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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청소년영화제로 새로움을 더 할 수 있는 가을이다. 처음으로 개최되는 만큼 신선함은 다른 영화제와 비할 바 아니다.제1회 전북청소년영화제(조직위원장 정낙성)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메가박스 전주점 7관에서 개최된다.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전북청소년영화제의 슬로건은 ‘꿈을 만든다’. 전북청소년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전북영상교육연구회(회장 이병노)가 주관한 전북청소년영화제. 영화제 창립 의미는 청소년들의 영상미디어 작품 교류와 그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창의력을 선보이는 넓은 잔치 마당을 마련한다는 것이다.이번 영화제에 상영되는 작품은 전부 50편. 22일 오후 6시 30분 전북청소년영화제의 문을 여는 작품은 ‘세 번째 시선’(감독 정윤철 외 5인)이다.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 외 5인이 만든 개막작은 외국인 노동자, 가정 내 성차별, 비정규직 노동자, 소년소녀가장 등 생활 속 이야기를 청소년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게 만든 작품이다.초청섹션에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유명한 유진희 감독 외 5명이 만든 장편애니메이션 ‘별별 이야기’와 제8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수상작 ‘현금사냥꾼’외 6편, 부산·울산청소년영화제 우수작품 7편이 상영된다.경쟁부문에는 우리지역 초·중등 청소년들의 출품작 13편과 21편이 23일과 24일 이틀간 상영된다.24일 오후 3시 30분에 열리는 폐막식에는 경쟁부문 수상작이 상영될 예정이다. 폐막식에는 찬조 작품으로 전북영상교육연구회 교사들이 올해 여름방학을 이용해 제작한 ‘초대받지 않은 사람들’도 함께 스크린을 달군다.
산골마을 다문화 가족들이 한국의 전통 궁중문화 체험차 서울 고궁 나들이에 나서 관심을 끌었다.진안 관내 이주여성 가족 80명은 지난 17일 서울 경복궁을 찾아 한국의 고풍스런 멋과 풍미를 몸소 체험했다.한국의 역사에 대한 가치관을 긍정적으로 심어주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는 새마을운동진안군지회(회장 임경환)에서 국제결혼가족정착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이벤트.이번 행사에서 다문화 가족들은 20명씩 4개조로 나뉘어 안내가이드로 부터 경복궁의 건립 배경, 건축양식, 숨겨진 역사의 진실 등 세세한 설명을 들으며, 한국의 역사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초등생 자녀와 함께 고궁체험에 나선 일본출신 유끼꼬씨(진안 주천)는 “역사적인 측면에서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의미있는 체험이었다”며 “아이들도 책으로만 봐왔던 궁궐을 눈으로 보고 가이드의 생생한 설명까지 곁들여 산교육이 됐다”고 흡족해 했다.바쁜 농사일로 궁궐 방문은 처음이라는 태국출신 팟싸라와디씨(34)는 “으리으리할 것이란 생각만 했는데, 실상 와보니 한국 건축의 멋스러움과 고풍스러운 운치에 반할 정도였다”면서 연신 탄성을 자아냈다.
속보=진안 마이산의 주봉인 ‘(암수)마이봉’ 명칭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진안군 측이 대외적인 홍보팜플릿인 안내 책자 등에 마이산의 명칭을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으로 표기하고 있는데서 비롯됐다.(사)전주이씨대동종약원 전북지원 전주시완산구분원(분원장 이희운)은 최근 “마이봉과 숫마이봉 명칭이 상스럽고 저속하다”며 진안군 측에 수차례 정정을 요구했다.종친회 측은 “‘신증동국여지승람’ 진안편을 들며, 태종대왕이 진안에 와서 馬耳山을 ‘東曰父, 西曰母相’이라 어명내린 것에 대해 동물(性)로 비유했다”며 “옛 문헌대로 ‘아빠봉’과 ‘엄마봉’으로 호칭을 바꿔 줄 것”을 요청한 것.이에대해 진안군 측은 “오래 전 부터 사용한 고유명칭을 특정 종친회가 요구한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말했다.진안문화원도 “지난 1985년경 문화원 발행 책자에 ‘아빠봉 엄마봉’으로 소개한 적이 있는데,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면서 “관행이 따라주지 않아, 명칭 변경은 현실적으로 힘든 면이 있다”고 자문했다.한편 전주이씨 종친회 측은 본보의 마이산과 관련 보도(암마이봉)에 대해서도 지난 6월과 11월 두차례에 걸쳐 정정을 요구한 바 있다.
