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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대구·경북’ 전북인이 함께한다

장기철 전북도민회 상근부회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만물이 생동하는 봄은 왔건만 온 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참담한 봄을 맞이하고 있다. 중국 4대 미녀 중의 하나인 왕소군(王昭君)을 기리는 싯귀에서 따온 이 글귀는 초유의 전염병 국난 사태로 초래된 우리의 사정을 그대로 나타내 주고 있다. 전국의 골목 상권 등 자영업이 무너지면서 경제는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고 코로나19 사태의 피해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은 건강 뿐만 아니라 경제사회적으로 피폐해져 코로나19 극복 이후가 더욱 걱정되는 실정이다. 우리 전북인은 박정희 쿠데타 이후 계속된 영남 정권 아래서 당한 차별과 멸시 그리고 정치적 지향점의 차이가 분명한데도 지역 괴멸의 위기에 빠진 대구경북 지역을 외면하지 않았다. 갈피를 잡을 수 없었던 코로나19 국면에서 가장 먼저 손길을 내민 곳이 전북이라 대구경북인들은 큰 위안이 됐을 것이다. 우리 전북인들이 대한민국은 하나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화된 지난 달 26일 전라북도 의회가 발 빠르게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 지역 확진자 중 병실이 없어 자가격리 중인 일부 환자를 우리 지역에서 치료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해 공황 상태에 빠져 있던 대구경북 지역 주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던 것이 큰 박수를 받았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의 중증 환자 여러 명이 전북대와 원광대 부속병원 음압 병동에서 생명의 불길을 지피고 있다는 흐뭇한 소식이 들린다. 전북인들의 용기 있는 실천에 (사)재경 전라북도 도민회장을 맡은 하림그룹의 김홍국 회장도 거들었다. 지난 4일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 동산병원의 의료진들에게 삼계탕 세트와 마스크 등 지원 물품을 보낸 데 이어 6일에는 삼계탕 세트 3000 개를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에 전달했다. 대구경북지역 돕기에는 중소기업과 시민들도 속속 동참했다. 126년 전 동학 농민 혁명이 일어난 그때처럼 이 운동은 요원의 들불처럼 번져갔다. 전주의 대표적 사회적기업인 전주 비빔빵은 매출이 90%나 급감한 가운데서도 2000만 원 상당의 제과류를 선뜻 전달했다. 전주 비빔빵 관계자는 대구경북 지역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환자들을 돌보느라 끼니도 제대로 먹지 못하며 밤낮없이 일하는 모습을 보며 작은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도 동참했다. 임실군은 지역 특산물인 임실 치즈 등 유제품을 대구 의료진에게 전달했다. 임실치즈농협 등 지역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전북 의사협회는 대구경북에 마스크 300만 원, 손 세정제 300만 원 등 방역 물품 비용을, 전주시 의사회는 100만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고 한국 건강관리 협회 전북지부는 손 소독제 1000 개와 소독 티슈 5000 개 등을 실어 보냈다. 군산대학교는 대구경북 지역 재학생들에게 코로나 재해를 이겨내 학업에 전념하자는 기원을 담은 마스크 2000여 장을 우편으로 전달했다. 지난 9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의 위세도 한풀 꺾인 듯하다. 대한민국은 22년 전 IMF 외환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해 세계를 놀라게 했던 저력 있는 나라이다. 전 국민이 동참한 금 모으기 운동을 계기로 IMF 위기를 극복했던 경험에 비춰보면 코로나19 사태 또한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할 또 하나의 기회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코로나19 청정지역인 전북이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지 위생과 사회적 거리 두기는 각자의 몫이라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장기철 전북도민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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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11 15:58

광한루원과 덕진공원에서 BTS 공연을 볼 수 없을까

김양건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업경영학부 교수 최근 전북 출신 국무총리가 임명되고 주요 부처 내각에 이어 검찰 인사에서도 전북 출신이 약진하면서 전북의 르네상스가 도래하고 있다고 누군가가 말한 적이 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이런 현상은 인사에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문화 분야에서도 우리 전북 출신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니 맞는 얘기다. 영화에서 기생충이 우리 국민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었다면, 음악에서 BTS(방탄소년단)가 최근에 일본 골든디스크상을 수상하는 등 일본을 정복하고 영국 오피셜 차트와 미국의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기록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BTS의 총괄 프로듀서의 어머니 아버지 고향이 우리 전북인 것은 자랑이 아닐 수 없다. 국내 한 연구기관에서 몇 년전 방탄소년단(BTS)이 만들어내는 경제효과가 연간 5조 5,500억 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BTS가 창출해내는 대표적 경제효과는 관광일 것이다. 보고서에서도 BTS를 찾아 한국에 온 외국인 관광객은 연평균 79만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던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을 이름도 낯선 중소도시에 유치하여 공연을 할 수만 있다면 홍보를 포함해서 경제적인 효과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1970, 1980년대 학창시절을 남원과 전주에서 보낸 세대는 지역 축제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춘향제와 풍남제에 대한 추억들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춘향제는 전북 남원을 배경으로 한 소설 춘향전의 주인공 춘향의 절개와 정절을 부덕의 상징으로 숭상하고 기리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는 축제로 광한루원을 중심으로 여러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1995년도에 민간단체로 이관되어 전주시민의 날 행사로 진행되고 있는 풍남제의 뿌리는 단오절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단오 전날 여자들이 덕진 연못에 모여들어 날을 새면서 약수물을 맞고 축원을 드리는 행사를 했던 것이다. 한때는 수백만 명씩 모여들어 성황을 이루었던 것에 비하면 요즈음은 너무 한산해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제 이러한 유서와 전통을 가진 광한루원이나 덕진공원에서 BTS공연을 볼 수는 없을까?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모습의 공연을 상상만 해도 장관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BTS를 초청한다는 것이 무모한 바램일지라도 치밀한 계획과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해가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첫째, 가장 원초적인 방법인 혈연과 지연에 호소해 볼 필요도 있다. 매우 원시적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비난은 하면서도 자주 용인해주는 아량이 작동하기도 한다. 낙후되어 있는 지역 경제를 살리고 세계적으로 홍보를 할 수 있다면야 그 어떤 무모함과 비난쯤이야 감수해야 하지 않겠는가. 둘째,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련자와 금년 총선을 통해 선출되는 전북 출신 21대 국회의원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장래 초청 계획에 따라 BTS 공연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총체적인 노력을 경주해 보면 어떨까. 셋째, 도민들과 지역 경제인들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문화 부문 재원 마련을 통해 BTS 초청에 참여하면 어떨까. 짧은 시간에는 아니더라도 길게 호흡하면서 우리 정서가 흠뻑 묻어있는 광한루원과 덕진공원 연못 옆에서 우리 국민 모두와 세계 민족과 함께 세계적인 음악 아티스트인 BTS 공연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양건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업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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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04 16:02

