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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는 새 정부 인수위에서 새만금지역과 태권도공원에 대한 발전계획이 주요의제로 선정돼 있어 매우 고무적인 분위기이다. 이런 고무적인 분위기에서 짚어야 할 중요한 문제는 전북도민의 복지공동체 실현과제이다. 복지욕구가 지방재정을 압박하는 현실에서 민관협의 과정을 통한 생태적 복지계획이 제시되고 추진돼야 한다. 생태환경 보존과 선진농업의 과제, 산업구조 변화와 고용문제가 통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정책입안자들은 생태적·공동체적 감수성과 철학을 함양해야 할 것이다.
‘강한 전북’은 정신적, 물질적인 것들이 조화롭게 맞물릴 때 의미가 있다. 마치 경쟁하듯 구호를 외쳐서 발전의 원동력을 찾으려 한다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고 실제로 발전을 한다하더라도 장기적이 되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전북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이 토대 위에 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리더들이 필요하다. 가시적인 발전이 때로는 장기적으로는 해가 될 수 있다. 더딜 수도 있지만 각 분야가 보유한 정신적 유산에 대해 총제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는 리더들이 필요하다. 무조건적 성장주의는 오히려 득보다는 해가 될 수도 있다.
신춘문예 동화 공모에 70여 편이 넘는 많은 작품이 응모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 그동안 전북일보가 동화 공모를 중단해 섭섭했는데, 이번에 다시 부활하고 보니 그간 분출구를 찾지 못한 예비 동화 작가들이 한꺼번에 모여 든 것 같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계단과 엘리베이터’(노은희), ‘안녕, 오빠!’(박시영), ‘약속’(서성자), ‘까망길’(김순아), ‘아기수달 초록 바람’(장은영), ‘안녕,차이’(최선영) 등 6편이다. 그러나 한 눈에 들어올 만큼 참신하고 착상이 돋보인 작품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동화를 너무 쉽고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서운하다. 응모한 작품들은 내용과 전개 방식이 서로 비슷하고 상투성을 벗어나지 못했다. ‘계단과 엘리베이터’, ‘안녕, 오빠!’는 상황설정에 무리가 있고 비약이 너무 크다. ‘약속’(남북문제)은 할머니 아픔을 보다 디테일하게 형상화하지 못했다. ‘까망길’과 ‘아기수달 초록 바람’은 이야기의 당위성과 주제가 선명하지 않았다. ‘안녕, 차이’(게이 문제)는 소재 면에서 참신성을 주었지만 차이의 심적인 갈등을 피상적으로만 그려 아쉬움을 주었다. 당선작을 내는 게 무리라는 의견이었지만 ‘동화’의 활성화를 위해 길을 내주자는 뜻에서 서성자의 ‘약속’을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이 작품은 내용이 상투적이지만, 근래 부각되고 있는 현실상황을 소재로 삼아 문장이 그런대로 유려하고 상황설정에 무리가 없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었다. 동화는 아이의 시점에서 쓰는 것이지만 소설과 같이 서사성을 기본으로 하는 장르다. 이야기에는 사건과 갈등이 있고 형상화에 있어 개연성이 필연적이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다. 오늘의 도전을 발판으로 삼아 앞으로도 동화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가진 발랄하고 참신한 신인들이 많이 응모해 주길 기대한다. 김자연(아동문학가) 서재균(아동문학가)
하나님 땡큐!전북일보사의 전화를 받고 울먹이며 나도 모르게 중얼거린 말이다. 고마운 분들이 참 많다. 광주 이성자 교수님과의 만남은 내게 분명 축복이다. 그리고 전주의 평생교육원에서 동화를 써보라는 용기를 주신 교수님들과 내 젊은 글 친구들과의 만남 또한 축복이다.나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이 되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하는 동화 같은 바램을 가져본다.동화를 사랑하는 아이가 있었다. 서너 살 때부터 이야기 듣기를 밥 먹기보다 좋아한 아이였다. 대여섯 살이 되어서는 동화구연으로 동네 사람들의 일손을 놓게 만들기도 했다. 책이 귀한 그 시절 아이는 항상 책에 목말라 있었다. 친구들의 책을 빌려 밤새워 읽고, 다음날 친구들 앞에서 그 이야기를 해주곤 했다. 친구들은 이야기를 들으려고 다른 집의 책까지 빌려다 아이에게 주곤 했다. 내 어릴 적 이야기다.초등학교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과 3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 했다. 퇴직 후 후회를 많이 했다. 이것도 해 줄걸 저것도 해줄걸. 그건 하지말걸 등.그러나 유일하게 잘 했다 여겨지는 것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려준 것이다. 퇴직 후 잘했다고 생각한 것도 역시 동화공부를 시작한 것이다.해도 해도 어렵기만 해, 잔뜩 주눅 든 제 가슴에 불씨하나 당겨준 심사위원님 정말 감사합니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동화 열심히 쓰겠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글을 아주 잘 쓰는 사람이라고 평생 착각 속에 사는 남편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다시 한 번 하나님 때앵큐!약력1951년 전남 곡성 출생
