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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전경의 음악이야기] 음악 속의 악마(1)

인간의 의지력을 붕괴시키는 존재, 온갖 환상과 달콤한 유혹으로 사람들을 타락시키고 멸망하게 하는 존재, 바로 악마이다.악마를 소재로 한 문학작품들이 흥미진진한 인기를 끌면서 음악에도 그의 역할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바하의 신성한 올겐 소리에 갇혀 있던 악마는 고전시대에 이르러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지오반니(천하의 바람둥이 지오반니가 지옥의 불길로 떨어지는 마지막 장면에서 사용된 '악마의 합창')를 시작으로 그 출구가 열리면서 낭만주의란 바람을 타고 서서히 우리 곁에 다가왔다.바람이 몹시 부는 밤, 어둠을 뚫고 사랑하는 아들을 꼭 껴안은 아버지가 말을 달리고 있다.아버지-"아가야, 뭐가 그리 무섭니? 얼굴을 파묻고"아들-"아빠, 저 마왕이 안 보이세요? 관을 쓰고 긴 옷을 입은 저 마왕이"아버지-"아가야, 그건 단지 구름 모양을 한 안개란다."악마-"귀여운 아가, 나와 같이 가자. 나하고 재미있게 놀자꾸나. 저기 예쁜 꽃들도 많이 피어있고, 우리 어머니는 많은 금빛 옷을 가지고 있단다."아들-"아빠, 지금 마왕이 나를 붙잡아요. 날 괴롭혀요."공포에 질린 아버지는 급히 말을 달린다.신음하는 아이를 안고 지쳐서 집에 도착했을 땐, 사랑하는 아들은 죽어 있었다.슈베르트가 18세이던 1815년 겨울. 괴테의 시 '마왕'을 몇 번인가 큰 소리로 읽고는 방을 정신없이 돌더니 그 자리에 앉아 종이에 적은 곡 [마왕]. 작품 번호 1번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음산한 셋잇단음표로 반복되는 피아노 소리가 말발굽의 불안한 질주를 암시하면서 아버지와 아들, 마왕과 나레이터의 대화로 이어지는 노래 [마왕].악마 앞에서 힘없이 무너져 내리는 인간의 유약함을 드러내면서 낭만주의는 이렇게 악마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음악해설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1.05.09 23:02

[한자교실] 사면초가(四面楚歌)

사면초가(四面楚歌)넉 사(四), 겉 면(面), 나라이름 초(楚), 노래 가(歌)사방이 모두 적으로 둘러싸인 형국,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이 고립된 상태 사고무친(四顧無親): 사방을 둘러보아도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음면붕(面朋): 표면적으로만 사귀는 친구초(楚)나라 왕 항우(項羽)와 한(漢)나라 왕 유방(劉邦)이 패권(覇權)을 다투게 되었을 때 항우는 적군의 진영에서 자기 나라 즉, 초나라의 노래 소리를 듣고서 "한(漢)나라 군대가 벌써 내 영토인 초(楚)나라를 모두 점령해 버리고 말았단 말인가? 초나라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은가?"라고 말하면서 슬퍼하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바로 '사면초가(四面楚歌)'이다. 위태로운 상황을 일컫는 말은 많다. 눈썹에 불이 붙음과 같은 위급함이라는 '초미지급(焦眉之急)', 바람 앞에 등불이라는 의미의 '풍전등화(風前燈火)', 얇은 얼음을 밟는 것 같다는 '여리박빙(如履薄氷)', 쌓아올린 알 같은 위태로움이라는 '누란지위(累卵之危)', 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 위에 올라선 것 같다는 '백척간두(百尺竿頭)', 봄에 얼음을 밟고 건너는 것 같다는 '약섭춘빙(若涉春氷)' 등이 그것이다.위험한 상태를 일컫는 속담에 "세 살 난 아이 물가에 놓는 것 같다" "눈 먼 말 타고 벼랑을 간다" "독사 아감지에 손가락을 넣는다" "풀 끝에 앉은 새 몸"등이 있다. "위기에 맞서 보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용기를 장담할 수 없다"라는 말이 있고, "위험을 당하지 않고 위기를 넘어서지 못한다"라는 말도 있으며, "인생은 시작하자마자 거기 위험이 있다"라는 말도 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1.05.08 23:02

