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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유발자들(감독 원신연·주연 한석규 이문식 오달수·코미디)외진 시골길을 지나다 낯선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제법 완력에 자신있는 사람이라도 움찔하게 마련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구타유발자들’은 인적이 드문 산골에서 단편영화 촬영도중 마주쳤던 토박이들로 인해 섬뜩함을 느꼈던 감독의 실제경험에서 비롯됐다. 카사노바 성악가인 대학교수가 최신형 벤츠에 제자를 태우고 호젓한 교외로 드라이브를 간다. 인적드문 강가에 차를 세운 카사노바. 제자를 범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심상치않은 분위기의 비호감 사내들과 맞닥뜨리면서 불행은 시작된다. 정신이 들어왔다 나갔다는 반복하는 새사냥꾼, 동네 양아치, 어느새 살벌한 가해자로 돌변하는 순진한 총각 등이 피와 살이 튀는 폭력을 보여준다.온통 핏빛으로 물드는 화면을 지켜보기가 고역스럽다. 말랑말랑한 요즘 영화들에 비하면 얄궂고 불편하다. 하지만 단 8명의 배우가 하룻동안 벌이는 폭력의 악순환을 통해 관객들은 ‘폭력과 그 폭력의 길들여지는 인간’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갖게 된다. 원초적 본능에서 비롯된 핏빛 기호들을 추리다 보면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음란서생’에 이어 다시 뭉친 한석규·오달수를 비롯해 이문식, 정경호 등이 ‘코믹잔혹극’을 완성한다. 특히 순박함으로 일관하다 갑자기 악마성을 드러내는 이문식, 산발한 머리에 군용 깔깔이를 입은 오달수의 엽기미소가 제격이다. 18세 이상 관람가.△모노폴리(감독 이항배·주연 양동근 김성수 윤지민·스릴러)반전에 승부수를 띄운 영화가 관객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전략은 정교함과 치밀한 캐릭터다. 관객의 뒤통수를 치기 위한 복선이 얼마나 밀도있고 촘촘하게 배치되느냐가 관건이다.그런 점에서 ‘모노폴리’는 아쉬운 게 많다. 여러모로 ‘범죄의 재구성’(2004년)이나 ‘유주얼 서스펙트’(1995년)의 성공전략을 벤치마킹했지만 결국은 ‘먹잘 것 없는 소문난 잔치’로 끝났다.소재와 시도는 참신하다. 소심남인 은행전산망 보안담당자 경호(양동근)가 악마적 카리스마로 무장한 재미교포 존(김성수)의 사주를 받고 은행전산망을 해킹한다. 범죄는 성공하지만 존은 미국으로 사라지고 경호는 정보원에 체포된다. “청진기 대면 진단이 나온다”는 유행어를 남겼던 ‘범죄의 재구성’이 범죄의 정교한 준비과정을 반전의 뇌관으로 삼은 반면, ‘모노폴리’는 과정은 생략한 채 결과만 들이밀려다 좌초한 느낌이다. 다만 메텔인형을 들고 곱게 빚은 머리로 ‘키덜트’의 진수를 보여준 양동근의 연기를 보는 재미만큼은 남다르다. 15세 이상 관람가.
작년, 청두에 도착했을 때 이 도시는 자주 오게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었지요. 이상하게 고향에 온 듯, 마음이 편안했었습니다. 일 년 후, 다시 찾은 청두 역시 그 때 그 느낌 그대로 입니다. 다른 분들도 그렇게 느끼실지 모르겠지만 전 청두가 깨끗하고 푸근해서 아주 맘에 듭니다.당연히 신남먼 버스 터미널 옆 교통 반점을 찾아갔지요. 올해에는 교통반점의 도미토리 요금이 10위안 더 오르고 아침식사도 무료가 아닙니다. 대신 호텔 내부 시설이 더 밝고 깨끗하게 단장되었습니다. 미흡하던 화장실과 샤워 실도 아주 좋아졌습니다. 이 정도면 값이 올라도 칭찬해줄 만합니다.참 신기한 일은... 로비에서 체크인을 할 때 직원이 예사롭지 않은 인사를 합니다. “나 아니?” “알지요... 작년에 왔었잖아요.” “헉! 그걸 기억한단 말야?” (내가 그렇게 특이한 행동을 하는 놈인가?) 아무튼... 이 아가씨 이름은 유정. 한국인에게 특별히 더 친절합니다. 이유는 지금 한국말을 배우고 있거든요. (책을 놓고 독학을 하는데 우리말을 꽤 잘하는 편입니다.) 다음날 유정이 특별하게 제작된 청두 지도와 팬더 사진 한 장을 줬습니다. "아저씨 팬더에 관심 있는 것 같던데 이 사진 특별한 거예요. 방콕 주제 BBC기자에게 선물로 받은 겁니다. 그리고 이 지도 아주 예쁘죠?“ "고맙다. 유정아 근데 난 줄게 없어 어쩌냐?" "괜찮아요 아저씨 내년에도 청두에 놀러 오세요." "그래 기약 할 수 없지만 한국가면 너 사진부터 부쳐 줄게" "참~ 이 열쇠... 상황이 여차 저차한데 통화료 줄 테니 송판에 전화 좀 해줄래? 바로 부쳐준다고..." "아저씨 주인하고 통화했는데 복사한 열쇠가 많다고 기념품으로 가지시래요." 허허... 5위안에 통화료까지 내고 자물통 없는 열쇠하나 산 샘이군요. 아무튼, 유정처럼 기억력 좋고 싹싹한 직원들만 뽑아서 사업을 하면 사세 확장은 일도 아닐 겁니다. 교통반점 앞에 특이하게 태국음식점이 있습니다. 값이 만만치 않은데 한번 맛보기로 했죠.^^ 전체적으로 단 것이 조금 흠이긴 해도 깔끔하고 정갈해서 좋았습니다. 저녁을 먹고, 운하를 따라 슬슬 나섰습니다. 청두의 야경 역시 중국답게 현란합니다.다음날 아침, 비가 와서 팬더를 보러 갈 일정을 포기하고, 오전 시간을 노닥거리다 함께 묶은 일본아이들과 어제 보아 둔 그럴듯한 전통 거리로 나왔습니다. 빗속을 뚫고 찾아간 집은 북경 오리요리 (뻬이징 카오야)를 하는 집이었습니다. (왜 이러지? 청두까지 와서 에서 태국요리, 북경요리...) 워낙 유명한 음식이라 기대를 좀 했는데 생각 보다 느끼하여 제 입맛엔 별로...그냥 먹을 만 했습니다. 뻬이징 카오야는 여러 명이 가서 한 마리 시켜 질리지 않을 만큼 맛을 보고 다른 요리로 배를 불리면 괜찮을 듯합니다. 오후엔 새로 짓는 높은 탑이 보여서 거기 까지 슬슬 걸어가며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사람 사는 모습들을 보며 보냈습니다.중국 장거리 노선의 열차 표 중 경와(硬臥 : 잉워-6인 침대)는 인기가 좋아 당일 표를 사기 어렵습니다. 저녁 7시 42분 출발 시안행 열차 잉워표를 30위안 더 주고 교통반점에 있는 여행사에서 전날 예매를 해두었습니다. 6시 20분... 차 시간을 넉넉히 남겨 두고 교통반점을 나왔습니다. 