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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지역 문인들이 추진해 온 이병훈 시비 건립이 무산됐다.‘이병훈 시비 건립을 위한 추진위원회(위원장 이복웅)’가 이달 초 해체됐다. 지난 4월 구성된 추진위는 시비를 세울 장소를 마련하지 못해 추진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재추진 계획도 없는 상태. 당초 추진위가 계획했던 시비 부지는 군산 은파유원지 내 고은 시비 앞. 군산시에 부지 제공을 요청하고, 7월 경에는 시비 제막을 위해 문인들 중심으로 수백만원에 이르는 기금도 마련했다.그러나 이병훈 시인을 포함 전 세계 시인 20명을 선정, 지난 6월 진포시비공원을 조성한 군산시가 시비 중복과 형평성 문제 등으로 이를 거부하자 추진위 역시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위 관계자는 “비용 보다는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시비 건립이 무산됐다”며 “기금을 지원했던 이들에게 돌려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지역 문인들은 “추진위가 구성될 당시에는 진포시비공원이 조성되기 전이었다”며 “체계적인 준비 없이 원로시인을 두고 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1925년 옥구군 옥산면에서 태어난 이병훈시인은 1959년 「자유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그동안「단층」「하포길」「 어느 흉년에」 「달무리의 작인들」 등 20여권이 넘는 시집을 출간했다. 군산문인협회장 군산예총회장을 역임하는 등 군산지역 문인들의 신망이 두텁다.
사단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이사장 이영호)가 올해도 수능시험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찾아간다. 26일부터 12월 1일까지 진행되는 ‘제14회 동학농민혁명 역사교실’. 동학농민혁명은 부패한 봉건정부의 학정과 외세 침탈에 맞서 자주·평등·대동세상을 실현하고자 일어선 대규모 민중항쟁. 역사교실은 학생들에게 우리 역사를 바로 알리고, 나아가 현재적 의미에서의 계승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시간이다. 주제는 ‘우리 삶 속에 숨쉬는 갑오년의 역사’. 동학농민혁명사를 포함한 역사강좌와 판소리, 문화예술, 전통문화와 관련한 문화예술강좌로 진행된다. 26일에는 김연 전북도립국악원 교수가 ‘판소리와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전주한일고 학생들을 만나며, 27일에는 박맹수 원광대 교수가 전주영상미디어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명사상의 원류로서의 동학’을 강의한다. 28일에는 신정일 황토현문화연구소장의 ‘동학과 농민혁명에 얽힌 이야기’가 전주생명과학고에서, 29일에는 최효준 전북도립미술관장의 ‘문화·예술·전통과 우리’가 전주고에서 열린다. 12월 1일 신태인고에서는 이영호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직접 강사로 나서 ‘동학농민혁명, 그 백년에 흐른 정신’을 강의한다.
“혁명과 연극, 꿈은 결국 같은 것 아닐까요? 불합리한 현실에서, 비일상적인 상상에서 시작해서 결국은 일상으로 돌아가니까요. 꿈을 꾸고 일어나면 현실인 것 처럼 말이죠.”비록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일지라도 사람들은 꿈을 꾼다. 연극으로 혁명을 꿈꾸는 곽병창 전주세계소리축제 총감독. 소리축제가 끝나고도 계속되는 감사로 여전히 바쁜 그를 14일 소리축제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가 쓴 극본 ‘환생녹두’가 창작극회 제120회 정기공연으로 24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30일부터 12월 29일까지 창작소극장에서 공연되기 때문이다.“이미 1994년에 공연했던 작품입니다. 그 당시에는 여건이 안돼 3회 밖에 공연을 못했어요. 아쉬움이 많이 남아 다시 무대에 올렸습니다. 관객에게 자꾸 말을 걸어보고 싶은 작품이랄까요?”‘환생녹두’는 동학농민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졌던 작품. 당시 우루과이라운드(UR)가 터지면서 농민들의 아픔이 많았고, 이를 연극으로 풀어내기 위해 과거의 전봉준을 현대로 불러들였다.“결과적으로 보면 동학농민운동은 실패한 혁명입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이야기를 쓰게된 건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농민들은 아직도 생존 측면에서 관리와 외세라는 강적과 맞서고 있지 않습니까?”시간이 흐른 만큼 이곳 저곳 손을 봤다. 최근 이슈가 됐던 자유무역협정(FTA)을 배경으로 했고, 무엇보다 ‘환생’이 바탕에 깔려 있던 원작과는 달리 ‘빙의’ 현상이 전염이 된다는 독특한 발상을 넣어 극의 재미를 더했다.“극 중 무기를 털어 방송국을 점령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동학농민운동의 학살은 언로가 막히고 싸울 무기가 없었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그 한풀이를 연극에 한겁니다.”94년판은 직접 연출까지 맡았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홍석찬 창작극회 대표에게 맡겼다. 직접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자신이 그려놓은 그림 안에서 허우적거리는 것보다는 객관적인 타인의 시선을 믿고 싶었다. 그는 “내가 보지 못하는 대목까지 살펴 좋은 작품을 만들 것”이라며 후배의 안목을 믿었다. 연극 뿐만 아니라 비보잉과 랩까지 더해진 ‘환생녹두’. 모두의 혁명이자 꿈이 다시 시작된다.
