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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대학, 새천년 호남권 명문사학으로 도약

‘우수한 기술인력 양성을 통한 교육입국’이라는 건학 이념 아래 서정상 이사장이 1995년 3월 설립한 정인대학이 박종순 학장의 취임 한돌을 맞아 의욕과 활기 넘치는 대학으로 변모하는 등 호남권의 새로운 명문사학으로 급부상하고 있다.지난 10월 교육부가 발표한 2000학년도 전문대학 정원 조정 결과에 따르면 정인대학은 기존의 1천1백20명 모집정원의 12개 학과에서 일부 유사학과를 계열별 전공코스로 통합하고 호텔조리과, 피부미용과, 보육과를 신설해 가정계열을 포함한 4개 계열, 10개전공, 8개학과로 증과했다.이는 도내의 다른대학들이 신입생 유치의 어려움으로 입학정원과 모집학과를 동결 또는 감축한 것과는 대조적이다.또 최근 실시한 신설학과 교수 공개채용에서 우리나라 유수 명문대 출신의 지원자들이 대거 응시한 사실과 같이 달라진 정인대학의 위상이 곳곳에서 보여지고 있다.▲수요자 중심의 대학 운영정인대학은 지역사회와 대학이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박종순 학장의 신념 아래 지역의 중심대학으로 발전하고자 학교 시설을 시민에게 전면 개방하는 등 캠퍼스의 공원화를 추진하고 있다.또 학생들에 대한 One-Stop Service를 실천하기 위해 학사민원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사회교육원을 개원, 누구나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이와 함께 학생들의 적성과 능력에 따른 철저한 개인지도제를 실시, 전국의 모든 대학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3년연속 93%이상 취업이라는 높은 취업률을 달성했다. ▲대학특성화정인대학은 지난 95년 개교 이래 꾸준히 정보화 및 관광분야의 특성화를 추진한 결과 지난해에는 교육부로부터 특성화 우수대학으로 선정돼 8억6천여만원의 특별재정 지원을 받았다.또 지역정보화시스템 구축 부문에서도 그 성과를 인정받아 전북도로부터도 특별 재정지원을 받은 정인대학은 대응투자금을 투입, 대학정보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정인대학은 이와 함께 2000년부터는 지식기반산업을 선도하는 정보화 분야와 토목·건축·품질인증의 기술지원분야, 지역환경에 부합된 문화·관광분야를 특성화 분야로 선정,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신지식 기반산업을 위한 관·산·학 협력체제 구축정인대학은 적극적인 관·산·학 협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산학협력처를 신설해 각 학과별로 2백50여개의 산업체와 산학협력을 체결, 교과과정 협의·산업체 겸임교수의 강의 참여·산업체 견학과 현장 실습·산학협동 공동 프로젝트 수행 등 실질적인 산학협력체제를 갖추고 있다.또한 정읍시와 관학협약을 맺고 학생 인턴십 제공·시청직원 위탁전문교육·관학협동 교수제를 통한 인적교류·지역정보 상호교환 등 적극적인 상호협력을 펼쳐 나가고 있다.이와 함께 2000년에는 창업보육센터가 건립돼 지역의 창업전진기지로서 제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사회에 봉사하는 대학정인대학은 지난 96년 전문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사회봉사활동을 정규교과에 포함시켜 정인대학 사회봉사단을 결성해 4년째 불우시설, 관공서, 농촌 등을 찾아가 사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이같은 사회봉사활동은 학생들이 사회현실을 접하면서 고귀한 희생과 봉사정신, 지도력과 의지, 인내와 끈기를 배우는 바른 인성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한편 박종순 학장은 정읍시 자원봉사후원회장을 맡아 자원봉사활동을 활성화시킨 공로로 정읍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으며 정인대학 사회봉사단도 전북도 우수봉사단으로 선정돼 유종근 전북지사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최신시설을 갖춘 정보화 대학정인대학은 전국 유수대학이나 대형 안경점도 갖추지 못한 안경광학과의 전자동 검안기를 구비하는 등 각종 최첨단 기자재를 확보하고 있다.이외에도 멀티미디어실습실, 시청각 실습실, 어학실습실, 호텔실습실 등 첨단 장비를 갖추고 실무중심의 프로그램 뿐만아니라 기존의 대학 개념을 탈피한 가상대학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또한 정인대학은 대학내 모두 1천여대의 최신 컴퓨터를 보유, 재학생 1.5명당 1대꼴로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국의 4년제 대학을 포함한 모든 대학들 중에서도 최상위의 컴퓨터 보유율로서 2000년대 신지식 정보화 시대에 지역정보화의 거점대학으로 웅비할 것으로 예상된다.▲중장기 대학발전의 비전 제시정인대학은 2000년과 2001년을 대학발전의 도약기로 설정해 대학본부와 연구센터를 건립하고 지역의 정보화 사업기반을 구축해 평생교육 센터의 기능을 강화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전문인력을 배출한다는 장기적인 발전비전을 제시하고 있다.이를 위해 정인대학은 대학의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이 계획에 따른 단기 추진 50대 과제를 선정해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정인대학은 이 계획에 따라 행정 및 연구기능을 갖춘 대학본부와 학생복지시설을 갖춘 학생회관을 2001년 완공할 예정이다. ● 박종순 학장 인터뷰“교양과 예절을 갖춘 전문기술인력을 육성해 나갈 것입니다 ”-학장님의 대학운영 방침은 무엇입니까▲대학구성원 모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적극 노력하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대학도 과거처럼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사회와 절연돼 그야말로 고고한 위치만을 고집하는 그런 단계는 지났습니다. 대학도 과감히 개혁되고 개방돼야 하며, 또 행정체계도 민주화되고, 자율화돼야 합니다. 또한 학교의 경영을 책임맡은 학장의 역할은 대학의 구성원들이 자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여건과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풍토가 대학사회에 뿌리내려야 대학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소 생각하고 있습니다.-정인대학의 목표와 과제는 어디에다 두고 있습니까▲올바른 인간교육에 힘쓰고 있습니다. 학문적인 지식이나 기술 이전에 올바른 인간이 먼저 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질만능과 향락주의, 극단적 이기주의가 만연된 타락한 인간의 모습과 산업사회의 병폐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미래의 소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성실하고 예절바르며 이웃과 국가사회에 헌신 봉사할 수 있는 지도적 인격자로, 교양과 예절을 갖춘 전문기술인력으로 학생들을 육성해내는 일이야말로 무엇보다도 중요한 대학교육의 목표와 과제가 돼야 합니다.-향후 대학 운영계획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20세기를 마감하고 새로운 천년을 여는 역사적인 대전환기에서 대학의 진리탐구라는 고전적인 기능과 역할도 새로운 변화를 거듭해야 합니다.이에 따라 우리 대학은 현실이 요구하는 자질과 능력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정보화 및 세계화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교수능력의 향상, 다양한 교육방법의 개선은 물론 첨단 기자재의 확충과 이에 대한 활용능력의 배양, 효율적인 산학협동 체제의 구축 등으로 졸업과 동시에 사회로 진출, 실무를 펼칠 수 있는 탁월한 전문인력을 육성하겠습니다.또 지역내 유관기관과 지역유지 및 학부모 등 지역사회와 긴밀한 유대와 협조체제를 더욱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 지역사회 주민과 학부모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는 대학으로 거듭 태어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경제일반
  • 백진기
  • 2000.01.05 23:02