유정이 알려 준대로 버스 노선을 두 번 확인하여 묻고 물어 탄 버스가 이상한 곳으로 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가씨 지금 이 버스 청두역으로 가는 것 아닙니까?" "아니요 반대로 가는 중인데요" 옴마나... 20분을 왔으니 돌아가자면 한 시간도 더 걸릴 것 가토~. 후다닥 차에서 내려 반대편에서 오는 버스를 타고 7시 20분이 다 되어 청두역 앞 도착. 웬 역이 이리도 크냐... 그래도 저녁은 먹어야지. 눈앞에 보이는 가게에 들어가 과일사고, 물 사고 컵라면 하나에 빵까지... 정신없이 뛰어 열차에 오르자마자 1분도 어김없는 7시 42분, 정확히 출발했습니다. 에고 정신없다.그렇게 뛰는 와중에 바닥에 떨어진 1위안짜리 지폐를 발견하고 주어 왔습니다. 웬 횡재? 중국에선 액땜은 한다고 길바닥에 작은 액수의 지폐나 동전을 버리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군요. 그걸 줍는 사람에게 액이 옮아간다는... 정말 그럴까요? 그럼 난 머가 잘못되는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북경에서도 1위안 또 주웠는데... 그렇거나말거나 많이 만 버려두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청두에서 저녁에 출발한 서안행 특쾌열차는 16시간을 달려 다음날 정오에 서안에 도착합니다. 사천성의 아름다운 풍광은 어두워서 못보고 다음날 차창 밖 풍경은 흔히 보는 지루한 풍경의 연속이었죠. 밤이 깊어 6인 침대 칸 불이 꺼지는데 잠이 오지 않아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맥주라도 한잔 마시고 잠자리에 들면 나을 것 같아서...지금까지 열차에서와는 달리 식당 칸 분위기가 조금 이상했습니다. 맥주를 안 판대요. 저 앞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 사람은 먼대? (10시가 넘으면 문을 닫나 봅니다.) 심통이 나서 돌아 나오려는데 앞에 앉은 젊은이가 부릅니다. 남은 맥주를 같이 한잔 하자고... 어디서 왔냐? 머 하는 사람이냐? 어디를 가냐? 첫 만남에서 늘 받는 취조를 받으면서 맥주잔을 기울이자니 식당 종업원의 눈치가 보여 일어서려 해도 상관없다며 자꾸만 맥주를 시키는데 자정이 훨씬 넘도록 10병 이상 얻어 마셨나 봅니다. 먼 빽이 이리 좋은가 하고 직업을 물어보니 변호사... 흐흐. 중국에서도 이런 직업은 배경이 막강한가 봅니다. 그런데 이 친구 생긴 것이 좀 빈(?)하게 보이고 영어가 너무 안 되어 변호사라는 직업이 의심스러울 정도였습니다.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되겠지만...) 돌아갈 때 란워 칸으로 가는 걸 보니 돈이 좀 있긴 있나 봐요.^^다음날... 이 친구의 일등칸에서 낮 시간을 보내고 서안에 도착하여 북경행 표를 예매하고, 샹떼빈관 (상덕빈관)까지 함께 온 후, 얻어먹은 술이 미안하여 점심을 산 다음 보내주었습니다. 저녁 때 친구들과 노래방 가자고 하는데 또 한 번 신세를 지기 싫어 전화는 하지 않았습니다. /김흥수(배낭여행가)
5.31지방선거에서 도내 문화예술계는 큰 성과를 얻었다. 31개 문화예술단체가 공동으로 개발, 제안한 문화예술정책이 후보자들에 의해 공약으로 채택됐다. 따라서 문화예술계에서 제안한 정책내용을 살펴보면 앞으로 전북도 문화예술정책이 어떻게 펼쳐질지 가늠할 수 있다. 이미 전북도에서는 문화예술정책 공약개발위원회에서 제안한 정책내용을 검토하고, 이를 정책화 하는 방안을 고심중이다. 도 관계자는 “상당 내용이 문화계와 행정에서 공감하는 필요사업이고, 입법예정인 지역문화진흥법에서 규정하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어 전북도 문화정책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산이나 인사권과 관련한 내용은 단체장의 의지에 전적으로 달려있지만 당선자가 문화예술계와 약속한 만큼 공약내용이 지켜질 것으로 기대된다.문화예술계에서 제안한 문화예술정책은 생활문화기반조성과 문화행정의 민주화, 문화복지 확대가 골자다. 도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와 순수예술 진흥을 위한 예산증액, 지역문화예술위원회 설립과 문화분야에 전문가 임용 등을 요구하는 문화정책수립 및 인력운용의 전문성강화, 전통문화육성사업의 광역화와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의 체계화 등 전북지역만의 문화정책 특화 등이 중심내용이다.△예산민선4기 단체장 임기내 전북도민의 1인당 문화예산은 15000원 수준으로 증액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예술정책 공약개발위원회가 제안한 전북도 문화예산은 6%수준, 문화순수예산으로 따지자면 3%, 이를 도민수로 나누면 1인당 문화예산이 15000원에 달한다. (2004년 현재 전북도 문화예산은 4.6%, 순수문화예산은 0.5%, 1인당문화예산은 4393원이다.)상대적 문화소외지역을 특화하는 지역문화전략도 수립될 것이다. 14개 시군을 문화적 특성에 따라 문화권역화하는 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시군지역에 문화기반시설도 대폭 확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약한 문화정책에는 문화기반시설에 대한 최소기준마련과 1군1문화의집 확충, 그리고 이들 시설에 대한 재정과 인력지원 등의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순수기초예술 진흥을 위한 제도적장치도 마련된다. 순수예술현황 실태조사 등을 토대로 중장기 진흥계획이 수립될 것이며, 이와관련해 문예진흥기금의 효율적 운용 등에 대한 전면 진단이 이뤄질 것이다. △문화정책 및 인력입법 예정인 지역문화진흥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지역문화예술위원회도 설립된다. 이미 전북도에서는 시범적으로 설립된 광주시에 벤치마킹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예술위원회는 도 문화예술진흥과 관련한 각종 사업수립과 문화예산 및 기금의 운용, 공공문화시설 위탁 등을 하는 민간전문기구의 성격을 띠게 될 것이다.문화관련분야의 인사도 전문성을 띠게 될 것이다. 