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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부르면 달려가는 '구미시립예술단'

"기업이 부르면 어디든지 달려갑니다."경북 구미시립예술단이 구미공단 기업들의 행사에 잇따라 출연해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구미시에 따르면 53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구미시립합창단은 이날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교례회에 출연했다. 구미지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자, 기관.단체장 등 약 300명이 참가한 이 행사에서 시립합창단은 '희망의 나라로' 등 3곡의 가곡을 불렀다. 시립합창단은 이어 6일 오전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LG마이크론의 시무식에서도 같은 레퍼토리로 공연할 예정이다. 1989년 창단된 시립합창단은 여러 해 전부터 구미상공회의소의 요청을 받아 매년 열리는 신년교례회에서 공연하고 있고, 지난해 9월에도 LG전자 가정의 날 행사에 출연한 바 있다. 합창단뿐만 아니라 시립무용단 역시 지난해 1월 LG마이크론의 시무식에서 식전 공연을 했고, 9월에 LG전자 가정의 날 행사에 출연하는 등 기업 행사에 여러차례 출연한 경험이 있다. 일반적으로 시립예술단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행사나 정기공연을 중심으로 출연하지만 구미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표방하며 기업 행사에도 시립예술단이 출연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시립예술단이 다른 외부 행사에도 출연하고 있는데,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자는 의미에서 기업들이 요청하는 행사에도 가능하면 출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1.06 23:02

[문학] 조선시대 예학 집대성한 한국예학총서 발간

경성대 한국학연구소가 조선시대 가례와 의례 등 방대한 예학자료를 한데 모아 정리한 `한국예학총서'를 출간했다. 경성대 한국학연구소는 조선조 관혼상제의 가정의례와 향례, 학례, 방례 등 4대 예학 관련서 300여종을 정리해 총 200권 분량의 한국예학총서를 발간하기로 하고 최근 가례와 의례를 내용으로 한 1차분 60권을 출간했다고 5일 밝혔다. 경성대 한국학연구소는 지난 2002년부터 전국의 주요 도서관에 소장된 장서 목록을 뒤지는 한편 개별적으로 자료를 수집해 예학 관련 목록을 만든 다음, 시기별로 주요 예학서를 정리해 해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예학총서를 제작했다. 조선시대의 예학은 국가의 중요한 행사는 물론 각 고을이나 집안의 특별한 의식을 위해서도 별도로 의절을 만들어 낼 만큼 당시로서는 중요하고 방대한 학문이었지만 최근 100여년간 전근대적인 학문으로 취급받으면서 점차 관심에서 멀어져왔다. 경성대는 전체 예학 관련 저술의 종류와 분량이 방대한 점을 감안해 우선 가례와 의례에 관한 예학서 60권을 정리해 출간했다. 나머지 향례와 학례, 방례 등을 담은 140권은 올 상반기 중 출간 예정으로 여기에는 18세기 간행물인 `춘관통고'와 `전례류집', `의례집전', `사의' 등이 실릴 예정이다. 경성대 한국학연구소 강대민 소장은 "이번 1차 간행분 자료해제에만 16명의 학자가 참여할 만큼 힘들고 어렵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방대한 조선시대 예학을 한자리에 모아 집대성했다는 점에 한국예학총서 발간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1.06 23:02

[문학] 연해주 발해성 발굴보고서 등 출간

동북아역사재단은 러시아와 공동으로 진행한 발해유적 발굴 결과물을 수록한 '2007 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 발해성 발굴보고서'와 조선-청(淸)의 국경 관련 자료들을 번역한 '국역 동문휘고 범월(犯越) 사료 1', '역주 감계사등록'을 동시 출간했다고 5일 밝혔다. '2007 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 발해성 발굴보고서'는 2007년 동북아역사재단이 러시아과학원 극동분소 역사고고 민속학연구소와 함께 실시한 연해주 발굴 사업의 기록을 담았다. 지난 2004년부터 본격적인 발굴이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 크라스키노(Kraskino) 일대는 발해의 염주(鹽州.발해 62주중 하나) 관할 지역으로, 발해가 신라 및 일본과 교류하던 중심지였다. 특히, 이 지역은 2007년 한-러 공동 발굴과정에서 7세기 말 주거지 유적과 '주(主)자 명문토기', 화살촉을 비롯한 철제유물 등 생활유물 등이 발굴돼 학계의 주목을 끌었다. (500쪽.1만7천원)'국역 동문휘고 범월 사료 1'은 조선과 청의 국경을 불법적으로 넘나든 '범월(犯越)' 사건 처리에 관한 문서를 정리해 수록한 책이다. 조선과 청 사이의 국경에 대한 인식과 관리 실태, 국경을 불법으로 넘나든 양국 백성의 처리에 관한 조선과 청의 외교교섭 등의 내용이 담겼다.(823쪽.1만2천원)또 '역주 감계사등록'(勘界使謄錄)은 조선과 청이 양국의 국경을 조정하기 위해 1885년과 1887년 두 차례에 걸쳐 개최한 '감계회담' 내용을 정리해 담은 책으로, 당시 조선 측 회담대표였던 감계사(勘界使) 이중하(李重夏)가 회담 중 주고받은 각종 공문서와 보고서, 개인 일기를 수록했다.(357쪽.2만원)

