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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警·檢 수사권 조정 방안의 당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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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5.10 23:02

[오목대] 무식(無識)

세상에는 두 가지의 무식이 있다. 하나는 처음부터 배우지 않은 무식이요, 다른 하나는 소위 많이 배운자 중에서 나타나는 무식이다. 모순같지만 학자층에 오히려 무식자가 존재한다. 모두 그런것은 아니지만 흔히 배운자들은 모든 것을 아는 것인양 생각하여 무슨 심판자같이 판단을 내리기 쉬운데 바로 이런 자들중에 무식한 자가 존재한다. 무식하다는 것은 겸손을 모른다는 뜻이다. 무식자는 오만하므로 자신이 무식하다는 것을 모른다. 권력은 무식자의 그런 오만과 무지를 강화하기도 한다. 권력의 주변을 배회하는 아부 전문가들은 무식한 권력자의 무식을 유식으로 둔갑시켜 무식한 권력자의 귀를 즐겁게 만든다. 권력이 부패를 보호하듯이 권력이 무식을 일정기간 보호해 준다. 그러니 무식한 자가 권력을 갖게되면 참으로 답답한 일이 많이 발생한다.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아는 것이 힘인데 곰곰 생각해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용감은 용기를 가지고 있어서 과감하다는 것인데 그 용기가 진정한 용기가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다.속에 든 것이 없으면서 객기를 부리는데 이판사판 식으로 되는대로 행동하고 말하면서 실수를 하게 된다. 그래도 실수를 실수로 여기거나 자제할 마음을 갖지 아니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무식함을 만회하려고 몸부림까지 치는 것이다.그러나 상대는 냉담할 뿐이다. 그 이유는 모기를 보고 장도를 빼지 않기때문이요, 달보고 짖는 개를 탓하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개는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는 군자다운 태도로 대할 때는 무식자는 더욱 기고만장하여 더욱 요란하게 객기를 부리는 것이다.상대를 해주지 않아도 무식한 자는 조금도 개의치 아니하고 여전히 용감하게 무식을 들어낸다. 그리하여 주인인지 타인인지도 모르고 마구 물어뜯는 미친개처럼 좌충우돌, 안하무인으로 덤비는 용기는 무식한 사람들의 전용물이 된다.무식한자가 고집이라도 없으면 희망이 보이는데, 고집과 자존심까지 강해서 결코 지지 않겠다는 의욕이 넘친다. 그런 자가 조직에서 힘을 갖게 되거나 상사로 앉게 되면 정말 불행해진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5.10 23:02

[새로나온 책] 전라도 방언사전

△ 전라도 방언사전‘고자구나다’는 옷을 오랫동안 빨지 않아 매우 더럽다는 전라도 사투리. ‘썩을것’은 나쁜 뜻으로 쓰이는 욕설이지만, 전라도에서는 가까운 사이끼리 대화할 때 쓰는 다정한 표현이기도 하다. 수필가 주갑동씨가 그동안 발표된 전라남북도 사투리 관련 자료들을 수집, 「전라도 방언사전」을 엮었다. 수필과비평사 펴냄/2만원△ 산따라 역사따라민족의 산 백두산, 일만이천봉의 금강산, 빼어난 경치의 설악산, 백두대간의 끝 지리산…. 문화사학자 신정일씨가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백두대간을 따라 걷는 우리 산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 산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백두대간의 명산들’ ‘백두대간 외의 명산’ ‘사람과 가까운 명산’ 등 일러스트레이터 박지영씨의 그림과 함께 우리 땅의 등줄기 백두대간과 명산들을 통해 역사와 지리를 배울 수 있다. 두산동아 펴냄/8천9백원△ 문예연구 2005 봄호우리 시대와 역사의 비극적 국면들을 포착해 소설화한 전북 출신 소설가 윤흥길. 이번 호에서는 변화영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의 연작소설 연구’ 등을 통해 소설가 윤흥길을 집중조명했다. 시, 소설, 서평, 평론, 영화평론, 수필 등 다양한 장르를 만나는 문학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문예연구사 펴냄/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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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5.05.10 23:02

