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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시인의 설맞이 詩] 새해 아침의 기도

새해 아침의 기도새해에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조아리고 어깨를 낮추어 살아가게 하소서. 나 자신과 내 가족의 행복만을 위해 기도하지 말고, 한 번이라도 나 아닌 사람의 행복을 위해 꿇어앉아 기도하게 하소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기도가 시냇물처럼 모여들어 이 세상 전체가 아름다운 평화의 강이 되어 출렁이게 하소서.새해에는 뉘우치게 하소서. 남의 허물을 함부로 가리키던 손가락과, 남의 멱살을 무턱대고 잡던 손바닥과, 남의 가슴을 향해 날아가던 불끈 쥔 주먹을 부끄럽게 하소서. 무심코 내뱉은 침 한 방울, 말 한 마디가 세상을 얼마나 더럽히는지 까맣게 몰랐던 것을 부끄럽게 하소서. 그리고 인간과 자연에 대한 모든 무례와 무지와 무관심을 새해에는 부디 뉘우치게 하소서.새해에는 스스로 깨우치게 하소서. 내 배부를 때 누군가 허기져 굶고 있다는 것을, 내 등 따뜻할 때 누군가 웅크리고 떨고 있다는 것을, 내 이마에 햇살이 닿을 때 누군가의 등에는 그늘이 지고 있다는 것을 새해에는 알게 하소서.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발걸음을 옮길 때 내 발 밑에 밟혀 죽는 작은 벌레와 풀잎이 있다는 것을, 내 발길에 채여 구르는 돌멩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하소서.새해에는 연약한 것들을 아끼고 쓰다듬을 수 있는 손길을 주소서. 빛나지 않는 것들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주소서. 외롭고 쓸쓸한 것들의 옆에다 내 몸을 세워 주소서. 울긋불긋한 네온사인 아래 부초처럼 떠돌게 하지 마시고, 고요한 촛불 하나에 마음을 단단히 기대게 하소서. 목청 높여 삿대질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은 뒤로 물러앉게 하시고, 가슴에 오래 남는 낮은 목소리의 사람을 앞으로 바투 다가앉게 하소서. 새해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진정으로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 해서 이 세상 전체가 따뜻해질 수 있도록 하소서. 하지만 사랑해요, 라는 말을 차마 꺼낼 수 없는 사람에게는 오고가는 눈빛으로 사랑을 확인하게 하소서. 사랑 때문에 헤어져 아프게 울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새해에는 다시 사랑의 연둣빛 싹을 틔울 수 있게 하소서. 저 실업과 노숙의 거리, 젊은이들이 방황하는 골목길의 어둠을 새해에는 물리치게 하소서.새해에는 반세기가 넘는 분단의 세월 동안 잘 먹고 잘 입으며 떵떵거리며 살아온 사람들을 부디 호되게 꾸짖어 주소서. 그들이 통일로 가는 기관차를 가로막으려거든 크게 크게 기적을 울려 화해와 상생의 길을 함께 걷도록 해주소서. 새날은 기다린다고 오는 게 아니라 발벗고 찾아 나서야 오는 거라고, 새해에는 자신 있게 말하게 하소서. 썩은 물은 나가고, 맑은 물은 들어오게 하소서./안도현(시인)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1.30 23:02

[설, 도내 가볼만한 곳] (6)익산 미륵사지

고유의 명절 설을 맞아 고향을 찾은 이들에게 익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뒷동산과 같은 미륵사지는 가볼만한 곳으로 제격이다.익산시 금마면 기양리 일대에 위치한 미륵사지와 미륵사지석탑·동탑 그리고 찬란했던 백제시대의 유물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진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은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동양 최고이자 최대의 절터인 국보 제11호인 미륵사지는 백제 무왕이 창건한 것으로 약 5만여평 규모의 웅장한 모습 그자체를 엿볼 수 있다.익산시 금마면 소재지에서 함열읍으로 가는 국도를 따라가다 기양리 방면에 들어서면 우뚝솓은 미륵사지석탑이 지나는 이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국보 제11호인 이 탑은 지난 2001년부터 붕괴 위험의 지적에 따라 해체 복원중이다.문화재청이 총 사업비 80억원을 들여 현재 해체 작업을 벌이고 있는 미륵사지석탑은 현재 6층 가운데 2층을 해체한 상태. 석탑 옆 길목을 건너다보면 지난 93년 복원한 동탑이 자리하고 있다.미륵사지를 들러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또 하나 있는데 이것이 바로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이다.지난 80년부터 부여문화재연구소가 15년동안 발굴 조사를 벌여 출토한 1만6천여점중 대표적인 유물들이 가득하게 전시돼 있다.

  • 문화일반
  • 엄철호
  • 2003.01.30 23:02

[설, 도내 가볼만한 곳] (4)고창 고인돌군

고창군 고창읍 죽림리·도산리와 아산면 상갑리·봉덕리 일대에 분포된 고인돌군은 때마침 내린 하얀 눈을 뒤덮은채 외투깃 세운 관광객들을 조용히 맞고 있다.1999년 12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창고인돌군. 무려 4백47기에 달하는 고인돌을 살피며 걷노라면 어느새 원시시대로 훌쩍 되돌아가 ‘시간 여행’에 빠져든다.고창고인돌의 감상 포인트는 남방식과 북방식이 맞부딪치는 한계지역이라는 것. 고인돌공원을 한바퀴 돌면 고인돌의 변천사가 절로 가슴에서 이해된다.고인돌군을 꼼꼼이 살펴보려면 군이 마련한 6개 코스를 참고로 이동하면 도움이 된다. 주차장앞 3코스를 중심으로 1-5코스가 좌우로 나열되어 있다. 6코스는 국사교과서에서도 소개된 도산리 북방식 고인돌이 있다.고인돌군 입장료는 무료여서 실속 여행의 적지. 또 야트막한 야산 속에 보존된 고인돌군을 돌다보면 ‘건강 여행’도 덤으로 주어진다.단체 관광객은 군에 소속된 문화유산해설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출발 전에 예약(560-2793)하면 고인돌공원을 비롯 고창지역 문화 유산에 해박한 해설사가 친절한 안내를 맡는다. 비용은 무료.군이 지난 1996년부터 시작한 공원화 사업이 올해부터는 전시시설지구 사업까지 미치며 본격화 된다.