“여러분들은 방금 군사 분계선을 넘어왔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안내원 아저씨가 감격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가 북한 이래요!” “뭐가 어드래? 새봄이 너 지금 북한이라고 했넨?”할머니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셨다가 다시 앉았다. 창틀을 잡고 있는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잠시 후 금강산이 바라보이는 온정각에 도착 하겠습니다.” 안내 방송이 계속 되었다.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창밖만 바라보던 할머니는 밖으로 나오자마자 땅바닥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러고는 흙을 두 손으로 모아 냄새를 맡았다. 혀끝으로 흙을 맛보시던 할머니 눈에서 눈물이 떨어져 흙속에 스며들었다. 나도 할머니 곁에서 흙을 만져 보았다. 금강산으로 가는 버스에서도 할머니는 북쪽 풍경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었다. 철조망 사이사이로 코스모스들이 까치발을 들고 우리를 바라보고 저쪽 언덕에선 하얀 억새가 손짓을 하고 있었다. 중간 초소마다 군인들이 굳은 표정으로 서 있는 모습도 보였다. 저쪽만큼 학교가 보였다. 내 또래 아이들이라 반가워서 손을 흔들었다. 나를 보고 아이들도 손을 흔들어 주었다. “저 아이들, 우리 새봄이 친구하면 좋갔구나야.” 할머니도 함께 손을 흔드셨다. 점심때가 가까워져서야 우리는 금강산에 도착했다. 일만 이천봉우리가 있다는 금강산에 첫발을 딛게 된 것이다.신기한 모양의 바위, 푸른색이 감도는 계곡물이 사진처럼 아름다웠다. 크고 작은 나무, 작은 풀꽃들, 발아래까지 쪼르르 달려오는 다람쥐를 보느라 엄마와 나는 발걸음이 자꾸 뒤처졌다. “새봄이랑 에미랑 어서 따라오라.” 언제 가셨는지 할머니가 저만큼에서 엄마와 나를 불렀다. 산으로 올라갈수록 여러 모양의 바위들이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끌었다. 빨간 단풍잎을 따서 아빠에게 선물하고 싶었지만, 풀 한 포기도 손대서는 안 된다는 안내원 아저씨의 말이 생각나서 꾹 참았다. 떨어진 단풍잎을 주워 얼른 수첩에 끼우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깨끗한 계곡물도 빈 병에 채워 가방에 넣었다. 일 때문에 같이 못 온 아빠와 고모에게 갖다 드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금강산을 내려오는 길에 할머니가 신발을 벗으셨다. 맨발로 천천히 걷기 시작하신 것이다. 바라보던 엄마도 신발을 벗었다. 관광객 몇 사람도 할머니를 따라서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나도 운동화를 벗어 양손에 들었다. 이번에 새로 산 빨간색 운동화였다. 걸어오는데, 잔돌이 발바닥에 밟혀 아팠다. 그러나 신발을 신고 올라갔던 때 보다 맨발로 내려오는 길이 더 정답게 느껴졌다. 버스를 타기 전에 흙 묻은 발을 씻으려고 골짜기 물에 발을 담갔다. 하얀 물거품을 만들며 내려가고 있는 계곡물은 발을 담그기가 미안할 정도로 맑았다. 차가웠지만 기분은 상쾌했다. 물 묻은 발을 닦고 돌 위에 올려놓은 운동화를 신으려다가 발끝에 채여 한 짝이 ‘풍덩’ 물에 빠져 버렸다. “엄마, 내 운동화!” 얼른 손을 내밀었지만 놓치고 말았다. 엄마가 따라서 내려가려 했지만 어른 키를 넘을 것 같은 깊은 물길을 따라 떠내려가는 운동화를 잡을 수 없었다. 발을 동동 구르는 나를 두고 운동화는 점점 멀어졌다. 그때 할머니가 남은 한 짝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내려가고 있는 빨간 운동화 쪽으로 ‘휙’ 던졌다. 갑작스런 할머니의 행동에 발을 씻던 사람들이 멍하니 쳐다보았다. 운동화는 사이좋게 ‘동동’ 떠내려가고 있었다. “지금 무슨 짓을 하신기야요? 할머니, 말해 보시라우요?” 북쪽안내원이 뛰어 내려오며 말했다. 험악한 말투에 나는 가슴이 벌렁벌렁 뛰었다. “저 물을 따라가면 내 고향이 나오겠디요. 내 고향 가는 걸 평생 소원으로 알고 살아왔디오.” 할머니는 목이 메는지 말을 잇지 못하셨다. “그러니끼니 할머니의 고향과 운동화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입네까?” 할머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북쪽 안내원이 다그쳐 물었다. “내 딸과 약속을 한 게 있었디요.” 먼 곳을 바라보며 할머니는 한숨을 몰아쉬었다. “안 되겠시오. 따라오시라요.” 안내원은 할머니를 회색 건물로 데리고 갔다. 일행들은 수근 거리며 가슴을 졸였다. “어쩌면 좋지? 몇 년 전에 말실수를 해서 붙잡힌 아주머니가 끌려간 곳도 저기였는데.” 남쪽 안내원 아저씨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아저씨! 어떻게 좀 해 보세요.” 엄마와 나는 발을 동동 구르며 할머니 뒤를 따라 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책임자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아주머니의 차가운 표정을 보니 가슴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사정을 해도 소용없겠다. 할머니만 이곳에 남겨두고 우리만 돌아가게 되면 어떡하지?’ 아주머니는 북쪽안내원 아저씨의 설명을 듣고 서랍에서 서류를 꺼내었다. 그리고 할머니 목에 걸린 여행증을 건네받아 무언가 쓰기 시작했다. 그때 할머니가 입을 열었다. “나쁜 뜻은 전혀 없었디요. 새 운동화가 떠내려 가서리, 한 짝이면 소용이 없을 끼니께 나머지 한 짝도 같이 던진 것 뿐이었디요.”“그러니끼니 지금 우리 공화국이 거지나라라는 말씀입네까? 거지처럼 운동화 주워서 신으라는 겁네까? 뭡네까? 더 들어볼 필요도 없습네다.” 책임자 옆에 서있던 군복아저씨가 말했다. 남쪽 안내원 아저씨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내 가슴도 콩당콩당 뛰고 다리도 덜덜 떨렸다. “내가 알아서 처리 할 끼니 동무는 가서 일 보시라요.” 