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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는 마을을 담고, 마을을 닮아야 합니다

이동훈 코끼리 가는 길 대표 최근 몇 년 새 아이들의 놀이와 놀 권리, 그리고 놀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어른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책도 나오고 포럼도 열리고 전문가를 초청해 강의를 듣기도 합니다. 순천시는 놀이터를 시리즈로 만들기도 하고, 전북교육청에서는 놀이강좌를 열어 놀이밥퍼라는 멋진 이름의 놀이 선생님들을 길러내기도 했습니다. 바야흐로 놀이의 시대가 열린 것 같습니다. 놀이터가 있다는 것은 아이들이 놀 골목이 없어졌다는 뜻이고, 놀이운동이 생겨났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아이들이 잘 놀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놀리려는 어른들의 움직임이 각계각층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몹시 환영할 만 한 일입니다. 어찌 되었건 아이들은 놀아야 하니까요. 우리 전주시에도 아이들의 놀이를 위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야호아이놀이과가 신설되어 전주 아이들의 놀이를 지원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놀이터를 만드는 등 크고 작은 변화로 아이들의 놀이와 공간을 더 놀기 좋게 만들어 가는 중입니다. 이 중 제 마음에 쏙 드는 이름의 놀이터가 있으니, 바로 아이 숲입니다. 딱정벌레가 많아서 딱정벌레 숲, 조경단 근처에 있다고 임금님 숲, 소나무가 많은 숲에 있는 떼구르르 솔방울 숲, 도토리가 많은 도토리 골에는 꼬불꼬불 도토리 숲,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띵까띵까 베짱이 숲 등 아이들이 숲에서 놀 수 있는 놀이터가 조성되었고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저는 앞서 소개한 아이 숲의 이름처럼 앞으로도 모든 놀이터가 그 지역을 담아낼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이름 지을 것을 제안합니다. 한옥마을에 있는 놀이터는 한옥을 짓는 목수들을 모셔다가 전통 방식으로 나무를 끼워 맞추고, 기와를 얹는 등 한옥마을의 요소를 가득 담고 있어야 합니다. 물고기가 많이 숨어 있다는 뜻의 어은골에 놀이터가 만들어진다면 쉬리, 꺽지, 모래무지 등 어은교 근처에 많이 사는 물고기들을 디자인해서 놀이터를 만들고 그 이름도 아이들이 마을의 역사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짓는 것입니다. 백제를 지키는 사방신 중 하나였던 거북바위가 있는 금암동에 짓는 놀이터에는 곳곳에 거북이나 거북바위의 모양을 넣고 예쁜 이름을 지어서 아이들이 내가 사는 지역, 내가 노는 마을의 역사와 전통을 자연스레 체득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기린봉이 왜 기린봉인지, 아중호수의 아중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송천동은 옛날에 어떤 모습이었기에 송천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전주에서는 그 마을의 놀이터에 가면 이런 궁금증이 모두 해결된다면 그 또한 우리 전주가 재미있는 도시, 아이들이 즐거운 도시로 가는 일이 될 것입니다. 전주는 전국 최초로 아이들의 놀이와 놀 권리, 더 나은 놀이터를 위한 고민을 전담하는 부서를 만든 도시입니다. 바꿔 말하면 전주는 전국에서 미래에 가장 많이, 그리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도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전주시 곳곳의 놀이터가 새롭게 단장하거나 생겨날 것입니다. 이때 우리 시민들도 놀이터에 관심을 가지셔서 마을의 역사를 담고, 마을 사람들을 닮은 멋진 놀이터를 만들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놀이터에서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며 성장할 수 있도록 공간과 시간을 허락해 주시면 참 좋겠습니다! /이동훈 코끼리 가는 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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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29 16:31

공간, 공존의 가치를 담다

박세진 디자인에보 대표 2019년 12월의 겨울, 도심 속 섬과 같이 항상 조용하던 마을에 오랫만에 왁자지껄한 잔치가 벌어졌다. 낙타 봉우리만큼 커다란 2동의 천막 속에는 삼삼오오 모여든 노인과 아이들로 가득했고, 진옥아~, 봉규야~ 여기저기서 들리는 노인들의 외침은 자세히 들어보면 어린시절 편히 부르던 친구들의 이름이었다. 아이를 낳고, 가족을 책임지면서, 사회에 물들면서 잃어버린 줄 알았던 아버지들의 이름. 이날만은 그들의 친구들에 의해 마음껏 불리는 이름. 그렇게 아버지는 자신의 이름을 되찾았다. 이곳은 팔복오길(팔복5길 41-18). 이미 이곳은 1980년 어느 겨울이 되어 있었다. 2019년 공간의 재탄생(Rebirth of Space) 카멜레존은 소비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였다. 카멜레존이란 특정 공간이 협업재생개방공유 등을 통해 본래 가지고 있던 하나의 공유 기능을 넘어서 새로운 정체성의 공간으로 변신하는 트렌드를 말한다(출처 : 트렌드코리아2020, 미래의 창, 김난도 외). 즉, 팔복 카멜레온이라는 프로젝트 명으로 시작된 에보미디어레지던시의 문화복합공간 팔복오길은 전주 공업지역 내 오래된 가옥을 기반으로 5명의 작가가 협업하고, 예술을 도구로 재생하여, 일반인에게 개방 및 공유한 동네 가옥형 갤러리 공간이다. 디자인에보가 진행중인 공간재생 2차 프로젝트명이기도 하다. 레트로(Retro) 풍의 박세진(Ogilee, briquette 외)의 작품에서부터 뉴트로(Netro) 풍의 김현정(Not in my house series), 이현지(팔복동 방 series), 카하수완 푸총(Room X, Y, Z series) , 장지연(Icecream series)의 작품까지 집을 매개체로 한 다양한 실험예술을 지난 1년동안 무수히 노력하고 선보였다. 미디어아트(mediaart), 설치예술(Installation)등을 통하여, 그들은 그 시절과 필자의 어린시절을 농담삼아 이야기하며, 더불어 우리네 삶이 이렇게나 고단했었음을 회상한다. 예술은 잘 모르겠지만, 현정이의 작품은 참 아름답고, 행복해보인다라는 보일러 수리공 출신의 노인. 맞아 아. 우린 항상 연탄은 켜져 있다고 생각했잖아. 부모님이 매번 새벽마다 갈아주시는 것도 다 커서야 알았지라며 눈물을 글썽거리던 50대의 여인. 그땐 우리 아버지 참 무서웠지. 저녁식사 땐 감히 딴 짓을 할 수도 없었어. 그땐 그랬지라며 작품 앞에 한참을 우두커니 앉아계시던 아저씨. 문화, 특히 예술의 장점은 그 뜻을 온전히 이해하지 않아도, 아니 못한다 하더라도 슬픔, 기쁨, 좌절, 행복 등 그것이 품고 있는 작가의 감정 정도는 누구나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팔복오길에 놀러와 그들의 과거와 지금을 돌아보고, 같이 떠들고 웃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우린 충분히 성공한 사람이다. 흥에 겨워 하모니카 연주를 하시는 노인, 친구들의 이름을 불러대며 연신 소주를 들이키는 노인, 태어나 동네잔치는 처음이라며 못먹어본 뷔페 음식을 연신 퍼나르는 동네 꼬마까지 그날은 간만에 그 곳에 왁자지껄한 잔치가 벌어졌다. 멋스러운 풍물패의 꽹과리 소리만큼이나 흥겹고 행복한 그들의 표정 속에 이제껏 느껴왔던 우리의 고단함도 눈 녹듯 사라졌다. 2019년 12월 13일 에보미디어레지던시 팔복오길은 해피엔딩이다. KBS1 네트워크기획 문화산책 [공간, 공존의 가치를 담다]편(2019년 11월 25일)을 통하여 소개되었다. /박세진 디자인에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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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22 16:24

