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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노사 갈등…공연 파행 예고

국립극장의 전속 단체인 국립무용단과 국립국악관현악단 등이 국립극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이들 단체의 공연에 파행이 빚어질 조짐이 일고 있다. 국립극장의 3개 전속단체인 국립창극단과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소속 단원 90여명이 소속된 국립극장예술노조의 조영규 위원장 대행은 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날 저녁 8시로 예정된 국립무용단의 공연시간을 늦추겠다고 밝혔다. 조 대행은 "국립극장에 대한 공식적인 쟁의행위로 공연을 제 시간에 시작하지 않겠다"며 "얼마나 지연될지는 알 수 없으며 극장 측의 대응을 보면서 수위를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또 이날 국립극장 로비에서 피켓 시위를 통해 관객들에게 극장 측의 부당함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국립극장 측은 "공연 시작이 지연되면 관객에게 피해를 주게 되기 때문에 공연 거부로 받아들인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며 "상황을 봐서 대처하겠지만 일단 관객들이 10분 이상 기다리는 상황이 발생하면 입장료를 100% 환불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극장 측은 이날 공연을 찾는 관객이 800~900명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국립관현악단의 공연에서도 노조에 소속된 관현악단 단원들이 공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공연이 10여분 간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단원들이 다시 복귀하면서 공연을 가까스로 시작하긴 했지만, 일부 관객들은 갑작스러운 공연 지연에 극장 측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관리자인 국립극장에 대한 국립국장예술노조의 반발이 시작된 것은 지난 1월 말. 국립극장 측이 오디션제를 전면 도입하고 기본급 70%에 오디션 등급에 따른 성과급 30%의 연봉제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노조는 이에 반발했고 3월부터는 본격적인 쟁의행위에 들어갔다. 노조는 "극장 측이 단체협상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강압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앞으로 대응 수위를 점차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극장 측 역시 오디션과 연봉제에 관한 노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공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연 지연이나 취소 등 파행이 반복될 경우 피해는 결국 관객들에게 돌아가는 만큼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공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09.08 23:02

[이은혁의 글씨로 만나는 옛 글] (50)재산권 판결문 '영일냉수리비'

1989년 3월, 경북 포항시 신광면 냉수리에서 마을주민이 밭갈이를 하던 중 명문이 있는 자연석 비를 발견하였다. 너비 70cm, 높이 60cm, 두께 30cm의 부정형 직육면체 사각형모양의 화강암 자연석에 앞뒷면과 윗면에 명문이 있는데, 전면에 12행 152자, 후면에 7행 59자, 상면에 5행 20자 등 모두 24행 231자가 음각되어 있다. 제작연대는 명문에 보이는 '癸未年'을 근거로 503년(신라지증왕 4)으로 추정한다. 비명이 없으므로 발견된 지역의 이름을 붙여 영일냉수리비라 명명하고, 사료적 가치가 인정되어 국보 264호로 지정되었다. 종전에는 이 냉수리비가 신라의 석비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널리 알려졌으나, 2009년 9월에 다시 포항에서 이보다 앞선 (501년 추정) 중성리비가 발견됨으로써 최고(最古)의 자리를 내주었다.대략 밝혀진 내용을 정리하여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전면 비문의 첫머리에는 "사라(斯羅)의 탁(啄) 사부지왕(斯夫智王)과 내지왕(乃智王) 두 왕이 교지를 내려 진이마촌(珍而麻村)의 절거리(節居利)는 교지를 증거로 재물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계미년 9월 25일, 사탁(沙啄)의 갈문왕 등 7명의 대신들이 공론하여 전세의 두 왕의 교지를 증거로 삼아 재물에 대한 권리는 모두 절거리가 가진다."고 거듭 밝히고, 또 "별교(別敎)를 내려 절거리가 먼저 죽으면 그의 제아(弟兒) 사노(斯奴)가 이 재물을 물려받는다."라고 못박았다. 또 "교지를 내려 말추와 사신지(斯申支) 두 사람은 이후로 사시는 이 재물에 대하여 말하지 말라."고 하였다. 이어 후면에서는 "만약에 다시 말하는 자가 있다면 중죄로 다스릴 것임을 교시한다."고 경계하였다. 그리고는 이 논쟁을 심의한 7명의 소속과 이름을 밝히고, "이 7인이 삼가 아뢴 바의 일을 완료하고 소를 잡아 널리 고하였으므로 이에 기록한다."라고 하였다.고대의 사적에는 예외 없이 늘 논란이 따른다. 초기에는 비의 형식을 갖추지 않아 그 전모를 알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비문에 등장하는 여러 왕이 「삼국사기」의 내용과 얼마나 부합하느냐의 문제로부터 '此七王等'을 일곱 왕들로 해석해야 할지 아니면 왕을 포함한 일곱 대신들을 의미하는지, 또 지명으로 보이는 '珍而麻村'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지, 재물을 물려받는 것으로 되어 있는 '弟兒斯奴'의 弟兒를 어떻게 해석해야할지 등 소소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의문은 끝이 없다. 이처럼 고대의 비문을 통해 고대사회의 모습을 엿보는 것은 하나씩 베일을 벗겨나가듯 한 글자의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포항에서 발견된 중성리비와 냉수리비를 통하여, 6세기 초 신라사회에서는 재물에 대한 소유권과 분배에 대한 문제가 상당히 심화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재물의 문제는 인간사회에서는 피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그것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 국가에서 시비를 가려주고 있음이 흥미롭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공표하는 공적인 기록물이 자연석에 각고(刻稿) 없이 새겨진 듯한 느낌이 들어 의아심을 갖게 한다. 이는 당시 신라사회에서 석비가 아직 정형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며, 거기에 새겨진 글자의 형태도 꾸밈없는 자유스런 면모를 보인다. 서체는 해서의 모습이 역력하지만 특정한 서체로 한정시킬 수 없을 정도로 결구에서 심한 변화가 나타난다. 비면이 반듯하게 정리되지 않는 자연석에 글자를 새겼기 때문에 정밀함보다는 소박한 고졸미가 더한 것이 사실이다. 이를 문질론(文質論)에 비추어보면, 당연히 문보다는 질이 앞서기 때문에 숙련을 통한 예술적 미감보다는 꾸밈없는 질박하고 고풍스런 자연미가 돋보이는 글씨이다./ 이은혁 (전주대 한문교육과 겸임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10.09.08 23:02

