지난달까지는 방학과 휴가철이 끼어 외부 관광객 등 손님들이 적지 않았지만, 이달 들어서는 손님 발길이 뜸해진 것.그나마 근처 전주향교에서 찍고 있는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주인공인 '동방신기' 전 멤버 믹키유천이 촬영 때마다 이곳에 들러 단골이 된 것은 위안이다.'초보 사장님'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불문율은 있다. '차=나눔'이라는 대원칙이다. 그는 "비록 돈을 받고 차를 드리지만, 남한테 먹는 것을 보시(布施)한다는 마음으로 정성껏 한다"고 했다.찌고 말리기를 아홉 번씩 한다는 '구증구포'(九蒸九曝)까지는 아니더라도 녹차뿐 아니라 뽕잎차와 쑥차 등 대부분의 메뉴를 "한 번만 덖는(익히는) 게 아니고, 비비고 말리고, 다시 덖고 비비고 말리고를 찻잎이 마를 때까지 되풀이한다." 일반 찻집에서 건조기로 말리는 것과는 정성의 두께부터 다르다.이 사장은 차와 더불어 빨강·검정·하양·노랑·파랑 등 오방색 곡물로 만든 다식이나 곶감을 썰어 내놓는다. 신상품으로 개발한 수수 빈대떡이나 유기농 딸기로 만든 생과일 주스 등은 지난 여름 손님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그는 전통문화를 강조하면서도, 전통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거나 이른바 '양반다리'(가부좌)를 못하는 외국인과 우리나라 젊은인들을 배려해 가게에 입식 탁자를 놓은 배경이다. 그래도 안채에 따로 다실을 두어 누구나 이 사장으로부터 차 마시는 예절부터 차의 유래 등 차 한 잔으로 도(道)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는 열어 놓았다."50은 쉬어 가는 나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아는 만큼 베풀면서 살고 싶어요."'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인생 이모작'에 도전하는 이 사장은 "이문만 앞세우기보다 인간과 인간이 서로 만나는 공간으로서 우리 차 문화를 알리고, 외지에서 온 손님들에게는 전주의 정감 어린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17세기 이후 우리나라와 일본간 문화교류의 첨병역할을 했던 조선통신사의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행렬재현이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통신사는 임진왜란이 끝난 뒤인 1607년에 467명 규모로 처음 일본에 파견된 뒤 1811년까지 모두 12차례에 걸쳐 파견됐고, 한의학과 약초 재배기술, 음악, 무용 등 조선의 앞선 문물을 일본에 전파해 '한류의 원조'로 평가받고 있다. 23일 부산문화재단에 따르면 최근 일본 요코하마의 '뱅크아트 1929 문화 기획단'이 조선통신사 10년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조선통신사 행렬재현을 가장 먼저 시작한 부산문화재단 측에 노하우 전수 여부를 타진해왔다. 또 오는 10월2일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열리는 '코리안 퍼레이드' 행사에도 조선통신사 행렬재현이 메인 행사로 선정됐다. 그러자 서울문화재단은 조선통신사 문화행사의 세계화를 위한 전략탐색에 부산문화재단이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고, 코리안 퍼레이드에 경복궁과 광화문 형상의 꽃차 퍼레이드와 청사초롱 500개를 다는 홍보부스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어 10월31일에는 일본 도쿄에서, 11월3일에는 일본 후쿠오카현 신구쵸에서 열리는 전일본 조선통신사 연고지대회에서 각각 조선통신사 행렬재현을 요청받았다. 이에 앞서 부산문화재단 조선통신사 문화사업팀은 지난 17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페스티벌에 초청받았고, 지난 8월에는 일본 쓰시마와 시모노세키에서 각각 조선통신사 행렬을 재현했다. 부산문화재단 관계자는 "조선통신사 행렬재현이 이처럼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은 조선통신사가 한류의 원조로 다시 한번 자리매김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아슬아슬하다. 