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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0일부터 티켓 예매를 시작한 전주영화제. 지난 21일 개막작 ‘KT’ 매진을 시작으로 잠시 주춤했다가 다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일본 단편 애니메이션은 쿠리 요지, 오카모토 타다나리 등 참여 작가들에 대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순풍에 돗을 단 듯 시나브로 매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해마다 주목을 받았던 섹션 ‘전주 불면의 밤’은 영화보기와 숙소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타지역 영화팬을 중심으로 전 작품 매진을 손꼽으며 기다리고 있고,동작이 굼뜬 관객의 손길을 재촉하고 있다. 의외의 복병은 체코 애니메이션 특별전. 장편 애니메이션인 ‘황제의 나이팅게일’(체코)은 바클라프 트로얀의 음악 애호가들의 몰표(?)로 80%가 넘었고 페도르 키투르크 특별전도 몇 좌석 남지 않았다. 이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거장의 영화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높아진 것을 반영한다. 해마다 강풍으로 몰아닥친 엽기애로물은 예상외로 저조한 상황. 올해 ‘로망스’‘IKU’ 등을 능가한다(?)는 ‘도쿄X에로티카’의 경우도 아직 꽤 많은 좌석이 남아있다. 매진이 되었다고 영화보기를 포기하면 안 된다. 영화제 홈페이지는 매일 매진된 표를 구하는 글이나 개인 사정으로 반납해야 하는 표를 게시판을 통해 주고받기도 하기 때문. 아직 영화의 세계에 푹 잠길 시간은 늦지 않았다. 어제부터 영화의 거리(씨네21 1층) 임시매표소가 업무를 시작했고, 한국소리문화의 전당과 전북대삼성문화관, 덕진예술회관에 설치되는 임시매표소는 내일부터 예매를 시작한다. 물론 인터넷 예매와 전화신청(1588-1555)도 계속된다.
영화 잔치는 시작됐다. 모두에게 흥이 나는 마당이 되려면 우선 초대된 손님들은 기꺼이 참석해야 하고 대접하는 사람들은 손님들이 과식·편식하지 않고 영양분을 고루 섭취해 만족스런 눈빛으로 대문을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올해 상영작은 270여편. 다양하고 화려하게 산해진미를 차려놓았지만 도대체 어떤 음식부터 집어야 할지 망설여진다. 영화감상은 철저히 주관적인 것이기에 감이 낫다 배가 낫다며 논할 순 없지만 다른 이들이 추천하는 영화들에 잠시 귀기울이는 것도 한 방법. 우선 전주영화제의 특별기획 프로그램, 디지털 삼인삼색이나 ‘아마추어 영화감독’들의 작품, 디지털 필름 워크숍 작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한국 단편의 선택 비평가 주간에 초대된 단편영화들은 말그대로 종합선물세트. 지난해 다큐에 이어 올해 애니메이션 비엔날레를 선보이는 영화제. 거장의 명작을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다. ‘라울 세르베 회고전 단편 묶음’‘페도르 키투르크 특별전’‘체코 가족 단편’ 등 무겁고 어려운 소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은 거장들의 작품은 올해 영화제의 기대품목이다. 사디즘, 사지 절단, 살인 게임, 누드촌 등의 단어에 익숙한(?) 엽기 매니아를 자처한다면 ‘쿠리 요지 단편(일본 단편 애니메이션)’‘살로, 소돔의 120일’‘시리즈 7’‘개 같은 나날’‘울리이 사이들 전작’ 등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각박한 세상, 텁텁함을 잃(잊)어버리고 싶은 이들은 동화의 세계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지미 그림블’‘한스와 마리 이야기’‘한여름 밤의 꿈’‘은하의 물고기’‘마법의 부싯돌’ 등이 관객의 기분을 한층 ‘업’ 시켜줄 것이다. 또 그동안 아이들 눈치 보느라 극장을 찾지 못한 가족들은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찾기를 권한다. 지난해 섹스머신이란 별칭으로 불렸던 ‘IKU’에 버금가는 영화 덤벅이 올해도 선보인다. 이름하야 ‘JIFF성인공동구역’. 성인임을 마음껏 즐기고 싶은 이들은 ‘호텔’‘죽어도 좋아’‘도쿄 X 에로티카’‘육체의 향연’‘천국에서 추방되다’ 등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자극적이고 화려한 영상, 신나는 음악, 현란한 춤, 열정적인 몸사위(?)를 보이며 배우들은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영화 ‘헤이, 해피’, 뉴욕 사춘기 청소년의 하룻밤 이야기를 담은 ‘키즈’에서도 전혀 맛과 멋을 느낄수 있다. 단, 영화를 보며 마른침을 소리내 삼키거나 괜스레 헛기침을 늘어놓아서는 안 된다. 조은아 프로그램팀장은 연인들을 위해 육체적 고통을 공유하는 한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일본영화 ‘사랑이란’을 권한다. “젼혀 과학적이지 않은 이야기를 소재로 했지만, 이런 현상을 자연스럽게 사랑의 한 증거로 받아들이는 인물들의 마음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여진다”고. 또한 동성애와 비동성애의 사랑을 탐구하는 홍콩영화 ‘섹스와 사랑의 지도’나 게이 커플의 멜러 ‘란 위’를 통해 본질적인 사랑에 대해 자문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연애에 관하여’‘굿 로맨스’‘나의 별’‘고 피쉬’등의 영화가 연인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고통이 따르는 법. 하지만 제대로 받아들인다면 또하나의 문화가 된다. 영화제는 영화에 대한 기존의 시각을 교정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I didn't catch what you said.당신이 하신 말을 못 알아들었어요.A: Could you repeat what you said, please?당신이 말씀하신 것을 다시 한번 말해 주시겠습니까?B: Why?왜지요?A: I didn't catch what you said.당신이 하신 말을 못 알아들었어요.B: Oh, sure I can repeat it.예, 물론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요.외국인과 대화를 하는데 잘 이해가 안되거나 알아듣지 못했을 경우에는 스스럼없이 다시 한번 말해 달라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충 자신의 짐작만으로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다 보면 더 큰 오해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catch는 보통 물건이나 낙하물 따위를 '잡다', '붙들다'라는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위의 예에서는 '분명히 알아듣다(hear clearly)'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repeat의 're'는 라틴어로부터 생겨난 차용어에서 볼 수 있는 조어 요소로 '다시(again)'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이에 준해서 영어 기원의 단어에도 사용이 됩니다.< 기억해 둘 만한 표현들 >* The early bird catches the worm.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Sorry, I didn't understand that last part.죄송합니다만, 마지막 부분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What did you say just now?방금 뭐라고 말씀하셨지요?
