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포-문화광장] '우리네 삶' 흔적을 뒤적이며...
무형문화재들의 장인정신으로 지켜져온 옛 사람들의 생활이 전통한옥 안에 담겼다. 15일까지 경기전에서 열리고 있는 2005문화의달 ‘대한민국 무형문화재 작품전’. 오랜 세월이 흘러 만나는 옛 사람들의 흔적은 더욱 애틋하다. 경기전 내 경덕헌과 동재, 서재에서 선보여진 무형문화재 작품전에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소장하고 있던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전수교육조교, 시·도 지정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작품들이 선보여 졌다. 전통한옥과 어울려 그 본연의 모습이 빛을 발하고 있는 이번 전시에는 50여명의 장인이 130여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공간이 분리됐던 남성과 여성의 삶, 옛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들이 공간의 특성에 따라 구성됐다. 경덕헌에서 열리고 있는 ‘정갈한 멋, 우리네 살림살이’에는 뒤주, 소쿠리, 반상기, 옹기, 소반 등 부엌 세간들이 전시됐다. 소리고장이란 전주의 이미지에 맞게 ‘남·북한 악기전’도 마련해 북과 장구, 가야금, 단소, 장구, 가야금 등도 선보였다. 강신하 고수환(전북무형문화재 악기장) 김재현 박철 전양근(북한 1급예술가) 등 남한의 악기는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이, 북한의 악기는 남한의 보유자급 작가의 작품으로 제작한, 남북한의 악기를 비교해 볼 수 있는 특별한 자리다.동재에 마련된 ‘선비의 멋과 기개’는 문방사우와 끽연 도구 등 옛 선비들의 사랑방을 재현했다. 나전서류함, 문갑, 금은장도, 화문석, 붓, 청자상감운학매병이 고풍스럽다. 서재에 만들어진 ‘여심, 아름다운 살림’에서는 침선, 자수병풍, 좌경, 화로, 반짇고리, 천연염색 등 옛 여인들의 솜씨와 향기가 전해진다.이번 작품전을 기획한 정성엽씨는 “이제는 아련하게 남아있는 우리 조상들의 삶을 만날 수 있다”며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는 문화재들의 작품이어서 더욱 의미있는 자리”라고 소개했다.전시 기간 무형문화재들의 솜씨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13일에는 침선장 최온순, 합죽선 이기동, 옹기장 이학수씨가 시연에 나섰으며, 14일에는 자수장 강소애, 태극선 조충익, 옹기장 이학수씨가 옛 숨결을 되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