축제성 살리지 못한 '전북예술인 잔치'…제49회 전라예술제 결산

'제49회 전라예술제'가 노년층과 청소년층을 중심에 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크게 줄면서 축제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처음 도입한 총괄 기획 및 프로그래머 제도는 예총 산하 10개 협회를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데 효과적이었던 반면 올해는 각 협회별로 행사를 맡다 보니 프로그램 기획력이 들쭉날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홍보탑 추가 설치, 언론사 대대적인 광고로 지난해보다 홍보를 더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막식 관람객이 500여 명도 되지 않아 아쉬움을 더했다.지난 3일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 개막한 올해 예술제 주제는 '꽃피우는 예술문화 하나되는 전북발전'. 7일까지 열린 올해 예술제는 총 3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노인과 청소년을 중심에 둔 기획은 신선한 시도로 평가받았지만, 지난해 방문객 6000여 명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 숫자를 기록했다. 특히 김제에서 열린 올해 예술제는 정읍, 고창에서 열렸던 지난 예술제에 비해 접근성은 좋았으나, 관람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은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이는 총 예산 3억2000만원 중 9000만원을 김제시가 지원하면서 김제예총이 행사 진행을 기획사에 맡긴 데다, 예총 산하 10개 협회가 각자 행사를 준비하다 보니 협회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려는 노력은 미흡했다는 분석이다.하지만 문인협회(회장 이동희)가 '문인의 날' 지정해 시극 '임의 사랑 받으소서 !- 오, 고매하신 희생, 단야 아가씨여!'를 올리고, 문학특강과 시낭송을 마련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도,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무용협회(회장 김 숙)가 각 지부별로 장고춤(전주), 광주리춤(군산), 소고춤(익산) 등을 한무대에 모아낸 것 역시 관람객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으며, 음악협회(회장 박영권) 역시 전북 출신이면서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뮤지컬 가수와 성악가를 초청해 수준높은 무대를 선보인 것도 대중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엔 장소가 비좁아 전시 작품들을 빽빽히 늘어놓았던 데 반해 올해는 장소가 넓어 관람객들이 여유있게 전시를 관람했으며, 전시장과 야외무대가 이어져 전시와 공연을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다.다만, 지난해 예술제에 참가한 협회들을 평가해 올해 예산에 반영한 것을 두고 협회 회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전북예총 관계자는 "올해는 사업성과를 3단계로 나누어 예산을 차등 지급했지만, 협회의 반발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 돼 평가 기준을 세밀하게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며 "전라북도의 전라예술제 평가 결과도 참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전라예술제는 7일 김제문화예술회관 야외무대에서 폐막식과 국악협회의 폐막공연'얼쑤! 신명난 국악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전북예총은 김제시청 문화홍보실 담당자 남혜선씨(개인)와 김제문화예술회관(시설)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내년 전라예술제는 전주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09.08 23:02

"10개 협회 내실있게 준비…관객 만족도 높여"

"전라예술제 관람객은 예년에 비해 줄었긴 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워 만족했습니다. 전주 중심의 문화 집중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전라예술제 지역 개최 의미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7일 폐막한 '제49회 전라예술제'를 치른 선기현 전북예총 회장은 "이번 에술제가 '절반의 성공'이었다"고 평가했다. 예년보다 관람객의 수가 줄었지만, 전시장과 야외무대의 동선이 자연스럽게 연결 돼 관람객들의 만족도는 높았다는 분석."김제예총이 개막식을 기획사에 맡겨 진행하다 보니, 운영상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폭죽사고와 같은 안전사고 위험을 예상하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내년엔 안전사고 예방에도 만전을 기하겠습니다."선 회장은 "내년 전라예술제는 50주년인 만큼 지난해 처음 도입했던 총괄 기획·프로그래머 제도를 부활시켜 체계적으로 운영하면서, 협회 회원들의 자체 행사도 자율성을 보장해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 예술제가 전주를 중심에 둘 것인지, 전주에서 열되 시·군 지역으로 찾아다니는 행사를 준비할 것인지는 고민중에 있다고도 했다."결국 예술제의 성공은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것 같습니다. 예총 산하 10개 협회 회원들이 내실있게 행사를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협회 회원과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게 아쉽네요. 아마 올해 예술제가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어서 내년엔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09.08 23:02