[김준영 교수의 재미있는 '익은말'] 효불효(孝不孝)

자기로서는 효도를 한답시고 하는 일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효도가 되지 않을 때 비유하는 말이다.유교에서는 ‘혼정신성(昏定晨省)’이라 하여 부모가 젊어서 건강한데도 자식들이 새벽에 부모의 침소에 들어가 안녕히 주무셨냐며 절하고 나오고, 저녁에도 또한 그랬는데 그런 경우 부모는 매우 신경이 쓰이고 귀찮지만 자식들은 효도를 한다고 그랬으니 실질적으로는 효불효인 셈이다.그밖에 부모가 병으로 위중할 때 자식이 손가락이나 허벅지를 째서 피를 내어 부모의 목구멍에 넣어주는 일, 또 부모의 상중에 채소만 먹거나 죽만 먹어 몸을 상하는 일 등과 같은 허식적인 일에도 인용되지만 ‘효불효’의 <근원설화>는 딴 데 있다. <근원설화>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 경주부(慶州府) 교량(橋梁)조 중에 효불효교(孝不孝橋) 이야기가 있다.“효불효교는 부의 동쪽 6리에 있다. 전하는 바에 신라 때 아들 일곱을 둔 어머니가 내 건너의 어떤 남자와 사통하고 있었다. 그는 저녁에 아들들이 잠들면 몰래 그 내를 건너 사내에게 달려갔으므로 그 아들들이 어머니가 밤중에 내를 건너기가 괴로울 것을 생각하고 돌다리를 놓아주었다. 그러자 어머니가 그 일을 부끄럽게 여겨 남자와의 관계를 끊었다. 세상 사람들이 그 다리를 ‘효불효교’라고 하였다.”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여러 곳에 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5.10 23:02

[문학소식] 제1회 전북가족시낭송대회

△ 제1회 전북가족시낭송대회전북재능시낭송협회(회장 박경옥)가 14일 오후 1시30분 전북어린이회관에서 ‘제1회 전북가족시낭송대회’를 연다. 시를 통해 가족이 화합하고 지역 시인의 명시 보급을 위한 자리다.2명 이상의 가족으로, 전북 도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번 대회는 자작시를 제외한 좋아하는 시를 3∼4분 이내 낭송하면 된다. 대상 1팀에게는 전주시장상이 수여되며, 동상 이상 수상 가족에게는 전북재능시낭송협회 정회원 자격이 주어진다. 문의 017-273-7459, 016-708-5932 △ 2005년도 지역단위 우수문학행사 공모지원 사업 지원대상 선정문예진흥원이 지원하는 2005년도 지역단위 우수문학행사 공모지원사업 대상이 선정됐다. 시민들과 함께하는 지역단위 문학행사를 우선적으로 심의한 올해, 전북에서 선정된 사업은 다음과 같다. 전교조정읍국어교사모임(대표 홍숙정) ‘토요문학체험교실’, 시노래모임나팔꽃(대표 김용택) ‘시인과 함께 떠나는 나팔꽃 문화기행’, 전북작가회의(대표 임명진) ‘광복 60주년 기념 다시 찾아가는 군산항 기행’, 지리산문학회(대표 박종철) ‘시인학교’, 고창문인협회(대표 진기동) ‘문학캠프’, 전북아동문학회(대표 윤갑철) ‘동요 발표, 시화전’, 임실문인협회(대표 최근호) ‘제5회 시화전, 시낭송’, 전북장애인문학회(대표 윤규열) ‘문학캠프’, 익산문인협회(대표 양점숙) ‘문학축제’, 혼불기념사업회(대표 두재균) ‘초등부 백일장’, 석정문학회(대표 허형석) ‘석정문학제’, 김제예총(대표 문충곤) ‘문학강좌, 문학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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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5.05.10 23:02

