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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소통의 리더십 - 최동성

지금 우리 사회는 '소통’이 화두다. 그만큼 갈등이 많다는 얘기다.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이러한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 관심들이 더욱 많아졌다. 정부와 국민, 여당과 야당, 당내 계파 간, 노사관계, 사회 각 주체들 간의 소통부재 양상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나는 그 중심에 정치의 '실종’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대학교수로부터 시작된 시국선언이 문학인과 종교계, 청소년, 지방의회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국정 기조 전환 요구가 튀어나오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도 우석대 전북대 전주대 원광대의 교수들과 민주노총, 전농, 시민사회단체, 대학생, 기독교계, 인권선교협의회, 전북도의회 의원들이 시국선언에 합류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고 연대하는 정치를 하고, 국정쇄신 및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정치권도 갑갑하기는 마찬가지다.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정치적 계산에 따른 갈등과 반목으로 국회가 공전하고 있다. 노동계의 여름철 투쟁 선언 또한 소통 차원에서 여간 심상치 않다. 특히 대정부 민심은 격랑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다. 작금의 시국이 매우 혼란스럽다.이런 상황에선 역시 소통이 문제다. 소통은 각계각층의 의견을 골고루 듣고 수렴하는 쌍방향 대화를 의미한다. 소통을 통해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소통을 잘 하는 리더는 있는 듯 없는 듯하다. 일에 무리가 없고 소리가 나질 않는다.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다. 다음은 사고의 프레임 문제다. 자칫 리더가 '미래지향적으로 정책을 펴다보면 국민 이해를 못 받을 경우도 있겠지만 주춤거리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식의 인식이 있다면, 그것은 민심이 돌아서는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소신 있는 국정운영은 이 시대 지도자들의 기본 덕목이다. 그러나 신뢰와 소통의 부재 하에서는 어떤 소신과 정책도 결실을 맺기 어렵다는 것은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이 남겨준 뼈아픈 교훈이 아닌가. '소신=국익’이라는 단순한 프레임에 갇힐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배제해야 한다.그래서 대통령이 적극 국민과의 소통에 나서야 한다. 사회와 국민통합을 위한 노력을 몸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먼저 들어야 한다. 국민, 정치권, 시민단체들과 직접 만나 의견을 충분히 듣는 게 혼란사태 해결의 시작일 것이다. 대통령은 1년전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더 낮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대통령인 제 자신도 모든 것을 먼저 바꿔나가겠다. 남에게 바꾸라고 하는 게 아니라 제 자신이 먼저 바꾸도록 하겠다"고 강조하였다. 당시 소통의 절실함을 여러 차례 다짐한 바 있다. 소통하되 변화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국민의 정치의식은 아주 높다. 소통이 없는 정치는 국민들을 불안케 하고 정부를 불신케 한다. 소통은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막힌 곳을 뚫는 것이다. 시기적으로 늦어지고 있다. 기자회견 등을 속히 열어 솔직하게 국정쇄신을 언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기존의 라디오 연설 같은 일방적인 의사전달은 정권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 쌍방향의 소통이 민심수습의 길이다. 이제 권력도 커뮤니케이션에서 나오고 있다./최동성(본지 기획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최동성
  • 2009.06.15 23:02

[세상만사] 검찰이 바로 서려면 - 조상진

"(대통령의 말을 들으니) 내가 지금도 독재의 주구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검찰이 너무 통제돼 정치권에 휘둘린 것이다"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03년 3월'전국 검사들과의 대화’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40여 명의 평검사들이 참석, 도전적인 발언을 쏟아냈다.심지어 "검찰에 왜 청탁전화를 넣느냐"는 추궁까지 나왔다. 그러자 대통령은"그렇지 않다"고 반박하면서 "이쯤되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세월이 흘러 6년후인 올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이미 권력에서 물러난 노 전대통령에 대해 사정의 칼날을 들이댔다. 소위'박연차 게이트’에서 비롯된 '죽은 권력 손보기’는 측근은 말할 것 없고 형과 부인 자녀까지 불러들여 먼지털이식으로 진행됐다. 마지막 목표는 물론 노 전 대통령이었다.'포괄적 뇌물죄’로 옭아 넣기 위해서였다.이 과정에서 검찰은 수사 내용을 언론에 낱낱이 공개하며 자신들의 의견까지 덧붙이는'친절함’을 보였다. 나아가 노 전 대통령측의 해명까지 유출하며 파렴치범으로 몰아갔다. 대통령과 박 회장과의 대질신문 계획을 공식적으로 흘리고, 김해에서 서울까지 그를 자발적으로 압송(?)하는 이벤트까지 마련했다.이를 언론은 신나게 받아 적었다. 아니, 더 부풀리고 상상력까지 발휘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조·중·동뿐 아니라 방송과 한겨레·경향까지 장단을 맞추었다. 그리고 그 끝은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이와 관련, 청와대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어긋남이 없도록 정중하게 모시라"고 지시했다. 낯빛 하나 바꾸지 않은 채로.이어 7일간의 국민장 드라마는 조문객 500만 명이 모이는 초유의 애도속에 치러졌다.국민장이 끝나자 검찰수사를 총지휘했던 임채진 검찰총장이 물러났다. 퇴임식에 앞서 임 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재직동안 이쪽 저쪽에서 수없이 흔들었다"며 "조중동 광고불매운동사건 등에서도 법무부의 수사지휘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노 전 대통령 수사에 청와대와 법무부가 개입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노 코멘트"라고 답했다.그는 참으로 비겁한 사람이다. 인간적으로 불사이군(不事二君)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그의 직책에 충실하지 못했다.그의 말대로 정권교체기의 총장으로서 고뇌가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줏대없이 흔들려 외풍막이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수사를 끝내고도 3주간 좌고우면하는 무능함을 보였다. 검찰이'정권의 시녀’라는 비판을 스스로 불러들인 것이다.여기에 이상한 일이 또 있다. 검찰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정도에 어긋나는 편파·표적수사 논란이 제기되는데도 소장 검사들의 목소리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문제로 전국의 소장 판사들이 대대적인 자기 정화 노력을 하는 모습과 너무 대조적이 아닐 수 없다. 6년전 대통령앞에서 보여주었던 높은 기개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물론 검사동일체의 원칙이라는 조직의 특수성과 인사상 불이익 등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이다.어쨌든 이제 검찰개혁의 계기는 마련되었다. 야당이나 시민사회, 한나라당내 쇄신특위까지 나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제도개혁은 중요하다. 인적 쇄신도 따라야 할 것이다.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검사 개개인의 투철한 정의감이 아닐까 싶다./조상진(본지 논설위원)

  • 법원·검찰
  • 조상진
  • 2009.06.08 23:02

[세상만사] 불행한 대통령, 행복한 대통령 - 이경재

케네디 대통령이 오늘날까지도 미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건 단순히 그가 뛰어난 대통령이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통령의 체통과 격식을 떨쳐버리고 어린 자식들과 뒹글며 함께 노는 모습에서 친근감을 느낀 때문이다.트루먼 대통령 역시 자기 딸의 음악회를 혹평했다 하여 음악평론가에게 상스런 욕을 거침없이 내뱉는 지극히도 인간적인 약점 때문에 사랑받을 수 있었다.자녀 진학 문제로 골치를 썩이고, 골프가 잘 맞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대통령을 볼 때 오히려 사람들은 동질성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 눈높이의 생각과 행동, 꾸밈 없는 모습들에서 국민들에게 처음으로 친근감을 느끼게 해준 대통령이었다.국민장을 선포해 놓고 국민의 추모 발길을 막는 정권, 봉변이 두려워 봉하마을 조문도 하지 못한 대통령, 상중인데도 제2촛불을 걱정하며 분위기를 대립구도로 몰아가는 한나라당. 국민정서와 유리된, 친근감과도 동떨어진 것들이다.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불행한 역사를 갖고 있다. 존경할만한 대통령을 갖지 못한 건 국민적 불행이다.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이승만은 한때 국부로 불렸지만 결국 독재자로 낙인 찍혀 망명길에 올라 죽어서 돌아왔다. 4.19혁명으로 청와대의 주인이 된 윤보선은 쿠데타 집권세력이 마땅치 않아 권좌를 박차고 나왔지만 감시와 연금이 되풀이되는 불행한 나날을 보내다 여생을 마쳤다.5.16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부하의 총탄에 목숨을 잃는 불행한 인생을 마쳤고, 대통령직을 승계한 최규하는 식물 대통령이었다. '전직 대통령이 증언에 응하는 나쁜 전례를 남기지 않겠다'는 어설픈 역사인식을 고집하며 도중하차 이유를 끝내 증언하지 않고 숨을 거두었다.12.12와 5.18로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 그리고 노태우는 유배와 구속이라는 사상 유례 없는 치욕을 당해야 했다. 문민 대통령인 김영삼 김대중은 아들이 구속되는 불명예의 꼬리표를 달고 있다.그리고 노무현. 그의 서거는 미완의 죽음이다. 국민 가슴속에 부활해 있다. 지난 일주일 내내 그 무엇에 분노하며 애도했던 500만 추모물결에서 껍데기뿐이 아닌 마음속의 대통령임을 읽게 된다. 다른 대통령들이 불행한 말로를 걸었지만 그는 죽어서 행복한 대통령이 됐다.계파 줄서기를 거부하고 정치개혁과 지역주의 타파를 실천한 비주류 정치인의 상징. 탈 권위,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역대 대통령들이 하지 못한 가치들이다.오늘날 우리 정치인들중 이런 가치와 신념을 갖고 정치하는 사람은 한손에 꼽기도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계파를 늘리고 지역주의에 업혀 국회의원이 되는 현실을 보고 있다.민주당이 고인에 대해 재평가 작업을 한다고 하지만 업적나열에 그친대서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가 추구했던 가치들이 헛되지 않도록 하는 일, 많은 사람들이 왜 노무현을 그리워 하는지 그 까닭부터 성찰해야 할 것이다.'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라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침내 자연으로 돌아가 역사속에 묻혔다. 고인이 추구했던 가치와 서민적 삶은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될 것이다. 고인의 족적은 이제 역사와 신화가 되고 있다.경복궁 뜰 영결식장. 영정 속의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 많은 정치인들을 굽어보며 묻고 있는 것 같았다. "당신은 왜,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십니까?"/이경재(본지 경영지원국장 겸 논설위원)

