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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시각에서가 아니라 복합적인 인간의 내면세계에 주목했다. 폭력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그리고 폭력에 집착하는 인간은 또 얼마나 나약한 것인지를 드러내고 싶었다.”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기 앞서 지난 4월 11일 서울 중앙시네마에서 열린 시사회에 참석한 사카모토 준지 감독(44)은 “이 영화는 정치물이 아니다.”고 말했다.‘멍텅구리 신사’‘의리 없는 전쟁’등으로 부산국제영화제와는 깊은 인연을 갖고 있는 그는 한국의 영화팬들에게도 꽤 널리 알려진 일본의 중견감독이다. 80년대부터 저예산 독립영화를 꾸준히 제작해온 그는 독립영화의 한계속에서 자기만의 색깔을 지키는 영화를 찍어오면서 일본 독립영화의 대명사가 됐다. 결코 순탄치 않은 작업을 해왔지만 그는 지금 일본영화계의 가장 주목받는 감독중의 한사람이다.신작 ‘얼굴’ 일본의 영화전문지 ‘키네마 준보’가 뽑은 2000년 최고의 일본영화로 부상했으며 부산영화제 출품작 ‘의리없는 전쟁’도 같은해 연말 극장가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감독 인생 최고의 절정기에 이르러있다고 할만하다.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하면서 한국과 관련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그는 우연히 김대중납치사건을 대하면서 이 드라마틱한 사건의 영화화를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이 사건의 영화화에 대해 혹시 정치적 배경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이웃나라, 그것도 현직 대통령의 이야기를 소재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적잖게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나는 정치적 사건에 관심 갖기 보다는 그 안의 개인들에 관심 있었다. 그들의 내면과, 운명을 그렸기 때문에 정치적인 부담은 전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그는 “전주영화제는 부산영화제와는 또다른 독특한 자기 색깔을 갖고 있는 영화제로 알고 있다. 일본의 내 영화의 팬들은 많지는 않지만 지식층이고, 의식있는 사람들이다. 혹시 이 대목이 전주국제영화제와 어울리지 않은가”하며 웃었다. 일본측 제작사인 씨네 콰논의 대표 이봉우씨와 중견배우 하라다 요시오(도쿄신문 기자 카미카와 역)와 함께 한국에 온 그는 오늘 개막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현재 일본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어 매우 짧은 일정으로 다녀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케이티로 월드컵 이전에 한국과 일본의 거리감을 좁힐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2002전주국제영화제의 주상영장인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은 예향 전북의 ‘문화 요람’으로 새로운 역할을 해나가고 있는 공간이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는 26일부터 5월 2일까지 영화세상이 펼쳐질 소리문화의 전당은 개·폐막식은 물론 80여편의 영화상영, 학술회의장, 다양한 공연물이 선보이는 이벤트 메인무대, 프레스 센터까지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도맡는다. 모악당과 연지홀, 명인홀 등 3개 극장동은 물론 국제회의장, 야외무대 등 소리전당의 시설이 영화제 기간동안 풀가동 된다. 전북대 삼성문화관과 시내 극장에서 치러졌던 영화제의 중심이 소리전당으로 옮겨진 것도 이처럼 첨단장비를 갖춘 시설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2천37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인 모악당에서는 개막식과 폐막식이 열리고 모두 27편이 상영된다. 6백여석 규모의 연지홀은 첨단 영화상영 시스템이 설치되어 중형극장으로서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 낼 수 있는 곳. 모두 22편의 상영작이 영화팬을 기다린다.판소리 전용극장으로 설립되어 아담한 무대가 특징인 명인홀(2백석)은 소리전당 극장동 중에서 가장 많은 28편을 상영하며 관객들에게 영화를 생생하게 전달한다.이벤트 메인무대가 설치되는 야외광장은 다양한 형태의 공연과 이벤트가 벌어지며 영화제를 축제로 빛낸다. 동시 통역이 가능한 첨단 통역시설을 갖추고 있는 국제회의장도 전쟁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 등 10여개의 학술회의를 치러낸다.영화와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전시장도 프레스센터로 치장, 영화제 홍보의 전초기지로 활용된다.지난해 7월부터 전북도로부터 소리전당을 수탁, 운영하고 있는 양승룡 이사장은 “올해 전주국제영화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소리전당이 지닌 역량과 노하우를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2전주국제영화는 개·폐막식이 열리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모악당)을 비롯해 고사동 ‘영화의 거리’ 씨네21(1·2·3)관과 대한극장, 전북대문화관, 덕진예술회관(35mm필름과 디지털영화) 등 4개 지역, 10개 상영장에서 영화를 상영한다.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을 메인상영장으로, 연지홀은 35mm전용, 명인홀은 디지털상영장으로 활용되며 야외상영과 메인이벤트는 이곳 야외무대와 영화의 거리에서 펼쳐진다.영화에 대한 소개, 티켓 상황, 부대행사 등 영화제 홍보자료와 이런저런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안내부스는 소리문화의 전당의 경우 셔틀버스 승강장과 모악당 두 곳. 영화의 거리는 대한극장 입구쪽 오거리와 씨네21관, 관통로 에프샵 앞에 설치된다. 종합안내부스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조각상 옆이다. 또 외지방문객을 위해 인천공항과 전주역의 관광안내소에 영화제 창구를 마련·영화제를 홍보할 수 있도록 했다. 