[키워드-300자 책읽기] '가족'

한국사회가 급속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큰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 중 하나가 가정 붕괴 현상이다. 가정 불화로 인한 이혼가정이 해마다 급증하는 등 가정윤리 실종에 따른 가족 해체는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사회가 아무리 각박해지고 메말라도 그 소중함이 변치 않는 게 가족이다. 실패를 해도 사회로부터 따돌림을 당해도 언제나 마음 편하게 돌아갈 수 있는 곳. 한번쯤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5월 가정의 달이다. 출판계에도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의 소중함과 가족의 진정성을 주제로 한 책들이 풍성하다. △사랑합니다 내게 하나뿐인 당신(김수환 외 12명 지음/ 옹기장이)‘어머니의 엄한 교육이 추기경을 만들었고, 아버지의 인자함이 장관을 낳았다’. 김수환 추기경, 소설가 한승원, 최윤 서강대 불어불문과 교수, 연극인 손숙, 극작가 이윤택, 무용가 홍신자, 화가 김점선, 목판화가 이철수, 고 장욱진 화백의 맏딸 장경수, 방송인 이홍렬, 통일부장관 정동영, 최완수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연구실장, 주철환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등. 13명의 인사가 부모님께 전하는 사랑의 고백을 모은 산문집이다. 장욱진 화백의 따뜻하고 정겨운 그림과 어우러진 이 책에서 저자들은 코흘리개 유년시절의 아이가 되기도 하고, 사춘기 소년 소녀 그리고 20대 청춘남녀가 되기도 한다. 그들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푼 아버지와 어머니를 회상하고, 못다한 사랑과 고마움을 풀어놓는다.△불량가족, 희망여행을 떠나다(대니얼 글릭 지음/ 세종서적)가족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위기에 처한 가정을 다시 세우기 위해 세상 속으로 떠난 한 남자와 두 아이들의 150일 간의 여행기. 마흔 다섯살에 상상치도 못한 이혼을 당하고 형이 암으로 사망하는 사건을 겪은 가장은 아이들과 희망을 찾아 세계 생태여행을 떠난다. 지구 곳곳에서 위기에 처한 희귀동물들이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이들은 잃어버렸던 대화를 되찾고, 아내와 엄마를 이해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아빠의 따뜻한 시선 속에 아름다운 홀로서기를 시작한다.서로에게 뻔뻔스럽다 싶을 정도로 천연덕스럽고 솔직한 모습, 똑같은 상황을 서로 다르게 기억하고 있는 아빠의 기록과 아이들의 일기장을 대조해 보는 것은 유쾌하기까지 하다. △모녀지정(김선미 지음/ 북라인)가족 중에서도 엄마와 딸 사이에는 사랑과 원망과 연민이 뒤범벅된 미묘한 감정선이 있다. 둘은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깨진다. 그러나 복잡한 애증으로 얽혀 있다 하더라도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은 근본적으로 애틋하다. 페미니스트 사회학자 조한혜정과 딸 전주원, 연극배우 박정자와 딸 이연수, 사진작가 조선희와 어머니 정봉선 등 20인의 어머니와 딸의 인터뷰를 통해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한 어머니의 딸로서,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 살아간다는 의미가 각각의 삶에서 어떻게 체험되고 소통되는지를 담아낸 책이다. 이 시대의 어머니와 딸이 빚어내는 다채로운 무늬를 급진적인 페미니즘도, 진부한 가족주의의 잣대도 내밀지 않으면서 담담하게 관찰했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05.10 23:02