이광진 교수(남, 58, 원광대학교 미술대)의 말투는 직설적이다. 익산의 예술진흥과 문화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망설이지 않고 '선배예술인 문제'라고 선뜻 꼽았다. "익산의 인구가 32만 정도 됩니다. 적으면 적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전라북도에서 이 인구가 사실 적은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도 일할 사람이 없습니다. 한정되어 있는 인적 자원중에서도 몇 사람이 계속 독식을 하기 때문입니다. 몇몇 원로들이 10년 20년씩 한 단체를 끌어안고 있습니다. 후배들을 잘 공부시켜서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면 자기 자리를 내줘야 되는데, 지금 당장 괜찮다고 자리를 꿰차고 있는 상황이지요.” 자신이 터를 잡고 있는 원광대학교에 대한 쓴소리도 주저하지 않았다. "원광대학교에는 미술대, 음악대가 있고 역사도 오래 되었습니다만, 이곳 출신들이 익산지역의 인력풀(pool)로써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저도 선생을 하고 있지만, 선생들이 잘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수들이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자신에게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으면 지역사회에 관심도 갖지 않는다고 그는 분개했다. 그러니 학제 간 인적네트워크가 될 리 없고 학생들이 지역에 남아있을 일도 없단다. 그는 또한 문화예술인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은 자치단체도 사업의 타당성만 있다면 큰 예산은 아니더라도 문화예술 쪽에 지원을 잘 해주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받아서 쓰는 예술인들이 문제가 많아요. 보조금이란 걸 받으면 다 일회성으로 써버리고 끝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교수가 지난 1997년에 선후배들의 뜻과 기금을 모아 만든 '익산 한국공예대전 전국공모전'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그 어려웠던 IMF시절에 만들어서 올해 8회에 이르게 된 이 행사는, 시상금 규모도 규모거니와 심사의 공정성 때문에 전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공예전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이 행사비의 순수한 자부담율이 50%가 넘는다는 사실이다. 전국의 어느 공모전에도 이러한 예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 자신은 그런 의미를 내세우려 하지 않았으나 익산이 공예문화로 발돋움해나가는데에는 그가 소중한 뜻을 모아 만든 '익산 한국공예대전 전국공모전'이 가장 탄탄한 기반이자, 큰 자산이다./성기석 문화전문객원기자
익산역 근처에 있는 '소극장 아르케'에 갔다. 아르케는 문화관광부의 '생활친화적 문화환경조성사업'에 선정되어 국고와 지방비의 지원을 받아 올해 완공된 소극장이다. 전체적으로 녹색을 중심으로 디자인하여 안정적이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풍겼다. 120여 석 규모의 공연장과 연습실, 분장실 전시공간 등을 갖추고 있는 연극전문 극장이다. 전주에도 이런 소극장은 없다. 이 극장을 짓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이도현(여, 39. 극단 작은소동 대표) 씨다. 원래 미술에 뜻이 있어 대학을 도예과로 진학하려 했으나 떨어지고 잠시 직장생활을 했었다. 몸이 아파서 직장생활도 금방 접고 우연히 지역극단에 들어가면서 시작한 연극생활이 벌써 20년이다. 그런데 여성은 주인공이 되어도 진짜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연극판의 보수성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내친 김에 여성도 진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극단을 만들었다. 그 극단이 지금 운영하고 있는 '작은소동'이다. 익산이라는 소도시에서 연극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한 길로만 20년이다.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남성여고 다닐 때 학교축제를 했는데, 친구들이 '신의 아그네스'를 연출했어요. 그게 너무 좋아서 서울까지 올라가 원작을 보기까지 했습니다. 몸으로 표현하는 게 저한테 맞더라고요. 연극에 발을 디딘 후, 다른 건 한 적이 없습니다. 할 수 있는 것도 이것뿐이고요.” 마흔 줄을 눈 앞에 두고 있지만 열정은 이십 대다. 20년 동안 돈 없이도 잘 해왔지만 요즘은 사람이 없어서 힘들다고 했다. "돈은 어떻게 하든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안 그래요. 원광대학교가 있지만 대부분 타지 사람이고, 몇몇 열정을 가지고 시작을 해도 힘드니까 그만 두거나, 더 좋은 여건을 가진 곳으로 떠나버리죠.” 어디나 사람이 문제다. 이 좋은 공간을 마련했어도 이곳을 쓸 사람이 없고 사람이 없으니 콘텐츠가 채워지기도 힘들다. 그래도 좋단다. 이 공간을 중심으로 몇몇이라도 다시 모여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일 모레면 '느지막한 신부'가 되는 그가 부끄럽게 웃는다. 