임시매표소는 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과 영화의 거리 씨네21관, 전북대문화관과 덕진예술회관에 마련될 예정이다. 임시매표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코아·리베라호텔은 09:00~20:00)운영하며 심야 상영일에 한해 소리문화의 전당은 밤 12시까지 운영한다. 리베라와 코아호텔에 마련될 임시매표소는 아이디카드 소지자 전용이다. 한편 명인홀(소리문화의 전당) 앞에는 독립영화제와 전주영상위, 스크린 연대 등 영화관련 단체 및 기관의 홍보부스가 마련돼 매니아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또 영화의 거리에는 또랑광대, 거리음악회, 퍼코먼스 등 각 이벤트에 참여하는 단체들의 부스가 마련돼 시민들과 거리를 좁혔다. 각 행사장은 셔틀버스로 연결돼 있어 쉽게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리베라호텔과 사랑방을 출발(도착)지로 하는 셔틀버스 운행을 줄이고 정기운행노선을 상영장을 바로 연결하는 코스로 설정·이동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복잡한 교통사정을 이해한다면 자전거를 타고 여유를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2002전주국제영화제는 한일합작영화 ‘KT’가 연다. 일본의 중견 감독 사카모토 준지의 신작 ‘KT’는 일본에서 벌어진 ‘김대중 납치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전쟁’을 생각하며 영화의 정체성을 묻는 전주국제영화제가 그 시작에 개인과 운명 그리고 역사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묻는 ‘KT’를 선택한 것은 의미심장하다.‘케이티’는 우리가 결코 피해갈수 없는 한국근대사의 비극적 역사를 통해 역사의 폭력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KT'는 DJ의 일본식 별칭이자 암살표적(Killing the Tarket)의 머릿글자에서 따왔다. 폭력에 대한 집착의 부질없음과 인간의 나약함을 그려온 사카모토 준지감독은 불투명한, 그러나 동시에 뜨거운 정치적 사건을 지적 스릴러로 옮겨 담으면서 예외없이 역사의 폭력을 이야기한다. 그는 역사적 사건, 그것도 아직 전모조차 낱낱히 밝혀지지 않은 미궁의 정치적 사건을 개인의 복합적인 내면세계와 갈등을 통해 사실성으로 구축해내고 있다.캐릭터와 그들이 지닌 인간적 세계를 통해 폭력과 갈등, 화해와 대립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은 감독의 빼어난 미덕이다. 정치적 음모와 모략이 얽혀있는 납치사건을 스릴있게 전개해나가면서도 개개인의 인간적 고뇌와 갈등, 그리고 그 관계에 초점을 맞춤으로서 다큐멘터리적인 서사성 보다는 드라마틱한 휴먼스토리로 그려낸 것이 주목할만하다. 감독은 이 소재를 다루면서 이 사건의 구체적인 범인이라할 김차운이나 일본자위대원 도미타의 내면을 비춰내면서 그들의 운명과 역사의 관계를 깊숙히 파고든다.‘케이티’는 김대중 납치사건, 그 자체가 아니다. 흔히 생각할 수 있듯이 정치물이 아니라는 뜻이다. '케이티'에서는 주인공도 따로 있지 않다. 이 사건의 중심에 있는 DJ(최일화)도, 중앙정보부 요원 김차운(김갑수)이나 일본 자위대원 도미타(사토 고이치)도, 유학생 이정미(안은용)도 주인공이 아니다.“모든 역사적 사건은 영화의 소환요청을 거부할 수 없고, '케이티'는 바로 영화적 재현이란 법정에 그 사건을 불러냈다. 그러나 영화는 사건의 기억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억압할 수 없는 사건의 임의성을 드러낸다, 케이티 역시 그런 사건의 영화가 된다" 전주영화제가 '케이티'를 주목한 이유다.지난해 베를린영화제 본선에 진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이 영화는 한국의 디지털 사이트 코리아와 일본의 씨네 콰논사가 합작, 2년동안 60억원을 투입했다. 동경과 부산을 넘나드는 대규모 로케이션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이미 일본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관객들의 호평을 기대 이상이어서 제작사는 성공적인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26일 개막작 상영에 이어 28일 한차례 더 상영되며 5월 3일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개봉한다.
처음, 제 3회 전주국제영화제에 바라는 점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나는 글머리를 어떻게 풀어야할 지 조금 난감한 기색을 감출 수가 없었다. 우리 나라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중요한 국제영화제 중의 하나인 전주영화제의 3회 개막을 앞두고 나는 어떤 입장에서 글을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영화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제를 출렁이게 하는 관객의 입장일 수도 있고, 언론을 통해 사람들에게 영화제 소식을 알려야하는 기자의 입장도, 영화제 스탭일 수도 있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다른 영화제의 프로그래머의 입장으로서는 전주영화제에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 영화제는 해마다 새로 태어난다. 매 해 새로 태어나는 영화제를 위해 영화제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은 머리를 쥐어짜고,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고, 열성적으로 토론에 임한다. 그것이 무엇을 위한 것일까? 더 좋은 프로그램? 효율적인 티켓예매 시스템? 관람이 편안한 극장? 더 좋은 기념품? 더 고급스러운 게스트 가방? 개폐막식의 화려한 이벤트?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자니 머릿속에서는 여러 장면들이 영화처럼 스쳐지나간다. 9.11 뉴욕테러 사태로 혼란스러웠던 토론토의 거리에서 그 와중에도 열심히 영화 보러 극장을 돌아다니던 서동진 프로그래머의 애정은 올해 영화제에서 '전쟁과 영화'라는 테마로 형상화되어 우리에게 여러 가지 화두를 던지며 돌아와 있다. 