  • 문화일반
  • 김경모
  • 2003.01.30 23:02

[설, 도내 가볼만한 곳] (3)전주 한옥마을

눈발이 제법 드세게 퍼붓는데도 참 포근하다.높다랗게 솟아나온 빌딩숲과 눈속에 오히려 가깝게 다가서는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서 살포시 안아주는 곳. 온고을 전주의 색깔을 머리가 시원할 정도로 선명하게 보여주는 한옥마을의 풍치다.전주시내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기린로가 오목대앞을 지나는 곳에서 새로 놓여진 돌거북을 만날 수 있다. 풍남동·교동일대 한옥마을의 입구를 알리는 표지석이다. 전주의 ‘고풍(古風)’을 대표하는 이곳은 지난해 말끔하게 새 옷을 차려입었다. 전주사람이더라도 오랫만의 발걸음이라면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기린로 오목대옆에서 경기전·풍남문쪽으로 난 태조로 내리막길을 10분만 걸어보면 단박에 이곳의 새로운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항상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고 고즈넉하던 전통마을에서 꿈틀대는 ‘활력’을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이름난 관광지도 아니고 면적도 썩 넓다고는 할 수 없지만 슬쩍 둘러만 보고 가야겠다고 작정했다면 큰 낭패다. 정겹게 기와지붕을 맞댄 전통가옥들이 빽빽이 늘어선 골목길을 걷노라면 열걸음이 머다하고 발길을 멈춰야 한다. 게다가 체험 프로그램에라도 참여 한다면 시간은 장담할 수가 없다. 곳곳에 들어선 전통찻집과 점집도 이곳만의 풍경이다.아예 전통문화여행 일정을 잡아 가족과 함께 넉넉한 마음으로 찾아온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역사의 고장 전주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경기전과 풍남문·전동성당·오목대를 축으로태조로 양편에 새롭게 들어선 전주공예품전시관과 전통술박물관·한옥생활체험관등이 한옥마을의 문화지도다.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는 합죽선·태극선 등 전주부채와 전주한지를 비롯한 지역 특산 공예품을 전시·판매하며, 도자·한지·목공예등 공예 체험교실도 열린다.처마에 호리병이 치렁치렁 내걸린 전통술박물관에서는 이강주등 전주의 특산 명주를 비롯, 전국 각지의 민속주를 만날 수 있다.또 한옥생활체험관은 전통 구들방이 갖춰진 숙박시설로 바로 옆에 우뚝 선 현대식 특급호텔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한벽루 인근 전주천을 끼고 자리잡은 전통문화센터는 전주의 멋과 맛을 새롭게 이어내는 공간이자 볼거리와 먹을거리·놀거리가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이다.풍남동 골목길 동학혁명기념관앞에서는 조선왕조의 흥망을 지켜보았을 수령 6백년된 은행나무를 만날 수 있다. 유서깊은 은행나무골목을 만들어낸 바로 그 나무다. 또 기념관옆 ‘최명희길’로 이름 붙여진 좁다란 골목길로 들어가면 ‘혼불’의 작가인 고 최명희의 생가터가 나온다.설 명절, 귀성객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도 다채롭게 펼쳐진다.설날인 1일 전주시와 전북사진기자협회에서는 전통문화센터및 공예품전시관에서 고향의 추억을 담은 가족사진을 무료로 촬영해 준다. 또 한옥생활체험관은 31일부터 2일까지 제기차기·윷놀이·팽이치기·널뛰기·투호등 전통놀이와 세배하기·복조리 나누기등 전통문화마당을 펼치고 전통술박물관에서는 각 지역 전통주를 판매하는 행사를 마련한다.민족의 명절 설연휴에는 한번쯤 오목대에 올라 전주를 보고 한옥마을에 내려가 보자.새롭게 단장한 고향의 거리에서 애향심과 자부심, 그리고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또 온고을이 그리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전주의 체취에 흠뻑 젖을 수 있는 기회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3.01.30 23:02

