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노무현 대통령이 또 일(?)을 냈다. 엊그제 참여정부 평가포럼에서다. 그는 ‘노사모’를 비롯한 8백여 지지자들 앞에서 4시간여 동안 한풀이 하듯 독설들을 쏟아냈다.그 대상은 주로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대선 후보들이었다.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 건설 공약과 박근혜 후보의 화물 페리구상이 난도질 당했다. ‘한나라당이 정권잡는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거나 ‘어떤 정신나간 사람이 대운하 건설에 투자하겠느냐’ ‘한국의 대통령이 독재자의 딸이라고 해외신문에 나면 곤란하지 않느냐’등등 원색적인 비난과 막말이 이어졌다.노대통령에 비판적인 메이저 언론들이 그냥 두고볼리 없다. 지지율 20%대 대통령이 당과 대선 후보 지지율을 합쳐 60%대가 넘는 한나라당을 공격하다니 제정신이냐고 발끈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쪽에서는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짐직 체념하는듯 하면서도 ‘대통령 주치의를 정신과의사로 교체해야 한다’는 무례한 논평을 내놓을 정도로 헷가닥하고 있다.당연히 네티즌들의 공방도 점입가경이다. 대통령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다수였지만 대통령이 할 말을 했고 카타르시스마저 느낀다는 반론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러니 이번 대통령 발언은 연말 대선때까지 두고두고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될게 분명하다. 만약 필자에게 어느쪽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후자쪽이다. 왜냐하면 대통령도 유권자이고 할 말은 할수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선거법 위반이라고? 아니 역대 어느 대통령이 그 정도 발언수위를 오락가락 하지 않은적이 있나 되짚어 보면 답은 간단하다.사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노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잦은 말 실수로 여론의 도마위에 오른적이 많았던 노대통령 아닌가. 아무리 지지자들의 모임에서라지만 할 말, 못할 말정도는 가렸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남는다.일찌기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은 ‘일이 안될때 사람들은 모두 대통령을 원망한다. 그것이 대통령에게 급료를 주는 이유이다’라고 농(弄)을 던진적이 있다. 미국처럼 철저히 분권(分權)이 이루어져 사회 시스템이 제 기능을 발휘하는 나라에서도 총체적 조정자로서 대통령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말이라고 생각된다. 되돌아 보면 노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원망들을 일’과 ‘욕먹을 일’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을 ‘내 탓’으로 받아들이고 국민통합과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해 겸양의 리더쉽을 보여 준다면 그에게 급료를 주는 이유에 토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영국의 어떤 정치인이 그랬다. ‘국민에게 정부 메시지를 확신시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주먹이 필요하다’고. 그렇다. 대통령에게 자기 주장을 펼 강력한 수단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식의 ‘막 말’ 주장으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내 편’ ‘네 편’으로 편가르기 해봐야 득될게 뭐 있나./김승일(언론인·전북향토문화연구소 이사)
조선후기의 거상(巨商) 임상옥은 최초로 조·중(朝·中) 국경지대에서 인삼무역권을 독점한 인물이다. 그는 천재적인 사업수완을 발휘해 엄청난 돈을 벌어 들였고 그 돈을 굶주리는 백성구제에 사용했다. 그래서 최인호는 소설 ‘상도(商道)’에서 그를 성상(聖商)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하지만 그도 한때 아찔한 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다. 북경(北京)상인들이 담합해 불매동맹을 맺은 것이다. 그는 아무리 고민해도 이를 타개할 묘책이 떠오르지 않아, 북경에 함께 왔던 추사 김정희를 찾았다. “지금 백척간두에 올라서 꼼짝없이 죽게 생겼는데 어떻게 해야 살 수 있습니까?” 그러자 추사는 붓을 들어 “百尺竿頭進一步(혹은 須進步)/ 十方世界現全身(100척의 장대 끝에서 한걸음 더 나가라. 그러면 새로운 세계가 보일 것이다)”이라 썼다.이 글을 보고 크게 깨달은 임상옥은 조선에서 가져 온 인삼을 불태우게 했다. 이를 본 중국 상인들은 깜짝 놀라 잘못을 빌었다. 덕분에 그는 인삼을 원가의 수십배에 팔 수 있었다. 백척간두는 원래 1200년전 중국 장사경잠(長沙景岑) 선사의 게송이다.장황하게 이 일화를 소개한 것은 지방대학의 현실이 백척간두를 방불해서다. 지금 지방대학은 신입생 부족과 취업난, 재정난 등 3-4중고에 처해 있다. 도내 대학들은 한술 더 뜬다. 인구 180만명에 4년제와 2년제 대학이 20개를 넘는다. 지난해 대입 응시자수가 대학정원의 65%에 불과했다. 질적인 면은 더 한심하다. 학생수준, 교수의 연구력, 특성화 등 모든 면에서 바닥을 헤맨다. 여기에는 국립대의 책임이 크다. 지역인재 양성과 지역혁신을 선도할 책무가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도내 국립대 통합은 진작 서둘렀어야 했다. 이미 전남대와 여수대, 부산대와 밀양대, 강원대와 삼척대 등 12개 국립대가 통합에 성공,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지 않은가.그러나 전북은 이번에야 전북대와 익산대가 통합에 합의했다. 하지만 여기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3월 약속대로 군산대와의 통합에 바로 나서야 한다. 물론 통합만이 능사냐는 반론도 있을 것이다. 또 작지만 강한 대학도 없지 않다. 일리있는 얘기다. 한국정보통신대학이나 포스텍 등은 작지만 우수한 대학이다. 또 미국의 리틀 아이비리그로 불리는 대학들도 있다. 이들 대학은 특정분야에 특화되었거나 기업인 또는 종교재단의 기부로 세워진 대학들이다. 결국 한국적 현실에서 지방국립대는 통합과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한다. 권역별로 서울대와 겨룰 수 있는 대학을 육성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고착화된 대학서열화를 깨고 지방대학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지금 통합에서 소외된 군산대는 자존심이 많이 상해 있을 것이다. 반면 전북대와 익산대는 당분간 교수동결, 학생감축 등 불이익이 없기 때문에 안도하고 있을 것이다. 또 전북대와 군산대는 협상과정에서 불신과 감정의 골이 깊어져 쉽게 통합작업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두 대학 구성원들은 큰 틀에서 생각해 주기 바란다. 도민의 대학으로서, 희생과 양보를 통해 거듭나야 한다. 백척간두에서 한발짝을 더 딛는 용기를 내라는 말이다. /조상진(전북일보 논설위원)
해태는 시비와 선악을 판단할 줄 안다는 상상의 동물이다. 또 화재나 재앙을 물리치고 행복과 길운을 가져오는 신수(神獸)로 여겨진다. IMF시절 우리에게 친숙한 해태를 브랜드 명으로 써온 해태그룹이 해체위기를 맞으면서 해태의 상표값이 화제로 떠오른 적이 있다. 이때 측정된 상표값은 무려 1조원이었다. 소비자 인지도와 품질만족도 등이 축적된 가치일 것이다. 유명 브랜드 제품은 시장진입에 유리하고 일반제품보다 10∼30% 높은 가격을 받는 게 통설이다. 스포츠 스타나 유명 연예인의 '몸값'도 결국 제품의 브랜드 가치가 반영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른바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무원들도 이젠 제품의 브랜드 처럼 가격이 매겨질 날이 머지 않았다. 전북도가 오는 7월 정기인사 때부터 5급 사무관급 이상 공무원에게는 '퇴출제'를, 하위직은 ‘실적가점제’를 추진키로 했다. 실적가점은 평균 0.3점에서 3점까지 주되, 법적 최대가점인 5점까지도 반영한다는 것이다. 실적가점 3점을 받으면 상위 5명 정도는 가볍게 제칠 수 있고, 당장 승진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니 기업식 인사파괴를 방불케 한다. 앞으로 그 속도는 더 빨라지고 시군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런 퇴출과 우대시스템이 제도적으로 도입되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무능 태만 공무원을 퇴출시키지 않으면 시민들이 나를 퇴출시킬 것”이라고 한 박맹우 울산시장의 말은 상징적이다. 