“조선시대 한양으로 과거시험을 보러 가던 호남 인재 대부분이 말을 타고 이 길을 지나갔지요”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아직도 ‘따각 따각’ 말 발굽소리가 아련히 들릴 듯한 익산시 함라면의 함라돌담길.민족의 미적 감각과 향토적 서정성이 담겨있는 이 곳이 골목길 관광 투어 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전문 장인이 아닌 마을 주민들 스스로가 세대를 이어가며 직접 만든 함라돌담은 자연스러움을 그대로 간직해 전국적 입소문을 타고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함라돌담길은 흙과 돌을 적절히 섞어 만든 토석담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토담과 돌담, 잔돌 만을 사용한 담 등 다양한 형태의 담들이 함께 뒤섞여 있어 강한 토속성과 예스러운 멋과 아름다움을 풍기고 있다.평쌓기 방식으로 축조된 이곳 돌담길은 주택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일반 농가의 담과 달리 집 안을 쉽게 들여다 볼 수 없도록 2m 안팎으로 높은게 특징이다.특히 함라돌담길은 전통가옥인 김안균·조해영·이배원 가옥 등 함라 3부자집과 마을 한편에 자리한 문화재자료 제85호 ‘함열향교대성전’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전통마을로서의 품위를 더 해주고 있다.‘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이 유배온 뒤 여러 작품을 집필한 곳이기도 한 함라는 토석담 뒤의 함라산과 그 옆으로 부(富)를 불러 온다는 와우산이 마을 전체를 포근하게 감싸고 앞쪽으로 넓은 들이 펼쳐져 일찍이 부농 촌으로 입소문 나 있는 곳이기도 하다.익산시 관계자는 “우리 조상의 멋과 향토적 서정성이 담뿍 담긴 함라돌담길이 전국적 입소문을 타면서 널리 알려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지난 17일 KBS1 TV 9시 뉴스는 역사와 문화가 있는 돌담길로 함라돌담길을 소개하기도 했다.
제1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자로 김려령(36) 씨가 선정됐다. 출판사 창비는 김씨를 자사 청소년문학상의 초대 수상자로 뽑았다고 15일 밝혔다. 수상작은 가난하고 공부도 못하지만, 싸움만큼은 누구한테도 지지 않는 활력 넘치는 소년의 모습을 경쾌하게 그려낸 '완득이'.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김씨는 이번 수상으로 올해 마해송 문학상,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에 이어 주요 아동문학상 3개를 석권하게 됐다. 김씨에게는 상금 2천만원과 함께 유럽 문화탐방 기회가 주어진다. 당선작은 창비에서 내년 출간되며, 시상식은 내년 2월 열린다.
이기화 고창문화원장이 동학농민혁명 제113주년 기념대회에서 공로패를 수상했다.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이기화 원장은 동학농민혁명의 자료 발굴 조사 연구에 평생을 헌신해온 분으로 특히 전봉준 생가를 확인, 학계에 알렸고 수많은 동학농민혁명 유족들을 발굴 정리한 공로를 인정했다”고 공로패 수여 배경을 설명했다.이 원장은 고창지역과 동학농민혁명의 관계 정립을 통해 무장 구수내가 제1차 농민기포지임을 확인해 이를 기리는 기념사업을 전개하는 등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과 연구에 앞장서온 향토사학자다.
매사냥에 쓰이는 매는 참매인데 나이나 산 장소에 따라 이름이 달리 붙는다. 가장 좋은 사냥매는 몸이 날렵하고 활동성이 강해서 사냥성공확률이 높은 매인데 '보라매'라는 것이 그것이다. 보라매는 태어난 지 1년이 넘지 않은 것을 일컫는다. 가슴에 세로무늬가 있고 털색이 갈색을 띄는 것으로 구별된다. 1년이 지나면 털갈이를 해서 가슴털은 잿빛색깔의 가로무늬로 바뀐다.보라매는 젊은 매답게 기상이 씩씩하고 활동성이 강해서 꿩만 보면 달려든다. 그리고 산에서 야생화가 덜 된 것이라서 길들이기도 좋다. '해동 청 보라매'라는 것은 '해동'이 중국쪽에서 부르는 한국(고려)을 말하는 것이니 고려에서 나는 청(푸른 색깔이 나는)보라매라는 것이다. 매사냥이 성행하던 고려시대엔 사냥매를 조공물로 원나라에 바쳤는데, 덩치가 큰 북방매를 부리던 중국인들에게 해동청보라매는 팔뚝에 얹고 다니기가 가볍고 활동성이 강해서 최상의 사냥매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보라매가 사람 손에서 한 해를 나면 '수진이', 산에서 1년을 난 것을 '산진이'라고 한다. 또 산진이나 수진이가 3년째 되는 것을 '삼계참'이라고 한다. 산진이 수진이 삼계참...등 사냥매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경험이 많아서 사냥성공확률은 높아가지만 몸이 둔해서 활동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이밖에 날진이라는 사냥매가 있었다고 한다. 이는 고 전영태옹의 전언에 따른 것인데, 그분 생전에 날진이가 표준말로 어떤 매 종류인지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다리가 길어서 날아가는 오리떼 가운데에 처들어가 긴 다리로 오리를 낚아채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요즘도 해마다 겨울 십만마리 이상의 가창오리떼가 몰려드는 전남 해남 고천암호 저수지에 가면 구름같은 가창오리떼를 좇아가 낚아채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매사냥에서 매가 부리는 재주는 기가 막히다. "눈은 매 눈..”