  • 문화일반
  • 연합
  • 2009.01.06 23:02

[문학] 양해완씨 시집 '그대는 내 영원한…' 펴내

새벽에 밭으로 나가면 별을 보고서야 집에 들어오는 철인의 여인. 9남매를 키우기 위해 밭고랑 누비며 호미 끝을 달구어 빨간 황토지를 일궈내셨던 어머니는 영원한 그리움의 대상이었다.전북도청 문화예술과에 재직하고 있는 양해완씨(51)의 세번째 시집 「그대는 내 영원한 그리움이었구나」 (대흥정판사)엔 옹이처럼 굳어진 모진 세월을 산 어머니에 대한 아릿한 그리움이 담겼다."눈물, 서러움, 사랑, 그리움이 제 친구들입니다. 막연히 안주하는 일상이 찾아올 때마다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던 어머니를 떠올렸습니다. 일상을 비일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몸부림이 됐죠. 가슴이 달음박질했습니다."이번 시집은 지난 2년간 썼던 71편의 시를 곰삭여 놓았다가 묶은 것. 나태한 자신을 다스리려는 자아 성찰, 이웃에 관심을 보이는 이타적 사랑, 해체돼 가는 가족사에 대한 버팀목 등 총 4부로 구성됐다."사람이 사는 참 까닭은 살며 사랑하며 가는 길에 있다"는 그는 이번 시집에도 외롭고 고단하게 사는 이웃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응시한 작품이 많이 실었다. 살을 에이게 하는 칼바람에도 불구하고 빈 수레를 가득 채워도 벌이는 겨우 3500원인'외발 인생'에선 가치있는 삶을 꿈꾸지만, 이뤄지지 않는 혹독한 현실이 담겼다."이번에도 시집 판매대금은 불우이웃돕기로 쓸 계획입니다. 한편의 시라도 독자들의 마음에 다가가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양씨는 2005년 중앙문예 월간지 「문예사조」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어머니」(2000) 「오늘 어머니를 만나면」(2002) 등의 시집을 펴낸 바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1.06 23:02

[문학] 한단석씨 '지성인의 서양철학사상 명저입문'

한국 철학계의 원로 한단석 박사(82·전북대 명예교수)가 귀한 책을 펴냈다. 책 이름은「지성인의 서양철학사상 명저(名著)입문」(신아출판사).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양철학 사상을 명료하게 정리한 백과사전이요, 서양철학의 종합편 성격을 띈다. 팔순을 넘긴 한 박사의 학문적 성숙과 오랜 경륜이 온축된 역작이다.이 책은 크게 두편으로 나뉜다. 전편은 인물과 저서 중심이고 후편은 각종 사상을 다루고 있다. 어려운 서양철학을 쉽게 풀어 쓴 전편은 고대, 중세, 근대, 현대 등으로 나눠 소크라테스에서 슈펭글러에 이르는 철학자 91명의 생애와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또 히포크라테스의'격언'과 플라톤의'소크라테스의 변명'등 인류의 정신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160권의 명저를 요약·설명하고 있다. 최근의 것으로 슈바이처의'문화철학', 폴게르트의'미학체계', 슈프링거의'삶의 여러 형식', 슈펭글러의'서양의 몰락'까지 담았다. 이와 함께 후편에는 철학사상 29개, 사회사상 14개, 문예사상 13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저자가 평생동안 직접 섭렵한 후 나름대로 풀이한 이 책은 8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요즘에도 지칠줄 모르는 학구열을 보이고 있는 저자는 칸트 철학의 세계적 대가로 꼽힌다.군산시 대야면 출신으로 전북대에서 평생 교수생활을 했으며 대한철학회 회장과 범한철학회 초대회장, 한국철학회 종신회원으로 있다. 저서로는'서양철학사''칸트철학사상의 이해''칸트와 헤겔''지성인의 철학산책'등 철학에 관한 책만 10여권 펴냈다.2005년에는 일본 칸트협회로 부터'칸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명예회원증을 받았다. 이 회원증은 30년 동안 독일 마인쯔대학 게르하르트 훈케 총장 등 단 3명에게 주어진 영예로운 것이다. 지난 2006년엔 한국대표로 대만 단강대학에 초청받아'근대초기 한국의 서양철학사상 수용상황에 대하여'주제로 강연을 한 바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1.06 23:02