전라북도 1000개의 페르소나

박천택 (주)솔트앤파트너즈 대표이사 요즘 어디든 SNS 마케팅이 화제이다. 이는 SNS가 갖고 있는 잠재력 때문이다. 서류용클립 하나를 집으로 바꿔낼 만큼 강력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일면식도 없는 상대방을 편견없이 친구로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개방성에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SNS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자체에서도 이 SNS를 활용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몇몇 지자체는 이미 자체 채널을 활용한 SNS 소통으로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SNS 사용자가 늘고 이를 통해 소통하는 문화가 형성된 까닭도 있으나 그 본질은 콘텐츠에 있다. 콘텐츠란 하나의 컨셉에서 만들어지는 스토리이자 정보, 내용물이다. 내가 무엇인지, 전라북도가 무엇인지를 규정하고 어떠한 이야기를 통해서 나를 알릴 것인가에서 그 어떠한 이야기가 콘텐츠이다. 전라북도란 무엇인가? 전라북도는 예부터 문화의 지역이다. 지난 16일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 대표이사 직무대행 곽승기)은 올해 문화로 싹트고 관광으로 꽃피는 전라북도라는 비전 아래 지역기반 문화 콘텐츠 발굴을 통한 관광 활성화 3대 목표와 6개 추진전략을 세워 문화예술(128억), 문화교육(31억), 문화관광(23억) 3개 분야 22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 밝혔다. 특히 올해는 제2차 지역문화 진흥 기본계획이 적용되는 시기로 문화 분권과 문화자치 실현을 위한 기반 마련에도 초점을 두고 있다. 이에 재단은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도민의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러한 인프라의 구축 속에서 우리 전라북도 도민과 전북일보 그리고 더 나아가 전라북도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문화예술의 도시 전라북도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을까? 단순히 관광객을 모으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도민 전체가 전라북도의 SNS 인플루언서 소위 SNS에서 핫한 스타가 되어야한다. 문화예술 공연의 주체, 전라북도만의 맛을 만들어내는 주체 모두 전라북도 도민들이며 그들이 모두 전라북도의 페르소나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주체로서 당당히 활약하기 위해서는 첫째 소상공인에 SNS 마케팅 교육을 지원해주고 소상공인 모임 SNS 페이지 개설에도 도움을 주는 도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이들의 일상에 자긍심을 줄 수 있는 지원제도가 기반이 되어야한다. 당연하지만, 즐겁고 행복한 사람이 좋은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북도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고 노력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기존에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자산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북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SNS 스타들에게 전북을 더 사랑스럽게 알릴 수 있도록 후원이 필요할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에서 꽃이 피기는 어려운 법이다. 전북 도민이 전국민에게 자랑스럽게 알리고 싶은 자랑거리들이 필요하다. 이미 지역 특화형 전문 인프라 지원 사업인 군산 예술 콘텐츠 스테이션 조성 사업, 근대 유산을 활용한 체험형 역사교육 콘텐츠 테마파크인 군산 홀로그램 콘텐츠 체험존 조성 사업이 조성되어 있다. 이러한 좋은 콘텐츠들이 앞으로 더욱 다양하게 발전되어 도민들에게 SNS 영감을 전달해야 할 것이다. 전라북도의 미래, 늘 그렇듯 답은 도민에게 있다. /박천택 (주)솔트앤파트너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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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26 15:33

전북의 청년이여 세계로 나가자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회장 며칠 전 어머님의 6주기 제사가 있어서 어머님 인생을 돌이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김제 공덕면에서 태어나 주로 김제와 전주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고, 돌아가시기 전 10년동안 서울에서 사셨다. 어머님의 아들 사랑에 대한 지극정성이 현재까지도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그랬다, 몇 십년 전만 해도 어머니의 지극 정성과 가문의 풍토가 인생의 성공을 가름하곤 했다.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 때의 시대적 상황이다. 요즈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드물게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같이 이룬 대표적인 국가의 표상이다. 이러한 눈부신 성공의 이면에는 몇가지 문제점도 내포되어 있다. 급속한 경제 성장에 따른 Cultural gap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문화적 Gap이 세대간 갈등, 빈부격차, 지역갈등 등 많은 문제를 만들고 있다. 이 중에서도 여기서는 주로 세대간 또는 지역간 갈등에 대해서 조금 얘기해 보고자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늘 존재하는 말 중 하나가, 요즘 젊은이들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내 관점에서는 잘 모르겠다. 태극기 부대와 촛불시위대의 연령차이와 생각 차이인가? 필자도 60년대에 태어났으니까 그때 어른들로부터 항상 들어야 했던 얘기는 양반의 자손이 공부 열심히 해서 하다 못해 면서기라도 하라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처구니가 없다. 이씨 조선 시대에서나 있던 양반 얘기가 지금 생각해보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지역간의 차이는 좀 더 코믹하다. 서울에서 자취집, 하숙집 구하기도 어려웠다. 전라도 출신이라면 기피 대상이었다. 집권 지역인 영남은 산업화의 요지로 현재까지 더 발전된 지역이라면, 전라도는 제대로 된 산업이 아직도 제대로 없다.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 삼성, LG 등 대부분 영남지역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이러한 편견과 차별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전북의 청년 여러분들의 선배들은 최근 여러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프리카TV 창업자인 필자는, 신약개발을 하는 바이오업계에서 going global을 기치로 힘찬 도전을 계속 하고 있고, 재경 전북도민회장을 맡은 김홍국 회장이 이끄는 하림그룹은 재계 30위권에 들어와있다. 정세균 총리, MBC보도본부장, 한국일보 사장, 서울 지검장, 서울지방국세청장 등 각계 각 층의 다른 성공 사례도 수도 없이 많다. 전북의 선배 분들이 많은 악조건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하여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는 동량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북의 청년 들이여, 여러분들 앞에는 미래의 꿈이 한없이 펼쳐져 있다. 어떠한 편견도 차이도 존재하지 않는다. 정보화로 이룩한 3차 산업혁명 시대를 넘어 제 4차 산업 혁명 시대가 여러분들을 위한 기회의 창을 활짝 열고있다. 여러분들이 창의적인 인재로서 열정을 쏟아 붓는다면 대한민국을 이끌 동량을 뛰어 넘어 세계를 이끄는 인재가 될 것이다. BTS가 누구나 공감하는 대표적인 사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여러분들이 필요한 지식과 정보가 조그만한 핸드폰 안에 다 있다. 거기에는 지역간 차등과 갈등도 없다. 이미 세계적 수준의 문화, 잘 발전되어 가고 있는 정치, 경제, 사회적 시스템이 존재하고 있다. 과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여러분의 선배들이 노력 해왔듯이 더 나아진 환경 속에서 여러분들의 열정과 열망이 만개한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고향을 떠나 열정적으로 살아온 필자가 우리 고향 청년들에게 꿈과 Vision, 가득한 열정으로 전력 매진하고 노력해서 전북출신으로써 세계 역사의 빛나는 인물이 많이 나오는 상상을 해보는 것이야 말로 필자의 즐거움 일 것이다. 다시 한번 세계로 힘차게 전진하는 우리 전북 청년들의 건투를 빌면서.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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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19 16:25

‘전북 인물 르네상스 시대’ 개막

장기철 전북도민회 상근부회장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 낭보와 신종 코로라 바이러스 뉴스가 모든 뉴스를 삼키고 있는 데도 한 켠에서는 TV 예능 프로그램 슈가맨에서 소환한 시간여행자 가수 양준일 신드롬이 잔잔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는 30년 전 그 시절 한국 사회의 차별과 혐오의 희생자였다. 미국 교포였던 그는 영어 가사를 많이 쓰고 젠더리스 패션과 헤어스타일 그리고 기괴한 춤을 추는 낯선 가수였다. 그는 시대를 앞서갔다는 이유로 꽃을 피우질 못하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나는 KBS 기자 시험에 합격해 서울 여의도에 입성했다. 세상 물정 잘 모르는 전라도 촌놈이 여의도와 가까운 신길동 쪽방촌에 방 한 칸을 얻으러 갔다가 호된 서울 신고식을 치렀다. 집 주인 아주머니는 전라도 출신이라 방을 줄 수 없단다. 상경하자마자 말로만 듣던 전라도 차별과 멸시와 맞닥뜨렸다. 직장은 물론 서울 주류 사회의 편견과 차별 심지어 혐오,고단한 서울 생활의 서곡이었다. 요즘 TV를 켜면 실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시간여행자 양준일이 소환된 것처럼 전북인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안의 정세균 국무총리를 필두로 고창이 고향인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정읍이 시댁인 추미애 법무장관, 정읍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군산의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 국무위원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검찰 권력의 핵심인 검찰의 빅4중 3명이 전북 출신이다. 이성윤 서울 중앙 지검장은 고창,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은 전주,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이 완주 출신이다. 윤석렬 검찰과 강대강으로 부딪혀 화제의 인물이 되고 있는 강골 최강욱 청와대 공직비서관도 남원 출신이고, 김명준 서울 지방 국세청장은 전주, 이준오 중부 지방 국세청장은 고창 출신이다. 여기에 패스트트랙의 주역인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전북의 며느리이고, 대권후보 적합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문희상 국회의장 그리고 전북은행의 새로운 신화를 쓰고 있는 JB지주의 김기홍 회장이 전북의 사위이다. 우리 고장 출신들이 이렇게 전면에 등장해 한국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본 적이 일찍이 있었던가? 바야흐로 전북의 르네상스가 열렸다. 해방정국을 주도했던 인촌 김성수 선생과 가인 김병로 선생, 근촌 백관수 선생 및 백봉 신사상의 주인공인 백봉 라용균 전 국회 부의장, 조한백 의원 등 기라성 같은 인물이 즐비했던 그 때 그 시절을 능가하는 그림이다. 그러나 전북의 경제 인맥 지도는 아직도 빈약하기 짝이 없다. 최근 30대 대기업군에 들어간 하림 그룹을 빼고는 이렇다할 기업이 눈에 띄질 않고 있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4,50대 창의적 기업인들이 커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웅진코웨를 인수한 글로벌 게임시장의 승부사 방준혁 넷마블 게임즈 의장, 통신 네트워크 솔류션계의 강자 다산네트웍의 남민우 회장, 방탄소년단 즉 BTS를 세계적 아티스트 그룹으로 키워낸 방시혁 빅 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 사업영역을 IT에서 바이오로 넓혀 융복합 기업시대를 열고 있는 ㈜인스코비의 유인수 대표, 웹젠 이사회 의장으로 흑수저 성공 신화를 일군 김병관 국회의원, 한국토지신탁을 인수해 부동산 디벨로퍼로 속도를 내고 있는 차정훈 회장과 동부건설의 허상희 대표이사 등이 그들이다.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이들의 성공 여부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는 것이다. /장기철 전북도민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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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12 16:57