약간 단조롭게 시작되는 것이 순간적으로 불안감을 자극한다. "저걸 어떻게 한 시간 이상 보나... 드럼 하나만 가지고..."무대 중앙에는 원형 드럼세트가 덩그렁 놓여있다. 그 안에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드럼과 기계들이 어깨를 밀치며 촘촘히 들어서 있다. 그 세트 안에 앉아있는 드럼연주자는 자칭 '솔로 드럼 아티스트' 양태석. 치렁치렁한 머리에 산에서 갓 내려온 젊은 도사 같은 분위기다.양태석은 그러나 서울 대학로의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 무대 위에서 1시간 40분의 드럼연주 공연을 무리없이 끌어간다. 공연(9월18~19일)이 진행되면서 처음의 불안했던 마음은 언제인지 모르게 수그러든다. 그렇다고 그의 드럼 실력이 남다르게 탁월하다던가 특별한 테크닉을 사용하는 것 같지도 않다. 전자드럼이 있다 보니 때로는 양태석이 드럼을 치는 것인지, 스틱을 흔드는 모습만 연출한 채 전자드럼이 북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인지 혼동도 일어난다. 전체적인 공연흐름은 그러한 요소들을 조용히 덮는다. 두산아트센터와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공동기획 <프로젝트 빅보이>의 첫번째 작품인 양태석의 '솔로 드럼 퍼포먼스'는 내용과 형식에서 큰 특징이 있다. 우선 양태석은 드럼이라는 악기에 대한 일반의 상식을 깬다. 드럼은 보통 다른 악기와의 협연에 의해 존재감을 드러내지만 양태석은 '홀로 서기'를 시도한다. 그의 연주에는 자신이 작곡한 전자음악이 곁들이지만 그것은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솔로 드럼 음악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무대 뒷벽에 투사되는 영상 역시 같은 역할을 한다. 종합적으로 그가 만들어내는 것은 독자적인 장르로서 '이야기가 있는 드럼'이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그린 '아버지', 자신의 고향인 강원도 원주를 생각하며 만든 '원주를 그리다', 익숙해지고 싶지 않은 외로움과 채우고 싶지 않은 그리움, 위로받고 싶지 않은 서러움을 그린 'I'm O.K' 같은 연주가 전자음악 반주, 영상과 함께 흐른다. 드럼세트 또한 특이하다. 가장 일반적인 어쿠스틱 드럼에 전자드럼을 곁들여 연주하는 것은 새로울 것이 없다. 양태석의 경우 거기에 국악드럼을 끼워넣었다. 스스로 작곡한 음악들을 드럼으로 연주할 때 전통악기의 보완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국악드럼은 양태석이 직접 만들었다. 그는 원형세트 외곽에 삥 둘러 설치한 어쿠스틱 드럼, 전자 드럼, 국악 드럼이 현재와 미래와 과거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과거, 현재, 미래는 원을 그리면서 연결되며 그것이 원형세트를 만들게 된 배경이다. 그가 무대에서 털어놓는 진솔한 이야기도 공연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이다. 곡과 곡 사이의 짧은 시간마다 그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관객에게 들려준다. 곡에 대한 약간의 해설도 곁들인다. 예를 들어 이번 공연에 연주한 'No. 55 Continuum' 같은 곡은 자신이 학교 다닐 때 배운 수학자 칸토르의 이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었다며 유머를 곁들인다. 양태석의 솔로 드럼 퍼포먼스에서 걸리는 부분은 '아직 거칠다'라는 점이다. <프로젝트 빅보이>는 홍대앞 축제와 대학로 극장의 만남으로 이뤄진 프로그램이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을 만드는 서울프린지네트워크는 독립예술 창작지원을 통해 신진아티스트들을 발굴해 내고 있다. 두산아트센터는 창작자육성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다. 