청년이라는 빈집, 박제되는 풍경

임주아 물결서사 대표시인 올해 가장 인상 깊게 본 킬러콘텐츠가 있다. 한 시사 주간지에서 4개월간 전국의 빈집을 찾아다니며 취재한 <빈집에 울려 퍼지는 지방도시의 신음>이라는 기사다. 전국 지방도시의 공가율을 분석해 빈집이 생겨나는 원인과 지방도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기자들의 정확한 시선에 고개가 끄덕여졌고, 황폐한 빈집 사진과 영상을 마주하고는 은근한 충격을 받았다. 이러한 현실 비극 속에서도, 희극을 만들어낸 지방도시를 알고 있다. 오래 방치된 공간에 새로운 콘텐츠를 심어 예술촌을 만들어낸 전북 완주군. 완주군은 1920년대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삼례읍 양곡창고를 2013년 복합문화공간인 삼례문화예술촌으로 탈바꿈시켰다. 목공소와 미술관, 카페 등 7개의 문화시설이 있는 이곳은 전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예술촌으로 자리매김했다. 이곳 시설 중에서도 단연 킬러콘텐츠 역할을 하는 공간이 있다. 국내 손꼽히는 책 장인 대표자가 운영하는 책공방북아트센터가 그곳이다. 책 만드는 문화와 기록하는 삶의 중요성을 오랫동안 전파하고 있는 대표는 지난달 출간한 『책기계 수집기』로 굵직한 출판상을 수상했고, 이에 앞서 책공방에서 7년간 손발을 맞춘 제자와 함께 만든 『책공방, 삼례의 기록』으로 의미있는 출판평론상을 받았다. 수상뿐 아니라 한 장 한 장 쌓아올린 종이를 압착해 책을 만들 듯 매일매일 눌러 쌓아 올린 그들의 의지와 노력은 지방도시 읍내에서 거대한 우주를 키웠다고 해도 무방할 기록을 만들어왔다. 그렇게 예술촌 탄생과 함께 걸어온 유일한 브랜드인 사제의 미래는 꿋꿋해 보였다. 그러나 상황은 갑작스럽게 바뀌었다. 제자인 직원이 최근 책공방을 떠나야 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삼례문화예술촌 시설 직원 임면권을 가진 민간수탁기관이 바뀌고, 고용 재계약이 되지 않은 까닭이다. 수탁자의 태도가 비상식적이라는 측과 당연히 임면권을 가져야 할 수탁자가 왜 비난받아야 하냐는 시선이 엇갈리는 중이다. 이 사태를 바라보는 군의 입장은 난처하겠지만, 미처 아무것도 막지 못하고 뒷짐만 지고 있는 모양새가 궁색해 보이는 건 나뿐일까. 그러는 사이 우리는 다시 확인한다. 일명 문화게릴라라 불리는, 지역에 전에 없던 새로운 문화와 예술의 지형을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청년들이 정작 지역에서 어떻게 대우받고 있는지를. 이런 청년들의 일자리가 어떻게 유지되고 내쳐지는지 똑똑히 지켜보게 하는 초미세현실을. 늙은 정치권이 청년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텅 빈 지방도시가 청년 잡기에 성을 다하지만, 있는 청년들은 다 놓치고 마는 풍자와 아이러니를. 이렇게 외면당한 청년들이 질린 얼굴로 짐을 싸고 다시 도시는 빈집으로 남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도시는 지속적으로 단기계약직 청년이라는 빈집을 지으며 청년들을 텅 빈 얼굴로 만들고 있다. 도시의 힘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청년에게서 나온다, 문화예술에서 나온다, 함부로 사라지지 않게 하는 힘에서 나온다면서 아무것도 보장하지 못하는 지금 여기 박제된 풍경을 본다. 이 현실 세계는 빈집일까. 빈집의 일각일까. /임주아 물결서사 대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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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15 17:31

청년은 정치를 혐오하는가?

박혜령 전주시사회혁신센터 팀장 시민의 참여와 정당에 의한 대표를 핵심으로 하는 현대 민주주의의 유권자는 투표율은 1987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이는 참여의 위기를 반증하는 것이자, 입법 과정에서 대표성의 위기를 보여준다. 특히 낮은 투표율을 보여주는 청년들의 탈정치화는 민주주의를 실현하며 변화의 주역이었던 청년들을 오히려 정치와 사회를 망치고 있는 계층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누군가는 청년의 정치 무관심을 탓하며 청년들은 취업준비, 스펙 쌓기 등 개인의 삶에만 집중하며 사회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청년의 탈정치화에 무책임하며 희망 없는 세대라며 소리 높여 비판하곤 했다. 청년들의 투표율이 5060 기성세대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청년들의 낮은 투표율을 비판의 대상으로 다루기 이전에 왜 낮을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지속된 경제위기와 실업난, 주거문제 등으로 무력해진 청년세대가 그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을 포함한 전반적인 정치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고 따라서 투표를 하지 않게 되며, 많은 청년들은 선거를 통해 내 삶이 바뀌는 것을 크게 체감하지 못했다며 투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치효능감이 적다는 것을 지적했다. 정치 효능감이란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의 보고서(2010)에 따르면, 자신의 정치 행위가 실제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신념으로 투표의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정치 효능감은 가족, 교육 등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형성되는데 특히 집회와 같은 비투표적인 정치참여형식을 통해서 증대된다고 한다. 실제로 박근혜최순실 사태에서 이화여대 학생들과 광장의 청년, 청소년 행동은 변화를 확산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고, 강력한 정치 참여 동기를 확인하며 제19대 대선에서는 당시 2030 청년층의 투표율이 모두 70% 이상을 기록하며 기성세대의 투표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정치에 참여하였으나 바뀌지 않았던 고난의 시간을 거친 청년들에게 낮은 투표율로만 정치, 사회 문제에 대한 외면을 이야기할 수 없다. 오히려 국가의 정치와 민주주의에서 구조적으로 배제되어있었음을 볼 수 있는 지표로 판단해야 한다. 청년들은 저조한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선거에서 명확한 대결구도를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민주화를 체험한 기성세대의 투표는 정치적 성향이 모호한 반면, 청년 세대는 새로운 가치를 체득한 명확한 자기 정체성을 확보하고 있다. 청년 감수성 없는 청년 정책이 존재하기 때문에, 주체성을 가지고 있는 청년들은 그에 따른 정치 효능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탄핵 촛불집회 등으로 아예 새로운 사회의 시작을 원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투표를 백날 해도 청년 자신의 삶이 바뀌지 않는다면, 투표를 하러 몸을 움직이는 것을 오히려 비합리적 행동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고함뉴스) 촛불집회와 대선,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높아진 정치효능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못한다면 다시 정치에 무관심한 모습으로 회귀를 경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청년 세대의 문제는 단순히 청년들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으며, 개인적 문제를 넘어 사회구조적 문제로 발전한다. 따라서 정치는 표를 얻기 위함이 아닌 청년들의 효능감을 높이기 위한 진짜 정책을 내새워야 한다. 청년은 정치를 혐오하지 않는다. /박혜령 전주시사회혁신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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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08 16:23

2025년이 되면 물고기보다 쓰레기가 많아집니다

이동훈 코끼리 가는 길 대표 이대로 가다가는 2025년이 되면 물고기보다 쓰레기가 더 많아진대요! 지난해 환경의 날 행사에서 마주했던 아이들의 외침이 아직도 귓가에 맴돕니다. 정말 계속 이렇게 가면 우리는 후대에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지 못한 인류 역사상 최악의 세대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 생존이 어려운 지구를 물려준 탐욕의 세대로 말이지요. 여러분은 GPGP를 아시나요? Great Pacific Garbage Patch. 북태평양 쓰레기 섬. 1997년 요트대회에 참가한 찰스 무어가 한참을 달리다 마주친 것은 수면 바로 아래에 수없이 떠다니는 플라스틱 조각들이었습니다. 시선이 닿는 모든 곳에서 플라스틱이 바다를 뒤덮고 있었습니다. 북태평양 위의 거대한 쓰레기 섬이 처음으로 발견된 순간입니다. 발견 이후에도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는 이 쓰레기 섬의 면적은 약 155만㎢로 우리나라(약 10만㎢) 면적의 15배에 이르고 있어 사실상 이제는 쓰레기 섬이 아니라 쓰레기 대륙이라 불러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1조 8억 개의 플라스틱은 서로 뒤엉켜 떠다니며 바다 생태계를 파괴합니다. 바다거북은 바다를 떠도는 비닐을 해파리인 줄 알고 삼키고, 물고기의 알을 좋아하는 새들은 햇빛에 반짝이는 플라스틱 알갱이를 사냥합니다. 이 밖에도 빨대가 코에 꽂혀 피를 흘리는 바다거북, 비닐에 칭칭 감겨 어찌할 바를 모르는 아기물개, 소화 시키지 못한 비닐과 플라스틱으로 배를 가득 채운 채 해안가로 떠밀려 온 고래까지 이미 여러분들도 이 섬뜩한 사진들을 보셨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버린 탐욕의 찌꺼기들은 바다를 떠다니며 이렇게 바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큰 플라스틱이었던 것들도 햇빛과 파도에 마모되고 분쇄되어 미세플라스틱이 됩니다. 이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들은 바다를 떠다니며 주변의 독성물질을 포집하는 역할을 하며 계속해서 환경에 이롭지 않은 방식으로 진화합니다. 그러다 물고기, 조개, 꽃게 등 다양한 바다 생물의 몸으로 들어간 다음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의 몸으로 가서 축적됩니다. 2017년 9월, 학술지 네이처는 2015년에 북태평양에서 잡은 멸치 77%의 몸 안에서 평균 2.3조각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죠. 작년 여름, 군산 앞바다에서 잡힌 아귀의 배에서 플라스틱 생수병이 통째로 들어있어 충격을 주기도 했으니까요. 인체에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은 다양한 염증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생식계통을 교란하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또한 크고 작은 인체의 질병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악화시킬 요인으로서 충분하다고도 말합니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모양을 바꿔 다시 우리 몸으로 들어와 망가뜨리게 되는 것입니다. 섬뜩하지 않으신가요? 플라스틱의 역습을 그냥 두고 봐서는 안 됩니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자라나는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는 생활 속에서 노력해야 합니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텀블러를 사용하고, 카페에서 주문할 때 빨대는 괜찮아요라고 말해야 합니다.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일회용품은 안 주셔도 돼요라고 잊지 않고 말해야 합니다. 요즘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쿨한 지구를 지키는 쿨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여기저기서 기념품으로 많이도 받은 텀블러를 꺼내실 때가 왔습니다! /이동훈 코끼리 가는 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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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01 16:38

