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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미첼 박물관도 경제난으로 감원

애틀랜타의 명소중 하나인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작가 마거릿 미첼의 생가와 박물관이 경제난으로 직원을 감원하는 등 한파를 맞고 있다. 애틀랜타 전역의 박물관을 관리하는 애틀랜타 역사센터는 경비절감을 위해 연초에 74명의 직원중 15명을 감원키로 했다. 감원대상 15명중 7명이 애틀랜타 시내에 있는 마거릿 미첼 하우스 겸 박물관 직원들. 그동안 쌓인 적자가 140만달러에 달하는데다 방문객들의 입장료와 회원 가입비 및 기부금만으로는 부족한 예산을 메꾸는데 한계가 있어 감원이라는 고육지책을 쓸수 밖에 없었다는게 역사센터의 설명. 역사센터는 6천700만달러까지 달하던 기부금이 최근 경기침체와 더불어 4천400만달러로 급감한데다 각종 행사에 따른 수입도 감소해 어쩔수 없다는 입장이다. 역사센터의 살 시렐라 대표 겸 경영자는 "미첼 하우스가 문을 닫는 것은 아니며, 역사센터의 상근 직원 한명이 미첼 생가의 시설들을 관리할 것"이라면서 "시내 도서관이나 학교측과 공동으로 실시하는 여러 프로그램의 경우 기존대로 계속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렐라 대표는 그러나 "박물관과 같은 비영리단체들은 입장료 수입과 기부금 및 회원 가입비 등 3박자에 의해 지탱이 되는데 세분야 모두 경제위기로 타격을 받고 있는 최악의 상황"이라며 "경비절감을 위해 각종 프로그램 등 모든 것을 검토대상에 올려놓고 원점에서 부터 재검토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해 박물관측이 자체적으로 해온 일부 프로그램을 폐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박물관측은 이미 오는 11월 개최하려던 `그랜트 장군과 리 장군' 전시회에 기업 후원자를 찾을수 없자 이를 취소했다. 미첼 박물관 직원들의 감원 소식이 알려지자 애틀랜타 시민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물관 인근 서점 주인인 필립 래프숀은 "충격을 받았다"면서 "박물관측이 그동안 열어온 다양한 프로그램마저 중단된다면 문학계로서는 엄청난 손실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지역신문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는 전했다. 애틀랜타 시내 미드타운에 있는 미첼 생가는 미첼이 1900년 11월8일 태어난 곳이자 1926년부터 1933년까지 7년여에 걸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원고 대부분을 집필하고 탈고했던 남부 문학의 고향. 이 집은 1994년 방화에 이어 1996년 애틀랜타 하계 올림픽 개최를 불과 40일을 앞두고 다시 방화로 인한 화마를 만나 앙상하게 남은 건물 골조만으로 올림픽 관람객을 맞기도 했으나 97년 5월16일 원래 모습에 맞게 재건돼 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박물관 및 생가에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집필하는 과정에 얽힌 기록물과 집필실 및 각종 설명은 물론 미첼이 ajc 기자로 재직하면서 쓴 신문 컬럼 및 편지,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 또 그녀가 사용하던 각종 생활용품과 초상화 등도 전시돼 있어 작가들의 순례지 역할을 해왔고,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1.09 23:02