농업기반공사 출범...앞으로의 전망

농업기반공사(농기공)가 1월1일자로 공식 출범했다.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구 농어촌진흥공사 전북지사에 자리잡은 농기공 전북지사도 3일 시무식을 갖고 새로운 체제에서 업무에 돌입했다.농조연합회 전북지회와 도내 8개 농지개량조합, 농어촌진흥공사 전북지사가 합쳐진 농기공 전북지사는 일단 외적 규모가 거대해졌다. 지사는 2실8부 체계로 갖춰졌고 시군 단위 8개 지부를 거느리며 소속된 정규직 직원수만해도 7백73명에 이른다.출범 직전 발표된 지사장 및 지부장, 지사 실·부장급 인사는 통합 농기공의 출범 초기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전북지사장은 구 농어촌진흥공사 전북지사장이 맡았으나 8개 시군지부장은 구 농지개량조합의 전무들이 대부분 승계했다. 전북지사의 관리담담실장(1급)은 농조연합회에서 사업담당실장(1급)은 농어촌진흥공사 몫으로 배정됐다. 8개 부장자리는 농진공에서 6개 자리(관리부·영농규모화사업부·사업관리부·조사설계부·기전부·지하수부), 농조연이 1개(환지사업부), 농조가 1개(용수관리부)를 맡았다. 8개 지부장은 철저히 기존 농조의 전무들에게 돌아갔다. 그러다보니 일부 지부에서는 지부장보다 부지부장의 직급이 높은 경우까지 발생했다. 금강지부(구 금강농조)만 전 조합장이 맡을 예정이나 임용절차가 진행중이어서 이번 인사발령에서는 빠져 있다. 전형적인 안배 인사였다.하위직들의 배치도 이같은 원칙에 따라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물관리를 맡아야 하는 기존 농조 직원들은 직책만 바뀐 채 현 위치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인사는 일단 조직의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고육책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나 지나치게 경직된 원칙을 적용, 통합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사고 있다. 조직구성과 인사가 지나치게 보수적이어서 겉으로는 안정감을 주지만 내적으로는 오히려 불안을 증폭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통합 농기공 직원들은 머지않아 또한번의 인사열풍이 불어 닥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물리적 통합에서 화학적 통합으로 이행하는 단계가 남아 있으며 그 시기는 올 하반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들이다. ’현재의 자리가 내자리 아니다’라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농기공의 초반 안정화 전략은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 경제일반
  • 문경민
  • 2000.01.05 23:02

