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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 우석대 박노준 총장 "밥값은 하는 총장 되도록 하겠다"

야구선수 박노준(62)은 한 세대의 아이콘이다. 10대 소녀팬을 몰고 다녔던 고교야구 스타이자 투타를 겸업한 최고의 프로야구 선수. 그가 우석대학교 제15대 총장으로 발탁됐다. 2010년부터 9년 동안 우석대 교수로 몸담았던 만큼 총장 발탁은 친정으로의 복귀라 할 수 있다. 그는 총장으로 부임한 첫날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학교 캠퍼스 곳곳에 ‘박노준 총장 환영’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보면서 대학교 구성원을 향한 감사함과 무거운 책임감이 교차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4년간 우석대학교의 발전과 성장을 이끌어 갈 박노준 총장을 지난 27일 만났다. 이제는 야구스타라는 수식어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그의 머릿속은 온통 우석대학교 뿐이었다. 재임기간 총장 박노준이 만들어 갈 우석대학교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취임 후 한 달간의 소회가 어떠신지요. “대한민국 대학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바람 앞의 등불처럼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습니다. 무엇보다 학령인구 급감이라는 어려운 시대에 우석대학교 총장을 맡게 돼 개인적으로 영광스러우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석대학교는 어떤 것들을 준비하고 있나요. “지역이 원하고 지역과 상생하는 청년대학, 학생들을 인재로 키워가는 선도대학을 만들기 위해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평생교육 활성화와 계약학과 개설을 통한 직장인 특별전형 신설 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해법도 마련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법이라고 제시한 것들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허들을 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학업에 목마른 만학도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활성화 방안과 산업체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는 계약학과 개설, 직장인 특별전형 신설 등 여러 방향을 모색해 '학령인구 급감'에 대비한다면 최소 3∼4년 안에는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컬대학30 사업 선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글로컬대학 선정을 위한 우석대만의 청사진은 무엇인가요. “교육부가 추진하는 글로컬대학30은 비수도권 대학을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현재 한국을 넘어 세계 수소산업 발전‧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이홍기 교수를 비롯해 학교 구성원들의 뛰어난 역량과 넘치는 성장동력이 글로컬대학30에 진입할 수 있는 충분한 자격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글로컬대학30 진입을 위해 어떤 것들이 진행되고 있나요. “우석대학교는 수소분야의 축적된 역량이 많습니다. 특히 수소에너지 분야를 키우겠다는 학교법인 우석학원의 의지도 큽니다. 이에 발맞춰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해 우석대학교의 글로컬 역량을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총장님이 특별히 집중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학사 체제를 정비할 것입니다. 선제적인 시장 조사를 기반으로 학과를 재편하고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첨단학과를 신설하려고 합니다. 또한 총장으로서 ‘신상필벌(信賞必罰)’이 아닌 ‘신상필상(信賞必賞)’의 자세로 구성원이 노력의 대가를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 ‘신상필상(信賞必賞)의 자세’라는 말이 인상적이네요. “조직을 바꾸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구성원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하죠. 총장으로서의 욕심일 수 있지만, 우석대학교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멀티플레이어'가 되었으면 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일만 하기보다는 효율적으로 여러 부서의 일을 품앗이 할 줄 아는 1인 다역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해 대학 구성원 모두가 부단하게 노력한다면 분명 우석대학교는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대학으로 성장할 것이라 자신합니다." -여담입니다만 “운동선수는 무식하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책을 읽었다”는 일화가 유명합니다. 총장님이 인생에서 읽은 책 가운데 가장 권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위인전을 많이 읽었습니다. 성공한 인물의 스토리를 읽으면서 인생 공부를 했기 때문입니다. 부와 명예를 이룬 인물들의 스토리는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깨우치게 해줍니다. 최근에는 하루에 신문을 8개씩 읽고 있습니다." -신문을 많이 읽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신문만큼 좋은 책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변화가 신문에 집약되어 있습니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신문만 잘 읽고 나가면 어떤 주제에서든 뒤지지 않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야구선수 시절에는 대화에 끼지 못하고 과묵하게 자리만 지키던 때도 있었습니다. 자존심이 상해서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꾸준히 공부를 하고 책도 읽고 있습니다." -총장으로서의 하루 루틴이 궁금합니다. “취임 후 매일 새벽 4시에 기상해 6시 30분에 출근하는 루틴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엄격하게 대하고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자는 마음에서 비롯된 습관인데 이제는 체질이 되었습니다." -아침 6시 30분 출근에 대해 학교 구성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대학 총장은 모든 업무를 파악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총장의 결정에 따라 조직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찍 출근해서 대학의 현안을 꼼꼼하게 파악할수록 시행착오를 줄이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 구성원들도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취임하시고 처음 하신 일과가 궁금합니다. “3월 4일 취임 후 첫 공식행사는 입학식 참석이었습니다. 이에 앞서 교직원친목회와 직원노동조합, 총학생회 대표들을 집무실로 모셨습니다. 글로컬대학30을 준비하기 위해서 대학 혁신 방향과 글로벌 시스템 구축, 대학 내 벽 허물기, 지자체와 함께 성장하는 대학의 역할 등에 대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임기 마지막에는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습니까. “한마디로 ‘밥값은 하는 총장’으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총장이라는 자리에 있을 만 한 사람이었다는 의미입니다. 체면만 차리고 권위를 지키는 총장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총장이 대학의 대표 머슴이라는 마음가짐을 앞세워야 합니다. 그래서 총장에 재직하는 동안 우석대학교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결론적으로 잘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 총장으로 남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북특별자치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다면요. “우석대학교가 지역사회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학생들이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 인재로 성장해 전북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겠습니다. 우석대학교의 행보에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박노준 총장은 전남 목포 출신으로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성균관대와 호서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7년 서울과학기술대를 시작으로 호서대에서 후학을 양성했고 2010년 9월 우석대학교 교수로 임용됐다. 2020년에는 안양대 제11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안양대 총장 연임에 이어 우석대 총장까지 세번째 총장 역할을 한 국내 최초의 스포츠 스타 출신이다. 원조 야구 스타이기도 한 박노준 총장은 1986년부터 1997년까지 OB베어스‧쌍방울‧해태에서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했다. 은퇴 후 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뉴욕 메츠에서 코치로 활동했고, 야구선수로는 최초로 우리 히어로즈 단장과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대담=육경근 교육문화부장∙정리= 박은 기자

  • 기획
  • 육경근외(1)
  • 2024.03.30 10:30

김제시, 시민 공감 세정 구현 및 안정적인 자주재원 확충

김제시는 납세자 중심의 공감세정을 구현하고 체납세 징수활동 강화를 통해 조세정의를 실현해 세정역량을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 시민 중심의 납세편의시책으로 새롭게 세입통합 무인수납시스템을 도입하고 시민 무료상담 마을세무사 제도, 지방세 온라인 수납 및 환급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시는 안정적인 재정운영과 조세정의 실현을 위해 신설·전입법인 맞춤형 지방세 컨설팅, 체납징수 활동 강화 및 성실·유공 납세자 우대·지원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제시의 납세자 중심의 권익보호를 위한 세무행정에 대한 추진사항을 들어다 보았다. 시민들의 편리한 납세 환경 조성, 세금 고민 해결 시민 중심의 납세 편의 시책으로, 올해 세입통합무인수납시스템(KIOSK)을 도입한다. 세입통합무인수납시스템(KIOSK)은 민원인이 지방세·세외수입·환경개선부담금 등 지방세 입금을 일괄 조회해 신용카드, 휴대폰 소액결제, 간편결제(삼성페이 등)로 24시간 비대면으로 직접 납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시는 시스템 도입을 통해 금융기관 ATM기 신용카드 이용 시 발생하는 납세자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세입금 부과부서로 방문해서 결제해야 하는 민원인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한다. 대기시간 없이 지방세입금 조회·납부를 한 곳에서 처리함으로써 민원인의 편익증진 및 민원처리 간소화를 꾀할 뿐 아니라 지방세수 증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기존에 해오던 카카오톡 환급신청 서비스 및 마을세무사 제도는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시민들은 카카오톡 환급신청 서비스를 통해 세정과에 방문할 필요 없이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카카오톡을 통해 환급신청을 할 수 있다. 취약계층·영세사업자·전통시장 상인 등 세무사 상담 비용이 부담되는 주민들은 세금 고민 해결을 위해 시민 무료상담 마을세무사 제도를 이용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설·전입법인 맞춤형 지방세 컨설팅 추진 신설·전입법인에게 지방세 관련 고민 해소 및 소통을 강화하고자 「지방세 길라잡이」 책자를 제작해 컨설팅 안내문과 함께 배포할 예정이다. 책자는 최근 달라진 지방세 법령, 주요 세목별 해설, 지방세 구제제도 등을 담고 있으며 컨설팅을 원하는 법인에는 시 담당자가 방문하여 감면 규정, 세제혜택 등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또한, 컨설팅 이후에는 마을세무사와 연계해 지속적인 세무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지방세 감면 누락, 추징액 발생, 고액 신고건 누락 등의 상황을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납세저항을 최소화함으로써 세정서비스 만족도 향상이 기대된다. 세입 징수 강화 성실 납세자 우대 환경 조성 시는 지방세 세입 증대를 위해 올해 체납징수 활동을 더욱 강화해 2024년 지방세 징수 목표를 달성하고 자주재원 확충에 기여하고 있다. 체납자에 대해 부동산, 차량, 예금 등 각종 압류, 공매 및 추심 등 체납처분을 실시하고 고액 체납자에 대해서는 관허사업 제한, 신용정보 제공, 체납자 명단공개, 출국금지 등 강력한 행정제재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 2월부터 오는 11월까지 지방세 체납(지방세, 세외수입) 일제정리 기간을 운영하며 이 기간동안 50만 원 이상 체납자 징수전담팀, 상시 체납차량 번호판영치팀 운영, 읍면동 체납징수 활동 이원화를 통해 올해도 안정적 재정운용을 달성하고자 징수활동에 힘쓸 예정이다. 또한, 시는 지방교부세 세입분야 자체 노력 제고를 위해 대책마련 보고회를 실시했다. 지방교부세는 지방세 징수율을 높이거나 세원을 발굴하는 등의 노력에 따라 포상 또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 체납액 축소뿐만 아니라 납기 내 징수율 향상을 위해 납세자들이 적기에 지방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전자 모바일 안내문자를 도입하고 정기분 납기 5일 전 미납자에게는 납부안내 문자를 일괄 발송하며 각종 지방세 납부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성실납세자는 우대받을 수 있는 납세문화를 조성하고 지방세를 성실히 납부한 기업과 세수증대에 기여한 납세자를 선정, 표창하고 성실납세자에는 경품을 제공해 납세자의 자긍심을 높이고 모범납세자가 우대받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납세의 중요성과 납기준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정성주 김제시장 "징수율 제고·체납액 축소 만전" 정성주 시장은 “올 한해 안정적 재정운용을 위해 지방세입 기반을 강화하고 시민들이 감동할 수 있는 납세편의시책을 꾸준히 발굴 및 추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맑혔다. 그러면서 "지난해에 2023년 하반기 지방세 징수실적 우수시군 평가에서 최우수로 선정되어 사업비 1600만 원을 확보한 바 있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대책보고회를 통해 징수율 제고 및 체납액 축소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이를 통해 눈에 띄는 성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기획
  • 최창용
  • 2024.03.26 17:13

[정년 연장의 '빛과 그림자'] (하)대안은 있나 - 노사정 대타협이 '열쇠'

나이를 먹는 게 죄라면 모든 사람은 죄인이다. 아직 젊으니 '늙어가는 사회'는 남의 일이고, 내 노후는 아름다울 것이라며 눈 감고 나 몰라라 할 수 있다. 돈 걱정 없는 사람들 얘기다. 대다수는 부모 봉양·자식 양육에 살기 바빠 진중하게 고민할 겨를조차 없이 귀밑머리 하얗다. 그러나 역피라미드형 인구구조 초고령화의 파장은 무시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다. 초고령화에 따른 경제·복지안전망 구축은 촌각을 다툴 문제고, 한걸음 물러나 멀리 보면 국가 명운이 달려있다. 그러니 정년 문제를 풀어가는 것도 큰 틀에서 국가가 주도해야 하는게 마땅하다.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와 그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다. 경사노위는 지난달 6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본위원회를 열고 △정년연장 △산업전환 △근로시간 등 3대 의제를 논의하기로 의결했다. 노사정이 대타협에 도달할지는 미지수지만,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골든타임임에는 분명하다. 앞서 짚은 '정년 연장의 어려움과 필요성'에 이어,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해외 사례 등을 들여다봤다. △해외 정년제 살펴보니⋯'정년 선택제' 주목 일부 선진국들은 인구 감소 추세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거나, '나이 차별'을 우려해 진즉 없앴다. 미국과 영국은 정년 자체가 없다. 미국은 지난 1967년 정년을 65세로 정한 뒤, 1978년 70세로 상향했다. 이후 '나이를 이유로 한 또 하나의 차별'이라는 여론이 일면서 1986년 정년제를 폐지했다. 65세 정년이었던 영국도 2011년 정년제도를 폐지했다. 독일은 정년이 65세이지만 2029년까지 67세로 연장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보다 고령화가 더 진행된 일본의 정년은 아직 60세다. 하지만 65세까지 '고용확보조치 의무', 70세까지 '취업확보조치 노력의무' 등 '계속 고용' 형태로 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었다. 일본 근로자는 60세가 됐을 때 연장할지 은퇴할지를 정할 수 있으며, 연장을 원하면 회사는 이를 거부할 수 없다. 근로자 자신의 은퇴 시기를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임금은 회사나 근로자의 능력 여부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기존 임금에서 30%가량 삭감되고 관리직 등 직책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정년 연장 부작용이 만만찮았다. 단박에 정년을 늘릴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일본 사례 등을 우리나라 상황에 맞춰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할만하다. '정년 선택제'가 그것이다. △핵심가치는 '노사 상생'⋯'임금체계 개편' 과제 그간 거론됐던 정년 연장의 주요 걸림돌은 기업의 비용 부담 증가 및 청년 고용 감소였다. 노사정 모두 고령자 고용 대책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시각차는 분명하다. 노동계는 '법정 정년 연장', 기업은 '임금체계 개편 선행 및 재고용', 정부는 '정년 연장과 재고용 등을 포괄한 계속 고용' 입장이다. 향후 경사노위의 사회적 대화 과정이 본격화되면 여러 방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겠지만, 임금체계 개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연공서열이 아닌 직무·성과 중심으로 손질하거나 노조 반발로 도입이 저조했던 '임금피크제' 등이 검토 대상이다. 기업이 문을 닫으면,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게 된다. 고용 방식이든 임금 체계든 기업과 근로자가 상생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제 밥그릇만 챙긴다면 개혁이 아닌 개악이 될 수 있다. 한국노총 전북지역본부 관계자는 "생산가능 인구가 줄면서 전문성과 숙련도가 높은 고령층이 노동시장에 더 오래 머물러야 한다는 데에는 많은 이가 동의할 것이다"며 "한국노총과 노동계는 법적 정년연장을 주장하고, 정부나 사용자는 유연하게 선택적으로 하길 원한다. 큰 틀에서 필요성을 서로 인식하고 있고, 방식의 차이일 뿐이므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며, 자연스레 수용되는 부분이 생길 것이다"고 강조했다. 노사 양쪽이 모두 이해할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동의하는 것이다. △'급한 불'이지만⋯ 차근차근 단계적 도입 필요 정년 연장 등을 포함한 '고령자 고용 대책' 구체화는 발등의 불이다. 초고령화 속도가 빠른 만큼 대응도 서둘러야 한다. 자칫 기업은 경쟁력을 잃고, 노동자는 일자리를 못 찾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사정이 입장차를 좁혀 절충안을 도출해야 하고, 정책 결정 및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하는 법·제도 정비 등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중장기 단계적 추진과 도입이 필요하다. 한국노총 전북지역본부 관계자는 "노동자와 사용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대책이 도출되기에는 중장기적인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된 일자리에서 쌓였던 숙련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 근로조건 계약 및 임금 규모 개편 등 다양한 가능성을 정년 연장의 여부 상황에 반영해 발생하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인식개선"이라고 덧붙였다. 경사노위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까.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 매어 쓸 수 없다. 문제는 사람에 있고, 해법 또한 사람에 있다. 법정 정년 연장, 재고용, 계속고용 등을 두고 부지런히 대화해야 한다.