슬픔으로 풀어놓은 옛 고전 87편

“기쁨은 왔는지도 모르게 머물다 가지만, 슬픔은 그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합니다. 우리가 읽은 수많은 글 중에도 기쁨 보다 슬픔을 표현한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슬픔이 현실이고 삶이라는 증거 아니겠습니까.”‘희노애락’ 중 ‘화’만이 남아있는 시대. 문화사학자 신정일씨(51·우리땅걷기운동모임 공동대표)가 「울고 싶지? 그래, 울고 싶다」(김영사)를 펴냈다. 「열하일기」 「지봉유설」 「율곡전서」 「난설헌집」 「동국이상국집」 등 옛 고전에 실린 감동어린 애사와 애절한 제문, 눈물의 편지글 등 슬픔만을 풀어놓은 87편을 모았다. 형식적인 글쓰기는 감동을 낳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솔직함과 절실함만을 기준으로 3년 간 책읽기를 통해 완성한 옛 명문선집이다.“열다섯이 되던 해에는 입산하기 위해 구례 화엄사를 찾아가기도 했었죠. 설명할 수 없는 여러가지 이유로 어려서부터 한없이 슬펐기 때문에 슬픔을 가지고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해왔어요.”아들의 죽음 앞에 목놓아 통곡하는 이순신, 누님과 지냈던 어린 시절을 수채화처럼 펼쳐놓는 박지원, 백성들의 곤궁한 삶에 눈물 흘리는 이익, 딸의 죽음을 슬퍼하는 이규보 등 역사 속 위대한 인물들의 슬픔은 더욱 애잔하다. 우리 민족의 슬픔의 정수에 단상들을 덧붙이며 신씨는 자신이 안고 살아온 슬픔도 살짝 비춰놓았다. “임과 사랑하는 가족, 벗, 세상 등 오늘의 우리가 겪는 슬픔이 과거와 결코 다르지 않다”는 그는 “그러나 옛 사람들의 슬픔에는 지금 우리와는 다른 절절함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간장이 다 녹아내리는 듯한 슬픔을 어찌 글로 표현할 길이 있겠습니까. 슬픔이 아름답다는 것은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지만, 슬픔도 결국 힘이 될 수 있지요.”“인간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고 나면 슬픔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는 그는 이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넨다. “울고 싶지?” “그래, 울고 싶다” 제목만으로도 그는 삶의 한숨과 눈물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고 있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5.10 23:02

동료와 부대끼며 얻은 삶의 편린

“철강회사에 다니면 철들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포스코에 입사했고 앞뒤 안보고, 때로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34년을 지내왔습니다. 성실성과 열정만이 내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배경이라고 생각했지만, 운도 함께 따라줘 직장 초년에 세웠던 목표 이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김제 출신으로 포스코 부사장을 지낸 최광웅 포스코장학회 상임부이사장(61)이 「삶의 지평선을 바라보며」(모아드림)를 펴냈다. 출판사 모아드림의 희망에세이, 이야기가 있는 에세이, 사회문화에세이, 시가 있는 에세이, 자선에세이 등을 잇는 경영에세이다. “정들었던 공간을 떠나면서 그동안 동료들과 온몸으로 부대끼며 얻은 삶의 편린들을 부분적이나마 기록하고 싶었어요. 난생 처음 마치 학생시절 숙제 하듯 글을 써보면서 세상에는 사랑해야 할 것들, 감사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았지요.”포스코 부사장에서 포스코장학회 상임부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준비한 이 책을 통해 그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이 묻어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들려주는 경영에세이는 성공적인 삶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존의 교과서적인 방식에 일탈을 가한다. 부장이 목표였던 그를 부사장의 자리까지 이르게 한 성공의 방법은 강할 땐 강하게, 약할 땐 약하게 대응할 줄 알고 기쁠 땐 소리내어 웃고 슬플 땐 소리내어 울 수 있었던 인간적인 마음. ‘나의 고객 관리’ ‘조직의 쓴맛, 끗발법칙’ ‘외국인 경영자에게서 배운다’ ‘감정계좌에 적자가 나지 않도록!’ 등 회사에서 시달리고 있는 일반 직장인들에게 세계적인 회사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법도 전수한다. 자녀들에게 “너희들이 일류대학에 갔으면 아빠의 체면이 더 올라갔을 텐데”라고 말했다가 “우리 셋이 이만큼 신체 건강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듣고, 형제간 우애있게 잘 지내는데 왜 그러세요”라는 집단 항의를 받았던 일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은 최상임부이사장의 일상은 소박해서 더욱 따뜻하다. 성공적인 삶을 살아온 한 경영인의 삶이 무엇이 진정한 성공이고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가를 되묻고 있다. 최상임부이사장은 김제 백산면 농촌마을에서 태어나 김제중학교와 전주고등학교, 고려대학교를 졸업, 1971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김제중학교 후배들에게는 매년 최광웅의 머릿글자와 아내 강순이의 머릿글자를 딴 ‘최강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5.10 23:02

