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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 생명학1·2 김지하 사상집 등

△ 생명학1·2/김지하 지음김지하 시인이 수형생활을 마치고 출옥한 80년대 이후 꾸준히 펼쳐온 생명운동의 철학을 정리한 사상집. 1996년 '생명과 자치'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가 묻혔던 저서를 두 권으로 나누고 새만금 사업, 핵폐기물 처리장 설립을 둘러싼 갈등 등 최근의 이슈들에 대한 김씨의 해석을 보태서 다시 펴냈다. 화남 펴냄/각 권 1만원△꽃물 듣는 생명노진선 시인의 시선집. 이미 열여섯권의 시집을 통해 시인만의 따뜻한 시 세계를 선보였지만, '순수한 자연과의 합일'을 주제로 여섯권의 시집에서 시 1백편을 모았다. 빛과 바람, 꽃물과 생명을 연관지어 아름답고 생기 넘치는 삶을 표현했다. 공익사 펴냄/9천원 △흰소리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이 담겨있는 정성수 시인 시집. 사회에 비판을 가할 수 있는 참여시인이 줄어들고 있는 요즘, 그의 시는 우리 사회의 모순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시적 기법을 유지하면서도 주제의식을 담고있다. 북랜드 펴냄/6천원△천재의 방식 스프레차투라 이탈리아말인 스프레차투라(sprezzatura)의 원뜻은 '거만하게 굴다'. 르네상스기를 거치면서 '힘든 일을 쉽고 세련되게'하는 '천재의 방식'을 지칭하는 말로 진화했다. 이 책은 이탈리아 역사에 나타난 천재 50명을 선별해 그들의 스프레차투라를 말한다. 서해문집 펴냄/1만8천9백원△아홉빛깔 서울무지개동화작가 이영두씨의 스물한번째 동화집. '아홉빛깔 서울무지개'는 하남골을 떠난 두산이의 서울생활 이야기. 낯선 환경과 서울 친구들의 놀림에 어울리지 못하는 두산이가 친구들과 친해지면서 적응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소년문학에 연재했던 작품. 신아출판사/7천원.△환타지김흥종씨의 화업 47년의 세월을 담은 에세이 화집 '환타지'. 50여점이 넘는 '미인도'속 여인들이 요염하면서도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동양화를 전공한 화가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린 회화적 세련미가 묻어나는 작품들과 책 곳곳에서 만나는 작가의 에세이는 짧지만 깊은 감동을 준다. 동서문화의 교류였던 실크로드를 조명해보고, '수묵화 대 채색화'등 다양한 읽을거리들이 실려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10.15 23:02

동인들의 열정, 동인지 '모든 잡념이 무(無)가 된다'

