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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의 가능성을 새롭게 가늠하는 제 4회 전라한국화제전이 1일 오후 2시 국립전주박물관에서 개막됐다. 전북일보사 창사 50주년을 기념, ‘21세기 뉴비전, 젊은 작가 21명의 발언’으로 기획한 이번 전시회에는 왕성한 활동과 예술적 역량을 돋보이고 있는 전북출신 21명 작가가 초대되었다. 수묵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표현언어에 대한 탐색, 먹과 채색의 실험, 그리고 현대적 표현언어에의 창출이 신선하게 드러난 이번 42점 작품들은 자기 의식이 뚜렷한 젊은 작가들의 역량이 돋보인다는 평. 이날 개막식에는 채수일 부지사, 김남곤 전북예총회장, 장명수 우석대 총장, 안성국 전북일보 상무이사, 허영근 도의회부의장, 전희재 전주시 부시장, 진영석 전북농협부본부장, 박종순 정인대 학장, 선기현 전북미협회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와 미술인들, 그리고 전주국제영화제 게스트로 전주를 찾은 신상옥 최은희씨 부부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번 기획전은 40세 이하의 작가들을 대상으로 객관적인 심사를 거쳐 초대된 젊은 작가들. 이날 참석한 미술인들은 자유로운 형식과 주제의식이 기대 이상이다고 평가했으며 미술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신상옥 감독도 “젊은 작가들의 역량이 놀랍다”며 전주를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보게되었다고 말했다.이번 초대된 작가는 김경운 김미경 김란 김범석 김승호 김서영 박종갑 류일선 성민홍 송재명 안순금 오송규 이성현 임향 이철규 전량기 전호균 정미현 최전숙 최창봉 황현정씨 등 도내 미술대학을 졸업했거나 타지역에서 공부했지만 이지역 출신들이다. 이 전시는 5월 20일까지 열린다.
-준비부족인가?, 성황인가?◇…첫 심포지엄이 열린 1일 자료와 좌석, 동시통역기가 모자라 참석자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발생했지만 정작 주최측은 준비부족이라기보다는 ‘성황’이라고 강조.이날 50여명 정도의 참석을 예상했던 주최측은 1백30여명이 참석하자 뒤늦게 보조의자를 제공하고 자료를 복사하느라 진땀. 게다가 홈보팀은 ‘행사가 성황이었다’는 보도자료까지 내 기자들 사이에서는 “홍보팀이 지나치게 앞서 가려하는 것은 물론 지나치게 일방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며 쓴소리.-덕진공원 야외무대‘펑크 쇼’◇…박진감 넘치는 폭발적 사운드와 비명에 가까운 환호성.1일오후 전주 덕진공원의 야외이벤트는 언더그라운드 펑크록 클럽을 대표하는 ‘크라잉 넛’과‘쟈니로얄’,‘레이지 본’이 펼친 펑크 쇼(Punk Show).이들을 보기위해 몰려든 7백여명의 청소년들은 무대앞에 진을 치고 요란한 음악속으로 몰입.한껏 튀고싶은 신세대들에게 이날 행사는 대안영화를 표방한 전주영화제의 또다른 대안무대였던 셈.-종이축제기간에 종이박물관 휴관이 웬 말◇…한솔종이박물관 특별기획전 ‘한국의 한지공예전’은 종이문화축제와는 무관한 행사인가? 전주종이문화축제를 즐기기 위해 서울과 부산 등 외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진 1일, 한국의 한지공예전 특별전을 열고있는 한솔종이박물관이 휴관해 모처럼 전주를 찾은 외지인들이 크게 실망.전주종이문화축제를 주관하는 전주예총은 한솔종이박물관에 종이축제기간중인 1일에는 개관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종이박물관측에서는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관일이므로 개관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는 것.