이라고, 매의 눈은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서 신문 글씨를 알아볼 정도로 매우 밝다고 한다. 그래서 며칠 굶어 '배고파 죽겠는' 매를 팔뚝에 얹고 사냥에 나서면 매는 튀어나가려고 야단이다. 매 다리에 묶은 가죽줄을 단단이 붙들고 있어야 한다. 그러다가 매가 눈을 노려보며 고개를 유난히 유선형으로 곧추 세우고 폭격기가 공격자세를 취하는 모양으로 날렵한 자세를 취하는 순간이 있다.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꿩을 포착했다는 신호이다. 그때 봉받이(매를 팔뚝에 얹고 사냥을 총지휘라는 매사냥의 사람 주인공)는 지체없이 매를 내보내야 한다.사람 손을 떠난 매는 곧장 꿩을 쫓아가 별 어려움 없이 덮친다. 꿩은 멀리 날아가기에 몸이 무겁고 매를 매우 무서워해서 아무데나 숨기에 급급하다. 밭둑 풀섶이나 다복솔 포기에 머리부터 처박고 들어간다. 제 꼬리가 긴 지는 모르는 모양이다. 때로는 매에 쫓긴 꿩이 민가 울타리를 넘어 부엌 아궁이 속이나 불때는 아낙네 치마폭으로 내빼 들어가는 수도 있었다고 한다. 그냥 자연 꿩구이를 얻는 셈이다. 풀섶에 꽁지만 내놓고 박힌 꿩을 매는 날카로운 다리로 찍어 끌어내 가슴털부터 뜯어낸다. 허무하게 사냥이 끝나게 마련이다.그러나 가끔 난적(꿩)을 만나거나 어려운 전투조건을 만나 지혜로운 전략을 구사해야 할 때가 있다. 건강한 꿩은 높이 떠서 가속을 이용해 높은 산을 넘어 도망가는 경우가 있다. 매는 수직으로 급강하해 공격하는 속도는 빠르지만, 큰 몸집에 가속도 내 수평으로 죽을 힘을 다 해 날아가는 꿩을 따라잡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꿩이 높은 산을 휙 넘어 숨어버리면 '닭 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꼴'이 되기 십상이다. 이때 발휘하는 재주가 '봉솟굼'이라는 것이다. 봉은 봉우리, 솟굼은 높이 솟는 일을 말하니, 산봉우리 위로 높이 솟는다는 뜻이다. 산봉우리 넘어간 꿩을 시야에서 놓치지 않기 위해 봉우리를 미쳐 넘지 못한 매가 수직으로 급상승해 시야를 확보한 다음 추격하는 지혜인 것이다.또 북나들이라는 것이 있다. 꿩이 다복솔이나 작은 포기 나무들이 띄엄띄엄 우거진 숲에 들어가 나무포기 사이를 갈지자로 피해다니며 숨을 때 다리가 짦은 매가 다리로 꿩을 따라잡기는 어렵다. 이때 매가 바닥에서 이러저리 뛰쳐오르며 꿩을 쫓아다니는 광경을 두고 붙인 이름이다. 베를 짤 때 씨실을 먹이는 북이 날실 사이를 들락거리는 모습에서 따 온 말이다.사냥매의 재주 가운데 진수는 '공중잽이'라는 것이다. 건강한 꿩이 공중 높이 떠서 창공을 횡단할 때 뒤따라 솟구쳐 오른 매가 허공에서 꿩을 잡아채 내려오는 장면인데, 이는 매사냥을 오래 한 사람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다. 공중에서 꿩을 잡아챈 매는 자기 몸보다 훨씬 무거운 꿩을 차고서 재빨리 땅에 내려앉아야 하는데 이때 고도의 착지술이 필요하다. 잘못하면 꿩과 함게 땅바닥에 곤두박질해서 동반자살하는 수도 있고, 진흙탕이나 물속에 떨어지면 해동청보라매의 후손으로서 망신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때 자존심 내세울 자격이 있는 매는 꼬리와 날개를 좍 펴고 고난도의 비행술로 자신과 덩치 큰 꿩의 몸을 잘 조종해서 물을 피해 사뿐히 내려앉는다고 한다.그렇다고 매사냥에서 꿩이 일방적으로 당한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꿩의 자존심을 무시하는 일이다. 꿩에게도 조물주가 부여한 무기가 있으니 길고 짱짱한 두 다리가 그것이다. '눈은 매 눈'이라면 '다리는 꿩 다리'라고 할 수 있다. 꿩은 사실 '날아다니는 새'라 하기 보다는 '기어다니는 들짐승'이라고 하는 것이 어울릴 때가 많다. 꿩은 몸집이 크고 날개가 짧아 나는 일이 매우 즐겁지가 않다. 나는 경우는 훤한 곳에서 매를 만나는 등 위급한 경우이고 대부분 숲을 이용해 기어서 도망간다.고 전영태 옹의 증언에 따르면, 언제인가 매우 기이한 꿩을 만났더란다. 아마 오래 살아서- 사람도 그렀듯이-경험과 삶의 지혜가 머리끝까지 차 있어 보이는 꿩이었다고 한다. 매사냥 도중에 매에 쫓겨서 땅바닥에 몰린 꿩이 등을 땅에 대고 벌렁 드러누워서 공격자세를 취하더란다. 그리고 매가 위에서 내리꽂자 튼실한 두 다리를 오그리고 있다가 탄력을 이용해 매를 걷어차 내버리는 것이었다. 뜻밖의 역공을 당한 매는 그 길로 나가 떨어져 뇌진탕으로 횡사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는 놈 위에 나는 놈...'이라고, 이때 현명한 매는 옆 밭에 가서 날개에 흙을 잔뜩 묻혀와 꿩 위에서 털털 털어서 꿩의 시야를 제압해 공격한다고 한다. 매사냥은 이처럼 사람이 자연으로 하여금 자연을 부리고 제압하게 하는 놀이이다. 사람 또한 자연이 일부이니, 자연이 멀어져 간 초현대문명의 시대에 '자연순응'의 철학으로 신나는 겨우살이를 했던 조상들의 삶이 부럽기 짝이 없다.다음 회에서는 사냥매의 훈련과 매사냥의 상세한 장면을 소개한다. /여행전문프리랜서