지리산국립공원본부 결국에는 없던 일인가

김양건 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임시적으로 운영되던 지리산국립공원 본부사무소가 결국에는 없어지는 것으로 논의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 대신 국립공원을 공원별로 지역본부체제를 도입하고 지리산은 가야산, 주왕산, 경주, 한려해상과 함께 동부지역본부에 포함시켜 관할하는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국립공원을 공원별로 지역본부를 추진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음에도 지리산국립공원을 관할하는 동부지역본부가 남원에 위치해야 한다는 당위에는 변화가 없다고 본다. 지난해 남원시 의회와 지역사회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경남 산청에 임시로 운영되던 지리산국립공원 본부사무소를 남원에 유치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당위성을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에 계속 설명하고 요구를 해왔다. 당연한 요구였다. 남원시장도 주장한 것처럼 남원시가 지리산 국립공원에 포함된 5개 시군 중 유일한 시 단위 지자체이고, 국립공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편리한 교통망과 정주여건, 쾌적한 근무환경과 지리산 관광개발조합과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이점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었다. 당시에 지역 국회의원과 남원시장, 그리고 국립공원공단 이사장과 함께한 자리에서 결정권을 가진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지리산 국립공원의 발전과 미래지향성을 검토하고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얘기한 바 있었다. 오랜동안 국회에서 일해온 경험으로 보아 정부와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이 본부사무소 결정을 쉽게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즉,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기관 유치 경쟁에 참여하게 되고 정치권이 개입하는 단계로 진입하게 되면 여러 눈치를 보게 되어 결정을 할 수 없게 되는 사례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소 무모한 제안인지 모르지만 필자는 직접 근무하고 있는 지리산국립공원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그들이 원하는 지역으로 결정하자는 결정을 위한 결정 방안을 제안했던 기억이 있다. 이제 국립공원공단은 지리산 국립공원 본부 운영과 조직개편 과정에서 나타나는 논란 등을 뒤로 하고 국립공원 공원별로 본부장 중심의 현장책임 경영 강화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공원이 주는 혜택을 국민이 향유하고 국립공원 내외부의 지역사회와의 협력과 상생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함에 따라 경영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일관성있는 공원정책을 집행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29개 사무소를 4권역으로 재편하고 본사 권한을 지역본부로 하향하여 위임함으로서 지역본부 중심의 현장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찬성한다. 본사와 지역본부 사무소간의 역할 및 명확한 업무분장을 통해 혁신을 체감하고 공공기관의 공공성 제고와 사회적 가치 구현 중심의 조직체계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그렇지만 이러한 방안에도 디테일한 부분에 전제가 있다. 개편안에서 제시하고 있는 지리산을 포함한 5공원 8개사무소를 관할하는 동부지역본부를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기준을 두고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지리산이 제1호의 국립공원이고, 국립공원에 포함된 시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정주여건 등 기존의 기준 등이 적극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국립공원 동부지역본부가 남원에 유치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이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 두고 싶다. /김양건 전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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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05 16:20

단순한 특색을 넘어, 도시 그 자체에 매력 담아야

박천택 (주)솔트앤파트너즈 대표이사 도시 브랜딩이 주는 힘은 단순히 관광 뿐만이 아니라 도시 정책홍보에 큰 줄기가 되고 그 도시를 생각할 때 나타나는 심볼이 되면서 나타난다. 이처럼 사람들의 머리속의 지도에 전북이라는 이름이 포지셔닝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도시 브랜딩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자 비즈니스 자산이다. 잘 짜인 도시 브랜드는 좋은 경제적 결과를 안겨주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도시가 브랜딩을 잘하진 않는다. 그렇다면 좋은 도시 브랜드는 어떤 것일까? 단순히 디자인의 브랜딩 뿐 아니라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도시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얼마나 잘 소통하는가>이다. 그래서 많은 도시 브랜딩 프로젝트가 창의성과 사람들과의 정서적 교감에 집중한다. 도시는 오랫동안 인재, 투자, 관광객,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와 문화 및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해 힘써왔다. 이런 부문에서 성공한 도시들은 공통된 특징이 있다. 바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디자인된 도시이고 혁신을 받아들이는 곳이라는 점이다. 전라북도라는 지역을 방문객에게 영감을 주는 도시로 브랜딩하기 위해 가장 선행되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경제학 용어 중 앵커링 효과가 있다. 심리학에서는 각인을 애기하는 이 효과는 일련의 정보가 선 주입될 경우 후 주입된 정보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전라북도 브랜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출발은 현재 그 도시가 어떠한 캐릭터성을 띄고 있고 어떻게 주입되어져 왔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전라북도는 예부터 문화 예술 그리고 전통이 현대까지 살아 숨쉬는 지역이다. 이러한 특성을 살리어 전라북도는 최근 찾고 싶고 머물고 싶은 여행 체험 1번지 전북을 알리고 있다. 전북투어 패스 활성화 및 관광 콘텐츠 강화가 그 사례인데 다양한 체험 고급 숙박시설을 연계한 관광산업활성화 및 전통체험 프로그램 지원, 자연 친화적인 국민 여가 캠페인 등을 실행 중이다. 위의 마케팅활동은 전라북도가 관광산업의 도시로서 특색을 갖추기에 좋은 활동이라 평가된다. 하지만 단순히 특정적인 부가가치 창출은 지속적인 도시 브랜딩에 있어서 단기효과만을 창출할 뿐 지속적인 브랜딩으로 이어지기에는 무리가 있다. 사기업의 브랜딩 방식과 도시 브랜딩의 방식이 다른 탓이기 때문이다. 사기업의 브랜딩이 매출, SALES에 초점을 둔다면 도시의 브랜딩은 철학, 공감에 초점을 두고 서서히 소비자를 우리편으로 만드는 것에 초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도시 브랜드를 만드는 것에도 중점을 둔다면 현재보다 일관적이고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현재보다 명확한 도시 브랜딩 목표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도시 브랜드는 반드시 혁신, 창의성, 정서적 어필 등과 연결돼야 한다. 그래야만 `도시들이 전하는 똑같아 보이는 메시지`에 지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 도시 브랜딩을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고, 정직하고,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브랜드는 `도시의 DNA`와 같다. 사람마다 DNA가 다르듯, 도시마다 다른 특성을 지닌다. 전라북도가 이미 갖고있는 군산의 이성당, 전주의 한옥마을, 임실의 치즈파크 등 전라북도가 이미 갖고있는 구슬을 잘 꿰어 보배로 만들어 소비자의 인식상에 가고 싶은 지역, 영감을 주는 지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천택 (주)솔트앤파트너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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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29 16:53