[문화광장] 전시, 공연

-제1회 익산 판소리 경연대회제1회 익산판소리경연대회가 8일과 9일 익산 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마한민속예술제전위원회와 국악협회 익산지부가 공동으로 마련하는 이번 대회는 초·중·고등부와 신인부, 일반부, 명창부 등 네종목에 걸쳐 열린다. 이 대회 명창부 대상에는 문화관광부 장관상과 2백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판소리 춘향가의 대가인 오정숙명창의 특별공연도 열릴 예정이다.-전북대 음악과 제3회 협주곡의 밤전북대 음악학과가 여는 제3회 협주곡의 밤이 10일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린다. 음악학과 오케스트라(지휘 주호)와 독주자들이 나서는 이번 연주에는 모차르트의 ‘플룻을 위한 콘체르토 작품번호 1’. 김동진의 ‘신아리랑’, 리스트의 ‘피아노를 위한 콘체르토 no. 1’ 등을 들려준다. 플룻에 나수연, 소프라노 양두름, 피아노 소라, 트럼본 박성근, 피아노 박은아 등이 무대에 선다.-진북동 문화의 집, 현판으로 보는 완산문화유산 사진전-이달 31일까지 진북동 문화의 집에서전주시 진북동 문화의 집이 올해 세번째로 마련하는 기획행사 ‘현판으로 보는 완산문화유산 사진전’이 이달말까지 문화의 집 다목적홀에서 열린다.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전주시와 완주군의 현판 21점의 사진이 전시되는 이번 기획전은 조선조와 근현대에 융성했던 전주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전시.풍남문의 ‘호남제일성’, 덕진공원 입구의 ‘연지문’, 전주향교의 ‘명륜당’, 송광사 대웅전 등의 현판사진이 전시된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1.05.08 23:02

신간안내

-전북수필전북수필문학회에서 발간하는 ‘전북수필52호’가 나왔다. 특집으로 전북수필문학회를 만들어 동인지 ‘전북수필’을 창간한 주역 고 정덕룡 초대회장의 추모의 글과 제13회 전북수필문학상 수상자 이상원씨와 박성숙씨를 소개하고 있다.주제가 있는 수필에서는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생각과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해 보는 글 ‘계절예찬’을 담고 있다. 회원수필에는 작은 일상의 일들에서 교훈이 되기도 하고 삶의 길잡이가 되기도 하는 글을 싣고 있다. ‘가치있는 삶의 반경’에는 인간에게 어떤 보이지 않는 운명의 줄이 존재하여 삶의 반경을 설정하고 그 테두리 안에서 생활하는 우리 삶을 지적하고 자신의 운명의 고삐를 확대 연장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이 이채롭다.-맡아야 할 본분미국의 저력은 무엇인가? 지난 43대 미대통령 선거당시 전세계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표류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모든 국가들의 염려와는 달리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모든 혼란은 일시에 수습되고 미국 민주주의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43대 대통령에 당선된 조지 부시의 인생을 통해 미국의 본질에 접근해 보는 부시 자서전 ‘맡아야 할 본분’이 양재길씨에 의해 번역돼 나왔다.부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나 정책에 관한 이야기를 싣고 있지만 정치가문의 숨은 이야기, 자전적인 내용 등을 재미있게 엮어 놓았다. (두레박, 1만5천원)-조선환여승람(남원)1929년 이병연이 편찬한 조선환여승람. 이 책은 일제 강점기에서도 자주적 역사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발로로 편찬됐기 때문에 그 의의가 깊다. 남원문화원에서 조선환여승람 남원편을 국역해 냈다. 모두 4부로 나뉘어 1부 조선환여승람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2부 남원에 대한 상황을 기록한 조선환여승람 남원군편 3부 조선환여승람 원문 4부 책의 구성 및 조선환여승람의 해제를 싣고 있다. 조선환여승람의 특징은 기존읍지의 편찬 항목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1910년 이후 일제강점기 등 조선의 사회 변천에 따른 사회의 변동을 알 수 있는 신무학교, 철도역 등이 추가 되었고 , 인물을 보다 세분하여 증보하고 있어 당시의 사회 변천과정과 그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도록 편찬했다. -수필과 비평수필과 비평 3·4월 합본호가 나왔다. 이번호에는 중국에세이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장자, 임어당, 주자청 등의 이야기를 싣고 있다. 매화이야기에는 ‘하나의 단어나 사물이 인연에 따라 그 의미와 정이 달라진다.’로 시작되는 김용옥의 기다리는 매화심을 시작으로 매화정, 매화덕, 삶의 문틈을 여는 매화 등의 글이 담겨 있다.특집에는 재중동포 수필마당을 싣고 있다.