[설, 도내 가볼만한 곳] (2)남원·임실·순창·무주·진안·장수

남원 광한루원은 춘향과 이도령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는 곳으로 이제 남원뿐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적 관광명소로 인정받고 있다. 비단 잉어가 유명한 연못과 광한루·오작교·영주각·방장정·완월정·월매집으로 이어지는 광한루원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대표적인 정원이다. 토양 구릉을 그대로 살린데다 정원수도 자연 그대로 길러 숲속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할 정도다. 광한루는 고전문학의 최고봉인 춘향전의 주무대로 문화관광부에서 선정한 10대 문화관광축제의 하나인 춘향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사시사철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겨울철에도 정원에 핀 아름다운 눈꽃을 보기 위해 탐방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1년6개월동안 진행된 광한루 보수공사가 최근 마무리돼 말끔하게 단장된 누각의 모습을 볼 수 있다.시내에 광한루원이 있다면 외곽에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상징하는 뱀사골이 있다. 용이 되려다 죽은 이무기의 전설이 담겨있는 남원 지리산 뱀사골 계곡은 맑은 물과 숲이 우거져 산세가 수려하다. 특히 겨울철 설경은 지리산 사계 중 으뜸으로 꼽힐 정도로 아름다워 전국의 등산객과 사진애호가들이 즐겨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 순환도로는 드넓은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다. 물맑기로 이름난 섬진강의 민물고기 맛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옥정호는 섬진강댐이 들어서면서 생긴 호수로 오밀조밀한 산과 호수의 풍광이 특히 아름답다. 산굽이 물굽이를 끼고 도는 순환도로는 최근 아스팔트로 말끔하게 단장됐고 풍경 좋은 곳마다 전망대도 들어서있다.다만 이 도로는 겨울철 곳곳에 잔설이 있는데다 잦은 결빙으로 인해 사고위험성이 높으므로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순창 강천산은 지난 1981년 전국 최초의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산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산 아래와 중턱에 조성된 인공호수는 색다른 운치를 준다.등산은 강천사와 산의 명물인 현수교를 거쳐 신선봉에 올랐다가 산속 호수를 돌아 비룡폭포를 구경하는 코스가 좋다. 순창의 명물은 뭐니뭐니 해도 고추장. 기왕 순창에 들렀다면 순창고추장의 맛을 보거나 구입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무주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에 서면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순백의 파노라마를 연출해낸다. 눈꽃이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날도 있지만 구름이라도 끼는 날이면 운해가 또 장관이다.향적봉은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오를 수 있다. 해발 1천5백m에 이르는 곤돌라 정상 설천봉에는 넓은 광장과 휴게소·전망대가 있다. 마치 북유럽 산간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덕유산 주목과 구상나무 군락 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백색 능선이 또 일품이다. 설천봉 전망대에서 향적봉까지는 도보로 30∼40분이면 충분하다. 겨울스포츠의 메카로 자리잡은 무주리조트는 2월중순까지 콘도 예약이 완료된 상태. 설 연휴때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진안 용담호는 두메산골 무진장(무주·진안·장수)의 틈에 끼여있는 풍광좋은 호수다. 구불구불한 산자락에 둘러싸인 내륙의 이 호수는 새 지도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용담댐이 들어서면서 조성된만큼 수몰민들의 애틋한 사연을 묻은 곳이다.산골 순환도로가 말끔하게 정비돼 차안에서 호수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호수 한가운데 떠있는 기다란 섬과 곳곳에 세워진 망향정도 인상적이다. 전주에서 가는길이라면 마이산 탑사에 들러보는 것도 괜찮다.장수군 장계면 대곡리 주촌마을은 임진왜란때 왜장을 안고 강물에 뛰어든 의암 주논개가 태어난 곳이다. 논개 생가지 성역화사업으로 지난 1997년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저수지 수몰예정지에 있던 생가를 현재의 위치에 이전, 2만평의 공간으로 꾸몄다.생가지내에는 논개 기념관과 석상·정자·누각·비석등이 들어서 있다.장수읍 두산리에 있는 논개사당(의암사)과 연계, 문화재 답사코스로도 좋다. 인근에 백용성조사 생가지와 동화댐·장안산군립공원이 위치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3.01.30 23:02

[설, 도내 가볼만한 곳] (1)정읍·김제·완주·고창·부안

설날. 멀리서 찾아올 자식들을 맞을 채비에 시골마을 노부부의 마음은 한껏 부풀어 오른다.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한해를 설계하는 시간이다. 멀고 힘들지만 고향가는 길은 어린아이처럼 마냥 설렌다. 몇년만의 귀향이라면 더욱 그렇다. 친구와 친지들은 어떻게 변했는지 그리고 항상 그대로일 것 같은 고향의 풍경은 어떤지.고향도 변한다. 해마다 새 설빔을 입는다. 여느해와는 달리 길지 않은 연휴. 그래서 더욱 뜻있게 보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잠깐 시간을 내어 가족과 함께 마음속에 남아있는 장소를 찾는 것도 한 방법. 아련한 추억속 어린시절을 떠올리고, 아이들에게 고향의 역사와 문화를 전해줄 수 있는 줄 수 있는 곳이면 금상첨화가 아닐까.(1) 정읍 김제 완주 고창 부안정읍 국립공원 내장산은 예로부터 호남 5대명산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겨울 내장산은 전문 산악인들이 가장 격찬하는 곳으로 이 산의 설경을 보아야만 내장산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고 강조한다.올해는 벽두부터 전북지역에 유난히 큰 눈이 잦아 겨울 내장산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사방으로 늘어선 봉우리들에 둘러싸인 계곡은 하얀 눈속에 화사함과 정겨움이 묻어난다.산으로 들어서는 길에는 최근 건설교통부가 선정·발표한 아름다운 도로 전국 12곳중 한 곳인 내장호 주변 ‘내장동 내장산 오색단풍길’을 걸어보는 것도 색다른 묘미다. 단풍은 없지만 눈꽃이 그 멋을 대신한다.김제 평야는 우리 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과 수평선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드넓은 들녘의 복판에는 동양 최대의 저수지였던 벽골제의 흔적이 남아있다.김제시가지에서 남쪽으로 약 5.4km를 달려 29번국도가 원평천과 만나는 부량(扶梁)면 신용리. 제1신덕교와 제1·2포교등 잇따라 나타나는 교량을 건너면 서진(西進)해 온 원평천옆에 김제의 상징인 벽골제 사적지가 자리잡고 있다.지난 1998년 수리민속유물전시관 개관과 함께 개발사업을 마친 이 사적지는 호남평야의 중심지 김제들녘이 바로 한반도 도작(稻作)문화의 발상지임을 알리는 산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이 제방의 엄청난 규모는 ‘신털미산’의 유래에서도 잘 나타난다. 벽골제 사적지 바로 서편에 위치한 자그마한 산이 일명 초혜산으로 불리는 신털미산이다.제방축조를 위해 동원된 수많은 일꾼들이 작업장 인근 낮은 골짜기 나무그늘에 몰려들어 흙을 털거나 짚신을 갈아신었는데 공사가 계속되면서 짚신에 묻어온 흙덩이와 낡은 짚신이 쌓여 야산으로 변했다는 전설속의 장소가 바로 신털미산인 것이다.완주 대아저수지를 끼고 난 호반도로는 사계절 언제라도 드라이브에 더 없이 좋은 장소다.전주에서 출발, 소양면 화심 삼거리에서 들어가도 좋고 봉동을 거쳐 고산 대아댐으로 진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호젓한 호반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주변에 은천계곡과 운장산계곡등 볼거리가 많다. 또 인근에는 등산하기에 좋은 운암산과 운장산·연석산등 명산들이 산재해 있다. 대아·동상저수지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조리한 매운탕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구고 화산의 붕어찜과 화심순두부·닭백숙등 먹거리가 풍성한 것도 이곳의 큰 매력이다. 전주와 익산등 주변 도시에서 가까워 쉽게 찾아올 수 있다.부안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은 KBS영상테마파크가 관광객들로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TV를 통해 인기리에 방영됐던 태양인 이제마에 이어 장희빈·해상왕 장보고와 최근 설 명절을 맞아 2부작으로 기획된 드라마가 변산면 격포리에 위치한 영상테마파크와 궁항해변 일원을 배경으로 탄생했다.최근 영상테마파크에서는 인기 탤런트 이정길과 김사랑이 주연으로 출연한 특집 드라마 ‘천년의 꿈’이 촬영되고 있다.고려청자 탄생 비화를 소재로 한 ‘천년의 꿈’은 실제 고려시대 청자 생산지였던 부안에서 촬영돼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3.01.30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경험