  • 정치일반
  • 전북일보
  • 2009.06.01 23:02

[세상만사] 정동영 의원의 눈도장 - 백성일

4.29 전주 재선거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가늠해 볼 수 있다.전주가 전북 정치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무소속으로 정동영과 신건이 당선됐지만 유권자들은 어차피 민주당에 복당될 것이라고 여겨 몰표를 안겨줬다.아직도 민심은 민주당 정서가 절대우위라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한나라당의 두자리수 득표는 이번에도 물거품이 되었다.또다시 지역주의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 최상의 카드를 뺐다.더 이상의 카드는 찾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이 정도 카드라면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도지사 선거에 나올 정도다.그렇다면 한나라당이 어떤 카드를 내놔도 전북 등 호남에서는 안통한다는 것을 또다시 각인시켰다.정동영이 출마하기 전만해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면 두자리수 득표는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결과는 이번에도 아니올시다가 되고 말았다.선거운동을 하지 않고 그냥 놔둬도 이같은 표는 나온다는 것.백년하청격이 되었다.원인이 어디 있든간에 안타까운 일이다.여야가 없는 정치행태는 불행하다.20년 이상 특정 정당이 한 지역을 지배해왔다는 것은 분명 옳은 방향이 아니다.한국 정치의 불행이다.이 모든 것이 지역감정에 의존해서 정치를 해온 사람들의 잘못이다.전북에서 민주당 말고 다른 당으로 각종 선거에 출마해서 당선된다는 것은 휴지통에서 장미꽃 피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지금 형성된 기류로 볼때 내년 선거도 똑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혹시 이번처럼 공천을 잘못하면 무소속으로도당선될 수는 있을 것이다.그래서 민주당이 공천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민주당을 끼고 놀지 않으면 아예 전북에서 선출직 할 생각은 접어야 한다.자라나는 세대에게 민주주의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스런 대목이다.아무튼 DY가 전북 정치의 맹주로 확인된 마당에 복당은 시간 문제다.정세균대표에게 명분을 찾아주는 것은 이강래 원내대표가 할 것이다.그가 말한대로 연말까지 당 지지도를 25%로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DJP 연합을 일궈낸 그의 정치력으로 봐도 복당문제는 곧 풀어낼 것이다.굳이 내년까지 가지 않더라도 감정의 앙금만 가라 앉히면 오히려 쉽게 풀 수도 있다.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만약 DY를 조기에 복당시키지 않으면 전북은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만에 하나라도 내년 지선까지 DY가 복당 안되면 이번보다 더 큰 집안싸움이 날 것이다.지금은 공이 정대표에게로 넘어갔다.당내 역학구도가 복잡하지만 DY는 당분간 세월을 낚는 사람 마냥 조급하게 서둘지 않을 것이다.선거를 통해 그의 위력을 보여줬고 이미 일정 영토를 확보해 놨기 때문이다.지금 전주에서는 DY에게 눈 도장 찍어 놓아야 내년 선거에 당선될 것이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지사 교육감 시장 군수 도의원 교육위원 시군의원 할 것 없이 DY와 손잡아야 당선된다고 믿는다.주목할 점은 DY의 복당도 문제지만 복당 이후가 더 클 수 있다.DY가 논공행상식으로 공천권을 행사하면 문제는 커질 수 있다.지지도 10%대였던 신건을 당선시키기 위해 어중이 떠중이까지 다 끌어 안았기 때문이다.그래서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유권자들로부터 신망받지 못한 꾼들까지 DY와 신건쪽에 붙어 벌써부터 호가호위하고 있기 때문이다./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 정치일반
  • 백성일
  • 2009.05.25 23:02

[세상만사] '워너니 그렇겄다' - 김승일

작가 이문구(李文求)의 소설'관촌수필'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손버릇 나쁜 아들 조대복이를 잡으러 온 순사가 그 어머니에게 하는 말. "에미가 요모양이니 자식도 그 택이지. 잔말 말고 어디 숨겼는지 대여" "워너니 그렇겄다. 이 사람 여럿 잡아먹을 놈아. 내 새끼가 도적질 하는것 니 눈구녕으로 봤으면 왜 진작 못 잡아 넣었데?" 에미가 악다구니를 쓰자 순사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만다. 이문구의 글 중에는 국어사전에도 안 나오는 사투리로 독자들에게 깜짝 감동을 주는 그런 내용이 많다. '관촌수필'만 해도 어찌나 충청도 사투리가 많은지 그 뜻을 헤아리기조차 힘이 들 지경이다.그렇다고 여기서 그 소설 이야기를 하자는 건 아니다. 내가 이 대화에서 주목한것은 '워너니…'는 사실 전라도 사투리 이기도 하다. 대화중에 '워너니…'라고 하면 억양에 따라 긍정도 되고 부정도 된다. 또는 상대방을 조롱할 때도 곧잘 이 말을 입에 올린다. 가령 이런 식이다. "니심뽀 뒤틀린것 봉게 뭐 잘못 먹은거 아녀?"하면 "워너니 그렇겄다.나 노레기 홰쳐먹어서 그런다 왜"하고 되받는다. "그사람 보기보다는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여"할 때 "워너니 그렇기는 혀"하면 긍정이요 "그 전에 해 먹은 놈에 비하면 새발에 핀디…" "워너니 그렇겄다. 그 잘난 도덕군자 타령할 때는 언제고 지금 와서 웬 변명이여 변명이…"라고 되받는다면 부정적 의미이다. 대화중에 똑같이 '워너니'를 앞세우고도 이처럼 상대방의 뜻에 동의하기도 하고 또는 쌍심지 켜고 대들수도 있으니 이 얼마나 정감있고 은근하며 오묘한 우리고장 사투리인가.그런데 난데없이 웬 사투리 타령인가. 뻔하지 않은가. 요즘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사법처리 사건 때문이다. 취임이후 도덕과 청렴을 훈장처럼 자랑했던 그가 끝내 서슬퍼런 검찰 포토라인 앞에 선지 3주째다. 언론은 중계방송하듯 시시콜콜히 숨겨진 장막을 들춰내기 바쁘다. 그 결과 지금까지 드러난 그의 떳떳하지 못한 행위는 본인의 구차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아니 그의 지지자들에게는 배신감마저 안겨줄 정도다. 그러니 사람 속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는 탄식이 나오기도 하는 것이다.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아무리 지금까지 밝혀진 그의 과오가 법치(法治)의 엄정성을 벗어나기 힘든다 한들 과연 검찰이 구속 여부를 검토할 정도로 파렴치한가? 여기서 사람들이 '워너니 그렇겄다'한다면 이는 부정이다. '그건 아니다'란 말이다. 그리고 반노(反盧)측 사람들이 거품물며 단죄를 주장할때 속으로 '워너니'라고 비아냥 대는 국민또한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그래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때쯤 "워너니 그래야 맞지"한다든지 "내고여 그럴줄 알았어"소리가 나와야 비로서 민선 대통령의 명예와 법치의 존엄이 동시에 지켜질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김승일(본지 객원논설위원)