해외시장공략 필수요건...해외인증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됐다. 지나간 천년, 특히 1900년대가 그랬듯 뉴 밀레니엄시대에는 국경없는 경제전쟁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새천년에는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경제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세계 각국은 국가마다, 또는 대륙마다 역내(域內) 경제이익을 지키는 한편 역외(域外)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방법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지난 천년이 대기업이 국제무대에서 생존가능 여부를 시험한 시대였다면 뉴 밀레니엄은 중소기업들이 지구촌의 변화에 얼마만큼 적응해 살아남을 수 있느냐를 시험하는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뉴 밀레니엄시대는 중소기업들이 제품을 팔려면 세계 각국이 정해놓은 기준에 적응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른바 인증제도다. 해외시장에 물건을 팔려면 수입국에서 요구하는 인증을 획득해야하는 것은 이제 불문가지(不問可知)가 됐다.정부는 지난 1998년부터 UL(미국), CSA(캐나다), CE(유럽연합) 등 35종의 주요 해외규격인증을 획득하려는 중소기업에 인증획득 비용의 70%(최고 1천만원)까지를 정부가 지원하는 해외유명규격 인증획득 지원사업을 펴고 있다.전북지방중소기업청에 따르면 해외유명규격 인증획득 지원사업이 시작된 첫해 전국 3백80개 중소기업이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지원업체가 8백23개업체에 달했다.도내의 경우 이 사업이 시작된 첫해 3개업체가 사업에 참여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사업참여 업체가 5개에 불과했다. 이는 해외인증에 대한 도내 중소기업들의 관심이 아직 활발하지 못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뉴 밀레니엄시대 해외시장 공략의 필수요건인 주요 해외인증 마크를 간략히 소개한다.▲BSI(영국표준협회)마크영국의 안전규격으로 시공기준(건축·토목), 전기·전자기기, 기계류, 자동차부품, 조선용기자재, 항공기부품, 특수인쇄기 등의 광범위한 제품이 대상이다. 주로 전원으로 작동되는 가정용 음향기기 및 TV의 안전요구사항에 관련된 기기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CCIB(중국 안전규격인증)마크SAIQ(중국 국가출입경검험도국)가 주관하는 중국의 안전규격이다. TV와 냉장고·에어컨등 가전 6종과 자동차·오토바이 등 공산품 3종, 세탁기·청소기·VCR·PC·모니터·전동공구 등 전기 전자제품 20종과 의료용 X-Ray, 심장박동기, 도난경보기, 압력용기 부품 등 18종에 적용된다.▲CE(유럽공동체)마크유럽연합(프랑스·독일·이탈리아·벨기에·네덜란드·영국·스페인·포르투갈·아일랜드·덴마크·그리스·오스트리아·스웨덴·핀란드 등)의 통합규격인증마크로 강제규격이다. 완구류, 단순 압력용기류, 가스기기류, 기계류, 전자파 적합성, 통신단말기, 비자동저울, 개인보호장비, 이식용 의료기기, 온수보일러, 건축자재, 저전압기기, 의료장비 등에 적용된다.▲CSA(캐나다표준협회)캐나다의 강제 안전규격으로 전기기기류, 전기기계류, 전선류, 전기부품 및 재료가스, 석유 및 가스연소 기구류 등에 적용되고 있다.▲GOST(러시아연방국가 표준인증)러시아연방국가의 표준규격으로 강제규격이다. 식품류, 화학제품, 목재류, 의류, 신발류, 원자로, 보일러, 전기·전자기기 및 부품류, 의료기기 및 부품, 악기류, 장난감, 게임류 등에 적용된다.▲JIS(일본공업규격)일본의 공업표준규격으로 토목·건축, 일반기계, 전기, 자동차, 철도, 철강, 비철금속, 화학, 섬유, 광산, 펄프·종이, 의료안전용구, 정보처리 등의 18개구분, 1천4백88개 규격으로 정해져 있다.▲QS-9000(자동차부품업체 품질시스템)제너럴 모터스,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3사가 자사에 납품하는 전세계 자동차 부품업계에 요구하는 품질시스템 규격. 자동차 관련부품 및 서비스업체가 주요 대상품목이다.▲SEMKO(스웨덴 전기기기검사협회)스웨덴의 전기안전 강제규격. 통신 및 전자기기, 전기기기 및 전기 시설기자재, 가정용기기, 측정 및 시험용 기기 등이 적용대상이다.▲T-마크(일본전기용품 형식승인)구조 또는 사용방법, 기타 사용상황으로 볼때 장애발생 우려가 많은 27개 갑종전기용품과 이외의 1백56개 을종전기용품으로 구분해 적용된다.▲UL(미국보험협회 안전시험소)인증신체의 상해, 인명 및 재산피해를 줄이고 방지하기 위해 1894년 설립된 미국보험협회 안전시험소 전기·전자기기 및 부품류, 기계기구류, 건축자재 및 건설기기류, 소화용기기류, 도난방지기기류, 선박용 제품류 등 1천4백여개의 광범위한 품목에 적용하는 인증이다.▲VDE(독일전기기술자협회)마크전력설비, 전력용 케이블·코드, 절연재료, 측정·시험기, 기계·변압기, 개폐기·고압기기, 전기기기,통신·방송설비 등이 주요 대상품목이다.▲KEMA(네덜란드 전기안전마크)케이블, 커넥터, 플러그, 콘센트, 스위치, 소형회로 차단기, 안전절연 변압기, 기기용접속기, 소형 퓨즈, 가열조리기 등 전력용 기기, 전기기기에 적용된다.▲FCC(미국연방통신위원회)미국의 전파통신규격. 무선전화, 해상구명용장비, 산업·과학·의료용 고주파이용기기류, 송신기류, 저출력송신기, 수신기류, 방송수신기류, 전화기·팩스·모뎀류 등에 적용된다.