不經一事면 不長一智라불경일사 부장일지한 가지 일을 겪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자라지 않는다.청나라 사람 조설근(曹雪斤)이 쓴 소설 《홍루몽(紅樓夢)》제64회에 나오는 말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경험처럼 소중한 게 또 있을까? 책을 통한 간접경험이든 몸으로 겪는 직접경험이든 간에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는다. 따라서, 자라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경험의 기회를 많이 주고 그 경험을 통하여 스스로 인생을 터득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요즈음 아이들은 삶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싸이버 공간에서 가상의 경험만 하고 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실습활동도 거의 문방구에서 반제품으로 규격화된 재료를 사다가 냄비받침을 만들어보고 책꽂이를 짜 보는 등 형식적인 행위만 하고 있다. 실질적인 경험이 없다. 요즈음 아이들을 컴퓨터도 전기도 없는 순수 자연 속으로 내보내 본다면 과연 몇 명이나 자연 속에서 생명을 유지해 갈 수 있을까? 우리 아이들, 컴퓨터 앞에만 앉게 하지말고 삶을 경험하게 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청소년이던 시절, 뭔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꾸중 대신 이 말 "한 가지 일을 겪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자라지 않는다."고 하시며 실수도 소중한 경험으로 삼아 그 실수를 통해 인생의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고 격려해 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눈물로 다가온다. 예전에 우리 어른들은 우리들을 다 그렇게 키우셨었는데......經:지낼 경, 경험할 경 長:자랄 장 智:지혜 지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1.30 23:02

[생활영어] He has turned over a new leaf...

He has turned over a new leaf and given up drinking.그는 마음을 고쳐먹고, 술을 끊었어요.A: Jack seems to be a new man this year. 새해 들어 잭이 새로운 사람이 된 것 같아요. B: I've noticed it too. What's different? 저도 그렇게 느꼈어요. 무슨 변화가 있는거죠?A: He has turned over a new leaf and given up drinking.B: I hope he won't start up again. He's much better now. 다시 술을 먹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지금 훨씬 보기 좋거든요.새해가 되면, 새로운 마음으로 무엇인가를 해보겠다는 생각들을 하십니다. 그때, '마음을 고쳐먹다'라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 오늘의 중심 표현인 turn over a new leaf를 사용합니다. 이 어구는 '마음을 고쳐먹다'외에 '새 출발하다'라는 표현입니다. 새해와 잘 어울리는 표현이라고 생각되는데, 단어 그대로의 뜻을 짚어보면 turn over는 '뒤집다'라는 뜻이고, leaf는 '나뭇잎'인데 둘을 합쳐서 '나뭇잎을 뒤집다'라는 말로써, '(마음을)완전히 새롭게 뒤집다'라는 뜻이 됩니다. 기억해둘 만한 표현* After he got a new job, he turned over a new leaf. 그는 직장을 잡은 후로 새 출발을 했어요.* She made up her mind to become a Broadway actress at any cost. 어떻게 해서라도 그녀는 브로드웨이 배우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 You can do it if you put your mind to it.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어요.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1.30 23:02

[역사속 오늘] 1월 30일

▲일력(日曆)1월 30일(木). 음력 12월 28일▲출생국회의장 지낸 정치가 이재형(李載灐.1914-1992), 미국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1882-1945), 미국 배우 진 해크먼(1930- ), 영국 팝가수 필 콜린스(1951- ) ▲타계소설가 박화성(朴花城.1904-1988), 독일 작곡가 보리스 블라허(1903-1975), 오스트리아 자동차 공학자 페르디난드 포르셰(1875-1951) ▲국내외 주요사건1637년 = 조선 인조, 남한산성 떠나 한강 나루 삼전도(三田渡)에서 청태종에게 항복1649년 = 영국왕 찰스 1세 처형됨1899년 =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근대적 은행인 대한천일은행 발족1902년 = 제 1차 영-일동맹 조인. 시베리아 철도(블라디보스토크-하바로프스크) 개통1933년 = 아돌프 히틀러, 독일수상에 취임1948년 = 인도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 뉴델리에서 과격 회교도 청년에게 피격 사망. 시인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발간1954년 =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발족1956년 = 육군특무대장 김창룡(金昌龍) 피살1969년 = 이희승 등 국어학자 140여명, 정부의 한글전용정책 반대 성명 발표1967년 = 한국외환은행 발족1974년 = 한일대륙붕협정 체결1984년 = 일본 세계최초로 256K램 개발1992년 = 북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안전협정 체결하고 핵사찰 수용1999년 = 제 4회 강원 동계아시안게임 개막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1.30 23:02

