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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병창에 담긴 명가의 숨결

맑고 고운 소리를 선호하는 가야금병창에서 거칠고 투박하게 연주하는 남성병창의 소리는 진중한 멋이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인 강정열 명인은 고제 남병창의 독보적인 존재로 통한다.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이 ‘고제 병창에 담긴 명가의 숨결’을 테마로 한 토요예인전에 강정열 명인을 초청했다. 18일 오후 5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강순영, 성금연, 김병호 등 가야금 명인들로 부터 가야금을 익히고, 서공철 명인에게서 병창을, 강도근 명창에게서 판소리 흥보가와 수궁가를 배운 강정열은 남원을 중심으로 꽃피웠던 전통예술의 명가 출신. 부친 강태근은 가야금명인이었고, 중요무형문화재인 대금명인 강백천과 판소리명창 강도근은 당숙이다. 가야금명인 강순영은 고모, 안숙선 명창과는 내종사촌간이며 동생 강동렬, 강옥자, 강영자씨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가야금과 소리 모두 탄탄한 기반 위에 설 수 있었던 것도 집안내력과 무관하지 않다. 그의 스승은 가야금산조와 병창의 효시로 알려진 한숙구명인에게서 산조와 병창을 익힌 중요무형문화재 고(故) 정달영 명인(1922∼1997).이번 무대에서는 전북지역 가야금산조의 창시자인 이영채로부터 이어진 ‘신관용류 가야금산조’와 단가 ‘편시춘’,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망사대 탄식하는 대목에서 자진방아타령’을 연주한다. 고제 강정열 가야금병창 보존회원들의 특별 공연도 마련, 최승례씨(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이수자) 등 보존회원 10명이 가야금병창 춘향가 중 ‘사랑가’를 들려준다. 장단은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수석인 조용안씨.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06.16 23:02

팔먹중탈 취발이탈 노장탈...해학·슬픔의 얼굴

얼굴에 여러 개의 큰 혹을 달고있는 팔먹중탈, 유독 두터운 입술을 가진 노장탈, 이마에 여러 가닥의 주름이 있는 취발이탈…. 사실적 조형과 해학적 조형으로 신분을 표현하고 특성에 맞는 관상까지 더하니, 다양한 표정변화에 인간의 희노애락이 담겨졌다. 민족의 애환과 서민의 해학이 곁들여진 탈의 곡선을 따라 탈놀이의 흥겨움이 되살아난다.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갑도)가 해학과 슬픔의 얼굴 ‘한국의 탈’ 특별전을 30일까지 한벽극장 로비에서 열고있다. 고성오광대, 송파산대놀이, 봉산탈춤, 강령탈춤, 은율탈춤 등 이번 특별전에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탈춤에 쓰이는 탈 30점이 전시됐다. 나무, 바가지, 종이, 죽제품 등 제작 원료도 다양하다. 지금은 종이찰흙으로 탈을 만들고 있는 ‘고성오광대’(중요무형문화재 제7호)의 탈은 모두 19종. 문둥이, 청보·적제·백제양반, 도령, 비비, 비비양반, 황봉사, 선녀, 큰어미 등 과거 나무를 깎아 만든 나무탈 10종이 소개된다. 바가지에다 종이로 입체감을 준 바가지탈 ‘송파산대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49호)는 총 32개 중 옴중, 할미, 포도부장, 상좌, 눈끔적이 등 5종이 전시된다. 말뚝이, 취발이, 소무 등 ‘봉산탈춤’(중요무형문화재 제17호)과 맏양반, 말뚝이, 노승, 취발이, 원숭이, 사자 등 ‘강령탈춤’(중요무형문화재 제34호), 새맥시, 목중, 취발이, 둘째양반 등 ‘은율탈춤’(중요무형문화재 제61호)의 탈들은 틀을 만들어 얇은 한지를 한 장씩 붙여 만든 종이탈이다. 봉산탈춤 탈은 기본재료인 종이를 다양하게 활용해 형태나 색채면에서 조형감각이 뛰어나고 연극적인 상징성이 풍부하다. 강령탈춤은 귀면적 요소와 사실적인 요소가 어우러진 탈. 노승, 취발이, 미얄할미탈 등 귀면적 요소가 강한 탈을 제외하고는 안면의 선들이 부드러운 곡선이어서 온화하고 서민적인 분위기다. 한때 놀이가 끝나고 나면 탈을 불태우기도 했던 은율탈은 주로 흰색과 붉은색을 바탕으로 혹이 3∼6개씩 붙어있다. 박성혜 홍보주임은 “한국의 탈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우리 탈의 전승과 보급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통문화센터는 특별전과 함께 전국의 이름난 탈놀이들을 초대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야외놀이마당에서 열리는 ‘일요 풍류 한마당’에서는 이미 송파산대놀이와 은율탈춤이 공연됐다. 19일에는 좌수영 수사의 직책을 맡았던 관리가 대광대패들을 불러다 놀 때 부하들이 이를 보고 배운데서 시작됐다는 ‘수영야류’(중요무형문화재 제43호)가, 26일에는 경북 안동 하회마을의 ‘별신굿탈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가 공연돼 특별전에서 소개되지 않은 탈들도 볼 수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6.16 23:02