  • 경제일반
  • 강인석
  • 2000.01.04 23:02

[해외시장 공략의 허와 실] 활동무대 도용하는 나이지리아 사기행각

블랙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블랙 골드가 솟아나는 나라. 이때문에 아프리카시장에 관심을 갖는 비즈니스맨이라면 그 현장에 뛰어들어 한 몫을 건질 수 있겠구나 하는 유혹에 빠지기도 하는 나라. 그러다 자칫 사기극에 코가 꿰어 패가망신을 살 수도 있는 나라. 그곳이 바로 나이지리아다.나이지리아의 국제무역 사기행각은 90년대 들어 너무 많이 알려진 터라 이제는 진부하기조차 하다. 그래서 나이지리아의 사기꾼들도 낌새를 채고 활동무대를 옮기고 있는 중인데 얼마전까지는 이웃나라인 토고, 베냉 등이었다가 이제는 남아공화국까지 진출했다.그들이 즐겨 쓰는 수법의 하나는 속칭 419 수법. 나이지리아 형법 조항에서 유래된 별명인데 이들은 지구상의 여러 기업체 사장들에게 “일거에 일확천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있다”는 투의 미끼를 끼워 팩스나 서신을 보내는 것으로 올가미를 던진다.예를 들면 ▲아프리카 국가의 권력층이 조성한 엄청난 비자금을 밖으로 빼돌리려 하는데 당신이 도와주면 몇 %의 수수료를 지불하겠다 ▲아프리카 국가에 투자할 매력적인 투자물이 있으니 이곳에 와서 협의하자 ▲한국에서 고액 고가의 물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 절반은 T/T로 선불할 터이니 나머지 절반은 추가 상담을 위해 급히 방문하라 따위다.그리고 종국에 가서는 이 돈을 밖으로 빼돌리려면 유럽 등 제 3국에 임시계좌를 개설해야 하는데, 계좌개설을 비롯한 경비를 위해 당신이 전체 금액의 1%나 3%에 해당하는 비용을 부담하라고 유도한다. 이러한 사기행각에 대해 우리는 코웃음치지만 그들에게는 밑져야 본전이기 때문에 사기행각은 계속되고 있다.물론 나이지리아라고 해서 사기꾼만 있는 곳은 아니며 오히려 성실한 바이어가 훨씬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우리업체가 이들과 정상적인 비즈니스를 할 경우 10만달러 미만 상당의 소량 제품을 수출하려 해도 최소한 3∼4개월간 수많은 상담과 유무선상의 접촉을 거쳐야 한다. 뿐만아니라 막판에 추가로 가격을 깎자는 등 질척거릴 때도 적지 않음을 생각할 때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선뜻 몇 %나 몇 만불을 제의하는 자체에 이미 사기냄새가 짙게 풍긴다./임용탁(KOTRA 전북무역관장)※다음주부터 필자가 바뀝니다. 그동안 수고해주신 임용탁전북무역관장은 1월3일자 인사에 따라 KOTRA본부 마케팅지원처 디자인영상팀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 경제일반
  • 전북일보
  • 2000.01.04 23:02

[전북경제인 새천년 포부] 김광호 전주상공회의소장

뉴 밀레니엄시대는 경제시대다. 새천년을 맞은 전북경제도 새로운 도약에의 의욕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도내 경제단체 및 기관장들의 새천년 포부를 들어본다.<편집자주>전주상공회의소는 금년도 사업의 기본목표를 ‘새천년 도약을 위한 지역산업 발전과 경영능력 제고’에 두고 지역상공인들이 급변하는 경제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고 지역경제를 한차원 끌어올리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이를 위해 우선 신지식산업 기반구축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겠다.우리가 맞이하는 새천년은 지식·정보가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이 되는 사회로 전환될 것이다. 낙후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씻어버리고 선진지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전자상거래지원센터 및 엔젤클럽 결성 추진 등 신지식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기반구축에 역점을 두겠다.둘째, 기업을 사랑하고 경영하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유관기관, 단체, 지역민들과 유대관계를 강화해 경영애로를 해소하기 위한 조사·연구·건의활동을 강력하게 전개해 나가겠다.셋째, 정부정책의 변화에 따른 대응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각종 설명회와 기업의 애로해소를 위한 간담회, 그리고 회원기업 임직원의 능력 향상을 위한 각종 교육사업 등을 실시하고 경영상담 등 경영지원 사업을 내실있게 추진하겠다.끝으로 기업유치와 경영활동의 근간이 되는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을 위해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 금년부터 추진될 제4차 국토종합개발계획에 맞춰 지역상공인들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지적한 전주권 신공항 등을 비롯한 새만금, 군장신항만사업 등이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촉구해 나가겠다.새해에도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며 지역산업의 발전만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지역상공인들과 더불어 고락을 함께해 나가겠다./김광호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 경제일반
  • 2000.01.04 23:02

