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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누가 진짜 ‘나쁜 대통령’인가 - 김승일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하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노대통령을 가리켜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막말을 했다. 개헌의 당위성이나 찬반 의견 표시대신 불문곡직(不問曲直) ‘나쁜 대통령’으로 깍아 내린 것이다. 이를 두고 여의도 정가에서 박대표의 직설적 화법(話法)이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모양이다.박 전 대표의 함축된 한 마디가 감성적 어법으로 논란의 핵심을 찌른 촌철살인이라는 평이 있는가 하면 국가원수에 대해 상식이하의 비하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반론이 그것이다. 박 전 대표가 말한 나쁜 대통령이란 표현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쉽게 짐작이 간다. 한나라당에서 뒤이어 쏟아진 ‘정치판을 쥐고 흔들려는 정략적 발상’이라느니 ‘민심을 저버린 승부사적 꼼수 정치’라느니 하는 비아냥이 그 말의 속내를 뒷받침하고 있다.논쟁 좋아하고 되받아 치는데 능한 노대통령이 그냥 넘어갈리가 없다. ‘장군’보다 ‘멍군’이 더 세다고나 할까? ‘나쁜 대통령은 자기를 위해 개헌하는 대통령’이라는 반박이 이어졌다. 당연히 청와대 국정 브리핑이나 네티즌들 또한 가만 있을리가 없다. 진짜 나쁜 대통령 논란은 박 전 대표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확산되고 덩달아 이승만 전두환씨까지 도마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의제(議題)설정에 주도권을 쥐고있는 보수언론들이 박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 일관성 헤프닝으로 논쟁을 덮어 두려는 모양이지만 호사가(好事家)들로서는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그렇다면 노 대통령이 지적한대로 자기를 위해 개헌한 ‘나쁜 대통령’은 누구일까. 이승만 전 대통령은 사사오입 발췌개헌으로 집권 연장을 꾀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3선개헌에 유신헌법까지 강압적 수단으로 통과시켜 총신 집권을 꿈꾸다가 한 발의 총성으로 생을 마감했다. 전두환씨의 경우는 더 말하는것조차 부끄러운 일이다.자 이 정도면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답은 명료하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이미 후보시절 공약으로 내걸었고 국민이 심판하면 그만일 개헌안 제의를 두고 난데없이 ‘나쁜 대통령’이라니…… 아무리 감성적 언어로 정곡을 찌른 표현이라지만 정말 ‘이건 아니잖아’다.눈을 밖으로 돌려보면 진짜 나쁜 대통령은 따로 있다. 집권 20년동안 수많은 반체제 인사를 살육한 피노체트 칠레 대통령, 인종청소로 악명을 떨친 유고연방의 밀로세비치, 엊그제 사형이 집행된 이라크의 후세인 전 대통령 등이 그들 아닐까? 물론 나라마다 종족간 정파간 이해가 다르긴 하지만 인류 보편적 가치기준으로 볼때 독재와 인권탄압 인명살상보다 더 나쁜 죄악은 없다.사실 나쁘다는 말의 합의(合意)를 제대로 해석하자면 해당되는 사람은 따로 있다. 후세인의 처형 소식에 등골이 서늘했을 26만원밖에 갖지 못한 가난한(?) 어떤 전직 대통령. 그러니 박 전 대표는 ‘나쁜 대통령’평가는 그만 거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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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1.17 23:02

[세상만사] 덕담의 정치학 - 조상진

우리의 좋은 풍습중 하나가 정초(正初)에 덕담을 주고 받는 것이다. 덕담은 상대방이 잘되기를 기원하면서 복을 빌어주는 말이다. 흔히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 ‘부자되세요’ ‘소원 성취하세요’ 등의 인사말이 그것이다. 조선시대 세시풍속을 기록한 책에는 덕담에 관한 대목이 여럿 나온다. 순조때 열양(冽陽), 즉 서울(漢陽)의 연중 행사를 기록한 ‘열양세시기(冽陽歲時記)’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고 한다. “설날부터 사흘 동안 길거리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새해 안녕하시오’ ‘올해에는 꼭 과거 급제하시오’ ‘부디 승진하시오’ ‘아들 낳으시오’ ‘돈을 많이 버시오’ 등 좋은 일을 들추어 하례한다”또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도 유사하다. 정월조(正月條)에 “친구나 어린 사람을 만나면 과거급제(登科), 승진(進官), 아들 낳기(生男), 돈벌이(獲財) 등의 말로 덕담을 했다”는 것이다.이처럼 덕담을 하는 것은 우리 조상들이 말에 영적인 힘이 있어서 말한대로 이루어 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언령(言靈)신앙이다. 새벽에 정화수를 떠 놓고 비는 것도 그렇고, 기독교의 기도 역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해다. 벌써부터 각축전이 심하다. 대선 주자들이 전국 투어를 돌고 언론사마다 여론조사 발표가 잇달고 있다. 각 후보들의 선거 캠프가 차려졌고 지방에도 조직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전북의 경우 정동영 김근태 조직 이외에 고건 이명박 후보의 조직이 속속 갖춰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보면서 올해도 얼마나 많은 말잔치가 펼쳐질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장밋빛 공약에서 부터 각종 유언비어와 흑색선전까지 난무할 것이다. 여기에 노무현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말과 보수언론의 증오에 가까운 독설까지 합세하면 ‘말의 악취’가 진동하지 않을까 지레 겁부터 난다.말은 하는 사람의 인격이요, 사상의 옷이다. 남의 가슴에 못을 박기도 하고 찡그린 얼굴에 꽃을 피워주기도 한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옷감은 염색에서, 술은 냄새에서, 꽃은 향기에서, 사람은 말투에서 그 됨됨이를 알 수 있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옛말에 ‘말 한 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고 중국에서는 ‘온정이 깃든 말은 삼동(三冬) 추위도 녹인다’고 했다. 반면에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말 많은 집은 장맛도 쓰다’고 말의 경솔함을 경계했다.또 논어에는 사불급설(駟不及舌)이란 말이 나온다. 네마리의 말이 끄는 빠른 마차라도 혀의 빠름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번 내뱉으면 그만큼 빨리 퍼지고 또 취소할 수 없는 것이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에도 “미련한 자는 그 입으로 망하고 그 입술에 스스로 옭아 매인다”고 하지 않았던가. 덕담은 상대방에게 복을 주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을 복되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공자는 정치의 ‘정(政)은 정(正)’이라 했다. 지도자가 솔선해서 몸을 바르게 가지면 국민들이 바르게 행하고 따른다는 것이다.올 12월 대선은 보수와 진보, 동과 서의 일대 격돌이 예견된다. 거친 말들이 파도처럼 일렁일 것이다. 악담보다 덕담이 넘치는 한 해 였으면 한다./조상진(전북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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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1.10 23:02

[세상만사] 새만금 15년이 남긴 것 - 이경재

한해 끝자락에 언론이 꼽는 전북지역의 10대 뉴스에 ‘새만금 방조제 연결’이 공통으로 올라있다. 숫적으로는 10대 뉴스중의 하나에 불과하지만 새만금 방조제 공사는 장장 15년 세월을 끌어온 전북의 현안이자 숙원사업이다. 올 한해는 지루하게 전개된 새만금 소송이 마무리되고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 33㎞가 막아진 역사적인 해로 기록될 것 같다. 그 과실을 따 먹기 위해선 앞으로 또 다른 15년 아니면 그 이상의 세월이 걸릴지도 모른다. 지난 91년 11월28일 부안 대항리 기공식장에서 새만금 취재를 시작한 이후 방조제를 막고 내부개발방안을 모색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새만금의 지난 15년 역사를 되돌아보면 그 희생과 댓가가 너무 컸고 머나 먼 길을 돌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새만금은 어떤 때는 풍랑 속의 돛단배처럼 시류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기도 했고 또 어떤 때는 침몰하느냐, 도강하느냐의 갈림길에서 죽음의 사선을 넘나든 난파선의 모습이기도 했다. 이른바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이라고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이렇게 휘둘릴 수 있는가 하는 자괴감도 있었다. 새만금 15년의 후반기는 소송의 역사였다. 2001년 8월22일 새만금의 무효 및 취소 등을 요구하는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이 제기된 이후 지난 3월16일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오기까지 헌법재판소와 서울행정법원, 서울고법을 왔다갔다 하면서 만 5년간을 소송에 허비했다. 갈등의 과정에서 공사중단과 지연으로 인한 피해도 엄청났다. 공사가 중단된 것은 민관공동조사단 활동기간과 법원이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두차례다. 사업기간 1년 지연에 따른 사업효과 감소액이 약 1조6,531억원이라고 하니 방조제 유실피해액 등을 합치면 공사중단 및 지연 피해액은 1조7,3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소송때 농촌공사가 법원에 제출한 피해액이다.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고 국책사업에 차질이 생겼는 데도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기업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회사는 벌써 부도나고 기업주는 감옥에 갔을 것이다. 새만금은 멀고 먼 길을 돌아 좌초위기에서 다시 태어났지만 국가적 예산낭비와 국민적 에너지 낭비라는 커다란 희생을 치러야 했다. 정부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 국책사업이 어떻게 휘둘리고 지역주민과 이해 당사자들에게 어떤 고통을 안겨주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새만금은 2조1386억원이 투자된 지금도 진행형이다. 개발과 환경은 여전히 평행선이고 토지이용계획은 아직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 20∼30년이 지나야 내부개발의 윤곽이 드러난다. 그런데도 장래 그 속에 무얼 담아야 효험을 발휘할지도 모르면서 환황해권의 전진기지니, 중국 진출의 교두보니 하며 장밋빛 비전만 되뇌이고 있다. 공사중단과 소송사태로 이어질지도 모르면서 기공식 버튼을 누른 것처럼 말이다. 새만금의 지난 15년 역사는 새만금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찾지 못하고 정치적으로, 또는 이해관련 기관 단체에 의해 휘둘려 온 세월이었다. 이제 막 시작된 내부개발과 특별법 논의는 새만금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새만금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이경재(전북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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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2.27 23:02

