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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치전적지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위한 전북도 차원의 TF가 구성돼 본격활동에 들어간 가운데, 국가사적 신청을 위한 대상 구역 최종안이 나왔다. 전북도는 9일 오후 2시 전주비전대학교 비전관에서 전북도청 문화유산과 국철인 과장과 도 관계자, 하태규 전북대학교 교수, 완주군과 진안군 문화재 업무 담당자, 학계 관계자 등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웅치전적지 문화재보호구역 재설정 TF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웅치지전적지 문화재구역 지정안 4개를 검토하고 해당 지역 주민 의견을 듣는 등 사적지정 연구용역 추진상황을 검토하는 한편, 신속한 국가지정 문화재(문화재 보호구역) 지정 노력을 위한 토론을 벌였다. 회의 결과 덕봉길 지구와 웅치길 지구를 포함한 연계 보호구역 지정 안(지적과 지형고려)이 최종 안으로 도출됐다. 이 안은 전체면적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아닌, 주민재산권 문제 등 감안해 역사적 상징성, 진정성이 있는 주요 지점(포인트) 형태로 선 지정 신청을 하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면적은 38만여㎡로, 기존 도 사적 면적 360만 여㎡보다 1/10가량 줄어든 면적이다. TF 총괄책임관은 윤여일 도 문화체육관광 국장이 맡으며, 학술조사팀과 행정지원팀, 현지 대응팀 3개팀으로 나뉜다. 학술조사팀은 심정민 전주비전대교수가, 행정지원팀은 전북도 학예연구관이, 현지대응팀은 완주군과 진안군의 학예연구사들이 맡았다. TF는 사적지정을 위한 도와 시군의 유기적인 업무추진과 기관과 학계, 언론 관련 전문가의 효율적 협력체계 마련을 위해 구성됐다. 향후 추진상황 등을 공유하고 논의한 뒤 최종안을 골자로한 주민 공청회를 내년 1월 중으로 연후 3월 예정된 문화재청 지정위원회에 최종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하태규 교수는 문화재 보호법에 정한, 지정위원회에서 지정할 수 밖에 없는 사적요건을 맞춰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 국철인 과장은 되도록이면 완주와 진안군 의견을 수렴해 하나의 안을 만들고 문화재청 지정위원회에 신속히 상정해야한다. 지자체들 주민 설득과 합의가 신속히 이뤄져 국가 사적 지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택곤 전 전주JTV사장이 역사의 격동기 속 한국인들의 고난과 좌절 그리고 희망을 담은 책을 발간했다. <들꽃은 꺾이고 별은 지다>(신아출판사). 이 책은 미국립문서보관소에 보관되어 있던 한국과 관련된 미국정부의 비밀문서에 적힌 내용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이 문서에는 1944년부터 1951년까지 민족의 격동기 시절의 한국인의 고난과 좌절, 희망에 대한 기록물이다. 내용을 기록한 4000여의 문건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주관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최소한의 해설을 가하는 정도로 적었다. 해당 문건 속 1944년 8월 버마에서 버려진 위안부 소녀에 관한 심문보고서가 있고 목숨을 건 서울진공작전을 앞둔 광복군들의 난투극에 관한 문건도 언급된다. 또 우라늄을 찾기 위해 남한전역에서 수색작전을 벌인 미군극비문서도 있다. 찬탁과 반탁을 둘러싸고 극한대결에 휘말린 군중들에 관한 정보보고가 있으며 이승만과 김구, 미군정과 미 국무성간 갈등을 보여주는 비밀문서들은 우리의 기존인식과 다른 사실을 보여준다. 저자는 1950년 전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정치학과,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과(73학번)를 졸업했다. 광주MBC사장, JTV전주방송사장으로 방송경영을 맡았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극동대학교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조용한 어느 한 날/바람이 많이 흘러간 날/기억도 기억 나지 않을 어느 여름 날/모든 결실을 근원으로 보내며 속사이리라/ 참으로 힘들고 포근했노라고 이재숙 시인이 펴낸 두 번째 시집 <꽃의 표정은 열매의 내일이다>(이랑과 이삭) 속 늙은 올리브나무의 한 구절이다. 세월의 흐름에 자신 그대로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95편 작품을 총 7개의 소제목으로 나누어 엮었다. 시의 성격에 따라 빨강비닐끈 풍향계, 평생 여행중, 파트너, 나에게 부치는 편지, 내 사랑 전주, 등으로 묶었다. 작품들은 시인이 접한 세상의 사람들과 자연 그리고 사회현상과 역사성을 관통하고 있다. 특히 시인은 30 여년간 미술과 중등교사로 재직하면서 회화작업을 통해 얻어지는 감흥이 절창으로 이었다. 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노래했지만 피는 표정이 매달릴 열매의 미래라고 노래하는 시인의 말은 심오하다. 이 시인은 시에 맘을 뺏긴 세월이 평생이다 시인이라는 이름을 얻고 끝없이 배우고 사랑했다며 극히 개인적인 소소한 일상과 내가 속한 사회와 자연 그리고 여행에서 얻은 깨우침을 구분해 모아봤다고 시집을 설명했다. 그는 전주여자고등학교와 전주교육대학교를 졸업, 1999년 전주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됐다. 이어 자유문학 시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활동을 시작했다. 제3의 문학 평설부문에 추천완료를 했다. 제1회국제해운문학상 대상, 전주예술인상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 <젖은 것들은 향기가 있다>를 펴낸 바 있다.