공약개발위원회에서는 문화예술정책의 전문성과 지속성 유지를 위해 문화행정분야에 민간전문가 임용과 문화직제도입 등을 제안했다. 단체장의 의지에 달린 사안인 만큼 문화예술계에 대한 당선자의 약속이 지켜지리라고 기대한다.지역주민들의 문화향유권 보장을 위한 공공문화기반과 프로그램에 대한 전면 진단과 통합지원체계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협약 내용에는 문화기반시설의 확충과 문화프로그램의 조정, 전문인력의 효율적인 배치,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제도의 체계화 등도 담겨져있다.△특성화 사업전주시를 허브로 한 전통문화정책이 전북도 차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예술정책 협약에는 전북을 전통문화 거점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시군 지역별 전통문화를 보존·육성하고 전북의 전통문화자산으로 가꾸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을 위한 중·장기 계획수립과 국책사업개발을 위한 민·관·학 협력체계 마련, 동학농민혁명문화권 설정 등도 민선 4기 단체장이 해야할 문화예술정책으로 꼽혔다. 또한 지역정체성 수립작업의 일환으로 전북학의 정립도 필요하다고 제안했으며, 당선자도 이에 공감했다.
교보문고(대표 권경현)가 안도현 시인과 함께 ‘2006 작가와 함께하는 문학기차 여행’을 떠난다. 17일 부안을 찾아가는 문학기차 여행은 ‘하늘과 땅, 사람의 시를 찾아서…’를 주제로 변산반도 채석강과 모항, 호랑가시나무 군락지, 전봉준 장군 유적지 등을 돌아본다. 이번 여정에는 안도현 시인이 동행하며, 열차 안에서는 작품 낭독회와 문학 퀴즈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참가비는 7만6000원. 초등학생은 2만8000원에 참여할 수 있으며, 4세 미만은 무료다.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는 기력과 침침해진 눈과 많이 무디어진 손끝을 보며, 한지공예가 김혜미자씨(65)는 새삼 지난날의 열정이 그리웠다고 했다. 한지를 만진 지 20여년. 지난해 한지공예 작품집 「한지 그 멋과 공예의 세계」를 내며 생애 첫 개인전을 약속했던 그가 6월 4일까지 서울 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 ‘아름다운 한지공예’전을 열고있다. “꽃꽂이를 하다 한지공예를 시작할 때에도 이미 젊은 나이가 아니었고 그래서 더 열심히 작업했습니다. 색지 한장을 고르면서도 늘 망설이고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도 불안했는데, 이제는 한지가 내 옷이라 여겨집니다.”옛 유물을 그저 흉내만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동안 두려웠다는 그는 “무형문화재전수회관의 초청이라 최악의 건강상태에서도 욕심을 부렸다”고 말했다.국제전 경력이 화려하고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내면서도 개인전을 쉽게 결심하지 않았던 그는 이번 전시에 자신의 역량을 모두 쏟아내었다. 종이박물관 유물을 오롯이 재현한 지갓과 대나무로 항아리를 엮고 그 위에 한지를 덧바른 작품, 양각 기법으로 파낸 곳에 한지죽을 채운 작품 등 그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전통 위에 지혜를 더해냈다.
“지역문화를 바라보면서 가장 절실한 부분들을 집약했습니다. 지역 정체성을 문화에서 찾고자 하면서도 전혀 따라주지 못하고 있는 예산이나 전문성과 유연성이 필요한 조직 및 인력부분, 그리고 우리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한 사업의 필요성 등 3가지 문제를 큰 줄기로 했습니다.”송만규 문화예술정책 공약개발위원회 공동위원장(51)은 “특정 사안에 대해 성명서 등을 통해 문화예술계가 생각을 공유한 적은 있지만, 문화예술정책을 공약으로 만들어 제안하고 협약식까지 맺은 것은 드문 일”이라며 “전북 문화예술정책 공약 협약식은 전국적인 이슈였다”고 말했다.“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경제주의적인 개발사업에만 치중해 온 것이 지역 현실입니다. 한쪽으로 치우치는 성장으로 인해 소외계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모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안을 문화예술에서 찾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송대표는 이번 정책 제안은 그간 ‘민예총 정책토론회’나 ‘마당 수요포럼’ 등 몇몇 단체에서 지속적으로 고민하던 것들이 지방선거를 통해 구체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우리 도의 문화예산 비율이 차지하는 비율은 16개 광역자치단체와 비교해 최하위”라고 지적했으며, “지자체가 민간영역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조직 및 인력부분에 민간자원을 동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나의 공약을 만들기까지 수차례 토론을 거쳤지만, 단체마다 역사성과 활동영역, 인식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을 하나로 묶어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각자의 이해와 요구를 바탕으로 공통의 대안들을 끌어낸다는 것이 그리 간단치만은 않더군요.”송대표는 “공약 중에는 예산의 획기적인 증액부분이 포함돼 있다”며 전북예총과 전북문화원연합회가 예술문화단체 정액보조금 부활을 요구하며 공약개발위원회에서 탈퇴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협약식을 맺고난 후 문화예술 단체들간 지속적인 연대의 틀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이번 협약식을 통해 문화예술계 현장의 목소리가 더욱 활발해 지기를 기대했다.