외길로 익산의 연극판을 20년 동안 지켜온 열정은 나이와 상관없이 그녀의 아름다움을 빛낼 것이다. 이도연씨와 함께 아르테를 통해 지역문화를 풍성하게 가꾸어나갈 사람들. 김나영· 박수양씨가 그들이다. 김나영(36, 국악중심 연 대표) 씨는 남성여고와 원광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예술대학원 박사과정에 있다. 어려서부터 한국무용을 해왔는데 어쩌다보니 대학을 판소리 전공으로 들어갔다. 결국 대학원에서 다시 한국무용을 전공하게 되었고 채향순 교수를 사사했다. 2000년에 익산토박이들을 중심으로 타악하는 후배와 연극하는 후배들을 모아서 '연희단 숨'이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전용공간 하나 없었지만 나름 열심히 모여서 판을 짜고 공연도 했다. 그러나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힘들어 2002년에 해체를 하고 만다. 하지만 이런 활동은 자신에게 부족한 게 많다는 성찰을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중앙대 대학원에 진학을 했고, 2005년에 다시 '국악중심 연'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지금까지 활동 하고 있다. "타악 전공자 2명과 판소리 전공자 1명, 그리고 저 이렇게 4명만 활동하고 있지만 그래도 문예진흥기금, 복권기금 등을 지원받아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다시 느끼는 것이지만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아요. 요즘 후배들은 공연이야기를 하면 먼저 물어보는 게 출연료가 얼마냐는 거예요. 예전에는 사람이 좋아서 같이 한다는 것이 중요했었는데 요즘은 많이 바뀐 거 같아요.” 자신과 생각이 다른 후배들이 서운하긴 하지만 이런 문제는 어찌 보면 부차적인 문제다. 정말 큰 문제는 지역에 있는 국악인 선배들이 후배들 앞길을 터주기는커녕 오히려 가로막고 있는 구조다. "2005년 단체를 만들었을 때, 여러 명이 모여서 익산에서 국악학원을 크게 한 번 해보자고 의기투합을 했어요. 저를 비롯해 대부분이 원광대학교 출신들이었지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뒷이야기가 들렸어요. 몇몇 교수님들이 누구하고는 같이 일 하지 마라, 어디에는 참여하지 마라는 등 언질이 있었나 봐요. 그냥 무산되었습니다. 올해 개인발표회를 했을 때도 초대장과 팜플렛을 가지고 교수님들을 찾아갔는데 보는 둥 마는 둥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객원인력도 대부분 중앙대학교 인맥을 이용한다는 김 씨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보며 이런 문제가 어찌 그만의 문제일까 싶어서 더욱 마음이 편치 않았다.박수양(36) 씨가 준 명함에는 체육과학대학 태권도학과 외래교수라는 직함이 새겨 있다. 발레를 전공한 그가 태권도학과까지 가게 된 사연은 조금 복잡했다. 광주여고를 나와 원광대에서 발레를 전공했고 중앙대에서 무용석사를 받았다. 광주시립무용단에서 2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그런데 남편을 만나면서 인생이 바뀌게 되었다. 익산으로 시집오게 된 것이다. 익산에 와서는 무용학원을 운영했다. 하지만 순수무용만으로는 학원운영이나 활동이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서울에서 재즈댄스를 배웠고 재즈댄스를 가르쳤다. 그러던 중 태권도를 만났고 태권도와 무용을 접목해서 '태권무'를 탄생시켰다. 태권무를 가르치기 위해 태권도 단증도 땄다. 지난 10월 무주에서 있었던 '웰빙태권댄스페스티벌'에도 참여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했다. "태권도만 하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음악과 무용이 어우러지니까 훨씬 좋아하는 것 같아요. 많은 운동효과를 누릴 수도 있고요.” 마치 전도사마냥 태권무의 장점을 말하는 그도 원광대 무용학과 출신을 모아 '쉬즈'라는 공연단을 꾸렸던 일꾼이다. '쉬즈'를 통해 진행한 중고등학교 순회공연만 해도 300여 회가 넘는다. 그렇지만 자신이 운영하던 학원을 그만두면서 공간이 없어지자 활동이 뜸해졌다. 소극장 아르케를 보자 이 공간을 이용해서 다시 시작할 수 있겠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소극장 아르케가 익산 문화예술인력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참 기분 좋은 예감이다./이경진 문화전문객원기자
매사냥 훈련 어떻게 할까1. 헛간.사랑방에 가둬놓고 일주일간 굶긴다2. 팔뚝에 번갈아 앉혀가며 낯가림 없애기3. 억잇감 주며 성난 매 달래는 '줄밥주기'4. 사냥 전날 솜 먹은 매 '잡 것'만 봐도 득달5. 공격력 키운 매, 봉받이와 사냥 본격 시작