올해 2회째를 맞는 <프로젝트 빅보이>의 주 내용은 서울프린지페스티벌에서 두각을 나타낸 대표적인 아티스트들을 본격적인 극장 무대에 세우는 것이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주무대인 홍대앞은 상대적으로 자유분방한 지역이다. 작품의 거칠음이나 실험성은 자연스럽기도 하고 덕목이기도 하다. 이에 비해 대학로 쪽 분위기는 아무리 소극장 지구라고 하지만 홍대앞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더 상업적이다. 관객들은 그만큼 더욱 세련된 것을 요구한다. 극장과 축제의 공동기획은 의미있는 행보다. 그같은 기획 아래 신진아티스트들은 자라난다. 2회의 공연 중 지난 18일 첫날 공연을 마친 양태석은 "(다음날 공연을 위해) 오늘은 세트를 철수하지 않아도 돼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야기가 있는 드럼'을 가지고 어느 한 극장에서 오랜 기간 세트를 철수안해도 되는 날이 그에게 올지도 모른다. <프로젝트 빅보이> 프로그램 공연은 앞으로 두 작품이 더 남아 있다. 9월25일부터 10월3일까지는 두 사람의 배우가 자신들의 인도여행담을 수다떨듯 쏟아내는 독특한 연극 작품 '인디아블로그(India Blog, 연출 박선희)'가, 10월7일부터 9일까지는 거문고와 피리, 기타, 해금 등 동서양 악기들이 맞부딪치면서 내는 음악을 바탕으로 빛과 영상을 사용해 생명의 파장을 표현하는 '잠비나이(JamBiNai)' 공연이 스페이스 111 극장에서 펼쳐진다.
세계 연극계 거장이 모이는 서울연극올림픽이 24일부터 11월7일까지 45일간 사랑을 주제로 펼쳐진다. 서울시는 23일 제5회 세계연극올림픽이 국립극장과 명동예술극장, 남산예술센터, 대학로예술극장, 아르코예술극장 등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미국의 로버트 윌슨과 일본의 스즈키 다다시, 나이지리아의 윌레 소잉카 등 세계적 연출가로 구성된 연극올림픽 국제위원회가 주최하는 것으로, 1995년 그리스에서 처음 열렸고 이어 일본과 러시아, 터키에서 개최됐다. 올해 행사에는 국제위원작 6편, 해외초청장 7편, 국내초청작 4편, 공모선정작 9편, 자유참가작 2편에 대학로소극장축제 D.FESTA와 연계한 공연을 포함해 13개국 40여편이 공연된다. 이 중 이미지연극의 개척자이자 포스트모더니즘 대가인 로버트 윌슨이 연출하고 직접 출연하는 1인극 '크라프의 마지막 테이프'와 스즈키 다다시의 대표작품인 '디오니소스' 등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다. 인도 대표 연출가 라탄 티얌의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를 비롯해 독일의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중국의 티엔 친신 등 해외 유명 연출가의 작품과 이란, 이스라엘 등 국가의 작품도 무대에 오른다. 국내에서는 임영웅과 오태석, 손진책, 이윤택 등 거장 연출가들이 참가하며, 파격적이고 개성 넘치는 실험 연극을 선보일 차세대 연출가들의 무대도 마련된다. 21세기 미래 연극의 전망을 주제로 연극올림픽 국제위원과 함께 하는 심포지엄과 워크숍 등도 마련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행사로 서울을 세계적 공연예술의 도시로 발돋움시킬 것"이라며 "연극의 메카 대학로는 다양한 문화가 만나는 예술 중심지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미술의 축제 '2010 광주비엔날레'(만인보-10,000 LIVES)에 추석 연휴 첫날인 21일 누적관람객 10만명을 넘어섰다. 23일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따르면 추속 연휴에도 휴일 없이 개관한 광주비엔날레에 하루 평균 7천500여명의 관람객이 찾아 성황을 이뤄 이날까지 11만7천여명이 전시를 관람했다. 연휴 기간에는 한가위 이벤트로 마련한 평생 무료입장권 행사와 무료 초상화 그려주기 퍼포먼스, 만인보 휴일 콘서트가 열렸다. 가족과 함께 비엔날레를 찾은 김은숙(37.여)씨는 프랑코 바카리의 작품 '이 벽에 당신의 흔적을 남기시오'에 참여해 1만번째로 즉석 사진을 찍어 평생 무료입장권을 받는 행운을 잡았다. 이 작품은 지난해 '2009 베니스비엔날레'에 출품한 작품으로 관람객이 직접 즉석 사진을 찍어 벽에 붙여 함께 작품을 만들게 된다. 이밖에 전통의상 무료입장 이벤트에 600여명이 참여해 무료로 입장했다.
