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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 과정에서 전주성 점령은 ‘전주화약’을 탄생시켰고, 전라도 각 군현에 농민군의 자치기구인 집강소 설치의 기반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동학농민군 전주 입성이 동학농민혁명의 전 과정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역사적 사건인 만큼, 전주에 동학농민혁명 역사공원을 조성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일 오후 2시 전주역사박물관에서 열린 ‘동학농민군 전주입성 112주년 기념 학술세미나’. 사단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와 재단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주최한 이날 세미나는 ‘전주 동학농민혁명 역사공원’ 조성에 대한 지역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자리였다. ‘전주 동학농민혁명 역사공원의 의미와 방향’을 발표한 원도연 전북대 사회학과 강사는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은 100주년을 전후로 한 당위적 기념사업의 형태에서 벗어나 질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며 “높은 탑과 동상, 장엄한 건물로 대중을 직접 교육할 것이 아니라 함축적이고 예술적인 조형물,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 등으로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새로운 형태의 기념사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은 정치의 공간에서 시민적 공간으로 변화해야 하며, 그 변화의 핵심은 그 공간과 가로에 사람살이의 흔적이 묻어나야 한다”며 “사건의 현장을 고증해 기념공간을 만들고 역사공원을 조성하는 것도 좋지만, 새롭게 만들어지는 공원에 동학의 이름을 붙이고 그 의미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조형물을 세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호근 고려대 역사연구소 연구교수는 “기념공원을 조성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기념의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는 것”이라며 “학습, 추모, 성찰 등 기념공원의 성격에 따라 공간을 기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교수는 또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이 다양했던 만큼, 기념공원도 공간을 찾는 다양한 집단의 이질적인 전유방식까지 고려해야 하며 다른 기념공간에서는 발견될 수 없는 특색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주 동학농민혁명 역사공원 조성사업이 아직은 여론 조성 단계지만 전문가들은 그 필요성에 공감, 전라감영지와 서문지, 완산칠봉 등을 적합한 장소로 언급했다.
오문자 원광대 교수가 이끄는 오문자&알타비아 댄스컴퍼니가 ‘제15회 전북무용제’에서 대상을 차지, 전국무용제 출전 자격과 창작지원금 1500만원을 따냈다. 8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제15회 전북무용제’. 최우수상은 ‘쉼표 둘,, 느낌표 하나!’를 출품한 청호무용단이, 우수상은 ‘건너다’의 C.D.P무용단과 ‘국향’의 류무용단이 수상했으며, 연기상에는 서성훈(오문자&알타비아 댄스컴퍼니) 이준철씨(청호무용단)가 선정됐다. C.D.P무용단과 류무용단, 오문자&알타비아 댄스컴퍼니, 청호무용단 등 4개팀이 출전한 올 무용제는 ‘창작춤의 경연’으로 평가받았다. 심사를 맡은 육완순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은 “유일한 한국무용단인 류무용단이 창작춤을 선보여 지역 안무가들의 역량을 한 눈에 가늠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무용제는 종합예술로서 춤의 확장을 보는 동시에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가지는 순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입센의 희곡 ‘바다에서 온 여인’을 춤으로 풀어 대상을 수상한 오문자&알타비아 댄스컴퍼니는 문학작품을 심도있게 재해석해냈다는 평가다. 주제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무대 사용과 이번 작품을 위해 새롭게 작곡된 음악이 돋보였지만, 전체적으로 작품이 길고 절정부분의 감정이 관객들에게 전달되기에는 다소 추상적이라는 지적이다. C.D.P무용단은 소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서도 수준 높은 공연을 펼쳐 ‘사람의 몸을 통해 감정을 표현한다’는 무용의 본질에 충실한 무대로 주목받았다. 특히 C.D.P무용단이 젊은 무용수들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은 더욱 높이 평가받았다.안무가의 아이디어가 돋보인 청호무용단과 한국무용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류무용단은 젊음이 생동하는 무대였다. 그러나 올해도 무용단들의 새로운 시도를 기대하는 관객들의 갈증은 더해졌다. 일부 무용단은 자기 고립적 태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지난 무대를 각색한 데 그쳤다는 인상을 남겨 자칫 무용단 고유의 개성이 한계로 인식될 여지를 남겼다.