정읍 출신으로 '외딴방', '리진'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중견 소설가 신경숙(44)씨가 계간 문예지 '창작과비평'(창비)에 신작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연재한다. 곧 출간된 예정인 '창비' 겨울호에 실릴 첫 회분은 200자 원고지 240매 분량으로 토요일 사람들이 붐비는 지하철역에서 사라진 '엄마'를 찾아나선 한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모두 4차례에 걸쳐 연재될 예정인 이 소설은 작가가 "6년 전부터 쓰려다 미뤄 둔"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회고록이자 자전소설이다. 작가는 '연재를 시작하며'라는 글을 통해 "어머니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생각한것은 6년 전이었지만 쓰다가 멈추고, 다시 시작하고 다시 멈추고, 다시 시작하기를 몇 차례 거듭하다 급기야 접어두었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6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토록 어머니 이야기를 풀어나가기가 어려웠던 것은 내가 은연 중 나의 글쓰기를 통해 이 시대의 어머니상을 그려보려 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다 어느 날 어머니를 엄마로 고치고 나니 바로 첫 문장이 이루어졌다"고 이야기했다.
정월 보름날이면 어김없이 마을에서는 굿판이 벌어진다. 보름굿을 통해서 마을 주민들은 한 해 동안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고 화합의 기회로 삼으면서 신명나게 한 판 놀아본다. 이것이 바로 우리네 축제가 아닐까 싶다. 최근 지역마다 억지스러울 만큼 많은 축제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게 태어난 축제들이 지형이나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채 비슷비슷한 내용들을 담아내고 있는 현실에서 굿판은 마을의 기운을 그대로 담아 낸 진정한 마을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진안 백운면 중평마을에도 자연스럽게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이어져 온 '진안 중평굿'이 있다. 마을 사람들은 정월 보름날이면 '보름굿'을, 한 여름 백중날이면 '술멕이굿'을 벌인다. 이들이 펼치는 굿판은 놀 기회가 별로 없는 마을에 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서 주민들에게 높은 호응을 받아왔다. 진안 읍내에 새로 터를 잡고 큰 동네에서 판을 벌이면서 찾아가는 문화 활동 등 다양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중평굿 보존회장을 맡고 있는 이승철씨는 최근 여러가지 생각들이 많아지고 있다. 운영하는데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신명나게 제대로 소리를 내주어야 하는데 치배가 잘 모여지지 않아서 어렵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는 예산도 부족하고 인력도 없어 보존회를 꾸려나가기가 쉽지 않지만, 치배가 모이지 않는 걸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 걸 보니 그는 어쩔 수 없는 풍물패였다. 악기가 가득한 사무실과는 달리, 중평굿을 하는 단원들은 모두 전국 각지에서 생업에 종사하다가 판이 벌어지는 날이면 저마다 모여드는데 이제는 그것이 힘이 든 모양이다. 그러나 이승철씨의 마음 속에는 "제대로 된 굿판, 제대로 된 굿을 쳐 내고 싶다”는 바람을 깊이 간직돼 있었다. 또한 전통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내야 하는 굿이기에 처음 시작한 곳에서 다시 만들어내려는 마음가짐도 함께하고 있다. 이것은 전통다운 전통을 다시 세우는 것이 고유한 문화를 가지는 경쟁력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러한 중평굿은 김봉렬 선생에 의해 지켜지고 유지되다가 1992년에 보존회가 결성됐다. 이승철씨는 김봉렬 선생의 소리를 전수받았으며, 8년 전 부터 보존회장직도 직접 맡고 있다. 그는 여러가지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현재 보존회에서 하고 있는 주민들 전수와 아이들 교육 뿐만 아니라 앞으로 젊은 사람들이 이끌어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인력 양성과 전수 교육에 더 많은 힘을 쏟을 생각이다. 전통을 잇는 신명난 굿판을 만들어 내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이러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조만간 중평마을에서 신명나는 보름굿을 볼 수 있다는 기대를 해본다. /구혜경 문화전문객원기자(미술평론가)
전주에서 불과 30분 거리. 지금 진안 백운면에서는 '마을 만들기'가 한창이다. 그런 덕분인지 주민들 사이에서 '마을 만들기'는 익숙하게 전달된다. 주민들에게 살기 좋은 마을이란 경제적인 여건이 해결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십상이지만 좀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해 우선 당장의 경제적 효과보다는 긴 안목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마을의 자생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진안 백운면에서 만난 사람들. 옹기장이 이현배씨(45·진안 백운면 마을조사단장) 구자인 진안군청 마을만들기 팀장(42), 이남근 백운면 주민자치위원장(53)이 그들이다. 이들은 진안을 살기좋은 마을로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고민하고 참여하면서 열정을 모아내고 있다. 