'대한결핵 50년사' 발간

1950년대 결핵환자 수는 130만 명에 달했다. 현재도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 중 결핵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50년이 지난 지금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결핵은 제대로 치료하면 쉽게 이겨낼 수 있는 병으로 간주되고 있다. 결핵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보급하고 예방과 치료사업을 펼쳐온 대한결핵협회(회장 김성규)가 「대한결핵 50년사」를 발간했다. 1953년 창립, 지난 50년 간 결핵협회의 발전과정과 사업실적을 총 결산한 역사적 기록물이다. 50년사에는 홍보·기금조성·엑스선 검진·세균검사 등 결핵사업과 금연사업, 건강검진사업, 북한결핵사업 지원 등 결핵협회의 활동은 물론, 결핵의 현황과 전망, 시·도지부 활동, 전·현직 사무총장과 연구원장, 전 지부 사무국장 좌담회가 실려 생생한 50년 발자취를 보여주고 있다. 우마차로 주민 검진용 발전기를 운반하고 천막을 치고 검진하는 모습, 결핵계몽영화를 상영하는 장면 등 결핵협회 활동을 현장감있게 담은 사진과 결핵협회 주요 재원인 크리스마스 씰을 1932년부터 연도별로 수록했다. 김성규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결핵 환자가 줄어든 것은 결핵퇴치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온 여러 사람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반세기 동안 이뤄온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창립 50주년을 계기로 시대 환경에 걸맞는 대한결핵협회로 변모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6.15 23:02

"지쳐 쓰러질때까지 무대에..."

“예술에 정년이 따로 있나요? 지쳐 쓰러질 때까지 연극계에 몸담을 생각입니다.”원로 연극인 김기홍씨(59·창작극회 소속)가 제8회 박동화연극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박동화연극상 운영위원회(위원장 문치상)는 14일 박동화연극상 수상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확정, 발표했다.박동화연극상은 전북연극의 초석을 다진 고(故) 박동화 선생(1911∼1978)을 기리기 위해 지난 94년 제정돼 매년 작고일(양력 6월22일)을 전후해 시상해온 상. 그러나 재정적인 문제로 1996년 시상자를 선정하지 못했고, 2001년부터 3년 동안 시상이 중단되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부활됐다.문치상 운영위원장은 “많은 연극선배들이 생활의 어려움으로 등져야했던 전북연극의 열악한 여건 속에서 굳건히 후배들과 동고동락하며 용기와 열정을 불어넣어준 인물”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지난 75년 비사벌 극회와 인연을 맺으면서 연극계에 입문한 김씨는 79년 전라북도 대학연극제를 제정하고, 83년에는 극단 갈채 대표를 맡았다. 82∼93년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장, 96∼2000년 한국예총 전주지부장을 역임했다. 주요 출연 작품으로는 ‘꽃신’(1995), ‘홍도야 우지마라’(1997), ‘오월의 신부’(2001), ‘대대손손’(2002), ‘상봉’(2003), ‘정으래비’(2004), ‘삽 아니면 도끼’(2005) 등이 있다. “연극 무대에 남아 있는 가장 연장자라서 격려의 뜻으로 상을 준 것 같다”는 김씨는 “후배들의 모범이 되는 연극인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열정을 전북 연극 발전에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요즘 창작극회가 ‘완주 콩쥐팥쥐 설화’를 마당극으로 꾸며 오는 9월 무대에 올릴 ‘콩콩쥐’공연 준비에 벌써부터 여념이 없다. 시상식은 오는 18일 오전 11시 전주체련공원 박동화선생 동상 앞에서 열리며, 상패와 상금 2백만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이 끝난 후에는 전북연극인 체육대회가 마련된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06.15 23:02