[김병용의 기행에세이] (23)공주~부여

나는 아름다움이란 익숙한 것과 낯선 것 사이의 긴장이 내재적 통일을 이루는 그 순간에 발현한다고 생각해왔다, 현실과 꿈이 상호 삼투되는 짜릿한 찰나… 사실, 살아가면서 그런 순간을 만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나만 해도, 내 나이와 화해를 하는 것이 아직도 요원한 일이다.나이를 먹는다는 건 내가 속한 세계에 스며들어 마침내 풍경의 일부로 자리 잡는 것… 불혹(不惑)이라면, 나이를 먹어야만 알게 되는 것이 있어 서리도 맞고 주름도 느는구나, 인정해야 하는데 그런 풍경을 아직도 난 연출하지 못 하고 있다. 하니, 어정쩡한 배회를 거듭할 뿐이다. 하이데거의 말처럼 인간이 '세계 내 존재'고, 우리의 인식은 그 자신이 속한 세계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한다면, 나는 아직도 내 삶을 정시(正視)하지 못하는 구경꾼일 터…이것이 나를 길 위를 떠돌게 하는 원인일 것이다. 구경(求景), 마음의 금줄을 울릴 한 풍경을 찾아 떠도는 것, 구경(究竟)에 이르고픈 마음… 창조란 자신의 운명에 형태를 갖춰주는 것이라고 카뮈가 말한 적 있다, 예술사가 곰브리치도 그 비슷한 맥락에서 예술의 핵심 동력을 '조형의지(will to form)'일 거라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내 가슴 안에서 무정형의 형태로 들끓고 있는 에너지를 쏟아 부을 주형(鑄型)을 찾아 헤매는 것…이렇게 길 위를 떠돌며 만나게 되는 인간과 시대와 풍경의 흥망성쇠는 언제 보고 들어도 흥미롭고 신비했다. 거기에 역사를 투과하면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역사발전의 비밀스러운 법칙이 언뜻 드러날 수도 있겠고, 인간의 유형에 관한 깨달음이나 신화와 종교가 분기하는 지점에 대한 힌트를 얻기도 할 것 같았다.한 사람이 한 사람의 개체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 것인가, 한 나라는, 한 역사는…?▲공주, 금강이 가장 귀애하는 곳금강이란 명칭이 '고마나루'로부터 유래했다고 한다면, 공주의 옛이름인 '웅진(雄津)'은, 이곳 공주야말로 천리를 달리는 금강의 으뜸자랑 자리라는 것을 이름으로 웅변하는 곳이다.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구석기 유적이 발굴되고, 삼한의 중심지였으며, 오랜 기간 백제의 수도였던 곳, 공주. 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까지 줄곧 공주는 서부 한반도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요충지였던 것이다. 이같이 드높은 공주 지역의 자부심은 백제의 패망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분노의 에너지로 전환된다. 신라 하대 격변기의 대표적 정변이었던 웅진도독 김헌창의 난(822~823)이 일어난 것이나 고려 무신정권하의 대표적인 민중봉기인 망이·망소이의 난(1176~1177)이 이곳에서 불붙었던 것은 공주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함께 이곳 지역민들의 오랜 한과 설움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금강의 흐름은 여전하지만, 공주의 역사적 부침은 갈수록 심해진다. 근세, 동학교도들의 교조신원운동은 공주에서 시작되어 삼례, 보은, 금구로 들불처럼 번져가게 되었으며, 마침내 1894년 무장 봉기한 동학군이 치명적 패배를 맞이하게 된 곳이 역시 이곳 공주 우금치였다. 역사는 중요한 격변기마다 늘 공주를 그 주요 배경으로 호출하였던 것이다. 금강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만큼, 꼭 그만한 무게의 시련을 공주는 이제껏 감당해야 했다.이런 역사의 아득한 길이 때문일까, 공주에 오면 난 늘 '소도(蘇塗)'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백제 그 이전, 아직도 그 실체를 다 규명하지 못한 삼한 시대부터 여기 사람들은 높이 솟대를 세운 중립지대를 운영했다는 것이다. 소란과 분쟁이 있는 곳에 피난처가 필요한 법… 공주는, 이 금강 유역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사람들이 북적였다.소도에 든 자, 돌아나가지 않았단다. 그것이 영구적인 자기유폐였는지 갱생의 삶을 의미했는지는 알 수 없다, 소도가 정치적 분쟁의 타협물이었는지 혼란스러운 정?교 분리기의 부산물이었는지 알 수 없는 것처럼… 다만, 난 망명자들이 곤고한 몸을 의탁할 실체적 공간이 존재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소도가 허용되던 시기, 망명이 용인되던 시대의 국량(局量)의 너비가 새삼 아득할 때… 소도란 말을 요즘 말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혼자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내 머리에서는 고작 '분권과 자치'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역사의 심연을 뛰어넘지 못하는 상상력, 절차적 민주주의라는 표피를 뒤집어쓴 무한자본주의 시대… 글쟁이의 역사적 상상력이란 게 요 모양 요 꼴이다.▲부여, 세월이 역사와 화해케 하는 곳부여의 옛이름, 사비(泗?) 또한 절로 역사의 먼 거리를 생각하게 만든다. 웅진과 1백여 리 상거, 사비는 성왕 16년(538) 천도 이후 패망까지 약 120여년 국도(國都)의 위치를 점했다. 때에 따라 사비수 혹은 백마강이라고 불렸던 금강 큰 줄기가 부여읍을 감싸고 흘러간다. 낙화암과 고란사가 강기슭에 자리잡고 있다.공주나 부여 모두 늦가을 황혼에 둘러보면 더 웅숭하게 깊어지는 곳이다. 특히, 부소산성에서 낙화암, 고란사에 이르는 길은 역사적 향취를 강하게 풍기는, 쉽게 만나기 힘든 아름다운 산책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지금 풍광이 그렇다는 말이다. 이 길을 전화(戰火)에 불타고 살육과 필사적 도주가 있었던 현장이라고 생각하면 걸음은 절로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후대인들에게 역사의 무게는 언제나 감당하기 힘들다. 힘겨운 일이 거듭되는 사람살이를 견딜 수 있는 힘은 망각으로부터 온다던가, 잊는 것, 잊혀지는 것… 박두진의 <묘지송>을 독경하듯 외우며 이 길을 걷는다. "…살아서 설던 주검 죽었으매 이내 안 서럽고, 언제 무덤 속 화안히 비춰줄 그런 태양만이 그리우리…"공주와 부여, 가는 곳마다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 나온 학생들로 만원이다. '왕릉, 사적이니 경건한 마음으로 둘러보라', 인솔 선생님들이 아무리 크게 강조해도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는 그치지 않는다. 그 낭랑한 음성이 웅장한 왕들의 무덤 사이에서 메아리친다. 가만 걸음을 멈추고, 그 아이들의 발랄한 목소리와 몸짓을 좇아보라. 눈물이 핑~ 돌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거기 있다는 것을 느끼는 때가 있다. 사실 나는 거대한 왕릉, 거기서 출토된 찬란한 세공의 부장물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편이다. 저 왕릉이 축조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여기서 몸과 시간, 사연을 부리고 땀흘리고 다쳤을까, 그런 생각 때문…그런 왕들의 무덤 위아래에서 불경스럽게고(?) 까불며 뛰는 아이들을 보면, 흐르는 시간만큼 훌륭한 중재자가 없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백제의 고토(故土)라 하여 우리 모두 망혼과 함께 흐느끼며 종생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게 잘 안 되는 세대들도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궁핍과 소외감을 실감하며 살아온 이들, 하여 말수 적어진, 말이 느린 사람들… 맺힌 진양조 느린 말투 속에 말의 표정을 감춘 충청도 말을 듣고 있다 보면 문득 문득 나는 서러웠다. 그 서러움을 저 낭랑한 아이들의 목소리가 뒤덮는다. 뼈 빠지는 공역으로 저 무덤을 세웠을 선조들도 저 아이들의 낭랑한 목소리를 진혼가 삼아 결진 마음의 매듭을 풀게 되리라…▲나, 남, 우리… 마침내 다시 나부여에는 신동엽 시인 생가가 있다. 한국현대시사의 분명한 한 획으로 남을 대하 서사시 <금강>으로 도저한 문학혼의 한 경지를 보여준 시인… <금강>에 담긴 역사의 풍경은 갑오년만이 아니다. 삼한-백제-후백제 혹은 백제 유민-후백제 유민-장안국(김헌창이 세웠던 나라) 사람들-망이?망소이의 후예들-동학군들의 흐름이 <금강> 안에서는 앞물결 뒷물결로 출렁인다. 그 파란만장한 세월들이 한 시인을 만나 일이관지(一以貫之)의 경지를 이룬 것. 애상을 뛰어넘어 역사의 추동력을 생각하게 하는 시인의 헌사는 언제 읽어도 눈부시다.여행이란 나로부터 출발해 낯선 풍경으로 들어가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 아닌 '남'을 보는 것, 하여 '우리'를 보는 것… 더 궁극적으로는 그 자리에 선 '내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 책 읽기와 마찬가지로 여행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소정의 결말에 도달해야 한다. 다시, 한 사람이 한 사람으로 그 개체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무엇을 필요로 할까?물론, 그 답은 제출자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관계가 답이라고 생각한다. 풍경과 인연을 맺는 것, 사람과 관계를 갖는 것…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망의 총합이 그 자신의 정체성일 거라는 생각을 나는 오랫동안 해왔다. 나는 오늘 공주, 부여와 인연을 맺은 사람이며, 내일 논산, 강경, 군산과 만나는 사람이다. 그렇게 길 위에서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속에서 내 정체성을 발견하려드는 한, 나는 계속 길 위의 사람이다.내가 오랫동안 암송해온 신동엽의 짧은 시가 한 편 있다. 수수하기 짝이 없는 <그 사람에게>라는 시에 내가 사로잡힌 것은 길 위에 나선 이후이다."아름다운 / 하늘 밑 /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 쓸쓸한 세상 세월 / 너도야 왔다 가는구나 // 다시는 / 못 만날지라도 먼 훗날 / 무덤 속 누워 추억하자 / 호젓한 산골길서 마주친 / 그날, 우리 왜 / 인사도 없이 / 지나쳤던가, 하고"/김병용(소설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01.09 23:02