고기를 잡고 싶거든 그물을 짜라臨河而羨魚, 不如歸家織網. 임하이선어, 불여귀가직망.냇가에서 고기를 욕심내고 서있는 것은 돌아가 그물을 짜는 것만 못하다. 《회남자(淮南子)》권17〈설림훈(說林訓)〉에 나오는 말이다. 늘 남을 부러워 하며 사는 사람이 있다. 남이 나보다 부자여서 부럽고 남의 남편이 내 남편보다 능력이 있어서 부럽고 남의 아내가 내 아내보다 상냥해서 부럽고 남의 자식이 내 자식보다 공부를 더 잘해서 부러운 그런 사람이 있다. 심지어는 부러움이 지나쳐 불만으로 폭발하여 애꿎은 남편을 못살게 굴고 죄 없는 아내를 탓하고 철없는 아이들을 구박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렇게 부러워 할 일이 아니다. 부러워 하기에 앞서 내 부러움의 대상이 된 그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남이 나보다 부자가 된 것은 나보다 훨씬 부지런히 살았기 때문이고 남의 남편이 내 남편보다 능력이 있는 것은 정말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의 아내가 남편을 능력이 있는 남편으로 대접하기 때문이며 남의 아내가 더 상냥하게 보이는 것도 사실은 남편의 깊은 사랑이 아내를 그처럼 상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식이 공부를 잘하는 것도 그만큼 짜임새 있는 생활 습관을 길러주었기 때문이다. 남의 부러움을 사기까지는 그만한 노력이 뒤따랐던 것이다. 남이 잡아놓은 고기를 부러워 할 것이 아니라 나도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그물을 짜야 한다. 어느 바다에도 고기는 있고 그물이 있는 한 누구라도 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臨:다다를 임 河:물 하 羨:부러워할 선 歸:돌아갈 귀 織:짤 직 網:그물 망
산과 들에 줄지어 피어나던 꽃들이 진 자리에 연초록으로 피어나던 새 이파리들이, 어느 덧 초록으로 변해가며 산천은 혁명을 이루어 낸 사회처럼 풍성해 보인다. 흙과 햇살과 바람과 비, 나무와 풀들이 이룬 저 아름다운 자연의 질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각성시킨다. 나이 일흔 다섯인 우리 어머님이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가셨다. 내가 어렸을 때 학교 운동장에서 공짜로 보여주던 홍보 영화를 보신 이후 처음이란다. 영화를 보신 후 감독하고 전화 인터뷰도 가지신 어머님은 영화 속에 나오는 할머니의 옷과 고무신과 바늘과 실과 닭 잡는 이야기며, 어쩔 때는 우리가 보지 못한 장면들까지 짚어가며 말씀을 하시곤 해서 우리들을 놀라게 하신다. 어머니의 가장 인상적인 그 영화 평은 '우리 같이 늙은 사람들이 볼 영화가 다 있다.'는 간단한 말이었다. 허리우드 영상에 익숙해져버린 영화에 대한 우리들의 시각은 요지부동처럼 보였다. 잘 알다시피 우리들 눈에 익숙한 외국의 많은 영화들은 우리들의 정서와는 전혀 다른 서양, 주로 미국의 시각으로 만들어 진 영화들이다. 상상력을 뛰어 넘는 폭력과 섹스, 그리고 서스펜스를 가미한 액션영화들은 하나 같이 흥미위주의 극히 값싼 오락 영화들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들의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이런 영화들을 보며 우리들은 탄복하고 감탄해 왔다. 그러나 언제부터 우리들이 만든 영화가 우리 영화 관객을 서서히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그랬던 것이 요즘 들어 우리가 만든 영화들이 허리우드의 불랙버스터 영화들을 재치고 우리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나 우리 영화들이 지나치게 폭력이 난무하고, 피범벅을 이루는 화면과 도저히 바라볼 수 없는 잔혹한 장면들이 판을 치고 있음을 많은 영화인들이 염려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아무리 영화 속의 현실이라지만 그 것이 도를 넘어버리면 사람들은 눈을 돌리는 것이다. 그런 때에 영화 ‘집으로......’는 사람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에 충분한 영화다. ‘집으로......’를 향한 사람들의 행렬은 그리 간단하게 해석할 문제가 아니다. 매스컴들의 흥미 위주의 보도에만 이끌리는 일시적이고 요란한 호기심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아무리 정치판이 더러워지고, 사람들이 정치에 넌더리가 나버렸다 해도, 그렇다고 해도 인간을 아름답게 훈련시키는 정치의 본질까지 더럽힐 수 없음을 지금 우리가 환하게 보고 있듯이, 아무리 우리들의 정서가 마모되고 메말라 비틀어져 버렸다고 해도 우리들의 피 속에 흐르고 있는 우리만의 아름다운 정서는 사라지지 않는 법이다. 영화 ‘집으로.......’는 우리 순박한 농촌 정서를 담아낸 영화다. 도저히 동거 할 수 없는 산중의 나이 드신 외할머니와 도시에서 콜라와 켄터키치킨을 먹고사는 외손자, 그러나 그 둘은 이상하게 서서히 화해를 해 나간다. 