아마 지금쯤 전주영화제 프로그램 팀은 영화 프린트를 제 시간에 도착하게 하느라고 밤을 새고 있을 테고, 한쪽에서는 영화제 카탈로그가 개막 전에 완성되어 도착하게 하기 위해(이건 영화제에서 흔한 모습이다) 뛰고 있을 테고, 게스트 담당자가 전화를 붙들고 게스트가 제시간에 한국에 도착하는지를 확인하느라고 고생할 것이며, 자원봉사자들이 긴급한 상황을 정리하느라 영화제 거리를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 모든 애정과 노력, 대외적인 효과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역시 영화제에 참가하는 모든 이들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영화제를 만끽하는 것이다. 나는 각 스탭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전주영화제에서 일하면서 멋진 추억을 갖게 되기를, 그리고 뜻깊은 행사에 참여했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워했으면 좋겠다. 또한 영화의 역사에서 전주시가 중요한 구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전주시민들이 긍지를 가졌으면 한다. 마찬가지로 올해 영화제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시야와 사고를 넓힐 수 있는 영화들을 발견하고, 또 21세기를 향한 역사와 진보의 도시 전주를 탐험하는 커다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게, 매년 회가 거듭될수록 전주영화제가 큰 위업을 쌓기를, 그리고 장수하기를 바란다./ 송유진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나는 전주국제영화제다. 살아 숨쉰다. 움직인다. 최선을 다하는 나의 축제는 반드시 성공한다.”만발한 산수유 꽃무리같이 샛노란 점퍼를 입은 2백 82명의 2002전주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이하 자봉). 3.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류와 면접심사를 통과한 이들은, 3월 9일 전체교육을 시작으로 각 팀별 세부교육에 들어갔다. 세부교육 참석률은 평균 80%. 올해 부쩍 늘어난 타 지역 참가자를 고려한다면 꽤 성실하게 운영된 편이지만 자봉 담당스탭들은 “월드컵 때문에 타격이 컸다”며 울상이다. 짐짓 오버액션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영화제 자봉들에게 주어진 책임은 막중하고, 그래서 단 한번의 교육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기에 ‘오버’는 아니다. 비상식적인 사건들이 만발하며 피어나고, 예상치 못한 일들이 우후죽순 뻗어나가는 현장이 바로 영화제. 주야를 가로질러 무풍지대를 막아설 이들은 바로 자원봉사자다. 그래서 영화제 자봉은 ‘자원봉사자’가 아니다. 이들은 영화제 현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고 실제로 그 현장을 책임지기도 한다. 해외에서 전주에 도착, 이곳에 오는 여정의 곳곳에서 자봉들을 만날 수 있고 영화나 부대행사를 보는 것도 자봉들의 도움이 없으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셔틀버스를 타고 각 상영장에 이르기까지, 안내부스 자봉들로부터 안내를 받아, 티켓을 구입하고 영화를 보는 것까지 이들은 각 활동구역에서 스탭들의 업무를 도와주고 때론 그 지역의 책임자로 영화제에 한 몫을 담당을 한다. 올해 자봉에 참여한 이들은 31년생 이만형씨부터, 84년생 오현민씨까지 강산을 다섯 번 넘게 변화시킨 세월을 뛰어넘었다. 또 전주뿐 아니라 서울과 경기도, 충북, 광주, 대구 멀리 부산과 울산까지 전국곳곳에서 모였다. 또한 지독한(?) 자봉들도 있다. 지금까지 2~3차례 치러진 세부 교육이 끝날 때마다 “동틀 때까지 술자리를 함께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상영관 자봉들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메인상영관에서 활동하는 이진희씨(26)는 괌으로 떠나는 졸업여행을 포기하고 자봉을 선택했고 산림공익근무요원 최재영씨(26)는 영화제에 휴가를 반납했다. 또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다 잠시 휴학계를 낸 강진수씨(22)도 있다. 새내기 직장인 김혜지씨(24)는 자봉을 하기 위해 월차휴가를 미리 신청했고 박만수씨(29)는 낮에는 직장, 밤에는 심야상영장에서 활동을 할 계획이다. 영화제 기간에는 24시간 신체 풀가동이다. 3~40대 ‘아줌마 군단’이나 아무런 지역 연고도 없이 전주에서 활동하겠다고 원서를 낸 자봉들도 마찬가지다. 전주국제영화제 현장의 역사를 간직한 이들은 정하영(23), 정성혜(24), 서하나(23)씨. 3년 연속 영화제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한 베터랑. 명인홀에서 활동할 이진호씨(38)는 타지에서 오는 자봉 6명을 홈스테이 하기로 했다. 1회 영화제 자봉은 ‘영화제의 꽃은 자봉’이란 문장을 만들어냈다. 지난해는 한층 더 ‘업’한 모습으로 ‘공부하는 자봉, 능동적인 자봉’의 칭호를 들었다. 1회 자봉이며 2년차 자봉담당스탭인 김순자씨(27)는 “올해는 유달리 더 적극적이인 자봉들이 많다”고 한다. 명확한 이유도 없이 삿대질 당하거나 멱살 잡히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때론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에 감동의 눈물을 쏟아내는 영화제 현장. 세 번째 자봉들이 보여줄 상식과 여유는 어떤 표정일까. 어쨌거나 찬란한 2002년 전주의 봄은 노란 산수유 빛으로 물들여 질 것이고 전주국제영화제는 이들이 있어 더욱 아름답다.
전주가 다시 새로운 영화의 옷을 입는다. 26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화려한 개막식으로 문을 여는 2002전주국제영화제는 5월 2일까지 소리전당을 비롯해 전북대 삼성문화관·덕진예술회관·시내극장 등 9개 상영관에서 영화의 무한한 상상력과 영상미학을 쏟아낸다.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오후 전주시내 일원에서는 영화제 열기가 달아올랐다. 씨네 21 극장에 문을 연 임시매표소에는 티켓을 구입하려는 영화팬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조직위는 이벤트 메인무대 등 38개 부스를 설치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티켓예매도 호조다. 25일 현재 상영작 티켓 1만3천여매가 예약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정도 늘어났다. 올해 처음 선보인 ‘JIFF패밀리카드’신청자가 2천여명에 달하는 등 온라인을 통한 예매가 급증한 덕분이다.인기배우 조재현 김규리의 사회로 진행되는 오늘 개막식에는 국내 영화인들과 개막작 ‘KT’의 사카모토 준지 감독, 미국독립영화의 대모 크리스틴 버천를 비롯한 해외영화인들이 참석한다.
