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문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축하하며
한국의 ‘김장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 in the Republic of Korea)가 지난 5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8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인류무형유산(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으로 등재됐다.UN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 식품규격 위원회(Codex·코덱스)에서는 주원료인 배추를 절임 하여 고춧가루, 마늘 등 양념류를 혼합하여 젖산 생성에 의한 적절한 숙성과 보존성이 확보되도록 포장되기 전후에 저온에서 발효된 제품으로 김치를 정의하고 있다.가족 중심 대량 김치 담그는 일 드물어하지만 김치가 한국의 전통 음식이라는 것조차 모르는 외국인들이 더 많다. 한식(韓食) 세계화를 위해 이곳저곳 뛰어다니면서 자주 들은 질문이 “도대체 한국 전통 음식이 무엇인가?”라는 것이었다.김치와 같이 채소를 절이거나 발효시키는 식품은 다른 나라 문화권에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가족 공동체를 중심으로 비슷한 시기에 대량으로 김치를 담그는 일은 드물다. 무형유산위원회에서도 이 점에 주목해 “한국인의 일상생활에서 세대를 거쳐 내려온 김장이 한국인들에게는 이웃 간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한편 그들 사이에 연대감과 정체성·소속감을 증대시켰다”면서 “김장의 등재는 비슷하게 자연재료를 창의적으로 이용하는 식습관을 가진 국내외 다양한 공동체들 간의 대화를 촉진할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등재를 결정했다.이로써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및 종묘 제례악, 판소리, 강릉단오제,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 가곡, 대목장, 매사냥, 줄타기, 택견, 한산 모시 짜기, 아리랑, 이번에 김장문화 등 총 16개의 인류무형유산 등재 목록을 가지게 되었다.한편 현재까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전 세계의 음식 문화를 살펴보면 프랑스의 미식술, 그리스와 스페인 등 4개국의 지중해 요리, 멕시코 전통 요리, 일본 전통음식문화인 와쇼쿠 등 5건이며 우리나라의 김장문화가 6번째 등재를 하였다.이와 반면에 “김치가 인류무형유산인 것처럼 알려지면 상업화에 이용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특정 음식은 인류무형유산에 오를 수 없다는 유네스코 측의 발표는 음식문화의 독창성과 전통성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 비춰 볼 때 전북지역 음식문화 자산의 발굴과 보존, 활성화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를 제시한다. 전북의 음식이야말로 어느 지방도 따라올 수 없는 맛의 풍류와 멋의 전통, 나눔의 공동체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음으로써 오랜 세월 대대로 이어온 인류무형유산으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도내 음식문화자산 발굴 활성화 시급김장 문화에 이어 또 다른 우리의 전통 음식이 인류무형유산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전통 음식의 원형을 찾아 복원하는 일이 중요한 일이다.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지정된 전주는 그런 의미에서 특별하고 중요하다. 지역의 음식 문화를 보존, 발굴, 발전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해서 전북음식문화가 또 다른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는 토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음식 관련 행정, 학계,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활동과 역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