창작극회 단원 이부열(52)씨가 제9회 박동화연극상 수상자로 선정됐다.1985년 전주시립극단 창단멤버로 연극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씨는 20여년동안 줄곧 지역 연극무대에 서왔다. 시립극단과 창작극회 작품을 통해 해마다 관객과 만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여준 전북연극계의 맏형이다. 박동화연극상 운영위원회는 “이부열은 생활고로 많은 연극인들이 무대를 등질때에도 굳건하게 남아 후배들에 용기와 열정을 심어주고 희망을 갖게한 연극인”이라며 “참여작품수나 기간 역량 면에서 전북연극계가 주목하고 의지하는 선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선정배경을 밝혔다. 박동화연극상은 전북연극의 중흥기를 창출한 박동화선생의 연극에의 열정을 기리기 위해 전북연극협회가 1994년 제정한 상으로, 상금 200만원이 주어진다. 시상식은 17일 오후 2시 전주체련공원 박동화선생 동상앞에서 열린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서를 찾는 독자가 부쩍 늘었다. 교보문고 6월 첫째 주 취미/실용 분야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상위 10위에 오른 책 중 8권이 여행 관련 책이다.'유럽 100배 즐기기'(랜덤하우스중앙), '이지유럽'(블루출판사업부), '도쿄 하코네 이즈 닛코'(시공사), '자신만만 세계여행 미국편'(삼성출판사), '홍콩 100배 즐기기'(랜덤하우스중앙), '도쿄 100배 즐기기'(랜덤하우스중앙), '아이러브도쿄'(랜덤하우스중앙) 등 여행 정보로 구성된 안내서들이 많이 팔리고 있다.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는 최근 출간된 여행 에세이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아메리카 자전거여행'(홍은택 지음. 한겨레)은 미국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6천400㎞에 이르는 길을 80일간 자전거로 횡단하면서 쓴 여행기다. 미국 횡단 길에서 만난 자전거 여행자들과 현지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노플랜 사차원 여행'(정숙영 지음. 부키 펴냄)은 여행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유럽 배낭여행을 두 차례 다녀와 쓴 유럽 여행기다. 준비 없이 떠난 배낭여행에서 겪은 실수담이 초보 여행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죽기전에 가봐야 할 1000곳'(페트리샤 슐츠 지음. 이마고 펴냄)은 세계적인 여행지 1천 곳을 엄선해 한 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소개한 책이다.여행지의 포인트와 방문 적기, 가는 방법과 비용 등 실질적인 정보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여준다.이밖에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반' 등 오지 여행가 한비야 씨의 책들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오멘(감독 존 무어/출연 샤뮤스 데이비-핏츠패트릭·줄리아 스타일스/공포)데미안이 부모의 무덤가에서 카메라를 향해 차가운 미소를 짓는다. 아버지가 아들을 방바닥에 눕힌 뒤 아들의 머릿속을 더듬다 ‘666’의 흉터를 발견하고 울부짖는 장면도 눈에 선하다.지난 76년 리처드 도너가 내놓은 ‘오멘’은 ‘엑소시스트’와 함께 오컬트(Occult·초자연적인 혹은 신비적인)영화의 고전으로 꼽힌다.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짐승의 숫자 666를 ‘종말’과 ‘불길함’의 아이콘으로 똬리를 틀게 한 영화가 ‘오멘’이다.영화기획자라면 100년만에 숫자 ‘6’이 세번 겹친다는 2006년 6월 6일을 앞두고 ‘오멘’을 되살려봐야겠다고 별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리고 그런 욕심은 현실이 됐다. 지난 6일 자정 6분에 문을 열어젖힌 ‘오멘’은 더도 덜도 아닌 원작의 문법을 충실히 따랐다. 사산한 아이 대신 같은 시각에 태어난 아이 데미안을 입양한 외교관 부부가 결국엔 사탄의 후손을 키웠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한다. 원작처럼 데미안의 멀쩡했던 첫번째 보모가 건물에서 목을 매 자살하고, 뭔가를 눈치 챈 신부가 사고를 당한다. 새로 들어온 유모 베이록 부인은 어딘가 모르게 음산하다. 하지만 ‘666’의 변주가 셀수 없을 만큼 이어진 탓인지, 원작 만큼의 충격파는 주지 못한다. 영화를 보는 동안 가끔은 놀라지만, 실소도 터진다. 원작을 뛰어넘는 속편을 만드는 작업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만 다시한번 확인시켜준다.다만 유모역의 미아 패로우의 음산한 연기가 그나마 아쉬움을 달래준다. 오컬트무비를 대중적으로 뿌리내리게 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악마의 씨’에서 주연을 맡았던 경험이 있는 미아 패로우는 정체모를 불길함을 지펴주는 단초가 된다. 18세 관람가.
낮최고기온이 30℃를 훌쩍 넘었다. 갑자기 더워진 초여름날씨를 기다렸다는 듯, 공포영화가 잇따라 간판을 내걸었다. ‘환생’과 ‘오멘’. 지난 4월의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 등 올들어 공포영화 개봉이 줄을 이었지만, 아무래도 날씨가 무더워져야 공포영화 보는 재미가 커진다. 두편 모두 직접적인 묘사 보다는 은근한 공포감을 앞세웠다.△환생(감독 시미즈 다카시/출연 유카·시나 깃페이/공포)‘아니메’(일본애니메이션)외에 세계적으로도 손색없는 경쟁력을 보유한 일본영화 장르라면 에로와 공포물이다. 특유의 뼈가 꺾이는 소리나 소름끼치는 영상 등으로 ‘재팬호러’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환생’은 현재 일본에서 가장 잘나가는 시미즈 다카시의 야심작. 이불속에 숨어든 원혼의 파리한 얼굴로 관객을 놀래켰던 ‘주온’의 감독이다. ‘주온’을 리메이크한 ‘그루지’로 헐리우드까지 진출했던 감독은 ‘환생’에서 다시한번 잿빛의 원혼들을 등장시킨다. 여기에 35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윤회라는 종교적 소재까지 덧씌웠다.지난 70년 오사카의 한 호텔에서 한 남자가 ‘사람은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라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자신의 자녀를 비롯한 호텔직원·투숙객 등 11명을 처참하게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시간이 흘러 한 영화감독이 집단살인사건을 영화화하겠다고 나선다. 오디션을 거쳐 선발한 11명의 배우들. 감독은 사건을 생생하게 재현하기 위해 배우들과 함께 폐허가 된 호텔을 찾는다. 이때부터 호텔은 촬영장이 아닌 35년전의 현장으로 물들어간다. 연기자들이 바로 환생한 피해자들. 하지만 현장에는 12명이 있다. 살인자도 누군가로 환생한 것. 일본 공포영화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난자당한 살점 대신 ‘보이지않는 공포’에 집착하며 관객들의 혼을 빼놓는다. ‘재팬호러의 세계화’를 내걸고 일본내 내로라하는 공포영화감독 6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제이호러씨어터의 야심작이다. 15세 관람가.