마당 문화기획 아카데미 수강생 모집

‘지역 문화의 내일은 예비 문화기획전문가들이 준비해 나간다.’ 사단법인 마당(이사장 정웅기)이 ‘제4기 마당 문화기획 아카데미’ 수강생을 모집한다. 22일부터 7월 29일까지 총 6주 동안 51시간 강의가 진행되는 마당 아카데미는 21세기 문화변동과 패러다임을 읽을 수 있는 이론과정 4강좌와 문화기획의 개념과 시스템을 이해하고 사례 등을 살펴보는 문화기획 입문과정 7강좌, 문화기획 실무를 느껴볼 수 있는 심화과정 6강좌로 구성된다. 문화정책과 문화기획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이수명 문화관광부 문화정책과 사무관과 최석규 전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 안이영노 한겨레문화기획학교 교장, 조수동 축제예술감독, 주홍미 서울공연예술전문학교 강사, 인재진 월드뮤직과 재즈공연 기획자, 김주섭 코엑스아트홀 극장장, 윤성진 공연예술기획 210 대표, 김영수 서울문화재단 문화사업국장, 이선철 폴리미디어 대표, 홍영주 서울청소년문화교류센터 문화사업팀장 등이 강사로 나선다. 조법종 우석대 교수, 이종민 전북대 교수, 김은정 전북일보 문화교육부장, 문윤걸 문화평론가 등 전북지역 문화예술 전문가들도 강사로 참여한다. 참여정부의 지역문화정책을 비롯, 축제와 대형 이벤트, 공연 등의 성공적인 기획과 제작, 문화공간 경영, 문화마케팅 전략과 전술 등 탄탄한 이론과 실제 사례분석 등 강의는 실무 감각을 키우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당 문화기획 아카데미는 지역문화를 주도해나갈 기획자 양성을 목표로 전문성을 지닌 인력을 지역 스스로 발굴하기 위해 2002년부터 시작됐다. 문화예술 관련 기관 종사자나 문화기획에 관심있는 일반인과 대학(원)생 등을 대상으로 선착순 40명을 모집하고 있다. 21일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매일 오후 6시30분 전주시평생교육센터(구 아중문화의집)에서 수업이 진행된다. 수강료는 일반 40만원, 학생 30만원. 문의 063) 273-4823∼4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6.15 23:02