이왕수 연출가박규현 연극인 한 해 동안 전북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친 젊은 문화예술인에게 수여하는 제9회 천인갈채상 수상자로 이왕수(35) 연출가와 박규현(43) 연극인이 선정됐다. 천인갈채상은 천년전주사랑모임이 주관, 지역 문화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25세 이상 45세 이하 예술인들을 격려하기 위한 상이다. 수상자는 기금 모금에 참여한 시민 1000명이 모바일 투표를 통해 선정한다. 이왕수 연출가는 2016년 문화예술공작소를 만들어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을 연출해왔다. 전주문화재야행 총감독으로 지역 청년예술가와 함께 축제를 제작해 2018년 최우수 야행,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명소 100선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밖에 지역 예술인을 위한 무료 프로필영상 제작사업, 비대면 문화예술콘텐츠 개발사업 등을 기획추진했다. 현재 지역 연극배우들과 전라감영 역사해설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박규현 연극인은 2002년 처음 연극을 시작해 현재까지 무대공연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2015년부터는 창작소극장과 창작극회를 이끌어가고 있다. 유희, 꿈, 아 부 조부, 필경사 바틀비 등 50여 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전주시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동문거리 프로젝트, 전주시 차없는거리 프로그램 연출기획도 맡았다. 시상식은 오는 28일 개최된다.
조법종 우석대 교수 앞으로 2년간 전북사학회를 이끌 신임 회장에 조법종 우석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가 선출됐다. 전북사학회는 지난 5일 정기총회를 열고 2021~2022년도 학회장에 조 교수를 선출했다고 8일 밝혔다. 임기는 내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다. 전북사학회는 전북지역을 대표하는 역사학회로 1976년 창립됐다. 현재 도내 역사학 교수들과 대학원생, 연구자 5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조법종 신임회장은 우석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활동하면서, 우석대학교 박물관장,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 위원, 중국고구려사왜곡대책위원회 위원, 전라감영복원재창조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발전에 기여했다.
완주군 성인문해 진달래학교 할머니들이 직접 쓰고 그린 동화책과 그림책이 출판됐다. 8일 완주군은 동화책 칠십고개, 그림책 살아온 새월 중 가장 행복하지 2권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칠십고개는 교육부 성인문해 특성화 사업에 선정돼 진행된 것으로 지역 동화작가를 초빙, 진달래학교 삼례지역 심화반 어르신 5명과 함께 전래동화를 각색하고 삽화를 그려 완성했다. 주요내용은 구렁이의 원한, 호랑이와 여우의 금강산 주인다툼. 천 냥 내기 수수께끼, 끝없는 이야기, 용왕의 딸과 소금장수 다섯 가지로 할머니들의 손글씨를 실어 정감을 살렸다. 또한 살아온 새월중 가장 행복하지는 작년 나를 보고 예쁘게 빵끝에 이어 두 번째로 만든 그림책으로, 진달래학교 삼례, 비봉, 고산지역 34명 어르신이 참여했다. 어르신들은 나이가 많지만 지금도 그림 그리고 공부하는게 좋다며 글을 쓰는 몇 달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딸이 기대한다고 했는데 멋진 책이 나와 즐겁고 빨리 자랑하고 싶다고 작가가 된 소감을 전했다. 서진순 도서관평생학습사업소 소장은 이번 책을 통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어르신들 삶 속에서 동화책과 그림책 수업이 특별하고 의미있는 시간이 됐길 바란다. 앞으로도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코로나19 추이를 보며 올해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통하여 만들어진 동화책, 그림책, 성과집 등을 소개하는 평생학습 온(溫)택트 성과 공유회 행사를 12월 중순경 진행할 예정이다.