  • 문화일반
  • 홍성인
  • 2001.05.08 23:02

전주문화축제 종합결산

전주시가 영화제 개최와 함께 4대 축제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풍남제, 전주대사습놀이, 전주종이문화축제)를 통합해 열고 있는 전주문화축제는 올해로 두번째. 축제별 특성을 살려내고 이를 통해 문화관광 축제로서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면서 시작된 전주문화축제는 올해 축제 주체들이 참여하는 통합축제협의회가 구성되었는가 하면 전야행사를 통합해 치르는 등 지난해보다 ‘통합축제’의 근본적인 의미를 살려내는 기획들이 선보였다.축제통합으로 인한 인적·물적인 행정력과 예산 소모를 줄여보겠다는 전주시의 의도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축제별 프로그램의 문제점이나 운영상의 문제 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해 전주문화축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축제 통합에 대해서는 53% 가량이 긍정적인 반응을, 12%가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전주에서 열리는 축제에 대한 관심도와 인지도는 모두 70%을 웃돌아 축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지난해 처음으로 실시된 통합축제가 어느 정도 긍정적인 바탕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올해는 통합축제의 당위성을 살려 고정시키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통합축제 의미 얼마나 살렸나?4대축제를 처음으로 연 지난해 축제간 유기적 관계의 필요성에 따라 지난 연말 발족한 전주문화축제협의회(회장 장명수·우석대 총장)는 각 축제 실무자들이 참여하는 실무협의회를 구성했다.그동안 개별적으로 추진된 각 축제간 동질성을 확보하고, 유기적 협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첫 시도인 셈이다. 실무협의회는 각 축제별로 열리던 전야행사를 통합해 시민참여형 거리퍼레이드 ‘온거리 맘판’을 꾸렸고, 통합축제 일정을 모두 담아낸 단일 홍보물을 제작했다. 전야행사 ‘온거리맘판’은 그동안 단순히 보여주는 차원의 거리행사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로 탈바꿈시키는 성과를 가져왔다. 가장행렬에 참여한 시민들은 각계각층에 2천여명. 직간접으로 전야행사에 참여한 인원은 약 3만여명에 이른다.축제안내 홍보물 역시 4대 축제의 행사를 일정을 단일화시킨 것도 예산절감과 함께 관광객들에게 각 축제를 소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왔다. -축제별 경쟁체제, 변화시도올해 통합축제의 가장 주목받은 점은 각 축제별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이다. ‘통합축제 내 경쟁’이 불가피해지면서 각 축제 주체들이 축제의 독특함을 살려내는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은 통합축제가 가져온 또하나의 수확이다.영화제가 첫 영화제를 바탕 삼아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부대행사의 폭을 넓혀나간 점이나 풍남제가 오랜동안 계속돼온 ‘먹고 마시는 축제’라는 구태함을 씻기 위한 기획행사 마련은 돋보였다. 종이문화축제는 2004년 국제종이조형협회의 정기총회를 앞두고 세계성을 확보하려는 외국작가 초대전이 선보였으며 전주대사습놀이는 심사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구노력이 시도했다.1회 영화제를 치르면서 지적받은 ‘시민들과의 거리감’은 올해 각종 부대행사에서 상당부분 해소됐다. 영화제동안 계속된 메인무대의 문화행사에는 지역예술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고, 지역영화인력들이 참여한 작은 영화제나 부대행사의 주도적인 참여는 1회 영화제가 뿌려놓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성과다. 40여년동안 지켜온 ‘풍남제’의 이름을 과감히 ‘전주 난장’으로 바꾸며 의욕적인 변화를 시도했던 풍남제는 기획한 만큼의 성과는 아니지만 변화에 대한 요구에 충분히 인식하고 이를 반영한 노력을 확인했다. 특히 1920년대 전주난장을 재연한 저자거리나 참신한 기획의 볼거리 제공은 이전 풍남제와는 다른 모습.전주종이문화축제는 한지의 우수성을 알리는 세계축제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도했다는 점이, 전주대사습놀이는 명성과 권위에 걸맞는 국악축제의 자존심을 지켜려는 노력들이 주목받았다.-통합축제 무엇을 남겼나통합축제가 문화관광축제로서의 어느 정도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축제를 통해 지역에 남겨진 것은 무엇인가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스럽다. 관광수입이나 전주라는 도시이미지를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되긴 했지만 행사 대부분이 축제기간동안 단순히 ‘보여주기’차원의 행사들이 주를 이뤘다는 대목은 아쉬운 부분이다. 대부분의 지역축제가 안고 있는 ‘일회성 행사’라는 문제 아래에서 전주문화축제 역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운영이나 행사진행에서 제기된 문제점은 축제 주체별로 철저한 자기반성과 사전준비를 통해 가능하지만 보여주기 위주의 일회성 행사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충분히 고민해야할 문제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1.05.08 23:02