[책과 사람] 민족신화 원형 확립 '정체성' 찾았다

“우리는 우리 민족의 신화들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어느 정도 타당성과 학문적 권위를 확보한 한국신화의 대중적인 정본을 아직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어느 나라 신화 못지않은 풍부하고 다양한 신화 세계를 이룩해 놓은 한국신화의 민족적 정체성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었죠.”김익두 전북대 교수(50)가「한국신화」(한국문화사)를 펴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이뤄온 우리 민족도 단군신화를 중심으로 고유하고 독창적인 신화들을 창조하고 전승해 왔다”고 분석하는 그는 사방에 흩어져 전해오던 한국 신화들을 모아 ‘단군신화’를 중심으로 하나의 일관된 체계를 잡아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2년의 준비기간을 거친 「한국신화」는 「삼국유사」 「삼국사기」 「동명왕편」 「제왕운기」 「환단고기」 「규원사화」 「부도지」 등에 나온 한국신화 관련 주요 자료들을 종합하고 체계화했다. ‘단군신화’를 우리 신화의 중심에 두고 있으면서도 무속신화나 구전신화들도 적절히 안으로 끌어들이는 지난한 작업이었다. 한국사의 역사적인 전개 과정과 관련해 신화의 순서를 정리하고 비교적 오래된 문헌신화들을 원형으로 보고 현대에 와서 채록된 구전신화들을 변이형으로 봤다. “학문적인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가급적 원전 그대로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우리 민족신화의 근원을 제대로 알고 그로부터 창조적 상상력과 미래를 향한 통찰력을 발견할 수 있는 작은 길잡이가 되길 바랍니다.”한국신화의 시간과 공간체계, 중심인물 등 체계와 계보를 정리한 김교수는 “일본 제국주의와 중국 패권주의에 의해 왜곡되고 변질된 한국 민족신화의 원형을 「한국신화」를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5.10 23:02

[김준영 교수의 재미있는 '익은말'] 염라대왕을 속여먹고 견뎌낼까?