[문학] 한글 '명창 소리', 영어로 재밌게 풀어내다

"판소리 번역 쉬운 일 아닙니다. 사설에 인용되는 시, 소설, 역사, 고사 등 엄청난 양이죠. 예술성이 뛰어난 고전문학 작품이다 보니, 문학적 완성도까지 두루 갖춘 번역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지난해 「춘향가 바디별 전집」에 이어 올해는 「심청가 바디별 전집」 입니다."최동현 군산대 교수(54)와 울산과기대 조교수 임용 예정인 박승배씨(39)가 「심청가 바디별 전집」 을 출간했다. 전라북도와 문화관광부가 추진한 '한영 대역(對譯)' 전집으로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선보였던 '판소리사설 영어 자막 제작 사업'의 결과물. 올해로 판소리가 유네스코에 의해 '인류 구전 무형유산'으로 선정된 지 5주년이 됐지만, 이를 세계인과 향유하기 위한 노력은 미진했다. 하지만 이 성과물로 판소리 세계화를 위한 걸음을 뗀 셈.'바디'는 명창의 소리다. 스승으로부터 물려받은 소리를 바탕으로 자기 '바디'를 만든다. 원숙한 명창일수록 자신이 배운 소리를 그대로 부르지 않고, 자신만의 기교를 넣고 목의 특성을 살려 치열한 대목을 강조한다. 변화의 폭이 커 본래 배웠던 소리와 차이가 나면 별도의 바디로 분류된다.1권부터 4권까지 김연수 바디, 정정렬 바디, 김소희 바디, 정응민 바디와 함께 소리꾼마다 약간씩 다르게 부르는 정응민 바디를 성우향 명창과 성창순 명창, 윤진철 명창의 소리를 받아 정리했다. 사설 이해를 돕기 위한 자세한 주석에 많은 공이 들었다.문화적 맥락이 설명돼야만 이해되는 부분이 많아 의미전달을 목표로 직역으로 옮기는 데 치중했다. 의성어와 의태어를 영어로 옮기는 게 어색해 생략하기도 했다고.최교수와 박교수는 "마누라를 'honey(허니)'라고 하니까, 늙은 마누라 느낌이 안 나서 섭섭하고, 별주부(鼈主簿)의 별(鼈)은 자라를 뜻하고 주부(主簿)는 벼슬이름인데,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다 결국 Turtle이라고 했다"며 "원문의 길이와 번역문의 길이를 최대한 비슷하게 해야 한다는 원칙 때문에 난감한 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올해는「흥보가 바디별 전집」 을 출간할 계획. 이들은 "지난해 '춘향가' 자막 프로그램이 나간 뒤 많은 사람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칭찬과 격려를 받았다"며 "그 칭찬과 격려가 올해 또다시 작업을 할 수 있는 바탕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사설 한영대역본과 자막 프로그램은 한 장의 CD로도 제작됐으며, 이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1.06 23:02

[신춘문예] '신춘문예' 설레는 펜으로 '문학의 門' 두드리다

스스로 지쳐가고 있음을 느낄 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소식이었다.몇 년 사이 젊은 문청들이 휩쓸던 신춘문예는 올해 전국적으로 유난히 중년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전북일보 신춘문예 역시 시·수필·동화·소설 등 4개 분야 모두에서 40∼50대가 당선됐다.역시 문학은 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이나 사물을 보는 눈에도 깊이가 필요했던 것. 머리보다 몸과 마음이 삶에 대해서 알게 될 때 쯤, 비로소 그 문이 열린 것이다.시 당선자 안성덕씨(54·전주시 효자동)는 지난해 문예지 「시와 정신」을 통해 등단한 '중고신인'이었다. "1월 1일자 신문에 내 이름, 내 글이 나온다는 것은 살 떨리는 일"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막상 당선 소식을 듣고나니 아무 생각 없이 멍한 느낌, 의외로 담담했다."저는 '전기쟁이'입니다. 시와는 전혀 상관 없는 길이죠. 5년째 시를 쓰고 있지만, 지난해 전북일보 본선에 올랐다는 말을 듣고 나름대로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어요."오래 쓰려면 생명력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 안씨. 촌놈으로 살았던 유년시절 기억을 현실과 섞어가며 시를 쓴다. 소재 역시 오며가며 산책길에서 얻은 것들. 힘든 세상이 시로 극복될 리 없지만, 어두운 이야기라도 가벼운 호흡으로 밝고 경쾌하게 풀어내고 싶다."마흔이 넘어가면서 살면서 점 하나는 찍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점을 찍다 보면 선이 되고, 그 선이 면을 이루고, 나중에는 그림도 그릴 수 있겠다 싶었죠."수필 당선자 신성애씨(52·대구시 대명동)는 몇 년 째 계속 최종심에서 떨어지다 보니 나중에는 약이 오르더라며 웃었다.한 때 시도 써봤었지만, 시나 소설이 타고난 광끼가 있어야 한다면 수필은 장인정신으로도 쓸 수 있겠다 싶었다. 화려하진 않아도 편한 옷처럼 자기가 살아온 것들을 쓰면 되는 수필은 거짓말 못하는 성격과도 잘 맞았다.소설 당선자 황정연씨(43·전주시 중화산동)는 젊은 시절부터 글에 대한 갈망은 있었지만 교대에 진학하는 바람에 글 쓸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아이 둘을 낳고 시작한 소설 쓰기에 있어 그는 지독했다. 한 번 꽂히면 계속 써야된다는 생각 뿐. 방문을 잠궈놓고 썼으며, 요즘에는 아예 피씨방으로 도망을 가버린다. 그 지독함으로 이번에 대전일보 신춘문예도 함께 당선됐다."내 것을 찾아야 하는데, 그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죠. 지금은 뭘 써야될 지 어렴풋하게라도 보이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내 주변의 이야기였다면, 이제는 내가 빠지고 사회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당선작 '동남풍'은 노인들의 사랑이야기에 판소리를 결합시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제가 고향인 남편을 따라 5년 전 전주로 이사온 황씨는 "전주에 와서 우리 것의 소중함을 깨달았고, 그것을 계기로 소설과 판소리의 결합을 시도해 봤다"고 말했다.동화 당선자 장은영씨(46·전주시 서신동)는 외모가 주는 이미지부터가 동화와 잘 어울렸다. 원래는 수필을 썼었지만 수필은 인간적으로 좀더 깊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동화로 돌아섰다. 동화책을 읽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제가 어렸을 때, 또 제가 아이들을 키울 때를 생각하면 지금 세대의 아이들과는 많이 다르죠. 아이들이 독자이기는 하지만, 제 나름대로 시각을 가지고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독서지도를 하고 있는 장씨 동화의 첫 독자는 언제나 그가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이다. 풍족하면 풍족한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어딘가 결핍돼 있는 아이들.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자신이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지 염려스럽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동화로 쓴다."타고난 것만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고, 밥 뜸 들이는 것처럼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야 겠죠."목에 걸린 가시처럼, 원고지에 적어놓은 단어 하나가 수십번이고 되살아나 괴롭던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안쓰면 편할 줄 알았지만, 쓰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욱 괴로웠던 시절. 똑같은 경험을 간직하고 있던 네 명의 당선자들은 "내 글을 보고 단 한명이라도 위안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참 가슴 벅찬 일이다"고 공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1.06 23:02

