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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획자' 찾기에 눈 돌리는 공립예술단

공립예술단도 전문기획자 시대다.도립·시립예술단이 민간예술단에 비해 속 편하다는 것도 이제는 옛 말.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수익까지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서 전문기획자를 영입,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최근 상임단원 모집 공고를 낸 전주시립예술단(교향악단·국악단·합창단)만 보더라도 국악단(상임지휘 신용문)과 합창단(상임지휘 김인재)이 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상임단원을 모집하고 있다.같은 기획자라도 예술단마다 특성을 반영, 전형내용은 다르다. 국악단은 정기공연 기획서와 기획의도 및 홍보마케팅 방안을 요구했으며, 합창단은 공연기획서 이외에도 실무처리 능력테스트와 기획력 및 외국어 능력 등을 보는 면접을 따로 실시한다.국악단 김성호 단무장은 "6년 정도 기획이 공석이었는데, 전문기획자가 없다 보니 일이 있을 때마다 분야에 상관없이 누구라도 달려들 수 밖에 없는 주먹구구식 운영이 이뤄져 왔다"고 말했다. 김 단무장은 "국악은 그동안 불모지로서 개발해야 할 영역이 넓다보니 서양음악에 비해 변화가 빠른 편이라 기획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며 "특히 국악 분야가 취약한 홍보와 마케팅 부문에서 기획자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합창단 이영석 단무장은 "군산시립합창단이나 군산시립교향악단이 1∼2년 전부터 예술경영을 전공한 기획자들을 채용,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 느껴진다"며 "우리도 전문기획자를 통해 프로그램 기획부터 행정, 홍보, 마케팅, 공연섭외 등에서 공격적으로 활동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그러나 기획자 모집 공고를 내고서도 고민은 있다. 업무 특성상 외근이 잦고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봉급 외에 활동비가 따로 지급되지 않기 때문. 예술단 관계자는 "전형내용을 욕심껏 세우기는 했지만, 봉급이 많은 편이 아니라 얼마나 전문성을 지닌 이들이 응모할 지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10.02.23 23:02

"과거로부터 배워 창의력 조화시키는 전주시민들 존경"