나무부조에 채색을 한 작품. 조각과 회화의 경계에 서게된 작가는 첫 외출을 조심스러워 했다. 연정희씨(47)의 첫번째 개인전이 1일부터 21일까지 롯데백화점 전주점 오스갤러리에서 열린다. “잿빛하늘 속에서도 빛나는 태양을 꿈꾸고, 덧없이 지고말 꽃잎에서도 그 아름다움에 홀리곤 합니다. 예술가의 삶은 끊임없이 탈피하고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거라고 생각해요.”경희대에서 한국화를 공부한 연씨는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으로 2000년부터 단체전을 통해 나무부조 작업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무른 오동나무에 둥근칼과 창칼을 이용해 인물과 자연풍경을 새기고 그 위에 한국화 물감으로 채색을 했습니다. 회화에서 그랬듯 나무에도 주로 인물을 새겼고, 작품마다 등장하는 새는 나 자신이면서도 이뤄지지 못한 이상에 대한 그리움의 상징입니다.”독일에서 이론을 공부했던 시간들이 자신도 모르게 체화돼 있는지, 그의 부조 속 인물에는 서양과 동양의 이미지가 절묘하게 들어있다. 인물과 새, 꽃이 어우러진 몽환적인 나무. 나무판에 새겨진 조각칼의 자국은 잃어버린 작가로서의 이름을 되찾는 아픈 몸부림이다. 결혼 후 순식간에 흘러버린 시간처럼, 자꾸만 물감을 잡아먹는 나무판에 원하는 색을 내기 위해 수없이 덧칠했다. 첫 개인전에 그는 욕심을 부리기로 했다. 초기에 그렸던 인물화와 누드 크로키, 나무부조 작품을 최근작과 함께 내놓는다. 어느덧 자신감이 생겼는지 부조 속 색은 이전보다 강해졌다. 연씨는 현재 한국미술협회와 회토회, 전북인물작가회, 한·일미술교류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한 평범한 백인 교수가 한때 유라시아 대륙을 휩쓴 13세기 몽골제국의 영웅 칭기즈칸(1162∼1227)의 후예라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브라이언 사이크스 교수가 운영하는 생명공학회사 `옥스퍼드 앤세스터'는 DNA를 통한 족보 추적 결과 아시아대륙 밖에서 처음으로 칭기즈칸의 후예로 추정되는 톰 로빈슨(48)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현재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대학의 회계학 교수로 재직 중인 로빈슨은 부계쪽 고조부가 영국에 살다 미국으로 이민갔으며, 칭기즈칸과 DNA 핵심 부분들을 공유하고있다. 자녀 없이 아내와 단 둘이 살고 있는 로빈슨은 30일자 더 타임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런 흥미로운 조상을 둔 게 자랑스럽다"며 "하지만 나는 어떤 나라도 정복한 적이 없고 칭기즈칸처럼 위대한 일을 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로빈슨은 4년 전 자신의 혈통을 알아보기 위해 옥스퍼드 앤세스터에 DNA 검사를의뢰했다. 검사 결과 부계 조상은 카프카스 출신이고, 모계 조상은 프랑스와 스페인 접경 피레네 산맥 지역에 뿌리를 둔 것으로 드러났다. 그후 사이크스 교수는 옥스퍼드 앤세스터의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2만5천건의 고객 DNA를 칭기즈칸의 DNA와 비교 분석했다. 사이크스 교수는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지며 남성의 성을 결정짓는 Y 염색체에 초점을 맞춰 조사했다. 로빈슨의 Y 염색체는 9개의 특징적인 DNA 표지 중 8개가 칭기즈칸과 일치했다.나머지 하나는 칭기즈칸 시대부터 로빈슨에 이르기까지 800년 동안 변이된 유전자다. 칭기즈칸은 공식적으로 첫번째 부인에게서 낳은 자녀 4명과 함께 자녀 수십명을 두었다. 하지만 그의 군대가 아시아 대륙을 휩쓸었을 때 그는 수백 혹은 수천명 아이들의 아버지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 사이크스 교수는 "칭기즈칸은 자신의 유전자를 널리 퍼뜨린 가장 성공적인 남성일 수 있다"며 "그는 자신의 Y염색체를 아들과 손자에게 전했고, 칭기즈칸의 제국을 물려받은 아들과 손자들은 더 멀리까지 Y 염색체를 퍼뜨렸다"고 설명했다. 사이크스 교수는 세계적으로 최대 1천600만명, 아시아 남성 중 8%가 칭기즈칸의후예이며, 로빈슨은 유럽 혹은 미국 혈통 사람들 중 처음으로 발견된 칭기즈칸의 후예라고 말했다. 라브단 볼드 미국 주재 몽골 대사는 칭기즈칸의 후예로 알려진 로비슨을 축하하기 위해 내달 워싱턴에서 만찬을 베풀 예정이다. 자신이 혹시 칭기즈칸의 후예인지 알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옥스퍼드 앤세스터에 195파운드만 내면 DNA 혈통 검사를 할 수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83-나호 이리향제줄풍류 이수자인 한정순씨가 1일 오후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에서 거문고 독주회를 갖는다. 전주출신인 한씨는 김영재 윤화중 김규수 변성금을 사사했으며,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기악부문 차상 경력이 있다. 현재 도립국악원 거문고교수로 활동중이다. 독주회에서는 영산회상을 연주한다.