[세상만사] 쥐 못잡는 고양이 필요한가 - 백성일

한국 정당은 포말정당이다.대통령선거때만 되면 정권을 잡기 위해 당이 생겼다가 정권을 잡고나면 또다시 깨지고 부숴지는 포말정당 형태를 띄고 있다.백년정당을 목표로해서 만들어졌던 우리당도 친노 반노 비노를 중심으로 깨지기 일보직전이다.금권정치 타파, 일인보스중심타파 ,지역주의 타파를 목표로 두고 생겨났던 우리당이 대통령 임기도 채우기 전에 깨질 것 같다.국민들의 지지도가 워낙 낮아 더 이상 우리당 갖고서는 재집권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합종연횡을 모색하고 있다.대통령 선거는 새 판짜기의 전주곡이나 다름없다.국리민복을 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던 정치인들이 각자 제갈길을 찾겠다고 나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구역질이 난다.국민들은 이미 안중에 없고 오직 자신들의 안위만을 걱정하고 있으니까 말이다.어느 쪽으로 줄서야 자신이 2008년 총선에서 다시 금배지를 달수 있을까만 염두에 두고 있다.정치 철새들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뚜렷한 정치철학이 있어 정치에 뛰어든 게 아니라 자신의 입신영달을 위해 정치에 입문했기 때문에 말로만 정치를 한다.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섰지만 북핵문제등 남북문제등이 산적해 있어 2007년 대선은 어떤 식으로 치러질지 안개속이다. 변수가 많아 쉽사리 예측이 안간다.한나라당의 대선 주자 윤곽이 드러나 있지만 범여권의 주자가 가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예측하기란 쉽지가 않다.노무현대통령에 대한 탄핵 바람으로 우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할 정도였으니까 지금 대선결과를 판가름 하는 건 무리수다.지금 탄돌이(탄핵바람으로 우리당에서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들의 제 살길 찾아 나서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한심하다.한나라당이 대권을 잡을썽 싶어 보이니까 한나라당 쪽으로 기웃거리는 모습에서부터 국민통합신당인 고건당 그리고 당사수파쪽으로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너무 국회의원이 쉽게 돼 권력맛을 봐서인지는 몰라도 너무 정치를 쉽게 생각하고 있다.마치 부나비 마냥 권력만을 쫏는 정치철새들의 날갯짓만 거듭될 뿐이다. 386세력이 근간이 돼 진보성향으로 나라를 이끌었던 우리당은 도내에서도 많은 좌절을 안겨줬다.민생은 나락으로 떨어진지 오래건만 그 누구 하나 책임짓는 사람이 없으니 한숨만 절로 난다.노무현 깃발만 보고 마구잡이식으로 찍었던 표들이 지금은 원망과 후회만 한다.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을 잘 못 뽑으면 나라를 망칠 수 있다는 산 경험을 했다.정치를 잘못해 파탄으로 만든 일차적 책임이 정치인에게 달렸지만 보다 근원적 책임은 그런 정치인을 선택한 국민에게 책임이 크다.아무튼 도내 출신 우리당 11명 의원들도 제살길에 나섰다.정파적 입장에 따라 고건총리를 중심으로한 국민통합신당파와 중도파 그리고 당사수파로 나뉘어져 있다.도민들이 정치 잘하라고 밀어 줬건만 모두다 마이 웨이격이다.이미 세상은 변했다.도내에서도 예전과 달리 한나라당 대선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이는 한나라당이 잘해서라기 보다 워낙 우리당에 대한 실망이 크기 때문이다.지금은 쥐를 못 잡는 고양이는 용도폐기 해야 할 때다.정치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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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2.20 23:02

[세상만사] 조광조 개혁정책의 교훈 - 이대성

세밑, 누구라도 그렇지만 조금은 따뜻해지고 싶습니다. 넉넉해지고 싶습니다. 그게 인지상정이고, 그게 우리네 사는 모습입니다. 거기서 인정이 싹트고, 그로 하여 삶의 의미를 나누게 됩니다. 그러나 소위 지도층이라는 분들은 그렇지가 못한 모양입니다. 나랏님들은 물론이고, 국가 원로들과 석학들도 매양 한가지입니다. 도대체 국민을 편히 놔주질 않습니다. 걱정스럽습니다. 전쟁을 하든 사업을 하든, 조금은 정신을 추스를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주위을 안돈케 하고, 더불어 쉴 수 있는 이른바 민력(民力)의 휴양(休養)이란 게 있어야 합니다. 간단없이 흔들어대고, 위기감을 증폭시킨다면 국민들은 불면증을 면할 수 없습니다. 북핵이 그렇고, FTA 또한 그렇습니다. 정치판이야 말할 필요도 없고, 한주가 멀다하고 터지는 부동산 파동에 널뛰기 금융정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새만금에 J프로젝트가 가슴을 옭죄고, 이라크 파병에 농촌 ? 도시서민 ? 노인 ? 여성문제에 노사 ? 입시 ? 취업 ? 건강보험 ? 연금 문제까지 온 국민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다변화, 다원화시대에 목가적 정서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해외순방에 나서면서까지 국민을 불안케 할 이유는 없습니다. 원로들까지 나서 국민을 몰아세울 필요는 없습니다. 대체 국민이 무슨 잘못이고, 그래서 무슨 실익이 있습니까.특히 TV 방송등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쏟아지고 있는 각종 토론회는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현안문제에 대해 방향을 제시하기는커녕 끝없이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도대체 결론이 없습니다. 끝없이 반복되는 자기주장과 대립과 분열 속에 국민은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기를 펼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걸머질 청소년들이 볼까 두렵습니다. 언필칭 토론문화를 말하지만 그런 토론회는 보여주고 싶지 않습니다. 대화와 수용, 조정과 협상을 근간으로 하는 민주주의 정신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극단주의자와 혁명가 쿠데타세력 같이 상대방을 거꾸러뜨려야 하는 독선주의가 판을 치면서 우리의 미래가 걱정스럽습니다. 어린 청소년들을 세뇌시키지는 않을까, 참으로 두렵습니다. 그런 토론회라면 없는 게 낫습니다. 아니 법을 제정해서라도 그런 토론회는 통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논의태예(論義太銳) 작사무점(作事無漸)이라 했습니다. 조광조의 개혁이 옳은 것이었지만, 일을 추진함에 있어 점진적인 방법을 택하지 않고 너무 치열한 논리를 앞세워 결국은 실패하고 말았다는 율곡의 지적입니다. 개혁가는 사회세력을 조율할 때 혁명가보다 더욱 교묘한 적응력과 조정능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 개혁가는 폭발적 변혁을 꾀하는 혁명가와 현상유지를 고집하는 보수주의자 사이에서, 양면투쟁이 불가피하다는 헌팅턴의 말입니다.세밑, 위안을 주는 원로를 만나고 싶습니다. 가슴 따뜻한, 아니 가슴 트이는 토론회를 보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다소는 넉넉해지고, 주변과 더불어 편한 웃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대성(뉴스&피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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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2.13 23:02