1600년 비밀의 문을 연 황남대총

남북 길이 120m에 봉분 높이 23m에 이르는 현존 한반도 최대 규모 고분인 경주 황남대총(皇南大塚)이 1천600년 만에 마침내 문을 열었다. 남편이자 신라왕이었을 남자는 남쪽 봉분에, 그의 부인은 북쪽 봉분에 자리한 쌍둥이 적석목곽분(績石木槨墳. 돌무지덧널무덤)인 황남대총 특별전이 6일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6일 개막했다. 일반 관람 개시에 하루 앞서 취재진에 먼저 공개된 이번 특별전은 황남대총 쌍분(雙墳) 중에서도 남분(南墳) 봉토 안에서 발견된 나무 기둥 구멍을 기초로 목조건축물을 실물의 95% 크기로 복원한 것이다. 이 모형은 완벽한 복원품이 아니라 발굴조사 결과 드러난 기둥 구멍 흔적을 기초로 나무 기둥을 박고 들보를 얹은 수준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왜 이 무덤을 대총(大塚. 큰무덤)이라 하는지, 그리고 왜 현존 국내 고분 중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하는지를 실감케 하기에 충분했다.이 목조구조물의 정확한 기능은 알 수가 없다. 무덤을 만들기 위한 구조물이라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최근에는 신라고고학 전공자인 차순철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가 무덤을 조성하기 전에 시신을 임시로 안치해 둔 공간인 빈전(殯殿)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어떻든 이 목조구조물은 발굴조사 결과 규모가 동서 24m에 남북 20m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사학과 교수이기도 한 최광식 박물관장은 "내가 명색이 신라사 전공자인데, 그동안 황남대총 발굴성과를 인용해 글도 쓰고 강연도 많이 했지만, 나부터가 막상 이런 규모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이 목조구조물 복판에 무덤 주인공이 안치된 목곽(木槨)과 목관이 배치돼 있다. 그리고 목조구조물 한쪽(서쪽) 끝에는 토기를 비롯한 부장품을 집중적으로 묻은 공간인 부곽(副郭)이 있다. 이번 특별전은 발굴조사 결과 드러난 이런 무덤 배치를 기본적으로 재현하고자 했다. 목조구조물 중앙에 관을 배치하는 한편, 부곽에는 실제 이곳에서 발견된 유물 중에서도 어린아이 키만한 대옹(大瓮) 몇 점을 전시했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남분과 북분에서 출토된 무수한 유물 중에서도 각 종류를 대표할 만한 것들을 내놓았다.신라가 왜 '황금의 나라'인지를 실감케 하는 각종 금그릇과 금귀걸이, 금관, 금제허리띠가 전시장에 그득했다. 비단 황금뿐만 아니라 은제, 동제 그릇도 풍부하고, 이 무덤이 만들어졌을 서기 400년대 신라사회에서는 어쩌면 황금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았을지 모르는 각종 로만글라스(로마제 유리제품)도 자태를 드러냈다. 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남분과 북분의 차이 또한 부각하고자 했다. 두 봉분이 맞닿은 곳을 조사한 결과 북쪽 봉토가 남쪽 봉토를 깎아먹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남분이 먼저 만들어지고 북분이 나중에 조성됐음을 의미한다.나아가 두 봉분은 출토 유물에서도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 남분에서는 각종 무기류가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데 비해, 북분에서는 이런 유물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더불어 북분에서는 '부인대'(夫人帶)라는 글자를 적은 유물까지 확인됐다. 북쪽이 여성, 남쪽이 남성을 위한 무덤이라는 사실을 이로써 확실히 알 수 있다. 5만8천441점에 달하는 황남대총 총 출토품 중 '겨우' 1천268점만을 내놓은 이번 특별전 전시품만으로도 남분과 북분은 차이가 비교적 확연히 드러난다. 아무튼 1973년 이후 1975년까지 대대적으로 발굴된 황남대총이 이제야 그 비밀의 문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09.07 23:02

故옥한흠 목사 장례식, 애도 속 엄수(종합)

"자신의 양들을 한없이 사랑한 예수님 닮은 선한 목자, 옥한흠 목사님. 한국교회 큰 별이셨던 목사님은 지신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가슴으로 자리를 옮기셨을 뿐입니다."지난 2일 별세한 고(故) 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목사의 장례식이 6일 오전 고인이 평생을 바쳤던 사역의 현장인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엄수됐다.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들의 예배가 끝난 뒤 영구차에 모셔진 고인의 유해가 오전 11시 사랑의교회로 옮겨져 1만여명의 교인이 참여한 천국환송예배(발인식)가 시작됐다. 오정현 사랑의교회 담임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예배에서 교인들은 고인이 즐겨 불렀던 찬송가 '주 예수보다 더'를 함께 부르고, 조시(弔詩)를 낭독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2003년 담임목사 은퇴식을 하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비롯한 고인의 생전 모습과 육성이 생생하게 담긴 추모영상이 소개되자 한때 흐느낌이 높아지기도 했으나 1시간 30분간 대체로 차분하고 경건하게 예배가 진행됐다.옥 목사와 40여년 지기인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목사는 설교에서 "고인은 목사만이 성경을 해석할 수 있다는 가부장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평신도의 손에 복음을 들려주신 분이며, 한국교회가 가진 암(癌)을 자기 몸으로 앓으시다가 주님 품에 안겼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홍정길 목사는 옥 목사가 추진한 교회개혁운동을 높이 평가하면서 "옥 목사님은 '교회가 모든 비리의 온상이 되고, 특히 내가 속한 교단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교단을 바로 세우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또 "옥 목사님이 한국교회 비리로 얼룩진 교회 후계자 문제를 바로 세우기로 작정하고 오정현 목사를 후임으로 정하면서 주변의 반대에도 '내 시대는 옥한흠처럼 목회해야하지만, 다음 시대는 오정현처럼 목회해야할거야'라며 강행했다"라고 회고했다. 이어 두레교회 김진홍 목사가 "옥 목사님은 평신도를 깨운 목사님이라고 하지만 사실 우리 목회자들을 더 깨우셨다"는 내용의 조사를 한 것을 비롯, 지구촌교회 이동원 목사, 연변과학기술대 김진경 총장, 호산나교회 최홍준 목사가 조사를 했다.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도 오정현 목사를 통해 조사를 전했고, 해외선교단체인 국제OM(Operation Mobilisation)선교회의 조지 버워 총재가 영상 조사를 보냈다. 이어 공동장례위원장인 손인웅 덕수교회 담임목사와 고인의 장남 옥성호씨가 대표인사를 했고 내수동교회 원로 박희천 목사가 축도를 전했다. 옥 목사의 유해는 천국환송예배 이후 사랑의교회를 출발해 장지가 있는 경기도 안성에 있는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으로 이동, 영면에 들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09.07 23:02