애잔함을 넘어 당당함으로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회장 고향 전주를 떠올리면 항상 애틋한 마음이 앞섭니다. 전주는 이름 그대로 완전한 고을입니다. 그러나 전라감영이 위치한 천년 고을이란 자긍심도 산업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낙후의 대명사가 된지 오랩니다. 저는 대한민국 격변기인 1960년대에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 졸업 후 고향을 떠난 지 40여년이 지났습니다. 몸은 고향을 떠나도 마음 한 조각은 항상 고향 언저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전주와 나주를 칭하는 전라도에서 전주는 한동안 으뜸이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중심축은 전남 광주로 옮아갔습니다. 그러나 최근 전북출신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검찰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중부지방국세청장까지 대거 발탁 되었습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몇몇 관료들 발탁만으로 전북 낙후는 해소되지 않습니다. 전북 발전은 이제부터입니다. 전북은 도약에 필요한 세가지 자산을 갖추고 있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주어진 자산을 인식하고 활용해야 합니다. 첫째, 전북은 미래 성장동력 산업인 바이오 생명공학의 메카입니다. 둘째, 백지상태나 다름없는 거대한 기반시설 새만금이 있습니다. 셋째, 전북 밖에서 고향 발전을 염원하는 400만 출향 도민입니다. 전북에는 농촌진흥청을 비롯해 농업, 생명, 축산을 연구하는 정부기관은 물론이고 전북대학교 농생명과학대학, 한국 농수산대학 등 연구기관이 집적돼 세계 최대 규모 농생명 산업단지로 발전할 여력이 충분합니다. 더구나 새만금개발공사가 설립되어 새만금 내부개발 사업도 속도를 낼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여러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지만 농생명 융합ICT는 최고 발전 분야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산을 토대로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한다면 전북은 구체적인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첫째, 지역 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합니다. 전북 발전이 국가발전으로 연결됩니다. 새만금 개발, 스마트팜 조성, 농생명 과학단지 조성 등 전북 발전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농생명 과학분야 등 전문가 그룹을 육성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치, 경제 분야에서 리더를 육성해야 합니다. 셋째, 400만 출향 전북 인들을 결집시켜 전북 발전에 필요한 동력으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전북 인들이 하나가 되어 앞서 언급한 과제들을 실현할 때 고향 전북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에서도 당당하리라 확신합니다. 자신이 태어난 뿌리를 잊지 않는다는수구초심(首丘初心)처럼 출향 인사들은 고향 발전을 간절히 염원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선뜻 나서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여러 모임이 활발합니다. 재경 전북도민회는 김홍국 회장과 장기철 상임 부회장이 적극 주도하고 있습니다. 또 전북 경제인 모임인 JB 포럼은 이연택 전 장관과 신상훈 전 신한은행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여자 프로골퍼 김자영 선수의 아버지인 김남순 한의원 원장은 전사들(전북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통해 많은 전북인들이 교류하는 장을 만들었습니다. 신약 개발과 건강식품 등 바이오 생명산업에 종사하는 저도 전북 농생명산업 발전에 기여할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거듭 고향 전북 발전을 기원합니다. 그래서 고향을 떠올리면 애잔함이 아닌 자긍심 빛나는 땅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유인수 인스코비 대표이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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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22 16:24

600만 전북인 시대를 연다

장기철 전북도민회 상근부회장 며칠 후면 설이다. 우리 출향인들은 고향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이번 설은 정치의 계절이라 정치이야기로 지샐 것이다. 자기가 사는 곳의 국회의원은 누구인 지 잘 몰라도 고향 국회의원은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우리네 타향살이하는 사람들의 정체성이자 소속감이다. 살기 팍팍하고 재미없는 지리한 이 겨울에 우리 전북인에게 낭보가 들린다. 정세균 국무총리 이야기이다. 전북인으로는 6번째 국무총리라지만 정 총리는 이전의 전북 출신 총리와는 격이 다르다. 여러 차례 당 대표와 국회의장을 거쳐 국무총리에 입성한 실세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여야가 극단으로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 정 총리를 다시 정치의 전면으로 불러온 것이다. 정 총리는 멀어져 갔던 대권의 꿈을 지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이했다. 우리 전북인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생긴 것이다. 우리는 삼부요인중 대법원장과 국회의장은 배출했지만, 대통령을 만들지 못한 안타까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초대 대법원장을 지냈던 순창 출신의 가인 김병노 선생도 노무현의 정치 스승이었던 정읍의 김원기 전 국회의장도, 집권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정동영의원도 가지 못한 대권의 길이 정 총리에게 활짝 열린 것이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말이 실감 나게 하는 요즘이다. 지난 6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재경 전북도민회의 주관으로 전북도민 신년인사회가 열렸다. 이번 인사회의 캐치프레이즈는 하나 되는 600만 전북인이었다. 산업화 시대에 뒤처져 있던 우리 전북인이 그동안 움츠려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180만 도민과 420만 출향인들이 단단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전북의 르네상스를 이뤄내자는 소망이 담겨있는 것이다. 정 총리도 다음 날 곤혹스러운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었는데도 이 자리에 참석해 우리는 전북인이라는 정체성과 자긍심을 한껏 고취해 주었다. 신년회에 참석한 많은 분이 우리 전북인이 600만이나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계셨다. 네트워크 부재로 인해 우리의 인식 세계가 전라북도라는 좁은 공간으로만 한정돼 있기 때문에 생긴 부정의 착각이기에 씁쓸했다. 그렇다. 일제 강점기 때 마지막 인구센서스를 했던 1943년 전북의 인구는 170만 명이었다. 남북한 인구의 총합이 2500만명 시절의 전북의 위상은 6.6%. 남한으로만 따지면 11.5%. 현재 대한민국의 인구가 5200만이니 전북인은 대략 600만 명이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네트워크로 이어지기만 하면 실로 대단한 인적 파워이다. 1948년 5월 제헌국회 때 국회의원 200명 가운데 전북이 11%인 22명이었다. 이웃 충남의 경우 국회의원이 19명에 불과했다. 72년이 지난 2020년 21대 총선의 전북 지역구는 고작 10명, 반면에 대전, 충남은 18명으로 제헌국회 때의 의석수를 지키고 있다. 이러니 우리 전북인들은 갈수록 작아질 수밖에 없고 자연히 열패감에 휩싸여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대 국회의 전북 출신 국회의원은 모두 전북 지역구 10명을 포함해 40명. 13.3%로 과거 전북의 위상을 지켜 오고 있다. 밖에 나가서 자리 잡고 성공한 우리 출향인 들이 고향 발전을 위해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는 토대만 구축된다면, 다시 말해 600만 전북인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면, 전북은 더 이상 소외지역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변방이 아니라 중심이 될 수 있다. /장기철 전북도민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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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15 16:11

예산도 사람이 결정한다

김양건 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새해가 밝아 며칠이 지났는 데도 연말 여의도를 휩쓸고 지나간 상흔 때문에 차가운 바람만이 아직고 여의도 주변을 맴돌고 있다.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시작되고 2020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르더니 급기야는 소위 선거법과 공수처법, 검경수사권법에 가서는 여야 의원들이 성탄절과 연말을 국회의사당에서 필리버스터를 하고 또 쪼개기 임시국회를 반복하고 있다. 전에 보지 못한 일이다. 본래 여의도의 가을은 없다고들 한다.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시간 이 빠르게 가고 바로 겨울이 와 있음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에는 겨울도 없는 여의도가 자주 반복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매년 예산심의가 끝나고 나면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장들은 국비 예산을 얼마나 확보했는 지에 대해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이 해마다 기본 레파토리다. 언론에서 누구누구 실세 의원이 국가 예산을 얼마나 가져갔는지 비난하는 것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용담을 자랑하기도 한다. 각 지역 예산 확보를 위해 헌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은 전북도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지방자치단체 장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 전북도는 그런 사례가 많이 언급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2020년 국가 예산으로 7조 6천 58억원을 확보하고, 신규 예산도 320건에 걸쳐 4천 327억원을 확보해 2년 연속해서 7조원을 훨씬 넘는 준수한 예산 확보를 해 낸 것은 매우 다행이다. 제대로 국회에서 예산안 심의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말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던가. 그래도 예산심의 과정을 바라보면서 우리 고향 전북도가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금년도보다 더 효율적으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은 없을까? 치밀하게 몇 가지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첫째, 예산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새해가 시작되면 벌써 다음 년도 예산 확보전쟁이 시작된다는 것을 안다. 정부 예산 편성과정에서부터 우리 전북도의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각 부처의 우리 지역 출신 공무원들의 역량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남원 출신 공무원 모임인 남공회 회원들이 남원시 공무원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부처 예산 확보에 힘을 합하고 있는 것은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 둘째는 우리 전북도 지역구의원들이 상임위원회별로 고루 배치되어 역할분담을 통해 효율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21대 국회에서는 환경노동위원회를 포함해서 예산 확보가 시급한 상임위원회에 우리 전북도 국회의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다수의 우리 전북도 지역구 의원들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소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여 우리 전북도에 필요한 지역 현안 예산을 꼭 확보해야 한다. 셋째, 예산심의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각 상임위원회의 수석전문위원들과 입법조사관들의 역할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사업의 타당성과 적정성 등의 의견을 제시할 때 예산의 사활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현재 각 상임위원회에 우리 전북도 출신의 수석전문위원과 입법조사관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예산도 사람들이 결정하는 일이라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결정된다. 이제 전북도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해가 지나면서 예산 당국과 해당 부처와 국회를 방문하는 것과 함께 지금도 이르지 않으니 일상적으로 사람과의 관계를 촘촘하고 돈독히 해 놓을 것을 제언하고 싶다. /김양건 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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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08 16:19