[재밌는 이야기로…]마을지도 사업 이끈 김현갑 관장

"인후동은 독특한 동네입니다. 세대별, 지역별, 소득별로 봐도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다양한 계층이 형성돼 있죠. 그러다 보니 지역 문화가 이어지지 않고 혼성된 문화만 남게 됐습니다. 마을지도 만들기는 그래서 시작됐죠."김현갑 전주 인후문화의집 관장(32·사진)은 마을지도 만들기 사업'인후동에 기린이 산다'의 책임 진행자다. 인후문화의집에서 실무자로 일하다 지난해 관장으로 자리를 옮겨 인후동에 맞는 문화공동체 색깔을 찾기 위해 작업해왔다.처음엔 다른 실무자들과 함께 역사적 사료를 모으는 일에 매달렸다. 하지만 어렵사리 자료를 구했어도 다 도움이 되진 못했다. 이미 사라진 말이 많았고,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해석되지 않는 용어들도 많았다."이전에 인후동이 '공동묘지였다' '명주골이었다' 하는 말들이 있었어요. 조사하다 보니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본래 조선시대 선비들이 명주밭을 일궜던 자리였으나, 일제가 민족말살정책으로 공동묘지로 만들었다는 자료를 찾았거든요. 토지구획 정리사업으로 이제는 변모됐지만, 인후동사무소~홈플러스까지 길을 '윗비단리'로 불리는 것을 보면, 그 연원은 아직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인후문화의집과 안골노인복지회관에 드나드는 어르신들의 구술자료도 큰 도움이 됐다. 다만 어르신들마다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가 조금씩 달라 객관성을 띤 자료가 필요했다. 전주문화원에서 출간된 「지명으로 보는 전주 100년」 등 자료를 토대로 퍼즐 맞추듯 하나씩 풀어갔다.주민들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찾아가는 안골 어울마당'을 열고, '전주시 평생학습한마당 축제'에도 참여해 마을지도 만들기와 연계된 행사를 추진했다. 인후동이 베를 짜던 선비 마을인 명주골이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인후동사무소 앞에 뽕나무도 심었다."저희 슬로건이 '함께 꽃 피우는 지역문화'입니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한 좀 더 적극적인 고민이 반영됐죠. 그러기 위해선 잊혀져가는 생활공간에 대한 관심이 먼저입니다. 주민들이 자생력을 갖고 각종 행사나 축제를 꾸려갔으면 하는 바람이 커요. "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1.05 23:02

[재밌는 이야기로 풀어낸 '마을지도']전주시 인후동

전주 아중역 뒤 행치리 마을 연방죽 주변엔 '팥죽배미'논이 있다. 게으른 촌로가 총각 때 어머니가 만들어준 팥죽이 그리워 이웃 아낙네에게 논 마지기 댓가로 팥죽 쑤어주기를 간청했다고. 그가 숨을 거두기까지 팥죽을 해주던 옆집 아낙네는 그 촌로의 논마지기를 다 차지하게 됐다. '팥죽배미골'의 탄생 배경이다.전주 인후동은 합죽선을 만드는 장인들이 모여 살아 '합죽배미'로 불려졌다.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고 부채를 공납하는 제도가 없어지면서 장인들이 선자청을 벗어나 전주 중앙동에 터를 잡았다. 일제가 사라지자 부채 장인들은 가재미와 안골, 아중리 근방인 석수리로 터를 옮겨 새로운 자본가를 중심으로 공방을 형성했다. 전주가 부채의 명산지로 이름을 날리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전라도 입말이 살아있는 지명과 그 속에 얽혀 있던 전주 인후동의 숨겨진 역사가 재미나게 풀어져 마을지도로 완성됐다. 전주인후문화의집(관장 김현갑)과 안골노인복지회관(관장 이연숙) 도담지역아동센터(대표 인대운)가 추진한 '인후동에 기린이 산다' 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전주 인후동의 역사적 얼개를 지도로 엮은 작업.기린린(麟)과 뒤후(後)자로 쓰여진 인후동은 성격이 온순하면서도 은혜와 선의·풍요를 상징하는 기린을 상징한다. 넉넉한 인심을 베풀 줄 알고, 따뜻한 선의를 이어갈 줄 아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뜻하는 것. 잊혀져가는 주민들의 생활공간을 기억하고, 이를 기반으로 문화공동체를 꾸리기 위한 취지다.김현갑 인후문화의집 관장을 비롯해 인대운 도담지역아동센터 대표, 이연숙 안골노인복지회관 관장이 팀을 꾸려 「지명으로 보는 전주100년」(전주문화원) 등 역사적 사료를 토대로 전주인후문화의집과 안골노인복지회관을 드나드는 어르신들의 구술자료로 만들었다. 직접 새알을 만들어 팥죽을 만들어 나눠 먹는 '팥죽배미 행사', 아이들을 대상으로 직접 부채를 만드는'합죽배미 행사' 등도 꾸려 인후동 역사를 마을지도로 풀고, 행사도 기획해 주민들의 참여도를 높였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1.05 23:02

