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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축제 기간 개최되는 공연수가 무려 2백여개에 달하고 있으나 소리축제 조직위가 개별 공연프로그램의 출연진과 곡명, 음악에 대한 배경 등을 담은 전단을 배포하는데 극히 인색해 관람객들이 기본상식 조차도 없이 공연을 관람해야 하는 불편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상황. 특히 해외공연팀의 경우 공연팀에 대한 정보를 축제의 공연기획을 담당한 이른바 조직위 서울팀이 독점하고 있어 소리축제의 부실운영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태. 해외공연팀에 대한 기본자료는 조직위 사무국 홍보부 조차도 제대로 갖고 있지 않아 서울팀의 독선적인 행사운영과 이번 축제에서 드러나고 있는 사무국과 기획국간 이원화된 조직운영의 병폐를 실감할 정도. 이때문에 18일 오후 전주 객사무대에서 열린 에콰도르 베레후 민속공연의 경우 관람객들이 도대체 무슨 메시지를 담은 공연인지 모르겠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 /김현기
‘아∼ 80년대’. 시인 고은이 50년대를 그렇게 불렀던 것처럼 질곡의 역사 80년대도 그렇게 부르지 않은면 안된다. 압제의 상황과 치열한 저항의 현실속에서 싹터온 진보적 민중가요가 축제광장에 다시 울려 퍼졌다. 새로운 노래로 부활한 ‘노래를 찾는 사람들’ 포크가수 박성환, 안치환, 일본 우타고에 합창단이 19일 오후 6시30분 전주시청앞 축제광장 콘서트에 출연했다. 1천5백여개의 야외 객석이 모처럼 가득차 소리축제 분위기를 살렸고 관람객들의 박수도 쏟아졌다. 첫 무대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이 장식했다. 광야를 시작으로 한 노찾사의 노래는 사계, 동지를 위하여,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로 이어졌다. 암울했던 시대 상황에서 학생층과 노동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들 민중노래는 깊어지는 가을의 서정을 타고 축제광장을 수놓았다. 1백여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일본 우타고에 합창단은 ‘꽃을 보내 겠어요’ ‘그네의 노래’ ‘히로시마의 어떤 나라에서’등 평화와 반전, 노동의 가치를 가득 담은 노래를 선사했다. 일상생활의 바람과 세계에 대한 요구와 소망을 노래에 싣고 민중운동을 실천하는 우타고에 합창단은 정겨운 우리 노래인 ‘고향의 봄’도 선곡해 관객들의 박수와 호응을 이끌어 냈다. 축제광장 무대는 인권과 환경, 민주주의와 통일을 노래하는 포크가수 박성환과 서정성이 돋보이는 민중가요를 부르는 ‘안치환과 자유’로 이어지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안치환은 ‘자유’‘고해’‘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연이어 열창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소리축제 조직위 관계자는 “이제는 대중가요로 자리잡은 80년대의 민중가요를 당시 활동했던 가수와 단체를 통해 들어보고 우리 삶의 지난날을 얘기하기 위해 이번 무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현기기자
인류는 오랜 옛날부터 삶의 흔적을 남기고자 했다. 흔적을 남기려는 인간의 욕망은 돌에 글자를 새기는 각자(刻字) 형태에서 점차 문자기록으로 발전해 왔다. 각자는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기념비적인 석각과 목각, 현판, 도장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서각·문자각이라는 조형예술로도 발현되고 있다. 세계서예 전북비엔날레 특별전의 하나를 장식하고 있는 ‘국제문자각전’은 문자의 근본적인 모습과 그 기초위에 꽃피운 찬연한 전각문화를 통해 오늘의 서예계를 조명하는 자리다. 중국 대만 홍콩 일본 한국 등 5개국에서 31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치목(治木)과 연판처리, 글자쓰기, 글자 새기기, 채색 및 마감처리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 완성된 출품작들은 한국전각의 흐름은 물론 아시아 각국의 전각문화를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또 서예와 조각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조형미술의 세계로 관람객들을 인도해 21세기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주최측은 이번 특별전에서 돌에 새긴 1차적 사료뿐만 아니라 돌위에 생명력을 불어 넣은 조형적 작품세계도 함께 전시해 전각에 대한 관람객들의 이해를 높이고 있다. 서예가 김양동교수(계명대)는 각자 문화가 무표정한 현대의 물질문명을 부드럽고 따뜻한 환경으로 변환해 준다고 강조한다. 시멘트 덩어리인 현대건축의 건조한 이미지에 자연의 대표적 상징인 나무와 문자가 만나 감성을 순화시킨다는 것. 김교수는 또 "각자문화는 서예술의 범위를 확산시켜 감상영역을 넓혀주는 개성적인 환경예술로 기능하고 있다" 면서 " 현대미술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세련된 문자조형과 현대적 서정을 기초로 한 시각적 미감의 극대화, 절제된 시적 상상력이 확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예비엔날레 조직위 관계자는 국제문자각전에 대해 "각종 문자각의 예술성과 실용성, 이에대한 상관관계를 탐색하기 위해 다양한 각자예술 작품을 특별전 전시에 포함했다"고 말했다. 전시회는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1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김현기기자