박종관 전북의대 교수, '바지속이 행복한 사람' 펴내

성기능장애클리닉은 일반인들 뿐 아니라 비뇨기과 의사들에게도 가장 각광받는 분야다. 지난 89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후 전국 대학병원의 비뇨기과는 물론 이른바 ‘남성클리닉’을 운영하는 병의원이 전국적으로 1백곳을 넘어선 지 오래다. 하지만 은밀한(?) 곳을 드러내 놓아야 하는 전문지식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풀어놓은 저서를 만나기란 힘든 게 현실이다.성기능장애클리닉을 일상생활에서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나왔다. 전북의대 박종관 교수(46·비뇨기과)가 펴낸 ‘바지속이 행복한 사람들’.(엠디저널)박교수가 10여년 간 진료실에서 헛헛한 바지(?)를 빵빵한 바지 속으로 만들어 가며, 환자와 함께 가슴 아파하고 웃었던 진료 체험담이다. 2001년과 지난해 전북일보에 연재했던 칼럼을 모아 엮었다.“신문 칼럼을 보고 몰랐던 병을 알게 됐다는 환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밝히기를 꺼려하는 환자들이 스스로 병을 진단하고 위험성을 깨달을 수 있게 책을 냈습니다.”치료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치료하는’지를 몰라 벙어리 냉가슴 앓듯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는 박교수는 요로결석과 조루증, 심인성발기부전, 당뇨성 발기부전, 흡연과 발기장애 등 사례별 진단과 치료법을 재미있게 소개했다. 또 정력보강 식품의 허와 실, 발기유발제의 남용, 거근망상증 등을 분석해 잘못된 성지식에 경종을 울렸다. 비뇨기 문제로 고민하는 환자와 이 분야를 전공하는 의사들에게 좋은 지침서인 셈이다.일흔 나이에도 밝힘증을 버리지 못한 남편에게 시달리는 할머니의 하소연부터 신혼여행에서 신부에게 아무 일(?)도 못한 신랑 이야기까지 비뇨기 관련 에피소드가 풍부하다. 일러스트레이터 김종두씨의 삽화도 성기능장애클리닉 의학상식의 이해를 돕는다.충북 충주가 고향인 박교수는 전북의대를 졸업했으며 남녀 성기능 장애, 불임과 전립선에 대한 진료 및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비뇨기과 전문의다. 대한비뇨기과와 미국비뇨기과, 세계남성과학회 정회원으로 활동중.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1.29 23:02

[책과 세상] 새로 나온 책

-전북문학69년 7월 순수문예지로 창간된 전북문학 제213호. 김영광 전 국회의원이 안중근 의사의 유묵을 되돌려 받은 감격을 그린 ‘92년만에 돌아온 유묵’과 최형 시인의 ‘석정의 편모’를 특별기고로 실었다. 강언덕, 양병호, 이향아, 최승범, 허소미, 이이지마 다케타로, 가와모토 교토, 히로오카 후미 등 전북지역과 일본 문인들의 작품도 담았다. -시의 땅전북시인협회(회장 정희수)가 펴낸 4번째 회원지. 최만산 조미애 이소애 시인의 작품세계를 ‘오늘을 사는 시인들’에서 조명했다. 지난해 타계한 황길현 권진희 시인을 추모하는 특집 ‘삼가 명복을 빕니다’는 독자들의 가슴을 아리게 한다. 제2회 전북시문학상을 수상한 곽진구 시인의 ‘봄날 생각’등 작품 5편과, 회원들의 근작을 만날 수 있다.-문예연구 35호지식인 문학의 전범으로 손꼽혀 온 작가 이청준씨의 작품세계를 집중분석했다. 이보영 김종희 우찬제 김혜영씨가 이씨의 소설 속에 담긴 상상력과 현실의식 등 탐구, 우리 문학이 나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청준씨의 자전적 수기도 읽는 맛을 더한다. 영화평론가 정희모씨가 ‘아이 엠 샘’과 ‘로드 튜 퍼디션’을 비교해 부성애를 이야기 한 ‘부성애, 고독한 아버지의 영예로움’을 비롯해 시와 소설 등 다양한 작품이 소개됐다.-무엇이란 그 무엇물질 팽배가 만연한 현실 속에서 자연과 어울려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 단일문화원을 운영하는 김백호씨가 펴냈다. 살기 좋은 세상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담아냈다는 저자는 우주와 기, 그리고 정신세계를 강조한 ‘실존=원구(圓球)’라는 깨달음을 설파하고 있다.(단일출판사)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1.29 23:02