[세상만사] 노(盧)대통령을 위한 변명 - 조상진

노무현 대통령의 하산(下山) 길이 고단해 보인다. 겨울 날씨처럼 스산하다. 여야 할 것 없이 날 선 공격이요, 인기도 10%이하로 바닥을 긴다. 여당에선 “당을 떠나라”고 하고, 시중엔 임기후 대선자금 문제며 형 건평씨에 대한 수사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술자리에선 온통 욕설과 비난 뿐이다. 요즘은 그 마저도 지친 탓인지 “노무현의 노 자(字)도 꺼내지 마라”고 할 정도다. 하나같이 부뚜막의 반찬 훔쳐먹은 고양이 잡뜨리듯 몰아 세운다. 그러다 보니 스스로 ‘하야(下野)’를 운운할 지경이다. 지금 그를 두둔하면 ‘미친 놈’소릴 들을 게 뻔하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정말 그렇게 잘못한 것인가. 잘한 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 실패 뿐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돌이켜 보자. 그는 소수, 즉 비주류로서 집권에 성공했다. 메인 스트림을 형성해 온 보수 기득권층에겐 껄끄러웠을 것이다. 아니,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것이 그의 잦은 말 실수와 일부 실정(失政)이 겹치면서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의 좋은 먹잇감이 되었다. 그렇지만 그는 역대정권이 하지 못한 몇가지 큰 일을 해냈다. 적어도, 권위주의 불식과 정경유착·권언유착 고리 근절에 기여했다. 깨끗한 정치와 지역균형발전 역시 그러하다. 이 가운데 지방의 입장에서 보면 ‘국가 균형발전 정책’은 획기적이다. 지난 50여년 동안 피폐한 국가경제를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 수도권은 비만에, 지방은 극심한 영양실조에 허덕여야 했다. 지방은 산업화 과정에서 돈과 권한, 인재, 정보 등에서 블랙홀 같은 서울에 모든 것을 내주었다. 자식에게 모든 것을 바친, 늙고 지친 촌로(村老)의 모습 그대로였다.이 정책은 지방분권과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 등을 3대 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출발부터 거센 저항에 부딪쳤다. 행복도시 이전과 관련, 서울의 집값이 폭락한다고 난리를 떨었다. 수도권 공공기관 175개를 전국 10개 도시에 나눠 건설하는 혁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지방 스스로 일어 설 수 있게 내부역량을 기르는 이 정책은 아직 반석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를 폄하하는 어떤 언사에도 이 정책만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다음 정부도 물론 지속시켜야 할 것이다.그렇다고 부동산정책이나 양극화의 심화까지 두둔할 생각은 없다. 특히 ‘부동산 광풍’은 입이 열개라고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여당이나 야당은 노 대통령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발목잡기와 반사적 이익을 챙겨온 한나라당은 야당이라 그렇다 치자. 여당인 열린 우리당은 뭐했는가. 탄핵 덕분에 거대 여당이 된후 정책제시나 조정력은 상실한 채 망둥이처럼 톡톡 튀기만 하지 않았는지. 어쨌든 이제 임기 1년여를 남기고 있다. 내년 12월 대선을 생각하면 실질적 임기는 다 된 셈이다.옛 말에 ‘천인소지무병이사(千人所指無病而死)’라 했다. 천 사람이 손가락질 하면 병 없이도 죽는다는 말이다. 반면 영국 속담에는 ‘바보를 칭찬해 보라. 그러면 훌륭하게 쓸 수 있다’고 했다. 아무리 잘 해도 못한다고 헐뜯으면 정말 못하는 법이다. 그의 하산길을 도와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곧 민주주의의 진보가 아닐까. /조상진(전북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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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2.06 23:02

[세상만사] 전북의 정치인은 뭐하시나 - 이경재

지난 2004년 7월 노무현대통령이 목포를 방문해 “큰 판 한번 벌여보자”고 한 그 큰 판의 얼개가 얼굴을 내밀었다. 무안 목포 신안 등 서남권에 2020년까지 22조4,000억을 투자, 환황해권 산업거점으로 개발한다는 정부 방침이 그것이다. 이른바 서남권 종합발전구상이다. 기존의 기업도시 계획인 J 프로젝트(해남·영암)와 연계, 추진하되 국가균형위원회가 정책개발을 담당하고, 총리실에 가칭 ‘서남권 등 낙후지역 투자촉진단’을 설치해 총괄 추진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까지 덧붙여졌다. 전북을 방문했을 당시 “선물 주던 시대는 지났다”던 태도와는 다른 각별한 관심이다.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S프로젝트가 국가사업으로 확정되고 정부에 추진기구까지 설치된 셈이니 순풍에 돛단 격이다. 일이 이같이 성사되기까지는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의 힘이 컸다. 청와대에 여러차례 드나들며 가교역할을 한 게 그다. 특별법까지 만들어 내년 대선에서 누가 집권하든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이 제도적 장치까지 대비하고 있으니 남의 집일 망정 보기에도 좋다. 또 ‘남해안개발 프로젝트’라는 게 있다. 경남 전남 부산 등 3개 광역자치단체가 수도권 중심의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지역균형개발을 꾀하기 위해 남해안개발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자는 취지의 개발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이미 특별법안까지 성안해 놓고 있다. 지난 7∼8월 두달 사이에 민주당의 신중식의원이 ‘남해안 균형발전법안’, 한나라당의 김재경의원이 ‘남해안발전특별법안’, 열린우리당의 주승용의원이 ‘남해안발전지원법안’을 각각 발의해 놓고 있다. 전북의 남쪽과 동쪽에서 각각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큰 판의 지역발전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걸 우리는 보고 있다. 정치인들이 맥을 짚어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인천 송도에는 유비쿼터스 IT클러스터가 조성된다. 정보통신 1등 국가를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 아래 IT의 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2010년까지 8,000억을 투자하고 내년이면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이 분야 세계 시장규모는 540억 달러에 이른다. 또 부산신항과 광양항은 세계의 인력과 물자, 정보와 자본이 모여드는 동북아 물류의 거점으로 육성되고 있다. 환황해권의 물류는 인천과 당진이 주축이다. 물류인프라에서도 전북은 솔직이 내놓을 게 없다. 물류인프라의 핵심인 항만정책에서도 소외받고 있다. 전북이 새만금에 모든 걸 걸고 15년을 헤매는 사이 다른 지역의 정치인들은 미래 돈이 될 프로젝트를 착착 실행시키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지역의 국회의원들은 새만금 문제 하나 해결치 못하고 각인각색의 행태를 보여왔다. 미래 전북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려 노력하는 국회의원도 찾기 어렵다. 갈수록 쇠잔해지고 있는 전북이야말로 큰 판의 그림이 필요한 지역 아닌가. 헌데 이젠 전북이 쇠잔해지고 있다며 새만금에 미래를 걸라고 다른 지역 국회의원들한테 충고받는 상황이 돼버렸으니 전북의 정치인들은 뭐하고 계시는지…./이경재(전북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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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1.29 23:02

[세상만사] 무슨염치로 표 달라고 할건가 - 백성일

최근들어 정계개편 논의가 활발하다.내년 대선이 1년 남짓 앞으로 다가서면서 정권재창출을 위한 여권내 헤쳐모여식 통합논의가 세를 얻고 있다.정치실험은 끝났고 우리당 창당이 실패했다는 잇단 지도부의 발언이 터지면서 마치 백가쟁명식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민생은 나락으로 떨어진지 오래건만 도무지 민생을 돌보기는 커녕 자신들의 안위만을 염두에 둔 정계개편 논의만 회자될 뿐이다.북핵문제가 현안이지만 6자회담과 미국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로 마치 근본 문제가 해결된양 천하태평들이다.노무현대통령 탄핵바람과 지역정서가 아니었으면 우리당이 전북에서 싹쓸이 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나 다름 없었다.대선때 91.7%라는 압도적인 지지와 11석을 싹쓸이해서 보낸 결과가 오늘날 뭣인가.노무현대통령이 전남에 가서 한판 크게 벌여 보자는 말 한마디가 J프로젝트로 결실을 맺고 있는 판에 비하면 전북은 초라하기 그지없다.새만금사업에 발목잡혀 한발짝도 꿈쩍 못하는 전북의 앞날이 암울할 뿐이다.우리당내 유일한 광역단체장을 갖는 전북은 우리당과 정부에서 조차 관심이 없다.대통령이 지시한 식품안전처 전북 이전 사업도 물건너간 모양이고 김제공항부지는 무우 밭으로 변한지 오래다.새만금 내부개발을 위한 특별법 제정도 기약없이 표류하고 특별법이 제정 안된 무주태권도공원 조성사업은 뒤늦게 경주가 무림촌 건설을 차고 나서는 바람에 반쪽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여 있다.실업자는 늘어만 가 하루가 멀다 않고 고향을 등지는 바람에 전남 출신 최인기의원 말대로 전북은 쇠잔해 가고 있다.국회의원에 당선만시켜 주면 마치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서 전북으로 갔다 놓을 양 싶었지만 지금은 목소리 조차 들리질 않는다.아무리 정치가 속고 속이는 아수라장판이라고 하지만 이쯤되면 해도 해도 너무 한 것 아닌가. 요즘 도내 민초들은 자신들이 선거때 찍은 손가락을 끊고 싶다고 볼멘소리를 한다.원망과 후회를 넘어 무력증에 빠졌다.이번에는 혹시나 아니면 행여나 하고 열심히 표를 던졌지만 결과가 너무도 뻔하다 보니까 할 수 없다는 허탈감에 빠져 있다.지금 돌아가는 정치 상황으로는 우리당 갖고서는 단 한석도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다.물론 헤쳐 모여 신당을 창당해서 또다시 표를 구걸하겠지만 천만에 말씀인 것 같다.그간 전북 도민들은 지역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총선에서 설령 인물이 떨어져도 몰표를 던졌다.하지만 실세가 없어서인지 고작 지역으로 돌아 오는 건 낙후라는 꼬리표 밖에 없다.너무 전북 도민들이 양순하고 중앙 정부에 대해 울어대지 않아서인지는 몰라도 푸대접은 커녕 무대접 밖에 없다.또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당리당략에 따라 새판짜기가 이뤄질 것이다.그러나 민심을 돌보고 섬기지 않는 의원들은 아무리 미사려구를 내걸고 표를 구걸해도 도민들은 응하지 않을 것이다.분명 전북 도민들은 참여정부가 전북에 홀대한 결과를 다음 선거에 반영할 것이다.특히 11명 의원들이 지역개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그에 상응하는 반대급부가 고스란히 안겨지도록 할 것이다.무슨 얼굴로 표 달라고 할지 부끄럽지 않은가.추풍낙엽처럼 표 떨어지는 소리만 들린다.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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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1.22 23:02