공무원들도 이젠 자기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고, 자기 브랜드가치를 창출할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되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시대에 관행 운운하며 그야말로 옛날식 마인드에 젖어있다면 미래를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 현대 경영학의 대부인 피터 드러커는 이미 1960년대에 지금과 같은 지식사회의 도래를 예견하고 “지식이란 일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개선· 개발· 혁신시켜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새롭게 정의했다. 이 정의대로라면 학식을 많이 쌓았다고 해서 지식인이 아니다. 일하는 방법을 개선하고 혁신시키면 자장면 배달원이든 청소부든 누구나 지식인이다. 반면 20년째 색바랜 누런 노트로 강의한다면 아무리 박사학위를 갖고 있을 망정 지식인이 아니다. 지식사회에서 요구되는 것은 살아있는 지식, 현장속의 지식이다. 보통근로자는 근무연수에 의존하며 ‘평생직장’에 매달리지만 지식근로자는 자신의 브랜드가치를 창출하는데 전념하면서 '평생고용'을 생각한다. 보통근로자는 구조조정에 무기력할 수 밖에 없지만 지식근로자는 어느 직장에서든 ‘몸값’을 인정받는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똑같은 게 아니다. 일하는 방법을 개선하고 창의적인 일처리를 한다면 지식공무원이다. 기업유치, 혁신, 창안, 예산 확보 및 절감, 친절도, 신규사업 발굴, 정책개발, 민원처리 등의 업무가 모두 이에 해당된다. 퇴출, 실적가산 장치를 두려할 게 아니다. 제품의 브랜드가치 처럼 자기 몸값을 높여야 한다. 그 첩경은 공무원 스스로가 지식공무원이 되는 길이다. ‘나는 보통공무원인가, 아니면 지식공무원인가’ 측정해 보시길 바란다./이경재(전북일보 논설위원)
푸르름이 더해가는 5월이 왔지만 활기가 없다.희망이 없기 때문이다.전북도가 기업 유치에 올인하고 있지만 맘 먹은 대로 안되고 있다.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당근 정책을 펴고 있지만 당근 하나만으로 기업이 유치 되는가.김완주지사도 맘만 바쁘지 기대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해 안달이다.삼성 출신 임원인 김재명씨를 정무부지사로 영입해서 기업 유치에 나섰지만 정작 기대했던 삼성측도 미온적이어서 애만 태우고 있다. 이윤추구가 최대 목표인 기업으로서는 기업을 전북으로 이전했을 때 그 이해득실을 따질 수 밖에 없다.전북으로서는 기업 유치가 절박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절박하지 않을 수 있다.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것이 기업 유치에 어느정도 도움은 될 수 있어도 그게 결정적일 수 는 없다.인센티브만 많이 준다고 기업이 유치되지 않는다는 걸 전북도도 잘 알 것이다.현재 시도간에 경쟁적으로 기업유치에 매달리다보니까 결국 인센티브 액수만 높히는 결과를 빚었다.해마다 산토끼를 잡는데 그 기회비용만 많이 들어 가는 꼴이 되었다. 기업유치를 반대할 도민은 없다.하지만 막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서 산토끼를 잡는 것보다 집토끼를 잘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여론도 팽배하다.도내 중소기업들은 자금난 판매난 인력난으로 죽을 지경이다.중소기업들이 처한 상황이 대동소이 하지만 도내 중소기업들이 처한 상황은 더 어렵다.한마디로 산토끼 잡으려다가 집토끼마저 잃을 수 있다.남의 논 물꼬터서 자기 논에다 물댈려다가 자기 논에서 물꼬 터지는 법을 모르는 것이나 다를바 없다. 기업은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그래야만 일자리도 창출돼 먹고 살 수가 있기 때문이다.결국은 효율성의 문제로 귀착될 수 밖에 없다.같은 돈을 썼을 때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인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지금은 산토끼도 잡고 집토끼도 잘 기르는 병진정책을 써야 한다.어느 한쪽을 외면해선 곤란하다.그러나 지금 전북도가 무작정 외지 기업만 마구잡이식으로 유치하는 정책만 펴는 것으로 비춰져 도내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들의 불만이 크다. 지금보면 기업유치를 비롯 도정 전반을 김지사 혼자서만 뛰고 있다.전체가 달라 붙어도 될지 의문인데 김지사 혼자서만 뛰고 있어 되겠는가.김지사가 취임 이후부터 줄곧 기업 유치에 매달려 어느정도는 성과를 올렸지만 아직도 멀었다.특히 기업이 유치되었다고해도 당장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은게 요즘 기업 유치의 실상이다.직접적으로 고용 창출이 안되고 고작 지역에서는 청소용역 정도만 받는다.더군다나 도내 교육 환경이 대도시에 비해 열악한데다 교통 문화시설의 인프라가 빈약한 탓에 유치한 기업의 종업원들이 가족들을 이주시키지 않아 인구증가도 기대하기가 어렵다. 물론 도당국에서는 양해각서(MOU)만 체결되어도 마치 당장 기업이 유치된 양 언론에 대서특필하고 있지만 기업유치가 기업의 이해와 직결되는 것인 만큼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기업유치가 아무리 절박하더라도 김지사 혼자만의 힘으로는 안된다.우선 정치권의 힘을 모아 기업 유치에 나서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겸 논설위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술집 종업원 보복폭행 의혹이 세간의 화제다. 본인은 폭행 현장에 간 일이 없고 당연히 폭력을 휘두른 사실도 없다고 딱 잡아 떼고 있다. 그런데 그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진술은 한결 같다. '죽음의 공포'를 느낄 정도로 두들겨 맞았고 보복이 두려워 경찰 신고마저 꺼렸다는게 당사자들의 일관된 증언이다.경찰이 김 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한만큼 그의 부인(否認)에도 불구하고 빗나간 자식사랑이 사법적 단죄를 받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더군다나 지난 2005년에도 술집 종업원의 머리를 술병으로 내리 쳤다는 보도마저 나오는 판이니 더 이상 변명의 여지도 없을 것이다.평소 열한자루나 총기를 소지하고 있으면서 유난히 경호원들 거느리며 어깨에 힘주기 좋아했다는 김 회장으로서는 우선 마음껏 주먹질을 해댔으니 속이 다 후련했을 것이다. 그것도 경호원과 동원된 어깨들을 대동하고 제왕처럼 호통을 치며 (치를) 가했으니 통쾌무비(痛快無比)다. 그러고는 그에게는 푼돈에 불과할 돈 3백만원을 내놓고 남자답게 화해한 것으로 하자고 했단다. 그러니 이게 도대체 상식있는 사람이 할 짓인지 아니면 조폭 수준의 치기어린 만용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실컷 두들겨 맞은 피해자들은 그러고도 상대가 재벌 회장이란 사실에 주눅이 들어 아예 맞은 사실조차 쉬쉬할 정도였다니 기가 막혀도 한창 막힐 노릇이다. 사건 발생 후 달포가 지나서야 언론보도로 들통이 나긴 했지만 만약 쉬쉬가 통해 이런 만용이 그대로 묵과됐더라면 빽없고 힘없는 서민들은 ??가진 자??의 횡포에 입 닫고 눈 감고 그냥 앙앙불락하고 말았을 일 아닌가.자유당 시절 임화수란 깡패 오야붕이 배우 김희갑을 늘씬하게 두드려 팬 일이 있었다. 갈비뼈 몇 대가 부러질 정도로. 그가 제 맘에 드는 영화를 찍으려는데 김희갑이 ??앙가주망(문화적 사회참여)??은운하며 토를 달았다는 이유에서다. 앙가주망을 ??뭐야 앵겨 주먹???어쩌고 하면서 실컷 주먹질 발길질을 해댔다니 무식의 극치인가 폭력의 저돌성인가.경우야 다르지만 김회장의 주먹질도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다. 사회지도층이 갖춰야 할 노블러스 오브리제를 깡끄리 무시했기 때문이다. 법보다 주먹을 앞세운 그의 만행(?)이 사회적 지탄의 대상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도 그래서 지극히 당연하다.심리학에서는 인간의 내면에는 동물적 본능과 사회적 자아(自我)가 공존하고 있다고 본다. 동물적 본능을 제어할수 있는 자아의식이 없다면 사회질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김 회장은 ??본능??이 ??자아??를 눌러 사회지도층으로서의 품격을 스스로 손상시키고 말았다. 한 때 은폐의혹을 샀던 이 사건은 청와대 한마디로 경찰에 엄중수사에 나섰으므로 조만간 진실이 밝혀 질 것이다. 결말이 어떻게 나든 문제는 김회장의 노블레스 아마드(도덕률의 상실)다./김승일(언론인·전북향토문화연구회 이사)