  • 기획
  • 이용수
  • 2024.03.25 10:17

정년연장 이젠 정부가 나서야 할 당면 과제

우리나라는 현재 급속한 인구구조의 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다. 때문에 생산 가능 인구 감소로 인한 경제성장 잠재력이 축소된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다. 정년이 의무화된 것은 분명 중장년 노동력이 낡은 옛 것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숙련도와 내공의 활용이라는 새로운 전기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임금조정과 취업규칙 개편이 수반되지 않는 정년연장은 자칫 조기퇴직과 기업의 노동비용 증가를 통해 부정적인 인식만이 동반 작용될 수도 있다. 기업체가 정년연장을 가장 크게 반대하는 이유는 중장년 노동자의 고용유지에 따른 비용 상승 문제이다. 하지만 정년연장을 무조건 반대하고 청년만을 채용한다면 기업의 전문성과 목표, 기대치를 단기적으로 창출해내기는 매우 역부족하다. 대기업, 공기업과 같은 양질의 일자리에서는 세대 간 경합이 발생 될 수는 있지만, 정년연장을 통해 수혜자와 비수혜자 간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년연장을 도입할 때 연공임금을 고수하여 진행한다면 정년연장자에게는 당연히 득이 된다. 하지만 남들을 따라가기만 하는 것보다 기업의 재정과 형평성, 정년연장 대상자와 기존 인력 간 충분히 소통한다면 양극 간의 교감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 또한, 각 연령층과 직급별 눈높이에서 정년연장의 문제점을 진단하여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용자 측의 대표인 정부는 정년연장 제도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정년연장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발생되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정확히 파악하고, 지역과 기업의 특색에 맞는 대책을 고려하여 수요자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우리 청년세대와 중장년세대가 한층 더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권기봉 한국노총 전북지역본부 의장

  • 기획
  • 기고
  • 2024.03.25 10:16

[뉴스와 인물] 유영대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장 "구수한 전통 콘텐츠로 소리의 성지 만들겠다"

유영대(68·남원)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신임 원장이 이달 초 취임식을 갖고 2년 임기를 시작했다. 예로부터 전북특별자치도는 소리의 고장, 멋과 흥의 고장으로 일컬어져 왔다. 우리 소리의 가치를 알리고 전승·보존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기관의 수장을 맡은 유 원장의 행보 역시 더욱 중요해졌다. 유 원장은 “공연은 살아있는 물체다. 전통을 기반으로 한 세계적 명성을 지닐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특히 국악의 성지인 전북특별자치도에서 구수한 우리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도립국악원을 소리의 성지로 키워가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취임 이후 전북자치도도립국악원의 정체성 확립과 콘텐츠 발굴 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유영대 원장을 지난 18일 만나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도립국악원장으로 취임하신 지 약 한 달이 지났습니다. "일하는 게 너무 즐겁기도 하고 제가 아주 좋아했던 일을 지속적으로 할수 있게 되어서 설렐 따름입니다. 특히 제 고향 전북에서 전통소리와 관련된 업무를 하게 돼 즐겁고 흥미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단원들과의 만남은 가지셨는지요. "개별적으로든 전체적으로든 여러 차례 단원을 마주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에도 창극단 연습실과 무용단 연습실를 방문해, 개별적으로 면담도 해보고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에 바라는 점이 무엇이 있는지 청취해 볼 예정입니다." -원장님만의 소통 방법이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관현악단, 창극단, 무용단 등 국악원 단원 가운데에는 교직시절에 가르쳤던 제자들도 많아 4분의 3 정도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거리감이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소통 방법이라고 할 것까지는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임기 2년 동안 단원들 편에 서서, 서로 힘이 돼주는 존재로 상생해 나가겠다는 생각뿐입니다." -20여 년 만의 개방형 직위 채용, 더불어 2회차 공모 등 어렵게 공모가 진행되어 이목이 쏠렸던 자리였는데요. 응모하게 된 계기나 결심이 따로 있으셨는지요. "먼저 첫 번째 응모가 나왔을 때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20여 년 만에 민간으로 넘어온 개방직이기 때문에 그래도 전북지역에서 역량있는 분이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을 이끌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공모에 적격자가 없다는 공고를 보고 조금은 솔깃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 원장직에 채용된다면 마지막으로 제 고향 전북을 위해 도립국악원의 위상을 한번 높이고 싶다는 결심이 들어 응모하게 되었습니다." -전문가의 임용 소식에 일각에서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던 반면, 특정 단원과의 친분 관계, 행정에 대한 낮은 이해도 등의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는데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국악을 모르는 분이 오면 단원과의 관계를 백지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저는 모두 ‘내 식구’라는 생각이 들어 특정 관계에 연연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도 그런 문제에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관리해 나갈 생각이고, 작은 오해조차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행정업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국악방송 등 지난 경력과 관련된 일이었기에 이미 거의 다 해소한 상태로 무리 없이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리의 고장 전북에서 국악 전문 원장 역할이 더 부각돼야 할 것 같은데요. "저는 소리의 고장인 남원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아주 어려서부터 소리와 밀접한 연관을 맺어왔습니다. 특히 판소리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판소리에 관한 논문도 많이 게재하고, 판소리 공연해설 등 수 많은 활동을 이어왔었습니다. 그러면서 전북이 국악의 본향이라는 느낌과 이곳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가지게 됐습니다. 이러한 의미로 내년 초 완공을 앞두고 있는 도립국악원을 판소리의 성지 또는 국악의 성지로 확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새 청사에서 펼쳐질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앞으로 어떤 청사진을 구상하고 계시는지요. "현재까지 전북도립국악원에서는 완창 판소리가 선보인 적이 없습니다. 더 체계적인 완창 판소리를 운영해 판소리의 기초를 다져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외연을 더 확장한다면 보편적인 음악극으로서의 창극을 지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도립국악원의 작품들이 어느 특별한 세대에 맞춰서 작품을 비틀어 올리고 싶지 않은 마음입니다. 저는 전통적인 작품을 도민들에게 선보이고 싶습니다. 전통을 기반으로 한 작품일수록 대중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없을 순 없겠지만, 그런 작품이라면 만들려고 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처음 본 관람객도, 100번 본 관람객도 새롭게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공연을 만드는 기관으로 방향을 잡아보고 싶습니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실 조심스러운 게 저는 전북이 고향이고 우석대학교에서 10년 동안 몸을 담았습니다. 또 끊임없이 소리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를 했지만, 전북에 토착적으로 살아오신 분들께는 제가 외부인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고 그로 인한 우려도 있으리라 충분히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분들에게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잘해 보이겠다는 당부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이 올리는 공연에 많은 발걸음을 요청드리고, 국악원의 행보를 응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유영대 원장은 남원 출생으로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해 동 대학원 문학박사를 졸업했다. 이후 그는 1985년 우석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부임해 10년간 전주에서 활동하다 1995년부터 26년 동안 고려대 인문대 교수로 활동했다. 또 유 원장은 국문학자보다 판소리 전문가로 더 잘 알려져, 문화재청 무형문화재 위원과 국립중앙극장 창극단 예술감독, 판소리학회 회장, 국악방송 사장 등을 역임했다.

  • 기획
  • 전현아
  • 2024.03.24 16:24

[팔도 핫플레이스]천안 아라리오 조각광장

도시의 아름다움은 어디에서 연원할까? 자연과 달리 도시는 사람들이 창조한 인공 세계다. 아름다운 공간이 많으면 아름다운 도시가 된다. 뉴욕, 런던, 파리 등 유명 도시는 저마다 도시를 대표할 아름다운 공간이자 핫플레이스로 예술관을 품고 있다. 대한민국 충남의 젊은 도시 천안도 담장 없는 거리의 예술관이 있다. 여느 도시의 평범한 예술관이 아니다. 야구로 치면 오타니 같은 슈퍼스타의 플레이가 눈 앞에서 펼쳐지듯 세계적 작가의 조각품이 즐비하다. 바로 신세계 백화점 천안아산점 일대의 조각광장이다. 아라리오 조각광장은 미슐랭 그린가이드에도 소개된 명소다. BTS 리더 아르엠도 조각광장의 작품 인증샷을 찍어 화제가 됐다. ◇세계적 조각품들의 향연장=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만남로 43에 위치한 아라리오 조각광장은 천안의 향토기업인 (주)아라리오가 조성했다. 1978년 버스터미널 사업으로 출발한 아라리오는 2010년부터 신세계와 경영제휴해 신세계백화점 천안아산점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천안아산점과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 터미널의 장소성을 상징하는 조각품으로는 용도를 다한 자동차의 차축 999개를 탑처럼 쌓아 올린 '수백만 마일-머나먼 여정'이 있다. 아르망 페르난데스의 작품 '수백만 마일'은 1989년부터 조각광장을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이다. '수백만 마일'과 지척에는 국내외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장기간 소개하며 아트 도시의 면모를 더하고 있는 아라리오 갤러리가 있다. 갤러리 입구에서는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찬가'가 반긴다. 어린이용 해부학세트 모형을 확대한 '찬가'는 죽음을 잊고 지내는 현대인들에게 몸의 물질성을 은유하며 삶의 유한함을 일러준다. 아라리오 조각광장에는 1950년대 영국에서 사용했던 모금함을 부풀려 놓은 듯한 작품 '채러티'도 있다. '채러티'도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이다. 데미안 허스트는 1990년대 영국 현대 예술 조류에 속하는 예술가 중 가장 유명하며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현대 예술가 중 한 명이다. 예술의 대중화를 이끌어 낸 선구자 키스 해링의 '줄리아'는 조각광장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아기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으로 좌, 우 각도를 조금만 달리해도 다양한 모습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무제(피규어 온 베이비)'도 키스 해링의 작품. 키스 해링은 탄생과 죽음, 사랑, 전쟁과 평화 등의 우주관을 바탕으로 작품활동을 통해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표현하고 인종차별 반대, 에이즈 교육, 동성애자 인권운동 등의 사회문제를 천착하고 있다. 인도가정에서 흔히 쓰이는 수천 개의 헌 놋그릇으로 핵폭탄의 위력을 상징하는 버섯구름을 형상화한 수보드 굽타의 '통제선'도 조각광장의 인기 스타이다. 2013년 6월에 설치된 일본 작가 코헤이 나와의 '매니폴드'는 높이 15m, 무게 약 27톤으로 설치부터 제작까지 무려 3년의 시간이 걸렸다. 코헤이 나와는 일본의 가장 파워풀한 현대미술가로 2011년 아라리오갤러리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원색의 18m 꽃송이 '꽃의 마음'=백색의 부드러운 윤곽선을 지닌 김인배의 조각상 '사랑해'는 조각과 드로잉의 경계를 허문 색다른 감흥을 선사한다. 사람인 듯 하나 얼굴이 존재하지 않으며 오른손에 쥔 뭉친 선은 작가만의 특색을 보여준다. 조각광장에 있는 김인배의 또 다른 작품 '늑대가 와도 무섭지 않아'는 재미있는 아이디어와 재현 가능성에 대한 고민 속에서 차원의 경계를 설정한 작가의 발상이 돋보인다. 2007년 유토로 제작한 조각 작품을 확대해 제작한 것으로 두려움이 없는 강인한 돼지를 표현하며 아라리오를 수호하는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18m의 바늘모양 스테인레스 기둥에 원색의 꽃송이 7개부를 부착시킨 최정화의 작품 '꽃의 마음'은 2007년 야우리 백화점의 지원으로 탄생했다. 금속과 꽃이라는 상반된 낯선 소재를 배치, 거대한 꽃송이들의 이미지는 권태로운 일상과 공허함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한다. 조각광장에는 좌충우돌하지만 고독한 전사의 회한도 간직한 돈키호테도 만날 수 있다. 성동훈의 '무식한 소-돈키호테'는 고철 조각들로 말탄 돈키호테상의 꼬장꼬장한 풍모를 빚어낸 연작 중 하나로 시대에 대한 저항의식을 보여준다. 브래드 하우의 '빗 속의 댄스'는 인간과 자연의 유기적인 관계를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형태의 조각으로 형상화했다. 인간과 물질, 과거와 현재, 색과 형태 등을 주제로 존재의 관계적 사유를 떠 올리게하는 노부코 와타나베의 작품 '블루 앤드 화이트, 화이트 앤드 레드'는 종이 형태의 작품으로 2.5m 크기의 스테인리스로 제작했다. 2017년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에서 처음 선보인 뒤 2018년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시네마에 잠시 전시했다가 현재 장소인 아라리오 조각공원으로 옮겨 설치했다. 새 봄 조각광장의 예술작품들을 더욱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아라리오는 최근 '매니폴드'와 '꽃의 마음' 두 작품의 물청소를 실시했다. 물과 중성세제를 섞은 후 저압 세척기와 부드러운 천을 이용해 작품 표면의 먼지와 이물질을 제거했다. "물에서 갓 나온 아이마냥 말간 얼굴로 웃으며/ 영혼 속 별들이 부서질 때까지 안아"(최백규 시, '백야' 중) 줄 조각작품들을 만나러 가자. 아라리오 조각광장으로. 대전일보=윤평호 기자 <박스> 빛과 어둠 사이 피어난 색의 향연…아라리오갤러리 천안, 씨 킴 17번째 개인전 '레인보우’ 작가 씨 킴(CI Kim)의 17번째 개인전 '레인보우(Rainbow)'가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서 열리고 있다. 씨 킴은 이번 전시에서 회화부터 조각, 드로잉, 설치작품, 사진까지 이르는 광범위한 장르의 작품 170여점을 선보인다. 개인전으로선 규모가 큰 전시다. 씨 킴은 전시 주제인 무지개에 대해 "어린 시절 하늘에서 봤던 무지개를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며 "비가 그치고 떠오른 태양 뒤로 펼쳐진 오색찬란한 무지개가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씨 킴은 매일 아침 빈 캔버스, 카펫, 빈 상자 등을 마주하고 그 위에 색을 얹는 작업을 해왔다. 일상의 사물이나 사람을 묘사하기도 하고 때로는 색을 흘려 보내며 그것의 응집과 확산, 건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갈라짐 등을 관찰했다.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그가 빛과 어둠 사이에 피어난 색들의 향연에 매료되어 그 속에서 자신의 회화적 질서를 찾으려 한 수많은 노력과 실험의 결과물이다. 과일상자나 카탈로그, 잡지 화보, 신문지, 편지 봉투 등 일상 속 마주친 사물들에 그린 그림과 비 오는 차 안에서 창 밖을 아날로그 필름으로 찍은 미공개 사진까지 그의 폭 넓은 예술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내년 2월 9일까지 이어진다. 대전일보=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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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21 15:59