전주국제영화제와 풍남제,종이문화축제등 주요행사가 속속 개최되면서 축제분위기가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전통문화의 유적과 예술행사를 연계개발하는 지역특화사업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풍부한 전통문화와 조상의 숨결을 곳곳에 간직하고 있는 전주시는 예향도시로서 최초의 통합축제에도 불구, 성공적으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를 전략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국제 영화제 4일째인 1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매표소를 비롯한 시내 각 매표소에는 미처 입장권을 구입하지 못한 시민과 관광객들이 장사진을 이뤘으며,노란 유채꽃으로 물든 전주천변에는 어린이와 가족등이 성시를 보였다.특히 난장이 펼쳐진 종합경기장 안팎과 백제로변등에는 제대로 걸어갈 수 조차 없을 정도로 인파들이 몰려들었는가하면 시민체육대회까지 겹쳐 경기장 일대는 온종일 인산인해의 광경을 연출했다.이날 오후 4시 풍남문에서 성황제가 벌어지고 타종된 다음 오후 6시부터 전라감사 행차등 길놀이가 경기전을 출발, 팔달로를 거쳐 종합경기장까지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밤 8시에는 불꽃놀이로 축제의 절정을 이뤘다. 또한 종이축제가 열리는 전북예술회관과 경기전등에는 한지 그림전과 한지 제작체험등이 마련돼 운집하는 시민과 관객들의 관심과 흥취를 이끌어내는데 충분했다.그러나 이들 각 행사장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과성 이벤트로 마련됨으로써 자칫 소모성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이번 축제로 대략 2백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지역상공인들과 관광여행업계등은 관련 마케팅을 준비하지 못해 축제특수를 누리지 못하는등 안타가움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천년고도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축제를 문화상품으로서의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시가지에 산재된 문화유적과 휴식공간을 한데 묶어 종합개발하고 관광및 여행 등을 연결하는 특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스핑크스의 입을 차례로 줌-인해가며 여러 장을 찍어냈다. 이번에는 여러 장의 사진 가운데 줌-인 되어진 셀룰로이드 필름을 확대경으로 계속해서 확대해 간다. 물론 스핑크스의 입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줌-인 되어진 정도에 따라 셀룰로이드 필름은 화질에서 차이를 보인다”.전주영화제 특별기획으로 마련된 ‘전주국제영화제 심포지엄’에 특강을 하기 위해 참석한 피터 윌렌씨(UCLA)가 최근 파리에서 가진 자신의 전시회 작품을 설명한다.그는 셀룰로이드 필름의 한계를 드러내 보이고 아울러 디지털의 가능성을 암시하려 했던 것이다.‘digital’digital:a. 손가락(모양)의;손가락이 있는;전자(녹음 등)디지털 방식의.그러나 사전적 의미를 떠나 현대사회에서 디지털이라 함은 디지털혁명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구조적인 변화의 중심에 서있다. 영화에서도 디지털의 파고(波高)는 높다.‘대안’을 표방한 전주영화제가 내용으로서의 대안영화를 찾았다면 기술적인 대안으로 찾는 것이 바로 디지털영화.디지털영화는 기존의 필름대신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고 디지털로 편집·영사하는 영화를 말한다. 현재는 극장의 대부분이 필름용 영사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로 촬영한 영화는 일반상영을 위해 필름으로 옮기는 키네코작업을 해야만 한다. 간편한 제작, 저렴한 비용 등 기존의 필름영화와는 제작방식은 물론, 그 배급구조면에서도 엄청난 차이를 가진 디지털영화의 등장은 21세기를 맞은 영화인들의 화두가 되고 있다. 어쩌면 유수한 감독들이 속속 ‘디지털 선언’을 하면서 이미 보편화의 길에 이미 나서고 있는지도 모른다. 디지털에 주목한 전주영화제가 주목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세명의 감독에게 디지털로 제작된 영화를 의뢰해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중이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3개월동안의 워크숍을 가져 여섯편의 작품을 내놓았다. 1일에는 ‘디지털영화, 그 기술과 문화’라는 주제로 폴 위먼(Napier Univ), 피터 윌렌(UCLA), 파비앙 웨그미스터(UCLA) 등을 초청해 리베라호텔 백제홀에서 심포지엄을 가졌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가능성, 역할 등 문화와 디지털 기술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열띤 토론을 가졌다. 오후에는 케이스 스터디-기술세미나가 파비앙 웨그미스터와 박기웅(전주영화제 기술자문), 마에자와 테츠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기술적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내용의 중요성은 다시 한번 강조됐다. “디지털 자체가 미디어가 될 수는 없다. 궁극적으로 창조의 폭을 넓혀주는 매체가 될 뿐이다” 그 의미가 깊다.
-전통과 디지털 공유 인상적제1회 전주국제영화제의 한켠에는 시대를 풍미한 영화원로가 자리를 빛내고 있다.유현목 감독(75). 동국대학교 명예교수이자 20세기 들어 최고의 한국영화로 평가받는 ‘오발탄’을 연출한 리얼리즘영화의 선구자다. 꽉막힌 일상을 살아가는 주인공을 통해 해방직후 암담한 사회모습을 담아낸 ‘오발탄’은 한국적 리얼리즘영화의 전형으로 불린다.거장은 노구에도 불구하고 전주의 이곳저곳을 보고 들었다. 마치 다음 작품을 찍기 위해 촬영장을 헌팅하듯 말이다.유 감독은 “전주는 전통과 디지털이 한데 어우러지고 있다는 느낌이 확연하다”면서 “이같은 혼재 속에서도 절제와 공유를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거리 곳곳에 내걸린 ‘이제 전주를 바꾸자’는 캐치프레이즈가 눈에 띈다고 말한다.유 감독에게 있어 영화는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의 갈등과 혼돈이었고, 예술과 종교 사이에서 인간의 길을 찾아가는 기나긴 여정이기도 했다. 때문에 구도에 매달린 거장의 눈에는 이제 첫걸음마를 뗀 전주국제영화제에게 들려주고 싶은 충고가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유 감독은 우선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조직의 산만함을 들었다. 여기에 첫번째가 갖는 비효율성도 빼놓지 않았다.그러면서도 유 감독은 “대안과 디지털을 앞세운 전주국제영화제는 조만간 문화적 다양성을 확산시키는 젖줄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평가도 잊지 않았다.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 23개국에서 1백78편의 작품들은 각자의 색깔과 장르를 달리하며 다양한 시선과 실험성을 뽐내고 있다.그러나 영화광이 아닌, 헐리우드영화에 입맛을 들인 일반관객들로서는 낯선 영화들이 부담스러울수 밖에 없다.그래서 일까. 성(性)을 주제삼은 영화와 애니메이션영화 쪽으로 관객들의 발길이 크게 몰리고 있다. 영화지식이 짧은 관객들은 제목 또는 장르에 의존해 영화를 선택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라는 관계자들의 지적이다.특히 이번 영화제는 대부분의 상영관이 매진사례를 빚고 있는 가운데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의 ‘로망스’를 비롯해 프레데릭 폰테인 감독의 ‘포르노그라픽 어페어’등이 특히 사랑받고 있다는 설명이다.‘로망스’는 프랑스에서 조차 과격한 성표현과 남자포르노배우 기용으로 외설시비를 불러일으킨 하드코어 섹스물이다. 파격적인 성행위묘사로 프랑스판 ‘감각의 제국’이라고 불릴 정도다.그러나 ‘포르노그라픽 관계’의 인기는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제목 영향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나탈리 베이)를 거머쥔 이 영화는 성관계를 소재로 삼았지만 성묘사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때문에 제목을 믿고 상영관을 찾은 일부 관객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그러나 전주국제영화제를 찾는 대부분의 관객들은 전문가 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영화적 식견을 앞세웠다. ‘영화의 바다’속에서 자신의 입맛대로 영화를 골라 나름대로의 해법을 찾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모두에게 즐거운 이유가 바로 여기다.