그 아이들에게도 청춘예찬(靑春禮讚)을 허하라

박세진 디자인에보 대표법무부 보호관찰위원 올리버 트위스트. 영국 런던의 빈민가 태생. 당시 산업혁명의 폐해와 불평등한 계층화가 만들어낸 시대의 고아이자 범죄소년. 찰스 디킨즈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는 1838년 발표 이후 세계에서 가장 불운한 고아이자 범죄소년의 아이콘이 된 한 소년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다룬다. 범죄소년이란 소년법상 범죄/촉법/우범소년 등으로 나뉘며, 특히 사회적 이슈가 큰 촉법소년의 경우,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로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한 사람이나, 형사책임능력이 없어 형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는다. 오늘날 우리는 많은 청소년 범죄를 접한다. 당연히 사건의 피해자 보호와 배려는 무엇보다 최우선 과제이다. 다만, 청소년 범죄 처벌수위의 부당함과 법률 개정을 통한 사회적 퇴출 등 강력한 처벌 등을 지나치게 논하기도 한다. 반면 가해 청소년의 실질적 환경 문제에 대해선 살피려 들지 않는다. 마치 당연한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른 것 마냥. 보호관찰 대상자에게 지나칠만큼 엄격한 어느 보호관찰관이 유독 청소년 범죄 대상자들에겐 처벌보다는 사회적인 보살핌이 우선해야 함을 언급한 적이 있다. 즉, 그 아이들 스스로가 가정사, 가난 등의 삶과 환경을 선택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태생적인 환경을 그냥 받아들이며 살아왔다는 것이다. 모든 범죄소년이 다 그렇진 않겠지만, 대다수의 가해 청소년들의 환경은 일반 청소년에 비해 불완전한 경우가 많고, 이러한 영향 아래 형성된 그들의 판단능력과 행동 양식도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데 어찌하여 보살핌을 제외한 강한 처벌만을 강조하는 것인가. 비록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했고, 그 책임을 위해서라도 처벌함은 마땅하나, 우리가 말하는 소위 강력한 처벌이 그들을 개선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왜 재범률은 생기는 건가. 결국 강력한 처벌도 하나의 방편일 뿐 완전하지는 않다는 걸 보여준다. 범죄 피해자의 피해 구제를 최우선으로 하되, 가해자들에게도 태생적 환경의 부당함과 이를 극복할 방안, 행동 개선을 통한 올바른 삶의 방향 제시 등 스스로 올바른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사회적인 보살핌이 마련된다면 오히려 미래의 또 다른 피해자를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되진 않을까. 청소년범죄 대상자들의 보호관찰 사례들을 살펴보면, 보호관찰관이나 위원, 혹은 주변 이들의 따뜻한 관심어린 말과 눈빛 하나에도 큰 힘을 얻고, 꿈을 갖게 되며, 적극적인 변화를 도모한다. 이를 통해 검정고시나 대학에 합격하고, 사회복지사가 되고, 미용사가 되는 등 긍정적 사례들 또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는 일부의 경우 불과 몇 개월만에 그들의 인생이 놀랄만큼 개선되는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보통의 우리는 늘 풍족했기에,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기가 어렵고, 혹여 부족함을 알더라도 개선의 필요성을 알아채기 어렵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늘 부족했기에, 특별할 것도 없는 평범한 재능조차 살펴볼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만약 아이들이 제대로된 사회에서 보통의 일반적인 위치라도 찾을 수 있다면, 세상은 보다 일반적이고, 가장 평범한 사회가 될지도 모른다. 과연 우리는 스스로 자베르가 될 것인가, 미리엘이 될 것인가. 아이들이 올바른 양심을 실천한 또다른 장발장이 되도록 기꺼이 기다려줄 여유는 없는가. 어쩌면 우리가 강력히 처벌하려는 그 아이들의 무리 속엔 본래의 착한 성품을 가진 또다른 올리버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박세진 디자인에보 대표법무부 보호관찰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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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4 16:26

런던 서점 탐방에서 보고 느낀 것들

임주아 물결서사 대표시인 지난주 전주의 서점 운영자 5명이 런던 서점 탐방을 다녀왔다. 짧은 4일 일정이었지만 16곳의 서점을 함께 돌아봤다. 각자 간 데까지 합치자 25곳이 넘었다. 발에 피물집이 잡힐 정도로 강행군이었지만, 서점 문을 여는 순간 우리 눈빛은 번뜩였다. 많은 서점을 돌아보면서 내가 가장 주의 깊게 관찰한 것은 이곳이 다른 서점과 다르게 갖춘 섬세함은 무엇인가였다. 첫날 눈에 들어온 곳은 헨리포드 북스(Henry Pordes Books)라는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서점이었다. 이곳은 헤리포터 초판본이나 헤밍웨이 시집 같은 고서적을 파는 공간과 데이비드 호크니나 윌리엄 터너 같은 화가들의 화집을 판매하는 공간으로 나누어졌다. 15평 남짓한 평수의 아담한 서점이지만 같은 시간대 일하는 점원이 4명이나 된다는 점이 놀라웠다.(그후 둘러본 많은 런던 서점들이 그랬다.) 점원들은 작은 손수건으로 책등을 닦거나 손님에게 정성껏 책 설명을 해주며 묵묵히 자기 일을 했다. 계산대에는 아기 주먹보다 작은 책들이 꽂혀 있었다. 사랑에 관한 시를 모은 오래된 시집이라 했다. 점원은 출판연도와 작가에 대해 꼼꼼히 설명하며 책을 펼쳐 한 편 한 편 시를 읽어 주기 시작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듯 그의 눈빛은 깊었고 목소리는 따뜻했다. 다음 날 사뭇 남다른 기대를 하며 찾아간 서점은 페르세포네 북스(Persephone Books)라는 곳이었다. 이곳은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작가를 발굴해 책을 출간하거나 잊혀진 여성 작가들의 절판된 책을 재출간하는 출판사 겸 서점으로 모든 책의 표지가 회색이어서 회색 책 서점이란 별칭으로 유명하다. 책을 펼치면 제목에 앞서 알록달록한 패턴의 속표지가 눈에 들어온다. 책의 표지는 전부 회색인데 펼치면 모두 다른 패턴의 속표지 갖고 있다는 점이 특별했다. 책 옆에 놓인 책갈피도 속표지와 같은 패턴으로 책 설명이 빽빽이 적혀 있다. 모두 다른 속표지와 전부 다른 책갈피를 갖고 있는 한 권의 세상. 이곳에선 한 권의 책이 단 하나의 방이었고, 한 사람의 작가가 유일한 세계로 우뚝 서 있었다. 마지막으로 인상 깊었던 곳은 템즈강 옆 작은 책 시장에서 발견한 비비북스(BB BOOKS)라는 거리 서점이다. 전주 서점 운영자들은 런던에 오기 전 인터뷰에 응해주는 서점 주인에게 선물할 책 한 권을 가져오기로 했다. 나는 허수경 시인의 유고작 가기 전에 쓰는 글들(난다)를 배낭에 챙겼다. 누구에게 주면 좋을까. 마지막 날 홀로 거리를 걷던 중 나는 이 책을 주고 싶은 단 한 사람을 발견했다. 관처럼 생긴 긴 나무 궤짝에서 수도 없는 책을 꺼내던 사람, 칼바람을 맞으며 긴긴 플라스틱 접이식 책상에 정성껏 책을 진열하던 사람, 예술인문학역사스포츠까지 다양한 책 목록을 갖추고 손님을 기다리는 사람, 낯선 이가 다가와 불쑥 건네는 선물에 너털웃음을 지으며 한국 친구에 대해 얘기해 주던 사람, 템즈강이 흐르고 런던아이가 보이는 근사한 풍경에서 가장 행복해 보이던 사람. 그래서 다른 서점과 다르게 갖춘 섬세함을 파괴하고 거리의 책 악사가 된 사람. 나는 이처럼 다양한 사람과 정밀한 풍경이 있는 런던 서점 탐방에서 고인 생각의 주름이 한꺼번에 펴지는 것을 느꼈다. /임주아 물결서사 대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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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17 20:35