[2003문화희망, 이사람!] 섬유공예가 송수미씨

소박한 일상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움'그의 작업은 전통적 가치관에 대한 새로운 발견 위에 서있다. 일상적 경험으로 비추어보자면 ‘발견’은 일정한 과정을 겪고서야 이루어지는 것만은 아니어서 어느 날 우연한 순간에 문득 섬광과 같은 존재로 찾아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발견’은 철저한 자기 노력과 탐색으로 빚어지는 일종의 ‘보상’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것을 찾아가고 찾아내는 과정. 공예가 송수미(38)가 자신의 작업에 부여하는 의미는 바로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만나게 되는 새로운 ‘발견’인 것이다.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제법 쌓이기 시작하면서 거리는 질척이고 있었다. 중화산동 동네 공원을 끼고 있는 야트막한 고갯길에 자리한 그의 작업실은 뜻밖에도 정갈했다. 한지와 황토색 염료가 결합한 화폭 위의 나무, 색 바랜 흑백 사진이 주는 은밀한 추억, 여백의 넉넉함을 즐기면서 사유하는 의식의 세계, 기하학적인 문양과도 같은 문자와 기호의 자유로운 결합, 그리고 전통 문양을 정제한 디자인적 요소까지. 대학(전주대)을 졸업한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그의 작업 흔적들은 이 작업실 안 곳곳에서 세월을 읽어가고 있다. 강렬한 이미지로 눈길을 끄는 황토색 화폭. “사람이 그리웠어요. 작업에 대한 확신도 없을 때였지요. 한지는 우울하고 마음속 깊이 자리한 나의 슬픔을 표현하는데 매우 좋은 매체였지요.” 10년 전 쯤에 시작된 한지 작업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아 꽤 오랫동안 달뜨게 했지만 근래의 작업에서 한지는 더 이상 그에게 새로운 것이 되지 못한다. 주목 받는 섬유공예가 송수미. 굳이 가리자면 그의 데뷔는 93년 첫 개인전부터지만 그의 작업은 91년 전라북도 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한 즈음부터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독창적인 화법과 남다른 표현의 세계, 톡톡튀는 아이디어 대신 깊이 천착해 들어가는 전통에의 해석. 섬유공예를 전공했으면서도 실용성을 선택하는 대신 순수한 조형적 언어로 공예의 영역을 확장해온 그의 특성은 특별한 조형성으로 발휘됐다. 93년과 99년, 그리고 작년의 개인전까지 이어진 그의 작업은 형식적으로는 전통과 실험적 양식의 결합이지만 주제는 일관되게 자기존재에 대한 사유와 가족사를 관통하는 것이다. “사소한 것들, 일상적인 것들에 마음이 가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족사에 대한 관심은 작가들에게 가장 은밀하면서도 정직한 것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의 주제의식이 가장 명료하게 드러내는 방식은 역시 사진 기법을 차용한 작품이다. 빛바랜 흑백사진을 통해 삶의 잔잔한 풍경과 그것이 지닌 시간적 역사성의 의미를 드러내는 방식. 그가 최근에 몰두하고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섬유공예의 영역에서는 표현 매체의 물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기 마련이지만 그는 재료를 먼저 선택하지 않는다. 프린팅과 꼴라쥬, 열전사를 비롯한 다양한 기법을 선택하고 나서야 그에 맞는 재료를 선택한다. 그의 작업이 언제나 새롭고 진지한 덕목이 있다면 이런 작업적 특성 때문일 것이다. 3년 전부터 공예의 실용성에도 눈뜨기 시작한 그는 조형성을 강조하는 작업과 함께 섬유디자인의 안정적 틀을 실험할 수 있는 텍스타일 형식을 도입한 상품으로서의 제작에도 열심이다. 예술적 언어의 변용만을 고민해온 그로서는 특별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디지털 기술을 응용한 프린팅 기법에 흥미를 느끼고 있어요. 텍스타일 작업을 통한 상품화도 그렇지만 조형성을 충분히 살려내는 회화 작품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을 읽어내고 있는 중이지요. ” 이쯤 되면 새로운 것, 특별한 것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정작 전통이나 지역적 정서, 소박하고 사소한 것들로부터 눈길을 돌리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 있을 법하다. “저는 시골 출신이예요. 도심의 화려한 빌딩 대신 논둑길 뛰어다니며 자랐지요. 자연스럽게 배인 토속적인 미감이 우리의 전통이나 한국적 이미지를 붙들게 했을겁니다.”우리 삶에 대한 사랑을 잔잔하고 부드럽게 풀어내고 싶다는 그는 특별한 것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넘치는 것은 싫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 그가 올해는 자신의 삶에 새로운 틀을 만들었다. 조형미술학 박사과정(원광대)을 시작한 것도 그렇고, 지난해 마음 맞는 여성작가들과 함께 만든 그룹 ‘플라스틱’의 활동이나 전주가 아닌 다른 도시에서 계획중인 개인전도 그 틀을 만들어가는 중심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부지런한 작업으로 주목을 모아온 그는 이러한 새로운 틀을 자신의 나태함을 털어버리는 시도라고 명쾌하게 말했다. 서른여덟해의 세월이 무색하리만큼 그는 신선하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3.01.29 23:02

[캠퍼스] 전주기전여대 임승영 교수 제작한 무협 플래시 인기 절정

“너무 재미있어서 3번 봤습니다. 홈페이지가 살아있다는 느낌입니다. 다음편도 기대됩니다.”전주기전여자대학 인터넷 홈페이지가 새해 벽두부터 뜨겁다. 한편의 무협 영화를 연상시키는 플래시 애니메이션 ‘무림기전(武林紀全)’덕택이다. 대학 마스코트인 ‘아라’가 주인공으로 나와 대리출석을 권하는 악당을 물리치는 내용으로 지난해 11월 홈페이지에 오른후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알찬 대학생활을 권유하는 게 기획취지다.홈페이지 플래시에 대한 관심은 입소문을 통해 빠르게 확산, ‘금연’을 주제로 한 2편에서 접속 폭주로 이어지며 인기절정에 이르렀다. 신년계획으로 금연을 권하는 이 플래시는 학내 전지역을 금연구역으로 정한 대학측의 방침과도 맞물린다.그리고 지난 20일 홈페이지에 등장한 3편의 주제는 ‘학교홍보’. 신입생 원서접수 기간에 맞춰 대학의 각 학과를 재미있게 소개했다.홈페이지의 명물을 탄생시킨 주인공은 바로 이 대학 웹그래픽디자인과 임승영 교수다.“지난해 CI(College Identity·대학이미지 통합) 작업을 통해 탄생한 마스코트 ‘아라’를 활용, 대학의 신선한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시도입니다.”임교수는 조희천 학장의 권유와 적극적인 지원이 ‘무림기전’탄생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무협 플래시를 표방한 만큼 배경음악이나 표현방식도 독특하다. 마치 중원에 서 있는 듯한 느낌. 특히 ‘나가기(羅加基)’·‘다시보기(多時保基)’등 한자음을 따온 우리말 표기도 재미있다. 또 등장인물의 대사에서도 ‘장소불문흡연(場所不問吸煙)’을 주장하는 상대방에게 ‘흡연질병지원인(吸煙疾病之原因) 만인건강지해(萬人健康之害)’를 외치며 일격을 가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가벼운 미소를 머금게 한다.개인적으로 무협지를 좋아했고 학내에 무협소설에 일가견이 있는 교수들이 많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임교수가 시나리오와 배경등을 기획하고 제작은 서울소재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았다.대학에 부임하기전 국내 굴지의 CI(기업이미지 통합) 전문업체에서 10년동안 일한 임교수는 꽤 알려진 디자인 전문가다. 세진과 LG25·빙그레·앨트웰·공무원연금관리공단·과천시등 기업과 단체의 낯익은 로고·심벌이 그의 손에서 만들어졌다.또 완성단계에 있는 이 대학 CI도 임교수 작품이다.“4편에서는 공익적인 내용을 소재로 삼을 생각”이라고 말한 임교수는 “앞으로 학내·외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이 대학 홈페이지에는 또 웹그래픽디자인과 학생들이 졸업작품전에 출품한 플래시 작품이 함께 올라 관심을 끌고 있다.