“둥글게 휜 늑골을 만지면서는, 그렇지, 내가 대여섯살이 넘어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도 이 뼈를 어루만지며 젖을 먹었지, 널찍한 골반을 들어내면서는, 바로 이 안에서 내가 열달동안 생명을 키우며 들어앉아 있었지, 팔다리의 잔뼈를 주워모으면서는, 그래, 바로 이 잔뼈들이 어느 한 순간 쉴 틈도 없이 품을 팔아 나를 먹이고 입히고 높은 학교까지 나오게 해주었지…… 갖가지 뼈들을 만질 때마다 나는 마치 살아있는 어머니라도 대하듯 어떤 온기마저 전해져 오는 기분이었다.”이 글은 소설가 송기원의 ‘사람의 향기’라는 연작소설 가운데 ‘사춘아부지’에 나오는 대목이다. 이 소설에서 작가인 ‘나는’ 민주화운동에 연루돼 감옥에 들어간다. 그 사이 어머니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어느 공동묘지에 버려지다시피 묻혔다. 20여 년이 지나서 나는 임종은 커녕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죄책감에 화장을 해드리기로 결심한다. 날을 잡아 포크레인으로 무덤을 파헤친 후, 직접 어머니 유해를 하나하나 들어 내어 상자에 담는다. 뜻밖에도 저승과 이승의 거리감이 아닌 온기가 전해오는 것이다.오래전 심심파적으로 책장을 넘기다 이 대목에서 눈이 멈추었다. 찌르르 전기가 온 몸을 휘감는 느낌을 받았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이만큼 절절하게 표현한 것이 또 있을까 싶어서였다.올해 초 나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어머니를 모시고 시골집에 가던 길이었다. 팔순을 훌쩍 넘기신 어머니는 일년중 절반가량은 서울 형님댁에서, 나머지는 시골집에서 지내신다. 시골집에 혼자 계실 때는 나와 동생이 2-3주 간격으로 들르곤 했다. 면소재지인 이곳에는 목욕탕이 없다. 그래서 갈때마다 정읍이나 담양 읍내로 모시고 가서 목욕을 시켜 드려야 했다. 이날도 목욕탕에 들른 뒤, 정읍에서 가파른 내장사 고갯길을 막 넘던 참이었다. 설핏 눈발이 날리고 길이 조금 미끄러웠다. 그 때 위에서 내려온던 시커먼 차가 급커브길에서 이쪽 차선으로 미끄러지면서 덮쳐오는게 아닌가.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 사고로 차는 박살이 났고 나는 눈을 뻔히 뜨고 당해 버렸다.문제는 어머니였다. 뒷자리에 타고 있던 어머니는 무방비 상태여서 크게 다치셨다. 다리 골절상을 입고 어깨와 가슴 부위를 다쳐 비명을 지르고 계셨다. 당황했지만 곧 바로 119를 불러 전주로 이송,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기브스를 한 어머니는 극심한 통증과 함께 며칠씩 구토를 했고 혈압이 200을 오르내렸다. 차차 안정을 찾긴 했으나 소변줄을 이용해 소변을 빼내고 관장을 시켜드려야 했다. 낮에는 간병인에게, 밤에는 내가 맡아 수발을 들었다. 그런 병원생활이 4개월째 접어든다. 생활은 엉망이 됐고 몸도 성한데가 없는듯 하다. 하지만 고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이후 모시고 지낸 날이 많지 않았는데 밤마다 같이 지내게 된 것이다. 이제 얼마나 수(壽)를 누리실지 몰라도 같은 지붕아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나날이다. 화장을 위해 추스리는 무덤속 뼈에서도 온기를 느끼는데 이만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5월은 어버이날이 있는 달이다. 어버이 살아계심 자체가 축복이 아닐까 싶다./조상진(전북일보 논설위원)
열린우리당에서 탈당한 ‘통합신당모임’이 또하나의 정당을 창당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창당 작업이 쉽지 않건만 창당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생존 때문이다. 민주당과의 신당 논의는 결렬됐고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의 추가 탈당은 요원한 것처럼 보이니 선택의 길은 창당 밖에 없을 것이다. 가깝게는 연말 대선이고 멀게는 내년 총선을 겨냥한 것이다. 통합신당모임의 창당 선언으로 전북의 정치지형이 꽤나 복잡해질 것 같다. 도내 범여권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중도개혁통합신당'(이하 중도신당)의 3당 체제로 재편되면서 앞으로 정치분화의 과정을 밟게 될 것이 뻔하다. 벌써부터 우리당 소속 당원들의 탈당러시가 가시화되고 있다. 중도신당의 강봉균 이강래 조배숙의원 지역구의 지방의원과 당원들이 줄줄이 열린우리당을 집단 탈당하고 있다. 일부 무소속 지방의원들도 가세하고 있다. 이런 정치분화 현상을 바라보는 심정은 편치 않다. 탈당 명분도 뚜렷치 않거니와 창당 이념도 다른 정당과 차별성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방의원들이 주인 따라 이합집산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으니 ‘정치에 지방이 없다’는 말이 빈소리가 아닌 걸 실감한다. 또하나는 정치권이 걸핏하면 정당 간판을 갈아치우고 새 정당을 만드는 ‘한국적 관행’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의 사례만 살핀다 하더라도 바꿔 단 여야의 정당간판이 즐비하다. 민자당이 지난 92년 3당 합당으로 집권했지만 국민지지가 시원치 않자 신한국당으로, 그 후엔 한나라당으로 간판을 바꾸었다. 80년대 평민당이 새정치국민회의로 개편, 97년 대선에서 승리했고 새정치국민회의는 새천년민주당으로 다시 개편, 2002년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개혁세력의 탈당과 함께 열린우리당으로 분화하고 말았다. 100년 정당을 만들겠다던 열린우리당 역시 3년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분화의 길을 걷고 있다. 2003년 11월 통합신당모임이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것처럼 이젠 ‘중도신당’이 똑같은 절차를 밟아 새 정당을 창당하고 있는 것이다. 정책이 실패하거나 선거에서 신임을 얻지 못하면 반성과 함께 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인 뒤 다음 선거때 심판을 받겠다는 자세야말로 정치발전을 앞당기고 정치서비스를 높이는 길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치리더들은 입맛에 맞지 않으면 간판을 바꿔 달고, 줄을 세워 창당하는 후진적 정치관행을 되풀이해 왔다. 그 결과 50년 정당역사를 자랑하면서도 정당간 차별성이나 정치이념을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판만 남겼다. 정치지형이 변할 때마다 전북은 중심에 있었다. 평민당-민주당-열린우리당으로 분화하는 과정이그랬다. 정치리더들의 수사(修辭)도 얼마나 많이 난무했던가. 하지만 전북에 돌아온 건 뭔가.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또하나의 정당이 창당되는 걸 보면서 정치세력의 분화현상이 전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내년 총선에서 도민들은 어떤 정치행위를 보일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정치인들의 수사를 지금부터 눈여겨 보아두자./이경재(전북일보 논설위원)
황사와 함께 또 봄이 왔다.강원도 평창은 2014년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여수는 2012년 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인천은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하기 위해 전 시 도민이 합심협력하고 있다.이미 대구는 2011년 세계육상경기대회를 유치해 놓고 성공적 대회 개최를 위해 전 시민이 전력투구하고 있다.지역별로 지역 발전을 위해 포효하고 있는 마당에 현재 전북은 어떤가.전북의 미래라고 하는 새만금 사업이 특별법 국회 상정으로 변곡점을 맞았는데도 정부측과 정치권의 이해관계로 결론을 못내리고 있고 무주태권도공원조성사업도 당초보다 규모가 축소된 가운데 특별법 제정이 표류하고 있다.당초 유치경쟁에서 밀렸던 경주는 방폐장 유치와 더불어 무림촌 건설에 나서는 등 지역 발전의 끈을 바짝 죄어 가고 있다.혁신도시건설에 따라 전북의 항공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어서 그 어느때보다 김제공항 건설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껏 구체적 개발계획이 없다.여기에 KTX 익산역 정차역을 외곽으로 이전하자는 논란이 시군간에 거세게 일고 있지만 김완주지사는 표를 잃을까봐 한마디 언급조차 안하고 있다.한미 FTA 타결로 농도인 전북의 피해가 제일 클 것으로 예상하지만 농가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은 거의 없어 농가들의 한숨소리만 커지고 있다.군산 지역경제를 부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던 SLS 조선소 유치도 항만청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지역경제를 견인해왔던 지역 건설업계는 수주난 급감으로 도산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먹고 살기가 예전보다 어려워지면서 지역 민심만 사나워 지고 있다.자연히 정치권에 대한 불신만 팽배해져 진정 투서가 끊이질 않고 있다.