풍남제 전주난장 결산

‘맛과 흥의 열린 마당’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43회 풍남제 전주난장이 6일 오후 전주종합경기장에서 ‘폐막 대동놀이’를 끝으로 7일간의 장을 마감했다.지난달 30일부터 전주시 일원을 뜨겁게 달궜던 올 전주난장은 풍남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관광형 축제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특히 지역의 대표 문화축제라는 명성에 안주하기 보다는 발전을 위한 과감한 도전과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난장’을 컨셉으로 삼았던 올 전주난장은 기존의 명칭과 내용을 혁신적으로 바꾸는등 그 어느때보다 실험성이 강했다. 이는 그동안 정체되어 있던 풍남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어주는 계기가 됐으며 풍남제가 전국적인 행사로 자리매김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또한 1920년대 전주 남밖장의 모습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 브랜드화 시키려는 주최측의 의도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전주난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속에서도 대체적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목이었다.그러나 당초 기획의도와는 달리 실제 펼쳐진 판은 구성과 운영면에서 기대에 못미쳐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수요자 보다는 공급자 위주로 짜여진 프로그램과 행사진행으로 난장 본래의 모습을 살리는데는 실패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일부 행사가 변경되는등 운영상 미숙은 제외하더라도 짜임새 없는 행사장 구성과 밤 10시에 폐장하는등 현실을 외면한 폐쇄적인 운영은 행사기간 내내 시민들의 불만을 샀고 축제분위기를 반감시켰다. 참가자들이 함께 즐기고 놀 수 있는 축제의 장이라기 보다 주최측이 차려놓은 전시장에 시민들이 둘러보는데 불과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이와함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행사장 밖 난장부스 입찰 및 운영은 올해도 많은 시민들의 짜증을 불러일으켜 풍남제전위가 개선해야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 문화일반
  • 김준호
  • 2001.05.07 23:02