한과 눈물이 담긴 민살풀이 춤

‘자식들은 그녀가 춤추길 바라지 않았다. 나비같이 너울거리다가 움직임이라곤 손가락 뿐. 저리 춤추어 한이 풀릴까 했지만, 마음깊이 밀려오는 파도 같은 감동이 내 마음에 흘렀다. 주름이 그녀의 얼굴을 가득 채운 이제야 그녀는 살풀이를 춘다.’아들이 친구들에게 놀림받는 것을 알고 춤을 세월 속에 묻어 버렸던 장금도. 80년대 부터 다시 춤을 추기 시작한 민살풀이의 명인 장금도씨(77)가 한옥생활체험관 토요사랑방 ‘김성식이 만난 장금도의 삶과 예술’에 출연한다. 18일 오후 5시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사랑채 마당.살풀이 장단에 명주 수건을 들지 않고 맨 손으로 추는 민살풀이춤은 손 끝에 담긴 그의 한과 눈물이다. 군산 태생으로 열두살에 소화권번에 입학해 김창윤에게 소리를, 최창윤에게 승무를, 김백종에게 검무·화무·포구락을 배웠던 그는 정신대를 피하려고 후처로 들어가 생활하다 한때는 서울 요정에서 일하기도 했다. 민살풀이춤을 추기 전 두 손을 치켜들어 심호흡을 가다듬은 1∼2초는 장씨의 지나온 세월처럼 길게 느껴진다. 무대가 아닌, 마당에서 더욱 자유롭게 펼쳐지는 장금도의 굴곡진 삶. 관객들은 좀더 가까이에서 명무의 슬픈 춤사위를 만날 수 있다. 입장료 무료. 문의 063) 287-6300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6.15 23:02

대륙 목판화의 힘찬 호소력

중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혁명의 메세지를 전파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사용됐던 목판화. 한때 수단에 불과했지만, 간명하면서도 힘찬 호소력으로 지금은 중국미술의 양식적 규범을 선도하는 매체로 떠오른 대륙의 목판화가 전주에 온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기획한 ‘중국목판대전’이 15일부터 7월 3일까지 소리전당 전시장에서 열린다. 한국목판문화연구소(대표 김준권) 소장품전인 이번 전시에는 판화가 김준권 대표가 8년 동안 중국에 체류하며 수집한 소장품 121점이 초대됐다. 운남, 강소, 항주 등 14개 지역에 걸친 48명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만큼 중국의 지역성과 풍토성에 따른 소재와 색채의 다양성도 살필 수 있다. 목각 판화 위주의 강렬하고 투쟁적인 흑백화면과 풍부한 서정과 색채가 담긴 현대 중국의 생활과 자연풍광은 새로운 재료와 판법으로 중국판화예술의 독특한 미감을 펼쳐놓는다. 1980년대 이후 서구문화의 유입은 중국 판화가들의 사유방식과 가치 관념을 변화시켰고 중국 목판화의 전개과정을 더욱 자유롭게 해놓았다. 여전히 사상과 현실주의가 강조되고 있지만, 작가들은 예술성을 추구하며 전통성과 현대적 표현양식의 조화를 시도하고 있다. 80∼90년대 작품이 위주지만, 강소판화학파의 영향력있는 활동가로 강소성 지방의 특색을 수인목각으로 표현하는 오준발, 노신의 글과 주제로 심리학적인 초상화를 담는 조연년, 시대정신과 민족기운으로 군중에게 영향력있는 형상들을 묘사하고 있는 이환민, 전통적인 중국 수인목판화를 현대적으로 혁신한 황비모 등 중국판화계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6~70년대 대표작도 소개된다. 예술중심미술실 삼급 영화미술설계사로 활동하고 있는 조선족 판화가 손은생과 20년마다 시상하는 ‘우수판화가노신판화상’을 수상한 이충상, 사일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유대수 소리전당 전시기획자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판화전을 이전부터 전주에서 소개하고 싶었다”며 “중국 판화예술의 일정한 시대적, 사회적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소개했다. 부속행사로 목판화 참고자료와 관련 도구, 장비 등을 함께 전시할 계획. 출품작가인 이영걸과 조해붕은 7월 1일 소리전당을 직접 찾아올 예정이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5.06.15 23:02