[김정현 교수의 철학 에세이] 지구촌 시대와 열린 정신

우리는 오늘날 지구촌을 하나의 보편적 삶의 공동체로 인식하며 세계시민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사회에도 외국인과 결혼하고 가정을 이룬 다문화가정이 많아지고 있으며 그들과 음식, 의상, 문화, 생각을 서로 교환하는 세계문화체험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 현대 프랑스의 지성 기 소르망(Guy Sorman)의 표현대로 우리는 세계가 나의 부족인 시대에 살고 있고, 지리적 문화적 가장자리가 따로 없는 세계 공동체로 수렴되며 편재된 중심에서 움직이고 있다.우리가 과거와 다른 지구 공동체의 삶을 실현하며 겪는 또 하나의 혁명은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화의 물결이다. 이는 세계의 각 지역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활동이 전(全)세계에서 함께 감지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지구촌 체계'를 만든 것이다. '지구촌'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맥루언에 따르면 서양은 지난 3천 년간 지속된 세분화와 기계적 기술공학의 폭발(explosion)에 이어 이제 내파(implosion)를 경험하고 있고, 또한 우리의 중추신경계를 세계로 연결하는 그물망이 확장되면서 세계는 이제 '전자적 기술공학의 시대'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근대 산업문명의 기술적 폭발에 의해 우리의 육체가 공간적으로 확장되고 인간의 욕망이 증폭되는 시대를 거쳐, 오늘날 우리는 전자매체의 기술혁신에 의해 또 다른 문명의 내부폭발을 경험하며 공간과 시간을 동시에 극복하면서 정보와 욕망, 사고와 삶의 양식을 교환하는 지구촌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인류는 현재 이데올로기의 종언, 인터넷의 보급, 경제적 국경의 붕괴, 문화적 제국주의로서 세계의 맥도널드화, 신자유주의, 전(全)지구적 생태계의 위기 등 지구촌 문명의 변화와 위기를 담고 있는 중층적 문제의식의 광장(agora) 속에서 함께 움직이고 있으며, 지구문명의 새로운 환경 속에 거주하고 있다. 이는 하나의 전지구적 문명의 역사가 이제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세계는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지구적 지평 위에서 그물망처럼 상호 연결되어 가고 있고, 지역과 세계, 특수성과 보편성, 중심과 탈중심의 이종교배적 삶의 질서를 교환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지구촌이라는 하나의 지구문명, 인터넷매체라는 그물망이 연결되어 언제 어디서나 유목적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유목시대이다. 정주적이고 권위적이며 위계적인 농경사회의 의식으로는 더 이상 지구지역사회(Glocalization)에서 역동적 삶을 실현하기 어렵다.지구적 문명 속에서 세계시민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이제 내 삶을 세계와 연결하고 세계의 문제를 내 삶으로 가져오는 능동적이며 관계적인 사고방식, 즉 지역과 세계, 나와 세계시민 사이에서 끊임없이 유동하는 노마드적 사유가 필요하다. 지구촌 시대는 이제 부권적 농경적 질서를 요구하는 정주적 사유가 아니라 수평적 이동과 소통이 언제든 가능한 유목적 열린 사유를 요청하고 있다. /김정현(원광대 인문학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01.09 23:02