전라북도를 세계에 알려야 할 때 (1)

박천택 (주)솔트앤파트너즈 대표이사 고대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가축과 자신의 가축을 구분하기 위해 낙인을 찍을 행위를 Brandr불에 태운다라고 불렀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브랜드(Brand)의 어원이 되었다. 영국 브랜드파이낸스 조사에 따르면 2019년 대한민국은 글로벌 국가 브랜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선진국인 이탈리아(10위), 스페인(11위)보다 대한민국을 알고 있는 외국인이 더욱 많다는 뜻이다. 2012년 17위에 비하면 매년 한 계단 이상 성장해 온 것으로 그 동안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그 결실을 맺는 시점이다. 국가브랜드는 국가의 품격이나 국가 이미지를 나타내는 대표적 소프트파워로 정의할 수 있다. 국가 브랜드가 중요한 이유는 외국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국민이나 기업의 제품, 그리고 서비스의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국가브랜드는 국가정체성 강화와 국민 자긍심 고취, 비즈니스와 투자유치, 관광산업 육성 기반 조성, 대외 무역 증가를 통해 수출 산업 활성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큰 영향을 끼친다. 과거 국가 브랜드가 낮았던 시절에는 낮은 국가브랜드 파워로 상품 수출에 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대외적으로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높이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창출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18년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발표한 전북지역 최근 성장세 평가에 따르면 전북은 총생산이 장기 추세 수준을 하회하고 성장률이 0%대로 둔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국내 총생산이 2%대를 상회하며 성장세를 지속한다는 점에서 심각함을 가늠할 수 있다. 특히 전라북도에서 강점으로 꼽고 있던 상용차는 군산공장 폐쇄 여파를 입어 전망이 밝지 않아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전북본부는 내다봤다. 현 시점에서 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러한 문제를 극복해 낸 대표적인 사례로 세계의 어린이들이 진짜 산타 할아버지가 사는 곳이라고 믿는 핀란드의 산타마을을 들 수 있다. 헬싱키 북방 800km에 위치한 소도시 로바니에비의 한 우체부가 산타클로스에게 보낸 어린이 편지를 답장을 한 것이 시초가 되어 북유럽의 다른 나라들보다 먼저 산타의 전설을 살리고 투자한 덕분에 핀란드의 상징이 된 산타마을은 인구 6만여명의 작은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이 해마다 50만명에 달한다. 산타를 콘텐츠로 다양한 즐길거리를 만들어 지역 자체를 강력하게 브랜딩한 것이다. 자연환경을 최대한 이용하여 지역의 장소적 상품성을 극대화하고 산타라는 차별화된 지역이미지를 창출한 산타마을은 지역주민과 지방정부의 적극적이고 활발한 참여와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위의 사례에서 나타났듯이 이제는 타지역과 차별화되는 전북만의 지역이미지가 무엇인지를 타진하여 지방정부와 주민이 주어진 역할에 따라 브랜드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지역 브랜드가 추진된다면 전북경제의 활성화와, 지역사회의 역동성을 제고시켜 전북경쟁력을 전체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박천택 (주)솔트앤파트너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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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31 15:40

군산에 희망을 안겨 줄 ‘얼큰한 맛’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홍합, 바지락, 돼지고기를 넣고 빨갛게 끓여낸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 각종 채소와 오징어, 새우를 올린 푸짐한 고명. 탱글한 면발을 후후 불어가며 먹는 모습을 생각만 해도 군침이 고인다. 바로 짬뽕이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면 얼었던 몸과 마음을 녹여줄 소박한 음식으로 짬뽕만 한 게 없다. 그중에서도 전북 군산은 한 시간씩 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짬뽕 맛집이 많다. 군산시는 짬뽕시대로(路)라는 이름의 짬뽕 특화거리 사업을 추진할 정도다. 군산을 찾는 관광객도 지난해 511만 명에 달했는데 여기엔 짬뽕 맛을 보려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군산 짬뽕의 역사를 보면 1899년 개항 후, 군산으로 진출한 화교들로부터 시작한다. 1961년 화교의 농지 소유를 금지하는 외국인토지법이 제정되면서 화교들은 중식당을 열고 본격적으로 짬뽕을 팔기 시작했다. 군산은 바다와 육지를 모두 접하고 있어 농수산물이 풍부한 고장이고, 화교들은 다양한 재료로 군산만의 특색을 살린 갖가지 짬뽕들을 요리해 냈다. 최근 들어 군산 짬뽕을 쉽게 즐길 수 있는 라면이 개발됐다. 군산 지역 7개 농협과 군산대가 공동으로 개발한 군산 짬뽕 라면이 그것이다. 군산의 특산물 중 하나인 흰찰쌀보리와 밀을 섞어 면을 만들기 때문에 소화가 잘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또 국내산 새우, 오징어, 홍합 등으로 시원한 국물 맛을 냈다. 필자가 직접 먹어보니 기존 라면보다 식감과 맛이 훨씬 좋았다. 전북에서 생산되는 고품질의 보리와 밀을 원료로 해 농가 소득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의 맛과 건강까지 배려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8년 기준 보리 재배 농가는 약 3만 6천 호 수준이며 올해 보리 생산량은 약 20만 톤으로 평년 12만 톤 대비 약 1.6배가량 늘었다. 파종기부터 수확기까지 날씨가 좋아 재배면적 10a당 생산 단수는 지난해 341kg에서 올해는 457kg로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문제는 보리 소비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군산 짬뽕 라면처럼 우리 국민들이 국내산 밀과 보리를 활용한 제품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부터 기업을 대상으로 제품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정부가 비축해 놓은 국산 밀을 희망업체에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우리밀과 보리의 소비촉진을 위해 국산 밀과 보리 활용 제품 공모전 등 홍보활동에도 힘을 쏟을 것이다. 특히, 국방부와 협의를 통해 군대에서 수입품이 쓰이던 밀가루, 튀김가루는 내년부터 전량 국산으로 대체된다. 이로 인해 우리 장병들은 된장, 청국장에 이어 밀가루, 튀김가루까지 건강한 국산 농산물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정부는 군납 등 신수요처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면서 내년 2월부터 시행하는 밀산업육성법을 토대로 농가 지원과 국산 밀 품질 고급화를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다. 군산 짬뽕 라면과 같이 국산 밀과 보리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기를 바란다. 아울러 국산밀, 보리의 소비시장 확대를 통해 이들 작목이 우리 농가의 든든한 겨울철 소득 작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군산 짬뽕 라면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을 얻어 대중화에 성공하고 군산 특유의 얼큰한 맛이 해외 수출로 이어지길 꿈꿔본다.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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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25 16:33