벼랑끝에 선 거문고 그 선율을 되살리다

국악의 위기를 단면으로 보여주는 전통악기 중 하나가 거문고다. 고구려 고분 무용총 벽화에도 나타난 거문고는 유구한 숨결을 간직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지만, 언제 사장될 지 모르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 속에서 ‘대중화’라는 절대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는 국악계는 저마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지만, 유행을 쫓는 시대적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고 분야별, 악기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이중 거문고의 위기는 국악과가 개설돼 있는 도내 대학의 거문고 전공생 수만 살펴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우석대 국악과 전체 재학생을 통틀어 거문고를 전공하는 학생은 단 한명. 지난해 2∼3학년 재학생 가운데 거문고 전공생이 단 한명도 없었던 우석대 국악과는 올해 신입생 선발에서 거문고 전공생을 뽑아 겨우 명맥을 잇게 됐다. 이같은 악기 편중 현상으로 관현악단을 구성하기도 수월치 않은 대학측은 졸업생이나 객원으로 부족한 인력을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광대 국악과도 거문고 전공생이 없어 고민하기는 마찬가지. 최근 3년간 거문고 전공생을 선발하지 못한 원광대 국악과는 4학년 가운데 한 명이 있을 뿐이다. 원광대 국악과 설영원 조교는 “부전공을 활성화해 전공자가 없는 악기 연주를 대신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나마 전북대 한국음악과는 사정이 좀 나은 편. 학년별로 1∼2명씩 모두 5명의 거문고 전공생을 두고 있다. 60명 규모의 관현악단을 기준으로 각 악기별 필요 인원을 고르게 선발해 온 덕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빠듯한 인원인데다 해금 등 일부 악기에 인기 편중현상이 심화되면서 거문고 전공생을 꾸준히 확보한다는 계획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우석대 국악과 배미영 조교는 “저음이 특징인 거문고는 음정영역이 좁아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입지는 날로 좁아지고 있다”면서 “현대 실정에 맞아 음향을 향상시킨 개량악기조차도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에 처한 전통악기 ‘거문고’를 되살리기 위한 모임이 출범한다. 지난 2003년 남원 민속국악진흥회가 발의한 ‘옥보고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모태로 국악인은 물론 전공생과 일반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악성 옥보고 기념사업회’가 발족됐다. 지난 2월 총회에서 민속국악원진흥회 강대인 수석부회장을 이사장으로 선출한 ‘악성 옥보고 기념사업회’는 거문고 명인 김무길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과 이상호 전 민속국악원진흥회장 등 모두 17명의 이사진을 꾸리고, 사단법인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주내 전북도에 법인 등록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악성 옥보고 기념사업회 황의성 사무국장(남원시립국악단 기획실장)은 “거문고의 음악 발전과 연주가 저변 확대에 사업 취지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옥보고는 통일신라시대 거문고의 대가로, 지금의 남원 운봉읍 옥계동 지리산 계곡인 운상원(雲上院)에서 50년 동안 기거하면서 30여 악곡을 짓고 제자를 길러낸 것으로 후대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악성 옥보고 기념사업회는 기존 민속국악진흥회가 맡아온 ‘옥보고 거문고 축제’, ‘거문고경연대회’, ‘학술대회’ 등을 주관하고, 옥보고의 전설적 선율을 되살리겠다는 열정을 모아 창작위촉 발표회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거문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간다는 의지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06.15 23:02

[키워드-300자 책읽기] '통일'

