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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특집] 풍요의 계절 가을, 먹거리·볼거리 가득한 익산으로

아직은 한낮 뜨거운 여름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공기가 느껴진다. 여름철 집 나갔던 입맛이 돌아오고 더위에 엄두가 나지 않던 밤 산책에 나서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을이 다가오면서 전국 각지에서는 즐길 거리를 찾는 나들이객의 발걸음을 끌어당기기 위해 각양각색의 축제를 마련한다. 익산 역시 지역 관광 자원을 적극 활용한 축제들을 준비했다. 풍요의 계절 가을, 풍성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가득한 익산으로 가을 여행을 떠나 볼까. 국내 최대·최초 국가유산 활용 레이저쇼 ‘미륵사지 미디어아트’ 올해로 4번째를 맞이한 익산 미륵사지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지난 6일 개막식을 열고 한 달간의 여정에 돌입했다. 미륵사지는 평소 고즈넉하고 단아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세계문화유산이다. 하지만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열리는 한 달만큼은 미륵사지에 내려앉는 어둠과 함께 화려한 모습을 드러낸다. 국가유산 미디어아트는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국가유산과 접목해 우리 유산의 의미와 가치를 새로운 시각으로 전달하는 전시다. 9월 6일부터 10월 6일까지 펼쳐지는 미륵사지 미디어아트에서는 어둠을 밝히는 빛과 작품이 과거와 현대를 잇는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미륵사지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다. 올해는 ‘미륵사, 천년의 빛: 1400년의 비밀을 탐험하다’를 주제로 역대 최대 규모의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미륵사지 출토 유적과 유물을 백제시대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까지 확장했고, 1400년의 긴 세월 동안 감춰져 왔던 시간의 이야기를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했다. 특히 올해 축제의 특징은 드론쇼 등 기존의 공연 중심 방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국가유산을 활용한 화려한 미디어아트 레이저쇼가 펼쳐진다는 점이다. 참신한 볼거리가 관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할 뿐 아니라 문화유산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기회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국 최대 규모 요리 경연 ‘NS 푸드페스타’ 전국 최고의 맛을 찾는 대표 K-푸드 축제 ‘NS 푸드페스타’가 올해도 익산제4일반산업단지 내 하림 퍼스트키친에서 열린다. NS 푸드페스타는 익산에 본사를 둔 향토기업 하림그룹 계열사 NS홈쇼핑이 익산시와 학술단체, 공공기관 등과 함께 손을 잡고 개최하는 거버넌스형 음식 축제다. 지난 2008년부터 이어져 온 전국 최대 규모 식품문화축제로 2022년부터는 익산시로 장소를 옮겨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푸드페스타에서는 요리 경연과 수상작 미식회, 식품 스타트업 경진대회, 쿠킹 클래스, 소스산업 기술 교류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 미식 투어, 프레쉬 마켓, 청년 창업 상생마켓 등 전시·체험과 시식·판매 부스도 운영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가장 관심을 끄는 행사는 전국 요리 경연이다. 올해는 서류 심사부터 치열한 경쟁이 펼쳐져 실제 228팀이 지원, 3.8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뉴욕 미슐랭 가이드 식당 출신을 비롯한 현직 셰프와 조리·식품 전공 학생 등 업계 종사자의 참가가 눈에 띄게 늘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韓)문화 발상지에서 열리는 ‘마한문화대전’ 한(韓)문화 발상지 익산은 고조선에서 마한을 거쳐 백제로 이어지는 역사적 정통성을 계승하고 있다. 이 같은 역사를 기반으로 익산에서는 백제왕도 익산을 주제로 하는 서동축제와 마한문화대전이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 열리는 제55회 마한문화대전은 익산 금마면 서동공원과 마한박물관 일원에서 펼쳐진다. 익산시민의 날이자 개천절인 10월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을 즐겁게 할 예정이다. 여러 소국으로 이뤄진 연맹국가였던 마한의 특색을 반영해 마한생활존, 마한음식존, 마한문화존 등 주제별로 축제장 구역을 나눴으며, 관람객들은 구역별 테마에 맞게 마한 시대를 경험하게 된다. 마한생활존에서는 마한의 의복과 장신구, 문신, 철제유물 타각, 집 만들기, 토기 만들기 등 체험을 즐길 수 있고, 마한음식존에서는 불 피우기와 부뚜막·음식 체험이 진행된다. 또 마한문화존에서는 솟대 만들기 체험과 유적 발굴 체험, 유적 사진 전시, 유물 전시, 소도제 재현 행사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낮부터 밤까지 빛나는 국화 향연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 익산의 가을을 대표하는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가 올해 스물한 번째 막을 연다. 오는 10월 18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축제는 관람객들에게 그윽한 국화 향기를 선사해 가을 여행의 진수를 오래도록 간직하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에는 이름에 걸맞은 전국 최대 규모의 국화 정원을 비롯해 국화 분재와 각종 문화·예술 공연, 음악 분수, 체험 행사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전시는 중앙체육공원과 신흥근린공원, 미륵사지, 익산역 등으로 분산 진행되며, 축제 이후 11월 3일까지 이어진다. 국화축제는 도시와 농업이 상생하는 축제다. 익산시농업기술센터와 농가들이 정성 들여 키운 5만 6000개의 국화 화분이 청초한 자태의 꽃망울을 터뜨린다. 특히 익산의 국화축제는 수준 높은 국화 작품을 전시·판매·홍보하는 관광 상품으로 유명하다. 지역에서 개발한 신품종 국화가 전시되고, 분재전시관에는 200여 점의 다채로운 국화 분재가 공간을 가득 채운다. 축제 기간 지역 특산물 시장도 열린다. 꽃으로 보는 재미를 느꼈다면, 농특산물 판매장에서는 다양한 먹거리와 특산품을 구경하고 구매하며 배를 채우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 기획
  • 송승욱
  • 2024.09.12 17:00

[추석 특집] 완주군, 인구 10만 시대 활짝⋯전북 경제 중추 우뚝

완주군이 민선8기 들어 경제지표가 수직상승 하면서 전북지역 4대 도시 진입을 목전에 뒀다. 지난해 전국 군 단위에서 인구 최다 증가 기록을 세워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1인당 GRDP 압도적 1위, 산업단지 규모, 지방세수, 수출액, 문화지표까지 전북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경제는 전북을 넘어 전국 군 단위 1위를 목표로 세울 정도로 완주군의 성장은 눈부시다. 전북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는 완주군의 각종 지표를 분석해 본다. 인구 전국 군 단위 최다 증가, 10만 시대 개막 올해 8월 말 기준 완주군의 인구는 9만 9023명이다. 전주, 군산, 익산, 정읍에 이은 다섯 번째로 4위인 정읍시와 인구는 불과 3521명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완주군의 성장세로 보면 전북 4대 도시 진입이 멀지 않았다. 완주군 인구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2년간 7889명이 늘었다. 최근 10년 중 최다 인구다. 외국인을 포함하면 10만 3578명으로 이미 10만 인구를 돌파했다. 또한 작년 한 해 귀촌귀촌 인구 8314명이 완주군으로 유입되어 통계청이 귀농귀촌 통계를 발표한 2015년 이래 9년간 전북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3년 주민등록 인구통계에서는 전국 군 단위 인구 증가 1위라는 기록을 세워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인구가 수직상승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며 완주군의 인구 상승 비결을 분석하기도 했다. 인구 지표는 경제, 문화, 복지, 주거 여건 등 모든 수치를 총괄하는 지표다. 실제 완주군은 산업단지를 주축으로 많은 일자리가 있고, 직장인들이 주거 여건을 이유로 인근 도시를 베드타운으로 이용해 왔다. 이에 군은 삼봉지구, 운곡지구 등 주거단지를 개발하면서 정주 여건을 개선해 왔다. 각종 복지혜택과 문화, 주거 환경을 누리기 위해 완주군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완주군에 주거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완주군의 전체 인구 중 청년(18~45세) 인구가 29.9%, 중장년(46~64세)가 31.7%인 것이 이를 방증한다. 꾸준히 상승 중인 경제지표 특히 완주군의 경제지표는 괄목할 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활동별로 얼마만큼의 부가가치가 발생됐는지를 나타내는 1인당 GRDP를 보면 완주군은 압도적 전북 1위다. 완주군의 1인당 지역총생산(GRDP)은 5739만 원으로 도내 압도적 1위다. 2위 지역(4040만 원)과도 절대적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북도에서 공표한 ‘2021년 기준 전북 지역내총생산(GRDP)’을 바탕으로 1인당 GRDP를 해당 연도의 7월 1일자 인구인 연앙인구로 추계한 결과 완주군은 전년 대비 532만 원이 증가한 5739만 원을 기록했다. 완주군의 1인당 GRDP는 지난 2018년 5000만 원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2021년에는 전년대비 532만 원(10.5%)이 증가해 도내에서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완주군의 1인당 GRDP는 전북 평균 1인당 GRDP(3119만 원)보다 1.84배에 달해 전북의 대표 경제도시로 우뚝 서고 있다. 그동안 완주군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현대자동차, KCC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입주하고 있어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이뤄 왔으며, 지속적인 투자유치와 지역 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 등이 1인당 GRDP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산업단지 규모에 있어서도 완주군은 320만 평으로 전국적으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여기에 50만 평의 수소특화국가산단이 추가로 조성될 예정으로, 완주군은 370만 평이라는 전북 최대 규모의 산단 집적화를 이뤄낼 수 있게 됐다. 수소용품 검사지원센터, 사용 후 연료전지 기반 구축, 신재생연계 ESS안전성 평가센터, 수소사용차 실차기반 신뢰‧내구성 검증센터, 세계 최고수준의 수소생태계를 기반을 구축, 수소차 폐연료전지 자원순환을 위한 시험인증 특화센터 조성까지 세계 최고수준의 수소 생태계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완주군은 이미 수소경제 주도권을 확보했다. 수출 규모도 완주군은 7억 7070만 달러로 전북의 19.5%를 책임지고 있다. 전북 수출액통합지원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완주군의 수출액은 군산, 익산에 이어 3위다. 문화지표도 ‘껑충’ 관광거점도시 위상 제고 완주군은 경제지표만 개선된 것이 아니다. 문화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완주문화도시 성과평가에서 2022년 최우수도시, 2024년 우수도시에 지정됐으며, 전국지역관광추진조직(DMO) 사업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안았다. 또한 완주문화재단의 경영실적평가는 5년 연속 최고 등급이다. 또한,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자료에 따르면 완주군 방문객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1,311만 명으로 전주, 군산, 익산에 이어 전북에서 4번째로 많았다. 전년 대비 3.8%가 늘어난 수치다. 익산시는 1396만 명으로 추월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완주군은 6, 8월 방문객이 익산시보다 많았는데 이는 운주계곡, 동상계곡 등 완주군의 대표 여름 관광지가 한몫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은 통신사, 카드사,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토대로 방문객을 분석하고 있다. 방문자는 거주, 통근, 통학 등 일상 생활권을 벗어나 관광 등의 목적으로 머무른 사람을 통계로 잡고 있다. 상주인구, 지역을 통과하는 인구, 통근하는 인구, 방문 횟수가 많은 방문자를 제외해 정확성이 높다. 유희태 완주군수 “완주군은 계속 성장하는 도시” 유희태 완주군수는 완주군이 전북을 대표하는 도시로 급성장한 것은 시의적절한 정책추진과 실행력을 꼽았다. 완주군이 미래 산업인 수소를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해 수소특화 국가산단을 끌어안았고, 각 관련 기관까지 유치에 성공하면서 기반 구축에 성공했다. 또한, 테크노 제2산단의 분양률이 저조하자 가용 인맥을 총동원해 기업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유 군수가 로젠을 유치하기 위해 직접 본사를 두 차례나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민선8기 들어 1조 1450억 원에 달하는 총 36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취임 당시 30.6%였던 테크노밸리 제2산단 분양률은 올해 8월말 실계약 기준 90%로 껑충뛰어 실질적으로 완판이 목전이다. 유 군수는 “완주군이 경제적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과 정치권, 군의회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며 “주민들의 성원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 유 군수는 기업유치, 수소산업 역점 추진, 문화 산업 진흥으로 완주군의 지표를 한단계 더 성장시킬 계획이다. 유 군수는 “완주군은 계속해서 성장하는 역동적인 도시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완주군의 미래 100년을 보고, 성장동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 기획
  • 김원용
  • 2024.09.12 17:00

[추석 특집] 장수군 ‘한국의 샤모니’ 국제 산악관광 메카 꿈꾼다!

전북특별자치도 동부 산악지역 중 아름다운 산과 숲으로 둘러싸여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는 장수군. 해발 1000m를 넘는 장안산과 팔공산을 품고 전체 면적의 73% 이상이 산지로 둘러 싸여져 자연을 사랑하는 여행자들에게 이상적인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장수군은 이런 자연환경을 이용해 국제 산악관광지구로 발돋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장수 트레일 레이스’와 공모사업으로 추진되는 ‘장수 트레일 빌리지’ 조성을 통해 국제적인 산악 관광지로의 지위를 공고히 해 ‘한국의 샤모니’ 국제 산악관광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다. 푸르른 자연을 달리다, 장수 트레일 레이스 장수만의 특색있는 산악마라톤 ‘장수 트레일 레이스’는 장수러닝크루(대표 김영록) 주최·주관으로 2022년 첫 개최된 이후 국내·외 산악마라톤 애호가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장수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산악코스는 20K부터 100K 울트라 코스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장수의 매력에 대회 참가국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개최된 ‘제3회 장수 트레일 레이스’에 해외 13개국의 선수들을 비롯한 1,200여 명의 트레일 러너들이 푸르고 울창한 장수의 숲을 달렸다. 장수군의 뛰어난 자연환경과 마을 주민의 환대는 선수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대회는 해가 거듭될수록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명실상부한 국제 대회로 거듭나고 있다. ‘장수 트레일 레이스’는 지역 주민과 어우러지는 대회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조용하고 여유로운 청정자연 도시에서 열리는 큰 대회를 어색해하던 주민들도 어느새 벨을 흔들며 응원을 해주고 코스 중간중간 마을보급소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나눠주기도 한다. 여기에 지역의 학생들까지 자원봉사자로 나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초 대회가 발전하면서 장수군에는 크고 작은 트레일 레이스가 개최되며 대회의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쿨밸리 트레일 레이스’가 열렸고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제4회 장수 트레일 레이스’가 열린다. 또 오는 10월 19일에는 전국 최초로 반려견과 함께하는 산악마라톤 ‘제1회 케니크로스 장수(장수 반려견 트레일 레이스)’가 예정돼 있어 주민들의 관심도 높다. 한국의 샤모니, 장수 트레일 빌리지 장수군은 트레일 레이스 사업과 연계되는 트레일 빌리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장수읍을 중심으로 지역 청년들과 로컬 그리고 트레일 러너를 잇는 트레일 스트리트(테마 거리)와 광장, 힐링스테이션 등을 조성해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고 운영하는 트레일 빌리지(테마 마을)를 만들어 간다는 방침이다. ‘장수 트레일빌리지’ 사업은 2023년 로컬브랜딩사업 공모 선정에 이어 2024년에 지역특성살리기사업 공모에 선정돼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에 군은 올해 9월부터 2025년까지 빌리지 조성에 힘쓸 계획이다. 특히 외딴 마을 10곳에 마을보급소(CP)를 추가적으로 조성해 대회 시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보급소로 활용되고 평상시에는 상설보급소 자체를 관광화 해 주민들이 지역특산물을 판매하거나 소통하는 장소로 활용한다는 아이디어가 눈에 띈다. 이에 더해 트레일스트리트에는 ‘미디어 파사드(건물 외벽에 LED 조명을 비춰 영상을 표현하는 기법)’를 상징적인 군의 랜드마크로 조성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장수군은 트레일 빌리지가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장수를 깊이 있게 탐방하고, 지역 주민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상생의 모델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블랙야크와 민·관 협력 지역상생 협약 장수군은 ‘K-샤모니, 장수군 조성 사업’을 통해 지역 특화 발전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100대 명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블랙야크와 손을 맞잡았다. 지난 4월 ‘BYN블랙야크그룹’과 장수군 산림레포츠 기반 구축 및 활성화를 위한 민·관 협력 지역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6월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공모사업에 선정돼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이를 통해 전국 최장 10km 메타세쿼이아 산악길(트레일 로드)과 수준별 산악자전거길(MTB 로드) 등을 전문성 있게 구축하고 오는 11월부터 장수군 맞춤형 산악 레저 분야를 활성화해 나갈 예정이여서 ‘한국의 샤모니’ 국제 산악관광 메카로 꿈을 실현하는데 한걸음 더 다가갔다. 최훈식 장수군수 "장수군의 미래 전략 마련에 집중" “단기적인 눈앞 성과보다 깊은 고민으로 장수군의 미래 전략 마련에 집중하겠습니다” 최훈식 군수는 “최근 외부에서 장수군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밝히며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도 중요하겠지만, 장수군의 강점인 천혜의 자연환경과 고랭지 기후를 활용해 백년대계를 그려가는 장기적인 미래 전략들이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전북의 변방으로 소외된 장수가 전화위복이 되어 청정하게 남아있는 자연환경을 차별화된 잠재력으로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그는 “장수를 산악 레저의 중심지로 성장시키고 ‘한국의 샤모니’이자 국제산악관광지구로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들이 장수에서 더 오래 머물도록 하고자 한다”며 “대표적으로 ‘트레일레이스’ 대회 개최 시 대회 참가자들은 물론 군민들의 호응도 뜨거워 지역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고 밝혔다. 산악관광사업이 장수군의 미래 발전에 큰 전환점이 될 청년인구와 생활인구 유입에 불 댕길 것이란 믿음이 굳건하다. 최훈식 군수는 "장수군의 발전을 기원하는 같은 마음(同心)으로 군민과 동행(同行)하며 올해 많은 성과를 이뤘다면서 군민들께서도 한 해의 수확과 함께 사랑하는 분들과 풍요로운 한가위 보내시길 바란다"고 끝맺었다.