한국잡지의 변천사 ‘한눈에’

중년을 넘어선 사람들에게 진한 향수를, 젊은 사람들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전시-근대 유명잡지 회고전.(8일까지 전북예술회관)전주종이문화축제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근대 한국잡지의 변천을 한눈에 만날 수 있는 전시다. 잡지수집가인 서상진씨(47)가 소장해온 이번 전시에는 문헌에서나 보았을법한 잡지의 창간호 등 1백여권이 시대별로 분류돼 전시되고 있다.서씨가 20년여동안 고집스럽게 수집한 5천여권의 잡지 가운데 대중적인 관심을 끌만한 잡지 1백여권을 엄선해 연 이번 전시는 일반인들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한 잡지가 주로 선보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잡지로 최남선이 발간했던 ‘소년’(1908년), 최초의 시평론집 ‘장미’에서부터 80년대 대중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준 ‘선데이 서울’에 이르기까지 우리 잡지역사가 고스란히 옮겨졌다. 소파 방정환이 발간했던 잡지 ‘어린이’와 80년대 쏟아졌던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잡지 등도 함께 전시됐다.이번 전시에는 일반인들을 위해 대중적인 잡지중심으로 전시되고 있으며 특히 지역과 관련된 잡지들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일제시대 호남인들의 교육과 계몽을 위해 1908년 김제출신 이기씨가 펴냈던 호남학보, 신석정선생의 친필이 남겨있는 문학동인지 ‘청맥’(1957년), 전주고 문예부 창간호 ‘전통’(1951년), 지역최장수 문예지로 아직도 발간되고 있는 ‘전북문학’(1969년)등은 지역사의 한단면을 보여주는 창구다.촌스러워 보이지만 컬러풀한 표지의 잡지들을 모아낸 것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서씨의 노력.“교과서나 말로만 전해들은 옛 잡지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는 서씨는 “가능하면 아이들을 위해 부모님이 함께 전시장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1.05.07 23:02

한솔종이박물관 기획전, ‘어필로 보는 조선 5백년'

조선시대 왕들은 국정과 함께 수많은 문화활동을 벌였으며 특히 詩·書·畵 등에서 작품활동을 벌였다. 특히 왕들은 신하들이나 친인척들, 자식들에게 편지를 쓰거나 글을 남기는 경우가 많았다. 왕의 글씨가 들어가는 글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것으로, 신하들은 어필을 하사받은 것 자체를 큰 영광으로 생각했다.왕의 글씨인 어필(御筆)만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한솔종이박물관의 기획전시‘조선의 왕-어필로 보는 조선 500년’은 왕의 친필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흥미로운 전시다.종이문화축제와 때를 같이해 열리는 이번 기획전에는 5일과 6일 하루 2천여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찾았다.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에서부터 구한말 영친왕에 이르기까지 조선시대 역대 왕들의 어필은 물론 왕에 즉위하지 못한 대군과 공주 그리고 국모의 역할을 감당했던 왕들의 글도 함께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는 국왕 18명, 추존왕 2명, 왕비 5명, 의친왕, 영친왕, 안평대군, 흥선대원군 등의 주요 유물 60점이 한자리에 자리했다.특히 조선시대 왕실의 풍습과 역사를 담은 비디오가 전시장에 함께 마련돼 관람객들의 왕실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이번 전시에는 보물 1220호로 지정된 명안공주 관련 유물들도 함께 전시돼 조선시대 왕실의 사상은 물론 그들의 문화예술 안목과 생활상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어린이 관람객에게 인기를 모으는 코너는 한지제작코너와 목판인쇄, 종이접기 등 참여형 전시관. 직접 한지를 만들고, 왕의 어필을 목판으로 만든 원판에 관객들이 직접 목판인쇄할 수 있는 코너는 줄을 서 기다릴 정도. 종이접기 코너는 비디오를 따라 종이접기 실습을 벌일 수 있다. 이번 기획전은 9월1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월요일은 휴관.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1.05.07 23:02