-‘요나와 릴라’와 ‘2000년에 스물다섯이 되는 요나’책상 서랍속의 낡은 일기장을 꺼내 본다.왜 그때는 그토록 많은 고민들을 해야 했던가하는 후회와 또 한편으로는 그때의 열정을 부러워하며 다시 한번 되돌아가기를 바래보기도 한다.1백78편의 영화제 상영작 가운데 꼭 세트(?)로 보아야 재미가 배가되는 작품이 있다. 여든이 된 알랭 타네감독의 76년 작품 ‘2000년에 스물다섯살이 되는 요나’와 지난해 제작한 ‘요나와 릴라’가 바로 이런 작품 가운데 하나.‘요나와 릴라’는 2000년 1월∼6월을 시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21세기를 갈망하거나 진단하는 영화라기보다는 오히려 이 작품의 전편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 ‘2000년에 ∼’에 대한 메아리와도 같은 영화다.이미 고전이 된 1976년 작품 ‘2000년에 ∼’. 뱃속에 있는 태아로 등장하는 요나는 당시를 사는 사람들의 희망이다. ‘2000년에 ∼’가 자본주의의 종말에서 선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요나와 릴라’에서는 새로운 세기의 초입에 들어선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감독 자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그 희망을 담은 요나의 스물다섯번째의 생일상은 다름 아닌 알랭 타네감독이 차렸다. 새로운 세기의 초엽에서 요나와 릴라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우연한 만남과 사건들을 겪지만, 세기 초 역시 세기말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영화는 보여준다.어쩌면 알랭 타네감독은 25년전의 일기장을 꺼내어 당시의 자신에게 ‘요나와 릴라’로 일종의 화답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도 영화 보고 싶다’ 단연 전주국제영화제의 스타(?)인 변영주감독(34)은 이렇게 외친다. 영화제의 메인무대에서 매일 열리는 관객과의 대화 진행자로 발을 단단히 묶인 탓이다. 그렇다면 정말 변감독이 영화를 못보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그는 하루 세편의 영화를 꼬박꼬박 보고 다닌다. 그것도 발품 팔아 직접 티켓팅을 하고 시간 재어가며 상영관으로 달려간다. 하루에 2-3회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는 일이 볼영화가 너무 많은 변감독에게는 고역이지만 의식있고 감각있고 입담좋은 그를 무대에서 만나는 관객들은 즐겁다. 메인무대 진행하랴 영화보랴, 외국 게스트들이며 서울에서 내려온 영화 친구들 만나 술 마시랴 지칠법도 하지만 그는 한결같이 씩씩하고 열정적이다. 메인무대 진행을 떠안게 된 것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으면서도 “이 기회 아니면 내가 어떻게 로저코먼 감독같은 대선배와 함께 서있을수나 있었겠느냐”며 한편의 작은 즐거움도 흔쾌하게 내비친다. 그가 로저코먼에게 “당신에게 영화는 무엇이냐”고 물었단다.“재미있게도 임권택 감독과 똑같은 이야기를 했어요. 영화는 의무고 행복이다구요. 저는 아직 거기까지는 아니예요. 나에게 지금 영화는 행복뿐이거든요.” 그의 대답은 이렇게 언제나 명쾌하다. 사회 참여적 영화와 예술영화, 그 경계의 영화들을 빼어나게 만들어나가는 존 조스트나 존 아캄프라 같은 감독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전주영화제를 그는 그 자체로서의 가능성에서 뿐 아니라 한국영화문화의 가능성이 열리는 창구로 생각한다고 했다.“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지만 1회가 껴안아야할 당연한 한계라고 봅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상영작들이 상업적이지 못한 영화들인데도 관객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이라는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영화문화의 가능성이 충분히 열린 것 아닌가요? ” 이미 전주의 문화적 환경이나 정서, 좀체 드러나지 않는 심성까지, 그리고 전주시내의 웬만한 골목길까지도 환하게 그려내는 그에게 요즈음 별칭이 하나 붙었다. ‘전주명예시민’. 다큐멘터리 지역영화사-전주를 제작하면서 전주에 깊이 빠져버린 그는 이런 소중한 역사를 갖고 있는 전주시민들이 영화제를 보다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고 평가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전주에서 왜 또 영화제를 하느냐’는 질문을 질리도록 들었다는 그는 너무도 확실한 명분이 있지만 그는 이제 대답대신에 이렇게 반문한다. “그럼 전주에서 영화제를 하면 안되는 이유는 또 뭐냐”.변감독이 좋은 영화를 추천했다. “‘방파제’요. 너무나 감동적인 예술이었는데 스틸만으로 이루어졌는데도 그 예술성의 깊이가 놀라웠습니다. 오늘 상영하는 새로운 신-포스트 이데올로기도 기대 됩니다. 민족담론이 개인의 담론으로 어떻게 전환했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이지요.” 그는 역시 명쾌하다.