지난해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소개돼 판소리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은 ‘고음반 감상&복원연주’. 이동백 김창룡 김창환 정정렬 송만갑 등 20세기 전반기를 대표하는 ‘5명창’의 소리를 고음반으로 듣고, 우리시대의 소리꾼들이 복원연주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음악어법이 살아있는, 음반기록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소리와 만날 수 있는 귀한 자리다. 고음반 감상 및 복원연주는 31일부터 6월 3일까지 오후 8시 전주한옥생활체험관 대청마루에서 열린다.31일에는 이동백과 김창룡, 1일에는 김창환, 2일 정정렬, 3일 송만갑의 소리를 듣는다. 이동백(1867∼1950)은 1908년 판소리사상 최초로 적벽가를 녹음했다. 새타령 또한 이날치이후 최고라는 평을 받는다. 성량이 크고 호방한 기풍으로 청중을 압도했다.김창룡(1872∼1943)은 할아버지 김성옥 아버지 김정근을 이어 소릿길에 들었다. 그의 소리는 중고제로 경서도 지방소리와 중고제연구에 귀한 자료가 된다. 김창환(1854∼1927)은 정창업에게 서편제를 익혔다. 고전에 해박하고 판소리이론에도 밝았다고 전한다. 그의 ‘흥보가’와 ‘춘향가’는 아들 봉이 봉학을 거쳐 정창업의 손자 정광수에게도 전해졌다.정창업과 이날치에게 서편제를 사사한 정정렬(1875∼1938)은 호남의 정서를 가장 잘 표출한 성음이라는 평을 듣는다. 붙임소리라고 하는 음악어법을 발전시켜 판소리의 표현력을 넓히기도 했다.송만갑(1865∼1939)은 송흥록-송광록-송우룡으로 이어지는 유서깊은 동편제집안이다. 서편제의 소리를 동편제에 접목시킨 그의 가법은 판소리 흐름을 바꿔놓기도 했다.이들의 소리를 판소리연구가 이규호씨가 소개하며, 조영제 이재영 송재영 조정희 김지영이 복원해낸다. 고수는 권혁대. 무료로 마련되는 자리다. 287-6300
“부스럼난 아이들은 연못에서 한 번 씻어주면 일년은 그냥간다”“밭에 갔다가 집에 오면서 연못에서 머리감고 몸을 씻고 오는데, 머리결이 린스로 감은 것처럼 미끈하니 좋다”“발이 불덩이같이 뜨거워 이불 속에도 넣지 못했는데, 덕진연못에서 발을 씻었더니 나았다”덕암마을 주민들은 지금도 덕진연못 물맞이(몸씻기) 기억이 선명하다. 단오날 덕진연못에서 그네를 타고, 씨름을 하던 추억들. 단오날이면 덕진연못에 물맞이하러 오는 사람들로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난장이 터졌다. 음력 5월 5일 단오를 맞아 유일하게 그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전주단오제 물맞이 전통이 재현된다. 31일 전주덕진연못에서 열리는 ‘2006전주단오제’. 전주단오제복원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민속예술연구원, 전주성황제전승회가 주관하는 전주 단오제는 전주의 성황신 김부대왕(경순왕) 일가 5위에게 제사를 올리는 성황제와 덕진연못 물로 몸을 씻는 물맞이가 중심이다. 성황제는 오전 9시 군경묘지 승암산 근처 옛 성황사 부근에서 시작된다.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을 선정해 유교식 제사를 먼저 치른 뒤 무속식 성황제를 진행한다. 신목에 성황신을 강신시킨 후 신목을 받들고 영신행렬(성황사지→군경묘지 앞→전통문화센터→공예품전시관→전북대 구정문→덕진연못)을 한다. 오후 1시 덕진공원 특설무대에서 진행되는 성황굿에서는 칠성굿과 작두타기도 볼 수 있다.덕진연못 단오난장은 먹거리와 놀거리, 볼거리로 풍성하다. 막걸리와 장터국수, 부침개, 보리비빔밥 등 민초들의 음식이 푸짐하며, 신명나는 풍물과 잡소리가 어우러져 고단한 민심을 달래준다. 덕진연못 보트장에 마련되는 물맞이 풍속은 도심 속에서 보기 힘든 전통문화의 원형이다. 전주단오제복원추진위를 구성한 사단법인 전북전통문화연구소 이동호 이사장은 “전주 성황제와 덕진연못의 물맞이를 복원해 천년 전통의 전주단오제를 부활시키는 것은 전통문화도시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세상에 양기와 풍요가 넘치는 단오에 전통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단체들의 단오행사도 이어진다. 30일 견훤 무덤이 있는 충남 논산시 연무읍에서 견훤대왕제를 올린 전라세시풍속보존회(회장 신정일)는 31일 오전 10시 전주 덕진공원에서 전주의 번영을 비는 단오 차례를 지낸다. 오후 2시부터는 단오첩 부채 그리기 경연대회, 전통상례 재현, 그네뛰기, 단오음식 나눠 먹기, 풍물굿패 공연 등 문화행사가 진행된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신광섭)도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여름을 여는 수릿날-단오 풍속 체험마당’을 열고 있다. 창포 향기 맡기, 창포물에 머리감기, 단오부적 찍기, 단오부채 만들기, 씨름 등 단오 풍속을 통해 선조들의 슬기와 지혜를 배워보는 이번 행사는 부채 만들기를 제외하고는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상대적으로 문화체험의 기회가 적은 벽지 초등학생들이 초대됐다. 순창군 소재 동산초등학교 전교생 49명이 박물관을 찾아 기획특별전 ‘전북의 고려청자’전을 관람하고 단오 풍속과 전통문화, 문화재 감각체험학습 등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예정이다.익산에서는 ‘제10회 익산단오축제’가 31일 익산 배산공원에서 열린다. 매년 중장년층의 호응이 높았던 단오가요제와 배산골 아줌마 선발대회 등을 비롯 윷놀이, 제기차기, 널뛰기 등 전통놀이 체험장이 차려진다.
