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혼혈주의적 개념 속에서 주제를 찾고, 그 대상을 절제된 조형언어로 기호화해 공간을 창조하는 작가. 군산대와 전주대에 출강, 지역에서도 낯익은 이름 김재권씨(60)가 혼혈주의적 기호시스템을 적용한 ‘김재권 평면작품전’을 28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열고있다.평면작업은 평면과 입체,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던 그가 2년 전부터 되돌아보기 시작한 표현양식. 전시의 테마 ‘혼혈주의적 기호시스템’에서 ‘혼혈주의’는 ‘시간들의 혼혈, 공간들의 혼혈, 그리고 다시 시간과 공간들의 혼혈’을 뜻한다. 이 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모든 장르의 벽이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김씨는 혼혈주의 속에서 미래문화를 찾고있다. 평면 구조를 지닌 듯 하지만 입체적인 것들, 사실과 변형의 복합구조로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듯한 화면, 더욱 화려해지고 투명해진 색채 등은 상징주의나 초현실주의적 회화의 성격을 띄고 있다. 어떠한 경계를 허물고 싶어하는 작가는 역사와 종교, 전쟁과 평화, 관조와 성찰, 왜곡과 편견 등 인간의 삶에 대한 질문들을 독특한 언어로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파리조형예술학교와 프랑스 국립 파리 제8대학 조형예술학부를 졸업한 김씨는 1986년 한국인 최초로 조형예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경희대 미술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한국무용협회 전북도지회(지회장 김숙)가 일선교사들을 대상으로 하계강습회 ‘무용 강습 및 체험활동’을 연다. 프로그램은 이매방류 승무를 배울 수 있는 A과정(30시간·한국전통춤)과 쉽고 재미있는 우리춤 따라하기(6시간·창작춤), 생활무용 입문(8시간·현대무용), 교육현장에서 필요한 발레 클래스(8시간·발레), 초보자를 위한 현대무용 클래스(8시간·현대무용)가 포함된 B과정으로 나눠진다. 단, A과정과 B과정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이매방을 비롯, 김정숙 한국무용협회 군산지부장, 노현택 전주지부장, 고명구 익산지부장, 손정자 예원대 교수, 손윤숙 전북대 교수, 양순희 우석대 교수가 직접 강사로 나선다. 7월 19일부터 23일까지 전주우진문화공간에서 열리는 하계강습회는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유·초·중·고등교사(기간제 교사 포함) 및 학원강사, 도내 무용학원 원장, 도내 무용학과 재학생, 전북무용협회 산하 각 지부 회원 등을 대상으로 선착순 70명을 모집하고 있다. 문의 063) 273-7072
“조금 힘들어졌다고 해서 흙을 멀리할 수는 없잖아요. 규모는 줄었지만 더 큰 열정으로 준비했습니다.”백제예술대 동문들이 모인 백제도예가회. 해마다 ‘쓰임이 있는 그릇전’을 이어왔던 이들이 올해는 새롭게 전시를 구성했다. 남자 셋과 여자 하나. ‘도자 3+1展’이 7월 4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경제가 어렵다 보니 올해 부쩍 참여작가 수가 줄었다. 그래도 7년째 이어오고 있는 전시를 멈출 수 없다는 생각으로 쉽지 않은 여건에도 욕심을 부렸다. 참여작가는 이강식(49·연담도예) 방호식(38·운도예공방) 정상영(34·토인공방) 유신아씨(33·운도예공방). 생활도자에 공통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장식성과 실용성을 조화시키고 그 위에 자신의 개성을 더했다.단정하면서도 힘있는 작품을 선보인 이씨는 10여명이 한꺼번에 연잎차를 우려 마실 수 있는 연지를 비롯 다기와 주전자 등 차인들을 위한 도구를 내놓았다. 제주도의 화산섬을 연상시키는 질감과 오리를 주제로 한 소품이 묘한 대조를 이루는 정씨의 작품은 옛날 조상들이 사용했던 맷돌과 절구에서 투박하면서도 거친 이미지를 가져온 것. 두차례 부부도예전을 열기도 했던 방씨와 유씨는 심플하고 고급스러움을 살려 호롱과 수반, 접시 등을 출품했다.
“성인의 훌륭한 가르침이 한시적으로 머물다 사라진다면 세상에 무엇이 남겠습니까. 문자로 기록된 성인의 말씀을 옮겨쓰는 사경(寫經)은 진리의 가르침을 영원히 기록하는 것이어서 그 어떤 것보다 값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30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전통사경전’을 열고있는 사경연구가 김경호씨(44·한국사경연구회장). 김제 출신으로 고향 전북에서는 갖는 첫 전시에서 그는 사경 강의로 관람객들을 맞았다. 25일 오후 2시 전북예술회관.“사경은 부처님을 조성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금·은·동·수정 등 칠보로 장엄하게 됐습니다. 고려시대 중국에 수출했던 유일한 예술분야이고, 일본의 사경도 우리나라에서 전래된 것을 보면 우리 한민족이 얼마나 위대한 문화인이었는지도 짐작할 수 있지요.”전통사경의 기법을 복원하고 오늘에 맞는 사경기법으로 새로운 예술 장르를 열어가고 있는 그는 “사경이 불교적 성격이 강하지만, 서예와 회화, 공예 등의 요소도 함께 지니고 있어 종합예술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날 강의를 찾은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는 “사경은 획 하나, 선 하나가 그냥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신심과 불심으로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이라는 말로 500년 이상 단절된 전통사경의 흔적을 쫓고있는 제자를 격려했다.