포도청(捕盜廳)잡을 포(捕), 도둑 도(盜), 관공서 청(廳)조선 때, 도둑이나 그 밖의 범죄자를 잡기 위하여 설치한 관청먹고 살기 위해서 차마 못할 짓까지 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에 “목구멍이 포도청(捕盜廳)”이라는 말을 쓴다. 먹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포도청에 가는 것 까지를 각오한다는 말일 것이다. ‘손 수(手= )’에 ‘클 보(甫)’가 더해져 만들어진 ‘잡을 포(捕)’는 사로잡은 적(敵)이나 무엇에 마음이 팔리거나 매이어 꼼짝 못 하는 상태를 일컫는 포로(捕虜), 잡아서 묶는다는 포박(捕縛), 포도청의 우두머리인 포도대장(捕盜大將), 사로잡는 일인 생포(生捕), 죄인을 쫓아가서 잡는 일인 체포(逮捕) 등에 쓰인다. 비슷한 글자에 물가 포(浦), 펼 포(鋪), 포도 포(葡), 채마밭 포(圃), 먹일 포(哺), 말린 고기 포(脯)가 있다. 포도물이강계(捕盜勿以疆界)라는 말이 있다. 도둑을 잡는 데에 경계를 문제 삼지 말라는 의미로 도둑은 신속하게 잡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도둑’ ‘훔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도(盜)’는 남의 산에 있는 나무를 몰래 베어 가는 일인 도벌(盜伐), 남의 것을 몰래 쓴다는 도용(盜用), 몰래 엿듣는 일인 도청(盜聽), 강제적으로 남의 재물을 빼앗는 도둑인 강도(强盜), 물건을 훔치는 버릇인 도벽(盜癖), 그리고 고분(古墳) 따위를 몰래 파헤쳐 부장품을 훔치는 일인 도굴(盜掘) 등에 쓰인다.좌전(左傳)에 "도증주인 민오기상(盜憎主人民惡其上)"이라는 말이 나온다. 도둑은 주인을 미워하고 백성은 윗사람을 미워한다는 의미로, 옳든 그르든 간에 자기에게 언짢거나 불리한 존재를 싫어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마음을 표현한 말이다.
My husband is thick headed.(내 남편이 고집불통이야.)A:I'm sorry, but I can't go.(미안하지만 나는 갈 수가 없어.)B:Why not? (왜 못 오니?)A:My husband is thick headed.B:Why is he refusing to let you come?(그 사람이 왜 너를 못 가게 하니?)A:He wants me to stay home.(그는 내가 집에 있기를 바래.)부부 사이에 사소한 입장 차이로 다투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에는 어느 한 쪽이 자신의 주장을 조금만 굽히면 되는데 이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며 서로 노력해 나가야 할 일이다. 위의 예 “My husband is thick headed.”는 “내 남편이 고집불통이야.”의 뜻으로 남편이 완강하게 고집을 부리는 것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이와 유사한 뜻의 표현으로 “My husband is stubborn.” 또는 “My husband wants his own way.” 등이 가능하다.위의 예 “My husband is thick headed.”에서 ‘thick’라는 단어는 ‘두꺼운/가득한’의 뜻으로 여기에서는 ‘thick headed’가 ‘우둔한/고집불통인’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thick’가 ‘가득한’의 의미로 사용된 예로 “The sky was thick with stars.”(하늘에는 별이 총총 했다.)가 가능하다.(예) A:The air is thick with cigar smoke.(공기가 담배 연기로 자욱한데.) B:Why don't you open the window?(창문을 열어 줘?)