후손들에게 한반도 평화를

송승엽 한반도 미래연구원 원장 최근 북한이 성탄절 전후에 핵실험과 ICBM시험으로 대미협상 레드라인을 넘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12월 15일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방한하여 북한에 전격 회동을 제안하는 등 한반도 긴장 정세가 막판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강행으로 미국의 북한 선제 타격설이 나돌던 한반도 정세는 작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해빙무드가 조성된 이후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은 물론 2차례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사되면서 한반도 화해 평화에 대한 장미 빛 희망이 부풀어 올랐다. 특히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가진 사상 최초의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양국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판문점 선언 재확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에 합의하면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금년 2월 하노이에서의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발표되면서 북한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 혹은 중단이 합의되고 한반도 종전선언 등이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미국의 일괄타결 방식과 북한의 단계적 방식의 입장 차로 인해 결렬되었다 이후 답보상태를 보이던 한반도 정세는 6월 30일 정전협정 체결 66년 만에 최초로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북미정상간 극적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다시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군사 분계선 북측지역으로 넘어가 북한 김정은위원장과 합동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회담 전후로 한국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회동까지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어진 실무협상에서 상호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게 되자 북한이 금년 말을 협상 데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잇단 단거리 미사일 도발로 미국을 압박하는 한편, 한국 문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비방도 서슴치 않았다 11월 18일 트럼프가 신속한 협상 재개를 촉구했으나 김정은은 초대형 방사포 연발사격 참관과 동창리 중대한 시험 실시 등으로 대응하였으며, 다시 트럼프가 김 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자 북한 김영철은 우린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반발하는 등 2년 전 의 대립갈등국면으로 회귀하면서 긴장이 고조되어 왔다 나는 작년 가을 남북한간 대결 및 협력, 나아가 평화통일을 소재로 한 소설 답방 (해드림 출판사)을 썼다. 분단 100년을 불과 30년 앞두고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기원하면서 그동안 내가 듣고 배우고 경험한 것들, 미래에는 우리나라가 이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들을 공상이라는 큰 그릇 속에 담았다 우리 세대는 비록 지난 70여년간 남북 민족상잔, 이념갈등, 상호반목, 국제사회에서의 자주권 약화 등을 겪으며 살아왔으나 후대들만큼은 통일되고 부강한 나라에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며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한반도 평화통일로 가는 길은 매우 험난하고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는 예기치 않은 어느 한 순간에 커다란 변곡점을 그리며 발전하곤 한다. 어쩌면 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되어온 국제질서가 지각변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지금이 그 순간일지도 모른다. 모쪼록 남북미 모두가 현 위기 상황을 담대한 자세로 평화롭게 풀어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남북한 화해 및 협력이 이루어져 후대들이 희망이 넘치는 나라에서 바라는 꿈을 한껏 펼쳐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송승엽 한반도 미래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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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18 17:30

이제는 지방(脂肪)의 시대

박정용 (주)쿠엔즈버킷 대표 지방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여기서 지방은 탄수화물, 단백질과 함께 영양소의 3대 요소중 하나인 지방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때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이젠 지방의 시대임을 얘기할 수 있는 때다. 먼저 들 수 있는 근거는 해외 시장전망업체들(Value Market Research, Top Key Player Forcast)의 시장 전망이다. 이에 따르면 5년 후 지방 산업 규모는 2018년 95조에서 2025년 158조까지 급격히 커진다. 갑자기 지방에 대한 수요량이 급증해서가 아니다. 지방에 대한 소비의 가치가 점점 커질 거라는 얘기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천덕꾸러기 지방이 존재감을 갖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료에 따르면 신규 건강관련 오일이 다수 출현하고, 소비자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프리미엄 오일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지방은 식품이라기보다, 요리의 부재료에 가깝다. 무릇 식품이라 함은 인체에 영양소를 공급하고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목적으로 섭취되는 것을 말하는데, 지방은 음식을 튀기거나 가열된 팬에 음식이 눌러 붙지 않게 하는 용도로 훨씬 더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통조림을 채우는 충진재로까지 쓰인다. 그래서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유가 생산될 수 없었다. 글로벌 식용유지 제조 산업이 이에 맞춰져 있다. 대량 생산구조로 좀 더 값 싼 지방을 생산하기 위해 화학적 추출방식이 행해지고, 출처가 불분명한 원재료와 고온착유 방식이 행해진다. 그동안 지방은 무조건 피해야 할 음식으로 누명이 씌워져 있었다. 복부 지방이 생기는 원인이었으며 고혈압, 당뇨, 혈관 질병을 일으키는 장본인이었다. 이러한 등식이 깨진 것이 미국에서의 올리브유 유행이다. 비만, 당뇨가 사회의 질병으로 자리한 미국에서 지중해식단이 건강에 좋다는 게 알려지면서 올리브유는 먹으면 좋은 건강한 지방으로 여겨졌다. 그 후 올리브오일 시장은 1990년부터 2000년까지 10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하였으며, 현재 미국 오일시장의 66%를 고급유인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이 차지하고 있다. 지방을 좀 더 깊숙히 알고 나면 3대 영양소 중 하나가 지방(脂肪)이라는 점이 놀랍지 않다. 좋은 지방은 어릴 때 뇌 발육, 면역성에 관여하는 것에서부터 청장년기 성장, 피부모발 건강 및 항노화, 항당뇨, 항암, 노인 치매예방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원에 걸쳐 광범위하게 작용한다. 현대의료가 발달하여 수명이 늘어나면서 고혈압, 당뇨, 심혈관 등 만성질환들은 일상생활을 괴롭히는 복병이 되고 있다. 그동안 성인병의 주범으로 알려진 지방이 좋은 지방과 나쁜 지방으로 구분되기 시작하면서 좋은 지방은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식품으로 몸값이 점점 오르고 있다. 올리브유가 20년 간 다른 건강오일의 위협 없이 세계시장을 평정해 왔지만 우리의 전통기름인 참기름과 들기름도 그 기능성에서 올리브유를 앞서거나 필적할 만큼 좋은 식품이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의 많은 논문들에서 이러한 기능성이 확인된다. 식품분야에서 지방은 가장 늦게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모든 식품산업 분야에 관여되어 있는 것이 지방이고, 지방(脂肪)의 시대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박정용 (주)쿠엔즈버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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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11 17:48

망양보뢰(亡羊補牢), 양을 잃으면 반드시 우리를 고쳐야

이인재 행정안전부 기획조정실장 얼마 전 대통령과 국민과의 대화가 있었다. 첫 순서로 민식이(故 김민식) 엄마 박초희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박씨는 북받치는 감정을 붙잡고, 민식이처럼 스쿨존에서 사망하는 아이가 더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며칠 뒤 정부와 국회는 스쿨존에 과속카메라와 신호등을 설치하기 위한 예산 1,000억 원을 추가 편성하였다. 민식이법도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민식이뿐일까. 돌이켜보면 우리 주변에 안타까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올해 7월에는 양천구 빗물배수시설 사고, 잠원동 철거현장 붕괴 등 유난히 사고가 많았다. 작년 6월에는 서울 한복판 용산에서 노후 상가가 붕괴하는 일도 있었다. 2년 전쯤 밀양 세종병원과 제천 복합건물 화재는 수십 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다. 분명한 점은 이런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그래야 한다. 정부는 최근 발생한 주요 재난사고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장의 안전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잠원동 철거현장의 감리자는 단 한 번도 현장을 찾지 않았고, 용산 상가는 붕괴조짐이 있다는 주민들의 수차례 민원에도 건물주와 관할구청 모두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실효성 있는 점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학교, 병원, 공연장과 같은 다중이용시설부터 불시점검을 수시로 실시하고, 내년 국가안전대진단은 약 10만개의 위험핵심시설 점검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정부는 직접적 노력 외에도 시장의 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안전정보의 공개가 그것이다. 예컨대 시설물의 점검결과를 공개함으로써 시설주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안전책임을 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밀양 세종병원이 가연성 재료로 불법 증축개축한 사실을 환자들이 알았다면 어땠을까? 정부는 현재 생활안전지도에서 교통안전, 재난안전, 치안안전, 시설안전, 등 각종 생활안전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앞으로는 안전정보 통합공개시스템을 구축하여 국민생활과 밀접한 시설물의 안전정보를 매우 상세히 공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안전 선택권을 보장할 계획이다. 이 노력들은 시민들의 참여가 뒷받침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안전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풍조가 자리 잡지 않으면 사고를 줄이기 어렵다. 제천 복합건물의 비상구 출입문은 굳게 잠겨있었고, 양천 빗물배수시설 사고 당시에는 긴급한 위험상황을 전달하기 위한 사람도, 장비도 부족했다. 눈앞의 이익과 편의를 추구하다가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생활 속 안전신고를 위한 안전신문고, 스스로 점검개선하는 자율안전점검, 4대 불법 주정차와 같은 고질적 안전무시 관행 근절, 체험형 안전교육을 위한 안전체험관 등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에 시민들이 공감하고 적극 참여해주기 바란다. 중국에 망양보뢰(亡羊補牢), 즉 양을 잃으면 우리를 고치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양 한 두 마리가 늑대에게 희생되면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우리를 튼튼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사고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철저한 재발방지가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 속담처럼 소 잃고 후회하는 일을 피할 수 있고, 안전한 사회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인재 행정안전부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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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04 16:23