흔히 ‘클래식’하면 계절의 정취가 무르익는 가을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음악축제, 엑스앙프로방스 음악축제 등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은 여름이 ‘클래식의 계절’이다.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환상의 선율을 감상할 수 있는 무대는 아니지만, 여름철 무더위에 가라앉은 기운을 추스르는 데는 클래식이 제격. 그중에서도 관악연주는 여름에 더욱 잘 어울린다. 힘차게 호흡하는 관악주자들의 열정이 일탈하기 좋은 계절. 관악연주와 함께 초여름밤 무더위를 식혀 줄 클래식 공연이 이어진다. △박혜원 김현중의 플룻듀오 리사이틀 전북대 음악학과 출신 선후배 사이인 플루티스트 박혜원(31)과 김현중(26)이 호흡을 맞춘다. 28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The Memory of June’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플룻듀오 리사이틀을 준비했다. 앨버트 프란쯔 도플러의 ‘두대의 플룻과 피아노를 위한 안단테와 론도’, 로버트 무진스키의 ‘두대의 플룻을 위한 이중주’, 바흐슬라브 마르티누의 ‘플룻과 바순, 피아노를 위한 삼중주’, 게리 샥커의 ‘두대의 플룻과 피아노를 위한 두대의 플룻의 더 먼곳으로의 모험’을 협연한다. 클로드 볼링의 ‘플룻과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과 존 루터의 ‘플룻과 피아노를 위한 고풍스러운 모음곡’의 솔로 연주도 선사한다. 아울로스 목관 실내악단 단원으로 활동 중인 박혜원은 서해대와 전주교대에 출강하고 있으며, 김현중은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 석사과정을 밟기 위해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전북대 음악과 동문인 송선제(바순·전주시립교향악단)와 최경아(피아노·우노목관앙상블)가 협연한다. △전북윈드오케스트라 관악연주회순수 관악 전공자들의 모임인 전북윈드오케스트라(단장 박수석)가 28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관악연주회를 연다. 지난 99년 창단 후, 20차례가 넘는 정기공연을 통해 탄탄히 연주실력을 다져온 이들이다. 평택시 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이창녕이 객원 지휘하는 이번 무대에서는 그라함의 ‘세계의 창-아마존, 열대지방의 숲, 떠오르는 해, 우뢰같은 북소리, 캘트의 꿈, 지구의 산책’을 들려준다. 전주 지역을 중심으로 한 순수 아마추어 색소폰 동호인들의 모임인 ‘필하모닉 색소폰 앙상블’도 함께한다. ‘대니보이’, ‘브람스 헝가리안 댄스’ 등을 소개할 예정. 테너와 바리톤의 듀엣 무대도 볼거리다. 전북대 음대 출신인 젊은 성악가 윤호중과 이동현이 ‘청산에 살리라’, ‘그대에게 내말 전해주게’, ‘그대 그리고 나’ 등을 선사한다. 전주공업고 3학년에 재학중인 배태한(알토 색소폰)과 전주대 석사과정 중인 변자연(피아노)이 협연한다. △전주챔버오케스트라 ‘2005 해설이 있는 음악회’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클래식 무대를 열어온 전주챔버오케스트라(지휘 김태선)는 '2005 해설이 있는 음악회'로 찾아온다. 29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클래식이 어렵다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고전음악과 대중적인 음악들로 레퍼토리를 혼합한 이날 음악회에서는 드보르자크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작품번호 22번'과 하이든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를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김주(전주대 객원교수)와 최정은(전주대 출강), 전주 출신으로 서울예원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이경민(바이올린)이 협연한다. 한국민요 '방아타령'을 챔버오케스트라를 위한 해금협주곡으로 편곡, 해금과 클래식의 만남도 주목을 모은다. 협연자는 대전시립연정국악문화회관 상임단원인 김소희. 김씨는 전북대를 졸업, 중앙대 대학원에 재학중이다. 자막이 함께하는 이번 음악회의 해설은 김현경 전주초등학교 교사가 맡는다.
가톨릭전북문우회 ‘음악과 시 어울마당’ 가톨릭 전북문우회(회장 이소애)는 7월 2일 오후 7시 임실 운암 옥정호 인근에 위치한 카페 ‘오스 하우스’에서 ‘초여름밤, 음악과 시 어울마당’을 연다. 파치스 수녀의 멋진 기타 반주에 맞춰 시낭송과 노래로 꾸며지는 이번 어울마당에는 김계숙 현경수 임춘자 이형구 강경숙 이정숙 진홍원 안영 서복희 나혜경 등 가톨릭 문인들이 참여한다. 참가 희망자 등 일행들은 당일 오후 5시 30분 전주가톨릭센터에서 출발한다. 가족 동반 가능. 문의 063) 232-3477금산사 ‘산사수련회’ 활짝산사(山寺) 체험을 통해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는 ‘템플스테이(Temple Stay)’가 요즘 인기다.대한불교 조계종 17교구 본사인 김제 금산사가 불기 2549년 여름수련회를 마련했다. 기존 일방적인 주입식 프로그램 운영에서 벗어나 이용자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이 특징. 금산사는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잔다네!’를 주제로 7월 22일부터 8월 6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여름수련회를 진행한다. 1차 여름수련회는 7월 22일부터 24일까지. 대학생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다. 초등학생 3학년 이상 중학생에게 개방하는 어린이 캠프가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고, 8월 3일부터 6일까지 대학생 이상 성인들이 참가하는 2차 여름수련회가 마련된다. 예불, 참선, 반야심경 사경, 108배 등 불교 전통수행 체험 외에도 야생차 만들기, 모악산 산행, 김제 벽골제 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참가 신청은 인터넷 홈페이지(www.geumsansa.org)를 통해 할 수 있으며, 참가 인원은 60명이다. 