발각되기 쉬운 일이나 약은 사람을 속이려 할 때 인용되는 말이다.<근원설화>염라대왕을 속여먹었다는 이야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의 하나는어떤 사람이 염라국 귀졸에게 끌려가 염라대왕의 심판을 받을 때 어떻게 속이든 이곳을 벗어나 인간세계로 되돌아가려고 한 꾀를 내어 염라대왕에게 아뢰기를“나는 너무나 원통합니다. 이렇게 원통한 일이 어데 있겠습니까”“무엇이 그렇게 원통한고”“내가 어제 천하에서 제일 귀한 보물 하나를 얻었습니다. 그것은 자기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는 방망인데 그 방망이를 두들기며 돈이 나오라면 돈이 나오고 쌀이 나오라면 쌀이 나오고 예쁜 계집이 나오라면 계집이 나오고, 말하는 대로 나오는 또드락방망이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얻자마자 귀졸에게 끌려 왔기에 그것을 한번도 써보지 못했으니 얼마나 원통합니까, 그러므로 저를 인간세계로 돌려보내 주신다면 그것을 며칠 동안만 써서 재미를 보고 곧 그 방망이를 대왕님께 갖다 올리겠사오니 며칠 동안만 저를 돌려보내 주십시오”염왕이 그 말을 듣고 세상에 그런 보물이 있고, 내가 그것을 얻는다면 그밖에 무엇을 바라랴 생각하고 “그러면 너를 바로 네 집으로 돌려보낼 것이니 가서 네가 몇 십 년 쓸 물건을 모두 갖추어 놓고 그 방망이를 곧 가지고 오너라 그러면 너를 다시 인간세계로 돌려 보내주마”그는 제집으로 돌아와 생각하기를 내가 염왕을 속였으니 이곳에 있다가는 곧 잡혀갈 것이므로 도망칠 수밖에 없다고 여겨 깊은 산 속으로 도망쳤다.그러나 염라대왕에게는 천하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거울이 있고, 귀졸이 천하에 가득 찼는데 그를 찾아내지 못하겠는가, 곧 잡혀 끌려갔다.염왕은 그를 지옥 중에서도 가장 혹독한 무간지옥에 보내버렸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5.05.09 23:02

한국판소리 중심 '전북 소리꾼 우뚝'

판소리의 탯자리 전북. 판소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소리판에 전북의 명창들이 초대됐다.국립창극단(예술감독 안숙선) 특별기획 ‘2005 판소리 축제’. 소리별, 세대별 ‘판소리의 모든 것’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번 무대에는 오정숙, 안숙선 등 판소리 명창을 비롯해 장문희, 김경호 등 중견 소리꾼이 선다.13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펼쳐지는 판소리축제는 지난 7일 안숙선 명창의 ‘김소희제 춘향가’로 막을 열었다. 안숙선 명창은 본 공연에 앞서 판소리 명창들이 자신이 사사한 스승에게 바치는 헌정무대를 통해 19세 때 상경해 처음 만난 스승인 고(故) 김소희 명창을 기리며 김소희제 ‘춘향가’ 가운데 ‘십장가’를 불렀다. 이어지는 전북 출신의 무대는 11일 오후 7시30분 중견 소리꾼들의 ‘중견 명창 소리마당’. 각종 판소리 대회에서 우수한 기량을 인정받은 중견소리꾼의 무대에 젊은 명창 장문희(2004년 전주대사습 장원), 김경호(2001임방울국악제 대통령상)가 초대됐다. 13일 오후 7시30분에 열리는 ‘명인의 소리’는 판소리 축제의 대미. 국보급 명창들이 서는 이 무대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김연수제 춘향가 기예능보유자인 오정숙 명창이 춘향가 중 ‘어사출두 후 어사 춘향 상봉’ 대목을 부른다. 어린이 소리꾼에서 부터 중요무형문화재 명창에 이르기까지 판소리의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이번 공연에서는 정읍의 이설희양(정일여중 1년)이 8일 ‘꿈나무 명창’ 에 출연, 눈길을 모았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05.09 23:02

전주영화제 뒷풀이..."영화광 다 모여라"