아주머니의 말에 군복 아저씨가 밖으로 나갔다. “이보시오. 높으신 양반 내 말 좀 더 들어보기오. 아까 신발이 떠내려갈 때 기냥 그 신발이 아까워서리 누군가 주워 신으라는 에미의 마음이었지 다른 마음은 전혀 없었디요.” 그러나 책임자 아주머니는 할머니의 말을 못 들은 사람처럼 서류만 들추었다. 할머니는 혼잣말처럼 조용히 말했다. “내레 남쪽에 있는 영감을 찾아 둘째를 업고서리 큰집에다 어린 딸을 맡기며 약속을 했디요. 데리러 올 때 새 신발을 사가지고 오겠다고. 결국 내가 떠난 얼마 후, 열병으로 죽었다는 소식만 들었디요.” 할머니의 말이 끝나자 책임자 아주머니가 고개를 들었다. 무언가 말을 하려던 아주머니가 침을 꼴깍 삼켰다. 할머니의 눈 가장자리에서 소리 없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우리 할머니는 몸도 건강하지 않으세요. 고향에 두고 온 가족 때문에 가슴 병을 앓고 계시단말이에요.” 나도 모르게 울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 엄마가 조용히 하라며 나를 달랬지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나를 달래는 엄마도 울고 있었다. 볼펜으로 무언가를 쓰고 있던 아주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할머니 곁으로 다가왔다. 나는 순간적으로 할머니 치맛자락을 붙잡고 뒤로 숨었다. “눈물 닦으시라요.” 아주머니가 할머니에게 손수건을 건네주었다. “내래 고저 우리 동지고 오마니 같아서 봐주는 기라요.” 아주머니는 서류를 찢어서 휴지통에 넣었다. “고맙습네다. 고마워요.” “그리고 이거, 맞을지 모르갔시오. 이 신발이라도 신고 가라요.” 아주머니가 신발장에서 파란운동화를 꺼내 내 발 앞에 놓았다. 나는 엄마와 아주머니를 번갈아 쳐다보다가 신발안에 발을 넣었다. 약간 컸지만 양말을 껴신으면 맞을 것 같았다. “고맙습네다.” “고맙습니다.” 할머니와 내가 동시에 인사를 했다. “뭐, 일 없습네다.” 남쪽 안내원 아저씨가 밖으로 나가 창밖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활짝 웃으며 팔로 커다란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였다. 할머니가 나오려고 하는데 책임자 아주머니가 할머니 곁으로 다가왔다.“우리 외할머니도 남쪽에 있시오. 고향은 강원도 철원, 이름은 김성임이야요. 우리 오마니는 아직도 외할머니를 기다리고 있시요.” 아주머니의 말을 들으며 할머니가 또 한 번 눈물을 닦았다. 할머니가 북쪽 아주머니를 향해 손수건을 흔들었다. 내가 신은 파란 운동화에 가을 햇살이 살며시 내려앉았다. 내 빨간색 운동화를 싣고 떠난 계곡에도 햇살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맑고 푸른 물은 남과 북의 소망을 싣고 힘차게 흐르고 있었다.
군산YWCA와 남원YWCA, 익산YWCA, 전주YWCA 등 도내 YWCA의 연합체인 전북YWCA협의회(회장 신수미)는 지난 29일 충남 태안군 백리포 해수욕장에서 유류 유출에 따른 피해 복구 봉사에 나섰다. 이날 40여명의 회원들은 다른 지방 YWCA에서 보내 온 헌옷으로 기름으로 뒤범벅된 자갈들을 저녁 늦게까지 닦아내는 작업을 했다.한편 현장에서 복구 자원봉사 활동을 펼친 회원들은 표면은 그래도 괜찮은 것 같지만 속을 헤치면 검은 기름이 엉킨 채로 있는 잔자갈과 돌의 상황을 보면서 오염의 심각성과 기름 방제 작업에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 필요성을 더욱 느꼈다.
새삼스러워 구태여 말하기도 뭣하지만, 수필은 자판 두들겨지는 대로 두들겨 그렇고 그런 내력이나 생각의 내용을 담아내는 문학 장르로 인식하고, 아무나 기웃거리고 껄떡대는 떡판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웬만하면 모두 수필가이다. 이는 이왕의 대가나 중진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겠는데도 그들도 한통속으로 그 수많은 문학지와 수필지를 통해서 그 수많은 수필가를 생산하고 있다. 거기에 기왕의 시인 작가들까지 덩달아서 수필집 한 권쯤은 우리들의 코끝에 들이대니 수필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는가. 그런 점에서 신문의 신춘문예를 거친 수필가는 제법 점잔을 빼도 될 성싶다.이번 수필 부문에는 총 428편이 응모되어 그 중에서 10명의 30편의 작품이 예심을 통과했다. 결심에서 다시 4인의 작품이 최종에 올랐지만 결국 방민실씨의 ‘항아리’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윤남석씨의 ‘낫 놓고 기역 자를 되짚어보며’는 ‘낫’처럼 날카로운 지적인 문장이 뛰어났으나 그 ‘낫’에 마지막 작업을 부여하지 못하고 단지 ‘조선낫’의 찬양으로 끝맺음한 것이 흠이고, 이문자씨의 ‘대청소를 하며’는 비유가 거의 시에 육박한 듯하나 ‘방’의 소통뿐만 아니라 ‘먼지’의 행방까지 그 폭을 넓혔으면 싶고, 허효남씨의 ‘노고단 가는 길’은 문장이 거칠 것이 없이 참 매끄러우나 ‘세파’와 ‘화엄’의 갈등을 ‘노고단’의 높이와 ‘하늘’의 허허로움만큼 높이고 펼쳤으면 싶다.방민실씨의 항아리에도 불만은 있다. 문장이 왠지 번역체처럼 꺼끌꺼끌한 느낌이다. 그러나 ‘웅덩이’에서 ‘항아리’로 다시 ‘가슴’으로 또 ‘컴퓨터’로 그리하여 끝내 수필로 이어지는 연상과, 고여 있는 물의 어둠과 무거움, 비밀과 폐쇄, 꾸정거림과 맑힘, 무의식과 의식, 넘침과 해방, 그리고 나와 너의 관계 등의 갈등과 조화 등의 의미가 흔한 우물이나 거울, 그리고 나르시시즘의 이미지와 별스럽다. 수필은 단지 아무나 그 속에 내력과 생각을 버리는 쓰레기통이 아니라 시와 소설의 원료를 간직하는 ‘항아리’인 듯하다. ‘항아리’의 이미지를 늘어놓으면 시가 되고 ‘항아리’의 침전물을 꺼내면 소설이 되리라. 그러나 수필은 단지 삶의 내용물이나 시와 소설의 재료를 보관하는 ‘컴퓨터’가 아니라, 스스로 자족하며 ‘그 안에 빗물을 반쯤 받아놓고 들여다보면 내 멍울도 풀어져 푸른 하늘빛이 내 배경으로 떠오르’는 존재물로서 문학 장르이다.