비용은 일정에 따라 2박3일이 7만원, 3박4일이 9만원. 문의 063) 548-1390한국교회음악학회 ‘교회음악세미나’ 개최한국교회음악학회와 한일예배와음악연구소가 오는 8월 16일∼17일, 18일∼19일 두 차례에 걸쳐 한일장신대 봉사교육관과 이리신광교회에서 ‘제6회 교회성장을 위한 교회음악세미나’를 개최한다.‘거룩한 아름다움으로 드리는 예배’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세미나에는 한일장신대 음악학부 박효정 교수(피아노), 최동규 교수(성악), 전낙표 교수(작곡), 박원선 교수(오르간)와 연세대 김명엽 교수, 장로회신학대 박창훈 교수, 대구시립합창단 이상길 지휘자가 참석한다.이들은 합창지도법과 찬양대를 위한 시창 훈련, 찬송가 시범예배, 교회음악이론 등 교회음악에 관한 다양한 이론과 실기에 대해 강의를 맡는다.이리신광교회에서 진행되는 세미나에서는 특강과 함께 ‘음악으로 드리는 헌신예배’도 올릴 예정. 지휘자, 반주자, 찬양대원, 찬양사역자 등 교회음악봉사자는 물론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가 희망자는 8월12일까지 한일장신대 음악과 사무실로 신청하면 된다. 문의 063) 230-5545
전주전통술박물관이 26일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11호 ‘아산 연엽주’를 찾아 술기행을 떠난다.‘아산 연엽주’는 충남 아산 외암리에서 예안이씨 가문으로 전해내려온 양조기술로 빚은 술. 손수 빚은 누룩과 쌀, 찹쌀, 연잎, 감초, 솔잎을 재료로 빚어내 첫 맛이 새콤하고 연꽃잎을 넣어 술의 향기가 독특해 ‘연엽주’로 불리게 됐다. 중요민속자료 236호인 외암리 민속마을은 기나긴 돌담길로 이어진, 500년 전 마을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 돌아오는 길에는 이순신 장군의 사당 ‘현충사’도 들러볼 예정이다. 오전 9시 전통술박물관에서 출발하며, 현재 선착순 35명을 모집하고 있다. 참가비 3만원. 문의 063) 287-6305
전주 전통문화사랑 실천 동반자들의 모임인 ‘천년전주사랑모임(이사장 김명곤)’이 사무국 직원을 모집한다.자격은 법인업무 유경험자 또는 문화기획 경력자로 웹관리가 가능하고 전주에 거주할 수 있어야 한다. 채용은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구직 희망자는 이력서, 자기소개서, 경력을 증명할 내용을 등기우편(전주시 완산구 교동 63-11 천년전주사랑모임)이나 이메일(juc-king@hanmail.net)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접수 마감은 29일 오후 6시까지. 문의 063) 283-1425
기독교 전북방송합창단 창단연주회가 25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다. 교파를 초월한 44개 지교회의 목회자, 장로, 권사, 집사 등 70여명의 단원들로 꾸려진 기독교전북방송합창단은 지휘자 16명을 비롯해 반주자 7명, 독창자, 찬양대원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10월 창단 이후, 8개월 만에 공식 무대를 갖는 이들은 그동안 세 차례 교회 순회연주를 통해 호흡을 맞춰왔다.이번 창단연주회는 ‘전통과 현대’, ‘순수와 실용’, ‘우리문화와 타문화권의 음악’ 등으로 폭넓게 준비했다.첫 무대는 ‘예배를 위한 찬양대합창곡’ 공연. 우아하고 경쾌한 프랑스 궁정 스타일의 염미주의적 찬송인 프라이링하우젠의 ‘영원한 문아 열려라’와 그리스도 수난을 배경으로 상처받은 영혼을 위한 십자가의 죽음을 그린 라르손의 ‘못 박히셨네’ 등을 선곡했다. 가스펠과 블루스를 접목한 뮤지컬 풍의 ‘빛에 걸어가라’와 한국적 기독교노래운동의 선구자 류형선의 ‘갈릴리오 가요’ 등 대중적 현대성가, 나운영의 ‘디베랴 맑은 바다’와 김진한의 ‘주님의 사랑’ 등 우리음악 모음곡도 발표된다. 이날 공연에는 기독교전북방송 소년소녀합창단이 우정출연한다.최동규 기독교전북방송합창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지휘를 맡고, 반주는 상임반주자 임정아씨(원광대 출강).
1919년 3월 1일. 역사에 대한 기억, 그날의 함성과 아픔이 춤으로 풀어진다.류무용단(대표 유영수)의 세번째 정기공연 ‘우리들은 기억한다…’가 29일 오후 7시30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올해 전북무용제에서 선을 보였던 ‘우리들은 기억한다…’(안무 유영수)는 3·1운동과 유관순 열사, 독립선언문 등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짜여진 작품. 전북무용제에서는 시간 제약으로 인해 20분 분량으로 축약했던 것을 태극기로 몸을 감싸고 추는 ‘촛불씬’과 죽은 선열들을 추모하는 ‘폐허씬’ 등을 추가해 41분 분량으로 펼쳐놓는다. 그동안 연극적 요소와 화려한 소품 등을 더해 전통춤의 파격적인 면을 보여왔던 것에 비해 다소 단조로운듯 하지만, 검은색과 흰색의 대비에 조명의 힘을 빌어 정중동(靜中動)의 미학을 살려낸다. 역사적 사건을 풀어내기에는 충분히 장중하고 무게감 있는 무대다. 서울과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류무용단은 2003년 2월 창단된 젊은 춤꾼들의 모임. 우리춤에 대한 이해를 내세운 류무용단은 자칫 과거를 잊기 쉬운 오늘, 공통된 정서로 자리잡고 있는 민족성과 역사성을 무대로 끌어들이고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청소년문화기획과 찾아가는 문화활동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도 영화 ‘하류인생’과 ‘역도산’ 등에 출연했던 영화배우 신동신씨의 해설이 함께 한다. 유대표는 “항상 마지막 공연이라 생각하며 무대에 오르는 단원들의 몸짓을 통해 역사에 대한 이해, 춤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공연에 앞서 명무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전통춤 특별공연도 마련된다. 전통춤을 기반으로 창작한 ‘사랑가’ 무대에 유대표와 김애미 류무용단 안무자(금파춤보존회 지도위원)가 함께 서고, 김무철 금파무용단 대표(전북도립국악원 학예연구원)가 양반의 자태를 그대로 묘사한 우아하고 격조 높은 춤사위 ‘한량무’를, 송미숙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가 경남무형문화재 제21호로 지정된 ‘진주교방굿거리춤’을 춘다.