<< 여성 최초 주한 대사인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57). 18일 오후 전주 한옥마을 학인당에서 만난 그는 눈이 부시도록 푸른 코발트블루 코트를 입고 있었다. 코발트블루가 매력적인 색이기도 했지만, 편안하게 그러나 신중하게 인터뷰를 이어가는 모습은 당당하면서도 따뜻했다.2008년 9월 주한대사로 온 스티븐스 대사는 1975년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들어와 충남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었다. 그 때 '심은경'이란 한국 이름도 얻었다.미 대사관 공식 카페(CAFE USA, http://cafe.daum.net/usembassy)에 '심은경의 한국이야기'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70∼80년대의 전주, 그리고 전라북도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으며, "전통에 대한 사랑과 창의력을 잘 조화시키는 전주 시민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미국 대사로서의 권위 보다는 한국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의 애정이 가슴으로 느껴져 왔다. 1시간동안의 인터뷰는 그래서 더 즐거웠다. / 대담=김은정 편집국장 >>▲ 전주가 처음이신가요?"대사로서 온 것은 처음입니다. 하지만, 평화봉사단 시절인 70년대 몇 번 와봤었고, 80년대 젊은 외교관일 때에도 여러번 왔었어요. 전주는 좋아하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진짜입니다. (웃음)"▲ 가장 좋아하는 도시였으면 더 좋겠습니다. (웃음) 대사님께서 운영하는 블로그에 들어가 봤더니, 작년에 진안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녀가셨더군요. 진안, 참 좋죠?"네. 참 좋아요. 제가 자전거를 같이 타는 소규모 클럽이 있는데, 그 클럽에서 진안으로의 자전거 여행을 계획했던 것입니다. 시골 풍경을 보면서, 사람들이 아름다운 경치와 전통을 어떻게 보존시켜 나가고 있는 지 알 수 있었지요. 그 때 한 개인이 정미소를 사들여 공동체박물관으로 활용하는 곳에 가봤습니다. 정미소가 그 예이지요. 이제는 한국인들 조차 정미소를 잘 볼 수 없잖아요."▲ 오늘 전주 한옥마을을 둘러보셨는데, 어떠셨나요?"오늘 전북도지사와 전주시장을 만났습니다. 이 지역의 깊은 역사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옥마을을돌아보는 일은 특히나 즐거웠어요. 70년대, 한옥이 있어서 전주에 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도 한옥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시기였습니다. 참 특별한 느낌이었는데, 다시 와보니 물론 달라진 점은 있지만 여전히 좋은 느낌이 살아있어 좋았습니다.전주향교를 방문했을때는 향교 선생님께서 옛날에는 어떻게 공부했는지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예절 수업을 받고 있는 꼬마들을 보니 과거나 지금이나 한국에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교육열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대사님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으시더군요. 블로그에 판소리와 '라스트 포 원'에 대해 써놓으셔서 반가왔습니다.'라스트 포 원'이 전주 아이들이라는 것 혹시 알고 계신가요?"네. 알고있어요. 2008년 초 워싱턴에서 근무할 때 <플래닛 비보이(Planet B-Boy)>라는 영화를 통해 '라스트 포 원'과 브레이크 댄싱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전주의 춤 추는 아이들이 처음에는 부모님께 인정받지 못하지만 결국에는 감정적인 몸짓을 만들어 내고, 나중에는 아버지도 아들이 댄서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한국에 도착했을 때 그것에 대해 더 알고 싶었습니다. 그 영화를 보면 세계적인 브레이크 댄스에 새로운 창조성과 에너지를 불어넣은 한국 비보이의 역할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한번 보세요."▲ 전주가 전통문화가 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예술에 대해 열려있는,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이미 잘 알고 계시는군요. (웃음) 오늘 경기전도 둘러보셨죠?"사실 한국 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개인적인 차원 뿐만 아니라 외교관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직접 현장에 와서 한국 역사의 중요한 시기를 보는 경험자체만으로도 흥미로웠습니다. 셰익스피어가 '과거는 현재의 서막'이라고 말한 것처럼, 과거를 이해하면 할 수록 현재의 일을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가 경기전에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봉안된 지 6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태조 어진은 조선시대 왕의 초상화로는 유일본입니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만큼, 600주년 기념행사를 국가적 행사로 추진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습니다. 혹시 이러한 문화유산이 미국에 있었다면 어땠을까요?"어떤 국가든지 역사를 인식하고 이해하고 기록하는 방식은 항상 변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참을 생각하고)사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어떻게 보면 객관적이 되기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역사 자체도 여러 겹으로 쌓여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를 이해하는 것도 여러 세대, 평생에 걸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보다 역사가 긴 한국 같은 나라는 더하겠지요. 미국에서도 어느 쪽에 중요성을 부여하느냐에 대한 해석은 항상 변한다고 생각합니다.70년대 왔을 때, 한국은 유교국가라는 인식때문인지 중국 문화를 받아들여서 한국적으로 해석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살다보니 얼마나 한국적인 것이 많은 지, 한국 민속이 많은 지 알게됐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것만으로도 매료된 것이 많아서 놀라웠죠. 동시에 한국 문화와 역사가 얼마나 다양한 측면이 있는 지 깨닫게 됐습니다."(사실 이 질문에서 그는 거침없이 답하던 지금까지의 모습하고는 달랐다. 말문을 열기까지 유독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식, 좋아하신다면서요?"네. 점심도 많이 먹었어요. 전주비빔밥을 좋아하는데, 아직 전주에서는 안먹어봤어요. (웃음)한국 음식에 특별한 점이 있다면 신선한 재료를 쓴다는 것과 정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이런 점에서 서양음식과 비교해 어느 쪽이 좋은 지 고르라고 할 때 힘이 듭니다."▲ 방금 말씀하신대로 제철 음식,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 한식의 세계화가 가는 방향은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비빔밥도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인스턴스식으로 만들고 있고, 발효식품도 건강식품이긴 하지만 신선함을 따진다면 생각들이 다를 것 같습니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것 같습니다."한식의 세계화(그는 영어 대신 한국어로 '한식의 세계화'라고 말했다)에 대한 접근 방식이 맞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이 세계에 알려짐에 따라 한국의 음식이나 요리방법을 알릴 수 있는 경로도 다양해진다고 생각합니다.얼마전 한국계 미국인 요리사가 트럭에서 불고기 타코를 팔기 시작해 이제는 고급 레스토랑을 오픈한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 경우 완전한 한식은 아니지만, 한국적인 아이디어와 멕시코 문화를 접목시켜 커다란 성공을 이루지 않았습니까? 이것도 한식의 세계화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화제를 좀 바꾸겠습니다. 사실 전북의 관심은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 문제입니다. 도지사 방문 자리에서도 입장을 밝히셨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을까요?"몇 달 전 도지사께서 서울에 왔을 때 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 샤프 사령관(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 레밍턴 장군(미7공군사령관 제프리 레밍턴 장군)과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고,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미국 쪽에서 긍정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습니다. 도지사께도 소파위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희망적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미국은 미국 쪽대로 하지만 한국 쪽에서도 이민이나 관세 측면에서 할 일이 있지 않습니까? 다시한번 명백히 말하자면, 거쳐야 될 과정은 있지만 조짐들은 긍정적입니다."▲ 아마 내일 가서 보시면 군산공항 문제를 빨리 해결할 필요가 있겠다 생각하실 겁니다. (웃음)"내일 군산에 가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서 직접 전체적인 계획을 보고나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그 쪽(새만금)에 투자에 대한 관심도 많다고 들었는데, 미국 기업들이 어떤 기회를 얻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제가 해야될 일들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내일 그런 전체적인 모습과 계획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새만금도 방문하시는데, 새만금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신지 궁금합니다."사실 (새만금이) 정부에 있어서는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떤 국가든지 개발과 환경의 균형을 맞추기는 힘듭니다. 특히 한국은 국토가 좁기 때문에 더더욱 도전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새만금을 통해) 이 지역에 경제적인 발전이 계속 일어나길 바랍니다.오바마 미 대통령도 미국의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해 왔습니다. 미국은 큰 나라이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아직 KTX같은 고속열차도 없고, 비포장은 물론 아직 길이 나지 않은 곳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을 다 가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며, 얼마만큼의 땅이 길이 없는 곳으로 남겨져야 하고 그렇다면 접근권은 누가 가져야 하는 지 이 모든 것을 민주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산업화를 추진하면서 재조림을 하는 데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이 해외 원조를 하고 있는데, 재조림에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전북 방문 이틀째인 19일 새만금 방조제를 둘러본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말로 "백문이불여일견이라더니 정말 대단하네요. 새만금은 한국의 만리장성입니다"라며 감탄했다. 방명록에는 "큰 꿈(vision)이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적었다. 그는 "새만금에 온 첫 미국대사가 돼 기쁘다"며 "방조제가 개통되면 많은 사람이 올 것 같다. 전북도가 요청한 군산공항의 국제선 취항은 물론 미국의 투자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사회에서 여성들은 여전히 활동의 폭이 좁습니다. 여성대사로서 외교관을 지망하는, 특히 지방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저는 이제껏 일했던 많은 직책에서 최초의 여성이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제가 한국에는 미국대사로 왔지 여성대사로 온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대사란 점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십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미국이 중요한 자리에 여성대사를 보낸 것을 보고 많은 격려를 받는다는 말을 할 때면 깊은 감동을 받습니다.여학생이나 남학생이나 국제관계와 관련된 커리어를 가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주는 조언은 열심히 공부하고, 많은 경험을 쌓으라는 것입니다. 노력하는 자에게 기회가 많다는 것도 말해주고 싶습니다.많은 미국인들이 남녀 상관 없이 미국을 대표해 각 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인들도 남녀 상관 없이 외교나 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낙관하지만, 물론 도전도 있을 것입니다. 기성세대의 한국 여성들이 이제까지 벽을 깨뜨려 왔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많기 때문에 젊은 한국 여성들은 어떤 측면에서는 개척자 역할도 해야 할 것입니다. 각각의 개인들이 자신들의 재능을 발휘할 때 국가 전체가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전주를 다녀가신 뒤 전주의 팬이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웃음)"여러해가 지났지만, 전주와 전북에 다시 오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곳의 아름다운 주변환경은 정신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전주의 정신이라는 게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이기도 하겠지만 항상 과거로부터 배우고 그것을 보존하며 창의력의 원천으로 삼으려는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그런 정신이 이 곳에 남아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입니다. 전통에 대한 사랑과 창의력을 잘 조화시키는 전주 시민들에게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문화로 격려해주시니 전주시민들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웃음)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는 스티븐스 대사는 1박 2일의 전북 방문 일정을 마치고 군산에서 충남 논산 관촉사까지 금강을 따라 70km에 이르는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했다. /정리=도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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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10.02.22 23:02

[도약! 2010전북문화] ⑪익산문화재단

지난해 12월 30일 공식출범한 재단법인 익산문화재단(이사장 이한수)이 본격적으로 익산지역 문화지표 찾기에 나선다.올해 주요사업은 크게 '문화재단 역할정립 및 내부운영기반 조성' '문화예술 정책연구' '시민문화예술 활성화 프로그램 개발사업' '지역문화예술 네트워크 활성화사업' '홍보 및 메세나 장려사업' '대형행사 기획운영' 등으로 나눌 수 있다.'문화재단 역할정립 및 내부운영기반 조성'과 '문화예술 정책연구'는 출범 초기인 재단이 가장 비중을 두고 있는 대목. 익산 문화예술발전을 위한 중장기 비전을 수립하고, 시의 시급한 문화현안에 대한 지역의 여론을 수렴하고 대안을 세울 방침이다.익산지역 문화예술인 인명록 DB를 구축,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할 예정. 익산 근대사를 집대성하는 연구집과 이미 사라졌지만 시민들과 밀접한 접촉이 있었던 공공시설에 얽힌 이야기나 생활사를 담은 총서도 발간한다.또한 정체돼 있는 익산지역 문화예술과 시민문화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지역문화예술단체 사업 컨설팅 지원사업과 전문역량 강화사업, 국제문화예술 교류사업 등도 준비하고 있다. 그밖에도 마한백제 근대문화권을 중심으로 한 사업과 지역문화예술 성장지원 프로젝트, 문화기획 프로그램 제안 공모 사업,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향유 지원사업, 시민문화예술 소집단 지원사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현재 익산문화재단은 사무국장과 정책실장 인선을 남겨두고 사업교류팀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다음달까지 사무국장과 정책실장을 임용하는 등 상반기 안으로 조직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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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10.02.22 23:02