산마루에 매장(매그물)을 쳐서 받아온 매는 사냥 훈련에 들어간다. 그러나 곧바로 어떤 형식의 훈련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일단은 별 대접을 하지 않은 채(푸대접을 한다고 해야 맞다) 사람이 지나다니는 헛간이나 사랑방에 처박아둔다. 매가 쏴다니던 자연과 저절로 단절되어 사람과 익숙해 지도록 하는 것이다. 막 받아온 매는 야생성이 강해서 사람이 억지로 길들이려고 애를 써도 말을 듣지 않는다. 밥을 줘도 전혀 받아먹으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매의 심정을 거슬리게 해서 반항심만 높여놓게 된다.한 일주일 탱탱 굶으며 홀로 앉아서 사람구경만 실컷 하고 있던 매는 어느 순간부터 눈빛이 달라진다. 옆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맛있는 고기를 뜯는 장면을 보면서 침을 흘리게 되고 고집부려봤자 이로울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모양이라. 사람과 어느 정도 낯을 익히게 되어 매가 사람을 덜 무서워하게 된 것이다. 이때 매가 영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즉 같은 매과인 황조롱이나 부엉이 같은 맹금류는 아무리 오래 굵기며 사람곁에 두어도 사람과의 낯가림을 없애지 못하고 이리저리 처박고 달아나려고 반항하다가 결국 굶거나 병들어 죽게 되는데, 매는 이윽고 사람과 친해지는 지혜가 있다. 매가 부드러워졌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훈련에 들어간다. 그러나 훈련이라고 해야 별 것 아니고 여러 사람이 팔뚝에 매를 번갈아 앉혀가며 낯가림을 더욱 없애는 것이다. 그리고 매를 적당히 굶겨가며 먹을 것을 갈구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 마당에 나가 매 다리에 긴 줄을 달고(혹시나 달아나버릴 경우에 대비하여) 두 사람이 50미터의 간격으로 떨어져 마주보며 매의 맞은편에 있는 사람이 "후~ 후~...”하는 신호음과 먹이를 내보이며 매를 부른다. 그러면 매는 먹이를 쥐고 있는 사람의 팔뚝으로 날아와 앉으며 먹이를 뜯는다. 이것을 '줄밥주기'라고 한다. 즉 매의 훈련이란 매를 적당히 굶겨서 사람이 먹이를 주면서 부르면 고분고분하게 날아와 받아먹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이 훈련의 전부라는 사실은 실제로 매사냥 현장에 나가 사냥 과정에서 매가 어떻게 부려지는지를 보면 이해하게 된다.훈련이 끝난 매는 사냥 전야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아주 중요하다. 이 일에서 매사냥꾼의 자질이 드러난다. 매사냥은 '환장하도록 배가 고픈' 매가 꿩 그림자만 보아도 득달같이 날아가 덮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사냥의 성패는 사냥 전야에 얼마나 홀짝 매를 굶기느냐에 달려있다. 매를 너무 굶기면 체력이 달려 사냥을 못하고 덜 굶기면 배가 별로 고프지 않으니 게을러진다. 노련한 사냥꾼은 사냥 전날 매에게 무명솜 한 덩어리를 뭉개어 먹인다. 돌아가실만큼 배가 고픈 매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덥썩 받아 잡수시는데, 뱃속에 들어간 솜덩이는 매의 내장을 돌아다니며 남아있는 기름기란 기름기는 모두 흡수해 버린다. 이윽고 새벽 무렵이 되면 매는 욱~ 욱~ 구역질을 서너번 하고는 기름기먹은 솜뭉치를 토해낸다. 이것을 "티를 (밭아)낸다”고 한다. 티를 낸 매라야만 몸 안에 기름기가 없어서 더욱 허기가 지므로 눈에 '잡 것'만 보여도 잡아먹으려 기를 쓰게 된다.이튿날 아침 매꾼들은 사냥매를 팔뚝에 얹은 봉받이를 선두로 매사냥에 나선다. 매사냥의 총지휘관격인 사람을 봉받이, 밭섶이나 솔포기 사이에 숨은 꿩을 몰아내 주는 대여섯 명의 사람들을 '털이꾼', 높은 곳에 올라가 매와 꿩이 날아가는 방향을 파악해 봉받이와 털이꾼들에게 알려주는 사람을 '배지기'(망보는 사람)이라고 한다.매사냥에 있어서 사냥매의 역할은 물론 직접 꿩을 잡는 일이지만, 매가 꿩을 잡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매의 역할보다는 매사냥에 동원되는 사람들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사냥을 지휘하는 봉받이는 매받기, 훈련, 사냥, 사냥 품평회 등 전 과정을 총괄한다. 어렸을적부터 한 평생을 시골에 살면서 매사냥 현장을 지켜온 사람이다. 털이꾼들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 어느 골짜기 어느 풀섶에 꿩이 몇 마리 숨어 있는지, 바람부는 방향을 살펴 어느 쪽으로 꿩을 날려보내야 굶은 매(힘이 왕성하지 않은)가 꿩을 쉽게 낚아채고 사람이 금방 찾을 수 있는지를 어느 정도 미리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털이꾼들이 막대기를 두드리며 소리를 질러가다가 꿩을 날려보내면 높은 곳에서 매와 함께 기다리고 있던 봉받이가 매를 내보내며 "애기야~”하고 외친다. 매사냥이 본격 시작되었음을 널리 알리는 외침이다. 꿩을 쫓아간 매는 꿩을 잡으면 가슴털부터 뽑기 시작한다. 본능적으로 심장 등 내장을 먼저 파 먹기 위함이다. 이때 봉받이와 털이꾼들은 매로부터 꿩을 재빨리 빼앗아 내야 한다. 꿩을 잡은 현장에 너무 늦게 도달하면 배고팠던 매가 꿩을 너무 많이 뜯어먹게 되어 꿩도 버리고 그날 사냥을 망친다.매는 배가 고프다는 이유 하나로 꿩사냥을 하는 것이지 사람이 예뻐서 그 짓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배가 찬 매는 사람이 먹이를 주며 불러도 나몰라라하고 높은 나뭇가지에 앉았다가 유유히 사라져 버린다. 그러나 사람이 주는 고기맛을 잊을 수는 없는지라, 다시 배가 고파지면 인가에 들게 되는데, 이때 자칫 남의 집에 들어갔다가 '시치미떼인 매' 신세가 되는 수가 있다. 매꼬리에 다는 시치미에 하얀 거위 깃털과 매방울을 함께 다는 이유는 매에 잡힌 꿩이 퍼덕거릴 때 내는 방울소리와 하얀 깃털의 움직임을 멀리서도 쉽게 인식하여 꿩을 뜯기 시작한 매의 위치를 얼른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매로부터 꿩을 앗아내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억센 다리로 꽉 쥐고 꿩을 뜯어먹던 매가 쉽게 먹이를 놓아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두 다리를 뻗고 앉아서 꿩과 한 덩어리가 된 매를 무릎 사이에 올려놓고 미리 준비한 닭다리로 유인해 가면서 무릎 사이 아래로 꿩을 살살 빼낸다. 