시대는 참으로 수상하다. 사람됨의 가치와 삶의 의미가 물질의 위력과 현실 의제에 밀려나는 형국이니 어찌 수상타 하지 않으리오. 사람됨의 최소한의 덕목들이 정신의 가치로 승화되지 못하는 시대는 암울하다. 정신·문화적 가치가 황폐한 시대일수록 이를 안타까워하고 이를 정신력으로 복원시켜야 한다는 욕구는 더 뜨거워지는 것인가? 올해 신춘문예 시부문 응모작품 수가 모두 1351편에 이르렀다. 양적인 수확에서 기록적이며, 각 작품들이 드러내고자 하는 시정신의 치열성에서도 기대에 값하였다.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모두 10여분의 응모자들이 투고한 30여 편이었다. 이희정의 ‘기억의 성지’는 시적 완결성에서는 일정한 구성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세계를 보는 안목에서 당선작으로 밀기에는 미흡하다는 데서, 원창훈의 ‘FTA’는 현실을 조응해 내고 이를 시적 어법으로 형상화하는 시력은 확인할 수 있으나 전체적인 시적 긴장도가 처진다는 데서, 이혜숙의 ‘빌딩’은 소재가 주는 비인간성의 측면을 예리하게 잡아내고 있으나 시정신의 참신함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데서 심사자들의 선택을 망설이게 했다.마지막까지 남은 이지현의 ‘오리떼의 겨울’은 일단 정통적인 시수업의 흔적을 느끼게 했다는 데서 안정감을 주었다. 삶의 진정성을 담아내기 위해 구축해 내는 이미지들이 여타 응모작들에 비해서 참신하였으며, 소재를 응시하는 서정으로 시의 의미 맥락을 담아내는 솜씨를 인정하면서 최종 당선작으로 삼았다. ‘함께 강을 담아갈 보자기를 짜고 있는 것이다’나 ‘강의 끝자락을 팽팽히 잡아당기는’ 등의 아름다운 의미나 참신한 표현은 시 수업을 희망하는 이들의 귀감이 될 만하였다. 더욱 분발하여 더 큰 시업의 성취를 기대한다.사족 하나. 응모자들이 서너 편의 응모작 중에서 대표작으로 올린 시보다 그 다음 장의 시들에 호감이 가는 시가 많았다. 야구선수가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홈런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시도 그럴 것이다.
빠릿빠릿한 구석이 없는 내게 작명가는 ‘민실(敏實)’이라 이름 지었으니 이제야 이름값을 하는가라는 생각을 해 본다. 민첩하게 열매를 매달았으니 말이다. 그것도 너무도 탐스러워 나에겐 더없이 큰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열매를 매달았으니 이 버거운 알맹이를 어떻게 야물게 채워나갈지 걱정부터 앞선다. 그리고 고마운 분들의 얼굴이 스친다.숯을 만드는 과정 중에 가마 안에 나무를 차곡차곡 쌓을 때 흙에서 자랄 때와 달리 나무의 우듬지 쪽을 밑으로 하여 세운다고 한다. 나무가 땅에서 수액을 끌어올린 그 길을 거꾸로 물구나무를 세워야 수액을 제대로 빼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무의 수액 같은 내 유년의 기억을 차근차근 더듬으며 수필의 길을 찾기 시작했다. 그 수액이 다 빠지고 나면 숯이 되어 다른 사물에도 남다른 인식으로 활활 타오를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의 불씨를 품고서. 그 희망의 불씨를 지펴주신 유병근 선생님께 감사를 드린다. 무엇보다 부족한 글을 선택해 주신 심사위원님과 전북일보사에 마음깊이 감사를 드린다.약력1967년 충남 부여 출생2007년 수필과비평 신인상 등단띠풀 동인
막상 짐을 꾸리는 데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옮길 것들을 머릿속으로 가늠하면서 하루 해를 다 보내버리기도 했습니다. 보자기는 펼쳤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 할 지 몰라 우왕좌왕 했죠. 당선 소식을 듣고 반가움에 앞서 그 짐꾸리던 일들이 퍼뜩 떠오릅니다. 이제 또 짐을 꾸려야 될 것 같은데 너무 무거워서 그 무게를 제대로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제게 새로운 짐을 꾸리는 일은 기쁨에 앞서 두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겠죠. 묵은 먼지도 열 손가락 마디마디에 묻혀보고 구석에 숨어 있는 동전들도 하나씩 챙기면서 열심히 저만의 짐을 꾸리겠습니다. 제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 우석대 문창과 선생님들, 이용범 선생님, 누구보다 저를 아끼고 사랑하시는 부모님께 이 기쁨을 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님 고맙습니다.” 약력 1987년 전북 부안 출생현재 우석대 문창과 재학중