[음식의 비밀] (17)고구마

고구마의 원산지가 멕시코이고, 일본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놀라곤 한다. 그만큼 '한국적인 음식'으로 고구마가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하루에 고구마 하나씩이면 의사가 필요 없다"고 말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시대 식량자원으로 고구마를 선택할 정도이니, 그 효능은 짐작할 수 있다.고구마 한 개를 먹으면 하루 필요한 비타민C가 충족된다. 또 노화를 막는 비타민E가 풍부해 평소 즐겨먹으면 오랫동안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고구마는 체력을 좋게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해준다. 알칼리성 식품이라 우리 몸이 산성화 되는 것을 막는다. 특히 고구마에 들어있는 식물성 섬유는 수분 함량이 많기 때문에 변비, 비만, 지방간, 대장암 등을 예방한다. 이 식물성 섬유는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질을 배출하는 능력이 뛰어나 혈중 콜레스테롤의 농도를 정상화 시킨다.민간에서는 소화가 안되면 고구마와 멥살로 죽을 쑤어먹기도 했다. 다만 고구마의 '아마이드'라는 성분이 장 속에서 이상 발효를 일으켜 고구마를 많이 먹을 경우 방귀가 잦고 속이 부글거리기 쉬운데, 이 때 펙틴이 풍부한 사과나 동치미 등을 함께 먹으면 가스가 차는 것을 막을 수 있다.전문가들은 고구마는 껍질째 먹는 게 좋다고 전한다. 보라색인 고구마 껍질에는 고구마 속보다 황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 성분이 높에 포함돼 있기 때문. 또한 당근이나 단호박 등 노란색을 띠는 채소에 많이 들어있는 베타 카로틴이 위암과 폐암을 예방하는 데, 고구마 역시 노란색이 짙은 것일수록 항암 효과가 높다.고구마는 밥보다 칼로리가 낮으면서도 오랜 시간 위장에 머물러 포만감이 높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좋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1.09 23:02

[이준재 교수의 맛있는 와인] 향 음미해야 '맛의 향연' 제대로

와인의 맛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집중력과 주의력이 필요하다. 특히 오감 중 세가지 감각인 시각, 후각, 지각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와인 본질의 맛을 음미하면서 맛있게 마시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 와인을 글라스에 따랐을 때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할 것은 와인의 색상과 투명도다.뒤 배경을 하얀색(흰색 종이나 테이블 보)으로 두고 글라스를 비쳐본다.와인에 따라 각기 다른 색과 투명도를 나타낼 것이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 색깔이 옅은 짚단 색에서부터 연초록을 띠는 황금색에 이르기까지 와인마다 다른 색을 관찰할 수 있다.레드 와인이라면 짙은 루비 색에서부터 어두운 체리, 보라빛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레드 와인은 색깔이 옅어지고 화이트는 반대로 진해진다.색과 투명도를 관찰했다면 이번엔 와인글라스를 돌려본다. 글라스 돌리기를 멈춘 후에 글라스의 내벽에 흘러내리는 물질을 볼 수 있다. 이것을 와인의 눈물 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와인 속에 함유된 알코올, 글리세롤, 설탕 등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눈물이 많은 와인일수록 알코올이 높거나 당분이 많은 스위트한 와인이라고 보면 된다.'와인을 마시는 것은 곧 향기를 음미하는 것'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향기는 와인의 생명과도 같다. 와인의 향기는 정확히 그 와인의 질을 나타낸다. 곰팡이가 핀 오래된 통에 저장되었던 와인은 썩은 버섯 냄새가 나고, 코르크가 완전하게 막혀 있지 않은 와인은 젖은 톱밥 냄새가 난다. 썩은 양배추 냄새가 나는 것은 와인 제조업자가 아황산가스를 방부제로 너무 많이 썼기 때문이다. 반대로 은은하고 좋은 냄새가 나는 것은 좋은 와인임을 보장한다.와인의 향은 수천 가지가 존재하지만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원료 포도 자체에서 느껴지는 향을 아로마(aoma) 라고 하고 Fruity 과일향, Flower 꽃향, Grassy 풀잎향 등이 이에 속한다. 또 제조 과정 즉, 발효나 숙성 등의 와인 제조자의 처리 방법에 따라 생겨지는 향을 부케(Bouquet) 라고 한다.향을 맡았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와인을 마셔보자. 먼저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입안에서 굴린다. 그리고 와인을 입안에 둔 상태에서 외부 공기를 들이 마신다. 이 때에 '추으읍'하고 들이키는 소리가 나도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이런 방법을 통해서 와인의 맛과 향을 좀 더 자세히 느낄 수 있다. 그런 다음 완전히 와인을 삼키면서 마신다. 고급 와인일수록 더 다양한 맛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맛과 향의 미묘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입 속 와인 평가 포인트 - 맛의 균형 잘 이뤄져야 감미로워먼저 바디(Body)는 혀로 느끼는 와인 전체의 맛의 무게를 바디라 하고, 소위 진한 정도를 말한다.둘째, 균형(Balance)은 단맛, 짠맛, 쓴맛, 신맛 등 각각의 맛의 밸런스가 그 균형을 잘 이루고 있으면 와인의 전체적인 맛이 부드럽게 되어 감미롭게 느껴진다.셋째, 감촉으로 맛을 볼 때 혀로 느끼는 와인의 매끄러움을 지칭한다. 와인의 성분 입자가 섬세할수록 혀에서 매끄럽게 느껴진다.넷째, 끊는 맛으로 쏘는 맛이 있는 화이트 와인에서 끊는 맛에 대한 평가가 많고, 함께 평가되는 것이 목으로 넘길 때의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여운은 테스팅 후 천천히 와인을 마셔 모변 입 속에 아련한 풍미가 남아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9.01.09 23:02