물론 매가 잡은 꿩고기를 몇 점은 매에게 먹여서 매의 성취감을 북돋아주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털만 뽑다 만 꿩을 금방 빼앗아내면 매가 "젠장, 맨날 잡아야 헛것이제이...”하면서 시무룩해진다. 사냥 의욕을 잃는 눈치를 보이는 것이다. 화가 난 매가 주위 나뭇가지로 날아가 앉아서 애태우게 하는 때가 있다. 이때 먹이를 보이며 "후~, 후~” 부르면 곧장 사람 팔뚝에 날아와 앉아서 먹이를 뜯는다. 훈련때 익힌 줄밥주기의 효과이다.필자가 예전 박찬유씨의 꿩사냥을 따라갔을 때 박씨는 불과 두 세 시간만에 꿩 3마리, 산토끼 2마리를 잡는 성과를 올렸다. 재주와 경험이 많은 봉받이(매사냥꾼)가 좋은 사냥매와 경험많은 털이꾼들을 만나면 이처럼 하루에도 여러 마리의 꿩과 산토끼를 잡거나 때로는 노루도 잡는다고 한다./여행전문프리랜서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소장 한기호)는 지난해 출판계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키워드로 '행복'을 꼽았다. 올해 출판계 키워드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현명한 삶의 추구'로 선정됐다. 출판마케팅연구소는 격주간 발행하는 출판 소식지 '기획회의' 제212호에 이 같은 내용의 '2007 출판계 키워드' 특집을 실었다. 한기호 소장은 21일 "지난해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던 책에서 올해는 좀 더 진화해 개인의 다양한 상황에 따라 현명한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신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 소장은 이에 따른 출판계 흐름을 여섯 유형으로 정리했다. 첫째,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에만 집중하라는 메시지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한 자기계발서 '시크릿'처럼 독자에게 다가가는 한마디를 던져줘 "경쟁의 공포에서 헤어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정서적 위안을 준" 책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이기는 습관',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 등의 자기계발서가 보여주듯이 "내 인생의 바이블이 될만한 사항을 알려주면서 누구라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매뉴얼"을 담은 책들이다.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의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 처럼 독특한 경영철학을 담은 자전적 이야기도 많았고 '소통', '겸손' 처럼 "인간의 마음 한 구석을 확대해 보여주는 한 단어 책 제목"이 유행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혔다. 올해는 젊은 여성 대상의 자기계발서가 홍수처럼 쏟아졌다. '여자생활백서' 등의 성공 이후 '솔직한 여자가 사랑도 강하다',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등으로 좀 더 자장을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 특징은 '블로그형 에세이'가 다수 출간됐다는 점이다. '두나's 도쿄 놀이', '카페 도쿄' 등은 "개인의 일상을 노출해 개인의 사생활을 엿보는 듯한 즐거움과 자기 중심의 여행을 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줬다. 한 소장은 "인문서 시장에서는 종교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만들어진 신'이 6만부, '생각의 탄생'이 4만부 팔려 화제가 됐고, 국내 소설 중에서는 황석영 김훈 박완서 등 중견작가의 신작과 팩션이 줄을 이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고 덧붙였다.
제4회 군산세계철새축제가 21일 ‘자유와 꿈을 향한 비상, 가족과 함께 떠나는 철새여행’이라는 주제로 철새조망대와 금강호 일원에서 막이 올랐다. 이날 오전 개막식에는 문동신 군산시장과 양용호 군산시의회의장, 전희재 행정부지사, 자매결연지인 김천시 박보생 시장, 김정기 익산시의회의장, 김성만 조류보호협회장, 찰스큐브라운 미8군 전투비행단장, 호주 환경단체관계자,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행사는 오는 25일까지 철새와 만남, 체험의 장, 이해의 장 등 3개 부문으로 나뉘어 펼쳐진다.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은 겨울철 진객인 가창오리와 큰고니,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 흰죽지 등 60여만마리의 화려한 군무를 볼 수 있고 탐조투어 및 생태체험, 철새영화, 미술공연, 비보이 댄스, 학술세미나 등의 부대행사도 즐길 수 있다. 축제기간 중 각종 행사장의 입장료는 무료다.