물론 백운면의 마을가꾸기는 이들의 노력만이 아니라 주민들과 자생적으로 화합을 이끌어내는 보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진안의 마을 만들기 사업은 당초 농촌지역의 소득창출을 통해 마을의 경쟁력을 만들어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자연히 관광이나 농산물의 유통 등 생업과 관련한 것을 중심으로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보니 경제 부분만을 인식하는 풍조가 만연하여 가시적인 결과에만 치중하는 현실을 만들어내었다. 그러나 군청에 마을만들기 팀이 만들어지면서 주민들의 의식 전환 교육이 이루어졌고, 그 덕분에 무형의 큰 성과를 이루고 있다. 팀장을 맡고 있는 구자인 박사는 공무원의 입장이면서 주민의 한 사람으로 그가 생각하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마을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경제 부분을 무시할 수 없지만 환경, 문화, 복지 등 종합적으로 바라보고 긴 안목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마을이 자생력을 가지고 독립된 주체로서 살아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대부분 급하게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지만 마을 가꾸기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여 과정을 설계하고 계기를 만들어 판을 만들어주고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성급히 이루려는 생각은 오히려 더 큰 실패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팀장은 그를 위해 주민의 의식이 변화될 수 있는 교육을 통해 네트워크를 만드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이현배 마을조사단장은 구팀장과는 조금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 "마을이라는 단어에서는 이미 자생적인 독자적 주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관에서 주도하여 만들어가려고 하는 방법 자체가 모순이 있라는 생각입니다.”행정적인 시각 안에서 일본과 토양이 분명 다른데 그 사례를 그대로 벤치마킹하여 이루려는 발상은 한계를 안고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그러나 마을 만들기의 의미는 분명 필요하고 동의한다면서 그 방향을 이렇게 제시했다. "마을만들기는 새로운 구성체가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화자원을 조사 하고, 면소재지의 중심 기능을 강화하여 유형과 무형의 공간을 창출해야 하지요.”우리를 바로알고 문화를 매개로 해야만 고유성과 진정성이 함께 공존하는 마을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그의 확신이다.실제로 마을 만들기와 관련한 주민 교육을 받고 있는 이남근씨는 백운면의 주민자치위원장을 맡으면서 여러 동호활동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매월마다 하는 주민 교육을 위한 워크숍을 통해서 새로운 활기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새로운 것을 발췌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어색하지만 생동감이 있어서 좋고 주민들도 서서히 마을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생각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소감이다. 마을 만들기에 대해 이들이 갖고 있는 공통된 생각은 "살기 좋은 마을의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종합적인 안목을 가지고 문화를 만들고 지키는 최소단위인 마을의 문화적인 동질감을 찾아내고 묶어서 새로운 자치규약과 구성체를 스스로 만들고 지켜가야만 한다고 이들은 강조했다./구혜경 문화전문객원기자(미술평론가)
동그라미 원음 합창단(단장 정법일)이 18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정기연주회를 갖는다.두 번째 정기공연을 마련한 동그라미 원음 합창단이 음악을 통해 사랑을 이루고 행복과 기쁨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노래로 소리전당을 찾는다.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프로그램은 성가와 가요, 민요 등으로 다양하게 마련됐다.‘연 앞에 비내리니’, ‘가 없는 중생’, ‘우리 일찍 영산회상’ 등 성가는 아름다운 공존의 세상을 노래한다. 벽을 허물고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다.찬조출연하는 국악인 김금희씨는 ‘가시버시 사랑’과 ‘배 띄어라’ 등 국악가요를 노래해 정기연주회를 알차게 만든다.또 싱송생송의 기타연주로 노래 ‘솔개’를 만날 수 있다.이외에서 ‘도나 도나’, ‘트로이카’, ‘에델바이스’, ‘푸니쿨리 쿠니쿨라’ 등 색다른 외국곡들도 선보인다.정법일 동그라미 원음 합창단 단장은 “푸르름을 한껏 자랑하던 여름이 가고 단풍이 하늘과 땅을 물들이는 가을이 왔다”며 “정성스러운 노력을 기울여 공연을 준비했다. 감사함을 영글게 하는 공연이다”고 말했다.