[도약! 2010전북문화] "예술인·공무원·시민들과 함께 하는 재단 소망"

"재단 설립을 두고 일부 경계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이왕이면 우리 재단은 모두가 친근하게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문화가 꽃을 피우려면 함께 물을 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정책 하나를 제시하더라도 일방적으로가 아닌, 여러 목소리를 수용하고 이해하는 예술인, 공무원, 시민들과 함께 가는 재단이 되고 싶습니다."현재 공석인 사무국장과 정책실장을 대신해 익산문화재단을 이끌고 있는 김진아 사업교류팀장은 "문화는 결국 사람"이라며 사람들간의 소통을 강조했다."익산에도 많은 문화예술단체가 있지만, 몇몇 단체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익산의 많은 예술인들과 문화단체들을 찾아내 이들이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강화하겠습니다."김팀장은 "익산 문화예술도 장르나 성격, 갈래에 따라 상당히 많이 나뉘어져 있다"며 "재단이 구심점이 되어 익산의 문화적 자산들을 모아내고 상승효과를 내겠다"고 말했다."재단 사무실이 자리잡은 옛 평화동시장 거리는 구도심입니다. 현재 근대문화유산 181호로 지정된 익옥수리조합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데, 작은 희망이 있다면 이 거리가 문화의 거리, 예술의 거리로 재발견됐으면 좋겠습니다."김팀장은 "어느 도시나 구도심 쇠락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 거리 또한 문을 연 상점보다 문 닫은 곳이 더 많다"며 "재단을 주축으로 이 거리에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모여들었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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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10.02.22 23:02

[음식의 비밀] (65)홍어

홍어는 매캐한 암모니아 냄새 때문에 처음 접한 이들은 손사래부터 친다. 마지못해 한 점 입에 넣었다가 뱉어내더라도 아찔한 향과 얼얼한 맛은 쉬이 가시질 않는다.얼마 전 수입산인 한국인의 홍어 사랑이 칠레 홍어 씨를 말렸다는 뉴스가 이어졌다. 홍어의 평균 수명은 5~6년, 한 번에 알을 4~5개 밖에 낳지 않는다. 본래 칠레에선 홍어는 잡히면 그냥 버리는 생선이었다. 그러던 홍어가 90년대부터 한국인 소비자를 만나면서 대량 수입돼 왔다. 뒤늦게서야 홍어가 바닥이 나자, 정부가 나서서 금어기를 내렸다는 것이다.본래 홍어의 고향은 흑산도다. 하지만'삭힌 홍어'를 낳은 건 영산강이다. 흑산도에서는 본래 홍어를 삭히지 않고, 갓 잡아 회로 먹었다. 고려 말 흑산도 일대는 왜구에 시달리곤 했다. 정부는 섬 주민들을 뭍으로 이주시키고 섬을 비우게 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이 때문에 흑산도 사람들은 배를 타고 목포, 영산강을 거쳐 나주에 정착해 살다가 왜구가 잠잠해지면 다시 흑산도로 돌아가곤 했다. 흑산도에서 나주 영산포까지 가려면 열흘에서 보름이 걸렸다고 한다. 냉동기술이 없던 시절 홍어는 썩지 않고 발효가 됐다. 이렇게 해서 삭힌 홍어가 나오게 됐고, 나주와 인근 지역에서 별미로 즐기게 됐다.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홍어를 먹으면 장이 깨끗해지고 술독이 풀린다'고 기록돼 있는 것으로 전한다. 홍어의 살에는 EPA와 DHA가 많이 함유돼 있어 관상동맥질환을 예방하고 관절염과 골다공증에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어 물렁뼈의 주성분인 콘드로이틴황산 덕분이다. 콘드로이틴은 노화를 방지하고 뼈를 만들어지도록 한다. 삭힌 홍어는 강알칼리성으로 몸을 알칼리성 체질로 개선하는 데 도움도 준다.그렇다면 홍어는 몇 도에서, 며칠이나 삭히는 걸까. 영산포 홍어는 항아리에 담아 황토방에서 삭힌다. 커다란 옹기 항아리 속에 홍어를 켜켜이 넣고, 입구는 공기와 직접 접촉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닐과 짚으로 덮는다.홍어는 공기에 직접 노출되면 빨리 말라 맛이 떨어지고, 변색 위험도 있다. 온도는 황토방 천장에 설치한 기계로 조절한다. 영산포 홍어는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해도, 보통 영상 3도를 기준으로 수입산은 20일, 흑산도산은 30일 삭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상 5도나 그보다 약간 낮은 온도에서는 40일~50일간 숙성된다.높은 온도에서 짧은 기간 숙성시키기와 낮은 온도에서 오래 숙성시키기의 맛의 차이는 확연히 다르다. 저온에서 천천히 삭힐수록 깊은 맛이 나고 뼈까지 부드러워지며, 고온에서 빨리 삭힌 것은 살만 부들부들하고 뼈는 딱딱하다.홍어는 지역에 따라 먹는 법이 조금씩 다르다. 나주에서는 초장에 먹지만, 함평과 영암에서는 소금을 찍어 먹는다. 나주의 초장은 된장에 고춧가루와 식초를 섞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흑산도에서는 막걸리 식초에 소금과 참기름, 쪽파나 풋마늘을 더한 초된장에 먹기도 한다.사람들이 흔히 즐겨먹는 '홍탁삼합'은 톡 쏘는 홍어, 고소한 돼지고기, 시큼한 묵은지를 한입에 넣고 탁주를 들이켜는 것이다. 코 끝을 스치기만 했던 톡 쏘는 냄새가 온 몸을 파고드는 듯 강렬해지는 맛. '지옥의 향기'란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02.19 23:02