조선 세종이 재위 16년(1434)에 장영실(蔣英實) 등에게 명해 제작한 첨단 시계의 일종인 보루각(報漏閣) 자격루(自擊漏)를 복원하는 사업이 완료됐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소재구)은 21일 오전 박물관에서 남문현 교수가 이끄는 건국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완성한 자격루 복원품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식에 참석한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자격루는 세종시대 우리 과학정신과 과학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 시대의 재료와 기술로 이렇게까지 정확한 시보장치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말했다. 복원된 자격루는 세종실록 보루각기(報漏閣記)에 기록된 장영실 작(作) 자격루를 모델로 삼았다. 세종 때 장영실이 제작한 자격루는 임진왜란 때 소실됐으며, 현재 덕수궁에 남아있는 자격루의 일부분(국보 제229호)은 중종31년(1536년) 창경궁에 설치됐다 옮겨진 것이다. 중종31년 창경궁에 설치된 자격루는 1865년 경복궁 중건 이후 경복궁으로 옮겨졌으며 1895년까지 표준시계로 사용됐다. 그러나 한일합방 이후 1911-1912년께 일본학자들에 의해 창경궁으로 이전됐으며 1938년에는 다시 덕수궁으로 옮겨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남 교수팀은 2004년부터 11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중종31년 설치한 자격루의 실측작업을 실시하고 국내외 관련 문헌 조사 및 고증작업, 3차에 걸친 세미나 개최 성과 등을 토대로 복원품을 제작했다. 복원 자격루는 물을 저장하고 흘려보내는 3개의 대.중.소 파수호(播水壺)와 물을 받아 수위를 조절하는 수수호(受水壺), 12시(十二時)마다 종을 울리는 장치인 시기(時機), 1경(一更. 오후 7시 무렵) 이후 5경(五更. 오전 3시 무렵)까지 북과 징을 울리도록 하는 장치인 경점시보기구 등으로 이뤄졌다. 일렬로 놓인 3개의 파수호를 통과한 물이 수수호에 모이면 수수호의 수위가 올라가게 된다. 수수호에는 잣대가 띄워져 있는데 수위가 일정 정도 이상으로 상승하면 방목(方木)을 건드리게 되고, 방목 내에 설치한 구슬이 낙하하면서 자격루의 종이 울리는 원리가 적용됐다. 반면 현재 덕수궁에 남아있는 국보 제229호 자격루는 대.중.소 3개의 파수호 가운데 중.소 파수호를 나란히 놓는 2단 방식으로 설치돼 있는데 이는 일본인 학자들이 1911-1912년 사이 자격루를 이전하면서 저지른 오류로 드러났다. 자격루 제작에 대해 세종실록에는 "시각을 알리는 사람이 잘못 알리게 되면 중벌을 면치 못함을 염려하여 (세종이) 장영실에게 명해 시각을 알리는 일을 맡길 시보(時報) 인형을 나무로 만들었으니, 이에 시각을 스스로 알림으로써 사람의 힘이 들지 않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자격루 복원품은 국립고궁박물관이 전면 개관하는 28일 이후 관람이 가능하다.
박영숙 여성재단 이사장,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 안혜경 여성문화예술기획 대표 등 진보 여성계 인사 20명은 21일 "개혁세력의 연합만이 국민의 뜻에 따르는 길"이라며 개혁 진영의 대선 후보 단일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지난 10년 간 민주개혁 세력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민주개혁 세력과 미래창조 세력이 힘을 모아 연합해야 한다"면서 "민주개혁 세력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반성할 것은 하고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단일화는 제3지대의 중립적인 인사들로 구성된 기구에 의해 공개 토론과 모바일 투표 등 유권자 중심의 새로운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성명에는 박옥희 21세기 여성포럼 대표, 이혜경 서울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 이효제 전 이화여대 교수, 전순옥 참여성노동복지터 대표, 정영애 서울사이버대 부총장, 홍혜란 환경재단 사무처장, 한의사 이유명호, 화가 윤석남 등이 참여했다.
한.중 양국을 대표하는 명작가들의 도자작품이 한 자리에 선보인다. 중국 상하이시 창의(創意)산업협회와 창닝(長寧)구 인민정부는 22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상하이 창닝도서관에서 '한.중 도자 명작가 교류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작품전에는 천한봉, 김정옥, 이학천, 박종훈 등 한국의 대표작가와 중국에서 세계적인 도자특구인 징더전, 이싱(宜興) 등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아름다움을 뽐낸다. 창의산업협회 관계자는 도자가 역사문화의 한 형태로 그 나라 민족의 습관을 체현하고 있어 문화교류의 중요한 매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중 두나라가 도자 영역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전승돼왔으며 이번 명작가 교류전시회가 양국 도자 부문의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읍 문화를 고민하는 샘터문화집강소가 국회 경관법 통과에 맞춰 정읍의 도시 디자인 방향을 논의한다. 22일 오후 7시 정읍문화원에서 열리는 샘터포럼. ‘정읍을 디자인하자’를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서는 경관법에 따른 정읍시 조례 제정, 경관기본계획 수립 및 경관조성위원회 구성 등 정읍의 대응방안을 모색한다. 발제는 김경인 (주)브이아이랜드 대표가, 토론은 이용환 샘터문화집강소 운영위원이 맡는다.
전북도립국악원 예술단 무용단이 ‘목요국악예술무대’를 펼친다. 22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전통무용과 민속무용을 토대로 재창조와 현대화 과정을 거친 창작무용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들려준다.특히 이번 공연은 타악의 역동성이 중심이다. 대고와 모듬북, 좌고 등 타악기를 중심으로 신명난 리듬을 전달하는 ‘태동’을 시작으로 네 명의 연주자 모두 장고를 연주하는 ‘삼도설장고’가 선보인다. 치맛자락으로 날렵하게 허리를 감싸 매고 장고를 들고 추는 ‘장고춤’과 문정근 무용단장의 ‘시나위춤’, 농악놀이를 바탕으로 각색한 ‘소고춤’, 북을 매고 두 손에 북가락을 나눠 들고 추는 ‘진도북춤’, 북을 치는 고도의 기술과 춤사위로 역동적이고 다이내믹한 ‘삼고무’ 등이 이어진다.