10월 10일 예술의 전당 공연, 12일 시청 앞 광장 전야제에 이어서 16일 모악당 공연, 며칠간격으로 이어지는 연주회 일정으로 조금은 피곤해 보이는 전주 시향 단원들. 그러나 무대가 오르고 연주가 시작되자 그들의 시선은 중앙에 자리잡은 지휘자를 향해 일제히 한 곳으로 모아졌고 현악기 연주자들의 통일된 보잉은 파도가 물결치듯 이리저리 부드러운 곡선을 그려 나갔다.바로크 시대부터 고전, 근대,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칼라의 특징적인 음악들로 짜여진 당일의 프로그램은 지휘자 박태영씨의 참신하고 탁월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구성으로서 마치 최고급 레스토랑의 풀 코스 만찬 자리에 앉아있는 풍성함을 느끼게 했다.에피타이저로 제공된 바하의 'G선상의 아리아'는 시작 전 산만하던 관객들의 마음을 모아주었다. 검정드레스를 입고 머리에 흰 작은 리본을 꼽은 채 등장한 김남윤씨, 사흘전 모친상을 당해서인지 여느 때의 모차르트와는 사뭇 다른 서정미 넘치는 낭만 시대의 선율을 노래하듯 심취하는 모습으로 , 그러나 끝까지 연주를 마무리했다. 멘델스존의 곡으로서만 들었던 ‘한 여름밤의 꿈’.최근에 사망한 현대 음악가, 쉬니트케답게 폴리코드를 사용해서 클라스타(덩어리 불협화음)파트를 8개의 분할로 연주하는 현들의 울림이 셰익스피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장난스런 요정 퍽과 우스꽝스런 괴물 모습의 보틈을 해학적으로 잘 표현 해 주었다. 국내 초연으로 만난 연주여서 더 의미 있는 연주로 다가왔다.특별히 아내와 조국을 끔찍이 사랑한 음악가로 알려진 레스피기의 작품, ‘로마의 소나무’는 로마 근처의 4곳의 소나무 숲을 그린 색채감이 넘치는 대 편성의 화려한 곡이다.새벽녘의 고요한 숲속의 정경부터 떠오른 태양의 화려함과 나란히 빛을 받는 찌를 듯한 높은 소나무, 그리고 전 관현악의 총주로 웅장하게 울리는 개선 군인들의 모습이 마지막 절정을 울리는 끝맺음에 관중들은 끝까지 시선을 모은 채 움직일 줄 몰랐다.'새'라는 모음곡을 작곡한 레스피기는 '로마의 소나무'에서도 밤 꾀꼬리를 등장시키는데당일 역시 녹음된 새 소리가 관현악 연주와 함께 들리는 이색적인 무대였다.한층 높아진 기량을 선보인 전주 시향의 연주에 흐뭇했다. /윤전경 (음악해설가)
이정식, 강태환, 신관웅, 조친다모, 울프바케니우스, 애시드레인, 웅산, 유성희, 프리즘, 레이지먼데이, 모이다, 웨이브…. 짙은 선글라스의 한 재즈뮤지션이 무대에 오른다. 조금은 우울한 중저음 허스키보이스로 ‘Fly Me To The Moon’을 토해내면 관객들은 뜻모를 탄성과 카타르시스에 휩싸인다. 쪽빛 하늘의 전주는 벌써 일주일째 재즈선율에 파랗게 물들어 있다. 우리소리와 세계각국의 음악들이 어우러지는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감성 넘치는 재즈선율은 관객들을 압도하고도 모자람이 없다. 양이나 질적으로도 풍성한 재즈음악이 축제의 앞과 뒤를 감싸고 있다. 프리재즈의 대가 강태환이 페스티벌 브라스밴드와 함께 20일의 축제광장콘서트를 수놓고, 지난 15일에는 재즈색소폰 일인자인 이정식이 서울재즈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모악당을 재즈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16일의 축제광장 콘서트에는 한국-호주의 대표적인 재즈피아노뮤지션 신관웅빅밴드와 조친다모 트리오가 나란히 무대에 올랐다. 또 14일∼20일 오후 7시 전주 화이트힐에서 펼쳐지는 스윙앤 그루브는 국내외 정상급 뮤지션들을 한데 모아 한국재즈의 현주소를 가늠하는 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즈는 ‘듣는다’에 ‘느낀다’를 덧붙여야 하는 음악이다. 논리적이기 보다는 연주자들의 감성과 직접적으로 교감할 때서야 비로소 진정한 감상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 재즈는 또 흔히 ‘2%를 위한 음악’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아직 대중화까지는 갈길이 멀다. “재즈는 일반인들의 인식처럼 흑인음악이 아니고, 무조건 즉흥적이지도 않습니다. 재즈에도 작곡과 악보가 존재하고, 재즈가 추구하는 것은 자유일 수 있지만 결코 자유로운 음악은 아닙니다. 재즈는 또 앙상블이 아닌 독주를 기반으로 합니다.”소리축제를 찾은 한 재즈뮤지션은 재즈에 대한 오해와 편견들을 지적하며 재즈를 귀와 마음으로 즐겨달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소리축제를 통해 다양한 재즈만찬이 펼쳐지면서 전주의 재즈 열기도 무르익고 있다. 평소 재즈에 대해 팔짱을 끼고 관망하던 문외한들이 차츰 재즈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다만 아쉬운 한가지, 재즈보급을 위해 지역에서 꾸준하고 남다르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재즈M’‘재즈피아’등 지역 재즈연주단체들이 초대받지 못했다. 지역에 재즈열기를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 우선돼야 한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정진우기자