다큐멘터리 장르에 디지털 매체를 선택,새로운 가능성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영국의 존 아캄프라(John Akomfrah) 감독.디지털영화의 미래를 조망하고 있는 전주에서 그는 “창작작업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획일화된 규칙을 거부할 수 있는 용기다”는 말로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한 설명을 대신했다.아캄프라 감독이 만들어 낸 영상의 특징은 사회참여 성향의 메시지를 한폭 수채화같은 화면에 옮겨낸다는 점. “기존 아날로그 필름과 디지털영화의 차이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열정적으로 추구하려는 실험정신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그는 인간내면의 진솔한 감정을 다양한 형식으로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다큐멘터리에 매력을 느낀다.“사회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대변, 흑·백사회가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주고 싶었습니다” 작품속에 투사된 인종문제에 대해 그는 “특별히 부각시키려 한 것은 아니었다”며“단지 영국사회가 안고 있는 도덕적 부조리를 다루기위해 소재로 삼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이번 영화제 N-비전에서는 그의 작품중 미래를 배경으로 흑인의 정체성을 다룬‘메모리 룸 451’, 과거의 시민소요를 다양한 관점으로 서술한‘폭동(Riot)’,자전적 기록영화‘안개의 기억(The Call of Mist)’등 3편을 만날 수 있다.(3일 오후 6시30분 덕진예술회관)
<풍남제>▲무과급제 행렬·재현(13시, 전주천양정) ▲창극 비가비명창 권삼득(19시, 전북학생종합회관) ▲전주시민가요제(13시, 전주난장 특설무대) ▲장타령한마당대회(15시, 전주난장 특설무대) ▲가정을 위한 국악큰잔치(18시, 전주난장 특설무대) ▲우석청소년 그룹댄스 페스티벌(20시, 전주난장 특설무대) ▲제6회 전국한지공예대전(5일까지 전북예술회관전시실)<전주종이문화축제>▲조선시대 한지생활용품전·완판본 한글고전소설과 고문헌전·닥종이 인형 5인전·한국수정한지 그림연구회전(5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시실) ▲한지제작체험·엄마와 함께하는 한지공예교실·종이재활용교실·충청도 설위설경(종이바수기) 시연 전시·한국전통연 시연 전시·한지와 전통차와의 만남(5일까지 경기전) ▲한국의 한지공예대전(7월 30일까지 한솔종이박물관)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9시부터 전주실내체육관 대사습회관 MBC공개홀<전라한국화제전> 20일까지 전주국립박물관 전시실
◇ 오늘의 이벤트▲09:00∼17:00 = 심포지엄 트랜스 아시아 영화(리베라호텔 백제홀)▲10:00∼18:00 = 24프레임을 잡아라- 주유소습격사건, 반칙왕, 인정사정 볼것 없다(영화의 거리)▲14:00 = ‘수퍼국민’감독 완련 기자회견(전북대문화관 기자회견장)▲15:00 = ‘세 오렌지의 사랑’ 홍홍 기자회견(전북대문화관 기자회견장)▲16:00 = 관객과의 만남 ‘플란더스의 개’감독 봉준호(메인무대)▲17:00∼19:00 = 영화음악페스티벌(야외상영장)▲19:00 = 페이스프린팅- 존 조스트, 존 아캄프라(메인무대)
SBS의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뉴스추적」이 오는 2일 밤 10시 55분 `연예인 매춘'의 실상에 대해 보도할 것으로 알려지자 방송가에 파장이 일고 있다. 뉴스추적팀의 취재 결과 그동안 일반인들이 막연히 `그러지 않을까'하고 짐작하고 있던 일들이 엄연한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예인 매춘'에 대한 소문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사안의 성격상 `007작전'을 연상시킬 정도로 워낙 은밀히 이뤄지고 있어 그 실체가 공식적으로 드러난적은 없었기 때문에 이번 뉴스추적의 보도는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단 취재팀이 확인한 사실은 연예인 매춘을 전문적으로 알선해주는 `매춘 브로커'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모 기획사 사장으로 확인된 이 매춘 브로커에 따르면 1천만원 이상만 주면 원하는 연예인을 다 보내줄 수 있으며 비밀유지를 위해 `고객'의 신분에 대한 철저한 확인을 거친 뒤에야 거래를 성사시켜 준다. 이는 이른바 `점조직'을 통해 극도의 보안 속에서 아는 사람들끼리만 워낙 은밀하게 이뤄져 같은 연예인들끼리도 서로서로 누가 누구와 어떤 거래를 했는지를 소문으로만 알고 있을 지경이라고 한다. 취재팀은 `연예인과의 하룻밤'을 돈을 주고 사는 사람들은 대개가 재벌 2세를비롯한 재계 인사들이었으며 지금까지의 취재 과정에서 정치인의 연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일 방송에서는 하룻밤의 대가로 백지수표를 제의받은 20대 인기 에로영화 배우Y양의 고백과 `돈을 받고 몸을 팔았다'고 매춘사실을 시인한 연예인 1명의 육성, 매춘 브로커의 육성 등이 보도된다. 또 화대를 주고 인기 연예인과 하룻밤을 지냈다는 재벌 2세의 증언도 카메라에담았다. 