사진작가 김정우씨(37)가 자신이 운영하는 유니버셜스튜디오를 통해 ‘국제결혼가족 무료 가족사진 촬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전북에 거주하는 국제결혼가족 중 부모 중 한 사람이 한국인인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이번 사업을 김씨는 ‘현장가족다큐멘터리 사진작업’으로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참여가족 중 현장가족다큐멘터리 작업에 관심있는 가족들을 사진으로 기록, 전시를 통해 국제결혼가족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씨는 “다문화가정이 급증하고 있지만, 그로 인한 문제들은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며 “국제결혼으로 탄생한 다문화가정도 우리 이웃임을 강조하고 사회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싶다”고 말했다. ‘국제결혼가족 무료 가족사진 촬영’ 사업은 6월 30일까지 이어진다. 문의 063) 288-0802
역량있는 젊은 연주자 발굴의 무대. 도립국악원 관현악단(단장 류장영)의 ‘전국대학생 협연의 밤’이 올해로 열한번째를 맞는다. 국악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에게 기성 연주단과의 협연기회를 선사, 스스로의 기량을 점검하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무대다.올해는 9명의 국악도가 선발됐다. 이성구(대금, 전북대) 김보람(아쟁, 전북대) 차유정(가야금, 전북대) 이보람(해금, 우석대) 양진희(가야금, 전북대) 장일현(판소리, 전북대) 허소영(아쟁, 추계예술대) 이선희(가야금병창, 원광대) 허진(피리, 전북대) 등. 이들은 6월 1∼2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도립국악원 관현악단과 대금협주곡 ‘청성산’, 김일구류 아쟁산조협주곡, 25현 가야금협주곡 ‘아리랑’과 ‘새산조’, 해금협주곡 ‘추상’, 창과 관현악 ‘춘향가중 신년맞이’, 박종선류 아쟁산조협주곡, 가야금병창과 관현악 ‘제비노정기’, 피리협주곡 ‘바람의 유희’ 등을 들려준다.
국악방송(남원일원 FM 95.9㎒) 남원중계소 개국 5주년을 기념하는 공개음악회가 6월 1일 오후 4시부터 남원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국악방송 남원중계소는 2001년 6월 남원 국립민속국악원내에 설립됐으며, 남원과 임실지역 등지에 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공개음악회는 ‘남원, 깊은 소리로 만나다’를 주제로 생중계된다. 남원지역에서 활동하는 음악가와 지역에 전승되는 전통음악을 조명하고 지역문화활동가와 함께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렉처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한다.남원정보국악고등학교 학생들이 판소리의 미래를 가늠하는 무대를 올리고, 구례향제줄풍류보존회의 연주, 국립국악원에서 활동하는 가야금병창예능보유자 강정숙씨의 연주, 김무길명인의 거문고산조연주, 국악가요가수 박승희의 국악가요모음, 국립민속국악원 단원 박양덕의 남도민요모음 등이 릴레이로 이어진다.공개음악회는 음악평론가 윤중강이 진행한다.
미당 서정주(1915-2000)가 생전해 번역해 놓았던 '석전 박한영 한시집'(동국역경원)이 출간됐다.미당의 유고 가운데 처음으로 출간된 이 책은 사후 동국대 도서관에 기증했던 1만2천여 점의 유품 가운데 하나이다. 동국대는 이달초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석전(石顚) 박한영(朴漢永·1870-1948)의 한시 130여 수를 번역한 미당의 원고를 공개한 바 있다. "최고운 정말이지 속된 노인 아니더라/나보다 먼저 와서 쌍계를 차지하다니/돌문에는 석양이 붉고/앉아서는 푸른 이끼를 보노매라(孤雲非俗老 仙我占雙溪 石門殘照赤 坐看綠苔題)"('쌍계 돌문에서'<雙溪石門> 전문)처럼 수록시들은 스승 석전이 남긴 한시를 아름다운 한글 시어로 바꿔놓았다.석전은 일제시대 활약한 당대 최고 학승이자 한국불교의 지도자. 동국대 전신인중앙불교전문학교 교장으로 재직할 때 '방랑하는 불안한 청년'이던 미당을 이 학교에 입학시켰다. 당시 미당은 중앙고보와 고창고보에서 퇴학을 당한 뒤 방황했다.미당의 번역본은 육당 최남선이 엮어놓은 '석전시초'(1940년)에 실린 한시 420여 수 가운데 일부를 선별해 번역한 것이다.미당의 제자인 윤재웅 동국대 교수는 "석전을 숭모한 분들이 간행한 '영호대종사어록'(1988년)에 그의 한시들이 많이 번역돼 실렸지만 번역자가 누구인지 모르고 세련되지도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며 "이 때문에 이 어록의 발사(跋辭)를 썼던 미당은 '뼈와 살을 데워준' 큰스승에 대한 마음이 아무래도 불편했던지 스스로 한시를 옮겨 적고 번역을 해서 원고를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미당은 보통학교에 입학하기 전 고향마을 서당에서 한문을 익혀 '천자문' '자치통감' 등을 읽었을 정도였다. 일찌감치 한문을 통해 '삼국유사'를 비롯해 이태백과 두보의 시를 만났던 그는 1987년 '만해 한용운 한시선역'을 출간한 바 있다.