비잔틴풍에 로마네스크 양식이 가미된 아름다운 성전(聖殿), 전동성당. 의자와 창문 하나 하나에도 우아하면서도 고풍스러움이 담겨 있어 영화 ‘약속’의 촬영장소로 쓰이기도 했던 전동성당이 19일 역사와 외관에 어울리는 음악, 정통 미사곡을 맞는다. 이날 저녘 7시30분 열리는 ‘제의와 영혼의 소리-가톨릭음악’. 독일 뮌헨 비아노바 합창단이 ‘人聲의 하모니’를 장중하면서도 조화롭게 엮어낸다. 일반 공연장이 아닌 성당에서 감상할 수 있는 만큼 심적 영성과 편안함, 그리고 감동도 두배로 느낄 수 있는 무대다. 영화의 한장면 만큼이나 평소 접하기 힘든 미사곡은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미사의 각종 전례문에 붙여진 곡. 다섯개 장으로 구분되는 이 곡은 본미사에 앞서 회심과 회개를 위해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는 키리에(kyrie),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글로리아(gloria), 신앙을 고백하는 크레도(credo), 하느님의 거룩성을 노래하는 산크투스(sanctus), 인간과 세상의 평화를 구하는 아뉴스 데이(Agnus De) 등으로 이뤄진다. 바로크시대 이후 교회음악에 오케스트라가 채용되면서 미사곡도 칸타나 미사처럼 호화로지고 곡이 대형화돼 전례용 외에 연주회용으로 작곡되고 있는 추세. 비아노바 합창단은 이날 14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유럽 정통미사곡 10여곡을 부른다. 올란드 드 라소와 조스캥 뒤 프레 등의 15세기 무반주 미사곡과 15∼18세기 미사곡, 그리고 근래 작곡된 현대곡을 합창한다.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는 유럽 합창음악의 전통을 일별하는 동시에 독일 바바리아 지방의 독특한 포크송과 아베마리아 등 우리 귀에 친숙한 합창곡도 선사, 관객들과 교감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97년 음악적 공로를 인정받아 독일 대통령상을 수상한 쿠르트 주트너가 지휘하고 43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비아노바 합창단의 화성은 깊어가는 가을밤 진한 울림과 감동을 선사한다. /임용묵기자
경쾌한 민요풍 리듬에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발장단이 맞춰지고 어깨도 함께 들썩였지만 이내 찬송가의 경건함이 객석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노예생활의 암울한 현실에서 신앙과 상상의 세계로 도피하려는 소망을 담은 영혼의 소리 ‘흑인영가’. 우수짙은 화음과 경건한 음색, 가스펠풍의 흥겨우면서도 편안한 리듬으로 세계 무대에 널리 알려진 흑인영가가 축제의 밤을 장식했다. 18일 밤 전주시 완산동 바울교회에서 영혼의 소리를 풀어낸 음악단체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챨스톤에서 활동하고 있는 흑인 아카펠라 여성합창단 ‘플랜테이션 싱어즈(The Plantation Singers)’. 장시간의 여행으로 피로가 채 풀리지 않은 상태서 곧바로 무대에 올라 다소 불만족스러웠던 소리의 전당 첫 공연과 달리 이날은 차분하게 제 소리를 찾았다. 지난 1996년 창단된 이 합창단의 첫 내한공연에는 전체단원 14명중 6명이 참가, 최근 미국 테러참사 현장에서 애창되고 있는 추모곡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를 비롯 ‘이 작은 나의 불빛( This Little Light of Mine)’등 20여곡을 선사했다. 화려한 문양의 아프리카 전통의상을 입고 가벼운 율동과 함께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 낸 이들의 목소리는 탬버린을 비롯, 우드블록과 토카(TOCA)·핸드드럼등 과거 농장생활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었던 전통 타악기의 경쾌한 리듬에 실렸다. 또 공연중간부에는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를 한국어로 불러 관객들의 갈채를 끌어내기도 했다. 이날 무대는 희망의 실현을 기도하는 합창곡 ‘아멘(Amen)’으로 막을 내렸다. / 김종표기자