누구 하나 잘 되는 꼴도 못 볼 정도로 민심이 황폐해 지고 있다.갈수록 쪼그라 들고 있는 도세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왜 전북이 이 모양 이 꼴이 되었을까.참으로 안타깝다.고창 순창 심지어 남원까지도 광주로 생활권이 편입돼 가고 있고 대진고속도로 개통으로 무주 장수도 대전권으로 편입돼 가고 있고 군산과 익산도 서서히 대전 충청권에 잠식당하고 있다.전주가 갈수록 구심력을 잃어 전북이 광주권 충청 대전권에 편입돼 가고 있다.이같은 현상이 가속화 될 경우 인구붕괴는 불보듯 뻔하다.그간 정치권에서 철저하게 소외 당한 탓도 있지만 내부의 적도 문제라는 사실이다.말로만 사람 키우자고 외칠 뿐 나무 위에다 올려 놓고 흔들기에 바쁘고 뒤통수 치는 일이 다반사이었지 않았던가.이러고도 지역이 발전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건 연목구어나 다름없다.아전 근성도 문제다.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한 도민들의 의식도 생각해볼 일이다.앞에서는 결의해 놓고 슬그머니 빠져 뒤에서 비판만 하거나 편가르기를 한 것도 반성해야할 대목이다.선거때마다 막대기를 꽂아놔도 당선시켜준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대구 시민이 똘똘 뭉쳐 세계육상경기대회를 유치한거나 강원도 평창 여수 인천 시민이 합심협력해 지역 발전을 꾀할려는 적극성을 이제부터라도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할 시기다.지금 우리는 남을 헐 뜯어야할 정도로 한가한 때가 아니다.지역에 내재해 있는 황사공해와 같은 것들을 쓸어 내야 한다.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겸 논설위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후 가히 말 잔치가 한창이다. 이 협정 타결에 찬성하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이나 쌍심지를 켜들고 자기 주장을 앞세운다. 전문가가 아닌 다음에야 용어 자체도 생소한 조항을 두고 지식다툼(?)을 벌이는 형국도 연출된다.대체로 협상 실무를 맡았던 정부측 대표들의 설명을 놓고 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논쟁이 심하다. 타결 발표이후 각 방송사들이 마련한 토론회장에서 패널들이 벌이는 논쟁을 보면 마치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기’ 각축전을 벌이는듯하다. 물론 여기서 번데기가 정부 협상 대표들이라는 말은 아니다. 내로라 하는 각계 전문가나 국회의원들의 식견도 똑같이 주름 잡는데는 번데기 수준 못지 않아 보인다. 그만큼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열성적으로 이 문제에 접하고 있다는 신실함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기도 한다. 다만 아쉬운것은 그런 가운데서도 무조건 자기주장 앞세우기나 상대방 말꼬리 잡기, 독단적 효과 해석으로 국민들의 판단을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는 점이다.그러기에 열린우리당의 FTA 특위 위원장을 맡고있는 송영길의원의 일갈이 매우 인상깊다. 그는 토론회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이번 협정 내용을 보면 나도 잘 모르는 대목이 많다. 이 협정을 성공적으로 매듭짓기 위해서는 비준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공부를 해야한다’고. 그렇다. 정부 관계부처나 각계 전문가들 못지않게 국회의원들이 공부를 더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관련 상임위에서 협정문안을 조목조목 따져보고 국익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모범답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협상 관계자들을 국회에 불러다 놓고 국익운운하며 다그치고 호통이나 치는 그런 행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FTA 타결후 매스컴이나 각종 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국민들은 대략 60% 정도가 이 협상 타결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저임금 공세로 밀고 들어오는 중국과 앞선 기술로 무장한 일본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는 우리나라가 통상을 무기로 선진국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해석에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물론 정부내에서조차 이번 협상에 반대하는 기류가 있다고도 하고 각종 민간사회단체가 촛불시위까지 벌이며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는 지라 이 협정의 전도 험난할 것이란 예감은 든다. 그러나 그런 장벽들은 앞으로 국회 상임위활동 과정에서 충분한 검증과 토론 절차를 거쳐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다. 또 그렇게 하는것이 국회나 시민단체 모두의 당연한 책무다. 그래서 우물안 개구리처럼 관세 장벽에 갇혀 한 단계 도약을 또다시 멈칫거리는 비능률을 걷어 낸다면 이번 역사적인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성공이라고 평가하기에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김승일(언론인·전북향토문화연구회 이사)
미국 정치의 심장부인 백악관 브리핑룸에는 오랜 관행이 있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있을 때면 헬렌 토마스라는 할머니 기자가 맨 먼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리고 회견이 끝날 무렵 기자단을 대표해 ‘대통령 각하, 감사합니다’하고 인사를 해야 기자회견이 끝난다는 것이다. 언론사 끼리의 불꽃 튀기는 경쟁속에서도 오랫동안 이같은 관행은 지켜져 왔다. 또 이 할머니의 자리는 그녀의 책 제목처럼 ‘맨 앞줄에’ 지정석으로 되어 있다. 그것도 유일하게 동판으로 이름이 새겨진 자리다.올해 우리 나이로 87살인 이 할머니 기자는 백악관 출입만 46년째다. 케네디 대통령이 취임한 1961년 1월부터 현 부시대통령까지 그녀가 취재한 대통령만 9명이다. UPI통신 기자로만 57년을 보낸 이 할머니 기자가 지난해 두번째 책을 펴냈다. 제목은 “민주주의의 감시견?(Watchdogs of Democracy?)”. 자신의 64년 기자생활을 청산하며 미국의 언론을 비판한 내용이다. 이 책에는 ‘워싱턴 기자단이 어떻게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는가’는 부제가 붙어 있다.이 책에서 토마스는 백악관 기자단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감시견의 역할을 태만히 하고 부시 정부의 애완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의 기자들이 선배들에 비해 기자정신이 덜 투철하고 무기력하다고 지적하며 민주주의 감시견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공부하라’고 충고한다. 언론사 사주(社主)에 대한 비판도 혹독하다. 언론의 역할에 관해서는 개의치 않고 돈과 시청률에만 집착한다는 것이다.(장행훈·신문과 방송) 미국의 신문왕 조셉 퓰리처가 편집국 간부들에게 “내가 만약 부패와 타협한다면 나를 무시하라”고 하던 정신은 퇴색된지 오래인듯 하다.이같은 할머니 기자의 지적은 우리 언론 현실을 새삼 뒤돌아 보게 한다. 언론계 안팎에서 지적되는 비판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흔히 한국 언론은 위기라고 말한다. 신문과 방송 모두 그러하다. 그 중에서도 신문, 특히 지방신문은 헤어나기 힘들 정도다. 신문의 위기는 신문 구독자의 감소가 극명하게 보여준다. 원인은 뭘까. 남재일(한국언론재단)은 3가지 가설(假說)로 설명한다. 뉴스 매체의 기능적 대체가설, 저가치 제공가설, 공정성 위기가설이 그것이다. 쉽게 말해 인터넷 등 뉴미디어 발달에 따른 매체 경쟁력의 약화와 경영합리화 실패, 신문사의 정파성으로 인한 신뢰의 추락을 가리킨다. 물론 여기에는 공정성과 전문성의 실패도 포함한다. 이 가운데 저가치 탈피와 공정성 확립은 위기탈출을 위한 기자들의 몫이 아닐까 한다.하지만 지방신문의 현실은 열악하다 못해 참담하다. 신문사를 사업의 방패쯤으로 생각하는 사주들이 상당수인데다 기자들 또한 저임금에 허덕이다 보니 공정성이고 전문성은 생각할 여력조차 없다. 나아가 업자 사주와 그에 빌붙어 있는 건달 간부들, 자치단체 등 출입처의 애완견으로 전락한 일부 기자들, 광고와 기사의 바꿔먹기, 공공연한 협찬 압력과 인사청탁, 골프접대 한번에 바꿔지는 논조 등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띤다. 그러고도 지방언론을 믿어달라고 할 것인가. 신문의 날(7일)을 앞두고 “네가 기자냐?”며 스스로에게 던지는 화살이다.