  • 정치일반
  • 전북일보
  • 2009.05.18 23:02

[세상만사] 시민의 축제 - 최동성

5월은 과연 축제의 계절이다. 도내 곳곳이 봄맞이 축제에 빠져 있다. 물론 축제는 사라져 가는 민속과 전통의 복원을 통해 지역민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특산물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경제적 가치와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다. 뿐 아니라 보편적인 소재를 축제로 특화함으로써 지역의 청정 이미지 등을 부각시킬 수 있어 지역에는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다. 허나 이들 상당수 축제가 이벤트 성격의 소모성 행사에 그치고 지역별로 차별성도 없다는데, 왜 그럴까? 주요 원인은 관 주도로 치러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전북도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전북에서 치러진 축제는 107개이고, 여기에는 국비를 포함해 180억5천여만원이 투입되었다. 14개 시· 군에서 3~12개의 행사를 펼쳤으며, 각 지역이 빠짐없이 축제를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전주와 부안 등 4개 지역에서 더 늘려 그에 따른 예산도 20억원이 증액되었다.문제는 이러한 축제 중에서 민간주도는 불과 전체의 14%인 15개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예산이나 에너지 낭비라며 구조조정을 통해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느니, 축제에도 선택과 집중이라는 논리가 적용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축제 수가 아무리 많아도 자발적인 의지에 의한 행사라면 누가 무슨 권리로 줄이고 말고 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자발적이지 못하다는 점이 문제인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의 축제는 대부분 축제가 가지는 문화적 가치보다는 축제의 관광자원화를 강조함으로써 그 지역의 정체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우후죽순처럼 생성되어 성행하고 있다. 이것은 축제의 계획 및 집행과정에 전문인력과 시민의 참여가 배제된 채, 관 주도로 추진된 사실에 그 원인이 있다.이러한 맥락에서 전주대사습놀이를 예로 들어 보자. 국악의 발상지 전주에서는 이달 26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8일까지 사흘간 제35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를 전주실내체육관과 전주덕진공원 일원에서 베풀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개최일이 얼마 남지 않는 마당에 이 대회가 존폐의 기로에 있다고 한다. 지난 1983년부터 전주시와 함께 공동 주최해 온 MBC가 재정상태 악화 등의 이유로 손을 떼겠다는 것이 발단이 되고 있다. 전주대사습은 1910년을 전후해서 일제에 의해 단절됐다가 1975년 시민들의 힘으로 '전주대사습놀이 부활추진위원회'를 결성해서 복원되었으나 그동안 관 주도의 틀에 박힌 행사로 전락해 갔다. 그러다보니 화합의 축제가 아닌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내지 못했다.때마침 정부는 축제에 대한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한다. 정부의 이번 조처가 단순히 재정적 수단으로 정리하는 발상 보다는 지역의 고유한 특성과 다양한 파급효과를 감안한 차원에서 민간주도로 전환해야 한다. 지나치게 유용성과 효율성이라는 계산적 잣대만을 들이대는 순간 축제는 사라져 버릴 공산이 크다.축제는 지역만의 소중한 인프라이다. 단순한 여흥이 아닌 소통의 장으로서 각 계층이 문화적 갈증과 욕구를 충족할 대중접근성을 강화시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의 관 주도 축제는 전국적인 현상이겠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관의 입장에서 짜여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 이상 축제의 변형을 막아야 한다. 그 방법은 축제를 민간으로 이양하는 것이다. 축제를 시민에게 돌려 줘라./최동성(본지 기획사업국장겸 논설위원)

  • 사회일반
  • 최동성
  • 2009.05.11 23:02

[세상만사] 도지사와 문화권력 - 조상진

문화가 언제부터 권력이 되었는지 모르겠으나 문화권력이라는 말을 종종 듣게된다.문화가 권력이라? 예전같으면 생각하기 힘든 말이다. 그만큼 문화의 비중이 커지고 중요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문화가 돈(산업)은 물론 권력까지 갖는 시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대표적인 게 참여정부 출범시 문화관광부 장관의 코드인사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이창동씨를 장관으로 임명하고 주요 산하단체장을 대거 진보적 문화예술인으로 채웠다. 이를 두고 보수단체와 언론은 중국 문화대혁명기의'홍위병'에 비유하며 반발했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개의치 않고 밀어부쳤다. 이어 김명곤씨를 장관에 임명했고, 친노(親盧) 진보파인 명계남·문성근씨 등의 파워 역시 막강했다.이러한 논란은 이명박 정부들어 다시 반전되었다. 이번에는 보수 일색으로 바뀐 것이다. 선봉에 선 인물이 유인촌 장관이다. 그는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시절, 서울문화재단 초대대표를 지낸 친이(親李) 인사다. 이들은 임기가 채 끝나지 않은 산하단체장을 갈아치웠다. 이른바 문화권력의'우향 우'다. 어찌 보면 문화가'권력의 도구'로 전락한 느낌이다.이같은 양상은 지방의 경우도 흡사하다. 관선시대만 해도 문화는 정치나 경제를 돋보이게 하는 악세서리같은 존재였다. 문화예술인들은 관(官)의 시녀역할에 충실했다. 대개 보수적 문화예술인들이 관의 물질적 시혜에'기쁨조'노릇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민선시대 들어, 시간이 흐르면서 문화예술계 스스로 추진동력을 갖게 되었다. 역량이 커지면서 인적·물적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전북의 경우 유종근 지사때 세계소리문화축제가 만들어지며 그 싹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화권력 논란의 발단은 김완주 지사의 전주시장 재임때가 아닌가 싶다. 당시 김 시장은 전주국제영화제를 만들고 전통문화중심도시 사업과 한옥마을 정비 등 대대적인 문화 르네상스를 일으켰다. 오랫동안 천덕꾸러기였던 한옥마을은 지금'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했다. 이러한 정책을 송하진 시장이 이어 받았고 아트폴리스 개념을 도입, 도시에 문화의 옷을 입히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빛과 그림자를 남겼다. 빛은 몇가지 뛰어난 업적과 문화 다양성이요, 그림자는 행정과의 유착, 나아가 갈등 증폭이다.사실 전북에 문화권력이 얘기된다는 자체만으로도 다행인지 모른다. 척박한 토양이 조금은 비옥해졌다는 뜻일 수 있어서다.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문화판이 커지면서 부패의 냄새가 난다는 점이다. 문화권력은 중앙정치권, 특히 DJ·노무현 정부때 요직에 진출한 전북출신들과 도내 기업인, 학계, 문화예술계, 언론 등이 클러스터를 이루었다. 이들 세력은 따로 놀지 않고 서로 스며들어 권력복합체를 형성했다. 행정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잇속을 챙긴다는 비판이 없지 않다.둘째 대안세력이 적다는 점이다. 서울은 정권의 향방에 따라 좌우로 바뀌지만 전북은 인재풀이 한정돼 있다. 따라서 주류세력은 계속 주류로 남을 소지가 높다.이제 4·29 국회의원 재선거가 끝나고, 올 상반기면 지방선거 채비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김완주 지사와 정동영 당선자간에 삐걱이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10월께 전북문화재단이 설립될 예정이다. 문화권력의 부침이 어찌 될지 흥미로울 것같다./조상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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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5.04 23:02