무형문화도시 강릉, '무형문화' 국제적 리더로

국제무형문화도시연합(ICCN) 사무국 도시인 강릉시가 체코에서 개최되는 국제시장단회의에 참석, '지방정부의 무형문화 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강릉시의 주요 무형문화유산과 정책에 대해 발표한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오는 10일 ICCN 총회에 참석해 이사국 선임 국제자문단의 구성, 유네스코 협력, 2012 ICCN 무형문화축전 등의 의제를 협의하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2008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공식 설립된 ICCN의 사무국을 유치한 강릉시는 작년 자메이카 회의를 통한 북중미 홍보에 이어 이번 체코 시장단 회의를 통해 유럽 주요 국가에 문화관광도시 강릉을 알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사무국인 강릉시가 대규모 국제회의를 주최함에 따라 강릉시의 역량 강화는 물론, 국제협약 이행사항인 '무형문화보호' 분야에도 국제적 리더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게 됐다. 이번 체코회의에는 체코 총리, 문광부 장관, 국회의원과 ICCN 회원도시 시장, 유네스코 본부 대표단 및 지역 사무총장, 코팸(지중해 지방정부연합) 등이 참석, 문화 관광정책의 공조와 협력에 대한 실질적 접근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ICCN 청소년 국제포럼도 개최, 대한민국 대표로 관내 청소년 5명이 참가해 무형문화에 대한 청소년 의견을 발표하고 청소년 선언문도 낭독할 예정이다. ICCN은 이번 시장단회의 및 총회를 통해 국제기구로서의 조직체계를 확립하고 앞으로 공동 사업발주와 문화축제는 물론 협력 네트워크 활용을 통해 교육, 문화, 예술, 관광, 행정 분야의 실천적 교류가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09.07 23:02

"中, 조선인 투쟁 '항일투쟁사'로 인정"

일제 침략에 맞서 조선인과 중국인이 손잡고 만주 일대에서 벌였던 6년간의 항일투쟁이 중국의 '항일투쟁사'로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흑룡강신문이 6일 보도했다. 신문은 "리민(李閔.86) 전 헤이룽장(黑龍江)성 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이 30여년간 일관되게 내세운 '항일투쟁 역사는 8년이 아니라 14년'이라는 주장을 중국 관영 매체들이 최근 인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해방군보(解放軍報)가 지난달 20일 항일전쟁 승리 65주년을 조명하면서 '14년의 항일투쟁'이라는 용어를 처음 선보인 데 이어 관영 신화통신도 지난 2일 '14년 동안 전 민족이 참여한 항일전쟁은...중국 역사의 중대한 전환점이었다"고 보도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그동안 중일전쟁이 발발한 1937년부터 일제가 패배해 물러간 1945년까지를 공산당의 항일투쟁사로 규정, '8년 항일투쟁'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왔다. 이에따라 1931년 만주사변 발발 직후 '동북항일연군(聯軍)'을 공동으로 조직, 만주 일대를 누비며 6년간 일제에 항거했던 조선인과 중국인들의 투쟁은 자연스럽게 중국 공산당의 항일투쟁사에서 제외돼왔다. 고(故) 천레이(陳雷) 전 헤이룽장성장의 부인으로, 만주사변 발발 직후 동북항일연군에 가입해 항일투쟁에 나섰던 리 전 부주석은 문화대혁명 이후 중국 공산당이 당의 주력군이었던 신사군(新四軍)과 팔로군(八路軍)의 항일투쟁에만 초점을 맞추자 동북항일연군의 투쟁도 항일투쟁사에 반영시켜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중국 관영 매체가 '14년의 항일투쟁'이라고 보도하기 시작한 것은 리 전 부주석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동북항일연군의 활동이 사실상 중국 공산당의 항일투쟁사에 포함됐음을 의미한다고 흑룡강신문은 분석했다. 동북항일연군은 일제 침략에 맞서 만주에서 활동하던 조선과 중국의 항일 세력들이 공동으로 결성한 항일 무장단체로, 헤이룽장과 지린 등 동북지방에서 활약했다. 김일성 전 주석 등 북한 정권 수립 주도 세력들도 동북항일연군에서 활약했고 천 전 헤이룽장성장과 리 전 부주석 부부는 이 단체에서 활동하며 김 주석과도 두터운 교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 전 성장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친자식처럼 돌봤으며 김 위원장도 천 전 성장이 2002년 병석에 눕자 해마다 새해 선물을 보내고 2006년 그가 89세의 일기로 사망하자 조문을 전달, 애도를 표했다. 김 위원장이 최근 중국을 방문,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의 김 주석 항일 유적지를 돌아본 것도 천 전 성장과의 각별한 인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09.07 23:02

'소원화개첩' 등 도난 문화재 첫 국제수배

경찰청은 6일 조선을 대표하는 명필 안평대군(1418~1453)이 쓴 서첩 '소원화개첩(小苑花開帖ㆍ국보 238호)' 등 중요문화재를 인터폴을 통해 국제수배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도난당한 우리 문화재를 인터폴을 통해 공개 수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배 대상 문화재는 국보 1점과 보물 9점, 지방지정문화재 19점 등 모두 29점으로, 인터폴 홈페이지(www.interpol.int)에 사진과 함께 특징, 소유자, 도난 일시 및 장소 등의 정보가 상세히 올라있다. 경찰은 외국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이들 문화재를 국제수배함으로써 인터폴 188개 회원국과 공조수사나 일반인의 신고를 통해 발견 또는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원화개첩은 인사동에서 화랑을 운영하던 서모씨가 소장하고 있다가 2001년 동대문구 제기동 집에서 도난당한 뒤 아직 행방이 묘연하다고 경찰은 전했다. 보물 중에는 제878호 '대동운부군옥책판'(1990년 3월 도난)과 제669호 '상주 충의사 정기룡 장군 유서'(1985년 10월 도난), 제40호 '남원 실상사 백장암 석등'(1989년 10월 도난), 제994호 '강화 백련사 철조아미타불좌상'(1989년 12월 도난) 등이 수배 명단에 올라갔다. 지방지정문화재 중에서는 '한음 이덕형 선생 영정'과 '목은 이색 선생 영정', '고창 선운사 석씨원류목판' 등이 수배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그동안 도난당한 문화재는 국가 지정 227점과 지방 지정 1천823점, 비지정 1만6천336건이 있으며, 이 중에는 국보 3점과 보물 258점이 포함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문화재청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도난당한 중요 문화재를 추가로 선정해 인터폴에 수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09.07 23:02