'2010 세계대백제전' 개장 6일째이자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23일 충남 부여군과 공주시 행사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국내 최대의 역사문화축제를 즐기려는 관람객들이 몰려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이 때문에 세계대백제전 주 행사장인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 백제문화단지 일대와 공주시 웅진동 고마나루 예술마당 부근 진입로에는 차량들이 몰리면서 교통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세계대백제전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입장객수가 10만명에 달하면서 지난 18일 개장 이후 이날까지 누적 입장객수가 50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8만3천300명이 찾은 꼴로, 이런 추세라면 세계대백제전 입장객이 오는 29일께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조직위는 보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입장객의 대부분이 가족단위였지만 다음주부터는 각급 기관ㆍ단체나 학교 등의 집단 관람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도권 폭우 피해'란 악재가 있기는 하지만 '청명한 날씨가 계속될 것'이란 기상청의 일기예보에다 백제문화단지 등에 대한 긍정적인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만큼 대백제전을 찾는 관람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대백제전 행사장 곳곳에선 다양한 관람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부여 백제문화단지 사비궁 천정전 앞마당에서 펼쳐지고 있는 '전통혼례 체험'과 '어린이 수문병 교대식'에는 매일 300여명 이상의 관람객이 참여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예약을 한 뒤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현장에서 직접 참여를 원하는 관람객과 행사 관계자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이지기도 한다. 또 부여 구드래에서 열리고 있는 '연희한마당'에선 신명나는 사물놀이와 탈춤, 외줄타기, 죽방울놀이 등 평소 보기 어려운 다양한 민속공연이 선보여 관람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행사장 곳곳에는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관람객들이 눈에 띄어 국제행사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하지만 세계대백제전에는 국제행사로서의 위상에 걸맞지 않는 장면도 연출돼 '옥에 티'로 지적되고 있다. 공주 고마나루 예술마당에서 운영되고 있는 '세계역사도시관'이나 '백제문화디지털 영상관' 등은 간판이 한글로만 표기돼 외국인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또 일부 행사장의 콘텐츠 부족과 비싼 요금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콘텐츠가 너무 빈약한 게 아니냐는 지적은 부여보다는 공주 고마나루 예술마당 쪽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조직위는 웅진성에서 다양한 문화행사를 체험하고 공연을 관람하는 내용의 '웅진성의 하루'를 신설하는 등 새로운 콘텐츠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밖에 공주 행사장 주변을 오가는 꽃마차 운행요금(1명당 5천원)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관람객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전쟁의 아픔과 치유, 화해의 과정이 은유와 상징의 퍼포먼스로 무대 위에 그려진다.이야기와 타악이 접목된 새로운 형식의 공연. 타악연희원 아퀴(대표 박종대)의 넌버벌 퍼포먼스 '전쟁의 꿈'이 25일 오후 7시30분, 26일 오후 4시·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에서 열린다.아퀴는 '복잡하거나 혼란스러운 일들의 갈피를 잡아서 매듭을 짓는다'는 뜻의 순 우리말. 