“느린 정가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여유와 정신적 충만감을 주는 음악입니다. 전국민이 시조 한 수씩 읊조릴 수 있도록 정가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9일 저녁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천년의 소리’를 공연할 한국정가단 이준아 단장(43)은 국내외 순회공연을 통해 정가의 독특한 아름다움과 음악적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있는 음악인이다. 그는 일제시대 윤이상, 전봉초(전 서울대 음대학장)와 함께 트리오로 활동하는 등 한국음악계를 이끌어오다 월북한 뒤 북한 국립교향악단의 악장을 지낸 이계성씨(77)의 조카로도 유명하다. “정가가 외국 순회공연 등을 통해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정악(正樂)의 한 대목으로만 취급되는 것이 안타까워요. 빠른 음악만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음악계에 느린 음악인 정가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 정가의 대중화를 위해 이단장은 시대에 걸맞는 정가 창작에 골몰하고 있다. 전통만 고수하면 대중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판단,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현대에 맞는 변화를 추구하려는 맥락에서다. 지난해 창단 공연에서 황동규 시인의 시에 황병기 선생이 곡을 붙인 ‘즐거운 편지’나 정가 최초의 합창곡 등 다양한 창작곡이 바로 그 것. 7살 때부터 할아버지 곁에서 시조를 배운 이단장은 이주환·이양교 선생에게 가곡과 가사를 사사했으며 현재 국립국악원 정악단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다. 판소리의 고장 전주에서 처음으로 정가를 선보이는 이단장은 “판소리가 대중적인 가요라면 정가는 클래식에 비견할 수 있다”며 내일 연주회에서 깊이있고 단아한 정신이 깃든 정가의 유장미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임용묵기자
‘천년의 소리, 세계에서 가장 느린 호흡의 음악에 숨이 멎을 것 같다’고 뉴욕 타임즈가 평한 우리의 소리 ‘정가(正歌)'. 국내보다 외국에 더 알려진 ‘곱고 바른 노래’정가(正歌)가 판소리의 고장 온고을에서 그윽한 소리의 맛을 낸다. 19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천년의 소리’. 현재 소수 사람들을 중심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정가의 저변 확대를 위해 지난해 창단공연한 한국정가단(단장 이준아)이 이날 유장미가 넘치는 정가를 들려준다. 자극적인 음악에 익숙한 요즘 젊은들의 귀에는 한없이 지루한 음악으로 들리기 십상이지만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를 얻고자 한는 이들에게 뜻밖의 기쁨을 선사하는 무대다. 전통정가와 창작정가를 아우르는 이 무대는 한국정가단이 정가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판소리가 인간의 희로애락을 그대로 드러낸 서민들의 노래라면 정가는 선비들의 스스로 마음을 닦기 위해 즐겨 부르던 노래로 엄격한 절제미를 갖춘 것이 특징. 정가는 가곡 가사 시조를 통칭해 부르는 이름으로 우리 전통의 성악곡을 말한다. 중심이 되는 노래는 바로 가곡. 국아관현악 반주에 얹어 부르는 노래로 짧은 시조시를 사용한다. 호흡이 긴 음률의 반복이 전통적인 ‘느림의 미학’을 전해준다. 91년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을 기념하는 뉴욕 카네기홀 공연때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의 속도사회를 되돌아보게 하는 유장함으로 해외 음악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또 97년 유네스코 후원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주최한 ‘세계민속음악 경연대회 페스티벌’에서 유네스코 특별상을, 같은 유네스코에서 주최한 세계민속음악경연대회에서 유네스코상을 품에 안았다. 정가단은 이날 1부에서 가곡언락과 가곡우락, 백구사, 상사별곡, 평시조, 여창지름시조와 사설지름시조 등 감정을 터트리지 않는 정형화된 정통가악을 선보인다. 창작무대인 2부에서는 황병기씨가 작곡한 ‘즐거운 편지’‘추천사’‘합창대련’을 비롯해 이성천씨의 ‘쥐구멍에 볕들어도’‘산딸기, 그리고 피리독주곡 ‘상령산’이 맑고 고아하게 연주한다. /임용묵기자
신인이 무엇인가. 어떤 분야에서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을 신인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신인다운 신인이 되기 위해서는 기성인과는 다른 점을 갖고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 신인이니 기성인이니 하는 구분이 의미가 있게 된다. 기성인이나 똑같은데 단지 기량이 다소 모자란다거나, 활동을 시작한 기간이 짧기 때문이라면 구태여 기성과 신인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판소리에서 신인다운 신인 출현으로 가장 극적이었던 것은 임방울의 등장이었을 것이다. 임방울은 상경해서 명창대회에 참여했다가 대번에 인기 소리꾼으로 부상했다. 그래서 등장한 지 며칠만에 방송 출연을 하고, 두 달만에 레코드 회사와 계약을 맺고 음반 취입을 하러 일본으로 간다는 기사가 신문에 난다. 음반이 발매되기까지는 채 6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최고의 인기 소리꾼으로서 살았다. 이번 국악신인무대에서 임방울과 같은 신인의 등장을 바랐던 것은 물론 아니지만, 그래도 섭섭한 마음을 금할 수는 없었다. 