[기로에 선 관립 문화시설] 3부. 전주 관립문화시설의 사람들

2004년 3월 한옥마을 문화공간 실무자 모임 '한옥마을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이 결성됐다. 2006년 '文고리'로 이름을 바꿔단 이들은 전주시 민간위탁 문화시설 실무자들로 참여폭을 넓혔다. 실무자간의 정보 공유가 되면서 연대의 장이 됐던 것. 하지만 현재 한옥마을 내엔 이같은 모임은 없다. 각각의 문화시설은 경쟁상대일 뿐, 연대를 위한 움직임은 사라졌다.전주시가 2002년 한옥마을 문화시설 개관을 계기로 관립 문화시설들에 민간위탁 제도를 도입한 지 9년이 됐다. 그간 수많은 문화인력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이들은 열악한 급여 조건과 고용 불안정 속에서도 열심히 일해왔지만, 근무환경은 나아진 것이 없다며 현장을 떠나갔다.▲ 문화인력, 열악한 급여·고용 불안정 지적전주시가 민간위탁하고 있는 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민영)와 전주공예품전시관(관장 오영택), 전주한옥생활체험관(관장 김병수), 전주전통술박물관(관장 박시도),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을 비롯해 전주시 5개 문화의집(삼천·진북·우아·효자·인후문화의집)에 몸을 담고 있는 문화인력들은 적은 연봉과 고용 불안정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문화인력들은 무엇보다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며 3년마다 돌아오는 재수탁 기간엔 고용 불안까지 더해진다고 한목소리를 냈다.전주전통문화센터는 한옥마을 내 국악전용극장을 갖춘 유일한 공간으로 상주단체인 한벽예술단이 다양한 전통공연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한벽예술단도 인건비 부담으로 단원을 6명에서 4명(상주 객원단원 1명 포함)으로 줄인 상황. 현재 이들이 받은 연봉은 2400여 만원. 국악뮤지컬과 같은 자체 기획 공연이 있을 경우에만 객원단원 5~10명을 보충하고 있으나, 차별화된 공연을 준비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한 문화예술인은 "실무자들이 뭔가 창의적인 기획사업을 내놓을 수 있는 시간과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현실 속에서 양질의 인력이 문화시설에 오래 남으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문화인력들에 대한 처우는 열악하면서, 이들이 전문성, 창의성, 성실성까지 두루 갖추길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전통공예품의 전시·판매를 주된 업무로 하는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상근직 10명 외에도 시간제 고용의 비상근 9명이 번갈아 투입되고 있다. 총무·회계 담당자는 연봉 1900여 만원, 바이전주관, 천년전주명품관, 전통상품관 등의 공예품 전시·판매를 맡는 담당자는 연봉 2000여 만원. 이들이 쉴 경우 대체할 만한 인력이 없다는 게 문제점으로 꼽힌다. 숙달되지 못한 시간제 고용 인력으로 대신하면,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 관장 역시 다른 문화시설 관장에 비해 적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전주대 교수를 겸임하고 있어, 공예품전시관 운영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전주전통술박물관은 술과 관련된 전문인력인 학예사를 배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들이 술빚기 강좌를 통해 시민들에게 전통술을 알려왔음에도 불구하고, 1700여 만원에 불과한 연봉을 받고 있다.전주역사박물관은 인건비 부담으로 학예연구실장이나 학예연구관 없이 연구직과 행정관리직 등을 담당하는 학예연구사 3명과 연구원 2명, 인턴 1명 등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연봉은 1900~2500여 만원으로 다른 박물관에 비해 임금이 낮은 수준.또 다른 문화예술인은 "박물관은 연구나 전시 기능이 강화돼야 하는데, 박사급 학예연구관들이 낮은 연봉을 이유로 오지 않는다"며 "그러다 보니 기획력과 전문성의 축적이 어려워지게 된다"고 말했다.개관 5주년을 맞은 최명희문학관은 2006년부터 기획실장을 비롯해 총무 회계, 기획, 전시 안내 담당자 등 4명만이 근무하고 있다. 기획실장을 제외한 사무직 연봉은 1300~2000여 만원에 불과하다. 전주시 민간위탁시설 중 가장 적은 인력으로 많은 사업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문학전문 해설사 등도 배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역시 마찬가지. 한옥생활체험관이 시로부터 비교적 적은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지만, 8명이나 되는 사무직의 연봉도 1500여 만원에 그치고 있다.문화의집은 더욱 열악한 상황이다. 지역 주민들의 계층별 문화복지 프로그램을 만들고 주민들의 참여를 끌어내려는 참신한 기획을 내놓고 있으나, 관장의 연봉은 1800여 만원, 사무직 연봉도 1400~1500여 만원에 머문다.한 문화예술인은 "각 시설의 대표자들이 대기업 대졸 초임 수준도 안되는 임금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시와 시민들의 기대를 맞추기 위해 더 많은 헌신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현실이 계속되면, 문화인력들이 근무환경에 대한 애정이 떨어져 결국 떠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눈에 띄는 문화전문가 없다는 아쉬움…재개발 노력도 있어야민간위탁 문화시설에 수많은 문화인력들이 거쳐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문화전문가로 성장하지 못한 것은 이같이 낮은 임금과 고용 불안정 등 열악한 환경이 장애가 됐다는 지적이다.또한, 지역문화계에서 문화인력을 바라보는 관점이 극명하게 엇갈리기도 한다. 일부는 문화시설에 근무하는 문화인력을 문화행정가로 보는 반면, 일부는 창의성을 발휘하고 새로운 문화컨텐츠를 생산하는 문화기획자로 여긴다. 문화인력을 문화행정가로 보는 입장은 시가 보조금을 이유로 문화시설의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문화인력들이 준공무원화가 되어간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한 문화예술인은 "문화인력들이 예술인 대접을 받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기획서 쓰는 걸 연습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엔 기획서, 교부신청서, 정산서만 있으면 연극 한 편이 만들어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꼬집었다. 문화인력들조차도 행정에 완전히 복속되고 있다는 현실에 자조적인 입장이라는 것이다.또 다른 문화예술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인력들이 절망하기 보다는 스스로 자기 개발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은 현실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도휘정기자 이화정기자