“학생에 진심이다”⋯국립군산대, 수요자 중심 교육혁신 실현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는다’는 대학가의 속설이 있다. 지방대학이 느끼는 위기감이 그 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국립 군산대의 경우 이 같은 ‘벚꽃 엔딩’은 예외다. 지방의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으로 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전국적으로 대외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2024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전체 모집인원의 70%가 서울‧경기‧인천‧부산 등 전북 외 지역에서 온 학생들이다. 여기에 신입생 충원율도 지난 2022년 84%에서 올해 99.4%로 크게 상승하는 등 타 대학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는 국립군산대의 ‘학생 사랑’에서 비롯됐다. 특히 ‘학생에 진심이다’는 기치로 다양한 학생복지 정책을 펼쳐 학생 및 대학 구성원의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국립군산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모든 학생들이 즐겁고 든든한 마음으로 대학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학생중심 대학기반을 더욱 구축하겠다는 각오다. 전국 최초 호실 전체 비상벨 설치⋯학생생활관 개관 국립군산대학교가 3월 11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호실 전체 비상벨을 설치한 학생생활관을 개관해 시선을 끌고 있다. 신축 생활관은 지난 2020년 교육부로부터 임대형 민자사업(BTL) 대상으로 확정된 곳으로 2022년 착공해 지난달 29일 준공했다. 총 860명(남 590명‧여 270명)의 학생들이 거주하는 신축 생활관은 전체 사업비 399억 원을 투자해 지하 1층, 지상 6~13층 2개 동 연 면적 1만 7021㎡ 규모로 1인실 100실, 2인실 375실, 장애인실 5실 등 모두 480실로 채워졌다. 다양한 설계기법 적용으로 친환경 건축물을 구현했으며, 지열에너지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39.13% 이상 공급하는 친환경 건축물로 건축됐다. 1층 카페테리아를 비롯해 커뮤니티 라운지, 이음스퀘어, 맞이마당 등 오픈형 커뮤티라운지와 카페형 휴게공간, 헬스트레이닝 공간, 세미나실 등이 구축돼 학생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만남과 문화를 위한 개성 있는 공간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유현희 생활관장은 “전국 최초로 480실 호실 전체에 비상벨을 설치해 학생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설비를 갖췄다”며 “장애인실에는 휠체어 보관 공간‧냉장고‧세탁기 등을 설치했고, 층별 정수기와 냉장고를 설치해 학생의 생활 편의를 제고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교내에서 누릴 수 있는 ‘천원의 행복’ 국립군산대학교 학생들은 매일 아침 천원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단돈 천원에 양질의 아침 식사를 한 후, 접근성 좋은 교내 카페에서 향긋한 모닝커피를 천원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립군산대는 2018년부터 학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학내편의점에서 김밥‧컵밥‧덮밥 등 간편식을 천원의 아침밥으로 제공해왔다. 그러나 최근 가파른 물가상승 등으로 인해 간편식 제공이 부실할 우려가 있어 지난해부터 대학 재원을 추가 투입해 직접 조리된 식사와 학생들의 기호를 반영한 ‘학생 맞춤형 식단’으로 업그레이드했다. 학생들은 평일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제1학생회관 학생식당에서 매일 다양하게 준비된 조리식 단품요리(제육덮밥‧김치찌개‧순두부찌개 등)와 즉석라면‧토스트를 천원의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식사 후에는 학생 식당과 인접한 교내 카페미르 및 카페아홀에서 핫·아이스아메리카노를 천원에 마실 수 있다. 특히 천원의 아메리카노는 반응이 좋아 지난해부터 그 대상을 재학생 및 교직원까지 확대했으며 학생 및 교직원이라면 누구나 부담 없는 가격에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천원의 아침밥과 천원의 아메리카노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아침 일찍 공복으로 등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교에서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식사를 든든하게 할 수 있고, 커피까지 마실 수 있어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하게 되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학생 경제 부담 줄인다⋯통학버스 ‘공짜’ 국립군산대가 학생복지 차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중 주목받는 사업은 무료 통학버스이다. 국립군산대에 다니는 모든 학생은 공짜로 통학버스를 타고 다닐 수 있다. 2023학년도에는 통학버스 운행대수를 종전 16대에서 28대로 대폭 증차해 운행함과 동시에 버스당 운행 승강장을 간소화해 학교와의 접근성을 개선했다. 또 신입생은 통학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국립군산대 전체 학생 대상으로 통학버스 이용을 전면 무료화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학교와의 이동이 더욱 편리해졌으며 교내 활동 및 학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국립군산대는 통학버스 이용 편의를 위해 시스템을 구축해 예약 서비스를 운영 중인데, 대학 앱으로 운행 일자와 운행지역을 선택 후 조회를 통해 좌석을 선택하고 예약할 수 있다. 통학버스 예약신청은 출발시간 1시간까지 가능하며 선착순 예약제로 운영된다. 또한 QR코드를 이용해 승하차를 간편하게 했다. 학생이 안전한 대학 캠퍼스 구축 국립군산대는 와이파이·CCTV·조명사각지대 등 캠퍼스 사각지대 제거작업을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캠퍼스 환경을 구축했다. 먼저 지역민과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사각지대 없는 무선 WiFi 서비스 실현 및 지역민과 대학 구성원을 위한 무선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통학버스 승차장 등 실외 47개소, 인문·사회대 등 실내 87개소에 무선 AP를 증설했다. 여기에 오는 12월에는 대운동장, 체육관 등 실외 9개소, 도서관·두드림센터 등 실내 137개소에 무선 AP를 추가로 확충할 계획이다. 여기에 조명‧ CCTV사각지대도 크게 개선됐다. 국립군산대는 1억 4000만원을 투입해 노후화 된 학내 보안등(가로등)을 교체하고 실내 및 실외 등 총 745대의 CCTV를 설치 운영 중에 있다. 앞으로 공학교육실습관 인근, 중앙도서관 뒤편, 기관실습실 및 양어장 인근, 스쿨버스존, 운동장 출입구, 황룡도서관 입구 등에 CCTV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학생 중심 대학 거듭나니 취업률도 '껑충' 국립군산대의 2023년 취업률이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최상위 상승폭을 기록했다. 대학정보공시발표에 따르면 국립군산대의 2023년 취업률은 61.6%로 전년 대비 6.1p% 상승했으며, 이는 전국 국가중심국립대학교 및 국가거점국립대학교 상승률 중 최고 상승폭이다. 또한 전국대학교 상승률인 2.2%p보다 3배 가량, 전국 사립대 1.7%p보다 4배 가량 높은 수치이고, 전국 국공립대학 상승률인 2.5%p 보다 훨씬 큰 폭이다. 특히 전북특별자치도 내 대학 평균 상승률이 1.4%p에 그친 것에 비해, 4배 이상 높다. 대학 측은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등 최근 가속화하는 새만금국가산업단지 활성화와 국립군산대 취업지원실 및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의 전략적인 노력이 시너지효과를 내면서 이처럼 큰 폭의 취업률 상승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립군산대는 현재 지역산업 맞춤형 교육과정을 차근차근 안착시켜 가고 있다. 학생과 기업수요자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교과과정 및 학사구조개편을 대대적으로 추진해 왔고,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내부혁신을 위해 교육혁신처를 신설했다. 또한, 새만금국가산업단지 내 새만금캠퍼스를 중심으로 현장실습기반 기업채용연계공유전공과 마이크로디그리기반 채용연계공유전공 시스템을 구축해 기업 수요를 충족시키는 현장실무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장호 총장은 “우리대학은 학생들에게 진심이다. 이를 위해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수요자 중심의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아낌없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지향점을 더 멀리 두고, 우리 대학이 더 큰 대학, 더 특화된 글로컬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을 닦는 데 전념하겠다”고 덧붙였다.

  • 기획
  • 이환규
  • 2024.03.20 17:30

‘경쟁력 갖춘 제품에 사회적 가치 실현까지’ 익산시 자활에서 희망을 보다

자활사업은 경제적·사회적 격차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공공부조 제도다. 근로 능력이 있는 취약계층이 자신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자활 능력을 배양하고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탈수급·탈빈곤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사회복지와 일자리(고용) 영역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시장경제 속에서 각종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제공하는 것은 일반적인 기업과 유사하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는 삶의 터전을 조성하고 인간다운 삶을 증진하는 기회 균등을 실천함으로써, 건강한 일자리를 구현하고 건강한 공동체를 실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수익 외에 또 다른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 포용을 촉진한다는 측면에서 자활의 다차원성을 이해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성공적인 자활사업을 위해서는 취약계층 내지 취약계층이 생산해 낸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일반 대중의 선입견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한 선결 과제다.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저평가되거나 낮은 품질로 치부되는 경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현재 익산지역에서는 익산지역자활센터와 익산원광지역자활센터를 기반으로 농산물 생산·가공, 집수리, 소독·방역, 환경 정화, 간병 서비스, 가죽 공예, 스팀 세차, 커피·디저트 판매, 시간제 단순 노무 등 30여 개 사업단에서 400여 명의 주민이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제공하고 있음은 물론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다. 경쟁력 비결은 천연·친환경 재료와 숙련된 기술력 지난해 3월 익산시 목천동에 자활공동작업장 ‘익산이로움’이 문을 열었다. 25억 원의 예산을 투입, 6277㎡ 부지에 연면적 683.35㎡ 지상 1층 규모로 건립된 이 공동작업장은 단순 공동생산 인프라 조성을 넘어 믿을 수 있는 유기 농산물 원재료부터 HACCP 인증 제품 생산까지 아우르며 시민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지역 상생형 자활사업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익산자활센터의 다온팜스 사업단과 익산원광지역자활센터의 두부명작 사업단이 입주해 운영을 맡고 있는데, 갈수록 매출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이 시장경제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비결은 천연·친환경 재료와 숙련된 기술력이다. 국비 90%와 도비 4%, 시비 6% 구조로 운영돼 양질의 재료를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고 실제 사업단이 지역 내 품질 좋은 재료 사용에 중점을 두고 운영을 하고 있으며, 참여 주민들이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사업단 현장에 진입해 근로하고 있다. 실제 각종 농산물 전처리(유기농 쌈채) 및 가공(무보쌈김치)과 절임류(고추, 깻잎 등)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다온팜스 사업단은 학교급식과 익산푸드통합지원센터(로컬푸드직매장), 지역 사회복지시설 및 기업 등에 납품을 하고 있는데, 서로 먼저 공급받으려는 경쟁이 치열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지난 설 명절에는 전 세트가 이틀 만에 800만 원,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 세트가 하루 만에 500만 원 매출을 기록하는 등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신뢰가 쌓이면서 공공기관에서부터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한 국산콩을 껍질까지 맷돌 방식으로 갈고 간수 대신 국내산 천일염(무소포제·무유화제)과 식초(자연 살균)로 두부를 만들고 있는 두부명작 사업단 역시 8000만 원대였던 연매출이 지난해 1억 2000만 원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올해는 1분기에만 무려 4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그야말로 급성장 추세다. 기존 부송동 작업장에서 1일 최대 300모였던 생산 규모도 공동작업장에 입주하며 1일 600모로 2배 증가했다. 앞으로는 지속적인 판로 개척과 함께 콩물과 콩비지가루, 두부를 활용한 밀키트 등 신메뉴 개발과 두부카페 운영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건강한 일자리로 건강한 공동체를 꿈꾼다 자활사업은 공동작업장이 아니더라도 지역 내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삼기면에서 미륵산 늘품 치유농장을 운영 중인 익산지역자활센터의 유기농 이야기 사업단이 대표적이다. ‘천천히, 느리게, 모두가 함께’를 표방하고 있는 치유농장은 지역 내 아동·청소년과 장애인, 어르신 등을 대상으로 정신적·신체적·사회적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회복을 위해 치유농업의 기회를 제공한다. 다양한 원예 활동과 건강 치유 프로그램, 요리·숲·도예 체험 등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힐링 기회를 제공하고 자활 참여 주민에게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15년여 전부터 활동하고 있는 문화재공원 사업단은 도시 환경 정비와 문화재 및 공원 관리, 생태계 교란 생물 퇴치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초기에는 부족한 기술력으로 인해 재작업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숙련도가 쌓여 높은 고객 만족도를 바탕으로 갈수록 주문이 늘고 있고 있는 상태다. 익산원광지역자활센터의 리퍼브 사업단은 패브릭 재봉사업을 통해 가방에서부터 침구류, 파우치를 비롯한 소품류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당초 폐현수막을 활용해 재활용 제품을 생산해 오다가 숙련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 한 발 더 나아가 수익 창출을 위한 신규사업을 발굴했다. 특히 2019년 하반기부터는 매출 정산 방식의 개정으로 성과금 지급 기준이 상향돼 참여 주민들의 동기 부여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적극적인 기술 습득과 신제품 개발, 유튜브를 통한 아이템 발굴 등 긍정적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가죽 공예를 통해 가방과 키링, 카드지갑, 여권케이스 등을 만들고 있는 맹가네 사업단은 로드 숍이 없어 매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딛고 참여 주민들의 의욕과 기술력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좋은 품질의 제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는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역 내 중고등학교 진로직업 프로그램, 사회복지시설 등 기관·단체 연계 체험 활동 등 사업 확대를 구상 중이다. 이외에 모현동의 모현스팀카 사업단과 영등동의 수스팀세차 사업단은 고온·고온 스팀세차는 물론 유리막 코팅과 광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모현스팀카는 출장 세차도 가능하다. 임탁균 익산지역자활센터장 “자활,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위한 마중물 되길” 2008년부터 익산지역자활센터를 이끌고 있는 임탁균 센터장은 익산지역 자활의 산증인이다. 오랜 기간 자활 분야에 몸담아 오면서 시민들이 자활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부분을 해소하는 것이 그가 항상 고민하는 지점이다. 그는 ‘국비로 세차를 해 봤냐’는 물음이 자신의 고민을 꿰뚫고 있다고 설명한다. 자활이 기본적으로 저소득층의 삶과 자립을 지원하지만 그 이면에는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그는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자활이 마중물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면서 “지역 자활이 지난 오랜 기간 동안 기본적인 인프라가 부족한 상태에서 제자리걸음을 해 왔다면, 이제 앵커시설로서 공동작업장이 조성됐으니 이를 중심으로 성공적인 자활을 위한 다양한 실험과 도전이 이어지고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길 기원한다”고 피력했다. 윤상열 익산원광지역자활센터장 “자활은 함께 가는 사람들의 일터” 윤상열 센터장은 오랫동안 사회복지 분야에 종사하다 자활 분야를 본격적으로 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은 새내기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근로와 복지라는 두 영역을 함께 보듬고 가야 하는 상황에서 그는 ‘사람’이라는 단어를 우선 생각했다. 사람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함께 가는 사람’이 되겠다는 각오이자 다짐이었다. 그는 “자활은 사회적·경제적·심리적으로 지역사회의 이웃들에게 일할 기회를 마련해 드림으로써 그들이 새로운 희망과 꿈을 갖고 스스로 삶의 주인이 돼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나침판의 역할을 하는 사업”이라며 “참여 주민들을 위한 건강한 일자리와 이를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자활은 복지는 물론이고 경영과 행정 마인드까지 겸비해야 하기 때문에 보다 많은 열정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 “임탁균 센터장님과 시 관계부서 등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주시는 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 기획
  • 송승욱
  • 2024.03.19 15:06