[풍경과 사람] 동호회 '장애우 산사랑' 운영자 황규환씨

"사고를 당하고 제 인생은 마치 긴 터널을 지나가는 듯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어요. 그 때 아내가 빛이 되어주었죠. 어둠을 비추는 환한 등불 같은 아내가 있어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장애우 산사랑' 산악 동호회 운영자 황규환씨(36·완주군봉동). 2000년 교통사로로 왼쪽 다리를 잃고 한 동안 심한 방황을 했던 그는 지금의 행복을 되찾기까지 한 편의 영화와 같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었다."아내와의 첫 만남은 환자와 간호사의 관계로 시작됐습니다. 아내는 간호사로서 역할을 다한 것이었겠지만, 저로서는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온 것만 같았죠."황씨가 입원했던 병원에 간호사로 있었던 고정화씨(30). 황씨는 속이 깊으면서도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고씨에게 반해 고백을 했다. 물론,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하기 까지 어려움도 많았고 교제를 시작하고 난 후에도 보통 연인들과 다른 데이트를 했다."일반적인 커플들은 함께 밥 먹고 영화보고 놀이동산에 가잖아요. 저희는 대부분 제 재활치료를 목적으로 한 데이트였어요. 그 때부터 산에 오르기 시작한 거죠."산행 역시 아내의 권유로 시작한 것. 처음 올랐던 고덕산을 시작으로 전국에 있는 많은 산을 오르내리며 좌절도 많았지만, 사랑하는 아내가 있어 힘든 것도 극복할 수 있었다."억새밭으로 유명한 전남 장흥 천관산에 갔었어요. 산에 오르다 착용한 의족이 부러져서 중간에 내려오게 됐죠. 그 때는 정말 아찔했는데, 다행히 제 옆에 아내가 있어 아내 손을 꼭 잡고 내려왔습니다."결혼을 하기까지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몸이 불편한 황씨와의 교제를 아내 주위 사람들은 반대했기 때문. 그러나 황씨의 진실함과 성실함을 통해 반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었다."반대하는 결혼은 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죠. 결혼식 당일에는 축하해 주러 온 사람들을 비롯해 결혼식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눈물을 흘렸어요."사랑하는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이들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는 "가족이 열심히 살아가는 원동력이자 내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신동석
  • 2009.01.09 23:02

[풍경과 사람] 산악 동호회 '장애우 산사랑' 회원들

"두려울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어요. 함께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거친 산이라도 오를 수 있다는 용기를 얻습니다."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산이 좋고 함께 할 수 있는 벗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지체장애인(절단장애인)들의 산악 동호회 '장애우 산사랑'(cafe.daum.net/hkhlette) 회원들. 이들은 대부분 부득이한 사고로 큰 수술을 받고 난 후 한동안 믿을 수 없는 현실에 헤어나오지 못하고 방황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앉을 수만은 없어 다시 일어섰고, 한 걸음 한 걸음 산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다."장애우라도 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 있을 거라는 생각에 전북 지역 산악회를 찾아봤지만, 찾을 수가 없었어요. 같은 장애를 가진 이들이 서로 배려하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산악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장애우 산사랑'을 결성한 황규환씨(36·완주군 봉동). 한 때 일반 산악회에 가입해 활동했었지만, 장애를 가지고 일반인들의 속도에 맞춰 산을 오르기란 아무래도 쉽지 않았다.장애우에게 등산은 만만치 않은 일. 불편하고 힘든 일이지만,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회원들은 "산 정상에 올라 자연을 온 몸으로 느낄 때의 쾌감과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다"고 입을 모았다.회원 강복석씨(34·익산시 모현동) 역시 지난 2001년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사고로 오른쪽 팔을 잃고 난 후 시간이 멈춰버린 것만 같았다."그때는 너무 힘들었어요. 심지어는 대인기피증까지 생겨 집 밖으로 나오지도 못했죠. 솔직히 장애가 없을 때에는 산을 좋아하지도 않고 오르지도 않았었어요. 하지만,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장애인으로 살아가면서 힘든 것들도 이겨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죠."회원 김준호씨(44·전주시 송천동)도 2000년 교통사고를 당해 의족을 착용하고 있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잠시. 산에 오르다 보면 정신적인 행복과 성취감을 얻는다."저희가 등산을 한다고 하면 '몸도 불편한데 어떻게 산에 가냐? 집에서 편하게 있지'라는 말들을 많이 하세요. 산행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런지 모르겠네요."그는 산이 좋고 함께 하는 동반자가 있어 산악회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잘못된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존재하다며 아쉬워했다.'장애우 산사랑' 회원들은 1km 거리를 산행하는 데 50여분이 소요된다. 중간 중간 휴식도 꼭 취해야 한다. 물론, 비장애인보다 산행하는 시간은 더디고 힘들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안전. 산행을 하기 전 미리 사전계획을 통해 산행코스와 소요시간 등을 꼼꼼하게 체크한다. 황씨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다"며 "산에 오르는 목표는 정상이지만, 우리 회원 중 한명이라도 몸에 이상이 생기면 바로 다시 내려온다"고 말했다."장애인들은 무릎과 관절 등 신체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등산복과 등산화 등 등산장비를 완벽하게 착용해요. 겉모습은 전문 산악인 못지 않죠. 그래서 '전문가들이 왜 이렇게 산을 못 오르냐?'는 질문도 많이 들어요. 그 때마다 웃으면서 우리는 한 발로 올라오고 있다고 답하죠."산행을 하는 즐거움은 또 있다. 바로 회원들끼리 모여 앉아 먹는 꿀맛 같은 간식. 취사가 금지되는 '산불 기간'을 제외하고는 떡국, 순대국밥, 우족탕, 비빔밥 등 먹거리를 항상 챙긴다. 먹거리를 직접 준비하는 황씨는 "땀 흘려서 산 정상에 올라 경치를 바라보면서 밥을 먹는 행복과 기쁨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며 "한번 그 맛을 본 사람들은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장애우 산사랑' 산악회가 결성된 지 두달 여. 신생 산악회인 데다 회원수도 많지 않지만, 이들은 배려와 믿음으로 똘똘 뭉쳐 있다. 뒤로 처지는 회원이 있으면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손을 내밀어 잡아주면서 정상을 향해 함께 나아간다."신체적인 장애가 있다고 해서 좌절하고 고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 모든 것을 할 수가 없어요. 아픈 과거는 잊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행복하고 좋은 것도 많아요. 앞으로의 꿈요? 산악회 회원들이 더 많이 늘어나 함께 하는 겁니다."'내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처음 장애를 입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라고 했다. 회원들은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자기만의 목표를 두고 도전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느리게 가더라도 함께 가면 산에 오를 수 있잖아요."'장애우 산사랑' 회원들은 "우리 산악회는 특별한 것도 없고 일반 산악회와 똑같다"며 "단지 일반인들보다 산행하는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될 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신동석
  • 2009.01.09 23:02