수확의 계절, 문학단체와 동호인 모임들의 결실이 뒤를 잇고 있다. 시·소설·수필·평론 등 회원들의 작품과 다양한 특집으로 촘촘하게 엮인 각 단체의 기관지들이다.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에 있는 '편집후기'들은 말 맛과 정 맛을 더한다. 독특한 기획특집들도 먼저 관심을 끈다. 전북문인협회(회장 소재호)의 '전북문단'(제41호)은 타지역 회원들의 수필을 모은 특집과 최형·정양순·정양·우미자·진동규·김재란 시인의 시를 '다시 감상하고 싶은 시(詩)'로 기획으로 엮었다. 남원지방의 전란사와 한말 전북지역 의병활동 등을 소개한 '전북의 항일운동사'도 지난 호에 이어 계속됐다. 남궁웅씨는 편집후기에 '매미에게 뒤통수를 얻어맞고서 시뻘건 눈물로 원고지를 메운 우리 詩나 읽어보소서'라고 썼다. 전북여류문학회(회장 이소애)는 동인지'결'(제15호)을 펴냈다. 지난 5월에 연 '들꽃의 향연전'을 사진으로 엮었고, 당시 전북대 과학대학 유종국 교수의 강연록 '역사 속 여류문인의 삶과 문학'을 특집으로 소개했다. 제8회 여류문학상을 수상한 수필가 김은실씨의 대표작품도 눈길을 끈다. 문예연구사(대표 서정환)의 '문예연구'(제38호)는 지난호에 이어 '문학과 성(性)'을 기획특집으로 엮었다. 이동재 시인의 '소설과 성 교육'과 허왕욱씨(한국교원대 강사)의 '고전시가와 성, 몸의 대화'는 많은 이들이 두고두고 읽어볼 것 같다. 이 기획은 이후 단행본으로 발간할 계획. 또 문예연구 출신작가 25명의 글을 모은 특집도 돋보이는 기획이다. 표현문학회(회장 이동희)의 '표현'(제42호)은 1억원고료의 제1회 국제문학상에 당선된 완주출신 작가 류영국씨의 장편소설'만월까지'를 집중 분석했다. 문학평론가 호병탁씨와 중국 경덕진 도자대학교 미술학부 김은진 교수, 이동희 시인이 평했다. 소설가가 흔치않은 지역의 현실에서 3편이나 실린 단편소설들은 또다른 의미의 특집으로 여겨진다. 갈숲문학회(회장 한성수)도 열다섯 번째 동인지 '하늘과 바람과 갈꽃'을 냈다. 시모음 특집 '시의 정수를 위하여'를 기획했고, 한성수 최상구 진의하 정극태 장태윤 김종선 김문덕씨 등 시인의 시와 문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한 고삼곤씨의 단편소설 '어떤 살인죄'를 실었다. 문예한국사(대표 소병학)에서도 창간28주년 기념호'문예한국'을 냈다. 특집이라 이름지은 기획은 없지만 다른 잡지들과 달리 작가들의 사진을 칼라판으로 크게 편집한 것은 볼만하다. '표현'의 편집후기에 담긴 글처럼 시간과 생활의 한 허리를 둘러내 나온 이 잡지들을 받아들면 모든 잡념이 무(無)가 된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0.15 23:02

[전국체전:문화행사] 하나된 숨결, 전국 시·도민속예술단

경기·충남·충북·전남·경남·제주 등 6개 시·도 민속예술단이 경기장주변 무대와 태조로 특설무대에서 전국의 문화예술이 어울리는 신명난 자리를 열고 있다. 다채로운 전국의 문화예술을 소개함으로써 전국체전의 열기를 높이고, 서로를 응원하며 일상적 문화생활의 즐거움을 표현하는 대동 한마당을 펼치고 있는 것. 경남 대표팀으로 나온 진주·삼천포 농악단은 11일 태조로와 종합경기장 무대에서 전국체전 첫 무대를 갖고 경남에 전승되는 영남형 농악, 활발하고 씩씩한 군사놀이의 진법과 무예적 몸짓이 돋보이는 판굿을 선보여 큰 갈채를 받았다. 같은 날 종합경기장 무대에 선 제주도립예술단도 '바람의 나래'를 주제로 거칠고 황량한 환경을 극복한 제주사람들의 인내와 용기, 지혜와 염원을 춤으로 형상화해 신명난 호응을 얻어냈다. 12일 종합경기장 무대는 충북을 대표한 박재희 새암무용단과 경기도립무용단이 경기장을 찾은 관광객들과 선수 임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충북은 놀이보다는 춤, 소리보다는 구체적 동작을 중심으로 강강술래 의미를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였다. 또 풍년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태평무를 전국체전의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굿으로 승화시켰다. 경기도립무용단도 한국의 멋과 정취·의식을 향토적 정서에 담은 태평무와 사물놀이, 부채춤, 사랑가, 장고춤, 살풀이 공연을 펼쳐냈다. 우리 나라 전통 풍물놀이를 무대화시킨 '판굿'과 화려한 고전미의 '북춤', 경쾌하고 신명난 '소고춤'을 재구성한 충남 부여군충남국악단은 13일 오후 7시 전주종합경기장 무대에서 경기·남도민요로 꾸며지는 민요한마당과 우리의 대표적 관현악곡인 '신모듬'을 실내악 형식으로 재구성해 사물놀이와 함께 웅장하고 경쾌한 분위기로 몰아갔다. 15일 오후 7시는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전남을 대표하는 전라남도립국악단이 출연해 화려한 부채춤과 흥겨운 남도민요, 가야금병창, 판소리, 창무악, 모듬북 공연으로 전라도의 구성진 가락을 재구성할 예정이다. "전국체전의 한 중심에서 각 시도의 우수한 문화를 바로 알고 느낄 수 있는 기획”이라고 소개한 전국체전문화행사기획단 김정수 단장은 "이 무대를 통해 민족의 하나된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한바탕 흥겨운 잔치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특별취재팀
  • 2003.10.14 23:02