우리 몰래 우리들에게 길들여진 서구적 가치와 삶의 방식들 속에 우리들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우리들의 정서가 아직도 분명하게 남아 있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허리우드 영화 속의 그 화려한 '영화적인 것들'을 보고 자주 감탄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우리들을 감동시킨 영화가 몇 편이나 되었던가. 감탄은 크지만 순간에 사그라진다. 그러나 감동은 작고 하찮게 보여도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고 세상을 다시 둘러보게 한다. 영화 ‘집으로.....’는 감독의 진심이 관객의 감동으로 잔잔하게 이어지는 우리 산천의 우리 영화다./ 김용택 (시인)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수많은 영화들이 관객들앞에 놓이기 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까. 영화제를 치르는데에는 예상을 넘어서는 복잡하고도 어려운 절차가 있다. 그중에서도 프린트는 가장 중요한 분야.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상영이 불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프린트의 사전적 정의는 ‘영화의 필름 인화기’. 그러나 영화제 현장에서는 초청된 작품의 필름 수급업무 전반을 ‘프린트’라고 한다. 이를테면 배급사로부터 필름이 발송되고 통관을 거쳐 영화제 사무국에 도착하는 과정, 상영 후 필름을 배급사로 반환하는 과정이다.영화가 선정되면 프린트의 제공처(필름아카이브·배급처·제작사 등 판권소유자)와 프린트 제작과 수급방법 등을 협상한다. 다른 영화제를 거쳐 들어오는 영화(올해 24편)라면 해당영화제 담당자와 스케줄 및 비용 조종을 한다. ‘뉴디렉터스 뉴필름즈 영화제’를 거쳐서 온 스웨덴 영화 ‘새로운 땅’같은 영화다. 러시아와 중국은 통관법이 까다로워 예상치 못한 일이 많다. 올해 전주영화제 상영예정작이었던 ‘안양의 고아’(왕 챠오)와 ‘물고기와 코끼리’(리위)가 중국정부 검열의 벽을 뚫지 못하고 취소됐던 바로 그 경우다. 프린트가 발송되고 국내에 들어오기까지는 지속적으로 추적 정보를 주고받는다. 항공화물(Aircargo)로 운송되면, 운임납부 후 관세사를 통해 업무가 진행된다. 프린트 한 벌당 무게는 20~25킬로 정도. 캔 하나에 15분에서 20분가량 상영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영화하나를 상영하는 부피나 무게가 상당하다. 한 작품당 통관업무에 필요한 비용은 대략 7만원선. 요즘은 커리어(DHL 등)에서 통관 업무(세관에 규격, 길이 등을 신고)를 대행하고 있어 국내 필름통관은 크게 어렵지 않다. 사무국에 도착하면 기술팀에 인계해 필름의 이상유무를 확인한 후 자막작업이 시작된다. 상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이 심각하면 도로아미타불. 영화제가 시작된 뒤에도 들어오고 나가는 영화는 많다. 이때 들어온 영화는 밤을 새워 자막작업을 한다해도 관객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이 되긴 어렵고, 극장에서 영사 규격을 맞추는 일은 엄두도 못 낸다. 영사사고가 발생해 필름이 훼손되면 보상금은 손상을 입은 정도에 따라 최소한 해당릴을 다시 편성할 수 있는 금액(프린트를 한 벌 뜰 때 2~3백 정도)으로 배려한다. 이제부터 담당자는 사과(?) 메일을 보내는 것이 주업무. 보상금을 충분하게 지급한다고 해도 영화제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 소홀히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2002전주국제영화제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26일에 개막(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5월 2일까지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덕진예술회관, 전북대 삼성문화관, 시내극장 등 10개 상영관에서 다양한 영화로 관객들을 맞는다. 상영되는 영화는 30여개국 2백71편. 영화제가 열리는 일주일동안 전주는 다시 영화세상이 된다. 영화매니아들은 물론, 시민들도 영화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다. 영화, 전쟁을 비추는 창전주영화제가 올해 풀어놓은 영화보따리의 주제는 ‘전쟁과 영화’. 영화와 세계의 관계를 끊임없이 성찰하는 전주영화제가 극단적인 사회 커뮤니케이션인 전쟁과 영화의 관계를 제기한다. 전쟁을 주제로 내세운 면면은 상영작의 곳곳에서 드러난다. 특히 2차대전을 겪은 중국과 일본의 전쟁영화들은 주목을 끈다. 카메이 후미오 감독(일본)의 ‘일본의 비극’와 ‘싸우는 군인들“, 왕 옌 감독(중국)의 ‘전쟁 중의 청춘’등 6편이 전쟁을 이야기한다. 