이행기 청년을 위한 사회안전망 제도 도입해야

박혜령 전주시사회혁신센터 팀장 기초연금, 아동수당같이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제도가 확충되며 우리 사회의 복지 정책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누구나 복지제도에 대한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어떤 복지국가를 지향하느냐는 생각이 모두 다르다. 대표적인 사례로 청년수당을 말할 수 있다. 수당지급에 따른 도덕적 해이에 대한 것과 청년수당이 단기적인 생활비로 변질할 것이라는 우려로 청년수당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치열하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청년 세대 문제를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공동체가 정책으로 풀어나가려고 하는 첫 번째 시도이며, 기존에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채찍질하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실패해도 괜찮아로 지지하고 청년을 응원하는 정책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서울시 청년 기본조례를 시작으로 전국 지자체에 제정된 청년 기본조례는 청년들의 다양한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지난 5년 동안 혁신적인 청년 정책 방향의 전환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청년 고용 문제가 10년 이상 지속하였으나 단기적 일자리 제공중심의 고용 정책으로 제대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사회가 인식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높은 빈곤율, 소득 상실, 생애 소득의 감소, 사회적 배제 등 다양한 사회문제 있어 청년에 대한 제도적 지원과 사회적 안전망은 여전히 크게 부족한 상태이다. 현재 대학 진학이 생애 주기 과제로 인식되며 청년 정책은 대학생에 치중되어 있고, 소득만을 기준으론 정의하는 빈곤율은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며 이 과정에서 사회적 안전망에서 청년들은 배제되고 있다. 누구나 청년 시기를 겪는 만큼 청년은 고정된 정체성이 아닌 유동하는 상태이다. 이에 청년유니온은 청년의 생애 단계의 특성에 기초한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사회안전망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며, 특히 교육과 시장으로 진입하는 사이를 이행하는 청년들에 대해 구체적인 사회 정책 대상 설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대학에 가지 않고 시장에 뛰어든 청년은 경험과 명분으로 무분별하게 오남용 되는 노동시장에 진입하게 되며 결국 교육의 결과가 좋지 않고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함으로써 오히려 자신의 시간과 기회를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행의 과정에서 경제적 조건 격차에 따라 다른 출발선에서 서게 된 청년, 즉 수저의 색깔에 따라 출발선이 다른 상황 속에서 사회 진입의 위계 구조가 더욱 강화된다. 따라서 공공은 이런 이행의 과정을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단순한 단계가 아님을 인식하고, 그 틈새를 이어주고 청년이 마음껏 지나갈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어야 하며, 어떤 다리를 놓을지 청년의 다양한 상태와 요구에 맞춰서 제공해야 한다. 청년 사회안전망에 대한 이론은 최근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의 노동시장정책에 대한 새로운 전략, 새로운 접근법을 이야기하며 개인의 생애과정에 걸친 다양한 상태 간 유동적인 이행 과정에 주목하여 더 좋은 상태로의 이행을 유도하는 이행노동시장 이론 을 참조할 수 있다. 결국, 이행 과정의 위기가 생애 전반의 위기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고 누구나 기본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생활안정을 보장함으로써 출발선에서 공정한 기회를 얻고 이행기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구성원으로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하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행기의 청년에 대해 보충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사회안전망 속에서 박탈감 없이 삶을 꾸려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박혜령 전주시사회혁신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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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10 16:55

“우리는 미세먼지를 잡기 위해 미세먼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동훈 코끼리 가는 길 대표 저는 지역의 청년들을 모으고, 교육해서 청년들이 스스로 만든 프로그램을 가지고 농산어촌에 있는 전교생 60명 미만의 작은 중학교에 가서 2주 동안 동고동락하며 시골 청소년들에게 꿈을 찾아주는 꿈사다리학교라는 이름의 멘토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활동하다 보면 항상 대학생 멘토들에게 듣는 말이 있습니다. 어? 생각해보니까 저 꿈사(다리학교) 와서 비염이 사라졌어요!. 산 좋고, 물 좋고, 공기도 좋은 곳에서 사나흘만 지나도 우리 몸은 자연의 건강함을 받아들여 금방 튼튼한 면역체계를 갖추어 냅니다. 언제 봐도 신기하고 놀라운 우리들의 능력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렇게 자연환경이 좋은 곳에 있는 시골 학교에도 공기청정기가 교실 한쪽에서 열심히 전기를 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7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공기청정기 설치 바람은 2018년 겨울과 2019년 봄 사이에 발생했던 심각한 수준의 미세먼지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가정용 공기청정기가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이는 학교에도 우리 아이들을 위한 공기청정기 설치 요구로 이어졌습니다. 2019년 전북교육청이 6900여 교실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기 위해 투입된 예산은 34억 원에 이릅니다. 지난 3월 12일에는 교육부총리까지 나서 학교 맞춤형 공기청정기 생산을 검토하기 위해 산자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세먼지의 근본적 해결책이 공기청정기일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저는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줄 의무가 있는 우리가 아이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것이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저는 두 가지 때문에 공기청정기로 내려지는 결론에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첫 번째, 미세먼지는 화석연료를 태워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공기청정기 부속의 대부분은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고, 전기를 사용해 가동합니다. 공기청정기를 만들어서 사용하는 모든 과정에서 화석연료의 연소를 수반합니다. 미세먼지를 잡겠다고 미세먼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죠. 두 번째는 공기청정기의 실력에 대한 의문입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엌에서 달걀프라이만 해도 바로 알아차리고 작동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합니다. 저렇게 작은 오염원에도 공기청정을 해야 한다면, 자욱하게 도시 전체를 채워버린 미세먼지를 공기청정기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얼마나 크고, 많은 공기청정기가 필요하다는 것일까요? 미세먼지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는 바뀌어야 합니다. 소비를 통한 해결이 아닌 생산적 활동을 통한 해결해야 합니다. 공기정화 식물을 심고 기른다든지, 미세먼지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숲을 조성한다든지 하는 방식 말입니다. 모든 것을 소비로 해결하려는 우리 삶의 태도를 바꿔야 합니다. 아이들이 미세먼지의 해결 방안을 공기청정기라고 생각할 것이 저는 매우 우려됩니다. 아이들이 살아갈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미세먼지 해결방안은 교육입니다. 아이들이 미세먼지 발생이 근원적 문제를 인지하고, 스스로 생산적 해결을 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이끌어줘야 합니다. 미세먼지로부터 우리를,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공기청정기와 마스크와 같은 모든 노력들이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우리 어른들과 아이들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다시, 미세먼지가 돌아왔습니다. /이동훈 코끼리 가는 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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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03 16:41

인간에 의한 자연의 모습 찾기, 자연에 의한 인간의 모습 찾기

박세진 디자인에보 대표 누군가는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Tuin der lusten)> 속 에덴동산을 가리켜 오늘날의 정원의 모습이라 한다. 아마도 당시 기독교 즉, 성서 속 에덴동산이 인간의 이상향을 뜻하며, 예술이라는 도구를 통해 이상향의 아름다움을 통한 심리적인 안정감을 전해주고자 했던 노력이었으리라. 이런 예술적인 노력들은 오늘날 단순한 도구적 관점을 벗어나, 정원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정서적 치유를 위한 본래적 가치를 지닌 인간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 되었다. Jacope Bonfadio(이탈리아, 역사가)는 자연 그 자체를 신의 영역으로, 인간의 영역은 자연 속 예술에 의해 향상된 공간으로 구분하였다. 이렇듯 자연(Nature)의 대립어로써 그 어원을 같이 하는 예술(Art)을 도구로 탄생한 정원 즉, 인공적인 자연 공간은 과연 인간에게 무엇을 제공하였는가. 영국의 톰 터너(정원학자)는 인간이 그들의 몸(Body), 특별한 목적(Activity), 정신세계 등 세 가지를 위하여 정원을 조성했다고 한다. 즉, 우리 몸을 위한 우리 집 텃밭, 특별한 목적을 위한 수목원, 개인정원 혹은 사찰의 정원을 통해 정신세계의 안정을 취하고자 했다는 이야기이다. 최근 전북 완주 소양에는 따뜻하고 달콤한 커피향 만큼이나 향긋한 꽃내음이 가득한 공간이 있다. 사시사철 맞는 옷을 한껏 갖추어 입고, 풍성한 다색단풍이 머무는 공간. 동서양의 이질감이 섞여 색다른 느낌을 주고, 모든 이의 고단함을 잠시나마 대신 맡아주는 그 곳. 주인장이 북극성이 잘 보여서 지었다는 두베(Dubhe)라는 이름은 북두칠성의 시작별이자 가장 밝은 별이라는 의미만큼이나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막의 신기루와 같은 자연 속 또 다른 정원. 초입의 작은 연못과 나무, 수풀 사이로 조용히 흐르는 작은 물소리는 마치 라인강 로렐라이의 노래 만큼이나 매혹적이며, 소리에 취해 돌아갈 길을 잃은 뱃사공만큼이나 스스로를 취하게 한다. 심성까지 부지런한 벚꽃이 부른 초봄의 싱그러움, 화사하지만 냉정한 빛깔의 여름수국의 시원함, 잘익은 곡식만큼이나 다색다양한 가을단풍의 풍요로움, 하얀 목화솜 이불을 덮은 듯한 휴지기의 겨울풍경의 여유로움 등 이 주는 감성적인 풍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그 곳을 찾고, 머물게 하는 인간 본연의 심성을 끌어내는 마력을 지닌다. 왜 사람들은 정원을 찾아올까? 그리고 왜 머물길 원할까? 단순히 아름답기 때문일까? 아님 또다른 의미가 존재하는 것일까? 아이(Human)는 부모의 관심(Nature)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그러나 아이는 동시에 부모의 관심(Art)이 계속되길 바란다. 이는 부모의 존재만으로도 아이에게는 중요한 정서적 안식처가 되기 때문이지 않을까. 최근 전북대학교에서는 사회적 농업(치유농업)을 환경보전과 농공의생명융합 연계라는 콘셉트로 접근하여 경관치유농업 시범단지를 구축하려는 모임이 전북대학교 농공의생명융합산업지원센터 구축위원회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위원장 정안성 교수) 자연 혹은 인공자연으로 조성된 경관농업을 활용한 인간의 정신건강 치유법, 대체의학 접근법, 지속가능한 경관치유농업 정책 발굴, 농가소득 창출 방안 등을 마련하여 지역 거점대학과 지자체와의 단계적 협력을 통하여 농생명과학, 공학, 의생명과학 등이 융합된 전북지역 특화형 고부가가치 산업이 발굴되길 진심으로 희망한다. /박세진 디자인에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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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27 16:51