한지패션쇼, 한지패션 디자인 경진대회

지난 5일과 6일 7시 경기전 특설무대에는 한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한지패션쇼와 한지패션 디자인 경진대회가 열렸다. 5일 열린 한지패션쇼는 한지의 특성을 살린 의상들이 선보여 한지의 우수성을 알렸으며 6일 한지패션디자인 경진대회는 전국의상학과 대학생들 작품 2백여점을 디자인화해서 1차심사를 거친 40여점을 의상으로 제작 실제 옷을 입어보고 평가하는 실물심사를 하는 자리.한지패션쇼는 3회까지는 회원전이었으나 올해 4회부터는 전국의 아트의상디자이너를 초빙해서 열고 있다.경기전에서 열린 패션쇼에는 4백여명의 일반인들이 참석해 한지로 만든 옷의 아름다움을 만끽했다.한지패션쇼를 통해 한지로 만든 옷을 문화상품으로 발전시켜 나갈수 있고 한지패션쇼에서 일반인의 주목을 받게 되면 문화상품으로의 수요가 창출되는 효과를 얻어 낼 수 있다. 전주패션협회 전양배 사무국장은 “패션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한지에 눈을 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이번 행사의 취지”라고 말했다.이런 의미에서 한지 의상전도 눈길을 끈다.한지패션쇼가 3분이상 볼 수 없으나 한지 의상은 꼼꼼히 들여다 볼수록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진정한 한지의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한지의상전을 빼놓을 수 없다. 한지 의상전을 위해 새롭게 제작된 것과 지난해 한지 패션쇼에 출품된 작품들이 전시됐다.어느 대학에서는 한지로 의상을 제작해 보는 과목이 신설될 정도로 한지 패션디자인 경진대회도 그 파급효과가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한지의상은 그 특징과 장점이 많은데 이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한지의상은 지의(紙衣)와 지포(紙布)로 나뉘는데 지의는 한지를 그대로 종이의상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하며 지포는 종이를 잘라 실을 만든 다음 직조하는 것이다.일반적으로 종이의상의 특징은 염색성이 좋아 화려한 색상을 내기가 좋고 조형성이 좋아 아트의상에 좋은 소재가 된다. 또한 의상을 착용했을때 가벼워 착용감이 좋다.지의의 실용성 면에서는 종이가 완전히 분해되는 특성을 이용해 한지수의를 제작함으로써 그 특성을 살려 나갈 수 있다. 이번에 열린 한지패션쇼와 한지패션 디자인 경진대회는 일반인들에게 한지의 우수성과 장점을 알리고 한지가 문화상품으로 발전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 문화일반
  • 홍성인
  • 2001.05.07 23:02

[한자교실] 불환과이환불균(不患寡而患不均)

불환과이환불균(不患寡而患不均)아니 불(不), 근심 환(患), 적을 과(寡), 고를 균(均)적은 것을 근심하지 아니하고 고르지 못한 것을 근심한다환독(患毒): 걱정이 되어 몹시 괴롭게 여김과두정치(寡頭政治): 몇몇 사람이 국가의 지배권을 장악한 정치논어 계씨편에 나오는, 공자가 염유( 有)라는 제자를 꾸짖으며 한 말이다. 공자는 "군자는 탐이 난다고 솔직히 말하지 않고 뭔가 구실을 붙여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려는 사람을 미워한다"라고 말하고 나서 "유국유가자 불환과이환불균 불환빈이환불안 개균무빈화무과 안무경(有國有家者 不患寡而患不均 不患貧而患不安 盖均無貧和無寡 安無傾)"이라고 말하였다.나라를 가지고 집을 가진 사람은, 적은 것을 걱정하지 않고 고르지 못한 것을 걱정하며, 가난한 것을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지 못한 것을 걱정한다고 했다. 대개 고르면 가난한 사람이 없고 서로 사이가 좋으면 가난한 사람이 적다. 편안하면 넘어지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는 의미이다.평등(平等)이란 자기와 같이 남에게도 같은 기회와 권리를 부여하는 일이요, 민주주의의 중요한 원리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평등은 모든 선의 근원이며 극도의 불평등은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말한 바 있고, 아리스토텔레스도 '모든 점에서 인간이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서 민주주의는 생겨난다'라고 말하였지만 인간 사회에 평등이 실현된다는 것이 말처럼 간단하거나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도스토예프스키는 그의 저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에서 "인간은 결코 불평 없이 재산이나 권리를 분배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하였고, 독일 속담에도 "평등을 찾으려는 사람은 묘지로 가라"가 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1.05.07 23:02