옛 것을 익힌다는 이유로 답습에만 머무르는 것을 그는 경계했다. 익숙해지면 그대로 멈춰버리는 이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틀을 벗어나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는 서예가이자 문인화가인 람곡 하수정씨(63). 24일부터 30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그는 “새로움은 곧 스스로의 몸짓”이라고 말했다. “제가 좋아하는 별명이 카멜레온이에요. 기본은 고전을 중요시 하지만, 너무 고전에 치우치다 보면 답답하거든요.”예술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무엇이든 처음에는 생소한 것이라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 화선지에 담겨진 매란국죽만을 고집하지 않았다. 자기 색깔을 다양하게 내보이겠다는 생각으로 직접 천연염색한 천 위에 매란국죽과 연, 새 등을 피워놓았다. 먹과 함께 단청과 민화가 떠오르는 강렬한 채색는 여백을 줄이는 과감함과 힘찬 붓의 터치와도 잘 어울린다. “문인화에서는 대를 친다고 하지 그린다고 하지 않습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글씨를 안 쓰고 사군자부터 그리려고 하는데 그런 것들은 힘이 없습니다. 예로부터 글씨를 많이 썼던 선비들은 손에 필력이 생겼을 때 비로소 사군자를 쳤습니다.”문인화는 서예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붓으로 획을 그어서 글씨를 쓰는 서예의 정신 그대로다. 하씨는 “한 번의 터치로 순간의 감성과 힘을 이용한 서예와 문인화에는 생동하는 기운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성파 하동주 선생과 강암 송성용 선생 문하에서 수학한 하씨는 45년 전 국전을 통해 서예가로 등단, 30년 전부터 문인화를 함께 해오고 있다.이번 전시는 60여점의 문인화가 주. 오창석의 전서 반야심경과 왕희지 난정서 임서 작품 등 서예작품도 내놓았다. “서둘러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하면 안됩니다. 조급함은 참 가치를 잊게하지요. 걸어온 길이 헛되지 않도록 천천히 숨을 고르는 시간입니다.”예술은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이 아니라 생활 속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는 예순을 넘긴 나이에도 실험을 시작한다. 우석대 평생교육원과 전주교대 교사연수 프로그램에 출강하고 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한여름 밤 무더위를 식혀줄 주말 야외공연을 준비했다. 올해로 3년째 이어지는 ‘토요놀이마당’. 국악, 무용, 재즈밴드, 기타연주, 퓨전음악, 댄스 등 순수예술부터 대중문화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는 마당이 25일 오픈 공연을 시작으로 9월 3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7시30분 소리전당 야외놀이마당에서 펼쳐진다. 무더위를 피해 답답한 방 안을 벗어나 바깥 외출을 재촉하는 가족 단위 피서객이나 특별한 데이트 코스를 원하는 연인들에게 권할 만한 장소다. 물론 입장료 또한 없다. 편히 깔고 앉을 방석 하나만 있으면 ‘OK’. 올해 토요놀이마당을 여는 25일 오픈 공연은 국악과 재즈의 크로스오버 무대. ‘국악은 POP이다!’를 주제로 꾸며질 이번 무대는 신세계 감각의 퓨전그룹들이 장식한다.국악기와 양악기로 빚어내는 실험성 짙은 음악으로 ‘코리안 월드뮤직’이란 새로운 장르를 선보여온 퓨전재즈그룹 ‘오감도’(리더 안태상)와 초고속 스피드에 파워풀한 연주로 클래식과 테크노를 넘나드는 뉴에이지 타악 퍼포먼스팀 ‘드럼웍스’가 공연을 펼친다. 한민족의 정서가 담긴 민요를 중심으로 옛 노래와 가요 그리고 팝과 스탠다드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재해석, 일반 대중들에게 편안하고 품격 있는 연주를 선사해온 ‘스톤재즈’도 가세한다. ‘하이틴만을 위한 록큰롤’ ‘영혼이 깨끗한 거지’ ‘막걸리’ 등의 음반작업을 통해 꾸준히 한국적인 크로스오버 재즈를 선사해온 그룹이다.소리전당 야외무대를 ‘웃음바다’로 만들 창작판소리 ‘또랑광대’의 흥겨운 무대도 있다. 득음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지만, 동네 마당이나 사랑방 등 생활 곳곳에서 ‘판’을 지키온 또랑광대 무대에는 지난해 10월초 전주한옥생활체험관을 달군 제4회 또랑광대 콘테스트에서 관객들을 요절복통 웃게 한 ‘50대 주부의 늦동이 출산기-문고리 잡고 옹헤야’가 오른다. 또랑광대 출신 이상현씨가 전통민요 ‘옹헤야’를 패러디한 것으로 나이 55세 산모가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는 이야기다.