정읍시가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1주년을 맞아 동학농민혁명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혁명 발상지의 긍지를 높이기 위한 책자를 발간했다. 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산하 연구기관인 동학역사문화연구소 조광환 소장, 곽형주 부소장, 이진우 운영위원이 공저로 등록된 책자는 정읍동학농민혁명사이다. 책에는 동학농민혁명의 배경과 전개 과정, 제2의 동학농민혁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기해농민봉기 등의 내용을 집중적으로 서술했다. 그동안 진행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미흡했던 부분을 더욱 보완해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교재로 사용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특히, 봉건제도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일어난 고부 농민봉기부터 동학농민군의 최초이자 최대의 승리인 황토현전투, 그리고 이어진 전주성 점령 등 동학농민혁명의 주요 무대와 전개 과정을 담아냈다. 또한, 전주화약 체결 이후 집강소 운영을 통해 농민들이 꿈꿔왔던 관민상화 정치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이와 함께, 동학농민혁명 이후 일어난 의병항쟁과 31 만세운동, 독립군의 항일운동으로 이어진 과정을 실증적으로 접근해 자세히 집필했다. 시는 이번 책 발간을 통해 동학농민혁명의 민중민족적 의의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확장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진섭 시장은 책자 발간을 계기로 더 많은 자료가 모아져 온전한 동학농민혁명사가 복원되기를 기대한다며 시민들도 동학농민혁명에 깊은 관심과 역사의식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나아리 전북지회장 한국영화인협회 신임 전북지회장에 나아리 씨가 선출됐다. 임기는 3년이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전북지회는 지난 5일 공석 중인 전북지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임시총회를 열고, 대의원 21명 중 14명이 지지한 나아리 씨를 새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번 전북지회장 선출은 추대 형식이 아닌, 회원들에 의해 선출된 최초의 회장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나 지회장은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신문방송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예원예술대 연극영화학과 객원교수, 전북과학대학교 방송연예미디어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나 지회장은 정체된 전북 영화와 영화산업, 영화인협회의 변화와 발전을 이뤄내겠다며 현재까지 전북영화인협회에서 주관하는 영화제가 없었다. 전주군산정읍지부가 협업해 회원들이 능력을 발휘하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당선 포부를 밝혔다.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이 오는 11일 오후 4시 전북지역 작고 문학인을 추념하는 세미나를 연다. 매년 최명희(19471998) 소설가의 작고일에 맞춰 진행하는 이 세미나는 연구자들에게 전북 작고 문학인의 너르고 깊은 문학 세계를 듣고, 전북 문학의 힘을 다시 느껴보는 시간이다. 올해 주목한 문학인은 최명희 소설가와 익산 출신 최창학(19412020) 소설가, 정읍 출신 박찬(19482007) 시인이다. 전주가 고향인 최명희 소설가는 전주와 남원을 배경으로 쓴 장편 혼불을 비롯해 전주천과 소리꾼을 소재로 한 장편 제망매가, 경기전을 공간으로 삼은 단편 만종 등 전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여러 편 남겼다. 최창학 소설가는 1968년 <창작과 비평>에 발표한 중편 槍(창)을 시작으로 100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서울예술대학 문창과 교수로 재직하며 혼불문학상 수상자인 권정현박정윤 소설가를 비롯해 김미월조경란천운영편혜영하성란 등의 문학인을 가르쳤다. 1983년 월간 <시문학>에 상리마을에 내리는 안개는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박찬 시인은 언론사 기자로 오래 근무하면서 시집 <수도곶 이야기>, <그리운 잠>, <화염길>, <먼지 속 이슬>, 기행집 <우는 낙타의 푸른 눈썹을 보았는가> 등을 냈다. 세 작가에 대한 연구는 문학박사 서철원엄숙희문신 씨가 맡았다. 제20회 혼불문학제를 겸한 이날 세미나의 좌장은 우석대 문창과 송준호 교수가, 토론은 문학박사 권은영박태건 씨가 맡아 연구에 힘을 보탠다. 