김정태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전북 경제 버팀목 역할 '진성 회원 1000명 시대' 열 것"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끝났다. 승자는 세 번째 도전 끝에 당선된 김정태 (72) 대림석유 대표였다. 김 회장은 지난달 21일부터 3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지난 14일에는 전주상의 회장 이·취임식을 통해 공식적인 출발을 알렸다. 취임식에서 그가 강조한 것은 소통을 통한 화합과 결집.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를 인정하면서 같은 것을 추구함) 자세로 선거 기간 불거졌던 갈등을 봉합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취임식에 앞서 그를 만났다. 앞으로 전개될 전주상의 변화들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전주상의 회장으로 당선되신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당선 소감 한 말씀. "내년이면 전주상의가 90주년을 맞습니다. 이러한 역사 깊은 전주상의의 수장으로 일하게 돼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한편으론 지역 경제가 어려운 상황 속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기도 합니다." -경쟁자와 표 차이가 14표였습니다. 선거 결과 예상하셨나요? (김 회장은 직전 선거에서 경쟁자와 결선 투표까지 갔지만 동점 표가 나와, 생년월일이 한 달 빠른 경쟁자에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저는 이번에 3수를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대의원이 전주상의의 발전을 생각하면 저를 선택할 것이다'라고 생각을 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선거 과정 속 극심한 갈등으로 혼란을 빚었죠. 내부 결속 다지는 일이 중요해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불거졌던 갈등 봉합은 당선자인 제 몫입니다. 회원사들과 더 많이 소통을 하며 갈등을 해소하고 단합을 도모하는 게 제 책무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을 통해 회원사들의 마음을 읽고 얻는 것이 리더십이라는 생각이 부쩍 드는 요즘입니다." -회장님만의 소통 방법이 있을까요? "사자성어 중 '구동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 생각과 가치와 비록 다르더라도 그것을 인정하면서 같은 것을 추구한다는 뜻이죠. 저는 이 구동존이의 자세로 소통에 임합니다." -그렇다면 많은 회원사의 목소리를 듣는 게 중요하겠네요. "저는 임기(3년) 동안 최대한 많은 회원사를 방문하며 소통할 생각입니다. 임원들에게도 회원사 방문을 통한 애로 사항 청취를 중요하게 강조합니다. 올해는 회원사 100곳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회원사의 고충을 파악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 저희의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회원사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는 어떤 건가요? "그동안 갈등과 반목이 많았는데 이제는 전주상의를 하나로 결집하는 노력을 해달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전주상의의 경제적인 역할과 기능이 있는 만큼 그 임무를 충실히 해달라는 요청도 많았습니다." -공약을 발표하시긴 했지만 그전에 앞서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형이상학적으로 얘기하면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변화와 개혁은 종국적으로 '혁신'이라고 하는 건데, 그 혁신이 꼭 성공을 담보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성공하려면 혁신해야 합니다. 비록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을지라도요. 저의 6가지 공약도 모든 혁신에 키워드를 맞췄습니다. 진보라고 해서 모든 것이 옳은 것은 아니겠으나, 우리가 진보하고 성장하려면 그동안 가졌던 보수적인 생각과 관념을 바꾸는 일도 필요합니다." -공약 중 '진성 회원 1000명 시대'가 눈에 띕니다. "수년 동안 전주상의 회원은 400명 전후로 구성됐습니다. 그런데 3년 전 '이상하다'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지만 1000명이 넘는 신규 회원이 유입됐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이들은 회비도 거의 내지 않는 유명무실한 회원사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전주상의의 생각과 가치를 공유하는 진성 회원 1000명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전주상의의 재정 건전성을 제고하는 데도 필요한 일입니다. 이러한 진성 회원들이 전주상의를, 지역 경제를 떠받쳐 주는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가칭 '진성회원확충위원회'를 구성해 위원장을 부회장급이 맡도록 할 예정입니다." -또 다른 공약 중 하나인 정책개발자문기구는 어떤 형식으로 운영되는 건가요? "제가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메인비즈협회) 회장으로 있을 당시 정책 개발을 통해 은행 연대보증인제도와 어음제도 폐지, 중소기업 경영혁신촉진법 제정 등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전주상의는 전주상의는 대한상의의 하부 조직으로 정책 개발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있는 도 단위 기관들과의 프로젝트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10월에 열리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에서의 전주상의 역할 등을 재정립하는 식이죠. 이렇듯 정책개발자문기구는 전주상의가 도 단위 기관들과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사업, 정책들을 발굴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한인비즈니스대회에서의 전주상의 역할이 더 부각돼야 할 텐데요. "그렇습니다. 한인비즈니스대회는 전주상의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될 일입니다. 행정기관에서 역할 분담을 요청할 텐데, 그에 앞서 월드옥타(세계한인무역협회) 등과 연락하며 저희의 역할을 찾아나갈 생각입니다." -회장님은 메인비즈협회 회장, 국제로타리 3670지구 총재, 대한빙상경기연맹 실무부회장 등 프로필이 다양하시죠. 이러한 경력들이 오늘날 전주상의 회장으로 활동하시는 데 어떤 도움들이 되고 있나요? "저는 인적 네트워크가 일반 비즈니스와 다릅니다. 제 사업 자체도 한계성이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사업가보다는 사회봉사자로서 역할을 더 많이 했습니다. 제 사업과 전혀 다른 분야에서 사회 활동을 함으로써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체육 등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새롭고 유연한 제 생각과 가치를 전주상의에 접목한다면 앞서 말한 저의 목표들을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전북도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128년 만에 전라북도 이름이 전북특별자치도로 바뀌었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듯 전주상의도 전북자치도 시대에 걸맞은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한편 김정태 회장은 남원 출신으로 남원고와 전주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전주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0년부터 대림석유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1970년 남원시청 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국회의원 보좌관, 대한빙상경기연맹 실무부회장,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자문위원, 한국석유유통협회 이사, 국제로타리 3670지구 총재,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회장, 전주상공회의소 감사·부회장·수석부회장 등을 지냈다.

  • 기획
  • 문민주
  • 2024.03.17 17:54

물류메카 완주

쿠팡이 완주군에 둥지를 틀었다. 쿠팡은 지난 2021년 완주군 테크노벨리 제2일반산업단지에 10만 ㎡ 규모의 물류센터 투자유치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분양가에 접점을 찾지 못해 최종 계약이 무산됐었다. 완주군은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완주군은 로젠택배를 인수한 코웰패션㈜와 투자협약을 체결했고, 로젠택배 본사 유치까지 이끌었다. 그렇게 완주군과 쿠팡은 결별한 것으로 대외적으로 알려졌고, 실제 각 지자체에서는 쿠팡을 놓고 치열한 유치전이 펼쳐졌다. 하지만 쿠팡은 다시 완주를 선택했다. 완주군의 적극적인 기업지원 정책과 IC 6개소가 경유하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로젠과 쿠팡까지 안게 된 완주군은 물류 메카로 뜨겁게 떠오르고 있다. 잇따른 기업 유치 낭보와 수소특화 국가산단까지 유치한 완주군은 최고의 경제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사통팔달 ‘완주’, 교통망 투자 지속 기업들은 입지를 선정하기까지 까다로운 검증 단계를 거친다. 투자 비용, 교통, 직원들의 주거 여건, 향후 발전 가능성까지. 까다로운 검토 이후 기업은 입지를 낙점하게 된다. 완주군의 가장 큰 장점은 첫째가 교통이다. 완주군은 익산~장수 간 고속도로 완주IC와 순천~완주 고속도로 완주JC, 호남고속도로 익산JC, 17번 국도가 맞닿아 있는 사통팔달 교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전라선 ITX-새마을호가 삼례역에 정차하고 있고, 새만금-포항+김천 고속도·철도,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로 호남 최고 수준으로 교통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완주군의 교통은 계속해서 좋아질 전망이다. 군은 기존 산업단지를 포함해 약 370만 평의 대규모 산업단지가 구축되는 점을 고려해 완주군 용진읍~익산시 춘포면 약 12.3㎞의 국도대체 우회도로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철도 이용객의 이동권 확보를 위해 삼례역 KTX 정차도 노력 중이다. 이외에도 수소특화 국가산단과 신규 산업단지를 연계하는 광역교통망을 확충하기 위한 국대도 신설, 완주산단-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선(철도) 건설도 현재 논의 중이다. 물류 기업들에게는 최고의 장점이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지원망 ‘튼튼’ 완주군에는 현대자동차, KCC, LS엠트론, 한솔케미칼 등 굵직한 기업들이 입주하고 있어 시너지효과도 누릴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도 꼽힌 완주군의 기업지원 정책은 탄탄한 것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관외, 관내에서 3년 이상 사업을 영위한 기업이 10억 이상 투자하고, 20명 이상 고용 시 투자금액의 일정비율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3년 미만 우수창업기업이 50억 이상 투자하고 20명 이상 고용 시 10억 원 초과 투자액의 10% 내를 지원하고 있다. 신규 조성 산단의 필지별 최초 분양받은 입주기업에는 정상 분양가의 2~15%까지 일정 비율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지방공공요금 동결, 물가안정 캠페인, 소상공인 특례보증 및 이차보전금 지원 등 물가대책과 소상공인 지원 시책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관내 업체 우선 계약을 역점적으로 추진해 완주업체들의 성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수의계약 총량제를 전격 도입해 수의계약 금액 한도를 연간 2억 원으로 제한해 공정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전국 1위 노리는 ‘경제 성장률’ 지난해 새롭게 IBK기업은행이 완주군에 입점한 것은 완주군의 경제 성장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증명한다. 금융기관들이 영업점을 대폭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IBK기업은행은 완주에 둥지를 틀었다. 전북지역에서 IBK기업은행이 지점을 개설한 것은 16년 만이다. 16년 만에 그것도 군 단위에 영업점을 개설한 것이어서 금융계를 비롯해 지역사회에서 큰 눈길을 끌었다. 현재 완주군은 테크노 제2산업단지 분양률 100% 달성의 가시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실계약 기준으로 분양률은 83%이며, 투자협약(MOU)까지 포함하면 90.4%에 달한다. 물류용지 10만여 평은 이미 완판됐다. 로젠, 진로지스틱, 동원로엑스, BYC, 세방 등 국내 유수 물류업체가 완주에 몰려올 예정이다. 특히, 본사가 이전하는 로젠택배는 국내 택배 점유율 4위의 기업으로 전국 8개 터미널과 2개 서브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완주군에는 2026년까지 1083억 원을 투자해 대규모 물류터미널을 건설할 계획이다. 완주군의 경제 성장률은 1인당 지역총생산(GRDP)으로 확인할 수 있다. 완주군의 1인당 지역총생산(GRDP)은 5739만 원으로 도내 압도적 1위다. 2위 지역(4040만 원)과도 절대적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라북도에서 공표한 ‘2021년 기준 전라북도 지역내총생산(GRDP)’를 바탕으로 1인당 GRDP를 해당 연도의 7월 1일자 인구인 연앙인구로 추계한 결과 완주군은 전년 대비 532만 원이 증가한 5739만 원을 기록했다. 완주군의 1인당 GRDP는 지난 2018년 5000만 원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2021년에는 전년대비 532만 원(10.5%)이 증가해 도내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완주군의 1인당 GRDP는 전북 평균 1인당 GRDP(3119만 원)보다 1.84배에 달해 전북의 대표 경제도시로 우뚝 서고 있다. 완주군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전국 군 단위 1위를 목표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유희태 완주군수 "호남 제일의 교통‧물류 중심도시로 육성" “1등 경제도시 만들겠습니다.” 기업은행 출신으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니즈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유희태 완주군수는 취임 직후부터 기업유치에 적극적이었다. 로젠을 유치하기 위해 직접 본사를 두 차례나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로젠, 진로지스틱, 동원로엑스 등의 유치에 성공하며 30.6%에 머물던 테크노 제2산업단지 분양률은 취임 직후 83%로 껑충 뛰었다. 유 군수는 “완주군민들이 기업인 출신인 군수에게 기대하는 것은 첫째가 경제라고 생각한다”며 “기업유치 활동, 기업 활성, 소상공원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완주의 경제를 한 단계 성장시키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물류업체의 산단 조기 입주를 추진하고, 군청사-수소특화 국가산단-익산 국가식품 클러스터 간 국대도와 완주산단 인입철도 신설 등을 역점 추진해 완주군을 호남 제일의 교통‧물류 중심도시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기획
  • 김원용
  • 2024.03.14 15:30