[세상만사] 동북공정 한류공정, 전북공정 - 이대성

TV 3사의 사극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종래 한반도를 중심으로 전개되던 사극과 달리 요동벌에서 중원제국과 당당히 패권을 다투는 고구려와 발해의 건국을 다룬 우리민족의 대서사시다. 사극에 동원되고 있는 연기자들도 당금을 대표하는 톱스타들. 주몽역의 송일국과 연개소문의 유동근, 그리고 대조영으로 분장한 최수종 등 이들 사극에 등장하는 스타들의 연기대결도 시청자의 흥미를 한층 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들의 관심을 끄는 역은 주몽의 연인으로 등장하는 소서노의 한혜진. 아직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소서노는 고구려와 온조-비류백제까지, 전 세계를 통틀어 세 왕조를 창업케 한 철혈여성으로 등장한다. 사학계가 언제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대륙백제설, 그리고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그들의 역사로 만들기 위해 200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 그 역사의 위기 속에서 우리의 한혜진은 비류백제의 중국본토 건국설을 온몸으로 풀어내면서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에 맞서는 한류공정(韓流工程)을 당당히 선언하고 있다. 여기서 한숨 돌려보자. 그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한혜진의 소서노와 전북은 어떤 관계일까? 아니, 우리 고대사에서 전북은 어떤 의미로 존재했을까? 비약도 유분수겠지만 정말 전북은 우리의 고대사에서 아무런 역할도 수행하지 못했을까? 역사에서 우연이 없다지만, 고대사에 있어서 전북의 역할에 새로운 가설이 성립될 수 있다면 어찌될까? 동북공정이 가능하다면 한류공정이 가능할 것이고, 한류공정이 가능하다면 전북공정(全北工程)도 가능하지 않을까?하나씩 짚어보자. 해양제국 백제, 그 백제가 온조백제던 비류백제던 해양제국의 기초는 바로 상선(商船)과 교역물자에 있을 터, 그 상선은 어디서 건조됐고 그 물자는 무엇이었을까? 왜 변산은 고래로 소나무의 벌목을 금하는 송목금벌지(松木禁伐地)에 처해졌고 백제로부터 통일신라 고려 조선의 전함건조기지는 왜 그곳에 위치했을까. 해상왕 장보고와 몽고의 일본정벌, 고려 말 왜선을 불태운 최무선, 그리고 임진왜란에 이르기까지 각종 사서에서 변산은 한반도의 전함 건조 기지로 기록되고 있는데, 그 시원(始原)은 어디쯤일까? 장보고 실각 후 동진강 유역으로 집단이주한 청해진 유민은 변산지역 조선기술자의 환고향(還故鄕)인가? 집단격리였는가? 그리고 최근 군산이전이 검토되고 있는 대우조선은 그저 우연일까?삼국건국 당시 최고로 인기 있는 교역품목은 또 어떤가? 그게 쌀이라면, 그리고 그 쌀이 김제평야와 관계가 있다면? 한걸음 더 나가보자. 벽골제는 누가 쌓았을까? 삼국사기에 신라 흘해왕(訖解王) 21년, 다시 말해 330년에 신라왕이 쌓은 것으로 기록하고 있지만 이를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비류왕이 지배하고 있던 백제 땅에 신라왕이, 지금으로서도 간단치 않은 대규모 토목공사를 펼쳤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병도나 단재 신채호의 주장대로 그 축조연대가 백제초기라면, 그럼 벽골제 축조세력은 하남위례성에 위치했던 온조백제일까? 건국초기 온조백제에 과연 그럴만한 여력이 있었고 그 지배력이 김제 땅에 미쳤을까? 더하여 벽골제에서 생산된 쌀은 민수용이었을까? 아니면 무엇일까? 쌀이 금과 맞먹을 정도로 최고의 교역품목으로 꼽혔던 시절, 과연 벽골제의 쌀이 백성들을 위한 것이었을까? 당시 토목기술로 3.3㎞에 이르는 대규모 댐을 축조할 수 있었던 세력은 군사세력일 수밖에 없다면? 그리고 그 군사세력이 대륙백제, 바로 비류백제라면? 그리하여 전연(前燕)과 선비족(鮮卑族)의 북위(北魏)등과 더불어 동북아의 패자를 가리던 대륙백제의 군량미 조달기지였다면? 그리고 그 양곡을 실어가기 위해 대규모 상선제조 기술이 필요했고, 바로 그 건조기지가 변산일대였다면? 해양제국 백제는 바로 벽골제와 변산에서부터 출발한다면….물론 가설이다. 아니 가설 축에도 끼지 못하는 미망일지 모른다. 그러나 전북공정(全北工程), 오늘 필자의 단상에 아주 작은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다면 비류와 온조, 그리고 일본과 남송 인도를 아우르는 해양제국 백제가 확연히 그 모습을 갖추게 된다. 이 아침, 모쪼록 해양제국 백제와 벽골제, 그리고 변산에 새로운 축복이 있기를. /이대성(뉴스&피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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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1.15 23:02

[세상만사] 한상(韓商)네트워크 - 조상진

단돈 50달러로 미국으로 건너가 '철강왕'의 꿈을 이룬 패코(PACO)철강 백영중 회장, 미국 실리콘 밸리 IT기업 '텔레비디오'의 황규빈 회장, 미국 카펫업계를 평정한 임창빈 회장, ‘빠찡코의 황제’로 불리는 일본 마루한의 한창우 회장, 인도네시아 정글을 개척한 코린도 그룹의 승은호 회장, 고려인 3세인 카자흐스탄 카스피그룹 최유리 회장, 수산업과 호텔업으로 우뚝 선 스페인 인터불고그룹 권영호 회장…이들은 이국 땅에서 성공스토리를 이룬 자랑스런 한국인들이다. 이들중 상당수는 지난 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5차 한상(韓商)대회에 참가했다. 이번 대회에는 해외 1214명 등 모두 2285명의 국내외 기업인들이 참여,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한상대회는 중국 화교들의 모임인 화상(華商)대회를 벤치마킹한 것. 지구상에는 이들 이외에 유대상인과 인상(印商) 등이 막강한 파워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면 이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먼저 화상을 보자. 중국을 떠나 전세계에 퍼져 있는 화교는 6000만명 가량. 1840년 아편전쟁 이후 중국을 떠난 이들은 금융과 부동산 유통업 등에 종사하며 자본을 축적했다. 이들이 보유한 유동자금만 2조 달러 이상으로, 오늘날 중국 개혁개방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문화대혁명으로 폐허가 된 중국이 외국자본을 끌어들이려 한 것이 1978년. 여기에 호응하는 외국인은 없었다. 이때 해외에서 어렵게 번 돈을 모국에 투자한 것이 동남아 화교자본이었다. 중국 직접투자의 70%, 교역의 40%를 이들 자본이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화교자본의 힘을 눈여겨 본 덩샤오핑(鄧小平)은 리콴유(李光耀) 싱가포르 총리를 앞세워 전세계에 흩어진 화교상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냈다. 이것이 지난해 서울에서 8차 회의가 열린 세계화상대회다.다음은 인도출신의 인상들. 이들은 아프리카 상권을 쥐고 있는데다 화상이 장악하고 있는 동남아경제권에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특히 미국 IT산업의 심장부인 실리콘 밸리의 인맥과 연결돼 엄청난 속도로 부상 중이다. 인도 본국 전체 투자의 33%가 이들 자본이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유대상인들. 디아스포라(Diaspora 집단이산)의 원조격인 이들이 초강대국 미국을 움직인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본주의의 상징인 뉴욕 월가를 주물럭거린다. 또 정치와 언론까지 장악, 미국의 중동정책을 좌우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형편은 어떤가. 이들에 비할 바 아니지만 우리 해외교민 숫자는 175개 국에 700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중국 미국 일본 독립국가연합(CIS)등 강대국에 몰려있는 게 특징. 규모로는 세계 5위, 인구대비로는 2위 수준이다. 이들의 정보력과 경제력을 네트워크 하고자 하는 것이 한상대회다. 눈을 전북으로 돌려보자. 전북은 지금 대기업과 자본유치 등에 목말라 있다. 곧 내부개발에 착수해야 할 새만금지역이며 신성장동력산업으로 꼽고 있는 식품산업클러스터, 첨단부품소재산업 등에 자본과 기업 유치가 필수적이다. 여기에는 해외자본 못지않게 한상들의 자본과 노하우, 네트워크가 도움이 될 것이다. 때 마침 전북도가 제6차 대회 유치에 나섰다고 한다. 대규모 컨벤션센터와 숙박시설 등이 열악해 어떨지 모르겠으나 새로운 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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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1.08 23:02