△러닝 스케어드(감독 웨인 크라머/출연 폴 워커·카메론 브라이트/액션스릴러)미국 뉴저지주. 이탈리아 마피아조직원인 조이(폴 워커)는 마약거래현장에서 돈을 강탈하려는 부패경찰관들과 총격전을 벌인다. 보스의 아들이자 조이의 친구는 토미에게 범행에 사용된 은색 크롬 권총을 없애라고 명령하지만, 조이는 이를 몰래 자기 집에 숨긴다. 하필이면 아들의 친구인 옆집 소년 올렉(카메론 브라이트)가 그 총을 훔쳐 양아버지에게 총구를 겨눈다. 양아버지는 조이 조직과 경쟁하고 있는 러시아 마피아단 일원. 이제 조이와 올렉은 부패 경찰관-토미-러시아마피아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잃어버린 총 한자루 때문에 배배 꼬여만 가는 ‘유사 부자(父子)’의 고군분투기다. 주인공의 대사처럼 “정말 미치거나 확 돌아버릴”만한 사건들의 연속이다.폴 워커를 제외하곤 스타급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언뜻 ‘그렇고 그런 액션영화’로 오해할수도 있겠다. 하지만 “영화를 직접 보기 전까지는 이 영화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절대 느낄 수 없을 것”이라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극찬을 들먹이지 않아도, 블루톤의 화면과 현란한 카메라워크가 무릎을 치게 만든다. 엎치락뒤치락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에 건조한 하드보일러로 무장했다. 영화 전반부를 수놓는 마피아조직과 경찰간의 총격전 등 미국의 거친 뒷골목문화를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래저래 ‘펄프픽션’을 닮았다. 18세 관람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파상공세가 계속되고 있다. ‘미션 임파서블3’와 ‘다빈치 코드’의 여진이 어느정도 잦아졌나 했더니, ‘포세이돈’의 물벼락세례가 극장가를 덮치는 중이다. 블록버스터의 티켓파워와 더불어 독일월드컵이 드디어 개막해서인지, 이번주 극장가는 주로 중급규모 영화들만 간판을 내걸었다. 최근들어 부쩍 풀이 죽은 한국영화는 저예산액션영화 ‘짝패’를 제외하곤 이번주도 신통치않을 전망이다. 다음주 개봉하는 전주출신 유하 감독의 ‘비열한 거리’의 선전여부가 ‘한국영화 장기침체’의 가늠자가 될 것같다.
△포세이돈(감독 볼프강 페터슨/주연 조시 루카스·커트 러셀/액션)=1972년의 ‘포세이돈 어드벤쳐’를 현란한 CG(컴퓨터그래픽)로 부활시켰다. 20층 규모에 800개의 객실을 갖춘 거대한 여객선 포세이돈이 쓰나미(지진해일)에 의해 전복되고, 수마(水魔)가 지배하는 지옥도에서 인간들의 아우성이 귀를 때린다. 전작이 인간의 구원에 대한 고뇌와 종교적 화두를 드러냈다면, 속편은 오로지 ‘액션’. 골치 아픈 건 질색인 요즘 세대의 사고방식에 부합한 듯 흥행몰이가 쓰나미수준.△구타유발자들(감독 원신연/주연 한석규·이문식·오달수/코미디)=한 성악과 카사노바 교수가 제자를 범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심상치않은 분위기의 비호감 사내들과 맞닥뜨린다. 온통 핏빛으로 물드는 화면을 지켜보기가 고역스럽다. 말랑말랑한 요즘 영화들에 비하면 얄궂고 불편하다. 하지만 원초적 본능에서 비롯된 핏빛 기호들을 추리다 보면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한석규·오달수를 비롯해 이문식, 정경호 등이 ‘코믹잔혹극’을 완성한다.△모노폴리(감독 이항배/주연 양동근·김성수·윤지민/스릴러)=성공한 범죄스릴러를 벤치마킹했지만 결국은 ‘먹잘 것 없는 소문난 잔치’로 끝난 듯. 메텔인형을 들고 곱게 빚은 머리로 ‘키덜트’의 진수를 보여준 양동근의 연기를 보는 재미만큼은 남다르다.△호로비츠를 위하여(감독 권형진/출연 엄정화·신의재·박용우/드라마)= 호로비츠 같은 연주자가의 길을 걷고 싶었지만 비범한 재능에 묻혀 변두리 피아노 학원장으로 눌러앉은 지수(엄정화)가 절대음감의 천재소년을 발견한다. 엄정화의 눈물연기에 신의재의 어른스런 표정연기가 오버랩되면서 ‘허점투성이 스승과 상처투성이 제자의 갈등과 사랑이 눈녹듯 녹아내려가는 웰메이드 가족영화’가 된다. 박용우의 코믹연기도 제법 감칠맛.△짝패(감독 류승완/출연 류승완·정두홍·이범수/액션)=오랜만에 맛보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액션지상주의 영화. 그 흔한 와이어나 대역을 대신해 맨주먹싸움이 난무한다. 충청도 온성이라는 가상도시를 배경으로 “강헌 눔이 오래 가는게 아니라 오래가는 눔이 강헌거드라”는 넋두리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지난달부터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잇따르고 있다. 현란한 CG(컴퓨터그래픽)에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어 빚어낸 통쾌한 액션을 보는 재미를 외면하기 어렵다. 다음달 선보이는 한국형블록버스터 ‘한반도’와 ‘괴물’이 가세하면 여름방학 극장가는 용광로처럼 달궈질 것이다. “블록버스터영화는 역시 관객들이 바글거리고, 시야를 가득 채우는 대형스크린에서 봐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적지않다. 