하마스 비판한 이란 신문 정간 처분

이란 정부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 정파 하마스를 비판한 `카르고자란 신문'에 대해 정간 처분을 내렸다고 이란 IRNA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이란 문화부 내 미디어 담당국장 모하마드 파르비지는 "12월 30일자 신문 기사의 일부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정당화하는 한편 팔레스타인 저항세력을 테러리스트로 묘사했기 때문에 무기한 정간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또한 이란 언론법 위반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관련법에 따라 법정에서 재판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사측은 "급진 개혁 성향의 학생단체의 주장을 옮긴 것"이라며 "신문에 게재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2005년 창간한 카르고자란 신문은 개혁 성향의 기사들 때문에 강경 보수파로부터 자주 공격을 받아왔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가장 강하게 비난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인 이란은 예전부터 핵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왔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지도 상에서 지워 없애야 한다"며 강한 반감을 나타냈고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란을 이웃에 사는 깡패로 묘사하며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버릇을 고쳐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1.05 23:02

걸프 산유국, 문화공간 확충 주력

아라비아반도 산유국들이 석유로 대변되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문화 공간 확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카타르는 지난달 1일 수도 도하에서 이슬람 예술 박물관을 개장했다. 3억달러의 총 비용이 들어간 이 박물관은 지상 3층, 연면적 4만5천㎡ 규모로 유물 전시관, 도서관, 교육장, 강당 등을 갖추고 있다. 박물관은 걸프 지역 유물뿐 아니라 이집트, 이란, 터키, 시리아 등 주변국 예술작품도 다양하게 전시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는 중동의 `문화 수도'를 건설한다는 목표 아래 사디야트 섬에 270억달러짜리 문화공간 확충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섬에는 2013년까지 구겐하임 박물관과 루브르 박물관 중동분관 등 4개 주요 박물관과 예술공연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두바이 역시 지난해 7월 원형극장, 전시관, 박물관 등이 들어서는 복합 문화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발표한 뒤 현재 중동 근대예술 박물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라비아반도 6개국 모임인 걸프협력협의회(GCC) 환경 분과위 압둘라 알 하심 박사는 "GCC 차원에서도 걸프지역의 고대역사와 문물을 재조명하기 위해 문화 캠페인 10개년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이라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걸프지역 문화가 다른 문화권 사람들과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UAE 국립미디어위원회 이브라힘 알 아베드 위원장은 현지 일간 더 내셔널을 통해 "서구뿐 아니라 주변 아랍국가들조차 GCC 국가들을 석유 부자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걸프 지역의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더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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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1.05 23:02

성남 '오리뜰 두레농요' 되살아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농악놀이 '오리뜰 두레농요'가 재현된다. 한국농악보존협회 성남지회는 오는 17일 오후 2시30분 분당구 구미동 대한주택공사 체육관에서 '성남 오리뜰 두레농악 재현공연'을 갖는다고 4일 밝혔다. 오리뜰은 과거 경기도 광주군 낙생면 구미리에 위치한 넓은 평야였으나 1973년 7월 구미동으로 명칭이 바뀌어 성남시에 편입된 후 1989년 분당신도시 개발로 대단위 아파트단지로 탈바꿈했다. 이후 오리뜰에서 울려퍼지던 두레농요가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가 한국농악보존회 성남지회장 강승호(39)씨의 노력으로 복원돼 2007년 11월 3일 오리뜰의 중심이었던 분당구 구미동 오리공원에서 시연된 바 있다. 풍농을 기원하고 공동체 의식과 일체감을 조성하는 오리뜰 두레농요는 모심는 소리, 논매는 소리, 논 훔치는 소리 등으로 구성되며 꽹과리, 장구, 북, 징, 제금 등의 반주가 어우러진다. 선소리와 두 부분의 받는소리로 이뤄진 '3부연창'이라는 특이한 형식으로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굿거리장단이 많고 대(大)자 진, 십(十)자 진 등 특이한 진풀이(농악대가 여러 가지 진(陣)을 짜며 노는 일)가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재현 공연에서는 들나가기, 모심기, 논매기, 참먹기, 논훔치기, 벼털기, 대동놀이 등을 통해 오리뜰 두레농요를 옛 모습 그대로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농악보존협회 성남지회와 성남문화원은 지난해 오리뜰두레농요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문화 복원 및 재현사업으로 선정된 뒤 장양천(77)씨 등 오리뜰 원주민 농악대원의 고증을 거쳐 재현 공연을 준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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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1.05 23:02