“아이구 우리가 21일 대나무 밑에서 만났네. 적자가 바로 이것 아녀. 호적 적자. 대나무 밑에 올래자에 입십일일(籍). 우리가 등록하러 온거여.” 마음씨 넉넉하게 보이는 유태길씨의 말에 모두 손뼉을 쳤다. 60대 문화유산해설사들이 경기전에 모였다. 전북문화유산해설사회 김남규회장(69)과 유태길(65) 최규태(65) 임계강(63)씨. 노년 앞에 ‘싱그럽다’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지만, 네명의 ‘노년’은 싱그럽고 활기차다.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얼굴을 익힌지 벌써 3-4년. 노년들은 형제나 오누이같다. 한결같이 젊은 시절 번듯한 직장에서 청춘을 바쳤고, 성취의 보람을 남부럽지 않게 찾았던 사람들이다. 그러다 정년을 맞거나 명예퇴직을 했다.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에 물러난다는 사실이 서럽기도 했지만 지나고보니 자랑스럽게 정년을 맞은 것도, 혹은 일찌감치 명예퇴직을 자처한 것도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2001년과 2002년, 2년동안 배출한 전라북도의 문화유산해설사는 86명. 이들 중 60대를 넘는 해설사가 30명쯤 되니 노년의 세가 만만치 않다. 해설사 자격은 일정한 교육 과정을 거치면 얻게 되지만 그렇다고 자격증이 만만하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1기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아 경쟁률이 낮았지만, 2기때는 경쟁률이 2대 1을 넘었다. 성당에 다니는 동료들이 권해 별 생각없이 도전했다가 정작 동료들은 탈락하고 혼자만 면접에 합격해 과정을 마친 최태규씨는 별 의지 없이 얻은 이 행운에 더 감사하고 있다.방송인 출신 김남규 회장김남규회장은 방송인 출신이다. KBS전주방송총국 보도국장으로 정년퇴임한 김회장은 현직시절 우리 땅과 문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프로그램으로 담아냈다. 전북은 물론, 전국의 산과 강을 두루 답사하고 다녔던 그는 문화와 역사에 특히 밝아 회원들에게 ‘21세기의 고산자’로 통한다. 58세 정년을 맞아 현직에서 물러났으니 노년으로 지낸지 10년이 넘었지만 그는 여전히 분주하다. 일주일에 두번씩은 완주군 송광사의 문화유산해설사로, 남은 시간은 등산과 각 모임 활동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는 한달에 한번씩 문화유산해설사 모임의 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답사 자료를 직접 만들고 안내하는 일까지 도맡아 하는 김회장의 열정으로 회원들은 우리 땅과 문화에 눈을 뜨게 되는 재미가 더없이 크다고 말한다. “노년이라 생각해본적이 없다”는 그는 늘 세월에 도전하며 산다. 체신공무원 출신 유태길씨정읍 황토현전적지에서 해설을 맡고 있는 유태길씨는 체신공무원으로 33년을 근무했다. 퇴직한 것이 2000년 말. 그는 세기가 바뀌는 자신의 인생도 새로운 전환점을 찾게 되었다고 말한다. 정읍이 고향인 그는 증조부가 동학군 출신. 어린시절부터 드러내놓고 지내지 못한 집안 내력 때문에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퇴직한 이후 자연스럽게 문화유산해설사 과정을 찾은 것도 그 덕분이다. 일찌감치부터 문화재청 행정모니터 요원으로 참여하고 있었던 그는 문화와 역사의 대중화에 적극적이다. 미처 모르는 것을 물어오는 사람들에게 틀림없이 이메일을 통해 답을 해줄 정도로 열성적인 그는 방송통신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아들이 88학번인데 나는 02 산소학번이거든? 며느리보다도 학번이 늦어요.” 열정적인 삶은 언제나 즐겁다.비료회사 퇴직한 최규태씨퇴직한 이후 아내를 따라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는 최규태씨. 충주비료를 거쳐 남해화학에서 정년퇴임한 그는 별 의지 없이 문화유산 해설사가 됐다. 전주가 집이지만 그가 근무하는 곳은 남원의 실상사. 일주일에 두번씩 꼬박꼬박 출퇴근한다. “처음 얼마동안은 너무 고되어 그만 둘까도 생각했어요. 근데 갈수록 그것이 아니더라구요. 내 경우는 실상사를 찾는 사람들에게 설명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배우는 것이 더 많아. 전문가들이 많이 찾아오는 사찰이거든.” 가톨릭 신자가 사찰 해설사로 활동하는 것은 어떨까. “관계없지요. 우리 문화를 알리는 일인데 뭘. 근데 실은 나보고 비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에어콘은 왜 시원한 바람을 내는가 이런것 설명하라면 더 잘하겠어. 내가 오히려 배우는 것이 더 많으니 미안해.”다시 웃음이 터졌다.교육행정직 출신 임계강씨임계강씨는 전주를 찾았던 적지 않은 관광객들에게 인상이 깊게 남기는 문화유산해설사로 꼽힌다. 교육행정직공무원이었던 그는 92년 명예퇴직을 신청해 일선에서 물러났다. 쉰살, 한참 일할 나이의 은퇴에 고민이 없지 않았으나 개인적으로 우리 문화에 관심이 많고 취미활동도 넉넉히 갖고 있었던 그는 나이 들어서는 좀더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겠다는 의지를 실천하기에는 용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박물관 문화강좌는 그가 가장 거의 빠지지 않고 참여해온 ‘일상’이다. 동창회(전주여고 동창회장)나 각종 모임 활동으로 퇴직 이후에 더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온 그는 “지금이 가장 보람되고 행복한 때”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60대 중반으로 가는 그가 여전히 곱고 아름다운 이유를 알 수 있다.