웅덩이 안을 들여다보니 나뭇가지 끝을 담고 활동사진처럼 흘러가는 구름을 보여주고 있다. 열 서너 살까지 그랬듯이 그 안에 발을 담그고 실컷 꾸정거리다 물을 가라앉혀 웃물에 물수제비뜨듯 발에 묻은 모래알을 씻어내고 싶다. 그냥 스쳐가기가 망설여진다. 들여다볼수록 우묵하니 폭 파인 모양이 항아리 속 같다. 그즈음 우리 집에는 하릴없이 입을 벌리고 빗물이나 받아마시던 큰 독이 있었다. 웅덩이 같은 독이었다. 주둥이에 금이 간 그 큰 항아리를 자주 들여다보았었다. 항아리를 들여다 볼 때도 내 배경으로 구름이 흘렀었다.나를 보다가 내 배경을 바라보다가 그도 시시해지면 손으로 휘휘저어 항아리 안이 소용돌이치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러면 더 이상 들여다 볼 수 없었다. 배경이고 뭐고 얼굴까지 일그러져 소용돌이에 말려들어가니 항아리속이 우렁잇속처럼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로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 듯 보였다. 뱅뱅 돌아가다 급작스레 항아리 밑이 열리며 딴 세상으로 연결된 통로가 나타날 것도 같았다. 물길을 따라 눈을 굴리다 아차 싶은 생각에 고개를 추켜세울 때면 반쯤 쓸려 들어가다 빠져나온 듯 머리가 더없이 무거웠다. 자연과 어우러져 자연이 깃든 순박하고 수더분한 장독대 옹기는 보는 마음에 여유를 준다. 그러나 항아리에 귀를 기울이면 그 속에서 폭 곰삭든지 익어가든지 분주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듯 은밀한 울렁임이 충만하다. 사람 속도 항아리와 같아서 편안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한가지씩은 속에 담고 있는 크고 작은 고민이 있는 듯하다. 요즘 본의 아니게 내 안에 많은 비밀을 담아두게 되었다. 우연히도 만나는 이마다 비밀이라며 이야기를 털어놓는데 당할 재간이 없었다. 속내를 털어놓고는 마지막으로 뚜껑을 덮듯이 비밀이라고 말하는 통에 나는 얼떨결에 항아리가 되어 꾹꾹 눌러 놓을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만 하여도 그랬다. 햇빛 좋은 1층 카페에 앉은 나는 쏟아지는 빛에 눈이 부셨지만 다른 자리로 옮겨 앉지 못하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는 넓은 창을 등지고 앉아 얼굴에 음영을 드리우고 있었다. 창 밖 도로에서는 그녀의 머릿속의 엉킨 실타래처럼 교통수단들이 그녀의 꼭뒤를 중심으로 양 갈래로 더 없이 복잡하게 지나다니고 있었다. 마치 그녀의 머릿속에 들락거리는 듯한 그 모습에서 뭉크의 절규라는 그림이 떠올랐다. 그녀와 누군가의 사이에 연결된 소통의 길이, 혓바닥처럼 길게 늘어져 흐물떡거리는 그 그림의 길처럼 어지럽게 엉켜 그녀를 제멋대로 쥐락펴락하듯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햇빛에 눈부신 일쯤은 참을만하였고 그녀가 내 손을 잡고 당부할 때까지 눈을 끔벅일 뿐이었다.웅덩이를 만나는 일이 산책할 때만은 아니다. 사람을 만나고 감정을 나누다 좋았던 감정은 오해와 실수로 웅덩이처럼 고여 앙금이 될 때가 있었다. 그런 일에 부딪히면 나는 웅덩이가 된 상처를 감추기 위해 슬슬 위장해놓고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이어갔었다. 무작정 덮어놓아 빛에 말라버릴 시간도 없이 곪아 터지도록 상처를 키우곤 하였다. 그녀 역시 웅덩이를 하나 품고 있는 듯 수심이 언뜻언뜻 보였다. 두고두고 웅덩이가 되었을 상처지만 세월이 어느 정도 지나 살갗에 앉은 딱지처럼 말라가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성급히 떼어버리면 아직 깨끗이 아물지 못한 핏빛 새살이 아려올 것이다. 웅덩이가 차츰 말라서 비었다가 원래의 흙길로 돌아가듯 아물어갈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그녀는 베보자기를 덮듯 살포시 내 손을 잡더니 밀봉하듯 비밀이라 말했다. 그렇다고 자리를 옮겨 앉은 말이 새어나갈까 염려하는 기색은 없어 보였다. 그녀는 단지 옮겨 퍼 담아 둘 곳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그리하여 바닥에 깔린 눅눅한 심기를 걷어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때로는 무거운 이야기와 함께 덩달아 앓기도 했으나 곧 일부러 심드렁하니 마음을 비워 버릇하였다. 무거운 이야기는 바다 밑바닥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숨어 사는 한 마리 쑤기미처럼 항아리 밑에 가라앉아 항아리 주인인 나도 잊어먹고는 한다. 이야기를 들으며 사람은 비슷비슷한 문제를 끌어안고 산다는 것을 절감하기에 내 고민도 한 마리 쑤기미처럼 가라앉는 경우 또한 허다하다. 항아리 중에 뱃심 두둑한 전라도 항아리가 눈에 익다. 옛적에 우리 집에서 빗물을 받아마시던 항아리와 비슷하다. 언제 보아도 듬직하고 안정적으로 자릴 잡고 있으니 닮아봄직 하다는 생각이지만 남의 이야기까지 담아둔 내 항아리는 비온 뒤 논물 넘치듯 넘치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때가 많다. 찰랑찰랑 넘치려 간지럽게 목줄에 올라서는 이야기를 간신히 눌러 놓곤 한다. 몇 번은 주둥이에 금이 간 깨진 항아리 꼴이었다. 항아리는 깨지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여지없이 증명하고 있었다.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직도 눈치 없는 누군가는 여전히 내게 비밀을 털어놓는다. 어디를 가더라도 질그릇은 내 눈을 사로잡는다. 더욱이 웅덩이처럼 움푹한 항아리가 날 잡아끈다. 항아리에 홀딱 마음을 빼앗기는 이유는 넘치기 전에 내 속의 이야기를 부어놓기 위함인지 모른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를 덜어내고 싶다. 내 이야기도 어딘가에 담아두고 싶다. 큰 항아리라면 듬직하여 좋겠지 싶다. 그 안에 빗물을 반쯤 받아놓고 들여다보면 내 멍울도 풀어져 푸른 하늘빛이 내 배경으로 떠오르지 않을까. 책상에 덩그러니 놓인 컴퓨터가 항아리처럼 입을 벌리고 있다.