[송영애의 식탁 위의 수다] (19)맛있게 먹는 법

홈쇼핑에서 음식과 관련된 것을 방송하면 금방이라도 구입할 것처럼 빠져서 보게 되는 일이 많다. 예전에는 음식 세팅에 초점을 두고 봤다. 닭다리 구이를 어떤 색의 접시에 올리고, 명품 그릇을 어떻게 전시하는지 혹은 프라이팬에는 어떤 재료를 담아내는지를 봤다.그런데 언젠가부터 맛을 보는 쇼호스트와 모델들의 표정이나 손짓에 눈이 갔다.모델들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과장된 표정으로 무조건 많이 먹었다. 맛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맛있게 보이기는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맛은 입으로 먹고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 카메라의 위치에 집중하다 보면 표정도, 맛있게 먹는 방법도 제각각이라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가끔 아쉬움이 남을 때 채널을 돌린다. 시연 모델들의 먹는 장면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이다.그렇다면 홈쇼핑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시연모델들의 어떤 모습이 상품을 주문하기 하는 것일까?'AA급' 시연모델처럼 음식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소개한다.먼저, 생수.생수를 마실 때는 오른손으로 상표가 보이도록 뒷면을 잡고, 어깨를 오른쪽으로 60° 정도 돌린다. 단, 페트에 담긴 물의 양은 1/3정도 빈 상태이일 때가 좋다. 목을 뒤로 젖히고 물을 넘기는 모습에 소비자들도 갈증을 느끼게 된다. 또, 여자보다 목젖이 선명한 마른 체구의 20대 남자가 마실 경우 더 효과적이다.다음으로, 쌈이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쌈 문화는 오늘날 일본에서 쌈을 싸먹는 방법을 홍보하면서 외식문화로 확대되고 있다.쌈은 자신의 입 크기를 알고 조절해야 한다. 너무 작아서 씹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맛이 없어 보이고, 너무 크면 보는 이가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 입술은 힘을 주어 붙이고 어금니로 꼭꼭 씹어보자.세번 째, 인절미다.떡은 꼭 손으로 먹는다. 인절미를 쥘 때는 엄지와 검지, 중지로 잡고 약지와 소지는 손바닥 쪽으로 살짝 붙인다. 왼손바닥으로 떨어지는 콩고물을 받기 위해 손가락을 가지런히 모아 받치고 떡을 입에 반절만 넣어 나눠 먹는다. 왼손바닥에 콩고물이 떨어져야 시청자는 떨어지는 콩고물에 시선이 가고, 아쉬움에 침을 삼키게 된다.네번 째는 얼큰한 국물요리다.뜨겁고 빨간 국물은 숟가락으로 떠서 입에 넣는다. 간단하지만 입술을 숟가락 끝에 살짝 대고 국물을 빨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숟가락 전체를 국물과 함께 입안으로 넣는다는 것이다.40대 중반에서 50대 남성이 먹을 경우 제일 맛있어 보인다. 시연 모델의 이마나 콧잔등에 구슬땀이 살짝 비치거나 얼굴이 약간 붉어지면 소비자는 '마감임박'이라는 단어가 생각나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이어 홈쇼핑 업체는 쾌재를 부른다.끝으로 국수다.국수는 젓가락에 걸치듯 집어 먹는게 좋다. 스파게티면을 포크로 돌돌 말아서 먹는 것이 맛있고 멋있어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국수는 삶은 후의 길이가 약 21cm로 입에 넣고 젓가락을 뺌과 동시에 국수를 강력하게 빨아들이면 된다. 고개를 들어 씹어보이되 많이 씹지 않고 삼킨다.후루룩하고 순식간에 입안으로 들어간 국수가 '벌써 목으로 넘어 갔나?'라는 의문을 시청자가 갖게 해야 한다. 그리고 마치 더운 여름에 시원한 물을 마시듯 국수 그릇을 들어 국물을 크게 한 모금 들이킨다.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을 신체와 최대한 밀착시키면서 먹는 것이다.밥 그릇과 나의 공간, 빵 접시와 나와의 거리를 좁히면서 먹어야 맛있어 보인다. 또 스스로도 맛있다고 느끼게 된다.요즘 도내 어느 방송에서도 우리 고장의 맛있는 식당을 소개하고 있다.패널들도 음식을 맛보는 장면이 많은 이 방송 출연자들에게 '먹을 때는 무조건 맛있게 먹어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카메라가 어디에 숨어있을 지 모르니./송영애(푸드코디네이터, 전주기전대학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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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2.19 23:02

[오항녕의 인문학 에세이]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은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사계절출판사)은 말이 필요 없는 명작이다. 동료들끼리 편을 짜서 한 권씩 읽어나가면 10주면 읽을 수 있다. 벽초가 북한으로 가서 부수상까지 했기 때문에 한때 「임꺽정」은 국내에서 출간되지도 못했다. 1985년 출간에야 출간되어 호응을 얻었다. 역사소설의 수준에서 「임꺽정」은 박경리 선생의 「토지」를 떠올리게 한다. 「토지」는 조선말-일제시대 삶의 진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런데 당시 사람들이 나눈 생생하고 정겨운 언어가 요즘 우리들에게는 오히려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다.(그래서 「토지사전」도 나왔다.) 벽초가 구사하는 정겹고 격조 있는 언어도 약간 그런 점이 있는데, 3판(1995), 4판(2008)에 걸쳐 한층 가독성이 높아졌고, 뜻풀이를 첨가하였다. 또 각 인물별로 표를 만들어 비교해가면서 읽으면 더 재미있다.최근에 나온 「임꺽정」 해설서로는, 고미숙의 「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사계절출판사)을 꼽고 싶다. 가장 편견 없이 「임꺽정」을, 아니 조선시대를 읽는 학인 중의 한 분이 아닌가 한다. 책이 재미있고 유익하면 되는 거 아닌가? 다만, 본문에서 말했듯이, 나와 「임꺽정」을 보는 시점의 차이가 있다. 각유소장(各有所長), 서로 장점이 있을 것이다. 벽초에 대해 궁금하다면, 신뢰할만한 연구서가 있다. 강영주의 「벽초 홍명희 연구」(창작과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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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2.19 23:02