[문학] 다시 고향 앞에 선 '못의 시인'

"그래그래 이밤 / 어머니보다 더 늙은 우리 내외가 / 삐뚤삐뚤 쓰여진 철로 따라 예까지 왔구나 / 육십 평생 순례의 끝에서 / 아들 같은 젊은 나도 데불고 / 그래그래 당신에게로 함께 갑니다"('밤기차를 타고' 중)중견시인 김종철(62) 씨가 일곱 번째 시집 '못의 귀향'(시학 펴냄)을 출간했다. 지난해로 등단 40년을 넘긴 시인은 어린 시절 고향에서의 추억을 담은 '초또마을' 연작들로 시집의 문을 열었다. 초또마을 시편 속에는 곧 고향과 동격이기도 한 어머니에 대한 추억담이 비중있게 등장한다. "어머니는 물동이를 이고 우물가로 갔습니다 / 밤나무 숲에 이르자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고 / 소나기가 쏟아지면서 캄캄해졌습니다 / 그 순간 우물에서 무지개가 솟아올랐습니다 / (중략) / 어머니 태몽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내 나이 이순, 몸 깊이 숨겨 둔 / 당신의 무지개가 / 저세상 잇는 다리로 다시 뜨는 날 / 나는 한 마리 학 되어 / 한 생애를 날아오를 것입니다"('어머니의 장롱-초또마을 시편ㆍ2' 중)또다른 연작 '순례 시편' 역시 인생 후반부에 접어드는 시인이 그동안 잊고 살았던 것들과 맞닥뜨리고 진정한 '나'를 발견한다는 점에서 '초또마을 시편'과 맞닿아있다. "환갑 진갑 지나는 / 순례의 첫 밤 / 그 첫날밤의 꼭두새벽 / 두 딸년이 마련해 준 여비로 / 일생의 꿈 마무리하듯 기도하다가 / 손에 불 덴 아이처럼 쩔쩔매는 / 노인네를 보게 되었는데 / 그 굽은 못대가리가 / 바로 나였다니!"('개똥밭을 뒹굴며-순례 시편ㆍ5' 중)1992년작 시집 '못에 관한 명상'에서 인생은 못 박고 빼는 일의 연속임을 노래했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못'과 '망치', '십자가' 등의 은유를 통해 삶을 이야기한다. "이제는 망치를 들어도 좋을 나이입니다 / 목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습니다 / 눈 감고 못 박아도 / 세상의 뒤편인 손등은 찧지 않습니다 / (중략) / 이제는 누구의 관 뚜껑인들 망치질 못 하랴 / 이제는 한밤에 못질 되어도 좋을 나이입니다"('망치를 들다' 중)136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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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1.05 23:02

[일과 사람] '2008 제야축제'서 만난 시민들의 새해 소망

"지난해는 힘들었지만,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어요. 모두 부자되세요."5-4-3-2-1. 새해 첫날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첫 타종과 함께 하늘에서는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다.눈이 많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는 옛말이 떠오르는 밤. 지난 31일 자정 풍남문에서 열린 '2008 제야축제'에서 만난 시민들은 다사다난했던 무자년(戊子年)을 떠나보내며 "기축년(己丑年)에는 경제가 살아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팍팍했던 지난 한 해를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 두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새해를 맞이한 최종천씨(43)는 "우리 딸 지연이, 소연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곧 결혼 10주년을 맞는다는 최씨는 "앞으로도 지금의 마음을 변치 않고 함께 어려운 일을 헤쳐나가며 예쁘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3대가 함께 나온 최송희씨(33)도 "없이 살아도 건강이 최고"라며 "새해에도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의 건강이 최우선이다"고 강조했다. "모래내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아들이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는 홍덕순씨(56)는 "딸이 좋은 신랑감을 만난 모두에게 축복받는 결혼식을 올렸으면 좋겠다"며 희망의 불을 하나 더 밝혔다.일용직 근무자로 일하다 허리를 다쳐 두달 가까이 입원 중이라는 김동옥씨(49)는 환자복 위에 코트를 걸치고 새해 맞이에 나섰다. 풍남문 종소리에 생각나는 건 가족 얼굴 뿐. 김씨는 "새해에도 같이 있어주지 못해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 "건강을 회복해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다"고 했다.젊은이들의 새해 목표는 취업. "취직 못한 아들 때문에 부모님 마음고생이 심하다"는 김진혁씨(28)도,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장시훈씨(27)도 "새해에는 희망하는 직종에 꼭 취직하고 싶다"고 말했다.나라 걱정을 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김모씨(64)는 "서민들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고 고름을 짜줄 수 있는 서민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희망의 모습은 제각기 다르지만,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한결같다. 김학수씨(48)는 "마음이 풍요롭고 따뜻한 세상을 기다린다"며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날 행사에는 김완주 전북도 지사, 송하진 전주시장, 최규호 전북도 교육감, 김희수 전북도의회 의장, 최찬욱 전주시의회 의장, 박규선 전북도교육위원회 의장, 전동운 35사단장, 한기만 전주완산경찰서장, 이상선 전주덕진경찰서장 등 도내 각 단체장들과 50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새해 덕담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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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9.01.02 23:02