최명희문학관 최기우 관장은 작고 문학인 세미나는 학술적으로 작가와 작품을 연구하고 분석하는 의미도 있지만, 그보다 최명희최창학박찬 세 작가의 이름을 다시 부르며 삶과 작품을 기억하는 의미가 크다라며 우리의 연구가 작고문학인을 한 번 더 떠올리는 기회가 되고, 더 많은 학자의 본격적인 학술연구로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연구자들만 모여 진행하고, 이후 결과물을 공유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소리꾼들이 전주에 모인다. 전주우진문화공간은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 공연을 15일부터 19일까지 총 5일간 소리판을 연다. 이번 무대는 무엇보다 명실상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소리꾼이 참여한다. 먼저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인 안숙선 명창이 김소희제 춘향가를 15일 선보인다. 춘향가가 최초로 나온 문헌은 영조30년 만화본 춘향가다. 춘향가를 잘 부른 역대명창으로는 판소리의 가왕으로 뽑는 송흥록을 위시해서 가객치고 즐겨부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안숙선의 춘향가는 만정 김소희로부터 이어지는 바탕이다. 안 명창은 김소희 명창에게 소리만 배운게 아니라 판소리와 소리꾼의 운명을 계승했다. 16일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 5호 판소리 수궁가 이수자인 전정민 명창이 박초월제 수궁가를 선보인다. 전 명창은 수궁가 초입부문부터 산신제 지내는 대목까지를 부른다. 전 명창의 수궁가는 송흥록 명창에서 비롯되는 동편제 소리다. 판소리를 가리켜 수리성의 미학이라고도 하는데, 전정민은 멋스러운 너름새와 또렷한 가사전달, 편안하게 판소리 한바탕을 타고난 수리성으로 이끌어내는 매력을 가졌다. 또 계면조의 애원성과 방울목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미산 박초월 명창의 수궁가를 회상하며 감상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17일에는 올해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흥보가) 보유자로 인정받은 이난초명창의 강도근 바디 흥보가가 울려퍼진다. 이 명창의 소리는 사설의 이면과 형용 동작을 정확하게 소리로 표현하며, 수십 년 간의 수련을 통해 얻어진 다양한 기교들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동편제의 거장이란 말에 걸맞게 집터 잡는 대목 에서는 시원한 우조 소리로 완벽하게 표현하며, 다른 바디와 달리 제비노정기가 자진모리 장단으로 되어 콩 튀기듯 장단을 가지고 노는 대목이 가장 매력적이다. 두손합장같은 계면 소리 또한 풍부한 성음과 절제된 감정표현으로 신금을 울리고 박타는 대목 에서는 시원한 통성과 맛깔스런 재담 섞인 아니리 또 한 일품이다. 4일인 18일은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적벽가) 보유자인 송순섭 명창이 박봉술제 적벽가 (군사 싸움타령에서 부터 장승타령까지)를 선보인다. 송순섭의 적벽가는 송만갑-박봉래-박봉술로 이어진 소리다. 박봉술의 소리는 분명한 소릿길과 남성적인 건축으로 평가되는데 이를 온전히 계승한 명창은 송순섭 명창이다. 19일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적벽가) 보유자인 김일구 명창의 강산제 심청가가 펼쳐진다. 김 명창의 심청가는 박유전-정재근-정응민으로 내려요는 심청가다. 박유전의 호가 강산이었기에 강산제 심청가라 부른다. 슬픈 계면조의 소리가 주조를 이루고, 힘과 기교를 겸비한 김 명창의 소리를 유감없이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한국 서단을 이끌어갈 서예 꿈나무들이 실력을 뽐낸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2020 서예꿈나무전이 오는 10일까지 완주 청운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꿈나무전에는 고창초, 전주 대정초, 김제 청하초, 전주 김연서예학원, 정읍 필그림학원의 서예 꿈나무 62명이 참가한다. 그동안 방과 후 학습을 통해 갈고닦은 실력과 무한한 상상력을 담아 한글, 한문, 문인화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위해 서예를 지도한 김제 청하초 강진아 교사는 코로나19 속에서도 구슬땀을 흘려가며 묵향에 푹 빠져 열심히 서예를 배우고 연마하는 먹물 묻은 고사리손을 보며 전북 서예의 꿈과 희망의 날갯짓을 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기획 전시가 정기적으로 개최돼 무한한 꿈을 가진 어린이들이 서예와 우리 전통문화를 이해하고 흥미를 느껴 전북 서예의 맥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꿈나무전은 격년제로 짝수 연도에 특기적성 프로그램 운영 초등학교와 학원 등의 신청을 받아 개최한다. 전시회에 드는 모든 경비는 조직위원회에서 부담한다.