판소리는 오랜 연륜 속에서 익어가는 예술이기 때문이라고 위로를 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전혀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에 소개된 신인들은 미래의 명창으로 기대해도 좋을 만한 사람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둘째날 심청가를 부른 최영인(원광대 국악과)의 기량이 두드러졌다. 저음 고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좋은 성대, 감정을 잘 살리는 창법으로 다듬어진 목소리는 장래를 기대해도 좋을 만하였다. 그러나 역시 대부분은 고음 처리나 감정 표현에서 미숙함을 드러내었다. 소리를 내지르는 데 급급하다면 좋은 소리꾼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역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신인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것이어서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에 비하면 청중들의 반응은 다소 미흡하였다. 중심 프로그램이 끝나면 많은 청중들이 자리를 떠 국악신인무대는 썰렁하기만 했다. 우리가 정말로 소리를 사랑한다면, 다소 부족하더라도 애정을 가지고 들어주는 아량은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기획자들의 세심한 배려도 아쉬웠다. 국악신인무대를 축제광장의 중심 프로그램 뒤에 배치한 것은 공연의 일반적인 관습에 어긋나는 것이다. 게다가 축제 광장 중심 프로그램이 끝나고 국악신인무대가 시작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때가 많은데, 그렇게 기다렸다가 볼 수 있는 국악신인무대는 겨우 30분 짜리 공연이다. 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의 공연 시간과 겹치는 것도 문제다. 소리축제의 하일라이트가 모악당 공연에 집중되어 있는데, 국악신인무대를 보려면 모악당 공연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획자들의 세심한 배려가 있었다면 대부분 피해 갈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왔다. 그러나 역시 축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남아 신인들의 열창을 들으며 추임새를 보내는 청중들이야말로 진정한 축제의 주인공이다. 그런 청중들에게서 받는 감동 또한 소리에서 받는 감동 못지 않다. /최동현 (군산대교수)
서동을 비롯한 선화공주, 무왕, 무왕비 등의 영정이 문화관광부로 부터 표준 영정으로 지정됐다.익산시는 서동요의 발생지인 익산의 위상을 널리 알리고 서동및 선화공주의 캐릭터 개발을 위해 총 사업비 7천6백만원을 투입하여 표준 영정 지정 사업을 적극 추진한 결과 마침내 문화광광부로 부터 표준 영정 69호, 70호, 71호, 72호로 각각 지정받는 성과를 올리게 됐다.이번에 표준 영정으로 지정된 서동을 비롯한 선화공주, 무왕, 무왕비의 영정은 익산시가 실시한 현상 공모에서 당선된 최웅씨(53)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유화캔버스 120호 크기이며 아사천에 스기목을 이용한 금박으로 수공된 액자이다.표준 영정으로 지정된 이들 영정은 앞으로 익산시 석왕동 쌍능 제각에 소장될 예정이며 시를 대표하는 문화 유산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문화관광부는 지난 73년부터 선현들의 영정과 동상이 난립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동상과 영정 심의제도를 마련하여 표준 영정을 지정해오고 있다.한편 시는 지난해 8월부터 표준 영정 지정을 위한 사업에 본격 착수, 지난해 9월7일 영정 제작 심의 신청을 한 후 모두 4차례에 걸친 보완 작업을 통해 지난달 26일 표준 영정으로 지정받게 됐다.
전북지역의 산줄기와 물줄기 그리고 문화유적을 체계적으로 안내해주는 길잡이 ‘전북의 백대명산을 가다’가 출간됐다. 전주상공회의소 김정길 부장이 발간한 이 책은 필자가 지난해 본보에 1년간 연재해 많은 독자들로부터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던 ‘백두대간, 호남정맥을 가다’시리즈를 모아 책으로 엮어낸 것. 일제 강점기에 왜곡된 바 있는 태백산맥을 비롯한 소백산맥과 노령산맥 등의 ‘산맥개념’을 완전히 탈피해 조선 후기(1769년)에 편찬된 우리 전통 지리학 개념인 ‘산경표(山經表)’에 근거하여 전북의 1백대 명산과 5대강 그리고 문화유적을 집요하게 답사하는 등 지칠줄 모르는 탐구정신이 돋보였다.이책은 전북의 산줄기를 산경표에 의해 백두대간, 금남호남정맥, 호남정맥, 금남정맥으로 분류했고 전북에서 발원하는 5대강의 물줄기를 섬진강, 금강, 만경강, 동진강, 인천강으로 구분하여 수록했다.이밖에 전북의 현황이 총망라된 전북의 경제력, 인구, 이정표, 숙박, 향토음식, 축제, 휴양림 등을 자세하게 안내해 외지 관광객들이 전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김부장은 “문헌과 지역 주민들의 고증을 통해 잘못된 산이름과 지명 등을 바로 잡으려고 했다”며 “일제 강점기에 왜곡된 지리 교과서를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출판기념회는 20일 오후 3시 전주상의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신아출판사, 가격 1만5천원.