취재팀은 당초 지난달 초 발생했던 억대 사기 골프도박 사건에 여자탤런트 3명이 연루돼 있던 사실에 착안, 연예인 매춘에 관한 취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당시 사기 골프도박 혐의로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에 구속된 3명의 중소기업 사장은 제주도 O컨트리클럽 골프장에서 내기골프를 친 뒤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통해알게 된 장모(27), 홍모(26), 남궁모(26) 등 여자 탤런트 3명과 술을 마셨다. 뉴스추적팀은 당시 사건을 통해 이같은 일들이 연예계 내부에 만연해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고객'을 가장, 연예인 매춘 브로커에게 접근했다. 취재팀은 이 브로커가 보안유지를 위해 두 번 세 번 신분확인을 요구하는 바람에 취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뉴스추적팀 주시평 기자는 "소문으로만 떠돌던 `연예인 매춘'이 취재 결과 엄연한 사실로 드러났다"면서 "브로커는 만일의 사태를 우려, 신분이 확실한 사람이 아니면 알선을 해주지 않으려 해 취재가 벽에 부딪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뉴스추적팀은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들을 검찰에 넘기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중이어서 1995년의 `출연대가 금품수수' 사건으로 PD들이 대량 구속된 데 이어 `연예인 매춘' 보도가 방송가에 또한번의 충격파를 던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스크린쿼터제(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는 반드시 현행대로 유지돼야 합니다”한국영화의 활로를 지켜내려는 이같은 목소리는 영상의 도시 전주에서 더이상 강건너 일이 아니다.거대자본과 배급력을 앞세운 헐리우드의 공세에 맞서 영상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스크린쿼터 사수 서명운동’이 영화의 거리 메인무대옆에서 진행되고 있다.지난 3월 출범한 스크린쿼터문화연대(이사장 문성근)가 영화제 기간동안 벌이고 있는 이 서명운동에는 1일 오후까지 모두 8천여명이 동참,시민들의 관심을 반영했다.특히 이곳 홍보부스에서는 스크린쿼터 사수 비상대책위의 활동을 담은 동영상을 상영,시민들에게 영화인들의 의지를 전달하고 있다.문화연대는 또 지난달 30일 영화제에 참가한 국내·외 게스트들을 초청,‘영상문화 다양성을 위한 국제연대의 밤’을 열어 헐리우드의 독점적 지배체제에 대응하는 국제연대기구 구성을 제안했다.문성근이사장은 이날“한 나라의 문화 패권주의에 굴복,민족의 정체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은 인류의 재앙”이라며“세계영화인들이 힘을 모아 문화적 예외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종이의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가늠하는 자리로 마당을 벌인 전주종이문화축제. 지난달 29일부터 경기전 뜨락을 종이세상으로 만든 종이문화축제의 인기코너는 단연 종이제작 체험장이다.닥나무가 풀어진 종이물에 발과 같은 판을 수차례 넣었다 빼면 풀무같은 얇은 한지가 떠진다. 이것이 바로 종이뜨기 과정이다. 종이제작 체험장은 전북한지공업협동조합(조합장 오남용)이 일반인들에게 한지 제작 과정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일반인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는 한지에 대해 알리고 또한 한지의 쓰임새가 무한하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한 체험코너다.한지제작 장인이 직접 종이뜨는 과정을 보여주고 체험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이를 직접 해볼 수 있도록 마련한 종이제작 체험장은 어린이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번호표를 받아 자신의 순서를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카메라에 자신의 모습을 담은후 이를 한지에 출력하는 한지 즉석 사진코너도 성황이다. 2천원이면 자신의 모습이 담긴 한지사진을 받아볼 수 있는데, 행사장에 마련한 컴퓨터가 쉴틈없이 작동되지만 그래도 줄을 서 기다려야 한다.학창시절 미술시간에 해봤음직한 한지글씨쓰기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한지글쓰기 체험장에는 한지와 먹 붓이 마련돼 있어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은 가훈을 써가기도 하고 자신의 이름을 큼지막하게 새겨가는 등 옛 추억을 떠올리며 즐기고 있다.엄마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종이공예교실에서는 각종 꽂이함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재료비 1천원만 내면 근사한 종이상자를 만들 수 있다.이밖에도 신문지를 재활용한 종이그릇 만들기코너와 전통연 만들기 행사장 등도 관람객들이 북적이는 곳이다.두딸과 함께 종이문화축제를 찾았다는 유명심씨(전주시 평화동)는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사들이 많아 좋다”며 “참여코너를 더욱 확대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종이문화축제에 마련된 다양한 체험코너는 성인들에게는 향수를 일으키는, 어린이들에게는 한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는 장으로서 톡톡히 역할하고 있다.