'지역작가' 책 '지역'에 없네

지역에서 출간되는 지역 작가들의 책이 도내 공공 도서관에서조차 외면받는 등 설 자리가 없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고 정서를 형상화한 지역 작가들의 저술들이 자료로 축적되지 않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지역내 문화·정보센터 역할을 맡고 있는 전주 완산·금암을 비롯한 도내 26곳 공공도서관들이 지역 작가들의 책 구입에 소극적인 데다, 지역 출판사들도 책을 홍보하는 일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도내 공공도서관 사서들에 따르면 도서구입 예산자체가 적은 데다 도내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서적의 경우 신문이나 잡지 등을 제외하고는 출간 여부를 알기도 어려워 도내에서 출간된 지역 작가들의 도서구입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전주 시내 완산·금암·인후·삼천·송천·서신 6곳 도서관의 연간 도서구입비는 5억원. 1곳 도서관당 1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지역작가 책에 대한 안배는 생각조차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도서관이 한해 구입하 는 지역 작가 책은 1%도 되지 않는다. 그나마 구비되고 있는 것들은 대부분 기증을 통해 들어온 것들.실제로 도내 도서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검색해보면 전북문인협회의 「전북문단」외엔 다른 동인지를 찾을 수가 없는 실정이다.진동규 전북문인협회 회장은 "지역 작가는 있으나 독자는 없는 시대가 된 것 같다”며 "지역 문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역 문인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도서관이 지역 작가들 책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진회장은 "도서관에서 예산과 전문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객관적인 문학적 완성도를 가늠하기 어려워 지역 작가 책에 관심은 부족할 수 있겠지만, 자료 보존 측면에서 지역 문학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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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9.01.08 23:02

[문학] 성인된 '열린시문학회'

열린시문학회가 20주년을 맞아 성과를 발표했다.1989년 이운룡 문학평론가가 시창작교실을 열어 시에 입문하고픈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시 이론과 작품들을 지도해왔다. 지난 20년간 신문에 당당히 이름을 박은, 하나의 터널을 통과한 등단문인들은 총 16명.이씨는 "태어나면서부터 시를 쓸 사람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시를 잘 쓸 수 있는 텃밭은 고학력도, 지적 수준도 아니며, 다만 시를 꾸준히 쓰겠다는 열정과 마음자세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열린시문학회는 매년 작품 지도와 병행해 매년 전국 27곳 신문사 신춘문예에 당선된 시를 평가하고, 시집 「올해의 좋은 시」, 문예지 등을 정기 구독하며 공부해왔다. 동인들의 시를 중심으로 한 동인집 「남해에서」제18집까지 출간해 왔으며, 문학세미나, 도내 문인들을 대상으로 한 초청강의도 꾸준히 열어왔다.자체 시상하는 '국제해운문학상''열린시문학상'을 통해 창작지원금도 지원해왔다. 지난해까지 총 수강생 1563명을 배출한'제38기 수강생'은 8일부터 목·토요일반 6개월 과정으로 꾸려질 예정.중부대 교수로 정년퇴임한 이씨는 시집 「가을의 어휘」 외 10권, 시론서 「한국 현대시 사상론」 외 9권을 펴낸 바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1.08 23:02

"월급받고 끝나는게 아닌 안정적 수익모델 창출해야죠"

"따지고 보면 예술활동 자체도 노동으로 본 것이죠. 예술가들은 배고파야 된다고 쉽게 말하지만, 연극한 지 10년 된 배우가 순수공연으로 받는 1년 수입이 200만원밖에 안됩니다. 월급이 아닌, 연봉이 200만원이니 나머지 기본 생활은 아르바이트로 꾸려갈 수 밖에 없죠."사단법인 푸른문화 정진권 이사장은 "반대로 생각하면 '예술가들은 왜 배가 고파야 되냐'고 질문을 던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순수예술이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는 만큼,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이 일종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단순히 지원금으로 월급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이를 계기로 공연물을 만들고 기타 활동들을 만들어내려고 합니다. 1차년도에서 바로 성과를 내기는 어렵겠지만, 결과적으로 순수예술에서의 수익 모델을 찾고자 합니다."정이사장은 안정적인 수익모델로 아동 대상 공연물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동 대상 공연물들이 지역에서도 어느 정도 시장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작품성이나 완성도가 보장되지 않은 작품들이 외부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정이사장은 "상당히 많은 단체들이 전주 혹은 전북을 대표하는 공연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들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공연단 뿐만 아니라 공연지원단까지 보강, 연속성을 가지고 지역을 대표하는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정이사장은 "예술가의 행위를 돈으로 환산하고 평가한다는 게 애매하기는 하지만, 순수예술이 처한 현실을 보면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며 "새로 선발한 단원들도 이 안에서 비전을 발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1.08 23:02