한지문화진흥원과 일본 가나자와시가 주최하는 제19회 전통공예 교류전이 8일부터 13일까지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에서 열린다.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교류전은 전주의 전통공예인들이 참여하는 행사로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현지 방문단 없이 전주의 전통공예 작품만 전시한다. 한지공예품과 목조각, 전통 자수, 전통 침선 등 작품 13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하니공예 체험과 일본의 우쓰와와 한지를 결합한 체험도 진행한다. 한지문화진흥원 김혜미자 이사장은 전주 작가들이 열심히 제작한 작품을 보고, 전주의 아름다운 공예와 고즈넉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봉관 시인 지난 5일 한국생활문학회가 주관한 제25회 한국생활문학상 비대면 시상식에서 유봉관 시인이 승냥이 나라 외 2편으로 작품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매우 수준 높은 시들로, 유 시인은 늘 의식의 불을 밝히는 시인이다며 특히 자신을 성찰하고 삶의 구석구석을 통찰하는 습성이 베어있는 시인으로 앞으로 독보적인 시인이 되길 기원한다고 평가했다. 유 시인은 빛도 안 들어오는 흙집에서 시작한 아침이면 피곤하고 저녁이면 지치는 30여년의 책읽기가 밥벌이가 되고 작품상이란 수상을 하게 돼 감사하다며 더욱 분발하라는 긴 채찍으로 알고 좋은 작품을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고창출신인 유 시인은 남성고와 전북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유봉관번역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한국생활문학회 전주지회장과 시문학 연구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 <아름다운 산 좋은 만남> 외 4권의 저서가 있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오는 12일 오후 4시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2020 국립무형유산원 송년 공연 쇼쇼쇼를 진행한다. 올해 송년 공연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친 국민의 심신을 위로하고 활력을 주기 위한 흥겨운 공연이 준비됐다. △혼성 민요 록(Rock) 밴드인 추다혜차지스 △ 연희컴퍼니 유희와 킹스턴루디스카가 만나 결성한 유희스카 △ 일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연희예술 창작팀 연희점(店)추리 △ 범 내려온다의 이날치 밴드 안무를 맡는 등 독특한 음악적 해석과 개성 넘치는 안무를 선보이는 엠비규어스 댄스컴퍼니 등 실력 있는 젊은 전승자들과 공연팀들이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통한 개성 넘치는 무대를 선보인다.