[전국체전:문화행사] 줄을 타는 남자 권원태씨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남사당줄타기 이수자인 권원태씨(37·안산시립예술단 단원)가 12일 오후 6시 전주공예품전시관 놀이무대에서 축제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혼을 탔다'. '남사당패 줄타기'는 줄광대가 3m 높이와 15m 폭의 외줄 위를 걸어다니면서 재담과 갖가지 잔노릇(줄 위에서 벌이는 곡예)을 부려 펼치는 놀이. 소리꾼 김경호씨(도립국악원 창극단)의 장단에 맞춰 줄을 탄 권씨는 부채 하나에 중심을 의지한 채 서있기에도 아찔한 줄 위를 마치 얼음지치듯 미끄러지며 혹은 하늘높이 뛰면서 나아갔다. 축제가 많은 이 지역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이 공연을 위해 일부러 찾은 발걸음은 많았다. 그의 인기는 공연이 끝난 뒤 유명연예인에게 하듯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는 이들이 줄을 설 정도. 폭발적인 관객의 반응에 보답하듯 "호남의 예술이 전국 최고입니다”라는 말을 연신 내뱉으며 관객들과 하나가 됐다. 줄타기 20년의 배테랑인 그는 지난 1986년부터 6년간 마산 돗섬유원지에서 올린 공연을 시작으로 남양주 세계야외공연축제, 과천 마당극제, 대천 용왕극제, 공주 아시아1인극제, 부여시민축제연변자치주 50주년 민속공연 등 국내·외 공연을 통해 대중을 만나왔다. 전주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줄타기 명인 조성자씨를 사사한 그는 남사당의 계보를 잇는 몇 안 되는 기예인. "현재 전국적으로 줄타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단지 3명에 불과하다”며 "그나마 배우려는 사람이 거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특별취재팀
  • 2003.10.14 23:02

인간성 회복 위한 벽을 깨는 몸짓

이웃과 이웃의 경계를 가르는 벽(壁).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막고있는 벽(壁). 눈에 보이든 보이지않든 삭막한 현대사회에서 벽(壁)은 사람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막는 장애물이 된다. 인간성 회복의 첫 걸음이라 볼 수 있는 벽(壁)을 깨뜨리는 작업이 자유로운 몸짓으로 표현돼 무대에 오른다. 14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CDP 현대무용단(대표 최재희)의 두번째 정기공연 '벽(壁)'.'벽(壁)'이라는 큰 테마에 대인 관계에서 개인의 거짓된 속임을 몸짓으로 표현한 '목구멍'사회에 대한 개인의 소외와 보이지 않는 갈등을 담은 '낮은 목소리'벽(壁)을 허물고자하는 인간성 회복의 길 '벽(闢)'을 작은 테마로 담았다. 말 못하는 장애인의 소리를 나타내기도 하는 '낮은 목소리'는 무대에서 직접 연주되는 오카리나 소리에 맞춰 수화와 함께 장애인이 겪는 갈등과 소외를 몸짓으로 표현한 작품. 그동안의 무용에 비해 실험적이고 독특한 무대다. '열다·제거하다'라는 뜻을 가진 '벽(闢)'은 지난 4∼5일 서울에서 있었던 '춤과 사람들'의 기획무대에서 우수안무가상을 수상한 작품. 견고한 벽(壁)을 상징하는 열다섯개의 사각틀을 배경으로, 자연성을 상징하는 흙이 깔린 무대 위에서 춤을 춰 인간성 회복이라는 주제의식을 표출한다.지난 공연에서 종군위한부와 복제인간 문제를 무용으로 다뤘듯이 CDP 현대무용단은 사회적 문제를 직시하면서도 너무 추상적이거나 이미지 중심적인 것을 배제, 관객과 감정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한다.작년 CDP 현대무용단으로 이름을 바꾸고 창단공연을 가졌던 이들은 전북대 무용학과 졸업생 최재희 탁지혜 임은주 한유경으로 구성됐다. 이번 공연은 후배인 전북대 무용학과 재학생들이 함께 출연한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3.10.14 23:02