오시만 나기사 감독(일본)의 ‘잊혀진 군대’는 일본 패전후 법적인 보상도 받지 못하고 버려진 한국인 병사에 관한 기록을 다큐멘터리로 담아내 주목할만 하다. ‘한국영화 회고전’도 한국전쟁이라는 깊은 상처를 안고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영화팬들에게 또 다른 감흥을 던져준다. ‘오발탄에서 짝코까지’를 주제로 최근 상영된 ‘공동경비구역 JSA’를 비롯해 16편을 선보인다.전주영화제의 영원한 담론, 아시아독립영화올해 전주영화제는 ‘전쟁’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규범과 관습을 뛰어넘는 영화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보여주는 대안영화와 아시아 영화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도 특징이다. 그중 돋보이는 부분은 아시아 영화가 고루 집합해 경연을 벌인다 해도 과언이 아닌 ‘아시아 독립영화 포럼’. 메인프로그램 경쟁부분으로 매년 마련되고 있는 이 섹션에는 그동안 일본과 대만, 중국의 작품이 주류를 이루었던 것과는 달리 올해에는 필리핀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마리 오하라 감독(필리핀)의 ‘악령’과 팜 누에 지앙 감독(베트남)의 ‘잃어버린 계곡’이 눈에 띈다. 모두 15편이 상영된다. 리위 감독의 ‘물고기와 코끼리’와 왕 챠오 감독의 ‘안양의 고아’가 중국의 검열로 인해 전주에 오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21세기 여는 영상미학, 디지털전주영화제가 내세운 ‘디지털’도 그 충실도가 1·2회보다 알차졌다. 21세기 영화의 새로운 출구를 탐색하고 고민하는 ‘디지털의 개입’에는 에단호크 감독(미국)의 ‘첼시호텔’과 나가사키 슈니치(일본)의 ‘고요한 곳’, 그리고 2001 뉴욕영화비평가협회 최우수 애니메이션으로 선정된 리처드 링클레이트의 ‘웨이킹 라이프’를 주목해도 좋다.디지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섹션이 바로 ‘디지털 삼인삼색’. 스와 노부히로·왕 샤오솨이·문승욱 감독 등 한중일 3국 감독이 ‘전쟁’을 주제로 한 영화담론이 스크린을 수놓는다.‘디지털 비디오 다이어리’에는 김진아(한국)의 ‘김진아의 비디오 일기’와 얀 네메치(체코)의 ‘얀의 회상’ 등이 디지털 영화하기를 일기로 보는 디지털 아트가 돋보인다.애니메이션 비엔날레올해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작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장르가 바로 애니메이션이다. 지난 99년에 이어 두번째로 마련되는 애니메이션 비엔날레라 마련됐기 때문이다. 5편의 장편을 포함해 1백편이 넘는 작품들이 예술로 승화된 애니메이션 세상을 보여준다. 벨기에 출신 아트애니메이션의 거장 ‘라울세르베 회고전’과 퍼핏 애니메이션의 진수, ‘체코 애니특별전’의 상영작들은 온가족이 함께 즐겨볼만 하다. 한국과 일본의 단편애니메이션을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자리도 있다.이밖에도 세계영화계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남미영화들, 베로니카 첸(아르헨티나)의 ‘끽연 구역’과 리산드로 알론소(아르헨티나)의 ‘자유’도 색다른 맛을 전해주며 거장에 대한 경배 ‘오마주: 시의 영화, 독신의 반역자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에서 상영되는 ‘마태복음’ ‘살로, 소돔의 120일’ 등 파졸리니의 후기작 7편은 앞으로 감상하기 힘든 작품들이다.
I left my camera in the bus.버스에 카메라를 놓고 내렸어요.A: I left my camera in the bus. 버스에 카메라를 놓고 내렸어요.B: You should contact the bus company.버스 회사에 연락을 해야겠군요.A: Do you know the number?회사 번호를 아세요?B: No, I don't. 아니오, 모릅니다.Let's call information.교환에게 전화를 해 봅시다.외국인들이 대화하는 걸 들어보면 그다지 많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을 살펴보면 어려운 단어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섯 살 정도의 어린아이들이 어른들과 별 어려움 없이 충분히 서로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어렵거나 세련된 표현을 하려고 망설이다 보면 말할 기회를 놓쳐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쉬운 단어라도 요리조리 적재적소에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을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기억해 둘 만한 표현들 >* When and where did you lose it?언제 어디에서 분실했습니까?* What was in your wallet?지갑 안에 무엇이 들어 있었습니까?* All my valuables were in it.제 귀중품이 모두 들어 있었습니다.