전통예술을 근간으로 현대를 아우르며 장르간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창작작업을 해오고 있다.이번 공연은 타악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무대. 타악 퍼포먼스에 무술 퍼포먼스, 마리오네트 등이 결합해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 졌다. 타악의 열정적인 연주와 무술의 역동적인 동작, 악기의 서정적인 선율, 상징적인 영상·빛·그림자 등을 활용한 청각적·시각적 연출과 마리오네트를 이용한 스토리텔링 기법이 극적 완성도를 높인다.'전쟁의 꿈'은 총 5악장으로 구성됐다. 1악장 序(서)는 사물과 농악이 어우러지는 흥겨운 놀이마당으로 전쟁이 일어나기 전 평화로운 일상을 표현한다. 전쟁의 시작을 암시하는 2악장 暗(암)에서는 그림자를 활용한 퍼포먼스와 영상이 등장한다. 불안하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한줄기 빛과 함께 대북이 연주된다. 3악장 爭(쟁)은 다양한 기법의 타악연주가 전쟁의 상황을 연출한다. 타악 연주자들이 기묘한 가면을 쓰고 연주 배틀을 펼치며, 조명과 영상으로 무대와 객석에 실제 전쟁이 벌어진 듯한 느낌을 준다.4악장 悲(비)는 전쟁 속 슬픈 상처에 대한 표현으로 해금의 서정적인 선율과 타악, 한국무용의 슬픈 몸짓이 어우러진다. 5악장 和(화)는 전쟁의 아픔을 치유하고 용서하며 화해하는 모습이 담긴 장. 열 개의 종들이 들려주는 합주가 갈라지고 메마른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며 아이들의 노래와 웃음, 사랑이 담긴 영상이 배경으로 깔린다. 마지막에는 타악의 신명나는 합주로 대화합의 분위기를 이끌어 낸다.'2010 전라북도 무대공연 제작지원 사업'인 이번 공연은 아퀴의 박종대 대표가 총감독을, 극단 꼭두의 심재균 대표가 연출을 맡았다. 아퀴 단원 한규환 정의철 이강일 이순하를 주축으로 김윤정 김상중(무술) 배유경(가야금) 김지혜(무용) 강보람 박송이(마리오네트)가 출연한다. 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민영)가 이어가고 있는 '땅의 울림 하늘의 신명' 쉰다섯번째 초청공연이기도 하다.
김제출신 효녀가수 현숙(본명 정현숙)씨 효열비가 오는 10월6일 벽골제 아리랑문학관 옆에 국내 연예인 제1호로 제막된다.현숙 효열비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김제출신 효녀가수 현숙씨의 효열비를 벽골제 아리랑문학관 옆에 건립, 벽골제 및 아리랑문학관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현숙씨의 효(孝) 정신을 알리고, 김제를 홍보하는 마케팅으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지난 17일 밝혔다.추진위는 현숙씨 효열비 건립을 위해 이미 올초 부터 모금운동을 펼쳐 전국 각지에서 상당액의 돈이 후원된 것으로 전해졌다.현숙씨는 중풍과 치매를 앓던 아버지를 극진히 보살피고 의식이 분명치 않은 어머니를 14년간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효녀 가수라는 닉네임을 얻었다.지난 1996년 효행 연예인으로서 국민포장을 수상하고 2001년 효령대상 효행부문상, 2007년 전북애향대상 및 김제시민의 장 효열장, 2009년 삼성효행상 특별상 등을 수상하는 등 그동안 효(孝)와 관련된 많은 상을 수상한바 있다.특히 지난 2004년부터 김제를 비롯 울릉도, 경남 하동, 충남 청양, 전남 장흥 등에 이동목욕차(싯가 7000만원 상당)를 기증, 혼자서 목욕 할 수 없거나 목욕탕을 갈 수 없는 노인 및 가족들로 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공연할때 사회자로 부터 효녀 가수라고 소개받을 때 마다 쑥스러워 죽겠어요. 자식이 부모를 모시는 게 당연한 것이고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거든요.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것을 것을 생각하면 어림도 없지요"현숙씨는 "대한민국 모든 어르신들이 모두 행복한 그날까지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싶다"면서 "자식된 도리를 했을 뿐인데 과분하게 효열비까지 건립해 주니 쑥스럽고 죄송하다. 앞으로 더욱 더 어르신들을 위한 일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한편 오는 10월6일 열릴 예정인 현숙씨 효열비 제막식에는 방송인 송해씨를 비롯 설운도 등 많은 인기가수 및 연예인들이 출연, 효열비 제막식을 축하할 예정이다.