강 위에 오리가 머리를 숙였다 올린다노란 부리로 쪼아낸 물방울은 베틀을 돌리지 않았는데도모퉁이에서 가운데로 물결을 만들어간다물결이 엉키지 않도록휘휘 발 저어 옮기는 오리들,혼자서는 저 넓은 강을 물고 날아오를 수 없다고함께 강을 담아갈 보자기를 짜고 있는 것이다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서로의 날갯소리를 엮을 수 있다는 것을그리하여 코와 코를 매듭지을 수 있다는 것을결국 삶의 보자기는 혼자 짜낼 수 없다는 것을오리떼가 함께 날아 오를 때 알았다살얼음이 발목을 조여와도 강의 끝자락을 팽팽히 잡아당기는 오리떼,놓고 가는 건 없는지 막바지 점검을 끝낸 후세상 바깥으로 일제히 날아 오른다세상 안쪽으로 폭설이 쏟아진다
영화·영상 하드웨어는 갖춰졌다. 어떤 마인드로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남은 과제다.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소프트웨어를 다양화하면 향후 4∼5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07년까지는 전북의 영화·영상 산업을 위한 기반공사를 마무리하는 시기였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처음으로 도내 16개 기관으로 구성된 '전주권 영화지원 유관기관협의회'가 지난해 10월에 만들어졌고, 전주시 상림동 소재 전주영화종합촬영소가 지난해 터 다지기를 통해 올 연초 문을 연다. 지난해 50여편의 영화가 전주에서 제작돼 전주가 영화촬영의 메카로 다시 부상했다.△ 영화·영상 하드웨어 완비지난 2004년 첫 삽을 뜬 전주영화종합촬영소가 올해 초 개관한다. 5만6000여㎡에 시비와 도비 등 총 90억원을 투자해 건립을 추진해 온 전주영화종합촬영소에는 야외 세트장과 촬영 스튜디오 등이 준비됐다. 현대적 장비를 갖춘 편집실, 녹음실, 현상실 등이 마련됐으며 소품, 의상, 촬영기자재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영상지원관도 설치돼 전주를 중심으로 한 영화촬영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0월에는 '전주권 영화지원 유관기관협의회'가 꾸려졌다. 전주시를 중심으로 산·학·민·관 16개 기관이 참여하는 협의회는 총괄운영단, 행정지원단, 현장지원단, 제작지원단, 민간지원단 등 총 5개 지원단으로 구성됐다. 영화지원을 위한 원스톱서비스가 현실로 다가왔다. 영화도서관, 디지털 상영관, 영화제작소 사무실 등을 갖춘 전주시 경원동 소재 시네콤플렉스도 올해 개관할 예정이다. 지난 1960년대 전주가 한국영화촬영의 메카라는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소프트웨어 확보 과제전라북도는 지난 2005년부터 전국 최초로 시행한 HD영화제작 지원사업에 120억원을 집중투자했다. HD영화제작 지원사업은 2008년부터는 사실상 폐지되고 대체사업으로 2억을 투자해 지역 영상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소규모 지원사업으로 대체됐다. ‘국내 영상메카’를 지향하는 전북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영화촬영을 위한 전북의 하드웨어 인프라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건 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장은 “전북도의 지원이 많이 줄었지만 지난해는 전북 영화·영상 산업의 도약기로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구축한 시설, 이미지 등을 제대로 프로그래밍하고 시스템화하면 전북이 영화메카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고 말했다.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전북. 세계서예비엔날레와 전주세계소리축제 등 전북의 전통문화를 소재로 한 축제들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전주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펼쳐진 한스타일 문화는 전북 문화의 역동적 발전의 모티브다. 또 전주전통문화 중심도시 추진과 우리 지역이 가지고 있는 전통적 생활문화사는 전통문화의 자양분이다. 새해를 맞아 전북 전통문화의 힘을 상징하는 것들을 들여다본다.△ 세계서예비엔날레와 전주세계소리축제세계서예비엔날레는 이제 10년의 역사를 넘어섰다. 서예비엔날레는 그동안 국내외 참여작가가 4000여명을 헤아릴 정도로 전북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 잡았다. 또 관람객 18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돼 한국의 서단을 이끈 묵향의 고장인 전북의 명예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100년의 도약을 위한 10년의 성찰’을 주제로 펼쳐진 서예비엔날레는 선비의 정신과 전북의 맥을 짚는 의미를 더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그 깊이가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전주세계소리축제도 소리의 고장, 전북을 빛내고 있다. 지난 2001년 시작된 소리축제는 초기 정체성 시비가 일기도 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정체성 시비가 사라졌다. 일반인과 전문가들을 위한 소리축제의 특성을 나름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관람객도 크게 늘어 지난해 소리축제 기간 15만 5000여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축제의 저변도 넓어져 시·군을 순회하는 찾아가는 소리축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해외공연기획은 다소 침체의 위기에 놓인 우리소리에 활력을 주는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전주한옥마을1977년 한옥마을 보존지구로 지정된 뒤 2002년 10월 ‘전주시 공공시설 등의 명칭 제정위원회’에서 지금의 이름인 전주한옥마을로 바뀌었다.전주시 완산구 교동과 풍남동 일대 약 24만㎡에 700여 채의 전통 가옥으로 이뤄진 전주한옥마을은 현대미와 전통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전북 문화자산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화공간으로는 전주전통문화센터, 전주전통술박물관,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전주공예품전시관 등이 자리 잡아 전북의 문화적 토대가 되고 있다.△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지난 2004년 ‘전주를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도시’로 가꿔가자는 민간전문가들이 나서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을 구성, 지난해 1월까지 활동하면서 전주를 전통문화로 만들기 위한 기초작업을 마무리했다. 정치권에서는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조성및지원등에관한 특별법’을 추진 중이며 전주시도 실무TF팀을 구성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화관광부 산하 ‘전주 전통문화도시 조성위원회’가 꾸려져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 프로젝트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전주가 전통문화를 상징하는 대표 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는 2008년을 기대해 본다.