부안군 보안면 유천리도요지와 진서면 진서도요지는 전남 강진 사당리 가마터와 함께 고려 상감청자의 대표적 생산지였다.유천리 일대 들판에만 40여개소에 달하는 가마터가 산재해 있고 아직도 청자 파편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 고려청자의 최전성기인 12세기 중엽에는 변산반도에 2백여개, 유천리 일대에만 80여개의 가마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될 만큼 그 규모는 대단했다.유천리 도요지는 당대 가장 우수한 청자를 생산해 낸 곳으로 현존하는 국보·보물급 도자기 상당수가 유천리 가마에서 구워낸 것으로 드러났다.이곳은 이미 20세기초부터 학술적 가치가 입증돼 연구·조사활동이 진행됐으나 강진에서와 같은 대규모 발굴조사는 최근에야 이뤄져 가마터 한곳에 보호각을 지어놓은 것이 고작이다.그동안 농지 경작으로 현상이 변경되고 청자파편의 무분별한 채취로 인해 자료가 흩어져 가마터 보존과 성격규명에 적지않은 지장을 받았다는 게 발굴작업에 나섰던 전문가들의 설명이다.지난 63년 사적 69호로 지정됐지만 현재까지도 보존대책이나 복원·정비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훼손이 심각한 상태. 일제시대 이미 그 가치가 인정된 만큼 해방후 곧바로 보호조치를 취했더라면 원형보전이 가능했으리라는 아쉬움도 크다.사적 70호로 지정된 진서리 도요지는 상황이 더 나쁘다. 구릉지대 30여개소의 가마에서 순청자와 상감청자·철회청자를 구워냈던 진서리 도요지는 별다른 보존대책 없이 지금까지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더욱이 이 곳은 과거 도로공사 과정에서 가마터가 발굴됐는데도 불구, 비용문제등 보존상의 어려움을 내세워 그대로 묻어버린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그나마 6백여년간 단절된 청자의 비색을 재현하기 위해 옛 가마터에 터를 잡고 구슬땀을 흘려내는 몇몇 도공들의 노력이 큰 위안이다.- 청자명인 이은규씨“전남 강진보다 훨씬 앞선 고려청자의 산지인데도 불구, 복원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습니다”천년의 신비를 간직해 온 고려청자만의 그 비취색을 되살리기 위해 ‘흙 좋은’청자의 고장 부안 보안면 유천리 옛 가마터에 정착한 이은규씨(李殷奎·48).유천도요지 복원사업을 행정기관에 수차례 건의해 온 그는 군산 앞바다에서 인양된 청자가 바로 이 곳에서 제작된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더 바쁘다.충남 공주출신인 그가 연고도 없는 부안에 자리를 잡은 것은 지난 84년. 고려청자의 비색을 재현하기 위해 20여년동안 옛 도공들의 자취를 찾던중 가장 우수한 청자를 생산했던 유천 도요지에 터를 잡고 고려시대 제조기법 그대로 아직도 수작업을 고집하고 있다.“유천 도자기는 두드리면 쇠처럼 맑고 청아한 소리가 납니다”여러가지 흙을 섞어 만드는 이천도자기와 달리 유천리 도자기는 한가지 흙만 사용하기 때문에 소리가 다르고 수분이 거의 스며들지 않아 음식맛을 좋게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친형인 청파 이은구 선생의 영향으로 흙을 만지기 시작, 경기도 이천에서 인간문화재인 고(故) 해강 유근형 선생에게 5년여동안 청자의 비법을 습득했다.고려청자에 관해서 그는 이미 유명인사다. 한국관광공사 발행 책자에 표지모델로 나왔고 80∼90년대 TV 방송 시작을 알리는 애국가 배경화면에서 진지한 모습으로 도자기를 빚던 도공도 바로 그다.
지역 문화유산에 대해 전문적 식견을 갖춘 문화유산 해설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50명이 추가 선발돼 도내 주요 문화유적지에 배치된다.전북도는 25일 지역 향토사학가와 퇴직교원, 외국어 구사능력이 뛰어난 인사들을 중심으로 50명의 문화유산 해설사를 선발, 올 하반기부터 익산 미륵사지 등 22개소에 배치한다고 밝혔다. 도는 오는 5월1일부터 20일까지 도와 각시군 관광담당과에서 신청접수를 받아 5월말 면접을 거쳐 문화유산해설사를 최종 선발할 계획.지역내 문화유적지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문화유산 해설사는 지난해 9월 33명이 처음으로 선발됐으며 현재 도내 주요 문화유적지 17개소에 배치돼 지역 문화 알림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도 관계자는 “문화유산 해설사들은 문화재와 지역문화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정확하게 설명하고 이해시킴으로써 관광객들에게 독특한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도립국악원 원장이 앞으로는 4급 상당 개방형 공채를 통해 임명되고 사무국내에 국악교육과 연구기능을 담당하는 장악부(掌樂部)가 신설된다. 또 국악원운영에 관한 자문 및 심의, 조정기능을 맡는 국악원 운영위원회가 새로 구성된다.전북도는 25일 제3차 국악발전위원회를 열고 국악발전위 소위원회가 마련한 이같은 내용의 도립국악원 운영개선안을 심의했다. 국악원 운영개선안은 이달중 입법예고와 조례 및 규칙개정 절차를 거쳐 하반기중 시행될 전망이다.국악발전위는 국악원 원장을 공무원 대신 문화예술 전문경영인에 맡겨 운영토록 하고 개방형 공채를 통해 원장을 선발키로 했다. 국악원 기구도 개편, 사무국을 공무원 중심의 서무과와 전문가 위주의 장악부로 구성하고 예술감독은 폐지키로 했다.또 현재의 자문위원회 대신 12명 내외의 국악원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국악원 운영에 관한 자문 심의 조정기능을 맡도록 했다. 국악발전위는 특히 국악의 저변확대와 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국악원 예술단을 민간위탁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대신 민간위탁 문제는 국악원 정상화 이후 재논의키로 했다.이밖에 국악발전위는 국악원 교수와 전임·시간강사의 자격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그동안 단원모집 과정에서 채택됐던 특별전형은 폐지해 일반 공개채용 방식으로 모든 단원을 선발키로 했다.