일은 만들면 생기게 되어 있다生事事生, 省事事省.생사사생, 생사사생.일을 만들면 일이 생기고, 일을 줄이면 일이 준다.주변으로부터 흔히 '일을 좋아한다'거나 혹은 '일 욕심이 많다'는 평을 듣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부지런한 사람이다. 일을 만들어서라도 열심히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본인이 일을 좋아하는 것은 좋은데 일을 좋아하는 나머지 주변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 일은 만들면 생기고 줄이면 줄어드는 법이다. 부지런히 일하는 것은 좋으나, 쓸데없이 일을 만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좋지 않고 주위사람에게도 자칫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방임과 자유, 절제와 구속의 차이를 잘 분간하며 살면 쓸데없이 인생을 낭비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물건을 살 것도 아니면서 괜히 백화점을 돌아다니는 일부터 줄여보면 어떨까? 生:날 생, 생길 생 事:일 사 省:줄일 생, 살필 성(여기서는 줄인다는 뜻으로 쓰였다.)
The traffic is bad today.오늘은 교통이 혼잡하군요.A: Where do you want to go?어디로 모실까요?B: Take me to the Hilton Hotel, please.힐튼호텔로 가주세요.A: The traffic is bad today.B: That's okay.괜찮습니다.traffic은 '(차, 선박, 사람 등의) 교통, 왕래, 통행', '(해, 육, 공로에 의한 상품의) 운수, 수송'을 뜻하는 단어입니다.traffic은 또한 business, barter, dealing, trade, commerce등과 더불어 상품과 다른 상품 또는 돈과의 교환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뜻으로는 trade가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며, commerce는 대규모적이고 광범위한 상거래에 쓰입니다. traffic은 특정 상거래를 뜻하는 수도 있지만, 보통 교통, 운수, 무역에 관계되어 있거나 부수된 활동을 뜻합니다.< 기억해 둘 만한 표현들 >* Where is the taxi stand?택시승강장이 어디죠?* Let's go to the main street and find a cab.큰길로 나가서 택시를 잡읍시다.* How much will it cost to the airport?공항까지는 요금이 얼마나 나올까요?
“우리 소리를 세계화하는 무대가 소리축제라면 윤이상을 재조명하는 작업과 의미가 일맥상통한다고 봅니다”18일 저녘 온고을에서 처음 윤이상 음악세계를 선보인 창원시향 지휘자 김도기 교수(창원대 음악과)는 소리축제가 우리 소리의 정체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리축제가 윤이상 뿐 아니라 한국음악을 세계에 널리 알린 음악가를 발굴하는 원동력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선생의 음악이 갖는 첫인상은 어렵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가장 친밀한 한국정서를 가득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주하고 들을 수록 우리 토종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윤이상의 작품세계를 ‘묵은 장맛’으로 비유한 김교수는 91년 창원시향 창단때 초대 지휘자로 취임, 현대음악과 국내 창작곡 연주하며 윤이상을 재조명하는데 앞장서온 장본인. 지난해 2월 통영현대음악제 개막 연주회에서 윤이상의 관현악곡 ‘신라’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연주하며 창원시향의 이미지를 ‘윤이상 음악 전문연주단체’로 굳혔다.“아직 전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는 것이 우리 단원 모두의 희망이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연주회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정돈된 음향을 들려주는 김교수는 “일본에서도 활동한 적이 있는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일본연주를 계획하고 있다”며 “20명 정도의 소규모 실내악단을 꾸려 전국투어에 나설 생각”이라고 소개했다.이날 우리나라에서 초연된 ‘자유에의 헌정’과 현악합주 ‘타피스’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이끌어 낸 김교수는 “소리축제가 우리 소리를 세계화하려면 전주와 전북이 아닌 국가적인 차원에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임용묵기자