“다만 나”이길 바랐던 설리를 생각하며

임주아 물결서사 대표시인 설리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둘 곳 없는 마음으로 찾아간 그의 SNS에는 복숭아라는 별명처럼 아름답고 환한 사진들이 남아있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기념하는 게시물과 Girls Supporting Girls(여자는 여자가 돕는다)라는 문구가 적힌 붉은 티셔츠를 입은 사진도 그곳에 있었다. 설리는 개인 SNS외에 그림 계정을 운영하기도 했다. 인물을 그린 스케치나 믹스커피로 흩뿌린 그림, 돌 위에 꽃과 나무를 새겨넣은 창작물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하고 싶은 것도 잘하는 것도 많았던 그는 단순한 유명인으로 치부되기에는 아까운 창작자이자 예술가였다. 그래서 나는 설리를 좋아했다. 숨길 수 없이 뿜어나오는 발랄한 에너지가 좋았고, 사회 문제에 외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용기에 놀랐다. 그는 험악한 댓글에 생채기를 입으면서도, 제 생각을 분명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었다. 여성연예인에게 강요되는 이중잣대를 거부하고, 그저 생각대로 자유롭게 살고 싶어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조롱하고 힐난하는 사람들에게 똑같이 대하지 않으려 부단히 애쓰는 성숙한 인간이었다. 오히려 그에게 심한 악플을 달았던 또래를 선처하며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다. 동갑내기 친구가 전과자가 되는 게 미안해서요. 설리를 생각하면 2016년 어느 날 공항으로 들어서며 그가 품고 있던 책이 떠오른다. 지금껏 한번도 보지 못한 연예인 출국 사진이라 그 모습은 퍽 특별하게 다가왔다. 게다가 책이 시집이라 무척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시집을 품에 안은 그 모습에 왠지 모를 동질감과 작은 소용돌이를 느꼈다. 그 시집은 박상수 시인의 <숙녀의 기분>이었다. 설리가 공감하며 읽었을지 모르는 시의 귀퉁이를 접으며, 나는 오랫동안 이 시집을 머리맡에 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펼쳐보면 뚜렷하게 보이는 말들, 6인실이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이 마음에 박혔다. 아무도 없이 나는 이 밤에 안겨 있어요/하늘 옷과 스물네 개의 구슬/그리고/나예요/다만 나인 거죠 설리가 이 세상에 끝까지 살아남아 웃어주길 바란 건 지나친 욕심이었을까. 그의 죽음 이후 댓글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과 악플러를 더 강력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에선 본질은 여혐(여성혐오)에 있다며 이에 관한 보도지침과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이 의견들만큼 중요한 것은 그 삶의 방향이 어떻든 사람을 함부로 검열하지 않는 세상의 태도에 있다. 그 태도가 또다른 자기검열로 전염돼 한 사람의 기질과 개성을 무너뜨리는 것, 그것의 공포에 있다. 설리를 여성연예인이라는 젠더나 유명인 프레임에 가두지 않고 그저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표현하는 인간으로, 생각하는 창작자로, 따뜻한 예술가로 지켜봐줬다면 덜 갑갑하고 덜 무례한 세상이 되지 않았을까. 다만 나이길 바랐던 설리가 그곳에서 지켜볼 이곳이 계속 두렵다. 왜 우리는 살지 않고 살아남아야 하는가. 설리가 남긴 것들을 책처럼 공부하고 시로 받아들어야 할 이유, 여기 무수히도 많다. /임주아 물결서사 대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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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20 18:35

정치 속 청년과 청년 정치

박혜령 전주시사회혁신센터 팀장 21대 총선을 앞두고 청년 정치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등장하고 있다. 각 정당별로 청년정치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는가 하면, 언론들은 새로운 정치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청년, 청년 정치라는 말이 관행처럼 사용되고 여전히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는 아이템인 동시에 새로움을 추구하고 있다는 행동이 되고 있지만, 말로만 청년 정치를 외치는 현실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청년 발탁 사례를 성공적으로 보지 않는 시각이 많다. 청년 비례의원이 청년세대와 소통하는 게 아니라 자기 관심 있는 활동을 주로 했다. 그런 사람들을 세대 대표 경선을 해서 데려와야 하느냐를 두고 당내 이견이 있었다고 말한 3선의 한 국회의원의 발언은 기성세대의 청년을 바라보는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청년은 새로움, 신선함, 아이디어, 패기, 열정의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으며, 이는 정치권에서도 청년 정치인에 거는 기대가 이러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형성되고 있기에 이러한 역할을 청년 정치인이 수행하지 못한다면 청년답지 못한 정치인으로 취급받기에 이른다. 그러나 지역에서 사는 청년, 대학생, 노동자, 결혼을 앞둔 청년 등 같은 청년이더라도 삶의 조건이 다른데 이들 모두의 요구를 수용하는 정치를 어떻게 청년 정치인들이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청년의 정치를 지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청년의 현실이 기성세대에 비해 어려운 것이며, 그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을 대표하는 청년인 정치인이 정치의 현실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이 조차도 청년정치라는 말에 가두어 그 이미지에 국한되는 역할을 수행하여야 하며 청년의제라고 불리는 몇 가지 사안들에만 주력하게끔 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여전히 청년 정치인을 꿈꾸는 청년에게 도전하라고 유혹하지만 청년 정치가 더욱 울창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외면하고 청년 의제는 청년 정치인의 몫이라며 도외시하고 있는 곳이 지금의 정치권이다. 단순히 생물학적 청년정치 만을 중요시하게 되는 현상이 지속되면 당사자성을 갖추지 못한 채 실제 청년 세대의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은채 정치를 하고싶다는 목표의식만 확고한 기성정치인과 다를 바 없게 된다. 대한민국의 청년 세대 문제는 단순히 청년들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청년 정치의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청년만을 위한 의제를 다루는 것 뿐 아니라 세대 간 문제를 극복하고 다양한 정체성을 반영하는 정책을 내고 그것이 반영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정치, 경제, 문화의 모든 면에 있어 50대 남성 중산층 기준으로 만들어져있는 제도에서 벗어나 여성, 청년, 장애인, 성소수자 등등 정치를 하고자 하는 누군가가 자연스럽게 정치에 참여하여 그 시대의 시대성을 반영하여 그들의 삶을 정책화할 수 있는 정치가 필자가 생각하는 진정한 청년 정치일 것이다. /박혜령 전주시사회혁신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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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13 16:33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소개합니다