추석 연휴, 보고싶은 영화가 매진돼 그냥 돌아오거나 할 수 없이 다른 영화를 봤다가 후회한 적이 있다면 독립영화관에 가보자.전주국제영화제가 운영하는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이 21일부터 23일까지 오후 5시 '흥겨운 영화관'을 연다. 독립영화라면 어렵고 난해할 것 같지만, 추석에 걸맞게 따뜻한 가족 영화들과 코믹하면서도 가슴을 두드리는 정겨운 영화들을 준비했다. 게다가 공짜라니 더욱 구미가 당기지 않는가.21일에는 엄청난 빚을 진 대학생 후미오가 빚을 갚는 대신 3일간 빚쟁이와 함께 도쿄 산책을 하는 잔잔한 로드무비 '텐텐'(감독 미키 사토시)이 상영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오다기리 조가 주연을 맡았다. 22일 상영되는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언제입니까?'(감독 아넌드 터커)는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추억하는 영화. 23일 상영되는 '인 굿 컴퍼니'(감독 폴 웨이츠)는 회사 합병으로 아들뻘인 상사를 모시게 된 중년의 주인공과 쾌속승진으로 아버지뻘 부하직원을 가졌지만 외로운 사장과의 묘한 유대감을 그렸다.전주전통문화센터는 21일부터 23일까지 '추억의 가족영화극장'을 준비했다. '전우치' '하모니'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이장과 군수' 등 개봉시기를 놓쳤던 이들을 위해 흥행영화들을 모았다. 전주역사박물관도 21일부터 23일까지 '퀼'과 '식객, 김치전쟁' '지구'를 매일 오후 2시 녹두관에서 상영한다.초등학교 이하 어린이들에게는 전북도립미술관과 국립전주박물관이 마련한 공짜 영화가 더 재밌다.도립미술관은 21일과 2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캐리비안의 해적' 과 '이웃집 토토' '고양이의 보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상영한다. 전주박물관은 21일부터 23일까지 오전11시와 오후 2시 매일 두차례씩 '업(up)'과 '마다가스카2' '마음이'를 상영한다.
국립전주박물관과 전북도립미술관에서는 우리 지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전주박물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마련한 특별전 '조선왕실과 전주'는 올해가 경기전에 태조 이성계 어진이 봉안된 지 600주년이 되는 해여서 더 의미있다. '조선왕실의 본향, 전주' '태조 이성계와 전주' '조선의 왕과 전주' '조선왕실을 위하여' 등 주제를 네 개로 나눠 조선의 왕실문화와 전주의 역사를 조명한다. '전주부지도'를 비롯해 보물 제931호인 '태조어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만든 국새 '제고지보' 등이 전시됐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 계속되며, 추석 연휴에도 관람할 수 있다.도립미술관의 '흐르는 강물처럼-전북의 강이 품은 역사·문화·상상'전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젖줄이었던 강을 중심으로 그 의미와 역할을 새겨보는 자리다. 전북을 흐르는 대표적인 강, 만경강과 섬진강, 동진강, 금강을 소재 삼아 참여작가들이 현장답사를 다녀온 뒤에 작품을 완성했다. 역사와 문화, 상상을 주제로 전북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아냈다.회화와 서예, 조각, 설치, 미디어, 공예 등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견·청년작가 60여명이 90여점을 출품한 이번 전시는 10월 10일까지. 추석 오전은 휴관예정으로, 일정을 확인하고 방문해야 헛걸음하지 않는다.한가위에 흥겨운 우리 음악도 빠질 수 없다.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이 22일 오후 3시 국악원 예원당에서 '2010 추석공연-한가위 풍류정경'으로 수준높은 우리 음악을 선물한다. 