  • 기획
  • 이재진
  • 2024.09.12 17:00

[추석 특집] 이번 추석연휴엔 전통과 현대, 생태가 공존하는 남원으로

처서가 지나면서 선선한 가을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것이 여행가기 참 좋을 요즘이다. 게다가 우리 민족고유의 명절인 추석명절도 있다. 예전 같으면 이런 날씨에 많은 여행객들이 들로 산으로 전국을 찾았겠지만 요즘은 도심관광이 인기다. 이런 관광패턴에 안성맞춤인 곳이 바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관광지가 풍부한 남원이다. 남원은 광한루원을 중심으로 도심 곳곳이 전통관광지로 조성돼 있고 도심관광은 물론, 생태관광까지 둘러볼 곳이 많다. 그런 남원으로 훌쩍 떠나보자. 춘향(春香)의 정취만 있는 것이 아닌 남원 남원하면 누구나 남원의 상징인 광한루원을 떠올리는 게 당연지사. 그러나 이곳에서 춘향의 정취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남원관광지 RE-PLUS사업’에서 주말마다 펼쳐지는 ‘월광포차’가 있기 때문이다. RE-PLUS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사업으로 기존의 전통문화에 국한된 남원 관광의 이미지를 높이고 지역 문화자산 발굴을 통한 새로운 관광콘텐츠 개발을 목표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매주 낭만과 즐거움이 가득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대표적인 것이 금요일 밤 열리는 ‘별멍달멍’과 토요일에 경외상가에서 열리는 ‘월광포차’등이 그것이다. 별멍달멍은 광한루원이라는 특별한 장소에서 ‘힐링’과 ‘쉼’을 주제로 개발된 치유 프로그램으로 올해부터는 치유 울림 핸드팬, 싱잉볼 명상, 아로마 명상 요가 등 다양한 콘텐츠에 사전 버스킹도 진행돼 광한루원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표한 2024 관광 트렌드 중 하나인 ‘쉼이 있는 여행’이 높은 관심을 보여 한 달 전 사전 예약 마감으로 인기를 증명하는 별멍달멍 프로그램은 네이버 ‘남원시관광협의회’를 통해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매주 토요일 광한루원 서문 경외상가에서는 지난 1990~2000년대 감성의 레트로 포장마차 거리가 열린다. 월광포차는 춘향제에서 주목을 받았던 ㈜더본코리아(대표 백종원)의 레시피와 남원의 농산물로 만든 다양한 먹거리와 90년대를 풍미한 김장훈, 김종서 등 인기 가수들의 특별공연을 함께 즐기는 관광 프로그램으로 이번 추석연휴에는 가수 왁스가 출연, 무대를 꾸민다. 또한 특별공연 전후로 진행되는 시민과 관광객이 직접 참여해서 꾸며지는 ‘행운의 94 노래방’과 ‘월광포차 DJ파티’까지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돼있어 많은 방문객들이 찾고 있는 상황이다. 생명의 숲을 화폭에서 만나라.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구도심에서 전통공연과 한복체험을 만끽했다면 가족·친지·연인과 호젓하게 전시여행을 즐기고 싶기 위해선 길 건너 함파우쪽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으로 향해야 한다. 김병종미술관은 남원이 낳은 세계적 화가인 김병종 화백이 본인의 대표작 400점 이상의 작품을 남원시에 무상기증하면서 2018년 개관한 전원형미술관이다.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찾아와 미술작품 뿐 만 아니라 자연을 감상하고 마음을 치유하는 복합 문화시설로서 이제는 남원의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지난 2021~2022년에 ‘한국관광 100선’(문체부, 한국관광공사 공동주최)에 선정, 올해 ‘강소형 잠재관광지’(한국관광공사 주최)로 선정된 바 있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서 지난 9월 3일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전시 신소장품전 ‘남원南原에서’를 개막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에서는 2018년 이후 수증과 구입을 통해 지속해서 수집해온 작품들을 공개하는 전시로 구성돼 김병종 화백의 작품뿐만 아니라 남원에서 태어난 작가, 남원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작가, 우연한 기회에 남원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작품 등 4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 전시에서 공개되는 신소장품의 작가는 김병종, 김아람, 김희선, 류영근, 박강용, 방귀자, 박연옥, 박향진, 성애바, 이경섭, 이흥재, 장홍철, 주소이, 레데츠키 아드리안이다. 이렇게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은 만큼 지역 미술관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고 평가받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 방문해서 다채로운 미술세계를 만끽하는 건 어떨까. 전시는 2025년 1월 12일까지이다. 미술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무료 관람이다. 아름다운 숲, 행정마을 서어나무 숲 한편 남원에는 생태와 생명의 보고를 나타내는 힐링지도 있다. 2000년도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마을 숲 부분 대상을 차지한 생명의 숲, 운봉읍 행정마을 서어나무 숲이 그것이다. 지리산둘레길 제1구간에 있는 운봉읍 행정마을 서어나무 숲은 약 1600㎡(500평)의 면적에 평균수령 200년 이상의 서어나무 100여 그루가 가족처럼 옹기종기 모여 한 곳에 터를 잡고 살고 있어 남원만의 또 다른 힐링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에서 춘향이 짙은 녹음 속에서 붉은 치마를 나부끼며 한 마리 나비마냥 그네를 타던 곳이기도 하다. 특히 숲속 기온이 늘 섭씨 15도 안팎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는 휴식지로 많은 이들이 힐링지로 찾고 있다. 서어나무 숲이 자리 잡은 이곳 행정마을은 지리산 둘레길 1코스에 속하는 마을로 많은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일상의 번뇌와 스트레스를 잊고, 잠시라도 나만의 퀘렌시아를 찾는다면, 이번 연휴에는 운봉 서어나무숲을 둘러봐도 좋을 듯하다.

  • 기획
  • 신기철
  • 2024.09.12 17:00

[추석 특집]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사업, 부안군 RE100 전환 첫걸음

세계 많은 국가들이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을 외치면서 재생에너지 공급 능력이 국가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할 글로벌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2.46GW(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부안․고창 해역에 조성된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는 전 세계 해상풍력 누적 설치 용량이 2022년 63GW에서 2032년 477GW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어 10년 만에 7배의 성장 가능성을 가진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하루 중 낮에만 발전하는 태양광에 비해 안정적이고 육상보다 바람 자원이 풍부하며 대규모 개발이 쉽고 주변 환경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은 해상풍력의 장점이 부각된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또 해상풍력 산업은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데 2015년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MW(메가와트) 발전설비 신규 추가 시 해상풍력의 고용 예상 인원은 23.8명으로 태양광 20.4명, 석탄 16.7명, 원전 13.7명, 육상풍력 8.2명, 가스 2.4명보다 많다. 이에 따라 부안군 RE100 전환의 첫 걸음이 될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비전을 살펴봤다. 해상풍력 산업 필요성-대한민국 경쟁력 한 축 담당 전 세계적으로 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비롯한 친환경에너지 산업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가 발표하고 계획한 대로면 향후 5~6년 사이 최대 100조원의 자금이 해상풍력 분야에 투입돼 태양광에 비해 전망이 밝다. 지난해 초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확정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정부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2030년까지 40GW 확충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가운데 3분의 1인 14.3GW가 해상풍력이다. 그러나 현재 상업 가동 중인 해상풍력은 0.124GW가 전부이며 지금까지 정부와 지자체가 허가한 해상풍력은 83개 단지 27GW에 달해 사실상 거의 없다시피 한 상태에서 정부 목표치 2배에 가까운 용량이 사업 절차에 들어가 있다. 이처럼 해상풍력은 대한민국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핵심 산업으로 꼽히며 이에 필요한 핵심 밸류체인을 모두 갖춘 우리나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을 대체할 해상풍력 허브로 급부상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추진 중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부안군이 있다.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사업-주민과 함께 청정 에너지 미래 열다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 사업은 전북특별자치도 주관으로 부안·고창 해역에 총 14조 4000억 원을 투자해 2.46GW 규모의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2011년 정부(지식경제부) 주도 하에 서남해 해상풍력 개발 협약서를 체결했고 지난 2019년 0.06GW(60MW)를 조성 완료해 발전하고 있다. 이어 2020년 전북도, 부안군, 고창군, 한국전력공사, 한국해상풍력(주) 및 부안․고창 주민대표가 전북 서남권 주민상생형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해 해상풍력 부문 최초의 민·관·협 성공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지역과 주민이 상생하는 해상풍력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지난 2019년 7월부터 주민대표가 참여한 제1기 해상풍력 민관협의회를 출범해 28차례 회의를 거쳐 수산업 공존 가능성, 주민이익 공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고 주민 합의로 대규모 사업 추진을 결정했다. 이후에도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사업을 주민이 참여하고 지역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기 위해 현재까지 제3기의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운영 중이며 지난 3월 14일 해상풍력 민관협의회에서 최종 의결해 부안군으로 양육점이 결정됐다. 양육점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전북특별자치도는 부안, 고창 두 지역의 갈등을 해소하고 전력계통 연계와 양육점 결정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 및 투명성을 지닌 합의안을 도출하기 위해 도, 부안군, 고창군, 부안·고창 주민대표, 한국전력공사, 한국해상풍력(주),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갈등조정 전문가 등 16명으로 구성된 민·․관 상생협의체를 지난해 12월부터 총 5회에 걸쳐 운영한 바 있다. 양육점이 결정됨에 따라 1.2GW급 풍력발전설비 및 부대시설을 추진하는 해상풍력 민간사업자 공모에도 속도를 내게 됐다. 민간사업자 선정은 전북특별자치도에서 공모 지침을 확정하고 공모 절차를 진행해 내년 상반기 내 우선 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는 목표로 추진하게 된다. 이에 따라 부안군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상품 우선 소비, 해상풍력 재생에너지 새만금 RE100 산단 공급 등을 민간사업자 공모 지침에 반영해 줄 것을 건의해 친환경 재생에너지 전환이라는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부안군의 미래 100년을 나아갈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해상풍력, 주민 이익·지속가능한 발전 ‘일석이조’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 사업은 국내 최초로 전북특별자치도가 주도해 입지를 발굴하고 민관협의회 운영으로 주민수용성을 확보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집적화단지로 지정받은 사업이다. 집적화단지 지정에 따라 무분별한 민간사업자의 난개발을 방지하고 체계적인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이 가능해졌으며 지자체 주도형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추가 이익(0.1REC)을 지역사회와 공유해 부안군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집적화단지 REC 추가 이익은 해상풍력 발전단지 주변지역 주민의 소득증대 사업, 어업공동체 육성 및 어촌관광 활성화 사업, 발전단지 주변 생활환경 개선 사업, 기반시설 확충 사업,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 등 지역 발전을 위한 사업에 활용된다. 또 에너지 민주주의에 기여하기 위해 주민참여 이익공유제도를 통해 발생되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추가 이익(0.3REC)을 군민에게 직접 지급할 예정으로 2.4GW 완공 시점 REC 단가, 이용률에 따라 수익이 변동될 수 있으나 연간 수백여억 원의 수익금이 20년간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5년 부안군 신재생에너지단지에 건설된 풍력시험동은 완성품 블레이드에 대한 인증시험 설비만을 갖추고 있어 소재·부품 단위의 개발시험을 지원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정부와 전북특별자치도, 부안군은 2022년부터 총사업비 250여억 원을 투자해 풍력 선진국 수준의 소재·부분품 레벨의 다양한 개발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설비와 기술을 갖춘 풍력시험동을 연내 준공을 목표로 조성 중이다. 시험동 건축에 따라 ‘소재-설계․해석-제조-시험평가-인증’의 블레이드 개발 전체 요소 기술을 아우르는 기반이 구축돼 유럽 선진 기술을 추월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연구기관이 부안군에 들어서게 된다.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 극복과 탄소 배출 감소라는 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의 주요 기업은 자사 수입품에 100% 재생에너지 사용이라는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RE100 산단은 다가올 대한민국의 글로벌 경쟁력의 한 축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부안군은 새만금 RE100 산단이 조성될 수 있도록 새만금개발청에 새만금 MP 변경 시 산업용지 확대를 지속 건의하고 있으며 산단에 재생에너지 공급을 위해 한전에 전력설비를 반영해 줄 것을 건의했다. 향후 새만금 RE100 산단은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규제와 무역장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적 이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력계통 경과지, 주민 의견 반영 투명 선정 양육점이 부안군으로 결정됨에 따라 한국전력 주관으로 신정읍변전소까지 전력계통 구축을 위한 경과지 선정을 위해 전원개발촉진법 및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시한 송․변전설비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 기준에 따라 입지선정위원회가 구성돼 운영 중이다. 입지선정위원회는 경과대역 주민대표를 비롯해 군의원, 전문가, 지자체 공무원, 한전 등으로 구성돼 자연·문화적 가치를 보전하고 주거지역과 학교 등을 고려한 주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투명하게 운영될 예정이다. 부안군은 주거 밀집지역 등 주민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은 송전선로 지중화를 적극 요구할 계획이며 추가로 조성될 새만금 산업단지에 재생에너지를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 전력을 한전망에 공급하는 방안도 전북특별자치도, 새만금개발청, 한국전력 등 유관기관과 모색하고 있다. 부안군, 해상풍력 발전사업 성장동력 발굴 지난 8월 4일 호남지역을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피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며 “누구든 어디서든 재생에너지를 만들어 팔고 살 수 있는 ‘에너지 고속도로’ 정책을 도입해 지방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일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생산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주문이 됐다.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정부가 주도해 시행하는 대규모 전략 사업으로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 성장을 이끌기 위한 에너지 전환의 중요한 축으로서 추진되고 있다. 이에 부안군은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단순히 국가 에너지 전략에 그치지 않고 지역과 공생하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지역 현안사업 발굴과 일자리 창출, 새만금 RE100 산단 조성 등을 건의해 부안군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어 갈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다짐이다.