[오항녕의 인문학 에세이] 도적은 도적일 뿐이다, 다만…

대한(大寒) 추위 속에서도 봄은 슬며시 기어오고 있었다. 이제 입춘(立春)이 지났으니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다. 경기전 뒷길에 위치한 한국고전문화연구원에서 매달 하는 '봄' 세미나도 1년을 맞았다. 인연이 닿는 분들, 길(吉)한 경인년(庚寅年)이 되었으면 좋겠다.▲ 벽초가 보여주는 조선의 진경나에겐 봄이면 떠오르는 여자가 있다. 왜 그런지는 정확히 모른다. 그 여자가 봄처럼 느껴지기 때문일까? 그 여자는 봉단이다. 옛 애인이 아니다.벽초 홍명희 선생의 소설 「임꺽정」은 '봉단편'으로 시작된다. 그 1권 봉단편의 주인공이 봉단이다. 2권은 봉단이의 작은아버지인 양주팔, 즉 갖바치(뒤의 병해대사)를 주인공으로 한 '피장편'이다. 실제로 「임꺽정」에서 임꺽정은 2권이나 되어야 조금 나온다. 그래서 불만인 사람도 있다고 한다.그러나 1~3권이야 말로 벽초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드러나는 「임꺽정」의 진수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까지 본 시대사 중에서 벽초의 서술이 가장 정확했다. 그래서 조선전기사를 강의할 때도 학생들에게 이 1~3권을 읽고 제출하라는 레포트를 내주기도 했다.대략 연산군 때부터 중종, 인종, 명종 때까지의 상황을 「임꺽정」은 보여주는데, 벽초가 「조선실록」을 읽고 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임꺽정」 집필 당시 조선실록이 총독부에서 간행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실록을 보았더라도, 오히려 최근 연구자들이 벽초만한 안목으로 서술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부친 홍범식이 1910년 합방 때 자결했던 데서 알 수 있듯이, 조선 문명에 푹 몸을 담았던 벽초의 벽을 넘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또 여기에는 벽초, 육당(六堂·최남선)과 함께 식민지 조선의 3대 천재라고 불린 이광수가 따르지 못할 도저한 수준이 있다. 근대주의에 빠져 허우적거렸던 이광수에게는 조선의 진수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으니까.▲ 이장곤과 봄 같은 여자 봉단이이장곤은 홍문관 교리를 하던 촉망 받는 학자관료였다. 소설에 따르면 연산군이 죽은 어미 폐비 윤씨의 원수를 갚으려고 이장곤에게 의견을 물었더니 이장곤은 덕을 쌓으라고 대답했고, 그 길로 연산군은 그를 거제로 귀양 보냈다. 원하던 대답이 아니었던 것이다.「조선실록」을 보아도 이장곤은 이때 벌어진 갑자사화(1504년·연산군 10년) 당시 교리로 있다가 귀양간 것으로 되어 있어, 홍명희의 서술이 매우 정확한 사실에 입각했음을 알 수 있다. 또 연산군은 무예도 뛰어났던 이장곤이 변란을 일으킬까 두려워 그를 서울로 불러 처형하려고 했는데, 이장곤은 이를 알고 귀양지에서 도망쳤다. 소설에서는 한림(翰林·사관) 정희량(鄭希良)이 여차하면 도망치라는 점괘를 주었고, 그래서 이장곤이 도망친 것으로 되어 있다.아무튼 이장곤은 함경도로 신분을 숨기고 도망쳤다가 거기서 봉단이를 만나 혼인한다. 그때 그는 김서방이라고 불렸다. 봉단이는 함경도 고리백정 양주삼의 딸이고, 임꺽정의 아버지인 돌이의 사촌누이이다. 그러니까 임꺽정의 당고모인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고사, 즉 우물가에서 물을 청했더니 바가지에 버들을 띄워주었다는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로 봉단이다. 봉단이의 매력은 <로마의 휴일>에 나온 오드리 헵번, <어린 신부>에 나온 문근영을 합쳐놓은 듯하다. 지혜롭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가끔은 아내 같기도 하다. 중종반정으로 연산군이 쫓겨난 뒤 이장곤은 다시 촉망받는 관료로 복귀했다. 이별을 걱정하는 봉단이에게 이장곤은 말한다. "그대를 버리고 나 혼자 누릴 생각은 없소. 저기 하늘이 내려다보시오." 중종은 봉단이를 정경부인으로 인정한다. 어떤 분은, 이장곤 참 맘에 든다고 한다. 심정(沈貞), 남곤(南袞) 같은 간신들이 기묘사화를 일으켜 조광조(趙光祖) 등을 죽인 뒤 이장곤도 낙향하였는데, 중종이 보호해주어 그나마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꺽정이에 대한 이상한 해석「임꺽정」은 미완의 소설이다. 임형택 교수는 「임꺽정」의 후속 전개를 두고, "농민 저항의 지도자 임꺽정이 봉건체제에 대항해서 싸우다가 마침내 꺾이어 가는 과정, 그의 좌절과 죽음이 남은 이야기인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그는 「임꺽정」을 '봉건체제에 대항한 농민 저항'으로 보는 셈이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아니, 동의는커녕 이 분이 정말 「임꺽정」을 읽고 썼을까, 의심이 갔다. 그런데 오해의 원인은 벽초 자신이 제공했다.벽초는 「임꺽정」에 대해, "임꺽정이란 옛날 봉건사회에서 가장 학대받던 백정 계급의 한 인물이 아니었습니까? 그가 가슴에 차 넘치는 계급적 해방의 불길을 품고 그때 사회에 대하여 반기를 든 것만 하여도 얼마나 장한 쾌거였습니까? 더구나 그는 싸우는 방법을 잘 알았습니다. 그것은 자기 혼자가 진두에 나선 것이 아니고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백정의 단합을 먼저 꾀하였던 것입니다" 라고 썼다.조선이 '봉건' 사회가 아니었다는 얘기는 접어두자. 도대체 언제 임꺽정이 '백정의 단합'을 먼저 꾀했다는 말인가? 꺽정이 패거리 중에 백정은 꺽정이 하나 아니었나? 출신성분이 다 달랐지 않았나? 정말 「임꺽정」을 벽초가 쓴 거 맞나,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임꺽정은 싸움도 '단합'하기보다는 일대일 맞장 뜨기나 몇몇 두령(頭領·여러 사람을 거느리는 우두머리) 중심의 전투를 즐겼다. 산채를 옮기면서 먼저 살던 사람들 수십 명을 마구 죽였고, 도우러 왔던 도적 우두머리도 때려 죽였다. 이런 일이 예사다. 그는 마음대로 했다. 그리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가공할 힘과 검술이 있었을 뿐이다.최근 「임꺽정」을 새롭게 해석한 고미숙 선생조차 어떤 인터뷰에서, "삶의 간극이 없는 곽오주가 제일 끌린다"고 했다. 이상하다. 곽오주, 쇠도리깨를 쓰는 도적으로 임꺽정의 두령인데, 자기자식을 죽인 트라우마로 우는 애들만 보면 정신이 나가서 쇠도리깨로 애들을 때려죽인다. 저 하나 삶의 간극이 없는 것은 좋지만, 죽은 애들은 어찌되나?▲ 「임꺽정」의 희망이렇듯이 「임꺽정」을 둘러싼 해석에는 '오버'가 있다. 소설이라 그런가? 「임꺽정」의 메시지는, '봉건 철폐' 같은 그런 거창한 이상이 아니라, 오히려 나중에 벽초가 밝힌 대로, '조선 정조(朝鮮情調)에 일관된 작품'이 아니었을까? 굳이 그림을 그리자면, 백정은 백정대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 정도, 그리고 조선 사람들의 살과 피가 느껴지는 이야기를 벽초는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명리학에 능통한 도인 갖바치는 백정이었음에도 조광조를 비롯한 사림(士林)들과 깊은 교류를 갖는다. 조광조의 귀양길에 동대문 밖 어느 민가에서 먼발치로 조광조를 보내는 장면은 가슴을 내주는 인간들의 아픈 정감을 보여준다. 벽초는 그런 걸 아는 감수성이 있는 인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임꺽정」을 통해 그런 인간들의 관계가 좌절되었던 시대, 연산군-명종대를 그려냈을 것이다. 그러면서 수많은 꺽정이가 도적이 되지 않고도 자기 팔자대로 살 수 있는 길이 열려있는 세상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오항녕(전북일보 문화전문객원기자·한국고전문화연구원·수유너머 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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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2.19 23:02