전문직·병원·학원 신용카드가맹 저조

건축사·변호사 등 전문직 사업자와 병원·학원 등의 신용카드 자진가맹 비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3일 전주세무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현재 관내 99년 하반기 신용카드 가맹대상 5백15명중 자진가맹한 사업자는 전체의 15.1%인 78명으로 나타났다.업종별로는 가맹대상 23명인 병원과 가맹대상 4명인 학원의 경우 자진가맹한 곳이 단 한곳도 없었으며 가맹대상이 2백41명인 소매업종은 38명이 자진가맹해 15.8%의 가맹비율을 보였다.음식·숙박업은 가맹대상 62명중 14명이 자진가맹해 가맹비율 22.6%로 평균을 상회했다.특히 지난해 하반기에 처음 가맹대상으로 지정된 전문직 사업자는 세무사·공인회계사가 가맹대상 17명중 7명이 자진가맹해 가맹비율이 41.2%로 높은 편이었을뿐 건축사(46명중 2명) 4.3%, 변호사(22명중 2명) 9.1%, 법무사·행정사(34명중 4명) 11.8% 등으로 자진가맹비율이 평균치를 밑돌았다.전문직 사업자중에는 세무사와 공인회계사의 신용카드 자진가맹 비율이 전국평균치(41.4%)를 유지했으나 변호사(전국평균 36.5%), 법무사·행정사(〃 26.3%), 건축사(〃 16.9%) 등은 전국평균보다 저조한 자진가맹비율을 보였다. 전문직 사업자들은 현재 신용카드사들과 수수료율 인하문제를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전주세무서 관계자는 “신용카드 가맹대상중 자진가맹하지 않은 사업자에게는 30일간의 기한을 정해 의무가입을 지정통보하고 그래도 가맹하지 않는 업소는 신고성실도를 분석해 세무조사대상으로 선정, 관리할 계획”이라며 “가입지정 통보이후 가맹비율은 상반기와 비슷한 70%선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지난해 하반기 신용카드 의무가맹 대상은 음식·숙박업과 전문직 사업자의 경우 직전년도 매출 또는 수입금액이 4천8백만원 이상, 소매업은 1억2천만원 이상이며 병·의원과 학원은 수입금액이 6천만원 이상인 업체가 대상이다.

  • 경제일반
  • 강인석
  • 2000.01.04 23:02

[의학칼럼] 무대공포증

무대공포증은 연설 또는 연주, 노래 등을 할때 발생하는 불안 상태로, 실제로 많은 사람이 경험하는 흔한 불안이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줄리 앤드류스도 무대공포증이 있었다 한다. 훌륭하고 유명한 연주가 중 많은 이들이 무대에서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 해도 그 실력을 발휘 할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일반적으로 무대에서 발생되는 어느 정도의 불안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적당한 불안은 집중력을 증가시키고 업무수행 능력을 증진시킨다. 그러나 그 불안이 지나치면 오히려 장애가 되는 것이다.첫 무대에 섰을 때는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고 두 번째 무대에서는 불안을 예측하기에 두려움은 가중된다. 경험이 쌓이면서 극복되기보다는 불안이 더 심해지는 것이 무대공포증의 특징이다. 이러한 무대공포는 준비과정부터 시작된다. 과거의 실패경험이 연상되고 지나친 염려로 제대로 연습조차 할 수 없다. 공포는 연주 직전과 시작직후 최고조에 이르러, 가슴이 두근거리고 눈앞은 깜깜하고 머릿속은 멍해진다. 연주가 끝난 후는 탈진하고 부정적인 경험이 다시 가슴속에 남게 되는 스트레스를 받는다.이를 극복하기 위해 드링크류나 신경안정제를 복용할 수도 있겠으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졸리는 부작용을 주의해야 한다. 최면은 불안을 심리적, 신체적으로 조절한다. 이완만으로도 불안을 극복할 수 있으나, 완벽주의를 교정하고 패배감을 차단하여 지난 실패가 되살아나는 고리를 끊는 최면안지행동치료가 도움이 된다. 환자에 따라 장기적인 (최면)분석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맑은 신경정신과 박근영 원장 (232)24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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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0.01.04 23:02