김제시, 자원순환형 생태도시로 나아간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배달 문화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흐름으로 인해 포장재와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면서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김제시는 민선8기 시작을 기점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자원순환형 생태도시 조성을 위한 △자원순환 시민인식 개선사업 △쓰레기 무단 투기 제로 및 스마트 시스템 구축 △재활용 관리를 통한 순환경제 기반 강화 △생활ˑ영농폐기물 처리체계 구축 등 4개 중점과제를 선정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다양한 청소행정시책 발굴 추진사항을 점검해 본다. 함께 Green 김제, 시민인식 개선 사업 추진 지속가능한 자원순환도시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원순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개개인이 자원순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시는 시민들이 자원순환의 가치를 공유하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꾸준히 인식을 개선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지난해 성공적으로 첫발을 내디딘 자원순환새로보미축제가 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새로보미축제가 올해에는 축제 기간을 주말 포함 2일로 연장해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3대가 즐길 수 있는 환경축제로 자리매김해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자원순환에 대한 소통과 공감의 장을 마련한다. 더불어 자원순환 시민전문가 양성 및 체험교실 운영과 함께 생활쓰레기 배출요일제, 내 집 내 가게 앞 내가 청소하기 캠페인(내 내내 캠페인), 1회용품 없는 날 캠페인 등 주민참여형 캠페인을 추진해 자원순환에 대한 시민의식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오는 3월부터는 ‘다회용기 GOOD BUY! 1회용품 GOOD BYE! ECO 그린카페 지원사업’을 시범 시행한다. 다회용기로 음료를 주문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200원 이상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업체에 종량제봉투(50L)를 지원할 계획으로, 1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기 재사용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쓰레기 무단 투기 제로 및 스마트 시스템 구축 시는 지속적인 시민인식 개선과 함께 상습 무단 투기 및 불법투기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4시간 감시 체계와 효과적인 예방 인프라도 구축하고 있다. 현재 쓰레기 불법투기 우려지역에 CCTV 216개소 설치 운영 중으로 매월 1회 이상 모니터링과 탐문수사 및 계도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신규사업으로 1억5천2백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불법투기 감시단을 구성하고, 취약지역 및 시간대에 쓰레기 무단 투기 단속을 실시해 시민 만족도를 높여나갈 전망이다. 특히, 쓰레기 불법투기를 근절하기 위해 주ˑ야간 집중단속을 실시해 불법행위를 적발하고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불법행위를 신고한 시민에게는 과태료부과금 30%의 신고포상금을 지급함으로써 불법투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시민의식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재활용 관리 통한 순환경제 기반 강화 현대사회에서 자원의 한정성과 환경 문제로 인해 재활용 관리가 순환경제의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시는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폐기물을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서 △투명 페트병 무인회수기 설치ˑ운영, △재활용품 수거 교환물품 지원사업 등 주민주도의 자원 선순환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총사업비 81억원을 투입해 순환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생활자원회수센터를 신축한다. 생활자원회수센터는 기존 재활용 선별장 내에 최신 자동화 설비를 설치해 버려지는 저가치 재활용품을 고부가가치 재활용품으로 분리함으로써 쓰레기 소각 및 매립량을 감소시켜 처리비용 절감 및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시설로 오는 7월 착공해 2025년 준공 예정이다.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 영농폐기물 처리체계 구축 도시화와 소비증가로 급격히 늘어난 생활폐기물과 영농활동으로 농경지에 무분별하게 방치되는 영농폐기물은 시민들에게 큰 골칫거리다. 이에 생활 및 영농폐기물의 안정적인 수거 기반을 조성하고, 폐자원의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폐기물의 효율적인 수거 및 처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생활폐기물 거점배출시설(8개소), △영농폐비닐 공동집하장(6개소), △폐잔류농약수거함(15개소) 등을 추가로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7천7백만원을 투입해 음식물 전용 수거용기 세척사업을 신규 추진,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3월부터 7월까지 음식물 수거용기를 월 1회, 악취가 심한 하절기에는 2회씩, 총 7회 세척할 계획으로, 세척된 용기는 깨끗하고 위생적인 상태로 시민들에게 제공되어 악취 민원을 해소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1군 발암물질인 석면이 함유된 슬레이트로 인한 시민의 건강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2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할 계획이다. 정성주 김제시장은 "자원순환형 생태도시 조성 앞장" “올해 계획한 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더 역동적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김제시를 청정자원 순환도시로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성주 김제시장은 민선8기 시작을 기점으로 △자원순환 시민인식 개선사업 △쓰레기 무단 투기 제로 및 스마트 시스템 구축 △재활용 관리를 통한 순환경제 기반 강화 △생활ˑ영농폐기물 처리체계 구축 등 4개 중점과제를 선정했다. 정 시장은 "다양한 청소행정 시책을 발굴해 시민과 함께하는 자원순환형 생태도시 조성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 기획
  • 최창용
  • 2024.03.11 16:16

임덕빈 제8대 전주기상지청장 "정확한 기상정보로 신뢰받도록 최선"

예측할 수 없는 이상기후로 인해 기후는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농업과 산업, 어업 등 1차 산업 종사자 비율이 높은 전북에선 정확한 지역 기후예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지난 1월 22일 제8대 전주기상지청장에 취임한 임덕빈 지청장은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예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취임후 시간이 날 때마다 전북의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지역과 기상지청의 화합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취임 후 한 달 동안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낸 임 지청장을 만나 포부와 다짐을 들어봤다. -전주기상지청장에 부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주에 와서 보낸 시간이 살아온 시간 중 가장 바쁘게 흘러갔던 것 같습니다. 축하를 받을 때마다 기후 위기 시기에 도민의 안전이나 생활 편의 부분에 대해 힘을 써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고, 책임감도 느껴집니다. 임기 내내 도민의 안전이나 생활 편의 부분을 위해 노력하겠고, 전북특별자치도로 이름이 바뀐 만큼 전주기상지청도 직원들과 합심해 저희 청만의 명품비빔밥을 한번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기상지청의 올해 계획 및 사업들이 궁금합니다. "먼저 전주기상청은 일상으로 다가온 기후 위기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본청 정책의 손발이 돼 기상기후 서비스를 강화하려고 합니다. 전북은 남북보다는 동서로 폭넓게 자리 잡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노령산맥과 소백산맥이 지나가는 탓에 국지적 기상변화가 크고 우박이나 대설 같은 기후변화에 대한 지역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지청의 특화된 핵심기술로 우박과 눈 같은 얼음 결정체에 대한 예보를 본격 개발하려고 합니다." -임기동안 이루고 싶으신 일이 있으시다면? "기상청이 가지고 있는 우박 관측자료와 함께 농업 관련 기관들을 직접 찾아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한 다음 분석을 통해 예보 기술에 활용해 보고자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지역 기후예보를 위한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현재 기상청 본청에서 예보 가이던스를 만들었는데 그것은 이론적이고 포괄적입니다. 우리가 14개 시군별로 기상요소를 분석해 보고 편차와 사례를 분석해 우리 전북에 맞게끔 토착화하고 최적화하는 작업을 해 나가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전주시 기상기후 융합 정보를 개발하고 있는데 올해가 마지막 연차입니다. 이게 개발되면 도시 바람길이라든가 도시개발 전후의 복사온도 이런 분포를 비교할 수 있는 정보가 될 수 있기에 개발을 마무리한 다음에 연말쯤에 전주시에 기술을 이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엘니뇨 등 급변하는 기후변화 앞에서 전주가 더운 도시라는 오명도 있습니다. "전주의 경우 1920년부터 1950년까지와 최근인 1991년부터 2020년까지 비교해보니 평균 기온이 1.6도 올라갔습니다. 사람의 체온이 36.5도인데 1.5도가 올라가 38도가 되면 아픕니다. 전주가 아픈거거든요. 이제 기후변화로 전례 없는 위험 기상이 빈발하면 사회경제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도민들의 삶 자체도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인간이 경험해 보지 못하는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유기적 연계를 통해 지자체 정책 수립에 필요한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고 일반 도민들에게는 기상기후정보의 현장 전달력을 강화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북은 농·어·축산업 등 기후에 민감한 1차 산업에 종사자들이 많습니다. 기상지청의 역할이 있을까요. "전주기상지청이 그간 해왔던 농축산어업 관련 지원을 찾아보니 2016년도부터 지역별 주력 농산물들에 대한 24절기 기후정보 등을 활용한 영농기상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영농 기술이 점점 고도화되고, 농작업 환경과 농업 방식이 바뀌다보니 해당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조금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좀 주춤한 상황인데 의견을 다시 한번 수렴하고 개선할 부분을 파악한 뒤 사용자들에게 효용성 있고 가치 높은 서비스를 다시 한번 제공하겠습니다." -기상청 레이더센터에서 업무를 보시기도 했는데, 지청에 따로 도입하고 싶은 장비가 있으신가요? "현재 전주기상지청은 육상과 고층 해양 등에 총 25종 187개의 장비를 운영 중입니다. 특히 군산에는 위험기상파수꾼이라는 첨단 레이더가 있는데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기상진단장비가 청진기라고 본다면 군산에 있는 것은 CT로 볼 수 있는 첨단 장비입니다." -도내에 그런 장비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도내에는 아니지만 안마도라는 가까운 섬에 연직바람장비가 설치되고 있어 전북이 다른 지역에 비해 기후를 측정하는 첨단장비가 많고 올해 내장산과 뱀사골 등 지역에 레이저 관측장비를 설치할 예정입니다. 전북은 다른 지역보다 첨단장비가 부족하지 않은 지역으로 앞으로도 필요한 장비가 있다면 얼마든지 도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전북지역은 장마기간 집중호우 농작물 등에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올해 대비책이 있을까요? "지난해 전북지역 장마철 강수량이 946㎜로 역대 1위로 나타났습니다. 약 30년 동안 내렸던 비의 평균보다 약 3배 가량 많은 양이었습니다. 과거에 집중호우라고 하면 시간 당 20㎜를 일컫는데 기상 변화가 과거에 비해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의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말 예측하기 힘든 기후가 됐고 기상당국도 업무가 어려울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상기후는 예보로 극복하기는 어렵습니다. 예보기술의 발전 속도가 기후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이제는 실시간 상황전달이 중요해집니다. 실시간 전달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긴급 재난문자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범운영됐고 올해 광주 전남 지역에서 시범운영을 합니다. 전북도 사전 준비를 잘해 이상기후에 대한 실시간 전달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상청 대변인을 지내셨는데, 지역소통은 어떻게 하실 방침이신가요? "본부에서 대변인을 할때보다 지역 소통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도농 지역이 많아 밀집도가 약해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인데요. 기후변화로 인해 예보의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난이도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결과만 가지고 소통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고 위험기상의 신속한 전달과 예보의 변동성을 과학적 근거를 통해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다양한 통계자료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도민, 전북일보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전북의 대표 기관지인 전북일보를 통해서라도 독자여러분과 도민들에게 인사를 드리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날씨와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지원하는 것이 기상청의 주된 역할이고 그것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전주기상지청의 모든 직원들은 365일 24시간 전북 날씨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정확한 기상정보로 신뢰받는 전주기상지청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고, 새롭게 출범하는 전북특별자치도와 함께 호흡하면서 생명 경제도시에 어울리는 기상기후 서비스 제공에도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가끔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고 기상정보 이용을 생활화해 기상재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동참해주시고 전주기상지청에도 많은 관심과 격려 당부드리겠습니다." ◇임덕빈 신임 전주기상지청장은 임 지청장은 1970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다. 충남 공주대를 졸업한 뒤 기상청에 입사해 기상청 대변인, 국가기후데이터 센터장, 레이더 운영과장 등을 역임하며 기상청 정책부서를 두루 거쳤다. 기상청 내에서 국가기후데이터센터장 등 고도의 기후 분석업무를 하고 대변인까지 지내는 등 대·내외적으로 기상 관련 업무에 정통, 기상청 직원들로부터 깊은 신망을 얻고 있다. 어린 시절 충남 보령에서 살며 라디오 방송에서 전주지역 방송이 나와 전북의 문화와 소식을 접해왔기에 그는 "정신적 고향에 온 것 같다"며 친밀감도 내비쳤다. 임 지청장은 "이상기후로 인해 지역별, 국지적으로 기상, 기후가 극심하게 차이가 난다"며 "지역 맞춤형 기상예보 정책을 중점 추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기획
  • 김경수
  • 2024.03.10 15:23

[팔도 핫플레이스] 경기 남양주 이색카페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절기 ‘경칩(驚蟄·5일)’을 지나 완연한 봄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요즘이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경기도 동북부에 위치해 있는 남양주는 한강과 호수, 수락산 등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과 정약용 유적지 등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역사 공간으로 가득하다. 특히 서울 근교에 위치해 있어 가족 단위 모임부터 연인, 친구 등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도 좋다. 상춘객들의 바람을 채워줄 힐링·낭만 도시, 남양주에서 만나볼 수 있는 조금은 ‘특별한 카페’를 소개한다. ■ 여유와 고품을 느낄 수 있는 ‘아유스페이스’ 아유스페이스(AYU SPACE)는 45년간 한 재벌가의 여름별장으로 사용됐던 공간이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건축가인 조병수씨의 손을 거쳐 카페, 갤러리, 레스토랑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유럽 명문 귀족 가문의 건축주가 자연친화적이고 다양한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고품격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지난해 대중에게 개방했다. 아유스페이스의 특징은 현대적이고 독창적인 타원형 형태의 건축물과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 카페 앞을 흐르는 북한강 뷰가 한데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마음에 여유와 쉼표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타원형 구조의 건물 내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큰 화강석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화강석은 문경에서 온 조경석으로 땅속 깊은 곳의 마그마가 응고된 암석이다. 일명 ‘돌멍존’으로 불리는 자리에선 독특한 무늬의 화강암을 감상할 수 있으며, 통유리로 설계된 구조 특성상 천천히 흐르는 북한강 풍경을 눈에 담으며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외부에는 브런치 레스토랑, 미술 갤러리와 함께 3단 경사지의 잔디밭, 공원에 온 듯한 넓은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볼거리, 즐길거리와 더불어 사계절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며 힐링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해준다. 주요 메뉴로는 커피와 음료, 베이커리, 브런치 메뉴 등이 있고 장미, 카네이션, 그라치아 등 세계 각국의 예쁜 꽃도 구매할 수 있으며, 1만1천570㎡ 대규모 공간인 만큼, 비즈니스 미팅, 콘서트, 웨딩행사, 패션쇼, 예술공연 등 대관도 가능하다. 남양주 화도읍 금남리에 위치한 아유스페이스는 북한강을 따라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 가는 길부터 힐링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영업은 월~목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금~일요일 동안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 책과 커피의 만남, ‘인크커피 다산점’ 지난해 12월 오픈한 인크커피 다산점은 ‘인크커피’와 ‘종로서적’이 컬래버를 이룬 이색적인 신생 카페다. 무려 3305㎡ 규모인 인크커피는 ‘테이크 더 오리진(Take the ORIGIN)’이라는 슬로건 아래 인크커피 로스팅 팩토리에서 전문적인 로스팅 과정을 거쳐 만든 스페셜티 커피를 선보인다는 게 특징이다. 특급호텔을 연상케 하듯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원형을 돌며 설계된 계단은 우아함을 자아내고, 그 사이로 마치 새들이 무리지어 위로 날아가는 듯 연출된 거대한 장식물은 장관을 이루면서 이곳에 방문한다면 꼭 카메라에 담아야 할 포토존이자 시그니처로 떠오르고 있다. 지하 1층에는 에스프레소 바를 운영해 특별한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으며, 시그니처 음료인 론자카파 밀크와 시그니처 크림 크루아상도 맛볼 수 있다. 또 1층에는 베이글 치아바타, 크루아상, 소금빵 등 더 많은 종류의 빵이 진열돼 있고, 다양한 시식용 빵도 비치돼 있어 ‘빵덕후’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인크푸드에는 브런치세트와 샐러드, 파스타 등 여러 종류의 브런치 메뉴도 준비돼 있다. 특히 인크커피는 커피와 베이커리뿐만 아니라 대형서점을 연상케 하는 복합문화공간이기도 하다. 신간은 물론이고, 세계문학, 장르·영미·유럽 소설, 철학, 종교, 예술, 역사, 사회과학 등 무수한 책들이 즐비해 있어 언제든지 책을 꺼내 열람할 수 있다. 여기에 다양한 스타일의 공간들이 있어 새로운 느낌을 주는 데다, 콘퍼런스룸도 조성돼 있어 스터디그룹으로 활용하기도 안성맞춤이다. 남양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맞은편에 위치한 현대프리미어 캠퍼스몰 A동에 위치해 있다. 휴무일 없이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 과거를 기억하는 ‘리멤버 1910-베이커리씨어터 이석영 광장점’ 리멤버 1910-베이커리씨어터 이석영 광장점은 과거를 잊고 사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잠시 쉼표를 주고 뒤를 돌아보게 하는 카페이자 공간이다. 이석영 광장 지하 1층에 자리잡은 이 카페에는 ‘독립운동을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공간들로 가득하다.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을 중심으로 전 재산을 털어 독립운동에 몸을 던지는 등 항일 독립투쟁의 큰 역할을 한 활동 등 우리의 아프지만 기억해야 할 과거를 소개하고 있다. 가장 먼저 카페와 역사전시관(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독립의 계단(독립유공자의 공훈을 기리는 공간)’ 벽돌엔 나라를 위해 희생하다 돌아가신 분들의 성함과 출생연도가 새겨져 있고, 카페 옆에 있는 역사전시관에는 독립운동의 역사 기록들과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는 공간, 이석영 선생 6형제의 기상을 표현한 나점수 작가의 상징 조형물도 볼 수 있다. 또한 독립운동가 의상을 입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과 독립운동 포토존, 안중근 의사 수감실을 재현한 역사감옥도 조성돼 있다. 감옥시설은 서대문형무소와 안중근, 신채호 선생 등이 순국하신 중국 뤼순감옥을 재현했다. 다소 무거워 보일 수 있는 분위기의 공간이지만 카페는 다양한 꽃과 나무를 파티션으로 활용해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두꺼운 쿠션형 의자를 활용해 방문객들에게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제공하고 있다. 주요 메뉴로는 베이커리 카페답게 갈릭치즈 브레드, 소금빵, 베이커리 양파빵, 베이컨 크림치즈 등 다양한 빵과 커피 등 음료가 준비돼 있다. 남양주 금곡동에 위치한 베이커리씨어터 이석영 광장점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하며 정기 휴무일은 매달 네 번째 월요일이다. 경인일보=하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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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7 15:15