세상이 이렇게 즐거운 곳인지 미처 몰랐다. 돌아다니지 않아도 세상 돌아가는 일에 환해졌다. 손자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어 좋고, 젊은이들 대화도 그럭 저럭 알아들을 수 있으니 소외감은 남일이다. 문서도 만들어보고, 파워포인트 실습도 해보고 나니, 젊은 시절 왜 이런 좋은 것을 익혀 써먹지 못했는가 후회도 된다. 늦게 배운 도둑이 더 무섭다는 말을 실감한다는 컴퓨터 마니아 김종후(72) 정복덕(70)씨. 컴퓨터로 ‘정말 재미난 세상’을 만난 이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컴퓨터를 벗해온 이들은 전주우체국이 운영하는 정보교육센터의 동창생이다. 컴퓨터 입문은 김씨가 선배지만 교육센터의 반장은 정씨가 맡았다. 컴퓨터 입문으로만 보자면 정씨는 이제 1년 남짓한 경력을 가진 신참. 그러나 배움의 열정으로 수준은 고참급이다. 지금은 기초반 지도는 물론, 전문강사의 보조 역할을 넘치게 하고 있을 정도. 반장을 맡은 이후 매일 정보교육센터에 출퇴근하면서 센터를 운영하고 지키는 실질적인 주인이 됐다. 이미 경력 3년차인 김씨 역시 컴퓨터 실력은 수준급. 위도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교육공무원직을 퇴직한 그는 엑셀은 물론, 파워포인트에 태그 기법까지 두루 익혔다. 파워포인트를 배우는 과정은 어찌나 힘들었던지 다른 후배들을 위해 아예 자신이 공부한 과정을 꼼꼼히 기록으로 남겨 자료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일종의 파워포인트 입문서다. 책으로 발간하는 일은 예산 부담이 커서 컬러복사로 수십권씩 묶어내는것에 그치고 있는데, 인기가 높아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정씨는 담배인삼공사에서 36년동안 근무하다 퇴직했다. 95년 현직에서 떠난 이후 여러해동안 친구들과 취미생활 즐기는 일에 시간을 쏟았던 그는 한량같은 생활로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 “미국에 아들이 살고 있어 가있는 동안 교사였던 아내는 신문도 보고 이것 저것 찾아 재미를 느끼는데 나는 컴퓨터를 할 수 있어야죠. 그러던차에 우체국 정보교육센터의 컴퓨터 교실을 알게 됐죠.” 컴퓨터를 배우고나니 이런 세상이 있었구나 싶었다. 내친 김에 자신처럼 이 좋은 세상을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쳐주는 일을 하고 싶었다. 전문강사의 지도시간에 파워포인트의 보조역할을 자처한 것도 그다. "할 말 많지요. 세상이 달라졌어. 컴퓨터를 모르고 지냈던 시간이 아쉬울 정도예요." 자신들에게 새 세상을 만나게 해준 전주우체국 정보교육센터에 이들은 두고 두고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들처럼 노년들의 배움터를 지원해온 전주우체국 지원과 서무계 구인회팀장은 “이분들의 열정으로 자칫 폐쇄 될 뻔 했던 정보교육센터가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인터뷰 말미, 혹시 ‘채팅’은 안하시냐고 물었더니 김교장이 살짝 들려준다. “두세번 해봤는데 상대쪽에서 ‘몇살이냐고’ 묻길래 사실대로 답했죠. 그랬더니 ‘나이가 많아서 싫어요’하고 되돌아 왔어요.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안해.”한바탕 웃음이 피었다.
흰색 윗옷에 남색 치마. 생활한복이 잘 어울리는 정해금씨(60)는 얼굴이 밝았다. 전라북도 노인복지회관 2층 대한노인회전북연합회 사무처. 지난해 9월, 새롭게 얻은 직장이다. 27년 동안 근무했던 행정공무원직에서 퇴직한 이후 그는 8개월을 자유롭게 살았다. 갇혔던 틀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온갖 취미 활동을 즐기면서 ‘이제야 비로소 내 자신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그의 마지막 직장은 전주시 완산구청 사회복지과 여성복지 담당. 줄곧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해온 그에게 새로운 길이 안겨졌다. 대한노인회전북지부 노인 취업 담당직 응모를 권유 받은 것. 다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기도 했지만 선택하는데는 적지 않은 고민이 따랐다. “다시 어디에 얽매인다는 것이 망설여졌어요. 오랜 고민끝에 응모 했는데 다행히 사회복지쪽에서 일한 경력이 힘이 되었지요.”노인취업은 개척 분야. 직종도 개발해야지만 노인들의 의식을 일깨우는 작업도 만만치 않는 일이다. “노인들 스스로가 일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의외로 크더군요. 사회의 관행이 그렇게 만든 것이겠죠. 일을 찾는 사람과 사람을 찾는 회사의 쌍방향 통로가 지금은 꽉 막혀있어요.” 어느새 노년의 길에 들어선 그에게 모든 업무는 남의 일이 아니었다. 내 일처럼 새로운 일을 개척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동안 다시 시작한 직장생활은 하루 하루가 즐거워졌다. 노인회의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생긴 그는 젊은 시절 합창단에서 활동한 주부들을 모아 합창단을 만드는 일에 나섰다. 7월에 창단 연주회를 갖는 ‘행복한 여성합창단’은 여전히 젊고 고운 목소리를 간직하고 있는 아마추어 주부 성악가들의 모임. 모두가 60세 이상의 노년이다. “정작 일을 새롭게 시작하고보니 할일이 너무 많아요. 이것이 모두 내일이다 싶으니 어느 것 하나도 소홀해지지 않게 되지요.”젊은 시절을 보낸 직장에서는 나이가 들어 물러났지만 새롭게 얻은 직장에서 그는 젊은이다. 그러니 일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말한다.“우리나라는 2000년에 이미 고령사회로 들어섰어요. 이제 사회적 환경이 변해야지요. 