한옥마을 주민들이 ‘한옥마을 주민 해설사’로 등장한다.한옥마을보존협의회가 주최하고 전주전통문화도시조성위원회가 주관하는 ‘한옥마을 주민 해설사 인력양성 아카데미’가 23일부터 12월 22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문화정보 114(옛 교동 동사무소)에서 진행된다. 이번 아카데미는 한옥마을 주민을 비롯해 지역민들이 문화 수혜자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공급자로서 위치를 정립하기 위한 프로그램. 지역 주민들의 자긍심을 바탕으로 전통문화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열어주는 계기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아카데미는 강연과 그룹 세미나, 현장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운영된다. 23일 ‘전주의 역사·문화적 자원’과 ‘한옥마을 역사문화공간’을 테마로 한 답사를 시작으로,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화 정책’ ‘한 브랜드화 지원전략’ ‘문화공간의 역할 및 프로그래밍’ ‘공간과 문학’ ‘축제와 시민의 삶’ 등에 대한 깊이있는 강의가 이뤄진다. 이번 아카데미는 한옥마을 주민과 문화공간 실무자를 중심으로 전통문화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수강료는 무료. 문의 011-9646-7094, 016-9875-3211
전주문화재단이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문화동반자 사업 진행과정을 발표했다. 문화동반자 사업은 '아시아 명인·명장 네트워크 구축' 과 '아시아 젊은 영화감독 초청연수' 프로그램. 전주문화재단이 5월부터 진행해 온 사업이다. 이 날 간담회에서는 초청 연수에 참여하고 있는 폭 보락 감독(캄보아)의 다큐멘터리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폭 보락 감독의 작품은 '아시아 명인·명창 네트워크 구축'에 참여중인 이먀 뚜 자윈(미얀마)와 삭차이 디썹(태국)의 6개월간 전주 생활을 담은 것. 2007 전주세계소리축제 홍보부스운영, 제3회 도화지 전통가마축제 워크숍, 1:1 전통공예 특별 강좌 등과 같은 다양한 활동이 담겨 있다. 폭 보락은 "모든 일상을 짧은 시간 안에 담을 수 없었지만 이런 기회를 갖게 해 준 분들에게 감사한다”며 또박또박 한국어로 소감을 밝혔다.영화 만드는데 캄보디아와 한국에서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다른 것들은 모두 비슷하지만 '예산'의 차이가 크다”며 “한국의 영화제작 환경에 부러움을 나타냈다. 캄보디아에 돌아가 한국적인 작품을 만들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캄보디아 사람들이 한국 영화에 관심이 없어 힘들 것 같다"며 "돌아가면 캄보디아 문화에 대해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아시아 젊은 영화감독 초청 연수'에는 5개의 시나리오가 공모에 참여했으며 이 중 2개 작품이 선정돼 촬영한다. 선정된 영화에는 다섯 명의 감독이 모두 참여할 계획. 완성된 영화는 3월 중순 감독들이 귀국하기 앞서 2월 상영을 계획하고 있다. 이 날 영화에 출연했던 이먀 뚜 자윈과 삭차이 디썹은 전주에서 생활하면서 만든 미술 작품을 명인들의 예술품과 함께 2월 중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하얀 분칠을 한 얼굴, 질끈 묶은 뒷머리. 마임배우 얼굴에서 슬픔이 묻어난다. 말 없는 언어인 ‘마임’은 몸짓으로 인간의 만감을 표현한다.마임배우 최경식씨가 지난 2003년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찾았던 마르셀 마르소의 포스터가 담긴 액자를 들고 눈물이 밴 얼굴로 서있다. 소리전당을 찾은 당시 마지막 내한 공연이 될 거라던 마스셀 마르소는 약속처럼 올 9월에 세상을 떠났다.한국소리문화의전당 문화MVP로 선정된 마임배우 최(42)씨가 마르셀 마르소 추모 공연을 마련했다. 24, 25일 양일 오후 2시 소리전당 명인홀. 이번 공연의 추모대상인 세계적인 마임배우 마르셀 마르소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마임의 개혁자로 불리는 에티엔 드크루에게 마임을 배웠다. 자신의 마스코트인 하얀 얼굴과 빨간 입술은 찰스 디킨스의 책에 등장하는 ‘핍’에서 영감을 얻었다. 프랑스와 미국 투어를 거쳐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해 구소련, 폴란드 등 동구권 무언극에 큰 영향을 미쳤다.그를 추모하기 위해 최씨가 마련한 프로그램은 ‘가면만드는사람’, ‘다윗과 골리앗’, ‘천지창조’, ‘인생’, ‘사자조련사’, ‘재판관’, ‘외출준비’. 최씨는 “세계적인 마임배우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한 공연이기 때문에 뜻 깊게 생각한다”며 “추모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손색없는 공연을 마련한 만큼 많이 찾아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최경식씨는 지난 1986년 극단 ‘황토’에 입단해 연국배우의 길을 걸으며 전주시립극단 상임배우와 단무장을 거쳤다. 전국연극제 기획실장,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공연기획과장을 역임했다. 1996년부터 ‘달란트연극마을’을 창단, 10여년동안 마임을 통해 국내외 사회봉사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현재 전주MBC라디오 ‘윤승희, 최경식의 여성시대’ 진행을 맡고 있다.