상영관마다 평균 4∼5개, 많게는 10개 스크린을 보유한 멀티플렉스가 대세인 요즘, 영화를 고르는 재미 못지 않게 상영관을 어디로 선택해야할지도 고민거리다.전주지역 극장가에서 최대 스크린을 보유한 상설상영관을 꼽으라면 롯데시네마다. 가로 26.9m×세로 16.2m의 초대형스크린이 6관(368석)과 8관(356석)에 설치돼있다. 가장 많은 객석을 가진 상영관은 약 400석의 프리머스전주 3관이다.8개 스크린을 가진 CGV송천의 경우 230석의 2관이 가장 크다. 10개 스크린의 메가박스전주에서는 나란히 226개의 좌석이 설치된 1관과 4관이 메인상영장이다.지난해부터 1·2·3관과 5·6·7·8관으로 분리된 전주시네마는 전국최초로 진동체감의자를 설치해 보는 재미를 극대화시켰다. 상영관 입장에서도 가장 기대하는 영화들을 메인 스크린에 배치하게 마련이다.선택의 폭은 넓다. 어느 스크린에서 영화보는 재미를 만끽할 것인지는, 관객들의 몫이다.
도내 30여 문화예술단체가 참여한 ‘전북도 문화예술정책 공약개발위원회’의 활동은 문화예술계가 공약을 개발해 후보자들에 제안하는 첫 상향식 정책개발활동이었다는 점에서는 의미를 지니지만 준비소홀 등으로 인해 일처리가 미숙했으며, 정책 채택이후의 감시·평가 등의 활동계획을 수립하지 못하는 등 용두사미로 전락했다. 또한 공약개발과정에서 이견을 보이고 단체가 탈퇴하는 등 참가단체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도 소홀했으며, 결국 도지사 당선자에게는 공약개발위원회가 제안한 문화예술정책을 공약으로 반영하겠다는 약속만 받아냈을뿐 협약서에 사인도 받아내지 못했다.전북민예총과 전북지역혁신연구회 주최로 7일 전주우진문화공간 세미나실에서 열린 ‘5.31 지방선거 문화예술정책 제안사업 평가 포럼’에서 공약개발위원회 이종진간사는 “공약개발위원회 활동은 문화예술계에서 처음 시도한 상향식 정책제안으로 의미를 지녔지만 혼선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협약식도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하는 등 용두사미로 끝나버렸다”고 자평했다. 그는 “참가단체간 공약내용에 이견을 보인 것이 열린우리당의 협약식 불참을 초래했으며, 당선자에게는 공약내용에 동의한다는 약속만 받았을뿐 아직 협약서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이간사는 문화예술정책 공약개발위의 활동이 실수를 연발한 것과 관련, 문화예술계의 준비가 미흡했으며, 참가단체간 공감대형성과 정보공유가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짧은 준비기간으로 인해 중장기 공약을 마련하지 못했으며, 집행부의 안일한 업무처리와 실무 인력 및 예산의 부족 등도 활동에 걸림돌이 됐다”고 평가했다. 문윤걸 예원예술대교수는 “문화예술정책 공약개발위원회나 전북민예총의 시군문화예술정책 나눔사업은 진일보한 활동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전제한 후 그러나 “후보자나 유권자들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화예술계의 활동이 결국 실패로 평가받는 이유와 관련 “준비소홀과 수행역량의 미확보와 함께 지역선거가 정책중심선거보다 조직선거에 무게중심이 실리고 유권자들도 후보들의 공약점검에 소홀한 것 등이 이유가 된다”고 분석했다.김선태 전북민예총 사무처장은 “제안 내용들이 실제 정책과 사업화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도의 문화예술정책을 꾸준히 지켜보고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양화가 김성민의 그림에는 남자의 초라한 나체가 등장한다. 그에게서 건장한 남자의 근육을 기대할 수는 없다. 마른 체구를 힘없이 늘어뜨린 캔버스 속 남자는 현대사회 고독한 사람의 상징이다. 서양화가 김중수는 버스 안 풍경들로, 한국화가 유기준은 인물의 얼굴 표정으로 사람을 말한다. 대부분의 예술은 표현방식만 다를 뿐 사람을 문제 삼고 있다. 예술 속 사람들이 대부분 삶에 지쳐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술은 왜 사람을 주목하는 것일까.2006한국소리문화의전당 초대기획전 ‘사람에게 길을 묻다’가 10일부터 25일까지 소리전당 전시장에서 열린다. 미술가들이 사람을 소재로 들여올 때, 그들은 단지 눈에 보이는 인간의 몸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쌓이고 다듬어진 관계들을 바라본다. 이번 전시도 마찬가지. 곽승호 김성민 김중수 박정용 서용인 유기준 이경태 이길명 이주리 이효문 진창윤 최부호 등 참여작가들은 때로는 거칠고 투박하게, 때로는 세련되고 정교하게 사람 사는 이야기를 예술에 투영시켜 낸다. 회화와 조각, 섬세한 정밀묘사와 자유로운 드로잉. 장르와 재료에 따라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지키며 창작활동을 보여온 작가들의 세상 보는 눈이 궁금해 진다.