  • 문화일반
  • 이화정·도휘정
  • 2010.09.07 23:02

남원민속국악원 서진희씨, 국립국악원 '황진이' 주인공에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에서 활동 중인 소리꾼 서진희씨(27)가 2010 국립국악원 브랜드 공연 '황진이'에 주인공으로 선발됐다.7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국립국악원에서 장기공연되는 '황진이'는 2009년 초연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지난 6월 중국 상해엑스포에서 호평을 받았던 작품. 이번 공연에는 서씨를 비롯해 국립국악원 강효주 하윤주씨가 트리플 캐스팅됐으며, 이 중 서씨는 7∼8일, 11일∼13일에 출연한다.국립국악원이 처음 시도한 공개 오디션을 통과한 서씨는 소리가 맑으면서도 힘이 넘치며 고음 처리가 잘 돼 '황진이' 캐릭터와 어울린다는 평. 서씨는 "소리는 물론, 연기와 춤까지 잘해야 한다는 욕심이 앞서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려웠다"면서도 "겉으로는 강인하고 도전적인 여인이지만 내면은 한없이 여리고 진실한 사랑까지 내던져야 했던 슬픈 모습을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음악적인 흡수가 빨라 다른 전통 성악 장르에도 쉽게 익숙해지는 편"이라며 "다양한 악곡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에 색다른 황진이의 소리를 선사하겠다"고 말했다.전주에서 태어난 서씨는 어려서부터 어머니와 언니들과 함께 가야금과 판소리를 공부했다. 김정순 풍남국악원장이 어머니며, 현재 한국전통문화고를 휴직 중인 서춘영씨(판소리)와 국립국악원 단원인 서은영씨(가야금)가 언니들이다. 내년에는 가족 발표회도 열 계획.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를 졸업하고 현재 동대학원에 재학 중인 서씨는 작곡 공부를 더 해 직접 작곡한 곡에 어울리는 가장 좋은 소리를 내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10.09.07 23:02

새롭게 만나는 조선후기 천하 명물들

명사(名士)와 명물(名物)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명사는 주류 사회에 속하지만 명물은 비주류 사회가 주무대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로 꼽힌다. 조선 후기는 영ㆍ정조 때 꽃 핀 새로운 시대 분위기와 상업 문화로 시장(市場)이 대중의 공간으로, 갖가지 풍경이 펼쳐지는 무대로 부상한다. 살아 움직이는 이 공간은 명물들을 위한 곳이었다. 명물들은 온갖 부류가 몰려드는 도회지 시장과 골목에서 마음껏 능력을 펼쳤다. 이곳에는 성대모사 전문가인 구기(口技), 저잣거리에서 책을 읽어주는 전기수, 뚜쟁이 조방꾼, 만능 엔터테이너 광대가 있었다. 양반이 권위를 잃고 시장에서 날품팔이, 걸인이 되기도 했고 이곳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하던 하층민이 시인으로, 한양 제일의 서당 선생으로 명성을 얻기도 했다. 한문학자인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가 펴낸 '조선을 사로잡은 꾼'(한겨레출판)은 조선후기 명물들의 이야기이자 당시 기층민중의 삶을 생생히 기록한 '만인보'다. 조선 영조~헌종때 시인 조수삼(趙秀三.1762~1849년)의 '추재기이(秋齋紀異)'에 간략히 언급됐던 명물들을 입체적으로 조명해 냈다. 다른 문헌에 기록된 어떤 이와 동일인물인지, 어떤 상황과 맞물리는지 실증적으로 고증해 더 풍부하고 사실적인 기록을 만들어냈다. 18세기 후반 '교육 1번지' 성균관. 부근에 있던 우암 송시열의 고택에 한양 최대의 서당이 들어섰다. 훈장은 성균관 유생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던 노비 출신 정학수. 신분은 비천했지만 '정 선생'으로 불리며 교육자로서 큰 명성을 얻었고 국왕 정조까지 그의 존재를 알았다. 경쇠를 울려 수업의 시작과 끝을 알려야 할 정도로 학생이 몰렸다. 당시의 최고 '스타강사'였던 셈이다. 두 주먹이 들락날락할 정도로 입이 컸던 거지 두목 출신의 광대 달문은 전국적으로 인기를 누린 당대 최고의 엔터테이너였다. 외모는 천하의 추남이었지만 누구나 인정하는 광대였다. 황진이의 미모에 빠진 지족선사를 조롱하는 만석중놀이, 산대놀이의 하나인 철괴무, 남사당놀이의 땅재주넘기와 비슷한 팔풍무를 주특기로 세상살이에 지친 백성들을 위로했다. 이 책에는 조수삼이 명백히 밝히지 않았던 나무꾼 시인 정초부의 명성과 활약상, 짤막한 기록으로 남아 있던 재담꾼 김 옹이 김중진이라는 사실도 소개된다. 여승과 연애편지를 주고받았던 이가 거부로 유명했던 무인 남휘라는 사실도, 사재를 털어 고향 빈민들을 구제하고 천하를 쥐락펴락했던 제주 기생 출신의 여갑부 김만덕의 삶도 만날 수 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09.06 23:02