[의학칼럼] 이것이 미용성형의 방향이다

‘아주 조금, 설계변경을 하시오’하고 전에 말했다. 그러나 기술적인 가능성에서 말하면, 지금의 미용성형은 거의 모든 설계변경이 가능하다. 오히려 미용성형으로 ‘가능하지 않은 것’을 찾는 편이 간단하다. 예를 들면 눈의 위치를 변화시킨다든가, 코와 입의 위치나 거리를 변화시키는 것, 입술의 길이를 변화시키는 것 등은 무리이다.그밖의 것이라면 얼굴 전체에 걸친 여러가지 이미지 변신이 가능하다. 만약 원한다면 전혀 다른 사림이 되 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어도 예를 들어 패션 메이커에 취직한다면 ‘조금 화려하게’, 혹은 교수지망생인 사람에게는 ‘친숙하고 상냥하게’ 등으로 마춤감각으로 성형하는 시대가 되었다.확실히 미용성형이 막 시작되었을 무렵에는 시행착오로 불행한 사례가 생겨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미용성형은 거의 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실패는 100%없는 것인가’ 하고 물으면 유감스럽지만 100%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의료실수의 퍼센테이지에 그치는 정도이다. 외과나 내과와 같이 1%의 실수도 허락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만,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우리들은 이 약간의 의료실수를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없애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해를 두려워하지 않고 말한다면 이 약간의 실수를 왈가왈부하여 비난당하는 것을 대단히 슬프게 생각한다. 미용성형의 인구가 이렇게 도약된 것은 안전으로의 신뢰가 높아진 것의 증명이 되기도 한다. 동시에 의식도 변화했다. 성형하는 것은 ‘어느 정도 숨기는 것’은 없어지고 메이크업 감각이 되고 있다. 나에게 오는 여성도 대개는 ‘엄마에게 상담한 끝’에 온다. 부친에게는 비밀이란 것은, 충분히 그 세대의 남성이 아직도 ‘얼굴이 아니라 마음이다’라고 완고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미용성형을 망설이는 것은 ‘수술이 아프기 때문’이라는 공포심뿐이다. 나는 그것을 해소시키기 위한 미용성형을 계속 생각해 왔다.그것이 ‘수면미용성형’이라는 독자적인 것이다. 이것에 대한 설명은 나중으로 미루지만, 미용성형이 일반적인 생각보다 훨씬 진척되어 있다는 것을 체험하여 알기 바란다./김수홍(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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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04 23:02