[전홍철 교수의 ‘영상과 함께 하는 실크로드 탐방’] 그리스에서 완주군까지(2)

타파 칼란(Tapa Kalan) 사원 큐폴라 에로스. 완주군의 천년고찰 송광사(松廣寺). 송광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금강역사나 사천왕상이 생각날 수도 있지만 송광사를 대표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대웅전 천장에 그려진 ‘비천(飛天)’도이다. 비천은 부처의 정토에서 공중을 날아가면서 하늘의 꽃을 흩뜨리거나 하늘의 음악을 연주하는 천녀를 의미한다. 그런데 이 ‘비천’은 인도에서 생겨났지만 사실은 서양의 날개 달린 천사가 실크로드를 통해 중앙아시아 간다라와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 전파된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송광사 비천이 어디에서 왔고, 어떤 경로를 거쳐 완주까지 왔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메소포타미아로 떠나야 한다. △날개를 단 최초의 동물, 우룩(Uruk) 그리핀 비천의 기원은 인도로 알려져 있지만, 초기 인도 불교 미술에 등장하기 훨씬 오래 전부터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지역에서 날개를 단 동물과 신(神)이 장식 모티프로 사용되었다. 원래 날개가 없는 인간이나 동물에 날개를 다는 것은 신성(神聖)과 보호의 상징이다. 또한 날개는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메신저로도 기능한다. 날개 달린 최초의 동물 모습은 BC 4100-3000년 메소포타미아 우룩(Uruk) 시대의 원통형 인장에 보인다. 작은 인장 속에는 괴이한 동물들 중 최초의 그리핀(griffin)이라 할 수 있는 사자 머리를 한 독수리와 기다란 목에 사자 머리를 한 신화 속 짐승 세르포파드(serpopard)가 있다. 이러한 날개 달린 신화 속 짐승은 날개를 가진 신인(神人)으로 확산되어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초기 문화에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어 기원전 2700년 이집트 고왕국 시대의 여신 이시스(Isis)도 커다란 날개를 가지고 있다. 그 외에도 기원전 9세기 아시리아(Assyria)의 도시 님루드(Nimrud) 궁전에 세워졌던 거대한 비석에는 긴 수염과 한 쌍의 커다란 날개를 지닌 신인(神人)이 신성한 나무 좌우에 나란히 서 있다. 이처럼 날개 달린 동물과 인간의 형상이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 널리 확산된 것은 군사적 정복과 무역을 통해서였을 것이다. △ 근동의 신(神), 세라핌과 아후라 마즈다 메소포타미아의 날개 달린 신(神)은 성경 속 천사로도 이어진다. 기원전 8세기에 아시리아가 이스라엘 지역을 정복했었던 때 기록된 이사야(Isaiah)서 6장 1절에 보이는 여섯 개의 날개를 가진 ‘세라핌(seraphim)’이 바로 그것이다. 한편 BC 6세기 페르세폴리스에서는 조로아스터교의 신인 아후라 마즈다(Ahura Mazda)를 날개가 달린 신성한 인물로 형상화되기도 했다. 이러한 날개를 가진 근동(近東) 지역의 신들은 후대에 이슬람의 천사로 계승되는 동시에 그리스로 전해져 헬레니즘 미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랑의 여신 에로스(Eros), 승리와 풍요의 여신 니케(Nike), 꿈의 신 모르페우스(Morpheus) 등이 된다. 이처럼 날개를 단 서양의 천사가 늘어나는 것은 지중해 동부를 중심으로 지역 간 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생겨난 문화적 융합 현상이다. △초기 인도 불교 미술의 날개 달린 천사 근동 지역에 이웃해 있는 인도. 소위 무불상 시대인 인도의 초기 불교 미술에는 날개를 단 천인(天人)이 많이 보인다. 이 공중을 나는 천녀는 부처님 생애의 주요 사건을 묘사할 때 등장하며, 하늘에서 내려와 신변(神變)을 목격하는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예를 들면, BC 2세기경 조성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불교 스투파인 바르후트(Bharhut) 스투파 토라나(torana)에는 하늘에서 비스듬히 내려온 두 명의 천사가 보리수 위에서 화환을 들거나 꽃을 뿌리고 있다. 이러한 형상은 성수(聖樹)를 가운데 두고 좌우에 인물이 대칭적으로 배치되는 님루드 비석의 양식과 맞닿아 있다. AD 1세기에 만들어진 산치(Sanchi) 스투파 토라나 서문과 북문을 장식한 부조에도 비슷한 양상이 보인다. 보리수 위쪽 좌우에 두 명의 공양인은 비샤푸르(Bishapur) 부조의 천사와 비슷한 날개를 가지고 있으며, 전형적인 페르시아의 입수쌍인(立樹雙人)의 형상이다. 인도 초기 불교에서 확인되는 이 날개 달린 천사는 대승불교의 확산 추세에 힘입어 중앙아시아 간다라에서 헬레니즘과 만난다. △붓다를 수호하는 기독교 아기 천사와 그리스 신 불교와 헬레니즘이 만나 탄생한 간다라(Gandhara) 미술은 쿠샨 왕조(AD 1~4세기) 시기에 가장 번성했다. 이 시기 실크로드는 무역 네트워크로써 활발히 작동하면서 로마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고, 이에 따라 간다라에서는 불상의 탄생 뿐만 아니라 불교적인 모티프가 고대 그리스 예술과 결합하는 문화적 혼합주의로 진화한다. 특히 간다라 그레코 불교 미술(Greco-Buddhist art)에서는 날개 달린 이미지에 한층 친숙해진다. 구체적 사례로 파키스탄 쿠날라(Kunala) 불교 사원의 석조 부조에는 날개 달린 천녀가 많이 보이고, 기독교 신학에서 가장 고귀한 이미지 중 하나인 벌거벗은 아기 천사 큐피드(Cupid)가 신을 숭배하는 화환을 들고 있다. 또 아프가니스탄 하다의 타파 칼란(Tapa Kalan) 사원에서는 3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큐폴라(cupola)가 출토되었는데, 목이 잘린 붓다 위로 화환을 들고 날아다니는 사랑과 섹스의 그리스 신 에로스(Eros)가 그려져 있다. 그런데 이처럼 헬레니즘화된 날개 달린 천사는 간다라에서 한반도를 향하여 차츰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즉 천사의 날개가 차츰 사라지는 것이다. △ 키질 석굴 : 천사와 비천의 과도기 AD 4-7세기에 조성된 중국 신장 키질(Kizil) 석굴. 이곳 벽화에는 날개 달린 천사가 여전히 보이지만 날개 없는 천사들도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키질 38굴 벽화에는 왕관을 쓰고 후광을 두른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쓰러지는 한 인물을 붙잡고 있는데 두 개의 푸른 날개가 펄럭이고 있다. 또 키질 227굴 벽화에는 아치 위쪽에 날개 달린 나체 인물 두 명이 그려져 있는데 한 명은 피부색이 하얗고 한 명은 어둡다. 간다라에서 보았던 그레코로만(Greco-Roman) 양식의 천사이다. 한편 키질 8굴 벽화에는 드디어 송광사 비천의 모습과 유사한 날개 대신 스카프를 휘날리는 비천이 등장한다. 머리 뒤에 동그란 광배를 두르고 왕관을 쓴 두 명의 비천은 꽃을 뿌리고 악기를 연주하며 공중을 비행하는데 팔목에 휘감긴 스카프가 펄럭이고 있다. △ 서양 천사의 동아시아적 수용 키질을 지나 돈황 막고굴(莫古窟), 맥적산(麥積山) 석굴과 운강(雲崗) 석굴 등으로 동점(東漸)하여 한반도에 가까워질수록 날개 달린 천사의 서양식 이미지는 점차 동양식 천인(天人)의 이미지로 변해간다. 서양 천사의 날개는 사라지고 천의(天衣)를 길게 나부끼는 형태로 변모하며, 여성의 가슴 같은 섹시한 육체미는 복숭아로 대체하거나 두툼한 옷으로 가려지게 된다. 불교미술 전문가 김은아 교수(우석대 대학원 예술경영학과)는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공중을 날지만 날개가 없는 송광사 비천은 날개 달린 서양 천사라는 이미지를 동아시아가 어떻게 수용하였는지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송광사 비천은 동일한 의미를 가지더라도 그것을 표현하는데 동서양의 해석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중요한 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전홍철 우석대 경영학부(예술경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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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6 15:20

[팔도 건축기행]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탐험하고, 찾아가는 건축입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이하 문화전당)을 소개하며 유현준 건축가가 한 말이다. 그는 “문화전당은 개미굴처럼 계속해서 방이 연결되는, 무궁무진한 관계를 갖는 좋은 설계”라고 말했다. 정형화되지 않았기에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는 공간이자 건물이 주인이 아닌, 사람과 그곳에서 벌어지는 이벤트가 주인이 되는 공간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공공건축의 의미가 ‘쓰임’에 있다고 한다면, 그 역할을 잘 하고 있는 건물이라고도 했다. 그는 70만 조회수를 기록한 유튜브 영상 ‘공공건축은 잘 만들 수 없을까’에서 한국의 가볼 만한 공공건축으로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원주의 뮤지엄 산과 문화전당을 꼽았다. 아시아를 주제로 한 다양한 문화예술과 생활문화를 만나는 복합문화공간인 문화전당은 지난 2015년 개관 후 세월의 흔적이 쌓이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서고 있다. 곳곳에 조성한 정원은 푸르름을 더해가며 휴식처를 제공하고 아시아문화광장은 워터슬라이드장과 자동차극장으로도 변신, 무한한 재미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문화전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공간이 갖는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고, 전당이 생산한 다양한 콘텐츠 역시 인기 상한가를 기록중이다. 지난해에만 연간 250만명이 문화전당을 찾았다. ◇기억, 빛, 숲, 광장 지난 2015년 개관한 문화전당은 연면적 156.673㎡, 지상 4층, 지하 4층 규모로 국립중앙박물관과 예술의 전당을 넘어서는 메머드 공간이다. 1980년 5·18 최후 항전지인 옛 전남도청 부지에 건립된 문화전당은 ‘장소적 의미’가 큰 건물이다. 문화적 공간이기도 하지만, 역사를 품은 장소였기에 그 ‘기억’을 보존해야하는 숙제가 주어졌다. 2005년 설계공모를 통해 당선작으로 선정된 우규승 건축가의 ‘빛의 숲(Light of Forest)’은 건물을 과감히 ‘지하공간’에 조성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그는 역사적 건물인 전남도청 건물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10층 높이인 지하 25m에 건물을 배치했고, 이를 통해 조성된 건축물의 옥상인 지상공간에는 다양한 광장과 조경 경관을 연출, 도심 속 열린 공원을 만들었다. 또 정육면체의 채광창을 두어 낮에는 자연광을 건물 내부로 전달하고, 밤에는 인공조명이 공원을 밝혀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하도록 설계했다. 문화전당의 중심은 대규모 아시아문화광장이다. 길이와 폭이 각각 50m에 달하는 대형 광장은 콘서트, 어린이 축제,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는 열린 공간이다. 지하철 역사, 금남지하상가, 계단, 에스컬레이트 등을 통한 다양한 접근 동선이 광장으로 모이고, 광장을 통해 문화창조원 등 각각의 문화시설로 흩어져 나가며 볼거리를 접하도록 한다. 문화정보원(박물관·도서관), 문화창조원(전시관), 어린이문화원, 예술극장 등 문화전당의 주요시설은 ‘기본틀을 완성하고 채워나가는 전략’을 구사해 전시, 공연, 행사의 방식에 따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층고가 18m에 달하는 창조원 복합1관은 메머드급 전시에 안성맞춤으로, 현재 진행중인 ‘디어 바바뇨냐’처럼 공간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대형 개폐형 유리도어를 통해 내부 공간이 외부 광장으로 확장되는 예술극장도 흥미로운 장소다. 국내 최대 규모의 어린이문화공간인 어린이문화원은 지상에서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유리벽을 통해 공간적 개방감을 부여,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 천장의 경사면을 따라 외부에 조성된 옥상정원은 아이들의 놀이공간이자, 무등산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고 빛과 숲이 교차하는 메모리얼 문화 공간을 구상한” 우 건축가가 심혈을 기울인 것 중의 하나가 공원이다. 광주가 녹지 없는 도시임을 인지한 그는 건물을 지하로 내리는 대신, 도시의 마루와 마당 역할을 하는 녹지를 곳곳에 조성해 공원을 만들었고, 초기에 식재했던 나무들이 커 나가면서 공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장소가 문화창조원 경사 지붕에 만들어진 ‘하늘마당’이다. 광주의 핫플레이스인 동명동, 조선대와 연결되는 지점에 위치한 하늘마당은 공연 등 각종 행사가 열리는 장소이자, 시민들의 휴식처로 자리잡았다. 문화전당의 중심시설 중 하나로 옛 전남도청에 들어서는 민주평화교류원은 새롭게 조성된다. 문화전당 조성 과정에서 전남도청 훼손 문제가 불거졌고, 지난해 8년만에 원형복원 작업이 재개되면서 2025년 완공 후 콘텐츠를 채워 새롭게 문을 연다. 복원 사업이 진행되면서 아쉽게도 문화전당의 상징이었던 대형 미디어월은 철거될 예정이다. 문화전당은 기존의 유명 건축물과는 이질적인 공간이다. 화려한 외관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같은 랜드마크를 기대했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건물이 지하로 들어간 점에 대해 비판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지금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문화전당은 유기체처럼 변신을 거듭하며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다. 문화전당은 한국관광공사가 한국만의 매력과 지역적 특색을 반영하는 장소를 선정하는 ‘코리아 유니크 베뉴’에 3년 연속 선정됐으며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도 뽑혔다. ◇1년 내내 볼거리와 즐길거리 최근 2~3년 사이 문화전당을 찾는 이들이 급증한 이유는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건물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가 인기를 모으면서다. 문화전당이 지난 8년간 만들어낸 콘텐츠는 1650건이었으며 68%인 1120건을 직접 창·제작했다. 지난해 열린 ‘사유정원, 상상 너머를 거닐다’전에는 19만명이 다녀갔으며 ‘몰입미감’도 14만명이 관람했다. 현재 진행중인 ‘이음 지음’과 ‘디어 바바뇨냐’전도 10만명을 넘으며 순항중이다. 또 매년 열리는 ACC 월드뮤직 페스티벌, 브런치 콘서트 등도 인기 프로그램중 하나다. 전당 곳곳에 자리한 공공미술을 감상하는 것은 또다른 즐거움이다. 이불의 ‘무제’를 비롯해 왕두의 ‘승리 !’. 최정화의 ‘Normal Scape’, 마탈리 크라셋의 ‘리플렉시티’, 우고 론디노네의 ‘ACC 매직마운틴’ 등이 있다. ‘지하’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하늘마당과 충장로 1가 입구에 설치한 에스컬레이터는 전당으로의 접근성을 높였으며 동명동과 5·18 민주광장 사이를 잇는 플라자 브릿지의 콘크리트 벽면을 투명 아크릴로 대체, 지하공간이 내려다 보이도록 한 점도 방문객을 늘리는 효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해 전당 안에 문을 연 카페 ‘진성성’은 사람들을 전당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화전당을 방문할 때 꼭 찾아야할 곳이 있다. 5·18 민주광장 맞은 편에 자리한 전일빌딩 245다. 5·18 당시 총탄 자국이 남아있는 전일빌딩 245 옥상에 올라가면 문화전당과 푸른 녹지를 한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인상적이다. 건물의 규모가 방대하다 보니 도슨투 투어를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매일 4차례(오전 10시 30분, 오후 1시·2시30분·4시) 투어를 진행중이며 4월부터는 건축투어, 공공미술 투어, ACC 한바퀴 등 주제를 세분해 운영한다. 우규승 건축가의 설명과 모형 등을 통해 전당의 이곳 저곳을 살필 수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아카이브 ‘빛의 숲’을 찾거나 앞서 언급한 유현준 건축가의 영상을 보고 공간을 둘러보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도슨트 임희영씨는 “문화전당을 방문하신 분들이 처음에는 지하에 있는 공간을 의아해 하지만 함께 투어를 하다보면 재미있는 공간구성에 흥미를 가진다”며 “다양한 문화전당의 매력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일보 김미은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김미은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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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4 16:06