교보문고 전주점(점장 김은경)이 9일부터 한달 간 개점 기념 행사를 이어간다. 개점일인 9일에는 오후 2시부터 다섯자녀를 세계적인 음악가와 건축가, 기업가로 키운 「코끼리가 연인이 될 때까지」의 저자 이소윤씨의 강연과 그의 딸 피아니스트 서혜경씨의 연주, 「파페포포 메모리즈」 저자 심승현씨의 사인회가 열린다. 김용택 안도현 도종환 시인을 초청, 국내 최고의 시인들이 함께 시낭송하는 자리도 마련했다.10일 ‘대한민국 경영혁신의 선두주자’ 공병호씨의 강연, 11일 탤런트 임은경의 장애인 가족사 이야기 「붕어빵의 꿈」 출간기념 사인회, 21일 인기가수 SG워너비·씨야 사인회, 25일 「배려 깊은 사람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의 저자 최희수의 유아교육 강연도 진행된다. 그밖에도 9일부터 7월 2일까지 선착순 구매고객에게 경품 스크래치카드와 북커버를 선물하고, 신규 북클럽 가입고객에게는 금장책갈피를 증정한다. 북크로싱 마술쇼 댄스공연(9일), 손인형극(9일∼11일), 흙놀이 토우랑(17일∼18일) 인디밴드 공연(10일∼11일)도 고객체험 이벤트로 펼쳐진다. 김은경 점장은 “교보문고만이 줄 수 있는 문화행사나 고급 문화체험으로 전주지역의 지식과 문화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보문고 전주점의 총면적은 1300평. 서적, 핫트랙스(음반·문구·기프트), 북카페 등 크게 세 공간으로 구성됐으며, 도서 7만종 17만여권과 5만종의 문구·음반·기프트 상품을 갖추고 있다. 북마스터제도, 서비스 품질보증제, 도서주문 예약제, 문화공간 ‘이음’, 키즈 가든, 독서 휴게 공간, 도서검색대 등도 운영한다.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지난 2일에는 부안 운호어촌계와 어촌사랑자매결연을 체결하고 도서를 기증했으며, 오는 17일에는 안도현 시인과 부안으로 ‘시인과 함께하는 문학기차여행’을 떠난다.
전주우진문화재단이 지역에서 손꼽히는 연주단체를 초청해 릴레이로 마련하는 있는 ‘우리소리우리가락’ 예순여섯번째 무대에 ‘아울로스 목관앙상블’을 초청했다. 20년동안 한결같은 연주활동으로 주목받아온 도내 대표적인 관악실내악단체의 연주회다.아울로스 목관앙상블은 1987년 창단됐다. 해마다 꾸준히 정기연주회를 열며, 온화하고 원숙한 목관악기의 음색을 한껏 드러내는 정통연주를 고집해왔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모짜르트의 ‘디베르티멘토’와 ‘세레나데’ 등 편안한 유희곡과 전북대 이준복교수의 ‘남해기행기’ ‘13인의 주자를 위한 국화옆에서’를 들려준다. 20년동안 갈고 닦아온 원숙함과 청명한 소리의 조화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된다.전주시립교향악단 객원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종헌씨가 지휘를 맡고, 최병준 박종덕 유민호(오보에) 임재성 박혜원 (플루트) 송선제 남궁지(바순) 김길주 김유리 한아름(클라리넷) 김철모(콘트라베이스) 전희상 임세련(호른) 이승은(피아노) 이우진(테너)이 단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11일 오후 8시, 전주우진문화공간 공연장.
세익스피어 원작에 한국의 설화를 입혔다.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10∼11일 뮤지컬 ‘한여름밤의 꿈’을 공연한다. 이 작품은 요정과 인간사이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세익스피어 원작을 우리정서에 맞게 변환한 작품이다. 요정을 도깨비로 바꿔 정서적 친밀감을 높였으며, 다양한 악기가 등장하면서 화려한 노래와 춤으로 관객들의 흥미를 끈다. 사랑을 키워 온 ‘항’과 ‘벽’, 그러나 벽은 정혼자 ‘루’에게 억지시집을 가야하는 상황이다. 항과 벽은 야반도주하기로 결심하는데, 루를 짝사랑하는 ‘익’이 이 사실을 알게 되고, 루에게 일러준다. 네 사람의 인연이 꼬여간다. 한편 바람둥이 도깨비 ‘가비’는 늘 처자들 뒤꽁무니만 쫓아다닌다. 화가 난 도깨비의 우두머리이자 가비의 아내 ‘돗’은 가비의 버릇을 고치려 한다. 돗은 아우인 ‘두두리’에게 은방울꽃 향기로 가비에게 연심(戀心)으로 홀리도록 하는데…. 두두리가 실수를 저지른다. 한여름밤의 꿈은 지난해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페스티벌 참가한 후 런던 최고 극장으로 꼽히는 바비칸센터에서 공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극단 여행자가 공연하며, 양정웅씨가 연출을 맡았다. 이달중 런던 재공연과 7월중 독일 셰익스피어 연극제에 참가한다.10일 오후 3시 7시, 11일 오후 3시 소리전당 연지홀.