[전북인 100년의 삶] 상례의 어제와 오늘

몇 년 전에 장례풍속과 살아가는 그네들의 이야기를 잘 버무려 제작한 두 편의 영화 '축제'와 '학생부군신위'가 있었다. 학생들에게 장례풍속을 흥미롭게 그리고 진지하게 알려주는 방법의 하나로 두 편의 영화를 보여준 적이 있어 더욱 기억에 선명하게 남는다. '축제'에서는 사람이 죽어 땅에 묻기까지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상례(喪禮) 절차를 꼼꼼하게 보여주면서, 노인의 연로함과 아이의 순진함이 조화되어 죽음이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영화였다. 죽음은 다만 잠시 동안의 헤어짐이며, 언젠가는 모두들 돌아가야 할 곳이고 거기서 다시 만날 것으로 믿는다. 오히려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이 삶의 고통이고 괴로움이다. 그래서 죽음의 문턱을 넘어 저 세상으로 떠나간 할머니는 세상의 모든 고통을 벗어 던진 아름답고 편안한 모습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인간은 태어나서 얼마동안 살다가 반드시 죽는다. 죽음은 사람들이 거쳐가는 관문과 같다. 우리 민족은 생사(生死)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이 세상과 영원히 결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죽음은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장소를 옮겨가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죽음을 삶의 연장으로 보고 있다.미국에서는 노인들이 죽을 때까지 활동하고 또 자식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려고 한다. 미국의 노인들은 죽음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하지 않는다. 죽음을 생각하면 두렵기 때문에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는 사고 방식이다. 이에 반해 우리 나라 노인들은 특히 죽음에 임박하면 자식들에게 자기 죽음과 사후 여러 가지 문제를 서스럼없이 상의한다. 세시풍속에서도 윤달이 들면 그 달은 귀신이 범접하지 않은 달이라 하여 연로하신 어른이 있는 집안은 수의를 미리 준비한다. 그리고 이를 지켜본 노인들은 슬퍼하기 보다 죽음을 미리 준비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든든하게 여긴다. 그리고 사후의 유산 처리나 제사를 잘 모실 것을 암시하고 죽은 후에도 대접을 받기를 원한다. 우리 나라는 예로부터 관혼상제(冠婚喪祭)의 예(禮)가 복잡하고 까다로우며, 그 중에서도 상례의 절차는 가장 까다롭다. 상례는 죽은 이를 위해 산 사람들이 진행하는 의례로, 죽은 이의 시신을 정중히 모시고 동시에 육신을 떠난 영혼을 성의껏 위로해준다. 상례는 다른 예에 비해 그 변화의 폭이 비교적 완만하다. 물론 옛날의 비하면 오늘날의 상례는 절차나 복식이 매우 간소화되고 있고 서구의 장례문화와 혼합되어 변화를 거듭하고 있지만, 그래도 전해 내려오는 까다로운 절차를 고수하고 있는 편이다. 옛날에는 사람이 죽으면 바로 땅에 매장하지 않고 초분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근 백년이 흐르는 동안 상례 가운데 급격히 소멸한 장례풍속은 초분이 아닌가 싶다. 1960~70년 무렵까지만 해도 남해안 지역과 도서 해안지역에서는 초분을 볼 수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초분은 집 가까운 밭이나 산자락에 자리를 정하여 관을 놓고 초가지붕처럼 마람을 들러놓았다가 3~5년이 지나면 날을 받아 이장한다. 전북에서는 초분을 '체변'이라고도 한다. 체변은 따뜻하고 아늑한 곳이면 되므로, 지관을 두지 않는다. 3년에서 5년이 지나면 살은 썩어 떨어지고 뼈만 남게 되는데, 이 뼈를 맞추어 명주나 비단에 싸서 7매를 묶어 상여를 써서 새 땅에 다시 묻는다. 이러한 초분은 언뜻 보아 원시적이고 비위생적이라 하여 야만적인 행위로 간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육은 더러운 것으로 인식하여 몇 년에 걸쳐 탈육시켜 뼈만 다시 묻는 행위는 조상에 대한 숭배에 기인한 것이다.초분을 하는 동안에 상주(喪主)는 한밤중에 침입하는 짐승들을 막기 위해 초분 곁을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 머리를 빗지 않고 육류를 금하는 등 함부로 처신하지 않고 자제한다. 초분의 예로 들었지만, 상례는 분명 우리 민족의 조상 숭배의 관념에 더하여 효성의 표현이 융합된 의식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우리 민족만이 갖는 정신적인 산물이라 할 만하다.상가에서 곡하는 소리가 나면 마을사람들은 모든 일을 제쳐두고 상가집으로 달려가 일손을 돕는다. 마을마다 상포계(상복계), 위친계가 있어 상가집 돕는 것은 마을사람들 나름대로 규율이기도 하다. 사망이 확인되어 가족들이 애절하게 곡을 하면, 밖에서는 떠나는 영혼을 부르는 고복(皐復)을 한다. 예서에서는 망인의 웃옷을 가지고 지붕에 올라 왼손으로 옷깃을, 오른손으로 허리를 잡고 북쪽을 향해 흔들면서 남자는 관직명이나 자(字)를 여자는 이름을 부른다. 그런데 전주에서는 망인이 죽으면 죽자마자 '혼백 던진다' 하여 짚으로 열십자를 만들어 마당 가운데 놓고 그 위에 물동우를 올려놓는다. 그런 뒤 망인의 상의를 물동우의 물에 적셔서 망인의 주소와 성명을 외치면서 지붕 위에 던져 두었다가 입관시에 내려 불사른다. 이러한 고복은 이생에 있는 사람들이 떠나가는 영혼을 부르는 것이며, 죽어서도 잊지 말고 집을 찾아와 달라는 바램이 담겨 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상가에 가더라도 찾아볼 수 없는 진풍경이 되고 말았다. 고복이 끝나면 곧바로 '사자상'을 차린다. 이는 예서에서도 언급되어 있지 않다 하는데, 이는 오늘날에도 자주 목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사자상은 사자가 3명이라 생각하여 밥 세 그릇, 짚신 세 켤레, 동전 세 개, 소금 한 접시와 나물 등을 대문 밖에 차려놓는다. 물론 형식에 있어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죽은 이를 데려가는 저승사자들을 후히 대접하여 저승까지 잘 인도해 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람이 죽으면 옥황상제의 대리인 저승사자가 죽은 이의 집 앞까지 와서 데리고 가기 때문에 저승에 가더라도 자기가 살던 집을 잊지 말라고 '고복'을 하고 망인을 잘 모시고 가라고 '사자상'을 차리는 것은 모두 죽은 이와 영원히 결별하지 않고 언제가는 다시 만날 것이라는 믿음의 소산이다. 망인을 목욕시키고 수의를 입힌 다음에 물에 불린 쌀을 버드나무 수저로 세 번 입에 떠넣는 '반함'을 한다. 순창에서는 물에 불린 쌀을 망인의 입을 벌리고 오른쪽, 왼쪽, 가운데 순으로 세 번 떠넣는다. 이는 저승길 양식으로, 쌀을 넣으면서 '백석이요', '천석이요', '만석이요' 라고 말한다. 그리고 '백냥이요', '천냥이요', '만냥이요' 하면서 엽전 혹은 동전을 다시 세 번 넣는데, 이것은 저승길 노자돈이라 한다. 곳에 따라서는 돈 대신 구슬을 넣기도 한다. 저승길 가는 길이 외롭고 배고플 것 같아 돈이며 식량을 두둑히 챙겨주는 것이다. 이러한 의식은 출상 전날 밤 철야를 하는 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오늘날 초상집 가서 밤이 새도록 고스톱 치며 술 마시는 것으로 변했지만, 망인이 극락왕생 하도록 기원하는 씻김굿을 하거나 상주를 위로하는 놀이를 하면서 밤을 지새운다. 그리고 상여 나가는 예행연습으로 빈상여놀이를 하기도 한다. 이는 상여꾼들이 밤을 새워 상여를 지키며 소리로 온갖 잡귀를 물리치는 것이다.죽은 이를 위해 애도하고 슬퍼해야 할 초상집에 굿판과 노래판을 벌이는 것은 죽음은 분명 슬퍼할 일이 아니며, 더 좋은 세상으로 가기를 바라는 이생의 사람들의 염원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흥겹게 놀면서 죽음의 의미를 삶의 의미로 전환하고 있으며, 아울러 망인을 기쁘게 해주어야 살아 있는 자손들에게 많은 복을 내려준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오늘날은 이러한 상례 절차를 대신하여 기독교식 장례, 불교식 장례라는 이름으로 그 종교에 맞는 장례 절차를 밟기도 한다. 기독교식 장례의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목사의 집례 아래 진행된다. 운명하는 사람의 영혼을 운명하는 순간부터 찬송과 기도 속에서 하느님께 맡기는 것이다. 장례 절차에 있어서도 분향을 하지 않고 헌화를 하며, 상주, 유족, 친지, 조객의 순으로 한 송이씩 헌화한다. 장례식도 물론 예배로 거행된다. 요즈음 우리 주변에서 쉽게 목격되고 있는 상례는 자기 집에서 초상을 치르는 대신 장례식장이나 병원 영안실을 이용하고 있다. 상주는 상복을 입는 대신 깔끔한 검정 양복을 차려입고 조문을 받으며, 문상객은 망인을 위해 절을 올리거나 기도를 하며 찬송가를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3년만에 탈상하는 대신에 서둘러 3일만에 탈상하고 공동묘지에 묻고 돌아온다. 예전에는 장지에 묻기까지 상여꾼을 동원하여 상여를 메고 상여소리를 부르며 망인과 상주, 그리고 가족들을 위로하였다. 그리고 발인할 때에는 노제와 평토제를 모셨고, 매장 후에도 탈상 때까지 반혼제, 우제, 졸곡제, 소상, 대상, 길제 등 복잡한 제의를 모시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여소리를 부를만한 소리꾼을 찾기가 쉽지 않다. 대신 관과 가족을 실은 영구차로 장지에 도착한다. 그리고 미리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놓은 곳에 관을 묻고 돌아온다. 봉분을 만들 때도 마을에서 동원된 일꾼들이 한나절이 지나도록 땅을 다지며 준비하지만, 이제는 포크레인이 도맡아 순식간에 해버린다. 간혹 망인의 혼을 절로 인도하여 망인의 극락정토에 왕생시키기 위하여 불교 의식인 49제를 모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최근에는 국가에서 화장을 적극 권장함에 따라 더욱 장례풍속은 변화를 거듭할 것 같다.이처럼 간소하게 변해 가는 장례풍속은 더불어 우리 조상들이 지닌 죽음에 대한 의식의 변화까지 초래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죽음 자체가 영원한 결별이요, 헤어짐이요, 다시는 만나지 못할 곳으로 떠나는 영원한 갈림길로 인식하기에, 사람이 죽으면 그렇게 슬퍼하는 지도 모른다. /서해숙(전라문화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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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04 23:02