인간의 삶과 죽음을 초월하는 깨달음을 부유하는 현대인의 일상에서 탐구하는 시세계를 보여주던 송하선 교수(우석대 국문과)가 제2회 백자예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송교수는 1971년 현대문학에 '양영' '일월에'를 발표하여 등단했고 1977년 제16회 전북문화상, 1981년 전북대상(학술상) 수상, 1982년 제1회 대한민국 미술대전(서예부문)에 입선했다.시상식은 대한출판문화협회(출판문화회관)에서 5월 4일 오후 3시에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이벤트는 이제 영화제 부대행사의 의미를 넘어섰다. 1·2회를 거치며 보여준 다양한 발상과 도전이 지역문화를 한층 성숙하게 만드는 도화선이 되었기 때문이다. 올해 영화제에서 마련한 이벤트는 공연예술단체의 자발적인 참여와 시민이 함께 어우러져 동시대 문화흐름을 짚어내는 거리 친화적인 축제를 추구한다. 메인무대인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특설무대는 다양한 이벤트가 있는 낮, 밤에는 무료 영화상영을 진행해 공연과 영화를 동시에 접할 수 있는 패키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27일부터 퍼포먼스, 코스튬플레이쇼, 씨네락 콘서트로 시작해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서울 하자 대중음악작업장의 공연이 28일에 있다. 특히 대중스타나 만화주인공의 복장과 헤어스타일, 제스처까지 흉내내는 놀이인 코스튬 플레이는 매니아들만의 파티가 아니라 관객을 최대한 배려하는 패션쇼 형식으로 꾸며진다. 하자 락그룹 ‘개미관절꺽기’의 노래에 맞춰 원령공주, 피터팬, 벅스라이프, 크리스마스 악몽 등 애니메이션캐릭터를 비롯해 명성왕후, 해리포터 등 영화의상을 한지로 제작한 코스프레도 선보일 예정이어서 한층 기대를 모으고 있다. 씨네락 콘서트는 영상과 수준급 인디밴드의 공연이 곁들여 지는 본격 락 콘서트. 버스라이더의 오픈닝을 시작으로 ‘아미그달라’의 지현, ‘복수는 나의것’의 어어부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오브라더스 등 다양한 영화음악과 국악기를 통해 듣는 색다른 영화음악을 제공한다. 먹거리를 제공하며 자연스레 한 밤의 락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색다른 형태의 공연이다. 한편 영화의 거리는 게릴라성 문화공연이 펼쳐지는 축제의 거리로 변신, 숨은 재주꾼들의 즉흥무대를 거리곳곳에서 어느 때건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어느 골목 입구, 영화관 앞, 거리 한복판에서 시시때때로 출몰하며 관객들과 눈맞추기를 시도한다. 우리 가락의 흥겨움과 놀이가 어우러진 ‘또랑광대’나 포크음악그룹의 거리음악회, 힙합 페스티발, 코스프레 동호회의 거리 미니쇼가 항시적으로 진행된다. 특히 ‘차이 The GAP'라는 주제로 무용가 김경주와 우석대학교 무용팀, 음악인 안태상과 맛있는 관계의 음악에 맞춰 퍼포머 심홍재는 일상 속에 우연하게 접해진 상황으로 끌려지는 것을 안개에 비유해 표현하는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여 축제 분위기를 한층 높여줄 예정이다.
“이제 영화제를 즐기는 일만 남았습니다. 2002전주국제영화제에서 영화의 진수를 맘껏 누리세요.”2002전주국제영화제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전주국제영화제 최민 조직위원장은 7일간의 영화여행에 많은 시민들이, 영화팬들이 참여해 영화제를 빛내달라고 말했다.개막을 앞두고 영화제 막바지 점검과 홍보를 위해 숨쉴 틈 없이 돌아다녀 피곤해 보인 그는 “영화제는 축제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누구나 함께 어울려 영화를 보고 즐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영작은 30여개국 2백70여편. ‘전쟁’을 화두로 ‘대안과 디지털, 아시아 독립영화’라는 전주국제영화제의 뼈대를 그대로 드러내보이는 영화들이다.지난 1회부터 올해까지 이같은 기조가 흐르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어렵다’ ‘재미없다’는 일간의 평에 대해 3년 연속 조직위를 꾸려온 그는 할 말이 많은 듯 했다.“전주국제영화제가 다소 실험성 강하고 주제의식이 뚜렷한 영화를 보여주고 있지만 영화 마니아만을 위한 영화제는 아닙니다. 영화제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도, 감독도 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전주영화제를 바라보는 선입견이라 할 수 있습니다.”영화제 상영작을 살펴보면 누구나 편히 볼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영화들이 많다고 소개한 그는 “온가족이, 연인끼리, 친구들끼리 찾아오더라도 1백%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깐느는 휴양도시지만 영화제로 더 알려지고 유명해졌다. 전주도 마찬가지다. 영화제를 통해 외국과 외국 관광객들에게 전주를 알릴 수 있다”고 말하는 최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도 시민들 스스로 영화제를 기획하고 홍보하고 즐기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주국제영화제의 특징을 ‘교육’쪽에 있다고 설명했다.“부산국제영화제가 산업적 측면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오락적 측면이 강합니다. 반면 전주국제영화제의 특징은 교육에 있습니다. 시민은 물론 영화팬에게 영화가 단순히 오락에 머무르지 않는, 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며 영화문화를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소통의 장인 셈입니다”전주국제영화제가 ‘대안, 디지털영화’를 지향하는 것도 바로 그 연장선상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안이나 디지털을 통해 미래의 영화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바라보고자 하는 의도를 담아냈다는 것. 최위원장은 올해 상영작중 중국영화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지난 1년간 중국 현지에서 직접 선택한 영화들 입니다. 몇 편의 영화가 취소돼 조금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오늘의 중국영화 흐름을 조망할 수 있는 작품들이 즐비합니다.”우리에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작품성이 뛰어난 중국영화가 많다고 덧붙인 최위원장은 전주가 중국에서 제작되는 영화를 반영하는 새로운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독자들에게 볼만한 영화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에 “상영작 모두 보고나면 후회하지 않은 작품”이라고 말하는 최위원장은 필름상영으로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파졸리니 작품은 꼭 놓치지 말라고 귀뜸했다.