“작곡가 윤이상은 한국은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위대한 음악가입니다. 이번 소리축제가 윤이상선생의 작품세계를 새롭게 다지는 공식적인 선언의 장이 됐으면 합니다”전주세계소리축제가 후반으로 접어든 18일, 소리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진 윤이상스페셜에는 특별한 손님이 초대됐다.중앙대 국악대학 노동은학장. 한국근대음악사와 북한음악연구에 몰두한 그는 지난 98년 평양에서 열린 윤이상통일음악회의 남측조직위원장을 지낸 윤이상연구가이다.그는 또 익산에서 태어나 남성중·고를 졸업한 전북출신이기도 하다.“윤이상선생은 남북한 음악교류의 코드이기도 합니다. 생전 음악 속에 민족동질성과 인간성회복이라는 주제를 담아냈던 윤이상선생은 저승에서도 큰일을 하시는 분입니다. 음악에는 정치와 이념을 넘어서는 큰 힘이 있기 때문이죠”노교수는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지역적으로 특별한 연고가 없는 윤이상의 음악세계를 조명하는 것처럼, 그와 특별한 인연을 맺지 않았으면서도 지난 80년대부터 윤이상연구에 천착해왔다. “지난 80년대만해도 북한을 오가는 윤이상선생에 대해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윤선생을 친북인사로 분류하는 분위기였죠. 하지만 한국음악사를 연구하는 학자의 양심을 걸고 ‘윤이상바로알기’에 매달렸어요”노교수는 그에 대한 연구는 깊었지만 지난 90년 평양과 서울에서 열린 범민족통일음악회에서야 윤이상을 처음 만났다고 한다. 그는 “당시 윤선생과 남북 음악인이 합동연주회를 열자고 손을 맞잡았지만 지난 95년 준비위원장이던 그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윤선생이 없는 통일음악회를 치러야했다”면서도 “앞으로도 그의 음악적 고리는 남과 북을 잇는 가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교수는 “윤이상선생의 작품을 조망하는 소리축제를 찾게 돼 범민족통일음악회 당시의 벅찬 감격이 되살아난다”고 말끝을 흐렸다.노교수는 윤이상스페셜외에도 18일 소리축제 관악세미나에서도 ‘한국관악의 역사-근대관악사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강의를 가졌다. 노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청동기시대의 유물로 뼈피리가 출토되는 등 한국관악의 역사는 유구하다”면서 “한국음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왜곡과 굴절이 많은 관악연구에 대한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우기자
소리축제에 참가하는 출연팀 일부가 행사당일 전주에 도착한 뒤 공연이 끝나자 마자 전주를 떠나는 당일치기 공연으로 관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당일치기 공연은 공연팀이 제기량을 발휘하기 위한 최소한의 리허설 시간조차 갖지 못해 공연의 수준을 떨어뜨는 것은 물론 관객과 출연진이 함께하는 진정한 축제의 의미도 반감시키게 된다. 17일 오후 7시30분 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에서 예정됐던 흑인영가팀 플랜테이션 싱거즈 공연은 그 대표적인 사례. 이 단체는 당초 공연일정에도 불구, 이날 오후 4시30분에서야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리허설도 없이 공연 예정시간을 한시간이나 넘긴 상태에서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공연시간에 맞춘 강행군으로 음악적 역량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 관객들은 이들의 음악성이 기대 이하의 수준이었다는 혹평을 쏟아놓기도 했다. 지난 16일 오후 전주대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가진 대구 여성합창단도 공연당일 4시간을 소비해 전주에 도착, 곧바로 공연을 시작한 뒤 공연종료와 함께 전주를 떠났다. 단원중 한명은 “리허설 시간도 갖지 못해 소리가 안나와 힘들었다”고 토로했다.축제기간 전주시 평화동 화이트힐에서 열린 ‘스윙 앤 그루부’째즈공연에 출연했던 스웨덴 출신의 울프 바케니우스 역시 공연 당일 행사장에 도착한 뒤 공연이 끝나자 마자 전주를 떠나 계약관계만을 의식한 공연으로 비쳐졌다.시민 김성열씨(36·전주시)는 “소리축제 공연팀이 충분한 연습도 거치지 않은채 시간에 쫒겨 무대에 서는 것은 단순한 일정맞추기에 급급한 것”이라며 “출연자들의 당일치기 공연으로 이번 축제의 품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기기자
지난 15일 연주자 바꿔치기 사기극으로 물의을 일으킨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이번에는 공연 지각사태를 빚었다.당초 17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에서 공연이 예정됐던 미국의 흑인영가그룹인 플랜테이션 싱어즈가 이보다 한시간넘게 공연이 지연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이는 지난 16일 오전 6시30분 미국을 출발한 것으로 알려진 플랜테이션 싱어즈가 실제로는 공연 당일인 17일 오전 2시에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 14시간여만인 이날 오후 4시3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기 때문. 플랜테이션싱어즈는 조직위가 제공한 긴급수송차량을 이용, 4시간여만에 전주에 도착했고 곧바로 공연무대에 섰지만 지각공연은 피할 수가 없었다.이에 따라 조직위가 공연사기극에 이어 지각사태까지 빚는 등 축제공연에 대한 불신감을 자초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또 계속되는 파행에 대한 책임추궁과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조직위는 공연하루전에서야 공연단체가 17일 오후 늦게서야 한국에 도착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이들을 긴급수송하기 위해 한때 헬기수송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여의치 않자 육상수송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조직위는 지각공연을 대체하기 위해 여성 아카펠라그룹 ‘Voiture’를 긴급 투입하는 고육지책과 함께 관람객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환불 또는 입장권교환 등의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관객들의 비난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안태성기자