“선풍기다 에어컨이다, 요즘에 누가 부채 쓰나요. 먹고 살려고 배운 기술이 30년 지나니 문화재가 되더군요. 이제는 부채가 더위가 아니라 마음을 식혀주는 거라고 말하고 싶어요.”단오선(端午扇)이라 하여 임금이 신하에게 부채를 내렸던 단오절. 전북무형문화재 제10호 선자장 조충익씨(59)가 자신의 호 ‘죽전’(竹田)를 따 ‘죽전선자방’(전주시 대성동 242번지)을 열었다. 한지의 질이 가장 우수한 전주감영에 선자청을 두었다는 옛 기록을 생각하며 만든 선자방은 전주공예사업협동조합이 운영하던 공예품판매관을 구입해 고친 것이다.60평 규모에 전시실과 공예교실을 꾸며 30년 묵은 솜씨를 펼쳐놓았다. 그를 대표하는 태극선은 물론, 높이만 3m∼3m50cm에 이르는 대형부채와 연꽃을 그려넣은 연화선, 대나무 줄기로 수놓은 듯한 공작부채와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부채 100여점이 전시됐다. 부채살을 휘어 만드는 옛 기법 곱장선과 곡두선을 발전시킨 ‘절곡 회화기법’은 부채와 함께 해 온 그의 지난날을 잘 보여준다. “전주에 부채박물관이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우선은 제가 작은 규모로 서둘러 봤습니다. 힘든 길이지만, 옛 기법을 발전시키며 부채의 전통을 이어가고 싶습니다.”그는 “부채로만 공간을 채운 곳은 아마 전국에서 처음일 것”이라며 “외지에서 전주를 찾는 이들에게 부채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 전시장을 빽빽하게 채웠다”고 말했다. 매년 열어온 ‘단오부채전’을 올해는 예산 문제로 접게 된 조씨는 “회화와 서예, 공예 등 부채와 결합하는 모든 장르의 예술을 죽전선자방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은행빚을 얻어가며 만든 부채 전시관. 단오절을 맞아 열게된 선자방이 옛 선자청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기를 그는 기대했다.한편, 30일 오후 3시 진행된 개방식에서는 최승범 시인이 축사를 통해 ‘전주 부채의 날’ 제정을 제안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문의 063) 288-3883
세계 33개국을 대상으로 민족 자부심(national pride)을 조사한 결과 한국민은 노르웨이와 함께 공동 22위를 차지,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여론조사지(IJPOR) 봄호에 실린 '민족자부심 국가비교' 논문에 따르면, 한국은 일반적인 민족 자부심에선 19위, 과학기술, 예술, 스포츠, 세계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 등 특정 영역들에서 자국의 성취도를 물은 민족 자부심에선 서독지역(동독지역과 별개로 조사), 스웨덴 국민과 함께 공동 30위를 차지했다. 일반적인 민족 자부심에 대한 측정은 '나는 다른 나라 시민이기보다는 현 나라 시민이 더 좋다'와 '일반적으로 말해 내 나라가 대부분의 다른 나라보다 나은 나라다'는 질문에 대한 찬.반 강도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일반적인 민족 자부심에선 베네수엘라가 1위, 미국이 2위를 차지했으나, 영역 자부심에선 미국이 1위, 베네수엘라가 2위를 차지, 두 나라가 전체적으로 공동1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18위(일반 20위, 영역 14위), 대만은 27위(21위, 32위)로 나타나는 등 동북아지역 국가 국민들의 민족 자부심은 비교적 하위층에 몰렸다. 이 연구를 한 톰 스미스 시카고대 교수는 미국, 호주(3위), 캐나다(6위), 뉴질랜드(8위)는 과거 영국 식민지였고, 베네수엘라, 칠레(7위), 우루과이(14위), 필리핀(9위)은 스페인 식민지였지만 각각 종주국이었던 영국(19위)과 스페인(17위)에 비해 민족 자부심이 높은 사실을 특기했다. 유럽 국가들과 구 동구권 국가들은 대체로 하위층에 속했다. 서독지역이 28위, 동독지역이 가장 낮은 33위를 기록한 것은 독일인들의 민족 자부심을 억눌러온 전쟁을 일으킨 나라라는 죄책감이 계속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스미스 교수는 분석했다. 각 국내의 사회집단별로 보면, 일반적인 민족 자부심의 경우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지배문화 집단이 소수 집단보다 통계학적으로 의미있게 크거나, 통계학적인 의미는 없지만 크게 나타났으나, 예외적으로 뉴질랜드는 마오리족이, 필리핀은 이슬람 교도가 각각 다수집단인 유럽인 집단이나 비이슬람 교도보다 민족 자부심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논문 필진은 한국의 경우 호남지역 주민들의 민족 자부심이 다른 지역 주민들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스미스 교수는 "일반적인 민족 자부심이 민족주의적인 국내외 정책을 낳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미스 교수는 2003-2004년 33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이렇게 분석했다. 스미스 교수는 1995-1996년 24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와 이번 조사 결과를 비교해, 특정 영역에서 성취도에 따른 민족 자부심의 경우 대부분의 나라들에선 낮아졌으나 미국에선 예외적으로 뚜렷하게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전북대 박물관이 전남·북지역 역사자료 전문 정보센터 구축을 목표로 ‘호남지역 고문서 디지털화 사업’을 추진한다.정보통신부 2006년도 국가지식정보자원관리사업에 선정된 고문서 디지털화 사업은 이달부터 12월까지 8개월 일정으로 추진되며 지역내 역사학·국문학·중문학 등 전문 연구자 30여명이 참여하게 된다. 박물관은 호남지역 고문서를 디지털 이미지 및 텍스트로 가공하고 난해한 원문에 대한 해제 및 서지를 작성하는 데이터베이스 구축 분야와 구축된 데이터를 웹으로 서비스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분야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웹서비스는 고문서 관련 기초지식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용자의 가계도를 직접 작성·편집·출력하는 편집기능을 포함, 전문 연구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사이트가 될 것이라는 게 박물관측의 설명이다.지난 1999년부터 시작된 국가지식정보자원관리사업 중 호남지역에서 진행된 사업은 고문서 디지털화 사업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학 부속기관중에는 경상대와 명지대·성균관대에 이어 4번째이며 대학박물관으로는 최초다. 전북대 박물관 관계자는 29일 “이번 사업을 계기로 호남지역 고문서 및 기록문화 중심 박물관으로서 그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며 “웹서비스 분야에서는 지역내 고문서 소장 박물관·단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 호남지역 고문서 포털 사이트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한편 이 대학 박물관은 29일 오후 교내 진수당에서 사업 착수 보고회를 가졌다.