“열심히 하겠습니다. 김완주 후보 잘 부탁드립니다.”김완주 도지사 당선자의 부인 김정자 여사는 발로 뛰는 선거를 치러냈다. 선거기간 움직인 거리가 500㎞ 이상은 족히 될 것이란다. “선거운동 기간 많이 힘드셨죠?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습니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란다. “선거운동 기간과 우리 가정의 일상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특별한 내조 방법을 기대한 질문자들에게는 김 빠지는 질문이지만, 특별하지 않고 유난스럽지 않은 내조가 오히려 비법인 셈이란다.“건강관리를 위해 특별히 챙겨주는 것도 없습니다. 건강체질인데다, 워낙에 부지런한 분이어서 선거기간이라고 해서 특별히 건강에 무리가 오지는 않았습니다. 굳이 저의 내조를 말하라면 그야말로 ‘해오던 대로’ 하는 것입니다. 상황이 치열하고 급박한 선거기간에 저까지 나서서 남편에게 ‘변화’를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고, 그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다만, 더욱 말을 아끼고,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집안 분위기를 차분하게 하는 데 정성을 들였다.김 여사는 선거기간에는 물론 당선자의 전주시장 재직시절에도 아침 7시쯤이면 함께 대문을 나섰다. 그 나름대로의 몫을 꾸준히 해왔다. “시장 재직시절에는 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분들과 인연을 맺어왔다면, 선거기간에는 더 많은 분들과 손잡고 인사 나누며 짧은 인연을 나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거기간 그가 세운 목표는 남편의 인지도를 높이는 일. 선거법상 후보와 후보 부인만 명함을 줄 수 있기에 한 사람이라도 더 유권자들을 만나려고 발품을 팔았다. 평균 2000∼3000장의 명함을 건넸고, 많을 때는 하루 4000번 이상 절을 했단다.그가 주로 다닌 지역은 지명도가 낮고 후보의 발길이 미치지 못한 작은 농촌 마을들. 남편이 전주시장을 오래 재직했기에 전주만 발전시키려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이 들었다. 구석구석을 누비며 작게만 생각했던 전북이 결코 그렇지 않다는 사실도 알았다. “젊은 사람 하나 없는 마을에 남아 농삿일을 하는 노인분들을 뵐 때면 정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악수조차 나누지 않으려고 손을 뺄 만큼 손가락이 없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그는 산간오지를 돌아다니면서 평소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못사는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고도 했다. 농촌지역 복지시설에 ‘점수 따려는’ 자원봉사자 말고 순수한 의미의 봉사자가 많지 않는 것도 마음이 걸렸다.당선자가 농촌지역 복지시설에 관심을 가져주고, 자신도 표나지 않는 곳을 챙기겠다는 생각이 농촌지역을 돌면서 실감했다.당선자가 너무 업무에 매달리는 것 같아 항상 걱정이다며, 자신을 보살피는 일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 또한 본연의 내조자로 돌아간 셈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특히 몇 차례 낙선 끝에 칠전팔기한 당선자들이 더욱 눈에 띈다. 이건식 김제시장, 강광 정읍시장, 홍낙표 무주군수 당선자가 바로 그들이다. ◇ 남정숙여사(이건식 김제시장 당선자)남편 빼앗긴 피해자 호소...바른시정으로 은혜 보답이건식 김제시장 당선자는 내리 4차례나 국회의원 선거에 낙선했던 아픔을 갖고 있다. 이 당선자의 부인 남정숙 여사(60)가 지난 선거때 남다른 감회와 각오를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는 지난 국회의원 선거때 남편을 돕지 않았다. 3번째 선거때 마지막이라며 한 번만 도와달라고 했던 유권자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남편을 돕지 않은 미안함도 있어 이번 선거때 그는 유세차에 몸을 싣고 직접 유세를 다녔다. 여러 번 낙선했지만 김제를 떠나지 않고 지킨 사람이 남편이며, 당선이 안됐어도 고향발전에 몸을 바친 사람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자신은 남편을 고향에 빼앗긴 피해자라고 감정에 호소도 했다.약국을 하면서 남편 뒷바라지를 해온 그는 천식과 목디스크 등 건강에 무리가 왔지만, 선거기간 면소재지를 모두 돌아다녔다. 마을별 유세활동도 벌였다. 국회의원 선거때만 해도 지인들의 도움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외로운 선거였단다.친척이 많지 않고, 그 자신 인간관계가 넓지 않은 악조건이었다.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고, 오늘을 성실히 살자'는 평소 신조로 힘을 삼았다. '눈을 뜨면 새로운 부활이다'는 마음가짐으로 힘든 과정을 극복했다.봉사자들에 진 빚은 당선자가 바른 시정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했다. ◇ 서국희 여사(강광 정읍시장 당선자)지역주민 대소사 도맡아...