그 한편에서 작은 역할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삶의 보람입니다.”인터뷰 말미, 그는 며느리처럼 대해주는 대한노인회전북연합회 오길영회장(89)의 생활을 들여다보고 깨우쳤다는 지혜로운 노년의 생활을 들려주었다. ‘책과 신문을 읽어 세상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 하루에 3-4시간씩은 가볍게라도 노동을 하는 것, 그리고 묵상하는 것’. 쉽지는 않겠으나 또한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삐르릉' 노트북 화면에 한 인터넷 신문의 쪽지가 끼어들어 왔습니다. 습관적으로 닫으려는 순간 작은 화면위에 두장의 사진이 시선을 끌었습니다. 뭔가 골몰하고 있다가 환하게 웃는 노인의 얼굴. 주름진 얼굴위에 세상의 행복이 놓였습니다. 만 55세 이상만이 치를 수 있는 '인터넷 과거시험'에 응시한 아흔두 살 할아버지의 웃음. 아마 이 할아버지의 행복한 웃음을 만날 수 있었던 독자들은 한번쯤 자신들의 노년을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요 며칠, 노인들을 만났습니다. 모두가 아름다운 노년을 맞고 있는 행복한 분들입니다. 문화유산해설사로, 컴퓨터를 배우고 가르치는 일로, 다시 직장을 얻어 새로운 인생을 사는 일로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분들입니다. 전주 경기전에서 만난 네 명의 문화유산해설사들은 한결같이 '지금이 인생의 가장 행복한 때'라고 말합니다.화려했던 젊은 시절을 갖지 않았을 리 없지만 이들이 들려주는 노년의 삶은 더 활기 있고 아름답습니다. 젊은 시절을 에둘러 그리워하지도 않고, 깊어지는 노년에 서러워하지도 않는 '젊은 노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니 문득 '잘 늙고 잘 살아가는 행복'을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곱고 아름다운 임계강씨(63)는 항상 웃음 잃지 않고 적극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생에 지금이 가장 젊은 시절인데, 어떻게 이 소중한 시간을 의미 없이 보낼 수 있겠어요."그렇고 보니 누구에게나 '지금'은 소중한 것입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시간이어서도 그렇지만 '가장 젊은 때'의 의미가 큰 울림으로 옵니다. 노년 전문가 유경씨가 펴낸 행복한 노년을 위한 인생지도 '마흔에서 아흔까지'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아무나 노인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질병과 전쟁과 사고에서 일단 살아남아야 노년을 맞을 수 있다. 같이 중년을 보내고 있는 배우자와 친구들, 선후배들 가운데 과연 몇 사람이 살아남아 노년을 함께 보낼 수 있을지 생각하면 나이 듦 자체가 얼마나 무겁고 엄숙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그러니 꽃만 생각하지 말 일이며, 꽃 진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푸른 잎들에 눈을 돌릴 일이다.'가슴 뜨거웠습니다. 그랬습니다. 노년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지만 그 노년을 제대로 맞아 아무나 '노인'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니 노인이 되어 아름다운 삶을 지켜갈 수 있다면 얼마나 더 큰 축복이겠습니까.경기전 옆 뜰 대나무 숲, 청청하게 뻗어난 대나무 사이 사이로 튼실한 죽순들이 쑥쑥 자라났습니다. 저 죽순들이 제대로 생명을 얻게 되면 청청한 대나무로 다시 하늘을 향해 오를 것입니다. 대나무가 채 되지 못한 죽순이나 곧게 뻗은 대나무가 공존하는 숲은 생명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줍니다. 젊음과 노년, 그 어느 쪽도 모두 축복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대나무 길을 걸어오는 노년의 모습, 더불어 행복해집니다.
제44회 전라예술제 공식 일정이 확정 발표됐다. 한국예총전북연합회는 23일 “오는 9월 1일부터 5일까지 익산 실내체육관에서 전라예술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국악, 무용, 연극, 연예, 음악, 영화, 건축, 미술, 문인, 사진 등 전북예총 산하 10개 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전라예술제는 9월 1일 오후 5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닷새동안 다채로운 공연과 전시 행사를 마련한다. 총 사업비는 2억3천만원(도비 2억원·익산시비 3천만원).올해 전라예술제 기간 중에는 관악합주팀과 마칭밴드팀 등 전국 90여개팀 5천여명이 참가하는 전국관악경연대회가 익산에서 열린다. 전북예총과 전국관악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30회 전국관악경연대회가 9월 1일∼3일 원광대학교 강당에서 펼쳐진다. 최고상인 문화관광부장관이 걸린 관악경연대회에는 도비 3천만원과 익산시비 7천만원 등 총 1억원의 경비가 책정됐다.전북예총 황병근 회장은 “예향 전북은 브라스 밴드의 메카이기도 하다”면서 “전라예술제 개최 시기에 맞춰 전국관악경연대회를 유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라예술제 개막식에 앞서 전국관악경연대회에 참가하는 마칭밴드팀의 시기행진도 추진 중에 있다. 전북예총은 오는 28일 11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전국의 밴드 지도교사 150명을 초청, 관악경연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세미나를 연다.