백제 유적지에서 ‘국가식품클러스터’로 웅비하다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이 땅에 세워진 현존하는 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이 있는 곳, 마(麻)를 팔던 서동이 신라의 선화공주를 얻기 위해 서동요를 만들어 불렀다는 설화의 고향, 그곳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역사?문화도시 전북 익산이다.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있고, 위풍당당했던 백제의 숨결을 품고 있는 익산은 이제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 우리의 먹거리 문화, 식품산업의 혁신 성장을 위한 허브로 발돋움 중이다. 익산, 더 나아가 전북과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먹거리 산업의 중심지로 이끌 국가식품클러스터가 바로 그것이다. 세계 식품산업의 규모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세계 식품 시장 규모는 6조 3,520억 달러로 세계 자동차 시장의 4.4배, IT 시장의 6.3배, 철강의 6.8배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7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미래 혁신성장의 핵심 분야로 식품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익산에 조성했다. 지난 2017년 1단계 조성을 완료하고, 현재 국내외 중소벤처 식품기업이 입주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판매 중이다. 입주 기업의 판로개척과 마케팅 등 비즈니스를 돕는 지원센터, 기술 개발과 시제품 생산을 지원하는 품질안전센터와 파일럿플랜트, 벤처창업을 위한 식품벤처센터 등 다양한 기업지원시설이 들어서 있다. 최근에는 식품산업의 반도체라고 할 수 있는 소스 산업의 육성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소스산업화센터도 준공됐다. 이 시설들을 통해 입주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각종 기술 개발은 물론 제품 생산, 판로개척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와 같은 사례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익산의 식품클러스터는 외국의 많은 식품 관계자들이 부러워하는 식품산업의 본산지다. 국가가 주도하는 식품산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식품기업과 연구소 85개사를 유치하고, 160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등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도 식품기업에 품질 좋은 농식품 원료를 공급하기 위한 원재료 중계공급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청년들이 마음껏 제품을 개발하고 시험해 볼 수 있는 청년식품창업허브와 기능성식품가정편의식(Home Meal Replacement; HMR) 등 신(新)식품 개발을 돕는 기업지원시설들도 순차적으로 구축된다.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식품산업은 국내 농산물 소비의 31%를 차지하고, 35만 명이 종사하는 일자리의 보고이다. 정부는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식품산업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기업 지원시설 확충, 연관 산업과의 협력 강화 등 모든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다. 호남고속도로 익산 IC 지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국가식품클러스터를 방문하면 이곳이 미래먹거리 산업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머지않아, 세계 식품산업의 혁신을 선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식품산업의 메카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1400년 전 백제가 꽃피운 찬란한 문화가 바다 건너 일본의 아스카(飛鳥) 시대를 열게 했듯이, 익산 식품클러스터가 동북아를 넘어 아시아와 전 세계로 힘차게 뻗어 나가길 희망한다.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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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7 16:47

고향 길 단상(斷想)

송승엽 한반도 미래연구원 원장 지난 주 한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전주행 고속버스를 탔다. 고향가는 고속도로를 달릴 때마다 항상 그러했듯, 이번에도 마음속에 가벼운 설렘과 푸근함이 일었다. 차창 밖을 보니 지난 여름 푸른 숲을 이루었던 나무들이 어언간 울긋불긋 단풍으로 갈아입고 늦가을 문턱에 들어서고 있었다. 조금 지나면 단풍 잎을 떨쳐버리고 하얀 겨울 속 깊은 동면에 들어갈 태세다. 빠르게 지나가는 나무들 사이로 문득 88년 서울올림픽 때 중국 국가대표선수단 임원들을 안내해 용인 한국민속촌을 참관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일행 중 한국 전쟁에 참전했다던 한 사람이 스쳐가는 고속도로 주변 숲들을 보며 전쟁 때 폭격으로 모든 산들이 처참하게 파헤쳐져 나무 한 그루 없었는데 언제 저렇게 우거진 숲을 이루게 되었는가? 정말 믿기지 않는다고 놀라워 했던 장면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산림강국이 되었으나 불과 60여 년 전인 1950년대만해도 산림 총량이 현재의 5%에 불과했으며 벌거벗은 민둥산 비율이 50%에 육박하였다. 어릴 적 동네 산에 올라가면 떨어진 나무 잎까지 갈퀴로 싹싹 긁어가 땔감으로 쓰는 통에 땅의 붉은 속살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본 강점기,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며 전국의 산들이 완전 황폐화 되었던 것이다. 해방 이듬 해인 1946년에 식목일 행사가 시작되어 막대한 양을 조림했고 1960년대까지도 벌목을 막는 엄격한 형벌규정이 있었지만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땔감용으로 나무를 베어 산림 황폐화를 막지 못했다. 1973년부터 치산녹화 10개년 계획을 대대적으로 전개하여 매년 봄이 되면 전국민은 물론 정부기관, 단체 및 학교가 동원되었다. 제1차 치산녹화 10개년 계획 동안 속성수(速成樹) 중심으로 조림 목표량을 4년 앞당겨 달성한 후, 1979년 제2차 치산녹화 10개년 계획 때는 경제수(經濟樹) 조림 비중을 높였으며, 인건비 등 비용 상승과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자연 휴양림 조성 등으로 정책 방향을 옮겼다. 그 결과 오늘날 전국에 숲이 우거져서 산 오르기가 힘들 정도이고 맷돼지들이 민가로 나와 폐를 끼쳐 골치가 아플 지경이 되었다. 녹화사업을 위한 전국민의 노력과 함께 경제성장과 소득 증가, 농촌인구 감소 등의 영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다 불현듯 어릴 때 학교 식목행사로 함께 산에 올라 나무도 심고 해충도 잡았던 옛 친구들이 생각났다. 그 중에 벌써 누구는 교통사고로, 누구는 못쓸 병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 특히 같은 반 내 옆 짝꿍으로 앉았던 한 친구는 수업시간에 내가 선생님 질문에 일어나 답변하고 앉을 때 내 엉덩이 밑에 연필을 세워 연필심이 엉덩이 살에 박히게 했는데 몇 년 전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언젠가 만나 회포를 풀며 술 한잔 기울이고 싶었는데 말이다 기타 어릴 적 나에게 연을 만들어주었던 동네 형, 나를 많이 따르던 이웃 동생들, 찐 계란 하나라도 더 주고자 했던 전주 하숙집 주인 등 오랫동안 못 보았던 얼굴들이 떠오르며 아련한 그리움에 지긋이 눈을 감았다. 그러자 감긴 눈앞에 지난 여름 영면하신 큰 누님의 웃음 띈 인자한 모습이 나타났다. 누가 그랬던가 자녀가 많은 집안의 큰 누님은 어머니와 같다고. 큰 누님을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아려온다. 믿는다. 지금쯤 아무 고통 없는 천국에서 평소처럼 해맑은 웃음지으며 즐겁게 지내실 거라고. /송승엽 한반도 미래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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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0 18:03