△ 정명희 전북발전연구원 박사판소리와 음식을 전북의 대표적 문화자원으로 뽑고 싶다. 일반적으로 다른 지역의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전북의 문화계인사들도 소리와 음식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전북 도민들은 일반적으로 소리와 음식에 대해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 소리를 어디서 배울 수 있는지 아는 사람도 드물고 한식에도 자부심을 느끼는 경우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판소리와 음식의 현대화·퓨전화를 2008년 화두로 삼았으면 좋겠다. 밖으로 소리와 음식을 알릴 수도 있도 전북도 내부적으로도 새로운 문화로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소리와 음식문화를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판소리를 알고 들으면 재미있지만 모르면 아무런 재미가 없다. 재미를 느끼기 위해 판소리 공부를 하는 사람도 드물다. 음식도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판소리와 음식을 대중의 눈높이 맞출 때 전북의 문화자산이 힘을 받을 거라고 확신한다.△ 문윤걸 예원예술대 교수판소리는 잘 알려져 있고 경쟁력 또한 뛰어나다. 그런데 판소리를 보존의 개념으로 생각하면 미래가 어둡다. 상품으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으로 다시 태어날 필요가 있다. 즉 전통음악인 판소리를 현대인의 감성에 맞게 만들 수 있는 훌륭한 작곡가들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창조적으로 변형된 판소리가 전북 문화자산의 효자노릇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전북의 문화자산을 키우기 위해 한 가지 덧붙일 것을 전북 문화인력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문화도 사람이 없이는 무의미하다 .특히 문화를 하는 인재들이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훌륭한 문화가 만들어지기는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진정으로 전북의 문화자산이 풍부해지고 문화컨텐츠를 통해 경제적 발전을 꾀하고자 한다면 문화 인재들에 대한 지원이 대폭적으로 강화돼야한다. 문화계 인재들을 방치하면 방치할수록 전북 문화계 앞날은 어둡다.△ 함한희 전북대박물관장전북도민의 예술혼과 예술정신이 엄청난 문화적 재산이다.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것은 아니지만 전북의 문화자산을 견인할 수 있는 근본적 자원이다. 2008년은 이런 도민들의 예술혼을 함양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긍심을 키울 수 있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 전북은 얼마든지 문화적 자긍심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지역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런 것 같지 않다. 도민들이 문화적 자긍심을 뿜어낼 수 있는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마을단위나 이웃단위에서 자체적으로 문화관련 모임을 만들 수 있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한다. 또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문화행사들을 모방하기에 급급해 하지 말고 우리만의 문화행사들을 만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북 도민이 문화적 자긍심과 자부심을 마음껏 분출할 수 있는 한해가 되면 좋겠다.△ 강진하 전북대 교수한스타일, 한지, 한옥 등이 전북의 문화적 자산이다. 문화관광부가 전주시를 한스타일 거점도시로 보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런데 한지를 강원도 원주시와 비교해 위기에 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전혀 위기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원주시의 경우 한지축제를 열고 있지만 특별한 것이 없다. 홍보에 집중해 뭔가 있어보일 뿐이다. 한지인프라도 부족하고 한지공예가도 없는 실정이다. 한지를 중심으로 한스타일과 한옥은 명실상부한 전북의 문화자산이다. 새해에는 이런 자산을 체계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한다. 지난 10월에 전주시가 ‘신한지로드’라는 사업을 발표했다. 우리지역이 전체적으로 한지, 한옥, 한스타일에 대해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올해는 이런 구체적인 로드맵들을 반석위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 우리 자산을 차근차근 홍보해나간다면 지금도 ‘문화’하면 전북이지만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문화적 자산이 풍부한 전라북도. 도내 전문가들은 무엇을 전북의 문화자산이라고 생각할까. 2008년 새해를 맞아 도내 전문가들이 본 전북의 대표적 문화적 자산과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본다.△ 조희숙 전주시 전통문화지원팀장오랜 기간동안 전북 도민의 삶에 축적된 문화향유능력이 가장 큰 문화적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도민들은 전통문화 구매력이 강하고 창조적 계승을 할 줄 안다. 한옥이나 한식 같은 것을 보면 전북도민이 근대화나 산업화에 쉽게 휩쓸리지 않고 우리 것을 지키고 즐길 줄 안다는 것을 느낀다. 이런 것들은 산업적인 측면이나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영화나 영상산업의 발전이 필요하다. 전주는 전통문화의 공급처인 시장 역할을 하고 이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지면 자연스럽게 관광산업이나 영상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즉 우리 도민들의 정신으로 지켜온 풍부한 전통문화 자산들을 영화산업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다. 영화영상산업이 전통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전북의 전통문화에 한스타일을 살린 영화제작이 더욱 활성화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남규 전주시의원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창의 고인돌과 백제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미륵사지가 역사적으로 가장 가치있는 문화자산이다. 하지만 전북의 문화가 힘이라는 전제하에 말하면 경제적이고 산업적인 문화자산을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는 전북을 대표하는 문화자산은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한 ‘한스타일’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전국의 문화계인사들도 동의할 것으로 믿는다. 관건은 정보화시대에 맞게 전통문화 활성화 정책을 어떻게 전개하느냐에 달려있다. 전통문화자원을 디지털화하고 문화콘텐츠를 가공해 한류 바람을 타고 문화소비자의 안방까지 갈 수 있는 방법들을 만들어내야한다. 전통문화를 현대적 문화코드를 가진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전북의 문화자산을 더 크고 힘있게 나갈 수 있다.△ 성기석 전주국제영화제 정책기획실장전통 생활문화사의 흔적들을 전북의 문화자산으로 손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흔적들을 제대로 소프트웨어적으로 개발해 컨텐츠화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본다. 또 컨텐츠화했다고 하더라도 원형에 집착해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2008년에는 많은 전북의 이야기들, 문화적 소재들이 경쟁력 있는 컨텐츠로 자리잡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원형을 고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현대인들의 기호에 맞는 문화 컨텐츠 개발에 무게를 둬야 한다. 여기에 시·군의 지역적 색깔도 더해야 한다. 전주 중심의 문화 자원에서 벗어나 다른 시군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전북을 보면 문화자원이라는 것이 전주에 국한된 느낌을 받는다. 부안을 중심으로 한 해안 문화, 진안 무주 장수를 잇는 동부 산악문화도 얼마든지 문화자원으로 개발할 수 있다. 2008년은 문화산업의 소프트웨어적 컨텐츠화에 역점을 두면 좋겠다.