[독자 백가쟁명] 부안 위도띠뱃놀이의 활성화 방안 - 주동수

지난 2월 16일 부안군 위도면 대리에서 열린 위도띠뱃놀이 행사에 다녀왔다.조선 초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측되는 위도띠뱃놀이 행사는 매년 정월 초사흩날에 안택과 풍어를 비는 띠뱃굿 형식으로 위도 대리에서 실시되어 왔으나, 최근 어업의 쇠퇴, 교회 유입과 행사 진행 예능보유자들의 고령화에 따라 매년 관광객을 포함한 참석객이 줄어드는 등 위도띠뱃놀이 행사가 겨우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현재 "위도띠뱃굿"이 당면해 있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위도띠뱃굿의 토대가 되는 대리와 위도의 여러 사회적 여건상의 문제이고, 둘째는 위도띠뱃굿 자체가 안고 있는 내부적인 문제이다.위도는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인한 해양환경 변화와 수산자원 남획 등으로 인하여 이 마을의 경제적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 이러한 경제적 측면의 여건은 이 대리 마을을 비롯한 위도 전체의 경제적인 여건 개선 노력과 국가와 지방자치 단체 등의 적극적인 지원책, 특히 양식어업 활성화, 어획강도가 높은 어선의 감척, 해양환경복원 및 위도 관광개발 등의 대책 등을 통해서 점차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사회적인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대리마을에 들어선 교회로 인하여 위도띠뱃굿이 담당하던 종교와 사회적 역할을 점점 교회가 맡게 됨으로써 띠뱃굿이 쇠퇴하게 되었다. 이 문제는 마을 지도자의 리더쉽을 통하여 위도띠뱃굿 자체의 성격을 "제의적인 문화 양식"으로부터 "놀이·축제적 문화 양식"으로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위도띠뱃굿이 이 마을 혹은 위도 전체, 나아가 부안군 전체의 중요한 무형문화재로서 현실적 기반이 미약하여 아직도 국립공원 변산반도의 중요 문화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확보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앞으로 국립공원 변산반도의 활성화 대책이 마련되고, 그 일환으로 문화·관광자원으로서 위도띠뱃굿의 위상과 가치가 제고 되어야 할 것이다.교육·홍보분야의 계획 또한 미진한 실정이다. 이 문제는 위도띠뱃놀이보존회가 위도띠뱃놀이전수관과 위도띠뱃굿 교육생활관을 활용한 교육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도록 유급제 사무원 인력의 배치가 선행되어야 하며 부안군을 비롯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문화재단 등 관련기관의 경제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현재 위도띠뱃굿을 이끌어가고 있는 인적 자원들은 대부분 고령이며, 예능보유자들을 이어갈 다음 세대로의 전승도 불확실한 실정이므로 위도 및 부안군내 초중고등학교와 유관 교육기관에서의 인력 양성 프로그램 운영의 검토가 필요하다.위도띠뱃굿을 계승하고 보존하는 일 외에도, 위도면 전체의 축제를 기획하는 방법으로서 대리 위도띠뱃굿, 진리의 당제, 식도의 당제, 치도리의 당제 등 모두 4개의 마을굿을 모아서 일정한 시기와 장소에서 위도농어촌·농어업체험, 낚시대회, 자전거를 이용한 위도일주하기, 국악한마당, 해양보호활동, 사진 및 문예전시회, 불꽃놀이 등과 연계한 위도띠뱃놀이 행사를 검토해 볼 수 있겠다./주동수(도 부안수산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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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2.19 23:02

세종문화회관에서 듣는 문화강좌

업무로 지친 몸과 마음을 풍성한 문화예술 강좌로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직장인들의 밀집 지역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 산하 세종예술아카데미가 24일 직장인과 주부를 겨냥한 '2010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1학기를 시작한다. 업무에 바쁜 직장인들의 경우 오페라 평론가 이용숙, 미술 평론가 손철주, 심상용, 월드뮤직 평론가 황덕호, 송기철 등이 강사로 나서는 '정오의 오페라'(매주 화요일), '정오의 미술산책'(매주 목요일), '정오의 음악여행'(매주 금요일) 등 점심 시간에 이뤄지는 강좌가 적합하다. 수요일 오전 10-30분에는 음악 칼럼니스트 조희창과 함께 세계 유수의 도시에 서린 음악과 예술의 자취를 더듬는 '클래식 플러스'가 마련돼 있다. 깊이 있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애호가라면 음악 칼럼니스트 정준호, 유형종이 음악, 문학, 오페라, 발레 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수요예술강좌'(수요일 저녁 7-9시), 피아니스트 겸 음악 칼럼니스트 김주영이 실연과 음악가에 대한 인터뷰를 곁들여 진행하는 '클래식 인터뷰'(목요일저녁 7-9시)를 선택할 수 있다. 각 프로그램은 강좌에 따라 최장 7월14일까지 이어지며,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sejongpac.or.kr/sejongaca)를 참고하면 된다. 17-19일에는 프로그램을 미리 맛볼 수 있는 미리보기 강좌가 무료로 진행된다. 22만-45만원. ☎02-399-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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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2.18 23:02

"불법시위 불참 약속해야 기금 지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예진흥기금 집행을 앞두고 일부 단체에 '불법시위 불참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하면서 전북지역 문화예술단체도 반발하고 나섰다.사단법인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지회(지회장 진창윤)는 확인서 제출 요구와 관련, 16일 성명서를 내고 "문화예술단체를 이명박 정부의 시녀로 만들려는 확인서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전북민예총은 "풍문으로만 떠돌던 확인서의 실체를 확인했다"며 "문예진흥기금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된 신성한 기금으로 마땅히 이 땅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올바르게 사용돼야 한다. 확인서 요구는 문화예술인들의 창작·표현의 억압이며, 인권유린"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전북민예총에 따르면 확인서에는 '본 단체는 2008년도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소속되었으나 실제 불법 시위에는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음을 확인하며 향후 불법폭력시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 보조금 반환은 물론 관련된 일체의 책임을 지겠습니다.'라고 명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전라북도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2월 초 한국문화예술위로부터 문예진흥기금 지원 단체 중 일부 단체에게 확인서를 받으라는 공문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래는 신청서를 낼 때부터 확인서를 받도록 돼있었지만, 공문이 내려왔을 때 전라북도는 이미 신청접수가 끝난 상태였다"며 "도 입장에서는 국가 정책에 따라 확인서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전북지역 문화예술단체 중 여기에 해당하는 단체는 전북민예총과 전북독립영화협회 두 곳. 전북민예총에서 2건, 전북민예총 소속 분과에서 3건, 전북독립영화협회에서 2건의 사업을 문예진흥기금에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예진흥기금은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며, 선정결과는 25일 발표될 예정이다.그러나 전북민예총의 경우 문예진흥기금에 선정되면 확인서는 내지 않지만 기금은 반드시 받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이후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세훈 전북민예총 사무처장은 "확인서 자체가 문화예술단체를 범법적인 단체로 규정하고 받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불법·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문예진흥기금에 선정될 경우 응모나 심사, 선정과정에 있어 적법한 과정을 거쳐 선정이 됐기 때문에 기금은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관련 전북독협은 "아직 문예진흥기금 지원대상으로 선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며 "이사회를 통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10.02.17 23:02

'책 읽어주는 실버봉사단' 뜬다

효자문화의집 '실버문화봉사단 북북(Book Book)'의 애칭은 '효자손 북북'. 가려운 마음을 행복하게 '북북' 긁어주기 때문이다.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진행됐던 전주효자문화의집(관장 김선태) '실버문화봉사단 북북'이 그 성과를 인정받아 본 사업으로 선정, 올 4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한국문화복지협의회가 진행하는 '실버문화봉사단 북북'은 문화교육을 받은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저소득층 아동이나 시설의 어르신들을 찾아가 책을 읽어주는 사업. 여러 오브제를 활용해 책에 대한 다양한 문화적 해석을 전달하고 나눔으로써 일상생활 속에서 책을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문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이다.효자문화의집 김선태 관장은 "지난해 서울과 대전, 전주, 강릉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전개하고 지난 1월 결과보고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은 서울과 대전, 전주가 올해 본 사업장으로 선정됐다"며 "이 사업을 통해 복지 수혜의 대상이었던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문화를 나누는 문화매개자로서 주체성을 회복하고 은퇴 후 단절될 수 있는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현재 13명이 활동하고 있는 '실버문화봉사단 북북'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그림책 속에서 놀이 찾기, 인형 만들기 및 인형과 대화하기, 몸놀이 등 책을 읽어주는 데 필요한 다양한 표현들을 배웠다. 전주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문화특강과 순천 기적의도서관으로의 선진지 방문도 이뤄졌다. 11월과 12월에만 19곳을 방문해 55차례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주며 인형극을 공연했다.'실버문화봉사단 북북'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만근씨는 "어르신들이 계신 곳을 방문할 때면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도 나고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 앞에서는 이야기를 듣는 중에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북북 활동이 누구보다 내 삶을 뒤돌아보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강사로 참여한 권옥 한국반달문화원 전북지부장은 "교육 첫시간에는 인문학 강좌나 독서지도사 과정쯤으로 생각하고 오신 분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책과 봉사, 나눔이라는 세 단어를 가슴에 품고 달리는 차 안에서도 연습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셨다"고 전했다.효자문화의집은 '실버문화봉사단 북북'을 '책 보따리를 들고다니는 행복한 노후의 나눔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 강현정 사무국장은 "지난해 부터 활동해 온 회원들은 1기로 방과후 교실이나 지역아동센터를 대상으로 활동하며 지역의 이야기를 발굴해서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새로운 시도도 할 예정"이라며 "올해 2기도 새롭게 모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10.02.17 23:02