[세상만사] 정치인의 거짓말 - 이경재

윈스턴 처칠에게 신문기자가 물었다. "정치인이 되기 위한 바람직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처칠이 대답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예언할 수 있는 재능이지요. 하지만 예언이 맞지 않았을 때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재능도 갖춰야 합니다" 허튼 소리, 거짓말 잘하는 정치인들의 속성을 비꼰 말이다.스탈린 격하 운동을 벌였던 구 소련의 공산당 서기장 흐루시초프의 명언도 빛이 난다. "정치인들이란 강이 없는 곳에도 다리를 놓겠다고 공약하는 따위의 사람들이다" 비록 빌 공(空)자 공약(空約)이라도 늘어놓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정치인들의 타성을 비판한 말이겠다.전주 재선거가 막판에 이르렀다. 후보마다 유권자 마음을 사기 위한 공약과 갖가지 수사(修辭)를 쏟아냈다. 그중에서도 "전주 구도심에 20차선 도로를 내겠다" 는 무소속 신건 후보의 공약은 압권이다. 구도심에 20차선 ? 이 내용을 들은 기자들이 폭소를 터뜨린 것도 무리는 아니다. 스케일은 대단한데 효용성도, 현실성도 없는 약속이다."완산구를 전국 최고의 복지지역으로 만들겠다"거나 "국민투표를 통해 사교육을 없애겠다"는 등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다른 후보들의 공약도 마찬가지이다.재원과 현실여건을 고려치 않은 공약들이 선거 때마다 남발되고 있다.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한 수사에 불과한 것인데 후보의 자질도 의심스럽거니와 유권자를 기만하는 행태다.말 바꾸기나 거짓말도 고질적인 병폐중의 하나다. "민주당을 위해 몸과 마음을 불사르겠다"던 예비후보들이 경선에서 탈락하자 탈당해 버린 몹쓸 행태를 보고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이런 행태는 민주주의의 후퇴이자 이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할 짓이 아니다. 유권자들이 두고 두고 기억해야 할 것 같다.지난 18대 총선때 서울 동작 을에서 출마한 정동영후보도 "이 곳에서 뼈를 묻겠다"고 했지만 결국엔 거짓말을 한 것이 됐다. 민주당의 김근식, 무소속의 신건은 투표권도 없는 후보다. 그러면서 자신만이 지역을 위해 일할 적임자라고 하니 거짓말로 들릴 수 밖에. 하긴 "도덕군자가 되어서는 정치인이 될 수 없다"고 한 역사가 윌 듀랜트의 말 처럼 정치인이란 하나 같이 거짓말쟁이라는 시각이 들어맞는지도 모르겠다.미국 같은 정치 선진국에선 거짓말이 용납되지 않는다. 워터게이트 사건 때 닉슨을 곤경으로 몰아넣은 것도 도청행위가 아니라 자기는 모른다는 거짓말이었다. 정치인에 대한 가장 큰 욕도 거짓말쟁이이다.전주재선거는 선거문화를 한참 후퇴시킨 선거로 보면 틀림이 없겠다. 납득되지 않는 민주당의 전략공천, 경선 참여자들의 배신, 고의적인 토론 거부 등 버려야 할 것이 다 드러났다. 정동영과 신건 후보의 토론회 불참은 검증받기를 거부한 오만과 독선의 극치다.그런데 정작 중요한 건 이런 후진적 요인들이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이 공약 점검과 인물탐구를 통해 아무리 많은 정보를 제공한들 투표장에 가면 유권자들은 대개 개개인의 친·불친이나 막연한 이미지에 따라 후보를 선택하고 만다.한술 더 떠 아예 선거 초반부터 후보를 결정해 놓고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기표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그러니 정치인들이 유권자 무서운 줄 모르고 함부로 까불게 되는 것이다. 선거판이 이런 식이라면 거짓말과 속임수에 능한 정치인만 살아남을 지도 모르겠다./이경재(본지 경영지원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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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4.27 23:02

[세상만사] OK 목장의 결투 - 백성일

4.29 전주 재선거는 정세균과 정동영의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진검승부처가 됐다.언젠가는 결승전에서 만나게 돼 있었지만 OK 목장의 결투가 빨리 시작됐다.호형호제로 지냈던 두 사람이 전북인으로서 더 커야할 사람들이기 때문에 괴로웠을 것이다.대선 후보였던 정동영은 정세균이 당 대표를 맡고 있어도 그리 탐탁치 않았을 것이다.요즘 몸무게가 4㎏이나 빠졌다는 정세균도 당 대표가 된 마당에 그리 녹록한 상대는 아니었다.정동영이 미국으로 떠나기 전의 정세균이 아니었다.정세균도 당 대표로 몸집이 커졌다.이미 둘은 건너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적과 동지가 따로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공천 달라고 떼 쓴 정동영도 전국 정당화를 외치며 공천을 거절한 정세균도 똑 같은 사람이다.마치 골목에서 싸움하는 사람들로 돼버렸다.호남에서 출마 안하겠다고 정세균이 배수진 치며 정동영의 무소속 출마를 압박했지만 결국 허사로 끝났다.정세균은 밴댕이 속 같이 속 좁은 사람이라는 비난도 들었다.정동영은 그간 운 좋게 전북인의 지지와 사랑을 받았다.전북인의 자존심이요 긍지가 됐다.그러나 선거 패배가 그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530만표라는 큰 표차로 낙선했기 때문이다.대선 후보까지 지낸 그는 잠시도 못 견뎠을 것이다.매스컴에서 각광 받던 스타 정치인이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했으니까 말이다.정치인도 인기 연예인이나 다름 없다.연예인이 인기가 떨어지면 발버둥 치는 것처럼 정치인도 현실 정치에서 손 떼면 심리적 공황을 일으킨다.정동영과 일반인의 생각이 이 점에서 달랐다.몽골 기병이 골목대장 노릇을 하는 것 같아 지지자들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그의 출마 명분은 옹색하고 빈약했다.자연히 어머니라는 정서에 기댈 수 밖에 없다.그는 감성을 자극하는 포퓰리즘 정치를 해왔기 때문이다.민주당사에서 가진 탈당 회견은 결국 신 건 전 국정원장의 출마로 의심받았다.자신의 몸 속에 민주당 피가 흐른다는 말도 거짓말이 됐다.신 전원장을 출마시킨 것이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 셈법이 달라 복당 문제등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정동영은 내년 지선과 정치적 재기를 위해 신 전 원장과 무소속 패키지를 택했지만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계산은 덜한 것처럼 보인다.지금 정세균이나 정동영이 전주 사람들을 자신들의 공깃돌로 맘껏 가지고 노는 것 같다.정동영을 공천에서 배제한 후 전략 공천자로 찾은 사람이 기껏해야 통일문제전문가라고 알려진 김근식을 골랐기 때문이다.그토록 필요했다면 비례대표로 챙겨야 옳았다.김근식은 생소하다.정대표가 전주 유권자를 바지 저고리로 쉽게 생각한 대목이다.한 술 더 떠 김후보는 피선거권은 있고 선거권이 없다.지난 10일까지 서울 주소를 전주로 옮기지 않았다.이런 사람 찍으라고 공천한 민주당은 멀었다.신건을 만난적이 없다고 말한 정동영이 신 전 원장을 출마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어머니는 아무때나 찾는법이 아니다.정동영은 대선 후보가 됐을 때만해도 어머니(전주)를 기쁘게 했다.그러나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아직도 지지자가 많아 당선은 유력하지만 큰 정치인으로 커 가기에는 스스로가 한계를 만들었다.그가 쉬운 길을 택했기 때문이다.큰 인물은 때를 기다리는 법이다.동네 정치인으로 전락한 정동영이 안스럽다./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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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4.20 23:02

[세상만사] 요즘 화나는 일들 - 김승일

나와 내 아내는 요즘 매일 저녁 TV리모콘을 들고 다툰다. 시청률 1위라는 한 방송사 막장 드라마(아내의 유혹)때문이다. 내가 보기로는 이 드라마 줄거리 자체가 황당하기 짝이 없다. 주인공 시부모와 남편, 아내에다 정신상태가 이상한 또다른 가정의 딸까지 바락바락 악다구니를 써대니 도대체 이게 드라마인지 소음덩어리인지 구분이 잘 안간다. 그런데도 아내는 그렇게 재미있을수가 없단다.채널을 돌리려는 나와 꼭 봐야겠다는 아내는 그래서 매일 전쟁중이다. 나는 서슴없이 공해일뿐이라고 단정짓는 이 드라마 때문에 매일 화를 억누르고 사는 고역을 겪고 있다. 그런데 내 화를 돋우는 일은 이 뿐이 아니다. 악덕 사채업자들과 전화사기범들을 생각하면 머리칼이 곤두설 정도로 화가 치민다. 한 전문대 여학생이 사채 3백만원을 빌렸다가 제때 못 갚자 3천만원으로 불어났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된 아버지와 딸이 같이 목숨을 끊은 비극이 바로 엊그제 벌어졌다. 세상에 이런 악독한 X들이 있을 수 있나. 그런 자들이 발뻗고 살수 있도록 놔두고도 사회정의가 살아 있다고 할수 있을까? 전화사기범들은 또 어떤가. 주로 '되치기'조선족 범인들의 사기전화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그동안 한 둘이 아니다. 급기야 경상도 어디에서는 대학등록금을 사기당한 여대생이 고층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하는 비극까지 발생했다. 그런데도 사기장치는 그런 자들을 잡아내는 당국의 그물망은 허술하기 짝이 없으니 참으로 답답하고 한심하고 분통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그래도 이 정도는 약과로 치자. 요즘 진짜로 화나는 일은 따로 있다. 박연차·장자연 리스트에 오르내리는 권력 상층부 사회지도층의 구린내 나는 스캔들에다가 전주 덕진지역구 공천을 둘러싼 민주당의 파쟁을 보면 내 오장이 다 뒤틀리게 화가 솟구친다. 박연차 리스트 수사는 검찰의 칼날이 어디로 겨누는것쯤 누항(陋巷)의 포의(布衣)들도 다 안다. 그런데 그 칼끝이 왜 꼭 짚고 가야할 대목은 비켜 가는지 그것이 궁금하고 화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또 뭔가. 그저 가족처럼 친한 후원자의 돈이니까 '주머니 돈 쌈짓돈'인 것 처럼 생각하고 받아썼다고 변명할 셈일까? 물론 검찰이 품고 있는 혐의는 아직 혐의일 뿐이니까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할 일이고 하지만 말이다. 장자연 리스트를 놓고 벌이는 싸움도 그렇다. 인터넷으로, 구전(口傳)으로 널리 돌아다니고 있는 소문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언론들은 대체로 민주당 공천파동을 정세균대표와 386정치세력, 정동영 전 장관의 파워게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듯하다. 그러나 나는 무엇보다도 표를 쥔 전주시민들의 바닥 정서를 보다 세밀히 살펴보면 답은 간단하리라고 봤다. 그런데도 쌍방은 제각각 '몽골 기병식'으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길'을 택했다. 왈가왈부를 '깨진 독'으로 결말지은 민주당이 오는 4.29재보선에서 무슨 찾으로 표를 구걸할지 생각할수록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아서라 만병의 근원이 화라는데 이쯤에서 참아야지./김승일(본지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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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4.13 23:02