이동훈 코끼리 가는 길 대표 2023년에 우리 전라북도에서 전 세계의 청소년들이 모이는 거대한 축제가 열립니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도대체 뭐가 어쨌다는 건지, 저와 한 번 함께 알아보실까요? 스카우트 운동은 1907년, 영국에서 약 20여 명의 대원과 베이든포우엘 경이 시작한 청소년운동입니다. 170여 개국, 3천 8백만여 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36만 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조철호 선생에 의해 1922년 10월 5일 항일구국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된 조선보이스카우트 경성1호단이 대한민국 스카우트운동의 시작입니다. 스카우트는 연령대별로 구분 지어 활동하게 되는데요, 스스로 집을 짓는 비버처럼 씩씩한 유치원 나이의 대원들은 비버스카우트, 새끼 동물들처럼 발랄하고 귀여워서 컵스카우트, 스카우트 활동의 중심이 되는 중학생 나이의 대원들은 스카우트, 모험을 즐기는 고등학생 나이는 벤처스카우트라는 이름으로 구분되어 활동합니다. 스카우트 소개는 여기까지 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죠. 2023년 여름 새만금에서 열리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전 세계 170여 개 나라에서 5만여 명의 스카우트 대원과 지도자가 약 2주간 야영하며 서로 문화를 교류하고, 여러 가지 스카우트 활동을 즐기며 하나 되는 거대한 규모의 국제행사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1년에 강원도에서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훌륭히 치러낸 경험이 있으며, 종주국인 영국(4번)을 제외하면 네덜란드, 캐나다, 미국, 일본과 함께 2번 이상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개최한 다섯 번째 나라가 되었습니다. 제가 스카우트 대장으로 활동하는 이유는 지역의 청소년들이 서울?수도권을 거치지 않고 곧장 세계로 나갈 수 있는 범지구적 활동이기 때문인데요, 이 활동의 심장과도 같은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우리 지역에서 열린다니 꿈같은 일입니다. 앞으로 4년,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잼버리 유치 성공은 한국스카우트중앙본부와 전북연맹, 그리고 여성가족부, 전라북도, 새만금개발청 등 다양한 관계기관과 어떠한 보수나 대가 없이 한국스카우트의 명예를 위해 힘을 보탠 스카우트 대장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이뤄낸 성과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이제 우리는 서로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잼버리 전체를 디자인하고, 과정 활동과 야영활동 전반의 운영에 대한 고민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합니다. 잼버리의 본질은 스카우트 운동이기 때문입니다. 전라북도는 물들어올 때 노 저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잼버리 예상 참가 인원은 5만 명. 잼버리가 끝나면 관광객으로 신분이 전환되는 부안군 인구와 맞먹는 수의 참가자들을 어떻게 하면 우리 지역 각지에 하루라도 더 머무르게 할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홈스테이든, 커다란 축제든, 숙소마련이든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고, 준비하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합니다. 서로 긴밀히 협조하되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면 2023년에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우리 모두의 가슴에 자랑스러운 기억으로 자리할 것입니다. 의여차(義如次)! 의여차! 의, 여, 차! ※의여차 : 의로운 뜻이 이와 같다는 의미로 외치는 스카우트 환호. /이동훈 코끼리 가는 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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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06 16:00

동물친화도시 전주, 동물들이 고통없이 살 권리 위한 첫 걸음

박세진 디자인에보 대표 2019년 7월 가장 인간적인 도시 전주를 위한 인권과 동물복지, 돌봄 기능 등이 강화된 전주시의 조직개편안이 새로이 공개되었다. 또한 개편안을 통하여 전국 최초의 동물복지 전담부서인 동물복지과가 신설되었다. 이는 2016년 전주시 생태동물원 마스터플랜을 시작으로 지난 해 수립된 전주시 동물복지 마스터플랜과 동물보호 및 동물복지 조례 제정에 따른 행정적 후속 조치로 선진화된 동물복지행정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필자 부부는 2016년 전주시 생태동물원 마스터플랜의 보고서를 접하고, 당시 동물원 동물복지 실태와 사각 지대, 향후 대책 등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배우게 되었다. 그런 관심은 2018년 전주시 동물복지 마스터플랜의 외부연구진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2018년부터는 한국동물복지연구소(대표 박정희)의 창립멤버이자 동물을 위한 행동(www.actionforanimals.or.kr)의 회원으로도 함께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된 한국동물복지연구소(KAWI)는 플리커 러프엣지(서점, 전주 서신동)에서 매월 1회 동물과 동물복지를 주제로 다양한 전문가가 주기적인 릴레이 강연을 하는 전주유일의 동물복지포럼단체이다. 지금까지 개고기 식용 반대, 유기동물 입양, 동물과 법, 물고기 복지, 동물구조의 실태와 대책, 고기의 올바른 식용, 한국과 미영국의 동물복지, 늑대와 개의 상관성, 동물원 동물복지, 캣맘 활동 등의 다양한 동물복지 관련 강연으로 일반인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러나 포럼이 단순 지식 전달을 벗어나 좀더 가깝게 다가갈 방법은 없을까? 이에 한국동물복지연구소에서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였다. 기존 동물 의료계에서는 활용빈도가 그나마 있지만, 전문성과 그로 인한 고비용 문제로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3D프린팅을 활용한 동물 의수의족 지원 프로그램에 관한 것이었다. 이는 필자가 올해 오픈 예정인 3D프린팅전문 메이커스페이스 플레이하우스(㈜셈스게임즈)의 개발 전문성과 포럼의 전문 지식, 실천 의지가 결합된다면 충분히 시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또한 공공 목적의 유사한 지원 프로그램이 지역 내 전무하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단, 민간의 첫 시도인 만큼 프로그램 운영비 등의 한계로 인하여 불완전한 태생적 신체조건 여부, 사고 등으로 인한 긴급조치의 필요성, 유기동물의 사용 여부, 더 나아가 안락사 위기에 처한 위기 동물 등을 대상으로, 보조기구를 구입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의 반려동물, 기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유를 가진 동물들에게 무상 혹은 유상(일부) 방식의 제한적인 지원을 할 것이다. 동물 선정 과정 또한 한국동물복지포럼 산하 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규정 및 명문화할 것이다. 무엇보다 일반 반려인들이 포럼 내 동물 의수, 의족 등 보조기구를 구매할 경우 해당 수익금은 전액 프로그램 운영비로 되돌려주는 사용자 도네이션 방식을 원칙으로 한다. 본 캠페인이 지속가능한 로컬 도네이션으로 성장하도록 전주시를 비롯한 산학연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 왜 한국에서는 이런 프로그램 운영이 어려울까요?(필자) 한국에서는 동물이 장애가 생기면 안락사를 택하지. 치료는 돈이 드니까. 피터싱어의 말처럼 동물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다면 이런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는 있어.(박정희 교수) /박세진 디자인에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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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29 16:01

조용한 분노

임주아 물결서사 대표시인 내 십 대와 이십 대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알 수 없는 분노라 말하기엔 이미 많은 걸 알게 된 분노였고, 알아버린 분노라 말하기엔 시작조차 되지 못한 분노였다. 무엇이 나를 화나게 했나? 이 화를 어떻게 해야 하나? 마주 보고 견뎌야 하나, 모르는 척 돌려보내야 하나? 잘 모르지만 잘 다스려야 하나, 아니면 어느 날 잘 터뜨려야 하나? 생각에 생각은 허공에 잽을 날리는 것처럼 무모해 보였지만, 매일 힘쓰는 팔에 근육이 붙듯 생각을 거듭할수록 내 내면엔 끝없는 방문이 열렸다. 중학교 1학년,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한밤중 부스스 일어나 어디에 홀린 듯 정신없이 써 내려가던 나는 알고 싶었다. 나를 둘러싼 기울어진 것들에 대해. 둘러싼 기울어진 것들이 가리키는 방향에 대해. 그 방향이 모여 이야기하는 정확한 말들에 대해. 알아야겠다는 마음이 몰라도 된다는 마음보다 클 때 그것을 향하는 화살촉은 더 뾰족해지고 길어졌다. 곧 쏘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화살은 날았다. 극렬한 불화의 기억을 지나, 한부모 가정이란 딱지 너머, IMF로 타오른 경제적 추락을 향해. 뜻하지 않게 가장이 된 가족에 의지하며 곤궁에 갇힌 집에 구사일생은 없었다. 걸어도 걸어도 푹푹 빠지는 뻘판 뿐. 개인의 행동에서 부모 공동의 일로, 가족이란 공동체에서 다시 개인이란 개체로, 돌아왔지만 우리는 여전히 삶과 빚에 졌다. 함부로 대결할 수 있는 상대도 아니고, 비겨보려 덤벼들 계제도 아니었다. 꾸역꾸역 살아 천천히 밀어내고 다시 쌓을 수밖에는. 그 속에서 우리는 파라솔 아래 부는 시원한 바람과 살갗에 닿던 파도의 물결, 훈기 돌던 바닥과 온화한 손짓을 잊었다. 무엇보다 그것이 두려웠다. 가장 가깝고 친밀했던 공동체가 실패의 기억을 강렬하게 공유하는 집단이 되어 내면의 공포를 간직한다는 것. 나는 그것이 두려웠다. 불행했던 공동체의 기억을 강력한 공포로 새긴 내가 또다시 무엇 하나 나아지지 않은 꽉 찬 도시에 비슷한 공동체로 살아야 한다는 것. 제도로 묶여야만 막막한 개인의 삶을 구출할 것처럼 여겨지는 세상에 또다시 살아가야 한다는 것. 내가 나를 밀지 않으면 누가 나를 떠밀고, 떠밀린 내가 나에게서 점점 멀어질지도 모른다는 것. 그때마다 시집을 펼치며 솟은 마음을 가라앉혔던 건 분노한 열네 살의 내가 미리 지시한 방향이었을까. 내가 조금 더 자라, 시에 마음을 열게 된 이유는 누구나 평등하고 공정한 세상 속에 놓이지 않았다는 것을 일찍이 알아채게 했다는 점 때문이었다. 시 속의 화자들은 공동체의 화목을 강요하지도, 계급과 서열을 나누지도, 남녀를 쪼개지도, 다수와 소수를 구분하지도, 기쁨과 슬픔을 남발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내가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자유와 평등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것이 시가 내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윤리 같았다. 그것과 다르게, 이제 이미 갖고 태어난 사람들의 돈이나 말 많은 이들이 돌아가며 하는 똑같은 조언은 내 머릿속에서 긍정도 부정도 낳지 못한다. 나는 그것에 더 이상 슬퍼하지도 분노하지 않는 나와 마주한다. 언제부턴가 무력감조차 무력화시킨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드넓은 거리, 성공과 실패라는 단단한 잣대, 희망과 절망이라는 거대한 언어 속 아직 나는 이 세계에 한 번도 적중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래서 더 뾰족하고 길어질 날들, 가리키는 곳은 이 태풍 속 어디쯤일까. 감히 질문해도 될까? /임주아 물결서사 대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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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22 18:20