  • 기획
  • 홍석현
  • 2024.09.12 17:00

[추석 특집] 진안군, 생태·건강·치유 생태 도시로 지역소멸위기 극복

‘새로운 시작으로 성공시대를 열어가는 미래 진안.’ 진안군이 민선8기 들어서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민선8기는 성공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방안으로 3가지 영역을 나눴다. 생태, 건강, 치유가 그것이다. 이런 바탕 위에서 내세운 구호는 ‘진안고원, 생태·건강·치유 도시’다. 군은 이 같은 목표 실현을 위해 그동안 부서별로 관련 소관업무를 차근차근 추진해 왔다. 여러 분야의 업무들을 생태, 건강, 치유라는 3개의 낱말 아래 그룹화해 군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중요한 구호가 '자연친화 행사 성지로 떠오른 생태도시', 생활체육과 먹거리로 유지하는 건강도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치유도시'다. 군은 이 같은 군정목표가 최근 들어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전춘성 군수를 만나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자연친화 행사의 성지로 떠오른 ‘생태’도시 진안군은 산림이 전체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대한민국 내륙 지자체들이 가지는 공통점이다. 민선 8기 진안군은 산과 숲, 계곡이 주를 이루는 비슷한 조건의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 필요성을 깨닫고 이에 집중하고 있다. 자연을 그대로 보전하는 것을 고집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 예다. 이런 기조 아래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 분야로 눈길을 돌렸다. 2024년 상반기에 ‘OTT(On The Trail) Find’, 하반기에 ‘코리아백패커스데이’라는 백패킹 행사를 유치한 것은 이런 바탕 위에서 가능했다. 이 행사들은 넓은 잔디운동장을 베이스캠프로 하는 주천생태공원에서 열린다. 인근에 블랙야크 100대 명산인 구봉산과 운장산이 있고 여름 피서 명소인 운일암반일암 계곡이 위치한다. 진안군의 천혜 자연자원의 우수성을 몸소 느낄 수 있는 백패킹의 최적지로 꼽힌다. 또한 지난 8월 마이산 일원에서는 국내 최초로 여성 캠핑행사가 열려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오는 10월 3일부터 10월 6일까지 열리는 진안홍삼축제 3일차에는 ‘투르 드 진안고원’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전국의 자전거 라이더들이 모두 모여 진안의 산과 계곡 그리고 용담호의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자전거를 타는 프로그램으로 큰 호응이 기대된다. 이외에도 진안무주국가지질공원에서 운영하는 ‘지오 트레일’을 통해 마이산과 운일암반일암의 생태를 탐방할 수 있다. 또 진안군의 마을과 마을, 마을과 자연을 잇는 14개 순환 코스의 ‘진안고원길 이어걷기 프로젝트’도 많이 알려져 있어 대표적인 생태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생활체육과 먹거리로 유지하는 ‘건강’도시 진안군은 스포츠 16개 종목에서 각종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배구, 당구, 탁구, 게이트볼, 축구, 승마, 바둑, 그라운드골프, 궁도, 파크골프, 테니스, 배드민턴, 족구, 크로스핏, 야구, 역도 등이다. 전국·도·군 단위의 대회다. 상반기에 16개의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하반기에는 12개 대회가 예정돼 있다. 특히 진안군 생활체육에서 주목할 부분은 스포츠 약자들이다. 이들은 진안이 스포츠 약세지역이란 선입견을 보란 듯이 깨고 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 주변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장애인 풋살단 ‘블루로즈FC’가 창단됐고, 부안, 장수의 선수단과 친선대회를 개최, 장애인 체육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들었다. 여자·유소년 축구, 시니어 배구 등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은 군민들에게 건강한 신체와 건전한 스포츠정신 함양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건립중인 장애물 없는 ‘반다비 체육센터’가 완공되면 장애인 생활체육뿐만 아니라 재활 목적으로 진안을 방문하는 인구가 괄목하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체육과 함께 진안군의 ‘건강’을 책임지는 것이 농·특산·가공품이다. 진안군은 고원지대라는 독특한 지리적 특성과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 덕분에 웰빙 식생활에 적합한 식재료가 풍부하다. 고려시대부터 이어온 건강식품의 대명사인 인삼과 홍삼이 그 중심에 있다. 더덕, 고추, 표고버섯, 수박, 김치, 고로쇠 등도 타지역산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 일교차가 큰 고원지대에 자리 잡아 농산물 대부분의 당도가 높거나 맛과 향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이런 식재료들을 활용한 다양한 가공품들이 ‘건강’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까다로운 온라인에서는 진안고원몰, 오프라인에서는 진안로컬푸드 직매장(전주호성점, 진안점)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신선한 고품질의 농·특산·가공품을 만날 수 있다.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치유’도시 진안군은 ‘무진장’이라며 한 묶음으로 불리는 도시 중 하나였다. 전북의 대표적 오지였다. 하지만 진안군은 현대인들이 온갖 정보와 소음, 전자파와 빛공해, 화학물질 속에서 살아가는 점에 착안해 오지라는 오명을 치유의 땅이란 관점으로 바꿔 보기 시작했다. 오염되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10여 년 전부터 전국 최초의 ‘환경성 질환 치유센터’가 개원했고, 관내 3개의 초·중학교가 ‘아토피 안심학교’로 지정돼 어린 자녀의 건강을 위해 농촌유학을 견인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진안홍삼스파는 국내 최대 규모의 건강목적형 스파시설로 10여 개의 테라피존을 체험하다보면 정신적·육체적인 치유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지난 5월에는 전주 대자인병원과 홍삼스파가 연계·협력해 치유·의료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치유관광 입지를 관외로 넓혀가고 있다. 진안군은 고원지역인 만큼 산림을 활용한 치유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2025년엔 덕태산 자락에 국립지덕권산림치유원이 들어서고, 2026년엔 운장산 자락에 군립자연휴양림 조성이 완료된다. 두 가지가 조성, 운영되면 진안군은 전북에서 독보적인 치유관광 도시의 이미지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춘성 진안군수 "건강과 치유의 메카 만들겠다" 전춘성 군수는 “진안고원은 북한의 개마고원에 비견되는 남한 유일의 고원”이라며 “그동안 오지라는 오명 속에 천혜의 자연자원이 훼손되지 않고 고스란히 보존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잘 보존된 자연 속에서 인간이 휴식을 취한다면 건강을 지킬 수 있고, 병든 곳도 치유할 수 있다”며 “전통적 조경 또는 건축 양식을 현대에 맞게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면서 건강과 치유의 메카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새로 건축되는 건물들은 보다 친환경적이며 자연친화적 독특한 건축물이 되게 할 것”이라며 “이런 건물들이 진안군에 가득 채워진다면 자연을 닮은 녹색고장 진안고원이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또 “생태, 건강, 치유 도시가 만들어지면 눈앞으로 다가온 지역소멸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지역 이미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를 받아보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안군 발전에 관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지난 2일부터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모전은 오는 27일까지 응모를 마감한다. 누구나 응모할 수 있으며, 금상 1명에게는 100만 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 기획
  • 국승호
  • 2024.09.12 17:00

[추석 특집] '교육도시 정읍', 글로벌 창의융합교육으로 미래 인재 육성

정읍시청(사진 오른쪽 아래)과 정읍교육지원청(사진 왼쪽 위)이 협력하여 선정된 '학교복합시설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정읍제일고등학교에 정읍 샘고을학교복합문화센터가 조성된다. 운동장을 중심으로 시계방향 위쪽에 3동 다목적재능관, 학교 본관 오른쪽에 1동 교육문화관, 아래 2동 체육관이 리모델링되고 어울림정원과 주차장이 들어선다. 사진= 임장훈 기자(드론촬영) 정읍시(시장 이학수)와 정읍교육지원청(교육장 최용훈)이 협력해 교육부가 주관한 '교육발전특구'와 '학교복합시설사업'에 모두 선정됐다. 이에 따라 양 기관은 교육도시로서의 기반을 다지고, 지역 활력을 증진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역 교육의 소프트웨어적 측면을 강화하는 사업으로, 교육 인프라를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학교복합시설 사업'은 학교와 지역사회의 필요를 충족하는 시설을 학교와 공동으로 조성해 교육, 문화, 체육 등 다양한 기능을 복합적으로 운영하는 하드웨어적 측면의 지원 사업이다. 이 두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교육 혁신을 촉진하고, 지역 사회의 활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교육발전특구로 글로벌 창의융합 인재양성 인성교육도시 구축 이번에 선정된 교육발전특구의 핵심 목표는 교육혁신을 통해 양질의 공교육을 제공해 지역 인재의 외부 유출을 막고, 정읍에 머물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정읍시는 교육발전특구 선정으로 3년간 180억 원의 사업비를 운영하게 되어 교육지원 정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특히 정읍시와 정읍교육지원청, 지역 대학, 기업 등과 협력해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시는 ‘글로벌 창의융합 인재양성, 인성교육도시’를 비전으로 삼고, 유아부터 청소년까지 인성이 바르고 배움이 즐거운 교육도시를 만들기 위한 핵심 전략을 선정했다. 글로벌 창의융합 인재양성, 인성교육도시 이 비전은 △책임교육 △창의융합 인재양성 △농생명바이오 미래교육 △글로컬 정읍인 양성 등 네 가지 분야로 구체화된다. 첫 번째 전략인 책임교육 분야는 유아부터 성인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교육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유치원 온종일 돌봄 지원 △학교 안과 밖 늘봄 운영지원 △학교와 지자체, 지역이 함께 돌보는 따뜻한 돌봄공동체 구축을 통해 돌봄과 양육 부담을 해소할 계획이다. 이로써 시는 양질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해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다. 두 번째는 창의융합 인재양성을 위한 공교육 강화이다. △AI기반 미래교실 구축 및 에듀테크 학습공동체 운영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 △정읍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역사·인성교육 운영 등이 있다. 시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 함양과 역사적 자긍심을 고취하고, 지역 인재 양성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세 번째는 농생명바이오 미래교육 정책이다. 시는 지역 내 학교와 산업, 대학, 연구기관을 연계해 실무형 교육실습체계를 구축하고, 첨단산업단지와 연계한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웹툰 콘텐츠 제작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정주 여건 개선에 기여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글로컬 정읍인 양성 전략은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외인재형 특성화고 운영 △글로벌 다문화 교육 운영 △국제교류 학습 등을 추진한다. 시는 이를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 경험과 언어 능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교육과 인프라 모두 잡았다…복합문화센터 조성 착수 정읍시와 정읍교육지원청은 공모사업 선정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힘을 모아 교육발전특구 선정에 이어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에도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로써 시는 교육 혁신을 위한 두 개의 중요한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이를 통해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은 총사업비 172억 원(국비 86억 원, 시비 86억 원)을 투입해 정읍제일고 내에 ‘학교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1만 4909㎡의 면적에 걸쳐 3개의 동으로 구성된 이 센터는 교육문화관, 다목적 재능관, 그리고 리모델링된 체육관으로 구성된다. 1동 교육문화관은 지하 주차장과 공연장, 진로진학상담실, 웹툰교육실, 영재교육실, 오케스트라합주실 등을 포함한 3층 규모로 조성된다. 2동 다목적 재능관은 2층 규모로 신축되며, 체육관과 함께 식품가공과, 동아리실, 목공실, 헬스장 등이 마련될 계획이다. 3동 체육관은 기존 체육관을 리모델링해 학생과 시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다. 또한, 시청 방문 민원인들을 위한 150면의 공영주차장이 조성되며, 편리한 주차와 안전한 보행을 위한 인도와 진출입로도 새롭게 구축된다. 아울러, 정읍제일고의 오랜 역사와 함께한 울창한 숲을 활용해 어울림정원을 조성함으로써 시민과 학생들에게 열린 녹지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학수 정읍시장 "살고 싶은 교육도시 정읍 만드는데 앞장" "정읍교육지원청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우수 인재 양성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교육은 백년대계라며 교육 혁신을 통해, 살고 싶은 교육도시 정읍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교육발전특구와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 선정을 통해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고 학생과 시민들에게 최상의 복합문화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 기획
  • 임장훈
  • 2024.09.12 17:00