춘향제 개막

전국 최고의 연륜을 자랑하며 세계적 전통문화축제로 거듭나고 있는 제71회 춘향제가 4일 연두빛 푸르름으로 아름다움을 더해가는 요천 수중특설무대에서의 전야제를 시작으로 6일간의 화려한 일정에 들어갔다.(사)춘향문화선양회가 주최하고 춘양제전위원회가 주관한 이번 춘향제는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를 주제로 전통문화축제 10종목을 비롯 소득화·관광객 체험축제 7종목, 사랑예술축제 6종목, 학술정보축제 3종목등 총 4개부문 26개 종목이 광한루원과 요천특설무대, 사랑의 광장, 춘향문화선양회관등 시내 일원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번 춘향제는 특히 26개국의 주한 외교사절과 외신기자 및 외국투자기업대표등 75명의 외국인과 국내 관광객 85만여명이 사랑의 도시, 남원을 찾아 성춘향과 이도령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를 가슴속에 담아 갈 예정이다.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연속 문화관광 집중육성축제로 선정한 춘향제는 유종근 도지사가 제전위원장으로 참여한 가운데 주요 국가 대사등 주한 외교사절과 외신기자들이 남원을 찾아 춘향제를 세계에 알리는등 명실공히 글로벌 전통문화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이날 오후 1시 30분 춘향묘 참배를 시작으로 개막된 축제는 이어 전통목기축제 및 도예전이 열렸고 밤 7시에는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시내 일원에서 개막축하 등불행렬이 이어졌으며 요천 수중특설무대에서는 인기 연예인이 출연, 전야제 축하공연을 가졌다.이어 오는 9일까지 춘향국악대전을 비롯 춘향선발대회, 청소년축제, 춘향편지 이어 달리기, 외교사절 친선행사, 국제 자매도시인 중국 염성시 예술단 초청공연등이 다채롭게 펼쳐지면서 춘향제의 열기를 한껏 고조시킨다.남원시는 축제기간에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이 끼어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위한 청소년 축제와 춘향별동산잔치, 학생백일장, 춘향골어린이 민속 큰 잔치등을 다양하게 마련해 청소년과 기성세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한편 김대중 대통령은 문화와 사랑의 축제인 춘향제 개막에 즈음해 전북도민과 남원시민, 전국 및 해외에서 참석한 관광객들과 함께 71회째를 맞는 춘향제를 진심으로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 문화일반
  • 김관춘
  • 2001.05.05 23:02