“새만금 관련해서 충만한 기운을 예감합니다. 우리 땅의 문화예술도 그 기운을 타고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새만금 특별법 연내 제정 가능성이 높아진 지금, 전북문인협회(회장 진동규)가 24일 새만금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문학제를 연다. 진동규 회장은 “전북도 최대 숙원인 새만금사업의 현장에서 우리의 마음을 한 데 모아 새만금을 주제로 한 문학제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만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사람들은 숙원사업이 다 이뤄진 것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죠.”진회장은 “새만금의 완성은 전북도민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문학제도 ‘새만금의 완성은 오백년을 넘어서 이룩된 벽골제의 환생’ ‘도민의 정서가 새만금의 춤사위로 넘실거린다’ 등 두 개의 큰 틀을 가지고 진행된다. 문학제에는 전북문인협회 회원들을 비롯해 외지에서 온 문인들까지 120여명이 참여할 예정. 24일 오전 9시 전주역에서 출발, 군산역에서 내려 유람선에 오른다. 새만금 바다 위에서 선상세미나를 열 예정. 송화섭 전주대 교수가 ‘심청전과 해양문화에 대하여’를 주제로 발표한다. 진회장은 “앞으로 해양문화권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문인과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선상세미나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그는 “같이 글쓰는 사람들끼리도 남남이 되어가고 있다”며 “문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현실적인 문제부터 담론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각가 황순례 전주대 교수(61). 그는 요즘 작품보다도 힘든 작업을 하나 끝냈다. 모교인 군산여자고등학교에 신사임당상을 새로 세운 것. 군산여고 40회 졸업생인 그는 “교훈적 의미로 만들어 놓은 동상 만큼은 제대로 만들어져야 하지 않겠냐”며 반문했다. “작년 이맘때 쯤 모교를 찾았는데, 전공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신사임당상이 눈에 걸리더군요. 무조건 헐어버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 자리를 채워줘야죠.”시멘트에 페인트 칠을 해서 세워놓은 신사임당 동상. 인자해야 할 신사임당 얼굴은 동상 안에 들어있는 철재 녹물이 흘러내려 흉칙하기까지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한동안 가슴 한 쪽이 묵직했다는 그는 결국 신사임당 동상 건립을 떠안게 됐다“학교에 동상을 왜 세웁니까. 학생들 본받으라고 세우죠. 그런데 엉망으로 만들어 놓으면 쓰겠습니까. 학교마다 위인들을 동상으로 많이 세워놓는 데 표준영정에 가깝게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릉 오죽헌까지 찾아가 신사임당 표준영정을 사진으로 찍어온 황교수. 이를 토대로 청동주물로 신사임당 동상을 완성했다. “조소로 표준영정을 닮게 만드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는 황교수는 주물공장까지 부지런히 쫓아다녔다. 신사임당 상만 2m35cm, 받침대도 2m10cm에 이른다.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황대욱 군산여고 교장은 “여성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시대, 글 읽는 신사임당 모습은 학생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며 “선배님이 기증하셨다는 걸 알고 학생들이 더욱 좋아한다”고 말했다. 군산여고는 해마다 열리는 ‘제55회 향파 축제’ 기간에 맞춰 27일 오전 11시 동상 개막식을 할 예정이다. 황교수는 “옛날과 달리 학교에 동상을 세우는 경우가 많지 않은 걸로 알고 있지만, 위인들만이라도 표준영정과 비슷하게 만들자”고 힘주어 말했다. 동물 동상은 미술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재밌는 제안도 더했다.
올해 농림부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장수군 계북면 농소리 연동마을(이장 이상섭)이 23일 주민 주도의 자발적행사인 ‘제1회 장수 솔숲마을축제’를 개최한다. 솔숲마을 마을축제준비위원회(위원장 박남기)가 주최하고 장수군과 계북면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주민화합과 마을 홍보를 위한 행사로 기획됐다.이날 행사는 오후 1시부터 놀이·체험마당, 먹거리마당, 공연마당이 펼쳐지며 놀이·체험마당에서는 20여 가지의 민속놀이를 비롯해 고구마 구워먹기, 다듬이 소리내기 등 다양한 체험거리가 준비돼 있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유익한 전통놀이 등이 다양하게 진행돼 인근 학교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공연마당에서는 이 지역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인형극, 스포츠댄스, 사물난타 등을 공연하고, 지역 어른들의 옛날 패션쇼 등 다양한 장기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이 축제는 농업경영컨설팅 전문 (주)오르빌(대표 황의동)이 기획하고, 놀이와 축제로 지역공동체를 복원하고 있는 (사)아자학교(대표 고갑준)에서 진행을 맡았다. 장수군 계북면 농소리 연동마을은 60여 가구 160여 명이 살고 있는 농촌마을로 올해 농림부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북 문화예술인들, "문화예산 삭감 도의원들 사퇴 촉구"
하송 시인, '2024년 한국 예인문학 문학대상' 수상
추위 녹이는 클라리넷 연주⋯신재훈 독주회
박용근 의원 제기한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법률상 '위법 사항 없음'
삭감된 예산에 뿔난 지역예술인, 반면 전북예총·전북민예총은 '무덤덤'
전주사진센터 부설 사진연구소 1983, 회원전 '새만금' 연다
정가 선율에 취하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
전북특별자치도 콘텐츠융합진흥원 입주기업 ‘아가미림’, OTT 시장 진출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사회적기업 미소능력개발센터, 방화선 선자장 홈페이지와 쇼핑몰 제작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