[추석 특집] ‘새만금 첫 도시’ 수변도시, 동북아시아 허브 꿈꾼다

“새만금의 첫 도시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는 기업들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하고 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거점이 될 것입니다.” 새만금개발공사가 올해 말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토지분양을 예고한 가운데 이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는 총사업비 1조 3467억 원을 들여 새만금 복합개발 용지에 여의도 면적의 2.3배에 달하는 6.6㎢ 규모의 미래형 도시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는 수변도시가 단순한 주거 단지가 아닌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미래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발전과 함께 국토 균형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겠다는 각오다. 앞으로 새만금 수변도시는 지지부진 한 새만금 사업을 한 단계 끌어올릴 뿐 아니라 그간 발전하지 못했던 지역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지원 특화도시로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만금 수변도시에 대해 알아본다. 새만금 수변도시 미래로 향하다 새만금 수변도시는 전북자치도 새만금 지역에 조성 중인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미래형 도시로, 약 4만 명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계획된 도시다. 초기 계획에서는 2만 5000명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설계됐으나 최근 새만금이 2차 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고 기업들의 입주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수용 인구를 대폭 확대했다. 이는 새만금 지역이 국가산업단지로서의 잠재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하면서 첨단 산업과 연계된 기업과 인구의 유입이 가속화된 결과다. 국가산업단지가 지난해 6월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된 후 새만금 지역은 43개의 기업이 입주를 확정하며 10조 2000억 원의 투자 유치 실적을 기록하는 등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성과는 새만금 수변도시의 확장 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수변도시 사업의 진행과정을 보면 2020년 통합개발계획 승인 이후 2023년 매립공사를 완료하고 1공구 기반시설 조성공사에 착수한 상태다. 현재 통합개발계획 변경 절차가 진행 중이며, 올해 변경 인허가를 마칠 예정이다. 전체 6.6㎢(200만 평) 규모의 수변도시 가운데 2.64㎢(80만 평)에 해당하는 1공구는 현재 시공 중이며, 2·3공구는 추후 발주될 예정이다. 새만금의 심장이 되다 새만금 수변도시는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새만금의 심장 역할을 할 핵심 거점으로 계획됐으며 첨단 산업과 밀접하게 연계된 기업 지원 도시로 발전할 예정이다. 이 도시는 첨단산업, MICE(회의‧인센티브‧컨벤션‧전시), 글로벌 식품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며 새만금 신항만과의 연계 개발을 통해 산업적 가치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6년 신항만 개항과 연계해 항만배후부지 조성 전에 저공해 스마트 물류단지 등을 도입, 항만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기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와 제도적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새만금 투자·입주 기업들에게 수변도시 주거 및 업무용지의 우선 공급권을 부여하고자 관련 제도를 검토 중으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기업들은 이 공급권을 통해 주거지와 업무 공간을 패키지로 저렴하게 제공받을 수 있으며, 이는 수변도시가 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첨단 스마트 기술로 정주여건 높인다 새만금 수변도시는 첨단 스마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쾌적한 정주 환경을 제공한다. ‘5분 공원, 10분 물길’이라는 개념 아래, 주민들은 도보로 5분 이내에 공원에 접근할 수 있고, 10분 내에 수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휴식처를 제공받게 된다. 수변도시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생활환경을 통해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여유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는 대목이다. 새만금에 입주한 기업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수변도시 내 주택 특별공급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주거 환경이 조성되며, 기업의 인재 유치와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외국교육기관 유치를 비롯해 초·중·고등학교, 치안센터, 구급센터, 도서관, 체육관(수영장 포함)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조속히 조성할 방침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생활 인프라는 수변도시가 자족적인 생활권을 갖춘 도시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될 것으로 공사 측은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변도시는 최첨단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생활 인프라도 제공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셔틀버스와 같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이 도입, 주민들의 이동을 편리하게 도울 뿐 아니라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와 수변도시 간의 출퇴근 시간 동안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운영되도록 해 교통 공백을 최소화하고 교통의 편리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새만금 수변도시 국제적인 도시로 도약 새만금 수변도시는 국내외 기업과 주민 모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미래형 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수변도시는 글로벌 교육기관 설립을 통한 외국인 자녀들의 교육 여건을 마련하고, 선도복합개발용지를 활용해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한 관광개발 공모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종합적으로는 직주락(職·住·樂) 플랫폼을 도입해 업무‧주거‧여가가 결합된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수변도시는 청년과 혁신 인력들이 몰려드는 매력적인 도시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경제활동의 중심이자 삶의 질을 높이는 공간으로서 수변도시가 역할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건강검진센터와 같은 종합의료시설 도입을 통해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질 예정이며 공공청사 및 기관 유치 등 공공의 선제적 투자를 기반으로 한 도시 활성화 전략을 통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국제적인 도시로 성장시킬 목표도 세운 상태다. 대한민국 미래 도시 모델로 우뚝선다 수변도시는 대한민국의 미래 도시 모델로서,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로 발전할 예정이다. 대규모 민간투자를 유치해 첨단 산업이 밀집된 산업 도시로 발전하며, 경제활동과 문화‧교육‧여가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복합 도시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여기에 에너지 효율성과 친환경적 요소를 결합한 지속 가능한 도시로 자리잡아 장기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신항만‧신공항‧고속도로 및 인입철도 등 교통 인프라의 구축이 완료되면 국내외 물류·교통의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동북아시아의 물류 허브로 발돋움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 도시는 아름다운 수변 경관을 자랑하며, 크루즈 여행의 중심지로서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국제적인 관광지로도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21세기형 복합 도시로 면도 갖춘다 수변도시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개발과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2.64㎢(80만 평)의 1공구 사업 외에도 나머지 3.96㎢(120만 평)의 사업이 계획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산업단지 및 신항만과 연계된 주거, 업무 및 첨단산업 환경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수변도시는 단순한 주거지를 넘어 경제‧문화‧교육‧여가‧일자리가 결합된 21세기형 복합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준비 중이다. 나경균 새만금개발공사 사장은 “수변도시의 정주 인구를 늘리고, 특화시설과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통합개발계획 변경안을 마련해 입주민에게 쾌적하고 똑똑한 미래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도시가 가져올 경제적‧문화적 변화를 통해 기업과 주민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복합 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 기획
  • 이환규
  • 2024.09.12 17:00

[참여&공감 2024 시민기자가 뛴다]“그물에 걸려 죽은 거북이”...그 뒤엔 ‘대규모 어업’이

최근 SNS를 뜨겁게 달군 사진 한 장이 있다. 전문 다이버가 촬영한 수중 사진인데, 바닷속 버려진 폐그물에 바다거북이 한 마리가 엉켜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 거북이. 많이 부어 있다. 끝내 그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며 익사한 후 부패가 진행되고 있던 것이다. 사진을 촬영한 다이버는 “살면서 본 가장 슬픈 장면”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경험한 것을 SNS에 올리며 이 소식은 빠르게 번져 나갔고,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그런데, 인간이 버린 바닷속 쓰레기로 목숨을 잃는 바다 생물, 어디 이뿐이랴. 우리 바다엔 이와 같은 폐어구와 그물이 넘쳐난다. 일명 ‘유령 그물’. 어업을 하며 그물이 망가지거나 유실되는 경우는 물론, 바다 위의 일은 관리 감독이 어렵다는 점을 틈타 어선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그대로 바다에 폐기해 버리는 것이다. 어망을 새로 만드는 것이, 사용한 것을 관리하며 재사용하는 것보다 경제적 이득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수많은 양의 그물, 통발, 밧줄 등이 바다 깊숙이 가라앉는다. 상상 이상의 대규모 어업이 낳은 또 다른 폐해인 셈이다. △쌓이기만 하는 폐어구 2023년 해양수산부 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14.5만 톤의 해양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이 중 3분의 1가량인 5만 톤이 바로 바다 위에서 버려진다. 수만 톤의 바다 쓰레기가 매년 발생하는 건데, 이를 수거하는 양은 1~2만 톤에 불과하다. 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 코리아는 이같은 문제를 오래도록 지적해 왔다. 결국은 보다 못해 활동가들이 직접 해양 정화 활동에 나서는데, 시셰퍼드 코리아의 김민선 활동가는 “바닷속에서 폐통발 안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여러 해양 생물을 발견한 적이 있다”며 “통발에 구멍을 뚫어 구조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폐어구 뿐 아니라 낚싯줄, 낚시찌로 인해 돌고래가 상처를 입거나 죽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어업 관련 해양 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렸다. 그나마 이런 활동가들에게 발견되면 다행이지만, 광활한 바닷속 어딘가에서 자연적이지 않은 이유로 꼼짝없이 죽음을 맞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이렇게 바다 생물에 큰 위협이 되는 많은 양의 어업 쓰레기는 전부 어디서 나오느냐. 당연히 우리 식탁에서, 주변 식당에서 아주 흔히 접하는 고등어와 광어회, 오징어와 새우에 답이 있다. 흔히 ‘어업’이라고 하면 작은 낚싯배에 올라탄 어민을 떠올릴지 모르겠지만, 현재의 상업적 어업은 거대 기업과 같다. 최첨단 설비와 장비를 갖춘 대규모 어선이 10km에 달하는 어마무시한 크기의 그물을 사용해 바닷속 자원을 싹쓸이하는 중이다. 우리나라만 예를 들어보자. 우리나라의 연근해어업을 대표하는 방식 중 하나는 큰 그물을 둘러 해양생물을 잡는 ‘선망어업’이 있다. 이 선망어업에는 무려 750톤~1,200톤에 달하는 배 6척이 동원된다. 어구의 길이는 800~1500m, 깊이는 최대 300m에 달한다. 이 중 ‘저인망어업’은 최대 10km에 달하는 거대한 그물을 바다 깊숙이 내려 밑바닥의 바다 자원을 쓸어 담는 방식이다. 이 중 그 지역에서 소비하는 생물은 어판장으로 향하는 것이고, 쓸모없는 종은 배 위에서 죽거나 대량 폐기 처분된다. 우리가 너무나도 쉽고 싸게 고등어와 새우를 먹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어업 방식에 있다. △바다의 ‘씨를’ 말리는 대규모 어업 이 같은 대규모 어업의 실태를 알게 되면 당연한 소리지만, 우리 바다는 현재 병들고 있다. 채워지기도 전 바닷속 자원이 뭍으로 올려지고 인간의 배로 들어가고 있으니 자원 고갈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바다의 씨를 말리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규모 그물에 포획된 바다 생물은 목표로 삼은 어종 외에도 수많은 다른 어종도 같이 잡힐 수밖에 없다. 이를 ‘혼획’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방식으로 전 세계 상어 5000만 마리, 고래류 30만 마리, 우리가 사랑하는 바다거북 25만 마리가 죽음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2023년 기준,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95만 톤에 달했고, 원양어업은 41만 톤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런 수치는, 앞서 설명한 ‘혼획’된 바다 생물의 양은 빠진 것이다 보니 실제로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양이 매년 우리 앞바다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 이상 우리나라 해역에서 고등어가, 오징어가, 게가 안 잡힌다는 기사를 자주 접한다. 이에 우리는 해수온 상승 등 ‘어쩔 수 없는’ 기후 변화를 종종 탓하지만, 그동안 바다에서 빼간 자원의 양을 생각해봤을 때, 어찌 보면 당연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우리나라 해역에 넘치는 고등어와 오징어가 ‘멸종위기’에 가까워지는 건, 영원할 줄 알았던 풍요로운 바다를 아끼지 않았던 때문이 더 큰 것이다. 무분별한 어업으로 고갈되는 바다. 풍부한 바다 생물 대신 그 자리를 대신한 폐어구. 반복되는 악순환. 더 이상 바다의 고갈이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전에 현재의 과도한 어업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현재 해양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전 세계 바다의 최소 30%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아직 국내엔 어업을 금지하는 해양보호구역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해양보호구역 지정은 활발한 어업을 ‘저해’한다는 생각에 업계 반발이 이어지는 부분이지만, 쉼이 가장 필요한 특정 구역을 ‘보호’하면 바다 전체의 생태계가 더 나아진다는 것을 해외의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시셰퍼드 코리아는 “해외에서는 어민들이 직접 마음을 모아 어업을 금지하고 성곡적으로 바다를 회복시킨 사례가 많다”라며 오히려 바다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것이 풍요로운 바다와 어업을 오래도록 영위하는 방법이라는 입장이다. 우리는 그물에 엉켜 죽는 생물 하나, 하나에 큰 안타까움을 느끼곤 한다. 그런데 그 원인이 된 폐그물은, 무분별한 어업에서 비롯된다. 무분별한 어업은 ‘무한할 줄’ 알았던 바다를 놀랍도록 빠른 속도로 황폐화하고 있다. 바다는 지구의 70%를 뒤덮고 있고, 지구의 기후를 조절하는 막대한 역할을 한다. 더 이상 그물에 걸려 죽는 생물이 없도록, 바다가 어업 쓰레기장이 되기 대신 기후를 조절하는 본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목서윤 전주MBC 아나운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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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11 12:30

조민규 제9대 후반기 고창군의장 “소통과 참여로 군민과 함께하는 의회 실현”

“‘열린의정 군민과 함께하는 의회’를 의정목표로 삼고 군민의 뜻을 받들어 성실하게 후반기 의장직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한 제9대 후반기 조민규 고창군의회 의장은 후반기 의정활동 키워드로 ‘소통’과 ‘참여’를 설정했다. 조민규 의장은 초선 때부터 다짐했던 신념으로써 “의회는 군민의 삶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면서 “군민과 함께 고창군 발전에 의회가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하여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민규 의장을 만나 후반기 고창군의정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들어봤다.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저를 믿고 의장으로 선출해주신 동료 의원님들과 그동안 아낌없는 성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훌륭한 인격과 역량을 갖춘 의원님들이 많음에도 저에게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겨주신 것은 4선에 걸쳐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고창군 발전과 군민 행복을 위해 더욱 매진하라는 뜻일 것입니다. 이에 동료의원들과 소통·협력해 정책을 마련하고 공정한 의사결정을 통해 더욱 발전하는 고창군의회로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후반기 의장으로서 계획과 각오 부탁드립니다.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군민의 대변자 역할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또한 주요 현안 해결과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중앙정부, 관계기관 등과 적극 소통하며 선제적으로 정책방향을 제시하겠습니다. 그리고 주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기 위해 다양한 주제로 정기적인 공청회를 열고자 합니다. 의회 내부적인 토론문화 확산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직무교육 및 연수를 실시하고, 의원연구단체 활동 등의 지원을 강화해 그 성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입법 활동을 추진하겠습니다. 무엇보다 항상 낮은 자세로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이며, 듣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군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의회, 일 잘하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의정슬로건을 ‘열린의정 군민과 함께하는 의회’로 정하셨습니다. “‘열린의정’은 의회와 군민 간의 장벽을 허물어 도움이 필요한 군민들이 부담 없이 의회를 찾도록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이는 군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군민의 요구와 기대를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군민과의 소통을 강화해 군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군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자 합니다. ‘군민과 함께하는 의회'는 ‘열린의정’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다양한 군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바탕으로 주민 자치권의 주인인 군민들의 의사를 정책결정에 최대한 반영함으로써 진정한 의회 민주주의를 꽃피우겠다는 고창군의회의 다짐입니다.” 가까이 하기도 멀리하기도 어려운 의회와 집행부 간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의회 본연의 권한입니다. 고창군의회는 견제 기능인 예산안 승인, 군정질문,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정책결정이나 사업 시행 전 충분한 검토를 통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군민의 뜻이 정책에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군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풍요롭고 행복한 고창군을 만드는 것이 의회와 집행부의 공동 목표인 만큼 수레의 양 바퀴처럼 서로 힘을 모아서 함께 나가겠습니다.” 후반기 의정 활동에 있어 가장 중점적인 관심 사항은 무엇인가요. “지난해 국회에서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되며 올 1월부터 전북특별자치도가 화려하게 출범했습니다.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받아 지역 여건과 특성에 부합하는 특례를 부여받아 자율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에 우리 군의회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고창군 발전의 기회로 삼고자, 특별법의 특례 조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연구해 고창군에서 실현 가능한 사업들을 발굴하고 유치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한 다양한 주제의 주민공청회와 정책간담회를 주기적으로 열어 주민들이 요구하는 사항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겠습니다. 앞으로 후반기 의회에서도 농업정책 주민 공청회를 시작으로 하여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주민들과 토론하고 이를 바탕으로 입법이 이뤄지도록 고창군 고유 정책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고창군의회 신청사가 건립 중입니다. 어떤 공간으로 만드실 건가요. “2025년 10월에는 신청사가 완공예정입니다. 신청사는 의회 민주주의의 산실로서 군민 참여의 상징이자, 미래를 위한 희망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9명의 의원 모두 이 공간에서 군민과 함께 고창의 미래 비전을 함께 그려 나갈 것이며, 우리의 선택과 행동이 항상 공공의 이익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군민들이 부담 없이 찾아오고,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해 군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론의 장이 되도록 하여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고창 지역발전을 위한 현안 사업들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의회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현재 고창군은 지방소멸위기와 더불어 발전의 골든타임을 맞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타 지역으로 나가고, 농촌은 초고령화 사회가 되어 한때 10만 명이 넘던 인구는 현재 5만여 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위기 속에서 우리 고창군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초일류기업인 삼성전자 유치와 심원갯벌에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 노을대교 건립, 고창 터미널 도시재생 혁신지구 국가사업, 고창 드론통합지원센터의 건립, 명사십리 해양관광지 조성사업 등 고창군의 미래를 결정지을 굵직한 신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사업들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의회 차원의 제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수시로 집행부와 협력하여 신속한 예산 집행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입니다.” 고창의 지역소멸 위기에 대한 의회 차원의 대응책은 무엇인가요. “지역소멸 문제는 고창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로 전국의 상당수 지역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국가적인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고창지역 또한 인구감소지역 중 하나이고 조금이라도 그 시기를 늦춰 보고자 노력하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래서 요즘 각 지자체에서 새롭게 관심을 갖는 것이 생활인구 및 관계인구 증가를 통해서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것입니다. 고창을 매력적인 지역으로 만들어 자주 방문하고 체류하게 하여 많은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 생활인구 및 관계인구 증대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결국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를 더 많이 발굴해 방문인구가 증대되고 이러한 인구들이 생활인구 및 관계인구로 발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관계인구의 대표적인 사례인 ‘고향사랑기부제’처럼 고창을 널리 알려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한빛원전 1·2호기 수명연장 문제 및 지역 피해 보상에 대한 견해는 어떠하신가요. “2025년과 2026년에 40년의 설계 수명을 다하는 한빛원전 1·2호기에 대해 정부는 향후 10년 연장 운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빛 원전 1·2호기는 열출력 등급 사건이 발생하는 등 잦은 사고가 발생해 수명연장에 대한 군민 불안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현 정권의 원전 확대 정책의 기류 속에서, 정부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1·2호기 수명연장을 당연한 것처럼 발표했습니다. 이에 우리 고창군의회와 고창군 한빛원전범군민대책위원회는 군민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하지 않은 한수원의 일방적 결정에 반대해 군민동의 없는 노후화된 한빛원전 1·2호기의 수명연장을 반대하는 범군민 서명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빛 1·2호기 계속 운전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에서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공청회 좌장 선임, 추후 일정 조정, 1·2호기를 포함한 영광원전의 전반적 피해조사 및 주민 의견수렴 등을 제안하며 고창군민 모두가 퇴장해 공청회를 무산시키는 등 군민 안전 보장과 타 시군과 차별 없는 적정한 피해 보상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2030년 저장용량이 포화상태에 이르는 고준위 핵폐기물 저장시설 대체를 위해 건립 추진 중인 원전부지 내 사용후 핵연료 임시저장시설 건설을 반대하며, ‘한수원은 핵폐기물 저장시설 건설결정을 즉각 철회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채택하고 주민 동의 없는 사업 추진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고창군의회 의원연구단체인 ‘고창군의회 한빛원전환경안전연구회’에서 한빛원전 안전 대응 연구용역을 발주해 한빛원전으로부터 피해 발생이 예상되는 지역의 현장을 답사하고 시료를 채취하여 환경영향을 검토하는 등 법적·제도적 개선방안을 모색하며 다각적 대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임기 내에 꼭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2020년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의회 사무기구에 대한 인사권이 독립되어, 의회의 자율성이 이전보다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산과 조직편성권이 여전히 집행부에 남아 있어 반쪽짜리 독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고창군의회는 독립된 법을 만들어 완전한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제302회 정례회에서 ‘지방의회법’ 제정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해 국회와 중앙정부 등 관련 기관에 전달하며 우리의 뜻을 알렸습니다. 현재 타 지방의회에서도 독립성을 담보하기 위한 성명서를 채택하는 등 각 지방의회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지방의회법’이 제정되고 예산과 조직편성권이 의회에 부여되어야 진정한 지방자치가 실현된다는 데 중지를 모으고 있어 제 임기 내에 제대로 된 ‘지방의회법’이 완성되기를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군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겸손한 마음과 배우고자 하는 자세로, 한 번이라도 더 민생현장을 찾고 한 분의 군민이라도 더 만나 대화와 타협, 그리고 상생의 지혜를 모아 한 단계 더 성숙한 의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대안을 제시하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정책 의회’, 군민의 생각이 정책이 되는 ‘생활 의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고창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여정에서 군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따뜻한 성원을 부탁드리며, 항상 군민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 안녕과 발전을 기원 드립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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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표
  • 2024.09.08 17:12