'직장서 살아남는 법' 서점가 점령

서점가에 직장에서 살아남는 법을 담은 처세서가 넘쳐난다. 상사.동료.부하직원과 현명하게 '공존'하는 법, 회사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비상식적인 일에 대한 대처법 등 종류도 다양하다. '나쁜 보스'(위즈덤하우스 펴냄)는 직장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나쁜 보스'에 맞서는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나쁜 보스는 직장 내 '조직 정치'의 산물로, 나쁜 보스와의 만남은 "직장인의 숙명"이라면서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현명하게 '공존'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스가 무엇을 원하는지 재빨리 감지하라, 보스가 어려워하는 일을 대신 처리하라, 보스의 보스를 내 편으로 만들어라 등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들이 담겨 있다. '부하의 자격'(더난출판 펴냄)도 상사와의 관계 설정에 대한 조언을 제공한다. 상사를 인생의 선배이자 친구로 만들고, 조직에서 상사가 먼저 성과를 내도록 한 뒤 상사와 함께 성공하라는 게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공피고아'(쌤앤파커스 펴냄)는 상사는 물론 동료와 부하를 내 편으로 만드는 비결을 담았다. 책 제목 공피고아(功彼顧我)는 바둑의 기본전략에서 빌려온 말로,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먼저 나를 돌아보라'는 뜻. '이 회사에서 나만 제정신이야?'(랜덤하우스 코리아 펴냄)는 임상심리학자인 저자가 35년 넘게 직장인들과 심리상담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에서 벌어지는 '비상식적인' 일들에 대처하는 86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허풍쟁이, 거짓말쟁이, 게으름뱅이 동료들을 상대하는 방법부터 무참히 깨지거나 정략적인 이유로 해고당할 처지에 놓이는 등 최악의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소개한다. '회사가 나를 미치게 할 때 알아야 할 31가지'(다산라이프 펴냄)는 8명의 평범한 직장인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들려주면서 직장인이라면 보편적으로 느끼는 고민의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10년차 선배가 5년차 후배에게'(타임비즈 펴냄)는 계약직으로 시작해 회사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저자가 '직장인 사춘기'로 불리는 5년차 직장인들에게 직장생활의 노하우를 들려준다. 한국출판연구소 백원근 책임연구원은 5일 "경쟁이 심화되고 각박해지면서 생존을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담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인간적인 정(情)이나 인간관계에 의해 유지되던 직장조직 역시 효율, 성과, 능력 등이 중시되면서 직장인 스스로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분위기가 되다 보니 책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09.06 23:02

故옥한흠 목사 영전에 잇단 애도 메시지

지난 2일 오전 세상을 떠난 고(故) 옥한흠 사랑의교회 원로목사를 기리는 개신교계의 애도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사랑의교회는 고인의 발인(천국환송예배)을 하루 앞둔 5일 복음주의계열 개신교 주요 지도자들을 비롯해 교파와 교단을 초월해 개신교계 인사들이 보내온 추모 메시지를 공개했다.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는 "옥한흠 목사님은 소리없는 큰 바위 얼굴이었고, 우리 목회자들의 영원한 멘토였다"며 "목사님의 지나온 생애를 돌이켜보면 눈물도 나고 웃음도 난다. 그는 머리카락 한 올도 흐트러지는 법이 없었고, 사무실과 서재는 언제나 정돈돼 있었으며, 설교는 복음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회고했다. 두레교회 김진홍 목사는 "옥한흠 목사님은 사랑의교회 목사님만이 아니라 한국 교회 전체 목사님이다. 고인이 남기신 업적을 온 교회가 같이 이루어 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애도했다. 덕수교회 손인웅 목사는 "옥 목사님은 달려갈 길을 완주하고 이제는 의로운 재판장이신 주님께서 평가해주시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계실 것"이라고 애도했고, 호산나교회 최홍준 목사는 "슬퍼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그의 뜻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사명을 다해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할렐루야 교회 김상복 원로목사는 "옥한흠 목사님은 한국 교회를 위해 온 몸을 태워 자신을 번제물로 드리셨고, 진액을 짜서 지성소에 뿌리며 주님을 섬겨오신 귀한 주의 종이셨다"며 안타까워했다.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목사는 "옥 목사님은 목회자들만 가지고 있던 성경을 평신도들의 손에 들려준 목사님이셨다"고 말했고, 조현삼 서울광염교회 목사는 "옥 목사님은 한국교회의 담임목사님이셨다"고 애도했다. 왕성교회 길자연 목사는 "질병을 두려워하지 않는 목사님을 보면서 기도했던 적이 있다. 그는 신학교를 다닐 때부터 고고한 모습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한국교회에 바르게 영향을 미치고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항상 지니고 있었다"고 추억했다. 성공회 박경조 주교는 "그분이 남겨준 위대한 복음의 사역과 유산은 우리에게 큰 가르침이 되고 빛이 될 것이다. 계속해서 옥 목사님의 가르침과 삶을 본으로 삼아 열심히 신앙의 길을 가자"고 당부했다. 이밖에 덕 버셀 로잔복음운동 국제총재, SIM국제선교회 말콤 맥그리거 총재, 일본복음동맹(JEA) 이사장 하라다 노리오 목사, 싱가포르 성공회 존 추 대주교 등 해외 개신교계 지도자들의 추모 메시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사랑의교회는 전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09.06 23:02