'사단법인 푸른문화' 단원들에게 4대보험·월급 각각 적용·지급

문화판에도 꽃피는 봄이 오는가.사단법인 푸른문화(이사장 정진권)가 노동부 예비 사회적기업 발굴을 위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 지원을 받아 단원들에게 4대 보험(고용, 산재, 건강, 연금)과 월급을 지급하기로 했다.웬만한 직장인들에게 4대 보험과 월급은 '당연한(?) 것'이지만, 민간 공연예술단체로서는 처음 있는 일. 70만원이 조금 넘는 실수령액도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지만, 연봉이나 월급 등 고정적인 수입과는 거리가 먼 문화판에서는 희망을 읽을 수 있는 의미있는 시도다.그동안 극단 문화영토 판과 문화영토 소극장 판을 운영해 온 푸른문화는 이번 지원을 계기로 다양한 분야에서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연기자 7명, 국악 9명, 무용 3명 등 무대에 직접 오를 수 있는 문화예술 전공자들을 비롯해 기획, 홍보, 총무·회계, 간사, 연출, 작곡, 조명, 무대디자인, 분장, 극작 등 공연지원 단원까지 총 30명을 채용한다. 서류심사 및 면접, 오디션을 통해 현재까지 19명을 채용한 상태. 이달 말까지 11명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다.푸른문화가 노동부 지원을 받아 단원들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지역을 대표하는 공연물을 만들기 위한 것. 극단 내부적으로도 인프라가 부족하고 노하우가 쌓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 동안 '궁상각치우'나 '소학지희'와 같은 넌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를 끊임없이 시도해 온 것도 전북을 대표하는 공연물을 제작, 문화상품으로 키워내기 위한 밑작업이었다.노동부의 지원은 매년 평가를 통해 1년씩, 최대 5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 1차년도 지원은 올 11월 말까지. 장걸 푸른문화 정책실장은 "추가지원을 받지 않을 경우 사실 민간단체 수익구조상 고용을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때문에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3년 안에 자생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1.08 23:02

김홍도 스승 강세황 선생 글씨 공개

김홍도 스승으로 알려진 표암(豹菴) 강세황 선생(1713~1791)의 글씨가 전북향토문화연구회 김인기 이사(71)에 의해 공개됐다.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강세황 선생은 창작과 이론을 겸비한 사대부 서화가로, 특히 남종문인화가 조선 후기 화단의 주도화풍으로 정착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진경산수화의 발전과 풍속화의 유행 및 새로운 서양화풍의 수용에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문인화 소재로 산수와 화훼를 동등하게 다뤘으며, 만년에는 진경산수와 묵죽을 즐겨그린 표암 선생은 글씨에서는 행서에 가장 능했다.표암 선생 작품 중 그림이 아닌, 글씨가 공개되는 것은 드문 일. 김이사는 "30년 전 경남 진주에서 사들인 고서화를 정리하다 표암 선생의 글씨를 다시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이번에 새롭게 조명된 표암 선생의 글씨는 '史記 稱. 秦仲知 百鳥之音. 與之語皆鷹飽宣聞. 雀呼知前有'로, 중국의 「사기(史記)」를 인용한 것으로 행서로 쓰여졌다. 낙관 자리에 자신의 호의 첫 글짜를 따'표옹(豹翁)'이라고 쓴 것으로 보아 만년에 쓴 글씨로 추정되고 있다.글씨를 감정한 조수현 원광대 서예과 교수는 "표암 선생이 70세를 전후해 쓴 것으로 보인다"며 "단아한 글씨가 수작으로 여겨진다"고 평했다.표암 선생은 50~60대에는 절필하고 주로 평론활동에 치중했으며 70대에 들어 다시 창작활동을 재개, 소박하고 담담한 소묘풍의 진경산수와 채색이 배제된 수묵 위주의 격조 높은 문인화의 경지를 이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1.08 23:02

한국영화 점유율 8년래 최저

지난해 한국영화의 극장 관객 점유율이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7일 CJ CGV가 발표한 '2008년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해 극장을 찾은 1억4천917만명 가운데 한국영화를 본 관객은 42.5%에 불과한 6천343만77명으로,2007년보다 20.7%(1천662만1천452명) 줄었다.한국영화 관객점유율은 2002년의 48.3% 이후 2003년 53.4%, 2004년 59.3%, 2005년 58.7%, 2006년 64.6%로 계속 상승하다가 2007년 50.9%로 떨어졌고 지난해 2002년이후 처음으로 40%대를 기록했다.이런 수치는 CGV가 집계를 시작한 2002년 이래 가장 낮은 것일뿐 아니라 영화진흥위원회 통계 자료와 비교보면 2000년 35.1%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영진위는 아직 2008년 점유율을 집계하지 않았지만 CGV 통계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200만명 이상을 동원한 한국영화 역시 2006년 16편, 2007년 10편보다 줄어 8편이었다.한국영화의 힘이 약해지자 외화 관객의 3년 연속 증가에도 전체 극장 관객수는 줄었다. 지난해 1억4천917만7천119명으로 2007년보다 5.3%(834만293명) 줄었고 2006년보다는 10.5%(1천7566만6천57명) 감소했다.지난해 흥행 10위권에는 한국영화가 5편, 외화가 5편 들었다.최다 관객을 모은 영화는 686만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었으며 513만명의 '추격자'가 뒤를 이었다. 외화 1위이자 전체 3위인 '맘마미아!'는 460만명을모았으며 '쿵푸 팬더'(459만명), '강철중:공공의 적1-1'(443만명)이 뒤를 이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1.08 23:02

토요청자경매로 강진청자 명성 '쑥쑥'