미술가들이 지역 미술에 대한 고민으로 뭉쳤다. 이달 초 창립한 사단법인 시대미술문화연구회가 회원전 ‘The Key-천년을 열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서양화가 홍선기씨가 회장을 맡아 이끌고 있는 시대미술문화연구회는 침체돼 가는 지역 미술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작가들이 직접 나선 것. 16일부터 22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시대미술문화연구회의 첫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서양화, 한국화,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31명 회원 중 24명이 작품을 내놓았다. 시대와 예술가, 예술가와 작품의 관계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미술가들의 창작환경을 되짚어보는 자리. 홍선기 회장은 “내실있는 미술문화를 만들기 위해 창작자원과 인적자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와 관련된 노력과 연구를 조율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술계 스스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한옥마을 거리미술제는 시대미술연구회가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한옥마을에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더하고, 미술가들과 대중들이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자리다. 홍회장은 “다양한 기획전과 공간 살리기 등으로 우리가 사는 시대, 우리가 사는 공간에 대한 고민도 풀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주영상회(회장 서효석)가 ‘우리가 만난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들’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연다.천주교 전주교구의 장애인 모임인 ‘하나회’의 회원들이 모델 됐다는데 더욱 의미가 있는 전시. 사진을 찍는데서 끝나지 않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곳으로 눈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 영상회는 1년 전부터 하나회 회원들을 찍었다. 전시회 사진은 모델들이 직접 고른 작품.영상회는 이번 전시에 하나회 회원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장애인도 문화 행사를 보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영상회 회원들은 “비록 육체는 불편하지만 마음은 아름다운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건강한 몸으로 올바르지 않은 정신을 가지고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인물 사진 뿐 아니라 자연 사진도 함께 전시한다. 신앙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서정적인 사진들이 대부분. 전주영상회 박종권씨는 “풍경 사진이든, 인물 사진이든 사진을 통해 삶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1983년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이 단체는 해마다 꾸준히 전시를 하고 있으며 사진을 팔아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사진전은 전라북도의회 청사 로비에서 만날 수 있으며 17일부터 30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2007년 전주의 가을을 클래식으로 물들일 첼리스트 송영훈. 그가 남미지방 특유의 자유와 열정을 담고 있는 브라질 음악세계를 안내한다.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제이슨 뷔유와 함께 하는 자리다. 16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자신만의 음악적 색깔로 한국을 대표하는 연주자 송영훈은 예원학교와 미국 줄리아드 음악학교를 졸업했다. 세계의 여러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면서 최고 솔리스트의 발걸음을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탱고에 자신만의 음악적인 색채를 더한 프로젝트에 도전해 ‘TANGO’ 앨범을 발매, 슬픔과 관능미를 절묘하게 엮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그가 소리전당 연지홀에서 거부할 수 없는 브라질 음악의 역동적 힘을 들려준다.제이슨 뷔유는 클래식 기타리스트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세계 정상급 연주자다. 지난 1995년에는 동남 아시아지역 미국 예술대사로 임명됐으며 스페인, 프랑스, 멕시코, 캐나다와 뉴질랜드 등 세계 전역을 그의 활동 무대로 삼고 있다. 연주뿐만 아니라,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도 헌신하고 있는 그는 현재 미국 Cleveland Institute of Music의 기타 교수로 재직 중이다.이번 공연에는 또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로 준비됐다. 문화관광부에서 추진하는 ‘문화로 모시기’ 행사에 참여해 선착순으로 고3 수험생 100명에게 무료 관람 기회가 주어진다. 수험표를 지참하고 소리전당 매표소를 찾으면 된다.
‘전주’와 ‘가을’이 어우러진 공예전이 열리고 있다.(사)나누는사람들이 주최하고 삼천문화의집이 주관한 이번 전시의 제목은 ‘세 여자의 행복한 공예’. 삼천문화의집에서 강의를 하다가 만난 인연으로 송은숙, 정미영, 유미씨가 함께 전시를 하게 되었다.수공예 강사인 송씨는 전시장 분위기에 대해 물었다. “비즈아트 하면 현대적으로만 생각하는데 다른 선생님들의 한지미술과도 잘 어울리죠?”비즈아트를 현대적으로만 생각하는 것을 이번 전시를 통해 바꾸고 싶었다는 송씨. 액세서리로만 취급되던 비즈의 작품성과 실용성을 다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정씨와 유씨는 한지민속그림을 하지만 분류하자면 엄연히 다르다. 정씨가 차이점을 설명했다. “제가 하는 건 ‘한지 그림’예요. 물감으로 그리듯이 한지로 풍경과 정물을 그리는 거죠. 유미 선생님은 ‘한지 부조’로 종이접기 하듯 입체감을 살린 작품이고요. 사람들이 헷갈려 하는데 직접 보시면 차이점을 아실 수 있을 거예요.” 유씨는 요즘 들어 비즈공예나 한지그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홍보도 잘 되고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전주시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스타일’과 맞아 떨어지는 전시잖아요. 사람들의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어요.”이준호 삼천문화의 집 관장의 말처럼 ‘자랑스러운 어머니이자, 우리 공예계의 든든한 인프라’인 세 여자의 전시는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18일까지 계속된다.