[세상만사] 기업 감동시스템은 돼 있나 - 이경재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뉴질랜드가 꼽힌 적이 있다. 세계은행이 145개국을 대상으로 창업 소요기간, 행정 절차, 기업등록 비용, 투자자 보호 등을 비교 분석한 조사에서다. 눈에 띄는 대목은 가난한 국가들은 부유한 국가들보다 기업규제가 더 많더라는 것이다. 과다한 규제로 가장 기업하기 어려운 20개 국가중 80%는 아프리카였고 라틴아메리카·중동의 순이라고 세계은행의 ‘기업활동(Doing Business) 보고서’는 분석하고 있다. 이를테면 창업에 필요한 시간이 뉴질랜드나 캐나다는 3일에 불과했지만 모잠비크는 153일이나 걸렸다. 나이지리아는 상업적 등록을 하는데 21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반해 핀란드는 단 3단계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런 투자환경을 뻔히 아는 기업들이 어느 나라를 선택할지는 너무나 자명하다. 지금 외자유치와 기업유치는 세계 각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각 자치단체들이 제일 과제로 내거는 슬로건이다.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규제완화,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인구유입, 지방세를 늘리는데 기업유치 만큼 효자 노릇하는 분야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유치는 말로 외친다고 이뤄지는 게 아니다. 투자여건을 갖추면 오지 말라고 해도 들어오는 게 기업 속성이다. 그런데 전북의 환경은 어떤가. 서울에서 시간상 가장 먼 곳, 항공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교통오지, 인구는 연간 3만명 이상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지역총생산량(GRDP)은 전국 꼴찌인 지역이다. 기업이전 보조금도 낮고 자금의 역외 유출은 심각하며, 헐뜯는 무고비율도 전국 4번째다. 그런데다 공무원 마인드도 신통치 않다. 최근 창업하는 기업인은 공무원 마인드가 옛날 수준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규제항목만 들먹이고, 돕기는 커녕 거들먹거리며 지시일변도라는 것이다. 마무리된 인허가 사안을 처리기간이 남아있다는 이유로 서랍에 넣어두고 있는 사례도 있다. 윗사람한테 아쉬운 소리를 해야 서류가 돌아가는 판이니 한심하기 이를데 없다. 가난한 국가가 규제가 많더라는 세계은행 분석이 전북에도 들어맞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이런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기업유치에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고객을 감동시키는 도리 밖에 없다. 경기도의 사례가 반면교사가 될 것 같다. LG필립스가 들어설 공장부지의 문화재 발굴이 늦어지자 경기도는 10억을 들여 7,000여평에 비닐하우스를 짓고 온풍기를 돌려 땅이 얼지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문화재 발굴이 기간내 끝나고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된 건 물론이다. 기업이 감동한 대단한 공력이다. 전북은 어떤 감동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가. 유치실적에만 매달릴 게 아니다.세계은행이 한 것처럼 전북의 각 지역을 대상으로 창업 소요 기간, 행정절차 등 항목을 설정해 평가할 경쟁시스템을 만들면 어떨까. 자치단체는 '모든 인허가는 3일 이내 처리' 식으로 선언을 하고, 공무원도 민원인을 돕고 처방해 주는 마인드로 뿌리내린다면 머지않아 ‘기업하기 가장 좋은 자치단체’로 브랜드화될 것이다. 자치단체장의 의지에 달린 문제다. /이경재(전북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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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1.01 23:02

[세상만사] 신문은 통합교과 논술 지침서 - 백성일

대학입시요강이 언제가야 바뀌지 않을까.그간 수시로 입시 정책이 바뀌다 보니까 일선 학교는 갈피를 못잡고 있다.서울대를 비롯 전국 주요 대학은 2008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내신과 수능 성적 이외에 논술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논술도 그냥 논술이 아니라 통합교과형이다.자연히 수험생들과 교사들은 어떻게 논술을 준비해야할지 몰라 당황하고 있다.심지어 논술폭탄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대학의 경쟁력은 국가 경쟁력을 말한다.이젠 주입식 위주로 줄줄 외워대는 교육은 끝났다.디지탈 시대의 교육은 단편적인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종합적인 사고와 창조적 사고를 길러내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하지만 아직도 일선학교에서는 아날로그식 교육이 지속되고 있다.이 때문에 고등학교에서 배워온 판박이식 교육으로 인해 대학 진학시 학생들이 학습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대학은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주 임무다. 국가와 기업은 창의력 있는 인재를 원한다. 논술은 창의력 있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지식과 정보를 논리적으로 재구성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거나 사실에 대한 통찰력을 길러 문제의 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고급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논술적인 글쓰기 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이 때문에 대학에서 논술을 강화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국내 대학들의 국제적 평가가 떨어지는 것도 논술을 등한시 한 결과에 기인할 수 있다. 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글로벌 경쟁시대에서 국내 대학들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우수한 교수진을 확보하고 시설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 교육의 질적 향상을 가져와야 한다.콘텐츠 강화는 다름 아닌 종합적 사고와 창의력 신장에 달려 있다.기업은 창의력 있는 인재만을 골라 쓸 수 밖에 없다.창의력 있는 인재가 대거 유입돼야만 기업 경쟁력이 길러지고 살아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대의 요구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가 중요하다.논술은 외면할 문제가 아니니까.통합교과형 논술은 국어 과목으로 이해하면 곤란하다.국어 교사들이 전담할 문제도 아니다.어찌보면 전체 교사들이 협동 강좌를 통해 풀어야 할 과제다.일선 학교의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지금은 주로 국어 교사들이 논술을 전담하고 있다.그러나 통합교과형 논술은 국어 교사만이 끌고갈 문제가 아니데도 대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국어 교사들의 몫이 되고 있다. 대학도 일선 학교의 준비여건을 고려치 않고 무작정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통합교과형 논술을 치르겠다고 발표해버렸다.어떤 문제를 출제하고 어떤 식으로 교육을 시켜야 하는지 그 해답을 대학측에서 먼저 내놔야 할 것 아닌가.이 문제에 대해선 아직도 대학측은 묵묵부답이다.아무튼 통합교과형 논술은 신문을 통해 익히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신문에 난 사설을 통해 논술을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신문은 세상을 내다보는 창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사문제를 중심으로 한 통합교과형 논술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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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0.25 23:02