국악원 국악연주단의 기악합주 '태평소와 관현악', 민속무용 '강강술래', 판소리 '흥보가' 중 '흥보 박 타는 대목', 신명나는 사물놀이 '판굿', 단막창극 '흥보가' 중 '놀보 박 타는 대목' 등 다채로운 전통예술 무대가 신명을 더한다. 참고로 공연이 끝난 후에는 모든 관람객들에게 송편을 나누어 준다.전주전통문화센터의 전속 예술단인 한벽예술단은 21일과 22일 오후 3시 센터 놀이마당에서 특별공연 '국악한마당'을 펼친다. 힘있는 타악 연주가 한벽예술단의 매력.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이 반가운 것도 잠시. 안부 몇 마디 나누고 나면 이내 곧 어색해져 TV 속 추석 특집 프로그램만 몇시간째 보고있을 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맞는 긴 연휴. 이럴 때라도 하루하루 살기 바쁜 일상에서 탈출해 문화생활 좀 해보자. 아직 보름달도 안봤는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즐거운 비명이 터져나올 것이다.▲ 뭐니뭐니 해도 체험이 최고전주전통문화센터는 21일부터 23일까지 '함께하는 풍성한 추석'을 이어간다. 한가위의 어원이나 유래, 차례상 진설에 대해 배워보는 '차례상 전시 및 전통세시풍속 이야기'(21일 오후 1시)와 직접 송편을 만들고 맛보는 '가족과 함께하는 송편빚기'(21일 오후 2시)는 추천 프로그램. 한지제기와 나무목걸이, 장승, 딱지 등을 만들며 민속놀이와 전래놀이도 체험할 수 있다.소외된 이웃들과 나눔의 시간도 갖는다. 지난 18일에 이어 21일에도 한식 체험과 송편 만들기 체험, 한가위 전통세시풍속 이야기 등을 통해 함께 어울릴 예정이다.최명희문학관은 추석 나들이로 21일과 23일 진행되는 '2010 가족과 함께하는 한가위 혼불여행'을 권한다. 우리네 세시풍속을 가장 세밀하게 묘사한 장편소설 「혼불」과 최명희 선생의 작품에 묘사된 한가위 모습, 가을풍경 등을 찾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혼불」을 비롯해 최명희 수필 「한가위 언저리」의 글이 실려있는 종이로 딱지를 접으면 봄·여름·가을·겨울 풍경과 한가위와 관련된 한 편의 글이 완성되는 방석딱지 접기도 재밌다.문체만큼이나 뛰어난 서체를 자랑했던 최명희 선생과 전북지역 작가들의 서체를 따라 써보는 '최명희의 숨결을 내 손에', 엽서를 쓰면 문학관이 대신 배달해 주는 '전주發, 엽서 한 장'은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최명희문학관의 대표적인 상설체험 프로그램이다.숙박객이 아니어도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추석 행사는 유독 음식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이 눈에 띈다. 전주의 대표음식인 '전주비빔밥 만들기'를 비롯해 연잎으로 초록색을, 호박꽃으로 노란색을, 맨드라미로 빨간색을 내 송편을 빚는 '오장을 편하게 하는 다채로운 약선 송편 만들기', 떡메를 쳐서 콩고물을 묻혀 먹는 '슬로푸드음식-인절미체험하기' 등이 마련됐다. 가족 대항 윷놀이대회에도 참여하고, 한지를 이용해 가오리연도 만들어 보자.전주전통술박물관은 21일과 22일 전통가양주 행사를 진행한다. 직접 빚은 전통가양주 시음, 술빚기 과정 탁본체험, 술밥먹기, 소주내리기 시연 등 전통가양주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행사들이 많다. 시음행사에는 박물관 연구진들이 직접 빚은 호산춘이 나올 예정. 미리 신청하면 직접 막거리를 걸러 1인당 500ml씩 가져갈 수도 있다. 또한 추석 제수용 술로 오곡주와 진양주 등 청주를 할인해 판매한다.21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전주역사박물관 '추석맞이 세시풍속 한마당'에는 허리 줄다리기부터 윷놀이, 투호놀이, 제기차기 등 놀거리가 많다. 온 가족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즉석사진도 찍어준다.