종이의 쓰임새는 어디까지 인가. 전주예총(회장 진동규)이 지난달 29일부터 전주경기전 뜨락에 마당을 편 전주종이문화축제. 가족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종이축제마당은 종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다양한 문화상품으로 가득차 있다.한지사진, 한지그림, 한지여과지, 구이판지, 한지가방, 한지쿠션, 한지의상, 한지액세서리 등 한지의 쓰임새를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들이 시선을 끌고 있다. 한지가 인화지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인 한지사진은 종이축제를 찾는 관객들의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지사진은 한지의 독특한 질감과 분위기로 색다른 느낌을 전한다. 한지사진을 선보인 사진작가 김석란씨는 “한지를 인화지로 사용하는데는 아직은 어려움이 많지만 꾸준히 연구해 전주의 독특한 문화상품으로 계발하고 싶다”고 밝혔다.한지를 황토와 옥 등과 혼합해 건강보조상품으로 선보인 황토옥벽지는 나이가 지긋한 관람객들이 관심을 보였다. 한지여과지와 구이판지 등도 일상생활속에 한지가 깊숙히 자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인 상품들이다.한지를 도화지로 삼고 그 위에 한지를 조각조각 찢어붙인 한지그림도 색다른 공예품으로 선보였다. 브로치와 핀, 목걸이 등 한지액세서리는 여성들의 관심을 모았다. 한지액세서리는 만들기가 쉬운데다 한지의 고운 빛깔과 질감을 보존할 수 있어 인기다.쉽게 찢어지고 구김이 간다는 종이의 한계를 불식시키는 한지의상도 다양하게 선보였다. 전북한지공업협동조합에서는 한지로 제작한 수의(壽衣)를 선보였다. 또 전주패션협회는 한지를 일반 천처럼 직조한 한지원단으로 옷을 제작해 선보여 크게 호응을 받았다. 이들 단체들은 종이옷의 실용화와 대중화를 목표로 꾸준히 상품을 계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천연염색으로 고운 빛깔을 낸 한지가방과 한지쿠션도 이채롭다. 전주기전여자대학 실내제품디자인과 학생들이 선보인 각종 한지생활용품들은 생활소품으로의 한지활용의 영역을 넓혔다.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후 이를 한지에 출력한 한지즉석사진은 일반종이를 출력지로 사용한 것과는 다른 분위기를 내 인기를 끌었다.한지를 빻아 만든 장남감이나 바둑판을 비롯한 각종 정리함 등 종이의 한계를 규정하기 어려운 다양한 종이상품들이 선보이고 있는 종이문화축제 마당은 종이를 현대적으로 활용하려는 아이디어 상품들이 넘쳐나고 있다.
<노이놔 바다>와 네편의 애니메이션해마다 부산에서 열리는 영화제를 보기위해 부산에서 일주일정도 머물렀었다. 그리고 부러워했었다. 4월29일, 부산에서의 경험으로 프래스카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좌석에 앉아 편안히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 일찌감치 매표소 앞에 줄을 섰다. 내 앞에 한 열 명쯤 될까 한시간여를 내리쬐는 뜨거운 봄볕을 다 받아내도록 줄은 줄어들지 않았다. 뒤쪽에 서 있는 이들의 불평이 쉬지 않고 들려왔다. 내 차례가 되었다. 뭐라고요. 매진이라고요. 나는 말문을 잃었다. 그렇다면 미리 그걸 좀 앞에 써놓을 일이지. 처음 열리는 국제행사라서 그렇겠지. 씁쓸한 웃음을 짓고 그래도 서서라도 봐야지 하며 극장으로 들어갔다. 아니 매진이라고 했는데? 영화시작 오분전 극장은 텅 비어 있었다. 영화시작 큐, 채 오십명도 되지 않았다.4월 30일, 몇 년 전이던가. <프래데릭 백> 감독의 '나무를 심는 사람'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본적이 있다. 한폭 수채화같은 그 감동은 내게 충격처럼 기억되어 있다. 다시 또 그와 같은 감동을 수혈 받기 위해 그의 작품 '위대한 강'으로 노 저어 갔다.각각 이미 유수의 영화제에서 큰상들을 받은 5편의 애니메이션 '노인과 바다' '어린 왕자' '이야기 속의 이야기' '샤를르와 프랑소아' '위대한 강'이 안개처럼 스멀거리며 극장 안을 가득 물들이기 시작했다. 그 감동은 디즈니랜드식 애니메이션의 상업주의로 한껏 치장한 요란하고 자극적인 것이 아니라, 여름 날 폭죽처럼 퍼붓고 가는 소나기가 아니라 마른 대지를 깊숙히 적시며 이 봄 씨앗들을 일깨우고 새싹을 틔워 꽃을 피우는 봄비와도 같이 스며들었다. 그리하여 이 속도감의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주변의 따듯하고 느린 것들을 돌이켜 보게 하는 것으로 다가왔다.이미 책을 통하여 알고 있는 헤밍웨이 원작 '노인과 바다' - 시작하는 순간 아! 하고 그 푸른빛의 영상 미에 가슴이 벅찰 지경이었음. 그리고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는 따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할아버지와 손자의 삶을 통해 인생의 여정을 "노인과 바다'와는 또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한 '샤를르와 프랑소아' 그리고 무분별한 남획으로 강과 바다의 생명들이 사라지는 안타까운 현실을 한편의 대 서사시로 노래한 '위대한 강'은 애니메이션영화가 존재해야할 그 이유를 알리는 작품들이었다.마지막으로 한편이 남았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언어로 찬사를 보내야 할까. <유리 노스태인> 러시아의 감독께 경의를 표한다. /시인 박남준