[세계 기록유산이 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16)이두황 '양호우선봉일기(兩湖右先鋒日記)'

<양호우선봉일기(兩湖右先鋒日記)>는 동학농민군 진압을 위하여 정부에서 설치한 순문영(巡撫營) 예하 선봉장(先鋒將) 이두황(李斗璜∙1858~1916)의 진중일기(陣中日記)다. 1894년 9월 10일부터 1895년 2월 18일까지의 일기체 기록이다.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되어 있고 그 외 고려대학교 도서관 및 국립중앙도서관에도 소장되어 있다. 고려대학교 철학과 윤사순 교수 소장본도 있다고 한다. 이두황의 본관은 인천으로 자는 공칠(公七), 설악(雪嶽)이다. 그의 원적은 서울 서부 방교(芳橋)로 확인된다. 가난한 상인(常人) 출신으로 태어난 그는 1882년 임오군란 이후 무과에 급제하여 이듬해 친군(親軍) 좌영(左營) 초관(哨官)으로 임명받아 관직 생활을 시작하였다. 1894년 3월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나자 이를 진압하기 위한 양호초토영에 편성되어 관군으로 동학농민군 탄압에 참여하였다. 1894년 9월에 이르러 제2차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나자 정부는 신정희(申正熙)를 순무사(巡撫使)로 삼아 순무영(巡撫營)을 설치하였다. 그리고 죽산부사(竹山府使) 이두황을 순무영 예하의 장위영(壯衛營) 영관(領官)으로 임명하여 죽산(竹山)·안성(安城) 등지의 동학농민군을 토벌케 하였다. 우선봉 이두황과 마찬가지로 좌선봉으로는 안성군수(安城郡守)이자 경리청(經理廳) 영관(領官) 성하영(成夏泳)이 각각의 군대를 이끌고 남진하였다. 일기에 따르면 9월 10일 의정부에서 ‘비도(匪徒)’가 기전(畿甸), 죽산(竹山), 안성(安城) 등지까지 올라오니 병사를 차출하여 이를 막으라는 명령을 내렸고, 이에 이두황과 성하영이 상기초포사(相機剿捕事)로 파견되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영관(領官)으로서 이두황이 지휘한 장위영(壯衛營)은 1894년 6월 일본군의 경복궁 점령 이후 일본군에 의하여 새롭게 조직된 부대였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부대를 지휘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이두황의 활동은 친일(親日) 군인으로서의 본격적인 역할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다. 그는 실제로 동학농민군 진압 과정에서 일본군에게 적극 협조하였고 일본군의 동학농민군 진압에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 이 과정에서 숱한 동학농민군이 희생당하였는데, 동학농민군 진압 이후에도 이두황의 친일 행적은 끊이지를 않았다. 이두황은 9월 21일 경기도 용인에 도착하여 직곡의 접주 이용익(李用翊)과 김량의, 이삼준을 비롯한 20명을 붙잡았다. 22일 죽산에 도착하여 이용익, 이삼준을 포함한 4명은 사살하고, 나머지 16명은 방면하였다. 27일에는 이천에서 일본군이 붙잡은 30명 중 10명을 사살하였다. 10월 3일에는 서이면 노루목에서 동학농민군 지도자 우성칠(禹成七)을 체포 후 사살하였으며, 5일에는 죽산의 남일면(南一面) 주천(注川) 등지에서 동학농민군 5명을 체포하였다. 이후 그는 충청도 방면으로 내려가 청산, 보은, 온양, 신창 등에서도 동학농민군을 토벌하였다. 10월 22일 충청도 천안 목천 세성산에 주둔하고 있던 동학농민군을 공격하여 김복용(金福用) 등 5명을 생포하여 그들 모두를 죽였다. 11월 7일에는 해미성을 기습하여 동학농민군 약 40여 명을 사살하고 100여 명을 체포하였다. 공주 우금지 전투 무렵이었다. 11월 14일에는 패주하고 있던 동학농민군을 노성(魯城)에서 공격하였고 뒤이어 전라도 전주에까지 들어갔다. 이두황은 대관 윤희영을 비롯한 100여 명의 병력을 일본군 후비보병 제19대대 대대장 미나미 고시로[南小四郞] 소좌의 지휘하에 있는 일본군 장교와 함께 원평까지 파견하였고 태인전투까지 참여시켜 동학농민군 해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후속적으로 휘하 병력을 파견하여 전라도 임실, 남원, 순창, 곡성, 구례, 광양, 순천, 낙안, 보성, 장흥, 나주 등지를 돌면서 동학농민군 진압에 나섰다. 1895년 1월 대둔산에서 최후의 항전을 펼치던 동학농민군을 향해서도 병력을 파견하여 동학농민군 진압의 끝을 맺었다. 여기까지가 <양호우선봉일기>에 나타난 이두황의 동학농민군 진압 과정이다. 앞에서 보듯이 이두황은 매우 적극적인 토벌 작업에 나섰으며 그 과정에서 이용익, 우성칠, 김복용 등 주요 지도자를 비롯하여 상당수의 동학농민군을 살해하였다. 공주 우금치 전투 이후 패주하는 동학농민군을 전라도 태인까지 뒤쫓아가서 결국에는 해산시켰으며 전라도 남부지역 일대에 흩어진 동학농민군 잔당까지 섬멸하는 집요함을 보여주었다. 동학농민군 최후 항전인 1895년 1월 대둔산 전투에까지 손을 뻗친 것을 볼 때 이두황은 조선군 장령 중 동학농민군 진압에 가장 앞장선 인물로 손꼽힐 수 있다. 동학농민군 진압 이후 이두황의 행적은 더욱 기가 막히다. 1895년 초 이두황은 죽산부사와 겸 양호도순무영 우선봉 자리를 내려놓고 양주목사가 되었다가 곧이어 훈련대 대대장이 되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 훈련대는 1895년 8월 20일 일본군이 일으킨 명성황후 살해사건, 즉 을미사변을 일으킨 당사자가 되었다. 이때 이두황은 일본군에 협조하여 그들의 경복궁 침입을 도와주었고 그 자신도 훈련대 병력을 이끌고 궁궐에 침입하였다. 이두황이 지휘한 훈련대의 을미사변 개입은 그 정황이 뚜렷한 것이었다. 사건 이후 훈련대 정위(正尉) 윤석우는 왕비의 시신을 은폐한 죄과로 고등재판소에서 모반죄를 적용받아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두황은 이미 일본으로 도주하여 훈련대 장교 우범선을 비롯하여 정난교, 유혁료 등과 함께 체포령을 받았다. 1896년 2월 국왕 고종이 일본군의 감시에서 벗어나고자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난을 간 아관파천이 벌어진 후 을미사변과 관련하여 일본으로 도주하여 망명한 이두황을 비롯하여 유길준, 조희연, 장박, 권영진, 우범선, 이범래, 이진호 등에 대한 체포령이 다시금 떨어졌다. 이두황의 일본 도주 경로는 다음과 같다. 그는 부산으로 도주하여 조선 관리의 눈을 피해 일본인의 집에 숨어있으면서 머리를 자르고 옷을 바꿔 입은 후 1897년 1월 간신히 일본 히로시마로 건너갔다. 그 후 교토를 경유하여 도쿄로 갔으며, 이후 일본 각지를 유람하며 각 지역의 유지들과 교류하였다. 1907년 헤이그 특사사건이 일어나고 황제 고종이 퇴위함에 따라 이두황은 10년에 달하는 일본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으로 귀국하였다. 새로 황제로 등극한 순종은 9월 6일 곧바로 그의 죄를 사면하였고, 10월 8일 중추원 부찬의로 임명하였다. 이윽고 이두황은 1908년 1월 22일 전라북도 관찰사가 되었다. 죽산부사 겸 장위영 영관으로 양호도순무영 우선봉으로서 1894년 11월 전라도 전주에 진입하고 전라도 일대의 동학농민군을 섬멸했던 이두황의 화려한 복귀였다. 이두황은 통감부 체제하에서도 일본에 적극 협력하여 일본군의 의병 진압에 나섰다. 이두황은 동학농민군 진압뿐만 아니라 의병 진압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고 궁극적으로는 일본이 한국의 국권을 침탈하는데 이르도록 하였다. 당연히 이두황은 일제 치하에서도 출세 가도를 달린다. 전라북도 관찰사를 역임하였던 이두황은 1910년 8월 일본의 한국 병합 이후 다시금 전라북도 장관으로 임명되어 1916년 그가 죽기까지 재직하였다. 전라도 지역 동학농민군을 진압하는데 앞장섰던 이두황을 일제 조선총독부 당국이 다시금 전라북도 장관으로 임명한 사실은 일제가 그만큼 동학농민군 진압 및 혹시라도 다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움직임의 화근 제거에 진심이었음을 알려준다. 이두황이 죽고 나서 장례는 1916년 3월 13일 전주 다가공원에서 거행되었고 그의 묘는 지금도 전주 기린봉에 남아 있다. /유바다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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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5 15:59

[권혜수 교수의 문화산책] 루이 14세 ④ '사기캐' 초상화와 말년

△사기캐 초상화 루이 14세는 평생 700여 점의 초상화를 제작하였는데, 그의 그림을 보면 그가 얼마나 초상화에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초상화에는 프랑스 왕가의 색상인 푸른색 바탕에 왕가의 문양인 금색 백합으로 무늬 놓아진 화려한 겉감과 고가의 하얀 담비 털 안감으로 제작된 대관식용 망토로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 밖에도 왕관, 목걸이, 왕홀, 샤를마뉴 대제(서로마 제국의 황제)의 검은 절대왕권을 상징하는 레갈리아(regalia)를 적절하게 사용되었다. 성령기사단의 훈장으로 만든 목걸이, 푸른색 방석 위에 ‘정의의 손’, 기둥에 새겨진 율법의 신 ‘테미스’의 칼과 저울은 왕의 정의와 왕권신수설을 뒷받침해 주는 장치로 루이 14세의 태양왕 이미지를 극대화하였다. 루이 14세라는 VVIP고객의 원츠(wants)를 과하게 반영한 이아생트 리고(1659~1743)의 초상화는 원래 스페인에 간 손자 앙주 공작에게 선물하려고 제작되었지만, 루이 14세의 마음을 사로잡아 베르사유 궁 아폴론방에 남게 된다. 평민 출신 이아생트 리고는 이 초상화를 통해 귀족 작위를 받고 궁정화가가 된다. 유럽 최고 군주의 궁정화가라는 타이틀 때문일까? 그의 실력에 대한 입소문은 삽시간에 유럽 왕족과 귀족들에게 퍼져나갔고 초상화를 그려달라는 의뢰가 쇄도하여 그의 아뜰리에는 문정성시를 이룬다. 요즘으로 치면 증명사진 맛집이라고나 할까? △루이 14세의 빛과 그림자 집권 후, 태양왕으로 군림하며 화려한 삶을 살아간 루이 14세의 말년은 어땠을까? 태양이 저물 듯이 태양왕도 저물어 갔다. 베르사유 궁전 건축과 끊임없는 전쟁으로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져 갔고 1680년대부터 국가재정 위기가 위험한 수준이어서 조세는 거두기도 전에 고갈되었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그의 치세 말년에 프랑스에서 천연두와 각종 전염병이 창궐했고 그는 자손들이 전염병으로 죽는 것을 바라만 봐야 했다. 왕위를 이을 직계 자손들이 줄줄이 병으로 사망하였고 부르사고뉴 공작의 막내 아들이며 자신의 증손자인 어린 앙주 공작만이 왕위를 이을 후계자로 남게 된다. 민심 또한 그의 편이 아니었다. 과도한 부역과 세금징수에 시달린 백성들은 궁핍한 삶에 지쳐만 갔다. 굶주린 배에 전염병까지 돌아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백성들은 사치한 전쟁왕을 증오하기 시작했고 그가 죽자 국민들은 애도하기는 커녕 거리로 뛰쳐나와 환호했다고 전해진다. 임종 시, 왕세자에게 남긴 그의 유언은 이러했다. ‘너는 건축물을 짓거나 전쟁을 좋아하지 말아라. 나를 닮아서는 절대 안 된다. 그 전쟁은 백성들을 파멸시킬 것이다. 너는 다른 나라와 평화를 유지하여 백성들의 어려움을 덜어주어라.’ 적어도 이 유언을 보면, 루이 14세는 절대 왕권을 이루기 위해 백성들의 삶을 돌보지 못한 자신에 대해 임종 직전에는 냉정하게 평가하고 후대에는 이것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랐던 것 같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막을 수는 없었겠지만, 그의 후손들이 루이 14세의 마지막 유언을 깊이 새겨 들었더라면 부르봉 왕조의 수명이 조금은 더 길어지지는 않았을까? /권혜수 우석대 교양대학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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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4 16:41

[참여&공감 2024 시민기자가 뛴다] 행복한 도시의 조건, 도시에는 왜 공공공간이 필요한가?