2004년도 문예진흥기금 31일까지 지원 신청 접수

한국문화예술진흥원(원장 현기영)은 문예진흥기금 지원심사방식을 일부 개선해 2004년 계획사업에 대한 지원신청을 31일까지 접수한다. 심사 분야를 확대해 기존 8개 심사에서 문화교류·신진예술가 지원을 추가, 모두 10개로 세분화됐다. 문학·미술·연극·음악·무용 등 5개 분야도 사업의 특성에 따라 예술창작분과와 문화향수분과로 나누어 심사할 계획. 시민과 예술의 접촉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진행 중인 '찾아가는 예술 지원'은 그 폭을 더 확장하기 위해 기획 공모사업으로 전환, 집중 지원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또 참신한 신진예술가를 발굴·육성하기 위해 단독심의위원회를 구성, 인터뷰 심의 방식을 도입하고 사후 평가·관리를 통해 지속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사업의 특수성과 지원신청 건수 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되며 이 분야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의미도 가지고 있어 심의의 전문성과 심층심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04년 문예진흥기금 지원 신청 안내와 신청서 양식(서울)은 문예진흥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교부하며, 전북예총·전북민예총·도내 문화원·문화의 집·시도 문화관광(예술)과 등에서도 받을 수 있다. 지원신청서 접수는 문예진흥원을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가능하다(신진예술가 지원, 예술정보화 및 보존·조사연구 지원사업은 인터넷). 문의 문예진흥원 심의평가팀 02)760-4536~7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0.14 23:02

백제여인 숭고한 사랑 다시 본다

백제여인의 숭고한 사랑이야기가 전주 관객을 찾아온다. 15일 오후 7시 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 무대에 오를 정읍시립정읍사국악단(국악장 이화동)의 가무악극'정읍사'(井邑詞). 한 여인이 행상 떠난 남편을 기다리다 끝내 망부석이 되었다는 동명의 백제가요가 주제다. 지난 1993년 초연한 이후 4년 동안 서울 국립극장과 무주·전주 동계U대회 기념공연을 비롯해 십여 차례의 공연을 통해 관심을 모아온 작품. 이미 전국36개 도시에서 순회 공연을 가진바 있다. 가무악극에 삽입된 '정촌골' '편히오시라' '영원한 사랑' 등은 이미 일반 연주무대를 통해 대중들에게도 친근해졌다. 1999년 이후 노래와 춤·국악 관현악의 협주와 연극적 요소를 더한 '정읍사'는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빠른 템포로 전개시켜 극적 긴장감을 살렸으며 서사적인 전개와 서정적인 사랑을 한껏 살려 예술성은 물론 관객들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이번 무대는 지난 공연과는 달리 구체적인 대본각색 및 편곡을 거친 작품으로 관객을 맞는다. 원작자인 방송극작가 이환경씨의 극본을 토대로 소설가 문순태씨의 소설 '정읍사-그 천년의 기다림'(이룸 펴냄·2001)을 결합, 드라마작가인 김원석씨가 각색해 다시 만들었다. 총감독을 맡은 국악장 이화동 교수(전북대 한국음악학과)도 최상화 교수(전북대 한국음악학과)와 함께 작곡했던 노래들에 9곡의 새 노래를 첨가했다. 최솔씨가 연출을, 장인숙씨가 안무를 맡았다. 정읍사국악단의 관현악단·무용단·창극단원 30여명과 SBS탤런트인 김명진씨 등 객원출연 30여명 등 60여명의 국악인들이 무대에 선다. "정읍시립정읍사국악단의 창단 1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아 작품의 완성도를 더 높였다”는 이화동 교수는 "초연당시 20곡이었던 노래가 43곡으로 늘어났을 만큼 음악부분의 활용을 늘렸고, 무용·대본·연기 등 다른 부분들 모두 내실을 기하고 대폭 보안해 볼거리와 들을 거리가 많을 것”이라고 소개했다.이 작품은 초연된지 10년째인 지난해, 춘천국제연극제와 전주세계소리축제, 월드컵문화행사 등에 초청돼 가무악극 대중화의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공연시간 100분.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0.14 23:02

[전국체전:문화행사] 시민참여로 문화체전 열기 '후끈'