이준석 중진공 전북본부장 "산업·기술혁신 주역 되는 날까지 함께 뛰겠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복합 위기에 처한 중소벤처기업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던 지난해 7월 이준석(53)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전북지역본부장이 취임했다. 취임 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 하루를 보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경제 상황이 침체된 지난해 취임한 만큼 부담감이 컸지만 침착하면서도 꼼꼼하게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다. 이 본부장이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에서 근무하게 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세 번째 발령을 받은 만큼 전북자치도가 더욱더 각별하다는 게 이 본부장의 말이다. 전북자치도 내 중소벤처기업이 대한민국 산업과 기술혁신의 주역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이 본부장은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며 현장 밀착형 맞춤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금도 전북자치도 내 중소벤처기업을 위해 전력 질주하고 있지만 7개월 동안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바쁘게 달려온 이 본부장을 만나 중소벤처기업의 목소리와 중진공 전북지역본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하신 지 7개월이 지났습니다.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에서는 세 번째 근무다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전 근무 기간 알고 지냈던 유관기관 담당자를 찾아다니며 도내 중소벤처기업 현황을 파악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고 국내 중소벤처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지난해 7월에 취임해 부담이 있었습니다. 전북지역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지난해 사업 마무리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 한 해 사업 마무리하고 다음 해 계획을 고민하면서 중진공 본사와 전북자치도 기업 현황·사업 정책을 수시로 소통하면서 바쁘게 지냈습니다." -7개월 동안 많은 중소벤처기업과 만나셨을 텐데요. 현장 목소리는 어떤가요. "중진공 본사 홍보실장을 하면서도,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에 근무하면서도 전북지역의 여러 중소벤처기업을 방문했습니다. 사실 전북지역에 있는 중소벤처기업이 가진 애로사항이 전국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체감의 정도, 심각성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크게 자금 유동성 악화·인력 확보·지원정책 정보 부족·수출국 판로 개척 등 네 가지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금난에 시달리고 해외시장 수요가 감소하면서 수출국 다변화 지원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 전북자치도는 대부분 인구소멸지역이다 보니 인구소멸에 대한 고민이 깊은데요. 중소벤처기업도 인구소멸에 대한 고민이 있을 듯합니다. "전북자치도는 대다수 지역이 지방소멸위기 지역입니다. 실제로 (지방)기업들이 최근 쟁점이 되는 인구소멸 가속화로 인력 부족, 생산성 정체 등에 대한 위기를 더욱 절실히 느끼는 중입니다. 중진공 전북지역본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중진공이 가진 총 역량을 끌어 올려 지역 중소기업의 성장과 양질의 지역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인구 유입에 긍정적인 마중물이 돼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되고자 합니다." -어느 때보다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의 역할이 막중할 것 같습니다. "저희 중진공은 정책 자금, 수출 지원, 인력 양성, 창업 지원 등 다양한 정책 사업을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중소벤처기업 종합지원기관이라고 자부합니다. 이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책임감도 큽니다. 현재 중진공 전북지역본부는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전북서부지부·청년창업사관학교까지 세 개의 거점을 두고 밀착형 조직을 기반으로 지역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의 위기 극복을 현장 최일선에서 돕는 것이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7개월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요. 그동안의 주요 성과가 있었는지요. "그동안 전북자치도 내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정책자금 1938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중진공 정책자금 전국 예산 중 4.4%에 해당하는 규모로 전북이 국내 지역내총생산(GRDP) 중 2.7%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1.6배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이는 지역경제 활력을 위한 적극 행정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밖에도 보조금·인력 지원을 통해 활력 넘치는 기업 환경 조성에 힘쓴 결과 정책자금 지원 기업이 유동성 확보에 힘입어 연중 1048명의 일자리 창출을 이뤘고 수출 지원사업을 통해 수출 증대에도 기여했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역할을 다하고자 운영한 '지역산업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대규모 수출 계약 등 성과를 창출했습니다." -이중 '지역산업성장 프로젝트'의 성과가 눈에 띄는 듯한데요. "지역기업이 살아야 지역경제가 살고 지역경제가 살아야 사람이 모인다는 의미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빛을 발했습니다. 김제시·유관기관 등과의 협력을 통해 김제시 백구특장차단지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김제시 특장차기업의 2조 원 규모의 수출 계약 체결과 함께 관련 부품사의 집적화를 직접 지원해 지역 주력산업의 클러스터 구축 성공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계속해서 투자 유치부터 국토부 투자선도지구 지정, 입주기업 계약 등 좋은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올해는 시즌 2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전북에서도 남부가 열악하다고 판단해 전북 남부인 남원·순창군을 하나로 엮어서 어떻게 특화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올해 주요 업무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요. "2024년 경제정책방향 목표인 '활력 있는 민생 경제" 추진 계획에 맞춰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역동성 회복·혁신 성장을 위해 금융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지역경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역혁신'을 적극 추진하고 수출 성장 견인을 위한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지역 중소기업의 경제력 강화를 위해 장기재직 유도·맞춤 인재 육성을 추진하고 중소기업 규제 애로 해소를 위한 규제혁신을 이끌 계획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중진공 전북지역본부를 이끌어가실 계획인가요. "전북자치도가 기업 하기 좋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도시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군산 새만금·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완주 수소특화 국가산단 등 지역산업과 시너지를 내는 것뿐만 아니라 우수한 기업이 유치될 수 있도록 일조할 계획입니다. 관내 지자체, 유관기관과 협력해 중진공 지원사업·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등 협력 네트워크를 활성화할 것입니다. 이것이 제 개인, 중진공 전북지역본부 조직 미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도민과 도내 중소벤처기업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새로운 기회와 특별한 100년의 시작인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의 원년입니다. 도정 운영 방향에 맞춰 중소벤처기업전문기관의 역할을 다하고 지역산업 발전에 기여하겠습니다. 경제의 주역인 중소벤처기업이 스스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중진공 전북지역본부가 함께 하겠습니다. 전북자치도의 중소벤처기업이 대한민국 산업과 기술혁신의 주역으로 온전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뛰겠습니다." 이준석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장은 서울 출신으로 단국대학교 행정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 1995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 입사해 출판사업처부터 벤처창업처·감사실·홍보실·협동화사업처·기획조정실·기업금융처·사회가치실·융합금융처·창업기술처에서 팀장·과장을 지내는 등 여러 부서를 두루 섭렵했다. 특히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와는 인연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중진공 전북지역본부 과장으로 근무하고 2016년 팀장, 지난해 7월 본부장으로 세 번째 근무하게 된 이 본부장이다. 지난해 7월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장에 취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기획
  • 박현우
  • 2024.03.03 16:40

[팔도 핫플레이스] 제주 진수내

먼 옛날 옥황상제의 셋째 딸 설문대할망(할망은 할머니의 제주어)이 있었다.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보내던 할망은 하늘과 땅이 달라붙어 답답한 바깥세상을 몰래 내려다보고는 그 세계를 열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할망은 하늘과 땅을 두 개로 쪼개 놓고, 한 손으로는 하늘을 떠받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땅을 짓누르며 힘차게 일어서자 드디어 맞닿아있던 하늘과 땅이 갈렸다. 땅이 하늘에서 떨어져 나가자 옥황상제는 진노하고, 셋째 딸 설문대할망을 땅으로 쫓아버렸다. 이리하여 인간세상으로 내려온 설문대할망은 치마폭에다 흙을 날라 제주도를 만들었다. 제주 창조(創造)의 여신(女神) 설문대할망에 대한 설화(說話)다. 제주는 화산 활동과 이에 따른 수많은 용암분출로 이뤄진 화산섬이다. 화산 활동을 통해 형성됐기에 제주의 토질은 전체적으로 물 빠짐이 좋은 ‘송이(스코리아·scoria·많은 기공을 가진 화산쇄설물)’로 불리는 화산토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때문에 제주에 내린 빗물은 대부분을 지하로 스며들어 평상시에는 하천과 계곡은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건천(乾川)이다. 이렇다보니 커다란 호수(湖水), 한강이나 낙동강 등 사철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나 시냇물의 낭만적인 풍경은 영화나 TV 등의 매체에서나 감상할 수 있다. 제주의 하천에도 장마나 태풍 등 집중호우 때에는 물이 흐르는 광경을 볼 수 있지만 유유히 흐르는 잔잔한 모습이 아닌 성난 맹수의 포효처럼 커다란 굉음을 내며 주위 모든 것을 집어 삼킬 듯 광폭하다. 하지만 이런 제주에서도 잔잔히 계곡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사진 촬영의 명소 진수내 한라산 백록담 아래 흙붉은오름에서 발원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라면 한번쯤 갔을 사려니 숲길과 삼다수 숲길을 지나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 해안까지 이르는 제주에서 가장 긴 하천인 천미천(川尾川)의 중간지점인 진수내(川). 제주의 하천과 계곡은 각자의 명칭이 있는데, 그 하천이 지나가는 동네, 지역에 따라 또 다른 이름이 부여된다. 진수내는 천미천이 지나는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지점에서 불리는 이름이다. 진수내의 뜻은 ‘길다’의 형용사인 ‘긴’의 제주어인 ‘진’에다 수(水), 내(川)가 합해진 이름이다. 이 지역주민이 아닌 일부 제주도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곳이다. 하지만 유명 커피점을 좋아하고, 아름다운 곳·예쁜 곳을 찾아 사진 찍고 SNS에 게재하는 젊은이들, 그리고 제주를 찾는 젊은 개별관광객 및 결혼에 앞서 웨딩촬영을 준비 중인 예비 신혼부부들 사이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기 만점인 ‘핫플레이스’다. 제주시에서 표선면을 잇는 번영로 중간지점에 위치한 진수내는 다른 하천이나 계곡과 달리 정장 구두와 면사포 하이힐 차림의 예비 신혼부부가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우선 내비게이션에 ‘대비(大妃)공원’을 검색한다. 조선시대 인목대비 어머니인 노씨 부인의 유배 생활을 기념하는 곳으로, 공원이라기보다는 한 종중(宗中)의 묘역(墓域)쯤으로 이해하면 된다, 젊은층 사이에서는 대비공원보다 전국 유명 커피 전문점인 ‘B.B’의 입구로 더 알려져 있다. 대비공원으로 진입한 후 대비공원에서 200여 m 더 진입하면 천미천이 품은 보석인 진수내가 등장한다. 주변에 주차할 곳도 충분하다. 주차 공간에 들어설 즈음부터 제주의 다른 하천이나 계곡에서는 볼 수 없는 절경이 펼쳐진다. 동백나무와 복숭아나무, 자배나무, 버드나무 등 진수내를 둘러싼 다양한 나무들 사이로 옥색 계곡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차에서 내려 계곡으로 들어서는 순간 ‘와~’하고 탄성이 절로 난다, 제주 어디를 가든 아름답지 않은 곳이 있으랴마는, 이곳은 제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광이 펼쳐진다. 한라산 백록담이나 정방폭포처럼 웅장하지도 않고, 제주 해안가 기암괴석의 풍광처럼 화려하지도 않다. 하지만 그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소박함, 담백함, 은은함, 여유로움이 한데 어우러진 곳이다. 우선 울창한 숲 사이로 잔잔한 파문(波紋)이 장관을 연출한다. 제주의 하천이나 계곡은 물 빠짐 때문에 유유히 흐르거나 물이 고인 모습을 볼 수 없다. 하지만 이 곳은 1970년대 즈음 계곡물을 인근의 목장 등에 이용하기 위해 계곡 허리에 보(洑)를 설치해 물을 가둠으로써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며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이 있는 계곡과 계곡을 감싸고 있는 나무들 사이로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도록 주변도 잘 정비돼 있다. 걷다보면 이리 저리 제멋대로 가지를 뻗은 나무들의 모습이 마치 환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계곡을 가득 메운 물은 시시각각 다른 색깔과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파란 하늘빛이 비칠 때는 코발트색으로, 숲이 반영(反影)될 때는 옥색으로. 그리고 물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바람이 불 때마다 잔잔히 이는 물결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모든 근심걱정이 사라진다. 산책로 한 구석에는 동남아 등지에서 볼법한, 대나무로 얼기설기 엮은 오래 된 쉼터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계곡물 위로 얼굴을 드러낸 바위들을 징검다리 삼아 계곡을 건너면 진수내의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울창한 삼나무 숲.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오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숲길이 생겼으며, 빛 한줄기 들어오지 않을 정도의 울창한 삼나무 숲길을 여유롭게 걷을 수도 있다. 진수내 주위가 이렇듯 아름다우니 누구라도, 아무 곳에서나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 작품이 탄생한다. 이렇듯 다른 곳에서는 감상할 수 없는 진수내만의 숨은 절경으로 몇 해 전부터 웨딩촬영을 나선 예비 신혼부부들의 성지가 됐다. 각 커플마다 각자 촬영감독의 지시에 따라 곳곳에서 포즈를 취하고, 어떤 핫 포인트에서는 여러 예비 신혼부부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 모습도 쉽게 눈에 들어온다. 심지어 어떤 웨딩이벤트사에서는 작고 예쁜 조각배까지 동원, 계곡물에 조각배를 띄우고, 신혼부부를 태워 촬영하기도 한다. 연인끼리, 친구끼리 계곡 옆에 캠핑용 의자를 펼쳐 놓고 앉아 여유롭게 차 한 잔을 하면서 진수내의 풍광을 즐기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진수내 나무 그늘 아래서 친구들과 고기를 구우며 술잔을 기울이는 어르신들이 술과 안주를 권한다. 자신을 ‘진수내 지키미’라고 소개한 나이 지긋하신 한 어르신은 “수십 년 전부터 이곳을 찾아와 쓰레기를 줍고, 태풍에 부러진 나뭇가지 등을 정비하고 청소하며 관리해오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잘 놀고, 놀던 자리만 깨끗하게 정리하고 돌아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진수내 구간을 지난 천미천은 조금 더 하류로 흐르면서 ‘녹산폭포’라는 장관을 또 선사한다. 앞서 말했듯 천미천은 건천(乾川)이어서 물이 없지만 장마나 태풍 등 큰 비가 내릴 때면 이 녹산폭포 구간에서는 정방폭포나 천지연폭포 못지않는 장관이 펼쳐진다. 제주일보=조문욱 기자 사진=조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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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8 14:04