[문학] 韓日 양국은 왜 서로 부정적으로 바라볼까

한국인에게는 임진왜란 이후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에 대해 뿌리깊은 피해의식과 적대감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일본인의 한국인에 대한 시각도 만만치 않게 부정적이다. 그런 부정적인 상호 인식 속에 오늘날 독도문제와 교과서 문제, 위안부 문제 등으로 삐걱거리는 한ㆍ일 관계가 자리하는 것이다. '조선인의 일본관'과 '일본인의 조선관'(논형 펴냄)은 재일교포 사학자인 금병동 씨가 이런 두 나라의 부정적인 상호인식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를 양측의 시각에서 찾아가는 책이다. 일본인의 조선에 대한 침략사상의 출발점은 8세기 '고사기'(古事記)와 '일본서기'(日本書記)에 기록된 '진구황후 전설'이다. 진구황후는 주아이(仲哀) 천황의 부인으로 천황은 신라.백제.고구려로 구성된 삼한을 치라는 신탁의 명을 믿지 않아 신의 노여움을 사고 결국 목숨을 잃었다. 이에 진구는 쓰시마를 거쳐 신라로 건너갔고 이때 바다에 있는 크고 작은 고기가 모두 기뻐했으며 군선을 등에 지고 나르고 순풍도 일어나 파도가 신라국의 절반에 이를 지경이었다. 이에 크게 두려워한 신라왕이 백기를 들어 항복하고 많은 금.은.비단 등을 보냈으며 진구는 신라를 우치쓰미야케(內宮家)로 삼아 지배했다는 것이 진구황후 전설이다. 진구황후 전설은 '조선이 일본의 속국이었다'라고 하는 전통적 조선관을 형성시켰으며 사상적으로는 그 후 일본인의 한국관에 토대를 제공한다. 이렇게 시작된 조선에 대한 침략사상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과 메이지 시대 초기의 정한론, 그리고 이후 조선 식민지화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일본인의 조선관'은 이외에도 18세기 말 이래 관료와 정치가, 학자, 문인, 언론인, 군인 등 다양한 분야의 일본 지식인 57명이 조선을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통해 일본이 한국에 가진 민족적 편견과 감정적인 모멸감이 언제, 어디에서 시작됐는지를 따라나간다. 1999년 일본에서 출판된 '일본의 조선침략사상'의 내용에 2004년 4월-2005년 12월까지 '조선신보'에 연재한 '인물로 보는 일본의 조선관'의 내용을 더한 책이다. 함께 출간된 '조선인의 일본관'은 조선왕조 시대 일본에 파견된 사신들과 근대 이후 조선정부의 개화 정책 시행에 따라 일본에 파견된 수신사 등의 일본 견문기와 일본강점기 한국인들이 식민통치에 어떻게 저항해 나갔는지를 정리했다. 각 권 268-332쪽. 각 권 1만6천원.

  • 문화일반
  • 연합
  • 2009.01.02 23:02

"2008년 문화계 최대 사건은 숭례문 화재"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원장 정갑영)은 올해 문화체육관광계 최대 사건은 '숭례문 화재'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31일 밝혔다. 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 26-29일 전국 20세 이상 일반국민 508명, 전문가 66명, 문화부 직원 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내놓은 '2008 문화관광 뉴스 및 2009년도 문화관광정책 수요조사'에 따르면, 3개 집단 모두 '숭례문 화재'를 올해 문화체육관광계에서 일어난 최대 사건이자 뉴스로 꼽았다. 세 집단은 '숭례문 화재'를 공통 1위로 꼽았지만 나머지 주요 뉴스에 대해서는 약간 차이를 보였다. 일반인은 2-5위 뉴스로 '베이징 올림픽 최고 성적', '전통시장의 문화적 활성화', '인터넷 악플과 연예인 자살', '금강산 개성관광 중단'을 꼽았다. 이와 달리 전문가들은 '미국 무비자 여행시대 개막', '2010-2012 한국방문의 해 선포', '금강산 개성관광 중단', '게임수출 10억 달러 달성' 순으로 응답했으며, 문화부 직원들은 '미디어 소유구조 개편 논란', '게임수출 10억 달러 달성', '인터넷 악플과 연예인자살', '금강산 개성관광 중단' 순으로 주요 뉴스를 꼽았다. 이밖에 주요 뉴스 20위권에는 '박물관 미술관 무료관람 실시', '방송출연 연예인 과도한 출연료 논란 및 제작비 절감', '고환율에 따른 해외여행 위축', '박경리, 이청준 등 유명작가 별세', '공공 문화예술기관 개편', '창작뮤지컬과 뮤비컬 성장', '빨래터 등 미술품 위작논란' 등이 들어 있다. 한편 응답자들은 내년도 문화체육관광계 핵심 정책이슈로 '문화예술, 문화산업, 관광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1순위로 꼽았다. 이와 함께 '경기침체와 문화관광업계의 어려움', '서민을 위한 문화관광정책의 실현', '문화 콘텐츠 산업의 복합화.융합화', '방송 미디어 환경의 변화', '예술지원체계의 변화' 등이 주요 정책이슈가 될 것으로 보았다. 또 전문가와 문화부 직원들은 내년에 추진할 정책사업의 우선순위로 '외래관광객 유치 확대', '서민 공감형 문화프로그램, 고령화 시대 행복한 여가', '우리 문화의 세계화와 국제문화 협력', '문화산업 해외시장 개척 지원', '관광정책과 경제살리기 융합', '문화산업 콘텐츠 전문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 등을 들었다. 일반 국민에 대한 설문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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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1.02 23:02

[문학] 르네상스는 언제 끝났을까?