늑장 부리던 가을이 어느새 성큼 다가와 저녁이면 쌀쌀한 찬바람이 목덜미를 파고든다. 이 가을 전주는 소리로 가득하고, 감동도 가득. 그 여운을 안고 마실 따뜻한 차 한잔을 찾아 발길을 옮겨보자. 전주시 한옥지구 향교가 위치한 교동에는 전통찻집이 몰려 있다. 전통찻집 ‘다문’(288-8607). 전통한옥 처마와 널찍한 마당에 물동이를 띄운 우물이 그대로 고향집이다. 이곳에서는 보성 차가 아니라 전북 차를 내놓기도 한다. 전북의 곳곳 정읍과 고창, 순창, 회문산 아래에서 자생하는 야생수 녹차를 직접 덖어 내놓는다. 옹기그릇에 내놓는 또 하나의 별미가 있으니 백반과 직접 담근 술. 다문 건너편에 자리한 ‘교동다원’(282-7133)도 사랑방 같은 운치로 지나는 손님들을 붙든다. 술은 팔지 않고 전통차만을 고집, 단맛이 물씬한 곶감을 함께 낸다. 전주 경기전 옆, 또 하나의 찻집이 있으니 이름도 멋진 ‘연꽃을 피운 돌’(285-2090). 창밖으로 경기전 담과 처마가 보인다. 요즘은 구수한 호박죽을 메뉴판에 추가해 뒀다. /양예숙 리포터
“다양한 음색을 추구하는 현대음악에서 관악의 중요성은 절대적입니다”. 한국음악협회 전북지회 신상호회장(전북대 음악학과 교수)은 “관악은 각 악기별 특색있는 음향을 집대성, 수 많은 음색을 구사할 수 있다”며 “현대음악에서 관악을 모르면 음악어법이 편협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북지역 관악의 역사는 우리나라 어느 지역보다 앞선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던 전북지역 관악 전성기의 주춧돌은 1940년대 후반에 놓여졌다. 물론 전주사범학교와 신흥학교 밴드부가 일제시대에도 활동했지만 본격적인 출발은 1940년대말 전주공고와 전주농고 관악부가 기지개를 켜면서부터다. 이어 1950년 전북경찰악대가 창설됐고, 1963년 전북관현악단이 창단됐으며 1970년대말에는 도내 각급 학교에 관악부 창설이 붐을 이뤘다. 1970년대 이전 전북지역 중·고교 관악교육은 고광호·김을용·김인수·김정두선생에 의해 주도됐다. 특히 전북지역 관악사의 한 복판에는 지난 1992년 향년 75세로 작고한 고광호선생의 자취가 뚜렷이 남아있다. 1947년 당시 전주공업중학교에 부임한 그는 1951년 학제개편으로 전주서중과 전주공고 관악부를 맡아 1970년대 중반까지 전국 최고의 명성을 넘기지 않았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전북경찰악대 지휘봉까지 잡았던 그는 1959년 전북관악제를 창설했으며 전북관현악단 창단에도 주도적 역할을 해냈다. 또 한국음악가협회 전북지부장과 한국관악협회 전북지부장·전북도 예총회장등을 역임하면서 일생을 지역 음악발전에 헌신했다. 해방후 우리나라의 관악이 1946년 제1회 취주악경연대회를 기점으로 활성화됐다는 점에서 볼 때 전북지역 관악교육은 전국 각 지방중에 가장 앞선 셈이다. 고광호선생의 제자인 신상호교수는 “현재 중·고교 관악교육이 각종 행사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게 아쉽다”며 “전북관악의 전성기를 주도했던 선배 음악인들의 업적을 훼손시키지 않기위해서는 인성을 바탕으로 기초와 원리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음악협회 전북지회는 소리축제를 계기로 전북 관악의 역사를 재조명한다. 18일과 19일 오후2시 전북대 건지아트홀서 열리는 ‘전북관악의 역사’학술세미나에서는 노동은 교수(중앙대)가 ‘한국관악사’에 대해, 이석원교수(서울대)가 ‘청각기관의 구조와 생리적 기능’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한다. 또 신상호 교수(전북대)가 ‘전북 관악의 어제와 오늘’에 대해 발표하고 전주공고 관악동문회 유갑수회장이 ‘고광호 선생의 생애와 공적’을 소개한다. / 김종표기자
전북 문화예술인들, "문화예산 삭감 도의원들 사퇴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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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근 의원 제기한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법률상 '위법 사항 없음'
삭감된 예산에 뿔난 지역예술인, 반면 전북예총·전북민예총은 '무덤덤'
전주사진센터 부설 사진연구소 1983, 회원전 '새만금' 연다
정가 선율에 취하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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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 미소능력개발센터, 방화선 선자장 홈페이지와 쇼핑몰 제작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