완주군 삼례읍 한별고 장세진교사가 지난 96년 펴낸 ‘한 권으로 끝내주는 한국현대소설 100선’의 증보판인 ‘한 권으로 끝내주는 한국현대소설 110선’을 펴냈다.이 책은 이광수의 ‘무정’부터 이청준의 ‘선학동 나그네’까지 한국현대소설사를 수놓은 작가 43인의 대표소설 110편을 알기 쉽게 핵심사항만 다이제스트한 문학해설서다. 이 책의 최고 미덕은 작가소개· 줄거리· 감상길잡이 등으로 나눈 장교사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정확한 문장과 지루하고 딱딱함을 덜어주는 짤막짤막한 문단을 구사하고 있는 점이다.‘한 권으로 끝내주는 한국현대소설 110선’은 온전한 소설읽기가 학교에서 사실상 봉쇄된, 그러면서도 문학적 지식과 교양을 강요당하는 수험생을 비롯한 직장여성· 국어교사 등 일반독자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고 있다.장세진교사는 나도 잡아가라, 한국 대하역사소설 연구, 영화읽기 프리즘 등 모두 22권의 책을 낸바 있다.
도내 음악계에서 일찌감치 ‘재목’으로 인정받은 전주신성초등 신선양(5년)이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서게 됐다. 여러 권위있는 음악 콩쿨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이름을 떨쳤던 선이의 이번 서울 진출 무대는 특히 서울시향이 전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공개 오디션 결과여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서울시향이 지난 19일 발표한 제45회 소년소녀협주회 및 정기연주회 협연자 오디션에서 선이가 전국의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바이올린 부분 협연자로 뽑혔다. 선이를 포함 초등부에서 전국적으로 바이올린 4명, 피아노 3명 등 7명이 선정됐다.6살때부터 바이올린을 손에 쥔 선이는 초등학교 1학년때 전북대 콩쿨서 금상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초등 2년때는 소년 한국일보 콩쿨 대상을 차지하며 음악계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전주시향과 협연 무대를 갖기도 한 그는 하루 평균 4시간 정도 연습할 정도로 바이올린에 빠져 있다. 매주 서울을 오가며 허의정·김남윤씨로부터 지도를 받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예비학교에도 다니며 음악적 재능을 키워가고 있다.“장영주 언니와 같은 훌륭한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게 꿈이라는 신선은 오디션 곡목이었던 모짜르트 협주곡 3번을 갖고 오는 7월6일 세종무대에 설 예정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 졸업때까지 최소 3백권의 책을 읽어야 하는 학교가 있다. ‘책사랑 3백운동’을 펼치고 있는 전주 동북초등학교. 이학교의 책사랑 운동이 아이들의 생활 습관을 변화시킬 만큼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어렸을 때 읽은 한권의 책이 두고 두고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컴퓨터 게임 등에 빠져 책 읽는 일을 소홀히 하는 어린이들을 보며 학교가 나서 보다 적극적으로 독서를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어려서부터 독서습관이 몸에 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학교 차원의 책사랑 운동을 시작했다는 박기현 교장은 실제 운영 결과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독서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책과 독서 장소를 제공하는 일은 학교측의 몫. 1교시 수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1시간 정도의 시간과 남는 점심시간 등 학교에서 생활하는 자투리 시간 모두가 아이들의 책읽는 시간이다. 학교 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항상 개방돼 있다.특히 주별로 돌아가며 한 학급에서 집중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해당 학급 담임 교사는 그 주를 이용해 독서 자세나 책 읽기 요령 등 기본적인 독서 방법을 지도하고 있다.아이들이 읽는 책들은 도서관에 소장된 1만여권 말고도 학급별 문고가 널리 활용된다. 새로 나온 책들을 아이들이 가져와 서로 돌려가면 읽는다. 이같은 책들이 거의 모든 학급에 2백여권이 넘는다.동북초는 독서운동의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아이들이 읽은 책들을 독서카드로 작성하게 한다. 또 1주일에 한 권 이상 독후감 노트를 쓰도록 하게 하고 있다. 독후감 노트를 평가해 1달에 한번씩 학년당 10명을 선정하며, 5월부터는 그중 우수 다독자 시장제를 도입해 부상으로 독서상품권을 줄 계획이다.책사랑 운동에 따라 매일 1권씩 책을 읽는 학생이 갈수록 늘고 있으며, 1주일에 최소 1권 이상은 읽고 있다는 게 독서지도를 맡고 있는 권민지교사의 이야기. 권교사는 “그저 많이 읽는 것으로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독후감 외에도 그림으로 그려내는 독후감상화, 광고·포스터·표지 만들기 등의 여러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서운동과 병행해 아이들의 토론 활동을 자주 갖게 하는 것도 독서 효과의 배가와 아이들의 말하기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월별 주제를 정해 여는 토론회는 독서를 통해 얻은 이야기들을 아이들간 실제 주고받을 수 있는 자리가 되고 있다.