2000년 6월 성사된 역사상 최초의 남북 정상회담. 그 결과로 탄생한 6·15 남북 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올해로 5년째를 맞았다. 과거의 비극적인 분단사를 극복하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고자 하는 남북의 하나된 신념은 한민족 스스로가 민족의 운명을 결정해야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명제를 일깨웠다. 해방 60주년과 맞물린 올해, 각계에서 일고 있는 민족 화해와 통일 열기는 그 어느 해보다 거세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6자 회담 성사여부를 놓고 국내외 정세는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매년 이맘쯤 촉발되는 통일 열기는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 가슴 속에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우리 통일, 어떻게 할까요(강만길 지음/ 당대) 한국의 대표적 사학자이자 통일운동가인 강만길 상지대 총장의 통일 이야기. 평생을 분단시대의 극복과 역사발전의 믿음을 신념으로 간직하고 살아온 저자는 역사학자답게 민족사 맥락에서 통일문제를 다뤘다. ‘왜 통일을 해야 하는가’하는 물음에서 부터 ‘왜 분단이 됐고, 그동안 통일을 위해 어떤 방법들이 제시됐는지’, ‘통일정책과 통일운동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했다.저자는 통일의 당위성을 ‘미래’에서 찾는다. 남북이 함께 평화롭게 살고, 세계시민의 일원으로 떳떳하게 살고,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통일을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통일의 방법으로 ‘협상통일’을 제안한 그는 평화공존의 과정을 전제로 ‘대등’을 통일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참 좋다! 통일세상(임수경 지음/ 황소걸음)1989년 남녘 대학생을 대표해 북녘으로 갔던 단발머리 여학생 임수경이 아줌마가 되어 들려주는 통일 이야기. 당시 ‘통일의 꽃’으로 불리던 임수경은 45일 동안 북한에 머무르며 자유분방한 언행으로 남한과 북한에 큰 충격을 던졌던 인물. 책은 어린이들이 질문하고 임씨가 설명해 주는 형식을 취했다. 옛날 이야기나 우화 등의 비유를 통해 분단 원인, 통일 당위성, 북한 체제와 사회·문화를 풀어 썼다. 책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중간중간 박재동 화백의 그림이 흥미롭다. 남북이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는 모습을 베트남, 독일, 예멘 등 한때 분단됐다가 통일된 나라들이 지켜보는 그림이라든지, 서해교전을 지켜보면서 답답함을 토로하는 꽃게들의 모습 등이 눈길을 끈다. △청소년을 위한 통일 이야기(차종환 엮음/ 예가) 중학생용 통일 교재다. 남·북한 통일을 위해 우리 청소년들이 알고 준비해야 할 내용들을 중학생용으로 엮었다. 통일을 왜 해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점에서 출발한 이 책은 남·북한 통일정책과 남북한의 갈등 등 다소 무거운 주제도 담고 있지만, 통일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북한의 사회 현실을 제대로 보고 앞으로 남북이 하나 되기 위해 갖춰야할 북한에 관한 기본적인 상식에 초점을 맞췄다. 북한 동포들의 조직생활과 정치, 경제, 문화, 언어, 교육제도를 남한과 비교 수록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직장이나 종교, 여가생활 등 여전히 낯선 북한의 사회 현실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이 책은 서울말과 평양말 비교, 북한의 속담과 은어 등도 소개해 흥미를 더해준다.

  • 문화일반
  • 안태성
  • 2005.06.14 23:02

사업실적 등 결산 역사적 기록물

1950년대 결핵환자 수는 130만 명에 달했다. 현재도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 중 결핵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50년이 지난 지금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결핵은 제대로 치료하면 쉽게 이겨낼 수 있는 병으로 간주되고 있다. 결핵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보급하고 예방과 치료사업을 펼쳐온 대한결핵협회(회장 김성규)가 「대한결핵 50년사」를 발간했다. 1953년 창립, 지난 50년 간 결핵협회의 발전과정과 사업실적을 총 결산한 역사적 기록물이다. 50년사에는 홍보·기금조성·엑스선 검진·세균검사 등 결핵사업과 금연사업, 건강검진사업, 북한결핵사업 지원 등 결핵협회의 활동은 물론, 결핵의 현황과 전망, 시·도지부 활동, 전·현직 사무총장과 연구원장, 전 지부 사무국장 좌담회가 실려 생생한 50년 발자취를 보여주고 있다. 우마차로 주민 검진용 발전기를 운반하고 천막을 치고 검진하는 모습, 결핵계몽영화를 상영하는 장면 등 결핵협회 활동을 현장감있게 담은 사진과 결핵협회 주요 재원인 크리스마스 씰을 1932년부터 연도별로 수록했다. 김성규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결핵 환자가 줄어든 것은 결핵퇴치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온 여러 사람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반세기 동안 이뤄온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창립 50주년을 계기로 시대 환경에 걸맞는 대한결핵협회로 변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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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05.06.1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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