[도약! 2010전북문화] ⑨우진문화공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을 추진해온 우진문화재단(이사장 양상희)이 내년이면 20주년을 맞는다.우진문화재단은 올해 신규 사업보다는 그간의 사업을 이어가며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한다. 우선, '청년작가초대전'과 '신예작가초대전'으로 신진작가들의 등용문을 넓히는 데 힘을 쏟는다. 지난해 한 차례 쉬었던'2010 청년작가초대전'은 미술계 안팎의 요구로 올해 부활됐다. 이홍규 고기현(동양화 ), 이주리 임현채 김가실(서양화), 오세현(미디어아트)씨가 선정되면서 25세 최연소 작가와 미디어아트 작가가 처음으로 초대됐다. 올해를 시작으로 청년작가들과 해외미술기행을 동행, 창작의욕을 고취시킬 계획. '2010 신예작가초대전'엔 설휴정 정지영 조계환 조용순(동양화), 김다희 김상덕 문귀화 박재영 이동준 하태훈(서양화), 강현서 서고은 윤창식(조각)씨가 새 출발에 나선다. 작가로서 첫 시험대에 오른 이들의 열정 만큼이나 심사위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는 평가다.우진문화재단이 해마다 열고 있는 정통 판소리판 '판소리 다섯 바탕의 멋'은 판소리 다섯 바탕 완창을 5일간 이어가는 국내 유일의 프로그램. 올해 20회를 맞아 원로급 명창을 초대해 농익은 무대를 선물한다.국악과 서양음악의 연주 기회를 폭넓게 주기 위한 '2010 우리소리 우리가락'도 강도근동편제판소리보존회(대표 이난초), 피아노 연주단체 에보니&아이보리(대표 백희영), 거문고 연주자 연소희씨를 초대, 그 맥을 이어간다. 1990년대 소극장 춤 공연의 산실이었던 우진의 '춤판'은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도 '우리춤 작가전'을 통해 신인 춤판(5월2일), 젊은 춤판(7월4일), 기획 춤판(12월19일)으로 나뉘어 진행된다.미술 애호가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우진미술기행'도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뉘어 추진된다. 1년 6개월 간격으로 진행되는 해외미술기행과 이달의 미술기행은 일반인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저변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02.17 23:02

[도약! 2010전북문화] "지역 예술환경 개선에 온힘"

"지난해는 미술사업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청년작가초대전'이 지역 미술환경을 개선하는 데 일조한 것이 무엇이었는가에 관한 답을 못 찾았거든요. 그런데 초대전이 청년작가의 입지를 굳혀주는 기회였다는 평가와 함께 이를 이어가야 한다는 미술계 안팎의 요구가 많아 다시 열게 됐습니다."내년이면 20주년을 맞는 우진문화재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업메세나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사회적 책임감이 더해져서다. 김선희 우진문화재단 실장(47)은 "올해 신규사업이 없는 것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기엔 현실적 제약이 많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예술가들이 작품에 매진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작가들에게 한 건물에 각각의 작업공간을 마련해주는 일과 작가들의 생계 자금 저리 대출도 검토가 됐었습니다. 하지만 제도적인 한계로 유보하거나 무산됐죠. 쉽지가 않아요."김 실장은 이어 우진문화재단 전용 공연장을 마련하고 싶다며 공연사업이 활기를 띄고 있는 만큼 전문 연주자들이 마음 놓고 연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우리의 작은 노력이 이 지역의 예술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하는데 디딤돌이 된다는 자부심 없으면 못 할 일 같습니다. 우진문화재단이 문화예술로 밥벌이 하고자 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그들을 보듬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02.17 23:02

[오목대] 설날 - 장세균

우리는 음력 1월 1일을 설날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설"이라는 말의 뜻을 이해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음력 1월 1일이 설날로 고정되면서 "설"이라는 말의 뜻이 궁금하다. 이 "설"이라는 말의 근원에 대해서는 여려가지 설(說)이 제기되어 왔던 것 같다.그중의 하나가 서럽다는 "설"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선조 때 학자 이수광이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이란 문헌에서는 설이 달도일로 표기되었다고 말한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달은 슬프다는 뜻이요 도는 칼로 마음을 도려내듯이 아프고 근심에 차있다는 뜻이라고 한다.그러나 새해를 맞이하는 심정은 희망에 차고 기뻐하는 것이 보통인데 왜 서글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납득할만한 설명이 없다고 한다. '서러워서 설, 추워서 추석'이라는 속담도 있듯이 가난 속에서 맞이하는 명절이라 서러운지, 차례(茶禮)를 지내면서 돌아가신 부모님이 그리워서 서러운지는 모르겠다.또 다른 설명에 의하면 "설"은 사리다의 "설"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우리는 보통 몸과 마음을 바싹 죄어 조심하고 가다듬는다는 것을 '사리다'라고 한다. 육당(六堂) 최남선이 옛날 문헌에 정초(正初)에 처음 드는 용날, 말날, 쥐날,돼지날 그리고 2월 1l일을 신일(愼日)즉 ,몸을 사리는 날로 적힌 것을 근거로 풀이했다는 것이다."설"의 어원에 대한 또 다른 설명은 나이를 말할때 몇 살이라고 하는데 이 "살"이라는 단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한국말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우랄 알타이어계(語系)에서는 해가 바뀌는 날을 '살(산스크리트). 잘(퉁구수어), 질(몽고어)이라고 한다고 한다. 산스크리트어의 "살"은 해가 뜨듯 새로 돋고 새로 솟는다는 뜻과 시간적으로 이전과 이후가 달라지는 구분과 경계를 뜻하는 것이라고 한다.이 모든 뜻이 정초(正初)와 직접 연관을 맺고 있다고 볼수 있다. 중국의 어원사전인 "청문휘서(淸文彙書)"에도 연세를 나타내는 "살" "잘"은 세(世), 대(代), 세(歲), 수(壽)를 뜻한다 하고 또 대마무나 풀이나 뼈마디를 뜻하는 절(節)이라는 글자의 어원이라고 했다 한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설"은 이처럼 많은 내력을 가지고 있다./장세균 논설위원