경기전 정전은 어진을 봉안하고 제례를 지내는 곳으로 평상시 문을 닫아놓았기 때문에 습기로 인해 어진이 훼손될 우려가 많아 정전 침실에 온돌을 놓고 아궁이를 설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전북일보와 전주역사박물관, 전주학추진위원회, 전주시가 공동 주관한 제9기 전주학 시민강좌 '경기전 건축구조와 궁궐 건축'이 지난 18일 역사박물관 녹두관에서 열렸다. 홍승재 원광대 교수는 "정전에 불을 직접 때지 않으면 습기 제거에 한계가 있어 단오제를 지낸 뒤 어진을 궤 속에 넣어 온돌 위에 놓았다가 추석제를 지낼 때 꺼내 봉안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홍 교수는 또한 "어진을 벽에 기대에 봉안하면서 벽의 습기에 의해 훼손되는 단점이 있었다"며 "1741년(영조 17년)에 경기전 어진을 보수한 뒤엔 영희전·장녕전과 같이 침실 중앙에 봉안했다"고 덧붙였다.경기전 정전은 사찰의 불전처럼 양측에 문을 만들어 정면에만 문을 만드는 일반적인 묘 건축과 달랐다는 사실도 나왔다.홍 교수는 "이는 제례 준비와 어진을 살피던 이들이 출입하던 문으로 보인다"며 "정면 중앙의 문은 신(神)만이 출입하는 문이었고, 제례 시 헌관과 행례자들은 동문으로 들어가서 서문으로 나오곤 했다"고 말했다.정자각은 제례 때 술잔을 놓는 준소(尊所)가 놓여지고, 집례자가 서있던 곳으로 대개 전퇴(집채의 앞쪽에 다른 기둥을 세워 만든 조그마한 칸)를 개방해 준소로 활용되곤 했다. 홍 교수는 "하지만 경기전 정전엔 전퇴가 없었다"며 "정자각은 행례 시 비가 올 경우 이를 피하기 위해 건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홍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경기전은 결국 유교적 제례를 지내기 위한 기능에 맞게 설계됐으며, 태조 이성계 영정을 모신 진전(眞殿)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역사성 뿐만 아니라 건축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건축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25일엔 태조 이성계 유적을 돌아보는 답사가 이어진다. 다음 강의는 10월2일 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조경묘와 조경단'. 이욱 서울대 규장각 책임연구원이 강사로 나선다. 참가 희망자는 역사박물관으로 신청하면 된다. 문의 063) 228-6485.
전북 문화예술인들, "문화예산 삭감 도의원들 사퇴 촉구"
하송 시인, '2024년 한국 예인문학 문학대상' 수상
추위 녹이는 클라리넷 연주⋯신재훈 독주회
박용근 의원 제기한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법률상 '위법 사항 없음'
삭감된 예산에 뿔난 지역예술인, 반면 전북예총·전북민예총은 '무덤덤'
전주사진센터 부설 사진연구소 1983, 회원전 '새만금' 연다
정가 선율에 취하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
전북특별자치도 콘텐츠융합진흥원 입주기업 ‘아가미림’, OTT 시장 진출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사회적기업 미소능력개발센터, 방화선 선자장 홈페이지와 쇼핑몰 제작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