윤정희 대배우의 알츠하이머

박정용 (주)쿠엔즈버킷 대표 윤정희는 1960~1970년대를 스크린의 여왕으로 군림한 대배우지만 실제로 영화를 통해 본 적은 없었다. 남정임, 문희와 함께 1세대 여배우 트로이카였다는 사실만 기사로 접했을 뿐이고 신트로이카인 정윤희, 유지인, 장미희에 이르러서야 고작 초등학생일 무렵 등하굣길 옆 담벽에 붙은 영화포스터로만 보았을 뿐이다. 그래서 윤정희라는 배우에 대해 아버지, 어머니 세대가 느끼는 향수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당시 한국영화는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자식 때문에 희생하는 여성들만 가득할 때였다. 이 때 윤정희라는 당돌한 여배우는 가련한 역할은 물론이고 백치미부터 세련된 지적 연기까지 능숙하게 해냈다고 한다. 그 당시 영화를 본 분들의 뇌리에는 그때의 윤정희 배우 모습이 아직도 살아 있다 하니 사람들에게 준 충격과 인기가 어느 정도였을지 가늠이 된다. 그런 분이 지금 10년째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이다. 알츠하이머는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초기에는 주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에서 문제를 보이고, 진행하면서는 점차 언어기능이나 판단력 등 다른 여러 인지기능의 이상이 동반되다가 결국에는 모든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한다. 일찍이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은 치매환자 한 명으로 인한 가족의 희생과 사회적 비용의 크기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마을 전체를 치매환자들이 사는 공동체로 만든 곳이 있을 정도로 사회안정망도 발전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제 막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상태다. 때문에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가족을 돌보는 현실이 다른 신체 장애나 병에 걸린 가족을 돌보는 것과 현저히 다르다는 점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알츠하이머는 다른 만성 질환보다도 훨씬 더 가족을 파괴하고 더 큰 재정적, 사회적, 감정적 희생을 만들어 낸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자신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공개했었다. 예전에 암 수술을 받았지만 정상적이고 건강한 생활로 돌아갔던 것과는 다른 심경을 이렇게 표현했다. 아직은 괜찮다고 느끼는 지금, 불행하게도 내가 앓는 알츠하이머가 점차 심해진다면 가족들이 힘든 경험을 할 것입니다. 이제 나는 내 인생 황혼기로의 여행을 시작합니다. 알츠하이머는 주로 고혈압, 당뇨, 높은 콜레스테롤을 원인으로 본다. 과음, 흡연도 요인이 된다.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는 오메가3가 많이 들어 있는 들기름, 아마씨, 올리브유를 섭취하고 옥수수, 홍화, 해바라기씨 기름은 피하는 게 좋다고 한다. 평소 들기름을 먹지 않던 일본에서 들기름 열풍이 불었던 이유도 바로 치매 예방 효과 때문이었다. 알츠하이머 병을 앓게 되면 어린아이가 되어 간다. 했던 말을 반복하고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헌데 환자들의 기억이 점점 좁혀들어 가더라도 계속 남는 기억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기에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한다. 내 생애 봄 날은 간다라는 노래처럼 모든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가장 행복했던 봄 날의 기억은 아스라한 추억처럼 사라져 가는지 모르겠지만, 기억을 잃어가는 사람에게 봄 날의 기억은 점점 또렷해지고 강해지는 한 줄기 끈이 된다. 아무리 힘들고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때에도 우리를 살게 만드는 힘이 바로 자신의 행복한 기억에 있음이다. /박정용 (주)쿠엔즈버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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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13 17:01

앞으로 10년, 우리경제의 골든타임

이인재 행정안전부 기획조정실장 요즘 경제뉴스를 보면 어두운 소식들이 많다. 2% 성장 불확실, 디플레이션 우려, 수출 감소 등이 헤드라인에 위치한다. 한쪽에서는 나랏돈을 풀어야 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이 답일까? 모든 경제문제는 현 상황의 진단에서 출발한다. 요즘 좀 어려운 것인지, 앞으로 계속 어려울 것인지, 즉 경기적 현상인지, 구조적 현상인지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해당한다. 미-중 무역분쟁, 중국의 성장둔화 등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도 있지만, 우리경제의 구조적인 어려움도 크다. 무엇보다 저출산고령화가 문제다. 어린이와 노인을 제외한, 실제 일할 수 있는 인구인 생산가능인구가 작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근로자 한 사람이 점점 더 많은 노인을 부양해야 한다. 한편 세계경제는 공급과잉의 덫에 빠져있다. 쉽게 말해 물건이 남아돈다. 인구감소로 소비여력은 줄어드는데 기술혁신으로 생산품은 넘쳐나, 가격이 떨어지고 기업들은 이윤을 내기 어렵다. 유통업계를 호령하던 이마트도 쿠팡, G마켓 등 온라인 업체와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조선, 철강, 화학 등 중후장대 산업들도 위기에 처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가 인구감소,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이른바 수축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니 정해진 답도 없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 지식인들과 정부가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개인과 기업이 돈을 쓰지 않는다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 경기가 과열되면 반대로 나라 곳간에 자물쇠를 채우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정부재정도 결국 국민세금이기 때문에 인구감소 대응, 4차 산업혁명 분야 등 꼭 필요한 곳에 예산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출산으로 전체 인구는 줄지만, 생산가능인구가 유지될 수 있도록 고령자의 취업을 장려하고 평생직업교육에 힘써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정부가 정년연장을 검토하는 이유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육아부담을 줄이고 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드론,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먹거리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산학의 노력도 필요하다. 산업구조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낙오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도 더욱 두터워져야 한다. 승자독식 사회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사회지도층과 대기업부터 사회적 공헌과 양보를 실천하고, 공존과 타협의 문화도 정착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새로운 도전 앞에 서 있다. 이른바 수축사회를 맞아 경제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 준비하지 않으면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 인구가 줄어들기 전까지, 향후 10년이 우리경제의 골든타임일 것이다. 필자는 우리가 지난 100년간 수많은 역경을 헤쳐 나갔듯이 다시 한 번 난관을 극복하리라고 본다. 이미 지역에서 희망적인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군산에서 GM공장 폐쇄의 아픔을 딛고 노사정이 협력하여 전기차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군산형 일자리 모델이 탄생했다. 광주, 구미에 이은 상생형 일자리 모델이다. 이러한 성공사례가 전국에 확산되어 위기 극복의 모범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인재 행정안전부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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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06 17:04

지역·사람·행복을 잇는 사회적 농업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덕유산 자락에 위치한 무주군의 자랑을 꼽으라면 단연 천혜의 청정 자연을 이야기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천동 계곡이 있고,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 그리고 깨끗한 환경에서만 산다는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다. 밤이 되면 별빛이 쏟아지는 심심산골에 전교생 수가 10여 명에 불과한 작은 중학교가 있다. 올봄 입학한 1학년 학생들은 가을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진로체험을 마을 농가에서 하고 있다. 이 학교 학생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반햇소(축산업), 호롱불마을(노지 농업), 진원반디길마을(시설 농업) 등 무주 지역을 대표하는 농가를 방문해 농업에 대한 탐색과 체험의 기회를 갖는다. 한편, 섬진강변에 위치한 임실의 한 마을에선 어르신들이 계절마다 자연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야생화를 채집해 시들지 않는 꽃, 보존화(preserved flower)를 만든다. 완성된 작품은 마을기업인 영농조합 법인을 통해 판매한다. 또한 범죄 피해 가정의 여성과 자녀 등 원예치료를 위해 마을을 찾아온 사람들과 함께 밭일을 한다. 어르신들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살아가는 재미를 느낀다고 하신다. 무주의 학생들이 고향을 조금 더 알아가는 것. 임실의 어르신들이 농촌에서 보람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 이런 일들은 주변의 이웃을 돌보면서 우리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장애인을 비롯한 노인과 취약계층 등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농업을 통해 돌봄과 교육, 일자리 등을 나누면서 마을 공동체에 기여하는 것이 바로 사회적 농업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사회적 농업 시범 농장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전국 18개 농장 중 전북에 3곳의 사회적 농장이 있다. 이 농장들은 탄탄하게 구축된 현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완주의 사회적 경제 조직 가운데 한 곳은 발달장애 아동 재활 서비스 기관과 협력해 두레농장을 운영한다. 작년부터 두레농장에서 마을 어르신과 발달 장애 아동 가족들이 함께 농사를 짓고 있다. 발달장애 아동과 그 가족들은 서로를 이해해 줄 수 있는 동료들을 만나 채소 재배와 요리, 판매 활동을 함께 하며 세상과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또 어르신들은 꾸준히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일자리를 덤으로 얻게 된다. 농촌에서 만끽하는 자연 경관의 아름다움, 농산물을 심고 재배하면서 느끼는 생명의 경이로움 그리고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효과까지 이 모든 것이 사회적 농업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 농업을 통해 내가 살고 있는 농촌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주민들과 교류하면서 장애나 연령에 관계없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달 국회에서는 사회적 농업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사회적 농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앞으로 정부는 더 많은 사회적 농장이 만들어지고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제도적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사회적 농업을 확산하기 위한 정부의 이런 노력과 함께 농업과 복지교육 분야 간 협력도 더욱 강화되어 성공적 사례가 많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아울러, 우리 농촌이 취약계층을 포용하고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좀 더 따뜻한 곳으로 변모하길 기대한다.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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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3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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