  • 문화일반
  • 장세균
  • 2010.02.16 23:02

[행사·축제] 세상의 모든 '이미지' 담을 광주비엔날레

"고 은 시인의 만인보는 '역사의 노래'이자 '인류애의 백과사전'입니다"'2010 광주비엔날레'의 주제를 '만인보'로 정한 마시밀리아노 지오니 예술총감독은 11일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만인보'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올해로 15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가 사상 최초로 문학작품의 제목을 그대로 주제로 반영했다. 특히 올해는 5.18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으로 80년대 대표적인 저항시인인 고 은 선생의 연작시 '만인보'를 주제로 가져온 만큼 광주정신을 어떻게 담을지도 관심거리다. '만인보'는 고 은 시인이 1980년 5월 군부에 저항하다 투옥돼 전 생애를 통해 만난 인물을 실명으로 거론하며 세계 최초로 사람만을 노래한 시로 광주의 5월과 관련된 시가 곧 완결될 예정이다. 지오니 감독은 '만인(萬人. 10000LIVES)'이 상징하는 것이 세상의 모든 것, 혹은 이미지라고 보고 전시를 통해 인류가 만든 모든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일상속 모습을 담은 사진을 모집하고, 전시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또 인물에 초점을 맞춘 미디어작품과 인물에 대한 대체 모형물, 아바타 등 다양한 표현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지오니 감독은 100여명의 작가를 선정해 오는 4월께 발표할 예정이다. 지오니 감독은 만인보에 대해 "하나의 작품은 기억이나 사람들의 이름을 연결한 것처럼 기억들로 가득차 있고 그 안에서 영감을 얻어 전시로 반영될 것"이라며 "일종의 역사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모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미지의 과잉'에 주목한 지오니 감독은 "이미지는 생존의 수단이며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함께 갖고 있다"며 "수없이 많은 이미지가 등장해 다소 권태로울 수 있지만 오늘날 인류의 초상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0.02.12 23:02

[행사·축제] 윷으로 점보고 한방약족탕 즐기고

태조로를 직선으로 가로지른 끝 오른쪽에 자리잡은 오목대에 가면 한옥마을 전체를 굽어볼 수 있다. 전주전통문화센터, 최명희문학관, 전주전통술박물관, 우석대 전주한방문화센터, 전주공예품전시관,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승광재…. 기와지붕 얹은 수많은 가옥들이 질서있게 늘어선 이 일대가 설 손님 맞을 채비에 부산해진다. 담장 너머가 환하게 드러나는 한옥마을의 야트막한 일상의 경계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사람을 기다려 맞는 지혜가 있는 곳, 느린 걸음으로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전주전통문화센터 - 한벽예술단 신명 한마당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민영)가 '어흥! 경인년(庚寅年) 새해 큰 잔치'를 열고 설의 희망과 꿈을 나눈다. 13∼15일 오후 1시부터 '경인년 윷점으로 보는 운세', '재미로 보는 토정비결'으로 운수대통을 기원한다. '경인년 목표 편지 보내기'로 한 해의 목표나 소망을 자신에게 적어보내고, '백호에게 소원을 말해봐'로 호랑이 그림의 소원지에 한 해의 소망을 담는다. '2010 나만의 사자성어'는 자신에게 맞는 사자성어를 선택, 필경사가 글씨를 직접 써주는 행사. 13~14일 오후 3시 놀이마당에서는 '대박기원 한벽예술단 공연'으로 흥겨움과 신명난 가락을 선물한다. 널뛰기, 굴렁쇠 굴리기로 잊혀져가는 풍습도 재현할 계획. 14일 오후 2시엔 '경인년 복 떡국 나누기'가 준비돼 있다. 문의 063) 280-7042. www.jt.or.kr▲ 최명희문학관 - 「혼불」 복주머니 만들기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에 가면 몸과 마음을 적시는 「혼불」의 향기를 만나볼 수 있다. 13·15·28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최명희 선생의 친필을 담는 복주머니 만들기'는 「혼불」에서 한 음절씩 발췌한 소리마디들을 자신의 이름이나 사자성어로 엮어 복주머니에 담아가는 자리다. 설의 풍경과 다양한 민속의 모습을 발췌한 부분을 관람객들에게 나눠주는 '「혼불」로 알아보는 설과 민속', '최명희 서체 따라 쓰기', 그리운 사람들에게 엽서를 쓰면 문학관이 대신 전달해주는 '엽서쓰기-문학관은 우체부'로 관람객들과 조우한다. 문의) 063)284-0570. www.jjhee.com▲ 전주한옥생활체험관 - 이주여성들 음식·장기자랑전주한옥생활체험관(관장 김병수)이 '설맞이 사랑 나눔'을 갖는다. 전주한옥생활체험관과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12일 오전 11시부터 '이주여성과 함께하는 설맞이 사랑 나눔'을 열고, 명절음식을 만들고 장기자랑을 한다. 13일 낮 12시30분부터 한옥마을 방문객을 대상으로 떡국 나눔이 이어질 계획. 연과 제기 만들기를 비롯해 전통민속놀이도 즐길 수 있다. 문의 063) 287-6300. www.jjhanok.com▲ 우석대 전주한방문화센터 - 한방 총명 떡메치기 체험우석대 전주한방문화센터는 사상의학에 따른 체질 점검을 비롯해 따뜻한 한방차가 곁들여진 한방약족탕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설 연휴인 13~15일에 한방총명떡메치기와 한방비누·한방향기주머니 만들기(체험비 4000~5000원)가 준비돼 있다. 건강도 챙기면서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약속할 수 있을듯. 문의 063)232~2500~2. www.hanbangcenter.com.▲ 전주전통술박물관 - 가양주 시음·모주 할인판매전주전통술박물관(관장 박시도)이 올해 설에도 전통가양주의 향연을 준비한다. 13~14일 오후 2시부터 가양주 시음행사와 소주·감홍로주 내리기 시연, 군고구마 나누어주기 등을 연다. 술박물관에서 직접 빚은 모주와 청주를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도 있다. 문의 063)287-6035. urisul.net.▲ 전주공예품전시관 - 신기한 디지털 사물놀이전주공예품전시관(관장 오영택)이 '경인년 새해맞이 설 명절 큰 잔치'를 연다. 13~15일 오전 11시부터 솟대·장승·연 만들기로 가족간 정(情)을 나누고, 오후 3시부터 제기차기·가족단체 줄넘기 대회로 가족의 화합과 단합을 도모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윷점으로 알아보는 신년 운세로 재미를 더할듯. 전주대 X-edu사업단이 내놓은 'JJ팡팡','디지털 사물놀이'로 전통과 현대의 이색적인 만남을 체험해볼 수 있다. 문의 063) 285-0002. www.omokdae.com▲ 승광재 - 황손에게 듣는 황실 이야기고종황제의 왕자 의왕 11번째 아들인 이 석씨가 머물고 있는 황손의 집 승광재도 설 맞이를 한다. 14일 이 석씨로부터 황실 이야기를 직접 듣고, 새배를 올린다. 팽이치기, 투호 던지기, 윷놀이와 함께 출출할 때를 대비한 군고구마, 군밤과 전통차 간식도 즐길 수 있다. 문의 063) 284-2323. www.royalcity.or.kr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0.02.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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