모악산은 명산이자 영산(靈山)이다. 변산반도의 여름바다, 내장산의 가을단풍, 백양사의 설경과 더불어 호남 4경으로 꼽힐 만큼 봄 경치가 빼어나다. 산자락 곳곳에 미륵신앙의 흔적이 남아있고 계룡산 신도안과 함께 민간신앙의 중요한 거점으로 인식되는 곳이다. 한국의 100대 명산의 하나다. 지난 71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모악산(793m)은 전주 김제 완주지역 사람들의 당일 산행지로 사랑을 받고 있다. 멀리서 오는 등산객과 탐방객들도 부지기수다. 험하지도 않고, 만만하지도 않은 산세에다 하루 산행하기에 적당한 위치에 있는 게 모악산의 커다란 장점이다. 등산로 역시 1시간 거리에서부터 5시간대까지 시간대별로 다양하게 개발돼 있어 그때그때 골라가는 선택의 맛도 쏠쏠하다. 하루 2000여명, 휴일엔 1만여명이 산에 오른다고 하니 모악산 만큼 대중성을 갖고 있는 산도 드물다고 하겠다. 모악산이 없었다면 병을 고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만병통치의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으니 효자산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그런데 명산이자 영산인 모악산은 한편으로는 괴물이다. 정상 주변엔 철조망이 빙 둘러 쳐 있고, 꼭대기에는 철탑이 박혀있다. 우람하게 버티고 서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은 요새같다. 모악산이 괴물인 까닭이다. 일제는 민족정기를 흐트러뜨리기 위해 백두대간에 철심을 박아놓았다. 우리는 이런 철심을 빼내는 운동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산 정상에 박힌 철탑을 30년째 방치해 두고 있으니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모악산 정상의 송신탑은 1977년 KBS가 TV방송 전파를 송출하기 위해 토지소유주인 금산사와 무상으로 토지임대차 계약을 통해 설치한 뒤 오늘에 이르고 있다. KBS와 한국통신· SK텔레콤·군부대의 전파 및 통신시설로 쓰이고 있다. 지난 96년엔 ‘송신소 이전과 정상 원상복구’를 주요 내용으로 금산사측과 KBS가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정상 20m 아래(현 J-TV 송신탑)에 청사를 재건축한뒤 기존 방송시설을 2001년말까지 이설하고 정상을 2002년까지 원상복구시키로 했지만 KBS측의 의지 부족으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연간 1조 수천억의 예산을 주무르는 KBS가 200억 드는 이전계획을 나몰라라하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 모악산을 살리자는 운동이 연중 계속되고 있다. '휴식년제'도 좋고 '흙 나르기 운동'도 좋지만 모악산살리기의 궁극적인 도달점은 정상의 철탑과 콘크리트를 걷어내는 일이다. 철조망을 풀고 모악산 정상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KBS가 공영방송 답게 송신소 이전계획을 스스로 밝히고 실천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광주시처럼 '통신시설 통합추진위'를 구성해 무등산 일대에 난립돼 있는 송신탑을 철거하고 정상 복원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정상에 오르면 통쾌함과 시원함을 맛보아야 한다. 그런데 철탑과 콘크리트가 머리를 짓누르고 있으니 숨이 턱턱 막히고 갑갑하다. 마치 사람의 정수리에 철심을 박아놓은 것처럼 말이다. 산을 타는 사람에겐 정수리에 철심 박힌 심정이 들 것이다. 우리의 명산 모악산이 왜 괴물이 되어야 한단 말인가./이경재(전북일보 논설위원)
도내 언론에는 날마다 새만금 관련기사가 빠지는 날이 없다.새만금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때 신문과 방송은 자연히 새만금사업 기사를 중요기사로 다룰 수 밖에 없다.식탁에 김치가 빠지면 안되는 것처럼 새만금사업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도내 언론을 장식해왔다.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를 축조하는 사업 규모가 말해주듯 도내 언론의 관심 끌기에 충분한 사업이었다.물론 중앙 언론에서는 도내 언론에 비해 의제설정 기능이 약했지만 도내 언론은 일일 연속극처럼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그간 도지사나 국회의원 그리고 사회 지도급 인사들도 새만금사업의 볼모가 돼 버렸다.새만금사업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지만 전북의 미래를 담보하는 사업인 만큼 중요하게 취급될 수 밖에 없다.전임 강현욱지사가 새만금 사업에 대한 열정을 얼마나 쏟았던지 그에 대한 별명을 강만금이라고 지칭하지 않았던가.새만금특별법 제정을 앞두고 김완주지사가 보여준 취임후 열정도 전임지사에 못지 않았다.173명의 국회의원 서명을 받아 김원기 전국회의장이 대표 발의하게 한 것만해도 큰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전북을 방문하는 대권 주자들과 국회의원들에게 연내 특별법 제정을 위해 읍소하다시피 열정을 쏟아 붓고 있지만 연말 대선 정국과 맞물려 현재로선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 지고 있다.그러나 지난 16년을 뒤돌아 볼때 과연 전북은 새만금사업에 올인하여 얻은 것이 뭣이고 잃은 것이 뭣인지를 곰곰히 살필 때가 됐다.그간 전북은 새만금 사업에 전 도민들이 볼모로 잡혀 꼼짝달싹 못하는 처지가 됐다.마치 새만금 없는 전북은 미래가 없는 것처럼 돼 버렸다.어찌보면 대선때마다 정치적으로 이용만 당했지 얻은 것이 없다.이같은 상황에서 전북도가 너무 새만금사업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아무튼 새만금 사업은 다른 지역 의원들에게는 자신들의 지역구와 관련한 국가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먹이감 역할을 했다.한나라당 의원들은 국가예산 심의 과정에서 새만금사업 관련 예산을 삭감예산 정도로 분류해 놓고 막판 정치적 타협을 통해 연간 1500억 가량의 예산을 세워주지 않았던가.전북 출신의원들은 혹시나 새만금 관련 예산이 삭감될 것을 두려워 한 나머지 타 지역 의원들 비위 맞추기에 급급했다.항상 예산 심의때마다 새만금 관련 예산이 마지막까지 볼모로 잡혀 다른 예산 확보하기도 힘들었고 결국 전북의원들은 봉 역할 밖에 못했다. 이처럼 도내 출신의원들의 정치력 부족 탓도 있지만 사업기간이 늘어지다 보니까 이같은 일이 생겼다.사실 새만금 사업 관련 예산을 챙기느라 도내 출신 의원들은 다른 지역 의원들처럼 눈에 띠는 지역 숙원사업 챙기는데 미흡했다.지금부터라도 새만금사업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논리는 수정할 필요가 있다.김지사가 계속해서 새만금사업에 발목 잡혀 다른 대규모 지역개발사업을 개발하지 못하면 그만큼 전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를 면치 못할 것이다.분명 새만금은 새만금 사업대로 추진하되 전북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개발 아젠다를 설정하는 것이 시급하다.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 논설위원)
요즘 공무원 사회 최대 화두는 울산발 ‘철밥통 깨기’가 아닐까 싶다. 무능하고 나태한 공무원을 솎아 내겠다는 이 인사실험이 북상하여 서울시에 도착했고 계속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될 조짐이다.생각하기조차 싫은 금융대란으로 대량실업·실직사태가 우리 사회를 한바탕 휩쓸었을때 가장 질긴 밥줄이 공무원이란 사실이 새삼 입증됐다. 한번 공무원이 되면 영원한번 공무원이 되면 영원한 공무원이란 등식이 빛을 발휘하는 현실을 목격한 것이다. 그럴수밖에 없는것이 국가공무원법은 ‘형(刑)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이 법이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않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휴직 또는 강임 또는 면직을 당하지 아니한다(68조)’고 규정함으로써 공무원의 정년 보장을 정당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공무원 역시 같다. 그러니 공무원 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어 지고 대학원 나온 석사학위 소유자가 환경미화원 채용 시험장에서 곡물가마니를 메고 달리기를 하는 진풍경(?)도 목격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직무에 태만하고 무능한 공무원 얘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니 접어 두자. 다만 이번 울산발 철밥통 깨기가 왜 새삼스럽게 주목을 받는지가 의아하다. 멀리 갈것없이 이런 류의 인사실험은 이미 지난 90년대 말께 전주시에서도 한바탕 회오리를 불러 일으켰던 적이 있다. 당시 김완주 시장은 직무 능력 위주로 과감한 인사혁신을 단행했었다. 연공서열에 따라 자동적으로 승진 전보가 이루어지던 당시 인사관행을 깨고 고참사무관이 새파란 주사에 밀려 한직(閑職)으로 쫓겨 나는가 하면 팀제를 도입해 업무 효율을 극대화 하는등 시정에 새바람을 불어 넣었다.당연히 인사에 불이익을 받은 공무원들이 반발하는등 조직의 갈등과 알력이 외부로 노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시장은 흔들림 없이 원칙을 고수했고 민선 2기를 무난히 이끌었다. 지금 청내에서 당시 인사태풍을 기억하는 공무원들이 울산발 철밥통 깨기를 어떤 눈으로 보고 있을지 궁금하다.그 무렵 정부 사정기관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한 전직 판사가 자신의 책에서 일갈한 공무원상(像)에 대한 평가가 인상적이다. 그는 ‘한국의 공무원 조직은 제왕적이고 조폭적이다’ ‘지키지 못할 법을 만들어 미운놈만 골라 손 본다’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상관에게 보고하기 위해 야근한다’고 비꼬았다. 그의 지적은 국가공무원이나 지방공무원이나 정도의 차이일뿐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공무원을 다른 말로 공복(公僕)이라고 부른다. 국민의 머슴이란 뜻이다.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봉사하라는 사명을 띤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컴퓨터 게임이나 하면서 시간 채우고, 봉급 꼬박꼬박 받고, 연금까지 챙기는 그런 일이 있다면 국민들이 용서할 수 있을까? 울산발 철밥통깨기에 국민들이 박수치는 이유를 그들은 확실히 알아야 한다./김승일(전북향토문화연구회 이사)