청년과 명절 증후군

박혜령 전주시사회혁신센터 팀장 태풍 링링이 지난 뒤 무더위가 끝나고 시원한 바람과 청명한 하늘이 상쾌함을 더해주었던 기나긴 추석 연휴가 끝이 났다. 그러나 몇 달에 한번 가족친척 얼굴을 보는 명절이 청년에게는 달갑지 않은 지 오래다. 2017년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명절 최대의 스트레스로 잔소리, 불편한 친척과의 만남등 정신적 부담이 1위를 차지했다. 가족, 친척들의 공부, 취업, 결혼 등 생애주기별 걱정거리들이 청년들에게는 비수로 날아온다. 이로 인해 친척들의 잔소리를 센스 있게 극복한다는 잔소리 대처법까지 등장하기 이르렀다. 또한 청년 구직자 10중 4.9명(2019년 1월, 인크루트)은 명절에 가족들과의 시간 대신 취업 준비를 할 것이라고 응답하며, 팍팍한 청년들의 삶이 명절날 가족과 친척들 간의 정까지 메마르게 만드는 모양새를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여겨져 왔던 생애주기의 흐름이 상당히 느려졌음에도 친척들의 조언에 상처받고, 공부 잘하고 취업 잘한 가족들과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도대체 청년들이 명절증후군을 겪는 이유가 무엇일까? 과연 가족, 친척들의 질문 공세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이제 막 사회적 출발점에서 서서 새로운 주체로 진입하려는 청년에게 취업과 결혼이 어려운 과제가 되어버린 지금의 현실에 있다고 판단한다. 청년이 독립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자연스레 늘어가며, 내 한몸 건사하기에도 벅찬 시기가 늘어남에도 부모세대의 기준에 차는 성과를 내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노동시장에서 양질의 일자리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는 환경 속에 사회적 안전망은 부실하고 천편일륜적인 교육 및 사회 시스템은 개인의 적성을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기본적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청년의 삶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우선 되어야 하며 모든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인간다운 삶의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 오늘을 놓치면서 사는 희망을 잃은 청년에게 우리 사회의 진정한 주인으로서 차별받지 않고 배제 당하지 않고 뜻하지 않는 어려움에도 최소한의 삶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청년 세대의 문제는 곧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따라서 청년 세대의 문제를 노동의 영역만이 아닌 교육, 주거, 복지 등 복합적 사회문제로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범정부적 대책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지금도 많은 청년들이 휴일 뿐 아니라 명절 때에도 도서관이나 학원에서 열심히 사회에 나가기 위해 구명보트에 매달린 조난자처럼 필사적으로 견디고 있다. 청년의 명절 증후군은 오랜 시간 축적되어 온 우리 사회의 모순의 표출이다. 홀로 서야할 청년이 마음 놓고 가족의 품을 느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박혜령 전주시사회혁신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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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15 16:17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킵니다

이동훈 코끼리 가는 길 대표 저는 서울에서 10여 년을 살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유턴 청년입니다. 제가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큰 회사를 그만두고 내려올 때 주변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이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부모님은 뭐라셔?였죠. 저희 부모님은 알아서 하라고 하셨습니다. 살아생전에 늘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며 농담처럼 진담인 듯 말씀하시던 외할아버지의 영향인 듯합니다. 똑똑해서 고향을 떠난 자식보다, 곁에 남아 군불이라도 때 주는 자식이 낫다는 뜻으로 쓰셨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최근에 저는 완주군에서 특정 대학교(국내 상위 12개 대학)에 들어가면 1천만 원을 장학금으로 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찾아보니 완주군인재육성재단에서 특별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시행하고 있는 장학제도였습니다. 제가 깜짝 놀랐던 건 그동안 완주군이 청년들을 유치하기 위해 수많은 정책을 내놓아 왔다는 사실 때문이었지요. 고향을 떠나는 청년에게 1000만 원을 현찰로 주는 한편, 완주 전입 대학생 유치를 위해 전입 1개월이 지나면 20만 원, 1년이 지나면 30만 원을 줍니다. 인구증가유공자라는 제도도 있어 최대 500만 원까지 지급하기도 합니다. 더 찾아보니 무주군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 포항공대에 들어가면 400만 원을 주며, 귀농귀촌하는 청년들에게는 소득세를 50% 감면하고, 심지어 집들이 비용도 30만 원이나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부안군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치의한의대, 카이스트에 가면 100만 원을 받는데 지방 캠퍼스는 제외됩니다. 그리고 부안군의 장학제도 중 유일하게 반값등록금제도를 중복해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장학금을 받는 사람들은 위의 학교 및 학과에 재학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값등록금제도를 중복 지원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남들보다 공부를 좀 더 잘했다는 이유 하나로 청년을 서울로 보내는 데 예산을 쓰고, 다른 한쪽에서는 타 지역의 청년을 유치하기 위해 예산을 쓰는 모습을 바라보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저는 이러한 지원을 모두 중단하라거나, 제도가 온통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서울?수도권으로 우리 지역을 떠나는 청년들보다 남아서 전북을 지키고 끌어나가는 청년들이 더 많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높은 확률로 지역에 돌아와 살지 않을 사람들 말고, 여기. 우리 곁에 남아 함께 살아가고 있는 지역의 청년들이야말로 더는 굽은 나무가 아닌, 우리 지역을 지켜낼 바른 나무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땀과 사랑이 모여 전달되는 혜택이 적어도 절반씩은 나뉘어 전달돼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올려보냈는데도 전북이 자꾸만 뒤로 밀려나고, 어느 순위든 아래쪽에 있다면 작전을 좀 바꿔볼 때도 되지 않았나요? 장학제도를 운용하시는 분들에게 제안합니다. 적어도 관청에서 운영하는 기관의 장학혜택을 보는 이들만이라도 각종 혜택이 내가 잘나서 얻어낸 전리품이 아닌, 감사한 마음으로 받는 지역사회의 선물이라 느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 방법은 혜택을 받는 동안 우리 지역에서의 봉사활동 00시간 이상이라든지, 해당 지역을 홍보하기 위한 기자단 활동 등으로 다양하게 고민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을 지키고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 곁의 바른 소나무들에 대한 지역 어른들과 선배님들의 따뜻한 격려와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이동훈 코끼리 가는 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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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08 17:07