주말 전주한옥마을 일대와 걷고싶은 거리, 종합경기장 주변 등 문화체전이 열리는 현장에는 공연을 관람하려는 시민들과 체전 참가 선수,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져 경기장 못지 않은 활력을 보였다. 11일 오후 3시 교동다원에서 마이머 김원범·르노(프)·조성진씨의 공연으로 시작된 한옥마을마임축제는 오후 5시 공예품전시관 특설무대에서 타이거백의 마임이 가세, 관객을 신비하고 유쾌한 마임의 세계로 유혹했다. 특히 12일 오후 6시에 열린 권원태씨의 남사당줄타기는 좀처럼 보기 힘든 줄타기 공연을 보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종합경기장 주변에서도 전북지역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과 함께하는 추억의 재즈·포크 락 공연'우드스탁 인 전북'이 선수단에게 기운을 북돋아줬고, 제주·경남·경기도 등에서 참가한 민속예술단의 공연은 해당 지역 선수단의 자긍심을 높여줄 만큼 수준 높은 예술세계를 선보였다. 피아노·플룻·오카리나 선율이 은은하게 퍼진 걷고싶은 거리는 지역 연주단체와 마임공연이 산발적으로 이어지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12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된 나이트댄스·세미누드·헤어패션쇼 등이 젊은층의 시선을 빼앗았다. 태조로에서 하루 두 차례 전통혼례 행렬을 재연한 프로그램도 인기. 11일 7시 전북대운동장에서 열린 인기가수초청공연'樂+ 락플러스'는 여고생들이 대거 참여해 문화체전의 열기를 실감할 수 있는 무대였다. 제3회 전주행위예술제가 열린 11일 오후4시 전주전동성당도 문화체전의 인파들로 많은 관객들과 함께하는 특혜(?)를 누렸다. 특히 예술제를 이끌고 있는 심홍재씨가 관객에게 술잔을 돌리며 극을 이끌었던 퍼포먼스'베개일기-술이야기'는 약령시제전에 참가한 상설주막들이 무료로 술을 제공하는 등 시민들과 퍼포머들이 함께 어울려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가족과 함께 한옥마을을 찾은 김일수씨(45·전주시 효자동)는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도 전주시민의 자세이지만, 너무나 좋은 공연과 전시가 많아서 이곳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최기우
  • 2003.10.13 23:02

[전국체전:문화행사] 주말 인터뷰-한국마임協 조성진회장 등

◇중학생이 벌인 행위예술제 제3회 전주행위예술제가 열린 11일 오후4시 전주전동성당 앞마당. 유명 퍼포머들과 학생 참가자들의 공연을 함께 선보인 이날 특히 눈길을 끄는 무대가 있었다. 익산중학교 2학년 허진주·이보현양의 퍼포먼스'인형놀이'. "어른들의 이중성을 말하는 거예요. 어른들은 우리에게 이것저것 요구하지만, 정작 어른들은 자신들이 지키지 못하는 약속도 많이 하잖아요” 진주와 보현이는 어른들에 의해 이리저리 휩쓸리는 '성적표를 목에 건 꼭두각시'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어른들의 간섭이 지나치게 많은 실상을 보여주고 싶었단다. 보현이의 이모인 행위예술가 김은미씨의 격려가 아이들을 새내기 퍼포머로 만든 계기. "행위예술은 어른들만 할 수 있는 일 인줄 알았는데, 막상 해 보니까 너무 재미있어요” 이 작품은 지난 8월 김천에서 열린 청소년퍼포먼스대회에서 중등생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리고장서 몸짓 축제"소리의 고장에서 몸짓의 축제가 열린다는 사실만으로도 전주마임축제의 가능성이 보입니다. 앞으로 두 예술장르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어울릴 수 있다면 그 의미는 배가 될 겁니다” 11일과 12일 제1회 전주한옥마을마임축제에 참가해 전주한옥마을 일대에서 공연을 펼친 한국마임협의회 조성진 회장(46·대구거리문화축제 조직위원장). 그는 "한옥마당에서 펼친 마임은 일상적인 공간에 일상적이지 않은 몸짓이 들어와 위로가 될 수 있고, 태조로 무대에서 펼친 거리마임은 마임이스트와 관객들이 자유롭고 쉽게 교감을 이끌어낼 수 있어 좋았다”며 두 공간 모두의 의미를 새롭게 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부대행사에 참여, '영화의 거리'에서 공연을 보여줬던 그는 "마임은 독자적인 예술로 자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타 장르와 결합해 각 장르의 기초언어로서 자리를 잡을 때 표현의 폭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1인 극단도 흥미진진 "전주의 한옥을 통해서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 지 상상할 수 있어 즐거웠다” 프랑스 1인극단을 운영하는 저글러 르노 르 빠쁘씨(34)가 11일 전통한옥(교동다원)에서 공연을 마치고 밝힌 소감이다. 저글링과 디아블로 등 도구를 활용한 마임을 보여준 그는 익살이 가득 담긴 표정과 몸짓으로 관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주변에 마임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마임을 시작하게 됐다는 그는 10년 경력의 베터랑. 프랑스에선 2명이 짝을 이뤄 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한단다. 한국을 알게 된 건 여자친구인 김미정씨(31) 때문. 그는 공연의 사이사이 관객과 함께 한국말로 숫자를 세거나, 박수가 이어지면 "고맙습니다”를 외쳐 더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앞으로 2주간 서울 신촌 등을 돌며 즉흥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 문화일반
  • 특별취재팀
  • 2003.10.13 23:02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동아시아사상학회 포럼