[세상만사] 새만금개발과 지역업체 - 최동성

경제가 환란 못지않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위기의 끝이 어디인지를 가늠하기 어려워 걱정이다. 정부는 경기활성화와 민생안정을 위해 각종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 거래의 취득· 등록세 감면과 고유가 피해계층 세 감면, 노후차 교체시 소비· 취득· 등록세 70% 감면 등 비상경제대책 방안을 마련했다. 통상적인 생각으로는 미봉책이나 고육지책이다. 그러나 국민의 고통을 어느 정도 헤아리는 파격적인 부양책들이다.요즘 전북에서는 조만간 발주예정인 새만금방수제 공사에 대한 지역업체 참여비율을 둘러싸고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전라북도와 도의회, 건설업계는 지역업체가 30%이상 공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업체 시공참여 가점제'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발주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는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는 대형프로젝트인 만큼 국제 입찰기준을 무시할 수 없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역업체는 기술력과 공사기간을 맞출 수 있는 여건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다.문제의 핵심은 농어촌공사의 방수제 공사에 대한 인식과 정부차원의 접근방식이다. 새만금사업은 지난 18년동안 이 지역 주민들의 시대정신을 관통해온 믿음이자 희망이었다. 이곳은 그만큼 국토개발 중심 축에서 밀려나 있었다. 그래서 대다수 도민들은 생계터전인 어장을 내주고 땅을 잃는 희생을 감수하였던 것이다. 지역업체들도 2조7000억원이 투입된 방조제 공사에서 참여비율이 전체공사의 2%에 그쳤지만 이 사업의 순항을 위해 아쉬움을 접어야 했다. 허나 지금 전북에 돌아오는 것은 무엇인가. 업체의 기술력을 무시받거나 법과 제도의 테두리 때문에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벽에 부딪치고 있다. 상황과 여건이 다를 수 있겠지만 도내 건설업계에 의하면 부산, 인천, 경기, 대전지역 등이 부대입찰에서 관내 업체 보호를 위해 가점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어서 비교된다.정부는 '지역업체 살리기'에 가능한 방안들을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이 현장에 투영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무용지물이요, 정부 불신의 원인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정책의 의지가 끝까지 매듭지어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 관점에서 엊그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당 최고위에서 "(야당이) 국가균형발전법에 대해 호남지역의 불균형을 고착할 우려가 있다고 걱정했는데 호남지역에 차별이 없도록 정부에 강력히 요청하겠다"는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지금 전북도민들은 농어촌공사 홍문표사장의 의식과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지역업체 참여비율의 확대에 대한 입장고수와 함께 농어촌공사가 지역범위를 충남과 전남 등으로 확대 논의한다는 공동도급추진설이 의문을 낳고 있다. 해명이 필요하다. 본적이 충남 홍성이기 때문이다. 그는 대통령직인수위 위원과 한나라당 충남도당위원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러한 위치라면 이명박 정부 들어 바짝 챙기고 있는 새만금개발과 전북의 위상을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이 문제는 지역보호주의나 이기주의 차원과는 다르다. 정부가 작은 떡 하나를 주고 다시 빼앗아 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위기국면은 평상심으로는 돌파할 수 없다. 그것을 뛰어넘는 지혜가 필요하다. 최근 대한전문건설협 전북도회 정기총회에서 '지역업체 하도급률 제고에 총력을 쏟겠다'고 밝힌 김돈수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의 고향은 홍사장과 같은 홍성이다. 참 아이러니하다./최동성(본지 기획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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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4.06 23:02

[세상만사] 지방정치여, 반기(叛旗)를 들라 - 조상진

4·29 국회의원 재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부 출범후 총선을 제외하고 처음 치러진다. 공교롭게 선거구가 호남권 2곳(전주 완산갑· 덕진), 영남권 2곳(경북 경주·울산 북구), 수도권 1곳(인천 부평을) 등 전국적인 구도를 보이고 있다.따라서 이번 선거는 MB정부 출범 1년2개월 동안 변화된 민심을 읽을 수 있는 기회다. 야권에서는 그래서 '이명박정부 심판' 또는 '중간평가'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 반면 여당은 '국정안정'과 '경제살리기'로 의미를 축소하려 한다.하지만 이러한 시각을 전북으로 좁혀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전북은 민주당이 실질적 여당인 지역이다. 결국 이번 선거는 '민주당 심판'적 성격이 강하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이번 전주 재선거는 민주당 공천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누구 말처럼 호남권이 텃밭인 민주당은 "풍남문 앞에서 석고대죄"부터 하고 공천에 임해야 마땅하다.그런데 이번 선거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덕진 출마선언으로 성격이 변해 버렸다. 정 전의장이 "공천을 받느냐""무소속으로 출마하느냐""분당(分黨)까지 갈 것이냐"가 관심사다. 나아가 정 의장과 정세균 당 대표의 당권다툼으로 변질됐다. 마주 보고 달리는 치킨게임 형국이다. 민주당의 입지와 인물들이 얼마나 곤궁하고 부박(浮薄)한가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여기에 검찰의 '박연차 리스트'까지 겹쳐 민주당은 지리멸렬한 상태다.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 있다. 국회의원 공천과 관련된 지방정치인들의 행태다. 지방의원들의 줄서기와 눈치보기가 극심하다는 것이다. 공천이 유력한 후보를 물밑에서 돕는가 하면 여러 후보캠프를 돌면서 보험을 들기도 한다. 완산 갑 지역의 경우 장영달 의원 구속이후 부모잃은 자식처럼 한데 뭉쳐있다 유력후보와 딜(?)을 시도하고 있다. 덕진 지역은 정동영 전의장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아 계속 눈치만 보는 상황이다.이런 풍경은 한마디로 내년 6월 지방선거와 관련이 깊다. 어느 후보에 줄을 서야 민주당의 공천을 받을 수 있는가가 오직 기준일 뿐이다.지방의원들은 정당공천제가 도입되면서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몸종이요 가방모찌(짐꾼)로 전락했다. 나리가 내려오면 눈도장 찍기에 바쁘고, 심지어 지방의회 공식일정이 취소되는 일까지 벌어진다. 다만 요령있는 시장 군수들은 처음 공천받을 때는 국회의원 눈치를 살피다, 예산 주무르는 노하우를 터득한 후부터 고분고분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졌다.그렇다면 중앙정치에서 지방정치를 해방시킬 묘책은 뭘까. 단기적으로 지방선거, 특히 기초선거에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일이다. 그리고 국회의원 선거에 상향식 공천제를 도입해야 한다. 종국에는 중앙당도 정책 조직 홍보 분야만 남기고 나머지 기능을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이 폐지될 경우 정당정치의 활성화에 역행하고 토호세력이 난립한다는 반론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진성당원이 확보되지 않는 정당정치는 사상누각이다. 더구나 지역당 성격을 띠는 지금 구도에선 폐해가 너무 크다.지방정치도 이제 반란을 꿈꾸어야 한다. 걸출한 스타의 출현과 스스로의 각성이 필요하다. 4·29 재선거와 내년 지방선거가 그 출발점이었으면 한다. /조상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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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3.30 23:02