  • 문화일반
  • 김종표
  • 2003.01.29 23:02

[생활영어] You should resolve to lose weight this year.

You should resolve to lose weight this year.당신은 올해 살을 좀 빼야겠어요.A: Erica, you should resolve to loose weight this year.B: I can't believe you said that, you are so rude and insensitive! 그런 말을 하다니요, 무례하고 터무니없군요!A: I just meant that you might look better if you were thinner. 전 단지 당신이 조금 더 날씬해지면, 보기 좋을 것 같다는 뜻이었어요.B: Why do you always have to be so concerned about appearance? 왜 늘 당신은 외모에만 그렇게 신경쓰죠?새해를 맞아서, 서로에게 덕담을 해주고 새해에는 어떤 일을 추진해서 성공하라고 말해주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일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본문의 대화에서처럼 상대방의 외모 등을 지칭하는 것은 결례일 수가 있기 때문에 조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자칫 본문 중에서처럼 '무례하고 터무니없다(rude and insensitive)'는 말을 들을 수도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insensitive는 접두사 in-(not의 의미)이 sensitive(감수성이 예민한)와 결합해서, '무감각한'이란 뜻과 상황에 따라서 '터무니없다'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기억해둘 만한 표현* Do you seriously mean what you say? 진심으로 그런 말을 하시는 겁니까?* What's the idea? 어떨 작정이니?* What are you going to do with his proposal? 그의 제안을 어떻게 처리하실 건가요?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1.29 23:02

[김병기교수의 한문속 지혜찾기] 인내와 안정

一忍可以支百勇하고 一靜可以制百動이라. 일인가이지백용 일정가이제백동한 번 참음이 백 번 내는 용기를 상대할 수 있고, 한 번의 고요한 마음가짐이 백 번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다.송나라 사람 소순(蘇洵)이 쓴 〈심술(心術)〉이라는 글에 나오는 말이다. 전에 비해 요즈음사람들은 참는 것을 별로 미덕으로 여기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세상에는 "할 말은 하고 살아야 한다"는 사람이 늘고, "참으면 오히려 병이 되니 다 털어놓고 살라"고 권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요즈음 사람들은 정말 할 말은 하고 산다. 하위 직원도 상사에게 용감하게 할 말을 다하고, 며느리도 시어머니에게 할 말을 다 퍼부어 대며, 시어머니도 하고 싶은 말을 다해야겠다고 날마다 벼른다. 시원하고 통쾌한 세상인 것 같다. 그러나 그처럼 참지 않고 할 말을 다 했다고 해서 속이 정말 통쾌하고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유지해야 할 사람사이의 관계는 그렇게 단순한 산수로 풀릴 성질의 것이 아닌 것이다. 아직도 인내는 미덕이다. 백 번 분출하는 용감성보다는 한번 참는 수양된 마음과 너그러운 포용을 통해서만 진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이다. 용감하게 대들고 발빠르게 움직이는 사람이 똑똑한 사람처럼 보여도 사실은 고요히 침잠하여 늘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이 훨씬 더 성숙되고 실속 있으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이다. 너그러운 마음은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 강화제이고, 참지 못하고 내뱉는 자기 주장과 발빠른 활동은 사실 허풍선이들이 즐겨하는 삶의 방식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忍:참을 인 支:지탱할 지(맞대응 할 지) 勇:사나울 용 靜:고요할 정 制:제어할 제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1.29 23:02

[역사속 오늘] 1월 29일

▲일력(日曆)1월 29일(水). 음력 12월 27일 ▲출생 영국 정치사상가 토머스 페인(1737-1809), 러시아 소설가 안톤 체호프(1860-1904), 25대 미국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1843-1901), 프랑스 소설가 로망롤랑(1866-1944), 스위스 수학자.물리학자 다니엘 베르누이(1700-1782), 미국 화가 버넷 뉴먼(1905-1970), 노벨 물리학상 수상한 파키스탄 물리학자 압두스 살람(1926-) ▲타계조선중기 문신 이원익(李元翼.1547-1634), 한말 독립운동가 유인석(柳麟錫.1842~1915),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1874-1963) ▲국내외 주요사건 1819년 = 영국, 싱가포르를 식민지화 1906년 = 고종, 런던 트리뷴 기자 더글러스 스토리에게 을사조약 반대하는 밀서전달 1907년 = 독립운동가 서상돈(徐相敦).김광제(金光濟) 등, 대구에서 국채보상운동 시작 1910년 = 순천시민 3천여명, 시장세에 반대해 관아와 일본인 점포 습격 1916년 = 독일 비행선, 최초로 파리 공습 1960년 = 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 조병옥 박사, 신병치료 위해 미국행 1963년 = 콜롬보회의, 한국의 회원가입 의결 1964년 = 제 9회 인스부르크(오스트리아) 동계올림픽 개막. 미국, 초대형 인공위성 `새턴 1호' 발사 1980년 = 이희성 계엄사령관, 10.26사건 연루된 김계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사형에서 무기로 감형 1990년 = 국방부, 주한 미공군의 대구.광주.수원 기지의 철수 등을 담은 주한미공군 기능통합 및 기지 재조정 계획 발표 1992년 = 한국, 우즈베키스탄과 수교 2002년 = 전북 군산 유흥주점 화재로 여종업원 12명 사망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3.01.29 23:02