2교시 후 연락 사항을 전달받고자 부장 교실을 다녀오니 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중빈이와 태하가 한바탕 붙었던 모양이다. 태하는 교실 바닥에 머리를 찧은 모양인지 숨이 넘어간다. 태하의 머리를 문질러 주면서도 안쓰러움 마음과 함께 미운 마음과 함께 또 머리가 얼마나 아플까? 하는 마음 그리고 순간적으로 만약에 머리에 이상이 생기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과 함께 교사로써 책임질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하는 마음들이 스쳐지나간다. 태하의 머리를 문질러보니 불거져 나온 데가 없어 다행이다라는 마음도 함께 나온다. 태하는 그곳에 앉아있으라고 하고 중빈이는 엎드려 뻗혀 있으라고 하고는 수업을 진행하였다. 태하는 잠시 후에 아픔이 가셨는지 곧 눈물을 멈추고는 무릎가지 꿇고 앉아 있다. 예쁜 마음이 나온다. 중빈이는 팔로 내려오는 체중을 견디지 못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만 일어서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그래도 매를 들고 싶은 마음은 일어나지 않는다. 중빈이가 본인의 실수가 얼마나 컸는가를 느끼게 하고 싶은 마음만 보인다. 수업 중간쯤 해서 두 아이 모두 제자리로 들어가라고 하였다. 두 아이 모두 아무런 동요 없이 수업에 참여한다. 청소 시간에 태하에게 괜찮으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태하에게 "경계에 끌려가면(생각없이 행동하면) 오늘과 같은 일이 생긴다. 마치 자동차를 운전하는 운전자가 제 때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 것과 같다. 운전자가 제 때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면 사고가 나듯이 오늘 너희들은 사고를 낸 것이다. 오늘과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자." 라고 해 주었다. 환한 얼굴로 생활하는 모습이 귀엽다. 수업이 끝나고 두 아이 모두 남으라고 하였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을 있는 그대로 일기장에 적으라고 하였다. 그리고 벌받으며 생각한 것도 적어 보라고 하였다. 두 아이 모두 자신들이 미처 멈추지 못하여 일어난 일임을 생각하고 후회한다고 적어 주었다. 교사인 내가 끼어 들어 잘 잘못을 가리려 했다면 아이들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 아이들이 오늘 한 공부가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백승영 (전주 서원초 교사)
봄비새싹들이 봄비를 맞으면돌과 흙을 밀어내면서꽃이 나오네해가 쨍쨍 내려주면새싹과 꽃들은 살짝 쉬어버리고 비가 오면 다시 자라네봄비가 내려 올 때봄비가 흩어져서봄비가 내리네새싹들과 꽃들이 봄비를맞으면 시원하겠네봄비를 맞아서 꼭예쁜 꽃을 낳으렴. / 박병훈 (전북 부안 동북 초등 3학년) 맛있는 봄 저기 뒷동산에 곱게 펴 있는 봄꽃들 개나리, 진달래, 쑥, 돋나물 등등 진달래 잎 몇 개 따다가 향긋한 진달래 전 부쳐먹고 밭고랑 위 쑥 좀 캐다가 맛난 쑥국 해먹어야지. 여기저기 파릇파릇 피어난 돋나물 바가지에 한아름 담아 무침하면 밥 한 공기 뚝딱. 생각만 했는데도 입안에는 군침이 가득하다. ‘얼른 집에 가서 엄마에게 해 달래야지.’ / 김잔디 (진안외궁초등 6학년)
도시의 하루 하루는 분주하고 숨가쁘다. 그러나 전주 시내를 잠깐만 벗어나도 ‘아! 이런 곳도 있구나’하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곳도 많다. 뜻밖에도 조용한 곳, 아름다운 녹지가 우거진 곳 등. 그러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쉼터까지 찾기란 여간 쉽지 않다.전주시내에서 20분만 벗어나면 이 3박자를 모두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409번지에 들어선 오스 갤러리(대표 전해갑·47). 20일 문을 연 오스갤러리는 13년전 그곳에 터닦은 전씨가 “좋은 환경, 좋은 느낌의 이 분위기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추진해오다 지난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건축을 시작해 마련한 문화공간이다. 노출콘크리트 공법으로 새로 지어진 갤러리와 당초 전대표가 작업실로 사용했던 분위기 있는 서양식 건물이 새롭게 찻집과 쉼터로 바뀌어져 관객들을 맞는다. 푸른 산과 외성저수지 앞의 너른 대지 위에 자리한 60평 짜리 갤러리는 앞으로 다양한 전시 기획으로 미술 대중화와 작가들의 창작 의욕을 높이는 공간으로 자리잡게 할 계획이다. 개관 기념전에는 김진석 유휴열 강종열 김희진씨 등 전대표가 소장하고 있었거나 새롭게 출품한 작품 20여점이 전시됐다. 갤러리를 에워싸고 잘 가꿔진 정원에는 연분홍빛 철쭉과 파릇파릇 돋아난 잔디가 어울려있는데다 갤러리를 배경으로 야외무대공간을 설치해 복합적인 문화활동도 가능하게 했다. 사계절에 어울리는 작은 음악회나 소규모 이벤트 등이 열리게 될 공간이다. 서양식으로 장식된 찻집은 전대표의 개인작업실 일부 공간을 제외하고는 차와 간단한 스낵을 제공할 수 있도록 꾸몄다. 전대표는 “이 공간이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금껏 시내권 중심으로 형성되어온 갤러리 문화가 야외에서도 새롭게 조성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 그러나 문화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갤러리를 중심으로 한 복합문화공간의 새로운 바람은 지역문화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송광사에서 위봉폭포 방향으로 깨끗하게 조성된 2차선 아스팔트길을 따라 가다 외성상회를 지나 왼쪽으로 난 비포장길을 따라가면 오스갤러리가 보인다. 시내버스를 타고가면 외성상회에서 내려 10분정도 걷는 거리다. 244-7116