주택건설업종 회계처리 기준 개정

임대주택을 많이 건설할 수록 부채비율이 높아졌던 주택건설업종의 불합리한 회계처리 기준이 올해부터 달라지게 됐다.이에따라 국민주택기금 사용규모에 따라 부채비율이 증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주택업체들의 경영애로 요인이 해소되는 등 회계처리와 관련한 주택건설업체의 오랜 숙원이 풀리게 됐다.3일 주택건설사업협회 전북도지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임대주택 건설사업자의 임대후 분양주택에 관한 회계처리’기준을 제정하고 이를 주택건설사업협회 전북도지회를 비롯한 전국 시도지회에 통보했다.금융감독원이 마련한 회계처리 기준은 주택업체가 임대주택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지원받는 국민주택기금과 임대보증금 등을 매출로 인정하도록 했다. 지금까지 이들 항목들은 주택업체의 매출로 인정되지 않고 전액 부채로 계상돼 주택업체들의 부채비율이 제조업 등 여타 업종에 비해 턱없이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해 왔다.특히 임대주택 건설을 위주로 하는 도내 주택업체들은 이같은 회계처리 기준에 따라 금융기관의 신용평가에서 요주의 업체로 분류돼 온데다 고금리에 의한 대출부담, 신용보증기금의 보증회피 등 갖가지 불이익을 받아왔다.또 일반건설업을 겸업하는 도내 40여개 주택건설 업체들의 경우 지난해 9월 공공공사 입찰이 적격심사 낙찰제로 전환된 이후 취약한 경영상태 점수를 의식, 입찰참가를 아예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주택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적용돼온 회계처리 기준으로는 정부가 장려하는 주택건설 사업을 많이 할수록 부채비율이 증가, 회사의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면서 “정부가 공사수행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외부자금 의존도가 높은 건설업종의 특성을 반영, 주택건설업체의 회계처리 기준을 개정한 것은 뒤늦게나마 바람직한 조치”라고 말했다.

  • 경제일반
  • 김현기
  • 2000.01.0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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