이제 영사사고 없이 영화를 상영하고, 관객들이 불편없이 영화제를 즐길 수 있데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하는 최위원장은 “앞으로는 영사사고 등 영화제 기간동안 발생하는 돌발상황과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조직위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최위원장은 영화제 기간동안 영화 뿐아니라 외지의 관객들이 예향 전주의 전통문화도 함께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서울대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파리 제1대학 미학과에서 영화이론을 전공한 최위원장은 95년 개원한 한국종합예술학교 영상원 초대원장, 제3회 광주비엔날레 전시총감독 겸 전시기획위원장, 청룡상 심사위원 등을 지냈으며 1회부터 지금까지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통의 고장 전주가 지금 21세기 첨단 영상산업 도시로 가고 있다. 전통과 현대,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전주는 오늘 막을 올리는 그 세 번째 영화잔치에서 국제적인 영상도시로서의 위상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된다. 전주를 영상도시로 만드는 작업에 나선 김완주시장에게 올해 영화제는 의미가 여느해와 다르다. 지난해 영화제를 앞두고 조직위가 치렀던 홍역은 김시장에게도 적잖은 부담으로 안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시장은 조직위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하고 지원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어려움이 없지 않았지만 두 번의 행사를 치르면서 전주국제영화제는 확고하게 그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지역 영화제와 차별화를 내세운 덕분이 큽니다. ‘대안과 디지털, 아시아 독립영화’ 라는 주제를 추구하면서 부산이나 부천영화제와는 다른 특색있는 영화제를 지향한 것이 매우 유효했다고 할 수 있지요.” 김시장은 일부에서 ‘재미없다, 소수만의 행사다’라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가 있는 것에도 많은 신경이 쓰이지만 현재 전주영화제가 지향하고 있는 컨셉은 ‘첨단영상산업 도시’를 지향하는 전주가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영원히 안고 가야 할 ‘숙명’같은 존재다고 설명했다.“미래사회는 중앙에서 지방으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사회로, 집중일원화에서 분산다중화로 변화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전주국제영화제는 차별화와 대중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습니다.”제3회 영화제가 전주를 국내외에 영상도시 이미지를 좀더 깊숙하게 심어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는 이번 영화제를 통해 영상산업 도시로서의 기반을 확실히 다지는 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영상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미래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 할 것입니다. 영화제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서, 그리고 전주의 역사적·문화적 환경과 영상산업의 효율적 접목을 통해 전주를 국제적인 첨단 영상문화 도시로 탈바꿈시킬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전통과 미래가 조화를 이루는 도시 이미지 구축에 국제영화제가 한 축을 담당하게 됨은 물론이지요.”김시장은 전주시가 21세기 첨단영상산업 중심지 도약을 목표로 영상도시를 선언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21세기를 정보와 문화의 세기라고 합니다. 도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근대산업화구조로부터 정보문화산업구조로 변화해야 하는 시점이지요. 산업화시대 뒤쳐졌던 전주의 낙후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영상산업이 적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영상은 정보화와 문화 경쟁력을 갖춘 첨단 산업으로 손색이 없을 뿐 아니라 전주는 영상산업 메카로서의 역사성과 잠재력을 충분히 갖춘 도시입니다.”그는 영상도시 선언을 바로 전주의 역사성과 정체성 찾기의 일환이라고 밝혔다.영상산업에 남다른 확신을 갖고 있는 전주영상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만큼 촬영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전주영상위원회가 현재까지 지원한 영화는 45편이고 이중 13편이 촬영을 마쳤습니다. 관계기관의 전폭적인 지원과 시민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영화인들 사이 입소문도 한 몫 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김시장은 영화촬영 1편 유치로 지역에서 얻는 경제적 효과는 2억5천만원에서 3억원 정도이고, 또 돈으로 계산하기 힘든 도시 마케팅과 고용창출 효과도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인 효과를 거두기위해 영상 인프라를 보다 체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라는 김시장은 영화제를 개막하면서 전주를 찾는 영화팬들과 시민들에게도 당부를 잊지 않았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 뿐 아니라 전주시민 모두가 만들어가는 영화제를 통해 풍성한 영상문화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직 전주영화제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성화된 영화에 애정을 가져주시기를, 그리고 전주의 멋과 맛을 함께 즐기고 또 간직하시기를 기대합니다."
Let's keep in touch.우리 서로 연락하죠.A: Mary, when are you going back to France?메리, 언제 프랑스로 돌아갈 예정이에요?B: I'm leaving on Tuesday.화요일에 떠날 거예요.A: Well, let's keep in touch.우리 서로 연락하죠.B: Okay. I'll write or call you.좋아요. 제가 편지를 쓰던가 아니면 전화를 드릴게요.'touch'는 '대다', '건드리다', '만지다', '감동시키다'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예처럼 '(정신적) 접촉'의 의미로 '연락하다'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할 때 자주 사용이 되기도 합니다.'get in touch with(∼와 연락하다, 접촉하다)'라는 표현과 'keep (in) touch with(∼와 연락을 지속하다, <시류 등에 designtimesp=10564> 뒤떨어지지 않다)'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되는 예입니다. '편지를 쓰다'라는 표현을 할 때 굳이 'write a letter'라고 하지 않고 'write'라고만 하더라도 충분히 그 의미가 전달됩니다. < 기억해 둘 만한 표현들 >* Please come and see me once in a while.가끔 놀러 오세요.* She writes home once a week.그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집에 편지를 씁니다.* Phone me as soon as you get there.거기에 도착하는 대로 저한테 전화를 주세요.