[정년 연장의 '빛과 그림자'] (중)왜 어려운가 - 추가 비용·청년 고용 '첩첩산중'

'정년 연장' 이슈 트리거는 '저출산과 고령화'다. 국민연금 고갈, 노동력 부족과 노인부양 부담 가중, 노인 빈곤 등 문제의 본질적 원인도 따지고 보면 '인구구조 변화'다. 원인을 무효화하려면 출산율을 끌어 올려야 할 텐데,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세상'이라고 공감하는 젊은 세대는 그리 많지 않은듯하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 44.7%가 '출산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이렇다 보니 고령층을 노동시장에 오래 머물게 하는 고용정책이 발등의 불이 됐다. 양질의 노인 일자리 발굴 등 관련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실효성은 의문이고, 정년 연장은 많은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게다가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된 '60세 정년 연장'의 부작용도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기업 인건비 부담 증가, 청년취업 악화 등⋯. 정년을 더 연장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간 거론됐던 정년 연장의 걸림돌을 들춰봤다. △"정년 5년 연장하면, 한 해 추가비용 16조" 정년만 더 늘리게 되면 기업이 짊어져야할 비용 부담이 커진다. 한국경제원구원은 지난 2020년 보고서 '정년 연장의 비용 추정과 시사점'을 통해 60∼64세 추가 고용 시, 도입 5년차부터 한 해 직접비용 14조 3875만 원, 간접비용 1조 4750만 원 등 15조 8626만 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임금피크제 확산 도입으로 임금감소율이 연 5%가 되면, 연간 2조 7172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의 추가 비용 발생은 근로자 근속연수가 늘면서 임금이 상승하는 연공서열형 임금체계 때문인데, 임금피크제를 도입해도 비용 부담은 여전히 높은 셈이다. 결국 기업이 과도한 비용 부담으로 시장 경쟁력을 잃게되면 경영 위기에 맞닥뜨리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년 연장이 마냥 달갑지 않은 기업 입장에서는 계속고용 방식으로 '재고용'을 선호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2021년 전국 5인 이상 102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고령자 고용정책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 58.2%가 '현 시점에서 60세를 초과한 정년 연장은 부담'이라고 응답했다. 정년 연장 시 가장 부담되는 것은 '연공급제로 인한 인건비'라는 응답이 50.3%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현 직무에서 고령 인력의 생산성 저하' 21.2%, '조직내 인사적체' 14.6% 순으로 집계됐다. 그 부담을 줄이는 방안으로는 '임금피크제 도입·확대' 34.5%, '임금체계 개편' 20.8%, '고령인력 배치 전환' 14.3%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7월 발표한 '2023 고령자 계속고용정책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30인 이상 1047개사 중 67.9%가 '재고용' 방식으로 고령 근로자를 고용한다고 답변했다. '정년 연장'은 26.3%, '정년 폐지'는 12.8%에 그쳤다. 한국노총 전북지역본부는 "대한상공회의소가 2021년 발표한 중장년 인력관리에 대한 기업실태 조사에 따르면 300개사 국내 대·중소기업 89.3%가 정년 60세 의무화로 인해 인력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노동자와 사용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대책이 도출되기에는 중장기적인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청년 일자리 감소 우려⋯세대간 갈등 소지도 청년기본법 제3조에 따르면 '청년'이란 19세 이상 34세 이하인 사람을 말한다. 다만,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에서 청년은 15세 이상 29세 이하,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상 청년은 19세 이상 39세 이하 등 다른 법령과 조례에서 청년에 대한 연령을 다르게 적용하기도 한다. 전북특별자치도 청년기본조례의 경우 '청년'은 18세 이상 39세 이하, 지난해 개정된 '완주 청년 기본조례'에서는 청년 연령을 기존 18~39세에서 18~45세로 상향 조정했다. 청년고용률 지표는 15세 이상 29세 이하를 기준으로 한다. 올 1월 현재 우리나라 청년고용률은 46.3%, 전북은 39.4%에 그쳤다. 연도별 청년고용률은 상승세이지만, 정년을 더 연장하면 청년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2020년 발표한 '정년 연장이 고령층과 청년층 고용에 미치는 효과' 분석 결과, 2016년부터 시행된 60세 정년 의무화로 인해 기업에서 55~60세 고령층 일자리는 증가한 반면 15~29세 청년 일자리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년 연장의 혜택을 받게 될 근로자가 1명 많을 경우 고령층 고용은 0.6명 증가하고 청년층 고용은 0.2명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정년 연장이 세대 갈등으로 번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정적 일자리, 청년 입장에서는 '뺏긴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노총 전북지역본부는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를 뺏는다'는 주장에 대해 "'고령층이 빠져나가지 않으면 채용시장에 신규 일자리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청년과 중장년의 인식 차이 문제가 크다"며 "학사모를 벗자마자 이론적인 전문성으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을 경우와 오랜 시간 쌓인 숙련도를 통해 전문성이 높은 중장년의 경우를 비교해 봤을 때 과연, 어느 쪽이 일자리의 실패성이 낮을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각 연령과 숙련도의 차이에 상응하는 임금체계와 근무 강도를 개편해 문제점을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며, '무조건적인 고연봉'이라는 인식 또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고령 근로자의 생산성 및 업무효율 감소와 함께 이들의 육체적 정신적 능력 퇴화에 따른 노동력의 질 저하와 사고위험 노출도 정년 연장의 문제점으로 언급된다.

  • 기획
  • 이용수
  • 2024.02.26 14:09

65세 정년 연장의 어려움은, 인공지능에게 물었더니

네이버·구글·OpenAI가 각각 개발한 대표적 생성형 인공지능에게 '정년 연장의 걸림돌'을 물었더니 대체로 유사한 답이 돌아왔다. 먼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공통으로 꼽았다. 네이버 CLOVA X는 "고령 근로자의 증가로 인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가진 기업일수록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답했다. 구글 Gemini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 증가'로 "연공서열 임금 체계 하에서 정년 연장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 특히, 경영난에 처한 기업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OpenAI의 ChatGPT는 '임금 및 혜택 문제'를 언급하며 "노인 노동자의 임금 수준이 높은 경우, 기업들은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감내해야 할 수 있다. 또한, 연장근로자들에 대한 혜택 및 사회보장 지원 등에 대한 부담도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청년 일자리 감소'와 관련, CLOVA X는 "정년 연장으로 인해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 이는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답했다. Gemini는 "청년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정년 연장은 청년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답한 반면, ChatGPT는 '젊은 세대나 신규 졸업자들이 진입하기 어려워질 수 있는 노동시장 구조적 문제'와 '인력 구조 불균형'·'세대 간 충돌' 등으로 세분화했다. 또한 CLOVA X는 "정년 연장으로 인해 연금 수령 시기가 늦어지면, 연금 재정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도 답했는데, 이는 사실에 반하는 오류로 판단된다. 국민연금 수령 시기가 늦어지면서 정년 연장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연금 재정의 부담은 오히려 초저출산·초고령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인공지능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도 서술했다. CLOVA X는 "기업은 고령 근로자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Gemini는 "청년층 취업 확대, 고령층 노동자 지원, 노동시장 유연화, 임금 체계 개선, 사회적 인식 개선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ChatGPT는 "유연한 정책과 규제, 그리고 세대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각각 언급했다.

  • 기획
  • 이용수
  • 2024.02.26 14:09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 김진수 상임위원

4.10 총선이 44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구 현장에서 맨 발로 누비는 후보자와 선거운동원들도 바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거를 준비하며 ‘그림자 전쟁’을 벌이고 있는 곳도 있다. 바로 전라북도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이하 전북선관위)다. ‘공정과 신뢰 그리고 정확성’을 모토로 선거를 준비중인 전북선관위는 난항에 빠져 있다. 4·10 총선에서 개표사무원이 개표 때 투표지를 일일이 눈으로 확인하는 수(手)검표 절차를 처음 도입하면서 개표사무원이 4년 전 총선 때보다 최대 20% 늘어난 1만 6000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검표 역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전원 공무원으로 채운다. 하지만 투·개표 핵심 인력인 공무원들이 최저 시급(9860원) 수준의 수당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전북일보는 전북선관위 김진수 상임위원으로부터 22대 총선 준비상황을 들어봤다.   △4.10 총선이 코 앞인데 선거관리 방향을 말씀해 주신다면? “이번 제22대 국회의원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선거이고, 우리 위원회가 초심으로 돌아가 하나하나 다시 시작하는 과정의 하나입니다. 이번 총선의 성공적인 관리를 위해 세 가지를 중점방향으로 삼고 관리할 예정입니다. 우선, 정확성인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정확한 선거사무를 위해 기본에 충실하되 정확하게 선거관리를 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인정할 수 있도록 선거를 관리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안정성입니다. 선거라는 국가적 대사에는 많은 인력과 물적 자원이 수반됩니다. 이번 선거에 여러 제도가 바뀌는 만큼 부족함이 없도록 미리 대비해 안정적으로 선거를 관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정성입니다. 선거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그 결과는 국민 화합에 저해요인이 됩니다. 선거과정에서 후보자 및 유권자의 선거운동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선거법 위반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함으로써 모두가 결과에 승복하고 화합할 수 있는 선거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선거구 미획정으로 선거 준비에 어려움이 많을것 같습니다. “아직 국회의원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현재의 선거구를 기준으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는 4월 10일 우리 지역은 약 152만 명의 유권자가 선거권을 행사해 지역구 국회의원 10명과 2명의 도의원, 그리고 1명의 군의원을 선출하게 됩니다. 투표구를 정비하고 필요 장비와 물품, 투·개표장소 등을 확보해 점검하고 있습니다. 사전투표소 243개, 투표소 566개, 개표소 15개가 운영될 예정이고 사전투표운용장비 및 투표지분류기 등 수많은 장비와 1만 6000명 정도의 인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준비단계부터 지자체를 비롯한 여러 기관과 국민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안정적 선거관리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의 노력에 함께 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21대 총선과 달리 이번 22대 총선에서 변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선거 후 반복되는 각종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해 투·개표사무 전반에 걸쳐 개선방안을 마련했습니다. 국민들이 언제든지 사전투표함의 보관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위원회 청사 1층에 대형 모니터를 설치합니다. 누구든지 이 모니터를 통해 도내 사전투표 보관장소 CCTV 영상을 24시간 상시 열람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개표과정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투표지분류기를 통과한 투표지를 개표사무원이 손으로 일일이 확인하는 수검표 절차를 심사·집계단계에 추가합니다. 이 밖에 투표지분류기 보안시스템 강화, 사전투표 신분증 이미지를 선거일 후 30일까지 보관, 사전투표용지 일련번호 등 표기형태를 1차원 바코드 형태로 변경하는 등 투·개표결과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개선했습니다. 선거의 모든 과정들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운영해 선거 결과에 한점의 의혹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선거준비에 바뀐 제도로 인한 어려움은 없는지요? “이번 국회의원선거 개표과정에서 수검표 절차가 추가됨에 따라 선거인력 확보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지방공무원은 선거사무 경험이 축적되어 있고 현장 행정 경험, 전문성과 책임감을 두루 갖추고 있어 투개표 과정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 인력입니다. 행안부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지자체 및 해당 노조와의 꾸준한 협의 결과 (사전)투표에 필요한 관리관 등 필수요원 1052명을 지방공무원으로 확보했으며, 추가적인 사무원 확보를 위해 다양한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투·개표사무원 다변화와 투·개표사무원 수당 현실화 등을 위해 노력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투·개표사무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당의 당내경선을 앞두고 일부 선거구가 과열되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지요. “후보자 및 유권자의 선거운동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되, 공정한 선거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매수 및 기부행위, 비방·허위사실공표, 공무원의 선거개입 등 주요 선거범죄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대응할 예정입니다. 지난 선거를 살펴보면 우리 지역은 기부·매수행위 및 비방·허위사실공표 등 중대 선거범죄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당내경선을 앞두고 과열·혼탁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해당 선거구를 특별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특별대응팀을 편성해 주의깊게 살피고 선제적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공정선거지원단과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 200여명을 선발해 선거범죄 모니터링과 예방·단속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는 가짜뉴스 등에 대한 우려가 큰데 선관위의 대응계획은? “최근 국민들은 미국의 사례처럼 생성형 AI를 이용한 가짜뉴스 등의 유포로 선거질서가 위협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고, 선거관리위원회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에 선거일전 90일부터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딥페이크 영상 등을 제작·유포할 수 없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1월 29일부터 단속을 시작했습니다. 사이버지원단 23명을 위촉하고 지능형사이버선거범죄대응시스템을 활용해 온라인상 선거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를 단속하고 있고 AI모니터링 전담요원을 별도로 지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후보자들의 정책을 알아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요? “후보자나 정당을 선택함에 있어 정책과 공약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입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정책공약마당 사이트에서 공약이슈트리 등을 운영해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을 공개하고, 정책선거 관련 콘텐츠와 후보자 선거공보 등을 유권자에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또한 선관위가 주관해 개최하는 후보자방송토론회를 보시고 후보자들의 됨됨이와 공약을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부정적인 선거운동에 현혹되지 말고 후보자들의 공약과 정책을 통해 선택할 수 있는 정책선거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유권자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선거의 정당성을 훼손하고 민주주의 제도를 위협하는 근거없는 부정선거 의혹 제기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중대한 위협행위입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법과 규칙에 따른 공정하고 정확한 선거관리를 위해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완벽한 국회의원선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권자 여러분께서는 근거없는 의혹에 휩쓸리지 말고 정책과 공약으로 정당과 후보자를 결정한 후 빠짐없이 투표권을 행사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한표가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이 그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선거관리위원회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 김진수 상임위원은 누구? 1966년생인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 김진수 상임위원은 경남 함양 출신으로 소탈하고 정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털털한 입담과 소탈한 성격으로 선관위 내 직원들로부터 같이 일하고 싶은 베스트 직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부산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1991년 12월 부산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부산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 업무지원과장(서기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비서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법제국 의정지원과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9년 1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사무국장(부이사관), 주일본대한민국대사관 재외선거관(파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제도연구부 전임교수,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을 거쳐 현재 전북선관위 상임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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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강모
  • 2024.02.2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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