나이가 들어도 세상 사는 재미는 똑같다. 넉넉한 마음과 앞을 내다보는 혜안은 인생의 덤이다. 시인 장태윤 편덕환씨와 수필가 이종덕 전호춘 하재준씨는 글로 세상과의 연에 닿는다. 칠순을 앞두거나 넘긴 나이에도 쉼없이 글을 쓰는 이유가 궁금하다. “위암 절제수술을 받은 지 5년째 접어들었습니다. 병원에 있을 때는 언제나 퇴원해서 바깥바람을 쐴 수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전국의 산과 들, 유적지를 다시 두루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덕분에 장시인의 여섯번째 시집 「운암 여정」(북매니저)은 기행시들이 많다. “시작활동은 이 세상과의 관계, 존재 여부에 대한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이라는 시인. 그저 숨을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그는 발길이 닿는 곳곳에서 삶의 소중함을 건져올린다. “시인은 오늘보다는 내일을, 내일보다는 다음을 생각하며 조심조심 가꿔가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있습니다. 바라보는 사람이 없어도 저에게 시는 열심히 오래오래 해야하는 작업입니다.”편시인은 첫 시집 「우체통 위에도 눈이 내렸다」(문학과 의식)를 펴내며 ‘시인’에 대해 한참을 곱씹었다고 한다. 그동안 써놓은 시들을 ‘모래알처럼 서걱거리던 가벼운 시’라고 말하지만, 칠순을 넘기고서도 시를 퍼내는 그의 우물은 깊고도 맑다.“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고, 내 자신을 생각해 봐도 글쓰기에 미쳐버린 게 틀림없지 싶습니다. 대신, 어떤 일에 몰입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일이 없다는 말에 위로받고 있습니다.”마음이 외롭거나 의지하고 싶을 때, 혹은 자신의 능력에 한계를 느낄 때, 이씨는 글쓰기에 빠져버린다고 말했다. 그의 수필집 「웃음꽃」(수필과비평사)은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꽃이 ‘웃음꽃’이라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웃음이 바로 천당이고, 극락”이라는 작가의 말마따나 그의 이야기는 삶의 희망과 용기, 기쁨을 전한다.“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을 보고 옛 생각이 간절해 고향 산천을 그려볼 때면 수필이 내 벗이 되어 줍니다. 깊숙이 숨어있는 옛 것들을 들춰낼 때나 불의와 부정을 보고 울분을 터뜨릴 때, 이런 저런 감정들을 수필이 풀어주지요.”전북대 인문대학장을 지내고 현재 명예교수로 있는 전씨는 젊은날 수많은 영문서적들을 번역했으면서도 수필집은 처음이다. 「사랑보다 더 강한 것은 없다」(신아출판사)는 진실이 차고 넘치는 글을 쓰고 싶어하는 작가의 노력이 담겨있다. 예리한 지성과 유연한 감성이 균형을 이루며 종교와 예술, 자연과 인간이 곧 하나임을 보여준다. 「웃고 사는 마음」(신아출판사)을 펴낸 하씨도 이미 흘러가버린 과거를 붙잡아 두고 싶다는 생각에서 수필을 쓴다. 이번에 묶어낸 글들은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것만을 따로 모은 것. 그는 “평범하거나 하찮은 일도 우리 삶의 한 뿌리”라며 “작은 일에도 의미를 부여해 글을 썼다”고 말했다.
영원한 화두 ‘사랑’. 사람들의 관심만큼이나 소설이나 미술 철학에서도 사랑은 최고의 소재가 되었다. 따라서 사랑에 대해 깊이있게 이해하려면 문학작품이나 그림과 마주하는 것이 방법이 된다. 사랑의 문화가 어떻게 변했는지, 사랑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를 다양한 시각에서 조망해주기 때문이다. 사랑이 문화에 어떻게 녹아들었고 인간사에 영향을 미쳤는지 다른 시각에서 살펴보자. 사랑의 문화사 (스티븐 컨 지음, 임재서 번역, 말글빛냄) 1840년대 후반의 <제인 에어>에서 1930년대 중반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에 이르는 변화의 시기를 배경으로 사랑의 역사를 추적하고 있다. 저자는 사랑의 기본요소를 주제로 사랑에 접근한다. 기다림 청혼 질투 결혼식 종말과 같은 특정한 상황과 함께 욕망 언어 성 권력 등이 어떻게 표현되고 변화되었는 지를 보여준다.브론테 자매와 조지 엘리엇, 빅토르 위고 등의 19세기 소설과 버지니아 울프, D. H. 로렌스, 제임스 조이스의 현대의 걸작 등이 쿠르베와 쉴레 피카소 샤갈 마그리트 피카비아 등의 그림과 더불어 두 시대의 대조적인 사랑법에 대한 통찰을 위한 자료로 쓰였다. 문학과 예술의 문화사(1840-1900) (스티븐 컨 지음, 남경태 번역, 휴머니스트) 19세기 대표적인 작가의 작품속으로 들어가 예술작품에 나타난 ‘남녀의 시선’으로 19세기 서유럽 문화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 보들레르 빅토르 위고 조지 엘리엇 등의 시와 소설, 고갱 르누아르 마네 번 존스 등의 회화 작품들이 등장한다. 19세기 문화의 중심이었던 영국과 프랑스의 회화와 문학 속에 등장한 여러가지 문화현상, 즉 소설 속 남녀의 말과 대사, 회화 속 남녀의 시선들을 늘어놓은 다음 그것들의 구조와 기능이 유사하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신화에서 정신분석학, 철학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식을 곁들여 예술작품에서 모아진 내용으로 그 시대의 문화사를 정리한다. LOVE(사랑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A.M. 파인스 지음, 윤영삼 번역, 다산초당) 사랑은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해주며 풀지 못한 욕구를 해소하는 행위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사랑의 열병에 빠진다. 이 책은 사람들이 어떻게 사랑할 사람을 찾고, 어떻게 사랑에 빠지고,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보여준다. 수많은 사람 중 '왜 하필 그 사람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가'라는 기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해 사랑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들에 대해 상세하고 구체적인 답변을 준다.이론과 사례연구를 균형있게 아우르며, 더욱 깊이 있고 풍부하게 사랑의 본질을 파고든다. 사랑의 비밀을 속속들이 들여다본 사랑에 관한 심리 교과서라 할 수 있다.
군산 선유도 해역서 조선시대 유물 220점 추가 발굴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아트컴퍼니 두루 '런어비스', 뮤지컬 불모지 전북에서 전 회차 전석 매진
사라지는 것의 쓸쓸함과 공허함…박찬웅 사진전 제35보병사단
그림에 정신을 담아내다... 미술관 솔, '해강 김규진․보정 김정회 사제 전'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하는 '조화와 공존'⋯관현맹인전통예술단,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군산 영광선교합창단, 스승‧제자가 함께하는 정기음악회 '호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