중국 6세대 감독인 장 위엔(張元)과 조선족 진 싱(金星)이 나란히 전주를 찾았다.제1회 전주국제영화제 특별프로그램인 ‘디지털 삼인삼색’가운데 1/3조각인 ‘N-3 진 싱(金星) 파일’의 감독 및 배우 자격이다.‘진 싱 파일’은 중국의 유명한 현대무용자이자 안무가인 진 싱(33)을 그린 다큐멘터리.진 싱이야기는 그러나 성공한 안무가를 위한 찬가가 아니다. 평범한 남자가 아닌 각광받는 여성안무가로 힘겹게 거듭나는 과정을 디지털영상으로 담은 작품이다.주인공은 현재는 여성이지만 성전환수술을 받기 전인 지난 95년까지는 남성이었다. 영화는 진싱이 직접 나서 끊임없는 독백을 토해낸다.장 위엔 감독은 영화를 통해 ‘사람과 고독 그리고 상처받은 감정’을 일관되게 그린다.장 감독은 “첨단이 난무하는 21세기에도 성에 대한 고정관념은 변함이 없다”면서 “영화는 새로운 시선을 화두삼아 한 성전환자를 통해 세상의 모순을 역설하고 있다”고 작품을 설명했다.1백70㎝의 장신에 무용으로 다져진 근육질의 진 싱. 그는 영화에서 ‘내일이면 여자가 된다’며 지독히 외로웠던 지난 날의 통한을 실감있게 표현, 관객들을 사로잡는다.더욱이 진 싱은 조선족교포다. 그는 유창한 한국어실력으로 “남성으로 살아갈 때만 해도 예술과 생활, 남성과 여성, 꿈과 현실 등을 끌어 안은채 교착하고 갈등하는 힘겨움의 연속이었다”면서 “결국 몇년 전에야 고정관념을 떨칠수 있었다”고 말한다.그는 또한 “이번 영화를 통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카메라 앞에 처음 섰지만 생각보다 편했다”고 말한다.중국 6세대 감독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장위엔은 검열이 엄격하기로 소문난 중국에서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영화를 완성시킨 독립영화 감독이다.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감독으로 급부상했다.진 싱은 중국인민해방군예술학원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현대무용을 전공했으며, 현재 상하이 현대무용단의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다.
-전주 창극 비가비명창 권삼득2백여년전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창 권삼득이 우리앞에 선다.전주의 대표창극 ‘비가비 명창 권삼득’이 2일 오후 7시 전북학생회관에서 풍남제 기념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전북도립국악원이 지난해 마당창극으로 선보여 크게 호응을 받았던 ‘비가비 명창 권삼득’을 올해는 무대로 자리를 옮겨 ‘전주창극’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선보이는 것. 지난해 공연된 ‘비가비 명창 권삼득’은 이 지역 출신의 인물을 소재로 삼아 지역민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기존 판소리의 이면을 충분히 살려 극중 상황으로 활용해 마당창극의 전형을 탐색한 극이라는 평을 받았었다. 도립국악원 문치상원장은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마당창극이 지닌 한계와 극의 흐름상 지루하거나 어색한 부분을 가다듬고, 소리의 고장이라는 점을 더욱 강조해 ‘전주창극’이라는 독특한 장르로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비가비 명창 권삼득’은 양반출신으로 당시 천하게 취급되던 판소리의 길을 걸었던 전주출신 초기 명창 권삼득의 생애와 그의 민중의식을 그린 작품이다. 양반광대라는 뜻의 ‘비가비’라는 명칭을 얻게 된 그의 고뇌와 예술혼을 깊이있게 느낄 수 있는 작품.특히 당시 민초들의 애환이 이 창극에 담겼으며, 따라서 다시 살아온 권삼득의 소리를 통해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위로받을 수 있는 신명난 놀이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창극은 삼득 설렁제라 하는 ‘제비 몰러 나간다’를 힘차게 부르며 마당판을 열어 양반신분으로 광대노릇이 용납되지 않아 멍석말이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소리 한대목으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고, 득음에 이르는 고난의 과정과 전주대사습에 참가하는 등의 총 열두장으로 풀어간다.‘비가비 명창 권삼득’은 전북도립국악원의 역량이 총결집된 작품이다. 김정수 도립국악원상임연출이 연출을 맡았으며, 음악은 류장영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 안무는 홍경희 도립국악원 무용단장이 맡았다. 은희진 도립국악원예술단 예술감독 겸 창극단장이 권삼득으로 열연하며, 도립국악원 예술단 1백20여명이 호흡을 맞춘다.
전북 문화예술인들, "문화예산 삭감 도의원들 사퇴 촉구"
하송 시인, '2024년 한국 예인문학 문학대상' 수상
추위 녹이는 클라리넷 연주⋯신재훈 독주회
박용근 의원 제기한 전북문화관광재단 본부장 심사 개입 의혹…법률상 '위법 사항 없음'
삭감된 예산에 뿔난 지역예술인, 반면 전북예총·전북민예총은 '무덤덤'
전주사진센터 부설 사진연구소 1983, 회원전 '새만금' 연다
정가 선율에 취하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
전북특별자치도 콘텐츠융합진흥원 입주기업 ‘아가미림’, OTT 시장 진출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
사회적기업 미소능력개발센터, 방화선 선자장 홈페이지와 쇼핑몰 제작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