[세상만사] 몽골기병의 굴욕 - 이경재

4.29재선거를 앞두고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어제 미국에서 돌아왔다. 많은 지인들이 공항에 나가 그를 맞이했다. 뼈를 묻겠다며 서울 동작을에 출마해 낙선하고 도미한지 8개월만이다.정 전 장관이 트랩을 내리면서 느낀 감회는 어떤 것이었까. 지지율 15%대의 침체에 빠진 민주당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전주 덕진 재선거 출마를 선언한 그였다. 하지만 돌아온 건 '전략공천'이라는 당의 가혹한 결정이었다. 아예 후보신청도 받지 않고 당 지도부가 직권으로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나를 배제하겠다고? 내가 누군데…" 정 전 장관은 분노를 삭이며 여러 경우의 수를 머리 속에 그리며 트랩을 내렸을 것이다. 정세균 대표와 회동해도 기대할 건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1라운드에서 감정 섞인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기 때문이다.정 전 장관이 오늘날 기로에 처한 현실을 놓고 보면 새삼 정치무상이 느껴진다. 그는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의 김대중(DJ) 총재에 의해 영입돼 정치에 입문했다. 평생의 라이벌인 김영삼에게 무너지고 정계를 은퇴한 뒤 처음 치러지는 15대 총선은 DJ에게 매우 중요한 선거였다. 차기 야당 대권 후보로 나갈 수 있는 가늠자였다.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있던 정동영을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였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그를 수도권에 내보내려 했다. 그러나 정동영은 수도권 출마를 강행하지 않았다. 그는 안전한 지역, 그것도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전주 덕진을 택했다. 15·16대에 전국 최다득표를 이끌어내면서 화려한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양김처럼 '신 40대기수론'을 주창, 개혁의 전도사로 부상했고 속도전과 기동전을 벌이며 승승장구했던 몽골기병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폭발적인 이미지 정치를 펼치면서 정치입문 6년만에 대통령이 되겠다고 당내 후보경선에 참여했고 지난 17대 대선에선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돼 한나라당의 이명박후보와 싸웠다. 540만표 차이로 낙선했지만.이런 그가 오늘날 후보신청 조차 받아주지 않겠다는 냉대를 받고 있다. 대문도 열어주지 않는 굴욕을 당에서 받고 있는 것이다. 격세지감이다. 측근들에 의한 출마촉구 → 출마선언 → 전주덕진 입성의 소프트랜딩 프로그램이 일그러진 것은 어디에서 잘못된 것일까.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정세균대표를 너무 물렁하게 본 데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 정동영의 귀환은 당내 계파간 역학 및 향후 18대 대선 구도와 맞물려 있고 호남 맹주와도 관련된 메가톤급 현안이다. 정세균 대표는 온화한 합리주의자이지만 그 이면에는 얼음장 처럼 차가운 이성을 깔고 있는 정치인이다. 그에게 '정동영문제'는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없는 현안인 것이다.이제부터는 본격적인 2라운드가 시작된다. 2라운드는 기(氣) 싸움이다. 미래의 문제가 걸린 기 싸움에서 정동영은 독자생존할 수 있을까. 지금 칼자루는 정세균 대표가 쥐고 있고 정 전 장관은 칼날 위에 서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트랩을 내릴 때 이미 반전카드를 준비했을 수도 있다. 수 읽기에 한번 삐끗하면 깊은 수렁에 빠지는 한판의 바둑을 보는 것 같다. 두 사람이 전북인만 아니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텐데…. /이경재(본지 경영지원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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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3.23 23:02

[세상만사] 낙하산 공천은 민주당 망하는 길 - 백성일

지난 30년간 전주에서 국회의원 지낸 사람은 모두 13명이다.소석 이철승 선생이 7선으로 최다선이었고 정동영 전장관은 재선으로 집권당 대통령 후보까지 올랐다.관제 야당까지 만들었던 전두환 군부독재시절을 제외한 13대 이후에는 9명이 국회의원을 살아 먹었다.손주항,오탄,장영달,정동영,이광철,채수찬,이무영,김세웅,장세환이다.이 가운데 장세환만 민주당 현역이다.18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지 1년만에 전주 2개 선거구에서 재선거를 치러야 하는 오점을 남겼다.민주당은 공천을 잘못했고 유권자들은 국회의원을 잘못 뽑은 댓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책임을 따지자면 민주당 잘못이 크다.완산갑은 민의를 외면한 공천을 한 탓이고 덕진은 전과자를 공천한 잘못이다.개혁공천을 한다고 큰 소리쳤지만 결과는 엉터리였다.그럼에도 유권자들은 지역정서상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를 선택했다.지금도 지역정서는 요지부동이다.아직도 전주는 민주당 철옹성이나 다름 없다.민주당을 꾸짖고 나무라면서도 막상 기표소에 가면 지역정서에 의존하는 투표행태를 보일테니까 말이다.지역정서에 가려 한나라당은 집권당이지만 맥도 못추고 있다.정동영 전 장관의 덕진 출마로 모두가 완산갑으로 몰리는 이유도 지역정서 탓이다.지난날 전주에서 정치했던 의원들을 살펴보면 18대 전주 재선거 향배를 가늠할 수 있다.민주화 이후 선출된 9명 가운데 손주항 오탄 이광철 김세웅 장세환만 토종으로 고향에서 정치적 발판을 세웠다.정동영 등 나머지는 낙하산 공천을 받았고 이무영은 무소속으로 당선됐다.어느 당이나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그러나 민심을 정확하게 읽지 않고 무작정 전략공천을 했다가는 큰 코 닥칠 수 있다.전주 민심이 예전과 달리 사나워졌다.전략공천의 장점도 있지만 민심이 반영되는 상향식 공천이 더 합리적이다.이번처럼 공천을 잘못해서 재선거를 치르는 민주당은 전략공천 대신 상향식 공천을 채택해야 맞다.입법전쟁 치르면서 시간에 쫓기게 돼 자칫 민심과는 상반된 사람을 공천할 수 있다.이번에 민주당이 또다시 이런 잘못을 되풀이 하면 민주당은 끝장날 수 있다.우리가 공천하면 찍을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예전처럼 여유를 부렸다가는 엄청난 저항에 부딪칠 것이다.백화점식으로 18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했다.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무소속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민주당 공천을 받기위해 줄서 있다.공천 기준은 시대정신을 반영해야 한다.지금은 경제 살리기다.국회의원 혼자 경제를 살릴 수 없지만 그래도 경제가 중요하다.경제에 대한 상당한 식견과 나름대로 철학이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은행이나 기업에 근무했다고 식견이 있는 것은 아니다.지난 20~30년간 전주가 썰렁해졌다.정권탓도 크지만 국회의원 해먹은 사람들의 책임이 크다.야당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하면 핑계다.여당 시절도 있었다.지난 10년이 기회였으나 광주와 전남의 들러리 밖에 안되었다.능력 없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았기 때문이다.정치력이 약해 국가 예산을 많이 끌어 오지 못했다.전국 7대 도시안에 들었던 전주가 16위권으로 밀려난 것이 전주의 현주소다.입만 열면 지역 발전시키겠다고 공언한 사람들이 국회의원 된 이후 자신들만 잘 먹고 잘 살았다.공천 잘못하면 그런 사람을 뽑을 수 있다. /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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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3.16 23:02

[세상만사] 나무도, 풀도 아닌 계층 - 김승일

미국의 한 금융회사가 파산하는 바람에 전세계적으로 경제위기가 몰아 닥쳤다. 연못에 작은 돌멩이 한개를 던지자 그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져가는 꼴이다. 매일 들리는 소식은 세계적인 기업의 파산위기, 주가폭락, 국가적 신용경색, 실직 실업사태등 우울한 뉴스뿐이다. 신문을 펼쳐 들거나 텔레비전을 켜면 또 무슨 힘든 소식이 들려올지 지레 걱정부터 들 지경이다. 우리라고 다를바 없다. 아니 더 위태위태하고 불안하다. 한 때 반짝 오름세를 보이던 주가나 환율이 곤두박질 치기 바쁘다. 새 경제팀이 이 위기상황에 적절히 대응해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여전히 전망은 밝아 보이지 않는다. 설마 지금 감옥에 갇힌 미네르바의 위기전망이 적중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정부와 기업이 추경예산 편성, 구조조정, 임금인상 자제, 일자리 나누기 등 여러 위기극복 방안들을 내놓고 있지만 당장 피부에 와닿는 현책(賢策)들은 기대난이다. 오히려 장기 불황과 실업 실직 사태로 서민생활의 주름살은 나날이 깊어만 가고 있는게 현실이다. 생계유지 자체가 힘든 서민들의 삶은 IMF 위기 상황때보다 더 어렵다는 하소연이 그래서 나온다. 상가마다 문닫는 점포가 늘어나고 거리에 실업자와 실직자가 넘쳐나고 노숙자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가 이를 반증하고 있지 않은가.사회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이럴때일수록 증산층이 튼튼해야 한다. 그래야 어려워도 참고 견디며 경제회생의 돌파구 마련에 힘을 보탤수 있다. 그런데 IMF이후 줄어들기 시작한 증산층은 지금의 경제위기 와중에 더욱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전국민의 10%에 가까운 4백만명 정도가 준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파악하고 있는 숫자다. 문제는 바로 준빈곤층이다. 소득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박탈감을 키워 온 이들은 사회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 경제위기 속에서도 소득이 높은 사람들은 여전히 호의호식하면서 계층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막연한 적개심이나 증오심이 사회통합의 걸림돌이 될수도 있다는 말이다. 사회학자들은 아예 최극빈층으로 분류돼 정부가 기초생활을 보장해주는 계층보다 한단계 높은 차상위 계층의 보호가 복지 차원에서 시급한 과제라고 분석한다. 차상위 계층을 정의하기란 꽤 미묘하다. 당장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궁핍하진 않지만 품위있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재화가 부족한 사람, 근로능력이 있지만 마땅한 일거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구할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에 밀려나 있는 사람들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이 계층은 특히 경기에 민감한 영향을 받으므로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는 복지정책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체면유지와 가난의 악순환에서 고통받고 있다. 마침 정부가 추경예산을 편성하면서 이 계층에 대한 복지에 각별한 배려를 한다고 한다. 기대해 볼만 하다. 나무도 아니면서, 풀도 아니면서 이리 베이고 저리 밟히는 준빈곤계층에도 사회적 관심은 절실한때다./김승일(본지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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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3.09 23:02