'세븐데이즈' '검은 집' '마이파더' '화려한 휴가' '열세살 수아'... 이들 영화는 올해 개봉작이라는 점 외에도 모두 전북 지역을 거쳐 간 영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28일 사단법인 전주영상위원회에 따르면 올 한해 전북 지역에서 촬영을 한 장.단편 영화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정윤철 감독의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포함해 모두 40편. 드라마 '궁S'와 '대조영' 등까지 합하면 모두 53편의 영상물이 전북 지역에서 촬영을 한 셈이다. 이들 영상 제작팀이 촬영 준비와 실제 촬영을 위해 지역에 체류한 기간만 해도 김지운 감독의 신작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90일, '검은 집' 40일, '스카우트' 38일, '열세살 수아' 35일 등 모두 1천159일이다. 또 올 한 해 53편의 제작팀이 지역에서 지출한 숙박비와 식비, 보조출연비, 장소섭외비 등을 합하면 모두 64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주영상위 관계자는 전했다. 국내 영화 산업의 전반적인 불황에도 전북 지역이 이런 우수한 '성적표'를 낸 데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영화지원 유관기관 협의회'를 출범, 영화 제작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원스톱으로 지원키로 하는 등 유관기관의 아낌없는 지원의 결과라는 자평이다. 전주영상위 관계자는 "영화 촬영 현장을 알리는 안내판과 스태프의 안전을 위한 안전 장비를 무료로 대여하고 있으며 도로 통제시에도 영화 촬영 10일 전부터 현수막으로 알려 주민의 협조를 요청하는 등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배우 황정민 씨도 지난달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촬영 현장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전주는 도로를 막고 찍어도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어 마치 세트장에서 촬영을 하는 것 같다"며 감사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전국 제1의 영화제작도시'를 꿈꾸는 전주시는 내년부터 전주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거나 전주에서 영화를 촬영하는 영화사에 대해 전주영화종합촬영소(내년 초 개관 예정)의 이용료를 할인해 주는 등 각종 혜택을 줄 예정이다. 전주영상위는 이날 전주리베라호텔에서 송하진 전주시장과 정우성 전주시의회 의장, 민병록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촬영 감사의 날' 행사를 열고 촬영 지원에 적극적인 협조를 해 준 완산경찰서 교통경비계 태재덕 경사 등 유관기관 관계자 6명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전주시의회 김명지의원(우아1,호성동)과 장태영의원(삼천2.3동)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는다. 민주평통 전주시협의회 자문위원인 김의원과 장의원은 지역민과 함께하는 통일문화를 주도해 온 공이 커 대통령 표창을 받게 되었으며 표창식은 28일 민주평통전북도지역회의에서 열린다.김의원은 그동안 덕진지회장을 역임해오면서 자문위원간의 친목도모와 무의탁홀로노인과 생활보호대상자 등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 및 의회민주주의 정립에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장의원은 민주평통의 각종 행사를 기획하고 통일시대 시민교실을 통해 미래세대를 교육했으며 청렴결백하고 성실한 의정활동을 인정받았다.
최승범 시인(76·전북대 명예교수)이 ‘2007 매천황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사)한국지역문학인협회(이사장 황하택)와 현대문예가 시상하는 매천황현문학상은 구한말 순국지사 매천 황현의 애국정신 사상과 숭고한 철학을 기반으로 한 삶과 문학정신을 잇기 위해 2006년 제정된 것. 대상은 평생 문학과 함께 살아온 원로작가를, 박주관 시인이 수상한 본상은 등단 10년 이상 작가를 대상으로 한다.외래 시조에 눈길을 주지 않고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며 한 길만을 걸어온 삶을 높이 평가받은 최시인은 한국의 민족정신을 시조라는 장르 안에 현대화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27일 오후 3시30분 조선대 서석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최시인은 “속되게 살아온 삶이 황현 선생을 그리는 상을 받게돼 영광스럽다”며 “나에게 주어진 남은 삶을 이 어른의 정신을 기리고 식자답게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에서는 최시인의 ‘대나무에게’란 작품이 낭송되어졌으며, 매달과 부상이 주어졌다.
고덕회(회장 김영구)와 (재)남산문화재단은 27일 전주시 서신동 지리산빌딩에서 유기정 세계중소기업연맹 명예총재와 진기중 전 전북일보 사장, 김영구 (재)전북청소년육성재단 이사장 등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7회 효행상 시상식과 제50회 문화교양세미나를 개최했다.이날 시상식에서는 효자상에 박환식(56·완주군 비봉면 수선리)씨가, 효부상에는 이순남(52·완주군 소양면 명덕리)씨가 각각 수상했다.이어진 세미나에서는 유기정 총재가 ‘오늘의 한국경제’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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