모든 아이들이 똑같이 즐기고 배울 수 있는 권리

박세진 디자인에보 대표 2019년 8월 한국 서울에서는 종합 메이커 스페이스를 표방하는 에듀테크기업 비비타(손태장 회장)의 비비스톱 서울이 개소하였다. 아이들이 스스로 무엇이든 만들고 실험하는 놀이공간을 표방한 비비스톱은 4차산업 특성의 교구재들을 활용하여 기존 공교육의 한계를 뛰어넘는 체험 위주의 특화형 교육을 경험케 한다. 다만 미래교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한 예약제를 통한 전면 무료화라는 파격적인 운영 방침에도 불구하고 과연 모든 지역 아이들에게 공평한 혜택이 주어질 것인지는 다시 생각해 볼 문제이다. 특히, 전북 내 수많은 미취학 혹은 취학아동, 그 중 결손, 결식, 위기학생 등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까지 고려한다면 비비스톱은 섣불리 선택할 수 없는 그림의 떡일지도 모른다. 전북 지역 아이들에게도 언제든 문이 열린 메이커 스페이스는 없을까? 공공성으로 인하여 일부 운영 및 참여가 복잡한 공공 메이커 스페이스가 아닌, 치열한 경쟁 속에서 보다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계속 연구하는 민간(기업) 차원의 진짜 메이커 스페이스는 없을까? 2019년 7월 중소기업청 창업진흥원에서는 2019년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운영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하였다. 전북지역에서는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주)셈스게임즈(전주), 용성고등학교(남원) 외 1개소(추가) 등 최종 3개소가 선정되었다. 3D프린팅 교육을 필두로 7년간의 노하우를 가진 (주)셈스게임즈는 필자 개인적으로도 SNS를 통하여 연락을 주고 받을만큼 관심있는 회사이자 콘텐츠였다. 전북에 없는 새로운 콘텐츠를 가진 메이커 스페이스를 만들자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 3년 여 간의 삼고초려 끝에 (주)셈스게임즈를 전북지역기업으로 유치하는데 성공하였다. 첫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된 메이커 스페이스 사업에서 2019년 전북 민간영역에서는 유일하게 플레이하우스(Playhouse)가 선정되는 기염을 토하였다. (주)셈스게임즈는 현재 법인의 지점화(전북)를 진행중이다. 플레이하우스는 어린이, 창업자, 예술가를 위한 창의적 공간를 표방한다. 색다른 타깃들 속에 숨겨진 공통 분모인 창의력(Creativity)을 발굴하고, 빠른 실행력과 지속적인 개선책을 제시하며, 3D프린팅, 모델링, 코딩 등 교육을 통한 아이디어의 실현을 그 목표로 한다. 4차 산업혁명의 대두와 미래 산업과 직업의 변화에 관한 아이들의 미래적응성을 키워주고, 독자적인 어린이 메이커 프로그램을 통하여 전북 내 모든 아이들이 수도권 수준의 양질의 교육을 경험케 하고자 한다. 또한 기존 단순 멘토링에서 벗어난 양방향성의 창업자간, 기관 및 창업자간 아이디어 퍼실리테이션을 제공하여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한다. 또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행하고, 초기 제품의 문제점을 미리 파악 및 개선해나가는 신속한 사업 프로세스를 지원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3D프린팅 예술작품을 지원하는 예술가(Artist)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지역 내 3D프린팅 아티스트, 건축가 등을 발굴 및 지원하여, 전북 기반의 글로벌 아티스트로의 성장을 도울 것이다. 본 프로그램은 2018년 현재에도 진행중이다. 2019년 플레이하우스(Playhouse)는 기존의 수익성 실패라는 현실 문제를 고민하고, 민간 영역에서의 수익성 실현과 공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박세진 디자인에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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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01 17:06

물속으로 가기

임주아 물결서사 대표시인 눈을 감으면 만져질 것처럼 감각되는 기억이 있다. 여름방학이 오면 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물 좋은 계곡으로 갔다. 물가에서 마음껏 놀게 해주고 싶은 마음은 알았지만 나는 물이 싫었다. 물장구를 크게 쳐서 옷이 다 젖으면 쨍쨍한 날에도 오들오들 떨렸고 물속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물살이 뒤를 덮칠 것 같아 무서웠다. 이런저런 이유로 계곡물이나 바닷물에 들어가는 것은 무방비상태라는 인상을 심어주었고 그 기억은 어린 시절 내내 알 수 없는 공포로 남아 있었다. 물가와 풍경을 보는 일은 좋지만 직접 물에 들어가 내 살갗이 접촉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실체였다. 시간이 지나 수영 강습도 받고 관광지에서 얼떨결에 스킨스쿠버도 하며 막연한 공포는 막연하기만 하다는 걸 알게 됐지만, 아직 물속은 친숙해지지 않는 공간이다. 그렇다고 피하고 모른 척 두면 영영 물과 가까워지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 두렵다. 어쩌면 물을 알고 있다는 경험이 알지 못하는 공포를 끌어당길 수도 있다.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쉽게 가늠하지 않기 위해 물과 자주 닿고 싶다. 계속 헤매고 있다고? 내가 그쪽으로 갈게! 책방을 찾아오는 지인들과 통화하며 자주 하는 말이다. 주소를 찍어도 정확하게 잘 안내되지 않아 손님을 찾으러 밖으로 나가는 일이 많다. 그날도 어김없이 근처를 헤매는 여자 후배들을 발견하고 책방으로 함께 왔다. 이십 년 넘게 전주에 살았지만 한 번도 온 적 없는 동네라는 말이 따끔했다. 2월, 오후 다섯 시가 넘자 해는 뚝 떨어지고 있었다. 컴컴해진 창을 보며 마감하려던 찰나, 책방 앞에 낯선 손님이 찾아왔다. 족히 190cm가 넘어 보이는 장신의 외국인 남성 두 명이었다. 유리창을 기웃하며 보는 그들의 눈빛은 몹시 갈급해서 해맑아 보이기까지 했다. 드디어 책방에 온 첫 외국인 손님인가? 나는 그저 반가운 마음에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그들은 해사하게 웃으며 물었다. 얼마야? 한국말이었고 발음도 정확했다. 나는 그들의 의도를 망각하고 명랑하게 다시 물었다. 책이요? 그들은 책이나 서점이란 우리말도, 북이나 북스토어라는 영어도 알아듣지 못했다. 책을 들고 손짓을 보탰지만 상황은 더욱 이상해졌다. 저녁의 성매매 집결지, 활짝 열린 유리문의 책방, 마주 본 이방의 얼굴들, 서로 느꼈을 여기는 어딘가, 나는 누군가 영업 중인 성매매 집결지 한가운데 문 연 책방은 여러 사람의 머릿속을 물음표로 채우고 있었다. 모르고 시작한 것도 아니고 예측하지 못한 것도 아니나 중요한 것은 이날부터 선미촌을 향한 감각이 더욱 선명해졌다는 사실, 이때부터 내 안에 새로운 질문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용기도 아니고 깨달음도 아닌, 실체라는 말도 어쩌면 거추장스러운 자연스러움. 그들과 무사히 안녕한 후 책방 문을 닫고 선미촌을 걸어 나오며 후배들이 말했다. 찾아오기 쉽지 않아서 더 오고 싶은 공간이 될 거에요. 꿋꿋이 찾아와준 이들의 말 속에 질문이 있었다. /임주아 물결서사 대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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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25 18:10

청년기본법 제정의 필요성

박혜령 전주시사회혁신센터 운영지원팀 청년세대의 문제가 실업과 소득 정체, 부채 증가, 주거불안정 등 소득의 영역을 넘어 자산, 주거, 교육, 문화, 건강 등 다층적 영역에서 격차가 맞물려 회복이 불가능한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청년 세대의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에도 대한민국의 법률 중 청년에 대한 법률은 딱 1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이 유일하다. 이 법에서 청년은 취업을 원하는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나이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청년 문제를 사회경제적 다방면의 문제로 확대인식하기 시작하면서 2015년 서울시부터 시작하여 올해 2월 인천을 끝으로 17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청년 기본조례가 완료되었지만, 이들 조례도 청년을 조금씩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 이처럼 청년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불평등과시민성연구소 박이대승 소장은 우리 사회에서 사용하는 상당수의 언어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개념 언어가 아닌 사용하는 주체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진 정치언어로 공통된 개념 언어가 부재 한다라고 진단했다. 즉, 청년이라는 언어를 공통적으로 사용하면서도 화자에 따라 다양한 정치적 목적으로 그 의미가 바뀌어 사용되기 때문에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청년이라는 범주를 임의적으로 설정하다보니 범위가 축소되기도 확대되기도 하며 오히려 당사자인 청년들의 혼란만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법령에서 청년을 취업을 원하는 사람으로 정의하다보니 청년과 관련된 사업은 노동시장의 진입에만 국한되어 있어 매년 수조원의 청년 일자리 예산이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청년 관련 컨트롤 타워의 부재로 청년의 다층화된 문제에 대한 대응은 전무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청년 세대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사회적 문제가 남아 있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더 이상 투입 대비 산출을 따지는 투자의 원리로 청년을 바라볼 수 는 없다. 시민의 권리를 국가가 적절한 수준으로 책임지는 보장의 원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청년의 삶을 중심에 놓고 시민으로서 권리를 보장하며 전국적 수준에서 균형적이고 종합적인 청년 정책의 수립과 시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청년이 직면한 고용, 주거, 복지, 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상황 속에 균형적, 종합적 청년 정책의 수립과 시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인 청년기본법 제정이 시급하다. 청년기본법은 청년의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다층적인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책임 있게 나서야 하는 법적 근거이다. 청년 규정을 19세에서 34세로 확대하고 고용, 주거, 복지,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청년 정책을 도입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는 기본법이다. 일하는 청년으로 책임 부여만이 아닌 시민으로 책임과 권리를 함께 행하고자 하는 청년들의 담론이 발전하며 나타난 청년기본법은 청년문제 해결의 출발선이자 다음 사회를 준비하기 위한 변화의 시작이다. 현재 국회 원내의 모든 정당은 청년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복잡한 국회의 환경 속에서 미래세대의 지속가능성을 제기하는 청년정책의 논의는 우선순위로 검토되지 못하고 있다. 청년들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시기를 겪고 있다. 청년들의 삶에 안전망으로서 기능을 할 수 있는 청년 기본법을 통해 변화를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혜령 전주시사회혁신센터 운영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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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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