[세상만사] 공직사회 변화에 희망을 본다 - 이대성

전북도가 변하고 있다. 그 변화의 단초는 직도사격장 문제의 해결에서 읽혀진다. 투쟁일변도가 아니라 대화와 협상을 통해 지역사회의 갈등을 봉합하고, 미래를 향한 성장동력 제고에 물꼬를 텄기 때문이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새만금 개발에 따른 직도사격장 중장기 이전계획 수립과 같은 보완책이 그것이다. 그러나 인간사에 일도양단은 없다. 어떤 형태로든 끝이 있기 마련임에도 항용 우리는 지나쳐 일을 그르치기 쉽다. 민주의의의 원칙으로 꼽히는 대화와 협상, 그리고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토론문화가 체득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토론회, 일방적 훈시로 끝나는 회의, 그리고 양보 없는 협상이 당연시 되는 한 발전과 도약은 기대할 수 없다. 북핵문제로 들끓는 국제사회가 그렇고, 국회 또한 마찬가지다. 기업도, 가정사도 다를 리 없다. 그런 면에서 직도사격장 문제를 풀어 낸 문동신 군산시장의 선택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중앙정부와의 협상에 있어 시민들의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되 일정부분 성과를 바탕으로 갈등을 조기봉합, 지역역량을 새로이 결집시켜 나갔기 때문이다. 직도 사격장 문제에 이은 두 번째 변화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대우조선의 군산유치다. 두 기업의 유치는 규모나 파급효과, 그리고 시기적인 측면에서 가히 획기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바로 그 사건의 중심에 공직사회 내부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민선 3기 출범 1백일에 불과하지만,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직사회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는 확증이기 때문이다. 제2의 두바이나 식품산업 클러스터, 첨단부품소재산업과 새만금 국제해양관광단지, 그리고 각 시군에서 추진 중인 많은 사업들의 면면이 그렇다. 그 성과의 이면에는 공직자들의 협력과 동참이 자리하고 있다. 민선 3기 단체장들의 의욕이 단초가 되고 있겠지만, 기업유치 전담팀과 기획 홍보 공단관리팀들의 땀과 노력이 숨어있다. 종래의 공무원들이 아니다. 현장주의, 성과주의, 원스톱서비스- 이제 우리 전북의 공직사회도 튼실한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온누리안 애듀플랜과 인성주치의(Edu-doctor)를 표방하고 있는 전북교육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노력을 폄하해서는 안 된다. 적극적 긍정적 책임행정에 나서고 있는 그들의 노력에 사회적 격려가 모아져야 하고, 그들의 노력이 우리 모두의 보람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모티브는 김완주지사와 14개 시장군수가 만들어야 한다. 참여결과를 증명하고, 전 공직자가 동참할 수 있는 자발적 참여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인적 자산시대, 공직사회의 변화는 우리의 희망이다. 우리 전북도의 모든 공직자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춰가고, 이를 중심으로 도민역량을 결집해 나간다면 2006년의 변화는 분명 전북의 기회다. /이대성(뉴스&피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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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0.18 23:02

[세상만사] 새만금사업과 김완주지사 - 조상진

김완주 지사가 얼마전 두바이와 카타르 네덜란드를 다녀왔다. 이름하여 ‘민선 4기 글로벌 벤치마킹연수단’이다. 여기에는 도내 시장 군수와 도의원 대학총장 기자 등 20여명이 동행했다.목적은 중동의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두바이 등을 둘러보고 새만금 내부개발과 식품산업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다. 두바이가 어떤 곳인가. 두바이는 모래로 인공섬을 만들고 그 위에 호텔과 레저시설 등을 짓는 역발상으로 세계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곳이다. 또 네덜란드는 어떤가. 이곳은 새만금과 새만금신항만의 모델인 쥬다치 방조제와 로테르담 ECT 신항만이 있는 곳이다. 연수단 파견은 좋은 생각이다. 짧은 기간동안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몰라도 발상의 전환을 위해 유익한 기회일 수 있다. 김 지사는 몇달 전부터 “전북의 희망인 새만금의 발전을 위해서는 두바이의 인공섬과 같은 창의적인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던 터다. 새만금사업은 1991년 11월 착공이래 15년 동안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세계 최장의 33㎞ 방조제는 출렁이는 파도를 헤치고 올 4월 끝물막이 공사로 이어졌다. 내년이면 방조제가 완공된다. 이제 과제는 내부개발과 특별법 제정이다. 그러나 이것이 쉽지 않아서 문제다. 지금까지는 타겟이 오직 방조제 하나였다. 정부에 대한 압박수위만 높이면 되었다. 어찌보면 도민들의 ‘낙후에 대한 한(恨)서린 정서’에 불을 지르면 힘은 저절로 모아졌다.하지만 이제부터는 1억2천만평이라는 백지상태의 캔버스에 그림을 그려야 한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세심한 디자인을 필요로 한다. 또 그동안 국민적 갈등의 모델이었던 이 땅을 화합과 지속가능한 발전모델로 변화시켜야 한다. 또 다른 시작인 셈이다.사실 김 지사는 그동안 새만금과 별로 친밀한 관계는 아니었다. 오히려 새만금이 어려운 시절, 멀리 비켜 서 있었다. 새만금을 이만큼이라도 끌어 온것은 강현욱 전 지사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정치적 목적이 없지 않았겠지만 그는 고비마다 삭발 등 모든 것을 던졌다. 반면 김 지사는 전주시장 시절 전주권 그린벨트 해제문제로 새만금 수질오염 논란을 불러왔다.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환경부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또 지난해 5월 한 방송토론회에서 주장한 새만금 관련 발언이 폄하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제 새만금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과 당진·평택경제자유구역, 태안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전남의 S 또는 J 프로젝트, 부산-전남-경남의 남해안 프로젝트 등이 그것이다. 수도권과 충청권 서남해안권으로 부터 협공당하고 있는 형세다. 또 대외적으로 중국 상하이의 푸동지구는 일찌감치 세계 금융 물류의 중심지로 자리잡았고 허베이성 조비전공업구에도 새만금만한 간척사업이 진행되고 있다.이같은 난관을 돌파해야 할 중책이 김 지사에게 주어져 있다. 물론 새만금은 국책사업이다. 따라서 큰 그림은 정부가 그릴 것이다. 하지만 도민의 이익이 얼마나 반영되느냐는 그의 역량에 달려 있다. 앞으로 그의 재임 4년은 새만금의 향후 30년 내지 50년의 향방을 좌우하게 된다. 그가 두바이와 쥬디치를 보고 왔듯 세계의 후발주자들이 새만금을 배우기 위해 몰려 올 날을 상상해 본다. /조상진(전북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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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0.11 23:02

[세상만사] 관광 인프라 이대로 괜찮은가 - 이경재

스위스의 한 노 부부가 전주 한옥마을의 길 모퉁이에서 조그만 지도를 놓고 어딘가를 찾느라 끙끙거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 시민이 다가가 그들이 찾는 목적지까지 안내해 준 뒤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됐느냐고 물었다. 그들은 ‘가장 한국다운 곳’이 이 곳이라고 해서 왔다고 했다. 서울에서 가장 한국다운 곳을 가 보고 싶다고 했더니 전주 한옥마을을 소개해 주더라는 것이다. 전주 한옥마을은 이제 한국에서는 가장 전통적인 문화도시의 상징적인 브랜드로 이미지화되고 있다. 한옥마을을 찾는 사람은 연간 59만명이나 된다. 이중 외국인이 1만명이다. 그런데 스위스의 노부부 처럼 찾을 곳을 쉽게 찾지 못하고 끙끙거릴 정도가 된다면 한옥마을의 관광인프라는 낙제점이라고 보아야 한다. 한옥마을이 가장 한국다운 곳 처럼 꾸며졌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박제화된 한옥마을이란 비판도 있다. 전북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4,300만명에 이른다. 이들에게 내놓을 대표적인 상징물이 없는 게 고민거리다. 물론 전주 한옥마을이나 청보리와 메밀 밭으로 유명한 고창의 학원농장 같은 곳은 전국적인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바로 이거다’ 할만한 관광상품이 없다. 농촌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도농가가 있듯 전북지역도 관광객을 흡인해서 파급효과를 노릴 ‘선도 관광상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새만금 방조제 도로가 앞으로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만금도로 33km가 완성되면 훌륭한 드라이브 길이 될 것이다. 군산~신시도 4차선 구간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방조제 둑 위로 도로가 개설된다. 내년도 예산에 사업비가 반영됐으니 머지않아 완성될 것이다. 이도로가 완공되면 우리나라 4,000만 인구가 한번씩은 달리는, 전국적인 관광상품으로 부상하지 않을까. 네덜란드의 쥬다찌가 세계적 관광지가 됐듯 새만금도 그렇게 될 것이고 부안과 고군산 군도의 천혜의 관광자원은 부가가치가 극대화될 것이다. 앞으로 관광산업은 전망이 매우 밝다. 지난 30년간 관광산업 연평균 성장률은 7% 이상이다.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4%대인 것에 비하면 두배에 이른다. 향후 5년간 우리나라 관광산업 성장률은 16%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세계관광협회는 관광이동 총인구가 2010년엔 10억명, 2020년엔 15억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광산업은 이제 미래 성장동력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수준은 이미 세계적이고 입과 눈은 고급화돼 있다. 세계 어디를 가도 기 안죽을 만큼 한국인들이 많다. 세계화된 이들의 눈높이에 관광인프라와 컨셉을 맞추지 않으면 흥미를 끌지 못한다. 안내소나 전문인력, 교통정보망 등 제대로 된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무작정 ‘우리 지역을 찾아달라’고 호소하는 건 먹히지 않는다. 관광객들이 새만금도로를 드라이브하고 난 뒤 이들에게 우리지역의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어디에서 머물고 무엇을 맛보고 가게 할 것인지, 어떤 아이템을 개발해야 돈을 쓰고 가게 만들 것인지 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지금이다. 군산 부안 고창 김제는 물론이고 인접 지역들도 머리를 번뜩이며 관광객들을 붙들어 둘 궁리를 해야 한다. /이경재(전북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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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10.04 23:02