전주챔버오케스트라(지휘 김태선)가 2002전주월드컵을 앞두고 축하 연주회를 연다. 얼드컵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23일 오후 7시 30분 전북예술회관에서 여는 ‘온고을의 함성, 온고을의 메아리’.바이올린 연주자 김무권씨(대전챔버 플레이어 21 객원악장 겸 리더)를 비롯해 테너 손영호, 트럼펫 연주자 안희찬씨(코리안심포니 수석단원) 등 정상급 음악인들이 협연자로 나서, 모처럼 풍성하고 활기 있는 연주를 전한다.김무권씨는 베토벤의 작품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로만스’를 연주하며 안희찬씨는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으로 전주시민과 함께 한다. 손영호씨는 우리에게 친숙한 윤용하의 ‘보리밭’을 비롯해 오페라 아리아 등 다양한 레파토리를 선보인다.전주챔버오케스트라는 이날 브리튼의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심플교향곡’을 다이나믹한 색채로 연주한다.
원로 무용가 최선씨(67·도무형문화재 15호)가 국립국악원이 기획한 화요상설 국악공연무대에 초청돼 대표 작품인 ‘호남살풀이’를 발표한다. 23일 오후 7시30분 서울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리는 이 공연은 국립국악원이 중요무형문화재 중 무대종목(기악·성악·무용)을 대상으로 발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전통예술의 전승발전에 이바지 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최씨는 이날 무대에서 무속 무용 ‘신의 계시’와 ‘호남 살풀이’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무대에는 춤판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제자들이 대거 참여해 스승의 예술세계를 축하한다. 이길주(원광대 교수) 고선아(태평무 이수자), 채상묵(명지대 교수), 장인숙(전북대 교수)씨를 비롯해 제자의 제자들까지 함께 서는 이 무대는 최씨의 춤세계를 정리하는 의미도 갖는다.
제3회강암서예대전에서 한문부문 김귀성씨(47·서울)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최우수상에는 한글부문 최홍규씨(44·대구)와 문인화부문 김병권씨(43·수원), 우수상에는 김수홍(32·경기 용인·한문) 김부식(26·군산·한문) 이상덕(47·서울·한글)씨 등이 선정됐다. 또 임창웅씨(한문) 등 30명이 특선, 서정진씨(한글) 등 64명이 입선했다. 황희 선생의 ‘경포대’를 써 대상을 받은 김귀성씨는 추사휘호대회와 전국휘호대회 초대작가로 활동한 서예인이다. 김씨에게는 상장과 창작지원금 1천만원이,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각 3백만원의 지원금이 전달된다. 심사에는 송하경(성균관대 교수·서예가), 이용(서협 초대작가), 김명자(미협 초대작가), 조문희(미협 초대작가)씨가 참여했다. 수상작품 전시는 5월 15일부터 21일까지 강암서예관에서, 서울전시는 5월 23일부터 29일까지 백악예원에서 열린다.
전주시립교향악단(지휘 박태영)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전야를 뜨겁게 달군다. 25일 오후 7시30분 전북대 삼성문화관에서 마련하는 제3회 전주국제영화제 기념 영화음악페스티벌.경기도립팝스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인 최선용씨가 객원지휘하며 로시니의 ‘Willemtell Overture’를 비롯해 ‘사운드 오브 뮤직’‘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록키’ 등 우리에게 친숙한 영화음악을 선사한다. 인기가수 유열과 진주도 출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유열은 ‘My Way’와 드라마 ‘불꽃’의 주제곡 ‘사랑의 찬가’를 감미롭게 들려주고 진주는 ‘The Great Love of all’, ‘난 괜찮아’를 부르며 정열 가득한 무대를 만든다. 전화예매 1588-7890, 인터넷 www.ticketlink.co.kr
피아니스트 박규연씨(예원대 교수·31)가 ‘피아노, 그리고 로맨티시즘-Ⅰ’를 주제로 독주회를 연다. (24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2000년 귀국한 뒤 전주에서 갖는 세번째 독주무대다. 88년 전주 한일고 재학시절 유학을 떠난 박교수는 국내보다 해외에서의 활동의 도드라진다. 지금까지 오스트리아와 독일 등 유럽 무대에서의 초청 독주회를 11회나 가진 박교수는 올해에도 독일 에멘딩겐시와 프라이버그시에서 초청 독주회를 가졌고 오스트리아 비인 야마하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열었다. 낭만파 음악가 리스트의 계보를 잇는 디안코 일리프(Dianko Iliew)를 사사한 박교수는 낭만파 음악 해석에 있어 탁월한 기량을 발휘하는 연주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박교수는 이번 독주회 무대에서 리스트를 비롯해 쇼팽, 라흐마니노프 등 낭만판의 향취가 짙게 풍기는 작품들을 선보인다.“최근 낭만파 음악에 제 마음이 자꾸 끌리네요. 그래서 앞으로 3∼4년동안 낭만파 음악을 공부하면서 서너차례에 걸쳐 연주회를 가질 계획입니다” 이번 독주회를 낭만음악 시리즈의 첫번째 무대라고 소개하는 박교수는 투명한 수정을 연상케 하는 맑고 순수한 음색과 화려한 테크닉을 구사하며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쇼팽의 ‘Nocturne Op.48’과 ‘Ballade Nr.4’를 비롯해 리스트의‘Liebestraum Nr.3 aus 3 Notturnos’, ‘Ungarische Rhapsodie Nr.12’, 그리고 라흐노마니노프의 ‘Sonate Nr.2, Op.36’ 등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고난도 테크닉이 요구되는 곡들을 연주한다.전주출신으로 오스트리아 비인 국립음대를 수석졸업한 박교수는 한혜명교수(전주교대)와 율리카 베하, 빅토르 토이플마이어 등을 사사했으며 독주회와 협연 등 1백여차례의 연주회를 가졌다.