전남 강진군이 지난해 처음으로 도입한 토요 청자경매가 강진청자의 명성을 드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됐다. 강진군은 6일 "관요(官窯)인 청자박물관에서 실시한 '명품청자 토요경매'에서 200점에 가까운 작품이 팔렸다"고 밝혔다. 모두 27차례 열린 경매에 343점이 출품됐고 이 가운데 192점이 낙찰돼 5천500여만원의 판매수익을 올렸으며 전국 각지에서 2천500여명의 청자 애호가들이 찾았다. 최고 낙찰가는 국보 68호인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을 재현한 작품으로 화목가마에서 구워졌으며 40여차례 호가(呼價) 끝에 422만원에 낙찰됐다. 박물관 측은 경매 작품을 일주일 전에 군과 청자박물관, 전남 도내 각 시군 홈페이지에 올려 일반인들이 미리 볼 수 있도록 했다. 당초 관요서 생산된 작품만 경매에 내놓았으나 개인요 작가들의 판매를 돕고자 출품을 원하는 도내 도예작가는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또 대금과 해금 연주, 통기타 연주, 풀피리 공연, 바이올린 연주 등 다양한 부대행사와 청자 소품을 증정하는 즉석 퀴즈 등 볼거리와 재미를 더한 점도 애호가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특히 '토요일의 추억'이라는 부제로 진행된 토요경매는 두꺼운 청자 마니아층을 확보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안금식 청자박물관장은 "토요경매로 강진청자의 인지도가 한층 높아지고 판매수입 증대 등 세외수입 확충에도 큰 도움이 됐다"며 "특히 두꺼운 청자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강진청자의 대중화에 크게 이바지한 점도 큰 성과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9.01.07 23:02

'시네마 전북'

2008년 한 해 동안 전북에서 촬영된 영화·영상물의 직접지출비용이 총 59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전주영상위원회는 6일 오후 7시 전주코아리베라호텔 백제홀에서 '영화촬영 감사의 날' 행사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전주영상위는 전북대 인문영상연구소에 외부성과를 의뢰·분석한 결과, 도내에서 촬영된 영화·영상물의 직접지출비용은 59억여원으로 산출됐으며, 그에 따른 경제파급효과는 90억여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숙박비 항목이 2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식비가 23%로 숙박비와 식비 부문이 총 50%를 차지할 정도로 직접지출비용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전주영상위는 2008년 한 해 동안 '쌍화점' '1724기방난동사건' '강철중' 등 장편상업영화 24편과 '첩첩산중' '절대미각' 등 단편영화 11편, '엄마가 뿔났다' '바람의 화원' '타짜' 등 드라마 13편을 포함, 총 48편의 영상물을 전북으로 유치했다.이날 열린 '영화촬영 감사의 날'에는 송하진 전주시장과 최찬욱 전주시의회 의장,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유관기관협의회 회원 등 150여명이 참석했으며, 김범수(한국소리문화의전당 운영계) 박성현(완산소방서 현장기동단) 이세리(전 전주영상위 로케이션팀장) 정상철(석정수 부장) 최재원(전동성당 사무장) 최현식(전주동물원 운영계) 한양순(상림동 통장) 한용수씨(완산경찰서 경무계)에게 감사패가 수여됐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1.07 23:02

시인 이철균, 문학 혼 밝힌다

'그에게 있어서 시는 곧 생활 그 자체요 분신이요 인생 전부였다. 외로움이 시인의 전유물이요 외로운 삶이 시인의 운명이고 인생인 것처럼, 피붙이 살붙이 하나 남김이 없이, 그리고 자신의 무덤조차 남기지 않고 재로 뿌려졌지만, 이제 저승의 한 점 바람 앞에 하얀 감꽃 그림자로 서서 쓸쓸한 미소를 머금고 있을 것이다.' (문학평론가 이운룡)60 평생을 독신으로 살며 시 동인지 「남풍」을 주재해 발간하고 잡지 「인물계」 편집인으로 활동하며 시와 함께 살았던 유인 이철균 시인(1927~1987).'시인 이철균 선생 작고 22주기 추모제'가 9일 낮 12시 전주시 덕진구 덕진시민공원 이철균 시비 앞에서 열린다. 1992년 유고시집 「신즉물시초」를 발간하고 전주 덕진시민공원에 이철균 시비를 세운 전북문인협회(회장 진동규)가 마련한 자리다.참석 문인들의 헌화로 시작되는 추모제에서는 서재균 전 전북문협 회장이 시인의 약력을 낭독하고, 시낭송가 표수욱 김서운 박배균씨가 시인의 시를 낭송한다.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은 '이철균 시인과 나'를 주제로, 이운룡 세계한민족작가연합 부회장은 '이철균 시인의 시세계'를 주제로 이야기하며 시인에 대한 그리움을 전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9.01.07 23:02

"문화예술 관심 부족 아쉬워"

올해로 6년을 맞는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지회. 짧다고 보면 짧을 수도 있는 역사지만, 지역에서 이만큼 활발히 활동하는 곳도 드물다.임명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지회 회장(56)은 "전통적으로 민중문화가 많이 남아있고, '민족예술'근간이 남아있는 까닭"이라며 "대내외적으로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건전한 비판작용을 해온 단체라는 자부심은 있다"고 말했다. 임회장은 "지난 한해는 정치·사회·경제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기에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적었다"며 "조직력을 강화해 회원간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길 바랬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지난해 성공적으로 치뤄냈던'전북민족예술제' 바통을 이어받아 올해도 민족예술 정신을 이어간다. 그는 "민족예술제 중 새정부에 대한 민심을 반영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통일만화 그리기 대회'는 성공적이었다"며 "올해 주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모으기 위한 고민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전북민예총을 대표하는'정책 대토론회' 규모를 확대해'문화예술인 전국대회'로 이끌어가고 싶다고도 했다. 지역에서 '정책 대토론회'를 여는 곳은 전북민예총 뿐. 임회장은 "지난해 중앙으로부터 전문 예술인을 비롯해 학계·언론계 등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을 아우르는 전국대회로 개최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며 "예산확보 등 어려움은 있겠지만, 추진해 볼만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전북민예총의 근간은 '통일'을 염두에 둔,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예술활동이다. 급변하는 사회 흐름에 저항하고, 다양성이 살아있는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나가는데 있다."경제가 어려워지면 문화적 불평등 현상이 심화되곤 합니다. 올해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지만, 지역사회를 위한 생산적인 이야기를 소통하는 장으로 거듭나겠습니다. "

  • 문화일반
  • 이화정
  • 2009.01.0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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