오강숙 작품. 오강숙 작가가 한지조형전 소통-공존의 이유를 개최한다. 6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이번 전시에서 오 작가는 내면의 감정을 한지라는 매개체를 통해 표현했다. 그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가위질과 축척이라는 작업 과정 안에 한지가 가지는 물성적 우수성과 지칠 줄 모르는 작가 정신을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마치 새의 깃털처럼 작업된 한지는, 이웃하는 다른 색깔의 한지들과 연결과 연결을 거듭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인간들이 서로 소통하며 살아야만 공존할 수 있는 삶의 이유를 나타내고자 했다. 또 원이나 사각 테두리 안에서 미로처럼 구획된 이미지들은 선이나 면으로, 때로는 색의 단계적 변화로 표현돼 화면에 리듬감과 깊이감을 더해 준다. 오 작가는 예원예술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한지미술을 전공했다. 전주한지조형작가협회, 예원한지조형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화가 조현동의 제54회 개인전 시간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오는 13일까지 전주 기린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제작발표해왔던 자연-순환-이야기, 공감-채집, 자연-경계를 주제로 한 작품 25점이 선보인다. 특히 근작 자연-경계는 자연의 질서를 넘어 비가시적 세계로까지 확장된 작가의 작품관을 보여준다. 1987년 첫 전시를 시작으로 30여 년간 작품 활동을 해온 그의 작업에선 조화가 두드러진다. 그는 풍경과 정물, 동양적 기법과 서양적 색채, 구상과 비구상, 전통과 현대, 평면적 묘사와 입체적 화면 등 서로 상반된 요소들을 그림으로 어우른다. 실제 작품의 색채는 단청, 회화, 복식 등에서 볼 수 있는 우리 고유의 전통 색채감, 색채기법에 바탕을 둔다. 이에 분리된 화판의 조합 등 현대적인 공간 구성과 조형 어법을 더해 자신만의 개성과 창의성을 표현했다. 이 화면 안에는 삶과 자연에 대한 관찰, 그림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다양한 상징물로 집적돼 있다. 그림 속에 항상 등장하는 꽃을 비롯한 식물, 나비와 새는 각자 존재성을 극대화한다. 또 자연-경계와 같은 작품은 기하학적 요소들이 공간과 차원을 분할하며 현대적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그는 늘 작품에 임하며 동도서기(東道西器), 법고창신(法古創新)에 기본 사상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현대문화를 작품에 반영해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조 작가는 원광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 대학원에서 조형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라미술상,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심사위원 선정 특별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우진청년작가회 회장, 군산대 외래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의 명곡들이 4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서 울려퍼진다. 전주시립합창단은 제140회 정기연주회를 4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연다. 합창단은 슈베르트의 대표작 중 총 24곡을 엄선해 이날 선보인다. 특히 연가곡인 겨울나그네는 그가 작고하기 1년 전 독창과 피아노를 위한 작품으로 탄생했다. 이번 합창단의 연주에서는 그레고르 마이어에 의해 바리톤 솔로와 합창, 피아노를 위한 작품으로 편곡된 버전으로 무대에 올린다. 독일음악에 정통한 지휘자 김철의 지휘로 이뤄지는 이번 공연 제1부에서는 노련한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바리톤 양준모 연세대 교수가 함께한다. 제2부에서는 풍부한 음성과 세련된 음악으로 감동을 보여주는 바리톤 김대수 울산대 교수가 호흡을 맞춘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외롭고, 쓸쓸하고, 그립고, 생각나고이란 주제로 기획 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는 관계 의존도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현대인들이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는 기회로 삼고자 기획됐다. 전시의 주제는 우리가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감정인 외로움, 쓸쓸함 등을 일부러 마주하는 데 있다. 이번 전시에는 감성빈, 성애바, 소빈, 주소이 작가가 참여했다. 4명의 작가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회화,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콜라보를 이뤄 더욱 볼거리가 풍성하다는 후문이다. 최근 인기몰이 중인 감성빈은 슬픔을 대면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작품에서 드러나는 큰 슬픔을 통해 관람자의 작은 슬픔이 위로 받는다. 성애바의 영상 작품 <사람의 눈 속에서 떠다니는 아주 작은 부유물>은 각각의 개인들만이 볼 수 있는 시지각적 빛과 이미지를 작가만의 독특한 모션 영상으로 표현한다. 소빈은 닥종이 인형으로 잘 알려진 작가로서 추억과 그리움을 엄마와 소빈이야기로 풀어낸다. 마지막으로 주소이는 인간 내면 속 고독을 환상적인 배경에 얼굴 없는 인물을 배치해 비현실적인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성애바, 소빈, 주소이는 남원의 지역 작가로서 전시에 의미를 더하고 있다. 미술관 관계자는 인간의 여러 감정들은 만조와 간조처럼 밀려오고 빠지면서 균형을 유지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외면한 감정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롭고, 쓸쓸하고, 그립고, 생각나고 전시는 2021년 1월 21일까지이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입장객 전원에 대해 발열 체크마스크 착용은 필수이다.