하루 3시간 잠자며 뛰어강광 정읍시장 당선자의 부인 서국희 여사(70)의 내조는 정읍시민들이 인정해준다. 선출직에 다섯번 도전 끝에 처음 당선된 상처와 영광을 함께 안으면서다. 첫 번째 낙선때 고향 사람들에게 봉사했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추스렸다. 특정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여겨지던 두 번째 선거에서 낙선했을 때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한 남편을 보면서 마음을 몰라주는 고향을 떠나자는 제안까지 했다.그러나 죽어도 고향에서 뼈를 묻겠다는 당선자의 뜻이 워낙 강해 끝까지 남편의 뜻을 받들기로 했다. 10여년 이상 지역 주민들의 대소사를 찾아 설거지에 빨래를 마다하지 않았다. 서울 등 다른 지역에 볼 일이 있어도 마음 놓고 하룻밤을 자고 오는 경우가 손꼽을 정도의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심리학을 전공하고 교사 생활을 했던 그는 겸손이 몸에 뱄다. 평소 노인복지관에서 노인들과 함께 운동도 하고, 음악과 붓글씨를 배우며 거리감을 없앤 것이 선거과정에서 도움이 됐단다.선거기간에는 밥먹는 시간도 아까우리 만치 시간을 쪼개 사용했다. 하루 3∼4시간 잠을 자며 뛰었다. 차 안에서 김밥으로 끼니를 떼우는 것도 다반사였다. 그는 선거때 마음처럼 당선자가 정읍시에 봉사하고, 투명한 시정을 펼쳐줄 것을 바랐다. 또 좌절을 딛고 시장에 당선된 남편의 사례가 젊은이들에게 꿈을 넣어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순 여사(홍낙표 무주군수 당선자)마을주민들과 숙식 생활...지역마다 돌며 지지호소두 번의 낙선 고배를 든 홍낙표 무주군수 당선자의 부인 이정순 여사(53). 이 여사는 남편의 처음 낙선때 그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었다고 했다. 부족한 점이 많아 낙선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스스로 떳떳하고 거짓없이 살았기 때문에 반드시 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도 버리지 않았다.평소 집이 있는 안성에서 직장(식당)이 있는 무주읍내까지 매일 완행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어르신들이 일하는 논밭도 그의 선거 텃밭이다. 주민들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온 덕분에 거리감이 없다.그의 마을투어는 압권이다. 선거기간 내내 마을회관에서 잠을 자고, 그곳에서 밥도 얻어 먹었다. 당선자와 저녁에 만날 곳을 계획서로 만들어 두고, 동가숙서가식 강행군을 폈다. 마을을 돌아다니며 선거운동을 편 그가 하루 자는 시간은 3∼4시간. 피곤한 줄도 몰랐고, 아플 경황도 없었단다. 선거기간 만난 사람들중 건강이 좋지 못한 어르신들이 아른거린다고 했다. 지역민들이 힘을 줘 당선됐기 때문에 작은 일이라도 소홀하지 말고, 임기가 끝나더라도 좋은 이미지로 남는 당선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부는 살면서 닮는다고 한다. 선거직에 나선 후보들이 일단 제가(齊家)를 하고 치국(治國)에 나선 분들로 볼 때, 그 부부의 닮은꼴은 더 많을 것 같다.그래서 선거기간의 내조자는 후보의 분신이다. 후보의 발이 닿지 않은 곳에 항상 내조자가 있다. 후보를 대신해서다. 남 앞에 나서길 꺼리는 성격이라도 표에 도움이 된다면 꺼릴 일이 없다. 선거는 이들에게 나이를 뛰어넘어 꼭지춤을 선보이고, 음치에 아랑곳 없이 노래를 부르게 만들었다.목이 쉬고 발이 부르트도록 선거현장을 누볐던 내조자들. 선거가 끝난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 제자리로 돌아온 이들에게도 후보의 당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밖에 없다.후보자 누구라도 당선의 영광이 크겠지만, 특히 처음 선출직에 도전해 당선한 후보나 여러 번의 고배를 마신 끝에 어렵게 당선한 후보의 기쁨은 더 클 것 같다.첫 도전에 성공한 송하진 전주시장 당선자의 부인 오경진 여사(51). 그는 남편의 출마를 처음 만류했다고 한다. 20여년 공직생활을 접고 정치판으로 뛰어드는 데 따른 갑작스러운 변화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고, 선거에 대한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다.그러나 남편의 출마가 굳어진 후에는 열렬한 운동원이 됐다. 중앙시장, 남부시장 등 시장과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거리 곳곳을 누볐다. 복지시설을 찾아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목욕 봉사와 음식만들기 봉사도 마다하지 않았다.피곤에 지칠 저녁 때쯤이면 율동팀에 끼여 몸을 풀면서 자원봉사자들의 사기를 높이고 피로를 달랬다. 선거가 시작되기 전 주변에서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는 말을 들어 각오는 했지만, 내조자 역할이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웠단다.