[세상만사] 위기에 처한 전북대 힘내라 - 백성일

전북대가 내년이면 개교 60주년을 맞는다.그간 전북대는 종합캠퍼스를 구축하면서 외형적으로 많은 발전을 했다.하지만 지방대학이란 한계에 부딪혀 질적인 면에서는 아직도 멀었다.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양극화 현상이 대학에도 그대로 적용돼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가중되고 있다.연구비 확보나 시설확충 그리고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장학금 수혜 폭이 저조하다.글로벌 경쟁체제하에서 대학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우수한 연구인력이 확충돼야 하는데도 이를 뒷받침할만한 재정이 확보되지 않아 어려움만 가중되고 있다. 지방대학이 재정난을 겪기는 매 한가지지만 전북대가 겪는 재정난은 심각하다.연구비 지원도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지만 부족하다.이 때문에 학교가 대응투자를 못해 우수한 연구 인력이 타 대학으로 빠져 나가고 있다.게다가 연구비 횡령 사건과 학위매매사건이 터지면서 학교분위기가 예전에 비해 많이 침체됐다.그간 관행으로만 여겨져온 연구비에 대한 사법 당국의 철퇴가 가해지면서 교수들 사이에 연구의욕이 꺾인 분위기다.누가 애써 연구비를 확보해서 연구를 하겠느냐는 불만 섞인 탄식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연구비에 대한 용처를 관행이란 이름으로 적당히 얼버무릴 수 있는 상황은 지났다.그간 연구비는 교수 자신의 로비력에 의해 확보된 면이 있다 보니까 자연히 지출이 투명할 수가 없었다.그러나 연구비가 개인 호주머니 돈에서 나오는 돈이 아닌 만큼 투명하게 지출해야 하는 건 불문가지다.타 대학에 비해 연구비 건으로 사법처리를 받은 교수가 많지만 너무 억울해 할 필요는 없다.심기일전할 필요가 있다.접시를 열심히 닥다보면 그릇을 깨기가 쉽지만 연구비를 마치 떡 고물로 생각하거나 생활보조비 쯤으로 인식해선 곤란하다. 전임 총장이 연구비 횡령혐의로 중도하차한데다 교직원들이 뽑은 총장당선자마저도 도덕성 시비에 휘말려 학교의 명예가 개교 이래 최악으로 실추됐다.권위와 명예의 상징인 총장자리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다음달 25일에 총장 선거를 다시 치른다고는 하지만 총장 공석으로 인해 구심점이 없어 학교가 갈피를 못잡고 있다.로스쿨 유치에 어려움이 있고 그나마 한의학전문대학원 유치는 꿈도 못꾸고 있다.타 대학들은 우수 학생유치와 내년도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는 판에 전북대는 뒷걸음질만 치고 있다. 최근 몇년 동안 전북대가 내우외환을 겪으면서 학교 위상이 많이 떨어졌다.전국 대학 평가에서도 인근 전남대에 뒤쳐져 있는건 말할 것도 없고 거점국립대학이란 이름 값도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지방대학의 형편이 비슷하지만 전북대에는 경쟁력을 갖춘 특성화된 학과가 없다는 것도 큰 문제다.내로라하는 교수도 타 대학에 비해 적고 우수학생 유치도 맘대로 안돼 악순환만 거듭하고 있다.지금이 전북대의 최대 시련기인 만큼 위기를 기회로 삼는 노력이 절실하다. 대학의 경쟁력은 곧바로 지역의 경쟁력과 맞물려 있다.애정어린 눈으로 감싸줬던 도민들의 시선도 예전에 비해 곱지 않다.아무튼 능력있는 총장을 선출해 무력감에 빠져 있는 전북대를 살려 내야 한다.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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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9.27 23:02

[세상만사] 갈등의 주범은 그들이다 - 이대성

전시 작전 통제권 환수 문제와 FTA, 이른바 자유무역협정 문제를 둘러싸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찬반 양측 모두 조금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도 불안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전북지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직도 사격장 문제와 고속철도 정차역 문제도 마찬가지다. 국방과 지역의 이익이 상충되고 전주와 익산의 이해관계가 정면충돌, 해답을 찾을 수 없는 형국이다. 이분법적 사고로 본다면 주류와 비주류의 이해가 엇갈리고, 기득권층의 강행방침에 소외계층의 투쟁이 맞부딪히는 것처럼 보인다. 또 다른 쪽에서는 일도양단 해법을 외치지만 불안만 증폭시킬 뿐이다. 시민들만 이리저리 휘둘리는 꼴이다. 이쪽이 당사자라면 저쪽은 제 3자, 또 저쪽이 당사자라면 이쪽은 제 3자에 속한다. 이래저래 발을 뺄 수 없고, 막연히 끌려가는 입장에서 뭔지 모를 화가 치민다. 그러나 하나하나 그 본질을 들여다보면 해법은 참으로 엉뚱하다. 모든 게 뒤섞여 끝없는 대치국면인 듯 하지만 모든 일에 끝은 있는 법이다. 문제가 다르면 해답도 달라야 한다. 자주국방과 시장개방이 피할 수 없는 명제라면 작통권문제와 FTA는 ‘속도(速度)’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속도’는 ‘경쟁력’에서 조정되어야 한다. 속도와 경쟁력에 대한 논의대신 ‘전시 작전 통제권 환수 문제’와 ‘시장개방’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자주국방을 위한 국방력 확충, 그 목표달성 시점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농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장개방에 따른 농업경쟁력 확보대책이 논의되어야 하고 협상과정에서 이를 달성키 위한 개방시기 조정문제가 진지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직도문제와 고속철 정차역문제도 마찬가지다. 막연한 거대 논리나 감정적 지역 이기주의보다는 실체적 경쟁력 측면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안보가 국토보위에 기초하고 국토보위가 국토의 경쟁력 확보에 있다면 직도 사격장문제는 분명 문제가 있다. 물론 당장 이전하는 데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를 수 있다. 그렇다면 확실한 중장기 이전계획을 밝히고 이전시까지의 보상책을 제시, 도민들의 이해를 구할 일이다. 고속철 정차역도 그렇다. 정차역 신설과 기존역사 이용에 따른 시민편익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의 익산 ? 전주역을 이용할 수 있는데도 전주-익산 중간쯤에 정차역을 신설, 60만 전주시민과 30만 익산시민 나아가서는 도민 전체가 매번 불편과 추가교통비를 부담해야 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정작 우려되는 부분은 이 모든 문제에서 그 해결의 중심에 서야 할 정치권이 갈등의 증폭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이해당사자를 부추켜 정치적 반사이득만을 노리는, 그리고 그에 부화뇌동하는 제 세력의 행태가 계속되는 한 우리는 그들의 정치적 볼모를 면할 수 없다. 그들을 경계해야 한다. 그들이 바로 갈등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이대성(뉴스&피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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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9.20 23:02