"무대 아래 쪽에 자리한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춰 가수 송창식이 '토함산'을 부른다. 무대 한켠에서는 독무가 연출되고, 중앙에서는 서예가 L이 걸레붓을 크게 휘둘러 '新羅千年'을 힘있게 써내려간다”벽에 걸린 서예작품이 무대위로 걸어나온, 서예를 중심으로 음악과 무용이 한 자리에서 펼쳐지는 '필가묵무-서예와 음악과 무용의 만남'시안이다. 지난 11일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장 최승범)가 주최한 동아시아사상학회(회장 송하경)의 열한번째 포럼 '생활 속의 서예'.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동아시아문화포럼에서 전북대 김병기 교수는 '서예의 무대공연 가능 근거와 방법에 대한 연구'로 큰 관심을 모았다.김교수는 서예의 대중화가 자칫 질적 저속화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 서예의 본질을 지키면서 변용을 시도하는 서예의 무대공연을 새롭게 제안했다. 붓글씨를 쓰는 손놀림과 과정을 통해 일회성 즉흥성 선율 등이 특징으로 나타나는 음악과 신체성 의형성을 가진 무용과의 유사성을 근거로 무대공연의 가능성을 학문적으로 밝햐낸 것."서예만 단독으로 무대에 오르면 그것 또한 무언극이지만, 음악과 무용을 접합하면 서로를 더 돋보이게 할 수 있을 것이다”는 김교수는 "운필의 속도에서 오는 운동감과 필획의 선율감을 조화시켜 만들어진 새로운 창작물은 예술영역을 확장시킴과 동시에 대중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포럼은 오늘날 서예의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한 자리. 대중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서예의 범주를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됐다. 발표자들은 서예와 다른 장르와의 만남을 대중과 가까워질 수 있는 돌파구로 주목했다. 조민환 교수(춘천교대)는 '그림과 글씨는 그 뿌리가 하나'라는 서화동원론의 필요성을 부각시킨 '서화동원론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조교수는 "서예와 회화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를 잊고 소재적 기법적 차원만 강조되고 있는 현실에서 서화의 장점을 호환하는 서화동원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박미정 연구원(인디자인연구소)은 '한국서예의 자연성과 타이포그라피의 이용방안 연구'를 통해 타이포그라피의 표현요소로서 서예의 자연성 활용을 제안했다. 자연성은 한국서예의 철학적 미학적 특성을 압축한 것.사회와 문화의 정신과 사상을 반영하는 구체적인 도구라는 점에서 서예와 타이포그라피의 공통점을 찾은 그는 "서예의 자연성을 타이포그라피에 활용한다면 새로운 표현 양식과 가치를 획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발표는 문정자씨(단국대)가 사회를, 민현주씨(서울대 박사후 과정) 김수천 교수(원광대) 김응학씨(성균관대 강사)가 각 주제에 대한 논평을 맡았다. 최영진 교수(성균관대)의 사회로 벌어진 종합토론에서는 발제에서 논해졌던 서예의 활용과 응용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서예의 한 점 한 획마다 흐르는 정신을 따라 대중에게 가까이 가는 길은 멀지 않았다.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서예축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서 대중과 눈높이를 맞추려는 서예 대중화 노력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3.10.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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