[세상만사] 이철승과 정동영 - 조상진

꽤 오래전 소석(素石) 이철승씨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서울 동대문경철서 맞은 편 그의 사무실로 찾아가 4시간 가량 마주했다. 당시 소석은 항일운동과 해방이후 벌어졌던 반탁(反託)운동부터 김대중 정부에 이르기까지 파란만장한 한국정치사를 흥미있게 들려줬다. 고비고비 자신의 역할과 생각을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풀어냈다.인터뷰가 끝날 즈음, 당돌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함께'40대 기수론'을 주장했던 김대중 김영삼 등 두 김(金)씨에 대해 물어봤다. "두 김씨는 대통령을 했는데 선생님은 왜 못하셨습니까?" 이 물음에 그는 한참 생각하더니 씁쓸하게 웃으며 "팔자 소관이지"라고 답했던 기억이 새롭다.이철승이 누구인가. 아마 50대 후반을 넘긴 사람들은 그를 정치 거목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전주에서 일곱번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고 엄혹한 시절 야당대표를 지냈다. 며칠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과 같은 해 태어난 그는 정계은퇴후 보수·우익 성향의 발언으로 눈총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오랫동안 두 김씨를 능가하는 카리스마로 야당의 맏형노릇을 톡톡히 해낸 분이다.그런 그도 대통령이 될 운(運)은 타고나지 못한듯 하다. 5·16 쿠데타로 인해 7년간 정치정화법에 묶여 해외를 떠돌아야 했다. 또 1976년 신민당 전당대회에서 대표최고위원에 당선된 후'중도통합론'을 주장, 사쿠라 논쟁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독재에 맞서 선명성을 바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화답하지 못한 것이다.반면 두 김씨는 끝까지 민주화에 매진했다. 감옥에 갇히거나 망명, 단식 등 자기 희생을 통해 국민들에게 민주화에 대한 희망을 불어 넣었다. 그러한 차이가 이철승을 대통령으로 만들지 못한 것이 아닐까.그러면 정동영 전 민주당 의장은 어떤가. 그는 지난 대선에서 비록 530만표 차로 떨어지긴 했으나 전북출신으로 대권에 가장 가까이 간 인물이다. 뜨뜻 미지근한 전북인의 성향에 비춰 진취적 기상이 놀라울 정도다.하지만 아직 더 단련의 시기를 거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좋은 본보기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그의 공과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그가 대통령이 된 것은 국민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줬기 때문이다. 그는 경남 출신임에도 3당 합당시 민자당으로 가지 않았다. 또 1998년 서울 종로구 보궐선거에서 당선되었으나 2000년 16대 총선에선 서울을 포기하고 부산으로 출마했다. 지역주의 타파를 기치로 내세운 것이다. 그나마 새천년민주당 옷을 입고 도전했으니 백전백패할 게 뻔했다. 역시 패배의 쓴잔을 마셨고'바보 노무현'이라 불렸다. 그런 결과물이 축적되고, 시대정신에 부합하면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그렇다면 정동영 의장은 지금 어떤 상황인가. 대선과 총선에서 잇달아 낙마한 후 미국으로 떠났다. 그를 도왔던 사람들은 대부분 흩어지거나 숨을 죽이고 있다. 억울하고 분할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4·29 재선거에 전주 덕진으로 출마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 기껏 몇달간 미국에 있다 돌아와 국민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줄 수 있는가를. 이철승과 두 김씨, 그리고 노무현의 예는 반면교사일 수 있다. /조상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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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2.23 23:02

[세상만사] 정치에 지방은 있는가 - 이경재

"중앙당(민주당)에서는 지역을 땅깔로 보는 것 같다. 지역 정치인에 대해서도 한 자락 깔고 무시하기 일쑤다. 아예 인정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지역의 어느 중진 정치인은 선거때마다 공천을 앞두고 벌어지는 중앙 위주의 인물논의를 비판하면서 이런 푸념을 했다.그런 지적이 아니더라도 선거때마다 지역에 봉사하겠다는 국회의원들이 당선만 되고 나면 중앙 위주의 사고로 돌변하는 행태를 우리는 보고 있다. 생활 공간도 서울이고 비회기중인 데도 늘 서울에서 지낸다. 지역에 머물며 주민과 부대끼고, 회기중엔 국회에 출퇴근하는 정읍의 유성엽 의원이 돋보이는 건 당연하다.중앙 좋아하는 습성이 도진 걸까. 4.29재선거와 관련한 공천방식과 인물논의에서 지역은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우선 공천방식을 놓고 보자. 전쟁터도 아닌데 '전략공천'이란 말이 노골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 무슨 해괴한 방식인가. 전략공천이란 까놓고 얘기하면 자기 맘에 드는 사람 찍어 내려보내겠다는 것 아닌가. 민주적 절차를 깔아뭉개는 이런 공천을 용납해야 할까.다른 하나는 인물의 문제다.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구를 대표할 인물을 뽑는 이벤트다. 그런데 지역구와는 아무런 관련도, 활동도 하지 않았던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지역정서는 아예 안중에도 없는, 지역을 우습게 보는 행태다.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유재만 변호사 등이 정동영 대체카드로 거론되고 있다는 후문이고, 지난 2003년 나라종금 로비의혹사건으로 구속됐다 지난해 8.15때 사면복권된 한광옥(67)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도 전주 완산갑에서 출마할 뜻을 굳혔다고 한다. 다른 인물도 더 있다.이들은 덕진이나 완산갑 지역구와 상관성도 없을 뿐 아니라 지역에서 활동한 경력도 없다. 과거에 한자리 한 사람은 아무 지역구나 내려보내도 된다는 말인지, 찍어 던져주면 다 받아먹는 게 전주지역이라는 말인지 이해되지 않는다.개별적으로는 모두 훌륭한 분들이다. 하지만 일찌감치 지역에서 표밭을 누비는 예비후보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염치없게 느껴지는 사람들이다. 빈자리에 숟가락 하나 들고 와 거저먹겠다(먹게 하겠다)는 오만으로 비친다. 지역구를 탐하기(탐하게 하기) 전에 지역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부터 답해야 할 것이다. 지역을 위해 한 일이 없다면 나서지 말아야 할 것이고.이런 식의 중앙 위주의 공천방식이나 인물 내세우기가 현실화된다면 지역에서 붙박고 살아온 이른바 '정치토종'들은 어디에 발붙일 것이며 한낱 들러리에 그쳐야 한단 말인가. 지역 정치인들은 투쟁해도 역부족일 터인데 중앙당 눈치나 보며 눈만 껌벅거리고 있다. 정치에 지방이 없다는 도식을 굳어지게 하는 비겁한 눈치보기다.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절차의 공정성과 기회의 형평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민주적인 선거가 아니다. 총선이든 재선거든 일정한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고 모두 그에 따르도록 해야 한다.정동영도 재·보선에 나올 의사가 있다면 덕진이든 수도권이든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다른 후보들과 똑같이 공정한 게임을 하라. 대선-총선 다 떨어진 마당에 중앙당의 처분만 바라볼 게 아니다. 앞뒤 재며 눈치보는 모습은 더더욱 보기에 좋지 않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몽골기병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이경재(본지 경영지원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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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2.16 23:02