'전북아트페어 공간&만남' 무얼 남겼나

전북 미술인들의 축제 '전북아트페어 공간 & 만남'이 2일 막을 내렸다.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회장 김두해)와 전북아트페어 운영위원회(위원장 최강곤)가 주최한 전북아트페어는 도내 중진 미술작가와 전북대 대학생 등 45명의 작품 440여 점을 전시·판매됐다.전북아트페어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관람객은 지난해보다 1000여 명 정도 줄어든 2000여 명이 방문했으며, 출품작 440여 점 중 54점인 12%(1700여 만원)만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작수는 지난해보다 8%가 줄어든 수치인 데다 이마저도 참여작가들이 관람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소품이나 중저가 위주의 작품들을 내놓아 주로 15~70만원대 작품들이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원로작가 초대전은 4명 중 2명의 작가가 건강상의 이유로 갑작스레 불참해 초대전의 성격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관람객 중 작품을 감상하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구입하는 '전북아트페어 마니아'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컬렉터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차별화된 기획력, 계층별로 세분화된 부대행사 등에 대한 주문도 요구받고 있다.한 문화예술인은 "작가들이 작품을 내놨을 때 팔리는 곳이라는 인식을 주지 않는 한 전북아트페어의 발전을 담보하긴 어렵다"며 "외지 작가들의 초대전과 교류전도 활발하게 이뤄져야 열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김두해 회장은 "내년엔 젊은 작가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대학생 부스전을 확대 마련해볼 계획"이라며 "올해는 날씨가 좋지 않아 방문객도 줄었고, 작품 판매도 미흡했던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한편, 전북아트페어 특별 수상자는 13점이 팔린 성현주씨(목가구)가 선정됐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09.06 23:02

영호남 연극제 전주공연…관객들 오감자극 '성공'

영남과 호남을 연극 무대로 잇는 '제11회 영호남연극제'가 5일 오후 8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에서 폐막했다.영호남연극제 조직위원회(위원장 정진수 김도훈)가 주최한 영호남연극제는 올해 '네도시 연극제'를 주제로 전북 전주와 전남 순천, 경남 진주, 경북 구미 등 네 개 도시를 순회하고 있다.1일부터 5일까지 소리전당 연지홀과 놀이마당에서 열린 영호남연극제 전주 공연에서는 극단 사계(부산)의 'Love is… 2'와 극단 현장(경남)의 옴니버스 넌버벌 '광대들', 울산씨어터예술단(울산)의 '어두워질 때까지', 극단 거울(전남)의 '절대사절', 순천시립극단(순천)의 '신 배비장전' 등 다섯편이 공식초청됐으며, 축하공연으로 서울 민중극단의 '6·25전쟁과 이승만'이 공연됐다.전주공연에는 야외공연 포함 5000여명의 관객들이 몰렸으며, 실내공연도 객석점유율 80%까지 기록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최경성 집행위원장은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온 극단들이 전주의 공연환경과 관객 분위기에 만족해 하고 돌아갔다"며, "올해 예산이 줄면서 야외행사는 거의 전북지역 극단들이 교통비 정도만 받고 참여해 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최위원장은 "폐막식 전 각 지역 집행위원장들이 모여 회의를 한 결과, 내년부터는 형식을 따지기 보다는 공연 교류에 목적을 두고 더 내실있게 연극제를 치르기로 했다"며 "내년 전주 행사는 소극장이나 덕진공원 등으로 장소를 옮길 생각"이라고 밝혔다.폐막공연 'J-PAM(Jeonju Play Art Mix)'은 창작극회의 '우리소리 배우기'와 문화영토 판의 국악공연, 극단 명태의 '뮤지컬 하이라이트'와 '시민과 함께하는 생활예술프로젝트' 워크숍 공연 등이 펼쳐졌다.영호남예술제는 6일부터 10일까지 순천으로 이어진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10.09.06 23:02

"김제는 내 문학의 원천이자 터전…문학은 체험으로부터 우러나"

"작가가 문학작품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고도 보람있는 일입니다. 저는 근 사십여 년 쯤 소설을 써왔는데, 소설쓰기란 결국 자신의 체험을 파먹고 사는 일이었습니다. 그것들 모두 내가 나고 자란 김제의 논두렁 밭두렁에서 체험한 것이었습니다."'제49회 전라예술제'를 맞아 전북문인협회(회장 이동희) 초대로 문학특강에 나선 김제 출생 송하춘 고려대 명예교수(66)는 "김제는 내 문학의 원천이자 터전"이라고 말했다.전북문협이 '전북 문인의 날'로 지정한 4일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 '문학의 힘, 김제의 힘'을 주제로 이야기한 송교수는 서예가 강암 송성용 선생의 3남으로 "오랜만에 고향에 와서 문학 이야기를 하게돼 가슴이 설레고도 반갑다"며 강연을 이어갔다."문학은 체험으로부터 우러난 상상의 세계입니다. 별스런 체험도 없이 단지 책상머리에 앉아 공상으로만 작품을 쓰려고 하면 자칫 허망해 지기 쉽습니다. 튼실한 체험을 위해서는 먼저 튼튼한 삶을 사는 일이 중요하겠지요."그는 "소설과는 상관없이 나는 나의 삶을 살았고, 훗날 작가가 되어서 무엇을 쓸까 궁리하고 고민하다 보니 어린시절 김제에서 겪은 체험들이 생각의 빌미를 제공하고 비빌 언덕이 되어 주었다"며 "문학작품이 아름다운 까닭은 그 작품의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 그것을 받쳐주는 체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문학이 직접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고 해서 무의미하다고 외면받기 쉬운데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생활에 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큽 큽니다. 예술과 함께 살아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송교수는 "현대사회는 상품을 구매하는 데 있어 기능보다는 포장을 중요시 여기는 시대"라며 "그 포장이 바로 미술과 음악과 문학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전북문협은 이날 이동희 회장이 작시·구성을 맡고 표수욱씨가 연출한 시극 '임의 사랑 받으소서!-오, 고매하신 희생, 단야 아가씨여!'를 무대에 올렸으며, 회원들의 시낭송을 감상했다. 150여편이 전시된 전북문인 시화전은 7일까지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 계속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10.09.0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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