군산 앞바다에서 고려청자 4백50여점이 인양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문화재청과 군산시는 24일 “변산반도 북쪽 군산시 옥도면 비안도 인근 해저에서 11∼12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비색청자 4백54점을 인양했다”고 발표했다.이 대량의 해저유물은 지난 6일 어민 조모씨(37·부안군)등 3명이 잠수 어로작업중 우연하게 청자 2백40여점을 발견, 부안군과 문화재청에 신고함으로써 공개됐다. 신고를 받은 문화재청 목포해양유물전시관측은 자체 탐사반을 구성,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7일간 예비탐사를 벌인 끝에 인근 해역에서 2백여점의 유물을 추가로 인양했다.문화재청은 해저에 가라앉았던 이 유물이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퇴적층으로 덮여 있다가 최근 새만금방조제 건설로 인해 물살이 빨라져 해저 퇴적층이 깎여나가면서 노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에 인양된 청자의 기종은 발과 대접·접시·통형잔등 다양하며 문양은 양각및 음각의 연판문과 모란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또 개펄에 묻혀 있었던 것이어서 육지에서 발굴된 자기류보다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한 것으로 드러났다.문화재청은 주변지역에 아직도 남아있는 유물군이 상당량에 이를 것으로 추정, 추가 인양과 정확한 유적·유물 상황등을 파악하기 위해 전문가와 해군등 관계기관의 협조를 얻어 해저 발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수습된 유물은 25일오전 국립문화재연구소 회의실서 공개된다./ 군산 - 정영욱기자·김종표기자
군산 앞바다에서 인양된 고려청자는 우선 규모면에서 관심을 모은다. 문화재청(청장 노태섭)은 지난 17일부터 유물을 수습한 결과 모두 4백54점을 인양했다고 24일 공개했다. 이처럼 대단위 해저 유물이 인양되기는 70년대 신안과 80년대 완도에 이어 세번째라는 것이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바다에서 유물이 대규모로 수습되기는 도내에서도 처음이다.수습된 유물은 최초 발견자인 조모씨가 신고한 2백43점을 비롯해 문화재청이 벌인 긴급탐사에서 인양된 2백11점 등 모두 4백54점. 이중 조씨가 수습한 유물은 현재 국립전주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다.유물 대부분은 같은 시기에 제작된 고려청자인데다 대부분 손상되지 않은 완전한 형태를 이루고 있어 학술적 연구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일회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고려초(11∼12세기) 고려청자와 세미(稅米)를 싣고 개성을 향하던 세선이 침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오랜기간 해저의 퇴적층에 덮여 있어서 원형이 그대로 유지되어 당시 청자 제조방법과 문양 등을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발 대접 접시 등 일상 용기가 주를 이루고 있는 유물중 앵무새로 보이는 새가 음각된 대접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들은 인양된 유물이 인근의 부안 유천리도요지 제7구역 27호와 28호에서 확인된 것들과 아주 유사하다면서 유천리 도요지에서 제작된 고려청자들이 줄포항을 거쳐 개경 등지의 관청으로 납품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제작시기는 11∼12세기로 추정된다.최초 유물 발견 조동선씨..군산시 비안도 일대 바다속에서 수백여점에 달하는 고려청자가 발굴돼 문화재청은 물론 학계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최초 유물을 발견했던 조동선씨(38 부안군 변산면 지서리 사진)와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상황 등을 알아봤다. △해저에서 수백여년동안 잠자고 있던 유물을 발견했을 때의 소감은?-유물인지도 모르고 호기심에 원광대 박물관에 의뢰를 했더니 고려시대 청자라고 말해 깜짝 놀랐다.△어로 활동중 유물을 건져올리게 된 당시의 상황은?-때가 이른 관계로 소라잡이가 신통치 않아 장소를 두어번 옮기던 중에 손에 뭔가 잡혀 건져올렸더니 뻘에 묻힌 자기의 일종들이 나왔다.잠수를 해서 바다속을 살펴보니 그릇이며 접시 등 마치 일부러 누가 바다속에 뿌려놓은 것처럼 많은 유물들이 바다 밑 뻘 속에 묻혀 있었다.△평소 문화재에 관심이 있었는가?-20여년을 소라잡이로 살아온 어부일뿐 문화재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건져올린 유물이 고려청자라고 했을때 그 느낌은 어떠했는가?-이지역 사람들은 모두 바다에 의존하고 있는 사람들이다.이일로 인해 이 일대가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묶이게 되면 우리의 생계터전을 잃게 된다는 두려움만 있다. 한편으론 유물을 발견하게돼 기쁘지만 지역민들에게 그 원성이 돌아오지 않을까 무척 걱정스럽다. △정부나 관계당국에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문화재 신고를 하게되면 보상이 따른다는데 극히 미약하다고 들었다. 제2·제3의 신고를 위해서라도 충분한 보상이 뒤따랐으면 좋겠다.