[세상만사] 지역주의를 타파하자 - 백성일

변하는 것이 세상 이치다.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유독 지역감정만 변할줄 모르고 있다.그간 20년 이상 지역주의에 기대서 잘먹고 잘살아온 사람들이 정치인들이다.국민들은 그런줄도 모르고 오늘도 지역주의의 포로로 갇혀 있다.정작 자신이 포로로 갇혀 있다는 사실을 모른채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포로가 돼 있다는 것은 이성적이지 못할 뿐더러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만성병이 돼 무력감에 빠졌다.해소나 천식 환자가 겨울철에 기침하는 것처럼 그냥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닌데도 가볍게 넘긴다.정치인들은 지역주의를 은근히 즐긴다.정치를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국회의원 되는 것도 쉽다.경상도에서는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떼논 당상이다.전라도에서도 똑 같이 민주당 공천이 곧바로 당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민주주의는 여야가 공존해야 한다.그러나 지역별로 그들만의 리그로 끝난다.사실 선거 의미도 없다.예선전에서 이미 당락이 가려져 버리기 때문이다.공천자가 확정되면 지역 정서에 따라 찍어주는 절차 정도가 선거가 아니었던가.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참으로 우스꽝스런 일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이것이 세계12대 수출 대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실이다.선진국 진입을 문턱에 두고 있는 나라에서 아직도 후진적인 정치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말로만 청산해야할 과제라고 떠들고 있을 뿐 오히려 더 즐긴다.지역 주민들은 별다른 고민없이 정치인들의 말에 마구 놀아 난다.대선 때도 그랬고 14대 총선 때부터 이같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고착화 되었다.지난 18대 총선 때 경상도에서 2명의 민주당 후보를 뽑아줬다.전라도에서는 아예 한명도 한나라당 후보를 뽑아 주지 않았다.대선 때처럼 한자리수 득표로 끝났다.혹시나 두자리수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걸어 봤지만 요지부동이다.물론 경쟁력 없는 후보들이 출마한 관계도 있지만 지역정서에 묶여 전라도에서는 한나라당 후보에 표를 거의 주지 않았다.지금 정권은 영남 정권이다.호남에는 지역 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없어 지역 현안을 대변할 방법이 없다.민주당이 야당인 만큼 소통할 방법이 막혀 있다.결국 소통이 안돼 지역발전만 뒤쳐지고 있다.이제는 달라져야 한다.자존심을 버리고 지역구도를 깨야 한다.전북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야 한다.경상도나 강원도 어느 지역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지역색을 가리지 않고 투표해야 한다.정치인들이 즐기는 지역주의를 유권자가 타파해야 한다.유권자가 선거혁명을 이뤄내야 한다.이것이 나라를 부강하게 할 수 있는 첩경이다.지역주의를 깨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4.29 전주 재선거는 지역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한나라당도 무작정 안된다고 낙담할 일만은 아니다.후보다운 후보를 영입해서 선거에 나서야 한다.집권 여당이 패배주의에 사로 잡혀선 곤란하다.야당도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지만 여당이 더 유리하다.문제는 한나라당이 당선권에 들 수 있는 후보를 영입할 수 있느냐다.살신성인할 수 있는 덕망 있는 후보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유권자들도 더 이상 지역정서에 흔들리면 곤란하다.MB정권도 국정을 순리대로 운영해야 지역주의를 타파시킬 수 있다./백성일(본지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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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2.09 23:02

[세상만사] 호미로 막을 일 - 김승일

서울 용산의 도시재개발사업 분규 현장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보상에 불만을 품은 일부 철거민들이 폐쇄된 건물 옥상에 망루를 세우고 집단 농성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다. 경찰은 전례없이 이들을 신속히 진압하기 위해 경찰 특공대를 투입했고 화재가 발상하여 특공대원 한 명과 철거민 다섯명이 불에 타 목숨을 잃었다. 참사의 전말이다.그동안 도시재개발사업을 둘러싼 분규가 시위·농성사태로 비화된것은 한 두번이 아니다. 크고 작은 사고도 여러차례였다. 전문 시위꾼까지 가담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비난 여론도 들끓었다. 시위 양태도 점차 과격해져 화염병·시너·새총·사제 무기까지 등장했다. 경찰의 대응방식 또한 강경해져때로 시위현장이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애꿎은 시민들의 피해 또한 적지 않았다.그러나 이번참사는 누가 보더라도 경찰의 대응방식이 지나쳤다고 보여진다. 우선 TV화면에 비친 사고현장의 정황이 그렇다. 경찰은 위험물질이 가득찬 망루에 쉼없이 물대포를 쏘아댔다. 컨테이너 박스를 타고 진입한 경찰 특공대원들은 대테러작전을 펴듯 살벌했다. 이 와중에 불길에 쫓겨 건물 난간에 매달렷떤 한 철거민은 속절없이 맨바닥으로 떨어져 중상을 입기도 했다. 그런 장면들이 고스란히 화면을 통해 공개돼 철거민들의 절규와 시민들의 공분을 키웠다. 경찰이 진입 메뉴얼만 제대로 지켰어도 피해를 줄일수 있었을텐데 대비가 소홀했다는 질책이 쏟아지는 이유다.철거민들이 불법 과격시위를 했는지, 외부세력이 개입했는지, 경찰이 과잉대응했는지 여부 이제 검찰수사를 밝혀질 것이다.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만큼 대단히 엄중하고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그러나 철거민들은 설혹 위법을 했더라도 그들의 생존권이 걸린 절박한 소수약자다. 그런데도 그들은 사태후 즉각 연행되고 구속됐다. 반면 경찰쪽은 아직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있다. 여기다가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끼어드는 극렬보수단체는 '방화''살인 폭력시위'라며 상대적 약자를 공격하고 있다. 본말을 전도하는 망동 아닌가.시민들은 이번 사태가 왜 이렇게 꼬였는지 대충 짐작할 것이다. 그래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를 주목하고 있다. 사법적 판단이전에 도의적으로라도 그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 경찰총수를 성토하고 여당 원내대표까지 그의 사퇴불가피론을 제기하는 마당 아닌가. 그런데도 그는 아직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뿐만아니라 대통령도 아직 바꿀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작금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규탄집회를 열면서 경찰과 충돌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쇠고기 촛불시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상황이다. 민심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는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김승일(본지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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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9.02.02 23:02

[세상만사] 전략적 일자리, 전술적 일자리 - 최동성

해가 바뀌면서 일자리가 더욱 관심거리다. 그것도 속도전이다. 경제 한파만큼 각계가 녹여내는 전략도 만만치 않다. 유수기업들은 '바람이 거셀수록 연은 높이 난다'는 기업가 정신을 신년사에 담았고, 대학가는 졸업시즌을 앞두고 어느 해보다 초비상 상태다. 특히 정부와 자치단체는 벼랑끝 위기의식으로 일자리 정책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일자리를 만들려는 큰 틀에 동의한다. 타이밍도 적절해 보인다. 현 시점이 과감하고 재빠른 결단을 요구받는 시기이기 때문이다.정부가 최근 발표한 녹색 뉴딜사업은 당장 일자리 문제에 숨통을 트여주고 중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점에서 올 국정기조를 잘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라북도 또한 일자리 창출을 올해의 최우선 도정 과제로 삼은 것을 비롯 도내 각 자치단체가 시국 대열에 합류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목표달성을 위한 방향에 비해서는 사업내용이 부실하여 안타깝다.자치단체들이 내놓는 일자리를 살펴보면 공공근로 수준의 단기 비정규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일자리 중 90%는 단순노동 업무에 그치고 신규사업이 기존사업과 중복되는 점이 나타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구시대의 패러다임이다. 아직은 일자리의 '숫자'에 급급해서는 안될 일이다. 정부는 4년간 50조원을 들여 96만개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지만 어떻게 그 막대한 재원을 조달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많다. 촘촘하고 섬세한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실제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공공기관 청년인턴제의 경우 단기처방 성격이 짙다. 지자체에서 제시한 행정인턴은 전문직 수준의 학력과 경력을 요구하면서도 하루 8시간씩 10개월을 근무하며 월 98만8천원을 받는다. 한시적이어서 단순 아르바이트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정부는 일자리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눈물 젖은 밥상을 걷어차면 안된다'고 항변할지 모르나 현실은 다르다. 업무성격에 따라 자격요건을 완화하고, 임금체계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보완작업이 필요하다. 평가시스템이 갖춰지고 가산점등 인센티브를 제도화하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 단기적 처방이후에는 고급인력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최동성(본보 기획사업국장 겸 논설위원)지금은 경제 위기의 공적을 맞은 전쟁의 긴박감마저 느껴진다. 우리에게 당면 위기극복을 위한 일자리의 전술은 무엇인가. 비상경제정부의 시책들이 노임 살포식이나 발등의 불끄기식의 긴급대응이 아닌 보다 실속있고 성과있는 경제살리기가 되었으면 한다. 방법상의 문제나 구체적인 실현가능성을 둘러싸고 말도 많다. 정부의 실패는 국가의 실패, 그리고 결국은 국민의 실패로 귀결된다.지방을 꿰뚫는 키워드는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다. 중앙정부 일변도의 일자리는 검토돼야 한다. 우리 지역에는 우리 실정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들이 있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정책에 역점을 뒀으나 전북에는 그 대상자(6억원 기준)가 한명도 없었다는 사실은 경제적 격차를 설명해준다. 이제 목표는 정해졌다.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는 정책이 중요하다. 그러자면 구체화되고 더 풍부한 추가조치를 짜야 한다.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면서도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장밋빛 전망만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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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동성
  • 2009.01.1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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