“내가 그림을 그린답시고 세상을 속였다. 놀면서 공밥을 얻어 먹고 다니면서 뒷날 무엇이 될 것처럼 사기를 쳤다.” 비극의 시대를 산 천재, 40살의 짧은 생을 마친 집념의 화가 이중섭(1916-1956). 이름 하나 만으로 신화가 되어버린 그는 항상 자기 그림을 ‘가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전시회에서 작품을 팔고는 “잘도 속여 넘겼다”며 겸연쩍어 했다.한 때 그는 시인 김광림에게 그 유명한 담배 은박지 그림이며 소품들을 주며 몽땅 불태워 달라고 부탁했다. 타히티 섬에 표착(漂着)한 폴 고갱이 자기 그림을 불태우게 한 것처럼. 이중섭과 가장 가까웠던 시인 구상은 “이중섭에게 그림은 순도(殉道)였다. 황소같은 화력을 지녔고 인간적으로 용출(涌出)하는 사랑의 소유자였다”고 회고한 바 있다.한국이 낳은 20세기 최고의 예술가 백남준(1932-2006). 그의 ‘예술사기론’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된다. 그는 1984년 새해 첫날, 전 세계에 생중계된 위성 TV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 크게 성공한 뒤 30여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그리고 귀국 인터뷰에서 이렇게 내뱉었다. “원래 예술이란 게 반은 사기입니다. 속이고 속는 거지요. 사기 중에서도 고등사기입니다. 대중을 얼떨떨하게 만드는 것이 예술이거든요”한참 뒤 그는 미술평론가 이용우에게 이렇게 털어 놓았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진지한 표정을 내세워 독자들을 속이는 경우가 많다. 내가 말한 사기라는 말은 에고(EGO)의 예술을 일컫는다. 나는 지금도 폼잡는 예술을 하고 싶지 않다.” 백남준의 일생은 진부한 ‘고정관념’을 깨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다. 기행(奇行)처럼 보이는 그의 행위는 창조를 위한 처절한 몸부림에 다름 아니었다.그의 실험정신은 그가 ‘아버지’라고 부르며 존경했던 존 케이지의 음악적 충격에서 비롯된다. 케이지는 우리가 일상에서 듣는 ‘소음’이야말로 가장 자연적이며 경이로운 음악으로 생각했다. 또한 옥타브라는 제한된 음가를 인정하지 않았고 전통악기 대신 플라스틱이나 새털, 장난감 인형 등을 활용했다. 종래 음악의 정의를 폭넓게 해체시켜 버린 것이다. 이런 주장은 백남준이 서양의 전통악기인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때려 부수는 공격적 행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지금은 이중섭이나 백남준 같은 자칭 ‘사기꾼’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이중섭의 ‘사기’라는 말에는 온 몸을 던져 예술혼을 불사르지 못한 겸손함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백남준의 ‘사기’에는 그의 역설적 예술관과 해학, 반어법이 녹아있다. 그런 위대한 사기꾼과 달리 현실은 진짜 사기꾼이 득실거린다. 예술이고 학문이고 ‘짜가’가 판치는 세상이다. 위작(僞作)이 진품보다 더 진품같고, 표절시비로 교육부총리나 대학총장이 물러났다. 정치는 더욱 그렇다. 자기 몸을 던져 무심(無心)을 실천해야 할 정치가는 없고 상대를 헐뜯는 폭로전만이 횡행한다. 꼭 권력을 향해 달려드는 깔다귀 떼만 같다. 하긴 스탈린 이후 소련을 통치했던 흐루시초프는 “정치가란 결국 시냇물이 없어도 다리를 놓겠다고 공약하는 따위다”라고 했으니 기대 자체가 어리석은지 모르겠다. 누구 “정치는 사기다”라고 외칠 사람 없는가./조상진(전북일보 논설위원)
“한국은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꿈의 사회)에 진입한 세계 1호 국가다” 미래학의 대부로 불리는 짐 데이토(73) 하와이대학 미래전략센터 소장이 얼마전 한국을 방문해 한 말이다. 한국은 '한류'(韓流)라는 이미지를 창출했고 이미지가 돈이 된다는 것을 알아챈 최초의 국가라는 것이다. 연예인을 홍보대사로 지정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상품으로 포장해 수출하고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미래문제 연구집단인 코펜하겐 미래학연구소장을 지낸 롤프 예센은 저서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인터넷에는 경계가 없다. 정보를 독점하던 시대는 끝나고 정보사회 다음엔 '드림 소사이어티'시대가 펼쳐진다"고 단언했다. '드림 소사이어티'는 꿈과 이미지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이다. 이전엔 노동과 자본, 지식과 정보가 생산수단이었지만 ‘드림 소사이어티’에서는 상상력과 이미지가 생산자원이다. 이야기(story)와 신화, 전설은 모두 원재료가 된다. 주몽 설화를 상상력으로 극화한 드라마 '주몽', 일본 가고시마현의 창조설화를 영상화하고 놀이공원을 조성해 자원화하고 있는 '신화(神話)마을 공원' 등도 '드림 소사이어티'를 이해하는 좋은 예다. 반딧불을 소재로 옛 추억과 수많은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해 부가가치를 높인 무주반딧불축제 이벤트도 그런 연장선에 있다. 요컨대 경제의 주력 엔진이 '정보'에서 '이미지'로 넘어가고 상상력과 창조성이 경쟁력의 핵심이 된다는 것이다. 기업과 자치단체, 국가가 새겨야 할 흐름이다. 얼마전 강신장 삼성경제연구소 상무이사가 전북경제포럼에 참석해 ‘전북만의 가치컨셉, 전북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훈수한 것도 그런 일환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만 탓할 게 아니라 이런 흐름을 읽고 대응하라는 주문일 것이다. 상상력의 힘을 전 세계에 과시한 중동 두바이 예 처럼 기업 뿐 아니라 이젠 자치단체도 세계인을 감동시킬 수 있는 이야기, 즉 비전을 만들어야 할 때다. 특히 새만금과 군산해양자원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는 전북으로선 '드림 소사이어티'는 더욱 무겁게 다가오는 트랜드다. 이를테면 고군산의 해양자원은 과거식의 트랜드로 접근하면 바다와 그 가운에 점점이 박힌 섬일 뿐이다. 하지만 낙조와 낙조를 배경으로 한 연인들의 사랑 고백 랜드마크, 섬과 섬 사람 이야기를 원재료 삼아 상상력과 이미지로 접근한다면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전략산업, 혁신도시, 기업도시는 물론이고 각 지역의 여러 자원들도 어떻게 하면 전북만의 독창적인 가치컨셉을 반영시킬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롤프 예센의 지적 처럼 미래의 전쟁은 '콘텐츠 전쟁'이다. 헌데 상상력이 생산력이자 경쟁력인 시대에 정부는 정부만의 잣대로 지역의 상상력과 독창성을 가로막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상상력의 나래를 펴기도 전에 간섭할 것부터 찾고 나서는 판이니 새만금과 군산해양자원 구상도 용을 그리려다 지렁이를 그릴 공산이 크다. 지역의 창의성이 극대화되도록 정부는 지역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쳐야 한다. ‘한류’라는 이미지가 돈이 되도록 지원한 것처럼. /이경재(전북일보 논설위원)