사랑은 경계를 무너뜨린다. 항일운동에 여성 스파이(막 부인)로 뛰어든 왕치아즈 역할을 하는 탕웨이. 제국주의 일본의 사냥개 이 장군을 맡은 양조위.이안 감독은 영화 ‘색(色), 계(戒)’에서 정반대의 목표를 향해 달리는 두 사람의 경계를 사랑으로 허문다. 영화 ‘색,계’의 시작은 1930년대 후반 일본 점령기의 중국을 무대로 펼쳐진다. 일본의 점령을 피해 홍콩으로 피난을 온 왕치아즈(탕웨이)는 배우를 꿈꾸며 항일연극에 주연으로 참여한다.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항일의식이 점점 굳어지면서 홍콩에 머물고 있던 이 장군(양조위)을 암살하기 위해 그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암살시도는 이 장군이 중국 본토로 떠나면서 무위로 끝나고 만다. 3년 후, 상해로 돌아온 왕치아즈는 본격적으로 항일운동에 뛰어들고 우연을 가장해 다시 이 장군을 만난다. 막 부인(탕웨이)는 섹시함과 순수함으로 이 장군을 유혹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단지 뜨거운 정사를 나눴을 뿐 이 장군은 막 부인에 대한 경계를 풀지 않는다. 이 장군의 경계를 풀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면서 서서히 사랑에 빠지기 시작하는 막 부인. 정보기관의 우두머리로 혼자만의 고독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 장군. 그들은 서로의 정체를 모르지만 공통된 강박관념, 외로움, 두려움을 통해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특히 이 장군이 경계를 풀고 다이몬드 반지를 선물할 때 막 부인의 경계도 허물어진다. 사랑을 확인한 막 부인. 암살함정에 빠져 죽음의 문턱 앞에 선 이 장군에게 ‘도망’을 말한다. 결국 죽음의 문턱은 막 부인 자신이 넘고 만다. ‘와호장룡’을 만든 이안 감독과 ‘중경상림’의 양조위가 함께 해 ‘2007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 ‘색(色), 계(戒)’. 하지만 영화 제목처럼 여배우 탕웨이를 더 조심해야 한다. 그녀의 연기가 당신의 영화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릴지 모른다.
누구에게나 고향은 필연적인 것이다. 그러나 개발이란 명분 아래 변해만 가는 고향의 모습은 현대를 사는 이들에게 아련함으로만 남아있다. 옛 이야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곳. 고향을 기억하는 한국화가들이 있다. 2002년 10년 프로젝트 ‘아름다운 전북전’을 시작해 해마다 전북지역을 그림으로 펼쳐내고 있는 동이회. 올해는 무주와 진안, 장수를 기록했다. 이들의 시선이 머문 곳은 무진장의 아름다운 풍광들. 명예회원 정승섭 원광대 명예교수와 회원 김남수 김문철 김성욱 김영곤 김종길 김중현 문재성 박양수 박종한 송익규 송지호 양기순 유기준 이왕철 이재승 이철규 이홍규 임대준 정문배 최강곤씨의 붓 끝에서 고향은 그리움으로 되살아난다. 이번 전시는 21일까지 전북도청사 갤러리에서 계속되는 전주전을 시작으로, 무주(23일∼28일 무주최북전시관)와 진안(29일∼12월 4일 진안문화체육회관), 장수(12월 7일∼13일 장수한누리전당)로 이어진다.한편, 15일 동이회가 전주전을 개막하며 연 세미나에서는 산수와 풍경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화평론가 김상철씨는 “같은 자연을 표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지만 서양은 풍경이라 부르고, 동양은 산수라 칭한다”며 “이는 대상을 바라보는 동서양의 시각이 서로 다른 것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양의 산수화는 가장 이상적인 자연 경관을 구축하기 위해 객관적인 내용들에 대한 치밀한 취사선택과 위치의 과정을 거쳐 이상향을 구현하고, 이를 화면에 옮겨 보는 이로 하여금 그림 속으로 들어가 노닐게 할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동이회의 스케치 기행은 2011년까지 차례로 진행된다. 2008년 정읍과 고창, 2009년 임실과 순창, 2010년 완주지역을 담아 2011년 종합전시를 열 예정이다.