최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공원, 광장 등의 공공공간을 찾아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국민소득의 증가와 여가활동 시간의 확대,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 증가, 워라벨을 추구하는 태도 등에 따라 공공공간을 찾게 되는 것이다. 또한, 행복도시 연구에 따르면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거주지 주변에 산책할 만한 공원이 있고, 잘 조성되어 있으면 행복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와 같이 도시에 좋은 공공공간이 있다는 것은 시민들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삶의 질을 증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한 도시의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공공공간의 개념과 의미, 국내·외 공공공간 혁신사례를 바탕으로 지역에서 좋은 공공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을 제언한다. △좋은 공공공간이란 무엇인가? 공공공간(公共空間, public space)의 사전적 정의는 공원, 광장, 가로와 같이 일반 대중에게 개방되어 있는 곳이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다.’는 점이다. 성별, 나이, 인종, 계층, 종교와 관계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사람들이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공공공간은 보통 공적 공간으로서 성격을 갖고 있다. 비록 쇼핑몰은 개방성이 높은 공간이기는 하지만, 사적 공간이고, 상품 구매 여부에 따라 공간 진입과 행동에 제약이 있을 수 있으므로 좋은 공공공간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의 저자 에릭 클라이넨버그(Eric Klinenberg)는 공공공간으로서 공원과 광장은 단순히 녹지와 오픈 스페이스 이상의 공간으로서 ‘교류와 연결을 통해 사회성을 증진하는 공간’이라고 하였다. 또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조경진 교수는 공공공간은 ‘공동체 의식과 집단 기억이 존재하는 곳으로서 공동체성을 강화하는 장소’라고도 하였다. △국내·외 공공공간 혁신 사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좋은 공공공간은 개방성, 접근성, 편안함, 안전함, 사회성, 공동체성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좋은 공공공간은 도시의 랜드마크이자 혁신 거점으로서 도시 성장과 발전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미국 시카고 시에는 밀레니엄 파크(Millennium Park)가 있다. 밀레니엄 파크는 20년 전인 2004년 7월에 개장하였으며 기존 철도 부지 상부 공간을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조성한 공공공간 혁신사례이다. 공원 면적은 총 9만9000㎡로서 공원에는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설계한 제이 프리츠커 파빌리온이라는 대규모 야외 공연장이 있고, 크라우드 게이트, 크라운 분수 등 유명한 공공미술 작품들이 있다. 공원 내에서는 뮤직 페스티벌 등 다양한 문화행사와 이벤트가 열리며, 주변에 위치한 미술관, 박물관, 문화센터 등의 기관들과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시카고 시 문화예술 네트워크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연간 방문객 수는 약 2,500만 명으로서 시카고 시 제일의 관광 명소이며 시민들의 휴식처이다. 다음으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는 리게트 부다페스트(Liget Budapest)라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부다페스트에는 2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약 100ha 규모의 대규모 도심 공원이 있는데, 19세기 말에 헝가리 건국 1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공원 내에 미술관, 궁전 등 다양한 파빌리온이 건설되었지만 한 세기가 지나 시설들이 노후되어 관리가 안되고 방치되어 있었다. 헝가리 정부는 공원 기능을 유지하고 문화유산을 보존하면서 공원을 개조하기로 결정하고, 2013년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지난 10년 동안 민족학 박물관과 헝가리 음악의 집을 새로 건립하였으며, 미술관 등 문화유산 건물들을 리모델링하였다. 리게트 부다페스트는 유럽 최대의 공공공간 혁신사업이자 문화유산과 자연환경, 현대건축이 조화된 프로젝트로서 2023년 공원 방문객 수는 약 750만 명에 이른다. 도시에 있는 대규모 유휴공간을 개발하지 않고 시민들을 위한 공원과 광장으로 조성한 사례는 국내에도 다수가 있다. 기존 경마장과 체육공원 부지를 뉴욕 센트럴파크와 같은 대규모 도시숲으로 조성한 서울숲(2005년), 미군 부대 주둔지를 도심 속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시민공원으로 조성한 부산시민공원(2014년), 구 전남도청 부지를 재생하여 문화예술 거점과 시민광장으로 조성한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2015년)이 그 예이다. 서울숲은 2022년 기준 연간 방문객이 약 700만 명에 이르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연간 방문객 수가 180~250만 명이며, 10여 년간 누적 방문객 수는 약 1750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같이 미국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나 헝가리 리게트 부다페스트, 서울숲, 부산시민공원,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공원, 광장 등 공공공간 혁신 사례로 시민들에게 훌륭한 여가 및 휴식 공간을 조성했을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 관광 산업 등을 통해 도시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고 있다. 앞의 사례와 같이 전북 지역에도 공공공간을 혁신하고 재창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공간이 있다. △전주 종합경기장 ‘시민의숲 1963’ 프로젝트 전주 종합경기장은 전주시 도시 발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전주의 한가운데라는 지리적 위치와 접근성, 전북대학교와 여러 문화시설들, 그리고 대규모 유휴부지 활용이란 측면에서 전주시 도시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이다. 2016년 종합경기장에서 진행된 시민원탁회의에서 500여명의 시민들은 경기장 부지에 대해 공원·녹지시설, 문화·예술시설, 체육시설, 숙박·회의시설, 판매시설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후 전주시에서는 기본구상 연구와 전문가 자문, 시민 의견수렴 과정 등을 바탕으로 ‘시민의숲 1963’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프로젝트는 종합경기장 부지에 시민의 숲을 비롯하여 한국문화원형콘텐츠 체험·전시관, 시립미술관, 전시컨벤션센터, 호텔, 백화점 등을 조성하고,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계획되었다. 당시 전주시에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부지를 매각하지 않고, 경기장 건물을 활용·재생하며, 판매시설을 최소화한다.’는 원칙을 갖고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시민의 숲 1963’프로젝트 계획은 민선 8기 전주시정에서 개발방식과 사업계획이 대폭 변경되었다. 종합경기장 및 야구장 건물을 전면 철거하고, 시민의숲 조성 계획은 변경 및 축소되었으며, 판매시설인 백화점과 호텔은 규모가 확대되었다. 또한, 사업방식도 당초 부지를 장기 임대하는 방식에서 대물 변제 방식으로 변경되어 부지 소유권을 개발사에 이전하게 되었다. 전주 미래유산 1호인 경기장 건물을 철거하기로 결정하고, 철거 여부에 대한 시민 의견수렴 절차가 생략된 것도 문제이지만, 많은 시민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마련한 시민의 숲 공원 계획을 폐지 수준으로 변경한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도시숲과 공원을 조성하지 않는다면 백화점과 호텔 앞에 남은 자투리 공간을 공공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미래에 이 공간에 쇼핑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시민들이 찾아와서 마음 편히 쉬며 여가를 즐길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전주시 도시 한복판에 경제·산업, 문화·관광뿐만 아니라 공원과 광장을 조성하고, 60년이 넘는 역사와 문화, 공동체의 기억과 추억을 간직한 경기장 건물을 허물지 않고, 활용하면서 지역의 공동체 정신을 이어갈 수 있는 공공공간 혁신사례를 만들 수 있었는데, 당초 계획이 변경된 것이 무척 안타깝다. △행복한 도시의 조건, 좋은 공공공간 조성을 위한 과제 우리가 사는 곳을 행복한 도시로 만드는 조건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핵심적인 도시공간에 공원, 광장 등의 공공공간을 마련하고 혁신하는 것이다. 특히, 전주 종합경기장 부지에는 판매시설 규모를 축소하더라도 ‘시민의 숲’ 계획을 복원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경기장 부지에는 판매·숙박, 전시·컨벤션, 문화, 도시재생 등 여러 기능들이 한 공간에 조성되고 있다. 이와 같은 복합적인 기능의 시설들이 유기적으로 통합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능을 포용하고 완충할 수 있는 공원, 녹지 등의 오픈 스페이스 계획이 필요하다. 건축설계 시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전북 지역과 같이 공원 면적이 적고, 거주지에서 가까운 도시공원이 부족한 경우에는 도시 곳곳에 소규모 공원과 광장을 조성하고, 생활권을 중심으로 촘촘하게 선형 녹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장우연 독립연구자, 전) 전주시 정책연구소 연구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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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4 15:32

익산에서 탄생한 또 하나의 명품 도시숲 ‘수도산공원’

익산 마동공원에 이어 또 하나의 명품 도시숲이 탄생했다. 익산시가 전북특별자치도 최초로 추진한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의 두 번째 결실인 수도산공원이 바로 그 주인공. 3일 시에 따르면, 익산 민간특례사업 중 가장 큰 규모인 수도산공원이 시민들을 맞이할 준비를 모두 마쳤다. 4일 준공식을 앞두고 있는 수도산공원은 전북 제1호 민간특례사업인 마동공원에 이어 조성된 두 번째 도심 속 대형 공원으로, 울창한 수도산의 수목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시민들이 쾌적한 숲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산책길 정비와 편의시설 조성에 주력했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와 작은도서관이 마련됐고, 기존 수도산체육공원 부지에 실내 수영장을 새로 지었다. 새 모습으로 변신한 수도산공원은 앞으로 지역주민들이 도심 속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도시공원 실효 위기 딛고 시민 품으로 장기미집행 공원시설로 오래 남아 있던 수도산공원은 2007년 일부가 체육공원으로 조성됐지만, 이외 부지는 계속 집행이 되지 않아 공원시설 실효 위기를 맞았다. 특히 공원 지역이 풀리면 난개발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시는 실효되는 시기를 3년 앞둔 2017년 수도산공원을 민간공원특례사업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민간사업자가 도시공원 부지의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면, 나머지 부지에는 아파트 같은 비공원시설을 허용하는 제도다. 민간의 자본과 노하우를 활용해 공공의 이익을 증진하는 방식이다. 특례 방식의 수도산공원 조성사업은 사업시행자 지정부터 토지 보상, 실시계획 인가 등 관련 절차가 순조롭게 이어지면서 착공 3년 만인 지난 8월 준공이 이뤄졌다. 보상부터 공원 조성까지는 모두 796억 원 가량이 투입됐다. 자연환경 살린 민간특례 최대 규모 도시숲 수도산공원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존했다는 점이다. 시는 공원 조성 과정에서 숲의 훼손을 최소화하고 자연 생태계를 유지하는데 방점을 찍고 사업을 추진했다. 주민들에게 지속가능한 자연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서다. 금강동 일원에 조성된 수도산공원은 남쪽으로는 유천생태습지와 맞닿아 있고, 북쪽으로는 앞서 민간공원특례사업으로 조성된 마동공원이 위치해 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시가 추진하는 민간공원특례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크다는 점이다. 전체 사업 면적은 35만 2970㎡인데 이 중 공원이 26만 9675㎡으로 76% 가량을 차지한다. 1566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지어진 24% 지역을 제외하고는 기존 수도산의 식생을 거의 그대로 살렸고, 그 덕분에 울창한 숲이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을 위해 그늘을 제공한다. 자연과 조화 이룬 힐링 공간 수도산공원은 기존 산지와 구릉 지형을 활용한 둘레길을 오르내리면 철마다 다른 들꽃이 한들거리고 매미 소리가 귀뚜라미 소리로 바뀌는 계절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또 산책길 곳곳에는 체력 단련 시설과 티 테이블, 벤치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화롭게 배치돼 있다. 백제광장 옆 주차장과 무장애 놀이터를 지나 산책길을 따라가면 수도산공원 전망대에 도착한다. 목재로 멋을 더한 전망대 1층에는 공원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그네와 의자가 있다. 전망대는 3층까지 오를 수 있는데, 2층과 3층에서는 유천생태습지와 인화공원 솜리메타누리길, 그리고 만경강 너머까지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아래 백제정원은 소나무와 연못, 한옥 정자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방문객에게 고즈넉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휴식도 하고 여가도 즐기고 수도산공원은 시민이 생활권 안에서 각기 다른 취향의 여가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 조성돼 있던 수도산체육공원 안에 실내 수영장을 추가로 조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그동안 수영장이 없어 아쉬웠던 남부권 주민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다. 수영장 천장에는 넓은 채광창을 둬 개방감을 줬고, 수영장 건물 2층에는 헬스장 시설이 들어선다. 이와 함께 축구장과 농구장, 풋살장, 족구장 등 기존의 체육공원 운동 시설을 활용해 다양한 여가 생활이 가능하다. 수영장 인근으로 또 다른 신축 건물 하나가 지어졌는데 세모 모양 지붕 아래 높은 층고가 인상적인 이 건물은 작은도서관이 들어서는 복합문화센터다. 어린이 생태 연못 놀이터가 바로 옆에 있어 아이들과 함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전망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자연과 공존하는 녹색정원도시를 꿈꾸는 익산의 도심 곳곳에 허파 역할을 하는 대규모 공원이 속속 조성되고 있다”며 “이번에 조성된 수도산공원이 마동공원과 함께 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휴식을 제공하는 명품 공간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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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승욱
  • 2024.09.03 16:24