5∼6월께 어쩌다 계곡 깊숙히 들어가면 사람들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나비떼에 파묻혀 ‘호접몽(胡蝶夢)’을 꾸게 된다는 완주군 경천면 가천리 신흥(新興)계곡.나비들의 천국으로 알려진 이 계곡에 대해 완주군이 ‘생태계보전지역’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각종 개발로 급격히 훼손되고 있는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지정되는 생태계보전지역은 현재 전국적으로 12곳이며 도내에는 단 한곳도 없다. 수려한 경관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훼손이 덜한 곳으로 평가받는 이 계곡은 천연기념물 제 2백42호인 까막딱따구리와 3백23호 황조롱이, 3백24호 올빼미를 비롯,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다.지난 98년께 나비가 많아서 추진된 생태계보전지역 지정 계획은 이 계곡 등고선 2백25m이하 88ha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지난 2000년 신흥계곡에서 자연생태계 조사를 실시한 전북대 생물다양성연구소 이원구교수는 “원시림은 아니지만 도시에서 가까운 지역인데도 불구, 인간의 영향을 적게 받은 편”이라며 “현재로서도 생물상이 풍부한데다 천이의 극상단계를 회복하고 있는 상태여서 적극적으로 보전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이교수는 또 “5∼6월이면 나비 수천마리가 계곡을 가득 메워 인근주민들이 지겨워 할 정도다”면서 “개울과 숲이 나비 등 곤충서식에 가장 적합한 생태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또 식물로는 3월에 꽃을 피우는 우리나라 특산종 변산바람꽃과 참나무숲이 인상적이라는 게 이교수의 설명이다.이교수팀의 조사결과 밝혀진 신흥계곡의 곤충류는 1백89종. 6월초에는 뿔나비가 군집을 형성하고 7월말께는 장수풍뎅이와 하늘소·넓적 사슴벌레·각종 나방이 계곡을 채운다.이 계곡의 식물생태계는 인위적 영향을 벗어나서 천이의 극상단계를 회복하고 있는 상태이며 동물생태계는 양서류와 조류 및 곤충의 종류가 풍부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신흥계곡이 앞으로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야생 동·식물 포획및 채취행위와 건축·토지형질 변경 등 생태계 훼손행위가 엄격히 금지되며 필요할 경우 출입도 제한할 수 있다.완주군 환경관리과 관계자는 “생태계 보전지역 지정을 위해서는 주민 의견수렴과 지원방법·관리기본계획 수립등의 절차가 필요하므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생태 모니터링 등을 위해 자연학습관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태계 보전지역이란생태계보전지역은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훼손되고 있는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환경부가 지정·관리하는 제도다.자연환경보전법(제18조) 규정에 의한 생태계보전지역 지정 대상은 △자연상태가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거나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 △지형 또는 지질이 특이한 지역 △멸종위기 또는 보호야생동·식물의 서식지 및 도래지 △다양한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지역 등이다.현재까지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모두 12곳이며 면적은 총 102.042㎢.지난 89년 3월 철새도래지인 낙동강하구가 최초로 지정된 후 지난해 12월 멸종위기동물 수달의 서식지로 드러난 전남 구례군 문척면 주변 섬진강 수달서식지가 12번째로 지정됐다.또 최근에는 환경부가 댐건설을 놓고 논란을 빚었던 동강유역에 대해 생태계보전지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이중 환경부에서 관리하는 생태계보전지역은 낙동강하구와 지리산·대암산·우포늪·무제치늪·섬진강 수달서식지등 6개소이며 나머지 6개지역은 시·도지사가 관리하고 있다.그러나 최근들어서는 보전지역 지정으로 인한 각종 행위제한과 재산권행사 제약을 우려한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추가지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이에따라 정부에서는 주민들에 대한 보상과 주민참여 및 지원사업을 전개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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