법 속에는 사람이 있다. 눈물과 한숨으로 그 억울함을 하소연할 길 없어 애태우는 이웃이 있다. 법의 보호를 바라는 약하디 약한 사람이 있다. 법으로 지배하고 이익을 누리는 자들이 있다. 법을 공부한다는 것은 그런 사람을 보는 것이다. 법보다 사람을 먼저 보아야 한다. 사회가 있는 곳에 법이 있다고 한다. 그만큼 법은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법이 만고불변의 진리는 아니다. 그만큼 법은 치열하게 의사와 이해관계가 대결하는 자리이고 사람들의 삶이 충돌하는 곳이다. 법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 나왔다.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송기춘 교수의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만을 위한 법>이다. 송 교수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러 사례를 통해 법이 무엇이고, 또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한다. 책에서는 학교 생활과 학생의 인권, 헌법과 사법제도, 군인의 인권 보장 등 인권과 헌법에 관해서도 다룬다. 법학 교육의 현실에 대한 성찰도 엿보인다. 그는 책 제목을 사람만을 위한 법이라고 한 것은 법이 철저하게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 점을 강조한 것이지만 아울러 법이 사람의 한계 안에 있음을 비판하고자 한 것도 있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헌법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공법학회와 한국헌법학회 고문, 전북평화와인권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60년 동안 붓을 잡고, 40여 년 동안 서예를 학문적으로 연구해온 서예가이자 서예학자인 전북대 김병기 교수가 정년을 앞두고 <수필이 있는 서예-평화축원오유(傲遊)>를 출간했다. 서예와 수필의 절묘한 조합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 책에는 김 교수가 창작한 150여 점의 서예작품 사진과 100여 편의 길고 짧은 수필이 수록돼 있다. 그는 서예작품의 소재로 택한 문장의 깊은 의미를 풀어 쓰고, 그 글을 택한 이유를 잔잔한 분위기의 수필로 표현했다. 책의 제1부는 축원이다. 서예를 통해 남이 잘되기를 축원하는 내용의 작품들을 모았다. 결혼과 장수, 이사, 개업 등 각종 축원의 글을 서예작품으로 창작하고, 수필을 통해 글의 출전과 함의를 상세히 밝히면서 자신의 생각도 풀어 놓았다. 예를 들면, 중국 송나라 때 학자인 사마광의 독락원기에 나오는 말인 명월시지(明月時至) 청풍자래(淸風自來)를 결혼을 축하하는 서예작품으로 창작하고, 부부란 밝은 달이 때맞춰 떠오르니 맑은 바람이 제 스스로 불어오듯이 서로 눈빛으로 말하고 가슴으로 통하는 사이가 돼야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제2부는 김 교수가 서예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회복한 여러 예를 들면서 서예가 곧 평화임을 대변하는 작품들을 수록했다. 눈을 삼켜서라도 마음의 불을 끄자는 다짐을 표현한 탄설(呑雪), 물건으로 인해 내 마음이 손상을 입는 일이 없게 하자는 뜻을 담은 불이물상성(不以物傷性) 등 50여 점의 작품이 실렸다. 특히 유년시절부터 아버지와 한자를 통래 나눈 이야기들과 노모를 모시는 과정에서 겪은 일과 얻은 생각들을 서예작품으로 표현하고, 그에 덧붙여 쓴 수필은 읽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제3부에는 오유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오유는 무례한 오만을 범하면서까지 내 맘대로 살자는 뜻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존심과 자긍심을 가지면서 뼈대 있게 놀자는 뜻이라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제3부에는 오유 정신을 그대로 담은 대형 예서와 초서 작품이 다수 수록돼 있다. 광개토태왕비체와 청나라의 이병수, 조선의 추사 김정희 선생 필획을 응용해 큰 글씨의 예서로 쓴 병풍서 등은 오유의 정신이 담긴 작품이다. 김 교수는 이 책의 서문에서 코로나19 상황 이전의 인류는 안으로 수렴하는 문화보다는 밖으로 발산하는 문화, 내적 성찰보다는 외적 표현, 정적인 문화예술보다는 동적인 연예나 스포츠에 더 관심을 많이 가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 코로나19 상황에서 서예는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예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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