소리축제-전주영화제 스탭들, '공부 삼매경'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와 전주국제영화제를 준비하는 스탭들이 ‘공부 삼매경’에 빠졌다.축제사람들이 예술경영이나 연극영화 등 축제와 관련된 학문을 배우기 위해 대학과 대학원에 잇따라 진학하고 있는 것. 이같은 학구열은 축제 현장에서 일하던 스탭들이 전문지식과 체계적인 이론이라는 밑바탕 없이는 축제의 성과를 높일 수 없다는 문제인식에서 비롯됐다. 더 나은 축제를 만들기 위해 짬을 내 공부하는 아름다운 외도(?)인 셈이다. 소리축제 스탭 중 김태원(32,해외홍보·휘장사업) 정상현(29,홈페이지 관리) 김윤희(26,인쇄·관광) 임혜경(32,해외공연)씨 등 4명은 전주대 국제경영대학원에서 예술경영을 전공하고 있는 선후배 사이. 김태원씨가 지난해 처음 대학원 문을 두드려 2학기를 마쳤고, 정상현 김윤희씨가 지난 가을 나란히 입학했고,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했던 임혜경씨도 문화행정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올해 대학원에 들어갔다. 태원씨는 “문화의 경제효과를 분석해 행사기획에 적용하는 등 공부가 축제에 많은 도움을 준다”면서 “인맥을 넓히는 등 인프라 구축이라는 덤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공연을 담당하고 있는 진명숙씨(28)와 박규만 홍보팀장은 석사논문을 준비중이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한 진씨는 지방축제의 생산과정에서 정치경제적 특징이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분석한 논문을 올 상반기중 마무리 할 계획. 전북대 사회과학대학원을 수료한 박팀장도 소리축제와 관련된 논문을 구상중이다.영화제 사무국에서는 전주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양지홍 사업팀장(31)이 눈에 띈다. 극단 ‘황토’등에서 활동하다 1회 영화제부터 스탭으로 참여한 양팀장은 전문지식의 활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대학에 진학한 늦깎이 새내기.양팀장은 “공부한다는 핑계로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영화제 준비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영화제와 학업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1.28 23:02

중심 잡은 전주종이문화축제(나종우 위원장 인터뷰)

‘주인 없던’ 전주 종이문화축제가 가닥을 잡았다.전주예총이 최근 종이축제 주최를 포기함에 따라 축제 추진체 구성에 나섰던 전주시가 민간 중심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올해 종이축제 기획·실행하는 전권을 추진위에 위임한 것. 그러나 이 추진위도 올해 축제 주체로서만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5월로 예정되어 있는 올해 축제를 차질 없이 치르고 지역 문화예술계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청회 등을 통해 종이축제의 장기적인 방향을 새롭게 모색한다는 것이 시의 구상이다.시의 이같은 움직임은 민간 주도의 축제를 자치단체가 직접 나서서 추진체를 꾸리고 나서는 것은 당초 축제 취지를 퇴색시키고 축제의 자생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역 문화계의 여론을 반영한 결과로 보여진다.전주시는 28일 오후 3시 종이축제자문단 회의를 열고 추진위원장에 나종우 원광대 교수를 추대하고, 연구기획팀장에 백옥선 공예품전시관장을 선임하는 등 추진위원회 위원 14명을 확정했다. 시는 축제의 민간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추진위를 구성하는 역할을 했던 종이축제 자문단을 이날 바로 해체했다. 조희숙 문화담당은 “종이축제의 새로운 추진 주체를 구성한 만큼 전주시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면서 “자문단 해체도 이같은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선임된 추진위원은 김혜미자 이유라(한지공예가) 이광진(원광대 교수) 선기현(서양화가) 김병기(전북대 교수) 강남진(백제예술대학 교수) 홍성덕(전주시사이버시정연구소장) 이금환(전주시 문화경제국장) 서정철(고궁한지대표) 오남용(전주한지조합이사장) 전양배(한지의상디자이너) 신경자(한국종이문화원 전북지회장)씨 등이다.한지공예 분야 뿐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위촉, 참여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추진위원회의 역할은 올해 종이축제의 모든 행사를 기획단계부터 심의하고 검증해, 종이축제가 ‘시민을 위한 축제’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것. 이를 위해 다음달 초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종이축제 방향성을 논의하는 등 지역특화축제로서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준비작업에 들어간다. 추진위는 또 2월 중순까지 축제 세부 행사계획을 수립, 5월초로 예정된 올해 축제를 차질없이 개최한다는 계획이다.한편 전주예총(회장 진동규)은 올해 종이축제 예산 2억원을 시에 신청, 이 가운데 1억2천만원을 확보했지만 지난해 종이축제 주최권을 둘러싸고 맞섰던 한지문화진흥원(이사장 이상칠)과의 갈등구조가 재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축제를 주최하지 않겠다고 밝혔었다.‥‥나종우 추진위원장‥‥기왕에 앉은 자리, 지역사람들에게 자긍심 주는 축제 만들겠다 “어려운 상황에서 맡게된 자리여서 마음이 무겁지만 지역 문화의 미래를 고민해온 사람으로서 확실하게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전주종이문화축제를 새롭게 이끌어갈 추진위원장에 선임된 나종우교수(57, 원광대 사학과)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질만한 시간이 없었던 만큼 할말이 없다면서도 종이축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게 밝혔다. “종이는 전주문화의 바탕입니다. 역사와 기록의 문화적 전통은 전주의 종이가 있어 가능한 것이었지요. 종이축제는 당초의 축제의미를 되살리고 문화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새롭게 발휘하는 쌍방향 문화여야 합니다.”이미 크고 작은 문화행사를 주도하면서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을 돋보여온 그는 종이축제가 전주의 문화적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는 축제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적 갈등으로 종이축제가 어려움에 빠져 있을 때 누구보다도 안타까웠다는 그는 3-4개월 앞으로 다가온 올해 종이축제를 '발등에 떨어진 불'로 표현했다. “종이축제의 컨셉을 설정하는 일이 시급한 것 같아요. 일회성 행사나 스쳐 지나가는 백화점식 축제는 털어버릴 생각입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전주한지의 전통을 다시 찾는 통로로 만들어야지요.”지난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풍남제 총감독을 맡아 짜임새 있는 축제를 만들어냈던 그는 종이축제의 정체성과 방향을 바로 잡기 위해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모아낼 생각. ‘축제는 지역민들의 화합과 자긍심이 되는 동시에 훌륭한 지역문화상품이어야 한다’고 강조한 나위원장은 종이축제가 그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지혜를 짜내겠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임용묵
  • 2003.01.28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