전주영화제가 끝나고 난 후, ‘씨네필(Cinephile, 영화광)’들의 허전한 마음을 지프떼끄가 채워준다.지역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와 만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해온 지프떼끄가 올해 첫 상영전 ‘씨네필의 향연’을 12일까지 예술영화전용관 전주아카데미아트홀에서 열고있다.포스트누벨바그 세대의 고뇌를 필름에 담은 모리스 피알라의 ‘룰루’(1980), 관습과 편견에 맞선 초현실주의의 거장 루이스 브뉴엘의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1972), ‘영화의 구원자’ 로베르 브레송의 ‘볼로뉴 숲의 여인들’(1945) 등 영화사의 걸작들이 소개된다. 평생동안 부르주아 계급을 비판하는 영화를 만들어온 브뉴엘 감독이 독특한 냉소와 비판의 스타일을 확립한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은 함께 식사를 하려고 하지만 매번 기이한 상황에 휘말려 실패하는 6명의 부르주아 이야기를 담고있다. 초현실적인 장면들과 내러티브와 전혀 상관없이 등장하는 장면 등이 관객들에게 묘한 카다르시스를 안겨준다.죄의식과 도덕적 딜레마를 이야기하는 매혹적인 멜로드라마 ‘볼로뉴 숲의 여인들’은 ‘2차대전 당시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유일한 저항영화’로 평가받고 있으며, ‘룰루’는 무산계급 청년의 성적 매력에 빠져 모든 것을 버리는 부르주아 여성을 통해 계급적 구속과 사회적 관습에 묶인 채 경제적인 번영만을 최상의 가치로 여기는 이들을 비판하고 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도발적이고 미학적인 작품과 짐 자무쉬의 특별한 작품이 관객들을 찾는 ‘깜짝 상영’과 1회 4천원으로 할인된 티켓 요금은 씨네필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다.12일 이후 예술영화전용관에서는 전주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올해 처음 한국을 찾은 바흐만 고바디 감독의 ‘거북이도 난다’와 서울독립영화제 순회상영전 등이 예정돼 있다. 문의 063) 281-4192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5.09 23:02

"판소리 전공자 문화전략 관건"

대중과 괴리되어 있는 판소리를 일상 문화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문화적 환경을 면밀히 살펴가며 실현 가능한 대안을 개발할 수 있는 판소리 전공자의 문화전략이 시급한 과제로 제기됐다. 한국판소리학회(회장 서종문)와 전북대 전라문화연구소(소장 하태규)가 ‘판소리 다섯바탕의 전승과 재창조’를 주제로 지난 7일과 8일 전북대 본관 건지아트홀에서 개최한 판소리학회 제50차 학술대회에서 김광욱 동국대 한국문화연구단 선임연구원은 판소리 대중화의 과제로 차별화된 문화전략을 제안했다.김광욱 연구원은 판소리 다섯 바탕 중 효나 신의, 우애 같은 비정치적인 주제를 문제 삼는 다른 판소리와는 구별되는 ‘수궁가’를 집중 조명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수궁가의 재창조를 위한 수행적 연구’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문화 지형 전략가의 역할’을 강조했다.“판소리 전공자들이 판소리의 계승방법과 판소리를 새로운 콘텐츠로 파생·발전시킬 수 있는 전문 지식을 가진 유일한 집단인데도 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고 밝힌 그는“문화콘텐츠 개발과정 참여에 그쳤던 판소리 전공자들은 보다 포괄적인 기획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판소리가 대중적 일상 문화에서 멀어진 이유를 판소리의 외적 환경에서만 찾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제기한 그는 조선 후기 공연물인 ‘수궁가’가 출판물인 ‘토끼전’으로 기획됐던 것을 예로 들며, “전통문화유산을 시대적 요구에 맞춰 발전시켜 나가는 문화지형 전략가의 역할”을 주문했다.지난 7일 오후 1시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는 백현미 전남대 교수(근현대의 수궁가 공연예술화 양상), 정충권 충북대 교수(토끼전, 언변을 통해 본 작품의 성격, 김혜정 경인교대 교수(수궁가를 중심으로 김연수와 임방울의 선택과 지향)’의 주제발표와 김정녀 고려대 교수(신자료 한문본 토공전(兎公傳)의 성립 시기와 이본적 특성), 천은영 초림초교 교사(추임새의 교육적 활용을 위한 연구), 류수열 전주대 교수(하이퍼픽션 별주부전의 구축 방안 연구), 김연 도립국악원 판소리반 교수(창작판소리의 발전과정의 연구) 의 개별 발표가 이어졌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제4회 판소리 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배연형씨(동국대 강사)에 대한 시상식과 함께 판소리학회 정기총회가 부대 행사로 열렸으며, 남원시립국악단 단원인 임현빈씨가 강도근 바디로 수궁가 중 ‘범피중류에서 세상나오는’ 대목을 부르는 판소리 연창무대도 마련됐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05.09 23:02