이탈리아의 시인 겸 인문주의자인 페트라르카는 고전학문의 부흥을 주창함으로써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린 인물로 꼽힌다. 이렇게 시작된 르네상스는 14-15세기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을 거쳐 유럽 전역으로 확산됐다. 그런가 하면 르네상스라는 용어는 19세기 프랑스의 역사가 쥘 미슐레가 16세기 유럽의 역사를 기술하며 처음 사용했다. 그렇다면 르네상스는 언제,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끝났을까. 미국 프린스턴대학 역사학과 교수인 시어도어 래브의 저서 '르네상스의 마지막 날들'(르네상스 펴냄)은 이렇게 일견 단순해 보이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그러나 르네상스의 시작만을 이야기하는 데 급급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이 단순한 질문이 유럽 역사를 이해하는 아주 다양한 방식들을 제시해준다고 말한다. 르네상스의 '끝'을 묻는 것은 르네상스의 종결뿐 아니라 '목적'까지 함께 살펴보는 방식이며, 또 르네상스와 그 뒤를 이은 시대 사이에서 일어난 변화들을 살펴봄으로써 유럽 역사의 흐름과 방향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르네상스의 마지막 날들'로 제시하는 시기는 17세기 중반 무렵. 이 시기 유럽에서는 이전 몇 세기와는 다른 몇 가지 변화들이 나타난다. 정치적으로는 영토를 중심으로 한 세속적 중앙집권국가체제가 확립되고 국가 간 외교에서 새로운 체제가 창조됐으며 학문, 종교, 문화 영역에서는 과학과 이성이 최고의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이 모든 변화는 르네상스 막바지에 생겨난 극심한 혼란과 갈등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일어난 변화들로 르네상스가 끝을 알리고 혁명의 시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모습들이었다. 이렇게 르네상스의 종말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통해 저자는 역사에 있어 시대 구분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저자는 "여러 시기를 하나로 결합하는 일관성들을 밝혀내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며 과거의 형태를 규정하고 파악하고자 할 때 핵심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강유원ㆍ정지인 옮김. 308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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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1.02 23:02

올해 미디어시장 관전 포인트

올해 미디어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 격심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언론노조가 작년말부터 한나라당의 미디어 관련 법안에 반발,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새해 초부터 미디어 시장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격변의 시기에 처해있다. ◇방송 소유구조의 변화 = 한나라당의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방송사 소유구조에 큰 변화가 생긴다. 방송법 개정안은 신문과 뉴스통신, 대기업이 지상파 방송은 20%, 종합편성채널은 30%, 보도전문채널은 49%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새로운 자본의 유입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탄생이 개정안의 목표이지만 올해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속에 당장 큰 변화가 오기는 힘들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 신문사나 대기업이 실제 방송에 진출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으며, 전문가들은 투자여건이 개선되면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모델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미디어 시장을 탐색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방송사 소유규제 완화가 야당 주장대로 여론 다양성을 훼손하고 언론의 비판기능을 약화시킬지, 여당 주장대로 채널 다양화를 통해 시청자 선택권을 넓혀줄지 여부도 내년 미디어시장의 주요 관전포인트중 하나이다. ◇IPTV의 성공 여부 = 지난해부터 통신사업자들이 VOD(주문형 비디오)를 중심으로 한 IPTV 서비스를 시작은 했지만 본격적인 상용서비스는 올해부터 개시됐다. 그간 걸림돌이었던 지상파 방송의 실시간 재전송 문제가 해결된 상태에서 IPTV 서비스는 앞으로 케이블TV 등 기존 유료방송 업계와 요금 및 서비스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지역 중견기업 기반의 케이블방송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이 IPTV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 통신사업자들과 격돌하게 되면 유료방송 시장의 판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선 통신 결합상품 전략에 따라 다소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IPTV 사업자들이 올해부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전환, 정부의 기대대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방송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이와 맞물려 케이블TV 시장의 점유율 규제가 완화되면 SO간 합종연횡과 인수합병(M&A)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방송광고 시장의 개편 =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올해말까지 확정지어야 할 방송광고 시장의 개편안이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되느냐도 관심거리다. 미디어산업의 가장 큰 수익원이었던 광고시장이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독점적 지위가 해체돼 경쟁체제가 구축되면 이는 미디어산업 재편의 또다른 도화선이 될 전망이다. 이를 계기로 공영과 민영방송의 재편 논란, 더 구체적으로는 방송소유 구조 개편과 맞물려 MBC와 KBS2의 민영화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방송광고 시장의 경쟁체제 구축은 단순히 광고 시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산업 전체를 뒤흔들 공산이 적지 않다. 이와 함께 지난해 방송사 광고 매출이 2007년보다 2천100억원 넘게 감소하는 등 경기한파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지상파 방송들이 올해 이런 경기불황을 어떤 방식으로 극복해나갈지도 지켜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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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1.0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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