이송희일 영화제평

4일간 이루어진 영화제 여정을 끝마칠 즈음, 원고 청탁을 받게 되었다. 우선 2회 전주국제영화제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은 '영화 공부를 했다는 것'과 '영화제가 시간에 쫓겨 급조되었다'는 것 두가지였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타 국제영화제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귀한 영화들과 프로그램들, 가령 파스빈더 회고전, 존 아캄프라 특별전, 그리고 적잖이 급진적 내용을 내장한 포스트68 등을 두루 관람하면서 좀체로 하기 힘든 '알찬 영화 수업'을 압축한 느낌이었다. 또 이번 영화제는 많은 양의 실험적이고 급진적인 다큐멘타리들을 과감히 상영함으로써, 영화제가 우리 삶 속 깊이 천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제는 그 규모와 관심 만큼이나 준비하는 시간이나 공력이 들어가야 할 게다. 그런 점에서 보면, 여러가지 이유로 급조되었던 이번 전주영화제는 그 짧은 시간의 준비와 공력 때문에 많은 문제점을 노정시킨 게 사실이다. 다양한 영화 섭외가 이루어지지 못해 시민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자리가 그리 마땅치 않았던 것이나, 홍보 미비로 인해 만들어진 낮은 관객 점유율, 빈번한 상영 사고 등 제1회 영화제를 그대로 정체시켜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작년에 비해 상영된 영화들의 목록은 더 늘어났지만, 그렇다고 '디지털과 대안'이라는 명목을 충족시켜줄만한 뚜렷한 이슈나 쟁점을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은 앞으로 이어질 전주영화제의 '장수와 발전'을 위해 불가결하게 전제되는 시행착오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영화제 발전은 의욕과 화려한 외양보다 준비하는 이들과 보는 이들의 성실한 인내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이송희일(단편영화감독)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1.05.05 23:02

전주종이문화축제

전주종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전주경기전, 예술회관, 한솔종이 박물관에는 일반인들이 전통한지의 우수성과 한지의 역사를 배우는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넓게 트인 경기전은 가족단위의 사람들로 만원을 이뤘다.경기전에서 일반인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코너는 전주한지제작 체험마당. 한지를 만드는 과정을 일반인에게 보여주고 직접 제작도 해보는 자리다. 전북한지공업협동조합(조합장 오남용)에서 여는 체험마당은 한지에 쓰이는 재료를 공개하고 한지제작과정을 비디오로 담아 상연도 한다. 한지를 만드는 재료는 닥, 볏집, 콩대, 황촉규 등으로 먼저 닥나무를 잘라 닥을 삼고 껍질을 벗겨 잿물을 넣어 삶아 나온 닥섬유를 닥풀하고 섞어서 종이를 뜬다. 이런 제작과정을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직접 참여해보는 마당이다. 전주문화축제는 전통한지의 제작체험 마당 뿐만아니라 한지가 문화상품으로 일반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한지마당과 기획 상품마당에 펼쳐진 문화상품들은 한지의 쓰임이 어디까지 인가를 묻게 한다. 바둑판, 팔각상, 보석함, 과반, 팔각함 등 한지를 골격으로 사용해 만드는데 작은 쟁반에서 장 까지 그 쓰임새는 다양하다.엄마와 함께하는 한지공예교실에는 연필꽃이, 과자상자를 만들고 있는 가족단위의 사람들이 눈에 띈다. 전주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 전시마당에는 국제종이작가 초청전이 눈길을 끈다.독일,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외국작가 12명과 국내작가 22명의 작품이 전시됐다.국내외 종이조형작가들의 작품세계를 통해 동서양의 종이예술 작품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껴보는 자리.김동인이 창간한 ‘야담’, 최남선의 ‘소년’등을 비롯 1908년부터 1985년까지 잡지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보는 근대 유명잡지 회고전도 이채롭다.‘역사를 지켜낸 온고을 전주’코너는 조선왕조실록의 편찬과정의 재현과 전주사고가 가지는 의미를 재조명하는 기획전도 마련됐다.전주문화축제는 펄프지에 밀려 위기를 맞고 있는 한지의 맥을 잇고 2004년 세계종이총회를 앞두고 한지가 우수한 상품으로 경쟁력을 갖춘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전주예총 진동규 회장은 “정보화 시대에 한지의 내일을 모색하는 이번 축제는 과거의 찬란한 전통을 이어가고 한지가 펄프지와의 경쟁력을 갖출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홍성인
  • 2001.05.05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