[권혜수 교수의 문화산책] 루이 14세 ③ 모든 소문을 잠재우고 태양왕이 되기까지

루이 14세는 5살에 왕위에 올라 72년이라는 유럽 왕실 사상, 최장기 집권을 하며 절대왕권을 확립하였다. 봉건제를 바탕으로 한 귀족 중심의 지방 자치제였던 프랑스를 국왕을 중심으로 하는 중앙 집권 체재의 나라로 제도를 재정비하고 강력한 왕권을 확립해 나갔다. 그렇다면 프롱드의 난에서 왕실의 권위를 무너뜨린 귀족들을 순한 양처럼 길들이고 유럽 최고의 절대군주가 된 루이 14세만의 노하우는 무엇일까? 첫째, 베르사유 궁, 그의 홈그라운드로 귀족들을 끌어들이다. 모든 운동경기에는 홈그라운드에 이점이 분명 작용한다. 루이 14세도 이 점을 십분 활용하였다. 그는 귀족의 권력을 축소시키고 왕권중심의 국가를 만들기 위해, 귀족들을 궁전으로 끌어들였다. 바로크를 대표하는 건축물이자 절대왕권의 상징인 베르사유 궁은 귀족들이 머물고 싶은 매력적인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베네치아 거울 장인이 프랑스로 망명하면서 73m 길이의 거울의 방이 완성되었다. 거울 제조법이 국가 기밀일 만큼 거울이 귀하던 시대에 이 방은 유럽의 왕실과 귀족들의 부러움을 샀고, 루이 14세는 화려함의 극치인 베르사유 궁에서 다양한 연회를 열며, 귀족들에게 볼거리와 놀거리를 제공하였다. 귀족들은 어느새 베르사유만의 특별한 문화에 빠져들었다. 사흘이 멀다 하고 벌어지는 성대한 행사에 참석하려면 자신의 영지가 아닌 베르사유 궁에 살아야만 했다. 베르사유 궁에 거주하려면 국왕에게 잘 보여야 했고, 자연스레 자신이 다스리는 지방의 영지 관리는 소홀해졌다. 베르샤유 궁은 단순히 사치를 위한 궁전이 아니라 태양왕 루이 14세의 정치적 목적으로 십분 활용되었다. 둘째, 차별을 통제 수단으로 이용해 귀족들을 길들이다. 루이 14세는 사람을 차별하고 불편감을 주는데는 선수였다. 신분이 낮은 지위의 귀족일지라도 왕을 감동시키면 높은 관직과 큰 이윤이 남는 일을 맡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자, 귀족들은 왕에게 잘 보일 수 있다면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게 되었다. 왕에게 잘 보이려면 일단 가까이 있어야 했기에, 왕의 용변을 처리하는 일이나 변기를 들고 다니는 일을 귀족들이 앞 다투어 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하인들이 할 법한 일들인데, 왕의 변기를 들고 시중드는 귀족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프롱드의 난에서 보였던 귀족들의 위세가 완전히 꺽인 것은 확실했다. 반대로 높은 지위의 귀족일지라도 왕의 눈 밖에 나면 베르사유에 더 이상 머룰 수 없게 되었고, 이것은 궁정 문화와 모든 이권 사업에서도 배제된다는 뜻이었기에 귀족들은 반란은 꿈도 못 꾼 채, 왕의 눈치 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루이 14세는 눈 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모든 일과를 귀족들이 시중들게 하였다. 자신의 사생활을 전부 공개하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루이 14세는 귀족들을 통제하기 위해 17세기 판 트루먼 쇼의 주인공이 스스로 되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극 중 트루먼은 자신의 삶이 대중에게 방영되는 것을 몰랐고, 알고 난 후에도 괴로워했다. 반면, 루이 14세는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상품화하여 정치적으로 활용하였고 집권 후, 숨을 거둘 때까지 미드 시리즈물처럼 자신의 삶을 공개하며 기획, 출연, 연출까지 하는 종합 예술인의 삶을 살았다. 윌리엄 새커리가 풍자한 루이 14세의 모습. 마네킹에 입혀진 왕의 복식, 복식을 착용하지 않은 70대 루이 14세의 초라한 모습, 복식 착용 후, 루이 14세의 모습(왼쪽부터). /권혜수 교수 제공셋째, 이미지 메이킹으로 태양왕이 되다. 그는 복식을 통해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감추는데 귀재였다. 영국의 소설가 윌리엄 새커리는 ‘왕의 권위가 미용사와 디자이너에 손에서 만들어진다.’라고 언급하며 루이 14세를 풍자했다. 이 풍자화는 작은 키. 대머리, 배가 불룩 나온 앙상한 다리의 노인에서 풍성한 가발과 화려한 의상으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한 루이 14세의 모습을 그렸다. 그는 남성 최초로 하이힐을 신을 정도로 패션에 관심이 많았고 하이힐과 가발을 이용해 작은 키를 훨씬 커 보이게 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나이가 들면서 초라해지는 외모를 화려하고 웅장한 바로크 복식을 활용해 태양왕의 이미지를 굳건히 하였다. 또한 문화예술의 파급력을 잘 알고 있던 그는 발레 공연을 통해 왕권을 강화하였다. 7세 때부터 부상을 당해 발레를 그만두게 되는 27살까지 매일 2시간씩 춤 연습할 정도로 발레에 열정을 보인 그는 뛰어난 발레솜씨에 공연 기획력까지 갖춰 문화예술공연을 통해 태양왕의 이미지를 확립해 나갔다. 그는 발레 공연 때마다 아폴론신을 연기하며 자신을 태양왕의 이미지에 투영하였고 더불어 귀족층은 항상 태양왕 아폴론에게 무릎을 끓고 절하는 모습을 공연에 넣어 관람하는 이들에게 중앙집권적 절대 왕권을 각인시켰다. /권혜수 우석대 교양대학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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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3 16:14

[권혜수 교수의 문화 산책] 루이 14세 ② 출생 배경

결혼 23년 만에 루이 14세가 태어났다. 그러나 큰 경사에도 불구하고 왕자의 정통성을 의심하는 소문이 돌았다. 그 이유는 부친은 여자를 이상하리만큼 멀리했고, 모친은 두 번의 염문설이 날 정도로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루이 14세의 모친(안 도트리슈)의 집안은 대단했다. 그녀는 13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성장하여 신성로마제국의 제위까지 세습 받은 스페인 합스부르크가의 공주였다. 황제의 명예와 가장 광대한 영토를 다스리는 가문으로 위세를 떨친 합스부르크가의 번영 뒤에는 정략결혼이라는 수단이 있었는데 “다른 이들에게 전쟁을 하게 두어라, 너 행복한 오스트리아여, 결혼하라.” 라는 시를 보면 이 가문이 얼마나 정략결혼에 진심이었는지 알 수 있다. 루이 13세의 아내, 안 도트리슈는 아름다운 얼굴에 큰 키의 소유자였고 특히, 그녀는 자신의 하얗고 긴 손가락을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모든 유럽 왕실들이 이 결혼을 부러워했으나, 루이 13세는 아버지와 같이 반스페인 정책을 옹호했고, 자신을 심하게 학대한 어머니가 추진한 정략결혼에 자존심이 상했다. 사랑이 없는 결혼은 두 사람 모두에게 불행을 안겨 주었다. 프랑스의 왕비가 된 안 도트리슈는 프랑스어를 잘 구사하지 못했다. 여러 번의 유산으로 남편과 소원해져 프랑스 궁정에서 푸대접을 받게 되자 왕비의 자리를 망각하고 프랑스 국가 기밀을 스페인으로 빼돌렸다. 이것이 발각되자 남편과의 관계는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다. 프랑스 궁정에서 외로움을 느낀 왕비는 버킹엄 공작(1592~1628)과의 스캔들로 온 유럽을 뒤집어 놓았다. 영화로도 여러 번 제작된 알렉산드로 뒤마(1802~1870) 의 소설 <삼총사>에도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등장한다. 외로운 여왕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영국의 버킹엄 공작은 어떤 인물이었을까? 낮은 귀족 계층에서 빼어난 외모, 뛰어난 춤솜씨와 언변술로 영국 국왕 제임스 1세(1566~1625)의 마음을 사로잡아 당시, 왕족에게만 부여되던 공작 작위를 받은 인물로 이 사건은 유럽 최고의 미남과 미녀의 스캔들로 기억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불륜이라기 보다는 '썸'을 타는 정도가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 역사가들의 중론이다. 왜냐하면 당시 프랑스 궁정에는 왕비를 시중드는 하녀들과 감시하는 눈이 많았기 때문에 외국 대신으로 방문한 버킹엄 공작과 여왕이 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일로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해버린 루이 13세는 왕비에게서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된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태어난 루이 14세는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추문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고, 급기야 프롱드의 난 때, 이것이 빌미가 되어 귀족들에게 죽임을 당할 뻔 했다. 어쩌면 루이 14세의 ‘짐이 곧 국가’라고 하는 강력한 절대군주에 대한 열망은 자신의 불편한 출생 배경에 대한 반대급부일지도 모른다. /권혜수 우석대 교양대학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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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2 15:02

[팔도 건축기행] 제주도 본태박물관

본태박물관(bonte museum)은 ‘本態, 본래의 형태’란 뜻을 빌려 인류 본연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기 위해 2012년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에 설립됐다. 전통과 현대의 공예품을 통해 인류 공통의 아름다움을 탐색하자는 취지에서 계획된 박물관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1995년)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다. 안도 다다오는 ‘제주도 대지에 순응하는 전통과 현대’를 고민하며 설계를 진행했고,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노출 콘크리트에 자연의 숨결과 따뜻한 색감을 지닌 한국 전통공예품을 담아 담백한 목조건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본태박물관은 노출 콘크리트와 빛 등 자연적 요소를 잘 담아내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이 가장 잘 담긴 건축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물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가는 동선에 있는 한국 전통 기와 돌담길과 수벽(水壁, 물이 흐르는 벽)도 박물관의 트레이드 마크다. 박물관 동선은 입구인 주차장부터 건물 내부까지 짧은 거리를 의도적으로 길게 늘여 구불구불 돌아가도록 설계됐다. 안도 다다오는 건물 외부 곳곳에 독립적인 벽체를 사용해 동선을 유도하거나 앞으로 펼쳐질 공간을 의도적을 단절시키는 등 관람객의 호기심을 유발하도록 했다. 전시관 갤러리는 개관 당시 2개에서 지금은 5개로 늘었다. 제1관은 1층에서 2층까지 복도 없이 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박물관 고문인 이행자 여사가 30여 년간 수집한 조선시대 목공예품인 소반을 비롯해 자수, 보자기, 병풍, 도자, 장신구, 가재도구, 전통복식 등 우리나라 전통 공예품이 전시되고 있다. 제2관은 깊은 처마 아래로 높은 홀과 주전시실이 연결되는 개방적인 공간으로 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페르낭 레제, 백남준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현대미술품과 안도 다다오의 명상실을 관람할 수 있다. 제2관에서 바라보는 산방ㅇ산, 모슬봉, 단산의 풍경은 또 하나의 볼거리다. 제3관은 쿠사마 야요이 상설전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그의 대표작 ‘무한거울방-영혼의 반짝임’, ‘Pumpkin’이 영구 설치됐다. 제4관은 우리나라 전통 상례를 접할 수 있도록 상여와 상여 부속품인 꼭두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제5관은 기획전이 열리는 공간이다.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건물 옥상도 서귀포 남쪽 바다를 조망하며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손색이 없도록 꾸며졌다. 제1관과 제2관을 연결하는 야외 동선은 한국의 전통 담벼락과 좁은 골목, 가느다란 냇물과 작은 다리가 배치돼 차분히 걸으면서 야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특히 건물과 건물 사이에 한국의 전통 담벼락과 좁은 골목, 가느다란 물과 작은 다리를 배치, 전시 공간에 들어가기 전에 한국의 전통적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건물 외관은 최대한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맑은 유리, 전통 석재, 흙, 타일 등 최대한 자연 재료가 사용됐다. 야외 전시도 빼놓을 수 없다. 박물관 남쪽 야외 조각공원에는 문자를 이용한 인물 조각으로 유명한 자우메 플렌사의 트레이드마크인 웅크린 인물 모습을 표현한 작품 ‘Children's Soul’을 비롯해 로트르 클라인-모콰이이 ‘Gitane’,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Euphoria’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안도 다다오의 청춘’이라 불리는 ‘푸른 사과’가 야외 호수 주변에 설치됐다. 그의 세계적으로는 4번째, 한국에서는 원주 뮤지엄산에 이어 두 번째로 영구 설치된 이 작품에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이 담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출 콘크리트 안도 다다오는 ‘노출 콘크리트’를 건축의 주 재료로 사용한다. 노출 콘크리트는 모든 색채를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의 특성은 변화시키지 않는다. 건축에 담긴 언어를 추상화할 수 있는 소재로서 그에게 가장 적합한 재료였다. 안도 다다오는 자신의 건축 철학과 언어를 잘 담아낼 수 있으면서도 이전의 건축가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노출 콘크리트를 본태박물관 설계에 반영했다. 안도 다다오는 노출 콘크리트를 건축계에 처음 선보인 르 코르뷔지에의 거칠고 원초적인 마감과는 달리 시각과 촉각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자신만의 노출 콘크리트를 만들었다. 최석의 물과 시멘트의 배합, 철근과 거푸집의 간격 등 그만의 방법으로 완성된 비법을 통해 완성된 노출 콘크리트는 손에 닿는 감촉이 부드럽고 매끄러우면서도 견고한 특징을 가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빛 빛은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서 노출 콘크리트와 함께 대표적인 건축 요소다. 본태박물관에 들어서면 빛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공간과 빛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조각 작품 같은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안도 다다오는 빛을 가장 잘 담아낼 수 있는 재료로 노출 콘크리트를 선택했다. 회색의 매끈한 노출 콘크리트 표면에 비치는 빛은 자연의 빛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또 빛과 함께 생기는 그림자는 극적인 대비를 통해 공간의 입체감을 더하며 또 다른 시각적 재미를 준다. 텅 빈 방의 천장은 내부를 빛으로 채워 관람객의 사색을 이끌어내고, 어둡고 긴 통로 속 기다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비은 공간과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물 본태박물관 야외에는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작은 호수를 비롯해 두 개의 건물 사이에 흐르는 좁고 긴 물길이 있다. 특히 물길과 수벽은 두 개의 전시 공간을 이동하는 통로에 조성, 관람객들이 반드시 거치도록 설계됐다. 건축 속에 담긴 자연을 온전히 느끼라는 설계자의 의도가 담겼다. 물길과 수벽 주변으로 부는 바람은 물의 움직임과 소리를 만들어내 관람객들의 청각과 촉각을 자극한다. ■안도 다다오는? 안도 다다오(1941~)는 물의 도시라 불리는 일본의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수공예 공장과 장인이 많은 지역인 외할머니 집에서 유년 시간을 보내며 성장했다. 이 시기를 보내며 그는 물, 바람, 빛과 같은 자연과 많은 교감을 나눈다. 대학에 진학한 후 독학과 답사를 통해 스스로 건축을 배워나갔고, 독학의 과정 중 책 속에서 만나게 된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 철학에 큰 영감과 깨달음을 얻는다. 자신의 우상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건축관과 유년 시절 물리적 환경을 통해 형성된 자연과의 관계는 안도 다다오의 일관된 건축 철학의 바탕이 됐다. 그는 자신의 건축에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 교감을 강조한다. 노출 콘크리트와 기하학적 구조, 자연적 요소를 건축에 끌어들인 독창적인 건축 특징으로 세계적 반열에 오르게 오른다. 1994년 건축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수상했다. 안도 다다오는 제주에 본태박물관 외에도 섭지코지에 있는 ‘우민 아르누보 뮤지엄’(옛 지니어스 로사이), ‘글라스하우스’ 등의 작품을 남겼다. 제주일보=김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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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2 14:28

[권혜수 교수의 문화 산책] 루이 14세 ① 아버지가 누구지?

우석대학교 교양대학 권혜수 석좌교수(서울발레시어터 대표·한국전통문화예술원 대표)가 역사 속 그림을 통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당대의 정치·경제·사회·문화에 대하여 산책하며 이야기하듯 쉽고 편안하게 풀어드립니다. 그림 속에는 생각보다 많은 메타포들이 숨어 있어서 그림만 제대로 해석해도 그림 속 주인공이 살았던 시대, 그려진 사람의 성향, 그린 사람의 의도까지 알 수 있습니다. 복식사와 색채학을 전공한 권 교수는 미술사 도서 자료를 바탕으로 공부한 내용을 딱딱한 글이 아닌 증거가 되는 그림을 보이며 전북일보 독자들과 함께 나눌 것입니다. 첫 번째는 목숨을 위협받던 소년에서 태양왕이 된 루이 14세의 이야기를 4회로 나누어 연재합니다. △특명! 철가면을 쓴 죄수, 그 누구와도 이야기 못하게 하라. 알프스 고지 요새의 피네롤 감옥, 1667년 간수장이었던 생마르스는 편지 한 통을 받는다. 발신인은 루이 14세(Louis XIV, 1643~1715)의 최측근인 루부아(1641~1691) 장관이었다.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죄수에게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왕실에서 지불할 것이다. 철가면을 쓴 죄수를 독방에 가두되, 왕족 대하듯 극진하게 모시고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어라. 가구, 음식, 의복은 최고의 것으로 제공하라. 그러나 그가 그 누구와도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어길 시, 모두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다. 4번을 이감되면서도 34년간 철가면을 벗지 못했던 사나이는 바스티유 감옥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나서야 비로소 가면을 벗는다. 그러나 그가 죽은 직후, 죄수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게 훼손하고 매장하라는 명령이 내려왔다. 이쯤 되면 그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그의 얼굴이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힐 만큼 누군가와 닮아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 배후가 루이 14세라면⋯. 철가면을 쓴 사나이와 왕이 친족이라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을 것이다. 철가면을 이야기는 호사가들을 통해 오랜 세월 다양한 소문이 있었지만, 그의 정체에 대해서 다음 두 가지 주장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먼저, 공식적으로 그를 처음 언급한 사람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계몽주의 철학가 볼테르(1694~1778)로 그는 철가면을 쓴 죄수가 루이 14세의 친형이었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영국의 역사가 휴 로스 윌리엄슨은 그를 루이 14세의 대리부로 추정하였다. 실제로 루이 14세의 부친인 루이 13세(1601~1643)가 여성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내와 합의 하에, 대리부를 들여 임신하였고 이 문제로 자신의 왕권이 위협받을 것을 걱정한 루이 14세가 친부(대리부)를 감옥에 가두고 극진한 대접을 했다는 입장이다. △“루이13세가 친부가 아닐 수 있다고? 그럼, 이 꼬마를 어떡하지?” 프롱드의 난*(La Fronde 1648-1653), 루이 13세가 사망한 후, 귀족 반란군이 파리로 몰려들어 왕실 가족들을 잡아들였다. 루이 14세의 모친, 안 도트리슈(1601~1666)와 재상인 마자랭(1602~1661)추기경은 파리를 빠져 나갔지만, 미처 피신하지 못한 루이 14세는 귀족들에게 포로로 잡혔다. 귀족 반란군은 그가 루이 13세의 친자가 아니고, 왕비가 마자랭과의 불륜으로 낳은 아들이라며 루이 14세를 죽이려 들었다. 그러나 이 순간, 아무 힘이 없는 어린 왕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두 눈을 꼭 감은 채, 자는 척 하는것 뿐! 귀족들의 반란은 진압되었다. 그러나 귀족들이 어린 왕자에게 쏟아낸 모욕적인 발언과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은 분명 그에게 트라우마로 남았을 것이다. * 프롱드의 난 프롱드의 난은 프랑스 부르봉 왕조에 반감을 가진 귀족 세력이 일으킨 내란이다. 프롱드의 뜻은 파리의 어린이들이 관의 세력에 저항하여 돌을 던지는 놀이에서 사용한 투석기에서 유래된 말이다. 1차는 고등법원의 프롱드, 2차는 귀족의 프롱드이다. 어린 루이 14세를 대신하여 섭정을 펼친 재상 마자랭이 귀족들의 기득권을 과도하게 빼앗고 왕권 강화에 박차를 가하자, 위기를 느낀 귀족 세력들이 반기를 들었으나 결국 반란군은 제압 된다. 프롱드의 난은 프랑스 왕권에 대한 귀족층 최후의 반란으로 기록된다. /권혜수 우석대 교양대학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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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9.01 17:37