대선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섰다.한나라당 주자만 링에 올라와 있고 우리당 등 범 여권 주자가 난립양상을 보이고 있어 현재로선 정확한 경쟁구도를 예측키가 힘들다.범여권 주자로 거론됐던 고건 전총리마저 불출마선언을 한 바람에 백가쟁명식 후보론만 춤추고 있다.백년정당을 목표로 삼았던 우리당이 쪼개졌지만 이미 권력 맛을 봤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정권 재창출을 위해 안간힘을 쏟을 테고 한나라당은 두번이나 정권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전북은 그간 두번에 걸쳐 대통령을 만드는데 공을 세웠다.하지만 지금 호남권 맹주로 알려진 우리당 정동영전의장이 전북을 지역기반으로 삼고 있지만 김대중 노무현후보때와는 상황이 판이하다.민심이 싸늘해져 한나라당 이명박씨한테 뒤지고 있다.정전의장이 두번 당의장과 통일부장관까지 지내며 김완주전전주시장을 도지사로 당선시켰지만 인기와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정전의장은 고건 전총리 불출마 이후 그를 지지했던 표를 흡수하기 위해 새만금현장과 무주태권도조성지를 방문하는 등 안간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좀처럼 민심이 돌아서질 않고 있다. 정치인의 지지도는 연예인의 인기나 같다.가변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정전의장의 지지도를 속단키는 어렵다.그러나 정전의장의 지지도가 현재 전북에서 조차 높지 않은 것은 노무현정권의 실정과 맞물려 있고 정전의장이 전북에 해놓은 일이 별반 없기 때문이다.잘 나갈때 전북을 챙기지도 않았던 사람이 이제와서 정치적 고향 운운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것 자체가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정전의장은 새만금 새자와 김제공항 건설을 들먹이지 않을 정도로 전북을 외면하며 큰 그림만 그려왔다.물론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나름대로 고육책일 수 있지만 너무 오랫동안 지역을 등한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아무튼 정치력이 약한 김완주지사 혼자서는 큰 일을 할 수 없다.새만금사업특별법 제정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정부내에선 차기정권으로 넘기자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고 무주태권도조성사업을 위한 특별법 제정도 오리무중이다.5백억이나 들여 매입해 놓은 김제공항건설부지는 무우밭으로 변한지 오래여서 공항이 언제 건설될지 기약조차 없다.모름지기 정치인은 책임 질 줄 알아야 한다.대권주자가 되든 국회의원이 되든지간에 정치인은 지역문제부터 잘 챙겨야 한다.작은 일도 못하면서 무슨 큰 일을 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현대차 문제를 보더라도 도민들의 시각은 온통 정치인들을 원망하는 눈치다.2교대 근무를 위해 9개월전에 뽑아 놓은 입사대기자 7백명이 오늘도 눈물만 흘리고 있다.노조를 향해 피켙시위를 벌이는 등 취업을 위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동안 우리 지역 정치인들은 그간 뭘 했는지 반문하고 싶다.기업유치는 거창한 구호가 필요 없다.현대차 노사문제를 정치인이 앞장서 해결하면 기업유치 그 이상의 효과가 나온다.선거때 표만 달라고 구걸할 일이 아니라 지역의 현안부터 해결하면 표는 나오게 돼 있다.올 대선과 내년 총선 때 당선만을 위해 이합집산 할게 아니라 우선 현대차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급하다./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논설위원)
담배가 인체에 해롭다는 사실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더 잘 안다. 흡연이 폐암을 유발하는 주범이고 동맥경화나 심장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매우 높다는 의학상식쯤은 그야말로 상식이다.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대머리가 될 확률은 두 배, 머리카락의 변색 가능성은 4배에 이르며 여성흡연자의 경우 피부 노화까지 촉진시킨 다는게 의학계의 경고이다.그런데도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번 피우기 시작하면 중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한 연구기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담배속에 함유된 니코틴 성분의 중독성은 헤로인이나 코카인 모르핀 아편에 이어 다섯번째로 높다고 한다. 연예계 일부에서 복용후 환각상태에 빠져 종종 사고를 일으키는 필로폰이나 대마초보다도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해마다 새해가 되면 올해는 꼭 담배를 끊겠다고 다짐하던 골초들이 작심삼일(作心三日) 만에 두 손을 드는 일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그렇다고 ‘아직도 담배를 피우느냐’는 힐난에 기를 못펴는 골초들일망정 전혀 할말이 없는것은 아니다. 몸에 좋지 않고 남에게도 간접 피해를 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워낙 중독성이 강해 끊지 못하는 괴로움을 비흡연자들이 배려해 줄 아량은 없는지 되묻고 싶은 것이다. 하물며 골초들이 내는 교육세며 지방세가 얼만데 무조건 천덕꾸러기로 몰아 부쳐서야 되겠느냐는 항변 또한 가능하다.하도 금연을 강조하다 보니까 그렇지 사실 아직도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70%를 넘어 OECD 회원국중 1위다. 청소년 흡연율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이고 심지어 여학생이 학교안에서 버젓이 담배를 입에 무는 지경에까지 이른것이 세태다. 공공기관이나 일반 기업체, 다중 이용시설, 식당 등에서 금연구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금연이 철저히 지켜지는것도 아니다. 피우는 사람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피울수 밖에 없고 계속 코너로 몰아 넣는만큼 부작용 또한 우려되는게 현실이다.난데없이 담배 애호론을 늘어 놓자는게 아니다. 그랬다간 담배 혐오론자들로부터 ‘지청구’를 감당할수도 없다. 담배를 하루에 한 갑 피우는 골초와 함께 살면 하루 다섯개비를 피우는것과 같으며 그만큼 간접흡연으로 인한 각종 질병 유발률도 높아 진다는 의학계 보고에 이르면 흡연이 죄악(?)이라 해도 변명의 여지는 없다. 다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무슨 죄나 지은것처럼 아파트 베란다로, 사무실 한 편 좁은 흡연공간으로 쫓겨 다니는 골초들을 너무 기죽이지는 말아야 한다. 담배 혐오권 못지 않게 흡연권 또한 보장되는게 공평한 사회라는 말이다.그나저나 엊그제 법원이 폐암환자들이 낸 담배인삼공사와의 소송에서 담배인삼공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한다. 여러가지 정책적 판단이 따랐겠지만 이럴 경우 흡연자들은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그것이 고민이다./김승일(완주신문사 사장)
“아침을 먹고 나면 바삐 화장실에 다녀와서 바로 앉아야 했고, 차를 마신다든가 개인적인 휴식을 할 시간도 거의 없었다.…잠깐 마음을 놓는 사이 어김없이 장군죽비가 날아왔다. 죽비를 한대 맞자 오기가 났다. 반쯤 감긴 두눈을 얼음 물로 세수해 뜨게 만들었다. 녹초가 된 몸에 차가운 얼음이 닿자 눈이 초롱초롱해졌다.”현성스님이 지난해 펴낸 ‘동안거(冬安居)’라는 산문집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책은 스님이 전남 담양의 백양사 선방 운문암에서 동안거를 치른 뒤 수행체험을 기록한 것이다. 알다시피 동안거는 스님들이 겨울 90일(음력 10월 15일-1월 15일)간 집중적으로 참선수행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하안거(夏安居)와 함께 선종 색채가 강한 한국불교의 오랜 전통중 하나로 꼽힌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90여 개 사찰 선원에선 2200여 명의 스님들이 하루 10시간 이상 용맹정진 중이다. 결가부좌를 튼채 화두 하나를 붙잡고 자성(自性·자기의 본래 성품, 즉 부처)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스님들이 1년에 두번씩 혹독하리 만큼 어려운 참선에 들어가는 이유는 뭘까. 도대체 선의 세계가 뭐 길래 고행을 자초하는 것일까. 인도에서 중국으로 건너와 꽃을 피운 불교의 선 수행은 인간과 우주의 근본실체를 찾는 것이다. 좌선(坐禪) 등 심신의 수련과정을 통해 근본 실체를 깨닫게 되면 인간은 생사(生死)를 초월하게 된다. 나아가 모든 우주의 원리를 체득하게 되어 자유자재로 행동할 수 있다. 우주와 인간의 심신이 하나로 통일되는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경지에 이르는 길은 우주에 있는 것도 아니요 불법(佛法)에 있는 것도 아니다. 내 마음의 실체속에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선이 추구하는 바다. 이는 철학이나 논리나 직관과는 다른 선수행의 체험에서 오는 ‘깨달음’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 이른바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이 그것이다. 경전문구에 집착하지 않고 자기 본래의 성품이 불성(佛性)임을 깨우쳐 아는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가 45년 설법후 열반에 들면서 “나는 한 마디도 한 바가 없다”고 한 것이 그러한 경지가 아닐까 싶다. 선은 한마디로 마음공부다. 마음공부를 통해 ‘참 나(眞我)’를 깨닫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마음을 비우는데서 출발한다. 즉 무심(無心)이어야 한다. 중국의 4대 선문중 하나를 이끈 황벽선사는 ‘전심법요(傳心法要)’에서 “무심이란 일체의 마음이 없다는 뜻이다. 주관도 없고 방향도 장소도 없으며 모양도 없고 얻고 잃음도 없다”고 했다.요즘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여당은 탈당과 분당으로 아우성이고, 야당 또한 내연(內燃) 중이다.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겠다던 열린우리당의 맹세는 간 곳이 없고 서로 상대방 탓만 하고 있다. 꼭 침몰하는 난파선을 보는 것 같다. 그 배에서 서로 뛰어 내리려는 쥐떼들 몰골이다. 대권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한나라당은 비교적 여유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 속에는 줄서기가 한창이고 자질검증에서 정체성 공방까지 분화조짐도 엿보인다. 모두가 제 욕심 채우기에 급급하다. 정치인에게 무심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선문답일까./조상진(전북일보 논설위원)
