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먹중탈 취발이탈 노장탈...해학·슬픔의 얼굴
얼굴에 여러 개의 큰 혹을 달고있는 팔먹중탈, 유독 두터운 입술을 가진 노장탈, 이마에 여러 가닥의 주름이 있는 취발이탈…. 사실적 조형과 해학적 조형으로 신분을 표현하고 특성에 맞는 관상까지 더하니, 다양한 표정변화에 인간의 희노애락이 담겨졌다. 민족의 애환과 서민의 해학이 곁들여진 탈의 곡선을 따라 탈놀이의 흥겨움이 되살아난다.전주전통문화센터(관장 김갑도)가 해학과 슬픔의 얼굴 ‘한국의 탈’ 특별전을 30일까지 한벽극장 로비에서 열고있다. 고성오광대, 송파산대놀이, 봉산탈춤, 강령탈춤, 은율탈춤 등 이번 특별전에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탈춤에 쓰이는 탈 30점이 전시됐다. 나무, 바가지, 종이, 죽제품 등 제작 원료도 다양하다. 지금은 종이찰흙으로 탈을 만들고 있는 ‘고성오광대’(중요무형문화재 제7호)의 탈은 모두 19종. 문둥이, 청보·적제·백제양반, 도령, 비비, 비비양반, 황봉사, 선녀, 큰어미 등 과거 나무를 깎아 만든 나무탈 10종이 소개된다. 바가지에다 종이로 입체감을 준 바가지탈 ‘송파산대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49호)는 총 32개 중 옴중, 할미, 포도부장, 상좌, 눈끔적이 등 5종이 전시된다. 말뚝이, 취발이, 소무 등 ‘봉산탈춤’(중요무형문화재 제17호)과 맏양반, 말뚝이, 노승, 취발이, 원숭이, 사자 등 ‘강령탈춤’(중요무형문화재 제34호), 새맥시, 목중, 취발이, 둘째양반 등 ‘은율탈춤’(중요무형문화재 제61호)의 탈들은 틀을 만들어 얇은 한지를 한 장씩 붙여 만든 종이탈이다. 봉산탈춤 탈은 기본재료인 종이를 다양하게 활용해 형태나 색채면에서 조형감각이 뛰어나고 연극적인 상징성이 풍부하다. 강령탈춤은 귀면적 요소와 사실적인 요소가 어우러진 탈. 노승, 취발이, 미얄할미탈 등 귀면적 요소가 강한 탈을 제외하고는 안면의 선들이 부드러운 곡선이어서 온화하고 서민적인 분위기다. 한때 놀이가 끝나고 나면 탈을 불태우기도 했던 은율탈은 주로 흰색과 붉은색을 바탕으로 혹이 3∼6개씩 붙어있다. 박성혜 홍보주임은 “한국의 탈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우리 탈의 전승과 보급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통문화센터는 특별전과 함께 전국의 이름난 탈놀이들을 초대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야외놀이마당에서 열리는 ‘일요 풍류 한마당’에서는 이미 송파산대놀이와 은율탈춤이 공연됐다. 19일에는 좌수영 수사의 직책을 맡았던 관리가 대광대패들을 불러다 놀 때 부하들이 이를 보고 배운데서 시작됐다는 ‘수영야류’(중요무형문화재 제43호)가, 26일에는 경북 안동 하회마을의 ‘별신굿탈놀이’(중요무형문화재 제69호)가 공연돼 특별전에서 소개되지 않은 탈들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