◇월드컵은 원래,먹고 마시며 즐기는 거야-위중불화(胃中不和)형=축구를 보면서 무절제한 술과 음식을 섭취하다 보면 잠들고 싶어도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음식을 잘 조절해 먹지 않아 소화불량이 생겨, 명치끝이 답답하고 괴로워 편히 눕지 못하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바로 ‘위중불화형’이다.과식 탓에 대변이 시원치 않거나 배가 부풀어 오르고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다. 평소 만성 위염이나 위하수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월드컵 기간, 음식의 양을 더욱 신경 써 조절할 필요가 있다.또한 자기 전에 마시는 술은 당장 잠 드는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몸에서 술이 대사되어 각성되면 결과적으로는 잠을 더 설치게 하므로 지나친 음주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월드컵 불면증의 한방 치료법=광동한방병원 사상체질과 문병하 원장은 “오후에는 되도록 녹차나 홍차, 커피 등을 삼가고 담배도 수면을 방해하므로 자기 전에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각성 성분이 있는 감기약, 천식약, 비만약 등도 복용시간을 잠자기 3∼4시간 전으로 당기는 것이 좋다”면서 “정신이 산만하여 잠을 깊이 이루지 못하는 사람은 옆으로 누워서 무릎을 구부리고 자는 자세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지압을 해 주는 것도 좋은데, 귀 바로 뒤 오목하게 들어가는 부분과 눈 주변을 자주 마사지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한편 월드컵 시즌 동안의 불규칙한 수면시간 탓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초래될 정도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보통 불면증은 신경을 많이 쓰거나 가슴의 화(火)가 울체되어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치료에 앞서 마음을 편안히 해야 한다. 신경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일시적으로 불면증이 왔다고 대수롭게 보지 말고 장기적으로 진행하기 전에 치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단시간 숙면 돕는 음식1. 수면을 유도하는 아미노산인 ‘트리토판’이 함유된 간식을 먹으면 잠자는데 도움이 된다. 트리토판은 우유, 치즈, 칠면조와 생선, 바나나에 많이 들어있다. 월드컵 시청 후 짧은 시간에 깊은 잠을 자기 위해서는 잠들기 전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시면 위도 편안해 지고 잠도 잘 온다. 2.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주는 양파도 불면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3. 상추는 최면효과를 가진 성분을 갖고 있는 천연 수면제로 상추쌈을 해먹거나 녹즙을 만들어 먹으면 숙면에 좋다. 4. 고사리, 산조인(볶은 것), 매실차와 사과 등은 예민해진 신경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발휘해 깊은 잠을 유도할 수 있다.
이름만 들어도 군침도는 ‘황토오리구이’가 무더운 여름날씨와 함께 많은 사람들에게 보양식으로 사랑받고 있다.순창읍을 막 벗어나 옥과 방향으로 약 4㎞ 정도 달리다보면 신남리 탄금마을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오리전문 식당 ‘탄금정’. 이 곳에는 18년째 오리전문점을 고집해온 전남님(여, 50)사장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다.특히 이 집의 별미인 ‘황토오리구이’는 먹고 싶어도 굽는 시간만 2시간 30분에서 3시간 가량 걸려 최소한 3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맛을 볼 수 있다.1kg가량의 아담한 오리를 손질해 대추, 무화과, 건포도, 흑미, 찹쌀, 녹각 등 온갖 재료를 오리 안에 넣고 천으로 싸서 황토 토기에 넣어 가마에 약 3시간 구우면 기름기가 토기 안으로 쫙 빠지면서 맛이 담백하고 연하며, 부드러워져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황토오리구가 완성된다.오래 기다린 시간만큼이나 넓은 접시에 치커리와 함께 먹음직스럽게 담아나오는 노릇노릇 잘 구워진 황토오리구이는 구수한 냄새와 함께 보기만 해도 군침이 확 돈다.여기에 아욱된장국에 죽순나물, 상추김치, 갓김치,묵은 김치, 김치국, 깻잎무침 등 깔끔하게 곁들여진 밑반찬도 정갈한 주인아주머니의 손맛이 그대로 묻어나 입맛을 한층 돋궈준다.오리는 해독력이 뛰어나 예로부터 성인병 예방 등 민간치료에 많이 사용되어 왔으며 사계절 즐겨찾는 음식이다 보니 이 곳은 평일에도 항상 손님들로 북적된다. 1989년부터 18년째 탄금정에서 오로지 오리요리만을 위해 외길을 걸어오고 있는 탄금정의 전 사장은 “오리고기야말로 몸에도 좋고 피부미용에도 그만인 건강식품”이라며 “ 특히 한약재를 사용해 만드는 황토오리구이는 일반 오리음식보다 육질이 연하고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기 때문에 평소 오리고기를 싫어했던 사람도 오리고기 맛에 푹 빠지게 된다”고 자랑한다.구수한 오리고기 맛처럼 언제나 변함없이 다정하고 넉넉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는 전씨는 항상 처음처럼 모든 손님들을 친절하고 극진히 대접하는 것이 지금까지 탄금정을 변함없이 오리전문 1번가로 지켜온 비결인 것 같다고 밝혔다.올 여름 찌는 듯한 무더위. 잘 익은 황토오리구이와 함께 말끔히 식혀보는 건 어떨까? *예약문의 전화 : 063-652-0390(메뉴 가격표)황토오리구이 : 30,000원오리로스 : 25,000원옻닭 : 3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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