정풍운동이 밀알이 돼 탄생한 열린우리당. 제17대 총선에서 152석을 확보함으로써 원내 제1당으로 혜성처럼 부상한 열린우리당이 지금 비틀거리고 있다. 임종인, 이계안, 최재천, 천정배의원에 이어 30일 염동연의원이 또 탈당했다. 다섯번째다.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 처럼 하루 이틀 걸러 당을 떠나고 있다. 29일의 당헌개정에도 아랑곳 없이 ‘탈당 도미노’가 재점화할 조짐이다. 신당파와 사수파간 머리싸움은 이제부터 본격 시작된다. 민초들이 이들의 깊은 속내를 읽기란 쉽지 않다. 오죽했으면 창당의 주역들이 당을 떠날까 하는 동정도 있고 당을 떠날 용기가 있었다면 왜 진작 당을 개혁시키지 못했는가 하는 추궁도 있다. 전북지역은 지역구 국회의원 11명 전원이 열린우리당 소속이다. 당에 대한 지지율도 항상 전국 최고를 나타냈으니 관심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정권을 탄생시킨 새천년민주당의 당내 개혁 요구 세력이 떨어져 나와 창당한 정당이다. 2003년 11월 11일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한 노 대통령 지지 의원 47명이 창당했다. 이듬해 1월 정동영 의원이 첫 당의장, 김근태 의원이 첫 원내대표로 선출됐고 같은 해 4월15일 제17대 총선에서 기세등등한 원내 제1당의 자리에 올랐다. 그 근저에는 2001년 민주당에서 '탈레반'으로 불리던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의원이 추진했던 정풍운동이 있었다. 정치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동교동계와 정치적 헤게모니를 놓고 다퉈야 했고 정풍운동을 계기로 민주당은 동교동계 및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구당파와,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신당파가 맞섰다. 2002년 이인제 - 노무현 후보의 대선후보 경선 은 구당파와 신당파의 대결국면이었다. 정풍운동 이후 당의 주도권을 잡은 신당파의 노무현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된 것은 결과적으로 신당파의 정치개혁 실험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후. 민주당을 쪼개고 태어난 열린우리당은 총선 이후 재보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참패했다.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한 것이다. 등등했던 기세가 창당 38개월만에 탈당러시로 반전되고 있는 걸 우리는 보고 있다. 왜 이렇게 됐는가. 소수의 고립주의자들이 망쳤는가(정동영). 어떤 희망도 만들어낼 수 없을 만큼 당의 틀이 경직돼 있는가(천정배). 대통령이 걸림돌이 됐는가(노무현). 신당파는 지금 열린우리당의 껍질을 벗겨내기 위해 ‘통합신당’을 외치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탄생하기 전 민주당의 껍질을 벗겨내기 위해 ‘통합신당’을 외친 것처럼. 하지만 통합신당의 미래는 안개속이다. 정치인의 선택은 어차피 이기주의적이다. 개인적 선택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창당 당시의 화려한 수사와 대국민 약속은 어찌할 것인가. 탈당만 있을 뿐 책임을 통감하며 정치 그만두겠다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모두 '네탓'만 외치고 있으니 이런 오만한 태도야말로 열린우리당의 한계가 아닌가. 정당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이합집산하는 건 불행이다. 창당의 주역들이 그러는 꼴은 더 볼썽 사납다. 역사와 전통, 뼈대있는 정당을 우리는 언제쯤이나 갖게 될는지…./이경재(전북일보 논설위원)
정치권의 힘이 부족해 전북 발전이 안되고 있다.전북의 미래라고 하는 새만금사업이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는 원인도 따지고 보면 전북 정치권의 힘이 너무 약하기 때문이다.부지매입까지 해놓은 김제공항이 흐지부지 된 것도 결국은 힘이 없는데 기인한다.무주태권도 조성사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수 있다.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는 전북이 타 지역에 비해 더디게 발전하고 있는 원인은 한마디로 영향력 있고 힘있는 정치지도자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서 정치력은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다.국가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힘도 정치력에서 나오고 국가발전전략을 수립할때도 정치력은 필수적이다.최근들어 영남권에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인근 전남이 공항을 3개나 갖고 있고 J프로젝트다 S프로젝트를 수립해서 지역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 것도 중앙에서 막강한 정치력을 가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서울대 일부를 강원도 평창으로 옮기겠다고 나서는 것도 그만큼 힘 있는 실세 정치인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공항확보는 현대산업사회에서 필수적이다.하지만 전북은 민간공항 하나 없다. 그렇다면 전북정치인들은 그간 뭣 했단 말인가.물론 놀던 안했다.전북발전을 가져올 수 있었던 국민의 정부 시절에 발전의 기회를 놓친 것을 애석하게 여겨야 한다.사실상 노랑 깃발하에서 국회의원들이 배지만 달고 다녔지 지역발전을 위해 해놓은 것이 너무 없다.조금만 눈길을 다른 지역으로 돌리면 상황은 전북과 판이하다.아직도 전북은 농업사회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일자리가 없어 해마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현실을 볼 때 정치인들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혹시나하고 우리당에 몰표를 던져서 금배지 11개를 헌사했던 도민들로서는 참여정부에 대한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지금 도민들은 분노의 단계를 넘어 우리당 의원들에 대해 실망감을 갖고 있다.우리당 못자리나 다름없는 도내에서 여권 대권주자들의 지지도가 낮게 나타나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한나라당 이명박전서울시장의 지지도가 전북에서조차 고공행진하는 것이 그냥 우연하게 나온게 아니다.다 이유가 있다.우리당에 등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지금 도민들은 지역 정서에 얽매이지 않고 있다.쥐만 잘 잡을 수 있는 고양이면 된다는 실용적인 논리다.흰고양이면 어떻고 검은 고양이를 탓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도민들의 기대를 모았던 고건씨의 낙마로 전북은 무주공산격이 돼버렸다.정치적 공황사태를 맞았다.하지만 전북이 호남권으로 묶여 있지만 지금 도민들이 갖는 생각은 예전과 다르다.오직 지역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대권 주자라면 여야를 불문하고 밀어주겠다는 각오다.사회지도층은 말할 것도 없고 서민들까지 이구동성으로 내뱉는 말이다.경제를 회생시키고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주자라면 표를 던지겠다는 생각들이다.자신의 치적을 적당히 내세워 또다시 금배지를 달려고 한 국회의원들은 엄청난 낭패를 볼 것이다.정치력이 부족하고 거수기 역할만 한 의원들은 아예 출마를 접는게 나을 썽 싶다.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논설위원)
당신은 일 년에 몇 권의 책을 읽으셨나요
외규장각 의궤가 주는 교훈
작가에게 든든한 후원자의 존재
냉소주의 넘어서야 전북 올림픽 유치한다
사랑의 온도탑 100도 올리기에 동참하자
임금체불은 중대범죄다
[전북아동문학회와 함께하는 어린이시 읽기] 영심이 언니-진서윤 하가초등학교 5학년
트럼프 2기, 고금리에 대비해야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해상풍력발전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