손가락으로 만든 가면을 눈가에 대고 ‘배트맨’을 외쳤던 시절, 지나가는 검은색 스포츠카를 보며 아직도 날렵한 배트카를 떠올리게 된다면, 다시 한번 배트맨을 느껴보자.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로맨틱 총격전도 이기지 못한 배트맨의 컴백. ‘배트맨’ ‘배트맨 2’ ‘배트맨 포에버’ ‘배트맨과 로빈’에 이어 ‘배트맨 비긴즈(감독 크리스토퍼 놀란)’가 8년만에 나왔다. 이번 영화는 끊임없이 악당과 싸워 고담시를 지키는 외롭고 고독한 영웅 배트맨의 탄생비화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길거리에서 피살되는 것을 목격한 브루스 웨인(크리스찬 베일)은 죄의식과 분노로 고통받으며 악을 물리칠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 고담시를 떠난다. 적을 이기려면 적의 세계를 알아야 하는 법. 브루스는 범죄자들의 소굴에 섞여 생활하며 그들의 습성을 터득한다. 그 사이 고담시는 부패와 범죄로 파멸돼 가고 있고, 사회봉사의 이념에 따라 운영되던 브루스 가문의 기업 ‘웨인 엔터프라이즈’도 전문경영인 리차드 얼 이사(룻거 하우어)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한편, 브루스의 소꿉친구이자 검사보인 레이첼 도스(케이티 홈즈)는 고담시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 크레인(킬리언 머피)과 결탁한 갱단의 횡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레이첼에게 기소되는 부하들을 크레인의 병원에 입원시켜 면죄해 주는 대신, 그 대가로 알려지지 않은 어떤 약품을 고담시로 밀반입시키고 있는 것.브루스는 고담시를 되살리기 위해 충성스런 집사 알프레드(마이클 케인)와 청렴한 경찰 짐 고든(게리 올드만), 웨인 기업의 응용과학 전문가 폭스(모건 프리만)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존재 ‘배트맨’으로 재탄생을 준비한다.마이클 키튼, 조지 클루니, 발 킬머의 뒤를 이은 ‘4대 배트맨’은 ‘아메리칸 싸이코’와 ‘머시니스트’의 크리스천 베일. “브루스 웨인이 어린 시절의 경험을 극복하고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이 매력적이었다”는 베일은 배트맨 시리즈의 기원이 아닌, 배트맨의 인간적인 면모에 초점을 맞추고 ‘고뇌하는 인간적 영웅’을 연기했다.‘메멘토’와 ‘인썸니아’에서 놀라운 연출력을 보여줬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것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놀란 감독은 “시각적인 것에 중점을 두고 매력적인 화면을 만든 기존 배트맨 시리즈와는 달리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캐릭터와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타고난 영웅이 아닌, 자본과 첨단과학, 지옥 훈련의 결과로 탄생한 후천적 영웅을 그렸다”고 말했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형식)이 ‘학교에 가지 않는 매월 네번째 주 토요일’에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청소년 전통문화 체험교실’을 연다.6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넷째주 토요일에 열리는 체험교실은 현직교사 2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사)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교육문화원 소속 교사들이 초등학생 40명, 중·고등학생 40명 등과 박물관을 찾는 형식으로, 주로 문화소외지역인 농촌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첫 행사인 25일에는 김제지역 초등학생들과 진안지역 고등학생들이 전주박물관 체험학습실을 찾는다. 초등학생들은 토기만들기, 공포조립하기, 탁본하기, 탑쌓기, 문화재퍼즐 맞추기, 컴퓨터 퀴즈 등의 체험학습을 하고, 고등학생들은 특별전 ‘왕의 초상’을 관람하고 한옥마을을 방문할 예정이다. 문의 063) 220-1015
거대한 대륙의 힘을 지니고 있는 중국의 판화가들이 전주를 찾는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기획한 ‘중국목판대전’ 출품작가 쟈오하이펑(趙海鵬)과 리잉지에(李英杰)가 7월 2일 오후 4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 ‘작가와의 대화’를 갖는다.한국에서 전시를 열기도 했던 쟈오하이펑은 중국 수인목판의 현대적 계승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인물. 웅장하고 화려한 탕구(塘沽·중국 톈진직할시에 있는 도시)지역 판화가 대부분의 작품과 달리, 움직이는 가운데 고요한 도시의 휴식과 서정성을 표현하는 등 판화의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그가 그린 역사화는 탕구판화의 또다른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리잉지에 역시 탕구지역 판화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청년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판화의 어제와 오늘’을 주제로 한 ‘작가와의 대화’에서는 중국 판화계의 역사와 흐름을 만날 수 있다. 오랜 기간 원숙한 기량과 작풍을 다져온 두 판화작가의 예술세계를 통해 중국미술의 현재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다.한국목판문화연구소 소장품전 ‘중국목판대전’은 7월 3일까지 소리전당에서 열리고 있다.
전북 문화예술인들, "문화예산 삭감 도의원들 사퇴 촉구"
하송 시인, '2024년 한국 예인문학 문학대상' 수상
추위 녹이는 클라리넷 연주⋯신재훈 독주회
박용근 의원 제기한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법률상 '위법 사항 없음'
삭감된 예산에 뿔난 지역예술인, 반면 전북예총·전북민예총은 '무덤덤'
전주사진센터 부설 사진연구소 1983, 회원전 '새만금' 연다
정가 선율에 취하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
전북특별자치도 콘텐츠융합진흥원 입주기업 ‘아가미림’, OTT 시장 진출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사회적기업 미소능력개발센터, 방화선 선자장 홈페이지와 쇼핑몰 제작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