삼국시대 이후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미술품에서 가장 흔히 만날 수 있는 무늬(문양)로 운문(雲文.구름무늬)이나 화염문(火焰文.불꽃무늬)이 있다. 어떤 미술품이건 빠지지 않는 이 무늬는 도대체 정체가 무엇일까? 미술사학자 강우방(66)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은 5년 전인 2002년, 그 자신의 주된 관심 연구분야인 불상을 연구하면서 광배(光背) 문양의 연원을 추적하다가 고구려 고분벽화에 이미 자주 나타나기 시작하는 이들 문양을 새삼 주목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후 그의 미술사 연구는 온통 이들 문양 해명에 집중됐다. 연합뉴스가 지난해 9-10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고구려 고분벽화 특별전을 개최했을 때도 그는 이들 벽화를 무수히 장식한 이런 문양을 관찰하느라 전시장에 상주하다시피 했다. 4x6배판 592쪽에 이르는 그의 신작을 '한국미술의 탄생'(솔 펴냄)이라고 명명한 까닭을 저자 스스로는 "고구려 고분벽화 무늬의 상징체계를 밝히며 그것으로 우리 미술전반에 걸쳐 새롭게 의미하는 바를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자부하기도 한다. 박물관 퇴직 이후 이화여대 초빙교수를 거쳐 지금은 서울 신촌 이화여대 후문에 그 자신의 호를 딴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을 열어 운영 중인 강 전 관장은 운문 등으로 일컫던 무늬야말로 단순히 길상(吉祥)을 나타내는 장식물이 아니라 우주에 충만한 기(氣)를 여러 가지로 형상화한 것이기에 '영기문'(靈氣文)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런 영기문의 상징 의미와 전개 과정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한국미술의 근간이 통일신라시대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고구려에 있음을 알게 되었고, 더불어 그것의 해명은 비단 한국미술의 탄생에 대한 해명에 그치지 않고 "중국미술의 탄생, 일본미술의 탄생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세계미술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기문에 대한 이런 해명을 발판으로 마침내 "인류가 탄생한 이래 이룩한 조형미술은 대부분 무늬"였으며, "우리나라 삼국시대 미술 역시 모두가 무늬였고, 불교미술의 불화 역시 모두 무늬였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고 강 전 관장은 덧붙였다. 그에 의하면 만물은 영기(靈氣)의 화신이므로 만물에서 다시 영기가 발산된다. 예컨대 용이나 봉황 또한 본질적으로 동물이 아니라 영기의 집적이므로 영기를 발산한다. 그렇기에 석가여래나 예수와 같은 성인은 광배를 통해 영기를 발산하는 모습으로 형상화되곤 하며, 금강역사상이나 사천왕상에서 자주 보이는 휘날림 또한 그들이 발산하는 영기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비단 이 뿐만 아니라 고구려 금동 삼족오 투조장식이라든가 고구려 금동보살의 보관, 백제 무령왕릉 출토 왕과 왕비의 관 장식, 백제 금동대향로, 경주 황남대총 출토 신라 금관이나 그에 장식된 곡옥(曲玉), 신라 성덕대왕 신종의 무늬, 고려 수월관음도 등등에도 영기문은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한다고 강 전 관장은 덧붙였다. 9만원.
㈔한국음악협회는 제26회 대한민국작곡상 최우수상 수상작으로 작곡가 이철구(46)의 국악관현악곡 '하나님이 주신 한국의 사계(四季)'를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우수작으로는 김대성(40)의 '합창과 국악관현악을 위한 풀', 이경미(45)의 '두 대의 가야금을 위한 구조(Construction)Ⅲ', 백성기(47)의 대금독주곡 '비무' 등이 뽑혔다. 대한민국작곡상은 매년 우수한 작품을 뽑아 음악 창작 활동을 활성화하려는 상으로, 국악과 서양음악 부문에 대해 격년제로 시상이 이뤄지며 올해는 국악 차례다. 시상식은 12월 6일 한양대 동문회관에서 열리며 최우수상 수상자에 대해서는 1천만원의 상금이, 우수상은 부문별로 300만∼500만원이 상장과 함께 수여된다.
전북 문화예술인들, "문화예산 삭감 도의원들 사퇴 촉구"
하송 시인, '2024년 한국 예인문학 문학대상' 수상
추위 녹이는 클라리넷 연주⋯신재훈 독주회
박용근 의원 제기한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법률상 '위법 사항 없음'
삭감된 예산에 뿔난 지역예술인, 반면 전북예총·전북민예총은 '무덤덤'
전주사진센터 부설 사진연구소 1983, 회원전 '새만금' 연다
정가 선율에 취하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
전북특별자치도 콘텐츠융합진흥원 입주기업 ‘아가미림’, OTT 시장 진출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사회적기업 미소능력개발센터, 방화선 선자장 홈페이지와 쇼핑몰 제작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