문자예술 경계넘어 세계로 나아가다

묵향의 고장 전주에서 동양예술의 극치인 서예술이 세계로 나아간다. ‘한국 서예의 세계화’를 기치로 내걸고 출발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올해 한자문화권 예술의 정수로서 서예의 고유성을 밖으로 전하고 세계의 문화를 서예 안으로 끌어들이는 ‘상생의 길’에 나선다. 2년마다 찾아오는 문자예술의 축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위원장 최승범)가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국립전주박물관 등에서 열리는 ‘2005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전반적인 내용을 확정했다.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는 ‘만남’. 지난 4회까지 다진 기반을 토대로 과감하게 문을 열어 폭넓은 만남을 시도한다. 국내외 서예계의 원로와 중진, 신진의 만남, 장르와 장르의 만남, 세계 각국 문화와의 만남. 서예의 보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이다. 눈에 띄는 변화는 한중일의 서예가 중심이 됐던 본전시와 기획전으로 마련됐던 특별전의 구분을 없앤 것. 올해는 세계 25개국의 서예가와 서양화가, 동양화가, 문인화가, 조각가, 시인, 공예가 등 1천여명이 초대돼 9개의 전시행사와 2개의 학술대회, 9개의 부대행사, 1개의 관련행사로 꾸며진다. 세계의 예술가들이 지역과 세대, 장르를 뛰어넘는 ‘문자를 위한 축제’는 올해 비엔날레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 오직 서예술을 중심으로 만나는 문자예술의 축제로 정체성을 탐구하는 자리다.장르와 장르의 만남은 더욱 흥미롭다. ‘서화동행전’은 서예와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현 세태를 풍자하며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전시. 문자를 소재로 한 서양화 작품전 ‘문자회화전’과 조각가, 서예가 등이 모여 평면예술인 서예를 4차원적인 입체예술로 표현하는 ‘문자입체조형전’ 등은 서예술의 확산을 꾀하는 전시다. 지난해 이어 기획된 지역별 시리즈 두번째 전시 ‘아름다운 한국-부산·울산·경남전’은 시·서·화가 함께 모여 마음의 고향을 노래하고 그려본다. ‘주제가 있는 병풍전’ 역시 시·서·화가의 손끝을 타고 전북의 8경과 8품이 되살아나는 합작전이다. 그동안 ‘생활 속으로’를 주제로 서예의 대중성을 확보해 온 비엔날레의 노력은 ‘서예술실용화전’으로 이어진다. 서예술의 디자인적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탐색해 보는 서예와 생활의 만남이다. 부대행사로 마련된 서예와 영상예술의 만남 ‘영상서예’와 한글과 디지털의 만남 ‘한글서예의 새로운 글꼴전’ 등도 오늘에 맞는 서예술의 영역을 개발하기 위한 실험이다. 서예의 학문적 성과를 한단계 올리기 위한 학술대회는 한중일 서화용지의 오늘과 내일을 탐색해 보는 ‘국제서예학술대회’와 ‘동아시아 문화포럼’이 열린다. 이용 총감독은 “본전시와 특별전을 우열의 차이로 오해하는 시각도 있고, 각 전시의 성격과 특징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본전시와 특별전의 구분을 없앴다”며 “서예의 고유성을 세계에 전하고 세계 각국의 문화를 서예 안으로 끌어들여 모든 만남의 중심에 한국의 서예가 자리할 수 있도록 ‘만남’을 주제로 정했다”고 소개했다. ‘작가와의 만남’ ‘시범휘호’ ‘체험, 나도 서예가’ ‘탁본체험’ ‘가훈 써주기’ 등 지난 행사에서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던 자리도 이어진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5.09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