낮잠朽木不可雕也, 糞土之墻不可 也.후목불가조야, 분토지장불가오야.썩은 나무로는 (조각품을) 새길 수 없고, 거름흙으로 친 담장은 흙손질을 할 수가 없다. 논어〈공야장(公冶長)〉편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의 제자인 재여(宰予)가 낮잠(晝寢)을 자자 공자가 이렇게 꾸짖었다. "썩은 나무로는 (조각품을) 새길 수가 없고, 거름흙으로 친 담장은 흙손질을 할 수가 없다. 너는 더 이상 꾸짖을 가치도 없다. 나는 본래 사람을 볼 때 말을 듣고서 그의 행실을 믿었었는데, 이제부터는 말을 듣더라도 꼭 행실을 확인해야만 믿게 되었다. 재여 때문에 사람을 보는 나의 버릇과 태도가 바뀌게 된 것이다." 무서운 꾸짖음이다. 주자의 설명에 따르면 "재여의 뜻이 흐리고 게을러 가르침을 베풀 곳이 없었기 때문에 이처럼 호되게 꾸짖은 것"이라고 하였다. 옛 성현들이 의지가 약하고 게으른 것을 얼마나 경계했는지를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그런데 혹자는 공자의 이 꾸짖음에 대해 "설마 낮잠 좀 잤다고 이처럼 심하게 꾸짖었을까? 아마도 낮잠 즉 '晝寢(주침)'은 '畵寢(화침)'의 오자일 것이다. '畵寢'은 침실을 비롯하여 거처를 화려하게 꾸몄다는 뜻이다. 공부하는 학생이 그처럼 화려한 생활을 하였으니 꾸지람을 들을 수밖에"라는 해석을 하기도 한다. 일리가 있는 해석이다.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면 낮잠을 자는 일도 경계해야겠지만 화려한 생활을 하는 것은 더욱 경계해야 한다. 외제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이미 교수보다도 나은 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은 더 이상 공부를 해야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朽:썩을 후 雕:새길 조 糞:똥 분 墻:담 장 :흙손 오
“JIFF의 영화들은 다분히 오락적이고 관습적인 영화보다 생소하고 낯선 영화들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한 생소함을 받아들인다면 영화밖 세상의 폭과 깊이를 한층 넓힐 수 있습니다”2002전주국제영화제를 불과 며칠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는 서동진프로그래머는 “주저하지 말고 낯선 영화를 만나라”고 강조했다.“JIFF는 영화의 편식을 강요하지 않는 색다른 영화의 창구입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자신 있게 선보이는 영화들 가운데는 신인감독의 작품들이나 관객에게 낯선 남미권 영화들이 많습니다. 생소한 영화들을 만나는 일이 쉽지 않겠지만 JIFF에 동참한 관객들이라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지난해 프로그램어드바이저로 긴급투입돼 매서운 불길을 잡는 소방수역을 맡았고 올해는 JIFF를 직접 빚고 다듬는데 팔소매를 걷어부친 서프로그래머는 “영화제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객들이 즐겁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짜고 다양한 행사들을 준비했다”면서 “JIFF만의 영화를 마음껏 즐겨달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 비하면 JIFF를 준비하는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했던 만큼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면서 “JIFF2002의 전체적인 밑그림은 디지털영화의 맹목적인 흐름을 좇는데 안주하지 않고 기존 영화형식과 디지털영화와의 거리, 디지털영화에 대한 정체성을 고민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JIFF의 디지털과 대안은 아직도 유효한가’‘JIFF가 대중적인 기반이 부실하다’는 질문이 무색할 만큼 영화제는 영화에 던지는 물음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정치적 의미에서의 접근이 아닌, ‘영화의 현재 ’와 ‘영화가 무엇인가’라는 정체성에 대해 던지는 물음을 던져야 합니다. JIFF는 또 관객의 보수성와 구태의연함과도 싸워야합니다”“디지털영화는 이제 생색내기용 전시품이 아닌 엄연한 현실로 자리잡은 만큼 JIFF는 디지털영화의 단순한 기술적 변화를 조망하는데 그치지 않겠다”는 그는 “디지털영화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사용하고 있는가, 어떤 미학적인 가능성을 찾아내는가를 제시하고 싶다”고 설명했다.올해 화두인 ‘전쟁과 영화’에 대해 “지난해 9·11테러이후 시기적절하고 피할 수 없는 아젠다(Agenda)가 된 ‘전쟁’을 앞세운 것은 어쩌면 필연”이라며 “공교롭게도 올상반기 개최된 베를린영화제와 로테르담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국제영화제가 전쟁을 앞세우는 모습을 지켜보며 JIFF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구나하고 실감했다”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JIFF가 해마다 영화들을 둘러싼 다양한 물음으로 ‘전쟁’을 내건 만큼 상영작들이 전쟁영화로 채워질 것이라는 선입견을 지워달라”고 말했다.“JIFF에서의 전쟁은 전쟁에 대한 세부적인 묘사나 시각적인 장면를 탐닉하지는 않는다”는 그는 “언제부턴가 전쟁속에 영화가 스며든 현실과 전쟁의 근본적인 정체성을 묻는다”고 설명했다.그는 또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남미국가의 보석같은 영화들을 주목해 달라”며 “격년으로 열리는 ‘애니메이션 비엔날레’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그는 “JIFF가 세계영화관계자들로부터 조금씩 인정받고 있어 다행스럽다”면서 “조만간 의미와 재미를 갖춘,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영화제로 우뚝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독립영화포럼 부문인 ‘천진두’(유 샤오 이앙)와 ‘전쟁 중의 청춘’(왕 옌)이 상영 취소됐다. ‘천진두’는 일장기를 훔친 대가로 마을 사람들이 몰살당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마적 여지도자의 사랑과 일상에 대한 회상을 담은 영화. ‘전쟁 중의 청춘’은 중국인민해방 전쟁에서 잃은 아버지와 동지의 복수를 꿈꾸는 가오산 청년영웅단의 부단장 가오산의 이야기다. 두 편 모두 여주인공이 전투적인 삶을 살아가며 아픈 기억을 더듬어 간다는 점이 일치한다. 지금까지 상영이 취소된 4편 모두 중국 작품. 영화제 측에선 상영이 취소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 ‘안양의 고아’ 등이 보였던 문제와는 별개인 것 같다. 한편 ‘천진두’와 동시상영하기로 했던 ‘연안생활기’(중앙신문영화제작창)는 5월 2일 씨네21 1관에서 오전 11시 ‘일본의 비극’‘싸우는 군인들’과 함께 상영된다. 그리로 이미 예매를 한 관객에게는 전액환불 할 예정이다.
군산 선유도 해역서 조선시대 유물 220점 추가 발굴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사라지는 것의 쓸쓸함과 공허함…박찬웅 사진전 제35보병사단
아트컴퍼니 두루 '런어비스', 뮤지컬 불모지 전북에서 전 회차 전석 매진
그림에 정신을 담아내다... 미술관 솔, '해강 김규진․보정 김정회 사제 전'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전하는 '조화와 공존'⋯관현맹인전통예술단, 아리랑 세상에 울리다
군산 영광선교합창단, 스승‧제자가 함께하는 정기음악회 '호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