[뉴스와 인물] 전주문화재단 최락기 대표이사 "팔복권역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 거점 마련"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국악의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신기술과 문화예술을 융합해야 하지 않을까.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시도를 통해 문화예술을 새롭게 꽃피워야 하지 않을까.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60)와 지난 26일 팔복예술공장에서 만났을 때 이런 대화를 나눴다. 곧 닥치게 될, 어쩌면 이미 진행되고 있을 일이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논하는 문화예술 기관장은 처음이었다. 문화예술계는 언제나 늘 현재가 절체절명이니 말이다. 좀 엉뚱한 이유에서 최락기 대표이사의 말에 마음이 꽂혔다. 실험적, 도전적, 신기술, 인공지능, 로봇 등과 같은 단어들이다. 30년 넘게 공무원 조직에 몸담았던 인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진지한 태도와 실행력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2년 간 대표이사 최락기가 만들어 갈 전주문화재단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 취임 후에 한 달 간의 소회가 어떠신지요. “재단의 업무 추진 흐름과 운영체계를 살펴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업무를 재단에서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기대와 전국 최고의 문화지수 도시 전주의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하는 책임자로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 전북 문화예술계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문화예술 전공자가 아니므로 그런 우려는 당연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분야별 문화예술 깊이의 한계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전주시 문화예술 행정업무를 10여 년 이상 기획하고 다양하게 현장에서 추진한 경험을 토대로 문화예술의 방향성을 정립하고 종합적 추진체계를 이끌어 가는 데는 상대적 우려가 덜 할 수 있다고 봅니다.” - 문화예술 깊이에 한계가 있다고 하셨는데, 이를 극복할 방안은 있으신지요. “문화예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 수시로 공연장과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문화예술인과 관계자들의 의견도 청취하면서 간극을 좁혀나가려고 합니다” - ‘지역 문화를 높이고 펼치는 창의적 문화발신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셨습니다. 비전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문화를 높이겠다는 것은 ‘역시 전주는 다르구나’처럼 다른 지역에서 인정하는 문화예술의 품격을 갖춰나가겠다는 의미입니다. 펼친다는 것은 확장을 의미합니다. 문화예술은 누구나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역별·계층별로 소외당하지 않도록 문화예술 향유 지평을 지금보다 더 넓혀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 문화예술 향유 지평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이를테면 전주시 곳곳 15분 이내에 문화예술 생활권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문화예술과 문화예술인들이 시대 흐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신기술을 경험하고, 도전해 창의적 문화예술을 발현할 수 있도록 재단이 ‘플랫폼’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수도권과 지역 간의 문화 불균형이 심합니다. 문화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전략이나 구상이 따로 있으신지요. “전체적으로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문화시설의 40% 가까이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누구나 어디서나 고르게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화를 통해 지역 위기도 대응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전주시가 예비 도시로 선정되어 내년도에 문화도시 본지정이 된다면 수도권과 지방의 문화 불균형을 완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 그렇다면 전주문화재단에서는 문화도시 지정을 위해 어떤 것들을 준비하고 있으신가요. “전주 북부권인 팔복 산단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예술 창조생태계 거점 공간을 집적하고 있습니다. 전통문화자산과 4차 산업 기술의 융복합을 통한 미래 문화산업을 견인하고자 문체부·유관기관과의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구조화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앵커기업과 기본 사업으로 구분해 수행 중입니다. 이외에도 현재 거점 공간 확보와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예비사업을 추진하면서 관련한 미래 문화도시 페스티벌을 10월 둘째 주에 팔복예술공장에서 3일간 개최할 계획입니다.” - 임기 동안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로서 어떠한 청사진을 그리고 계시는지요. “재단이 시민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역할 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인, 지역사회 등과 소통·협력을 강화해 나갈 생각입니다. 한편으로 전주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한민국 문화도시 지정을 위해 연계·협력하고 지원하는 것입니다. 팔복권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문화예술 거점을 조성하는 싹을 틔워 대한민국 문화도시 전주를 안착시키는 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문화예술인과 문화예술의 지원 연계 확장, 시대 흐름과 변화에 따른 문화예술의 융복합 실험과 도전, 새로운 문화 거점 생태계 마련과 기초를 다져가고 싶습니다.” -전주문화재단과 한국전통문화전당 통합에 무게가 실리면서 재단의 기능과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떤 걸 준비하고 계시나요? “전주시의 문화예술 관광정책의 큰 기조 아래 기능적으로 중복되거나 업무 효율이 필요한 부분은 조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주시와 전통문화전당 전주문화재단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숙의하는 과정을 거쳐 조율될 거라고 봅니다. 구체화한 사항이 아직은 없어 시간을 두고 직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임기 마지막에는 어떤 대표이사로 기억되고 싶습니까. “전문 문화 예술인은 아니지만 문화예술을 이해하고 가치를 높이고자 한 사람. 전주가 최고의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나름 애쓰고, 현장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한 사람이면 과분하다고 봅니다.” - 마지막으로 전주 시민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전주 시민의 문화지수는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구석구석에서 열리는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고, 향유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전주문화재단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재단의 행보에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최락기 대표이사는 지난 1991년 전주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32년간 근무하면서 한스타일관광과장, 문화관광체육국장, 책의도시인문교육본부장, 기획조정국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전주시 발전을 위해 △전통문화도시 조성 △문화예술 시설 인프라 구축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 및 확충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전문성과 조직경영 능력, 리더십 등을 인정받아 제8대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최종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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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
  • 2024.09.01 15:55

[세계기록유산이 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⑮우금치전투를 상세히 기록한 '공산초비기(公山剿匪記)'

△공주 우금치전투의 관군 기록 전봉준 장군은 우금치에서 4차례 접전했다고 말했다. 1895년 2월 9일 첫 번째 문초를 받을 때 “두 차례 접전 뒤 1만여 명의 군병을 점고한 즉 남은 자가 불과 3,000여 명이요, 그 뒤 또 두 차례 접전한 뒤 점고한 즉 불과 500여 명”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우금치전투는 4차례의 전투에 그친 것이 아니었다. <공산초비기>는 40차에서 50차에 걸쳐 벌어진 전투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인 군관이 군사를 나누어 우금치와 견준봉 사이에이 산허리에 나열하여 일시에 총을 발사하고 다시 산속으로 은신하였다. 적병이 고개를 넘으려고 하자 또 산허리에 올라 일제히 발사했는데 40∼50차례를 이와 같이 하였다(又登脊齊發 如是者 爲四五十次). 시체가 쌓여 산에 가득하였다.” 한 차례의 접전에서 10여 차의 공격이 이루어졌다. 우금치를 넘으려고 하면 일본군과 관군이 일제 사격을 가해서 수많은 사상자가 나오고, 다시 넘으려고 시도하면 사격을 가해왔다. 동학농민군은 죽고 또 죽어도 고지에 숨어있는 적을 공격하고 또 공격했다. 그리고 쓰러졌다. 얼마나 많이 희생했으면 “시체가 쌓여 산에 가득하였다.”고 했을까? 이러한 전투 상황은 실제 경험이 아니라면 쓸 수 없는 표현이었다. 그렇지만 <공산초비기>의 필자는 확인되지 않는다. 쓴 사람의 이름을 기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전투를 요약 정리한 내용으로 보아 상황 파악이 가능한 인물이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금치전투를 기록한 주요 사료인 <공산초비기> 공주성 공방전은 여러 자료가 기록하고 있다. 민간 자료는 간략한 이야기가 대부분이고, 관군 문서가 비교적 자세하다. 관군 자료가 <선봉진일기>, <순무선봉진등록>, <순무사정보첩>, <갑오군정실기> 등이다. <선봉진일기>와 <순무선봉진등록>은 출정군을 지휘한 선봉장 이규태가 주고받은 공문서를 모은 것인데 여기에 우금치전투의 1차 자료가 들어있다. 양호도순무영은 병인양요 당시의 기보연해순무영(畿輔沿海巡撫營) 전례에 따라 편제했는데 출정군 지휘관은 달랐다. 기보연해순무영은 중군 이용희가 출정군을 지휘했지만 양호도순무영의 중군 허진은 출정하지 않았다. 대원군파라고 일본 공사관에서 꺼렸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출정군을 지휘한 이규태의 선봉진 기록과 순무사 보고 내용이 1차 자료가 되고 있다. 일본군의 전투보고서는 후비보병 제19대대의 보고 계통인 남부병참감을 거쳐 히로시마대본영 병참총감에게 직보되었다. 대본영 기록에는 동학농민군 관련 보고가 생략되고 있으나 <주한일본공사관기록>에는 많은 내용을 전재하고 있다. 일본 정권의 실력자인 이노우에 가오루(井上馨)는 공사로 온 9월 이후 일본군의 진압을 관장한 현지 실권자였다. 이노우에는 고종을 압박해서 갑오개혁을 강요하는 한편 청국과 전쟁에 긴요한 군용전신을 단절시킨 동학농민군을 제거하려고 했다. <주한일본공사관기록>에 각종 보고문서가 들어갔는데 우금치전투 전후의 보고서도 포함되었다. 그러나 우금치전투의 핵심은 모두 빠져있다. 우금치전투뿐 아니라 일본군이 책임이 있는 학살 상황을 기록하지 않거나 희생자 수를 줄이는 사례가 적지 않다. 따라서 우금치전투의 실상을 파악하는 자료로서 <주한일본공사관기록>은 결함이 있다. 동학농민군의 자료는 <균암장 임동호 씨 약력>이 자세하다. 동학농민군은 훗날 동학사 관련 책을 펴낼 때 기록한 우금치전투는 구체적인 내용 없이 줄거리만 대충 설명하고 있지만 경기도 여주 출신인 임동호가 술회하는 기록은 도움이 된다. 다만 젊은 동학농민군의 제한된 정보와 시각으로 인해 우금치전투 전반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공산초비기>가 갖는 사료로서의 중요성이 두드러진다. 물론 관군의 시각에서 기록한 자료이기 때문에 다른 자료와의 교차 검증과 지형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공주공방전은 이인전투 · 효포전투 · 우금치전투 <공산초비기>는 동학농민군의 3차에 걸친 전투를 지도와 함께 기록했다. 이인전투와 효포전투, 그리고 우금치전투이다. 이인전투는 손병희 통령의 북접농민군이 싸운 전투이고, 효포전투는 남접농민군이 벌인 전투이다. 우금치전투는 남북접농민군이 일제히 우금치와 견준봉, 그리고 봉황산 일대에서 전개한 전투이다. 이인전투는 공주성 서남쪽 이인역에 있던 북접농민군을 스즈키 아키라(鈴木彰) 소위가 거느린 1개 소대(<공산초비기>엔 100명으로 표기)와 구완회의 충청 감영병, 서산군수 성하영의 경리청 병대가 공격해서 벌어진 전투이다. 관군을 정면에 세운 일본군이 엄폐물 뒤에 숨어서 공격한 상황이 잘 드러난다. 효포전투는 동쪽 효포로 진격해서 공산성 방향으로 돌아 감영을 공격하려는 북접농민군을 이인에서 돌아온 서산군수 성하영과 백낙완의 경리청 병대가 공격한 전투이다. 고지에 올라가서 사격을 가하자 남접농민군이 후퇴해서 상황이 종료되었다. 두 전투는 순무영 선봉장 이규태가 공주로 들어오기 이전에 충청감사 박제순이 통제한 전투였다. 한창 전투 중에 군호를 내려 이인에서 관군을 불러들인 충청감사에게 불만을 표하는 기록도 있다. 한 달여 뒤에 벌어진 우금치전투는 일본군 후비보병 제19대대의 서로분진대가 공주에 들어와 남북접농민군에게 매우 불리했다. 일본군 대위 모리오 마사이치가 이끈 일본군은 3개 소대였다. 당진 승전곡 전투에서 밀린 1개소대가 홍주성 방어에 가세해 있었다. 이어 순무영 선봉장 이규태도 통위영 병력을 지휘해서 감영에 들어왔다. 우금치 일대를 방어한 경군과 감영병은 모리오 대위가 장악했다. 선봉장의 위상을 가진 이규태는 모리오 대위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려고 했다가 뒤에 후비보병 제19대대장 미나미 고시로 소좌에게 호된 질책을 받는다. △우금치전투의 분투와 감투 의지는 민족의 이정표 제국주의 열강이 세계 각지를 침략한 시기에 강력한 현지민의 항쟁이 여러 지역에서 벌어졌다. 그중에서 아프리카 남부의 줄루전쟁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1879년에 3만 5000 명의 줄루전사가 이산들와나에서 1만 4000여 명의 영국군과 이에 협력한 원주민 병사를 제압했다. 그렇지만 이후 벌어진 전투에서 일방적으로 패배하고 식민지가 되었다. 용감한 병사가 많아도 무기가 열세하면 어쩔 수 없었다. 동학농민군은 죽음을 무릅쓰고 우금치를 오르고 또 오르다가 수많은 희생자를 내고 후퇴해야 했다. 다시는 그처럼 싸울 수 없었다. 그러나 우금치의 분투와 감투 의지는 시대의 이정표가 되었다. 외적의 침략에 맞서려면 우리도 우수한 무기를 가져야 한다는 교훈도 얻었다.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침략과 반침략 투쟁에서 우금치전투는 뚜렷한 위치를 차지한다. 또한 우금치전투의 처절한 희생은 한국인이 현재를 살아가는 당당한 동력이 되고 있다. 귀중한 기록유산인 <공산초비기>는 규장각에서 그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신영우 충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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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8.2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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