[세상만사] '대학 총장'이라는 자리 - 조상진

대학이 급변하고 있다. 대학마다 경쟁력 향상과 위기 극복을 위해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다. 학교발전기금 확보는 기본이고 우수 교수확보와 학생유치, 구조조정 등 변화의 속도가 눈부시다. 이는 하버드대나 도쿄대 등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국내 대학들도 몸집을 줄이고 돈을 끌어 모으는 등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이다. 이런 노력의 중심에 총장이 자리한다. 대학이 총장 1인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아니지만 총장의 역량에 따라 학교발전 속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학의 운명이 누구를 총장으로 뽑느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국내 몇개 대학을 살펴보자. A대학 총장은 취임 3년간 3500억원의 학교발전기금을 모았다. 학부 수업의 35%를 영어로 진행시켜, 예전 ‘막걸리 대학’ 이미지를 ‘글로벌 대학’으로 바꿔 놓았다. B대학 총장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28만평에 학생 1만명이 공부할 수 있는 제2캠퍼스 계획을 착착 진행시키고 있다. C대학 총장은 CEO총장답게 대학에 기업의 목표관리(MBO)기법을 도입, 대학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사립대뿐 아니라 국립대들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고라는 D대학 총장은 교수 정년심사탈락률을 50%까지 끌어 올려 ‘철밥통 대학교수’ 풍토를 개선했다. 인근 E대학과 영남의 F대학은 어려운 학교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더불어 졸업생 누구나 2개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도록 프로그램을 바꾸거나 단과대 통폐합 등 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총장들도 있다. 이제 총장의 자리는 더 이상 ‘권위와 명예’에 머무를 수 없게 되었다. 단순 관리자가 아닌 개혁가요, 행정가요, 전문 경영인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 도내 현실로 눈을 돌려 보자. 지금 도내 대부분의 대학들은 ‘위기’를 넘어 ‘생존’의 기로에 직면하고 있다. 신입생 부족과 취업난, 재정난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도내 고교 졸업생 가운데 성적 우수자의 90% 이상이 서울로 진학하고 순수 취업률 또한 50%를 밑돈다. 여기에 연구력이 뛰어난 우수교수들 마저 기회만 있으면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수도권 대학으로 빠져 나가고 있다.이러한 악조건을 추스리면서 경쟁력을 길러야 하는 게 도내 대학의 현실이다. 그리고 그 맨 앞자리에 총장이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요즘 도내 대학의 행태를 보면 안타까움을 떨쳐 버릴 수 없다. 특히 국립대가 그렇다. 도내 대학을 대표하는 전북대의 경우 총장 선출 파문에 휩싸여 도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젊음을 내세웠던 전임 총장이 국립대 최초로 불명예 퇴진한데 이어 일어난 일이라 더욱 그러하다. 지난 6월 전북대가 선출한 당선자에 대해 임명권을 가진 청와대가 ‘부적격’ 판정을 내리면서 추천과 반려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당선자의 부동산 투기및 위장전입 의혹, 음주운전 경력 등을 문제 삼았고, 대학측은 ‘대학자율권 침해’로 맞서고 있는 상태다. 자칫 이번 일로 대학행정 차질과 학교위상 추락, 지역사회 이미지 먹칠이라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까 우려된다. 어쨌든 대학은 지역발전의 견인차여야 한다. 또 대학 경쟁력은 총장 경쟁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상처를 딪고 대학이 우뚝 섰으면 한다. /조상진(전북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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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9.13 23:02

[세상만사] 큰 판 한번 벌여보자 - 이경재

그 많은 정치인들이 지역을 발전시키겠다고 호언한 지 40여년. 이철승 황인성씨 같은 거목이 버티고 있었던 시대도 그랬거니와 참여정부 탄생의 혁혁한 공을 세운 김원기 정동영씨, 그리고 국회의원 11명 전원이 여당인 지금도 전북은 여전히 낙후 티를 벗겨내지 못하고 있다. 전북은 이제 ‘쇠퇴지역’으로 불린다. 어감이 더 고약해졌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30년간(1975∼2004) ‘지역성장과 지역변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인구는 계속 줄고 소득증가율은 가장 느린 지역으로 나타나 이처럼 분류됐다. 원인은 복합적일 것이다. 과거 경부축 중심의 개발정책이랄지 전북의 정치력, 도민 응집력 등도 그 요인일 것이다. 그리고 대개는 정부가 사업을 미루고 예산을 지원해 주지 않았던 탓이라며 외부로 책임을 돌려왔다. 하지만 지금은 지역의 독창성과 창의력이 지역발전을 좌우하는 시대다. 외부 탓만 한다면 앞으로 또다른 40년을 ‘쇠퇴지역’으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15년간 새만금에 에너지를 쏟아부은 사이 다른 지역은 현실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실익을 챙겨나갔다. 안동 유교문화권 사업이 국가지원 대상으로 결정된지 오래지만 전주 전통문화조성 사업은 내년도 국가예산 지원대상에도 들지 않았다. 무주의 태권도공원사업은 당초보다 그 규모가 대폭 쪼그라들었지만 경주는 지금 대규모의 무림촌 조성사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전남의 기업도시 J프로젝트는 엊그제 중간용역보고서가 나왔지만 무주의 기업도시는 하느냐 마느냐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새만금에 무슨 그림을 넣어야 할지 아직도 안개속인데 전남의 S프로젝트(서남해안개발사업)는 탄생한지 갓 2년인데도 이 사업을 관장할 기관 신설과 특별법이 추진되고 있다.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등 정치권이 최근 청와대 관계자들을 만나 진행시키고 있다. 지역이 일을 만들어내고 지역의 인사들이 관철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4년 7월 S프로젝트를 두고 노무현 대통령이 "큰 판 한번 벌이자"고 했던 기억이 새롭다. 서남권 9,000만평을 오는 2025년까지 인구 150만명의 바이오산업, 물류, 레저타운으로 건설하는 사업인데 컨셉이 좋으니 대통령도 격려할만하지 않은가. 전북은 ‘쇠퇴지역’의 탈출구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여건과 미래, 차별성을 고려한다면 해양자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군산과 부안의 워터프런트 여건은 어느 지역보다도 낫다. 지금은 골프가 각광받고 있지만 10년쯤 지나면 요트 쪽으로 쏠린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의 흐름이다. 그림만 좋으면 몇조원 단위로 투자할 기업이나 자금운용단체들은 많다. 자치단체는 투자할 필요도 없이 공모 등 투명한 장치만 진행시키면 된다. 빼어난 자연경관은 그 자체로 돈이고 사람을 불러들이는 흡인력이다. 군산 앞바다와 섬, 부안 격포와 위도 등이 그런 곳이다. 해양관광과 해양레저, 그와 관련된 산업. 이런 컨셉을 새만금과 연계해서 큰 판의 그림을 그린다면 멋진 그림이 나올 것이다. 사람과 돈을 끌어들이고 부가가치를 높일 방안이 무엇인지 이제 전북인의 머리로 그림을 그리고 실천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이경재(전북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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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9.06 23:02

[세상만사] 전북에는 인물이 없단 말인가 - 백성일

언제부턴가 전북에는 큰 인물이 없다고 한다.막상 중앙에 가서 일 할려고 보면 줄댈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는 물론 국회나 행정 사법부 등에도 인물이 없어 보인다.국민의 정부 시절에는 한승헌 감사원장을 비롯 정부 요직에 전북 출신이 다수가 포진해 있었지만 참여정부들어 손꼽을 만한 인물이 없다.이 때문에 지역에 무슨일이라도 나면 조용하게 처리할 문제도 큰 일이라도 난듯 확대되고 갈등만 증폭되고 있다.지역에 방파제 구실을 할 수 있는 유력 정치인이 없다는 걸 반증시키고 있다.왜 그렇까. 민선 4기가 출범한지도 두달이 됐다.전북도는 물론 각 자치단체의 로드맵이 거창하다.경제살리기를 최우선과제로 내걸고 단체장들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대부분 국비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한 사업들이다.그러나 정부 예산 확보가 그리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국가예산확보는 각 자치단체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유력 정치인이 있으면 얼마든지 쉽게 풀 수 있다.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국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 있으면 문제는 간단하다. 현재 전북 정치권은 정권실세들과 비켜 가 있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몇몇 의원들이 당요직과 국회직에 진출 국정운영에 일정한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타 지역 출신에 비하면 비할 바가 못된다.이 때문에 국가예산확보철만 닥치면 전북 정치권이 너무 힘 없다는 걸 느낀다.노무현정권을 탄생시켰으면서도 제 밥그릇을 못챙기고 있다는 말이다.참으로 안타깝다.인재기용도 어렵기는 매 한가지다.도내 출신 가운데도 역량있는 인물들이 중앙에서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연줄이 닿지 않아 기회를 못잡고 있다. 6선으로 국회의장을 지낸 김원기의원도 예전에 비해 힘이 약해 있고 5.31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독일로 떠난 정동영전대표도 대권후보군으로만 돼 있지 예전 같지 않다.물론 정치인의 인기와 영향력이란 것이 연예인의 인기도와 비슷한 것이어서 한번 힘 빠지면 다시 회복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영향력 있는 정치인은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리더쉽을 갖춘 인물이란 걸 부인할 수 없다.과거 같으면 가인 김병로나 윤제술 그리고 소석 이철승 같은 분을 지적할 수 있다. 지금도 계보정치가 예전만 같지는 않지만 이어지고 있다.이 여파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힘으로 자리 잡고 있다.권부는 권부대로 관료는 관료대로 연줄망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보이지 않는 손이 바로 연줄망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성 싶다.전북출신들은 현재 동아밧줄이 없기 때문에 인적네트워크가 형성돼지 않고 있다.자신을 보호해줄만한 힘이 없어 눈치나 살피고 기회나 엿보는 사람처럼 행세하고 있다. 소석 이철승씨가 현역일때 큰 줄 역할을 했다.물론 지금과 당시 정치 상황과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큰 일 할려면 소석에 의존해야 했다.옛말에 수양산 그늘 강동 팔십리란 말이 있듯 오늘의 전북의 위기를 타개해 나가기 위해서는 큰 인물로 누군가는 키워야 한다.진정이나 투서나 일삼아 가지고는 인물이 커 나갈 수 없다.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지역이 되고 관행적인 일로 유독 전북만 처벌받는 사회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큰 인물을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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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8.3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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